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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차프랜차이즈 엑기스만…전통포차 느낌의 구노포차 창업 주목

    포차프랜차이즈 엑기스만…전통포차 느낌의 구노포차 창업 주목

    주점 창업 아이템을 고려하고 있는 예비창업주들에게 창업시장에서 브랜드화에 성공한 포차프랜차이즈 ‘구(舊)노(路)포차’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예로부터 먹는 장사는 남는 장사고 그 중에서도 술 장사가 최고란 말이 있을 정도로 주점 창업은 이득을 남길 수 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아왔다. 1인당 연간 평균 음주량이 소주 59병, 맥주 86병, 위스키 1.3병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술 소비량이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의 술 사랑도 주류업의 호황을 이어왔다. 그러나 지속되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생계형 창업으로 술을 파는 호프집과 음식점이 넘쳐나면서 주류업 또한 이미 오래 전에 포화상태로 들어가 술 장사가 남는 장사란 말도 이제는 옛말이 되고 있다.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명확한 타켓과 차별화된 콘셉트, 메뉴의 구성이 없이는 우후죽순 쏟아진 주류업체 사이에서 살아남기란 희박하다. 최근 몇 년간 싼 가격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서민적인 콘셉트의 포차프랜차이즈들이 대학생과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자, 비슷한 유형의 포차 브랜드가 생성되면서 이들간에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포차란 타이틀 이외에는 다른 주점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 비등비등한 포차 프랜차이즈들 사이에서 전통포차의 의미와 느낌을 가장 잘 살리고 있는 복고풍 구(舊)노(路)포차는 주목할만하다. 구(舊)노(路)포차의 실내인테리어는 대한민국이 급격히 경쟁성장을 이뤘던 1970대부터 80년대 초반에 성행했던 전통포차를 그대로 구현해 그 시절을 회상할 수 있는 추억의 장소의 역할을 한다. 뿐만아니라 당시 가난한 생활과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일해야 했던 대부분의 서민들과 노동자들의 고달픔을 달래주던 안식처의 역할을 현재도 이어가겠단 포차의 진정한 의미를 엿볼 수 있다. 비단 간판과 전통포차를 구현한 복고풍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실제 삽자루에 담겨 나오는 ‘미치겠닭’, 대형도마 위에 담긴 ‘도마계란말이’ 등 저렴한 가격에 푸짐한 양을 자랑하는 구(舊)노(路)포차의 안주들은 후한 인심과 맛을 모두 느낄 수 있는 인기메뉴들로 사랑 받고 있다. 이렇듯 차별화된 콘셉트와 메뉴 구성으로 브랜드화에 성공한 구(舊)노(路)포차는 주류업을 창업아이템으로 고려하고 있을 많은 예비 창업주들이 충분히 주목해 볼만한 아이템이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총수출액 2% 규모 외화 송금… 한국 경제성장 ‘종잣돈’

    [통일독일에서 배운다] 총수출액 2% 규모 외화 송금… 한국 경제성장 ‘종잣돈’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을 방문하게 되면서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인 1960~1970년대 독일에 갔던 광부와 간호사들의 경제적 기여가 재조명되고 있다. 1년 6개월간 성실하게 외화를 송금해 서울 미아리 등지에 주택을 마련했던 파독(派獨) 노동자들은 당시 수출 규모의 2%에 가까운 외화벌이를 하면서 우리나라가 후진국을 벗어나는 발판을 마련했다. 특히 이들이 독일 경제에도 도움을 주었다는 주장이 새롭게 제기되고 있다. 25일 문화체육관광부의 용역보고서 ‘광부·간호사를 통해 본 파독의 역사적 의미와 영향’에 따르면 파독 노동자의 한 해 송금액은 연간 국가수출액의 1.78%에 이른다. 1965년 송금액은 273만 4000달러로 총수출액(1억 7508만 2000달러)의 1.6%였고, 1966년에는 477만 9000달러로 총수출액(2억 5033만 4000달러)의 1.9%였다. 1963년 12월 22일 123명의 광부가 처음으로 독일행 비행기에 올랐다. 광부는 1977년까지 7936명이, 간호사는 1966년부터 1976년까지 1만 1057명이 독일로 건너갔다. 파독 근로자의 송금액은 1964년 국민총생산(GNP)의 0.003%(11만 2000달러)에 불과했지만 1975년 0.13%(2768만 달러)까지 늘어났다. 1인당 GNP가 100달러도 안 되는 최빈국인 한국의 근로자들은 일본, 터키, 유고슬라비아 등 다른 국가 근로자보다 절박했다. 외화 송금이 강제적인 조항은 아니었지만 이들에겐 외화벌이만이 목표였고, 전체의 60%가 국내에 자신이 번 외화를 송금했다. 김영환 한국파독광부간호사 간호조무사연합회 사무총장은 “3년 계약이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생계비를 빼고 월급의 80%를 본국으로 송금하는 이도 많았다”면서 “잘살고야 말겠다는 절박함이 다른 선진국 노동자들과 달랐다”고 말했다. 이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국내 가족의 소비를 통해 경기 활성화에 기여했다. 한국전쟁 직후인 1954~1957년 미국에서 받은 연간 약 3억 달러의 무상 원조를 정부는 전쟁 복구와 생필품 구입에 사용했다. 이후 1961년까지 받은 연간 2억~3억 달러의 미국 원조는 소비재 수입에 사용됐다. 1962년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이 시작되면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해졌고, 정부는 외화가 절박했다. 정부는 파독 근로자의 송금에 우대 환율을 적용했고 이자가 붙는 외화정기예금으로 송금할 수 있게 했다. 파독 광부의 경우 당시 국내 실업 해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탄광 노동에 대졸 출신의 고학력자가 몰리는 상황이었다. 1973년 국내에서 실직한 광부는 8898명이나 됐다. 1974년 892명의 광부의 서독으로 취업했다. 최근에는 파독 근로자들이 독일 경제에도 기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서독은 1950년대에 부족한 노동력을 동독 탈출자로 메웠지만 1961년 장벽을 설치하면서 다른 공급처가 필요했다. 이 자리를 기술연수생 신분의 한국인 파독 광부가 메웠다. 직업기술교육은 계약 만료 후 독일에 남은 경우만 해 줬다. 독일에 다녀온 광부 중 단 2명만이 국내 광산에 취업했다. 기술연수생이 아닌 독일의 근로자였던 셈이다. 윤용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는 “서독의 입장에서 기술연수생제도는 저개발국가에 대한 기술 원조가 아니라 부족한 노동력을 유연하게 충원할 수 있는 경제적으로 유용한 수단이었다”며 “결국 노동시장에서 한국과 독일 간에 최대의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적 과정이었던 셈”이라고 설명했다. 노명환 한국외국어대 사학과 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한 것을 넘어서 파독 근로자들은 한국의 국제화와 세계화에 분수령을 이루는 중대한 역할을 수행했다”며 “외국인 노동자 유입 시대를 맞은 지금 우리는 이 경험을 성찰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팍스 시니카’ 향한 중국식 자본주의

