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동자들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상임위원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절차 위반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거래소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 3개 구역
    2026-02-0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8,467
  • 2019년 노동계 3대 이슈…①ILO 100주년 ②사회적 대화 ③비정규직 제로

    양대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올해 노동계의 주요 이슈로 ‘국제노동기구(ILO) 100주년, 사회적 대화, 비정규직 제로’를 내세웠다. 사회적 대화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서는 노동계 내·외부에서 토론과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2일 신년사에서 내부의 반대여론을 염두에 둔 듯 “사회적 대화의 성패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나 신뢰가 아니라 우리의 투쟁과 교섭력에 달렸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은 오는 28일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가 여부를 재논의할 계획이다. 민주노총 내부의 반발과 참가를 압박하는 사회적 여론 속에서 경사노위 참가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경사노위 참가를 원하는 민주노총 현 집행부는 지난해 10월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었지만, 정족수 미달 등으로 참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이후 경사노위는 지난해 11월 22일 민주노총의 합류를 열어놓은 채 출범했다. 경사노위에 참여하고 있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산적한 노동 문제를 사회적 대화로 풀어내고 그 결과가 노동자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결된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919년에 설립된 국제노동기구 100주년을 맞아 ILO 핵심협약 비준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모든 노동자의 노동은 존중돼야 하며 ILO 핵심협약의 비준은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경사노위 내 공익위원들은 “결사의 자유(제87호)와 노동 3권 중 단결권과 단체교섭에 관한 협약(제98호)을 비준하기 위해 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야 한다”고 요청했다. 경사노위는 1월 말까지 국제노동기구 핵심협약 비준 논의의 결론을 내고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 법 개정 논의가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삼갔던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촛불항쟁 계승자임을 자임해 온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방향을 바꾸려 한다”며 “(공공기관 등의) ‘정규직 직고용’의 원칙은 무너지고, 그 자리는 ‘무기계약직 간접고용’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김용균법 통과돼도 위험한 컨베이어벨트는 돌아간다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어도 김씨의 동료 노동자는 여전히 위험한 컨베이어벨트가 돌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태안화력발전소 작업 중에 숨진 김씨의 동료 노동자 김경진씨는 2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용균 조합원을 죽음에 이르게 했던 작업현장은 산안법 개정 대상이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씨는 “태안화력 9·10호기는 정지됐지만 1∼8호기 컨베이어벨트는 지금도 죽음을 향해 돌아가고 있다”며 “하청 노동자들은 오늘도 생명과 안전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개정 산안법은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하도급을 제한하고 있지만 법 적용대상 업무에서 발전소의 정비·관리는 제외돼 있다. 김씨는 “발전 노사에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며 “안전한 일터를 만들지 않으면 죽음의 행렬은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성대 금속노조 유성지회장은 이 자리에서 “많은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우울증 고위험 판정을 받았고 정신적 산재 승인을 10명이 받았다”며 “그런데도 회사는 산재 요양처분 취소청구 소송과 함께 1분 단위로 임금 삭감에 나서며 노동자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씨가 지난달 11일 숨진 뒤 같은 달 26일 예산과 아산에서 각각 근로자들이 기계에 끼어 사망하고 30일 우울증을 앓던 유성기업 조합원이 자살하는 등 근로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도씨 등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하고도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충남도, 산업안전공단, 도의회 등이 TF팀을 만들어 잇따른 노동자 작업 중 사망사고 진상조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어용노조·미행… 에버랜드 노조 방해 13명 기소

    강경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전·현직 삼성 임직원 13명이 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삼성 계열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재판에 넘겨진 건 삼성전자서비스에 이어 두번째다. 에스원과 삼성 웰스토리, CS모터스 등도 고발된 상태라 수사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 김수현)는 1일 강 부사장, 이모 전 에버랜드 전무, 임모 에버랜드 노조위원장 등 13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그룹 전체 노사업무를 총괄했던 강 부사장은 지난해 9월 삼성전자서비스와 관련한 혐의로도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들은 2011년 6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미전실에서 마련한 노사 전략을 토대로 에버랜드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복수노조 제도 시행 전 금속노조 삼성지회가 삼성노조를 세우려 하자 미리 어용노조를 설립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해 이후 삼성노조가 설립되더라도 단협 체결 요구권을 갖지 못하도록 했다. 검찰은 어용노조 설립에 필요한 서류를 사측이 대신 작성하거나 검토하는 등 설립을 주도하고 어용노조 위원장 등에게 언론대응 요령 등을 교육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 밖에도 검찰은 사측이 삼성노조 와해를 위해 노조 집행부를 미행하면서 비위를 수집했다고 보고 있다. 노조 집행부 중 한 명이 대포차를 운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관련 정보를 경찰에 넘기기도 했다. 사측은 경찰과 정보를 적극 교환해 집행부가 체포되자 이를 해고 사유로 삼기도 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새해 밝아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멈출 수 없는 외로운 투쟁

    “새해 밝아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멈출 수 없는 외로운 투쟁

    새해 첫날 시민들은 저마다 새해 인사를 건네고 신년 계획을 세우며 보냈지만, 칼바람을 맞으며 농성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많았다. 이들은 하나같이 “힘없는 사람들에게도 따뜻한 세상이 찾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75m 굴뚝에 있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박준호 두 노동자의 고공농성은 1일로 416일째를 맞았다. 동료들이 최선을 다해 사측과 협상하고 있지만, 아직 해결은 요원하다. 세 차례의 만남에서 사측은 “직접고용이 어렵다”는 답만 내놓았다. 차광호 파인텍지회장은 “아직까진 모두 결렬돼 달라진 것은 없지만, 노동자들 모두 자기 자리에서 고생하고 있으니 새해에는 좋은 일이 꼭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시민들과 함께 파인텍 지상 농성장을 방문해 힘을 실었다. 노숙농성 421일을 맞은 영등포구 국회 앞 형제복지원 피해자 24시간 농성장도 꿋꿋하게 서 있었다. 지난해 국회에서 사건 재조사를 위한 과거사법이 통과되지 못해 피해자들은 올해도 국회 앞을 떠나지 못하게 됐다. 한종선 피해생존자 대표는 “정부가 사과했으니 다 해결됐을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실제론 아직 진상규명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새해에는 진상규명을 위한 법안이 꼭 통과됐으면 좋겠고 피해자들이 그때까지 부디 건강하게 살아 있어 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종로구 효자동 발달장애인 부모 농성도 계속된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은 전국에서 각각 순번을 정해 서울로 상경해 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주영하 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정책팀장은 “정부가 발달장애인 종합대책을 내놨지만, 정작 국회를 통과한 내년도 예산은 전체 대상자의 1.6%인 2500명에게만 돌아가는 상황”이라면서 “아쉽지만, 그 돈이 제대로 쓰이는지, 종합대책은 어떻게 지켜지는지 계속 주시하며 집회를 이어 가려 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13년째 외로운 싸움을 이어 가는 콜트·콜텍 해고노동자들의 복직투쟁도 끝나지 않았다. 세종로공원을 중심으로 대법원, 청와대 앞, 콜텍 본사 등지에서 매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인근 콜텍지회장은 “지난주부터 사측과의 교섭이 진행 중이지만 희망적인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문재인 정부도 노동 이슈에 대해 초반의 적극성과는 달리 점점 경영자 논리에 가까워지는 것 같다”며 씁쓸해했다. 이외에도 퇴직 공무원 복직을 외치는 공무원 노조원들, 국립오페라합창단 해고 단원, 한국 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등 수많은 노동자·피해자들이 차가운 길바닥 위에 차려진 농성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울산시 공공병원 건립 본격화

