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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보]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폐기…방송4법·노란봉투법도 부결

    [속보]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폐기…방송4법·노란봉투법도 부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요구한 방송 4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노란봉투법 등이 26일 국회 본회의 재의 표결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거대 야당이 강행 처리한 법안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재표결을 거쳐 폐기되는 ‘정쟁의 굴레’가 또다시 되풀이된 것이다. 방송법(찬 189 반 107 무 3)·방송문화진흥회법(찬 188 반 109 무 1 기 1)·한국교육방송공사법(찬 188 반 108 무 3)·방송통신위원회법 개정안(찬 189 반 108 무 2) 등 ‘방송4법’과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찬 184 반 111 무 4), ‘노란봉투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찬 183 반 113 무 2 기 1) 등 6개 법안은 이날 무기명 투표에서 모두 부결됐다. 재의요구한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되려면 재적 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이들 법안은 지난 7~8월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지난달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에 국회로 되돌아왔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야권의 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노란봉투법’은 ‘불법파업조장법’으로, ‘25만원 지원법’은 ‘위헌적이면서 효과는 작은 현금살포법’으로 규정하고 반대해왔다. 반면 민주당은 각 법안을 ‘윤석열 정부 방송 장악 저지법’, ‘노동자 권리 보장법’, ‘민생 부양을 위한 심폐소생법안’으로 규정하고 다수 의석을 앞세워 입법을 밀어붙였다 이에 민주당이 이들 법안을 재발의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대통령 재의요구 및 국회 재표결 수순이 끝이 없는 듯 반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앞으로 ‘김건희 여사 특검법’,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재표결도 앞두고 있다. 지난 19일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이들 법안이 통과되자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하면서 다시 국회로 돌아올 확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야당 법안 발의→ 야당 단독 의결→ 대통령 거부권 행사→ 재표결 시 여당 반대에 따른 부결 → 재발의’로 이어지는 ‘쳇바퀴 정쟁 공식’은 당분간 계속 반복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날 부결된 법안 중 방송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은 이미 21대 국회에서도 같은 수순을 밟아 폐기 처분된 바 있다.
  • 대기업 다니는 비정규직 10만명 늘었다

    대기업 다니는 비정규직 10만명 늘었다

    300인 이상 기업에 다니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1년 전보다 10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00인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하도급·파견 근로자 비중은 전체적으로 줄었지만, 조선업의 경우 여전히 60%를 웃돌았다. 고용노동부는 26일 이런 내용이 담긴 ‘2024년 고용 형태 공시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공시 기업(300인 이상)은 총 4057개로 지난해보다 170개 늘었다. 근로자는 576만 5000명으로 전년 대비 17만 4000명 증가했다. 300인 이상 기업이 직접 고용한 ‘소속 근로자’는 474만 3000명으로 17만 7000명 늘었다. 기업이 직접 고용하는 근로자 비중은 매년 커지고 있다. 다만 소속 근로자 중에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의 증가 폭이 더 컸다. 계약 기간을 정하지 않은 정규직 근로자는 346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7만명 늘었다. 전체의 73.0%를 차지했다. 반면 계약 기간이 정해져 있는 기간제 근로자는 128만명으로 전년 대비 10만 7000명 늘었다. 고용부는 기간제 근로자가 늘어난 데 대해 “저출생·고령화에 따라 기간제·단시간 노동자 비중이 높은 보건복지업 근로자가 지속해 증가한 영향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직접 계약하지 않은 ‘소속 외 근로자’는 102만 3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000명 줄었다. 소속 외 근로자는 다른 업체에 소속돼 해당 기업에서 일하는 파견, 하도급 근로자를 말한다. 지난해 18.3%에서 17.7%로 0.6% 포인트 감소했다. 조선업의 경우 소속 외 근로자 비율이 63.9%로 여전히 높았다. 500인 이상 기업부터는 기업 규모가 클수록 소속 외 근로자 비율도 높았다. 500~999인 9.9%, 1000~4999인 15.5%, 5000인 이상 기업은 25.6%에 달했다.
  •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공영방송 훼손하고, 시민 생존권 위협하는 못된 정치”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5일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전 직원 해고 문서에 사인한 것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을 냈다. 다음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임규호 대변인 논평 전문 35년간 서울시민을 위한 공익 방송을 해 온 TBS가 결국 벼랑 끝에 섰다. 지난 25일 이성구 TBS 대표이사 직무대행이 전 직원 해고 문서에 사인하며, 다음 달 말 대량 해고사태가 현실화됐다. 지난 6월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끊긴 이후 스스로 월급을 삭감하며 TBS를 지켜온 240여명의 직원은 실직자가 될 위기에 처했다. 최소한의 방송 필수인력은 남긴다지만 방통위가 정관변경 신청을 반려하며 외부지원의 길마저 끊긴 상태에서, 주파수 재허가 여부마저 불투명해 재기의 희망은 미약한 상황이다. TBS사태의 시작은 오세훈 시장이다. 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재입성한 오 시장은 일부 프로그램의 편향성을 이유로 예산 삭감, 구조조정 등을 계획하며 여러 차례 TBS를 흔들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11대 의회 시작과 동시에 제1호 조례로 ‘TBS 폐지조례’를 제출하며 오 시장의 행보에 힘을 실었다. 오 시장은 뒤늦게 ‘폐국에 동의한 바 없다’, ‘민영화와 직원보호에 힘쓰겠다’ 며 노력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여의찮았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과 마치 각본이라도 맞춘 것처럼 시장은 TBS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는 ‘선의의 지원자’ 시늉을 하고, 국민의힘은 ‘지원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기다 마지막 순간 번번히 반려했다. TBS 정상화를 애타게 기다리던 직원들 끝내 월급날에 임금 대신 해고장을 받게 되었다. 오세훈 시장과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결정은 수많은 노동자와 가정의 삶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약자와 동행’한다는 시장과 국민의힘의 그간의 언행이 무색할 뿐이다. TBS 최초의 지역 공영방송으로 교통, 기상, 재난재해방송 등을 통해 서울시민의 곁에서 꼭 필요한 방송사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이번 사태는 언론탄압의 악례로 남을 것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성흠제)은 TBS 폐국의 주범은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임을 다시 한번 시민 앞에 주지하는 바이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임규호
  • 정혜경 의원 “조선업 산업재해 늘었지만 처벌은 오히려 감소”

    정혜경 의원 “조선업 산업재해 늘었지만 처벌은 오히려 감소”

