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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남미] “성 소수자에 취업 및 화장실 선택권 보장” 브라질 입법 추진

    [여기는 남미] “성 소수자에 취업 및 화장실 선택권 보장” 브라질 입법 추진

    트랜스젠더의 민간기업 취업을 보장하는 제도의 도입이 브라질에서 추진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동자당 출신인 브라질 하원의원 알레산드르 파질랴는 최근 민간기업에 트랜스젠더의 고용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파질랴 의원은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사회로 나오는 트랜스젠더가 취업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힘들다"면서 법안을 냈다. 그의 법안이 수정 없이 통과된다면 앞으로 브라질에서 국가로부터 보조금을 받거나 정부조달 계약을 맺는 기업 중 종업원이 100명 이상인 기업은 트랜스젠더를 의무 고용해야 한다. 법안은 트랜스젠더 고용 비율을 전체의 최소 3%로 규정했다. 종업원 100명이라면 적어도 3명은 트랜스젠더이어야 한다. 이렇게 고용된 트랜스젠더에겐 특수성을 고려한 다양한 혜택도 주어진다. 우선 트랜스젠더는 자신이 원하는 이름으로 호칭될 권리를 보장받는다. 남자에서 여자로 성을 전환했지만 아직 법률상 남자이름을 갖고 있는 경우 트랜스젠더 종업원은 법률적 남자이름이 아니라 자시인 선택한 여자이름으로 불릴 수 있다. 화장실 선택권도 보장된다. 기업은 남자에서 여자가 된 트랜스젠더에게 여자화장실 사용을 금지할 수 없다. 파질랴 의원은 법안을 발의하면서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근절하고 트랜스젠더에게 반복되는 불행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법 제정이 반드시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다수 트랜스젠더는 어릴 때 집에서 쫓겨난다"면서 "기본적인 교육도 받지 못하고 사회로 나오는 트랜스젠더 대부분은 섹스산업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선 제도적으로 일자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안에 대해 브라질 성소수자(LGBT)협회는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브라질 LGBT협회장 심미 라라트는 "브라질의 성소수자 수를 볼 때 트랜스젠더를 위해 3% 쿼터는 최소한의 일자리 보장 장치"라면서 "보수 쪽의 반대가 극심하겠지만 투쟁을 통해 반드시 법률 제정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자료사진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이춘재 누명 쓴 동생 매질 또 매질… 결국 암 생겨 27세에 떠나”

    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당시 20세)군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없는 동생이었다. “그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 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 하는 거예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강제 추행 누명 씌워 집유… 3개월 독방 수감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 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 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 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 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 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 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 분)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 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한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윤씨, 진범 이춘재 중학교 급우로 기억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밖에 없었는데 그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어머니 동네서 13차례 칼에 찔려… 수법 유사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 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 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 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 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 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때 혈안이 돼 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인권변호사 대통령님, 답해 주세요” 부산서 34일 걸어서 靑에 간 김진숙

    “인권변호사 대통령님, 답해 주세요” 부산서 34일 걸어서 靑에 간 김진숙

    “노동인권 변호사가 대통령인 나라에서 왜 아직도 노동자들은 굶고, 해고되고, 싸워야 하는가. 그 대답을 듣고 싶어 34일을 걸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7일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400㎞를 걸어 청와대 앞에 섰다. 지난해 12월 30일 부산 호포역에서 복직과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도보 행진을 시작한 지 34일 만이다. 푸른색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은 채 ‘노동 존중 사회는 어디로 갔습니까’라고 적힌 부채를 들고 도착한 김 지도위원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자신을 위해 48일째 단식을 이어 온 김우 권리찾기유니온 활동가,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 수석부지부장과 포옹하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김 지도위원은 서울 종로구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님, 함께 싸워 온 당신이 촛불의 힘으로 대통령이 된 후에도 여전히 해고자로 남아 있는 내가 보이느냐”며 “약속들이 왜 지켜지지 않는지 묻고 싶어 천리길을 걸어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다. 그는 “페미니스트 정권에서 왜 여성들은 가장 먼저 잘리며, 가장 많이 죽어가는가”라면서 “일자리를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정권에서 대우버스, 한국게이츠,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왜 무더기로 잘리고, 쌍용자동차와 한진 노동자들은 왜 여전히 고용불안에 시달리는가”라고 말했다. 앞서 김 지도위원은 1986년 어용노조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한 뒤 회사에서 해고당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는 2009년 11월과 지난해 9월 사측에 복직을 권고했고,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도 복직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냈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노사교섭에서 사측이 복직 대신 위로금만 지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교섭이 결렬됐다. 노사는 8일 다시 만날 예정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국민의힘 보좌진, 정당 첫 노조 추진

    국민의힘 보좌진, 정당 첫 노조 추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 면직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정당 최초로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박준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보좌진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보협은 조만간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그동안 각 정당의 사무처 노조는 있었지만 보좌진 노조는 결성되지 않았다. 의원 1인당 최대 9명인 보좌진은 별정직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상 신분 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노조 설립이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회의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상시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보좌진 노조가 출범하면 사용자 격인 국회사무처와 개별 의원을 상대로 최소 면직 30일 전에 해고를 통보하도록 하는 ‘면직 예고제’ 등 직업안정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류 의원에 대한 논란 속에 보수 정당 소속 보좌진이 첫 노조 설립을 이끈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보협은 지난 5일 류 의원을 향해 “그간 국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꼰대”라며 “해고 노동자 출신인 류 의원이 해고 이유가 노동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싸워 온 전형적인 사측 입장으로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힐난했다. 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은 “노동·여성·인권 등은 정의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보수 정당인 우리가 먼저 보좌진 노조 설립을 외치고 있으니 국회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보협의 노조 추진에 대해 “당연한 권리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국보협이 류 의원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명서를 보니 수행비서일은 ‘아이 셋 엄마’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명시했던데, 한숨이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가진 여성관이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류호정 논란’ 속 국민의힘, 보좌진 노조 설립 추진

    ‘류호정 논란’ 속 국민의힘, 보좌진 노조 설립 추진

    정의당 류호정 의원의 전직 수행비서 면직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이 정당 최초로 노동조합 설립에 나서 눈길을 끈다. 박준수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보좌진의 권익과 복지 향상을 위해 노조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국보협은 조만간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그동안 각 정당의 사무처 노조는 있었지만 보좌진 노조는 결성되지 않았다. 의원 1인당 최대 9명인 보좌진은 별정직공무원으로 국가공무원법상 신분 보장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노조 설립이 쉽지 않았고, 이로 인해 국회의원의 주관적 판단에 따른 상시해고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보좌진 노조가 출범하면 사용자 격인 국회사무처와 개별 의원을 상대로 최소 면직 30일 전에 해고를 통보하도록 하는 ‘면직 예고제’ 등 직업안정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류 의원에 대한 논란 속에 보수 정당 소속 보좌진이 첫 노조 설립을 이끈 점도 주목하고 있다. 국보협은 지난 5일 류 의원을 향해 “그간 국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꼰대”라며 “해고 노동자 출신인 류 의원이 해고 이유가 노동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싸워 온 전형적인 사측 입장으로 심각한 자기부정”이라고 힐난했다. 한 국민의힘 소속 보좌진은 “노동·여성·인권 등은 정의당의 근간이 되는 가치였는데, 지금은 정반대로 보수 정당인 우리가 먼저 보좌진 노조 설립을 외치고 있으니 국회도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정의당 관계자는 국보협의 노조 추진에 대해 “당연한 권리이고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했다. 다만 국보협이 류 의원 사퇴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성명서를 보니 수행비서일은 ‘아이 셋 엄마’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명시했던데, 한숨이 나왔다”며 “국민의힘이 가진 여성관이 어떤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 주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미얀마 여성 희망에서 ‘인종청소’ 배신자로…아웅산 수치의 삶 [김정화의 WWW]

