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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블로그] 공평 과세 원칙 허무는 ‘종교인 과세 유예’

    [경제 블로그] 공평 과세 원칙 허무는 ‘종교인 과세 유예’

    “준비 안 돼 혼란… 2년 연기 추진” 부처·시민단체들 “난센스” 반박 “노동자처럼 소득 신고하면 OK” 靑·기획위 “金위원장 개인 의견”시민단체들이 31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앞에 모였습니다. 내년으로 예정된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미뤄야 한다는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에게 항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한국납세자연맹과 불교, 기독교, 가톨릭 등 종교계에서 활동하는 시민운동가들은 김 위원장이 특정 종교에 치우친 나머지 공평과세의 원칙을 훼손하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경기 수원에서 네 차례 연속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 위원장은 수원중앙침례교회 장로이자 더불어민주당 기독신우회장을 맡고 있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입니다. 김 위원장은 내년 1월 시행되는 종교인 과세를 2020년으로 늦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준비 중입니다. “종교인 과세에 원칙적으로 찬성하지만 지금은 전혀 준비가 안 돼 오히려 혼란만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입니다. 영세교회 목사처럼 많은 종교인이 저소득자로 정부의 생계비 지원을 받는 근로장려세제(EITC) 대상에 해당되는 상황이어서 종교인 과세가 세수를 늘리기는커녕 외려 재정 부담을 늘리는 부작용을 가져올 것이라고도 합니다. 시민단체와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는 김 위원장의 이런 주장에 대해 난센스라고 반박합니다. 종교인 과세를 위한 별도의 준비는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그동안 세금을 안 내던 종교인이 일반 노동자처럼 벌어들인 돈을 소득세법에 따라 신고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또 EITC 수당을 받지 못하던 저소득 종교인이 종교인 과세를 통해 정부 지원을 받게 되는 것은 오히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장려해야 할 일입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의 입장이 모호하다는 것입니다. 청와대와 국정기획위는 “종교인 과세 유예는 김 위원장 개인의 의견”이라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집 ‘나라를 나라답게’ 53쪽에는 ‘경제민주화를 위해 조세 정의를 실현하겠다’고 적혀 있습니다. 공정하고 형평성 있는 과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도 말입니다. 막대한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증세를 포함한 세수 증원 방안을 검토하는 국정기획위가 종교인 과세에 대한 입장 표명을 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종교인 과세를 그대로 내년부터 시행할 것인지 밝히고 유예가 필요하다면 그 이유를 국민 앞에 설명해야 할 것입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내년 당장 1만원으로” 노동계, 또 불참 선언

    최저임금위원회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원회의를 연다. 지난 4월 6일 1차 전원회의 뒤 2개월여 만에 2차 전원회의를 여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항의해 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노동계가 또다시 불참을 선언해 ‘반쪽 회의’가 될 전망이다. 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1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안 상정과 위원장 및 부위원장 선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이번 2차 회의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지난해 7월 노동자 위원이 불참한 상태로 최저임금 6470원을 결정한 데 반발해 올해 1차 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 참여를 보장하는 등 대화 무드를 유도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여전히 “최저임금이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노총 등 노동자 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공익위원 선정 중립성 강화, 가구생계비 등을 반영해 조속한 시일 내에 최저임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7일 한 차례 더 노동자 위원 전체회의를 갖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원장 선출 등 주요 안건은 3차 전원회의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즉각적인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총 등 재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민중총궐기 집회 주도’ 한상균 위원장, 징역 3년 확정

    ‘민중총궐기 집회 주도’ 한상균 위원장, 징역 3년 확정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징역 3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31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상균 위원장의 상고심에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집시법은 국회의사당 인근의 옥외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해산 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를 감안하면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개최된 옥외집회·시위에 대해 경찰이 곧바로 해산을 명할 수 있고, 이에 불응한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2015년 11월 14일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옥외집회·시위가 금지된 국회의사당 인근 등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월 기소됐다. 당시 집회에서 140여명이 다치고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또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범국민 추모행동’을 비롯해 2012년부터 2015년 9월까지 크고 작은 집회 12건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도 받았다. 1심은 “한상균 위원장이 불법행위를 지도하고 선동해 큰 책임이 인정된다”면서 징역 5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2심에서는 “경찰의 일부 조치가 시위대를 자극했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면서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한상균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민주노총 첫 직선제 위원장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주제발표] “소비자·노동자 모두 윈윈하는 윤리적 공유 플랫폼 만들어야”

    [주제발표] “소비자·노동자 모두 윈윈하는 윤리적 공유 플랫폼 만들어야”

    자율적 공동체가 새 경제주체로 경기도주식회사는 혁신적 모델 “경제성장률 2%의 저성장 고착, 대·중기업의 격차 심화 등 대한민국은 한계에 봉착했다.” (이정훈 경기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 “3저(저성장·저일자리·저출산)와 3불(소득·자산 불평등, 기회의 불평등, 지역발전 불균형)의 위기를 산업화 모델이나 국가와 시장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사고로는 뚫어낼 수 없다.” (김종걸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한국 등 전 세계가 ‘공유시장경제’라는 개념에 주목한 건 어두운 현실 분석이 바탕이 됐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차지해 일부 직업이 완전히 사라지는 등 인간 소외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암울한 예상이 나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공유’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다. 민간에서도 승객과 운전기사를 스마트폰으로 연결해 주는 ‘우버’나 자기 집을 숙소로 내놓는 숙박 공유 플랫폼인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 서비스가 등장했다.30일 지역경제활성화순회포럼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공유시장경제에서 길을 찾다’에서 ‘공유시장경제 이론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이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유경제와 플랫폼경제(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상품·서비스를 거래하는 경제 모델)는 필연적으로 다가온다”면서 “이런 경제 시스템이 성장을 촉진하기도 하지만, 독점을 강화하고 고용 불안정을 가중시켜 양극화를 심화시키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유경제가 일자리 문제 등을 꼭 개선시키는 건 아니고 되레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그는 “요하이 벤클러 하버드대 교수가 말했듯 소비자·노동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게 사회적 윤리를 갖춘 공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과거에는 경제 위기를 국가의 강력한 개입이나 자유시장의 역할에 기대어 풀었지만 이제 이 방식으로는 위기 탈출이 어렵다”면서 “국가와 시장을 넘어선 새 경제 주체로서 자율적 공동체 조직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체 조직이 정부 지원과 시장 요소를 결합해 중층 조직이 될 때 지속 가능하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이 본부장의 설명이다. 경기도는 이러한 철학 속에 공공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민간이 이를 이용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다양한 공유시장경제 실험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주식회사’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유통·물류·마케팅 등 중소기업이 직접 하기 힘든 부분을 지원해 준다. 또 경기도가 자율주행자동차 시스템을 운영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국내외 연구자나 기업이 이곳을 공유하며 혁신적 연구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판교제로시티 자율자동차 테스트베드’도 있다. 그는 “자본이 없어도 새로운 분야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없앤 측면에서 바람직한 공유시장 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국가와 시장을 넘어서 : 호혜적 이타성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 교수는 “공유적 시장경제는 아직 학문적으로 잘 확립된 개념은 아니지만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하면서 공공, 산업, 시민의 역할을 모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개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열정 착취하는 드라마 제작 관행

