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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한국판 401K’/문소영 논설위원

    2001년 미국 뉴욕에서 9·11 테러가 터진 다음날 한국 증시는 개장과 함께 박살이 났다. 주식 투자자들이 주가 폭락에 공포를 느껴 비이성적인 투매를 하지 못하도록 주식 매매를 30분씩 중단하는 서킷 브레이커가 연이어 발동됐다. 그러나 9월 12일 한국 코스피는 12.02% 폭락한 475.60으로 마감됐다. 주식 거래 하한폭이 15%였던 점을 감안하면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하한가로 마감한 것이다. 주식시장은 이후 상당 기간 횡보했는데, 이때 주식시장 안정화를 위해 연기금을 찔끔찔끔 동원할 것이 아니라 한국의 퇴직금 제도를 ‘401K’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401K’는 미국의 확정기여형 기업연금제도로, 미국 근로자 퇴직소득보장법 401조 K항에 규정돼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정부 주도하의 개인연금제도가 지급 불능의 위기에 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1981년 도입했다. 미국 노동자의 대표적인 노후 보장 수단이다. 회사가 매년 연봉의 12분의1 이상을 근로자 개별 계좌에 적립하면 근로자가 은행·보험·증권사 등 금융사에 운용 방법을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소득공제 등 세제상의 지원을 한다. 퇴직 후 연금은 자신이 선택한 투자사의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미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도 인정했듯이 미국 증시는 1980년대 이래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미국 증권시장의 성장 이유 중 하나가 401K 연금플랜 덕분이라고 하는데, 베이비붐 세대의 자금이 매달 증시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활성화의 만능키처럼 보였던 401K에도 문제가 있었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봉착했을 때다. 미국 다우존스지수가 8000선이 붕괴하자 주식투자 편입 비중이 높은 401K의 수익률이 급락했다. 퇴직을 앞둔 노동자들은 퇴직을 뒤로 미루는 등 위기를 맞았다. 노년의 계획도 망가졌다. 그러나 ‘헬리콥터 벤’이란 별명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벤 버냉키 의장이 달러를 마구 찍어 낸 덕분에 6년이 지난 뒤 다우존스지수는 1만 7153.80으로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판 401K’가 시행돼야 한다는 2001년 증권맨들의 주장이 13년 만에 결실을 본다. 정부가 현행 퇴직금 제도를 퇴직연금제로 바꾼다는 소식이다.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처럼 받아 100세의 노년을 보장하고, 부수적으로 증권시장 활성화에도 기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 증시와 한국 증시는 다를 수 있다. 미래의 연금 수령자는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더 따져야 할 것이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구로공단 역사책’ 출판기념회

    구로공단 50년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금천구는 28일 오후 3시 G밸리 기업시민청에서 ‘구로공단에서 G밸리로’ 출판기념회를 연다고 26일 밝혔다. 구는 지난 2월 구로공단(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조성 50주년을 맞이해 구로공단과 인연이 있는 노동자 및 기업인, 정치인, 작가 등 50인의 인터뷰를 엮어 책으로 펴냈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구로공단의 과거와 현재가 인생사에 그대로 묻어난다. 산업화 시기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하며 구로공단 노동자들과 깊은 관계를 맺은 인명진 목사, 아버지가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한 것도 모자라 스스로 노동 야학에 참여했던 차성수 금천구청장, 6·25전쟁 이래 첫 동맹파업으로 기록된 1985년 구로동맹파업의 중심에 섰던 김영미 전 효성물산 노조위원장 등이 바로 그들이다. 노동운동에 참여했던 이들이 구로공단의 과거를 말한다면, 구로를 서울 최고의 패션유통단지로 만든 홍성열 마리오 회장과 국내 첫 ‘바이오 클린룸’ 제작에 성공한 박동일 하나지엔씨 대표 등 기업인들은 끊임없이 발전하는 구로공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주인공이다. 출판기념회는 안치용 구로공단노동자생활체험관장의 사회 아래 발행 취지 및 경과 설명, 인터뷰 참가자들의 인사말 순서로 진행된다. 출판기념회 뒤에는 구로공단역사기념사업회 출범식도 한다. 구로공단 역사기념사업은 특정 부지를 확보해 기념관이나 박물관을 지으려는 평범한 역사기념사업에서 벗어나 옛 구로공단 지역 전체를 기념관으로 꾸미는 새로운 형태의 기념사업이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대병원 노조 무기한 파업 “구체적인 파업 이유는?”

    서울대병원 노조 무기한 파업 “구체적인 파업 이유는?”

    서울대병원 노조 무기한 파업 “구체적인 파업 이유는?” 서울대병원 노조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병원 본관 앞에서 출정식을 갖고 의료민영화 저지와 서울대병원 정상화를 내건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에는 간호, 급식, 원무, 의료기사, 환자이송 등 전체 조합원 1200여명 가운데 약 3분의 1인 400여명이 참가한 것으로 노조측은 잠정 집계했다. 중환자실과 응급실 전원을 비롯해 필수유지인력은 정상 근무했다. 노조는 지난 6월과 7월에도 두 차례에 걸쳐 경고 파업을 했지만, 병원 측의 입장 변화가 없어 부득이하게 무기한 파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박근혜 정부는 병원을 돈벌이 회사로 만들고, 건강 불평등을 심화시킬 의료민영화 정책을 철회하라는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이 불법 영리자회사를 앞장서서 만들고, 병원을 백화점으로 만들 수천억 원짜리 공사를 강행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병원 측에 ▲영리자회사 헬스커넥트 사업 철수 ▲어린이병원 급식 직영화 ▲첨단외래센터 건립 계획 철회 ▲해고 비정규직 노동자 복직 ▲아랍 칼리파 병원 파견 인원을 정규직으로 충원 등을 요구했다. 노조는 “병원측이 계약을 통해 관련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도에서 병원의 데이터베이스를 자회사인 ‘헬스커넥트’에 제공하기로 했다”며 “헬스커넥트의 정관이 계약서와 다를 경우 계약서의 내용을 우선한다고 규정, 환자의료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정희 파업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병원측이 성의 있는 안을 내고 진심이 담긴 노력을 보여줄 때 우리는 얼마든지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며 “이 가운데에는 정부의 정책이 바뀌어야 할 부분도 있기에 그 성격과 정도를 보아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출정식에는 ‘의료민영화 중단’과 ‘가짜 정상화 반대’라고 적힌 피켓을 든 조합원 400여명(경찰추산 3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같은 장소에서 투쟁문화제를 열고, 이어 양대노총이 서울역 광장에서 여는 ‘공공기관노조 총파업 진군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서울대병원의 하청 업체에 소속된 청소노동자들도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상태다. 병원 측은 의사는 파업과 무관하고, 간호사의 참여율도 낮아 진료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앞서 두 차례의 경고 파업이 병원 로비에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이번 파업의 출정식이 병원 앞 공터에서 진행돼 환자들의 혼란이나 불편은 없었다. 병원 측은 “노동조합의 파업에 대비해 모든 인력과 수단을 동원해 환자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진료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서울대병원 노조, 파업하면 환자 불편 생길 것 같은데”, “서울대병원 노조, 하는 말이 맞네”, “서울대병원 노조, 파업 언제까지 하나”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극으로 사회문제·모순 해결책 제시하고파”