    울산시가 대선공약인 ‘공공병원 건립’을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울산시는 이달 중 ‘울산 공공병원 건립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정부에 앞서 공공병원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행정 절차다. 시는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예산 2억원도 확보했다. 연구용역은 울산 혁신형 공공병원 기능과 역할, 운영방안, 설립 추진전략 등에 대해 연구한다. 시는 오는 8일 착수보고회를 열고, 4월과 7월 각각 중간·최종보고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공공병원은 국립병원, 시립병원, 지방의료원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울산시는 국립병원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울산시의회는 공공병원 설립과 관련, “2019년까지 울산 공공병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조사를 위한 예산을 편성해 달라”는 내용 등을 담은 촉구안과 시민 서명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한 바 있다. 시의회는 촉구안에서 “문 대통령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인 2017년 4월 11일 울산 비전을 발표하면서 ‘시민과 노동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병원을 건립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공공병원은 ‘시민과 산재 노동자들에게 최고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병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시의회는 그러나 “정부는 지금까지 울산 공공병원 설립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렇게 시간이 흐르다 무산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병원 설립 약속을 조속히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설명했다. 시의회는 타당성 연구용역 예산 편성을 비롯해 기본계획 수립 후 예비타당성 조사 마무리, 울산시와 공공병원 설립 논의 협의체 구성 등을 2019년까지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이상헌 국회의원(울산 북구)은 “울산 숙원사업인 도시 외곽순환도로와 함께 공공병원 건립이 예비타당성 평가 면제 사업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정부에 요청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울산 공공병원 건립을 위한 예비타당성 연구용역 조사에 미리 대응하는 등의 차원에서 울산시 자체적으로도 타당성 연구용역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2019년 새해도 굴뚝 위에서 맞이한 파인텍 노동자들

    2019년 새해도 굴뚝 위에서 맞이한 파인텍 노동자들

    파인텍 노동자들이 새해 첫날도 결국 굴뚝 위에서 맞이하게 됐다. 2017년 시작한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의 굴뚝 농성은 오늘(1일)로 416일째다. 지상에서는 차광호 지회장이 23일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김 대표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2017년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지난 25일 굴뚝 농성 409일을 맞은 이들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원래 다니던 직장은 섬유가공업체 한국합섬이다. 이 업체를 스타플렉스라는 회사가 인수했고, 스타플렉스가 다시 자회사 스타케미칼 만들어 이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이 업체마저 얼마 못 가서 문을 닫았다. 이에 2014년 굴뚝 농성이 시작됐고, 408일 뒤 스타플렉스는 고용 승계와 노조 단체협약 등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플렉스는 별도 회사인 파인텍을 만들어 다시 고용했지만, 단체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 굴뚝 농성이 시작된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27일 농성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파인텍 노동자들과 김세권 대표가 만나 협상에 들어갔다.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종교단체의 중재로 얻어낸 성과였다. 그러나 두 차례 이어진 교섭에서도 양측의 견해는 좁혀지지 않았다. 3차 교섭은 일정조차 잡지 못한 상태다. 파인텍 노조는 모회사인 스타플렉스 공장에 고용해 달라고 요구하지만, 회사 측은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 관계자는 “사측이 기존 입장에서 변화가 없는 상태”라며 “태도 변화가 없다면 접점을 찾을 수 없다”며 사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묻지마 정규직 심사… 장관 표창 받은 날, 일터서 쫓겨났다

    묻지마 정규직 심사… 장관 표창 받은 날, 일터서 쫓겨났다

    위탁→직접 고용 전환서 ‘노조 배제’ 의혹 업무 성과 우수 추천 해놓고 면접서 탈락 전환 직전 용역업체 ‘사표 요구 논란’도 반발 커지자 “일용직 채용 후 새달 면접”“축하합니다. 장관 표창 대상자로 선정되셨습니다.” 지난 28일 오전 11시쯤 청각·언어 장애인들에게 전화·영상·문자 중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손말이음센터’의 수화통역사(중계사) 황모(30·여)씨에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을 받게 됐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동안 황씨가 일터에서 보인 노력과 업무적 성과를 정부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황씨를 추천한 곳은 한국정보화진흥원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 정보화진흥원에서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최종 전형에 불합격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황씨에게 전해졌다. 사실상 해고 통지였다. 황씨는 “일 잘했다고 장관 표창 추천을 해 놓고선 나가라고 하는 이유가 뭔지를 도무지 알 수가 없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손말이음센터는 과기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정보화진흥원이 민간 회사 KTcs에 위탁해 운영되는 기관이다. 정보화진흥원이 손말이음센터 소속 중계사들을 직접 고용하는 과정에서 노조 지회장인 황씨를 비롯해 사무장 등 조합원 5명을 불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둘러싸고 진흥원 측이 노조 핵심 간부를 최종 전형에서 의도적으로 탈락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노조 측은 “부당 노동행위”라고 반발하고, 진흥원은 “전형은 엄격하고 공정하게 진행됐다”고 맞서는 형국이다. 31일 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손말이음센터 계약직 직원을 진흥원 직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3단계 전형’이 치러졌다. 1차 시험에는 39명의 중계사 중 29명이 응시했고, 이 가운데 3명만이 탈락했다. 지난 21일 2차 면접에서는 응시자 26명 모두 합격했다. 하지만 3차 임원 면접에서 황씨 등 노조 핵심 조합원 5명을 포함한 8명이 대거 탈락했다. 노조는 즉각 “진흥원이 형식적인 채용 절차라던 무기계약직 전환 시험을 대량 해고 수단으로 삼았다”고 반발했다. 면접에서는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 ‘진흥원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은’ 등의 가벼운 질문이 주로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진흥원 측은 “3차 면접은 수행 업무에 대한 적극성, 성실성, 업무 발전계획, 인성 및 조직관 등을 평가 기준으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고용 전환 전형에 응시한 중계사 전원은 1차 시험을 봤을 때 KTcs 측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 관계자는 “KTcs 측이 19일 정오까지 퀵으로 사직서를 보내라고 했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이 최종 전형에 탈락했을 때 돌아갈 다리마저 끊어버린 셈이다. 이 때문에 31일로 계약이 만료된 탈락 직원들은 실업급여도 못 받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진흥원 측은 “전환 조건으로 사직서를 요구한 적이 없고,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KTcs 관계자는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 측이 거세게 항의하고 과기부도 사실 확인에 나서자 진흥원은 31일 “3차 면접 탈락자 8명을 일용직으로 우선 고용한 뒤, 2월 공개 채용 때 최종 면접 기회를 주겠다”며 부랴부랴 중재안을 내놨다. 노조 측은 “오는 3일 협상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29세 해고자가 38세 노동자로… “이제 일상 회복하고 싶다”

