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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인텍, 굴뚝 농성 411일 기록 세우고 첫 노사교섭

    파인텍, 굴뚝 농성 411일 기록 세우고 첫 노사교섭

    파인텍 노동자들이 75m 높이 굴뚝에 오른 지 411일째인 내일(27일) 노조와 회사가 첫 노사 교섭에 나선다. ‘스타플렉스(파인텍 모회사)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내일(27일) 오전 10시 30분 노사 교섭을 위해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와 만난다”고 밝혔다. 교섭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교섭에는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와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정의평화위원회 등 종교계 인사 3명도 참석할 예정이다. 정확한 교섭 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국장은 김 대표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지난 25일 굴뚝 농성 409일을 맞은 이들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이들이 다니던 직장은 원래 섬유가공업체 한국합섬이다. 이 업체를 스타플렉스라는 회사가 인수했고, 스타플렉스가 다시 자회사 스타케미칼 만들어 이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이 업체마저 얼마 못 가서 문을 닫았다. 이에 2014년 굴뚝 농성이 시작됐고, 408일 뒤 스타플렉스는 고용 승계와 노조 단체협약 등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플렉스는 별도 회사인 파인텍을 만들어 다시 고용했지만, 단체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 굴뚝 농성이 시작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특수고용 노동자, 국민연금 보험료 부담 절반으로 줄어드나

    국회 제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특수노동자 직장가입 전환 방안 포함돼 산재보험 적용 노동자 44만명 우선 검토 근로자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절차 남아 업주 반발도 예상… 순조롭지는 않을 듯 정부가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대리운전 기사, 택배 기사 등 ‘특수고용 노동자’를 국민연금 직장가입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직장인 국민연금 보험료는 사업주와 반반씩 나눠 내도록 돼 있어 이 노동자들의 보험료 부담이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2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안’에 특수고용 노동자의 직장가입자 전환 방안을 담은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8월 4차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국민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국민연금 제도개선 사항으로 제안한 것이다. 정부는 고용노동부 등 관련부처의 정책 추이 등을 참고해 이들을 단계적으로 사업장 가입자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특수고용 노동자는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직접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상 임금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에서 빠져 실업급여도 못 받는다. 또 소득이 있으면 자영업자와 같은 ‘지역가입자’가 되기 때문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다만 2008년부터 단계적으로 산재보험 적용 대상으로 편입되는 등 점차 사회안전망에 포함되는 추세다. 고용부는 국제노동기구(ILO)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의 권고에 따라 특수고용 노동자를 노동법으로 보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현재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9개 직종 특수고용 노동자 44만명을 우선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적용 대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9개 직종은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레미콘 기사, 택배 기사, 대리운전 기사, 퀵서비스 기사, 대출모집인, 신용카드회원 모집인 등이다. 44만명의 특수고용 노동자 중 절반에 가까운 20만 7000명이 지역가입자다. 또 국민연금 안전망에 포함되지 않은 미가입자가 9만 3000명, 납부예외자도 3만 9000명에 이른다. 특수고용 노동자 전체 규모는 2015년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최대 220만명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특수고용 노동자의 근로자성을 인정받아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는 데다 업주들의 반발도 예상돼 추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관계자는 “특수고용 노동자의 국민연금 직장가입자 전환 대책은 고용부가 근로자성 인정을 포함해 제반 준비를 마무리한 다음에 추진할 계획”이라며 “이번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에서는 기본적인 검토 방향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오늘의 눈] ‘409일’… 굴뚝 위 전달된 서글픈 성탄 선물/김지예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409일’… 굴뚝 위 전달된 서글픈 성탄 선물/김지예 사회부 기자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슬픈 선물이 전달됐다.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75m 굴뚝 위에 올라간 파인텍의 두 해고 노동자가 409일째 고공 농성을 이어가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는 소식이었다. 두 노동자,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건강은 매우 좋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이들의 고공 농성은 겨울의 한복판으로 향하고 있다. 한 몸 편하게 눕힐 수 없는 좁디좁은 공간에 갇힌 채 두 번째 겨울을 난다는 것은 감옥살이보다 더한 고통이다. 농성장 주변에 흐르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두 노동자에게 회한이 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초등학교 6학년인 둘째에게 전화가 왔다”면서 “함께 있었다면 작은 선물이라도 했을 텐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고공 농성장에는 찬송가와 노동가가 울려 퍼졌다. 스티로폼으로 만들어진 성탄 트리에는 ‘빨리 지상에서 만나요’, ‘노동자가 희망이다’라는 응원 메시지가 달렸다. 나승구 신부와 이동환 목사가 의료진과 함께 굴뚝 위에 올라 2시간여 두 노동자를 위로하고 기도했다. 두 사람이 버티는 가장 큰 동력은 바로 시민들의 온정이다. 2016년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를 함께하며 알게 된 시민 4명은 지난 24일 ‘노동 악법 철폐하라’, ‘스타플렉스는 노사합의를 이행하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408일이 넘도록 굴뚝에 사람이 갇혀 있는데 힘 있는 사람들은 지금 뭘 하고 있느냐”면서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씨도 그런 무관심 속에 사망한 것”이라고 울먹였다. 차광호 지회장도 농성을 응원하러 찾아오는 시민들의 이름을 일일이 노트에 적으며 역사를 쓰고 있다. 시민들이 “파인텍을 잊고 산 시간이 길어 미안하다”며 위로를 건네자, 농성자들은 “저희 때문에 많은 시민이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했다. 이날 종교계 노동 관련 기구는 사 측인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와 처음 면담했다. 김 대표는 “상황이 어렵지만 해결 방안을 진지하게 고민해 보겠다. 노동자들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대표가 대화의 테이블에 나서기로 마음먹었다면 가장 먼저 두 노동자를 75m 굴뚝 위에 409일이 넘도록 방치한 것부터 사과해야 한다. 특히 고공 농성이 일반적인 노사 문제를 뛰어넘어 시민사회의 연대 투쟁 문제로 커진 만큼 김 대표는 해고 노동자의 요구에 이어 시민사회의 요구에도 답해야 한다. 또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의 죽음이 있어야만 움직이는 ‘만시지탄식’ 행태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jiye@seoul.co.kr
  • 크리스마스에 ‘박노해 詩’ 올린 文…노동자 편에만 설 수없는 현실 토로

