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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의 과학과 문명/하워드 R 터너 지음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의 언행록 ‘하디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지식을 구하라.지식의 소유자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할 수 있다.지식은 천국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학자의 잉크는 순교자의 피보다 신성하다.…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다.” 학문 연구를 적극적으로 권장했고 다른 문명의 지식체계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던 이슬람 사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이같은 지적 열광이 이슬람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슬람의 과학과 문명’(하워드 R 터너 지음,정규영 옮김, 르네상스 펴냄)은 이슬람 문명의 황금기인 7∼17세기 무슬림 철학자들과 과학자,예술가,노동자들이 이룩한 문명을 ‘과학’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이슬람 제국은 고대 그리스ㆍ로마의 필사본들을 아랍어로 번역하고 인도 및 중국의 학문을 받아들여 찬란한 과학문명을 이뤘다.이슬람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가 천체 관측기구를 발전시킨 일이다. 오늘날의 병원 형태 또한 이슬람 세계에서 처음 발전했다.칼리프 알라시드(‘천일야화’의 칼리프)의 통치기간인 8세기에 이미 병원이 설립 운영됐다.병원들은 칼리프,토후,자선가,종교단체의 기부금으로 유지됐다.이슬람 과학문명의 한 귀퉁이를 당당히 차지하는 것이 점성술.중세 무슬림 점성술사들은 그들의 지식을 활용해 갖가지 예언을 했다.칼리프가 군사원정에 나설 경우,궁정 점성술사들은 공격 시간을 결정하도록 명을 받았다. 책은 이러한 이슬람의 과학적 지식과 사고가 중세 유럽의 학문과 르네상스의 출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사례 중심으로 살핀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중국판 '새마을운동’ 깃발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농촌이 중국의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소비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중국정부는 8억 농촌인구의 소득증대와 구매력 증가,내수 확대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야심찬 ‘농촌개혁 청사진’을 내놓았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최근 내부 회의에서 채택한 2004년 당 중앙 1호 문건(정식명칭:농민수입 증가에 관한 의견)을 8일 발표했다.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정책 발표 이후 농촌 개혁 청사진은 이번이 여섯번째지만 ‘중국판 새마을 운동’에 비견될 정도로 농민 소득 증대에 초점을 맞추기는 처음이다. 당 중앙 1호 문건은 올해부터 농민 소득증대와 제조업·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대폭 늘어난 관련 예산을 집행키로 했다고 영국의 경제전문지 파이낸셜 타임스가 10일 보도했다. 당 중앙재경영도소조 천시원(陳錫文) 판공실 부주임은 “농촌 인프라 건설과 공공 건강·위생,교육,농민 보조금 분야에서의 농촌 예산을 지난해보다 300억위안(4조 5000억원)이 는 1500억위안(22조 5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고 밝혔다.사상최대 규모로 편성된 농촌 예산은 내달 5일부터 열리는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전인대) 2차 회의에서 심의,확정될 예정이다. 관영 신화통신도 올해부터 농민들이 내는 농촌세 세율을 현행보다 1%포인트 인하하고 특용작물 재배 시 내는 특산세 폐지 등의 농촌 세제개혁을 단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또 120억위안(1조 8000억원)의 보조금을 직접 쌀 경작 농민들에게 지원키로 했다.지난해 중국의 식량수요는 4650만t이었지만 실제 생산량은 4300만t에 머물러 350만t이나 수입했다.농민들의 경작 의욕 고취도 이번 개혁안의 초점인 셈이다. ●소비거점으로의 전환 배경 중국 정부가 농촌 개혁에 나선 것은 날로 확대되는 도농간 빈부격차가 한계점에 달해 농민들의 불만이 체제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천시원 판공실 부주임은 “농민 소득을 올리지 못하면 중국 전체의 번영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해 중국농민의 1인당 연평균 소득은 2622위안(약 39만원)으로 도시 평균 소득(8500위안·127만원)의 3분의1에도 못미친다.상하이나 선전 등 대도시와 비교하면 16배 이상의 차이가 난다.농민들의 수입 증가율은 평균 3∼4%에 그쳐 10% 전후인 도시들에 훨씬 못 미친 상황이다.이 때문에 지도부는 지난해 10월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6기3중전회)에서 기존의 성장우선 전략에서 균형발전 전략으로 경제정책 변화를 결정했다.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지도부는 당시 오는 2007년까지 ▲도농간 ▲동·서부간 ▲계층간 균형발전을 위한 청사진 수립을 지시했다. ●장기적 도시화를 위한 시간 벌기 이번 농촌개혁에서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농민들의 직업훈련이다.중국정부는 올해 직업훈련 예산을 지난해 5000만위안(75억원)에서 3억위안(450억원)으로 6배나 증액시켰다. 장기적으로 8억 농민들을 제조업과 서비스업으로 이전시키려는 포석이다.고용확대를 늘리기 위해 농촌 민간기업인 향진기업(鄕鎭企業)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 민궁(民工·농촌의 도시근로자)으로 불리는 9900만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해서 취업을 했다.또 1억 5000만명 안팎의 농촌 유휴 노동자들의 일자리 확보가 시급하다.중국 농촌 전문가들은 2020년까지 3억∼4억명의 농민들이 도시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한다. oilman@˝
  • [데스크 시각] 평등은 만능이 아니다/염주영 편집국 부국장

    평등 추구가 오히려 불평등을 초래한 사례들이 적지 않다.통계청은 지난달 말 20대 취업자의 절반이 임시직이나 일용직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발표했다.노동운동이 왕성하고 양대 노조가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왜 젊은 노동자들의 경제적 지위는 취약해지는 걸까.서울대는 얼마전 고교 평준화가 입시에서 부유층 자제들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실증적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도입했던 제도가 왜 정반대의 결과를 낳은 걸까.노동운동이나 고교평준화는 모두 평등 추구 성향이 강한데 불평등한 결과를 낳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다. 그런 사례는 또 있다.‘국민의 정부’를 지향한 김대중 정부 아래서 국민의 빈부격차는 권위주의 시대의 정부 때보다 더욱 커졌다.‘참여형 복지’를 내세운 노무현 정부에서도 빈부격차의 확대 추세는 크게 달라질 것 같지가 않다.이 점도 역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왜 이런 결과가 빚어지는가. 셰익스피어가 런던 교외에 있는 유명한 식당에 갔다.그가 들어서자 손님들이 모두 일어나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그러나 현관에서 청소를 하던 청년은 빗자루를 내려놓으면서 탄식을 했다.이를 본 셰익스피어가 물었다.“여보게,젊은이답지 않게 왜 탄식을 하고 그러나?” 그러자 청년은 말했다.“선생님이나 저나 똑같은 사람인데,선생님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저는 선생님의 발자국을 쓸어야 하는 청소부에 불과합니다.세상은 너무 불공평합니다.” 셰익스피어와 청소부의 일화는 평등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자신을 셰익스피어와 비교하며 불평등을 한탄하는 청소부.그가 생각하는 평등은 어떤 평등일까. 둘은 모두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천부인권을 갖고 태어났다는 점에서 ‘똑같은 사람’이며,평등한 존재이다.그러나 둘은 서로 다르다.관심 분야가 다르고 적성도 다르다.능력과 업적에 관해서는 더 말할 필요조차 없다.요컨대 인권을 얘기할 때는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지만,개성과 개인차를 얘기할 때는 저마다 ‘서로 다른 사람’인 것이다.그런데도 우리는 개성과 개인차에 대해 너무 쉽게 평등의 잣대를 들이대고 있지 않은가. 사람은 누구나 평등하다.민주주의 국가에서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말을 즐겨 쓰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저마다 생각하는 평등의 개념이 크게 다른 것을 느끼곤 한다.평등이라는 언어의 그릇에 서로 다른 내용물을 담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교평준화는 평등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가난한 집 자녀들에게 불평등을 강요하는 제도가 됐다.‘문민’‘국민’‘참여’ 등의 가치를 신봉하는 민주정부가 ‘성장 신화’를 추구한 비민주적 권위주의 정부보다 국민의 빈부격차를 확대시켰다.이런 변질의 바탕에는 ‘평등 만능주의’가 잠재해 있다.평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제대로 추구하지 못한 결과다.개인의 관심·적성·능력·업적 등의 차이를 도외시하고 모든 것을 획일적 평등의 잣대로 재려 해선 안 된다. 사회가 평등해지려면 사회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평등과 사이비 평등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부합하는 평등의 개념은 ‘기회의 평등’을 보장하고 ‘결과의 차등’을 수용하는 것이다.‘결과의 평등’을 추구한 공산주의 실험은 실패했음을 기억하자.자신보다 셰익스피어를 환대하는 세상을 한탄하는 청소부의 어리석음을 더 이상 범하지 말자. 염주영 편집국 부국장 yeomjs@˝
  • 이수호 민노총 위원장 “노사정 협약안은 총선용”

