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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노동관 재조명 “주 120시간 일할 수 있어야”

    尹 노동관 재조명 “주 120시간 일할 수 있어야”

    “게임 같은 거 하나 개발하려고 하면 정말 한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주 120시간 일해야 된다는 거야. 그리고 한 2주 바짝하고 그 다음에 노는 거지.” (지난해 7월 19일 매일경제 인터뷰) “세계적인 산업구조의 대변혁 과정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노동 개혁 역시 필요합니다.”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 윤석열 대통령은 노동시간 유연화를 대선 핵심공약으로 발표했고, 당선 후 새 정부 국정과제에도 포함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를 구체화해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현행 ‘1주 12시간’인 연장근로 한도를 ‘월 단위’로 변경하면 최장 주 92시간 노동도 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오며 비판 여론이 확산되자, 윤 대통령은 “나는 보고 받지 못했다, 정부의 공식 입장도 아니다”라며 자신의 핵심 공약에서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 여당과 대통령실간에 정책 소통이 원활히 되고 있는지에 대해 의문이 일자, 대통령실은 새 정부의 노동 정책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노동부는 노동자 건강권 침해라는 비판이 쏟아지자 ‘11시간 연속휴식권’을 병행하겠다며 상황 수습에 나섰다. ‘주 52시간제 유연화’ 방향 유지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주 52시간제 유연화’ 의지를 나타낸 만큼 ‘제도를 개편하겠다’는 방향 자체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자 별도 입장문을 내 “‘주 52시간제를 획일적으로 적용하는 데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강조한 것이지 실제로 120시간씩 과로하(게 하)자는 취지가 전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제가 만난 스타트업 현장의 청년들은 평균적으로 ‘주52시간을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게임개발 등 단기간의 집중근로가 필요한 경우 주52시간을 획일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집중적으로 일하고 그만큼 길게 쉬는 것도 허용해야 한다’ ‘현행 탄력근로제만으로는 부족하므로 업종 특수성도 고려하고 노사정 합의에 따라 근로조건 예외를 보다 폭넓게 인정해 달라’는 애로사항을 토로했다”고 표현했다. 윤 대통령은 “근로자에게 자기결정권을 갖도록 해 주는 것이 기업에만 좋은 게 아니라 근로자에게도 유리한 경우에는 (주 52시간제에) 예외를 두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노사 간 합의 하에 근로자가 실질적 선택권, 일할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는 제도 보완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노동 현실 몰이해·편향적 이해 지적 주 120시간은 주 5일 근무인 경우 잠도 못 자고 매일 24시간을 일해야 하며 주 7일 근무라 하더라도 매일 6~7시간 정도만 자고 나머지 시간은 계속 일해야 하는 수준이다. 현재도 유연근로제와 특별연장근로, 선택근로제 등 근로시간의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분명히 있다. 당시에도 노동운동가 출신 정의당 심상정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 등은 일제히 비판을 했고, 트위터 등 SNS에서도 “아우슈비츠냐”, “일제 징용이나 북한 아오지 탄광보다 더하다”는 부정적 여론이 쏟아졌다. 해명 역시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왔다. 주 52시간제 도입의 취지는 총노동시간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연속된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노동자 사망 등을 막기 위해 적절한 휴게시간 보장으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함이다. 애초에 야근 등 초과·연장근로도 법상으로는 노동자 측의 동의·합의가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 본인 의지에 따라 야근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은 ‘합의의 자발성’이 구두선에 그칠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이나 노동 환경 등을 고려할 때 ‘예외 허용’은 곧바로 또다른 장시간노동 산재 사례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928시간으로 1500시간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여전히 높다. ‘주 52시간제 유연화’라는 정부 방침이 가뜩이나 심각한 장시간 근로로 이어져 과로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사설] 정부의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큰 방향 옳다

    [사설] 정부의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 큰 방향 옳다

    정부는 어제 노동시장 개혁의 방향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유연화와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을 발표했다. 주 52시간제의 기본 틀을 유지하되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로 월 단위로도 관리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업무량이 많을 때 초과 근무한 근로시간을 저축한 뒤 업무량이 적을 때 휴가 등으로 소진할 수 있는 근로시간저축계좌가 도입된다. 800여개 직업에 대한 임금정보, 수행직무, 필요능력 등을 담은 ‘직무별 임금정보 시스템’도 구축한다. 3년에 걸쳐 주 68시간 근무가 주 52시간으로 급격히 줄었지만 기본 제도는 그대로 유지돼 현장에서는 보완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업별·업종별 경영 여건이 다르고,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정하게 해 달라는 요구도 커졌다. 임금체계 개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뉘어진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하다. 호봉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를 확대했다. 대기업과 비교해 중소기업 평균 임금은 2007년 63.2%에서 2019년 59.4%로 차이가 커졌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이동하는 비율은 10.1%에 불과하다. 청년 세대는 대기업 취직을 원하지만 쉽지 않고 대기업은 호봉제 사원이 아닌 비정규직을 선호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허덕인다. 정부의 노동개혁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주 52시간 유연화가 과로사를 부추기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는 임금 삭감을 가져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한데 여소야대 상황에서 쉽지 않다. 양대 노총의 반대는 기존 노동자의 기득권 유지 측면이 크다.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줄어 정년을 맞은 근로자가 더 일하는 게 맞지만 기업들은 현행 임금체계로는 재고용을 꺼린다. 이른 퇴직 후 소득과 일자리 질이 급격히 떨어지는 실정인데, 이는 사회적·국가적 손실이다. 반면 지금 실업 상태이거나, 비정규직을 전전하는 청년 세대에게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이 발표한 국가경쟁력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지난해 37위에서 올해 42위로 5단계 하락했다. 노동시장 경직성은 국제기구가 지적하는 단골 이슈다. 양대 노총은 반대만 할 게 아니라 정부와 머리를 맞대 숙제를 풀어야 한다. 미래 노동자인 청년에 대한 배려가 우선이다.
  • [나와, 현장] 감염병 위기와 복지 위기/김주연 사회정책부 기자