    크리스마스에 ‘박노해 詩’ 올린 文…노동자 편에만 설 수없는 현실 토로

    저임금·착취 생생히 전한 노동자 시인 2010년 시집 수록 ‘그 겨울의 시’ 인용 ‘오늘 밤 장터 거지들은 괜찮을랑가’ 짓밟히는 약자 끌어안는 나눔 담아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할머니는 이불 속에서/혼자말로 중얼거리시네/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박노해 ‘그 겨울의 시’ 중)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취임 후 첫 성탄메시지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 겨울의 시’를 올린 뒤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며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며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시는 박 시인이 2010년에 낸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 담겨 있다. 가난하고 짓밟히는 약자와 죽어가는 생명을 끌어안는 시들을 모은 시집이다. 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이 시집을 펼쳤을까. 박 시인은 현장 노동자로 일하던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한국사회와 문단을 뒤흔든 당대 ‘노동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이라는 최악의 한계상황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노동자 시인이었다. 노동의 새벽이 토해낸 ‘노동 속에 문드러져’와 같은 표현의 전례없는 사실성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문 대통령이 박 시인을 소환한 것을 두고 최저임금 속도 조절 및 탄력근로제 확대, 광주형일자리 등에 반발하며 핵심 지지층에서 불편한 관계로 돌아선 노동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사회적 대화기구(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원에 공을 들여왔지만, 지난달 민주노총이 불참한 채 경사노위가 출범하는 등 관계 재설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제조업 침체 등 구조적인 경제 하강 국면에서 노동계의 요구를 100% 들어줄 수 없는 현실적 한계와 고민을 박 시인의 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정 계층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끌고 가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전적으로 노동자의 편에만 설 수 없다는 현실 속에서도 마음만은 노동자와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 있다는 점을 내비침으로써 지지층에 손을 내민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올린 시 중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라는 대목이 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성탄메시지에 그런 의도까지 담아 시를 고르셨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노동계와의 관계 복원이 중요한 만큼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해석이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 시인의 사진전 ‘다른 길: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를 직접 찾아가 대화를 했던 인연이 있다. 물론, 박 시인이 노동운동을 하며 수배·수감생활을 하던 5, 6공화국 당시 문 대통령도 부산 재야 인사들과 민주화운동을 하고, 노동 사건 변론을 도맡았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연대’의 고리는 보인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박 시인은 추모시 ‘우리는 ‘바보’와 사랑을 했네’를 쓰기도 했다. 둘 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는 공통점도 있다.문 대통령은 정치인 입문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면 줄곧 성탄절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해는 성탄절 직전 일어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때문에 생략했다. 촛불집회로 온 나라가 급류에 휩싸였던 2016년 성탄절에는 정호승 시인의 시 ‘서울의 예수’를 인용해 “촛불을 든 백만의 예수를 봤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24일 김정숙 여사와 경남 양산의 덕계성당에서 열린 성탄전야 미사에 참석하는 등 휴가를 보낸 뒤 25일 청와대로 돌아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더 이상 노동자 죽지 않게 해달라”…고 김용균씨 부모의 호소

    “더 이상 노동자 죽지 않게 해달라”…고 김용균씨 부모의 호소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채로 발견된지 2주가 넘는 시간이 흘렀다. 고인의 부모는 아들이 사고를 당한 작업 현장이 얼마나 열악한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고심 끝에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싸우기로 결심했다. 고 김용균씨 부모는 충남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그리고 청와대 앞과 국회, 광화문광장을 다니며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와 아버지 김해기씨는 25일 JTBC ‘뉴스룸’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적어도 노동자들의 목숨을 앗아가지 않는 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김미숙씨는 아들의 작업 현장이 위험 투성이였다고 증언했다. 고 김용균씨는 태안화력발전소 9·10호기에서 컨베이어운전원으로 홀로 일하면서 평소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의 작동 상태를 점검하고 낙탄을 제거하다가 지난 11일 숨진 채로 발견됐다. 김미숙씨는 “(지난 13일 현장에 갔을 때) 탄가루가 바닥에 많이 쌓여 미끄러웠고 (컨베이어벨트가 있는 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을 열어서 일을 하는데, 저렇게 머리를 쑥 집어놓고 손을 집어넣고 일을 하다가 옷깃, 살집이라도 집히면 (회전하는 벨트에) 바로 딸려가서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잠깐의 실수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일터였던 것이다. 김해기씨는 “(아들과 함께 일한) 동료들이 27~28번 정도 그렇게 (안전조치를 해달라고) 건의를 (회사에) 했는데도, 그렇게 위험인자들이 많은데, 그렇게 많이 건의를 했는데도 무슨···. 본인들도 자식들이 있을텐데, 생명의 소중함을 잘 못 느끼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고 김용균씨가 속한 회사는 한국발전기술로, 태안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서부발전의 협력업체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기술은 원·하청 관계다. 국회에서는 현재 ‘위험의 외주화’(또는 ‘죽음의 외주화’) 방지법, 지금은 ‘김용균법’이라고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그러나 여야 이견으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 통과조차 현재 이뤄지지 않고 있다. 소위가 열렸던 전날 김미숙씨가 직접 국회를 찾아 국회의원들에게 개정안 통과를 눈물로 호소했지만, 여야는 오는 26일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미숙씨는 “저, 진짜 (국회를) 못 믿는다. 앞서 (아들이 다닌) 회사에서 노동자 12명의 죽음이 있었고, 우리 아들이 죽었다”면서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제대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회를) 믿게끔 해달라”고 호소했다.고 김용균씨는 지난 1일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인증샷 릴레이에 동참해 인증사진을 찍고 우리 곁을 떠났다. 김미숙씨는 ‘만일 대통령을 만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를 물은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저는 아들이 숙제를 남겨 놓고 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통령을 만나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싶다. 또 이렇게 나라기업이 엉망인 현실을 대통령께서 책임을 지고 바꿔달라고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가 인터뷰 말미에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를 묻자 김해기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들이 일했던 회사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문제가 너무 많습니다. 정치인들이 꽃다운 청춘들의 생명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목숨, 적어도 목숨은 앗아가지 않는 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이) 일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오늘 밤 장터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문 대통령의 성탄 고뇌