    “연극으로 사회문제·모순 해결책 제시하고파”

    연극 ‘사천의 착한 여자’, ‘한여름 밤의 꿈’, ‘러브레터’ 등을 연출하고 설경구, 유오성 등 한국의 대표 배우들을 키운 연극계의 스승 최형인(65·여)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가 이달 말 정년 퇴임한다. 최 교수는 25일 “학생들이 눈에 밟혀 쉴 수가 없다”면서 “퇴임 이후에도 석좌교수로 매주 8시간씩 강의하고 작품활동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10~11월 선보일 연극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극단 ‘해’와 공동으로 연극 ‘칠호랑 찌로’를 공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작품에서 노동에 매몰된 일상 속에서도 꿈과 욕망을 실현하려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모습을 다룰 계획이다. 최 교수는 “앞으로 외국인 노동자, 다문화가정, 학교폭력 등을 주제로 한 작품을 통해 사회문제와 모순을 해결할 하나의 길을 제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으로는 1990년 연출 데뷔작이자 국내 초연작인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사천의 착한 여자’를 꼽았다. 그는 “당시 브레히트의 연극성을 표현하기 위해 객석을 무대 위로 올려 배우가 대화하듯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연극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는 후배들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최 교수는 “연습이 끝난 뒤 잠을 쪼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도 연극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않는 후배들이 기특하다”면서 “앞으로도 이들의 뜨거운 열정과 따스한 마음이 관객에게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주 5일 근무제’가 비효율적인 이유

    ‘주 5일 근무제’가 비효율적인 이유

    새로운 한 주가 시작됐다. 일상으로의 복귀와 함께 누군가는 벌써 ‘한 주의 끝’인 주말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 세계적으로 한 주 5일 근무, 이틀 휴식이라는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고 있다. 물론 이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도 있겠으나, 주 5일 근무제는 비효율적이라고 미국의 유력 월간지 아틀랜틱(The Atlantic)이 보도했다. 이 잡지는 ‘1주일’이 7일이라는 것은 실제로 자연적인 주기가 아니라고 지적하면서 주 4일 근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것을 기업의 사례를 토대로 소개하고 있다. ◆ 주 5일 근무제의 기원 세계에서 ‘7일’은 하나의 주기로 파악되고 있는데, 1991년 8월 비톨트 립진스키(Witold Rybczynski)는 아틀랜틱을 통해 “자연 현상은 7일마다 발생하지 않으므로 7일 주기는 부자연스럽다”고 설명하고 있다. 1년이 365일인 것은 지구가 태양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시간이므로, 자연적인 주기로 파악되지만, 1주일이 7일인 것은 인공적인 주기라는 것이다. 4000년 전, 바빌로니아 사람들은 태양계에 7개의 행성이 있다고 믿어, 행성의 수 그대로 ‘7일 주’의 기원이 됐다. 이는 이집트, 그리스, 로마, 그리고 마지막으로 유대인들에게까지 전해져, 국가별로 7일 주가 만들어져 갔다. 또한 기원전 250년에 서구에서도 7일 주를 채용한 달력이 발견되기도 했다. 1879년에 처음으로 ‘주말’(week-end)이라는 말이 미국 학술지 ‘노츠 앤드 커리스’(Notes and Queries)에서 사용됐다. 19세기 영국의 노동자들은 오락거리가 없어 일요일에는 음주와 도박으로 보내고 있었다. 이들 노동자는 일요일 폭음으로 인한 숙취를 해소하기 위해 ‘성 월요일’(Saint Monday)을 마련하고 일을 쉬는 습관을 갖게 됐다. 하지만 월요일에 일을 쉬는 것이 곤란한 공장 소유주들이 근로자에 대해 월요일 대신 토요일에 한나절을 일하고 쉬는 제도에 합의하도록 해 성월요일은 사라졌다. 이로부터 수십 년 후에는 토요일 종일이 휴일이 됐으며, 주 5일 근무제가 탄생했다. 1908년 미국 뉴잉글랜드에서 처음 공식적으로 주 5일 근무를 제정한 공장이 등장하고 다양한 우여곡절 끝에 주 5일 근무제가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 주 5일 근무제, 비효율적이라는 증거 미국 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55시간 일한 사람은 주 40시간 밖에 일하지 않은 사람보다 지적 작업의 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저자(원서명: Be Excellent at Anything)인 토니 슈워츠는 사람은 휴식 후 90분간의 폭발적인 집중을 얻을 수 있다고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를 통해 밝혔다. 이를 종합하면 노동 시간을 줄이고 휴식을 많이 두는 것이 장시간 일하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구글의 래리 페이지 CEO는 아직 자사에서 실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주 4일 근무제’를 권장한다고 밝혔으며, 프로젝트 관리도구인 ‘베이스캠프’(Basecamp)의 제이슨 프라이드 CEO는 직원들에게 1년의 절반은 ‘주 4일 근무, 주 32시간’이라는 근무 체계를 채택하고 있다. 프라이드 CEO는 “압축된 근무 시간 안에서 적어진 시간을 소중히 하기 위해 중요한 것에 주목하는 경향이 있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또한 영국의 공공건강단체(UK Faculty of Public Health)는 주 4일 근무제는 직원의 혈압을 저하시키고 정신 건강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 주 4일 근무제가 효과적 페이스북의 사진공유 앱 ‘슬링샷’(Slingshot)은 일주일에 3일간의 연휴 제도를 도입했는데, 직원 유지 비율이 급증했다고 제이 러브 CEO는 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웹 디자인 및 웹 개발 학습 플랫폼 ‘트리하우스’(Treehouse)가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했는데, 회사가 급성장하는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 주 4일 근무 제도를 도입하려면… 세계적으로 주 5일 근무제를 인정하므로, 대부분의 회사는 거래상의 형편 등에서 평일을 휴일로 대체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실정이다. 이에 대해 미국 휴스턴 중심으로 활동하는 컨설턴트 데이비드 스티븐스는 비즈니스 전문 소셜 네트워크인 링크드인(LinkeIn)에서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기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그 방법은 회사를 2개의 팀으로 나눠 분업제로 한다. A팀은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를 할당하고 B팀은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를 할당한다. 이 근무 교대는 매주 전환되므로 매월 두 주의 주말은 실질적으로 4일 연휴가 된다. 영업 시간은 8시~17시에서 7시~18시까지로 변경해 1일의 근로 시간은 10시간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근무일의 병가도 취득하기 쉬운 환경이 되므로, 전체의 사기는 급상승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직원은 ‘8시간 주 5일 근무’하는 것보다 ‘10시간 주 4일 근무’하는 새로운 근무 체계를 더 선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 아픔 대처해야 할지 보여줘”