    “오늘은 7시에 일어날게요” 그것이 마지막 메시지였다. 아들은 드라마를 만드는 PD다. 지난해 1월 CJ E&M에 공채 입사했다. 드라마 현장은 숨 가쁘게 돌아갔다. 날마다 촬영장에서 밤을 새우고 들어오기 일쑤다. 가족들은 얼굴 한번 마주하기 어려웠다. 처음 맡은 tvN 드라마 ‘혼술남녀’의 제작이 끝난 직후였다. 아침 7시에 일어난다던 아들은 오후 4시가 되어서야 겨우 몸을 일으켰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집을 나섰다. 그리곤 연락이 끊겼다. 아버지는 촬영 때문에 바쁠 거라고만 생각했다. 5일 후 회사에서 연락이 왔다. 며칠째 결근이라고 했다. 아버지 이용관(60)씨가 실종신고를 했다. 성인 남자가 사라진 것에 세상은 무심했다. 수색할 수 없다는 경찰에 매달렸다. 마지막 전화 발신지인 서울역 근처에서 아들의 흔적을 찾아 헤맸다. 그 시각 어머니 김혜영(59)씨는 CJ E&M 본사로 향했다. 인사팀 직원과 선임 PD가 나왔다. 선임 PD는 한 시간에 걸쳐 아들을 비난했다. “근무 태도가 불량하다”, “계약직을 무시했다” 같은 힐난이 이어졌다. “아이를 잘못 키워서 죄송합니다” 영문 모를 어머니는 머리를 조아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남편의 전화를 받았다. 아들이 죽었단 소식이었다. ●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촬영장에서 스태프들이 농담 반 진담 반 건네는 ‘노동착취’라는 단어가 가슴을 후벼 팠어요. 물론 나도 노동자에 불과하지만, 적어도 그네들 앞에선 노동자를 쥐어짜는 관리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이한빛 PD가 남긴 유서 중 일부다. 이런 내용도 있었다. “하루에 20시간 넘는 노동을 부과하고 두세 시간 재운 뒤 다시 현장으로 노동자를 불러내고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제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어요” 스물일곱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진짜 이유다.아들은 구멍가게나 노점상만 찾았다. 카드단말기를 갖추지 못한 영세한 곳들이었다. 일부러 현금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아버지는 아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은 연말정산 때 돌려받을 몇 푼이 더 중요했다. 카드를 받는 곳에서만 지갑을 열었다. “한빛이는 그런 아이였어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먼저 생각했어요” 어머니는 어느 날 아들이 다니는 서울대를 찾았다. 넓은 운동장이 눈에 들어왔다. “국립대 등록금은 반값인데 학교 시설이 너무 좋은 것 아니냐”고 물었다. 아들은 “혜택받는 만큼 사회에 환원해야 한단 부담감이 더 크다”고 말했다. ●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정가원(28·가명)씨는 이 PD의 오랜 친구다. 대학 시절 대부분을 같이 보냈다. 이 PD는 “사람에게 위로가 되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자주 이야기했다. 두 사람은 사회에서 내몰린 이들을 외면하지 않았다.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철거민들과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해고 노동자들이 기업과 외롭게 싸울 때도 힘을 보탰다. 위로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이 PD는 입사 후 매달 월급의 반을 416연대, KTX 해고 승무원, 빈곤사회연대 등에 보냈다. “한빛은 그렇게라도 갚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정씨는 말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했단 부채감 말이다. 그러나 드라마를 만드는 현장은 누구에게도 위로가 되지 못했다. 노동착취와 성희롱, 언어폭력이 난무했다. ‘생방송’이라 일컬을 만큼 제작 기간은 촉박했다. ‘혼술남녀’도 마찬가지였다. 촬영이 진행되던 55일 동안 이 PD가 쉰 날은 단 이틀뿐이다. 제작 막바지에 이르러선 하루 4~5시간 자기도 힘들었다. 게다가 그는 중도에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된 스태프들을 만나야 했다. 지급된 계약금 일부를 회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미 상당수는 전세금과 대출금 등으로 쓴 뒤였다. 이 PD는 어머니에게 “해고된 스태프들 생각하면 마음 아프다”고 토로했다. “너한테 일이 막 몰리고 지치는 거 나도 알거든, 근데 이 회사에 정직원이고 ‘CJ인’이고 하면 네가 일을 더 해야 돼… 진짜 한 대 후려갈길 뻔했다” 이 PD가 선임 PD와 면담한 내용을 녹취한 내용 중 일부다. 이 PD가 속한 팀은 총 4명으로 2교대 근무 체제였다. 정규직 PD가 2명, 계약직 PD가 2명이었다. 조연출 몫은 사실상 정규직으로 입사한 이 PD에게 몰렸다. 2교대 근무는 허울일 뿐, 촬영이 없는 날은 내근해야 했다. “너희들은 드라마 할 기본자세도 안 돼 있는 놈들이고… 이 팀은 다 병신이고…” 회식 자리에선 폭언이 쏟아졌다.“현장에서 쓰러져야만 과도한 업무를 인정해주는 무언의 폭력이 있다”(경력 5년 이상 스태프) “꿈을 이루려는 청춘들이 기꺼이 낮은 급여와 비인간적인 대우, 극한의 노동시간을 견디며 일하기에 드라마 한 편이 완성된다”(경력 8년 이상 스태프) 이 PD의 죽음을 계기로 업계 스태프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tvN ‘혼술남녀’ 신입 조연출 사망 사건 대책위원회가 발표한 106건의 제보를 살펴보면 대다수가 부족한 수면과 휴식시간을 고질적 문제로 꼽았다. 제작 기간에 하루 평균 노동시간은 약 19시간으로 드러났다. 평균 휴일은 월 4일에 불과했다. ●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 제작사 측은 경력 쌓기를 빌미로 스태프들을 쥐어짠다. 스태프들은 좋아하는 일을 한다는 이유로 참고 버틴다. 창작을 향한 열정이 노동착취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는 셈이다. 이는 드라마 판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영화계 또한 비슷한 악습이 되풀이되고 있다. 다만 영화계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자정을 시도하고 있다는 게 차이점이다. 최근 영화계는 스태프들을 고용할 때 표준계약서를 쓰는 것이 정착되고 있다. 표준계약서는 스태프들이 최소한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든 서식이다. 예전엔 계약서도 없이 고용하는 일이 많았다. “정말 답답한 것은 내가 당장 어제 잠을 자지 못했단 사실이 아니라 이런 시스템이 끊임없이 답습된다는 점. ‘다들 그렇게 일해 왔다’, ‘원래 그런 거다’가 통용되는 게 화가 난다” 어느 드라마 스태프의 일침이다. 방송 분야도 표준계약서가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3년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를 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2015 방송 분야 표준계약서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계약에 적용’은 14.7%, ‘일부 계약만 적용’은 20.6%에 그쳤다. 자체 계약서를 쓰거나 구두계약으로 진행하는 게 관행으로 굳어져서 그렇다.이한빛 PD의 죽음 역시 ‘이 바닥은 원래 그런 것’이란 인식이 만든 비극이다. 비슷한 시기 일본에서도 과로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은 청년이 있다. 일본 최대 광고대행사 덴쓰의 신입사원 다카하시 마쓰리(당시 24세)씨 이야기다. 그녀는 입사 후 하루 평균 20시간씩 근무했다. 어떤 날은 중간에 17분 휴식한 것을 제외하곤 53시간 연속 일한 적도 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내에서 청년 과로사에 대한 열띤 논쟁이 벌어졌다. 결국, 덴쓰 대표이사가 책임을 지고 사퇴했으며 일본 정부는 장시간 노동을 규제하는 노동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나와 관계없는 너의 문제가 아닌, 언제나 나에게 닥칠 수 있는 문제, 나아가 우리의 공동체의 문제” 2010년 이 PD가 학생회 활동을 하며 쓴 글 중 일부다. 그는 스태프들이 혹사당하는 것을 보고 타인의 문제라고만 여기지 않았다. 어머니 김혜영씨는 “구조적으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데 아들이 차마 혼자 빠져나오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때로 드라마를 보고 위안을 얻는다. 드라마 속 주인공이 내 얘기 같아서, 또는 우리 모두의 얘기 같아서. 그것이 공감의 힘이다. 드라마 밖 ‘그들이 사는 세상’에도 공감과 연대가 필요하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기업은행 정규직화에 용역노동자들은 속앓이

