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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이 ‘테러 자금줄?’…해외 테러단체에 돈 보낸 불법체류자

    한국이 ‘테러 자금줄?’…해외 테러단체에 돈 보낸 불법체류자

    해외 테러조직에 돈을 보낸 불법체류 외국인이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았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재판장 김도연)은 8일 공중 등 협박 목적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위한 자금조달 행위의 금지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된 불법체류자 A(29)씨에게 “A씨는 자신이 돈을 보낸 단체가 테러단체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지만 단체 요원과 주고받은 대화 등을 종합하면 알고도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이같이 선고하고 추징금 142만원도 명령했다. A씨는 국내에 불법체류하며 2020년 5월 21일부터 같은해 8월까지 테러 단체로 지정된 ‘타브히드 바 지하드(TvJ)’ 해외조직 간부 B씨에게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 3차례에 걸쳐 총 140만원 상당을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7월 같은 수법으로 B씨에게 250 달러를 송금하려다 미수에 그치기도 했다. A씨는 TvJ 조직원들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접촉하면서 차명계좌를 이용해 돈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테러 단체에 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는 테러 단체의 존속을 돕는 것으로 액수와 관계없이 국가의 평화와 안전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은 큰 죄다. 그런데도 A씨는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판시했다.한국은 ‘테러 청정국’으로 꼽히지만 국내에서 돈을 벌어 해외 테러단체에 보낸 사례들이 적지 않다. 20대 후반 러시아인 B씨는 국내에 불법체류하며 테러 자금 290만원을 이슬람 테러단체 ‘알누스라 전선’에 보냈다가 지난해 테러방지법, 테러자금금지법 등 혐의로 구속됐고, 불법체류 러시아인 C씨도 일용직 등으로 일하면서 번 돈 2000만원을 수십 차례 이 테러단체에 송금해 징역 2년 6월을 확정 받았다. 우즈베키스탄 노동자 D씨는 이 단체와 또다른 테러 단체 ‘이맘 알부카리 여단’에 돈을 보내 징역 1년 6월을, 같은 국적의 불법체류자 E씨는 TvJ에 11 차례에 걸쳐 240만원을 보내 징역 2년을 선고 받았다. 이들이 보낸 돈은 실제로 총기 구입 등에 쓰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테러 조직이 많이 있는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는 총기 1대가 30만원 정도밖에 안돼 적은 금액으로도 테러 범죄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 대우조선 폐업 하청업체 노동자 42명 고용승계 합의

    대우조선 폐업 하청업체 노동자 42명 고용승계 합의

    ‘고용승계 문제’ 추석 앞두고 극적 해결“‘노란봉투법’ 반드시 제정했으면”대우조선해양 폐업 하청업체 노동자 42명의 고용승계 문제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극적으로 해결됐다. 51일간의 파업이 끝나고도 조선소로 돌아가지 못했던 노동자의 복직 길이 열린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는 8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과 교섭한 끝에 고용승계 합의 이행을 보장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노사 합의에 따라 비공개했다. 하청 노사는 지난 7월 22일 폐업한 4개 업체 조합원 47명에 대해 고용이 가능하도록 설계하는 방식으로 고용승계를 약속했다. 2개 업체 조합원 5명에 대해선 폐업 사업장을 인수한 새로운 대표가 고용을 유지했으나 도장업체 조합원 31명과 발판업체 조합원 11명 등 2개 업체 42명은 고용이 보장되지 않았다. 이에 하청 노조는 사측에 고용승계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지난달 18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다. 단식 22일째를 맞은 김형수 조선하청지회장은 “51일간 조선소 하청 노동자의 투쟁을 보면서 마음 졸였을 국민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다시 드린다”면서 “그 진통 끝에 합의된 내용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단식 농성을 해야 하는 것이 조선소 하청 노동자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 지회장은 이어 “대주주 산업은행과 대우조선은 우리에게 470억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천문학적인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진행하고 있다”며 “이번 국회 안에 (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을 제한하는) ‘노란봉투법’을 반드시 제정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 대량 실직 ‘버팀목’… 울산 동구 300억 노동기금 조성

    대량 실직 ‘버팀목’… 울산 동구 300억 노동기금 조성

    대량 실직 때 노동자 구제비용으로 쓰일 ‘노동기금’이 울산 동구에서 본격적으로 조성된다.울산 동구는 ‘울산광역시 동구 노동복지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제정안(8월 26일~9월 15일)을 입법예고하고, 주민 의견을 수렴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동구는 이달 말 동구의회에 조례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동구는 구의회에서 조례안을 통과시키면 내달 7일쯤 조례 공포와 함께 본격 기금 조성을 시작한다. 노동기금은 오는 2026년까지 총 300억원을 조성하게 된다. 동구에 따르면 목표 기금 중 100억원은 앞으로 4년간 매년 25억원씩 구비로 출자하고, 나머지는 지역기업체·노동조합·정부·울산시 등이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출연금을 지원받는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기금은 코로나19 사태의 재난지원금처럼 노동현장에서 대량 실직이 발생하면 노동자 구제비용으로 쓰인다. 실직자들은 정부 지원금과 별도로 동구의 노동기금 혜택을 받는다. 동구는 노동자 긴급 생활안정과 함께 주거·의료 등 복지증진, 교육·훈련 지원 등에도 기금을 일부 사용할 계획이다. 지원 대상은 조선업 관련 노동자, 단기노동자, 음식 배달, 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 서비스산업 종사자 등이다. 동구는 지역 내 비정규직 노동자와 단기노동자가 3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동구는 2015년 시작된 조선업 장기침체 등에 의한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고급 기술인력과 비정규직·단기직 청년층이 대거 외지로 빠져나갔고 한때 20만명에 육박하던 인구도 15만명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김종훈 동구청장은 “노동기금은 과거 조선업 불황 때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떠났던 사례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노동기금을 만든다”면서 “기금이 버팀목이 된다면, 노동자들도 안심하고 생업현장에 복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서울포토]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가계부 공개 기자회견

    [서울포토]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가계부 공개 기자회견

    8일 서울역 광장 계단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회원들이 물가폭등, 실질임금 하락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 및 가계부 공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2.9.8
  • 의료·안전·돌봄 책임지는 필수노동자, 그들의 삶은 누가 책임지나