    ‘팍스 시니카’ 향한 중국식 자본주의

    중국뿐인 세상/후안 파블로 카르데날·에리베르토 아라우조 지음/전미영 옮김/명명랑한 지성/432쪽/2만 3000원 중국이 세계 질서를 지배하는 ‘팍스 시니카’의 시대가 머지않았음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다. 글로벌 금융위기도 가볍게 넘기고 매년 7% 이상의 경제 성장을 거듭하는 중국은 두둑한 주머니와 달라진 위상을 앞세워 세계 정복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신간 ‘중국뿐인 세상’은 놀라운 성장세를 바탕으로 세계 곳곳으로 파고드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본질을 파헤쳤다. 저자인 후안 파블로 카르데날과 에리베르토 아라우조는 스페인 ‘엘 문도’의 상하이 특파원과 AFP의 베이징 통신원을 지낸 기자다. 이들이 보기에 베이징올림픽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속화된 중국의 세계 진출 행태는 서구가 헤게모니 장악을 위해 사용했던 식민 지배 체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은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서 원자재 공급을 보장받고 생산한 제품을 팔 새 시장을 확보하며 그 기반 위에 교역 관계를 구축하는 것을 노린다.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돈이라는 조용한 무기를 사용한다는 것이다. 두 저자는 2009년부터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개발도상국 등 중국의 자본력이 손을 뻗은 25개국 이상을 찾아 각 지역의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며 500여건 이상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3억명의 거대한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의 입장에서 지속적인 성장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세계의 공장’을 계속 돌리고 도시화를 이어 나가려면 원자재 조달은 필수적이다. 페루의 광산촌, 콩고의 구리광산, 투르크메니스탄의 사막, 모잠비크와 시베리아의 숲을 향한 중국의 진격은 미래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공사나 다름없다. 중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등 정책은행들은 중국의 이런 행보에 무한대로 자금을 공급한다. 힘을 과시할 줄 아는 외교술과 중국인의 끈질긴 기업가 정신이 중국식 자본주의의 확장을 돕는다. 문제는 중국이 취하는 방식이다. 중국은 ‘상호주의’라는 말로 그럴싸하게 포장하지만 알고 보면 훨씬 더 많은 이득을 취한다. 중국의 야심에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중국인 이주자들과 국영기업 소속 노동자들이다. 두 저자는 중국식 자본주의의 확산으로 중국 사회의 모순이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국제사회에 이식되는 상황에 우려를 표한다. 인류의 진보적 가치가 정치·경제적 탐욕 아래 훼손되고 폄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인들의 투자를 두 팔 벌려 환영할 수만은 없는 이유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임금체계 매뉴얼 개편] 재계 “정책방향 옳아” 공감… 노동계 “임금총액 삭감” 반발

    고용노동부가 19일 발표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에 대해 노동계는 저임금 체제로 개편하려는 시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재계는 이번 지침의 정책성 방향성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성명을 통해 “매뉴얼은 사용자 편향적인 내용들로 가득 차 있고,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성과급 확대로 인해 노동자의 임금 총액을 삭감시킬 수 있다”고 혹평했다. 이어 “직무급을 도입하자는 고용부 주장대로라면 직무 성과와 상관없이 순전히 시험 점수로 선발되고 정년까지 꾸준히 호봉이 올라가는 공무원 자신들의 임금체계부터 확 뜯어고쳐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안은 진정성과 현실성이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도 논평을 통해 “고용부는 한국 생산직에서 초임과 장기근속자의 임금 격차가 비교 대상 나라보다 월등히 크고 현재 임금체계 때문에 원청·장기근속 정규직과 하청·단기근속 비정규직 간 격차 확대가 유발됐다고 진단했다”며 “그렇다면 초임을 높이거나 하청·단기근속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면 해결될 문제”라고 제안했다. 이어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임금을 상향 평준화시키는 것이 임금 격차 해소의 올바른 방향”이라면서 “비교 대상이 되는 나라들의 원청·장기근속 노동자들의 임금보다 현재 우리나라 해당 노동자들이 결코 많이 받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공식 논평을 내놓지 않았지만 매뉴얼의 취지가 옳은 방향이라는 평가다. 경총의 한 관계자는 “고용부의 매뉴얼은 노사 어느 한쪽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 정년 연장을 비롯한 노동 환경의 변화에 맞춰 임금체계를 개선할 필요성을 정부가 강조했다는 데 의미를 둘 만하다”고 평가했다. 대한상공회의 측 관계자 역시 “기업이 임금체계를 합리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별 기업의 임단협을 앞두고 정부 측에서 매뉴얼을 배포하면서 현장 노사의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노사의 생각과 동떨어진 임금체계 개악 시도는 성공할 수 없다”며 “노사 문제를 노사가 해결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정부의 역할이니 개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임금체계 매뉴얼 개편] ‘가늘고 긴 임금체계’로 전환… 기업 청년고용 기피 막는다