    [나와, 현장] 감염병 위기와 복지 위기/김주연 사회정책부 기자

    “의료계는 코로나19 환자수를 최소화할 방안을 제시할 뿐입니다. 사회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절충안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 한 달여 동안 코로나19 방역 의제는 확진자 7일 격리 의무를 중심으로 굴러갔다. 자문을 구했던 여러 감염병 전문가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예상치 못한 답변이었다.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문가들은 수많은 코로나19 환자들이 겪는 고통, 때로는 사망을 지켜보기에 방역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문득 사건팀에서 취재하던 작년이 떠올랐다. 경영난을 겪던 한 소상공인이 숨졌다는 소식이 들렸다. 가게를 찾아갔다. 상가는 대낮인데도 한적했다. 인근 상인은 숨진 이가 어린 자녀 사진을 자주 보여 줬다며 눈물을 훔쳤다.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위축됐던 소비가 회복되기도 전에 3차 유행이 휘몰아치면서 소상공인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정부 지원은 충분하지 않았다. 감염병 위기의 또 다른 이름은 복지 위기다. 방역 당국은 위기의 순간마다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때로는 환자를 줄이고 의료체계 붕괴를 막기 위해 방역 수위를 높였으나 누군가는 그로 인해 생존을 위협받았다. 때로는 환자가 늘어나는데도 오히려 거리두기를 완화해 방역 당국이 제 목소리를 못 낸다는 비판도 나왔다.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 전파력, 국민의 면역 획득 정도 등도 조금씩 달랐지만, ‘정치 방역이냐, 과학 방역이냐’는 논란도 여기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유행은 잦아들고 있고 사회적 거리두기는 해제됐다. 여러 상황을 고려해 결단을 내릴 상황에선 조금 벗어난 셈이다. 다만 7일 격리 의무 해제 논의가 팽팽할 뿐이다. 격리를 푼다고 서민 경제에 큰 보탬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병가 제도가 없는 우리나라에선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파도 쉬지 못할 위험이 크다. 격리를 5일로 단축하면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격리 의무 해제·단축을 압박한 건 격리지원금 등 재정적 부담이었다. 코로나19 생활지원금은 국비와 지방비 각각 50%로 지급됐는데, 오미크론 변이 감염이 급증하자 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일수록 부담이 커졌다. 1인당 24만 4400원이던 격리지원금은 예산 부족으로 지난 3월부터 10만원으로 반토막 났다. 일단 7일 격리가 유지됐으나 결정의 순간은 반복될 것이다. 국내 유입된 원숭이두창도 격리가 필요한 질병이다. 코로나19 재유행이 올 수도 있다. ‘과학 방역’을 위한 데이터는 늘었지만, 유행 예측 정확도는 미지수다. 경제 위기까지 몰아친다. 더 큰 위기에 대비해 새 정부는 더 촘촘한 복지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
  • [책꽂이]

    [책꽂이]

    제국주의와 전염병(짐 다운스 지음, 고현석 옮김, 황소자리 펴냄) 미국 역사학자인 저자가 의학 발전에 결정적으로 기여했지만 기록이나 기억에서 지워져 버린 이들의 목소리를 발굴해 냈다. 노예들의 열악한 건강 상태가 괴혈병 연구에 도움을 줬듯이 18~19세기 제국주의 시대 흑인과 혼혈인, 식민지인, 죄수와 군인들이 전염병 연구에 미친 영향을 이야기한다. 384쪽. 2만 3000원.코로나 3년의 진실(조지프 머콜라·로니 커민스 지음, 이원기 옮김, 에디터 펴냄) 의사와 유기농 전문가인 저자들이 록다운(봉쇄)에서 백신까지 코로나19의 ‘진실’을 새롭게 제시한다. 미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이 책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의 생물무기 실험실에서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크며, 백신의 효능도 크게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416쪽. 1만 8000원.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노구치 유키오 지음, 박세미 옮김, 랩콘스튜디오 펴냄) 일본 원로 경제학자의 시각에서 일본 경제의 문제점을 분석했다. 일본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한국에 밀릴 거라고 예상한 저자는 ‘아베노믹스’가 불러온 엔저 정책이 노동자를 가난하게 만들고 주가를 올려 일본을 급속하게 주저앉혔다고 지적한다. 284쪽. 1만 6000원.자원쟁탈의 세계사(히라누마 히카루 지음, 구수진 옮김, 시그마북스 펴냄) 일본 도쿄재단정책연구소 수석연구원인 저자는 향신료와 석유, 재생에너지 등 부의 원천을 둘러싸고 700년에 걸쳐 벌어진 각국의 쟁탈전을 짚는다. 미래의 자원을 예측하려면 ‘지금껏 누가 어떤 의도로 자원을 만들어 냈는지’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290쪽. 1만 6000원.패트릭과 함께 읽기(미셸 쿠오 지음, 이지원 옮김, 후마니타스 펴냄) 미국 하버드대를 졸업한 대만계 이민자 2세가 대안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가난한 흑인 청년 패트릭과 쌓은 우정에 대한 기록. 살인 혐의로 재판을 기다리게 된 패트릭이 문학을 매개로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불평등과 차이의 문제를 넘어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지를 모색한다. 432쪽. 2만 2000원.아주 작은 형용사(김재원 지음, 걷는사람 펴냄) 방송 아나운서로 일해 온 저자가 냉엄한 현실 속에서 시간에 쫓겨 살며 갖은 상처로 얼룩진 현대인들을 위로하는 에세이. 말하기를 밥벌이 수단으로, 글쓰기를 성찰의 수단으로 삼는다는 저자는 고교 시절 간염으로 학교를 제대로 못 다니는 등 어려움과 실패를 겪으면서 인생의 평화와 참된 의미를 깨닫는다. 284쪽. 1만 5000원.
  • 중대재해법 시행에도 月 50명씩 사망… “죽음의 현장 여전”

    중대재해법 시행에도 月 50명씩 사망… “죽음의 현장 여전”

    중대재해처벌법이 올 초 시행됐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한 달에 50명씩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데도 시행 5개월밖에 안 된 중대재해법의 처벌 규정을 완화하는 법개정 움직임이 보여 현장에선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법 시행일인 지난 1월 2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건설업과 제조업 등 전 업종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247건으로 집계됐다.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259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대재해법이 적용돼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81건이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11건이다. 사망자 수와 수사 건수의 차이는 현재 상시근로자 50인 미만과 공사금액 50억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는 중대재해법이 적용되지 않는 탓이 크다. 안전한 일터를 마련하기 위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됐어도 건설·제조업종에 속한 작업자들은 여전히 “죽음의 현장”이라고 토로한다. 중대재해법으로 인한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고 안전은 오롯이 노동자 몫이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죽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사망 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다. 20년차 형틀목수 노동자인 김훈씨는 23일 “산재 사망자는 여전히 있지만 중대재해법을 만든 후 누구 하나 구속된 적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식으로 법을 개악해 경영 책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이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이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처벌 형량을 감경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20년차 조선업 노동자 이창구(42)씨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하도급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통계도 안 잡힐 정도로 불법 하도급이 판을 친다”면서 “사고 발생 이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노후 장비나 미숙련 등 현장에서 위험한 조건과 상황을 보고해도 비용 등을 이유로 들며 아무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씨는 “현장에서 안전을 챙기자고 목소리를 내면 ‘예민하고 일을 모르는 사람’이 된다”며 “10~20m 높이에 올라가 작업할 때도 그물망도 없이 허리에 안전벨트 하나 차고 하다 보니 점점 안전에 무감각해진다”고 호소했다.
  • 경영계 “최저임금 9160원 동결해야… 고물가로 지급능력 한계”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금액인 9160원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 측은 “법에 예시된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살펴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3고 현상으로 생산·금융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고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노동계 최초 요구안으로 시급 1만 890원을 발표한 바 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이날 회의에서 “임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지불 능력”이라면서 “지난해 중소기업의 48.4%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최저임금도 버거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1만 890원 요구안에 대해 유급 주휴수당을 감안하면 1만 3000원을 넘게 돼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에 문을 닫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자영업 부문도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특수고용직과 비정규직 등 일용직 취업자가 계속 줄어들어 마이너스 6.9%를 기록했고 이는 최저임금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대다수 국가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앞으로 3차례 회의를 남겨 두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용역과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의 권고가 제시되면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 업종별 근로 선택권 늘려 탄력 대응… “체질 개선 없이 과로 부추겨”