    낮은 곳에서 상처받고 눈물 흘리고 있는 이들을 기꺼이 보듬어 준 프란치스코 교황이 18일 한국을 떠났다. 교황의 일거수일투족은 방한 기간 내내 우리 사회에 충격에 가까운 파장을 일으켰다. 자기만의 성벽에 갇혀 국민들의 삶과 떨어져 지내는 종교계는 물론 세월호 사건의 진실 규명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정치권, 그리고 신자유주의 성장의 덫에 빠져 더불어 사는 법을 잊어버린 사회 전반에 구체적인 실천의 과제를 던졌다. 각계에서 교황이 남긴 메시지를 곱씹으며 스스로 성찰하고 혁신하지 않는다면 교황에게 보낸 4박 5일간의 국민적 열광과 환호는 한낱 무의미한 거품으로 사그라질 수도 있다. 각계 전문가들과 함께 교황 방한의 성과 및 부문별로 남겨진 과제를 짚어 본다. ■김영주 KNCC 총무 “사회적 갈등·불의에 맞설 종교인의 역할 제시” →오늘 오전 명동성당에서 교황을 직접 만났다. 어땠나. -많은 말씀을 들었다. 기회가 되면 북쪽도 방문해서 한반도에 평화통일 기운이 더욱 북돋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부탁드렸다. 확답을 주실 수 없는 부탁이었다. 대신 늘 기도하고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한국 개신교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서 교황 방한을 보는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다. -그동안 우리가 흔히 갖고 있던 천주교 교황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달랐다. 말석 종교인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웠다. 종교인이 서야 할 자리가 어디여야 하는지 직접 몸으로 보여 줬다. 거기는 사회적 약자,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자리다. 권위를 스스로 내세우지 않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실천하고 행동해야 함을 알려 줬다. 종교인은 세상의 불의와 맞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하고, 갈등이 있는 곳에서 화해도 시켜야 한다. 종교인들이 해야 할 일이 참 많음을 새삼 느꼈다. →한국 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울림이 있었나. -이렇게 생각한다. 한국 사회는 ‘세월호 전’과 ‘세월호 후’로 나뉜다고. 무한성장, 무한경쟁, 이익 중심 등의 가치가 우리 세상을 지배했고 세월호 참사로 무너졌다. 사람의 가치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교황께서는 그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고 방한 기간 내내 세월호 유족들을 가까이 챙겨 위로했다. →우리 종교인의 구체적 역할은 무엇일까. -교황께서는 한국 땅에 왔다 간 것만으로도 그분의 역할을 다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이 남긴 언어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이고, 우리 사회에 남겨진 실천적 과제는 무엇인지 종교인들을 비롯해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고 풀어 나가야 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이호중 서강대 로스쿨 교수 “복지부동 정부·지도자 향해 비판 목소리 계기” →교황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교황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직접적으로 해법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교황이 세월호와 관련해 한국 사회에 던진 메시지는 그저 위로와 격려의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 대해 우리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였다. →교황의 모습과 견줘 정부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기본적인 의무다. 그런 의무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정부의 모습은 교황의 모습과 대비된다. 지도자라면 어떤 태도로 국민들의 아픔에 대처해야 하는지 교황이 모범을 보여 줬다. 교황의 방한은 복지부동하는 정부와 지도자를 향해 국민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는 계기이기도 했다. →교황의 방한이 세월호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을까. -교황은 유족들을 직접 만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는 정부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며 반드시 그래야 한다. 대통령과 여당, 심지어 야당도 가슴을 열고 유족들과 대화를 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 늦게나마 정치권이 반성하고 유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특별법 제정과 진상 규명으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한국을 찾은 교황으로부터 한국 사회가 배울 점은 무엇인가. -세월호와 같은 사안에서 정부, 지도자부터 시민 개개인까지 사회 전체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태도가 변화해야 함은 물론 자본도 변해야 한다. 자본의 탐욕을 경계해야 한다는 교황의 메시지처럼 기업과 자본은 무분별한 이윤 추구에 매몰돼 생명과 안전을 경시하지 말아야 한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 “종교·경제적 언어로 사회적 문제 해법 짚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정치·경제 관련 발언은 꽤 낯설었다. -그동안 종교인들의 정치 관련 발언은 물에 물 탄 듯 추상적으로 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교황이 때로는 종교의 언어로, 때로는 경제학 용어로 연대, 더불어 사는 삶 등의 가치를 담은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 양극화 반대의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교황이 얘기한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가리킬까. -외환위기 이후 시장 중심 경제 체제, 시장만능주의가 만연했다. 시장만능주의가 뭔가. 각자가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팔아서 먹고사는 형태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시장에서 팔 것이 없는 사람은 굶어 죽게 만드는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다. 한국 사회의 경제 시스템이 이렇게 굴러갔다. 교황은 이것을 통렬히 지적한 것이다. →구체적인 의미를 꼽는다면. -교황은 방한 이후 세월호를 주목했다. 세월호는 분열과 양극화, 무한경쟁, 시장만능 등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 사건이다. 그리고 정치권의 외면을 받고 있다. 교황은 사회적 분열, 정치적 분열의 기저에 바로 경제적 문제가 있다는 점을 깊이 인식하고 이것을 우리에게 알려 줬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한국의 어떤 정치적 지도자들도 하지 못한 일을 외국의 종교지도자가 해낸 셈이다. →교황의 방한이 이러한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 -아마도 이번 교황 방한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많이 당황스러웠을 것 같다. 교황이 얘기하는 비인간적 경제모델의 가장 전형적 모습이 과거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얘기했던 ‘줄·푸·세’(세금을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바로 세운다)다. 다행히도 직전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를 얘기했지만 인수위에서부터 슬그머니 폐기하고, 과거 ‘줄·푸·세’로 돌아간 분위기다. 대통령과 정치권이 교황이 얘기한 메시지를 강한 의지로 실천했다면, 그러다가 장벽에 부닥쳤다면 국민들이 환호하며 지지하고 엄호했을 것이다. 반성하고 성찰해야 할 것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사설] ‘비정상의 정상화’는 인간다운 삶의 보장이다

    서울시교육청에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어제 직원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했다. 서울시교육청 조영권 총무과장은 엊그제 “교육청은 올해 814만원을 들여 미화원들한테 직원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제공하기로 했다”면서 “내년부터는 계약조건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것이 무슨 대단한 뉴스인가 싶겠지만, 교육청의 환경미화원들이 화장실이나 청소 도구실 등 비위생적인 곳에서 나홀로 식사를 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근무 환경 개선의 첫걸음이라 볼 수 있다. 궂은 일을 하는 노동자에게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은 환영할 만하다. 특히 비슷한 환경에 놓여 있는 다른 미화원들의 삶도 개선될 가능성이 있어 희망적이다. 이보다 앞서 경기도가 지난 7월 8일부터 끼니를 거른 채 새벽 출근한 비정규직 환경미화원들에게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로 하고 1050만원의 예산을 편성한 사례도 있다. 교육청 같은 공공기관뿐 아니라 대학과 대형건물의 청소작업은 경비 절감을 이유로 대부분 파견근무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맡고 있다. 파견근무자들은 건물주 등 사용자와 이들을 고용한 청소용역업체 등 고용자 사이에서 부당대우를 받는다. 장시간 노동을 하지만 동종 정규직 노동자의 60% 이하의 임금을 받을 뿐 아니라, 법정최저임금 이하 월급을 받기도 했다. 최근 3~4년 사이에는 서울의 일부 대학에서 학생들이 엄마뻘인 50대의 미화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해 사회적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논란 덕분에 대학교 환경미화원들의 노동환경 개선 운동들이 일어났다. 이 와중에 비인간적 ‘화장실 식사’도 개선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니 바람직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 상상해보라. 화장실 한쪽에선 볼일을 보고 있고, 다른 한쪽에서는 식사하는 상황이 서로에게 얼마나 비인간적인가. 볼일을 보다가 이 상황을 인지한다면 깜짝 놀라 얼른 피할 것이고, 미화원은 혹여 반찬 냄새라도 풍길까 걱정하며 씹을 겨를도 없이 경황없는 식사를 하지 않겠는가.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4일 청와대 연설에서 “가난한 사람과 취약계층,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교황은 16일 시복식 미사에서도 “막대한 부 곁에서 비참한 가난이 소리 없이 자라나고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이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사회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순교자들의 모범은 많은 것을 일깨워 준다”며 공동체 구성원들의 역할을 요구했다. 비정상을 정상화하고, 적폐를 척결하는 방안은 ‘화장실 식사 근절’처럼 취약계층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형제가 죄 지으면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 남북 화해 메시지