    “노벨 평화상은 가택 연금 시절 현실에서 벗어나있던 나를 더 넓은 인간 공동체로 이끌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국제 사회가 미얀마의 투쟁에 관심을 갖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잊히지 않을 것입니다.” 2012년, 아웅산 수치(76) 미얀마 국가고문은 노벨평화상 수락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군부 독재를 향한 그의 투쟁과 비폭력 저항을 기리기 위해 상을 수여한 지 21년 만에 이뤄진 연설이었다. 1991년 당시 가택 연금 상태였던 수치를 대신해 남편과 두 아들이 수상하는 상징적 장면에 전 세계가 미얀마를 주목했다. 30년이 지난 오늘, 미얀마의 민주주의는 수치와 함께 다시 암흑으로 빠져들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며 수치는 또 구금됐다. “민주주의와 인권이 모든 사람의 타고난 권리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건 행운”이라고 했지만, 군부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하고 결국 자유를 빼앗긴 그의 삶을 돌아봤다.독립영웅 딸에서 민주화 투사로…여성 지도자로 주목익히 알려진 대로 수치는 독립 영웅 아웅산 장군의 딸이다. 영국 식민 통치에서 미얀마를 해방시킨 아웅산 장군은 독립 직전인 1948년 암살당했다. 이후 인도와 영국을 오가며 공부하고, 미국 뉴욕 유엔(UN) 본부에서 일하던 수치가 고국으로 돌아간 건 1988년이다. 미얀마는 1962년 네 윈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켜 군부정권이 수립된 뒤 계속 군사 통치가 이어지고 있었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이 군부의 총칼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고 그는 일생의 싸움을 시작했다. 독립영웅의 딸로서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고, 군부의 가장 큰 위협이 됐다. 1989년부터 2010년까지 15년 가까이 가택 연금으로 탄압받은 게 그 결과다. 민주주의 제도는 물론 인권 의식조차 높지 않은 미얀마에서 수치는 한줄기 빛이었다. 포악한 군부에 대항해 비폭력 투쟁을 이어가며 저항 의식을 고취시켰다는 점에서 “힘없는 자의 힘을 보여준 사례”로 칭송받았다.여성 지도자가 흔치 않던 1990년대 국내외 여성에게도 희망이었다. 유엔이 정한 세계 여성의 해 20주년이던 1995년, 유엔 산하기구 여성지위위원회(CSW) 주최로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세계여성대회에서 수치는 여성의 세계무대 진출을 강조했다. 그는 “여성은 수천년 동안 타인을 양육하고, 보호하고, 돌보는 일에 헌신했고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갈등 상황에서 가장 많은 고통을 겪은 건 항상 여성과 어린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세상에 빛을 가져오는 건 남성의 특권이 아니다. 동정심과 희생정신, 용기와 인내를 가진 여성은 편협함과 증오, 고통과 절망의 어둠을 없애기 위해 많은 일을 했다”고 밝혔다. 2011년 페미니스트 다수 재단(FMF)의 엘리너 루스벨트 세계 여성인권상을 받았을 때는 “우리 세상에서 여성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는다. 여성이 직장에서 일할뿐 아니라 가정의 기둥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해 환호를 받았다. 그는 “모든 여성이 잠재력을 발휘할 때까지 협력하고, 자매애를 쌓으며 함께 일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군부 ‘악마와의 계약’…소수민족 탄압에 비난 쇄도 2015년 총선에서 마침내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 민족동맹(NLD)이 압승하고, 이듬해 문민정부가 들어서며 미얀마 시민의 투쟁은 빛을 보는 듯했다. 하지만 2016년 4월 ‘국가고문’으로 실질적인 지도자가 된 이후 수치의 행보는 과거 몸 바친 인권 운동가의 그것이 아니었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계속 군부와 관계를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수많은 비판을 받았다.미얀마 내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에 대한 군부의 대대적인 탄압을 묵인한 게 대표적이다. 서부 연안 지역 라카인주에 주로 사는 로힝야족은 수년간 차별받으며 무참히 생명을 짓밟혔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2017년부터 이뤄진 군의 축출 작전으로 로힝야인 수천 명이 학살당했고 수백개 마을이 불탔다. 72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피난을 떠났다. 이 같은 학살에도 수치는 나서지 않았다. 국내 여론이 로힝야족에 비판적인 데다가 군부에 정면으로 반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2019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직접 군부의 대량학살 혐의를 부인하는 연설을 하며 세계의 반발을 샀다.지난해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1920년부터 2019년을 빛낸 ‘올해의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1990년의 인물로 수치를 꼽았는데, 이와 관련해 “로힝야족에 대한 그녀의 반박은 국내에선 환영받았지만 민주주의 아이콘에서 국제적 망령(pariah)으로의 혈통을 확고히 했다”고 했다. 이번 쿠데타로 권좌에서 끌어내려지며 결국 불안한 동거도 산산조각 났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시아 국장 필 로버트슨은 뉴욕타임스(NYT)에 “수치는 자신이 인권 운동가가 아닌 정치인이라고 주장하면서 국제 사회의 비평을 거부했다”고 했다. 그는 “로힝야에 대한 군부의 잔혹한 행위를 은폐하면서 도덕적 시험에 실패했고, 군부와의 데탕트도 실현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여권 향상도 기대 이하…“가부장 문화 여전”정치 참여 확대 등 여성인권 향상에도 큰 변화를 일으키지 못했다. 미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2019년 ‘미얀마 여성의 꺾인 희망’이라는 기사에서 “수치의 정부는 여성의 삶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NLD의 승리로 여성 의원이 더 늘어나면서 가부장 문화와 제도 등 변화를 기대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얀마에서 여성이 의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하원 433석 중 44 석, 상원 224석 중 23 석으로 10%에 그친다. 20%를 웃도는 필리핀 등과 비교하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낮은 편이다. 디플로맷은 “NLD는 진보적이고 미래 지향적 비전을 제시하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을 비숙련 노동자와 동일시하고 무능한 의사 결정자로 본다”고 지적했다.2018년, 국제앰네스티는 수치에게 2009년 수여했던 최고 영예인 양심대사상을 박탈했다. 쿠미 나이두 사무총장은 “오늘 우리는 당신이 더는 희망과 용기, 영원한 인권 수호의 상징이 아니라는 사실에 깊이 실망하고 있다”며 침통함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수치를 향한 국민들의 지지는 여전하다. 마땅한 대안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수치의 동료이기도 한 전 유엔 주재 미 대사 빌 리처드슨은 민주정부가 군부와 권력을 분점한 것을 두고 ‘악마의 계약’이라고 하며 “수치는 군대에게 배신감을 느낄 것이다. 그의 전망은 어둡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군부가 그를 영원히 침묵시키지는 않았으면 한다”며 “NLD는 민주주의 통치자가 무너진 지금 새로운 지도자, 특히 여성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아웅산 수치는 누구 · Aung San Suu Kyi 1945 미얀마 양곤 출생1985 영국 런던대 정치학 박사1988 귀국해 민주화운동 헌신,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창당1989 가택연금 (총 14년 11개월 가택연금 생활)1991 노벨평화상 수상 (남편과 두 아들이 시상식에 대신 참석)2010 가택연금 해제2012 미얀마 보궐선거 당선2015 총선에서 NLD 압승, ‘국가 고문’직 만들어 역임2020 총선에서 NLD 재집권2021 군부 쿠데타로 구금
  • 日언론 “韓,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日기업 타격”