    “노사정이 합의한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안’은 한마디로 총선용 이벤트에 불과합니다.민주노총은 이벤트의 들러리로는 나서지 않을 것입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9일 기자회견에서 전날 발표된 노사정 협약안에 대한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다.대신 근로시간 축소 등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또 민생문제가 심각한데도 정부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한 정책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정부와 경총,한국노총이 합의한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은 한마디로 이벤트식 대안에 불과하고 실효성도 없는 방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협약내용의 실천대상인 대기업 노동자의 절대다수는 민주노총 소속인데 주체를 배제한 채 협약운운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이다.실현 불가능한 방안을 밀어붙이면 결국 노동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 뻔하다고 우려했다.문제해결을 위해서 현재의 노사정 틀이 아닌 새로운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며 대통령과의 면담도 요구했다. 유진상기자 jsr@˝
  • [IT노조 출범 이후] 온라인 활동 표방… 교섭상대 애매

    정보통신(IT)강국인 우리나라 IT 종사자들은 의외로 고달픈 하루를 보낸다.1억원짜리 프로젝트가 4,5단계 하도급을 거쳐 1000만원에 하청생산되기 일쑤다.벤처 열풍이 가라앉으면서 ‘대박’의 기회는 줄어들고 대신 근로여건이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이에 따라 최근 IT종사자들은 노조를 만들었다.IT종사자들의 근로현실과 노조의 과제,업계의 시각 등을 알아본다. 웹 프로그래머 이진성(31)씨는 휴일에도 서울 광화문의 사무실로 출근한다.납품시한이 임박한 웹 구축 프로젝트 때문이다.휴일을 반납한다고 딱히 수당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정식직원이 아닌 파견근로자라는 신분 탓이다. 3년전 정통부와 노동부가 지원하는 IT전문가 교육과정을 마칠 때만 해도 ‘고소득 전문직’이 될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 부풀었다.하지만 3년차 파견근로자 이씨의 연봉은 중소기업체 신입사원 수준에 불과하다.빈번한 연장·휴일근무에 근무시간도 들쭉날쭉이다.이씨는 “멋모르는 사람들은 첨단직종에 종사하는 ‘신흥엘리트’라고 부러워하지만 근로환경과 임금수준은 차라리 3D업종에 가깝다.”고 말했다. ●‘온라인 노조’ 최초 표방 시스템 개발자,웹 프로그래머 등 IT산업 종사자들로 구성된 ‘한국정보통신산업 노동조합연맹’이 노동부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은지 20여일이 지났다.노조를 만들기로 한지 석달만인 지난달 19일 정식 설립인가를 받았다. 노동부는 당초 노조의 부위원장이 정규직이 아닌 프리랜서 노동자라는 이유로 신고필증 발급을 미뤄왔지만 IT산업의 특수성을 인정,설립신고서 제출 2개월만에 입장을 바꿨다. IT노조는 출범 당시부터 노동계 안팎에서 적지않은 화제를 모았다.90년대 후반 벤처 기업의 단위사업장별 노조 설립은 몇차례 있었으나 산업별 노조 설립은 처음인 데다 기존의 노조활동에서 볼 수 없었던 ‘온라인 중심의 활동’을 표방했기 때문이다. IT노조는 ▲노동 3권 쟁취 ▲IT노동자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 향상 ▲산업재해 추방 ▲하도급비리 등 IT부조리 척결 ▲성차별 철폐 등을 강령으로 내걸었다.하지만 현재 회원수는 1460명에 불과하다.올해 온라인 회원 1만명과 오프라인 조합원 1000명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2002년 한국정보통신산업협회가 집계한 IT산업 종사자 수는 49만 5674명.노조 측에 따르면 현재 국내 IT노동자들의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법정 근로시간인 8시간을 훨씬 웃돌고 있다. ●빈번한 연장·휴일근무…“사실상 3D업종” 서울 삼성동의 물류업체에 파견돼 시스템 개발업무를 하고 있는 김모(33)씨는 “오전 8시30분 출근해 밤 10시가 넘어 퇴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정시퇴근을 요구하면 당장 ‘갑’쪽에서 회사에 압력이 들어간다.”고 말했다.올해로 직장생활 4년째인 김씨는 그 동안 휴가로 찾아 쓴 날이 1주일도 채 안된다. 일부 직종의 지나치게 낮은 임금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디지털 콘텐츠 제작이나 웹 관리 직종은 근로시간에 비해 임금이 형편없다.서울 양평동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업체에서 일하는 양규헌(24)씨는 “하루 12시간 넘게 일해도 월급이 100만원도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해에는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밀린 월급 3개월치를 몽땅 떼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산하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이달 초 펴낸 ‘IT산업근로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디지털 콘텐츠 제작자나 웹마스터의 경우 대졸자의 첫 근무지 평균월급이 150만원 미만으로 전체 IT산업 평균의 75% 수준이다.연구원측은 “조사결과 가상현실·애니메이션과 웹 관리업무 등 인력 부족률이 높은 직군일수록 임금수준 또한 낮았다.”면서 “이 같은 결과는 IT산업의 인력부족이 상당부분 저임금에서 비롯된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IT노조측은 “IT노동자의 평균 임금이 전체 노동자 평균에 비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노동시간과 강도,노동조건 등을 감안한다면 사실상의 저임금”이라고 주장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 제도개혁활동 주력” 노조는 이 같은 저임금 구조의 원인으로 IT산업의 고질적인 하도급구조를 지목한다.노조 관계자는 “정부기관이나 관공서가 발주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뿐 아니라 일반기업의 3,4억짜리 물량들까지 대기업들이 독식하는 형편”이라면서 “대기업들도 자체인력을 투입하면 인건비가 높아지기 때문에 물량을 수주하면 마진을 떼고 중소 개발업체에 하청을 준다.”고 말했다.그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은 중소 개발업체 역시 인건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보다 작은 소규모 개발업체나 파견업체에 다시 하청을 주게 되고 많게는 4,5단계까지 하도급구조가 형성된다.”면서 “여기서 피해를 보는 것은 중소업체나 파견업체에 근무하는 기술인력들”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신생 IT노조로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두가지가 아니다.무엇보다 노조활동의 방향과 방법에 대해 구체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다.‘온라인 중심의 노조활동’을 표방했지만 노동계에서는 ‘조직력과 활동력’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게다가 ‘산업별 노조’를 표방한 이상 교섭상대가 될 만한 뚜렷한 사용자 단체가 있어야 하지만 적당한 상대를 찾기 어렵다.IT기업 대표들의 협의기구가 있지만 벤처 CEO들의 ‘친목모임’수준이다.IT노조측은 단기적으로는 정통부의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시행령(대기업입찰제한법) 지지활동 등 산업구조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 운동 등에 조합활동의 무게를 둘 계획이다. 새로운 형태의 IT노조가 정착돼 업체들과 공존의 길을 나아갈지 주목된다. 이세영기자 sylee@˝
  • [IT노조 출범 이후] “임금인상보다 근로조건 개선에 주력”