    ‘오늘 밤 장터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문 대통령의 성탄 고뇌

    “문풍지 우는 겨울밤이면/할머니는 이불 속에서/혼자말로 중얼거리시네/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뒷산에 노루 토끼들은 굶어 죽지 않을랑가/아 나는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시낭송을 들으며 잠이 들곤 했었네.”(박노해 ‘그 겨울의 시’ 중)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박노해 시인의 시를 인용하는 것으로 취임 후 첫 성탄메시지를 대신했다. 문 대통령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그 겨울의 시’를 올린 뒤 “성탄절 아침, 우리 마음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함을 생각한다”며 “애틋한 할머니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이며 나의 행복이 모두의 행복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 시는 박 시인이 2010년에 낸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에 담겨 있다. 가난하고 짓밟히는 약자와 죽어가는 생명을 끌어안는 시들을 모은 시집이다. 문 대통령은 왜 이 시점에서 이 시집을 펼쳤을까. 박 시인은 현장 노동자로 일하던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한국사회와 문단을 뒤흔든 당대 ‘노동의 아이콘’이었다. 그는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환경이라는 최악의 한계상황 속에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한 노동자 시인이었다. 노동의 새벽이 토해낸 ‘노동 속에 문드러져’와 같은 표현의 전례없는 사실성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문 대통령이 박 시인을 소환한 것을 두고 최저임금 속도 조절 및 탄력근로제 확대, 광주형일자리 등에 반발하며 핵심 지지층에서 불편한 관계로 돌아선 노동계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사회적 대화기구(경제사회노동위원회) 복원에 공을 들여왔지만, 지난달 민주노총이 불참한 채 경사노위가 출범하는 등 관계 재설정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제조업 침체 등 구조적인 경제 하강 국면에서 노동계의 요구를 100% 들어줄 수 없는 현실적 한계와 고민을 박 시인의 시를 통해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특정 계층이 아니라 나라 전체를 끌고 가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전적으로 노동자의 편에만 설 수 없다는 현실 속에서도 마음만은 노동자와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와 함께 있다는 점을 내비침으로써 지지층에 손을 내민 게 아니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올린 시 중 ‘오늘 밤 장터의 거지들은 괜찮을랑가’라는 대목이 문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이 같은 해석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대통령께서 성탄메시지에 그런 의도까지 담아 시를 고르셨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도 “어느 때보다 노동계와의 관계 복원이 중요한 만큼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해석이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문 대통령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국회의원 시절이던 2014년 2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박 시인의 사진전 ‘다른 길:티베트에서 인디아까지’를 직접 찾아가 대화를 했던 인연이 있다. 물론, 박 시인이 노동운동을 하며 수배·수감생활을 하던 5, 6공화국 당시 문 대통령도 부산 재야 인사들과 민주화운동을 하고, 노동 사건 변론을 도맡았다는 점에서 오래 전부터 ‘연대’의 고리는 보인다. 2009년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박 시인은 추모시 ‘우리는 ‘바보’와 사랑을 했네’를 쓰기도 했다. 둘 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문 대통령은 정치인 입문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면 줄곧 성탄절 메시지를 내놓았다. 지난해는 성탄절 직전 일어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때문에 생략했다. 촛불집회로 온 나라가 급류에 휩싸였던 2016년 성탄절에는 정호승 시인의 시 ‘서울의 예수’를 인용해 “촛불을 든 백만의 예수를 봤다”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문 대통령은 24일 김정숙 여사와 경남 양산의 덕계성당에서 열린 성탄전야 미사에 참석하는 등 휴가를 보낸 뒤 25일 청와대로 돌아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정병욱 변호사·민변 노동위원

    [시론]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정병욱 변호사·민변 노동위원

    -24세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을 추모하며 크리스마스를 보름 가까이 앞둔 지난 12월 11일 새벽 24세 꽃다운 청년 김용균은 한국서부발전주식회사의 컨베이어벨트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그런데 그는 한국서부발전이 아닌 하청업체 소속이었다. 그래서였을까. 사망한 채 발견되고서도 한 시간이 지나서야 그의 사망 사실이 경찰에 알려졌다.청년, 비정규직, 산업재해, 김용균의 사망은 소위 ‘헬조선’에서 청년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여실하게 보여 준다. 열악한 청년 노동의 집약 그 자체다. 헬조선의 청년들은 고등학교까지는 공부에 시달리다 사회로 나가려면 또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청년실업률을 뚫기 위해 경쟁을 해야 한다. 고인이 수십 군데 이력서를 넣었는데 마지막 구한 곳이 한국서부발전의 하청업체였다는 어머니의 절규는 지금 이 시대 청년들의 참담한 현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어렵게 취업을 하더라도 지옥은 반복된다. 김용균은 한국서부발전이 책임지지 않는 하청업체인 한국발전기술에 소속돼 위험한 일을 도맡아 했다. 김용균은 한국서부발전의 발전 시설에 공급되는 석탄을 운반하는 컨베이어벨트를 점검하는 일을 했다. 제대로 된 점심 식사나 저녁 식사 시간도 없었다. 낮이나 밤이나 똑같이 석탄이 내뿜는 검뿌연 먼지 속에서 컨베이어벨트가 멈추지 않도록 컨베이어벨트에 머리를 넣고 끼어 있는 석탄을 빼내는 작업을 했다. 그리고 급기야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했다. 그 어려운 취업문을 뚫고 첫 직장에 취업한 지 3개월 만이었다. 옛날 지하 탄광보다도 열악한 게 지금도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외동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한 맺힌 절규가 지금도 생생하다. 김용균의 임금은 200만원 정도였다. 원래 한국서부발전은 하청업체의 노임을 400만원으로 산정했지만, 실제로 하청업체는 400만원의 절반 정도만을 지급했다, 원청과 하청 관계에서 벌어지는 고질적인 폐해다. 하청업체 노동자인 김용균은 위험한 업무를 하면서도 원청 정규직 평균연봉의 3분의1 정도에 불과한 임금만을 받았다. 원청은 하청업체에서 사람이 죽어 나가도 책임을 지지 않으니 사망사고 1건 없는 깨끗하고 안전한 무재해 작업장으로 둔갑하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았다. 그러나 원청의 발전에 차질이 생기면 그 비용은 오롯이 하청업체가 부담하고,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책임졌다. 한국서부발전의 컨베이어벨트가 멈추면 고스란히 하청 한국발전기술의 노동자들이 책임져야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산업재해 사고 사망률 1위, 하루 평균 3명이 산재사고로 사망하는 헬조선의 현실이다. 2017년 멕시코의 인구 대비 살인율은 10만명당 25명이고, 2016년 미국의 총기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3명이며, 2014년 한국의 산재사고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약 11명(10.8명)이다. 헬조선은 노동 현장이 범죄 현장이고, 총기사고 현장인 것이다. 이러한 산재 사고 사망률은 위험을 외주화하는 한 1000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을 것이고, 그런 헬조선에서 청년들은 열악한 노동 현실에 좌절할 수밖에 없다. 컨베이어벨트 9, 10호기는 사고 이후 멈춰 있지만, 지금도 1호기부터 8호기까지는 계속 작동하고 있는 것을 보면 헬조선의 산재사고 사망률 1위 오명은 씻기 어렵다. 그곳에서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여전히 위험을 마주하며 일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 사회, 산재 사망 사고 절반 감축을 공약으로 걸었고, 2017년 5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다며 인천공항공사를 찾기까지 했다. 그러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동조합은 2018년 4월 “공공기관인 한국중부·한국남부·한국남동·한국서부·한국동서발전 등 국내 발전 5사의 정규직 전환 컨설팅 보고에 따르면 발전 5사에서 일하는 간접고용 노동자 7675명 중 직접고용으로 전환하겠다는 인원이 고작 156명으로 2%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비정규직은 채용되고 있고, 이대로 공공기관 ‘정규직 제로시대’가 열릴 판이다. 헬조선 청년들이 노동 현장에서 계속 죽어 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위험의 외주화를 멈추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만들어야 한다. 공공기관은 문재인 대통령이 할 수 있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의 마지막 유언이다.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
  • ‘딸 KT 특혜채용 의혹’ 김성태 검찰 고발 잇따라