    기업은행 정규직화에 용역노동자들은 속앓이

    은행측 “작년부터 추진… 새정부 무관”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최근 무기(無期) 계약직(준정규직)인 창구 담당 직원 3000여명의 정규직화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은 복잡합니다.‘한 건물에 살지만 실은 두 집 살림’을 하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같은 기업은행에서 일하지만, 은행원과 달리 소속이 다른 시설관리용역 간접고용(용역) 노동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은행 정규직이 늘면 그만큼 고용이 불안해질 것이란 불안감이 용역 노동자들 사이에 더 팽배해진 것이지요. 상대적 박탈감도 심화됐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현재 기업은행 본점에는 환경미화, 경비, 시설 등의 용역 노동자가 약 1400명가량 근무하고 있습니다. 용역회사 소속이지만 1~2년마다 근로계약을 맺는 용역업체만 바뀌고 근무처는 기업은행 그대로 동일합니다. 평균 근속 연수는 15년 안팎이라고 하네요. 김웅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서울경기본부장은 “가뜩이나 리모델링 및 업체 변경 과정에서 인원 감축, 인건비 축소가 공공연히 이뤄지는 상황이라 그간 용역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은행 측에 면담을 요청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면서 “은행이 용역 노동자에 대한 처우 개선은 외면한 채 정부 눈에 보이는 가시적인 성과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10년 넘게 기업은행에서 근무한 한 용역 노동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찾아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검토의 뜻을 밝히고 일부 공공기관이 건물 관리, 차량 운행 담당자에 대한 정규직을 추진하고 있는데 정작 공공기관이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열악한 근무환경과 고용불안에 떠는 용역 노동자들을 외면하고 있다”고 반발합니다. 반론도 있습니다. 기업 경영상 ‘아웃소싱’(업무 제3자 위탁처리)은 비용 절감이 목적이고 여러 고용 형태 중 하나이므로 모든 근로자에게 정규직 카드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죠. 기업은행 측도 난감하다는 반응입니다. 정규직 전환은 새 정권과 상관없이 지난해 8월부터 추진한 정책일 뿐이고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소속이 달라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하지만 하청, 용역업체의 갑질 횡포나 무리한 인원 감축 등 ‘근로조건 개선’부터라도 본사가 신경써야 한다는 지적은 귀담아 들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학습지 교사·보험설계사 노동3권 보장” 인권위 ‘文정부 첫 중요 권고’ 꺼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법 필요” 고용부 장관·국회의장 등에 전해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습지 교사, 보험설계사, 인터넷 설치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수고용직)의 노동 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장하라고 권고했다. 이는 지난 28일 인권위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 제출한 ‘차기 정부 인권과제 10대 과제’ 중 하나로, 그간 수많은 노력에도 법제화에 실패했던 사안이다. 새 정부의 인권 강화 기조에 힘입어 난제로 꼽히는 ‘특수고용직의 노동 3권 보장’을 첫 중요 권고로 내세웠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권위는 29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노동 3권을 보장하는 법률을 별도 제정하거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국회의장에게도 조속한 입법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특수고용직은 일반 근로자와 같이 사업주에 고용돼 임금을 받지만, 형식상 개인사업자이기 때문에 사업주의 일방적인 해고나 임금 체납에 대응하기 어렵고, 근로자가 아니기 때문에 노조 설립 신고가 반려되기 일쑤다. 산재보험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사업주가 보험료 100%를 내는 일반 근로자와 달리 본인이 50%를 부담해야 한다. 지난해 7월 기준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산재보험 가입률이 10.9%로, 10명 중 9명은 아파도 산재 처리를 받지 못한다. 인권위 관계자는 “특수고용직이 자유롭게 노동조합 활동을 하려면 개별 소송을 통해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2014년 대법원이 골프장 캐디를 노동자로 규정한 판결 외에는 인정받은 사례가 없다”고 말했다. 인권위는 2007년에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방안에 관한 의견표명’을 통해 이들의 노동 3권을 보장하고 4대 보험이 적용되도록 법률을 제·개정하라고 당시 고용부 장관과 국회의장에게 권고한 바 있다. 또 지난달에는 우리나라 정부가 특수고용직을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다. 인권위는 현재 40여개 직종에 100만~200만명의 특수고용직 근로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알고 계셨나요] ‘세종청사의 허리’ 법제처…정부부처의 미드필더로

    [알고 계셨나요] ‘세종청사의 허리’ 법제처…정부부처의 미드필더로

    우리 몸의 중심이 되는 척추를 받쳐 주는 허리는 사람에게 중요한 부위이다. 축구는 통상 중원의 허리 싸움에서 승기를 잡는 팀이 이긴다. 조직도 강해지려면 허리에 속하는 중간관리층의 맨파워가 좋아야 한다.행운의 숫자 7번 동에 위치한 법제처는 용틀임 형태를 하고 있는 정부세종청사의 허리 부분에 위치해 있다. 정부청사의 중심에 있는 법제처의 입지 여건은 다른 부처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교통 요지에 위치하고 있어 접근성이 좋다. BRT(간선급행버스체계) 정류장과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까운 그야말로 역세권이다. 또 문화생활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지척에 있는 홈플러스 문화센터에서 기타, 드럼, 요가, 댄스 등 다양한 취미활동이 가능하다. 쾌적한 주차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고 퇴근길에 편하게 쇼핑할 수도 있다. 길 건너에 있는 테니스장과 축구장은 체력단련과 스트레스 해소에 제격이다. 청사 건물 바로 옆을 흐르는 방축천 산책길은 청계천이 부럽지 않다. 방축천 지킴이 왕벚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짜장면 시켜 먹는 재미는 덤이다. 쾌적하고 채광이 좋은 법제처 구내식당은 맛집으로 소문이 나서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찾아오는 타 부처 공무원들로 북적댄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대표적 감정노동자인 법제처 직원들에게 잘 다져진 심신의 건강은 고품질의 법제서비스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법제처가 적극 행정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고, 공공기관 종합청렴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은 이러한 입지 여건도 한몫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세종청사의 허리 법제처가 강해야 정부가 강해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그동안 정부입법의 수문장이었던 법제처가 중원을 장악하는 미드필더로서 결승골의 특급 도우미가 되기를 다짐해 본다. 채향석 명예기자(법제처 대변인)
  • [사설] ‘구의역 사고 1년’ 관련 법안 하나 처리 못했다