    日언론 “韓, 수출 규제로 반도체 소재 국산화…日기업 타격”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이후 한국에서 반도체 소재 국산화가 빠르게 진행돼 일본 기업이 큰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일제 징용 노동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2019년 7월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7일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일본의 불화수소 한국 수출이 전년 대비 75% 감소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 전과 비교하면 90% 정도 줄었다. 일본 기업에 의존하던 반도체 소재인 고순도 불화수소를 한국의 소재 기업들이 생산해 삼성전자 등에 공급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태로 생산공정의 일부에 자국산 제품을 도입한 삼성전자 내부에선 “사용하기 익숙한 고성능 일본제 제조 장치나 재료를 계속 사용하고 싶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지만, 정부의 의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닛케이는 전했다.그 결과 불화수소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인 스텔라케미화와 모리타 화학공업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 매출 감소분은 연간 60억엔(약 640억원) 정도다. 스텔라케미화의 2019 회계연도 반도체·디스플레이용 불화수소 출하는 전년 대비 26% 감소했고, 지난해 4~9월 출하도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불화수소와 함께 수출규제 대상이었던 포토레지스트와 폴리이미드는 일본 정부가 수출 허가를 빨리 내줘 출하가 줄어들지 않았다. 닛케이는 한국 정부가 ‘서플라이 체인’(공급망)에서 일본 의존 탈피를 위해 소재와 제조 장치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기업 연구개발 보조와 세제 혜택 등의 정책적 노력도 소개했다. 닛케이는 “일본에선 새로운 내각이 탄생하고 4개월이 지났고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정부 내부에서도 한국 수출관리(수출규제) 문제는 과거의 일이 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에선 일본 정부의 수출관리 조치를 계기로 첨단 소재와 장치의 국산화 움직임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대신 범인으로 몰려 고초 겪은 동생…암으로 27살에 세상 떠나”