    “저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어르신들의 식사부터 목욕까지 챙기다 보니 한의원과 정형외과를 전전하고 있어요.”(시립 요양기관 돌봄노동자 A씨) 코로나19를 계기로 우리 사회 곳곳에서 의료·안전·돌봄 등을 책임지는 필수노동자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의 노동 환경과 처우는 열악하기만 하다.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필수노동자조차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경우도 있다. 노동자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도입한 생활임금 제도를 필수노동자까지 확대 적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7일 서울시와 더불어민주당 신영대 의원실 등에 따르면 서울시립 요양기관은 9곳으로, 모두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민간위탁 노동자는 시 투자·출연기관 노동자 등과 함께 서울형 생활임금 적용 대상이다. 올해 서울형 생활임금은 시급 1만 766원으로 최저임금(9160원) 대비 118% 수준이다. 생활임금은 노동자의 생계 유지는 물론 그 가족의 주거·교육·문화·생활비 보장까지 고려해 책정된다. 이 때문에 최저임금의 대안으로도 거론된다. 현재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전국 15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시행 중이다. 하지만 시립 요양기관의 경우 시 예산뿐 아니라 국비 지원을 받는다는 이유로 생활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생활임금위원회에서 시비가 100% 투입되는 민간위탁 기간 노동자를 대상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내년 생활임금 수준과 적용 대상은 8일 열리는 서울시 생활임금위원회를 통해 결정된다. 일각에서는 생활임금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적용 대상을 공공 영역과 맞닿아 있는 돌봄·안전 노동자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재난 상황에서 우리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멈출 수 없는 필수노동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라도 생활임금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현욱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노조 서울지부장은 “고된 돌봄노동에도 월평균 급여는 200만원 안팎 수준”이라며 “필수노동자, 요양시설 등 시·자치구 민간위탁기관에 생활임금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으로 생활임금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신 의원은 고용노동부에 생활임금의 수준, 대상, 산정 근거 등을 심의·의결하는 ‘국가생활임금위’를 설치하는 ‘생활임금법 제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전국 지자체 소속 근로자에게 최대한 균일한 수준의 생활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신 의원은 “지자체 재정 여건에 따라 생활임금 도입 여부 및 지급 수준에서 격차가 크다”며 “통일된 기준에 따라 생활임금을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님비로 주름진 지자체… 작을수록, 같이 다함께 ‘경제주름’ 잡아라[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님비로 주름진 지자체… 작을수록, 같이 다함께 ‘경제주름’ 잡아라[마강래의 함께 살아가는 땅]