    [아디오스! 프란치스코] “형제가 죄 지으면 일흔일곱 번이라도 용서”… 남북 화해 메시지

    1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출국 전 서울 명동성당에서 집전한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는 교황 방한의 마지막 공식 행사이자 교황의 메시지가 결집된 자리였다. 교황 방한 전부터 나라 안팎의 큰 관심이 쏠린 미사였다. 교황이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가 관심의 초점이었다. 실제로 교황은 미사 강론 중 “저의 방문은 이 미사 집전을 통해 정점에 이르게 된다”고 밝혔다. 관심이 쏠렸던 주변국 중국, 일본에 대한 언급은 없었고 대신 형제끼리의 용서와 화해를 거듭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별렀던 것처럼 평화와 화해를 또렷이 주문했다. 그 메시지는 반목 대신 대화에 치중됐으며 화해의 지름길은 형제들을 남김 없이 용서하라는 것으로 집약된다. 교황은 미사 강론을 통해 “주님은 ‘형제가 죄를 지으면 일곱 번이나 용서해 줘야 하느냐’고 베드로가 묻자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며 “이 말씀은 화해와 평화에 관한 예수님 메시지의 깊은 핵심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만일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우리가 어떻게 평화와 화해를 위해 정직한 기도를 바칠 수 있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용서야말로 화해로 이르게 하는 문임을 믿으라고 우리에게 요청하신다. 우리의 형제들을 남김 없이 용서하라는 명령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전적으로 근원적인 무언가를 하도록 우리에게 요구하시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필요한 은총도 우리에게 주신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바로 이것이 제가 한국 방문을 마치며 여러분에게 남기는 메시지”라면서 “그리스도 십자가의 힘을 믿고, 화해시키는 은총을 여러분의 마음에 기쁘게 받아들이고, 그 은총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당부에 그치지 않고 “모든 한국인이 같은 형제 자매이고 한 가정의 구성원들이며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이 더욱더 널리 확산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미사는 평일 미사 형식으로 진행됐다. 소외된 이웃 1000명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700명이 초청돼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난한 자들을 위한 낮은 사목을 그대로 보여줬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7명과 새터민 5명, 납북자 가족 5명, 경남 밀양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자리를 같이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참석해 미사를 지켜봤으며 교황이 퇴장할 무렵 다가와 감사 인사를 건네자 화답했다. 교황과 휠체어를 타고 입장한 위안부 할머니들의 만남은 특히 큰 관심을 모았다. 종교 지도자들과 만난 뒤 지팡이를 들고 입장하던 교황은 맨 앞줄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7명을 발견하자 발걸음을 멈추고 허리 굽혀 일일이 할머니들의 손을 잡았다. 김복동(89)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이 정신적 고통으로부터 해방돼 자유롭게 날기를 염원하는 의미를 담은 노랑나비 배지를 교황에게 건넸다. 그 자리에서 자신의 흰색 제의에 배지를 단 교황은 미사 내내 배지를 달고 있었다. 교황에게 묵주를 받고 사진과 함께 일왕도 사죄하라는 문구가 적힌 명함을 전했다는 이용수(87) 할머니는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평화적 해결에 나서도록 교황님께서 도와 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방한위원회 위원장 겸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강우일 주교는 마감 브리핑을 통해 “프란치스코 교종(교황)은 며칠 안 계셨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동북아의 평화를 간절히 소망하시며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라고 못 박으셨다”며 “우리 사회가 교황의 마음을 본받아 계층 간 반목과 대립을 극복하고 연민과 존중의 사회로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설] 교황의 치유 메시지,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4박5일의 한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오늘 바티칸으로 돌아간다. 그는 방한 기간 동안 가톨릭교회가 자부심을 느껴도 좋을 만큼 의미 있는 족적(足跡)을 곳곳에 남겼다. 교황은 당초 윤지충 바오로를 비롯한 124위 순교자의 시복(諡福)과 제6회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참석을 방한 이유로 내걸었다. 실제로 17만명의 가톨릭 신자를 포함해 모두 100만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은 뜻깊은 종교적 축제였다. 시복식은 한반도의 국가적 정통성을 이은 대한민국과 가톨릭교회의 해원(解寃)이 공식적으로 이루어졌음을 선포하는 중요한 역사적 의미도 갖는다. 광화문 일대는 조선시대 병조와 의금부, 포도청이 모여 있던 천주교 탄압의 본거지였기 때문이다. 교황은 충남 서산 해미읍성에서 열린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 마지막 날 행사에서도 ‘가톨릭의 미래’라고 할 수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직접 폐막미사를 집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 가톨릭의 수장’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할 것이다. 한편으로 상처받은 우리 사회를 어루만지면서 던진 메시지는 종교 지도자의 역할이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메시지는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과 비교해도 쉽고 명료했다. 지난 15일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의 발언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떤 삶의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를 함축하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는 “평화와 우정을 나누며 사는 세상, 장벽을 극복하고 분열을 치유하며 폭력과 편견을 거부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일”이라고 했다. 또한 ‘나’보다는 ‘우리’, 개인적인 행복보다는 공동체의 행복을 앞세우는 그의 가르침은 어느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 구체적이었다. 성모승천대축일 미사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 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고 힘주어 말했다. 어떤 종교지도자의 그것보다도 실천을 강조하는 교황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는 “엄청난 물질적 번영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빈곤과 외로움, 남모를 절망감에 고통받고 있는 세상에는 하느님의 자리가 더 이상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도 했다. 이런 현실 인식을 갖고 있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이 전한 노란 리본을 은 방한 일정 내내 왼쪽 가슴에 단 채 아픔을 겪고 있는 희생자 가족을 어루만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제 우리에겐 결코 작지 않은 과제가 남겨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한 치유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하고 실천해 아픔 없는 나라로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그것이다. 교황은 아시아가톨릭청년대회에서 “수녀로서 살 것인지, 공부를 더 해서 다른 사람을 도울 것인지”를 묻는 젊은이에게 “주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기도하다 보면 응답을 주실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세월호 특별법을 두고 대치하고 있는 정치권은 오늘도 교황의 진의가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는 듯하다. 교황은 세월호 사건과 관련해 “이 국가적 대재난으로 생명을 잃은 모든 이들과 여전히 고통받는 이들을 성모님께 의탁한다”고 말했을 뿐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정치권의 몫이다. 하지만 정답은 이미 제시돼 있다고 본다. 그것은 서로에 대한 배려와 양보다.
  • “이기주의·분열 일으키는 무한경쟁 사조에 맞서라”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하늘의 모후이신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면서, 우리는 또한 한국 교회의 어머니이신 그분께 간청합니다. 하느님의 계획대로 세상을 변모시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이끌어 주시도록 간청합니다. 이 나라의 교회가 한국 사회의 한가운데에서 하느님 나라의 누룩으로 더욱 충만히 부풀어 오르게 도와주실 것을 간청합니다. 이 나라의 그리스도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정신적 쇄신을 가져오는 풍성한 힘이 되기를 빕니다. 그들이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에 맞서, 그리고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빕니다.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 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빕니다. 생명이신 하느님과 하느님의 모상을 경시하고, 모든 남성과 여성과 어린이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기를 빕니다. 하느님의 말씀에 따라 새롭게 회개하여야 하고, 우리 가운데 있는 가난하고 궁핍한 이들과 힘없는 이들에게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자녀들의 자유를 누리며 기뻐할 수 있도록, 그 자유를 지혜롭게 사용하여 형제자매를 섬길 수 있도록, 그리고 다스림이 곧 섬김인 영원한 나라에서 완성될 바로 그 희망의 표징으로서 일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성모님의 은총을 간청합시다.
  • [교황을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 “소외·고통받는 노동자 어루만져 줬으면”