    ‘딸 KT 특혜채용 의혹’ 김성태 검찰 고발 잇따라

    김성태 “한겨레 궁지 몰리자 몽니 드러내”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휩싸인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고발이 잇따르고 있다. KT새노조는 24일 김 전 원내대표를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KT새노조는 고발에 앞서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과 함께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원내대표의 부당한 취업 청탁과 이를 협조한 KT의 행태는 수많은 청년 노동자들에겐 치명적인 범죄”라면서 “검찰은 KT의 인사기록을 압수수색하고 즉각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KT새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입사 후 3년이 지나면 인사 자료를 폐기한다’고 밝힌 데 대해 “직원의 입사 시점, 학력, 가족관계, 발령 이력 등을 포함한 모든 자료가 전산으로 남는다”면서 “퇴사 후 복직한 직원의 자료도 12년 동안 보존돼 있었다. 김 전 원내대표의 딸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민중당도 서울서부지검에 김 전 원내대표를 고발했다. 민중당 당내 조직인 청년민중당 김선경 대표는 “특혜채용 의혹은 청년들이 분통을 터뜨릴 사안”이라면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겨레신문은 김 전 원내대표의 딸(31)이 2011년 4월 KT경영지원실(GSS) KT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이후 2013년 1월 정규직으로 신분이 바뀌는 과정에서 취업 특혜를 받은 의혹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 전 원내대표 딸은 올해 2월 퇴사했다. 김 전 원내대표와 KT 측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KT 측은 이 의혹을 정치 공방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강하다. KT의 한 직원은 “일각에서는 ‘이미 지난 2월에 퇴사했고, 다 지난 이야기가 왜 지금 나왔겠느냐’ 하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기본적인 팩트조차 확인하지 않은 오보 남발로 궁지에 몰린 한겨레신문이 오기와 몽니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카더라 통신을 받아 적으면서 의혹 제기를 정당화하려 할 것이 아니라, 제보된 내용을 ‘확인’하는 최소한의 절차는 지켜 달라”고 주장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극한의 투쟁뿐이라는 노동 현실 참담” 단식 동참 줄이어… 시민들 격려가 큰 힘‘고공 농성 세계신기록.’ 파인텍 해고 노동자 홍기탁(45) 전 노조 지회장과 박준호(45) 사무장이 75m 높이 굴뚝에서 버틴 지 25일로 409일째가 된다. 크리스마스에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이라는 슬픈 신기록을 쓴 것이다. 홍 전 지회장은 24일 통화에서 “408일을 넘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이 슬픈 기록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록인 408일은 동료인 차광호 현 지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차 지회장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 및 공장 가동 중단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컬(현 스타플렉스)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그의 농성 이후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 및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지난해 11월12일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서울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다시 올랐다. 굴뚝 위 두 노동자는 요즘 폭 80㎝, 길이 5m 남짓한 천막에서 핫팩에 의지해 잠을 자고 물티슈로 세수를 한다. 408일에 또 다른 408일의 고통이 덧대어졌지만 고용 승계와 단협 이행 요구는 찬 공기 속에 흩어질 뿐 아무런 메아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은 해외 출장을 빌미로 사실상 도피한 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극한투쟁뿐이라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그는 토로했다. 굴뚝 아래에서 두 사람을 지켜 온 차 지회장은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끝장 단식’에 돌입했다. 차 지회장은 “408일 이상을 버텨내는 두 동지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라면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정치인 4명이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홍 전 지회장은 “국회가 탄력근무제 연장 등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파인텍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굴뚝 노동자들에겐 시민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다. 매일 10여명씩 찾아와 하루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송경동 시인, 나승구 신부, 박승렬 NCCK인권센터 목사 등 4명은 끝장 단식에 동참했다. 24일 저녁에는 집회를 열고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굴뚝 농성자들이 있는 열병합발전소까지 약 2㎞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씨 소속 하청업체 간부들 경찰 조사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김용균(24)씨 사건을 수사 중인 태안경찰서는 24일 김씨가 다니던 한국서부발전 하청업체 한국발전기술의 현장 간부들을 불러 안전관리 부실 문제를 집중 조사했다. 경찰은 이날 한국발전기술 운영실장 및 팀장, 안전관리자, 사업소장 등 현장 안전관리 책임자들을 불러 근로자를 상대로 안전교육을 했는지, 안전보호 장비를 어떻게 지급하고 관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경찰은 26일까지 한국발전기술 관리자를 조사하고 원청인 태안화력발전소 본부장 등 관계자 7명 안팎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김씨의 직장 동료 10여명은 경찰조사에서 “별도의 안전 교육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또 노동부와 함께 태안화력 운영사인 한국서부발전이 하청 노동자들에게 SNS 등을 통해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했다는 불법파견과 관련한 수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태안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위험의 외주화 금지·비정규직 철폐하라”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靑 앞까지 행진 유족·대책위, 철저한 진상규명 등 요구 文, 27일 김용균법 처리땐 유족 만날수도 與, 뒤늦게 대책마련 나섰지만 곳곳 잡음 노동부·대책위, 1~8호기 중단 싸고도 이견‘죽음의 외주화’를 막아달라는 ‘김용균들’의 촛불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김용균씨가 사망한 지 10일째 되는 날인 지난 21일과 다음날인 22일 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죽음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대책들을 뒤늦게 마련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진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등은 지난 22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제1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기도 했다. 추모제를 마친 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3000여명은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와 아버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앞장섰으며, 뒤따른 참석자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를 외쳤다.김용균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연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철저한 진상 규명’, ‘김용균법 입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9일 당정협의를 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정협의 후에 진상 규명과 관련해 “2인 1조 규정 위반, 사망신고 지연, 사건축소 등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분야 외주화에 대해선 “기존에 추진돼 온 발전정비산업의 민간 개방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이 1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21일 태안의료원 빈소에서 유가족을 만나 “내가 직접 챙길 테니 믿어달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 측은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유가족을 만나기 전 태안화력발전소를 찾았지만, 물로 깨끗하게 치워진 발전소 내부만을 봤다. 서부발전 측이 전날 하청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청소했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는 “사고 현장을 포함한 작업 공간을 물청소하는 것은 중대재해 현장을 훼손하는 짓”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일 작업중지 명령 이후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명령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입건 등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부실했다”며 이번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에 노조 및 시민대책위가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1~8호기도 가동을 멈추고 정비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특별감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처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수사의 일환이어서 사업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노동조합의 상급단체 참여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9, 10호기와 1~8호기는 구조 및 형태가 다르다”면서 “전면 작업중지 시 옥내저장탄의 자연발화로 화재가 우려된다”며 작업중지에 반대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발전5사별로 연료환경, 정비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의체를 구성한 뒤에 통합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자들은 “발전5사에 흩어져 있는 협의체만 20여개여서 논의 진척이 어렵다”고 문제제기를 해왔다. 우 의원은 특히 “유족이 요구하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만남에는 시기와 명분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27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문 대통령과 유족의 만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대통령 대화 촉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내가 김용균이다”