    29세 해고자가 38세 노동자로… “이제 일상 회복하고 싶다”

    새해를 하루 앞둔 31일 오전 7시 경기 평택 쌍용자동차 공장 앞. 해가 뜨기 전인데도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동자들이 하얀 입김을 내쉬며 모여들었다. 해고된 지 10년 만에 일터로 다시 돌아오는 쌍용차 해고 노동자 71명이었다. 그들은 웃으면서 울고 있었다. 복직 소감을 물을 때면 옅은 미소를 지었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동료들을 얘기할 때는 자신이 죄를 지은 것처럼 미안해했다. 아직 해고자로 남은 동료들이 오히려 “미안해하지 마라. 이제는 좀 기뻐해도 된다”고 다독였다.2009년 29살 때 정리해고된 후 어느새 30대 후반이 된 나진연(38)씨는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좋은 선물을 받게 돼 기쁘다”면서 “그동안 견뎌준 식구들과 노동조합, 그리고 연대해 주신 분들과 문제 해결에 나서 준 대통령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최노훈(48)씨는 “어머니와 가족들이 울면서 ‘그동안 고생 많았다’고 전화를 해 왔다”고 전했다. 아들 3명의 아빠인 최씨는 지난해 고등학생이 된 큰아들의 학비 걱정을 덜게 된 게 기쁘다고 했다. 그는 “성당에서 큰아들의 학비를 지원해 줬다”며 “이제 도움받았던 것들을 갚으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복직자들은 “기쁘다”는 말 뒤에 “미안하다”를 덧붙였다. 나씨는 “아직 남아 있는 분들에게 미안하다”며 “남은 48명이 복직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최씨도 “제 이름이 복직자 명단에 들어갔을 때 솔직히 기뻤다”면서도 “남은 동료들을 생각하니 다시 미안해졌다”고 고개를 떨궜다.이런 마음을 알아서인지 김득중 쌍용자동차지부장은 “혹여라도 남아 있는 48명 때문에 미안해하지 않으면 좋겠다”며 “우리가 간절히 기다렸던 오늘이기에 더 자랑스럽게 가족과 친구들에게 알리고 축하를 많이 받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지부장은 2019년 상반기에 돌아가는 마지막 48명 중 한 명이다. 복직자들은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길 원했다. 2014년 공장 굴뚝에서 89일간 고공농성을 벌였던 김정욱 사무국장은 “평범한 노동자로 살고자 했던 것이 2009년 (파업 당시 외쳤던) ‘함께 살자’의 의미였다”면서 “이제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2년 대한문 농성장을 이끌었던 김정우 전 지부장은 “‘해고는 살인이다. 정리해고 박살 내자’고 외치며 저 달이 다 차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복귀가 10년이나 걸렸다”면서 “트라우마에 신음하는 우리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정일권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과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10년의 세월을 견딘 것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복직자들에게 카네이션을 선물했다. 해고자들이 해고 통보를 받은 날은 5월 8일 어버이날이었다. 당시 해고의 충격으로 아무도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지 못했는데 뒤늦게 달게 된 것이다. 김득중 지부장은 김정우 전 지부장에게 운동화를 신겨 주며 새 출발을 응원했다. 복직자 김인선씨의 아내 신혜경씨는 딸이 아빠에게 쓴 편지를 읽었다. 해고 때 초등학생이던 딸은 이제 대학생이 됐다. 딸은 편지에서 “이제 아빠가 추울 때는 조금 덜 춥게, 더울 때는 조금 덜 덥게 일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썼다. 신씨는 “쌍용차 해고자라는 낙인 때문에 다른 회사에 원서를 넣어도 떨어지니까 남편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했다”며 “겨울에는 더 춥게, 여름에는 더 덥게 일했는데 딸이 그걸 가슴 아파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복직자 71명은 오전 8시쯤 10년간 “돌아가고 싶다”고 외쳤던 공장으로 들어갔다. 공장 안은 밝게 빛났다. 마지막 줄에 선 김선동 조직실장은 “엊그제 대학에 다니는 딸과 영화를 봤다”면서 “오늘 아침에는 잘 갔다 오라고 안아 주더라. 고마웠다”며 천생 아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긴장한 표정으로 공장 안으로 들어간 복직자들은 동료들이 반갑게 맞아 주자 모두 환한 웃음을 지었다. 이날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은 복직자들은 새해 1월 3일부터 꿈에 그리던 작업 라인에 배치돼 자동차 생산 노동자의 삶을 다시 시작한다. 평택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쌍용차 노조 투쟁 2009년 4월 전체 임직원의 36%인 2600여명이 정리해고되자 노조원들이 반발해 5월 21일 옥쇄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작됐다. 77일간 이어진 파업에서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 등 64명이 구속됐고, 1700여명이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다. 조합원 970여명은 옥쇄 파업을 끝까지 버텼지만, 무급휴직(454명)이나 명예퇴직을 선택해야 했다. 165명은 끝까지 선택하지 않아 결국 해고자 신세가 됐다. 거리로 나온 노동자들은 생업을 위해 일용직을 전전하면서도 투쟁을 멈추지 않았다. 쌍용차 측은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전원 복직시킨 이후 희망퇴직자와 해고자 등을 단계적으로 복직시켰다. 119명은 여전히 회사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러다 2018년 9월 사측과 노동조합,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대통령 소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해고자 전원복직에 합의하면서 이들의 복직도 성사됐다.
  • 무엇이 김용균들을 죽음으로 내모나