    [임금체계 매뉴얼 개편] ‘가늘고 긴 임금체계’로 전환… 기업 청년고용 기피 막는다

    고용노동부가 19일 발표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은 입사해서 경력 30년까지의 임금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대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하고 그만큼 임금을 더 지급하는 ‘가늘고 긴 임금체계’를 채택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미 지난해 60세 정년 법안이 마련됐는데 지금처럼 근속연수에 따라 계속 고임금을 지급하면 인건비 부담 때문에 기업이 중장년층뿐 아니라 청년층 고용도 기피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에선 정년 60년은 채우지 못한 채 가계의 소비가 급증하는 30~40대에 임금이 현 수준보다 낮아지는 ‘가늘고 짧은 임금체계’가 조성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새 임금체계에 따라 후배보다 낮은 임금을 받는 중장년층이 회사를 계속 다니는 데 심리적 압박을 겪거나, 기업이 60세 정년 보장을 하지 않을 때 제재할 장치가 없기 때문이다. 노동계는 “사용자 편향 정책”이라고 이번에 나온 매뉴얼을 규정했다. 고용부는 60세 정년법안과 함께 통상임금 체제 개편의 쟁점들을 아우르며 이번 매뉴얼을 마련했다. 고용부는 ▲기본급을 중심으로 임금 구성 항목을 단순화하고 ▲임금 결정 기준으로서 기존 연공급(호봉제)의 연공성을 완화하는 대신 직무·직능급을 도입하고 ▲성과와 연동된 상여금 또는 성과급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임금체계 개편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는 특히 연공급 때문에 기업들의 고용이 위축된다고 진단, 이 체계를 뜯어고치는 데 주력해 매뉴얼을 개발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인 이상 사업체의 71.9%가 연공급을 운영하고, 300인 이상 기업을 보면 그 비율이 79.6%로 상승한다”며 “연봉제 도입 사업장이 1997년 3.6%에서 지난해 66.2%로 늘었지만 실상은 무늬만 연봉제 기업들”이라고 진단했다. ‘무늬만 연봉제’란 뜻은 연봉제를 도입했더라도 직능급은 근속연수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직무급도 연공급을 유지하면서 직무수당을 지급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용부는 이어 “연공급이 유지되면서 임금에 대한 일의 가치 및 생산성 반영이 미흡하고, 직장 이동이 쉽지 않고, 수당을 받기 위해 오랜 시간 일을 하도록 유도한다”고 진단했다. 노동계는 연공급의 단점을 지적하는 고용부의 진단과 직무급 등을 중심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하려는 고용부의 정책 모두에 이의를 제기했다. 특히 고용부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유럽권 국가들에서는 가계 지출이 늘어나는 30~40대를 전후해 자녀수당과 같은 복지체계가 가동되는 점을 간과했다는 점이 지적됐다. 고용부 스스로 그동안의 연봉제 확산 노력이 ‘무늬만 연봉제’였음을 인정하며 또다시 연공급 억제 카드를 통해 정년 연장을 실현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모순이란 지적도 나왔다. 박하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정책연구위원은 “연공급이라면 근속이 낮을 때에는 낮은 임금을 받다가 근속이 높아지면 임금도 높아지는 체계를 갖춰야 하는데 우리 현실은 젊은 시절 충성을 다한 노동자가 장기근속을 통해 안정적인 높은 임금을 받기보다 명예퇴직과 희망퇴직을 당해 왔다”며 “이런 상황에서 직무급을 도입한다는 것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순전히 회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30년 경력자의 임금이 초임에 비해 3.3배 높다는 고용부의 말을 뒤집으면 우리나라 초임이 그만큼 낮다는 뜻”이라거나 “매뉴얼대로 직무급이 도입돼 경력이 낮은 노동자 밑에서 경력이 높은 노동자들이 관리를 받게 되면 유무형의 퇴직 압력을 받는 은폐된 정리해고가 일어날 것”이라며 고용부의 기대와 다른 전망을 내놓았다. 55세 이후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의 고용을 유지하거나 청년층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는 데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박화진 고용부 노사협력정책관은 ‘60세 정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하면 중장년기 낮은 임금만 감수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지금 상황에서 임금을 계속 올릴 수는 없으니 대안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장년기까지 임금 상승분을 줄여 늘어난 55~60세의 임금 보전에 활용하는 방식의 고용부 안은 퇴직연금 등의 수익모델 구조와 닮아 화제가 됐다. 예를 들어 근로자 입장에서는 고용부 매뉴얼대로 중장년기 동안의 임금 상승분을 양보하고 6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는 것보다 지금대로 임금 상승분을 받아 퇴직연금에 가입한 뒤 55세 이후 연금을 받는 게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공무원 임금체계부터 개편하라” 노동계 반발