    대통령 대화 촉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늘(2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업무 중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재차 촉구했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오전 9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들은 김용균 씨를 비롯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소복을 입고 결의대회에 나섰다. 이들은 전날도 촛불 행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노숙 농성을 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당장 나와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와 눈물에 응답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또 이청우 노동해방투쟁연대 사무국장은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사망 선고”라며 “문재인 정부는 오직 이윤만 위해 작동하는 자본주의를 방어함으로써 위험을 외주화하고 방치했다”고 규탄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정오쯤 사랑채 앞 길바닥에 물감과 분필로 자신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뒤 김용균 씨의 동상을 앞세운 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파이낸스센터로 행진했다. 이들은 ‘위험의 외주화 중단’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세우며 걸었다.이어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는 ‘고(故)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외치며 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부르며 “지금도 잠을 자던 너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함께 무대에 선 김용균 씨 아버지 역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잘못된 원청 책임자들과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함께) 책임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6시 40분쯤 추모제를 마치고 다시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도로와 청와대 사랑채 앞에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근조 리본을 묶은 뒤 해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해찬 대표 방문 앞두고 발전소 물청소한 태안화력

    이해찬 대표 방문 앞두고 발전소 물청소한 태안화력

    하청업체 노동자가 근무 중 숨진 사고가 발생했던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이 21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의 방문을 앞두고 발전소 내부를 대대적으로 청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발전소의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감추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태안화력 시민대책위 등에 따르면 태안화력 측은 전날 하청용역업체를 불러 김용균씨가 숨진 9·10호기와 석탄을 운송하는 컨베이어벨트 등 발전소 내부를 구석구석 청소했다. 또 평소 기계 작동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금지하던 물청소를 고압호스를 이용해 작업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대대적인 청소로 인해 평소 같으면 낙탄과 분진 등으로 엉망이던 작업 환경이 그대로 드러나지 않고 감춰진 셈이다.실제로 이날 이해찬 대표 등 의원들이 방문했을 때에는 낙탄이나 분진에 덮여 있었을 바닥이 치워져 시멘트 바닥이 드러날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국회의원 등이 발전소를 방문한 것은 평상시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을 있는 그대로 보려는 것인데 평소에 하지 않던 물청소까지 한 것은 열악한 노동 환경을 감추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비정규직 살아도 산 목숨 아냐”...서울 도심 한복판서 촛불 행진

    “비정규직 살아도 산 목숨 아냐”...서울 도심 한복판서 촛불 행진

    “내가 김용균이다.” 전국에서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1일 서울 도심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촛불 행진’을 벌였다.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대표단은 대학원생 조교, 방과 후 강사 등 특수노동자, 마트 노동자, 방송 드라마 스태프, 환경 미화원, 대리운전 기사, 톨게이트 수납원, 학습지 교사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대표단은 지난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동료를 잃었다”며 김용균(24)씨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당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석탄 제거 업무(낙탄 처리)를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대표단은 이날 “고인은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지만 비정규직으로 위험한 업무에 내몰리고 있는 김용균과 같은 우리가 만나러 갈 것”이라고 외쳤다. 김씨는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 파견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 고용으로’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이날 촛불 행진에 참가한 이들도 김씨가 든 손팻말을 함께 들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사망자의 상주를 자처하고 하얀 소복을 입었다. 기흥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유흥희씨는 “우리 비정규직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고, 죽어도 제대로 눈조차 편히 감을 수 없는 신세인가 보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한탄했다. 신대원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먼저 간 우리 용균이는 그날 고된 업무를 했지만, 그 결과는 누군가의 빛으로 남아 소중하게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희망촛불’이라고 적힌 약 4m 높이의 촛불 조형물을 앞세우고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했다. 오후 6시 35분쯤 광화문 광장을 지날 때는 김씨의 분향소 옆에 잠시 서서 단체로 묵념을 했다. 행진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광화문 일대 교통 혼잡은 피할 수 없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며 항의 표시를 했다. 밤샘 농성을 계획한 대표단은 이날 저녁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군 동료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2일에도 범국민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한편, 청년전태일 등 11개 단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청년추모 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26일 ‘2차 청년추모의 날’ 행사를 열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태안화력 사고 후에도 컨베이어벨트 돌렸다