    조선업 선박건조·수리업 산업재해는 늘었지만 처벌 건수는 오히려 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혜경(진보당, 비례) 의원이 고용노동부에게 받아 내놓은 자료를 보면 2020년 7466곳이었던 선박건조·수리업은 올해 6월 말 기준 8403곳으로 늘었다. 노동자 수는 2020년 14만 3446명에서 2022년 12만 7758명으로 줄었다가, 올해 6월 말 기준 13만 6541명으로 회복했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재해 사고도 늘었다. 선박건조·수리업 산재 사고는 2020년 2492건에서 2023년 3754건, 올 6월 말 1758건으로 증가했다.산재로 목숨을 잃은 노동자는 2020년 28명, 2023년 51명, 올해 6월 말 25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정 의원은 선박건조·수리업 사업장과 노동자 수, 산재사고는 늘었지만 처벌 건수는 오히려 줄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2020년 선박건조·수리업체 중 산업안전 점검·감독을 받은 사업장은 100곳으로, 이 중 17곳은 처벌까지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사업장 270곳이 산업안전 점검·감독을 받았음에도 처벌 5곳·과태료 부과 1곳에 그쳤다. 처벌 대신 ‘시정조치’는 증가했다. 2020년 48건이었던 시정조치는 지난해 147곳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8월 말 기준 142건으로 집계됐다. 정 의원은 “사업주 처벌 없이 자율적 관리로만 조선업 산재 사고가 줄어들지 의문”이라며 “선박건조·수리업 산재를 막을 수 있도록 국정감사에서 위법 행위를 한 사업주 처벌을 강화할 것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 재산 문제로 어버지 살해 후 암매장 30대, 무기징역→징역 40년

    재산 문제로 어버지 살해 후 암매장 30대, 무기징역→징역 40년

    재산 문제로 불만을 품고 아버지를 살해한 뒤 암매장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대구고법 형사1부(정성욱 고법판사)는 26일 존속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40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재산을 물려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망치로 아버지를 살해하고 시신을 야산에 옮긴 후 매장했다. 또 가족들에게 계획범죄를 은닉하도록 교사하는 등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다만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1월 새벽 경북 상주시에 있는 아버지 B씨 소유 축사를 찾아가 B씨를 깨운 뒤 축사를 물려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자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범행 후 인근 야산에 구덩이를 파 B씨 시신을 암매장하고 살해 방법 등을 검색한 컴퓨터 등 계획범죄 증거를 없애려고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의 범행은 사건 당일 새벽 축사에서 그를 목격했다는 외국인 노동자 진술 등이 확보되면서 드러났다.
  • [마감 후] 그 노인이 좋아하는 계절

    [마감 후] 그 노인이 좋아하는 계절

    “이제 겨우 좀 살 만하다.” 더이상 선풍기를 틀어 둔 채 땀 흘리며 잠들지 않아서 다행이라던 쪽방촌의 한 노인은 짧아진 가을이 걱정이라고 했다. 금세 다가올 추위가 염려돼서다.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인 이유는 선풍기나 연탄이 없어도 버텨 낼 재간이 있어서라던 노인은 “날씨가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선해진 바람에 더위가 끝났다는 안도감이 든다. 올여름 더위는 여러 의미에서 ‘재난’이라 불릴 만했다. 역대 가장 늦은 서울의 폭염특보(9월 19일), 가장 높았던 여름철(6~8월) 평균 기온, 가장 빈번했던 열대야(전국 평균 20.2일). 밤낮을 가리지 않았던 더위는 지독했고, 뒤끝마저 길었다. 더위는 무차별적이었다. 전국 곳곳에서 역대 최고기온이 수시로 바뀌었고, 높은 습도와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은 장소를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더위는 누구에게나 평등하지 않았다. 에어컨 등 냉방기기가 부족한 곳, 야외 노동을 해야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이들, 냉방기기가 있어도 냉방비 걱정에 켤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취약계층까지. 맨몸으로 더위를 버텨 내야 하는 이들에게 더위는 무자비했다. 지난달만 해도 경북 포항의 한 골프장에서 작업을 하던 35살 노동자, 전남 여수의 정유공장에서 정비 작업을 하던 58세 노동자, 충남 예산에서 감자를 분류하던 태국 국적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덥다는 이유로 일을 줄여 주거나 잠깐의 휴식을 보장해 주는 사업주는 여전히 많지 않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이달 22일까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이들은 34명이다. 사망자를 포함해 전체 온열질환자 3683명 중 1472명(40%)은 실외·실내 작업장에서 온열질환에 노출됐다. 사회학자인 에릭 클라이넨버그 뉴욕대 교수는 일주일간 7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1994년 시카고 대폭염을 다룬 책 ‘폭염 사회’에서 “폭염 사망자의 분포는 인종차별 및 불평등 지형도와 대부분 일치했다”고 설명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폭염영향보고서를 보면 2018년 기준 고소득층의 온열질환 발병률은 1만명당 7.4명인데,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의료급여 수급자는 21.2명이 온열질환을 앓았다. 오래전 연구들이지만, 상황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기후변화로 폭염, 집중호우, 한파 등 이전에 경험한 적 없는 이상기후는 잦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지독했던 올여름이 어쩌면 앞으로 이어질 여름 중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수도 있다. 기후가 재난이 되는 시대. 폭염, 폭우, 한파와 같은 이상기후는 외면과 고립과 맞물려 낮은 곳을 더 집요하게 파고든다. 재난이 아래로만 향하지 않도록 하는 건 다른 사회구성원들의 관심은 물론 에너지 빈곤층에 대한 지원, 폭염 시 작업중지권의 법제화 등과 같은 정책적 안전망이 아닐까. 그래서 ‘여름’이나 ‘겨울’도 쪽방촌 그 노인이 좋아할 수 있는 계절이 됐으면, 아니 두려워하지 않을 수 있는 계절이 됐으면. 홍인기 사회부 기자
  •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의정갈등·문해력 기획 눈길… 통계·예산 기사, 다각도 분석 필요 [독자권익위]