    언론 인터뷰가 어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전화 인터뷰는 사전에 질문을 주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답변을 준비할 시간이 없다. 가끔은 내 전문 분야에서 살짝 벗어난 걸 묻기도 한다. 그런 인터뷰가 끝나고 나면 ‘아, 설명이 부족했구나’, ‘혹시 내 말을 오해하진 않았을까’, ‘이 말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매번 속으로 되뇐다. 내가 근거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면, ‘전문가란 이름’으로 발언하면 안 되겠구나. 최근엔 한 언론인한테서 이런 질문을 받았다. “교수님은 지방을 살리려면 메가시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시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많더라고요. 어떤 분들은 뜬구름 잡는 얘기라고 하던데요. 메가시티라는 유령에 홀리지 말아야 된다고도 하고요.” 나는 이들이 메가시티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아니면 ‘메가’(mega)라는 단어의 이미지에 함몰돼 근거 없는 비판을 하고 있는 것이라 답했다. 표심에 메가시티 ‘흔들’ 선거 이후 부울경 연합 좌초위기소도시 위주 좋은 일자리는 한계광역 단위 산업생태계 구축해야日·英·佛 초광역 협력 통해 성장 안타깝긴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단체장이 이런 반대 목소리를 내는 건 이해가 되는 측면도 있다. 메가시티는 지자체를 뛰어넘는 거대한 대도시권을 의미한다. 메가시티를 만들려면 여러 지자체가 협력해야만 한다. 공동 이익을 도모하는 과정이라지만 힘이 약한 지자체가 불리해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의 속성을 고려한다면 메가시티를 선뜻 찬성하기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나 다를까. 지방선거 이후 메가시티 움직임이 바람 빠진 쭈글이 풍선처럼 시들해졌다. 부울경 특별연합도 좌초 위기다. 일부 단체장들은 메가시티의 ‘메’자도 꺼내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았단다. ● 양질의 일자리 위해선 인프라 중요 전문가란 이름으로 메가시티를 뜬구름 취급하는 건 이해할 수 없다. 메가시티가 지역을 착취할 것이라는 둥, 메가시티라는 추상적인 개념으론 지역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를 하는 건 자유다. 무엇이든 모르면 흐릿해 보이기 마련이다. 메가시티가 왜 필요한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질문이면 족하다. 이에 대한 답도 이미 수많은 이들이 내놓은 상태다. 그러니 메가시티가 유령처럼 보이는 분들은, 아래 세 가지 질문에 답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면 좋겠다. 첫 번째 질문부터 보자. 왜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는가.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일자리’다. 특히 젊은층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지방에 부족하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청년들에게 지방을 떠나는 이유를 물으면 크게 두 가지로 대답한다. 하나는 ‘일자리’, 또 다른 하나는 ‘교육’이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답변을 한 교육적 이유도, 그 속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일자리와 관련이 있다. 수도권에서 교육을 받으면 수도권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진다.수도권이 일자리를 통해 지방 인재를 흡수하면 할수록 지방은 더 허약해진다. 특히 2015년부터는 청년들의 지방 유출에 가속이 붙었다. 지방 광역시에서도 매해 청년 100명 중 2명 정도가 떠나고 있다. 이제 지방 붕괴는 예측이 아닌 운명 같은 미래에 가까워졌다. 첫 번째 질문을 통해 지방이 집중해야 할 부분이 선명해진다. ‘일자리 격차’ 때문에 지방이 쇠퇴한다면, 해결책도 일자리 격차를 줄이는 쪽으로 설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일자리, 두 번째로 중요한 것도 일자리, 세 번째로 중요한 것도 일자리다. 일자리만이 살길이다. 두 번째 질문을 해 본다. 왜 수도권에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가 몰리는가. 최근에 많은 연구는 ‘산업구조 변화’에 주목한다. 쉽게 말해 주력 산업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시장은 이미 온갖 상품으로 포화상태다. 공급과잉은 기업의 채산성을 낮췄다. 이제 기업은 혁신적 아이디어로 새로운 걸 내놓지 않고서는 버티기 힘든 세상이 됐다. 그럼 기업의 혁신적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오나. 혁신인재를 통해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단 기업엔 말 그대로 ‘사람이 전부’다. 그러니 첨단기업들은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수도권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지방 인재도 일자리를 좇아 수도권으로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업은 청년을 좇고, 청년은 기업을 좇고 있다. 양자가 물고 물리면서 수도권은 강력한 슈퍼 메가시티가 됐다. ‘산업구조 변화’는 전 세계 공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2018년에 출간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에서는 산업구조 변화로 공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OECD 회원국에서 제일 잘나가는 도시로 일자리가 더욱 쏠리고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는 한국에 대한 분석도 담고 있다. 가장 잘나가는 곳은 수도권이고 가장 뒤처진 곳은 경북이다.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수도권 밖 모든 지역이 경북과 별반 다르지 않은 처지라는 걸. 이렇게 수도권과 지방이 심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바뀐 이유는 산업구조 변화 속에서 첨단 기업들이 혁신인재가 모여 있는 대도시, 수도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방도 혁신인재와 첨단기업들을 위한 대도시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해외선 협력 통해 지방소멸 위기 넘어 그럼 세 번째 질문으로 넘어가 보자. 어떻게 지방에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가. 지역 격차 완화를 위한 다른 선진국 경험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먼저 이웃 나라 일본을 보자. 일본에서는 도쿄와 그 주변이 인구와 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지 오래다. 오사카 지역 지자체 12곳이 연합해 ‘간사이 연합’이라는 ‘특별지방자치단체’를 만들었다. 12개 지자체를 모으면 인구가 2000만명이 넘는다. 목적도 뚜렷하다. 뭉치지 않으면 도쿄에 먹힐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초광역 협력사업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 방재, 관광·문화·스포츠 진흥, 산업진흥, 의료, 환경보전, 자격시험·면허, 직원연수 등 7가지 사무를 공동으로 처리한다. 영국에서도 런던 권역의 위세에 위기감을 느낀 맨체스터, 리버풀, 리즈, 브리스톨, 버밍엄 등 지방 핵심도시들이 주변도시들과 연합해 도시권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뭉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맨체스터 도시권이다. 맨체스터 도시권은 8개 지자체를 통합한 뒤 광역교통체계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처리했다. 공간계획뿐만 아니라 주택 계획도 광역 차원에서 함께 세우고 있다. 고용 훈련도 함께 하는데, 특히 낙후된 북부지역 노동자에 대한 직업교육을 통해 맨체스터 도시권 내부 격차를 줄이려는 시도도 하고 있다. 프랑스도 마찬가지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수도인 파리로 인구와 산업이 집중됐다. 지역 격차가 커지자 프랑스도 지방자치단체개혁법을 제정하면서 기초지자체가 힘을 모으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폈다. 프랑스 기초지자체를 코뮌이라고 부르는데, 코뮌 연합체가 메트로폴이다. 현재 프랑스에는 14곳의 메트로폴이 구성돼 있다. 이 중 규모가 큰 대표적인 3대 메트로폴은 그랑파리, 엑스·마르세유·프로방스, 리옹이다. 이들은 다른 메트로폴과 달리 특수한 지위를 갖고 있다. 인구가 140만명이나 되는 리옹 메트로폴은 중부지역 59개 코뮌이 함께하고 있다. 리옹 메트로폴은 교통인프라 계획뿐만 아니라 경제개발, 문화, 교육, 주거 계획 등을 세우는 특별지자체이다.● 이웃 지자체와 갈등으로 얽혀 세상은 이렇게 바뀌고 있다. 기업 활동의 공간적 범위가 넓어졌다. 주민들의 생활 반경도 광역화됐다. 일자리를 만들려면 기업을 유치해야 하고, 기업을 유치하려면 제대로 된 산업생태계가 필요하다. 산업생태계를 구축하는 건 광역 단위 협력 없이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자체가 서로 협력하기보다 반목하고 질투하는 경우가 더 많다. 10여년 전 행정구역통합 붐이 일었던 때가 있었다. 지자체 46곳이 18개 지자체로 통폐합하겠다는 건의서를 중앙정부에 제출했다.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자체들은 모두 역사·문화적으로 이웃사촌이라 볼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 중 상당수는 이웃과 크고 작은 갈등으로 얽혀 있다. 몇 가지 사례만 보자. 충북 괴산군과 증평군은 광역생활폐기물 문제로 갈등을 겪었다. 괴산에 있는 소각장 인근 주민들이 증평군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수분이 많다는 이유로 반입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초기 충남 천안시와 아산시는 중국 우한 교민들의 격리 수용지 결정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였다. 천안시 정치인들이 반대하자 수용지는 아산시로 바뀌었다. 이에 아산시 주민들은 왜 아산시냐며 극렬한 반대운동을 벌였다. 전북 전주시와 완주군은 오래전부터 경쟁 관계다. 혁신도시 중심지구 배치를 놓고, 기업유치, 국도대체우회도로 건설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얼마 전에는 육군 항공대대 헬기 비행노선을 두고도 부딪쳤다. 전남 목포시, 무안군, 신안군도 마찬가지다. 목포시는 목포대양산단 인근에 쓰레기 소각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근 무안군 14개 마을 주민들이 이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다. 무안군은 소각장 설치는 소각장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충분히 협의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목포시에 전달했다. 무안군과 목포시는 남악신도시 택시 사업구역 문제로도 갈등하고 있다. 신안군과 무안군은 두 지역을 잇는 다리 이름을 놓고 갈등했다. 해결을 못하자 국가지명위원회에 의뢰했다. 결국 ‘김대중 대교’로 정해졌다. 이웃도시와 상생은 필수 전주·완주 혁신 도시 중심지 갈등 목포·무안·신안 소각장 두고 몸살 광역철도 재원 분담 두고 다툼도 ‘뭉쳐야 산다’ 가치로 머리 맞대야 ● 메가시티로 중앙 권한 이양받아야 상황이 이러한데 어찌 지방에 수도권과 같은 거대 교통 인프라를 깔 수 있겠는가. 앞으로 지방에 권역별 광역철도를 설치하고 활성화하는 건 정말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행정구역 두 곳 이상을 오가는 광역철도는 지역 갈등의 단골메뉴다. 노선이나 재원분담을 둘러싸고 다투는 경우가 흔하다. 앞으로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놓고 지자체끼리 갈등하고 다툴 가능성이 높다. 지난 정부에서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손을 놨던 가장 큰 이유도 지역 간 갈등 때문이 아니었던가. 메가시티가 유령이나 뜬구름으로 보이는 분들께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메가시티의 가장 중요한 핵심 가치는 연계와 협력을 통해 ‘같이 살자’는 것이다. 초광역협력사업은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여러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도시권 계획과 신산업 계획을 함께 짜고, 1∼2시간의 생활권을 구축하기 위해 인프라를 설계하고, 지역 대학들이 연계된 공유대학을 만들고, 공간의 거점체계를 구상하고, 핵심 거점에 기업 유치를 위한 인센티브를 설계하는 것이 메가시티가 지향하는 바다. 더 나아가 연합한 지자체가 중앙이 가진 권한을 이양받아 스스로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도도 해 볼 수 있다. 이런 사업들조차 손에 잡히지 않는 모호한 개념으로 다가온다면, 그래서 메가시티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면, 지방의 붕괴를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 사이버 성폭력 범죄 10건 중 6건은 ‘아동 성착취’

    사이버 성폭력 범죄 10건 중 6건은 ‘아동 성착취’