    [교황을 애타게 기다린 사람들의 ‘간절한 소망’] “소외·고통받는 노동자 어루만져 줬으면”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사에서 한국의 열악한 노동 현실을 어루만져 줬으면 좋겠습니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 문기주(53·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정비지회장)씨는 13일 “지난달 바티칸에서 외교사절단을 보내 그동안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겪어 온 인권 침해에 대해 듣고 갔다”면서 “그 후 바티칸 측에서 18일 명동성당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초대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2년 11월 경기 평택 쌍용차 공장 인근 송전탑에 올라가 116일 동안 쌍용차 정리해고 국정조사 실시와 정리해고된 노동자 2600여명의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문씨는 “장시간 노동에 허덕이고 저임금 비정규직을 양산하며 자본에 의해 탄압받는 한국의 노동 현실이 고쳐졌으면 하는 교황의 바람이 반영된 결과라고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복직 투쟁에 나선 해고 노동자 가운데 자살이나 질환 등으로 세상을 떠난 사람이 25명에 이른다”면서 “소외받고 고통받는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교황의 따뜻한 말씀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양천, 감정노동자 지킴이

    양천구는 감정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근무 환경 개선을 위해 13일 이마트 목동점에서 ‘착한 소비자, 착한 사업주’ 캠페인을 벌인다. 감정노동이란 실제 자신의 감정과 무관하게 친절을 강요당하며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노동을 총칭하는 용어다. 주로 콜센터 상담원, 마트·백화점 판매 직원 등 서비스 분야에 근무하는 이들을 가리킨다. 이번 캠페인은 강요된 친절과 고객들의 지나친 요구로 심각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앓고 있는 감정노동자들을 위해 ‘착한’ 소비자와 사업주로서 ‘배려’를 실천하는 사회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와 녹색소비자연대, 기업소비자전문가협회, 분야별 대표 기업 등과 함께 한다. 연말까지 월 1~2회에 걸쳐 지역 내 대형마트를 순회한다. 감정노동자의 인권 확보를 위한 사업주 안내서와 소비자 지침서, 10계명 리플릿 등을 마트에서 나눠 주는 방식 등으로 진행된다. 구 관계자는 “마트 직원이나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도를 넘어선 요구를 하는 경우도 숱하다”면서 “주민들에게 감정노동의 어려움을 알리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김수영 구청장은 “감정노동자들이 내 가족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했으면 좋겠다”며 “사업주 역시 감정노동자의 기본적 인권을 위해 적정한 근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자원봉사자 4400명 ‘교황과 함께’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기간 중 긴장과 흥분으로 그 누구보다 밤잠을 설칠 사람들이 있다. 교황 방한준비위원회에 신청을 마친 44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다. 행사장에서 교황을 따라 그림자처럼 움직일 이색 봉사자들을 소개한다. ●윤태웅 안토니누스(33·배우) 88서울올림픽 개막식 ‘굴렁쇠 소년’으로 유명하다. 꾸르실료 교육에 참가했다가 봉사자 모집 소식을 접하고 지원했다. 광화문 시복식 행사에서 소그룹을 이끄는 ‘청년리더’ 역할을 맡았다. “구체적으로 일을 배정받진 못했지만, 교황님 방한 중 어디에서든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란다.” ●김승현 데레사(34·직장인) 외국계 제약회사 정보기술 부서에서 근무하는 회사원. 2012년부터 한 달에 한 번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진료소에서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휴가를 반납하고 메인 프레스센터에서 취재진 지원업무를 담당한다. “원하는 것만 하려 함은 봉사의 마음이 아님을 느꼈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잘 쓰이길 바란다.” ●변무근 마르첼리노(24·군인) 공군 제15특수임무비행단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하는 현역 군인. 서울 상도동본당 청년연합회에서 활동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해 왔다. 연휴를 이용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 “좋은 기회가 주어진 만큼 교황님 가까이에서 일한다는 설렘을 안고 봉사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오명옥 마리아(52·간호사) 사회복지법인에서 장애인들을 위해 일하는 현직 간호사. 한국청년대회 참가자 중 최연장자이다. 대회에 참가한 청년들의 건강을 책임진다. “이렇게 많은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런 기회가 주어져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희주 카타리나(31) 교황 방한 때 봉사할 자원봉사자들을 관리하는 방한준비위원회 스태프. 어린 시절 뉴질랜드로 이민을 떠났다가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던중 교황 방한을 앞두고 봉사활동에 뛰어들었다. 시복식 당일 현장에서 발로 뛴다. “하느님의 뜻이 있으셔서 나를 쓰고 계신 것 같다. 교황 방한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현장으로 책으로, 역사기행 떠나볼까] 수출기지 여공들 애환 따라…