    ‘문해력 위기’ 심층기획 사례 공감별도 섹션 만들어 향상시켜 볼 만의정갈등 기획, 현장 목소리 잘 담아배경과 문제점부터 해법까지 제시딥페이크 보도는 시의적절했지만시리즈로 원인·대안까지 짚었어야글로벌 인사이트 연재물은 ‘보석’‘혈세 삼킨 공공앱’도 강점 잘 살려통계 함정 잘 파악해야 왜곡 없어예산안도 자료 전달 그쳐선 안 돼12일자 ‘진화론을…’ 칼럼 날카로워복잡한 쟁점, 그래픽으로 시각화를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컨퍼런스하우스 달개비에서 제178차 회의를 열고 9월 한 달 동안의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논의했다. 회의에는 김영석(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명예교수) 위원장과 김재희(김재희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윤광일(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재현(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과 석사과정), 최승필(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진재(한국갤럽 이사) 위원이 참석했다. 위원들은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등을 다룬 서울신문의 여러 기획 기사가 돋보였다고 칭찬했다. 국제 소식을 깊이 있게 다룬 ‘글로벌 인사이트’에 대해서도 “보석 같은 기사”라고 평가했다. 딥페이크(허위 영상물) 성범죄, 미국 금리 인하,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원인과 대책을 담은 심층 보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보도에 활용되는 각종 통계와 예산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각도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위원들의 주요 의견이다. 김재희 10일자 ‘아이들의 문해력이 위험하다’ 기획이 9월 기사 중 가장 좋았다. 요즘 아이들이 쇼트폼이나 유튜브 등에 노출돼 문해력이 떨어진다는 보도는 그간에도 많았다. 이 기획에서는 교사 20명을 심층 인터뷰해 생생한 학교 현장에서의 고민들을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문해력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혼란과 학업 수행에 미치는 영향이 잘 드러났다. 교사들이 느끼는 구체적인 어려움과 사례가 담겨 있어서 공감이 가는 기사였고 설득력도 컸다. 문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획 보도는 물론 별도의 섹션을 만들어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2일자 2면의 ‘해외 플랫폼에 연예인 딥페이크, 한국 가수 최다 표적 됐다’와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가 눈에 띄었다. 두 기사 모두 시의적절하게 허위 딥페이크 성범죄 현황과 문제점을 잘 보여 줬다. 특히 ‘딥페이크 가해자 잡은 선생님’ 기사는 실제 초등학교 교사인 딥페이크 성범죄 피해자가 어떤 방식으로 가해자를 특정해 잡을 수 있었는가에 대한 생생한 사례였다. 왜 경찰이 아닌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를 특정할 수밖에 없었는지와 관련한 사법제도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다만 딥페이크 범죄의 특수성, 현행법의 문제점, 기존 디지털 성폭력과 다른 점 등을 종합해 분량이 더 늘어났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문제를 다룰 때는 현행 법률 조항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설명하고, 왜 법적으로 충분하지 않은지를 지적해야 한다. 허진재 3일자부터 시작한 ‘출구 없는 의정 갈등, 길을 묻다’ 시리즈는 시의적절한 보도다. 단순히 의대 증원 문제뿐만 아니라 의료 개혁 전반에 대해 이해를 높이는 내용이 많았다. 지금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도 심도 있게 짚었다. 지역 공공병원장, 응급실 등 의료 현장에 있는 의료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문제점과 해결책을 직접적으로 제시했다. 인터뷰 대상자 선정도 탁월했다. 의대 증원에 대한 갈등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 외의 부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다. 정부와 국회에서 이 시리즈를 일독했으면 좋겠다. 4일자 ‘혈세 95억 삼킨 공공앱’ 기사는 서울신문의 강점이 돋보인 보도다. 유용성 없는 공공앱으로 인한 예산 낭비를 잘 지적했다. 중앙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만든 앱 5개 중 1개가 폐기 권고를 받은 건 의미 없는 데 돈을 썼다는 얘기다. 국정감사 시즌에 의원실과 협업해 이런 기획을 더 많이 보도하면 좋겠다. 다만 3면에 들어간 ‘주요 폐기 권고 앱’ 그래픽은 앱 개발비나 누적 다운로드 수 등 명확한 기준을 두고 작성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래픽 관련해서 10일자 ‘50일 남은 미 대선 초접전 판세’ 기사에서도 기사 본문과 그래픽의 대의원 숫자가 맞지 않는 실수가 있었다. 최승필 ‘글로벌 인사이트’는 보석 같은 기획 기사다. 지난달 28일자 12면 일본 총리 선거전 보도와 이달 11일자 12면 유럽연합(EU) 경쟁력 제고 전략보고서를 다룬 보도는 시의적절했고, 해당 이슈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시리즈인데 매 회차 기획력과 전문성이 돋보인다. 지난달 29일자 16면 ‘긱워커 쉬었음의 함정, 고용통계 눈 가린다’도 통계의 의미와 맹점을 잘 짚었다. 긱 노동자(중개 플랫폼을 통해 일거리를 구하는 노동자)가 일을 쉬는 경우 실업률 통계에서 빠져 고용지표가 왜곡된다는 점을 잘 지적했다. 통계 관련 기사를 다룰 때 이렇게 부서와 전문가 등을 교차 확인함으로써 해석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설명해 줄 필요가 있다. 그런 면에서 11일자 14면 ‘기혼 남성, 미혼보다 1600만원 더 벌고 미혼 여성, 기혼보다 200만원 더 번다’ 기사에 대한 통계 해석에는 이견이 나올 수 있다. 통계청 과장의 말을 인용해 “남성은 결혼하고 나면 유자녀든 무자녀든 취업률이 높지만, 여성은 자녀 유무에 따라 취업과 소득에 차이가 있다”고 했는데 이렇게만 해석해선 안 된다. 남성은 취업해서 여유가 있으니까 결혼을 했고, 취업한 여성은 굳이 결혼할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자에서는 내년 정부 예산안을 대대적으로 분석했다. 다만 정부 설명에 의존했고 자료를 전달하는 데 그쳐 아쉬움이 남는다. 의료, 저출생, 국방, 재정 등 분야별로 나눠 보도했는데 해당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가 썼다면 더 좋은 기사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또 ‘병장 월급 내년 200만원 시대’라는 제목으로 국방 예산을 단순하게 설명했다. 같은 날 다른 언론에서는 병장과 간부 월급의 역전 현상을 짚었다. 간부는 월급에서 소득세와 건강보험료까지 내야 하며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율이 하락한다는 점까지 덧붙여 이런 현상에 대한 문제점도 짚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광일 19일자 ‘우라늄 시설 이어 탄도미사일… 북, 미 대선 앞두고 복합 도발’ 기사는 3명의 기자가 유기적으로 잘 협조해 북한, 한반도, 미국 상황까지 곁들여 다각적으로 심도 있게 분석했다. 심층 분석의 전문성도 있었고 한미일 공조 움직임 등도 제대로 담겼다. 단순히 미사일을 쐈다는 기사로 끝나지 않아서 좋았다. 9일자 5면의 ‘국민연금 개혁 급물살’ 기사는 박수영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과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인터뷰해 한 면에 나란히 썼다. 여야의 정책 대결을 부각시킨 바람직한 시도로 보인다. 여야의 정책이 극명하게 차이 나는 점을 지면으로 잘 담아 냈다. 다만 여야의 쟁점이 무엇인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논거는 무엇인지를 그래픽 등 시각적으로 더 잘 보여 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11일자 20면 ‘용산 출신 에이스 과장도 떠난다, 공직사회 허리까지 휘청’ 기사는 이른바 X세대가 공직을 떠났다는 사례만 나열돼 있다. 의사결정하는 직급과 실제 일하는 직급 사이에 X세대가 있는데, 이게 문제라는 대목만 있다. 이들의 이탈이 문제라고 하면 그 문제점을 좀 더 깊이 짚어 줘야 한다. 12일자 데스크 시각 ‘진화론을 거부하는 당신에게’는 과학 전문기자가 쓴 아주 좋은 칼럼이었다. 논란이 된 인권위원장도 굉장히 아프게 읽었을 것으로 보인다. 진화론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시각의 문제가 아닌 과학의 문제라는 점을 잘 알려 줬다고 본다. 이재현 딥페이크 성범죄 보도가 홍수를 이뤘는데 독자 입장에서는 단편적이고 산발적이었다는 느낌이 든다. 관련 보도들을 종합해 시리즈로 묶었으면 더 낫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련 기사 중 해외 처벌 사례를 언급한 부분이 있는데, 이 사례가 긍정적인 영향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지 또 국내 논의에 어떻게 작용할지 등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딥페이크 성범죄를 다룰 때는 왜 10대가 딥페이크 피해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 그리고 10대가 가진 윤리의식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등 근본적인 분석이 포함됐으면 좋겠다. 20일자 18면에 ‘일도 취업 준비도 안 해요, 3년 넘게 쉬는 청년 8만명’이라는 기사는 통계에 대한 비판적인 분석이나 보충 설명이 없어서 아쉬웠다. 청년들의 사회적 문제는 단순히 숫자로만 다루기에는 너무 복잡하다. 기사에서는 ‘청년’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일반 독자들에게 2030세대를 떠올리게 하지만, 실제 통계 속에서는 15세에서 29세 대상으로 조사한 청년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 김영석 다양한 뉴스 플랫폼이 경쟁하는 와중에 독자가 서울신문을 선택하게 하려면 결국 심층 보도와 전문 보도가 강화돼야 한다. 예컨대 미국의 금리 인하, 금융투자소득세 등이 우리나라 경제와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심층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또 과학기술 시대에 중국이 앞서 나가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등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닌 우리가 당면한 큰 문제에 대한 기획 기사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내년 엄마 칠순이라 가족여행 가기로 했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 사망 유족 끝내 눈물