    2020년 사이버 성폭력으로 검거된 이들 중 60%가 아동 성착취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보다 20% 포인트가량 낮고, 상장법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을 38% 더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1.2%로 남성(70.0%)보다 18.8% 포인트 낮았다. 2020년 여성(50.7%)과 남성(69.8%)의 고용률 격차(19.1% 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 비율도 여성이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난해 전체 여성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7.4%, 남성은 31.0%였다. 임금노동자 중위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여성 22.1%, 남성 11.1%였다. 2020년 사이버 성폭력 검거 인원 중 61.8%는 아동성착취 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이었다. 사이버 성폭력 검거인원은 4223명으로, 그 가운데 아동성착취물 검거인원이 2609명이나 됐다. 성폭력 피해자는 3만 105명으로, 여성이 88.6%(2만 6685명)로 남성의 13.5배에 달했다. 지난해 상장법인의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을 38.1% 더 적게 받았다. 같은 날 여가부가 발표한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노동자 성별임금격차 조사에 따르면 상장법인 전체 1인당 평균임금은 남성이 9413만원, 여성은 5829만원이었다. 상장법인 남녀 노동자 임금격차는 2019년 36.7%에서 2020년 35.9%로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확대됐다.
  • 美전기차 차별 따지러 간 통상본부장 “유럽·日과 법적 절차도 공조”

    美전기차 차별 따지러 간 통상본부장 “유럽·日과 법적 절차도 공조”

    한국, 독일, 영국, 일본, 스웨덴 등 주요 5개국 정부가 최근 ‘북미산 전기차’에만 7500달러(약 1000만원) 상당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해외 조립 전기차 보조금 차별 문제에 함께 대응하기 위한 실무급 공동협의<서울신문 9월 6일자 1면>를 가진 가운데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법적 절차까지 공조할 뜻을 밝혔다. 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미국산’을 거듭 강조하며 현재의 보호무역 기조를 고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안 본부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을 만나 IRA 피해국인 독일·영국·일본·스웨덴 등과의 공동대응에 대해 “사실상 우리와 거의 같은 상황으로, 입장을 공유하고 향후 필요할 경우 정부 간 협력과 기타 법적 절차 등을 공조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북미산’에만 7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IRA 조항 수정, 올해 말에 나올 관련 시행령 속에 우리나라에 대한 적용 예외 신설,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사실상 모든 대응책에 대해 5개국 공조 가능성을 열어 둔 것이다. 안 본부장은 또 7일 예정된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면담에 대해 IRA와 관련한 첫 각료급 대면 협의라는 점을 강조한 뒤 “국내에선 제가 합동대책반 반장을 맡고 있고, 미국은 USTR이 맡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협의 채널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가동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본부장은 “타이 대표도 사안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IRA 조항 개정을 요구할 것임을 전했다. 이어 “조기 법 개정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입법적으로 풀 수 있는 부분, 정부 차원에서 풀 수 있는 문제 등 다각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백악관, 상무부, 상·하원, 싱크탱크 등도 접촉한다. 이외 안 본부장은 “IRA는 한미 간 산업통상 관계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시금석이 되는 사안”이라며 “향후 한미 간 산업 생태계 구축에 있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메시지를 전하고 만족할 만한 해결책을 찾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진행한 노동절 연설에서 “미국과 전 세계를 돕는 위대한 제조 시설이 미국에 있을 수 없다고 도대체 어디에 쓰여 있느냐”며 ‘미국우선주의’(American First)를 강조했다. 오는 11월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난달 16일부터 발효된 IRA를 최대 치적으로 홍보하는 가운데 지지율도 상승하고 있다. 앞선 위스콘신주 밀워키 연설에서는 “한국, 일본 등 전 세계 제조업들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 한국 기업 대표가 나에게 그들이 미국에 오려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는지 아느냐.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과 가장 우수한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의 미국은 미국 노동자가 미국 공장에서 만든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이버 성폭력 검거’ 60%는 아동성착취범… 남녀 고용률 격차는 20%P ‘여전’

    ‘사이버 성폭력 검거’ 60%는 아동성착취범… 남녀 고용률 격차는 20%P ‘여전’

    2020년 사이버 성폭력으로 검거된 이들 중 60%가 아동 성착취범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고용률은 남성보다 20% 포인트가량 낮고, 상장법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을 38% 더 적게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여성가족부가 공개한 ‘2022 통계로 보는 남녀의 삶’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1.2%로 남성(70.0%)보다 18.8% 포인트 낮았다. 2020년 여성(50.7%)과 남성(69.8%)의 고용률 격차(19.1% 포인트)와 비슷한 수준이다. 비정규직·저임금 노동자 비율도 여성이 10% 포인트 이상 높았다. 지난해 전체 여성 노동자 중 비정규직 비율은 47.4%, 남성은 31.0%였다. 임금노동자 중위임금의 3분의2 미만을 받는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여성 22.1%, 남성 11.1%였다. 2020년 사이버 성폭력 검거 인원 중 61.8%는 아동성착취 범죄 혐의를 받는 이들이었다. 사이버 성폭력 검거인원은 4223명으로, 그 가운데 아동성착취물 검거인원이 2609명이나 됐다. 성폭력 피해자는 3만 105명으로, 여성이 88.6%(2만 6685명)로 남성의 13.5배에 달했다. 지난해 상장법인의 여성 노동자는 남성보다 임금을 38.1% 더 적게 받았다. 같은 날 여가부가 발표한 상장법인과 공공기관 노동자 성별임금격차 조사에 따르면 상장법인 전체 1인당 평균임금은 남성이 9413만원, 여성은 5829만원이었다. 상장법인 남녀 노동자 임금격차는 2019년 36.7%에서 2020년 35.9%로 줄었으나, 지난해 다시 확대됐다.
  • NYT 美 정보문건 인용 “러시아, 북한 로켓·포탄 수백만발 사들여”

    NYT 美 정보문건 인용 “러시아, 북한 로켓·포탄 수백만발 사들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북한에서 포탄과 로켓 수백만발을 사들이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뉴욕 타임스(NYT)가 새롭게 기밀 해제된 미국 정보를 인용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확한 무기의 종류, 수송 시기와 규모에 대한 세부 내용은 거의 밝히지 않았다. NYT는 해당 거래 내용을 독자적으로 확인할 길은 없다고 밝혔다. AP와 로이터 통신도 NYT가 보도한 내용을 정보당국 취재를 통해 교차 확인했다며 보도했다. 익명의 미국 행정부 관리는 러시아가 북한에서 군사 물자를 조달하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수출 통제와 제재 때문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심각한 공급 부족을 계속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AP 통신에 털어놓았다. 미국 정보당국 관리는 전쟁을 질질 끌수록 러시아는 북한의 군사장비 추가 구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 관리는 러시아가 북한에서 어느 정도의 무기를 구매하려는지는 상세히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군이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기 위해 이란산 드론(UAV·무인항공기)을 들여왔다고 미국 정부가 최근 밝힌 가운데 북한 무기 수입을 공개한 것이라 더욱 주목된다. 하지만 최근 백악관은 러시아가 지난달 들여온 이란산 드론 때문에 기술적 문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 확장에 따른 안보 위협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패권주의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우방인 러시아를 적극 옹호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강화를 추구해왔다. 북한은 지난 7월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공식 승인함으로써 이 두 지역 재건 사업에 건설 노동자를 파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DPR과 LPR의 독립을 승인한 나라는 러시아 말고는 시리아와 북한뿐이다.
  • 태풍 와도 ‘재택’은 딴 세상인 노동자들…엇갈린 휴교·출근 ‘이중고’