    이춘재 사건 범인으로 몰린 동생경찰 가혹행위에 27차례 거짓 진술유전자 불일치로 결국 무혐의 판정석방 후 원인불명 악성 종양 발견중학교 동창이던 이춘재 자백에피습 당한 어머니 사연 떠올라1990년 1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악기 공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동생이 갑자기 사라졌다. 일주일 뒤, 동생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마 전 벌어진 화성 여중생 살인사건(이춘재 9차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체포됐다는 뉴스에서였다. 영상 속 윤모군(당시 20세)은 모자이크 된 채였지만 영락 없는 동생이었다. “그 때 충격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일주일 동안 사라졌던 동생이 TV에 살인범으로 나오고 있었었으니까. 부모님이나 저나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죠.” 지난 2일 경기 화성의 한 카페에서 서울신문과 만난 윤씨의 형 윤동기(57)씨에겐 30년 전 그날의 일이 마치 어제 일처럼 생생했다. 가족들이 동생을 찾을 수 없었던 이유는 명백했다. 동생을 범인으로 지목한 경찰이 5일 동안 동생을 감금한 채 거짓 조서를 쓰게 했기 때문이다. “수사관들이 여럿 붙어서 겁박하고 마대자루에 넣어 때리는데 무슨 수로 버티겠어요. 가족한테서도 아무 연락이 없으니 ‘가족마저 나를 버렸구나’ 싶어 자포자기 한 거였죠.” 동생은 밤낮없이 이어진 경찰의 가혹행위에 27차례나 거짓 진술서를 썼다. 남은 건 경찰이 불러준 대로 현장 검증을 하는 것 뿐이었다. 이대로 보고만 있을 수 없었던 윤씨는 곧장 변호사를 선임해 현장 검증이 이뤄지던 곳으로 향했다. “동생을 처음 딱 봤는데 덩치도 있던 녀석이 잔뜩 주눅이 들어선 고개를 들질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동생한테 가서 말했어요. “○○아 형이 왔다. 변호사도 사서 왔다. 담임 선생님, 친구들, 동네 사람들 아무도 네가 했다고 생각 안 한다. 그러니까 이제 바른대로 말해라”라고요. 그제서야 동생이 저를 보면서 “나는 범인 아닙니다”하는 거에요. 그대로 검증이고 뭐고 전부 철수했죠.” 이튿날 동생은 전날보다 부은 얼굴에 반질반질한 연고를 잔뜩 바른 모습으로 면회실에 나타났다. ‘혐의를 부인한다며 경찰들이 또 매질을 한 거구나’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동생은 수사기관이 일본에 의뢰한 유전자 검사 결과가 도착해서야 겨우 살인 혐의를 벗었다. 그러나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받기까지 3개월 동안 독방에 구금됐다. 윤씨는 경찰이 동생을 흉악범으로 만들기 위해 강제추행이라는 ‘누명’을 씌웠다고 보고 있다. 당시 피해자의 아버지였던 이발소 주인은 10여년 뒤 윤씨에게 ‘그 땐 미안했다. 증거도 없고 범인이 누구라고 지목하지도 않았는데 경찰이 도와달라고 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동생이 공장에서 일하고 있었을 시간에 일어난 여러 건의 강제추행 혐의를 뚜렷한 증거 없이 엮으려 한 정황도 훗날 드러났다고 윤씨는 말했다. “억울하게 죽어 간 하나뿐인 동생” 집으로 돌아온 동생은 다시 일터로 돌아갔지만 평범한 삶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범인으로 몰려 고초를 겪은 탓일까. 동생의 몸에서 악성 종양이 발견됐다. 첫 수술에서만 4개의 갈비뼈를 제거했다. 가장 역할을 하던 윤씨는 동생과 부모님이 충격을 받을까봐 암이란 단어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얼마 뒤 동생의 병이 재발하면서 그마저도 소용없게 됐다. 가세는 급격히 기울었다. 아버지는 생전 땅을 사기 위해 모아뒀던 돈을 5000원짜리 뭉치로 보자기에 고이 싸뒀었는데, 그 돈마저 동생의 변호사 선임비나 병원비에 전부 들어갔다. 강력한 진통제 없이는 버틸 수 없게 된 동생을 집으로 데려온 것도 입원비를 댈 형편이 못 돼서였다. “몸에 주먹보다 커다란 욕창까지 생겨 매분 매초가 고통스러웠을텐데 어떻게 집에서 버티겠습니까. 견디기 어려웠던 동생이 어머니한테 ‘뭐 좀 사다달라’고 부탁해 어머니가 자릴 비웠을 때 직접 119에 연락해서 병원에 갔을 정도니까요.” 7살 터울의 하나밖에 없는 동생은 1997년 결국 스물 일곱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재발 이후 5년간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에도 동생은 용의자로 몰려 경찰에서 당한 일들에 대해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 가족들도 마찬가지였다. 진범의 혈액형으로 알려졌던 B형(실제 이춘재의 혈액형은 O형)이기만 해도 잡혀가던 시절이어서였는지, 가족들 모두 이미 고통 속에 살고있어서였는지 윤씨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아직 진범이 잡히지 않은 때였고, 사람들의 관심도 서서히 멀어지고 있었다. “살인의 추억, 어떻게 보겠나” 그로부터 5년 뒤, 이춘재 연쇄 살인사건(당시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영화 ‘살인의 추억’이 나왔다. 감독은 이듬해 한 인터뷰에서 영화 속에 용의자로 등장한 박현규(배우 박해일)의 모델이 1997년 병으로 사망한 공장노동자였다는 사실을 처음 언급했다. 경찰에서 가혹 행위를 당했다는 점, 외국(미국)에서 온 유전자 검사 결과가 일치하지 않아 결국 풀려났다는 점 등 동생과 닮은 점이 많았다. 정작 윤씨는 이 영화를 보지도 않았고 동생을 모델로 한 인물이 등장한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시절을 그린 건데 어떻게 그걸 보겠습니까. 개봉 전에 동생에 대해 묻는 사람도 없었고, 거기 용의자로 나온 사람은 다 허구의 인물이라고 생각했어요.” 진범이 잡히기 전에 개봉한 영화라 당시엔 박현규가 진범일 수도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른 출연 배우도 시나리오 상 박현규가 범인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9년, 사건 발생 30여년 만에 경찰은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이춘재를 지목했다. 1994년 처제를 강간 후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이던 그는 그해 10월 자신이 처제 살해 외에도 14건의 살인과 34건의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피습 당한 어머니 사건 해결됐더라면” 윤씨는 ‘이춘재’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중학교를 함께 다니며 매일같이 얼굴을 보던 급우였다. “설마설마 했어요. 같은 중학교에 남학생이 120명 밖에 없었는데 그 중 하나였으니까.” 이춘재로 인해 억울한 일을 겪은 동생을 안타까워하던 윤씨는 동시에 과거 어머니가 당했던 일이 떠올랐다. 어머니는 1980년대 중반 동네에서 칼에 13차례나 찔린 채로 발견됐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어머니는 다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범인은 끝내 찾지 못했다. 윤씨는 해당 범행이 이춘재의 소위 1차 연쇄 강간 사건(1986)보다 앞서 벌어진 것이긴 하나 이춘재의 범행 수법과 유사한 점이 많다고 봤다. “당시 어머니가 40대였는데 이춘재는 나이를 가리지 않았잖아요. 범행 도중에 입에 흙을 집어 넣고 ‘서방은 뭘 하냐, 아들은 뭘 하느냐’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어머니를 공격한 범인이 만일 이춘재라면, 그 때 이춘재가 잡혔다면 가족들의 삶이 많이 달라졌을 거라고 윤씨는 생각했다. 윤씨의 어머니는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홀로 남은 윤씨는 진범이 드러나자 동생이 입은 피해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수사기관에 동생의 수사자료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도 했다. A4용지 6상자에 달하는 서류가 있는 것으로 나왔지만 실제 받은 건 일부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조사관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알아볼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엔 이춘재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20년이나 옥살이를 했던 윤성여씨, ‘초등생 살인 사건’ 피해자 고 김현정 양의 아버지 김용복씨와 함께 ‘이춘재 피해자들’을 대표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를 찾았다. 과거 공권력의 반인권적인 행위에 대한 진상을 규명해달라는 요청을 하기 위해서였다. 이춘재가 자백한 살인 범죄는 모두 그가 저지른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성폭행·강도 범행 34건 중 25건은 증거 부족이나 피해자 진술 부족 등을 이유로 범죄 혐의에서 빠진 상태다. 이춘재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은 이유다. 그 때 당시 진범으로 몰려 옥고를 치렀던 피해자 외에도 수사 기관의 무리한 수사를 받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었다. 피해자의 가족도 그만큼 고통받았다. “사람들이 물어봐요. 소송 생각은 안해봤냐고. 지금까진 정말 먹고 살기가 너무 힘들어서 그럴 여력이 없었어요.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였고요. 근데 이제 저희를 돕겠다고 나서준 변호사들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동생의 억울한 마음도 풀고, 어머니 사건의 진상도 캤으면 좋겠습니다. 그 때 혈안이 되가지고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했던 나쁜 사람들 전부 책임을 져야지요.” 화성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새로운 꼰대” 류호정에 분노한 국회 보좌진들

    “새로운 꼰대” 류호정에 분노한 국회 보좌진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가 정의당 류호정 의원을 향해 “국회에서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꼰대”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제방훈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 수석대변인은 5일 오전 성명서를 발표하고 “류 의원의 수행비서 부당해고 논란에 보좌진 사회가 분노하고 있다”라며 류 의원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는 “류 의원은 부당해고 의혹을 전면 부정하는 근거로 ‘국회 보좌진이 국가공무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므로 법적 판단을 구하지 못한다’고 했다”면서 “국회 보좌진은 국가공무원법상 별정직 공무원에 해당해 이를 동법에 따라 국회 규칙으로 정하고 있다는 것은 국회 근무자라면 다 알고 있는 일반상식의 영역”이라고 반박했다. 제 대변인은 또 “아이를 셋이나 키우는 엄마에게 수행비서를 시켰고, 해고 핵심 사유인 ‘픽업 미준수’가 일어난 당일 자정을 넘어 퇴근을 시켜놓고 아침 7시에 출근하기를 강요했다고 알려졌다”면서 “이는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에게 맡길 수 없는 성격의 일”이라고 분노했다. “심각한 자기부정” 정의당 가치물어 제 대변인은 “류 의원은 이번 문제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거 같다”면서 “해고 노동자 출신인 류 의원이 해고 이유가 노동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가 싸워온 전형적인 사측 입장이며 심각한 자기 부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류호정 사태’로 정의당의 존재 가치는 사라졌다”면서 “류 의원은 보좌진은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의원의 소모품 정도로 여기는 당신의 인식 수준이 국회에 경종을 울렸고, 이를 계기로 보좌진에게도 면직 예고제를 도입하자는 논의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고 역설했다.류 “부당해고 아니다…책임 묻겠다” 류 의원은 “분명히 말씀드린다. 부당해고가 아니다”면서 “내일(5일) 전 비서와 허위사실을 최초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려 사태를 촉발한 신모 당원을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 의원은 “분명히 말하지만 부당해고가 아니다”라며 “국회 보좌진은 근로기준법, 국가공무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어쨌든 전 비서였던 전국위원은 이제 스스로 선택한 정치적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이를 ‘명백한 해당 행위’로 규정했다. 류 의원은 “특히 신모 당원은 당과 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고 여론의 조롱을 유도해 당원 지지자에 큰 상처를 줬다. 형사 고소를 통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전 수행비서가 평소 주행 중 SNS 채팅을 하거나 지각을 자주 했다며 면직 사유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태를 전 비서 혼자 끌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반이 약한 정치인의 약점을 캐내어 실리를 탐하는 비겁한 공작에 놀아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부족한 저는 이렇게 늘 시끄럽다.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 더해 저까지 심려를 끼쳐 드렸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각오하겠다. 제 주변에 부당이나 부정이 없는지 꼼꼼히 살피겠다”고 다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설 연휴 맞아 코로나19 방역에 총력 대응 나선 자치구들…방역 아이디어 봇물