    “내년 엄마 칠순이라 가족여행 가기로 했는데…” 문화재 발굴 현장 사망 유족 끝내 눈물

    무너진 흙더미에서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지난 7월 2일 제주시 구좌읍 문화재 표본조사 현장에서 작업중인 2명의 노동자가 매몰되는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하반신까지 매몰된 70대 남성 노동자는 생존했고 60대 여성 노동자는 심정지 상태로 구출됐지만 닷새 만인 7월 6일 끝내 사망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는 25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민노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문화재 발굴조사는 학술목적 뿐만 아니라 매장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필수적인 절차다. 이번 사고는 제주시청이 구좌읍 상도공원을 추진하면서 문화재 조사업체와 용역계약을 맺고 진행하던 중 발생한 중대산업재해”라며 “검찰,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어느 때보다 무거운 마음으로 철저한 진상조사와 원청의 책임소재를 분명히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엄마(69)를 잃은 딸이 회견문을 읽어내려가는 순간 모두 숨죽이고 눈시울을 붉혔다. 막내딸이라고 밝힌 김모씨는 “엄마는 6남매의 장녀로 8살 때 외할머니를 대신해 그 어린 나이 때부터 집안 살림을 도맡아했다”며 “늘 밤잠까지 쪼개가며 쉴새 없이 ‘재봉사(미싱)’ 일을 하시며 힘든 삶을 사셨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지난 7월 2일 매몰사고가 일어난 이후 시간이 멈춰버렸다는 김씨는 그 날 오전 10시에도 엄마랑 전화통화를 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그게 이 생에서 엄마와의 마지막 통화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엄마는 이미 중환자실에 옮기신 상태였고 다음 날 저녁에야 겨우 면회를 할 수 있었다. 의식 없는 엄마가 어떤 모습이라도 좋으니 깨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지만 엄마는 뇌사 판정을 받으시고 사고 발생 후 4일이 지난 7월 6일 오후 3시 면회도 제대로 되지 않는 중환자실 차가운 침대에서 홀로 생을 마감했다”고 전했다. 김씨는 “엄마가 내년 칠순이시라 우리 가족이 처음으로 여행도 가기로 했고, 평생 자기 집 한번 가져본 적 없는 엄마가 자기 명의 집도 장만하려고 했는데…”라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 코로나 이후 미싱 일 손님들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엄마는 노인 일자리로 문화재 발굴 일을 했다”면서 “실제로 엄마보다 나이가 많은 70, 80대도 그 일을 한다고 했고 노인일자리라 당연히 안전이 보장된 환경인 줄 알았다”고 했다. 그러나 “엄마의 사고 현장을 가 보고 나서 한눈에 봐도 2m가 넘어 보이는 직각 구덩이, 경사면 하나 없이 수직으로 판 구덩이, 안전장치는 하나도 없고 흙이라도 무너지면 작업자들이 뛰어서 도망갈 공간조차 확보되지 않은 좁은 폭의 구덩이를 보고 정말 기가 막혔다”고 토로했다. 발굴업체는 깊이가 1.5m였고, 그 날 비가 오지 않아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작업을 했다는 말과는 달리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2.5m가까이 수직 굴착에 안전계획서 없이 임의로 작업을 시행한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김씨는 “시청이 발주처인데 어떻게 최소한의 안전조치조차 되어 있지 않은 상태로 일을 할 수가 있는 건지 모르겟다”고 호소한 뒤 “문화재발굴 조사 관련 매뉴얼에도 발굴허가 신청시 안전관리계획서를 제출하게 되어 있고, 그만큼 사람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는 있는 사고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현장임을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며 “발주처인 시청에 어떠한 책임도 묻지 않는다면 국가나 지자체에서 도급하는 공사들은 아무런 통제 없이 행해질 것이고, 우리 엄마와 같은 사고는 반드시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경찰과 근로감독관은 그동안 이런 사례 없다며 아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시청 측 대상으로 입건은 커녕 참고인 조사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그럼 중처법은 민간기업들만 이행하라고 만든 거냐”고 울분을 터뜨렸다. 민주노총 제주본부측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85일이 되었지만 경찰과 고용노동부의 조사는 더디기만 하다”며 “그러나 이미 사고의 원인과 책임소재는 자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인 안전조치만 이뤄졌더라도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며 “이 사업을 발주한 원청 제주시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환 민주노총 제주본부장은 “문화재 조사 현장에서 지난 5년간 똑같은 사고가 수차례 발생했다. 5년간 10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12명이 부상을 입었다”며 “그런데 지난 11일 경찰은 용역업체 관계자 2명만 송치했다. 원청인 제주시 책임은 없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경찰은 문화재 조사 업체 관계자 2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 조태열 장관,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사도광산 세계유산 후속 조치 관심” 요청