    태안화력 사고 후에도 컨베이어벨트 돌렸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11일 새벽 사고를 당한 24살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가 근무하던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작업중지 명령 직후 컨베이어를 가동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용부에 따르면 작업중지 명령을 어기고 가동한 컨베이어벨트는 사고가 발생한 9·10호기였다. 고용부는 작업중지 명령 위반 여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해 명령 위반이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 입건 등 엄중히 조치할 방침이다. 그러나 현재 작업중지 명령이 떨어진 9·10기 외에 1~8호기에 추가적인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부는 “사고가 발생한 9·10호기와 1∼8호기의 위험 요소는 차이가 있다”며 “현재로서는 1∼8호기의 작업중지 범위 확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김용균 씨 사망사고 시민대책위원회의 요구를 거절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시민대책위는 유사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1∼8호기에 대해서도 작업중지 명령을 내릴 것을 요구한 바 있다. 고용부 보령지청은 사고 발생 직후 9·10호기와 지선으로 이어진 석탄가스화복합발전소(IGCC)에 대해서만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1∼8호기는 9·10호기와 컨베이어 구조·형태가 다른 데다 전면 작업중지를 하면 옥내 저장탄 자연 발화에 따른 화재와 일산화탄소 등 유해가스 발생 등으로 노동자와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다만 1~8호기에 대한 추가 작업중지 가능성은 남아있다. 고용부는 사고 원인 조사와 특별감독 과정에서 안전상 급박한 위험 요인을 인지하면 1∼8호기에 대한 작업중지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고용부는 1∼8호기에 대해서는 가동 중 낙탄 처리 작업을 금지하고 정비작업은 정지 상태에서 하도록 하는 등 4건의 시정 조치를 했다. 고용부는 “(1∼8호기) 작업 근로자들에게 위험 요소 발견시 특별감독반에 고지하도록 했으나 제출된 의견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고로 인한 태안 발전소 노동자들의 정신적 충격을 치료하기 위한 대책도 진행 중이다. 고용부는 사고현장 작업자들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14일부터 산재 트라우마 전문상담센터를 통해 사고 발전소와 하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산재 트라우마 상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용부는 17일 시작된 태안 발전소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을 28일까지 계속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안전보건 조치 미비에 대해서는 원청 업체를 형사 입건하고 안전교육 미실시 등 관리적 사항 위반에는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김현미 국토부 장관 “택시에 우버 시스템 도입 제안”

    김현미 국토부 장관 “택시에 우버 시스템 도입 제안”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택시에 ‘우버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안을 택시업계에 제안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택시 서비스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버 시스템’이란 IT 기술을 이용해 차량을 호출하고 결제하는 시스템이다. 김 장관은 “외국의 우버 등을 보면 차량과 IT 플랫폼을 연결해 사전에 예약하고 결제하고 다양한 부가서비스에 대한 요금을 받게 돼 있다. 우리나라 택시도 이를 장착하면 굉장히 서비스가 좋아질 것”이라면서 “실제로 인도에서 그렇게 했더니 택시운행률이 30∼40% 늘어났고, 싱가포르도 17%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방안을 택시업계에 제안했고, 7월까지 계속 택시노조와 이야기할 땐 좋다고 했다”면서 “차주협회와 2개 노조와 개인택시협회 등 4개 단체 회의 뒤 다시 이야기하자고 한 뒤 아직 답을 주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 장관은 현재 택시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선 카풀을 막는 것보다 사납금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근본적인 치유 방법은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월급제를 시행하는 것”이라면서 “(택시 기사가) 서울에서 하루 사납금을 약 13만5000원 정도 내고 고정급으로 150만원을 받은 뒤 사납금을 낸 나머지를 가져가는데 이를 합해야 평균 215만원 수준이다. 이는 12시간 일하고 215만원 받는 건데, 최저임금도 안되는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카풀이 아니라 더한 것을 하지 않아도 택시 노동자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다. 이 문제가 반드시 선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카풀이 불법 운영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카카오 등 시스템을 감시하면 되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 범죄에 악용될 우려에 대해서도 그는 ”카카오에서 크루(카풀 기사)를 모집할 때 개인정보 동의를 받고 범죄경력을 제출하도록 하는 장치를 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애니멀구조대] 산 채로 털 뽑고 강제로 살찌우고…옷장 속 동물사연