    업종별 근로 선택권 늘려 탄력 대응… “체질 개선 없이 과로 부추겨”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우선 과제는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이다. 근로시간 제도 개선은 노사합의에 기반한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기존 1주에서 월 단위까지 확대하고, 근로자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하는 방안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늘리는 등 유연근로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고용노동부는 “주 최대 근로시간을 과거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이면서도 기본적인 제도 방식은 그대로 유지해 현장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임금체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1000인 이상 사업체의 70.3%가 호봉제를 운용하는 등 연공성이 과도하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연공급은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우리나라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와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2.87배로 일본(2.27배)과 비교해도 높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일 노동을 하고서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다르면 미국에선 ‘연령차별’이라고 할 만한 문제”라며 “고속 성장 시기를 넘어 코로나19로 인한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업이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하는 때에 노동계도 유연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부의 노동시장 개혁은 기술발전으로 기업과 업종별 경영여건은 다양해지고 있는데 노동시장은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고용 형태가 확산되고 재택·원격 근무가 갈수록 활성화되고 있다. 또 노동시장의 주역인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개인 능력에 따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과 시간주권(자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이 중요해지면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해 달라는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노동시장 개혁 추진이 가뜩이나 심각한 장시간 근로로 이어져 과로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지난해 기준 우리의 연간 근로시간은 1928시간으로 1500시간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여전히 높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중소기업의 경우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다 보니 물량 해소를 못 한다고 하는데, 물량이 늘어난 만큼 노동자를 늘리는 등 구조적 변화부터 꾀하는 게 먼저”라며 “정부의 정책 기조가 친시장주의로 가고 있는 것은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노동계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냈다. 민주·한국 등 양대 노총은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는 1일, 1주 노동시간 제한이 없는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무분별한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최장 주 52시간제의 무력화, 과로사 등 노동자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 한달 사망자만 50명…속도 붙은 중대재해법 ‘힘빼기’에 현장은 불안

    한달 사망자만 50명…속도 붙은 중대재해법 ‘힘빼기’에 현장은 불안

    중대재해법 시행 후 사망자 259명건설·제조업 “죽음의 현장 여전”처벌 완화 움직임에 불안감 커져“법 개악해 안전 책임 빠져나갈 것”중대재해처벌법이 올 초 시행됐지만 법 시행 이후에도 한 달에 50명씩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이런데도 시행 5개월밖에 안 된 중대재해법의 처벌 규정을 완화하는 법개정 움직임이 보여 현장에선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중대재해법 시행일인 지난 1월 27일부터 지난 22일까지 건설업과 제조업 등 전 업종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는 247건으로 집계됐다. 중대재해로 인한 사망자는 259명에 달한다. 같은 기간 중대재해법이 적용돼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은 81건이며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은 11건이다. 사망자 수와 수사 건수의 차이는 현재 상시근로자 50인 미만과 공사금액 50억 미만의 소규모 현장에는 중대재해법이 적용되지 않는 탓이 크다. 안전한 일터를 마련하기 위해 중대재해법이 시행됐어도 건설·제조업종에 속한 작업자들은 여전히 “죽음의 현장”이라고 토로한다. 중대재해법으로 인한 변화를 전혀 느낄 수 없고 안전은 오롯이 노동자 몫이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에 대한 책임을 묻는 과정이 죽음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도 사망 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다. 20년차 형틀목수 노동자인 김훈(45)씨는 23일 “주어진 공정 속도를 맞추기 위해 작업자들은 빨리빨리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끼고 있고 수시로 다친다”면서 “산재 사망자는 여전히 있지만 중대재해법 만든 후 누구 하나 구속된 적 없다. 시간이 지나면 이런 식으로 법을 개악해 경영 책임자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생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국민의힘 박대출 의원은 사업주와 경영 책임자 등이 충분한 조치를 했음에도 산업재해가 발생한 경우 처벌 형량을 감경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발의하자 불안한 목소리도 나온다. 울산에서 근무하는 20년차 조선업 노동자 이창구(42)씨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하도급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통계도 안 잡힐 정도로 불법 하도급이 판을 친다”면서 “사고 발생 이후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노후 장비나 미숙련 등 현장에서 위험한 조건과 상황을 보고해도 비용 등을 이유로 들며 아무도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은 수십년간 속도와 효율만 중시해온 현장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사업 주체의 산업안전보건 의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현장에서 안전을 챙기자고 목소리 내면 ‘예민하고 일 모르는 사람’이 된다”며 “10~20m 높이에 올라가 작업할 때도 그물망도 없이 허리에 안전벨트 하나 차고 하다보니 점점 안전에 무감각해진다”고 호소했다.
  • 노동시장 개혁 어떤 내용 담겼나