    [현장으로 책으로, 역사기행 떠나볼까] 수출기지 여공들 애환 따라…

    “잘 살아 보세, 잘 살아 보세”를 흥얼거리며 적은 임금도 꾹꾹 참고 누이들은 공장을 돌렸다. 군사정권 때 산업 역군이라는 미명 아래 마구 부리던 여공, 속칭 ‘공순이’들이다. 구로공단. 1960년대부터 수출산업단지로 조성되기 시작한 이곳에서 1970년대 후반 ‘공순이’와 ‘공돌이’ 11만명이 수출 일꾼으로 땀을 쏟았다. 1980년대 들어 재벌이 주도하는 중공업 산업단지로 변신했다. 1985년엔 6·25전쟁 이래 첫 동맹파업으로 기록된 구로동맹파업이 발생하며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기도 했다. 구로구는 5일 이처럼 우리 근현대사의 다양한 이야기를 간직한 구로공단에서 이색 투어 프로그램 ‘추억과 희망의 구로공단 여행 시즌 2’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구 관계자는 “지난해 첫 프로그램에 대한 주민 반응이 좋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2는 1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선보인다. 프로그램은 과거의 모습과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로 거듭난 현재의 모습을 함께 체험하는 내용으로 짰다. 구로시장과 가리봉시장 등의 생활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1코스와 노동자들의 애환을 느낄 수 있는 2코스로 나뉜다. 각 코스가 갖는 역사적 의미와 숨은 이야기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잔잔하게 들려준다. 1코스는 최초 한국무역박람회 장소였던 마리오사거리에서 출발해 옌볜거리, 구로시장을 지나 만남의 광장으로 이어진다. 여공들의 애환이 깃든 선화기숙사, 공단 만물상이었던 파노라마쇼핑센터, 30년 전통의 떡볶이촌도 방문한다. 2코스는 구로공단역(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시작해 구로봉제협동조합 자리였던 마리오아울렛 사거리를 거쳐 가리봉역(가산디지털단지역)을 찾아간다. 최종 방문지인 구로공단 노동자생활체험관에서 당시 노동자들이 흘린 땀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시즌 2는 매주 월~토요일 10시와 오후 2시에 2시간씩 마련된다. 구는 코스별 의미와 역사를 들려주는 ‘우리동네해설사’도 지난달 양성교육을 통해 5명 추가 선발했다. 참여 희망자는 닷새 전까지 구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中 금속공장 폭발… 71명 사망

    중국 장쑤(江蘇)성 금속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260여명이 죽거나 크게 다쳤다. 이번 참사로 중국 공장에 만연한 안전불감증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고 신경보가 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일 장쑤성 쿤산(昆山)시 중룽(中榮)금속제품유한공사의 공장에서 큰 폭발과 함께 불이 났다. 자동차 알루미늄 휠 광택 공정 중에 발생한 다량의 분진에 불이 붙은 게 참사의 원인이었다. 7000여㎡의 작업장에 있던 직원 264명 중 71명이 사망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신체의 80~90%가 시커멓게 타는 화상을 입었다.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공장 안에 있던 설비들이 튕겨 나오면서 지붕 위에 큰 구멍이 뚫릴 정도로 폭발은 강력했다. 유리창은 모조리 산산조각이 났고, 벽 외곽은 까맣게 그을렸다. 신문은 “공장 직원들이 평소 ‘인간 병마용’이라고 불릴 정로도 작업장 내에는 고농도의 알루미늄 분진이 넘쳐났지만 사측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가연성이 강한 분진은 몸에 붙으면 잘 떨어지지 않는데도 노동자들은 평소 이 미세 가루를 몸에 뒤집어쓰고 일했기 때문에 모두 다 심한 화상을 입었다고 분석했다. 공장 직원 가운데는 2012년 알루미늄 분진으로 인해 진폐증을 얻은 사람도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이후인 1980년대부터 공장에서 발생한 각종 화학물질의 분진으로 진폐증 환자가 속출한 것은 물론 폭발사고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 4월 장쑤 난퉁(南通)시의 솽마(雙馬)화학공업유한공사 작업장에서도 고급 포화 지방산의 일종인 경지산(硬脂酸) 분진에 불이 붙는 사고로 1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 중국 언론들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사고 직후 “‘피의 교훈’을 잊지 말고 공장 안전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는 점에서 당국이 외자 기업들을 포함해 작업장 환경이 취약한 공장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감독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사고 업체는 미국 GM 자동차의 부품을 생산하는 하청 공장으로 타이완 자본이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제2의 푸틴’ 에르도안

    터키 첫 직선제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변이 없는 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2003년부터 12년째 총리를 맡고 있는 에르도안은 당선 이후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개헌을 통해 터키공화국 설립 100주년을 맞는 2023년까지 20년간 최고 권력을 움켜쥐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다. AFP통신은 3일 “에르도안 총리가 오는 10일 열리는 대선에서 쉽게 이길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야당 연합 후보인 에크멜레딘 이흐산오울루(71) 전 이슬람협력기구(OIC) 사무총장을 10% 포인트 이상 제치고 있다. 터키는 행정에 관한 실질적 권한을 총리가 갖는 내각책임제 국가이다. 대통령은 국제 행사에서 터키를 대표하는 상징적 역할만 한다.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정의개발당(AKP)은 2007년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직선제를 도입했다. 7년 단임인 임기도 5년 연임으로 바꿔놨다. 10일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4일 결선 투표를 치르지만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1차 투표에서 당선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총리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행정부 수반을 총리에서 대통령으로 바꾸겠다고 공약했다. 미국식 대통령제가 터키에 더 적합하다는 이유다. AFP통신은 “대통령제 개헌을 놓고 찬반 갈등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르도안 총리의 트위터 접속 차단 결정을 위헌이라고 판단한 헌법재판소가 그의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기 총리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터키 언론은 현 대통령이자 에르도안의 측근인 압둘라 귈이 총리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BBC는 “2012년 푸틴과 메드베데프가 대통령과 총리직을 바꾼 것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푸틴은 2008년 3연임 금지 조항에 가로막히자 최측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대통령으로 출마시키고 나서 자신은 총리에 올랐고, 2012년 세 번째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3선 총리로 강력한 이슬람주의자인 에르도안은 국민 대다수를 차지하는 무슬림과 노동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다. 터키 경제를 호황으로 이끈 ‘경제 신화’에 대한 믿음 덕분이다. 2013년 시위 강경 진압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았으나 올해 3월 지방선거에서 정의개발당이 압승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교황 ‘행복한 삶’ 10가지 조언…TV 끄고 가족과 대화하세요 자기 방식 남에게 강요마세요

    교황 ‘행복한 삶’ 10가지 조언…TV 끄고 가족과 대화하세요 자기 방식 남에게 강요마세요

    텔레비전을 끄고 가족과 대화하세요, 남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프란치스코 교황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10가지 방법을 조언했다. 모두 다 한번쯤 들어 봄 직한, 평범하기 그지없는 내용이다. 교황은 행복에 대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렸다”며 가족과 함께하라고 강조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31일(현지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아르헨티나 주간지 ‘비바’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며 가톨릭뉴스서비스(CNS)를 인용해 보도했다. 교황은 ‘먼저 행동함으로써 다른 사람을 움직이라’는 로마의 격언을 빌려 사람들은 다 자기 방식대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자신의 사고방식을 타인에게 강요하지 말고, 타인을 개방적이고 관대하게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종교 문제에서도 다른 사람의 신념을 존중하고 개종을 강요하지 말라고 밝혔다. 교황은 “교회는 개종 활동이 아니라 매력을 발산하면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건강한 여가 활동을 하라고 권유했다. 특히 부모들은 자녀와 놀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노동자들은 일요일에 반드시 쉬어야만 한다”면서 “일요일은 가족을 위한 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식사 시간에는 텔레비전을 끄고 가족과 대화하며 시간을 보내라고 조언했다. 한때 고등학교에서 문학을 가르쳤던 교황은 아르헨티나의 소설가 리카르도 구이랄데스의 ‘돈 세군도 솜브라’에 나온 말을 인용해 삶에서 조용하게 전진하라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젊은이에게 기회가 없다면 자살이나 약물 등에 빠질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교황은 이 밖에도 평화롭게 일하라, 자연보호에 힘써라 등 소박하면서도 일상적인 행복 비법을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WP “이민자 기회의 땅은 美 아닌 獨”