    19세 청년 김모군이 서울 지하철 구의역에서 안전문을 고치다 참변을 당한 지 어제로 1년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청년이 위험천만한 일터에서 아무런 안전장치도 없이 혼자 작업하다 목숨을 잃은 사건은 충격 자체였다. 1년이 지난 지금 근로현장의 인권과 환경은 얼마나 개선됐는지 돌아보자면 민망해진다. 안전을 최우선하려는 정책과 사회 인식은 여전히 성적이 초라하다. 삼성중공업 조선소의 크레인 사고, 인천공항 감전 사고 등 최근에도 엇비슷한 하청업체 인명 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위험한 작업은 하청업체에 떠맡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변함없이 진행형이다. 비정규직의 임금 차별도 심각한 문제이지만, 하청업체 소속이라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생명이 저당잡히는 현실은 부당함을 넘어 잔혹한 인권침해다. 지난해 산재 사망 사고가 가장 많았던 5개 기업의 사망자 중 무려 87%가 하청업체 노동자였다. 청년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 또한 개선된 것이 없다. 특성화고 출신의 어린 청년들이 관리감독 사각지대에서 속수무책으로 노동을 착취당하는 현실은 여전하다. 고용을 미끼로 한 살인적 업무와 박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소식이 잊힐 새도 없이 이어진다. 구의역 참사 이후 서울시는 민간 위탁 분야를 직영체제로 전환했다. 더 물러날 데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서야 뒷북 대책으로 스크린도어 수리 직원들의 신분은 보장된 셈이다. 이런 수동적인 자세로는 산업현장의 안전문화와 노동인권 개선은 기대할 수가 없다. 지난해 사고 직후 더불어민주당은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 7개 법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19대 국회는 단 하나도 통과시키지 않았다. 제2의 구의역 사고 예방에 말뿐인 정치권과 나약한 정부 의지가 변명의 여지없이 확인된다.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도 아쉽다. 서울메트로와 정비용역업체 관계자 9명이 어제서야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넘겨졌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작업이 새 정부의 주요 정책으로 가속이 붙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럽다. 외형적 성과 못지않게 실질을 챙기는 정책이 함께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원청기업이 휘청거릴 정도의 과징금을 물리는 강력한 입법이 추진돼야 한다. 앞뒤 재지 않겠다는 결연한 각오 없이는 외주화에 따른 노동 현장의 생명 안전은 확보될 수 없다.
  • ‘109㎝ 작은 거인’ 희망의 공 던진다

    ‘109㎝ 작은 거인’ 희망의 공 던진다

    KT CS 무선센터 컨설턴트 근무…장애 딛고 최고 상담상 수상도“사람들에게 작은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연골형성증’ 장애를 이겨낸 ‘109㎝의 작은 거인’ 오루비(26)씨가 30일 경기 수원 kt위즈 파크에서 열리는 프로야구 경기에서 희망의 시구를 한다. 오씨는 KT 계열사로 114 번호 등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KT CS 대전사업단 무선센터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입사 2년 만에 지난해 고객들에게 최고의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 ‘1등 KT CS인상’을 수상했고 5월의 컨설턴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해 1등 KT CS인상 시상식에 오씨가 등장하자 술렁이기도 했다. 이 상은 고객 평가에서 최고점을 받은 컨설턴트를 선정하기에 오씨에 대한 정보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집이 아닌 사무실에 출근해 오전 9시~오후 6시까지 근무하고 있다. 남보다 키가 조금 작지만 최고의 상담 실력과 고객서비스 마인드에, 동료애도 강해 직장에서는 ‘작은 거인’으로 평가받는다. 오씨는 28일 “(업무를 하는 데) 희귀병은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번 시구가 감정노동자로 대표되는 상담 업무와 장애인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9-4 승강장, 안전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9-4 승강장, 안전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아직도 스크린도어 오작동 빈번…머리카락·가방 끼는 경우 다반사 센서·CCTV만으로 확인은 한계…정비사 여전히 끼니 거르고 근무“지난해 이맘때 구의역에서 하청업체 청년이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사고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그간 변화도 있었지만 스크린도어 문제는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안전을 위해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지난 27일 만난 서울메트로 기관사 양해근(59)씨는 10회 운행에 스크린도어 문제가 없는 경우는 한두 번뿐이라고 했다. 꼭 1년 전 서울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열아홉 살 김모군의 사고 이후 적잖은 변화가 있었지만 기관사 혼자 지하철을 운행하는 경우도 많은 데다 정비인원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토로했다. 김군 사고 당시 지하철을 운행한 기관사는 사고 3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출퇴근 시간에 무리하게 탑승하려는 승객들의 머리카락이나 우산, 가방 등이 스크린도어에 끼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을 스크린도어 센서나 폐쇄회로(CC)TV만으로 확인해야 하는데 한계가 있습니다. 서울메트로(1~4호선)는 기관사와 차장이 함께 전동차를 운행하지만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는 차장도 없이 기관사 혼자여서 더 열악합니다.”특히 스크린도어의 오작동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동차를 열 번 운행 할 때 스크린도어에 이상이 없는 경우는 한 두 번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정비공 인력은 부족해요. 1년 전 사고도 고장에 비해 정비공이 부족한 구조적 문제가 근본 원인이었다고 봐야 합니다.” 그는 대부분의 기관사들이 인명 사고 경험을 갖고 있는데 평생 트라우마와 후유증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저도 1970년대 후반 철도청에서 근무할 때 강원도 삼척에서 인명사고를 겪은 적이 있습니다. 40년이 지났지만 그때 일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기관사들이 잘 말하지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수없이 사고 현장으로 돌아가 열차를 세우려는 상상을 하면서 고통스러워합니다.” 서울메트로는 그간 자회사였던 스크린도어 관리업체 은성PSD를 직영화하고 정비업무 담당자를 150명에서 206명으로 늘렸다. 하지만 역사가 121곳인 점을 감안하면 정비인력을 상주시켜도 30여곳은 1명밖에 두지 못하는 수준이다. 또 스크린도어 오작동이 매일 100여건씩 발생하고 있어 여전히 점심을 제때 먹지 못하고 다음 역사로 이동해야 하는 일이 다반사다. 승객 추락이나 자살을 막기 위해 만든 스크린도어가 정비사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장치가 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양씨는 “스크린도어 오작동은 인명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문제라 신고 즉시 수리가 필요하다”며 “각 역사에 스크린도어 정비공이 상주할 수 있을 정도의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메트로 관계자는 “증원을 포함해 상황에 맞는 대책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 사고’ 1주기를 하루 앞두고 국공공운수노동조합과 지하철비정규노동자사망사고시민대책위원회 등은 구의역 1번 출구 앞에서 추모제 ‘너를 기억해’를 열었다. “거기선 위험에 내몰리지 말고, 배 굶지 말고, 부당한 대우 받지 않는 영원한 행복을 누리길 간절히 기원하고 기도할게. 206명의 PSD 노동자들은 너의 희생을 절대 잊지 않고 너의 못다 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할게.” 김군의 동료였던 박창수(29)씨가 낭독한 추모편지에 시민들은 눈시울을 적셨다. 노조, 시민 등 500여명이 모여 1년 전처럼 스크린도어 앞에 헌화했고, 힘든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 잘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부탁했다. 또 서울메트로 안전업무직을 정규직으로 완전히 전환해 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편 지난 26일 김군이 목숨을 잃었던 구의역 잠실방면 9-4 승강장 앞에서 첫차(오전 5시 45분)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참사가 다시는 없길 기도했다. 매일 구의역에서 첫차를 타고 건물 청소를 하러 간다는 주모(80)씨는 “내 아들 같고 내 손자 같은 청년이 컵라면도 먹지 못하고 세상을 등진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안타깝고 눈물이 난다”며 “열심히 사는 사람이 억울한 죽음을 당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구의역 참사 1주기 “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추모열기