    노동시장 개혁 어떤 내용 담겼나

    정부가 급변하는 노동환경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우선 추진 과제로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채계 개편을 꼽았다. 근로시간 제도 개선은 노사합의에 기반한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것이 골자다. 근로시간 제도와 관련해서는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기존 1주에서 월 단위까지 확대하고, 근로자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근로시간 저축계좌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선택적 근로시간제의 정산기간을 늘리는 등 유연근로제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담았다. 고용노동부는 “주 최대 근로시간을 과거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급격하게 줄이면서도 기본적인 제도 방식은 그대로 유지해 현장 수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기술발전에 따라 기업과 업종별 경영여건은 다양해는데 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부가 근로시간 제도와 임금체계 개편을 담은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일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디지털 기술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새로운 고용형태가 확산되고 재택·원격 근무가 갈수록 활성화되는데다 노동시장의 주역인 ‘2030’ 청년층을 중심으로 개인 능력에 따라 일한 만큼 공정하게 보상받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워라밸과 시간주권(자기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권리)이 중요해지면서 근로시간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게 해 달라는 요구도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정부 판단이다. 임금체계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1000인 이상 사업체의 70.3%가 호봉제를 운용하는 등 연공성이 과도하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연공급은 미국, 유럽 등 서구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우며 우리나라 근속 1년 미만 근로자와 30년 이상 근로자의 임금 차이는 2.87배로 일본(2.27배)과 비교해도 높다. 정부 방침이 가뜩이나 심각한 장시간 근로로 이어져 과로를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근로시간은 1928시간으로 1500시간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여전히 높다. 이종선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정부에서는 중소기업의 경우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다보니 물량 해소를 못한다고 하는데, 물량이 늘어나면 그에 맞게 노동자를 늘리는 등 경제 구조의 체질적 변화부터 꾀하는 게 먼저”라며 “윤석열 정부의 모든 정책 기조가 친시장주의로 가고 있는데 이는 ‘과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꼬집었다. 노동계에서도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놨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도 “노동부 장관이 대통령의 관심사인 시대착오적 장시간 노동방안과 사용자의 일방적 임금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정책만을 내놓은 것에 대해 깊은 실망과 분노를 표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논평에서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확대는 1일, 1주 노동시간 제한이 없는 제도적 허점을 노리고 집중적인 장시간 노동을 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무분별한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최장 주 52시간제의 무력화, 과로사 등 노동자 건강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금체계의 연공성을 타파하고 직무·성과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의견도 있다.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동일 노동을 하고서 연공서열에 따라 임금이 다르면 미국에선 ‘연령차별’이라고 할 만한 문제”라며 “고속 성장 시기를 넘어 코로나19로 인한 마이너스 성장으로 기업이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해야 하는 때에 노동계도 유연하게 사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 경영계 최저임금 동결 요구

    경영계 최저임금 동결 요구

    경영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와 같은 금액인 9160원으로 동결할 것을 요구했다.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6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위원측은 “법에 예시된 최저임금 결정기준을 살펴볼 때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인상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최근 3고 현상으로 생산·금융 비용 부담이 급증하고 있고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중소영세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지불능력은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영계의 입장이다. 앞서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저임금 노동계 최초요구안으로 시급 1만 890원을 발표한 바 있다. 사용자위원인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이날 회의에서 “임금 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지불능력”이라면서 “지난해 중소기업의 48.4%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 조차 감당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 현재의 최저임금도 버거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위원들이 제시한 1만 890원 요구안에 대해 유급 주휴수당을 감안하면 1만 3000원을 넘게 돼 소상공인과 중소영세기업에게 문을 닫으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근로자위원인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5월 고용동향을 보면 고용률이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고 자영업 부문도 취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특수고용직과 비정규직 등 일용직 취업자가 계속 줄어들어 마이너스 6.9%를 기록했고 이는 최저임금에 직접 영향을 받는 저임금노동자들의 생활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어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뉴질랜드 등 대다수 국가가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했다”고 지적하며 최저임금 인상 필요성을 거듭 언급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앞으로 3차례 회의를 남겨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노동시장 개혁 추진 방향’ 브리핑에서 최저임금 업종별 차등 적용 연구용역과 관련해 “최저임금위원회의 권고가 제시되면 제반 사정 등을 고려해 검토해보겠다”고 밝혔다.
  • 지속가능한 에디터를 모색한다…제8회 파주 에디터스쿨 개최

    지속가능한 에디터를 모색한다…제8회 파주 에디터스쿨 개최

    출판도시문화재단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후원하는 ‘제8회 파주 에디터스쿨’ 1학기 프로그램이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에디터스쿨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과 워크숍을 통해 변화하는 출판환경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다. 편집자적인 측면에서 독자에 대해 탐구하고 그 다양한 사례들을 공유한다. 파주출판도시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서의 현장 강연과 줌(Zoom)을 통한 온라인으로도 진행하며, 2학기 프로그램은 11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1학기 주제는 ‘지속가능한 에디터: 책 안의 모험, 책 밖의 모험’이다. 출판산업 역시 지속가능을 논하는 가운데, 최근 그 초점이 출판노동자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이에 초점을 맞춰 조명해본다. 1학기 프로그램은 기조강연과 주제강연, 포럼으로 구성된다. 기조강연에서는 베스트셀러가 국내를 넘어 해외로 확장해가는 비결과 과정을 일본 선마크출판사의 사례를 통해 살펴본다. 이어지는 주제강연에선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가 ‘나의 출판 노동자 해방일지’를 주제로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집중해 다채로운 이야기를 나눈다. 29일에는 성기병 다산북스 사업1팀 편집자, 강윤정 문학동네 국내문학1팀 차장, 임수선 문피아 웹툰사업팀장이 주제 강연을 이어간다. 30일 진행하는 포럼에선 지속가능한 출판을 향한 다각적인 시도와 꾸준한 노력에 대한 생각과 경험을 나누며, 건강한 출판생태계를 함께 고민한다. 프로그램 안내와 사전 신청은 출판도시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할 수 있다.
  • 서울시, 이동노동자에게 생수 지원

    서울시는 배달노동자, 택배노동자, 대리기사 등 이동노동자들에게 생수 총 7만 5500병을 무료로 지원한다고 22일 밝혔다. 롯데칠성음료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한 물품이다. 서울시는 시립 및 구립 노동자종합지원센터 19곳 등 모두 27곳 입구에 아이스박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 들꽃, 와인, 박물관… 폐광촌 문화 ‘두근두근’

    들꽃, 와인, 박물관… 폐광촌 문화 ‘두근두근’