    무엇이 김용균들을 죽음으로 내모나

    고(故) 김용균(24)씨의 어머니는 “생명을 앗아가는 곳에서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지 않길 바란다”고 간절히 호소했습니다. 고 김용균씨는 지난 11일 회전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숨졌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을 잃은 슬픔을 가슴에 간직한 채 거리로 나왔습니다. 아들처럼 위험에 노출된 노동자들이 조금이라도 안전한 환경에서 일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결국 지난 27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은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원청(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또 원청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습니다. 그런데 이 법의 적용을 받는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고 김용균씨가 맡았던 컨베이어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업무와 같이 발전소 내 기계·설비 운전, 정비, 점검, 유지·보수·관리 등의 업무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산안법이 통과됐지만,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발전사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고 있을까요. 안타깝게도 이를 조사한 보고서는 거의 없습니다. 가장 최근 자료를 찾아봤습니다. 2016년 12월~지난해 1월 발전공기업 5곳(한국남동·남부·서부·중부·동서발전)과 발전사 협력업체(한전KPS, 한전산업개발 포함)에서 각각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그들의 노동 조건과 건강 상태를 알아본 조사입니다. 조사 결과는 지난해 3월 ‘한국의 석탄화력 정책 분석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대안’이라는 제목의 사회공공연구원 보고서로 공개됐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박종식 연세대 사회학 박사는 당시 조사에서 “발전공기업 직영 노동자들과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응답자 수가 비슷하다면 두 집단의 근무 환경 및 작업장 내 위험요인을 비교하려고 했지만, 짧은 기간에 설문지를 수거하는 과정에서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설문지가 충분히 회수되지 못해 별도로 비교 분석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에게 직접 근무 환경을 물은 조사는 의미가 충분합니다. 그래서 발전사 직영 노동자(원청 노동자·958명)와 협력업체 노동자(하청 노동자·134명)의 응답 결과를 구분해서 비교한 자료를 입수했습니다. 그리고 하청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습니다.더 오래, 더 빨리 일해야 하는 하청 노동자 먼저 노동시간을 살펴보면, 초과근무(연장·야간노동)를 제외한 ‘통상 근무시간’(하루·주당 노동시간)은 하청 노동자(하루 8.2시간, 주당 40.2시간)가 원청 노동자(하루 8.8시간, 주당 40.4시간)보다 조금 짧았습니다. 그러나 하청 노동자들은 잦은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원청 노동자의 월평균 초과근무 횟수는 2.4회였던 반면 하청 노동자는 월평균 3.5회의 초과근무를 했습니다. “발전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 한 달에 무려 200시간(초과근무 포함)이 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는 월 70시간만큼의 초과근무만 인정합니다. 이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연장근무수당을 주지 않아요. ‘위험의 외주화’를 통해서 임금이 산정되는 한, 노동자에게 돈을 안 주고 위험한 일을 강요하는 발전소로 계속 운영될 것입니다.” (이태성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간사) 발전 노동자들은 평소 기계·설비 고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습니다. “새벽 2시나 3시에 설비가 갑자기 고장나도, 저희는 무조건 발전소로 가야 해요. 야간 비상대기 인력이 발전소 안에 1~2명 있긴 한데, 갑자기 사일로(연소 직전에 석탄을 저장하는 탱크)나 컨베이어벨트 같은 중장비가 서 버리면 퇴근한 사람들한테도 연락이 떨어져요. 업무 부담이 크죠.” (하청 노동자 A씨) “한 번 고장나면 2억원 정도 손해가 나기 때문에, 고장에 대한 스트레스가 꽤 많죠. 앉아 있으면 늘 불안하죠. 천재지변에 의한 사고 부담도 있거든요. 벼락이 쳐서 발전기가 멈추잖아요? 막을 수 있는 기회도 없이 고장이 나요.” (원청 노동자 B씨) 이런 상황에서 근무 중에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일을 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숫자 1에 가까울수록 빨리 일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느낀다는 뜻인데, 원청 노동자(0.38)보다 하청 노동자(0.46)가 업무 속도에 대한 압박감이 더 컸습니다, “24시간 동안 일정한 발전량을 유지하려면 제시간에 사일로에 석탄을 채워야 합니다. 채우는 석탄 높이가 일정해야 하는데, 제때 못하면 발전량이 감소하고,최악의 경우에는 설비가 고장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한 손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 몫입니다. 만일 회사(협력업체)가 그 손해를 감당할 수 없다고 한다면 직원 개개인이 배상할 때도 있어요.” (하청 노동자 C씨) 화력발전소 안은 진동도 심하고, 소음과 분진도 상당합니다. ‘청년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가 지난 19일 공개한 고인의 휴대전화 영상을 보면 발전소 작업 환경이 얼마나 시끄럽고 분진이 얼마나 심한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업무가 더 위험한 하청 노동자···원청 노동자도 인정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작업 환경의 유해성을 물었더니, 원청 노동자보다 하청 노동자가 작업 환경의 유해성을 인식하는 정도가 훨씬 컸습니다. 숫자 1에 가까울수록 위험요인에 많이 노출된다는 뜻인데, 분진 노출 정도가 원청 노동자들은 0.35였던 반면 하청 노동자들은 0.54였습니다. 이 차이는 원청 노동자와 하청 노동자의 근무 장소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발전기 건물이 5층 높이면 2~3층에 발전기가 있고 4~5층에서 작업 상황을 모니터링 합니다. 모니터가 잔뜩 있는 상황실에서 (발전사) 직영 노동자들이 석탄이 어떻게 공급되는지, 컨베이어벨트가 정상 작동하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죠.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석탄이 발전기에 들어갈 때 석탄이 끼고, 탄가루가 발생하는 걸 빼는 식으로 설비 유지·관리·보수·정비와 같은 외부 작업은 모두 협력업체(하청)가 합니다. 업무환경이 크게 대비가 되죠.” (박종식 박사) 실제로 업무와 일하는 장소가 자신의 건강이나 안전을 위협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한 비율이 하청 노동자(81.1%)가 더 높았습니다(원청 노동자는 62.0%). 설문에 응한 원청 노동자들도 하청 노동자들의 작업 환경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3D쪽 우리 직원들이 하기 싫어하는 거, 더럽고 힘든 업무들이 주로 (협력업체가 담당하고), 예를 들어서 석탄을 직접 취급한달지. 기술직 운영 정비팀은 협력업체들이랑 같이 작업하는 경우 (원청이) 관리감독을 책임지니까···.” (원청 노동자 D씨) “대부분 그런 분들(하청 노동자)이 중상을 입으세요. 설비랑 맞닿아 있으니까. 저희 교대 근무는 점검 중에 다쳐봤자 경상 정도인데, 현장에서 정비하시는 협력업체 분들이나 탄 처리하시는 분들, 그쪽 교대하시는 분들은 다치면 크게 다치죠.” (원청 노동자 E씨)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에 따르면 최근 4년 동안(2012~2016년) 346건의 안전사고로 발전소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 기간에 사망한 노동자 40명 중 37명이 발전사 협력업체 노동자였습니다.아파도 쉴 수 없는 이유 발전 노동자들은 건강상의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청력 문제와 두통, 심혈관 질환 항목에 있어서 원·하청 노동자 간 차이는 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사고로 인한 부상, 호흡 곤란, 요통, 피부 문제 등에 있어서는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건강 상태가 더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석탄을 나르는 컨베이어벨트에 쌓인) 낙탄을 제거할 때 보통 쇠삽을 사용합니다. 아래 있는 탄을 꺼내려고 몸을 수그리고 팔을 깊이 넣어야 해요. 그걸 다시 벨트에 싣고. 몸을 계속 숙였다가 펴는 작업을 해야하니 어려움이 있죠. 이동 구간 높이도 낮아서 몸을 구부려야 하는데, 턱같은 장애물이 곳곳에 난무하고···.” (하청 노동자 F씨) “탄가루도 많고 먼지도 많아서 분진마스크를 쓰고 일을 하는데, 여름철에는 땀이 나서 마스크랑 피부가 바짝 붙어 숨을 쉴 수가 없어요. 겨울철에는 마스크가 얼고요. 또 석탄회(보일러에서 연소되고 남은 석탄 물질)를 처리할 때 재가 발생하는데, 이게 수분이랑 결합해서 피부에 달라붙어요. 이거 지울 때 피부가 벗겨지기도 하고···.” (하청 노동자 C씨) “실내 저탄장(석탄을 저장하는 창고)에 모여있는 석탄들이 산소에 노출되다 보니 자연발화 현상이 나타납니다. 그러면 이산화탄소랄지 질소산화물이 발생하죠. 일산화탄소 중독 문제 걱정을 많이 해요. 예전만 하더라도 발전소 건물 밖에 저탄장이 있을 때는 대기가 순환되니까 그런 문제는 없었는데···. 지금은 발전소 안에 미세먼지랄지 연기가 꽉 차 있어요. 배출이 안 되거든요.” (하청 노동자 G씨) 하지만 협력업체 노동자들은 몸이 아파도 출근해서 일을 한 경험(59.4%)이 원청 노동자(45.9%)보다 많았습니다. “예전 겨울철에 탈황설비(화력발전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물질인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설비) 점검 돌다가 빙판에 넘어졌는데 그때 손목을 접질렀어요. 손목이 퉁퉁 부었는데 그대로 그날 근무를 계속 했어요. 그 다음 날에도 근무하고. 나중에 병원에서 ‘뼈에 금이 갔는데 왜 이제 왔냐’고 하더라고요. 3개월 동안 깁스를 하라고 했는데, 일주일만 휴가 내고 다시 일하러 나갔어요. 저 빠지면 다른 동료들 힘들어요. 회사에서도 눈치 주고. 발전기는 돌아가야 하는데 인력은 없고. 하청은 예비 인력이 없어요. 예비 인력도 회사한테는 다 돈이니까요.” (하청 노동자 H씨)‘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필요한 이유 종합해보면 전반적으로 하청 발전 노동자의 근무 환경이 더 열악했습니다. 장시간 노동, 빠른 일처리, 설비 고장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해 매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작업장이었습니다. 다칠 위험도 그만큼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아파도 쉴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기본적인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했습니다. “사무실에 냉·난방 설비가 없어요. 제대로 된 환기시설도 없고요. 원청(발전사) 직원들이 와서 놀래요. 어떻게 이런 곳에서 일하냐고. 놀라면 뭐해요, 그날 보고 가면 끝인데. 개선 안 해줘요. 사무실 안에 화장실 있는데, 화장실 천장에 있는 팬을 호스랑 연결해서 환기시키래요. 그게 환기가 되나요? 결국 하청에서는 돈 든다고 안 해주고, 원청은 ‘검토하겠다’고만 하고. 10년 전부터 개선해달라고 얘기했는데, 10년이 지나도록 난방기 하나 없어요. 휴, 어쩌겠어요. 사람이 적응할 수밖에···.” (하청 노동자 H씨)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산업안전 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그 어떤 것도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보다 우선될 수 없다”면서 “생명과 안전에 대한 책임을 외주화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앞서 지난해 5월 취임 직후에는 인천국제공항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를 선언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 이미 위험의 외주화 문제의 해결책이 담겨 있습니다. 위험성이 높은 일을 정규직이 맡아야 그나마 작업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어달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그러면 정규직은 일하다가 죽어도 괜찮다는 말이냐’고 되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그런 게 아닙니다. “함께 살자”는 절규입니다. 모든 노동자의 생명은 소중하니까요.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100년 전 경기침체의 기억