    구의역 참사 1주기 “너의 잘못이 아니야, 잊지 않을게” 추모열기

    지난해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김 군(당시 19세)은 들어오는 열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그리고 28일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1주기를 맞아 인터넷에서는 추모의 글과 함께 비정규직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댓글이 이어졌다. 김군이 사고를 당한 구의역에는 ‘너의 잘못이 아니야. 너는 나다’라는 추모글이 쓰여져 있다. 이 글귀는 많은 시민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어린 나이에 혼자서 시간에 쫓겨 일하다 사고사한 청년이 죽음이 안타까웠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pig7****) “스무 살 청년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근무여건을 바꿔달라 .최소한 식사는 하고 일할 수 있게 하고 빨리빨리 수리해야 하는 부담감이 없게 근무 인력을 늘려주세요.”(koca****) “비정규직인 안전업무직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합니다.”(7781****), “모든 노동자가 법에 명시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좀 많이 느리게 돌아가도 이해하고 이해받는 사회가 되기를.”(nare****)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직원·계산대·대기 없는 3無 마트… ‘아마존 고’ 글로벌 유통판도 바꾼다

    직원·계산대·대기 없는 3無 마트… ‘아마존 고’ 글로벌 유통판도 바꾼다

    세계 1위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이 선보인 오프라인 식료품점 ‘아마존 고’에는 세 가지가 없다. 직원, 계산대, 대기시간이다. 쇼핑한 뒤 그냥 물건만 들고 나가면 끝이다. 소비자가 결제 과정 없이 그냥 매장을 나간다(Go)는 의미에서 이름을 ‘아마존 고’로 붙였다.●아마존, 오프라인 식료품점 유럽시장으로 확대 블룸버그통신은 아마존이 ‘아마존 고’를 유럽에서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최근 보도했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본듯한 ‘미래의 상점’이 점차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영국 지식재산권청은 지난 19일 아마존이 출원한 홍보 슬로건 “줄 설 필요 없음. 계산대 없음. (진짜로)”에 대해 상표권 등록을 허가했다. 이 슬로건은 아마존이 홍보용으로 유튜브에 올려 900여만회의 조회 수를 올린 동영상에 등장한다. 아마존은 통상적으로 해외 진출에 나설 때마다 전자상거래가 발달한 영국을 첫 데뷔 무대로 삼아왔다. ●센서·앱 통해 자동계산… 고객 계정에 청구 아마존 고는 일반 식료품점과 같은 품목을 취급한다. 하지만 결제방식은 천지 차이다. 마트에서 상품을 담은 고객이 줄을 서서 기다린 뒤 계산대에 일일이 늘어놓고 결제하는 절차가 없는 것이다. 대신 고객들이 선반 위에서 상품을 고를 때마다 센서와 스마트폰의 앱을 통해 자동적으로 가격이 계산돼 전체 금액이 고객의 계정에 청구된다. 그래서 직원도, 계산대도, 대기 줄도 필요하지 않다. 아마존은 지난해 12월 본사가 있는 미국 서부 시애틀에 아마존 고 1호점을 론칭했다. 미국 포브스는 “아마존 고가 전체 유통시장을 급격하게 바꿔 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마트 계산원이 주로 이주노동자, 흑인, 히스패닉, 아시아인, 청년, 여성 등 소수집단에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여기서도 AI에 따른 일자리 감소 논란이 뜨겁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고든 정의 TECH+] 청소노동자와 협업하는 자율주행 쓰레기차