    영월 와인, 정선 수제 맥주 탐방 골목 관광 ‘고한 18번가’도 핫플 사북 탄광문화촌, 박물관 변신중 ‘옛 탄광촌 상가 보전’ 철암역사촌‘운탄고도1330’이 지나는 강원의 도시마다 탄광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관광지들이 있다. 영월 마차리는 도내에서 최초로 탄광이 들어선 곳이다. 1960년대엔 4000여명에 달하는 탄광 노동자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석탄산업 몰락으로 폐광촌이 된 마차리는 지난 2013년 ‘폐광촌 프로젝트’를 통해 문화의 향기가 흐르는 마을로 거듭났다. 마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강원도탄광문화촌이 있다. 1960년대 탄광 마을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김삿갓면의 예밀리 포도마을엔 힐링족욕체험센터가 있다. 이 마을에서 생산한 와인에 발을 담그고 20분 정도 느긋하게 족욕을 즐길 수 있다. 주말에는 줄을 설 정도로 인기다. 와인 시음도 할 수 있다. 영월에 예밀리가 있다면 이웃 정선엔 예미리가 있다. 수제 맥주로 유명한 마을이다. 토속 재료를 활용해 만든 쌉싸름한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운탄고도1330’ 4구간인 예미역 인근에 있다. ‘고한 18번가’도 둘러볼 만하다. 재활용을 통한 마을 가꾸기로 이름난 동네다. 옛 이름은 ‘고한 18리’다. 욕설처럼 들려 이름을 통째 바꾸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주민 대다수는 ‘고한 18번가’로 바꾸길 원했다고 한다. 즐겨 부르는 노래를 ‘18번’이라 하듯, 사람들이 즐겨 찾는 거리로 만들자는 바람을 담았다. 고한 18번가는 고한파출소에서 고한구공탄 시장에 이르는 300m 남짓한 골목을 일컫는다. 골목길에 화분을 전시해 마을 정원을 만드는 등 이른바 ‘골목형 관광지’로 환골탈태했다. ‘마을호텔 18번가’도 만들었다. 방이 3개뿐인 초미니 호텔이다. 고한에서 제일 오래된 식당을 무상 임대해 마을 호텔로 운영하고 있다.‘운탄고도1330’ 5길의 반대편, 그러니까 백운산 너머는 하이원 리조트다. 요즘 초여름 야생화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운탄고도 트레킹 도중 가도 좋고, 따로 시간을 내 찾아도 좋다. 광활한 스키 슬로프에 식재된 샤스타데이지 등 110여종에 달한다는 들꽃과 만날 수 있다. 강원랜드 바로 아래 있는 사북 탄광문화관광촌은 내년이 기대되는 관광자원이다. 동양 최대의 민영탄광이었던 동원탄좌의 폐광 이후 개보수해 관광시설로 활용했던 곳이다. 현재는 공사 중이다. 내부 시설을 대폭 확장한 뒤 내년쯤 탄광문화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날 예정이다. 삼탄아트마인은 여전히 정선의 명소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얻은 인기가 여태 이어지고 있다. 태백에선 철암탄광역사촌을 찾아볼 만하다. 옛 탄광촌의 상가들을 그대로 보전해 생활사박물관으로 재활용했다. 철암천 변에 늘어선 까치발 건물들이 독특하다. 철암역 맞은편에 있다. 탄광역사촌 맞은편엔 옛 광부들의 사택이 보전돼 있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린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낡은 집들이 산자락에 다닥다닥 붙어 있다. 태백에는 자작나무 숲이 많다. 탄광 개발로 훼손된 산림을 복구하기 위해 자작나무를 많이 심었기 때문이다. 그중 황지동의 지지리골 자작나무숲은 태백시 자체적으로 4대 명품숲으로 꼽은 곳이다. 세간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워 주말에 주민들이 즐겨 찾는다. 나무의 둥치가 그리 굵진 않지만 인적 드문 공간에서 자신만의 사진을 마음껏 찍을 수 있다. ‘운탄고도1330’의 6길에도 포함돼 있다. 다만 코스 밖으로 1㎞ 정도 오르내려야 해서 다소 부담이다. 트레킹과 별도로 방문하길 권한다.통리의 탄탄파크는 옛 한보탄광 부지에 조성된 정보기술(IT) 콘텐츠 테마파크다. 폐갱도를 활용해 조성한 2개의 터널형 전시 공간이 대표 볼거리다. 동물들과 사진 찍기, 그림 그리기 등 체험 활동과 ‘태백을 구하는 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도 즐길 수 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세트장도 보전해 뒀다. ■여행수첩 -하이원 리조트가 27일까지 ‘샤스타데이지 페스티벌’을 연다. 초여름의 대표적인 들꽃인 샤스타데이지 등 다양한 들꽃들이 스키장 슬로프를 가득 채운다. 축제가 끝나도 꽃은 7월 내내 피고 진다. 왕복 7㎞의 트레킹을 즐기기 어려운 이들은 카트나 관광곤돌라를 이용하면 된다. 전동 카트는 한 시간에 5만원이다. 대여 시간을 엄수해야 한다. 관광곤돌라는 왕복 1만 6000원(바닥이 보이는 크리스털은 2만원)이다. 제우스와 헤라 리프트를 타고 돌아보는 투어는 토~월요일 운영된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슬로프 백패킹 행사도 한 달에 한 번 열린다. 하이원 리조트 숙박과 각종 시설 이용권을 할인해 하나로 묶은 ‘하이원 샤스타 패키지’는 26일까지 판다. -강원도관광재단이 10월 8~16일 운탄고도 3길(약 13㎞)에서 ‘운탄고도1330 느리게 걷기’ 행사를 연다. 9일간의 체류형 행사다. 코스 인접 지역인 영월, 정선의 숙박업소에서 묵는 참가자(숙박 예정자 포함)에겐 지역화폐 등을 지급한다.
  •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막장, 땀, 눈물… 고된 인생도 ‘쉬엄쉬엄’