    [성태윤의 경제 인사이트] 100년 전 경기침체의 기억

    새해 2019년은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분연히 일어났던 3·1운동 100주년이다. 3·1운동이 있었던 1919년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후 국제적인 전후(戰後) 처리를 위해 파리강화회의가 개최된 해이기도 한데, 당시 제기된 민족자결주의는 우리나라 3.1운동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생각한다.그리고 바로 그때가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 미국 등 주요 경제가 전후공황(戰後恐慌)에 진입하던 시점이기도 하다. 특히 1919년을 지나 1920년과 1921년에 걸쳐 세계경제는 강력한 경기하강 충격에 노출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 파괴적인 결과가 1929년 세계 대공황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프린스턴대학 크리스티나 로머 교수 논문에 따르면 실제로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국민소득을 현저히 낮춘 것으로 보고된다. 당시 경제공황의 핵심적인 원인은 전쟁 종식이다. 즉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 전쟁 물자 조달 과정에서 증가한 전시(戰時) 수요가 사라진 탓이다. 전시 수요를 대체할 새로운 수요가 창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많은 생산시설이 잉여설비로 전환된 것이다. 또 하나 전후 경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노동시장 요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때는 징병으로 민간 노동력이 부족한 시기였고, 그 결과 노동부문과 노동조합의 파워가 강력해질 수 있었던 때로 평가한다. 따라서 노동조합의 힘이 강화된 상태였는데, 전쟁이 끝나면서 참전 군인들이 퇴역하고 이들이 민간 노동력으로 다시 합류하기 시작하자 노동시장에 존재하는 기존 노동자들과의 갈등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던 것이다. 즉 종전 후에 시장에는 노동의 초과 공급이 발생하며 사실상 임금하락 압력이 존재하게 되는데, 기존 노동자들은 이미 상승된 임금을 받고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임금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노동에 대한 수요는 감소해 일자리가 줄고 실업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1919년은 미국에서 노동운동과 파업이 많았던 시기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1919년 종전 후에 발생한 경제 현상들은 최근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다. 실제로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국제 통상환경의 악화와 국내 정책 충격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막는 데 역할을 했던 것이 세계적인 반도체 특수(特需)였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요가 약화하면서 2018년 상반기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반도체 관련 생산ㆍ가동ㆍ출하는 모두 감소한 반면 재고는 증가하고 있다. 즉 앞으로 반도체 관련 대규모 생산설비 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상황이 되고 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도 비슷한 상황에 노출되고 있다. 즉 경기 상황이나 기업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임금을 조정하기 어려운 경직적인 임금 구조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특징인 데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의 경직적인 시행 등 노동비용 충격이 정책적으로 가해지면서 마치 제1차 세계대전 직후의 경기침체 시기처럼 노동 수요의 감소가 발생해 일자리가 위축되고 있다. 물론 경제성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서 노동 수요가 확대되는 시기라면 노동 비용의 증가를 감내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이미 국내 경기 침체가 상당히 진전된 상황이어서 비용 증가를 감내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을 중심으로 어려움에 처하고 사정이 나은 기업들도 고용 축소와 투자 보류 등 비용 절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금리 인상과 관련된 미국 금융시장의 불안요인 증대와 신흥국 중심의 위기 확산 등 국제경제 환경마저 악화되고 있어 관련 정책의 궤도 수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경제운용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전반적인 수요 부진, 노동시장의 여건 악화, 금융시장 불안 등 대내외적으로 발생하는 모든 요인을 우리가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나 100년 전(前) 경기침체 이야기지만 당시에 있었던 전후 경제공황과 이를 유발했던 요인들을 분석하고 반면교사 삼는다면 2019년을 맞이하는 오늘의 어려운 현실 속에서 보다 나은 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경제상황을 냉철하게 직시하며 정책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고치고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관련 위험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 쌍용차 71명, 9년 만에 출근길 오른다