    [고든 정의 TECH+] 청소노동자와 협업하는 자율주행 쓰레기차

    우리는 1년 365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살아갑니다. 예를 들어 어렵고 힘든 작업이지만, 쓰레기를 수거하고 청소하는 분들의 도움이 없다면 우리는 정상적인 도시 생활을 누리며 살아갈 수 없을 것입니다. 주택과 빌딩 사이에 있는 쓰레기통에서 쓰레기를 수거하는 작업은 자동화가 어려워서 아무리 기술이 발전한 국가라도 대부분 수작업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작업을 자동화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입니다. 스웨덴의 볼보, 칼머스 대학 및 여러 대학의 산학 합동 연구로 진행되는 로어(ROAR·Robot-based Autonomous Refuse handling) 시스템이 그것입니다. 자율 주행 트럭과 쓰레기 수거 로봇, 그리고 쓰레기통의 위치를 확인하는 드론 등으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쓰레기 수거 작업의 무인화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아직은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로어 시스템의 경우 드론이 주변을 비행하면서 쓰레기통이 위치를 확인하고 로봇이 갈 경로를 정해서 쓰레기통을 트럭까지 가져온 후 다시 가져다 놓는 다소 복잡한 작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합니다. 당연히 작업 속도나 신뢰성 면에서 아직은 갈 길이 먼 상태입니다. 로어 시스템에 참여한 볼보와 스웨덴의 쓰레기 처리 회사인 레노바(Renova)는 협업을 통해 좀더 현실적인 시스템을 연말까지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이 시스템은 자율 주행 쓰레기 수거 트럭과 사람이 협업을 통해 더 안전하고 빠르게 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쓰레기 수거 차량에는 자율 주행 시스템과 더불어 주변 상황을 인식할 수 있는 라이더(LIDAR)를 비롯한 센서가 있습니다. 이 센서를 통해 트럭은 쓰레기를 수거 중인 작업자와 협업합니다. 사람이 주택 사이에 있는 쓰레기통을 하나씩 수거하면 차량이 작업자와 함께 움직이면서 보조를 맞추는 것이죠. 센서를 통해서 360도 주변 상황과 사물을 확인하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고 빠르게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제조사 측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사람과 함께 협업하는 로봇은 100% 무인화보다 기술적으로 쉽고 안전하며 인간 친화적인 모습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할 작업을 한 사람이 하게 되면 그만큼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사람을 완전히 배제하기보다는 사람이 여전히 일하면서 로봇과 함께한다는 점에서는 훨씬 인간 친화적입니다. 동시에 더 안전하고 기술적으로 달성하기 쉬운 목표라는 장점도 있습니다. 제조사 측은 올해 말까지 이 자율주행 트럭이 실제로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지 검증할 계획입니다. 만약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될 경우 사람과 함께 일하는 자율 주행 트럭을 가까운 미래에 실제 도로에서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자율 주행 기술라는 점에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사설] 인센티브 주며 고용창출 자율 참여 유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하면서 매월 개별 기업별로 재계의 일자리 동향을 보고받겠다고 밝혔다. 공공 부문에 이어 대기업들의 일자리 만들기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실적까지 직접 챙기겠다는 뜻이다. 일자리 창출이 공공 부문에서 출발했지만 결국은 민간 영역이 움직이지 않으면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판단이 깔려 있다. 일자리 상황판은 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강조한 ‘늘리고, 줄이고, 높이고’ 정책의 압축판이라고 볼 수 있다. 일자리는 늘리고, 노동시간과 비정규직은 줄이며, 고용의 질은 높여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정책이다. 아무래도 대통령이 직접 매일 수치를 확인하게 되면 단순히 보고받고 지시하는 것보다 일자리 정책을 더 고민하고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고용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고용시장의 왜곡된 구조를 바로잡는 일은 지표 확인만으로는 어렵다. 현장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것은 당연한 얘기다. 문 대통령이 대기업 고용 동향까지 챙기겠다는 것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쓸 수 있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음을 의미한다. 청년실업률은 11%로 2000년 이후 최고치다. 공무원시험 준비생이나 취업 활동 중단자까지 포함한 청년 체감실업률은 24%다. 한 민간경제연구소가 추정한 실제 청년 체감실업률은 무려 34%다. 청년 셋에 한 명이 사실상 백수다. 대기업의 일자리 동참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보는 이유다. 그러나 재계의 고용 창출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제하기보다 기업들의 자율 참여로 이뤄지는 것이 옳다. 정부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는 기업이 인센티브를 확연히 많이 받을 수 있는 쪽으로 세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 연구개발(R&D) 세액공제 제도 등을 확 뜯어고칠 때가 됐다. 지금까지는 국내에 연구개발(R&D) 인력을 남기고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도 R&D 세액공제 혜택을 줬지만 이제는 국내 일자리 창출 기업에 집중되도록 해야 한다. 고용 창출 실적에 따라 법인세를 차등화해 일자리 창출을 물 흐르듯 유인하는 것도 서둘러야 할 일이다.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는 무엇보다 대기업 노조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일자리위원회에 노동자 측과 사용자 측을 모두 참여시켜 머리를 맞댈 것을 당부한다. 일자리위를 당분간 임시 노사정위원회처럼 운영해 ‘노사정 일자리 대타협’을 이끌어 내는 방안을 적극 추진할 만하다. 일자리 만들기에 기여할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제정은 그간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법안 처리에서부터 협치의 정신을 발휘해야 한다. 의료 등 부작용과 시비의 소지가 큰 조항은 빼더라도 법안을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통과시켜 교육·관광 등 서비스 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길 바란다.
  • 구의역 사고 1주기…청년·노동단체 “비정규직 철폐·최저임금 1만원” 촉구

    구의역 사고 1주기…청년·노동단체 “비정규직 철폐·최저임금 1만원” 촉구

    ‘구의역 김군’ 사고 1주기를 앞두고 청년·노동단체들이 ‘만원버스’를 타고 서울 전역을 돌며 비정규직 철폐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촉구했다.‘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공동행동(만원행동)’은 25일 서울 광진구 구의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역 참사는 하도급 비정규직 노동자가 겪은 문제”라며 비정규직 철폐 등을 주장했다. 이남신 만원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김군과 같은 죽음을 막으려면 공공부문에서 양산된 간접고용 비정규직을 직접고용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 공공부문에 제대로 된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5월 28일 구의역에서는 정비용역업체 소속 19살 김군이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다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김군의 가방에서 컵라면이 나와 식사도 제때 못하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었다. 회견 참석자들은 회견 후 김군이 마지막으로 일했던 구의역 잠실방향 승강장 9-4번 탑승문 스크린도어를 찾아 국화꽃을 헌화했다. 이후에는 용산구 LG유플러스 본사를 찾아 현장실습으로 콜센터에서 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특성화고교생을 추모하고 회사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시민단체 등은 숨진 특성화고교생이 실적 압박에 시달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아니냐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만원행동은 이날 학교와 고용보장 협상이 결렬돼 파업 중인 서울대 비학생조교들과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에 반대해 점거농성 중인 서울대생들도 만났다. 만원행동은 다수 근로자 퇴근 시간인 오후 6시부터는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칼퇴근’(정시퇴근)을 염원·요구하는 타종과 박 터뜨리기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역 3번 출구 쪽 고용노동부 서울관악지청을 출발해 넷마블 본사를 거쳐 코오롱싸이언스밸리 광장까지 징을 치며 행진해 퇴근 시간이 됐음을 알렸다. 넷마블 본사 앞에서는 작년 돌연사한 직원들을 추모하며 야근을 없애겠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사회적 비난이 일자 넷마블게임즈는 2월 본사와 계열사에 야근과 주말근무를 없애기로 했다. 행진 후 만원행동은 코오롱싸이언스밸리 광장에서 노동법상담 등을 포함한 ‘칼퇴근 축제’를 진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정기획위,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상향 추진 전망