    정보통신산업노조 정진호 위원장은 “IT업계의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임금인상보다는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제도개혁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IT노조가 필요한 이유는. -인적 유동성이 심한 업계 특성상 IT노동자들은 미래를 전혀 기약할 수 없다.정부는 IT인력 부족의 원인은 제대로 파악 못한 채 청년실업 해소차원에서 무분별하게 인력만 양산하고 있어 IT업종의 저임금 고용을 부추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살인적 근무시간과 변칙파견에 인간적 대우조차 받지 못하는 IT종사자가 많다.하지만 그동안 우리를 대변할 조직이 없어 변변한 목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IT산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심화되면서 종사자의 불안정한 고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이렇게 되면 우수인력의 유입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현재 한국은 IT기술 선진국을 자부하고 있으나 많은 핵심기술이 미래의 경쟁국으로 이전되고 있고 우수인력은 해외로 유출되고 있다. IT산업의 발전이란 측면에서 종사자의 근로조건 및 지위 향상이 필수적이다. 노조활동의 주안점은 무엇인가. -어려운 업계 현실을 감안해 임금인상 투쟁보다 고용구조와 IT노동자들의 의식개혁에 주력할 것이다. 기존의 노조와 달리 인터넷을 활용,많은 IT종사자들이 노조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특히 정부의 노동정책과 인력정책에 적극 개입,IT산업의 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한 대안을 제시하려고 한다. 어려움이 있다면. -이른바 첨단산업이라는 IT산업 종사자들은 다른 산업 종사자들과는 의식이 매우 다르다.자신들의 힘든 처지를 개탄하면서도 자신들을 노동자라고 인정하기를 꺼린다.국내산업의 중추는 IT산업이며 IT산업의 중심에 자신들이 있다는 자부심이 큰 까닭이다. 게다가 작업 특성상 오프라인을 통한 대면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이것을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타개해갈 것이다. 이세영기자˝
  • 市·버스조합 ‘운송개편’ 협약

    서울시는 오는 7월1일 시행 예정인 버스노선 및 운영체계 개편의 원만한 추진을 위해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5개 사항에 대해 동의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고 3일 밝혔다. 시는 10개 주간노선축 노선입찰시 서울업체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적정이윤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주며,잉여차량이 발생하면 적정액을 보상해 주기로 했다.버스업체의 부채 해소를 위해 저리 융자지원책을 강구하고 57개 업체의 기존 운송사업면허를 보장해 주되 사업내용만 변경하기로 했다. 시는 협약체결에 따라 20일까지 노선 개편안을 버스업계가 자율 조정토록 하고,간선버스 노선입찰을 추진해 다음달 30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한편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동자들의 처우개선과 고용보장이 전제되지 않은 버스체계 개편안은 받아들일 수 없어 총파업을 포함한 반대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송한수기자
  • “4년여만에 ‘자유인’이 되었습니다”/민노총 수장자리 떠나는 단병호 前위원장

    “하루도 긴장을 풀지 못하다 이제야 ‘자유인’이 된 느낌입니다.” 4년 5개월 동안 민주노총 수장자리를 지켰던 단병호(55) 전 위원장은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임기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만난 그는 오랜만에 평온한 모습이었다.‘한국노동운동 1세대’‘열혈투사’ 등의 수식어와는 거리감을 갖게 했다. 집무실에는 미처 옮기지 못한 짐꾸러미들이 박스에 포장된 채 한켠에 쌓여 있었다.성급하게 향후 거취문제에 대해물은 탓일까, “아직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못했다.”면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쉬면서 동료나 주변의 의견을 들어 움직이겠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40줄 가까워 노동운동 시작… 가족에 늘 죄책감 그는 “앞으로의 포부랄까 커다란 계획 같은 것은 좀더 두고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그러면서 국내 최대 노동조직으로 꼽히는 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87년 40줄에 가까운 늦은 나이에 노동 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다.올해로 17년이 됐다.하지만 지금까지 노동운동에 투신한 것을 후회하거나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그는 “앞으로는 가족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징역살이와 수배생활을 하면서 가족은 언제나 뒷전이었기 때문이다.그는 대학생인 딸과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들이 아버지가 걸어온 길의 의미를 나름대로 이해하는 것 같아 대견스럽다고 자랑한다. 노동운동을 벌이게 된 동기에 대해서는 ‘아주 우연히’라고 답했다.청년시절은 험난하기만 했다며 먹고 살기 위해 행상까지 나서야 했다고 밝혔다. 직장다운 직장을 갖게 된 것은 83년 ㈜동아콘크리트에 입사한 것이 처음이다.전신주를 만드는 회사로 동아건설 창동공장으로 이름이 바뀐 뒤 87년 7월 노조가 결성됐다. 당시 이 회사는 휴일도 반납한 채 일을 했지만 보수가 형편없어 근로자들이 뭉칠 수밖에 없었다.”며 “마음씨 좋다는 이유로 떼밀려 위원장이 된 것을 계기로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월 총선때 노동자 정치세력화 힘 보탤 것” 실제 그는 동아건설 창동공장노조위원장이 된 이후 서울지역노조협의회 의장이 됐고,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동조합협의회 1∼4대 위원장을 거쳐 민주노총 위원장이 됐다. 그는 ‘푹 쉬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노동운동의 중요한 과제이자 여망인 4월총선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심정은 숨기지 않았다.그러나 본인의 출마여부에 대해서는 끝내 말을 아꼈다. 앞으로 민주노총에 기여할 방법에 대해 “다양한 통로를 열어놓고 고민해 보겠다.위원장직을 떠난다고 해서 노동운동을 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또 다른 위치에서 힘을 보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으로서 보람과 아쉬운 심경도 토로했다.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주요과제로 삼아 활동했던 것이 보람이었지만 제도개선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주5일 근무제 도입도 사회의제로 만드는 것에는 성공했지만 국회가 중소영세업체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배제한 방향으로 입법화된 것도 마찬가지다.손해배상 가압류 등으로 목숨을 끊은 일도 두고두고 마음에 걸릴 것이라고 했다.이밖에 노동자들의 염원대로 민주노총 합법화를 이뤄낸 일이나 민주노총 조직이 70만명에 육박할 만큼 거대해진 점 등은 노동자와 국민들의 공으로 돌렸다. ●새 집행부 변화 원한다면 정치·자본부터 바뀌어야 새집행부 구성을 놓고 노동운동의 연성화나 큰 변화가 될 것이라고 예단하는 것에 대해 과도한 기대에 따른 편의적인 해석일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변화와 혁신은 필요하지만 신임 위원장이나 집행부도 그 동안 민주노총을 세우고 강화하는데 함께 힘써왔던 사람들이다.새집행부 역시 전혀 동떨어진 외인부대가 아니라 민주노총 조합원임을 강조했다. 신임 집행부 당선을 전후해서 “언론들은 마치 민주노총이 이전과 완전히 다른 조직으로 변할 것처럼 진단하고 심지어 무쟁의 선언을 하라는 등 무책임한 말을 하고 있는데 모두 과도한 기대에 따른 주관적 바람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민주노총의 투쟁노선은 노동운동을 배제하고 탄압해온 정권과 기업의 탄압에 따라 불가피하게 택하게 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노력없이 민주노총운동의 큰 변화를 예단한다는 것은 우스운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민주노총 노선의 변화를 바란다면 정치와 자본의 태도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새 집행부에 대해서는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해결과 정부의 ‘노사관계선진화 방안(로드맵)’을 저지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실업률을 낮추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일자리 문제의 핵심인 ‘안정된 정규직 일자리 늘리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려운 고비 때마다 관심을 갖고 성원해 준 분들에게 감사한다.”며 “나쁜 이미지는 모두 잊고 좋은 것만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진상기자 jsr@ ▲1949년 경북 포항 출생 ▲1967년 포항 동지상고 중퇴 ▲1983년 동아건설창동공장 입사 ▲1987년 동아건설창동공장 초대 노조위원장 ▲1988년 서울지역노조협의회 의장 ▲1993년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 공동대표 ▲1996∼98년 금속연맹 위원장,민주노총 부위원장 ▲1999년 9월 민주노동 위원장 보궐선거 당선 ▲2001년 1월 민주노총 위원장 ▲2004년 1월31일 민주노총 위원장 임기 만료
  • “조류 殺처분으로 바이러스변이 우려”국제 보건·농업기구 경고