    마지막 남은 48명은 내년 상반기 채용 노조 “손배·가압류 취하·책임자 처벌 등 진실을 밝히는 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 “복직 신고합니다. 거칠고 투박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을 보듬고 쓰다듬어 주시고,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해 주신 모든 님들께 감사 인사드립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김정우 전 지부장은 9년 만의 출근을 앞두고 페이스북에 “참된 삶이 무엇인지 깨달았다”면서 “그 자양분을 옹이처럼 뇌리에 새기고 잊지 않으면서 실천하는 노동자로 거듭나겠다”고 적었다. 김 전 지부장은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 철거를 막았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났다. 2009년 쌍용자동차의 정리 해고로 일자리를 잃었던 노동자들이 9년여 만인 31일 다시 일터로 돌아간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복직 대상자 71명이 31일 경기 평택공장으로 출근한다고 30일 밝혔다. 정리해고 사태 이후 남아 있던 노동자 119명의 60% 정도 되는 규모다. 명단에는 김 전 지부장을 비롯해 윤충열 수석부지부장, 김정욱 사무국장 등도 포함됐다. 이들은 복직 당일 아침 평택공장 정문에서 기자회견과 축하 카네이션 달아주기, 가족 편지 낭독 등의 간단한 행사를 진행한다. 노사는 지난 9월 14일 대통령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중재로 해고 노동자의 복직에 합의했다. 당시 쌍용차지부, 쌍용차노조와 사측은 남은 해고 노동자 60%를 2018년 연말까지 채용하고, 나머지 40%는 2019년 상반기에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앞서 노사는 2013년 무급휴직자 454명을 복직시켰다. 2015년에는 세 차례에 걸쳐 희망퇴직자와 해고 노동자들을 단계적으로 복직시켰다. 이번에 71명이 복직하면 48명이 남게 된다. 올해 복직자 명단에서 빠진 김득중 지부장은 “10년 싸움을 책임진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이 모두 복직한 후 가장 마지막에 복직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경영난 등을 이유로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에게 구조 조정을 통보했다. 1666명이 희망퇴직으로 회사를 떠났고, 980명이 정리 해고됐다. 이에 노조는 공장을 점거하고 옥쇄 파업을 벌였다. 이명박 정부는 경찰특공대를 투입해 노동자들을 강제 진압했다. 이후 해고 노동자 30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병에 시달리다 세상을 떠났다. 한편 쌍용차 지부는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쌍용차 노동자들에 대한 국가손해배상·가압류 취하가 경찰의 내부 반발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 폭력 진압에 대한 책임자 처벌도, 대법원의 재판거래 진상 규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진실을 밝히는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파인텍 노사 오늘 2번째 협상…한파 속 굴뚝 농성 413일째

    파인텍 노사 오늘 2번째 협상…한파 속 굴뚝 농성 413일째

    굴뚝 위에서 413일째 농성하는 파인텍 노동자들이 오늘(29일) 사측과 2번째로 협상에 나선다.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에 따르면 파인텍 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교섭을 진행한다. 교섭에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 김옥배 부지회장 등 노동자 측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사용자 측이 참석한다. 또한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한국기독교교회협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등 종교계 관계자들도 배석한다. 앞서 지난 27일 굴뚝 농성이 시작된 지 411일 만에 처음으로 노사 대화가 이루어진 바 있다. 하지만 3시간가량의 대화 끝에 견해 차이만 확인하고 성과 없이 끝났다. 노조 측은 소속 조합원 5명을 파인텍 모회사인 스타플렉스 공장에 고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불가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행동’ 측은 “1차 교섭에 김세권 대표가 직접 참석한다는 소식에 굴뚝 투쟁자들이 연내 내려올 수 있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지만 그런 소식은 없었다”며 “서로 태도 변화가 없다면 의견이 접근될 수 없다”고 밝혔다. 파인텍지회 소속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 등 2명은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서울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 꼭대기에서 413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또한 차광호 지회장은 지상에서 20일째 단식 투쟁 중이다. 차 지회장은 단식을 계속하면서 교섭에도 참석하고 있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국장은 김 대표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 서울 양천구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올랐다. 지난 25일 굴뚝 농성 409일을 맞은 이들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오늘로 413일째 고공농성 중이다. 이들이 다니던 직장은 원래 섬유가공업체 한국합섬이다. 이 업체를 스타플렉스라는 회사가 인수했고, 스타플렉스가 다시 자회사 스타케미칼 만들어 이들을 고용했다. 그러나 이 업체마저 얼마 못 가서 문을 닫았다. 이에 2014년 굴뚝 농성이 시작됐고, 408일 뒤 스타플렉스는 고용 승계와 노조 단체협약 등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타플렉스는 별도 회사인 파인텍을 만들어 다시 고용했지만, 단체협약이 이뤄지지 않아 다시 굴뚝 농성이 시작됐다. 시민단체들은 오늘 오후 2시 굴뚝농성장 앞에서 ‘굴뚝농성 408+413일 굴뚝으로 가는 희망버스’ 문화제를 연다. 문화제에서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던 중 사망한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지지 발언을 할 예정이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9년 만에 평택공장 복귀…31일 출근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9년 만에 평택공장 복귀…31일 출근

    2009년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로 직장을 잃었던 해고노동자들 중 일부가 오는 31일 경기 평택공장으로 돌아간다. 쌍용차와 쌍용차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지난 9월 의견을 모은 ‘해고자 복직 합의서’의 이행사항 중 하나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쌍용차 해고노동자 119명 중 60%인 71명이 오는 31일 공장으로 돌아간다”고 28일 밝혔다. 지난 9월 14일 노사가 도출한 ‘해고자 복직 합의서’에 따르면 쌍용차는 복직 대상 해고자를 올해 말까지 60%를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를 내년 상반기 말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이번 복직자 중에는 김정우 전 쌍용차지부장과,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2014년 말 70m 높이의 평택공장 굴뚝에 올라 고공농성을 하기도 했던 김정욱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이 포함됐다. 김정우 전 지부장은 2012년 해고노동자들의 잇따른 죽음을 막기 위해 서울 중구 대한문에 분향소를 설치했고 박근혜 정부 때 구속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남은 해고자 48명은 내년 상반기 안에 복직할 예정이다. 특히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해고노동자들의 복직 투쟁을 책임진 지부장으로서 조합원들이 모두 복직한 후 가장 마지막에 복직하겠다며 이번에 복직하지 않는다고 쌍용차지부는 밝혔다. 합의서에 따라 쌍용차는 내년 상반기 복직 대상자 중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대상자에 대해 내년 7월 1일부터 내년 말까지 6개월 간 무급휴직으로 전환 후 내년 말까지 부서 배치를 완료하기로 약속했다. 약 9년 만에 옛 일터로 다시 출근하는 해고노동자 71명은 오는 31일 오전 7시 30분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 기념인사를 하고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비록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단계적으로 복직하게 됐지만, 경찰이 해고노동자들을 상대로 제기한 수십억원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김용균씨 유족, 문대통령 만남 제안에 “책임있는 답변 때 만날 것”