    아동 밀입국 등 이민 문제가 미국에서 논란이 되는 가운데 이민자를 위한 기회의 땅은 미국이 아닌 독일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 최저 수준인 출산율(1.4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있다. 2012년 EU가 아닌 국가에서 오는 이민자를 위해 이민 절차를 간소화했고, 지난해부터는 고학력 이민자를 유치하기 위한 ‘블루 카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학사 학위가 있는 엔지니어는 3년간 체류할 수 있는 비자를 받게 되는데, 대부분 최소 5만~6만 4000달러(5130만~6565만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 3년이 지난 후에는 영주권과 유사한 거주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8~35세 EU 국가 청년층을 대상으로 직업 교육과 어학 교육도 무료로 시켜주고 있다. WP는 “25년 전 헬무트 콜 총리가 ‘독일은 이민 국가가 아니다’라고 선언한 것이 무색해졌다”면서 “‘저먼드림’(German dream)을 돕기 위한 이민자 환영센터도 설립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독일은 2012년 외국인 40만명이 몰려오는 등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민자를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다. 이 수치는 2011년보다 38% 증가한 것이다. 독일은 1960~1970년대 터키 노동자들을 받아들였고, 소비에트연방이 해체되고서는 동부 유럽인들이 몰려왔다. 현재 중공업분야는 인도인 엔지니어, 대학은 중국 학생 유치에 적극적이다. 토마스 리비히 OECD 이민 전문가는 “독일 이민 정책은 최근 어떤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것”이라면서 “독일 정부는 현대화, 자유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등 대도시는 대표적인 외국인 친화 도시로 꼽힌다. 베를린의 노이쾰른 자치구는 주민의 40%가 외국인인 까닭에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터키어 등이 두루 쓰인다. 라이어 클링홀츠 베를린 인구개발연구소 소장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독일은 지금 이민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오늘의 눈] 한국GM은 GM의 돈놀이 상대?/유영규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한국GM은 GM의 돈놀이 상대?/유영규 산업부 기자

    기업이 돈을 버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본업으로 돈을 버는 회사도 있지만 주로 부업에서 수익을 챙기는 회사도 있다. 어떤 기업은 부업으로 돈놀이를 택한다. 가깝게는 미국 GM을 꼽을 수 있다. GM은 한국GM으로부터 대출이자로 연간 최소 900억원이 넘는 짭짤한 수익을 올린다. 한국GM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4월 총 9880억원에 달하는 돈을 5년 만기, 연리 5.3%의 조건으로 GM홀딩스(GM Holdings LLC)에 빌렸다. 돈을 빌려준 GM홀딩스는 GM과 특수관계인 회사다. GM은 금융위기 여파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연 2%대 금리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뒤집어 말하면 2%의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 여기에 3% 포인트 이상 이자를 붙이는 방법으로 돈놀이를 하는 셈이다. 한국GM은 2012년 말에도 GM홀딩스에 같은 조건으로 7400억원을 대출받았다. 최근 1년 7개월 사이 한국GM이 GM에 빌린 돈은 1조 7080억원. 건네는 이자만 906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한국GM의 당기순이익이 1009억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거의 1년 농사로 버는 돈을 이자비용으로 본사에 바치는 셈이다. 물론 리보금리 등에 연동하는 외화 장·단기 대출 등은 제외한 금액이다. 게다가 이는 외부에 공개한 장부상 계산이 가능한 이자만 합한 것이어서 실제 이자는 더 늘어난다. 만기를 고려할 때 이런 이자 부담은 최소 3~4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사가 해외 사업장을 대상으로 돈놀이한다고 해서 무조건 손가락질할 수는 없다. 필요하면 본사 자금을 빌려쓸 수 있다. 하나의 영업전략이고 다른 글로벌 회사도 이런 식의 자금운용을 하는 만큼 GM만 비판할 일도 아니다. 문제는 GM의 셈법이다. GM은 한국의 노동시장을 논할 때 늘 ‘고비용 구조’란 수식어를 붙인다. 수익도 적고 생산성도 떨어지는 사업장 노동자들이 많은 돈을 챙겨 간다는 말을 돌려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계산에는 자신들이 한국에서 챙기는 이자수익 등은 합치지 않는다. GM은 늘 ‘한국철수설’을 안고 사는 회사다. “철수는 없다”라고 강변해도 오뚝이처럼 철수설은 다시 고개를 든다. 심지어 최근 한국GM이 ‘통상임금 확대안’이란 카드를 내놓았을 때도 일각에선 “고임금을 핑계로 결국 짐을 싸겠다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GM입장에선 억울 할 수 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그만큼 GM이 신뢰를 잃었다는 방증이다. 실제 GM은 호주에서 홀덴의 철수 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 철수는 없다고 공언했다. 호주 정부에 2억 5000만 달러를 지원받기도 했지만 결국 GM은 2017년 공장을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GM은 한국에 8조원을 투자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 눈에 띄는 투자는 없다. 오히려 4차례에 걸친 구조조정만 이어가고 있다. 그사이 GM은 중국 공장을 연간 500만대 생산 규모로 늘리는 계획에 착수했다. 통상임금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한국GM의 노동자와 국민이 불안해하는 이유다. 엉뚱한 기대를 해본다. “한국은 돈놀이로 많은 수익을 챙기는 곳이니 GM이 당분간 사업을 접지는 않겠지.” whoami@seoul.co.kr
  • “폼락쿤 ♥ 한국·한국어”

    “폼락쿤 ♥ 한국·한국어”