    국정기획위, 최저임금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상향 추진 전망

    박근혜 정부가 ‘노동시장 구조개편’이라는 명목으로 강행한 양대 지침이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양대 지침이란 해고 남용 우려를 불러일으킨 ‘일반해고 가이드라인’과 노동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이다. 동시에 올해 시간당 647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문재인 정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5일 고용노동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아직 결정된 것은 없지만 양대 지침을 폐기하는 입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 국정기획위 관계자가 연합뉴스에 밝혔다. ‘일반해고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저성과자를 내보내기 위해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지침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23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다’고 돼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 ‘정당한 이유’에 대한 기준을 명확히 하자는 차원에서 일반해고 지침을 마련했다. 노동자 동의 없는 ‘취업규칙 변경 기준’이라 함은 노동자에게 불리한 사규를 도입할 때 노동조합이나 노동자의 과반수 동의를 받도록 한 법규를 완화한 지침이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함께 이들 양대지침을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밀어붙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이런 내용의 행정지침을 폐기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또 다른 국정기획위 관계자는 “전체 회의 등을 거쳐 세부적인 논의를 한 뒤 양대지침 폐기에 관한 결론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연합뉴스에 설명했다. 고용부는 또 최저임금 인상 방안도 국정기획위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공약을 밝힌 적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 25일 구의역 참사 1주기 추모 토론회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 25일 구의역 참사 1주기 추모 토론회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위원장 박운기 서울시의원)와 지하철 비정규직 사망재해 해결과 안전사회를 위한 시민대책위원회는 5월 25일 오전10시, 서소문별관 2층 제2대회의실에서“노동자와 시민에게 안전한 지하철을 바란다”는 제목으로 구의역 참사 1주기 추모토론회를 개최한다. 지난 해 5월 28일 구의역에서 발생한 비정규 청년 노동자의 안타까운 죽음은 지하철 안전 문제와 열악한 비정규 노동의 시스템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일깨웠다. 지난 1년간 서울시와 시민사회는 문제해결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는데 이번 토론회는 구의역 참사 1주기 및 서울교통공사 창립에 맞춰 지하철 안전과 노동의 문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검토하고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25일 개최될 토론회는 서울시의회 박운기 민생실천위원장과 이상진 시민대책위 공동대표의 축사로 시작되며 한인임 일과 건강 사무처장, 이영수 사회공공연구원이 발표를 하고 공공교통네트워크(준) 오선근 운영위원장, 안전사회실천시민연대(준) 박순철 사무처장, 서울시의회 우형찬 의원, 조성애 공공운수노조 정책국장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날 자리에는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와 통합을 앞둔 서울메트로와 서울도시철도공사의 임직원들이 참여하여 지하철안전문제와 양공사 통합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최하는 서울시의회 박운기 민생실천위원장(서대문 제2선거구)은 “1년 전 구의역에서 발생한 19세 청년노동자의 죽음은 단순히 가슴 아픈 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우리 사회의 안전과 노동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라고 밝히면서 향후에도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연대를 통해 문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동자들의 벗’ 佛 출신 오영진 주교 선종

    ‘노동자들의 벗’ 佛 출신 오영진 주교 선종

    한국에서 18년간 노동사목에 헌신하며 ‘노동자들의 벗’으로 불렸던 프랑스 출신 오영진(올리베이 드 베랑제) 주교가 23일 프랑스에서 선종했다. 78세. 1938년 프랑스 파리 근교 쿠르브부아에서 태어난 오 주교는 1975년 서울대교구장이던 김수환 추기경의 요청으로 한국에 입국해 서울 도림동본당 보좌와 구로1동·종로본당 주임, 가톨릭노동장년회 지도신부를 역임했다. 오 신부는 18년 동안 서울 구로구·영등포구 일대에서 노동자들과 지내며 이들의 애환을 보듬다 1993년 고국인 프랑스로 귀국한 뒤 1996년 주교로 임명됐다. 7년 전 은퇴한 오 주교는 고향인 마르세유의 노인요양원에서 생활해 왔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과 살아온 오 주교님의 삶은 모든 이에게 신앙의 모범이 될 것”이라고 애도했다. 한국 빈소는 서울대교구 대방동성당에 마련됐으며 장례미사는 27일 오전 11시 서울 대방동성당에서 한국프라도사제회장으로 엄수된다. 프랑스 현지 장례미사는 29일 오후 2시 30분 프랑스 생드니교구 주교좌성당에서 열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일본 문화 중심지서 만난 1700점 한국 문화재…누구나 찾는 ‘공동의 광장’

    [함혜리 선임기자의 예술산책] 일본 문화 중심지서 만난 1700점 한국 문화재…누구나 찾는 ‘공동의 광장’