    정선·태백·영월 등 경계 맞댄 ‘만항재’포장도로 중 가장 높은 해발 1330m끝없는 굽잇길 주변엔 ‘야생화 카펫’ 광부 아내들의 사연 담긴 ‘도롱이못’ 영화 ‘엽기적인 그녀’ 속 명품소나무 고갯마루 옆 고랭지 배추밭도 장관 ‘막장’이란 단어를 신문에 쓸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행여 실수로 게재했다간 당장 탄광 지역 주민, 노동자들의 항의 전화와 이메일이 쏟아졌다. 그들은 누군가의 일터이자 엄숙한 삶의 현장을 어떻게 그런 경멸스런 단어로 폄훼할 수 있느냐고 꾸짖었다. 그게 불과 십수 년 전이다. 요즘은 달라졌다. ‘막장’이란 단어는 이제 누구나 거리낌 없이 쓰는 보통명사가 된 듯하다. 한편으로는 항의조차 포기할 만큼, 쇠락을 거듭하는 탄광 지역 사람들을 보는 듯해 안타깝기도 하다. 이제 강원도가 스러져 가는 탄광 문화를 보전하고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설 모양이다. 탄광 역사가 새겨진 지역을 정비해 관광명소로 꾸미는 작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운탄고도1330’이다. 강원 영월부터 삼척까지, 탄광 문화의 자취가 남은 고산 지역을 잇는 걷기길이다. 오는 9월 개통을 앞두고 정선의 일부 구간을 돌아봤다.광부는 두 겹 하늘을 이고 살아간다는 말이 있다. 지상의 하늘과 막장의 하늘을 이고 산다는 의미다. 탄광촌의 고된 인생살이를 웅변하는 말이다. ‘운탄고도’는 이 같은 광부들의 땀과 눈물이 맺혀 있는 길이다. 한자 이름을 풀면 ‘석탄(炭)을 나르던(運) 높은(高) 길(道)’이다. 영월에서 정선과 태백을 거쳐 삼척까지, 흔적만 남은 옛길을 걷기 좋은 길로 정비해 잇고 있다. ‘1330’은 운탄고도 중에서도 가장 높은 만항재의 해발고도를 의미한다. ‘운탄고도1330’은 모두 9개 구간으로 이뤄졌다. 전체 거리는 173㎞ 남짓. 이번 여정에선 4길 예미역~꽃꺾이재(28.8㎞)와 5길 꽃꺾이재~함백산소공원(15.7㎞) 구간 일부를 걸었다. 5길의 들머리는 만항재(함백산소공원)다. 정선과 태백, 영월 등이 경계를 맞댄 고개다. 해발 1330m로 우리나라에서 차를 타고 오를 수 있는 포장도로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있다. ‘운탄고도1330’의 원래 루트대로라면 만항재는 5길의 종착지다. 한데 꽃꺾이재에서 출발하면 줄곧 오르막을 오르는 모양새다. 반면 만항재에서 출발하면 대체로 내리막길이다. 간간이 오르막도 있지만 원래 루트보다는 훨씬 적다. 4길도 마찬가지다. 예미역에서 꽃꺾이재까지는 줄곧 오르막이다. 경사가 급하지는 않다고 해도, 다운힐보다는 힘들 수밖에 없다. 꼭 정해진 루트대로 걸어야 하는 게 아니면 상황에 따라 들머리와 날머리를 바꿔 보는 것도 좋겠다. 만항재는 ‘탐화 여행의 고전’ 같은 곳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수많은 들꽃들이 피고 진다. 요즘은 매발톱, 범꼬리 등의 들꽃들을 관찰할 수 있다. 고개 주변에 ‘야생화 산책로’, ‘하늘숲공원’ 등이 조성돼 있다. 길은 길게 이어진다.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굽이를 구불구불 돌아간다. 이 굽이 돌면 끝날까 싶지만, 곧바로 다른 굽이가 기다리고 있다. 간혹 이 구간 끝자락의 도롱이못을 겨냥해 걷다가 지쳐 되돌아오는 도보꾼도 있다. 구간 중간중간에 ‘정화시설’, ‘1177갱’ 등 쉴 공간도 있다. ‘정화시설’은 폐광산에서 유출되는 오염 물질들을 걸러내는 곳이다. 칙칙한 빛깔의 정화시설 옆엔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여기서 맞는 풍경이 장쾌하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강원의 산자락을 눈에 담을 수 있다.‘1177갱’은 운탄고도에서 가장 높은 곳(1177m)에 있었다는 탄광을 재현한 공간이다. 쉼터 주변에 석탄을 나르던 화차, 갱도, 광부 조형물 등을 조성했다.길 끝자락에서 도롱이못을 만난다. 5길의 하이라이트라 할 곳이다. 지름은 80m 정도. 연못의 첫인상은 1970년대 양희은이 노래한 ‘작은 연못’ 속 가사와 흡사하다. 딱 “깊은 산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이다. 한데 신비롭고 아름다운 자태와 달리 연못에 담긴 이야기는 애처롭다.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말이 있다. 예전 광부의 아내들 사이에서 오간 말이다. 당시 광산 사고로 남편을 잃으면 사망 보상금으로 300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후 ‘3000만원’은 광부의 아내들에게 시리고 섬뜩한 단어가 됐다.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란 말도 있다. 광부들은 8시간씩 3교대로 근무했다. 보통 갑, 을, 병으로 나눴는데, 병반은 밤 12시부터 이튿날 아침 8시까지 근무했다. 남편이 밤에 출근하면 몰래 시내로 놀러 나가는 아내도 있었다고 한다. 드물게는 춤바람이 나거나 샛서방을 두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아내를 보며 이웃들은 ‘광부가 병반이면 아내도 병반’이라며 수군댔다. 아마 대부분의 아내들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가슴 졸이며 무사귀환을 기다렸거나, 기껏해야 동네 구멍가게에 모여 소주잔 기울이며 ‘3000만원짜리 검은 돼지 키운다’는 자조 섞인 농담이나 주고받았을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남편을 탄광으로 보낸 뒤 도롱이못에 올라 도롱뇽의 생사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도롱뇽을 보며 남편 또한 무사할 것이라 믿고는 가슴 한쪽을 쓸어내리곤 했다는 것이다. 도롱이못이란 이름도 도롱뇽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이처럼 아내들의 사랑과 기원이 응결된 곳이 도롱이못이다. 사실 ‘현실의 눈’으로 들여다보면, 도롱이못에 얽힌 사연이 마냥 환상적이지만은 않다. 오래전에 자연적으로 형성됐다기보다 갱도 함몰 등 안타까운 사고로 갑작스레 생성됐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탄광촌에서도 꽤 멀리 떨어져 있어 매일 올라가기에는 부담스러웠을 거리다. 실제로 광부의 아내들에게 기복의 장소로 활용됐다면 주기적으로, 예컨대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와 무사안녕을 기원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지극정성으로 매일같이 찾아오는 아내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아내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 아름다운 이야기는 성립할 수 있다. 희박한 가능성이긴 해도, 어쩐지 누군가는 그랬을 것이라 믿고 싶다. 도롱이못에서 2㎞쯤 내려가면 꽃꺾이재(960m)다. 5길의 날머리로 삼은 곳이다. 한자 이름은 화절령(花折嶺)이다. 산골 아낙들이 무시로 피어난 야생화를 꺾으며 넘었다는 고개다. 4길은 꽃꺾이재에서 새비재(850m)를 넘어 예미역까지 간다. 오른쪽은 기세 좋게 솟은 두위봉, 왼쪽은 태백준령을 이룬 산의 바다다. 발아래로 깎아지른 벼랑의 높이가 어지간한 산 하나쯤은 잠길 정도로 깊다. 이 길의 미덕은 줄곧 순한 내리막을 걷는다는 것이다. 들머리 일부의 오르막을 제외하면 거의 내리막이거나 평지다. 전체 길이는 약 29㎞, 얼추 팔십리다. 제주 서귀포 ‘칠십리길’보다 길지만 거리가 주는 위압감만큼 품이 들지는 않는다. 이번 여정에선 새비재까지만 돌아봤다. 들머리에서 약 17㎞ 거리다. 고갯마루 주변에 광활하게 펼쳐진 고랭지 배추밭이 압권이다. 영화 ‘엽기적인 그녀’(2001)에서 ‘그녀’(전지현)가 ‘견우’(차태현)와 함께 타임캡슐을 묻었던 소나무, 타임캡슐 공원,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솔숲 등의 볼거리가 있다.
  • 현대차 노조 임협 교섭 결렬 선언