    조류독감 확산 방지를 위해 주요 전략으로 시행하고 있는 조류의 대량 살(殺)처분이 이 바이러스를 인간에게 훨씬 더 위협적인 형태로 변형시킬 수도 있다고 국제 보건·농업기구 관리들이 경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유엔 당국자들은 조류독감이 확산 중인 아시아 국가들에 감염닭들의 살처분을 촉구하면서도,가금류들과 이들을 살처분하는 인간들간의 접촉으로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통상적인 인간들의 독감유전자와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조류독감 변종은 사람들과의 접촉에 의해 감염되지 않고 조류 또는 감염환경에 직접 접촉해야만 감염된다. 하지만 일반 독감에 감염된 사람이 적응력이 매우 뛰어난 조류독감에 감염될 경우 두 바이러스가 유전자 교환을 통해 치명적이고 전염성이 강한 새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유엔 보건기구 관리들은 결국 조류독감에 감염된 사람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보다 훨씬 치명적인 질병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엔 관리들은 아시아 각국 정부들이 방역복과 살균제 사용 등 가금류 살처분과 관련된 지침을 엄격히 따를 것을 촉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지침이 완벽하게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실례로 태국에서는 3000명의 군병력과 노동자들이 현재 마스크와 모자,장갑,장화 등 보호장구를 갖추고 살처분을 하고 있지만 보호안경까지 제대로 갖춘 경우는 극히 드물다. 베트남에서는 1만 5000명이 닭들에 대한 살처분에 관여하고 있지만 제대로 보호장구들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라오스 등 일부국가도 전문인력과 장비가 충분한지 의심스러운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네덜란드의 바이러스 학자가 닭똥을 먹인 돼지도 조류독감에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태국의 일간 방콕 포스트가 이날 보도했다. 이춘규기자 외신 taein@
  • 민주노총 첫 女변호사 이은옥씨

    “여성 노동자들의 충실한 대변자가 되겠습니다.” 올해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민주노총 법률원에 몸을 담게 된 새내기 변호사 이은옥(사진·33·여)씨의 각오다. 이씨는 민주노총이 제33기 사법연수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변호사 공채에 응시해 합격했다.민주노총은 이씨를 포함,모두 6명을 신규 채용했다. 개원 3년째를 맞고 있는 민주노총 법률원은 이로써 10명의 변호사에다 6명이 가세해 총 16명으로 늘어났다.이 가운데 여성 변호사는 이씨가 유일하다. 지난 94년 이화여대 철학과를 졸업한 이씨는 97년 여름까지 검찰 9급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법률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지난해 전문기관 연수를 하는 과정에서 민주노총 법률원에서 일하는 선배 변호사들의 모습을 보고 매력을 느끼게 됐다.”면서 “앞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
  • 민노총 새 집행부 구성은/이수호 민노총 온건집행부 라인업

    민주노총 제4기 이수호 호(號)가 다음달 1일 정식 출항한다.무엇보다 새 집행부는 대부분 온건파로 짜여질 전망이어서 노동운동,더 나아가 노사관계에서 변화의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이 위원장은 선거운동기간 ‘우리를 바꾸자.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으로 민주노총의 기존노선과 체제를 비판했던 만큼 이런 분석을 가능케 한다.노동계 안팎에서도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는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감이 작지 않다.더욱이 민주노총은 그동안의 불참 입장을 접고 노사정위원회에도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의 새 집행부는 위원장을 비롯,러닝메이트로 출마한 사무총장과 부위원장 등도 대부분 온건파로 분류된다. 이수호(55) 위원장은 전국교직원노조의 15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그는 교편을 잡다 지난 89년 전교조 결성을 주도했으며,민주노총 사무총장과 전교조 위원장을 역임했다.이 위원장은 지금까지 강경 장외투쟁보다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스타일을 견지해 왔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그는 “앞으로 수세적이고 방어적인 투쟁보다는 실천대안을 앞세운 공세적인 투쟁을 벌이겠다.”면서 “사업내용 또한 내부의 요구보다는 우리사회 절대다수의 요구인 사회개혁과 사회공공성에 대한 의제를 적극 반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아울러 “그동안 민주노총은 70만 조합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사회적인 지지도 받지 못했다.”고 자성하면서 “조합원들의 신뢰를 받고 사회여론과 민중으로부터도 지지를 받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석행(46·전 금속산업연맹 부위원장) 사무총장은 지난 98년 강성노조로 꼽히는 금속노조 부위원장을 시작으로 위원장까지 역임했다.금속노조의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투쟁에 앞장서 왔고 굵직한 성과를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승리하는 파업에는 언제나 이석행이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그런 그가 이 위원장과 ‘한배’를 타면서 온건노선으로 바꿨다.기존의 강경투쟁으로는 정당성과 도덕성을 회복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이 사무총장은 “이제 대화와 협상 분위기가 정착돼 가고 있는 마당에,강경투쟁은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못한다.”면서 “전체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평등하게 실현시키기 위한 제도변혁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파트너십을 발휘해 이 위원장이 추구하는 ‘준비된 투쟁,대화와 협력’을 중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성할당제의 첫 적용으로 당선된 김지예(44·전 전교조 부위원장),이혜선(38·전 공공연맹 부위원장) 등 여성 부위원장 2명도 이 위원장과 뜻을 같이하고 있다.이 위원장이 선거에서 비교적 온건파로 분류되는 공공연맹과 전교조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된 만큼 이들 단체의 부위원장으로 활약한 두 사람의 동반 당선은 당연한 결과라는 분석이다.여기에 신승철(40·현 민주노총 부위원장),강승규(47·전 민주택시연맹 위원장), 오길성(50·현 화학섬유연맹 위원장) 부위원장도 변혁을 요구하는 온건파로 알려져 이 위원장 체제에 힘을 보태고 있다.정식 출범 후에 진용이 짜여지는 정책기획·교육선전·대외협력실장 등 8개 실장과 주요 국장직에도 온건파가 대거 포진할 것으로 보인다.위원장이 직권으로 임명하기 때문이다. ●협상과 교섭통한 문제해결 “협상과 교섭에 바탕을 둔 노동운동 방식으로 변화될 것이다.”정·재계는 물론 노동계 안팎에서 이수호 위원장 체제의 민주노총을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과거 집행부의 무모한 총파업 남발을 자제하고 대규모 시위·집회 등 장외투쟁을 지양하면서 국민정서에 부응하는 투쟁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선거기간에 ‘민주노총의 변혁’을 주장한 점도 연장선상으로 읽혀진다.그는 선거 유세에서 “현재 민주노총의 위기는 지도부의 위기에 있다.”면서 기존 노선을 강도높게 비판했다.이어 “내부 혁신을 통해 새로운 민주노총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싸움은 열심히 했는데 정작 손에 쥔 것은 없었다.”며 기존의 강경노선을 질타했다.강경 일변도의 투쟁 방식이 지지를 받지 못한다는 현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관계자도 “이 위원장이 ‘투쟁과 대화 병행’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전보다 노동계와 재계의 대화 통로가 수월하게 열릴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대파 설득 등 난제도 위원장이 새로 바뀌었다고 투쟁 지향적인 민주노총의 성향이 단번에 달라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일각에서는 지지율 54.8%로 당선된 이 위원장이 노사정위 불참과 대정부 대화 거부 등 상대 후보의 공약을 지지했던 조합원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이 위원장도 일부 사안에서는 기존 노선을 비판했지만 손배·가압류 철폐,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한 여러 쟁점에 대해서는 기본방침을 고수하겠다고 선을 그었다.특히 정부나 경총 등에서 이 위원장 체제의 ‘연성화’를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오히려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유진상기자 jsr@
  • 전경련 회장단 청와대 오찬