    “공무원 임금체계부터 개편하라” 노동계 반발

    ‘공무원 임금체계’ 고용노동부가 19일 발표한 ‘합리적 임금체계 개편 매뉴얼’이 발표된 직후 노동계가 “공무원 임금체계부터 개편하라”면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고용부는 임금체계 개편안을 통해 연공급 개편, 직무·직능급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특히 연공급 유지시 성과 중심으로 차등 지급하거나 연공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호봉표를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각 기업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호봉제를 단순화하거나 연봉제를 실시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노동계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려는 시도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또 임금 개편안을 제시하기 전에 공무원의 임금체계부터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현재 공무원은 호봉제와 연봉제로 구분해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의 호봉체계는 12개 직종별로 다르게 설정돼 있으며 직위별로 고정되는 고정급적 연봉제는 차관급 이상, 정무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다. 호봉제로 급여를 받는 공무원의 경우 9급부터 공무원 생활을 10여년 이상 해온 공무원은 시험을 통해 5급으로 입사한 신입 공무원보다 급여를 많이 받는 것이 현실이다. 능력 중심으로 급여를 받아야 한다면 결국 공직사회 호봉제가 먼저 개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주장이 노동계 입장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이날 성명을 내고 “고용부 주장대로면 직무 성과와 상관없이 순전히 시험점수로 선발되고 정년까지 꾸준히 호봉이 올라가는 공무원 임금체계부터 확 뜯어 고쳐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정부의 임금체계 개편안은 진정성도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고 강력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장기근속 고령 노동자의 저임금 체계로 전환하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정액인상 방식의 임금인상안 채택 ▲젊은 노동자의 초임 인상 ▲재벌사 임원의 임금 제한 ▲비정규직에 대한 기본급 호봉제 도입 등을 대안으로 제안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신문 보도 그후] 인권위, 연예흥행비자 이주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연예흥행비자(E6)로 국내에 입국한 이주 노동자들의 노동착취와 인권유린 실태가 서울신문 보도를 통해 알려진 데 대해 국가인권위원회가 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인권위는 18일 E6 비자로 입국한 이주민의 인권 상황의 실태를 조사하기로 하고 연구 용역 입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E6 비자를 받아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 4940명 중 비자 만료 뒤 갱신하지 않거나 체류 목적과 다른 활동을 하는 불법체류자는 1504명(30.5%)으로 전체 외국인 중 불법체류자 비중(11.6%)을 크게 웃돌았다. 인권위는 E6 비자 소지 불법체류자 중 상당수가 연예기획사의 노동 착취에 시달리거나 성매매에 내몰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인권위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E6 비자 이주 여성의 인권보호를 위한 정책 개선안을 마련해 관계 기관에 권고할 방침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오바마 ‘초과수당’ 승부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저소득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초과근무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하라고 지시했다. 지난 1월 최저임금 인상 조치에 이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 행보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미국인들은 초과 근무한 만큼 반드시 수당을 지급받아야 한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통해 지금까지 시간외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돼 온 ‘화이트칼라’ 노동자들도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노동부에 관련 조항 개정을 지시할 계획이다. 현행 법에 따르면 ‘주급 455달러 이상’인 패스트푸드 매니저, 은행원, 컴퓨터 기술자 등 사무직과 전문직 종사자는 주 40시간을 넘게 일해도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급 455달러 기준을 대폭 올려 수백만명의 화이트칼라가 시간외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주급 553달러 수준의 근로자들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구상은 공화당과 기업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최저임금에 이어 시간외수당 지급 대상까지 확대하면 감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신년 국정연설에서 연방정부의 계약 노동자 최저임금을 현행 7.25달러에서 10.10달러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고, 의회에도 법정 최저임금 인상안 처리를 촉구하고 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열린세상] 즐거운 노동? ‘사회적 힐링’이 필요/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즐거운 노동? ‘사회적 힐링’이 필요/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최근 한 중요한 연구가 발표됐다. 김인아 연세대 교수의 ‘감정노동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다. 그 근거는 2007∼2009년에 실시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임금 노동자 약 5700여명의 응답 결과다. 핵심은 감정노동을 많이 할수록 우울증이나 자살 충동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감정노동자들은 보통 노동자보다 우울증은 평균 3.7배, 자살 충동은 평균 3.3배 높았다. 도대체 감정노동은 뭔가. 이미 약 30년 전 이 문제에 주목해 ‘관리된 마음’이란 책을 낸 미국 UC버클리 대학의 A 혹스차일드 교수에 따르면, 감정노동이란 직업상 본연의 감정을 숨긴 채 특유의 표정과 몸짓을 드러내는 노동이다. 설사 고객이나 상사가 ‘몹쓸 짓’을 해도 참아야 한다. 상사나 고객에 대해 언제나 ‘을’의 입장을 견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인과 노예’에 비유하자면 감정노동자는 노예 신세다. 기존의 산업사회가 서비스사회로 변하면서 이런 감정노동은 더 널리 퍼진다. 예컨대, 비행기 승무원, 백화점 판매원, 식당 직원, 상담사, 카지노 딜러, 화장품 영업 사원, 철도 승무원, 간호사, 콜센터 직원 등은 대표적인 감정노동 수행자들이다. 심지어 교육자도 고객인 수강생에 대해 일정한 감정노동을 수행한다. 이들은 본연의 느낌이나 감정을 억누른 채 상사의 지시나 고객 요구에 부응해야 하기에 높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스트레스는 누적되고 일정한 한계를 넘으면 ‘양-질 전환 법칙’에 의해 우울증이나 암, 또는 자살까지 부른다. 일례로, 어느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일하던 41세 여성이 한 손님의 거듭된 폭언에 시달리다 심한 우울증에 걸렸고, 서비스 민원 처리를 하던 46세의 한 남성은 일처리와 관련한 소송까지 걸리자 직장 옥상에서 추락 자살했다. 다행히 산재가 인정돼 보상도 받았다. 이런 고통은 생각보다 많다. 한명숙 의원이 2200여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30%가 고객응대 시 성희롱이나 신체접촉을 당했으며, 무려 81.1%가 욕설 등 폭언을 들었다. 그러나 보상이면 다 된 것인가. 결코 아니다. 중요한 건 몸과 마음의 건강이며 생명 그 자체다. 어떻게 하면 우리는 즐겁게 일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따지고 보면 서비스 노동자만이 아니라 자본주의에 사는 모든 노동자가 감정노동을 수행한다. 본연의 느낌이나 감정을 숨긴 채 상사나 동료, 고객 등에게 ‘좋은’ 얼굴을 하고 기업이 요구하는 생산적 노동, 즉 이윤 추구에 도움되는 노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업만이 아니라 최근의 국정원 선거 개입이나 간첩 조작 사건 따위도 일종의 감정노동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높은’ 분의 맘에 들려고 거짓 행위를 하는 것이다. 이 모든 사태의 본질은 서비스라는 영역 문제가 아니라 권력의 문제다. 약자가 강자의 눈치를 보며 살아야 하는 현실, 약자가 현실의 잘못된 모습을 정직하게 느끼고 말하고 바꾸기 위한 실천을 할 수 없는 현실, 그래서 살아남으려고 강자의 논리를 내면화하여 강자가 요구하는 대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현실, 이게 핵심이다. 결국, 문제의 뿌리는 자본주의 사회관계에 있고 그 근본 해결책은 민주주의다. 이제 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일에 투표하는 행위로 협소하게 볼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을 대표로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극히 일부일 뿐이다. 참된 민주사회란 자신의 솔직한 느낌이나 감정, 입장, 철학을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고, 모두의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그런 곳이다. 한마디로 개인들의 다양성과 공동체의 특이성이 모두 살아 숨 쉬는 것이 민주주의다. 이런 민주주의가 가정, 학교, 직장, 노조, 시민단체, 공공기관, 일반사회 등 모든 곳에서 잘 구현돼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사람들은 나름의 개성과 잠재력을 살려내는 공부를 할 수 있고, 그렇게 쌓은 실력에 걸맞은 일자리를 찾아 행복하게 일하며 살 수 있다. 아무 감정을 못 느끼는 불감증도 문제지만, 강자 앞에 살아남으려고 가짜 감정을 표현하는 감정노동도 큰 문제다. 참된 민주주의야말로 모두가 ‘나답게’ 살아갈 필요조건이다. 웰빙이니 힐링이니 하는 교묘한 상품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란 말이다. 정작 우리에게 필요한 건, 민주주의라는 ‘사회적 힐링’이다.
  • [손성진 칼럼] 희망이 보이는 사회로