    김용균씨 유족, 문대통령 만남 제안에 “책임있는 답변 때 만날 것”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통과는 시작일 뿐입니다. 용균이 사진을 보며 다시 약속했습니다. 아직 할일이 많으니 힘을 내겠다고요” 산안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튿날인 28일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는 “우리 아들 동료들이 위험에서 벗어나고 우리 아들 딸들이 정규직이 되는 것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용균 씨 유족과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김용균 씨의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산안법 개정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더는 아들들이 죽지 않도록 산안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에서 지냈다”며 “산안법이 통과되고 용균이를 볼 면목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용균이 친구들은 여전히 하청노동자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부족한 법”이라면서 “시민단체와 유족이 함께 국민들과 노력해서 산안법을 고쳐 우리 아들에게 조금은 덜 미안한 아빠, 엄마가 되었듯이 앞으로 더 힘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4일부터 법안이 통과된 27일까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 회의가 열릴 때마다 국회를 찾아 산안법 개정안 통과를 눈물로 호소했고, 결국 법 개정을 이끌어냈다. 시민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에서 “산안법 개정안은 그나마 다행스럽지만 입법예고, 국무회의 의결, 국회 논의과정에서 누더기 법안이 됐다”며 “처벌강화와 도급 금지의 범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는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도중 사망한 고(故) 김용균 씨의 어머니 등 유족을 만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유족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만나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자 한다”고 답했다. 다만 유족과 대책위는 입장문에서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가 발표한 유가족 긴급 요구안 중 정부가 의지만 가지면 해결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책임있는 답변이 가능할 경우 만나겠다”고 밝혔다. 앞서 대책위는 지난 17일 기자회견에서 태안화력 1~8호기의 작업중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있는 조치, 발전소의 상시지속업무의 직접고용 정규직 전환과 인력충원, 비정규직 노동자들과의 만남 등을 요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굴뚝 농성장 찾은 인권위원장 “늦게 와서 죄송하다”

    굴뚝 농성장 찾은 인권위원장 “늦게 와서 죄송하다”

    “늦게 와서 죄송합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28일 파인텍 노동자들 412일째 고공 농성 중인 굴뚝을 올려다보며 이같이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를 찾아 굴뚝 농성 중인 박준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과 통화했다. 전화를 받은 박 사무장은 아래를 내려다보며 손을 흔들었다. 박 사무장은 최 위원장의 방문을 환영하며 “시간이 오래 지나다 보니 몸이 좋을 수는 없다”며 “최대한 잘 견뎌서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좋은 일이 이뤄지도록 인권위가 노력하겠다”며 “내려오실 때 건강한 모습으로 뵙길 바란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굴뚝 아래 농성장에서 시민사회 중진들과 만나 “올해 안에 이 문제가 타결돼서 저분들이 저 높은 곳에서 내려오고 이 땅에 발을 디뎌 동료들과 얼싸안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와 국회, 관련 부처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 등 2명은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부터 열병합발전소의 75m 굴뚝에 올라 농성 중이다. 굴뚝 위에서 두번째 겨울을 맞은 두 노동자의 건강은 농성 전보다 체중이 10㎏ 정도 빠지는 등 매우 악화된 상태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 측은 지난 27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첫 교섭을 시작했지만 견해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노사는 오는 29일 협상을 재개한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불온(不on)한 회의] 쌀딩크 매직 박항서 ‘와우내’상… 남북 정상 오른 천지 ‘자만추’상