    노무현 대통령은 19일 일자리 창출 등 민생현안과 관련,“경제활력을 찾고,일자리를 늘리는 데 함께 노력하자.”고 재계 대표들에게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구본무 LG그룹 회장 등 전경련 회장단과 오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노 대통령은 “정부를 믿고 용기내고 투자하라.”면서 “대통령이 강한 의지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현재 진행되는 정치자금 수사와 관련,“검찰독립의 결과로 나타난 현상”이라며 “검찰도 국민정서나 재계가 느끼는 불편과 우려를 알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검찰수사가 곧 종결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부끄럽고 난감하지만 이 기회를 잘 살려나가면,우리 정치 발전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재계도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좋은 기회로 살려나가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불법파업에는 법과 원칙을 갖고 분명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면서도 “기업들도 대화로 노동분규를 줄여주는 노력을 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재계에 대한 섭섭함도 숨기지 않았다.노 대통령은 “이 기회에 섭섭한 마음도 드리겠다.”고 운을 뗐다.이어 “정책이 불투명해서 투자를 못한다고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사실 들여다보면 정책이 불투명한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무엇이 불투명한지 말해주면 고쳐서 투명하게 하겠다.”고 역설했다. 노 대통령은 “(나를 보고)친노동자 정책을 한다고 말하면,노동자들이 화를 낸다.”면서 “제가 전경련 회원도 아니지만,(저를)전경련 회원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현 정부를 친노조 성향으로 보는 데 대한 불쾌함을 표시한 셈이다.이어 “경제를 위해서 그동안 개인적으로 가졌던 생각 중에서 버릴 것은 버리고 바꿀 것은 바꿔왔다.”고 강조했다. 강신호 회장은 “우리 기업도 투자를 활발히 해서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정부는 (투자)환경조성에 적극 도와달라.”고 부탁했다.이어 “올해가 산업평화원년의 해가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노 대통령과)동업자가 된 기분”이라며 만족해했다.강 회장은 “대통령께서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직접 주재해주었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이건희 회장은 “10년 후에도 우리가 먹고 살 수 있도록 일등상품이 무엇인지 많은 고민을 하고 연구를 해야할 때”라고 강조했다.구본무 회장이 “파주의 LG필립스 공장이 오는 2006년 상반기 완공되면 2만 5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다.”고 말하자,노 대통령은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데 박수를 치자.”고 말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한 것이 신규투자를 꺼리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현명관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매번 대통령선거가 끝날 때마다 재계가 곤혹스럽다.”면서 “죄송하고 자괴감이 들지만,검찰수사가 조기 종결됐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이어 “집단소송제도 입법화됐으니 출자총액제한제도도 완화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찬은 2시간 동안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전했다.18명의 전경련 회장단과 김진표 경제부총리,박봉흠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한국행 여객기 ‘테러 편지’ 수사

    태국내 반한(反韓)단체가 한국행 비행기와 동남아 지역 한국 시설에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협박편지를 잇따라 보낸 사건과 관련,경찰이 경비 강화와 함께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지난 15일 대한항공 방콕지점에 태국 반한단체인 ‘아키아’(AKIA) 명의로 ‘한국행 여객기를 대상으로 테러를 감행하겠다.’는 협박편지가 전달돼 태국 경찰과 공조수사에 나섰다고 18일 밝혔다.이들은 편지에 “1월 17·19·20일 방콕발 부산행 대한항공과 19·20일 방콕발 서울행 싱가포르 항공 비행기를 예약했으며 1년 내내 태국지역내 한국의 이해관계가 걸린 곳을 계속 공격하겠다.”고 적었다. 경찰은 태국 현지에서 출발하는 항공기는 보안당국의 철저한 검색을 거쳐 이륙하도록 했고 인천·부산공항에는 특공대를 대기시켜 폭발물을 집중 탐색하고 있다.출입국장에는 경찰 요원을 고정 배치했다.공항공사와 항공사측은 태국에서 들어오는 입국자의 신발·외투 등을 X-레이로 검색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경찰은 양국 관계가 원만하고 태국 내 반한감정이 널리 확산되지 않은 점으로 미뤄 ‘아키아’가 1∼2명이 주도하는 소규모 단체일 것으로 보고 실체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또 태국 출신 국내 입국 거부자들과 최근 강제출국된 태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도 행적을 조사하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
  • NGO 플러스

    환경정의시민연대는 오는 13일 우리나라를 찾는 450여종의 철새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서식하는 경기 김포를 찾아 ‘철새 모이주기 및 생태문화 탐사’ 행사를 갖는다.김포 홍도평야에서 재두루미 탐조활동을 비롯,누산리·대평평야 등 주변지역의 생태 현황을 탐사한다.참가비는 회원 1만 5000원,비회원은 1만 8000원.(02)743-4747. 인권운동사랑방은 11일 네이스(NEIS) 운영 현황,구속노동자 및 손배가압류 실태,비정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수사기관의 인권침해,최저주거기준에 관한 정부의 입장 등 2003년 인권상황을 살필 수 있는 국정감사자료집을 온라인 상에서 공개했다. 국정감사 기간 제공된 모든 자료 중 인권에 관한 것들만 모아 상임위별로 묶어 재가공한 것으로 인권운동사랑방 홈페이지(www.sarangbang.or.kr) 인권정보자료실 초기화면에서 찾아볼 수 있다.(02)741-5363.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경희대 NGO대학원·NGO국제연구소와 공동으로 오는 4월까지 시민·사회단체 인명록·편람을 펴내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 사업을통해 사회개혁에 앞장서는 시민운동단체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를 시민에게 제공하고 시민단체의 활동성과를 연차적으로 축적해 나갈 방침이다.또 이 정보를 바탕으로 ‘NGO길라잡이1-인물편’과 ‘NGO길라잡이2-단체편’,‘NGO정보모음’ 등의 단행본을 발간할 예정이다.
  • [씨줄날줄] 사회협약