    태풍 와도 ‘재택’은 딴 세상인 노동자들…엇갈린 휴교·출근 ‘이중고’

    6일 국내에 상륙한 11호 태풍 힌남노가 전국 곳곳에 크고 작은 피해를 남기고 떠났지만 재난 상황에서도 평소처럼 출근해야 했던 노동자들은 괴로움을 호소했다. 추석 특수로 비상이 걸린 물류업계에선 강풍과 폭우 속에서도 대다수 택배기사가 할당된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일을 쉬지 못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에서 ‘5일 집하·6일 하차 전면 금지’를 요청했지만 전날 제주와 영남·전남 일부 지역에서만 집하가 중단됐다. 이날은 “태풍이 지나간 뒤 안전상황이 확인되면 근무한다”는 지침에 따라 전국 택배기사가 대부분 정상출근했다. 이 과정에서 침수 피해가 컸던 경북 포항 일부 대리점에선 힌남노가 내륙을 빠져나가기 전 새벽부터 기사들에게 출근을 강요해 마찰을 빚기도 했다. 강민욱 전국택배노조 교선국장은 “택배사나 대리점주는 재난 상황에도 ‘실제 피해가 어떨지 모르니까 일단 나와서 맞닥뜨려 보자’는 식인데 그러다 안전사고가 터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부 터미널은 폭우로 전기가 끊겨 현장 복구 중인데 할당 물량은 그대로라 내일 2배로 처리해야 하는 이중고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민간기업은 재량껏 재택근무를 결정해 직장인의 희비가 엇갈렸다. 네이버·카카오·넥슨 등 IT기업은 전사 재택근무 조치를 했고 삼성·SK·롯데 등 주요 대기업도 사원들에게 자율적인 재택근무를 권장했다. 반면 고용노동부 권고에도 정상출근을 시키는 회사도 많았다. 더욱이 태풍 여파로 이날 오전 도로 곳곳이 통제되면서 출근시간이 늦춰지지 않은 직장인은 평소보다 일찍 집을 나서야 했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30)씨는 “근처 회사에 다니는 친구가 어젯밤 재택 공지가 왔다면서 ‘노트북 충전기를 회사에 두고 왔다’고 난감해하는데 우리 회사는 역시나 아무 소식이 없더라”면서 “지난달 폭우 때도 그랬지만 서글픈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는 자녀 휴원·휴교 조치로 이중고를 겪었다. 태풍 직접 영향권에 속한 부산·경남은 전면 원격수업을 실시했다. 상대적으로 피해가 덜했던 중부지역은 지자체별로 판단이 달랐다. 서울은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일괄 임시휴교한 반면 경기·세종·대전·대구·충남·강원 지역은 학교장 자율에 맡겨 대부분 정상등교했다. 지역 맘카페에는 갑작스런 휴교 통지를 받은 학부모가 아이 맡길 곳이 없다며 하소연하는 글이 쏟아졌다. 서울의 한 학부모는 “추석연휴 다음날도 재량휴업일이라 이미 연차를 냈는데 태풍으로 갑자기 또 휴교를 한다니 워킹맘은 서럽다”고 토로했다. 서울 강남의 한 직장어린이집에서 일하는 교사 이모(29)씨는 “0세반과 1세반은 전원 가정보육을 한다고 해 교사도 재택을 하는데 우리반은 전원 등원했다”면서 “보육업 특성상 재해 상황이 와도 학부모님이 재택을 해야 우리도 재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노사정 나선다

    조선업 이중구조 개선 노사정 나선다

    조선업의 경쟁력 강화와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를 위해 정부가 노·사·정 협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6일 서울 로얄호텔에서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전문가 간담회를 갖고 “조선업이 직면한 상황과 구조적 문제를 고려할때 정부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단기간에 풀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권 차관은 “2016년 위기 이후 조선업이 대대적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원청과 하청, 물량팀으로 내려갈수록 불황의 충격이 컸다”고 언급했다. 하청 생산직 노동자는 3분의 1로 규모가 감소하고 원청과 임금격차가 벌어졌으며 협력업체의 잦은 도산·폐업으로 고용불안정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은 앞서 지난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하청업체 직원들은 원청업체와 거의 같은 일을 하면서도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등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권 차관은 “하청 생산직이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기 때문에 하청이 적정 기성금(현재까지 완성된 정도에 따라 지급하는 공사금액)을 확보하고 숙련 인력을 대우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중국과 경쟁이 격화하고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는 한 처우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 현장 의견이 일치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재하도급이나 물량팀을 축소해야 한다는 방향에 대해서는 원·하청, 노사 모두 동의하면서도 납기일을 맞춰야 하고 날씨와 자재 수급, 공정 순서 등 많은 변수가 작용하는 특성을 고려할때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많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권 차관은 “조선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는 선순환을 이루는 것을 목표로 노사정이 연대하고 협력해 문제를 풀어가는 방안을 개선방안에 담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배규식 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 정흥준 서울과기대 교수, 박종식 한국노동연구원 박사, 양승훈 경남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 한국은 뒤통수 얼얼한데… 바이든 “우수한 노동력·환경에 미국 투자”