    설 연휴 맞아 코로나19 방역에 총력 대응 나선 자치구들…방역 아이디어 봇물

    다가오는 설 연휴를 맞아 서울 자치구들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재확산을 막기 위해 다양한 방역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다.강북구는 설 연휴 기간 동안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캠페인’을 펼친다. 캠페인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년층의 감염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추진된다. 구 관계자는 “강북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전체 인구수의 20%를 웃돈다”면서 “이에 따라 설 명절 동안 부모님 댁을 방문하는 자녀들과의 가족 간 거리두기 실천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캠페인 추진 취지를 밝혔다. 구는 오는 14일까지 ▲가족방문 자제하기▲명절인사는 영상통화로 ▲개인위생 준수 철저 등의 내용을 집중 홍보한다. 구는 온라인, 오프라인 매체를 광범위하게 활용해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모두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다. 우선 구는 유동인구 밀집지역에 ‘집에서 보내는 설 명절, 만나지 않아도 마음은 전해집니다’ 등의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내걸고 관내 지하철 4호선 역사 및 우이신설선 경전철, 공동주택과 다중이용시설에 포스터를 부착했다. 또한 대한노인회 강북구지회 회원과 직능단체 등 약 8700여명을 대상으로 3회에 걸쳐 문자를 전송한다. 공동주택 93개소와 13개 동 주민센터에서도 하루 2회 안내방송을 실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구는 강북구 인터넷방송국과 유튜브 채널에 자체제작 영상물을 게재한다. 구 청사, 동 주민센터 등에 설치된 IPTV와 구청 전광판, 디지털게시대 등을 이용해 관련 영상 및 이미지를 송출하고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도 홍보를 전개한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감염증의 지속적인 유행으로 지난 추석에 이어 또 한번 가족과 함께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했지만, 안전한 한 해를 위해 방문 자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광진구는 이번 설 연휴 기간 동안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 방지를 위해 명절에 더욱 바쁜 필수·특수노동자들을 위해 마스크 지원에 발벗고 나섰다. 먼저 구는 지난 3일 동서울우편집중국과 광진우체국 직원들을 위해 KF94 마스크 4만 7000여매를 전달했다. 구 관계자는 “이번 마스크 지원은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함께 설 명절을 앞두고 급격히 증가한 택배물량을 배송·처리해야 하는 우체국 택배기사와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전했다. 더불어 구는 전통시장 상인과 개인택시 운전자, 환경미화원 등 다수의 사람과 접촉하는 경우가 많은 종사자를 대상으로 총 9만 6000여매의 마스크를 지급했다. 또 힘든 작업 환경에 놓인 폐지수집 노인에게도 안전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마스크를 전달했다. 김선갑 광진구청장은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택배 배송, 전통시장 운영 등 주민 편의를 위해 애쓰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각 분야별로 촘촘한 설 명절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코로나19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에 만전을 기해 연휴기간 동안 행정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노원구는 설 연휴 기간 반려견 쉼터를 운영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귀성을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집을 비워야 하거나, 반려견 돌봄이 필요한 가구를 위한 조치다.구는 구청 2층 대강당에 반려견 쉼터를 마련해 오는 11일 오전 9시부터 13일 오후 6시까지 운영한다. 이용 대상은 출생 후 6개월 이상인 소형견(8kg 이하)이며, 동물등록 및 광견병 예방접종을 완료한 반려견만 쉼터 이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하기 위한 방문자 명부 작성, 발열 체크도 실시한다. 근무자와 방문자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해 구민과 반려견의 안전을 우선토록 했다. 오승록 노원구청장은 “설 연휴 기간 부득이하게 반려견을 맡길 곳이 필요한 구민들이 안심하고 편히 명절을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노원구는 지난 1일부터 52만명의 전 노원구민에게 구민 안심보험을 자동 가입토록 조치했다. 올해 코로나19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 시 300만원을 보장하는 내용을 추가한 점이 특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양평군,취약노동자 자가격리 손실 1인당 23만원 지급

    경기 양평군은 취약노동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 후 결과 통보까지 자가격리로 인해 발생하는 소득손실을 1인당 23만원씩 지역화폐인 양평통보로 지급한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쿠팡물류센터에서 코로나 19로 지역 확산이 발생하던 시기부터 ‘병가 소득손실보상금’을 지급해왔으며, 올해는 지원대상을 더욱 확대해 취약노동자들이 안심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지난해까지는 유증상자만을 대상으로 지원했지만, 올해부터는 증상유무와 관계없이 자가 격리를 이행한 경우 지급받을 수 있도록 조건을 완화했고, 도내 거주 등록외국인과 거소지를 둔 외국국적 동포까지 지원대상이 확대됐다. 지원대상은 지난해 12월 25일 이후 보건소나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고 검사결과 통보일까지 자가 격리를 이행한 취약노동자로 주 40시간 미만 단시간 노동자, 일용직 노동자, 특수형태 노동종사자, 요양보호사 등이 해당된다. 신청 방법은 신청서, 신분증 사본, 자가 격리 이행확인서 등을 첨부해 방문 또는 이메일, 우편으로 신청할 수 있고, 방문신청의 경우 진단검사 14일 이후에 신청 할 수 있다. 정동균 군수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군민이 힘들지만, 제일 힘든 주민은 생존과 직결되는 열악한 환경에 있는 취약노동자”라며 “하루 일당이 걱정돼 코로나19 검사를 쉽게 받지 못하는 취약노동자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한국노총 “임금 6.8% 인상 요구”… 외환위기 이후 최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올해 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율을 6.8%로 정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노총은 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월 고정임금으로 환산하면 25만 6199원을 올려달라는 얘기다. 노총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비정규직의 인상 요구액도 같은 금액으로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상 요구율이 지난해(7.9%) 보다 낮아졌다”면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4.7%)과 1999년(5.5%) 이후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의 임금인상률은 금융노조 KB국민은행, 금속노련 LG전자와 같은 산하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할 때 참고 기준으로 쓰인다. 지난해 한국노총 산하 노조 임금인상 요구율은 5.8%였고, 평균 임금 인상 타결률은 2.9%로 조사됐다. 이번 임금인상 요구율은 한국노총 표준생계비 월 504만 9905원(가구원수 3.14인 기준)을 토대로 산출됐다. 지난해 3분기 도시노동자 가구당 소득 중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86%)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1.0%)를 고려하면 노동소득이 438만 6348원은 돼야 한다는 게 한국노총의 계산이다. 하지만 지난해 노동자 월 평균임금 374만 8537원은 이보다 63만 7811원(17.0%) 낮다. 다만 한국노총은 한 번에 임금을 올리기 힘든 현실을 감안해 표준 생계비의 91.3% 수준으로 인상률을 정했다. 한국노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양극화 방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동자 임금 인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류호정 “공작에 놀아나지 않겠다”…‘부당해고’ 배후론 제기