    새해 들어 경제분야에서 가장 빈번하게 인용되는 화두는 ‘고용없는 성장’이다.세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우리 경제도 모처럼 기지개를 켜겠지만 취업시장에는 한파가 여전할 것이라는 뜻이다.5가구 중 1가구의 가장이 실직상태이고,청년 4명 중 1명이 백수인 점을 감안하면 실로 섬뜩한 전망이 아닐 수 없다. 외환위기 때에는 그래도 ‘나홀로 불행’이 아니라는 자기변명이라도 있었지만 남들은 풍악을 울리는데 홀로 끼니 걱정을 해야 한다면 상대적인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흔히 농담삼아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어도 배아픈 것은 못 참는다.’고 말하지만 실직자나 빈곤층에 올 한해는 배도 고프고 배도 아픈 최악의 해가 될 것 같다. 이를 확인시켜주기라도 하듯 ‘지난해 일자리가 4만개나 줄었다.’는 한국은행의 보고서가 연초 분위기를 우울하게 만들더니,경제성장률 대비 취업자 증가율을 나타내는 고용탄성치도 외환위기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또 생산액 10억원당 일자리 수가 10년 사이에 절반으로 줄었다는 보고서도 나왔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노동자들은 악착같이 일자리 지키기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 정규직 노동자들의 철밥통 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7개 회원국 가운데 6번째라지만 노동자들의 귀에 들어올 리 만무하다. 우리의 전투적 노사관계도 이러한 토양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다.고용시장이 가장 유연하다는 미국에서도 실직한 뒤 재취업하면 평균임금이 70% 수준으로 떨어진다는데 사회안전망이 극히 부실한 우리의 경우에는 ‘사회적 사망선고’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가 들고 나온 것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 협약 추진이다.네덜란드나 아일랜드처럼 노동계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고용 유연화를 받아들이는 대신 기업은 고용을 보장하는 내용으로 신사협정을 맺자는 것이다.하지만 신뢰와 협약 문화가 없는 상태에서 남에게서 빌려온 아이디어가 뿌리를 내리게 될지 의문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허울뿐인 협약에 집착하기보다는 기왕에 있는 규정이나마 제대로 지키는 ‘법과 원칙’의 일관된고수가 더 시급한 게 아닐까. 우득정 논설위원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4)한국인을 사랑한 사람, 무어 목사