    [손성진 칼럼] 희망이 보이는 사회로

    한 끼 밥, 인간의 기본 욕구마저 채우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누구나 가난했기에 가난한 줄도 모르고 살았을까. 험난한 세월을 용케도 견뎌냈다. 그리고 지금, 가난의 고통이 다시는 없어야 할 것 같은 21세기에 우리는 여전히 그 질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 4000달러 시대, 주체할 수 없는 풍요의 뒤편에서 의식주도 해결하지 못한 절대 빈곤이 공존하는 현실은 비극이다. 세상은 풍족해졌는데 주린 배를 잡은 이웃들은 줄지 않는다. 그리고 매일 몇 명 이상의 극빈층이 자살이라는 우울한 선택을 한다. 서울 송파 세 모녀의 자살이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새삼스럽지도 않다. 비극은 계속되고 있었고 다만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우리는 사실 무관심하다. 자살을 죄악시하기만 했지 애틋한 이면을 들여다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참담한 결과만으로 따져 볼 때 한국의 위정자들은 복지에 관한 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조선시대에 가난한 백성을 진휼(賑恤)하는 일은 수령의 중요한 업무였다. 진휼을 게을리하다간 목이 달아났다. 왕도 변복(變服)을 하고 백성들의 생활을 살폈다. 이 시각에도 무관심 속에 많은 이들이 죽음의 낭떠러지 위에 선다. 사업에 실패하고 직장을 잃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이웃들은 수없이 많다. 송파 사건 이후 지자체들은 복지 사각지대를 전수조사한다며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런 호들갑도 결국 호들갑으로 끝나버릴 것이라는 게 서글프고도 비관적인 현실이다. 한 번이라도 거리의 구석을 유심히 살핀다면 위태하게 생명을 부지하는 서민들이 얼마나 많은지 느낄 터이다. 종이 줍기로 하루 몇 천원 벌이를 하는 노인들, 오래도록 일거리가 없어 술에 의존해 사는 노동자들…, 우리는 얼마나 관심 있게 바라다보았는가. 지방선거철이 다가오고 있다. 정치꾼들은 “서민을 위해서!”라며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을 기력도 없는 이들의 표를 노리고 입바른 말을 해댈 것이다. 선거가 끝나는 순간 그들은 또다시 외면당한다. 반짝 관심에 그치는 한 죽음으로의 행진은 또 이어지고 말리라. 자살이 죄악이 아니라고는 하지 않겠다. 죽은 자의 고통은 끝나겠지만 남은 자에게는 몇 배의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배곯음의 설움, 극한의 고통을 아는 부모 세대들이 생활고를 비관한 자살을 어떻게 볼지 모르겠다. 죽음에 대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 있었던 것은 남은 가족들에 대한 배려심 덕이었다. 손등이 쩍쩍 갈라지도록 악착같이 일하면서 견뎌 왔다. 모진 삶을 견뎌 냈던 또 하나의 동력은 희망이었다. 언젠가 잘살게 될 것이라는 미래에 대한 희망, 그리고 기대였다. 힘든 세월을 보상받을 만큼 희망은 실현됐다. 지금 우리에겐 가난을 버티게 해 줄 희망이 있는가. 계층 간의 간격은 너무 벌어져 있고 장벽은 높다. 부는 대물림되고 고착화됐다. 부를 바탕으로 한 교육의 질도 양극화됐다. 낮은 교육의 질로는 높은 스펙을 갖추기 어려우며 이는 질 낮은 일자리로 이어진다. 노력해서 얻을 수 있는 기회와 재화들이 점점 더 줄어든다. 기회 균등한 국가고시는 하늘의 별 따기다. 제도의 변화는 ‘개천에서 용 나기’를 어렵게 만들었다. 적은 봉급으로는 수십 년치를 모아도 집을 장만하기 어렵다. 젊은 시절의 열등한 사회생활보다 그에 이어진 노년기의 삶은 더욱 피폐하다. 더 큰 문제다. 이는 결국 자식들에게 물려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번 경쟁에서 밀려나면 재진입이 어렵고 자신감은 상실된다. 희망이 없는 사회구조가 지속하는 한 자살은 줄지 않는다. 우리나라 빈곤인구는 800만명이나 된다. 전 국민의 16%다. 최저생계비의 120%만으로 사는 이들이 410만명에 육박한다. 상당수는 잠재적 자살위험군이다. 소외 계층에 최소한의 생존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복지 예산의 증액이 우선이다. 신분 상승의 기회도 만들어 줘야 한다. 절망스러운 광경을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수석논설위원
  • 300년전 세계, 맛에 눈 뜨다