    류호정 “공작에 놀아나지 않겠다”…‘부당해고’ 배후론 제기

    전직 수행비서 부당 면직 논란에 휩싸인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사실과 다르다며 최초 유포자 신모씨를 형사 고발하겠다고 4일 밝혔다. 사안에 직접 나서는 것을 자제해왔던 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원과 다투는 건 옳지 않지만, 해고노동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공방에는 기꺼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분명히 말하지만 부당해고가 아니다”라며 “국회 보좌진은 근로기준법, 국가공무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 수행비서가 평소 주행 중 SNS 채팅을 하거나 지각을 자주 했다며 면직 사유가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태를 전 비서 혼자 끌어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반이 약한 정치인의 약점을 캐내어 실리를 탐하는 비겁한 공작에 놀아나지 않겠다”고 했다. 류 의원은 기자회견 말미에 울먹이며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 더해 저까지 심려를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류호정 “부족한 저는 늘 시끄럽다…분명히 부당해고 아니다”

    류호정 “부족한 저는 늘 시끄럽다…분명히 부당해고 아니다”

    류호정 “전 비서, 허위사실 최초로 올린 당원 당기위 제소할 것”류호정 “정치적 공방에 기꺼이 대응하겠다”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4일 전 비서의 면직 논란과 관련해 “부족한 저는 늘 시끄럽다. 혼란스러운 당 상황에 더해 저까지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류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대한 조용하게 수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저의 오판을 용서해주시면 좋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저는 침묵했지만, 개인적 대응을 하지 않기로 한 합의가 깨졌다”면서 “전 비서와 측근들은 어제도 부지런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렸고, 문건을 만들어 언론에 배포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했고, 일방적 주장을 퍼뜨렸다”고 입장문을 내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류 의원은 “당 소속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당원과 다투는 건 옳지 않지만, 해고노동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한 정치적 공방에는 기꺼이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분명히 말하지만 부당해고가 아니”라며 “국회 보좌진은 근로기준법, 국가공무원법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러나 저는 정의당의 의원이고 전 비서도 정의당의 당원이다. 노동 존중 사회를 지향하는 정의당의 강령에 비춰 면직 과정에 부당함이 있었는지 당기위원회의 판단을 받으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직 사유도 입증할 수 있다며 주행 중 SNS 채팅, 잦은 지각 등의 사례를 열거했다. 류 의원은 “업무용 차량으로 3개월간 위반한 12건의 범칙금 고지서를 보니 8번은 제가 타고 있지도 않았고, 개인적 용무인 적도 있었다”면서 “면직의 정당성 여부와 함께 당의 판단을 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수행의 업무를 담당한 비서가 꺼내 놓을지 모르는 사적 치부를 겁내지 않겠다”면서 “기반이 약한 정치인의 약점을 캐내 실리를 탐하는 비겁한 공작에 놀아나지 않겠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저를 비방하는 일에 엄중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일 전 비서와 허위사실을 최초로 SNS에 올려 사태를 촉발한 신 모 당원을 정의당 당기위원회에 제소할 것”이라면서 “특히 신모 당원은 당과 저의 명예를 심각히 훼손하고, 여론의 조롱을 유도해 당원 지지자에 큰 상처를 줬다. 형사 고소를 통해 응분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박병석 국회의장 ‘희망버스’ 김진숙 측 면담…정부·여당·입법부 수장 관심

    박병석 국회의장 ‘희망버스’ 김진숙 측 면담…정부·여당·입법부 수장 관심

    총리, 여당대표 이어 국회의장도 김진숙 측 면담청와대 앞 단식단 45일째 단식…김진숙도 빠르게 걷기박병석 국회의장이 5일 한진중공업 ‘명예복직’을 촉구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 측과 면담한다. 정세균 국무총리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에 이어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까지 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문제에 관심을 보이면서 중재안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박 의장은 5일 오후 4시 국회에서 ‘노동자 김진숙의 명예회복과 복직을 위한 노동시민종교인 연석회의’ 대표단과 면담을 진행한다. 연석회의 대표단이 면담을 요구했고, 민주당 양이원영 의원 등이 중재해 만들어진 자리다. 의장실 관계자는 “의장님이 내일 대표단 3명과 만나실 것”이라고 했다. 양이원영 의원실 관계자도 “(한진중공업과 김진숙 지도위원)양쪽 당사자가 최종적으로 해결해야하지만, 국회와 정부는 양쪽을 중재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테이블을 열어주는 역할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연석회의 대표단은 지난달 28일 이 대표를 면담했다. 당시 이 대표는 “김 지도위원 복직과 관련해서 당내 을지로위원회 소속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과 논의를 하고 있고, 시민사회계의 요구를 잘 파악하고 있다. 구체적인 해법을 찾겠다”고 말했다고 면담 참석자들이 전했다. 연석회의 대표단은 지난달 19일 정 총리도 면담해 김 지도위원의 명예복직 문제를 논의했다. 이 면담자리에서 김 지도위원의 해고가 당시 권위주의 정권의 폭력과 사측의 결탁에 의한 부당한 것임을 정부가 확인해주는 게 필요하다는 요구 등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김 지도위원은 ‘명예복직’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 30일부터 부산에서 청와대를 향해 도보행진을 하고 있고, 종교인과 노동계 활동가들은 청와대 앞에서 45일째 단식을 진행 중이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2일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촉구하는 단식농성단을 찾아 “김 지도위원의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해 인권위원회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지도위원도 단식단의 건강을 걱정해 속도를 내 행진을 하고 있다. 김 지도위원은 정년을 앞둔 지난해 4월부터 한진중공업에 복직을 요구했지만, 한진중공업과 산업은행은 해고기간의 임금산정이 ‘업무상 배임’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 지도위원 해고에 대한 소송이 법원에서 기각 확정됐다는 것이다. 김 지도위원은 1986년 2월 노조 대의원으로 당선된 후 노조 집행부의 어용성을 폭로하는 유인물을 제작·배포했다는 이유로 3차례에 걸쳐 부산 경찰국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당했다. 같은 해 사측은 김 지도위원을 징계해고했다. 김 지도위원은 해고무효 확인소송을 진행했으나 패소했고,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됐다. 김 지도위원은 “무료상담을 해주는 노무현 변호사가 ‘왜 항소하지 않았느냐’고 묻기까지 항소가 뭔지도 몰랐다”며 “그래서 패소가 확정됐는데 그걸 회사가 35년째 우려먹고 있다”고 말했다.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민주화 위원회)는 2009년 11월2일 해고 등이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고 회사에 복직을 권고했다. 2020년 9월 복직을 재권고했으나 사측은 거부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한국노총 “올해 6.8% 임금인상 요구…외환위기 이후 최저”