    1898년 10월29일 종로 네거리 운종가 광장에는 독립협회가 주최하는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있었다.외세의 국권 침탈위기에 맞서기 위해 정부 대표자와 민간인 각 계층 대표자가 한 자리에 모여서 국정개혁 원칙을 민중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고,결정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한 다짐을 하자는 큰 모임이었다.이 모임은 거리에서 관민이 함께 참여하여 벌이는 한국 최초의 합동토론회였다. 오후 2시.광장에는 황국협회,황국중앙총상회,순성회,협성회,광무협회,진신회,친목회,교육회,국민협회,진명회,일진회,보신사 등 각 사회단체들이 모였다.순성회 부인들,각 학교 생도들,시전상인들,맹인,승려들,백정(白丁)들,정부부처 관료 및 신사들이 청첩장 받은 순서대로 참석해 있었다. ●무어에 세례받은 백정 만민공동회 연설자로 오후 3시.대회장인 윤치호가 먼저 만민공동회의 목적을 설명하고 인사말을 했다.곧이어서 군중은 만세를 불러 대회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질서유지에 힘썼다.그런 다음 만민공동회의 개막연설자가 단상에 올랐다.회의장은 순간 물을 뿌린 듯이 고요해졌다.연단으로 올라서고 있는 사람에게 모든 눈길이 일제히 쏠렸다.개막 연설자로 지명된 사람은 놀랍게도 백정 신분이자 새뮤얼 무어 목사한테서 세례받은 곤담골교회 박성춘(朴成春)이었다.박성춘이 역사적 사건의 주인공으로서 연설을 시작했다. “나는 대한의 가장 천한 사람이고 무지몰각합니다.그러나 충군애국(忠君愛國)의 뜻은 대강 알고 있습니다.이에 이국편민(利國便民)의 길인즉 관민이 합심한 연후에야 가하다고 생각합니다.저 차일(遮日)에 비유컨대 한 개의 장대로 받친즉 역부족이나 많은 장대를 합한즉 그 힘이 심히 견고합니다.원컨대 관민합심하여 우리 대황제의 성적에 보답하고 국조로 하여금 만만세를 누리게 합시다.” 회중은 연설을 끝낸 박성춘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보냈고,연단 아래 모였던 수십명의 백정들은 눈물을 글썽이면서 만세를 불렀다.이 광경은 여러 날을 두고 장안의 화제였다.박성춘,그는 이날의 연설로서 독립협회 주요인물인 안창호,서재필 같은 큰 인물들과 함께 국가의 독립과 민족자립을 논의하는 자리에 서게 된 것이다. 무어 목사는 한국에 온 이듬해인 1893년 지금의 조선호텔과 롯데호텔 중간쯤에 있었던 곤담골에다 교회를 열고 곤담골교회라 이름을 지었다.교회에는 마을 아이들을 위한 예수교학당을 함께 열었다.무어 목사는 늘 길거리에서 한국사람들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아이들을 예수교학당에 보내라고 권했다.그 마을에 살던 박성춘이라는 백정도 무어 목사라는 사람의 진실된 성품이 싫지 않아서 그의 아들 박서양을 주일학교에 보냈다. 그후 박성춘은 발진티푸스를 앓아서 죽게 되었다.박서양은 주일학교에 나와서 아버지 병을 낫게 해달리는 기도를 하면서 울었다.이를 본 무어 목사가 그 까닭을 물었고 박서양은 아버지의 병환의 위급함을 말했다.무어 목사는 박서양을 돌려보낸 뒤 급히 다른 선교사를 만나러 갔다. 고종황제의 어의(御醫)인 에비슨(Oliver R Avison)을 만나 도와달라고 부탁했다.황제의 전문의사에게 천민보다 더 핍박받는 계급 백정을 진료해달라고 하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설혹 에비슨이 승낙한다 하더라도 그런사실을 정부 대신들이나 서울의 양반들이 알게 되면 날벼락이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에비슨은 무어 목사의 간곡한 청을 듣고 망설이지 않았다.무어 목사의 눈에 백정들의 참담한 생존이 가장 시급한 구원의 대상으로 비쳤듯이 에비슨의 눈에 비친 무어 목사의 행동은 천사로 비쳤기 때문이다. 두 명의 선교사들이 백정 박성춘을 찾아왔다.박성춘이 완쾌할 때까지 두사람의 발걸음은 계속되었다.박성춘은 임금님의 주치의가 자기 같은 천민을 치료해주기 위해 누추한 곳까지 와준데 깊은 감동을 받았다.완치된 뒤 그의 자식들 모두를 주일학교에 보낸 그도 열렬한 기독교인이 되어 같이 설움받고 사는 백정들에게 전도를 시작했다.그런가 하면 큰아들 박서양이 의학을 공부하여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을 치료해주는 삶을 살아가도록 키웠다.박서양은 결국 1899년 제중원의학교(세브란스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여 1908년 졸업하면서 세브란스의학교 제1회 졸업생이 되기도 했다. 그 무렵 무어 목사는 한국식 이름을 지었다.모삼열(牟三悅).소울음소리 모(牟)자를 즐겨 쓴 이유는 백정들의 애환과 고난을 자신의 삶 안으로 받아들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1895년 박성춘은 무어 목사로부터 세례를 받았고,곤담골교회는 교인 20명의 제법 뜻있는 교회로 자리잡아갔다. ●“양반전도 어렵다” 선교사들 불평·비난 받아 그 무렵 첫 차별사건이 교회 안에서 일어났다.교회에 나오던 양반 신도들이 발길을 끊는 일이 생긴 것이다.사정을 알고보니 양반 신도들은 백정들과 같은 자리에 앉아서 예배를 드릴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심지어는 백정 같은 천민도 예수를 믿으면 죽은 뒤 천당에 갈 수 있다고 하는데,백정이 가는 천당이라면 가지 않겠다는 말을 하는 양반 신도도 있었다.백정이 믿는 하느님과 양반이 믿는 하느님이 동일하다는 것은 곧 양반을 능멸하는 짓이며,더욱이 한 교회 지붕 밑에서 같은 자리에 앉아 천당을 생각하는 것 자체를 용납할 수 없다는 이도 있었다. 여러 날이 지난 뒤 자신들의 생각이 잘못된 것 같다며 뉘우치는 이들이 생겼다.그들은 무어 목사에게 새로운 제의를 했다.자기들을 앞자리에 앉게 하고백정들을 뒷자리에 앉도록 좌석을 구별해준다면 다시 교회에 나올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 무어 목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그후 1904년 지금의 인사동으로 옮겨 1905년 승동교회로 이름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한국 기독교사상 가장 뜻깊은 역사를 간직한 교회의 하나가 되었다. 박성춘이 교인이 된 뒤 무어 목사는 에비슨 박사와 함께 뜻을 모아서 백정들에 대한 차별 철폐를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1895년에서 1896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조정에 탄원서를 냈다.이들의 호소는 받아들여졌다.비로소 백정도 한국의 국민 자격을 얻어 호적에 오를 수 있었고 일반인들처럼 갓도 쓰고 두루마기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백정들은 머리에 갓 쓰는 것이 허락되지 않아 외출할 때에는 패랭이를 쓰고다녀야 했기 때문에 어디서나 한 눈에 백정 신분임을 드러내도록 했다. 2차대전 이전 독일의 유태인들이 가슴에 노랑색 별을 달고다녀야 하듯 했고,인도의 최하층 노예신분인 수드라가 항상 황토색깔의 옷을 입고 다녀야 하는 것과 같았다.그러다가 갓을 쓸 수있다는 법령이 공포되자 미국의 링컨 대통령이 노예해방령을 발표했을 때 기뻐했던 흑인들의 경우보다 훨씬 더 강도높은 기쁨이 한국 전역의 백정들을 울부짖게 만들었다.어떤 백정은 하도 좋아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갓을 쓰고 살았던 이가 생겨났을 정도였다. ●‘철도공사장 노동자 인권침해' 日에 항의 이와 같은 선지자적인 무어 목사의 행동은 많은 선교사들의 불평과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서울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이들은,교회가 백정들의 인권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으로 알려지게 되면 양반들에게 전도하기 어려워지게 되고 결국에는 교회가 성장하는데 치명적인 장애가 된다는 불평을 서슴없이 털어놓았다.또한 한국사회에서 영향력이 있는 양반들을 교인으로 전도해야만 교회의 위상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실익이 생길 수 있지만,백정 같은 천민들이 아무리 교인으로 많이 들어온다 하더라도 교회의 권위와 영향력은 별로 커지지 않는다고 했다.백정들의 인간해방 운동을 위하여 동료 선교사들과 아무 의논도 없이 임금에게 탄원서를 낸 것은미 국무부 정책을 위반하여 다른 나라 정치와 관습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1899년 12월 무어 목사는 고종황제에게 전도하기 위하여 알렌 공사로 하여금 주선해줄 것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거절당한 일이 있었다.그때 무어 목사는 한국의 백정들에 대한 인권탄압 정책과 제도를 혁파해달라는 요구를 고종황제에게 해볼 결심으로 그런 부탁을 했던 것이다.거절당한 뒤 할 수 없이 문제의 그 편지를 직접 고종황제에게 보냈고,그로하여 알렌 공사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졌던 것이다. 이런 가운데 무어 목사는 아내의 건강이 몹시 쇠약해져 1902년부터 1년 동안 미국의 고향에서 요양을 끝내고 1903년 9월 다시 가족들과 함께 서울로 돌아왔다.그 무렵 무어 목사는 서울을 벗어나고 싶어했다.알렌 공사와 다른 선교사들과의 갈등 때문이었다.천민이나 서민들보다 양반과 부자,귀족들에게 주로 선교활동을 펴면서 백정선교에 집중하는 무어 목사를 미국의 이익에 반대되는 행동을 한다고 비난하는데 지쳐갔다. 그는 살림도 할 수 있는 작은 배 한 척을 장만하여 ‘기쁜 소식(The Glad Tidings)’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서해안에 흩어져 있는 작은 어촌과 섬,그리고 한강 언저리에 사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인간이 행복하게 사는 길은 마음 속에서 차별을 없애는 것이라고 설교했다. 그런 중에 일본 군용철도 공사장에 강제로 동원된 한국 노동자들의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를 일본영사관에 제기했다.일본영사관에서 아무런 반응을 안보이자 일본군의 잔혹행위를 고발하는 성명서를 해외선교부에 보내 도와줄 것을 호소하기도 했다. ●1906년 전도여행길서 병얻어 46세로 사망 그때 무어 목사는 한국인들이 일본군인들에게 그토록 짓밟히면서도 민중봉기가 없는 것은 한국인들이 수탈과 억압에 너무 익숙해져 인간의 혼이 죽어버린 탓이 아닌가 하고 통곡했던 적도 있었다.그때부터 평양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자유를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주고 그들이 다른 사람에게 새로운 자유사상을 고취시켜 나간다면 장차 인간의 혼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한국인을 사랑하던 무어 목사는 1906년 전도 여행길에서병을 얻어 그해 12월22일 세브란스병원에서 46세를 일기로 이 세상을 떠났다. 그는 한국의 백정을 사랑한 인권의 은인이자 인간해방의 참뜻을 가르친 위대한 사도였다.그의 인권사상은 그가 죽은 지 16년 뒤인 1922년 백정해방운동으로 되살아났다.
  • 민노당 ‘院內15석’ 일구나/지역구 7~8석 확보 선언