    300년전 세계, 맛에 눈 뜨다

    18세기의 맛/안대회 외 22인 지음/열린 책들/320쪽/1만 8800원 ‘미각’이란 키워드로 동서양의 문화현상을 파헤친 책이다. 한국18세기학회에서 활동하는 인문학자 23명이 저마다의 시각으로 동서양의 맛과 그 맛에 얽힌 흥미로운 현상을 살폈다. 18세기에는 동서양을 가릴 것 없이 고급스러운 음식이 대중화 되고, 이국적 음식이 세계화되는 큰 변화가 있었다. 또 저급한 감각으로 치부되어온 맛에 대한 담론이 본격적으로 문화의 전면에 등장했다. 금욕과 절제의 분위기에서 벗어나 욕망을 추구하고 소비를 과시하는 취향의 대중화도 시작됐다. 음식의 맛은 혀끝의 감각에만 한정되지 않고 문화와 교류, 경제와 사회의 복잡한 세계사를 인드라(고대 인도 신화에 등장하는 전쟁의 신으로, 그리스 신화의 제우스에 해당)의 그물망처럼 얼기설기 엮어주는 그물코가 된다. 18세기는 교류의 시대였다. 조선에 들어온 고추는 고추장의 형태로 제왕의 식탁에 올랐다. 입맛이 까다로웠던 영조는 50대 중반부터 매콤달콤한 고추장 없이는 밥을 못 먹는 지경이 돼 자신이 세운 탕평책을 간접적으로 부정하는 사헌부의 지평(정오품 관리) 조종부(趙宗溥)는 미워해도 그 집 고추장을 좋아해 그것만은 도저히 미워할 수 없었다. 18세기 봄 노량진과 마포 등 한강 하류에는 복어들이 떼지어 올라왔다. 당시 한반도에선 이곳에서 복어가 가장 많이 잡히고 맛이 좋았다. 서울 봄철의 으뜸가는 풍미였던 복어의 치명적인 맛에는 스릴이 있었다. 영의정을 지낸 최석정(崔錫鼎)은 복어를 먹고 거의 죽을 뻔하기도 했다. 정조·순조 연간의 저명한 시인 신위(申緯)는 복을 즐겼으나 한 번은 복어를 먹지 못한 채 봄을 보내자 “복사꽃 피고 진 뒤 빈 가지만 마주하다니. 서글퍼라! 하돈(河豚·복어의 한자어) 맛도 모르고 지났구나”란 시를 짓기도 했다. 18세기 초 영국 빈민가에는 진(gin) 광풍이 거셌다. 값이 싼데다 조금만 마셔도 쉽게 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영국 정부는 노동자들의 생산력을 떨어뜨리는 진은 적극 규제했지만 비위생적인 물의 대체제였던 맥주는 오히려 권장했다. 아랍에서 전래돼 ‘천천히 퍼지는 독약’으로 불린 커피는 프랑스 대혁명을 일깨운 계몽주의 운동의 촉매제였다. 1868년 파리에서 문을 연,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카페인 ‘카페 프로코프’에는 볼테르, 루소, 디드로 등 많은 철학자들이 드나들었고 위대한 사상가 몽테스키외는 베스트셀러 소설 ‘페르시아인의 편지’에서 카페 프로코프를 묘사하기도 했다. 유상덕 선임기자 youni@seoul.co.kr
  • 강제 추방 두려워… 임금 떼여도 ‘참고’ 폭행 당해도 ‘쉬쉬’

    강제 추방 두려워… 임금 떼여도 ‘참고’ 폭행 당해도 ‘쉬쉬’

    부산에 사는 캄보디아 여성 A(25)씨는 지난해 집에 도둑이 들었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이 드러날까 봐 직접 신고를 하지 못했다. 대신 합법적으로 체류하는 친구에게 부탁했다. 하지만 피해자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A씨에게 비자가 없다는 사실을 안 경찰은 범죄 피해자에 대한 통보의무 면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모른 채 A씨를 출입국관리사무소로 넘겼다. 다행히 A씨는 접수가 되기 직전 외국인노동자인권센터와 연락이 닿아 극적으로 추방을 면했다. 법무부는 지난해 3월 불법체류자들이 중요범죄(살인죄, 사기죄, 상해·폭행죄, 과실치사상해, 유기·학대죄, 체포·감금죄)를 당했을 경우 검찰과 경찰, 인권위원회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통보 의무를 면제하고 있다. 불법체류자들이 범죄 피해를 봤는데도 추방당할 것을 두려워해 신고하지 못하거나 이런 약점을 이용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에 관한 지침’이 시행된 지 1년이 흘렀지만, A씨 경우처럼 불법체류자들은 여전히 마음 놓고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홍보가 부족한 데다 강제성이 없고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겪는 임금체불을 담당하는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은 의무면제대상에서 제외된 탓에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6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제도 시행 이후 12월까지 불법체류자들로부터 들어온 범죄 신고는 65건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에는 폭력이 27건으로 가장 많았고 사기 26건, 절도·강간 각 4건, 강도 3건 등이었다. 아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이재영 상담팀장은 “불법체류자들이 겪는 범죄 중 임금을 떼이면서 폭행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며 “경찰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하지 않더라도 가해자가 당국에 직접 고발하는 등 보복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참고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인권단체에서 제도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온도 차가 있다. 피해자 보호와 범죄 예방을 위해 지침에 관한 홍보를 확대한다면서도 일선에서는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보 의무를 우선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서울 지역의 경찰은 “공무원은 불법체류자에 대해 원칙적으로 통보 의무를 지니기 때문에 때때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서 “피해 구제가 끝난 다음 자진 출국하도록 유도한다”고 말했다. 인권 활동가들은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인권이주센터 김기돈 사무국장은 “일선 경찰들은 제도를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의무 사항도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황필규 변호사는 “임금체불이 가장 심각한데 정작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은 통보 의무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사각지대가 많다”면서 “범위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무부와의 공조를 통해 불법체류자 통보 의무 면제에 관한 홍보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노동자 “시급 7000원으로” 용역업체 “임금 인상 불가능”

    노동자 “시급 7000원으로” 용역업체 “임금 인상 불가능”