    현대차 노조 임협 교섭 결렬 선언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임금협상 난항을 이유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차 노조는 22일 울산공장 본관에서 열린 12차 교섭에서 임협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이 올해 임협 관련 일괄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노동자 양보만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2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고, 2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행위 방향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내달 1일 전 조합원 대상으로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벌일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고, 조합원 투표에서 쟁의행위 안이 가결되면 합법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앞서 사측에 기본급 16만 52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수당 현실화 등을 요구했다. 노조 별도 요구안에는 신규인원 충원, 정년 연장, 고용 안정 등이 있다. 또 임금피크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미래차 산업 관련 국내 공장 신설·투자 등도 요구했다. 사측은 불안정한 부품 수급 문제, 글로벌 위험 요인 등을 고려할 때 노조 요구를 수용하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대내외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고 충분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에 결렬을 선언해 매우 유감이다”며 “더 심도 있게 논의해 교섭을 마무리하고, 노사가 함께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사측이 결단하면 언제든지 대화의 창구를 열어놓을 것”이라고 교섭 재개 여지를 남겨뒀다.
  • 땡볕노동 이길 ‘10분 휴식’… “말뿐입니다”

    땡볕노동 이길 ‘10분 휴식’… “말뿐입니다”

    서울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21일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건설 현장에서 최모(60)씨는 구슬땀을 흘리며 교통 정리를 하고 있었다. 땀을 닦을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이던 최씨는 “하루 벌어 먹고사는 인생인데 덥다고 별 수 있겠나”면서 “그저 참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생업 전선에 나선 건설 노동자들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불청객’ 불볕더위와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두꺼운 안전복을 입고 공사 자재를 든 채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던 노동자들은 오전부터 수은주가 이미 30도에 다다르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산업안전보건 규칙과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식 장소를 마련하고 폭염특보 발령 때 1시간당 10∼15분의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5시 작업은 될 수 있으면 중단하고 시원한 물 등을 제공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는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직업성 질병으로 업무에 기인한 열사병도 포함돼 있다. 이날 방문한 건설 현장 중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이런 규칙이 비교적 잘 지켜지는 듯했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상황이 달랐다.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남동의 한 건설 현장서 일하는 박모씨는 “더울 때는 참고 일하는 수밖에 없다”며 “50분 일하고 10분 쉰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그런 것은 가이드라인일 뿐 개인이 허락하는 체력에 따라 개별적으로 휴식을 취하며 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노동자도 “곧 장마가 온다”면서 “공사기간을 맞추려면 더위에도 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도 폭염 탓에 힘겨워했다. 관악구 봉천동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안모씨는 “항상 밖에 있어야 하는 일이다 보니 폭염이든 한파든 밖에서 견뎌야 한다”면서 “가끔씩 편의점에 들어가서 음료수를 사 마시면서 쉴 뿐 밖에서 오래 앉아 쉬는 건 보는 눈이 있어 괜히 껄끄럽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가 버거운 건 거리의 노인도 마찬가지다. 주거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은 주민들이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하려 집을 비우면서 텅 비어 있었다. 물가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들은 “선풍기를 트는 것도 겁난다”고 토로했다. 탑골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권모(88)씨는 “집보다 여기가 더 시원하다”며 “종묘공원은 의자를 땡볕에 둬서 이곳을 더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건설 현장이 폭염에 따라 한꺼번에 쉬면 모르겠는데 공사기간을 맞춰 달라고 위에서 요구하다 보니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의 고열 작업을 규정한 부분에 건설현장 옥외작업을 추가하고 건설 현장에 편의시설과 휴게시설을 마련하도록 법제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890원 제시

    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 890원 제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동계가 시급 1만 89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올해 시급 9160원보다 1730원이 많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5.0% 인상된 9160원, 2021년 최저임금은 전년 대비 1.5% 오른 8720원이었다. 노동계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초 요구안의 근거로 경제위기와 임금 불평등 해소,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구 생계비 반영 등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최초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동결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원회의는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정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생계비 적용 방법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기초자료 연구를 하고 결과를 제출하도록 하는 권고문을 발표하면서 파행 끝에 산회했다. 경영계가 주장하는 업종별 구분 적용은 2016년 이후 매번 표결을 통해 부결됐다. 이번에도 업종별 구분 적용 문제가 부상하면서 노사는 정면 충돌하는 양상이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이미 논의가 끝난 업종별 구분 적용 안건에 대해 사용자단체 달래기용으로 안건 상정을 제안한 것은 독선적 행위”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새 정부의 방향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되고 있는 저성장 고물가 시대의 불평등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우선 돼야 하는데 친기업과 시장주의를 앞세우고 있다”면서 “새 정부 첫 최저임금위원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노동계의 시급 요구안에 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 발언에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와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가 몰아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라면서 “노동계 주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의 62%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5년간 42%의 인상률을 기록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 “덥다고 쉴 수 있나요”...33도 폭염에도 쉴 수 없는 건설노동자