    17대 총선을 맞아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원내 15석 확보”를 선언,진보정당의 국회 진출여부가 주목되고 있다.민노당은 현역의원은 없으나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바 있다.민노당은 이번 총선을 ‘부패정당 대 반(反)부패정당’구도로 만들어 지역구에서 영남권을 중심으로 7∼8석,1인2표제로 치러지는 비례대표 투표에서 15% 득표로 7∼8석 등 최소 15석을 차지한다는 목표다. 민노당의 집중 공략지역은 권 대표가 출마하는 경남 창원 을을 비롯,울산과 부산,마산,진주,창원,거제 등 노동자 밀집지역인 ‘영남벨트’.여기서 7∼8명의 당선자를 낸다는 목표다. 권 대표는 지난 16대 총선에 임박해 출마,한나라당 이주영 의원에게 아깝게 패한 창원 을에 재도전한다.김종철 대변인은 7일 “권 대표가 대선 출마를 통해 대중성을 확보한데다 노동자들의 지지가 확고해 이번에는 원내입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노조위원장 출신후보들의 당선가능성도 높게 보고 있다.한국중공업 노조위원장 출신인 손석형씨는 창원 갑에서 원내진출을 노린다.한나라당 김종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당선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다.대우조선 노조위원장 출신인 나양주씨는 경남 거제시에 출마한다.한나라당 김기춘 의원과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씨가 모두 나온다면,한나라당 지지표 분산에 따른 ‘이변’을 기대하고 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딘’ 성토장 된 美민주 후보토론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전이 ‘반(反) 부시’가 아닌 ‘반(反) 딘’의 양상으로 변질됐다.4일 아이오와 존스턴에서 치러진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부시 행정부를 성토하기보다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를 겨냥한 뼈아픈 말들이 쏟아졌다. 딘 후보가 “왜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어젠다에 끌려다니냐.”고 질타하자 조지프 리버맨 상원의원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은 잡아먹듯이 달려들었다.리버맨 후보는 후세인이 생포된 뒤 미국이 더 안전하지 않다는 딘 후보의 발언에 “살인광이자 잔인한 독재자가 권좌보다 감옥에 있는 게 어떻게 안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노골적으로 비아냥거렸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딘 후보가 오사마 빈 라덴의 유죄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인 것과 관련,“당신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고 직격탄을 날렸다.딘 후보는 빈 라덴이 9·11테러에 책임이 있지만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유죄를 단정해서는 안된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2주일 앞으로 다가온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 정치생명을 건 미주리 출신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의원은 노동문제를 거론했다.“하워드 당신은 북미자유무역협정을 지지했고 중국과의 협정에도 찬성했다.이같은 협정으로 노동자들이 얼마만큼 일자리를 잃어야 하는지 아느냐.”고 질타했다.노조의 후광을 업은 그로서는 딘 후보가 노동자를 대변하지 않는 점을 강조해야 했다. 리버맨 후보도 보호무역의 벽을 쌓는 부시 대통령과 민주당원의 극단주의를 거절해야 한다고 강조,딘 후보와 부시 대통령을 한통속으로 몰았다.존 에드워즈 상원의원은 딘 후보가 중산층의 세금부담을 덜어줄려는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청중이 딘 후보에게 “당신은 미국의 적보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노여움이 더 큰 게 아니냐.”고 묻자 딘 후보는 “노여움이 아닌 희망에 근거해 경선에 나섰다.”고 즉답을 피했다.대신 다른 후보들에게 “최종 승리자를 지지할 것을 다짐하느냐.”고 질문,동의를 얻는 등 선두주자로서의 여유를 보였다. 반면 딘 후보가 부시 대통령을 이길 수 있다고 보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딘 후보만 즉각 손을 들었을 뿐 나머지는 ‘노’라는 표정을 지었다.이날 토론회에 웨슬리 클라크 전 나토사령관과 인권운동가 알 사프턴 목사는 참석하지 않았다.한편 공화당 전국위원회 에드 길레스피 의장은 “이처럼 비열하고 신랄하며 상호 반감을 가진 민주당 경선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mip@
  • 주5일시대 달라지는 삶의 질/그들만의 휴일 우린 “虛虛”

    “주말이 뭡니까.일거리만 있으면 토요일 일요일 없이 일해야죠.” 코끝을 찌르는 잉크 냄새가 일년 내내 가실 날 없는 서울 충무로 ‘인쇄 골목’.골목 안 6평 사무실이 주희관(33),변영주(33·여)씨 부부의 일터다.주씨는 “365일 인쇄물을 싣고 거리를 활보하는 오토바이 소음과 갑갑한 사무실 안 공기가 우리 부부의 유일한 동업자”라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주씨 부부가 충무로에 ‘디자인 프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사무실을 차린 것은 2000년 4월.1년만에 서로의 호칭도 동료에서 부부로 변했다. 주씨 부부는 철저히 분업 체제다.편집과 디자인은 변씨 몫이다.대신 ‘몸으로 뛰는’ 인쇄와 영업 파트는 주씨가 도맡아 한다. 이들 부부가 다루지 않는 인쇄물은 없다.달력,명함,전단지 등은 단순한 축에 속한다.대기업이나 공공기관 사보나 홍보물 같은 ‘준서적’까지 척척 만들어낸다. 그러나 디자인플러스는 연 매출이 1억을 못 넘는 ‘소기업’이다.요즘은 업체들 사이에 ‘덤핑 경쟁’도 심해 마진율도 20%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변씨는 “둘이 한사람 대학 초임 연봉인 2000만원 벌이가 고작”이라고 씁쓸해했다.더욱이 지난 8월부터 석달 동안 이들 부부는 매월 75만원인 임대료만 까먹었다.지난 97년 말 IMF 환란 때보다 더 힘들었다. 내년 7월부터 1000인 이상 사업장 등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는 주5일제도 인쇄 골목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당장 일거리가 없어 한달에 10곳 이상 문닫을 판이니 주말에 쉴 생각은 꿈도 못 꾼다. 주씨는 “초임 100만원 남짓인 이곳 노동자들이 월급까지 깎이면서 토요일에 쉬겠느냐.”면서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주말까지 밤샘 작업을 밥 먹듯 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주씨는 이어 “우리같이 못 사는 사람들이 잘사는 사람들이 떠난 주말의 서울을 지키고 있는 셈”이라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희생을 대가로 한 주5일제는 ‘그들만의 휴일’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사설] 고용 없는 성장시대 온다는데

    ‘고용 없는 성장시대’가 다가오고 있다.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들이 내년에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일자리는 별로 늘지 않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국경제는 선진국형 고실업 사회에 진입하는 조짐들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용 정체’ 또는 ‘고용 감소’ 현상은 그런 조짐들 가운데 하나다.미국경제는 지난 3·4분기에 8.2%의 유례 드문 고성장을 실현했다.하지만 지난 1년동안 일자리는 오히려 59만 5000개가 줄어들었다.이를 계기로 ‘일자리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이 세계경제의 주요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한국도 올해 3만 7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선진국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대에서 나타난 고용 감소 현상이 한국에서는 1인당 국민소득 1만달러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점이다.과일이 채 익기도 전에 나무에서 떨어져버리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이런 현상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가.크게 두가지 요인이 있다고 본다.첫째는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이다.정보화와 첨단 설비 도입 등으로 고용을 늘리지 않고도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둘째는 기업들이 노사불안과 고임금 때문에 고용 확대를 꺼린다는 점이다.기업인들은 이런 요인들 때문에 국내에서는 투자를 아예 안 하거나 하더라도 일자리를 줄이는 투자,즉 생산성 향상 투자에만 국한하고 있다.그대신 일자리를 늘리는 투자를 하려는 기업은 중국 등 해외로 나가고 있다. 그러나 고용 없는 경제성장은 빈부격차 확대와 분배 악화를 초래할 뿐이다.성장의 열매가 모든 계층에 고루 돌아가게 하자면 고용 확대가 필수적이다.정부는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정책을 펴야 한다.기업들은 투자와 고용 확대 기피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노동자들도 고임금과 과격한 노동운동이 길게 보면 전체 노동자의 복지를 저하시킬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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