    조태열 장관,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사도광산 세계유산 후속 조치 관심” 요청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4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만나 일본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관련 후속 조치에 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으냐 이날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과 면담하고 한국과 유네스코의 협력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며 사도광산 문제를 언급했다. 외교부는 지난 7월 일제강점기 강제노역 시설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두고 일본 측과 협의하면서 일본이 사도광산에 조선인 강제노역뿐 아니라 ‘전체 역사’를 담으라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측 권고를 수용하고 조선인 노동자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와 추도식 매년 개최 등의 조치를 하기로 하자 등재 결정에 동의했다. 다만 당초 매년 7~8월쯤 사도섬에서 사도광산 노동자 추도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지만 아직 올해 일정이 확정되진 않았다. 조 장관은 또 한국과 유네스코가 지난 5월 최초로 한·유네스코 정책협의회를 열어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체계화하고 있다고 평가하며 한국이 유네스코에 대한 기여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오는 10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의 세계시민교육상 제정 추진에도 협조를 당부했다. 아줄레 사무총장은 한국이 세계시민교육 및 아프리카 직업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네스코의 활동을 지원해 온 데 대해 사의를 표명하고, 지속적인 협력을 희망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 독일 극우 양파재벌, 벨라루스 정치범 노예로 부렸다

    독일 극우 양파재벌, 벨라루스 정치범 노예로 부렸다

    독일 작센주의회 극우 독일대안당(AfD) 소속 의원이자 ‘양파 재벌’로 알려진 요르크 도르나우(53)가 벨라루스에 있는 자신의 양파 농장에서 정치범들을 강제로 동원했다고 벨라루스 지역 독립 언론이 보도했다. 지역 독립언론 리폼뉴스(Reform.news)는 24일(현지시간) 도르나우 의원이 벨라루스에 본사를 둔 농업 회사인 지불카벨(Zybulka-Bel)의 농장에서 정치적 위법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은 벨라루스인을 고용하기 위해 지역의 범죄자 고립 센터와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받은 뒤 야당과 시민단체에 대한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면서 대대적인 사법 수사를 벌여 투옥시켰다. 도르나우 농장의 노동자 중 한 명은 2024년 2월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누른 혐의로 구금된 이후 하루에 약 5유로를 받고 양파를 분류하는 일을 했다고 리폼뉴스에 말했다. 그는 오전 7시에 아침 식사를 하고, 오후 8시에 일이 끝날 때까지 음식이나 물을 전혀 먹지 못하는 등 힘든 근무 환경을 설명했다. 그가 먹은 유일한 음식은 자신이 재배한 양파였다. 이어 “끔찍한 지하실로 옮겨져서 일을 하게 됐다”면서 “사람들이 옷으로 둘러맸지만, 너무 추워서 손과 발이 얼어 붙었다”고 말했다. 수감자들은 양파 농장 관련 노동은 강요되지 않았고,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교도소 유지 관리 비용에 쓰일 예정이었다. 보도에 따르면 도르나우 의원은 최소 한 번은 양파 농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직접 만났다고 한다. 한 수감자는 “저는 도르나우 의원을 직접 본 적 있다”면서 “그는 키가 크고 대머리였다”라고 신체적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독일 번호판을 단 차를 타고 한 번 왔다”면서 “회사 직원들과 함께 양파를 따고 있던 대피소로 들어왔다”고도 했다. 매체는 도르나우 의원에 여러 차례 논평 요청을 했지만 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2019년부터 동독의 작센주 의회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인 AfD를 대표해 왔으며, 루카셴코 대통령이 철권 통치하는 친러시아 독재 국가인 벨라루스에서의 사업으로 인해 비난을 받아왔다. 도르나우 의원은 지난달 작센주의회에서 지불카벨 양파 농장에 대해 자신의 개입 사실을 밝히지 않은 혐의로 2만 862유로의 벌금을 내라는 명령을 받았다. 이 회사는 2020년 10월 벨라루스에 등록됐는데, 당시 민주화 시위가 나라를 뒤흔들고 있었다. 벨라루스 인권 단체인 비아스나는 이날 벨라루스에 1300명이 넘는 정치범이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는 수년에 걸쳐 유럽연합(EU)의 제재를 받았고, 가장 최근에 받은 제재는 지난 8월 내부 탄압과 인권 침해로 인한 제재였다.
  • 이경숙 서울시의원, 1138번 2대 증차로 도봉구 교통편의 개선

    이경숙 서울시의원, 1138번 2대 증차로 도봉구 교통편의 개선

    도봉구 창동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개선될 예정이다. 이경숙 서울시의원(국민의힘·도봉1)은 “다음달 21일부터 1138번 버스가 2대 증차 운행되어 창1동 주민들의 교통 편의가 개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시는 1138번 배차간격 개선을 위해 ‘여객자동차운송사업 개선명령’을 흥안운수에 통보했다. 기존 중복노선이 많은 노선 차량 2대를 감차하고 1138번에 2대 증차한 것이다. 1138번은 상계4동에서 수유역을 잇는 노선으로, 배차간격은 최소 17분에서 28분이다. 이번 노선 조정으로 12분으로 단축된다. 변경전 대비 약 8분 단축됐다. 이 의원은 “1138번은 창동주공3단지에서 강북권을 잇는 유일 노선”이라며 “배차간격도 길어 수유역 등 강북권으로 이동하는 데 큰 불편을 겪어왔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1138번은 창동주공3단지(2856세대), 서울가든아파트(160세대)를 운행하는 유일 노선이다. 그러나 비첨두시간 배차간격은 30분 이상, 퇴근시간 배차간격은 25분 이상으로 한 번 버스를 놓치면 환승을 하지 못하는 등 창1동 주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왔다. 이 의원은 “창1동 구간 외에도 당고개역부터 수유역까지 지하철 4호선과 유사한 노선인 1138번의 새벽 첫차 시간은 새벽 4시 30분”이라며 “이때 아파트 경비원, 청소노동자 등이 이용하며 서민 노선으로 불리는 만큼 이번 노선 조정을 이뤄내 기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의원은 “후반기에도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지역 교통 현안을 해결하겠다”며 “시민 중심의 의정활동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덧붙였다.
  • 자유 만끽하며 양식으로 억대 연봉… “바닷가에선 망할 일 없어요”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자유 만끽하며 양식으로 억대 연봉… “바닷가에선 망할 일 없어요” [대한민국 인구시계 ‘소멸 5분전’]