    한국노총 “올해 6.8% 임금인상 요구…외환위기 이후 최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이 올해 노동자 임금인상 요구율을 6.8%로 정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노총은 4일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을 확정했다. 월 고정임금으로 환산하면 25만 6199원을 올려달라는 얘기다. 노총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에 따라 비정규직의 인상 요구액도 같은 금액으로 제시했다. 한국노총은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상 요구율이 지난해(7.9%) 보다 낮아졌다”면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4.7%)과 1999년(5.5%) 이후 가장 낮다”고 설명했다. 한국노총의 임금인상률은 산하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할 때 참고 기준으로 쓰인다. 지난해 한국노총 산하 노조 임금인상 요구율은 5.8%였고, 평균 임금 인상 타결률은 2.9%로 조사됐다. 이번 임금인상 요구율은 한국노총 표준생계비 월 504만 9905원(가구원수 3.14인 기준)을 토대로 산출됐다. 지난해 3분기 도시노동자 가구당 소득 중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86%)과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1.0%)를 고려하면 노동소득이 438만 6348원은 돼야 한다는 게 한국노총의 계산이다. 하지만 지난해 노동자 월 평균임금 374만 8537원은 이보다 63만 7811원(17.0%) 낮다. 다만 한국노총은 한 번에 임금을 올리기 힘든 현실을 감안해 표준 생계비의 91.3% 수준으로 인상률을 정했다. 한국노총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양극화 방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동자 임금 인상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강은미 “성추행 책임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쇄신에 전력”

    강은미 “성추행 책임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쇄신에 전력”

    강은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4일 김종철 전 대표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거듭 사과하며 4·7 재보궐선거 무공천으로 책임 정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실망을 드려 정말 죄송하다”며 “책임 정치의 대원칙을 지키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 부산 재보궐선거에 무공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련의 사건은 성평등한 사회를 만들 책임이 있는 정치권에 어떻게 응답할지를 물었다”며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성찰과 쇄신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강 비대위원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법으로 코로나특별위원회를 통한 코로나특별법 제정, 특별재난연대기금 조성, 전국민 소득보험 등으로 꼽았다. 그는 “재난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찾아오지 않았다. 주가 3000을 넘는 동안 자산 불평등은 문재인 정부 4년 내내 악화했다”며 “지금 우리 경제는 부익부 빈익빈이 극단적으로 벌어지는 K자 양극화로 가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부 행정명령으로 발생한 피해에 대한 지원을 제도화하자”며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보편적 재난지원금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원 마련을 위해 ‘특별재난국채’를 발행하고, 특별재난연대기금을 조성해가자”며 “특별재난연대세는 코로나 극복을 위해 위기 상황에서도 소득이 크게 늘었거나, 높은 이윤이 있는 기업과 개인에게 사회연대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추가 과세하고, 세수 증가분을 재해 예방 및 취약계층 지원, 실업 대응에 사용하자는 정의당의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전국민 고용보험에 대해서는 “당장 고통에 빠진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플랫폼 노동자 등 비정형 노동자들을 포함할 수 없다”며 “정부의 2025년 2100만명 가입이 아니라 올해 당장 2100만명이 가입되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주거 문제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 집값만은 반드시 잡겠다고 약속했지만 24번의 부동산 정책은 모두 실패했다”며 “정의당이 발의한 주거 급여법 개정안 통과로 턱없이 낮은 주거급여 기준을 1.5배 이상 늘려야 하고 주거 안정과 복지를 위한 종합 부서인 ‘주택부’ 신설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강 비대위원장은 부동산 등 자산과 함께 사회 격차의 척도로 교육을 꼽으며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기회균형선발 20% 확대 목표는 절반에 그쳤다”며 “대학의 서열 해체 없이는 학벌주의를 없앨 수 없다. 대학 평준화가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노동 문제에 대해서는 “어렵게 중대재해처벌법이 통과됐지만 여전히 거리에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노동기본권은 헌법적 가치다. 근로기준법 적용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기후 위기에 대해선 “정부의 2050 탄소중립 공식화는 의미가 있지만 정의당이 제출한 2030년 탄소 배출 절반 감축 목표에는 한참 부족하다”며 “범정부 차원의 ‘정의로운 전환위원회’를 구성하고 미뤄둔 국회 특위 구성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한반도 평화에 대해 “북한이 ‘과거 합의를 이행하면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 있다’고 분명한 메시지를 던졌다. 우리가 선제적으로 답해야 한다”며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하고 판문점 선언, 평양 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 원전 건설’ 의혹 제기 같은 구시대적 북풍 공작은 궁극적으로 적대적인 분단체제에 기인한다”며 “국가보안법 같은 구시대의 유물은 전면 폐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 비대위원장은 마지막으로 “불평등을 해소하고 차별과 배제를 넘어 더욱 유능하고 책임 있는 정당으로, 고단한 국민들의 삶을 지켜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 다시 희망과 지지를 만들어 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왜 우리는 안주나요” 코로나 지원책 곳곳에서 논란

    “왜 우리는 안주나요” 코로나 지원책 곳곳에서 논란

    “왜 우리는 안주나요” “직업전환 교육은 탁상행정 아닌가요” 정부와 별도로 자치단체들이 재난지원금 등 코로나19 지원시책을 내놓고 있지만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충북지역에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3일 충북도가 발표한 지원책 가운데 소상공인·자영업자 직업전환 교육훈련 때문이다. 도가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이 시책은 손님이 끊겨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가 다시 일어설수 있도록 3~6개월간 용접, 미장 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고 건설현장 등에 취업을 알선하는 것이다. 도는 이들에게 점포 철거비(200만원)와 교육훈련비(100만원), 취업장려금 (30만)을 지원한다. 또한 이들이 교육훈련을 받는 동안 월 100만원씩 최대 3개월간 생계지원비도 지급된다. 도 관계자는 “임금근로자로 전환을 희망하는 자영업자들이 꽤 많다”며 “5년간 1만명을 목표로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수년간 장사를 하며 쌓은 노하우 등을 포기하고 일용직 근로자가 될 사람이 얼마나 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영업제한으로 장사를 못하게 해놓고 새 일자리를 준다는 것은 자영업자들을 농락하는 거 아니냐는 비난도 이어진다. 청주 삼겹살거리 상인 A(55)씨는 “상권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상인들이 고통을 참아왔는데 폐업을 유도하는 것은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며 “현실적인 지원책을 달라”고 호소했다.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이선영 사무처장은 “탁상행정 같다”며 “설을 앞두고 지역경제의 마중물이 될수 있도록 충북도는 보편적 재난지원금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기본소득충북네트워크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로 기존 노동자도 해고되는 시기에 소상공인을 임금노동자로 전환시킨다는 발상은 탁상행정의 극치일뿐”이라며 “지금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것은 조건없는 직접적 지원”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에선 지원대상에서 빠진 노래방 업주들이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3일 광주시청 앞에서 “노래방 업주도 광주시민이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업주들은 광주시가 유흥시설 150만원, 전 서비스업종 150만원을 주면서 노래방을 제외한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는 재정상황 때문에 문을 닫은 집합금지 업종 위주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라며 이해를 호소하고 있지만 노래방 업주들은 오후 9시이후 노래방 영업을 제한한 것은 영업금지나 다름없다며 맞서고 있다. 종교시설에 재난지원금을 주기로 한 전남 목포시 등 일부지역도 시끄럽다. 목포시의 경우 전 시민(22만5000명)에게 현금 10만원을 지원하고 정부의 3차례 재난지원금에서 제외됐던 전세버스 종사자(230명)와 종교시설(550개소)에 각각 50만원씩을 지급한다. 소상공인 추가 지원없이 교회 등을 지원키로 하자 더 힘든 소상공인을 한푼이라도 더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쇄도한다. 목포시청 홈페이지에는 “피해를 많이 본 소상공인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거 아닌가“, “소상공인분들은 참 기운빠질것 같다”는 등의 글이 올라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공식]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대표 “개인의 일탈”