    [애니멀구조대] 산 채로 털 뽑고 강제로 살찌우고…옷장 속 동물사연

    동물들에게 유독 가혹한 계절이 깊어갑니다. 지난 칼럼에서는 칼바람에 떨며 추위에 학대 받는 백구 엄마와 아들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나무에 묶여 있던 백구 모자 사연에 많은 독자분들이 안타까워하셨습니다. 그러나 겨울이 유독 가혹하다고 하는 건 결코 학대만 놓고 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오늘 전해드릴 이야기는 우리가 입는 의류 이야기입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들이 인간의 치장과 보온을 위해 희생되고 있습니다. 옷장에 있는 동물들 ‘구스 다운’과 ‘덕 다운’의 계절입니다.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오리와 거위는 산 채로 털을 뜯깁니다. ‘여우’는 모피 생산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활동을 억제시키고, 고열량의 음식을 먹여 초고도비만으로 만듭니다. ‘울(wool)'은 양털이 대표적입니다. 털을 쉽게 깎으려고 양의 다리를 밟아 부러뜨려 불구로 만들기도 합니다. 야생동물도 예외는 아닙니다. 겨울 외투에 많이 달려 있는 '라쿤' 털이 대표적입니다. 사람들은 라쿤을 평생 좁디 좁은 철창에 가두어 기릅니다. 때가 되면 총, 약물, 둔기를 통해 의식을 잃게 한 후 사후경직을 피해 죽음 이전에 산 채로 가죽을 벗겨냅니다. 그리고 질병이나 노화 등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면 이 모든 동물들의 종착지는 도살장입니다. 마침내 고기가 되는 것입니다. 누군가는 산업동물들을 놓고 “버릴 게 없어서 유익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런 사고방식에는 동물의 생명권에 대한 고려는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동물은 ‘이용가치’로 환산되는 물건에 불과한 것일까요? 동물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동물 도살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은 숙련되면 그 일을 아무렇지 않게 해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것처럼요. 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어느 순간 극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정신적인 문제를 호소하기도 합니다. 끔찍한 현장을 매일 보는 일은 제아무리 멀쩡했던 사람일지라도 정신적 외상을 수반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든 행위들이 나와는 관계 없는 이야기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사실 우리 모두 ‘결제’를 통해 이 모든 이야기들이 담긴 선물꾸러미를 받아 안게 되는 것입니다. -인도적이다? ‘인도적 모피’라는 말은 ‘윤리적 도살’이라는 말처럼 형용모순입니다. 어떤 식으로건 거대한 산업에 편입된 동물들은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도적’이라는 건 동물을 착취하는 산업이 죄책감을 덜기 위해 부여하는 자기 위안의 표식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인간은 존재 그 자체로 동물과 지구에게 해악적입니다.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고 존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특별한 철학적 입장이 아니고, 비유도 과장도 아닌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은 이 폭력의 크기와 규모를 조금이나마 줄여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오늘도 학계, 산업, 시민사회 등 각계에서는 동물 소비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활발한 연구와 운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이러한 변화에 관심을 가지고 지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요즘 트렌드 '쓰는 채식' 요즘 ‘쓰는 채식’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동물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유래성분을 사용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 동물성 의류를 입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입니다.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동물을 이용하지 않고도 좋은 품질의 상품 개발에 문제가 없기 때문입니다. 관련 소비자층도 넓어져서 시장의 규모도 점차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구에 가장 이로운 건 최대한 무언가를 소비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까지 하긴 어렵다면 올 겨울 소비의 원칙을 정해보면 어떨까요? 크리스마스, 연말 연시 선물, 새학기 선물 구매시에도 동물을 배려하는 소비의 기준이 있다면 더욱 뜻깊게 마음을 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동물권단체 케어 김태환PD taehwankim@fromcare.org
  • [2030 세대] 2018년, 우리가 알던 40년의 끝/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2030 세대] 2018년, 우리가 알던 40년의 끝/임명묵 서울대 아시아언어문명학부 3학년

    지금부터 40년 전인 1978년 말, 세계를 뒤흔들 격변이 태평양 양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앞으로 중국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세계에 문을 열겠다는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선언이었다. 두 번째는 1970년대를 거치며 속도를 더하고 있던 정보기술(IT)혁명이었는데, 1978년은 그중에서도 모뎀을 활용한 소비자 지향 온라인 서비스인 ‘더 소스’가 최초로 등장한 해였다.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는 이를 두고 ‘정보시대가 마침내 개막했다’고 선언하기도 했다.거의 비슷한 시기에 일어났던 이 두 흐름은 서로가 서로를 강화시켜 지난 40년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먼저 중국은 인터넷을 통해 성장했다. 압도적으로 편리해진 정보 교환으로 기업은 국경을 넘어 생산 사슬을 분절적으로 배치했다. 그 결과 수많은 산업의 제조 공정이 중국으로 이전되어 급속히 팽창하는 도시 노동자들을 흡수했다. 아마 인터넷이 없었다면 중국 수준의 규모를 흡수할 산업 이전이 일어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동시에 인터넷은 중국을 딛고 뻗어나갔다. 첨단 기업들은 불필요한 단순 제조를 덜어내고 고부가가치 영역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서구 사회의 소비자들은 더 품질 좋은 제품을 더 낮은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폰 하드웨어를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하려고 했다면 절대로 지금과 같은 성능과 가격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중국이 세계화라는 연극에서 제 역할을 너무 잘 해준 덕분에 IT혁명의 전사들은 안심하고 제품 소비와 개발의 주기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40년에 걸친 개혁개방과 IT혁명의 동거는 이제 전환점에 진입한 듯 싶다. 중국은 언제까지나 빵 부스러기만 주워먹고 싶어하지 않았고, 공격적으로 가치사슬의 상위에 오르고자 했다. 미국에서는 포퓰리즘이 발흥했는데, 중국으로의 제조업 이전을 반대하는 경제적 민족주의가 핵심 중 하나였다. 이런 이유로 무역전쟁은 지난 40년간의 패러다임이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평가받을지도 모른다. 한국도 이 흐름에서 비껴갈 수는 없다. 한국의 성공이 지난 40년간의 세계화와 기술혁명에 빚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대 노태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북방정책과 초고속 인터넷망을 추진했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IT라는 트렌드를 기민하게 따라간 결정이었다. IMF 위기에도 불구하고 지난 20년간 한국에 참신한 비전이 보이지 않았던 이유는 아마 많은 부분에서 1990년대에 갖춰진 비전이 굉장히 탄탄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말은 이제 새 패러다임을 파악하고 비전을 찾을 시점이 다가온다는 의미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현명한 결정을 내릴 것인가?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난 40년의 여정도 그전 40년의 발자취를 이어가며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후 40년을 대비하려면 지난 40년의 세계화와 기술혁명을 알아보는 것은 나쁘지 않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생존권 말살” 정부 규탄… “이런 호응 없는 집회 처음” 시민 불만