    한국은 뒤통수 얼얼한데… 바이든 “우수한 노동력·환경에 미국 투자”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노동절인 5일(현지시간) 제조업 부활 의지를 피력하면서 한국 기업의 투자를 상징적 지표로 언급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한국산 차량은 전기차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한국에서는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발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 밀워키를 방문해 “전 세계의 제조업이 미국으로 몰려오고 있다”며 한국과 일본을 거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한국 기업 대표가 나에게 그들이 미국에 오려는 이유를 뭐라고 설명했는지 아느냐”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환경과 가장 우수한 노동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실제 그렇다”며 “우리는 미국의 미래를 건설하고 있으며, 미래의 미국은 미국 노동자가 미국 공장에서 만든 미국산 제품을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IRA 등 핵심 정책을 잇달아 처리하며 미국의 제조업 부활을 연일 부각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연설에서도 취임 후 64만개의 제조업 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미국 내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일에도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신규 반도체 공장 투자에 대해 별도 성명을 내고 “전기차, 반도체, 광섬유, 기타 핵심 부품을 미국에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의 이 같은 자국 제조업 육성책은 미국 수출 비중이 큰 한국 기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국내 기업이 최근 연이어 대규모 대미 투자를 발표한 상황이어서 격앙된 반응도 나온다. 지난달 통과된 IRA는 북미산 전기차에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준다.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출되는 현대 아이오닉5, 기아 EV6 등 한국산 전기차 5개 모델의 가격이 실질적으로 갑자기 인상되는 셈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5월 조지아주에 55억 달러(약 7조원)를 투자해 전기차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하는 이 공장은 그러나 2025년에나 가동을 시작할 수 있어 IRA로 인한 세액공제 대상에서 현대차는 사실상 제외된 것이다.미국의 IRA 통과에 한국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IRA 통과에 대한 우려를 담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기반한 미국의 한국산 전기차 세제지원 촉구 결의안’을 심의 후 채택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미국과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미국이 IRA로 대한민국의 뒤통수를 쳤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방한 당시 우리 기업에게 우호적인 이야기를 하고 삼성 등 우리 기업에 협력과 투자를 요청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입법 됐다”고 꼬집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주 미국 고위 관료들을 만나 ‘뒤통수를 맞은 것’이라고 표현했고, 그들 역시 한국의 분노를 알고 있다고 했다”며 “현대차 미국 전기차 공장 완공 시점이 2025년인 만큼 정부가 해당 시설이 정상 가동할 때까지라도 IRA 적용을 유예해달라고 적극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해법 모색에 나서고 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을 방문한 미 하원 의원들과 면담을 갖고 IRA에 대해 “전기차 세제혜택 조항이 미국산과 수입산 전기차를 차별하고 있어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안 본부장은 IRA와 관련해 미국 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를 직접 만나 협의하기 위해 이날 오전 워싱턴 DC로 향했다. 안 본부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포함한 고위급 인사들을 만나 한국 국회에서 여야가 ‘미 IRA 우려 결의안’을 합의해 통과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전달할 예정이다.
  • “아동 성착취로 평생 고통” 너바나 앨범표지 ‘알몸 아기’ 주장 또 기각

    “아동 성착취로 평생 고통” 너바나 앨범표지 ‘알몸 아기’ 주장 또 기각

    미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너바나의 앨범 표지에 갓난아기 시절 알몸 사진이 실린 당사자가 “아동 성착취”라며 제기한 소송이 재차 기각됐다.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 연방지방법원은 앨범 표지 속 주인공인 스펜서 엘든(31)이 너바나 멤버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재심청구를 지난 2일 기각했다. 너바나가 1991년 발표한 앨범 ‘네버마인드’ 표지는 낚싯바늘에 매달린 1달러짜리 지폐를 향해 아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앨든은 당시 생후 4개월이었던 자신의 알몸이 너바나 앨범 표지에 등장한 것이 일종의 아동 성착취에 해당한다고 주장해 왔다. 자신의 성기가 노출된 데다 낚싯바늘에 걸린 돈을 향하는 모습으로 합성된 이미지가 연출돼 자신이 마치 성노동자처럼 보이게 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생존해 있는 너바나 멤버와 1994년 사망한 리더 커트 코베인의 부인 등 15명을 상대로 각각 15만 달러(약 2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피고들은 오히려 엘든이 ‘네버마인드’ 표지 속 주인공인 것을 자랑하고 다녔기에 피해자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해왔다. 엘든이 가슴이 ‘네버마인드’라는 문신을 새기는가 하면 성인이 돼서도 앨범 표지에서처럼 수영하는 사진을 찍었던 사실 등을 예로 들었다. 재판부는 엘든이 본인의 알몸 사진이 너바나 앨범 표지에 사용된 것을 안 시점으로부터 이미 10년 넘게 지나 공소시효가 만료했다고 판단했다. 엘든은 지난해 소송을 제기하면서 앨범에 실린 알몸 사진 때문에 평생 지속적인 고통을 받았고 이 때문에 공소시효와 무관하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너바나 측 변호인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면서 이번 소송은 “무익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 세계에서 3000만장 이상 판매된 ‘네버마인드’의 표지는 빌보드가 선정한 ‘역대 50대 앨범 표지’ 순위에서 7위에 오를 정도로 유명한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이 앨범을 발표할 당시만 해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밴드였던 너바나는 엘든의 부모에게 사진 사용료로 200달러(현재 환율로 약 27만 원)를 지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크레인에서 떨어진 철근더미에 60대 신호수 숨져

    경기 김포의 한 공사현장에서 60대 노동자가 크레인에서 떨어진 철근 더미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났다. 5일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27분쯤 김포시 양촌읍 누산리 한 배수펌프장 증설 공사 현장의 25t 크레인에서 1.5t짜리로 추정되는 철근 더미가 떨어졌다. 이 사고로 해당 크레인 아래에서 신호수 역할을 하던 A(63)씨가 철근 더미에 깔려 현장에서 숨졌다. 공사현장 지하 1층에 있던 A씨는 크레인의 팔 역할을 하는 붐대가 부러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크레인은 지상에 있던 철근 더미를 A씨가 있는 지하 1층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A씨는 배수펌프장 증설 공사를 하는 건설업체에 직접 고용된 일용직 근로자다. 중부고용노동청은 사고 현장의 공사 금액이 50억원 이상인 사실을 파악하고,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해 조사하기로 했다. 해당 공사는 김포시청이 발주했으나 시청은 단순 발주처라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 관계자 등을 상대로 안전 수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 한기정, 文정부표 ‘기업집단국’ 겨냥 “조사 지나친지 살피겠다”