    언젠가 일본 교토에 가게 되면 반드시 방문하겠다고 마음먹은 장소가 있다. 고려미술관(高麗美術館)이다. 일본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천년의 고도’ 교토에 우리나라 유물만을 모아 전시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놀라웠다. 그 미술관을 세운 인물은 어떤 사람이었는지, 무슨 생각으로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에 우리 문화재로 미술관을 세웠는지도 궁금했다. 5월 초 교토 여행길에 시간을 내어 이 미술관을 찾았다. 교토역 앞에서 시영버스 9번을 타고 교토 시내의 북동쪽 가모가와 중학교 앞에서 내리니 바로 ‘고려미술관’ 방향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가뜩이나 조용한 교토의 주택가, 푸른 하늘 맑은 공기 속에 새소리가 듣기 좋았다. 골목으로 접어들자 낯익은 우리의 돌담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우락부락하지만 맘결은 한없이 부드러울 것 같은 석인(石人)상이 반겨주듯 철문 양쪽에 지키고 서 있는 곳은 의심할 필요도 없는 고려미술관이다.일본 땅에서 이렇게 당당하게 우리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미술관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었다. 영국 런던의 영국박물관이나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뮤지엄 등에 설치된 한국유물 전시실을 찾았을 때와는 감동의 질이 완전히 달랐다. 고려미술관은 한국 정부나 일본 정부, 혹은 기업의 도움 없이 정조문(1918~1989)이라는 재일동포 실업가 한 사람의 집념과 열정으로 설립된 곳이기 때문이다. 해외의 유일한 한국역사유물 전문 미술관인 고려미술관은 소장품 전시뿐 아니라 연구실을 두고 소장품의 조사연구와 강좌, 일본 내 다른 미술관·박물관과 전시교류 등을 하면서 조선고고학 연구, 민속학도서 자료수집 및 연구자료 출간도 하고 있다. 정부 기관이 하지 못하는 일을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해 나가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났다.●‘재일동포 실업가’ 정조문의 집념과 열정활짝 열린 문으로 들어갔다. 왼쪽의 정원으로 들어가자 연둣빛 이끼가 가득 덮인 오층 석탑과 다양한 석인상 등 석물들이 5월의 햇살 아래서 고색창연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려시대의 것으로 고베 부농의 밭에 흩어져 방치되던 것을 발견한 정조문이 15년 동안 찾아다니고 설득해 2000만엔을 주고 손에 넣은 것이라고 한다. 수백년의 세월을 품고 일본 땅 위에 서 있는 석물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관계를 생각하면 우리 문화재를 기반으로 하는 이 미술관이 1000여년에 걸쳐 일본의 수도였던 유서 깊은 도시 교토에 자리잡았다는 것은 더욱 의미심장하다. 고려미술관을 설립한 정조문은 경북 예천군 우망리에서 태어났다. 할아버지(정건모)가 구한말 과거 급제 후 정삼품대부의 벼슬까지 한 관리여서 집안이 어려운 편은 아니었으나 37세에 낙마 사고로 별세한 뒤 가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더욱이 정조문이 태어나던 해에 아버지(정진국)가 상해로 가서 독립운동에 뛰어드는 바람에 가산은 거의 바닥이 났다. 6년 만인 1924년 상해에서 돌아온 정진국은 일본 경찰의 감시로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머니와 아내, 큰아들 귀문(당시 8세)과 둘째 조문(당시 6세)을 데리고 일본으로 건너갔다. 교토에 터를 잡고 베 짜는 일을 시작했지만 경찰의 감시 속에 가난을 극복하지 못했다. 학교에 갈 엄두를 낼 수 없었던 정조문은 소학교 4학년에 겨우 편입해 3년을 공부했다. 그가 유일하게 받은 학교교육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안겼다.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것은 아침저녁으로 신문을 배달하며 9살부터 다녔던 학교생활 3년간이다. ‘아야어여’도 모르는 나는 갑자기 소학교 4학년에 편입하였고 학우들을 따라가느라 고생했다. 1년이 지나 어려움은 사라졌지만 역사수업만큼 나를 괴롭힌 것은 없었다. 신라정벌, 조선정벌, 조선병합…. 역사에서 조선은 언제나 약한 입장이었다. 수업이 끝나자 못된 애들이 ‘조선 정벌이야!’ 하면서 나에게 돌을 던지며 때렸다. 그 무렵부터 내 가슴에는 역사에 대한 의문의 뿌리가 생기기 시작했다. 왜 조선은 늘 약할까?” 1937년 어머니마저 세상을 뜨고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아버지는 후처와 그 사이에서 태어난 세 아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정조문은 할머니, 동생들과 함께 오사카에 가서 부두 노동자가 됐다. 그러다 광복을 맞았다. 일본에 있던 한국인들은 귀국하거나 일본에서 다시 국적을 취득해야 했다. 그러나 몇 해 만에 조국이 분단되면서 남한의 민단과 북한의 조총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정조문은 조국은 하나라며 어느 쪽도 취득하지 않고 ‘조선 국적자’로 남았다.●우연히 만난 조선백자의 매력과 상상초월 가치 오사카에서 어느 정도 돈을 모은 그는 교토로 가서 1951년부터 파친코 사업을 시작했다. 선술집, 초밥집, 찻집을 개업하며 사업을 확장해 나가던 어느 날 교토 시내의 고미술상가를 지나다 ‘야나기’라는 고미술상 쇼윈도에 놓인 백자 항아리를 발견했다. 아무 장식도 없는 하얀 도자기가 지닌 고졸한 아름다움은 할머니와 어머니가 즐겨 입으시던 하얀 치마저고리를 떠오르게 했다. 빨려들 듯이 가게로 들어간 그는 상상 외로 비싼 가격에 깜짝 놀랐다. 왜 그렇게 비싼지 물으니 조선 도자기의 가치에 비하면 싼 것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학교에서, 공사판에서 ‘조센징’이라고 놀림받고 따돌림받으면서 살아온 그에게는 그야말로 세상이 뒤바뀌는 놀라운 발견이었다. 그는 우리 문화재의 가치가 그렇게 높다는 것을 그날 처음 알았다고 한다. 1년간 할부로 도자기를 구입한 뒤 다짐했다. “문화재를 수집해 보자. 일본에 흩어진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 미술관을 세우고 자신을 잃은 재일동포들에게 ‘조선의 자랑거리’를 보여 주자. ” 그는 재일동포와 자라나는 2세들이 이유 없이 멸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하려면 문화나 역사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하며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진품을 보여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일본 전국의 고미술상을 찾아다니며 우리 문화재 수집에 온 힘을 다하는 한편 조선의 역사와 문화 연구 활동을 시작하며 비뚤어진 고대 한·일 관계사를 바로잡고자 했다. 형 정귀문과 도쿄에서 활동하는 재일작가 김달수와 함께 한·일 고대사에 관한 의문점들을 하나씩 풀어 보고자 교토대에 재직하고 있던 역사학자 우에다 마사아키를 찾아갔다. 우에다 교수는 저서 ‘귀화인’(歸化人·1965)을 통해 조선반도에서 고대 일본에 온 사람을 귀화했다고 말할 수 없다며 도래인(渡來人)이 맞다는 주장을 폈던 진보적인 학자였다. 우에다 교수는 비뚤어진 한·일 관계사를 바로잡는다는 뜻에 흔쾌히 동참했다. 사쓰마요를 만든 도래인 심수관의 이야기를 소설로 쓴 작가 시바 료타로도 합류했다. 정조문은 일본인 지식인 및 학자들과 조선인 학자들의 공동 연구로 1969년부터 계간지 ‘일본 속의 조선문화’를 발간했다. 조선 고대사 연구에 일대 선풍을 일으킨 이 잡지는 1981년 50호 발간으로 휴간에 들어갈 때까지 한·일 역사학은 물론 조선 고대 불교학, 민속학, 풍속학, 고대 언어학 등에서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잡지는 광고가 한 줄도 들어가지 않았다. 광고를 실으면 의미는 퇴색한다. 북측 기업광고가 게재되면 북측의 읽을거리가 되고 남측 기업광고가 실리면 남측의 잡지가 된다. 일본 기업은 당치도 않았다.●통일된 조국 꿈꾸며 미술관 이름 ‘고려’로 이런 정조문의 사고방식은 고려미술관 건립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미술관 이름을 한반도 최초의 통일왕조 이름을 따와 ‘고려’로 한 것은 남도, 북도 아닌 오직 통일된 조국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누구나 찾아와 선조들이 남긴 아름다운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공동의 광장’을 그리며 그는 미술관 건립에 온 힘을 기울였다. 교토는 그에게 제2의 고향이기도 했지만 일본 문화의 중심지이며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다. 그런 교토에 미술관을 지어 한국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었다. 장소를 물색하다 여의치 않자 교토의 자택을 헐고 지하 1층, 지상 2층의 미술관을 지었다. ●교토 자택 헐고 미술관 지어… 1988년 10월 개관 1988년 10월 25일 고려미술관이 개관했다. 학교라고는 소학교 3년이 전부인 파친코 사업자가 백자 항아리와 운명적인 만남을 한 지 40여년 만에 이뤄진 일이었다. 그가 각고의 노력으로 일본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되찾은 우리 문화재 1700점이 관람객을 맞았다. 소장품은 고분 부장품부터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등 도자기, 회화, 나전 바둑판과 목가구 등 생활도구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개관 후 1개월간 미술관 입구에서 늘 관람객을 맞았던 정조문은 개관 후 얼마 되지 않은 1988년 11월 미술관에서 쓰러져 1989년 2월 22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70세였다. 장례 당일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2000여명의 재일동포와 일본인들이 그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제가 바라는 것은 온 세계 사람들이 우리 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진정한 국제인이 되기 위한 한 걸음을 내딛는 것입니다. 조선이나 한국의 풍토 속에서 성숙한 아름다움은 여기 일본에서도 언어, 사상, 이념을 넘어 이야기합니다. 부디 조용한 마음으로 그 흥취를 느껴 주시기 바랍니다.”(고려미술관 초대이사장 정조문, 고려미술관 리플릿 중) 운영은 어렵지만 고려미술관은 건재하다. 장남 정희두, 차남 정혜윤이 중심이 되어 공익재단법인 고려미술관을 유지관리하고 있고 장녀 정령희의 작은딸 이수혜가 미술관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외할아버지의 뜻을 이어 가고 있다. 글 사진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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