    “생존권 말살” 정부 규탄… “이런 호응 없는 집회 처음” 시민 불만

    “상업적 카풀앱 금지법 즉각 처리” 촉구 여의도 공원·마포대교 점거… 정체 극심 전국 운행률 50%… 관광객·시민 큰 불편 “택시 기사들 이기적… 카풀앱 꼭 도입”카카오의 ‘카풀(Carpool) 서비스’에 반대하는 전국의 택시 노동자들이 20일 택시 운행을 멈추고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지난 10일 택시기사 최모(57)씨가 분신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택시업계의 반발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이날 집회로 서울 여의도 일대에는 극심한 차량 정체가 빚어졌다. 지역 택시의 상경 과정에서도 곳곳에서 체증이 발생했다. 전국택시노조연맹, 전국민주택시노조연맹,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이 연합한 ‘택시 4개 단체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국회 앞에서 12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제3차 전국 30만 택시 종사자 생존권 사수 결의대회’를 열고 “불법 카풀 영업을 근절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참석 인원을 5만~6만명으로 추산했다. 4개 단체는 결의문에서 “30만 택시 종사자들과 100만 택시 가족은 공유경제를 운운하며 생존권을 말살하는 카풀 영업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며, 국회가 상업적 카풀앱을 금지하는 법 개정을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111개 중대 9000여명의 경력을 배치해 폭력 집회로 흐르지 않도록 관리했다. 아울러 “평화 집회는 보장하되 불법행위에는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집회 주최 측은 택시 1만대를 동원해 국회 주변을 포위하는 시위 계획을 철회했다. 이런 가운데 집회 참석자들이 몰고 온 2000여대의 택시가 여의도 공원 주변 도로를 점거하고 겹겹이 주차를 해 교통을 방해했다. 또 집회가 끝난 뒤 참가자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마포역까지 한쪽 차선을 모두 점거하고 행진하면서 시민들의 불만이 폭주했다. 직장인 장모(32)씨는 “다른 시위로 도로가 막혔을 때 그렇게 욕했던 게 택시 기사들 아니었나”라면서 “이렇게 호응을 못 얻는 집회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교사 최모(33)씨는 “만에 하나 구급차가 지나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면 어쩔 뻔했느냐”면서 “택시 기사들의 이런 이기심을 봐서라도 카풀이 꼭 도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이날 택시 기사들의 상경 투쟁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은 국내 대중교통에 익숙지 않은 외국인 관광객들이었다. 동대문에서는 여행 가방을 휴대한 다수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도로 한가운데로 나와 지나가는 택시를 향해 ‘요금을 두 배로 주겠으니 태워 달라’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V’(브이)자를 그려 보였다. 명동에서도 택시가 뜸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 내국인들도 불편을 겪었다. 지하철역에는 평소 퇴근 시간보다 이른 오후 6시가 되기 전부터 직장인들이 몰려들어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수준이었다. 지하철이 승강장에 도착해 문이 열릴 때마다 시민들은 어깨를 맞댄 채 힘겹게 타거나 내렸고, 곳곳에서 “밀지 마세요”라는 짜증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전국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5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택시 운행률은 전날의 60% 정도였다. 한편 서울과 대전 등 진입로 곳곳에서 집회 참가 택시로 인한 ‘병목현상’이 일어났다. 특히 대전 대덕구 대전IC 서울 방향 진입로에서는 택시 200여대가 길을 막고 주차해 2시간가량 극심한 혼잡이 빚어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전국종합
  • “비정규직이라 일어난 사고… 용균이 동료들은 꼭 살리고 싶다”

    “비정규직이라 일어난 사고… 용균이 동료들은 꼭 살리고 싶다”

    “열악한 작업환경 본 뒤 싸우기로 결심…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명예회복 해줘야” 관련법안 통과 촉구 등 고통 속 강행군“용균이 대신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싶어요.”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아들을 잃고 뼈가 녹는 고통을 감내하고 있는 고 김용균(24)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요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머니로 거듭나고 있다. 아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에 온 아들딸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한 명 한 명씩 안아 주고 있다. 2년 전 서울 지하철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를 하다 숨진 김모(당시 19세)군의 동료, 4년 전 세월호 참사에서 자식을 잃은 부모들을 만나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위험의 외주화를 막는 산업안전보건법과 중대 재해 기업처벌법의 국회 통과를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법안들은 고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생전에 꼭 통과시키려 했던 것이기도 하다. 아들 전태일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려고 모든 노동자의 어머니를 자처했던 이소선 여사의 심정이 지금 김씨의 마음이었으리라. 김씨는 20일 아침에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섰다.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유가족 등 산업재해 피해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두 법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계속되는 일정으로 지친 김씨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아들의 빈소가 차려진 태안의료원으로 갈 계획이었다. 하지만 태안화력발전소 전면 작업 중지와 특별근로감독 과정에서의 노동단체 참여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리자 곧바로 대전고용노동청으로 차를 돌려 달라고 부탁했다. 김씨는 대전고용노동청으로 가면서 서울신문과 전화 인터뷰를 했다. “우리 아들이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죽었어요. 용균이가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고 했는데 이제 만날 수가 없잖아요. 저는 아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만 기억하고 그 뜻대로 살아갈 겁니다.” 전화 속 음성은 차분하고 담담했다.‘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든 아들의 인증사진은 영영 이뤄질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어머니가 그 뜻을 이어받았다. 김씨는 지금 아들 대신 대통령을 만나 아들의 피켓에 쓰여 있는 대로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하자는 요구를 하고 싶어 한다. 김씨는 사고 당일인 지난 11일 탄가루가 묻은 아들의 얼굴을 태안의료원 영안실에서 봐야 했다. 늦둥이 외아들의 카카오톡 아이디가 ‘가정 행복’일 정도로 어머니에겐 한없이 살가운 자식이었다. 12일 첫 기자회견 당시만 해도 가족의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그때만 해도 아들의 동료들과 ‘김용균법’을 위해 앞장설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 이튿날 아들이 일하다 사고를 당한 발전소 작업 현장을 직접 보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이름과 얼굴을 드러내고 싸우기로 했다. 현장 조사 후 김씨는 용균씨의 동료들에게 “너희들은 꼭 안전하게 일해야 한다”며 오열했다. “발만 헛디뎌도 죽을 수 있는 곳에서 아직 용균이 동료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내 아들의 죽음은 돌이킬 수 없지만 다른 아이들은 살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김씨가 아들이 일했던 9, 10호기뿐 아니라 1~8호기의 작업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아, 제발 (일단 1~8호기도) 멈춘 다음에 제대로 정비해서 사고가 안 나도록 해놓고 가동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김씨는 “분노가 나를 일으켜 세운다”고 말했다.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억울하게 죽은 아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서라도 더 분노하고 더 싸워야 한다고 다짐한다. 김씨 역시 안정치 못한 비정규 노동으로 근근이 생활해 온 노동자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진짜 아무것도 모르는 아줌마였다”고 소개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줌마를 투사로 만든 건 암울한 사회일지도 모른다. “10여일 동안 노동청을 돌아다니다 보니 사회가 썩었다는 게 실감이 났어요. 유가족의 말에는 귀부터 막는 것 같았어요. 내가 믿던 나라가 ‘우리 아이들을 죽이는 나라였구나’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합니다.” 김씨는 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우리는 힘이 없어요. 그래도 우리가 생각을 바꾸고 행동하면 조금씩 조금씩 세상도 바뀔 거라 믿어요.”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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