    한기정, 文정부표 ‘기업집단국’ 겨냥 “조사 지나친지 살피겠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일 문재인 정부에서 신설된 공정위 기업집단국의 역할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기업집단국의 역할은 여전히 있다. 다만, (기업에 대한) 조사가 너무 지나쳐서 실제와 어긋나는 부분이 있는지 그런 부분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기업집단과 관련해 경제력 확장을 방지하고 부당 내부거래를 차단하는 노력은 계속 지속해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한 후보자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존폐 문제와 관련해 “공정위 관련 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유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전속고발권이란 기업의 공정거래 사건에 대해 공정위만 검찰에 고발할 수 있도록 한 권한으로, 기업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검찰 수사를 차단하고자 마련된 제도다. 한 후보자는 “검찰 고발을 검찰총장에만 하도록 해 형사사법 체계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견에 대해 “위원장으로 취임하면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한 후보자는 납품단가를 원자재 가격에 연동하는 문제에 대해 “납품단가는 기본적으로 가격의 문제”라면서 “자율적으로 해결되도록 하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율적으로 해결이 안 되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안 되면 법제화를 검토해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플랫폼 분야 분쟁 관련해 “플랫폼 사이 경쟁은 공정거래법으로 분명하고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 독과점 폐해를 막는 것이 일단 입점 업체와 소비자를 보호하는 하나의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전제하에 상생 차원에서 입점 업체를 보호하고 소비자를 시장 독점화와 다크패턴(눈속임 상술) 등에 따른 피해로부터 보호하는 문제는 또 다른 이슈”라면서 “공정위원장에 취임한다면 임기 동안 이 문제에 관해 정말 열심히 심도 있게 체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다크패턴과 관련해서는 “현행 공정거래법으로 처리할 수 있는 부분은 엄정하게 법을 집행하겠다”면서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은 물론 적절한 억제·제재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자는 “시장 지배적 사업자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일부 택시 호출 서비스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한 데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지금 여부를 말하기 어렵다.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반값 치킨, 반값 피자 등을 ‘미끼 상품’으로 내걸어 골목상권과 노동자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를 공정위 차원에서 살펴보겠느냐”는 질의에 한 후보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보험법을 주로 연구해 경쟁 분야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 한 후보자는 “1999년에 공정거래법을 두 차례 강의한 적이 있고 불공정거래나 소비자 보호 관련 이슈는 보험과 금융, 통신 문제를 연구할 때 계속 등장했다”면서 “금융 또는 보험의 형태이지만 관련 법률은 꾸준히 연구해왔다”고 말했다.
  • 엄마는 주방, 아빠는 서재…같은 재택근무, 다른 돌봄 부담

    엄마는 주방, 아빠는 서재…같은 재택근무, 다른 돌봄 부담

    #1. 연년생 영유아 아들 둘을 키우는 워킹맘 김모(37)씨는 코로나19 기간 재택근무를 ‘지옥 같은 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김씨의 남편도 함께 재택근무를 했지만 남편은 서재에서 근무한 반면, 김씨는 주방 식탁을 근거지로 연신 칭얼대는 아들 둘을 챙겨야 했다. 김씨는 “남편에게 ‘방 밖으로 나와 아이들을 좀 살펴라’고 말했지만 일을 핑계대며 계속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당시 부부싸움도 잦았다”고 회상했다. #2. 지난 5월 16일 첫 방영된 MBC 예능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는 재택근무하는 남편과 0세 아이를 오롯이 돌보는 배윤정·서경환 부부가 등장했다. 어린이 축구교실을 운영하는 남편은 육아 분담을 위해 재택근무를 선택했다고 말했지만, 방에 틀어박혀 도통 나오지 않았다. 아내는 “남편이 재택근무하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며, 육아에 관심이 없는 남편에게 서운한 감정을 드러냈다. 재택근무 시 성별에 따라 가족 돌봄의 정도가 다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업무 환경 또한 성별에 따라 극명한 차이가 나타났다. 최근 발간된 서울시여성가족정책리뷰 제4호에 따르면 재택근무 시 ‘독립된 별도의 방’에서 일한다는 여성은 조사 대상자의 59.0%로 남성(65.6%)에 비해 6% 포인트 이상 적었다. 반면 거실, 주방 등에서 일한다고 응답한 여성은 22.2%로 남성(15.3%) 보다 7% 포인트 많았다. 이는 20~40대 서울시 중소기업 임금노동자 845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온라인 설문을 통해 조사한 결과다. 조사는 2020년 2월부터 재택근무 기간이 총 3개월을 넘고, 올 3월 말 기준 월 평균 4회 이상 재택근무를 했으며, 서울시 소재 30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로 대상을 제한했다.기혼자의 경우 ‘독립된 별도의 방’에서 일하는 비율이 남성 59.5%, 여성 57.5%로 큰 차이가 나지 않았으나, ‘거실 및 주방’에서 일하는 여성 비율은 25.2%로, 남성(17.9%)보다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거실, 주방 등에서 일하는 여성이 많은 까닭은 업무와 함께 자녀 돌봄 등의 가사 일을 병행하는 일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집안에서 오롯한 근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받지 못한 것이다. ‘재택근무 시 가족 돌봄 활동을 얼마나 하느냐’는 물음에 여성이 남성보다 ‘매번’ 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식사 또는 간식 준비를 매번 한다’는 여성은 전체의 34.5%로, 남성(16.2%)의 두 배 이상이었다. 아이들 숙제 또는 공부 지도를 매번 하는 여성 또한 24.9%로 남성(11.8%)의 두 배가 넘었다. 아이들 등하교·등하원 동행은 ‘매번’ 또는 ‘자주’ 한다는 여성이 전체의 60.3%였으나, 남성은 46.7%로 과반을 넘지 못했다. 이는 재택근무 시 다른 가구원이 집에 같이 있다고 응답한 기혼 유배우자 323명의 응답 결과다. 보고서는 재택근무 시 업무와 가족 돌봄 병행으로 임금노동자 모두 어려움을 겪으나, 특히 기혼 여성의 상황이 열악하다고 지적했다. 연구진은 “기혼 여성은 별도의 업무 공간 확보가 상대적으로 어렵고, 가족 돌봄을 더 많이 부담한다”며 ”재택근무 시간에 대한 가족 구성원의 존중 및 가사와 돌봄의 균등한 공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업무공간과 생활공간 구분을 통한 업무효율성 증진을 위해 지역거점별 스마트워크센터를 운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 노무현 생일에 ‘깨어있는시민 문화전시관’ 문 열었다

    노무현 생일에 ‘깨어있는시민 문화전시관’ 문 열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 기념관·전시관인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이 건립돼 1일 문을 열었다. 개관일은 노 전 대통령 양력 생일(9월 1일)에 맞췄다. 이날 개관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권양숙 여사, 박완수 경남도지사, 홍태용 김해시장,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 차성수 전시관 관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방문은 지난 5월 10일 퇴임 이후 두 번째다. 문 전 대통령은 전시관을 둘러보다 자신이 기증한 ‘노무현 변호사 수사기록’ 전시물을 보면서 “내가 노무현 대통령 변호인을 여러 번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 때 거제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을 돕다가 ‘제3자 개입’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부산·경남지역에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노동 변호사로 활동하던 문 전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문 전 대통령은 차 관장이 노 전 대통령 군 복무 당시 사진 전시물을 소개하며 “최초 사병 출신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이고 두 번째가 문 전 대통령”이라고 말하자 가볍게 웃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은 개관식이 끝난 뒤 권 여사와 함께 사저에서 점심을 한 뒤 봉하마을 건너편 야산에 있는 노 전 대통령이 사법시험 공부를 한 마옥당을 둘러봤다. 마옥당은 구슬을 연마하는 집이라는 뜻으로 노 전 대통령이 이름을 짓고 공부했던 작은 토담집이다. 이날 마옥당 복원 기념식도 열렸다. 깨어있는시민 문화체험전시관은 노 전 대통령 사저 맞은편에 있던 가설물 형태 추모의 집을 헐고 그 자리에 건립됐다.
  • 242억 켤레의 욕망, 242억 가지 불평등