    3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양로. 학교 청소노동자 300명가량이 도로변 한가운데 자리 잡고 “원청업체인 대학과 용역업체들은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임금을 인상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다. 평소 대학 정문과 각 단과대를 연결하며 학생들의 이동을 돕던 셔틀버스는 개강 첫날임에도 운행을 멈췄다. 복도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영수증이 널려 있는 등 학생회관 곳곳에서 청소노동자들의 빈자리가 느껴졌다. 전국 14개 대학 및 대학병원 청소·경비노동자 1600여명이 총파업을 벌인 가운데 대학 캠퍼스가 어수선한 개강 첫날을 맞았다. 지난달 27일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부(이하 서경지부)는 “용역업체와의 단체협상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등을 거쳤지만 원만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총파업을 결의한 바 있다. 이들은 사업장별로 5210~5700원인 시급을 노동부 권고 시중노임단가인 7920원의 87.7%인 7000원으로 인상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업에 참여한 사업장은 연세대와 고려대, 고려대 안암병원, 경희대, 연세대, 연세재단빌딩, 이화여대, 서강대, 홍익대, 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광운대, 인덕대, 동덕여대, 덕성여대 등이다. 용역업체는 대학과 재계약하기 위해서는 임금 인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원청이 주는 사용료에 따라 임금이 결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대학들은 정작 뒷짐을 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총파업은 용역업체와 노조 간의 문제로 간섭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권서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장은 이날 오후 고려대에서 열린 총파업대회에서 “용역업체가 파업기간 동안 학생들이 겪을 불편과 노동자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이윤추구에만 혈안이 돼 있다”면서 “지난해 11월부터 이뤄진 8차례의 교섭과 3주간의 조정에서 단 1원의 임금 인상도 어렵다는 입장을 고집한 것이 바로 그 증거”라고 말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안현혜(19·여·자유전공학부 14학번)씨는 “물가는 오르는데 시간당 임금이 5700원에 불과한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 학생은 “청소하는 분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서면 결국 학생들이 최대 피해를 볼 것”이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대학 비정규직 “이대로는 못살겠다”

    대학 비정규직 “이대로는 못살겠다”

    이화여대, 고려대 등 서울시내 대학 및 대학병원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에서 총파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들은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다음 달 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쌍용차 노동자 돕자” 1만명 모금 열기

    “쌍용차 노동자 돕자” 1만명 모금 열기

    파업 이후 손해배상과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모금운동에 동참한 시민들이 1만여명을 기록했다. 지난 10일 모금운동이 시작된 지 보름 만이다. 모금운동 ‘노란봉투’ 프로젝트를 벌인 ‘아름다운재단’과 범시민사회기구 ‘손배 가압류를 잡자, 손잡고’(이하 손잡고)는 26일 9241명이 모금에 참여해 1차 목표액인 4억 7000여만원을 모두 달성했다고 밝혔다. 모금은 1인당 4만 7000원씩 47억원을 모아 손배가압류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생계비와 의료비를 보태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목표액 47억원은 2009년 77일간 공장점거 파업을 벌인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청구된 손해배상금액이다. 모금운동이 확산된 데에는 가수 이효리씨의 공이 컸다. 이씨는 지난 16일 재단에 편지를 보내 “노동자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학원비를 아껴 4만 7000원을 보냈다는 한 주부의 편지를 모금 홈페이지에서 읽고 부끄러움을 느껴 동참하게 됐다”며 4만 7000원을 보내 왔다. 이후 이씨의 모금 소식을 듣고 가족들의 외식비를 아껴 동참한 주부 등 일반 시민들의 참여가 줄을 이었다. 아름다운재단과 ‘손잡고’는 4월 30일까지 2차 모금을 전개할 계획이다. 지난 1월 기준으로 노동자들에게 청구된 손배소와 가압류 총액은 1000억원이 넘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청소노동자 인권 가벼이 여기는 상아탑

    공동체의 가치와 정의를 가르쳐야 할 대학에서 청소노동자의 인권과 노동3권을 침해하는 간접고용 계약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이 자본의 논리에 지나치게 얽매여 상아탑의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은 제기된 지 오래지만, 전국 상당수의 대학에서 사회 약자를 상대로 반인권적인 행태가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니 충격적인 일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경인지역서비스지부는 어제 전국 41개 국공립대와 서울지역 13개 사립대 등 모두 54개 대학에서 제공받은 대학과 청소용역업체 간 2013·2014년도 용역 도급계약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에 따르면 54개 대학 가운데 53.7%인 29곳이 단체행동 및 쟁의행위 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토록 계약서에 명시했다. 5곳은 집회와 노조활동을 아예 금지했다. 원청인 대학이 요구하면 청소노동자를 교체토록 한 대학은 57.4%인 31곳에 이르렀다. 도급을 위장한 불법 파견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대학 4곳 중 1곳은 관리자 등의 지시에 순종하고 친절할 것을 강요했다. 철저한 신상조사로 도난, 분실 등을 방지토록 모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담은 국립대도 있었다. 서울대에서는 ‘이적행위를 하였거나, 행할 우려가 있을 때’ 계약해지나 해고가 가능토록 했다. 신상조회에 사상 검증까지 이뤄진 것이다. 이러고도 학문의 전당을 자처하며 학생들에게 ‘사람다운 삶’의 의미와 실천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 지난해 중앙대와 국회 청소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이 도마에 오른 이후에도 원청인 대학·국회는 물론 관계 부처에서 이렇다 할 대책 마련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한두 곳도 아니고 상당수 대학에서 후진적인 인권침해 사례 등이 드러난 만큼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실사용주가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지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겠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우선 정부가 나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고용 행태를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기 바란다. 열악한 계층이 부당하고 비인격적인 대우를 받는 현실이 가장 먼저 정상화해야 할 비정상이라고 본다.
  • ‘한국에서 살아가기’…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사랑