    ‘섬에 가서 돈 자랑 말라.’ 바다 양식업을 하는 어민들을 두고 하는 표현이다. 과거 ‘배 한 척만 있으면 부자’라는 말도 있었으나 요즘은 양식업이 대세다. 자리잡을 때까지 적지 않은 비용과 경험이 필요하지만 어느 단계를 지나면 목돈을 고정적으로 손에 쥘 수 있다. 30여년 전 전남 고흥군 시산도에 정착한 이상률(46) 어촌계장은 김 양식으로 한 해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며 만족스러운 어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김 작업은 11월에 시작해 이듬해 3~4월 수확하는데 지난해에는 김 양식이 호황을 누리면서 20억원 이상 소득을 올린 사람도 있다”고 했다. 시산도는 금산면 오천항에서 철부선으로 20분가량 걸린다. 120여 가구가 살고 있다. 30대 청년들도 대여섯 명 있어 활기가 넘친다. 본격적인 김 작업 시기에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300여명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와 작은 섬이 북적거린다. 시산도 김 양식장은 4000㏊ 규모다. 주민 36명이 지분을 나눠 소유하고 있다. 3~4년 전부터 물김 시세가 오르기 시작했다. 120kg 한 망당 10만원 하던 게 지난해에는 40만원까지 올랐다. 수입이 높다 보니 젊은 사람들의 관심이 부쩍 늘었다. 김 양식뿐 아니라 돌미역, 톳 등을 채취하면서 얻는 수입도 짭짤하다. 이 계장은 “인근 소록도나 거금도에 다리가 생겨 육지로 외출하기 한결 수월해졌지만 아무래도 어느 정도 불편은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강화에서는 해운정 남궁현준(69) 대표가 왕새우 양식으로 한 해 7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다. 서울에서 신발과 식료품 공장 등을 운영하던 그는 1996년 고향인 강화군 양도면으로 귀향해 왕새우 양식업에 도전했다. 강화에서 토착화한 왕새우는 본래 열대어종인 ‘흰다리 왕새우’다. 초기에는 하와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치어를 수입해 개량을 거듭해 왔다. 요즘 출하하는 왕새우는 하와이나 동남아산보다 살이 더 단단하고 쫄깃하다. 왕새우는 15㎝ 길이까지 성장하고, 마리당 무게는 30g 전후다. 요즘엔 없어서 못 팔 정도다. 바닷가에서 펜션업과 취미 생활을 하며 인생 2막을 즐기는 사례도 있다. 전직 신문기자였던 조동식(62)씨는 인천 옹진군 대이작도에서 꿈같은 섬 생활을 즐기고 있다. 손님이 없는 평일에는 일산에서 목공예 공방을 운영하고, 주말이나 휴가철엔 대이작도로 들어간다. 그는 “누구의 간섭 없이 경치 좋은 섬과 도심에서 하고 싶은 일을 맘껏 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서울에서 개인 사업을 하다 강원 양양 바닷가로 8년 전 이주해 셰프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오래전부터 조용한 바닷가 생활을 꿈꾼 박종순(55)씨는 지인의 식당 건물을 임대해 해변가에서 음식점을 영업 중이다. 여름 한철 장사로 1년을 먹고 살 만큼 장사가 잘된다. 박씨는 “감각이 조금만 있으면 바닷가에서 망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귀어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귀농은 작목 선정에서 파종, 수확까지 평균 3년 이상을 기다려야 하지만 김 등 해조류는 5개월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인천, 경기, 강원 등 전국 대부분 광역지자체들은 젊은 어업인들의 성공적인 귀어를 돕기 위해 5주 정도의 귀어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 보잉 4년간 임금 30% 인상 제안했지만, 노조 투표 거부

    보잉 4년간 임금 30% 인상 제안했지만, 노조 투표 거부

    미국 항공기 제조사 보잉이 파업 중인 노동조합에 4년간 30%의 임금 인상을 포함한 새 노사합의안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보잉 노조가 지난 12일 부결한 25% 잠정 합의안에서 인상폭을 더 높인 것이다. 보잉 사측이 북미 지역 산별 노조인 ‘국제기계공·항공우주노동자연맹’(IAM CORE) 내 보잉 지부인 751지구 임원들에게 보낸 서한에 따르면, 사측은 오는 27일까지 노동자들이 제안을 수락하면 30% 임금 인상과 더불어 상여금을 원안대로 복구하고, 퇴직금 지급 조건을 개선하고, 복리후생을 6000달러로 두 배로 늘리겠다고 제안했다. 이번 단체 파업은 당초 노사가 목표로 했던 ‘4년간 40% 임금 인상’ 목표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뜻을 밝히면서 시작됐다. 파업 직전 보잉과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은 4년 간 25%의 임금을 인상하고, 4년 계약 기간 동안 신형 항공기가 출시되면, 시애틀 지역에서 항공기를 추가 생산하겠다는 약속을 담고 있었지만, 지난 12일 실시한 투표에서 노조원 90% 이상 반대로 부결됐다. 노조는 4년간 임금 40% 인상과 성과 상여금 복원을 요구했다. 보잉이 파업을 끝내야 한다는 압박은 커지고 있다. 보잉은 올해 1월 운항 중인 737 맥스9의 기체 도어 패널이 비행 중 떨어져나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교외의 공장 등이 가동을 중단해 ‘737 맥스’ 모델 생산이 지연되고 있다. 여기에 파업까지 길어지면 수십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미 긴축된 회사 재정은 더욱 어려워지고 신용등급은 하향 조정될 위기에 처해 있다. 하지만 보잉 노조 IAM 751지구는 이 제안에 대해 새로운 투표를 실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제안은 27일까지 노조 조합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노동조합은 보잉사의 베스트셀러인 737 MAX와 기타 제트기를 제작하는 노동자들을 대표한다. IAM 751 지부 협상 대표인 존 홀든은 “기술적으로 우리는 어차피 며칠 안에 3만 3000명을 투표를 통해 동의를 받아 낼 능력이 없다”면서 “게다가 우리 조합원들이 중요하다고 말한 많은 것들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보잉의 제안이 퇴직자의 은퇴 자금, 임금 인상 문제와 관련된 의제를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2008년 이후 노조의 첫 파업으로 포틀랜드와 시애틀 지역의 보잉 근로자 3만 2000명 이상이 9월 13일 파업에 돌입했다. 보잉사의 상업용 항공기 부문 책임자 스테파니 포프는 “파업 전 노동자들에게 회사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며 “당시 제안한 금액이 그들이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제안”이라고 말했다. 브라이언 브라이언트 IAM 대표는 성명을 통해 “직원들은 보잉 임원진이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사측의 이번 수정 제안을 통해 직원들이 처음부터 옳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잉은 파업 기간 중 비용을 줄이기 위해 채용을 멈추고 수천 명의 미국 직원을 대상으로 휴직을 시작했다. 보잉은 파업 기간 동안 근로자들이 4주마다 1주일씩 휴직을 하는 안을 발표했다. 대규모 휴직은 새 CEO인 켈리 오트버그가 보잉사의 장기 파업에 대비한 움직임인데, 이는 노동자들의 분노로 인해 파업 사태가 장기화 될 수 있을 것이란 신호로 보인다. 북미 지역 산별 노조인 IAM은 최근 공급이 부족한 노동 시장 상황을 이용해 교섭에서 임금 인상안을 이끌어냈고, 주요 조종사, 자동차 노동자 등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의 임금 인상을 약속받았다. IAM은 캔자스주 위치타에 있는 회원 5000명이 항공사 세스나(Cessna) 상업용 제트 항공기 제조업체인 텍스트론이 지난 23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항만 노동조합인 국제항만노동자연맹(ILA)도 오는 30일까지 새로운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원 2만5천 명이 파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 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5% 인상…시급 1만 1917