    [공식]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대표 “개인의 일탈”

    일명 ‘학원강사 배달갑질 사건’과 관련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대표원장이 3일 “셔틀도우미 개인의 일탈로 모두가 나쁜 인성으로 호도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교육과 인력 채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는 전날 논란이 됐던 갑질 사건에 대해 “학원 소속 강사가 한 언행으로 오해받고 있어 사실을 바로 잡고자 한다”며 장문의 입장문을 올렸다. 대표원장은 “녹취 내용 중 ‘아이들이 수업 중이다’라는 언급으로 오해받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해당 셔틀도우미가 1일 하루 근무 후 바로 다음날 근무 종료 의사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원장은 “배달기사에 통화로 해서는 안 되는 비하발언을 했다. 학원 밖에서 개인 전화로 벌어진 일이기에 학원은 전혀 알지 못했다”면서 “정규직 이외도 원장이 직접 채용 인터뷰를 진행하고 경력조회나 범죄조회를 꼼꼼히 진행한 후 업무를 맡기는데 이런 개인의 일탈 문제는 예상할 수 없는 일이었기에 매우 유감”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학원 이름이 지속 거론돼 많은 비난이 쏟아졌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노력해온 지난 세월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직원들과 강사들의 명예를 걸고 거짓으로 포장하지 않고 사실만을 전달함을 약속드린다.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교육과 인력 채용에 만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피해자가 바라는 건 진심어린 사과” 배달 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는 인터넷상에 이 사건이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 대한 별점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달라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면서 문제가 된 손님이 공인이 아닌 만큼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배달노동자들에게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배달원에 막말 퍼부은 강사…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셔틀도우미”(종합)

    배달원에 막말 퍼부은 강사…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 셔틀도우미”(종합)

    서울의 한 어학원 강사가 배달원에게 “공부 잘했으면 배달을 하겠어요?”라고 막말을 한 녹취록이 온라인에 퍼져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어학원 본사가 입장을 밝혔다. 청담러닝은 3일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해당 직원은 동작캠퍼스에서도 1개월정도 셔틀 도우미로 근무했고 2월 1일 마지막 근무 후 사건이 발생한 2일 퇴사했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어 본사와 해당 가맹점 모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본사는 “재발방지차원에서 적절한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고 15년 이상 가맹사업을 운영하며 어디서도 이와 같은 사례가 전무했기 때문에 본사 및 모든 가맹점 직원 전체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본사는 가맹점과 함께 재발방지 및 양질의 교육환경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욱던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사건은 전날 온라인커뮤니티에 올라온 글로 알려지게 됐다. 배달대행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글쓴이는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여기에 글을 한번 씁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다. 글쓴이는 “음식점에서 배달 요청이 와서 주문한 학원으로 우리 라이더가 배달을 갔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음식을 주문한 듯한데 ‘지금 바쁘니까 아래 내려가서 기다리라’고 했다고 한다. 내려가서 계산하겠다고”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라이더는 학원에서 나와 1층 밖에서 5~10분쯤 기다렸다. 다른 오더를 배정받아 시간이 촉박해 다시 학원으로 올라갔는데 학원 선생님이 애들 가르치고 있고 지금 바쁘니까 그냥 기다리라고 했다고 한다. 짜증을 내면서 말하기에 일단 계산부터 요청했다고 한다. 결국 결제를 받았고 다른 오더를 처리하는 와중에 전화 한 통을 받았다”라며 학원 강사와 배달원이 나눈 녹취록을 공개했다.주소 잘못 적어놓고 배달비 요구에 폭언 녹취록에 따르면 학원 측은 배달앱을 통해 한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했지만 학원 측이 주소를 잘못 적어 배달원이 두 번이나 배달을 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배달원이 학원 강사에게 추가 배달비 3000원을 요구했고, 현금이 없던 학원 강사는 계좌이체 하겠다며 배달원에게 학원 밖에서 기다리라고 했다. 8분 넘게 기다리던 배달원은 다른 배달 때문에 학원 강사에게 가 재차 3000원을 요구했고, 강의 중이던 강사는 짜증을 내며 돈을 줬다. 강사는 배달원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폭언을 퍼부었다. 녹취록에 따르면 강사는 “할 수 있는 게 배달 밖에 없으니 거기서 배달이나 하겠지”, “본인들이 학교 다닐 때 공부 잘했으면 그런 일 하겠냐”라며 다짜고짜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이에 “인권 비하적 발언은 하지마시라”는 배달원의 말에도 “내가 만원도, 이만원도, 삼만원도 줄 수 있다. 본인들 세건 해봐야 겨우 만원 버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또 “커피 업체에 전화해서 배달 대행 업체 때문에 니네 거 못먹게다고 전화할 거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애초 주소를 제대로 기재했으면 이런 일이 없지 않느냐”는 배달원의 말에도 “기사들이 뭘 고생을 해. 오토바이 타면서 부릉부릉하면서 문신하고 놀면서 음악 들으면서 다니는 거 내가 모를줄 알아. 남한테 사기치며서 그렇게 3000원 벌면서 부자돼라. 딱봐도 사기꾼들이지 니네가 정상인들이냐. 문신해놓고 다 그런 애들이지”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 어느 가정의 한 구성원으로써 저런 말까지 들어야 되나”며 “그렇게 우리가 실수를 한건 지 궁금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피해자가 바라는 건 진심어린 사과” 배달 기사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일명 ‘학원강사 배달갑질 사건’과 관련 “피해자는 인터넷상에 이 사건이 회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서 청담에이프릴어학원 동작캠퍼스에 대한 별점테러와 악의적인 비난을 멈춰달라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피해자가 바라는 것은 폭언을 한 손님의 진심어린 사과”라면서 문제가 된 손님이 공인이 아닌 만큼 감당하기 힘든 사회적 비난은 자제해 달라고 부탁했다. 라이더유니온과 피해자는 “이번 사건이 단순히 나쁜 손님에 의해 발생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배달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이 문제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배달노동자들에게 감정노동자 보호법을 적용하고 여타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촉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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