    242억 켤레의 욕망, 242억 가지 불평등

    필수품서 능력의 상징이 된 신발 저소득 국가에서 모든 제조 담당  브랜드 가진 선진국이 이익 착취  가지고 있는 신발을 한번 들여다보자. 어디에서 만들어졌는가. 아마 대개는 중국, 베트남,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같은 나라의 이름이 나올 것이다. ‘메이드 인’(MADE IN) 표시가 없는 신발도 있을 테지만 그렇다고 만들어진 곳이 크게 달라지진 않는다. 신발을 만든 나라들이 특정한 지역에 편중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팔릴 땐 선진국 브랜드를 달고 팔리지만 제조는 글로벌 사우스(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아프리카 등의 저소득층 국가)에서 이뤄진다는 것은 신발 제조업이 선진국에서 하기 어려운 산업이라는 것이며, 이는 곧 열악한 노동환경에 처한 노동자들의 희생이 숨어 있음을 의미한다. 저널리스트이자 사회운동가인 탠시 E 호스킨스가 쓴 ‘풋워크’는 신발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신발을 둘러싼 지구적인 문제를 치밀하게 살핀 책이다. 호스킨스는 신발의 생산과 소비 현장을 직접 찾아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종 자료를 통해 다국적 기업의 무자비함과 정치인들의 무책임함을 비롯해 부의 불평등, 환경파괴 등 신발 속에 숨은 불편한 진실을 파헤쳤다. 신발은 인류가 발을 보호하기 위해 발명했지만 오늘날 신은 사람의 정체성과 사회적 지위, 부를 보여 주는 물건으로서의 위상이 굳건하다. 유명 스포츠 브랜드의 한정판 신발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능력자가 되고 유명인들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신발을 만듦으로써 성공을 브랜드화한다. 신체의 가장 아래쪽을 차지하는 물건이지만 신발의 지위는 인간의 겉모습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속한다. 저자는 어떤 물건이 연상시키는 모든 비물질적인 것을 ‘상징가치’라 정의하며 “물건에 적절한 상징가치가 가득 채워지면 거기에 저항하는 건 거의 불가능해진다”고 말한다. 건강에 좋지 않은 하이힐은 여성의 자존심과 무기가 되고 사람들은 경쟁적으로 신발을 수집한다. 제조원가와 상관없이 소비가격이 높을수록 위상도 같이 높아져 신발 주인들이 “칭찬과 지위가 따라오는 경험을 손에 넣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런 세계와 반대로 신발의 제조 현장은 끔찍하다. 수많은 노동자가 저임금 고강도의 노동현장에 내몰렸으며,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기준을 강제할 능력이 빈약한 나라일수록 기업의 이윤이 커진다. 저자가 만난 한 노동자는 꼬박 주 6일 근무를 하고 매달 197유로(약 27만원)를 받았다. 그가 광을 낸 부츠가 200유로에 팔리는 현실은 신발 한 켤레만도 못한 인간의 삶을 보여 준다. 연간 242억 켤레의 신발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은 지구환경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류가 소비할 수 있는 양 이상으로 신발이 매년 쏟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버려지는 것이 많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재생되는 신발은 5~10% 수준으로, 매립지로 향해 지구를 오염시키는 신발의 실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당장 지금 가진 신발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라는 것은 아니다. 알게 됐다면 앞으로의 변화가 중요하다. 소비자로서 기업`을 변화시키고, 유권자로서 정치를 변화시켜 일부나마 폐단을 바로잡아야 한다. “어쩌면 신발은 그 어떤 사물 못지않게 우리를 더 밝고 더 공정한 미래로 이끌어 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는 신발을 통해 그 안에 담긴 세계에 대해 눈을 떠야 한다”고 저자가 강조한 메시지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걸음과 직결돼 있다.
  • [책꽂이]

    [책꽂이]

    너 어디로 가니(이어령 지음, 파람북 펴냄) 지난 2월 별세한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한국인 이야기’ 시리즈 네 번째 책이자 완결편. 일제강점기 당시 소년이던 저자의 추억과 군국주의의 상처를 살펴본다. 저자는 일제가 선전 수단으로 활용한 노래의 힘에 주목하며 “일본 군가는 철저히 죽음의 세계를 찬미하고 자꾸 들으면 세뇌당한다”고 말한다. 340쪽. 1만 8000원.좋은 불평등(최병천 지음, 메디치미디어 펴냄) 진보 진영의 정책 전문가였던 저자가 불평등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다. 1992년 한중 수교를 불평등 확대의 분기점으로 본 저자는 불평등의 원인이 재벌, 신자유주의보다는 중국에 대한 수출 대박과 대기업 노동자들의 성과급 급증 등에 있다고 진단한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각종 부작용과 함께 후퇴했다고 평가한다. 376쪽. 2만 2000원.오늘은 좀 추운 사랑도 좋아(문정희 지음, 민음사 펴냄) 스웨덴 시카다상을 받은 문정희 시인이 4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 시력 50년에 달하는 시인의 기념비와도 같은 이 책에서는 세계 속에서 내면을 읽고 자기와 대면한다. 시인은 ‘디자이너Y’에서 시와 자신과 세계 사이의 무한한 분열을 목도하고, ‘눈송이 당신’에서는 처음 만져 보는 추운 사랑을 긍정한다. 180쪽. 1만 2000원.월성을 걷는 시간(김별아 지음, 해냄 펴냄) 서울신문에 ‘김별아의 도시기행문 서울을 걷는 시간’을 연재하는 작가가 자신의 소설 ‘미실’(2005)의 배경인 경주 월성을 답사하고 에세이를 냈다. 신라 이후 1000년 가까이 잠들어 있는 월성 발굴 현장과 당시 사람들의 식습관, 음주 문화 등을 통해 오늘날의 삶의 양상을 돌이켜 본다. 272쪽. 1만 7800원.중세 접경을 걷다(차용구 지음, 산처럼 펴냄) 서울신문에 ‘차용구의 비아 히스토리아’를 연재하는 저자가 경계와 경계를 잇는 ‘접경’을 중심으로 서양 중세 이야기를 펼친다. 접경은 이질적인 것이 부딪치며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공간이다. 우타, 테오파노, 엘시드, 올가 등 다양한 인물을 소개하고, 서양 중세사의 공간적 지평을 동유럽과 북유럽으로 넓혔다. 240쪽. 1만 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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