    부산시 내년 생활임금 5% 인상…시급 1만 1917

    내년 부산시 생활임금이 올해보다 5% 오른 시급 1만 1917원, 월급 249만 653원으로 결정됐다. 부산시는 생활임금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생활임금위원회는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 서울·인천 등 주요 도시 생활임금 인상률, 노동자 가계지출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내년 생활임금을 올해보다 5%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현재까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상률이다. 시에 따르면 이달까지 전국 17개 시·도 중 내년도 생활임금을 결정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충남 등 9곳으로, 전년 대비 인상률은 1~3% 수준이다. 인상한 생활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하며, 시는 이달 중 홈페이지를 통해 결정액을 알릴 계획이다. 내년도 생활임금 적용 대상자는 시·공공기관 및 민간위탁 사무수행 노동자 등 총 3107명이다. 생활임금 인상에 따른 소요 예산은 54억 7000여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부산시 관계자는 “생활임금 적용 기관의 노동조합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고, 생활임금 위원과의 사전 간담회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는 등 심의 절차를 개선한 결과 5% 인상으로 이어졌다. 앞으로도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 [세종로의 아침]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

    [세종로의 아침] 진정성은 말이 아닌 행동에서 나온다

    한중일 문화장관회의 출석차 일본을 방문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 12일 오전 급하게 국회로 불려 왔다. 유 장관이 국회와 일정 협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일본을 방문했다는 이유에서다. 국회 야당 의원들이 이날 오후 2시까지 대정부질문에 참석하라고 강하게 요구했고, 유 장관은 부랴부랴 아침 비행기에 몸을 실어야 했다. 장관이 다른 나라 장관과 약속을 잡아 놓고 직전에 이를 깨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 특히 유 장관이 전날인 11일 기자들에게 “문화장관회의 전 모리야마 마사히토 일본 문부과학성 대신과 만나 사도광산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됐던 터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한국인 노동자 강제동원 역사를 반영하라는 요구를 수용하고 관련 전시물 사전 설치, 노동자 추모식 개최 등을 약속했다. 이에 우리 정부는 등재를 찬성해 줬다. 그러나 일본은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우리 정부가 소극적으로 대처하면서 논란을 불렀다. 이후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가 인사청문회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강제적인가”란 질문에 “논쟁적 사안에는 답변 안 하겠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인의 국적은 일본이었다”는 등 ‘망언’을 쏟아내며 국민의 화를 돋웠다. 이들 발언과 대비해 유 장관의 말은 큰 관심을 받았다. 8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상임위에서 “한일 관계에서 짚어야 할 문제는 꼭 짚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9월 한중일 문화장관 회담에서 다시 목소리를 내겠다”고 했다. 이 발언 후 문체부 관계자를 사석에서 만났을 때 “한일 관계가 개선된 상황에서 일본 장관에게 사도광산에 대한 쓴소리를 하면 대통령실에서 불편해할 수도 있지 않으냐”고 물었다. 이 관계자는 “유 장관의 의지가 예상외로 확고하다”며 “유 장관이 두 번이나 문체부 장관을 해서 그런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 올바른 한일 관계 정립은 유 장관의 소신”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유 장관이 일본 장관을 만나 ‘얼마나 센 이야기를 할까’ 자못 궁금했던 터였다. 일본 정부든, 대통령실이든 상관하지 않고 할 말은 하는 장관의 모습을 보고 싶었던 속내도 있었다. 결국 12일 유 장관이 급하게 불려 오면서 용호성 1차관이 모리야마 대신을 만났다. 문체부는 이후 “용 차관이 사도광산 관련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해 줄 것을 대신에게 당부했다”고 밝혔다. ‘당부했다’고는 했으나 한국 차관이 일본 장관에게 작정하고 항의하거나 요구하지는 못했을 터다. 이후 확인해 보니 유 장관이 부랴부랴 귀국한 것은 국회 야당 의원들의 고집 때문이었다고 한다. 지난 10일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외교·국방장관이 불출석하자 화가 난 의원들이 유 장관 불출석마저 문제로 삼았다는 것이다. ‘국회를 무시하느냐’는 이유 탓에 중요한 만남을 앞두고 결국 중도 귀국 사태까지 일어난 셈이다. 우린 누군가의 진정성을 파악할 때 말에 집중하곤 한다. 그러나 진정성은 행동까지 이어져야 비로소 힘을 얻는다. 입으로는 일본에 항의하라 해 놓고 정작 ‘시답잖은’ 이유로 유 장관을 불러들인 야당 의원들의 태도를 어떻게 봐야 할까. 특히 유 장관 일본 방문을 앞두고 ‘한중일 문화관광 장관회의에서 굴욕적 사도광산 합의를 수정하라고 요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까지 냈던 야당 의원도 있었다. 유 장관도 진정성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차관을 통해 말을 건넸다지만 행동까지 가닿아야 한다. 사도광산 논란은 외교 문제일 뿐 아니라 문화유산이라는 점에서 문체부 산하 국가유산청 관할이다. 사도광산 인근 아이카와 향토박물관 전시시설 문제와 한국인 노동자 추도식,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 참석 등 후속 조치를 이행하는지 점검하고, 미흡하다면 바로잡으라고 일본에 주장해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진정성을 증명하는 장관의 모습을 보고 싶은 건 모두의 마음일 터다. 김기중 문화체육부 차장
  •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연락두절… “저임금에 이탈”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 연락두절… “저임금에 이탈”

    서울시와 고용노동부의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 중 2명이 숙소에서 이탈해 연락이 끊긴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고용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추석 연휴를 맞아 지난 15일 서울 숙소에서 나간 뒤 18일 복귀하지 않았다. 한 달간의 교육을 거쳐 지난 3일부터 일을 시작한 지 약 2주 만이다. 외국인 노동자가 영업일 기준 5일 넘게 무단결근하는 등 소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사업주는 노동청과 법무부에 이탈 신고를 해야 한다. 신고는 오는 26일 이뤄질 예정이다. 이탈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임금 조건에 만족하지 못해 떠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미등록 상태(불법체류)가 되는 것을 감수하더라도 연장 근로를 통해 돈을 더 벌 수 있는 사업장으로 가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이 9월 한 달간 주 40시간을 꽉 채워 일해도 다음달 받게 될 임금은 130만~14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금과 숙소비 등은 뺀 금액이다. 지난달 교육 수당이 제때 지급되지 않은 점도 이탈 이유로 거론된다. 서울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급여 지급 방식을 월급제에서 주급제로 바꾸는 등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방안을 고용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시는 최근 임금 체불 논란에 관해 “8월 6일부터 9월 2일까지의 교육 수당 201만원 중 숙소 비용과 소득세 등을 공제한 147만원 정도가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 ‘3명 사망’ 석포제련소 대표, 중대재해법 첫 구속 기소