    ‘한국에서 살아가기’…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사랑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돌베개/236쪽/1만 3000원 안전행정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2년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자들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094만여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약 36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 주민인 셈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20년간 갑작스럽게 일어났으며, 한국 사회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만 보더라도 기간산업에서부터 서비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생산 및 재생산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의 이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봤는지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을 내놓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이주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주의 현실과 문제점, 그들의 생활방식 등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속한 한국의 현실을 점검하고 단일문화에서 다문화로 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이주자의 진정한 삶과 희망, 일 등을 정직하게 탐색한다. 예컨대 한국인 남성과 그와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이 상상하는 ‘가족’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인 남성은 부계 가족을 구성할 일원으로 이주 여성을 바라보는 데 비해 이주 여성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이주 동기의 실현과 본국 가족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주 동기의 실현을 ‘송금과 사랑’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이 책은 이주 노동자, 결혼여성 이주자 등과 한국에 찾아온 난민도 이주자 범주에 포함하면서 이주 문제와 이주자 권리가 어째서 ‘우리’의 문제인지를 각인시킨다. 아울러 한국의 이주정책 및 제도가 이주 노동자의 통제와 권리에 그 목적이 있을 뿐 이들의 인권과 노동권에는 무관심하다고 비판한다. 또한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이효리 노란봉투 캠페인, 4만7000원의 기적 ‘자필편지 누구에게?’

    이효리 노란봉투 캠페인, 4만7000원의 기적 ‘자필편지 누구에게?’

    ‘이효리 노란봉투 캠페인’ 16일 아름다운 재단은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이효리가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개미스폰서 ‘노란봉투 프로젝트’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이효리는 “추위와 폭설로 마음까지 꽁꽁 얼 것 같은 요즘 다들 안녕하신지요”라는 안부 인사로 시작한 편지에서 “지난 몇 년간 해고 노동자들의 힘겨운 싸움을 지켜보며 마음속으로 잘 해결되길 바랄 뿐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전했다. 이어 “내 뜻과 달리 이렇게 저렇게 해석돼 세간에 오르내리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라며 덧붙인 이효리는 “노동자 가족을 살리기 위해 학원비를 아껴 4만 7천원을 보냈다는 한 주부의 편지를 모금 홈페이지에서 읽고 부끄러움을 느껴 동참하게 됐다”고 동참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너무나 적은 돈이라 부끄럽지만, 한 아이 엄마의 4만 7천원이 제게 불씨가 됐듯 제 4만 7천원이 누군가의 어깨를 두드리길 바란다”며 “돈 때문에 모두가 모른 척하는 외로움에 삶을 포기하는 분들이 더는 없길 바란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이 프로젝트는 쌍용차와 철도노조 등 노동자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문제를 해결하는 취지를 가지고 오는 4월30일까지 진행된다. 사진 = 아름다운 재단 (이효리 노란봉투 캠페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5~16세인데 하루 15시간 중노동… 일제, 혹시 도망칠까 봐 외출도 제한”

    “15~16세인데 하루 15시간 중노동… 일제, 혹시 도망칠까 봐 외출도 제한”

    “아침 6시에 점호 끝나면 나가서 식사하고, 7시에 작업 들어가요. 일이 끝나면 매일 3시간씩 또 잔업을 해요. 그러니까 한 10시에 끝나죠. 나는 만으로 한 15살 되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기숙사 생활하는 여자고 남자고, 외출을 제한해요. 외출이 아니라 도망가거든…혹사시키니까.” 일제강점기부터 1960년대까지 서울 영등포 방직공장 지대에서 일했던 노동자와 기술자들의 삶을 담은 책이 나왔다. 서울시 시사편찬위원회는 구술자료집 ‘영등포 공장지대의 25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위원회는 2009년부터 서울 시민들의 다양한 서울 체험과 기억을 채록·정리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이 여섯 번째 자료집이다. ‘어느 식민지 소년의 대일본방적 취직 이야기’(김영환)가 눈길을 끈다. 당시 수많은 면방직업 노동자들은 15~16세 어린 나이에 미숙련공이나 임시공으로 하루 15시간 노동을 했다고 한다. 반강제적으로 동원된 이들은 감시탑과 철망이 있는 기숙사에서 생활했다. ‘영등포 선반 기술자의 이직과 삶’(전을원), ‘경성공업학교 학생의 기억과 추억’(민석기)에서도 탈출했다가 영등포 역전에서 붙잡힌 이야기, 늘 배고팠던 식사 이야기, 일본 군대에 징집돼 자살특공대원이 된 이야기 등 격변기를 견뎌내야 했던 사연들이 절절하다. 이 밖에도 ‘16세 소년, 임시공으로 경방에 들어가다’(노진수), ‘태창방직 노조위원장의 이야기 보따리’(이종수), ‘공장의 일상과 방직 기술 이야기’(양낙섭) 등 모두 6명의 목소리가 실려 있다. 자료집은 서울도서관 2층 북카페와 정부간행물센터를 통해서 구입하거나 위원회 홈페이지(historylib.seoul.go.kr)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할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은 최근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홍보대사를 그만뒀다. 이스라엘의 다국적 식음료업체 소다스트림이 그녀를 모델로 발탁하자 옥스팜이 “우리와 소다스트림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대계인 조핸슨이 소다스트림을 택하자 전 세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유는 이 회사의 주력공장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무단으로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한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이 가장 격렬한 곳이다. 옥스팜은 “불법 정착촌에서 운영되는 회사는 팔레스타인 공동체의 권리를 부정하고 빈곤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소다스트림과 같은 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BDS(보이콧, 투자회수, 제재) 운동’도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소다스트림은 “우리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회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빼앗긴 자신들의 땅에 세워진 이스라엘 기업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1일(현지) 이들의 애환을 보도했다. 소다스트림에서 근무했던 아메드 이사는 “우리도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 기업이 아니면 일할 기회조차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면서 “(소다스트림이) 안전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제 근로환경에서 적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열악한 근무 조건을 설명했다. 친팔레스타인 활동가인 오마르 바르구티는 “이곳에서 노동자의 권리나 근로조건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위해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무스타파 발한은 “불법 정착촌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 82%가 차선책만 있어도 일자리를 그만둘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서안지구에 존재하는 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노동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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