    태국은 동남아 한류와 한국어 열풍의 출발점이다. 태국을 통해 한류가 이웃 국가에 전파되고 확산돼 왔다. 태국 정부와 함께 특히 친한파인 마하 차끄라 시린톤 공주가 한국어 교사 파견을 우리 정부에 요청해 와 2011년 12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한국어 교육 봉사자를 파견했다. 현재 방콕·치앙마이 등에서 23명의 한국인이 우리말 교육 봉사를 하고 있다. “나도 외국인 노동자예요. 알고 있죠~.” 태국 방콕의 노동부 건물 9층 강의실. 태국 정부가 운영하는 ‘취업을 위한 한국어 강좌’의 교사 류현수씨가 말을 건네자 학생들이 깔깔대고 웃었다. 한국어능력시험을 대비하는 학생 전원이 한국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일정 이상의 점수를 얻어야 한국행이 가능한 까닭에 한마디라도 놓칠세라 눈들이 반짝인다. 농촌 출신이 많아서 방콕에 숙소를 얻어 지내거나 매일 5시간 이상 버스를 타고 강의실에 오갈 정도로 수강 열기가 뜨겁다. ●숙소 얻고 5시간 통학할 만큼 불타는 학구열 국내 대학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해 교사자격증이 있고, 학원에서 중·고등학생들을 가르친 경험도 있는 현수씨는 “수강생들의 열정에 감동을 받는다”고 말했다. 수강생 나이는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했고 여성도 40%가량 된다. 한국 현지에서 일하면 태국 노동자 평균임금의 5~6배를 버는 덕분에 이들의 한국행에 대한 바람은 간절하다. 한국어 배우기는 풍요로운 미래를 보장하는 ‘코리안 드림’의 출발이다. 수강생 대부분은 농촌 출신이거나 도시에서 건설 막일 등을 하던 사람들이다. 태국 정부는 실업 문제를 풀면서 자국 노동자들이 외화를 벌어들여 송금해 오니 좋고, 우리는 3D 업종의 일손을 얻을 수 있어서 환영한다. 두 나라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태국 노동부 요청에 화답해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한국어 교사를 파견했고, 현수씨는 지난 2년 6개월 동안 이 일을 해 왔다. 그는 한국 취업을 위한 ‘고용 한국어(PBT)반’과 컴퓨터를 활용해 수시로 한국어 시험을 보는 ‘상시 시험반’을 맡고 있다. 올해 말 코이카와 계약한 봉사 기간이 끝나는 그에게 태국 정부가 먼저 “한국어를 가르치는 노동부의 정식 직원으로 일하지 않겠느냐”고 제의하며 그의 소매를 붙잡으려 하고 있다. 취업반 수강생 30여명 대부분은 한국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다. 이제 한국어를 배워서 제대로 일을 하고 싶은 것이다. 이들은 한국에 가서 제조·건설·농축산업 등 주로 3가지 업종의 4인 이상 사업장에서 일하게 된다. 수강생 릿사(25), 유핀(25), 벤자맛(32) 등은 이구동성으로 “최근 한국어 시험이 어려워져서 합격이 그리 쉽지 않다”면서 울상을 지었다. 그러면서도 “한국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고, 깨끗하고 안전한 한국 생활이 기대된다”며 눈을 반짝였다. 태국 노동자들은 예의와 예절을 중시하고 온화한 성격으로 한국 사업주의 채용 선호도가 가장 높다고 한다. ●우후죽순 부실한 사설학원 점검도 취업 목적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K팝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런 한국어 배우기 열풍 속에 방콕 시내에서는 수준 낮은 사설 학원들도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한국어를 제대로 전공하지 않은 한국인 강사나 한국어가 서툰 태국인들이 돈벌이를 위해 학생들을 가르치는 부작용도 일고 있다. 현수씨는 태국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무자격, 부실 학원들을 점검하는 일도 한다. 그는 “학생들이 스펀지처럼 가르친 것을 빨아들인다”면서 “한국어를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제도 구축과 노력을 더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방콕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남짓한 고도(古都) 아유타야의 아유타야 라차팟 국립사범대에서 2012년 8월부터 한국어를 가르쳐 온 강열 코이카 시니어 봉사단원, 방콕의 테크노 라차몽콘 따완억 왕립대에서 2013년부터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정희정 봉사단원. 두 봉사단원은 “한류의 힘 속에서 한국어가 더 뜨고 있다”면서 “한국 노래와 드라마가 좋아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젊은이들이 가파르게 늘었다”고 말했다. 강씨는 한국에서 국어 교사로 일했다. 그는 한류를 타고 8곳의 대학에 한국어 전공학과가 생겼다고 소개했다. 최근 코이카 단원들은 태국인들을 위한 한국어 교재를 잇따라 만들어 내는 등 한국어 열풍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한류 호기심 충족할 투자 필요해” 이곳에 와서 살아 보니 한류 열기와 위력이 대단했다. 한류를 타고 화장품 등 한국 상품 선호도가 매우 높았다. 2년 동안 아유타야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며 느낀 것은 태국인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고 한국어와 한국 문화에 대한 접촉면을 늘려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인터넷과 TV에서 한국 드라마를 보고, 한국 노래를 배우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운다. 카카오톡을 이용해 한국 친구들을 사귀는 학생도 봤다. “한국으로 유학 가고 싶은데 장학금을 얻을 수 있냐”고 문의해 오는 학생과 학부모들도 부쩍 늘었다. 한류와 한국어 열풍이 그저 지나가는 신기루가 되지 않게 하려면 이들의 열기와 호기심을 계속 자극하고 충족시켜 줄 인적·물적 투자가 필요하다. 김치 등 한국 음식에 대한 관심과 인기도 높다. 중소 도시에서도 한국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높다. ●“가보고 싶은 곳 남이섬·한국사 질문 많아” 교양 한국어를 가르치는데 수업에 오는 학생 대부분이 어떤 특별한 목적보다는 한국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 한국 문화에 끌려서 오는 예가 많았다. 한국 드라마와 영화를 보고 한국 노래를 들은 뒤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을 알고 싶어 수업에 들어온다. 태국어는 우리와 어순이 다르고 조사가 없는 등 언어 구조가 아주 다르다. 처음 한국어를 배우는 학생들은 우리말을 이해한다기보다는 통째로 외우는 수준이지만 K팝과 드라마 등에 이끌려 한국어에 도전하고 있다. 태국 학생들에게 겨울연가의 배경인 남이섬은 잘 알려진 곳이고, 가 보고 싶어 하는 장소다. 한국을 잘살고 좋은 나라로 인식하고 있고 삼겹살·소주 등에 대한 관심도 많다. 젊은이들답게 인터넷을 통해 한국 문화를 많이 접한다. ‘이산’ 등 역사 드라마를 좋아하고 수업 시간에 한국 역사를 많이 물어본다. 캄보디아와 미얀마 등 경제 발전의 시동을 건 인근 동남아 국가에서도 한국어는 한류 열풍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현지에서 두 나라 젊은이들에게 한류와 한국 이야기를 들어 봤다. 미얀마 등에선 드라마에 더빙을 하지 않고, 자막을 달아 방영하는 덕분에 한국어 대사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다. ●드라마 많이 봐서 대사 외울 정도 캄보디아에서 한국어 팬들을 만났다. “K팝 가사의 의미를 이해할 수는 없지만 신나는 리듬과 재미있는 춤 때문에 자꾸 듣는다. 특히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가 좋다.”(리하이), “한국 드라마의 러브 스토리가 최고다. 드라마 ‘상속자’를 가장 재미있게 봤다. ‘김탄’(극중 이름)이 너무 잘생기지 않았나? TV를 통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쉽게 접한다. 한국 가수들의 공연과 한국 드라마가 재미있어 TV를 보다가 자연스럽게 빠져들게 됐다.”(판야), “한국 가수들은 늘 독창적이고 파워풀한 댄스를 보여 준다. 메이크업과 의상도 매력적이다.”(스레이몬), “한류를 모르는 캄보디아 사람은 거의 없다. TV만 틀면 K팝과 한국 드라마를 접할 수 있다. 어린 세대들은 한국 스타일을 따라하고 싶어 한다. 한류 때문에 한국은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문화적으로 아주 가깝고 친근한 나라다.”(스루) 미얀마에서도 한국어 팬들의 반응은 대단하다. “드라마 ‘풀하우스’ 등은 하도 많이 봐서 대사를 외울 정도다.”(아웅네묘), “많은 미얀마 젊은이들이 ‘아이리스’를 재미있게 봤다. 한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틴웨이), “한국 가수 ‘비’를 좋아한다. 한국 음식을 먹고, 한복도 입어 보고 싶다.”(히야산웅) 방콕·프놈펜 글 사진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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