    안전조치 소홀 등으로 최근 9개월간 3명의 근로자가 숨진 영풍 석포제련소의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구속 기소됐다. 원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23일 경북 봉화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 박영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영풍 및 하청업체 임직원 등 10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6일 영풍 석포제련소 불순물 탱크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을 맹독성 ‘비소(아르신) 가스’에 노출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60대 근로자 1명이 사고 사흘 뒤 비소 중독으로 숨졌고 3명이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박 대표는 비소 누출 우려가 있는 탱크 교체 작업 관련 위험성 평가를 충실히 하지 않고, 근로자가 비소에 급성 중독된 사례를 보고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영풍 임직원 3명이 아연 정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소 측정 데이터의 삭제를 모의하고 실제로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인멸을 한 정황도 포착했다. 해당 사고 이후에도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 3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지난 8월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안동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산업재해로 석포제련소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15명으로 파악됐다.
  • 英노동당 석 달 새 지지율 ‘반토막’… 복지 삭감·선물 추문에 민심 이탈

    英노동당 석 달 새 지지율 ‘반토막’… 복지 삭감·선물 추문에 민심 이탈

    14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룬 영국 노동당 정부의 키어 스타머(62) 총리가 출범 석 달 만에 복지 삭감 정책과 스캔들 등으로 반 토박 난 지지율을 떠안았다. 노동당 지지자들은 “어떤 정부도 보수당이 14년간 낳은 혼란을 하루 만에 바로잡을 수 없다”고 했지만, 스타머 총리가 1만 6200파운드(약 2880만원) 상당의 의류와 테일러 스위프트 콘서트 입장권 등을 공짜로 받은 ‘선물 추문’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의 일요일판 옵서버는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이 24%로 그의 직무에 반대한다는 응답률 50%보다 낮았다고 보도했다. 지지율과 반대율 격차는 26% 포인트로, 지난 7월 조사 때보다 지지율이 상당히 떨어졌다. 심지어 지난 총선에서 노동당을 지지한 유권자의 3분의1도 최근 두 달 동안 스타머 총리의 직무에 실망감을 보였다. 특히 공공 재정 강화를 위해 올겨울 1000만명의 연금 수급자에게 난방비 지급을 중단하기로 한 정책은 지지율 내림세에 기름을 부었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9일 복지 삭감 계획을 밝히면서 “인기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사람당 200~300파운드(약 35만~53만원) 난방비 삭감 계획에 대해서는 노동당 내부에서도 반발이 일어났다. 15억 파운드(2조 6600억원)를 절약하는 이번 조치를 두고 적절한 영향 평가를 거치지 않았다며 노동당 의원 10명이 연기를 요구했다. 이날 리버풀에서 4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앤절라 레이너 부총리는 “영국의 근본을 고쳐서 성장의 길에 다시 올려놓겠다”고 강조했다. 스타머 총리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노동당 정부는 지난 11주 동안 보수당 정부가 11년 동안 한 것보다 많은 일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처음에는 험한 일부터 할 것”이라며 재정 절약과 함께 근로자에 대한 세금 감면 혜택을 이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노동당은 다음달 의회에 최저임금 인상안과 제로 시간 고용계약 금지안을 상정하겠다고도 밝혔다. 제로 시간 고용계약은 우버 택시 운전사처럼 고용주가 최소 근무시간을 보장하지 않는 임시 계약을 의미한다. 하지만 노동당의 이런 노동자 보호정책은 ‘선물 추문’으로 빛이 바랬다. 노동당의 거액 기부자이자 미디어 재벌인 와히드 알리는 수천만원어치 옷과 안경, 콘서트와 축구 경기 입장권 등을 스타머 총리에게 선물했다. 총리는 이런 선물을 처음에는 공개하지 않았다가 이후 기부금으로 제대로 등록하지 않아 논란을 낳았다. 지난달 영국의 국가 부채는 국내총생산(GDP)과 맞먹는 역사적 수준으로 치솟았다. 스타머 총리는 연료비가 없어 벌벌 떠는 1000만명의 원성을 뚫고 대영제국의 재건이란 약속을 지켜야 하는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 청주 여관 방화 3명 숨지게 한 40대 구속

    청주 여관 방화 3명 숨지게 한 40대 구속

    자신이 묵던 여관에 불을 질러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40대 남성이 구속됐다. 청주지법 김승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현주건조물방화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A(48)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지난 21일 오전 1시 46분쯤 청주시 상당구 남주동의 한 여관 출입문 근처에 있던 단열재에 불을 붙여 투숙객 3명을 숨지게 한 혐의다. 범행 당일 A씨는 놓고 간 짐을 찾기위해 여관으로 돌아왔으나, 3층에 있던 자신의 방문이 잠겨있자 화가 나 불을 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전날은 27만원의 월세를 내지 못하면 자진 퇴거하겠다고 여관 주인과 약속했던 날이다. 숨진 3명은 모두 일용직 노동자들이다. A씨와 함께 여관에서 장기간 투숙해왔으나 특별한 친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 ‘4명 사상’ 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 구속 기소…중대재해법 이후 첫 사례

    ‘4명 사상’ 영풍석포제련소 대표이사 구속 기소…중대재해법 이후 첫 사례

    안전조치 소홀 등으로 최근 9개월 간 3명의 근로자가 숨진 영풍 석포제련소의 대표이사 등 경영진이 구속 기소됐다. 원청 대표이사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구지검 안동지청은 23일 경북 봉화 석포면 영풍 석포제련소 박영민 대표이사를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배상윤 석포제련소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으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 이와 함께 영풍과 하청업체 임직원 등 10명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6일 영풍 석포제련소 불순물 탱크 교체 작업을 하던 근로자 4명을 맹독성 ‘비소(아르신) 가스’에 노출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고로 60대 근로자 1명이 사고 사흘 뒤 비소 중독으로 숨졌고, 3명이 상해를 입었다. 검찰은 “박 대표이사는 비소 누출 우려가 있는 탱크 교체작업 관련 위험성 평가를 충실히 하지 않고, 근로자가 비소에 급성 중독된 사례를 보고 받고도 별다른 조치를 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또 영풍 임직원 3명이 아연정제 공정에서 발생하는 비소 측정 데이터의 삭제를 모의하고 실제로 데이터를 삭제하는 등 조직적인 증거 인멸 정황도 포착했다. 해당 사고 이후에도 석포제련소에서는 지난 3월 냉각탑 청소 작업을 하던 하청 노동자 1명이 사망했고, 지난 8월에는 하청 노동자 1명이 열사병으로 숨졌다. 안동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1997년 이후 산업재해로 석포제련소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총 15명으로 파악됐다. 한편 박 대표 등은 지난달 29일 구속됐다. 중대재해법 위반 혐의로 대표이사가 구속된 건 수원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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