    “덥다고 쉴 수 있나요”...33도 폭염에도 쉴 수 없는 건설노동자

    최고기온 33도에도 일하는 건설노동자 노동계 “산안법 고열작업에 건설현장 추가해야”서울 낮 기온이 33도까지 오른 21일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건설 현장에서 교통 정리를 하던 최모(60)씨는 구슬땀을 흘리며 교통 정리를 하고 있었다. 땀을 닦을 시간도 없이 바삐 움직이던 최씨는 “하루 벌어 먹고 사는 인생인데 덥다고 별 수 있겠나”라면서 “그저 참고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씨처럼 생업 전선에 나선 건설 노동자들은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불청객’ 불볕더위와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두꺼운 안전복을 입고 공사 자재를 든 채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던 노동자들은 오전부터 수은주가 이미 30도에 다다르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산업안전보건 규칙과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식 장소를 마련하고 폭염특보 발령 때 1시간당 10∼15분의 휴식 시간을 줘야 한다. 폭염 경보가 발령되면 오후 2∼5시 작업은 될 수 있으면 중단하고 시원한 물 등을 제공해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에는 중대산업재해에 해당하는 직업성 질병으로 업무에 기인한 열사병도 포함돼 있다. 이날 방문한 건설 현장 중 대규모 사업장에서는 이런 규칙이 비교적 잘 지켜지는 듯 했지만 소규모 사업장은 상황이 달랐다. 노동자들이 쉴 수 있는 휴식 공간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남동의 한 건설 현장서 일하는 박모씨는 “더울 때는 참고 일하는 수밖에 없다”며 “50분 일하고 10분 쉰다고 하지만 현장에서 그런 것은 가이드라인일 뿐 개인이 허락하는 체력에 따라 개별적으로 휴식을 취하며 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노동자도 “곧 장마가 온다”면서 “공사기간을 맞추려면 더위에도 일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야외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도 폭염 탓에 힘겨워 했다. 관악구 봉천동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안모씨는 “항상 밖에 있어야 하는 일이다 보니 폭염이든 한파든 밖에서 견뎌야 한다”면서 “가끔씩 편의점 들어가서 음료수 사 마시면서 쉴 뿐 밖에서 오래 앉아 쉬는 건 보는 눈이 있어 괜히 껄끄럽다”고 말했다. 이른 더위가 버거운 건 거리의 노인도 마찬가지다. 주거 취약계층이 모여 사는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은 주민들이 푹푹 찌는 더위를 피하러 집을 비우면서 텅 비어 있었다. 물가 인상으로 인한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는 이들은 “선풍기를 트는 것도 겁난다”고 토로했다. 탑골공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권모(88)씨는 “집보다 여기가 더 시원하다”며 “종묘 공원은 의자를 땡볕에 둬서 이 곳을 더 자주 오게 된다”고 말했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건설 현장이 폭염에 따라 한꺼번에 쉬면 모르겠는데 공사기간을 맞춰달라고 위에서 요구하다 보니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산업안전보건법의 고열 작업을 규정한 부분에 건설현장 옥외작업을 추가하고 건설 현장에 편의시설과 휴게시설을 마련하도록 법제화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내년 최저임금은...본격 줄다리기

    내년 최저임금은...본격 줄다리기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서 노동계가 시급 1만 890원을 최초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월 209시간을 기준으로 227만 6010원, 올해보다 18.9% 많다. 올해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5.0% 인상된 9160원, 2021년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1.5% 오른 8720원이었다. 노동계는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초 요구안의 근거로 경제위기와 불평등 해소, 최저임금 노동자의 가구 생계비 반영, 악화하는 임금 불평등 해소 등을 제시했다. 경영계는 이날까지 최초 요구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동결 수준의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는 심의에서 최저임금 노동자의 현실 여건을 고려해 현행 비혼단신 노동자의 생계비가 아닌 가구 생계비를 주요 기준으로 삼아 최저임금을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동호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코로나 이후 저성장 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제상황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어 소득이 낮은 계층의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면서 “현재의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하는 최소한의 생계비인 비혼단신 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박희은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새정부의 방향은 코로나19 이후 악화되는 저성장 고물가 시대의 불평등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할지 우선돼야 하는데 친기업 정책으로 회귀해 시장주의를 앞세우고 있다”면서 “새 정부 첫번째 최저임금위원회가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노동계 요구안에대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안’이라고 반박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모두발언에서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의 삼중고와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감소하는 트리플 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쳐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라면서 “노동계 주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폐업하라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최저임금 수준은 중위임금의 62%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고 코로나 펜데믹 상황에서도 지난 5년간 42%의 인상률을 기록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몸을 가누기 힘든 상태”라고 지적했다.
  • 여성 노동자에 ‘왕가슴’·‘리본’ 별칭… 작업장 내 만연한 성차별

    여성 노동자에 ‘왕가슴’·‘리본’ 별칭… 작업장 내 만연한 성차별

    “(여성노동자들이 정규직 전환 돼 작업장으로 돌아온 후) 남성노동자들이 여성노동자들한테 ‘왕가슴’, ‘리본’, ‘엉덩이’라는 식으로 별칭을 붙여 불렀어요. 외모 평가도 하고요.” “다른 회사에서 스프레이 건을 잡았던 여성을 경력직으로 입사시켰습니다. 근데 작업 반장이 ‘절대로 여자는 뺑끼(도장 스프레이)를 칠 수 없다’는 거예요. 다른 회사에서는 거의 A급만 받은 사람이었거든요.” 작업장 내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성차별이 여전하다. 고질적인 성별 직무 분리와 함께 ‘미투’ 사태 이후 여성을 배제하는 ‘펜스룰’을 적용하거나, 동일한 일에 대해 능력을 달리 평가하는 등급분리 현상도 두드러졌다. 엄재연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상임연구위원은 2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성노동자 작업장 경험 공유 토론회’에서 ‘금속노동 여성노동자의 작업장 경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엄 연구위원은 지난해 자동차, 전기전자, 조선, 서비스(방문점검·급식) 등 금속노조 4개 업종 21개 사업장의 여성노동자 69명을 대상으로 집단·개별면접을 통한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들 사업장에서 투쟁 끝 정규직으로 전환된 여성노동자들은 남성 중심의 컨베이어벨트 조립라인에 배치됐다 성폭력을 경험했다는 증언이 많았다. 여성노동자들에 ‘왕가슴’, ‘리본’, ‘엉덩이’라는 별칭을 붙이거나 외모 평가를 하는 등 일상적인 성희롱에 시달렸다는 것이다. ‘미투’ 사건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 배치된 여성들에 ‘불편하다’며 배치를 기피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성별직무분리는 완화된 한편 동일 업무에 능력을 달리 평가하는 등급분리 시스템이 강화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여성노동자들의 주도로 2010년 약 1년여간 장기 파업을 벌였던 경북 구미의 비메모리 반도체업체 KEC은 사측의 인사관리 전략이 직군별 성별분리 배치에서 성별등급 분리 강화로 바뀌었다. KEC는 사원의 등급을 6등급(J1, J2, J3, S4, S5, 연봉대상자)로 구분한다. 김진아 금속노조 구미지부 KEC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같은 입사 동기라도 남성은 처음부터 J2로, 여성은 J1으로 적용했다”며 “여성 노동자는 이례적인 경우가 아닌 J3 등급까지만 승격되고 그 이상 등급으로는 승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일 직무를 수행하지만 근력 등을 기준으로 차별적으로 임금을 책정하는 사례 등도 보고됐다. 작업장 설비·환경 등이 남성 표준 신체에 맞춰져 있어 여성들은 작은 무게를 여러번 반복적으로 옮기는 작업을 수행하고, 이에 따라 다양한 부위의 근골격계 증상이 발생하고 있다. 엄 연구위원은 “남성 표준 신체를 기본값으로 설정한 작업환경은 평균 신장이 작거나 고령 남성에게도 노동강도와 위험요인을 높이는 요소”라며 “중량물 작업의 노동강도 부담을 줄여나가는 작업설비와 도구, 작업장 환경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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