    해마다 이맘때면 이불 두르고 채널 돌려 가며 가요·연예·연기대상 시상식을 보는 것이 소소한 즐거움이었습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의식과도 같았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불온(不on)한 회의도 시상식을 준비했습니다. 온라인을 웃기고 울리고, 때론 분통 터지게 한 이슈를 골랐습니다. 상 이름은 올해 ‘핫했던´ 신조어로 붙여 봤습니다. 몇 개나 알고 있는지 맞히면서, 쏠쏠한 재미를 느껴 보세요. ●국민놀이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은 뉴스의 시작이자 중심이었습니다. 온갖 사연과 제보, 정책 제언이 넘쳐났고, 지난해 8월부터 71개 청원이 ‘한 달 내 20만명 참여´라는 기준을 넘겨 정부 답변도 받았습니다.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는 ‘윤창호법’, 빙상연맹 감사와 권역외상센터 지원을 이끌어 낸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월드컵에서 실수한 축구선수를 조롱하는 인신공격, 명예훼손 등도 적지 않아 논란이었습니다. 고심 끝에 ‘TMI상’을 드립니다. ‘투 머치 인포메이션’(Too Much Information·너무 많은 정보)에서 옥석을 가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입니다.●캡틴흥 지난 6월 ‘세계 1위’ 독일과의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 손흥민(26·토트넘)은 속이 뻥 뚫리는 사이다 쐐기골을 선보였습니다. 50m를 ‘폭풍 질주’해 골키퍼 없는 골망에 꽂아 넣은 그 장면 말입니다. 두 달 뒤 손흥민은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캡틴’으로 변신했습니다. 득점보다는 황의조, 이승우, 황희찬을 밀어 주며 이타적인 플레이를 선보였죠. 결과는 금메달, 그리고 병역특례. 매일매일 멋진 활약이 들려와 흐뭇합니다. 역시 ‘월클인싸’상이 제격입니다. ‘월드클래스 인사이더’, 우리흥 아니면 누가 받나요.●천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만났습니다. 지난 4월 군사분계선을 넘나든 첫 만남도 감동이었고, 옥류관 평양냉면 공수 작전이 펼쳐진 판문점 만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구름 한 점 없이 새파란 하늘을 그대로 품은 천지를 최고로 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궂은 날이 많아 3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 정상의 모습, 역시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입니다. 비록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평화와 통일의 물꼬를 텄으니 내년에는 더 자주 만날 수 있겠지요. 남북 정상과 천지에는 ‘자만추´상을 드립니다. 인만추(인위적인 만남 추구), 아만추(아무나 만남 추구)보다는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합시다.●쌀딩크 매직 베트남 국민영웅, ‘갓항서’ 등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도 모자란 박항서 감독. 외교관 백명 몫을 하고 있다면 과장일까요. 23세 이하 아시아축구연맹(AFC) 선수권 준우승, 아시안게임 축구 4강 진출, 10년 만의 스즈키컵 우승, 16경기 연속 A매치 무패…. 올해 베트남 축구 역사를 죄 바꿨습니다. 어디 그뿐입니까. 부상 선수에게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양보하고 아픈 선수의 발을 직접 마사지해 주는 자상함, 스즈키컵 우승 격려금을 베트남 불우이웃과 축구발전에 써 달라며 전액 기부하는 통 큰 선행까지. 이에 ‘와우내’상을 선사합니다. 와우(WOW)라는 말이 절로 나오니까요.●골목 백선생 수요일 밤마다 인터넷 게시판을 들었다 놓는 ‘본격막장빌런히어로힐링드라마’가 있습니다.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입니다. 책임감도 절박함도 위생관념도 없는, 도대체 왜 장사를 시작했는지 모를 사장들에게, 백종원 대표가 채찍과 당근을 절묘하게 구사하며 그들을 조련합니다. 올해 SBS 연예대상도 기대해 봅니다. 일단 불온한 회의는 박항서 감독과 공동 ‘와우내´상을 보냅니다. #올해의_참스승 ●홍카콜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무후무한 캐릭터입니다. 6·13 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은 “홍 대표가 종신 대표를 해야 한다”며 응원했는데, 정작 같은 당 후보들은 그의 지원 유세를 거절하는 기이한 상황이 벌어졌죠. 선거에 참패하며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그렇게 좋아하던 페이스북 정치도 안 하더니, 최근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컴백했습니다. ‘TV홍카콜라’는 개국 열흘 만에 13만명이 넘는 구독자를 모으면서 대단한 화력을 보입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체코에서 북측과 접촉했다”처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벌써 ‘가짜뉴스 제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싫존주의’상이 어떨까 싶네요.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주자’는 생각입니다. 혹시 이 상이 싫으시다면, 그 역시 존중하겠습니다.●방탄과 아미 국가대표 아이돌, 방탄소년단(BTS) 신드롬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올해에만 두 차례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빌보드 뮤직 어워드와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각각 소셜 아티스트상을 거머쥐었습니다. 지난 9월에는 유엔총회에서 “자신을 사랑하고 목소리를 내라”는 리더 RM의 진정성 있는 호소가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10월에는 나라에서 주는 화관문화훈장도 받았습니다. 국내 최연소 수훈 기록입니다. BTS는 늘 이런 공을 팬클럽 아미에게 돌립니다. 아미라는 날개 덕에 훨훨 날 수 있다는 겁니다. 연말 시상식을 휩쓴 BTS에게 무슨 상이 더 필요하겠습니까. 그냥 ‘하고싶은거다해’.●6411번 버스 정치판을 시커먼 고기 판에 빗대고,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그럼 청소가 먼지에 대한 보복이냐”고 재치 있게 반문하던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쉽지만 가볍지 않은 그의 말 덕에 대중은 쉽게 이해하고 웃었습니다. 노회찬, 그는 지난 7월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와 함께 유명해진 버스가 있습니다. 6411번. 2012년 진보정의당 대표 수락연설에 등장했지요. 서울 구로에서 출발하는 6411번 첫 차를 가득 채운 청소노동자들, 투명인간과 같은 그들에게 우리의 정치는 얼마나 닿아 있는가, 노회찬은 자성하며 투명인간들의 당을 만들겠다고 외쳤습니다. 폭풍눈물과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롬곡높 ●마닷 낚시와 영어실력, 먹성으로 인지도를 높인 래퍼 마이크로닷. 부모의 사기 도주 의혹으로 한순간에 추락했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이 빚에 허덕일 동안 마닷의 가족은 뉴질랜드에서 여유로운 이민 생활을 즐겼다는 사실에 대중은 분노했습니다. 마닷을 계기로 래퍼 도끼, 가수 비, 개그맨 김영희 등 연예인 가족 사기 의혹이 잇따라 불거졌습니다. 마닷은 “책임지겠다”면서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가족과 함께 한 달 넘게 잠적한 상태입니다. 마닷에겐 ‘훔친수저’상을 드립니다. 금수저·흙수저 연장선 어딘가에 있을 훔친수저. 지금의 자신이 있기까지 많은 피해자의 눈물이 있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엽기갑질 부자들의 갑질 횡포가 유난했던 한 해였습니다. 상반기에는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동영상과 녹취파일로 떠들썩했습니다. ‘땅콩 회항’ 조현아씨 동생 조현민씨의 ‘물벼락 갑질’로 시작됐지만 모친 이명희씨의 욕설과 폭행이 진짜 충격이었죠. 하반기 갑질은 ‘위디스크’ 실소유주 양진호씨 지분이 대부분입니다. 사무실에서 직원 뺨 때리기, 석궁으로 산 닭 쏘기 등 섬뜩한 엽기 행각으로 온 국민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들에게는 ‘법블레스유’상을 드립니다. ‘법의 가호를 빌다’, 법 때문에 참은 분들이 적지 않았을 테니까요.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목숨 건 출근… 또, 노동자들이 스러졌다

    부품사 러 동포·동원에프앤비 40대 기계 사이에 끼여 같은 날 참변당해 성탄 전날 인천서도 40대 ‘야근 참변’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24)씨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노동자 3명이 작업 도중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27일 경찰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5시 13분쯤 충남 예산군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러시아 국적 노동자 A(29)씨가 기계에 끼여 숨졌다. A씨는 공장 안 2층 운송장치와 철기둥 사이에 끼인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빼냈으나 숨졌다. 그는 이 회사 정규직으로, 러시아 국적 동포로 전해졌다.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은 해당 작업장에 대해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같은 날 오후 8시 40분쯤 충남 아산시 둔포면 동원에프앤비 공장에서 근로자 B(44)씨가 설비 사이에 끼여 사망했다. 사고 지점은 산업용 로봇이 설치된 곳으로, 상자를 자동으로 옮기는 포장 라인이었다. B씨는 상자를 옮기는 포장 공정의 컨베이어벨트가 고장 나자 이를 수리하다가 이곳에 설치된 산업용 로봇이 작동하면서 머리를 다쳐 변을 당했다. 아산경찰서는 고장을 수리하는 동안 산업용 로봇이 작동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B씨도 정규직 직원으로 파악됐다. 이 공장에도 역시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인천에서도 성탄절 전날 공장에서 야간작업을 하던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여 숨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지난 24일 밤 11시 30분 인천시 남동구 한 쇠파이프 제조업체에서 C(46)씨가 야간작업 중 기계에 어깨와 상반신 일부가 끼이는 사고를 당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튿날 아침 8시 40분쯤 숨졌다. C씨는 사고 당시 동료 1명과 2인1조로 쇠파이프 포장 작업을 하던 중 작동 오류가 난 포장기계를 살피다가 기계에 몸이 끼인 것으로 조사됐다. C씨도 정규직으로 근무했다. 숨진 노동자 3명은 모두 정규직이었지만, 작업 환경이 열악한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있었다. 민주노총 세종충남지역본부는 성명을 통해 “김용균 동지의 죽음이 잊히기도 전에 또다시 3명의 노동자가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면서 “노동자의 억울한 죽음이 더는 없도록 투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용균법, 이름 붙이려면 정규직화 완성돼야”

    “김용균법, 이름 붙이려면 정규직화 완성돼야”

    “산업안전보건법이 진정한 ‘김용균법’이 되기 위해서는 정규직화가 완성돼야 합니다.”‘위험의 외주화 방지’ 등 산업 현장의 안전 규제를 대폭 강화한 산안법 개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한 27일 한국노동연구원 정흥준 부연구위원은 서울신문과 만나 “김용균법은 이제 시작”이라며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의 핵심 과제는 정규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남동·남부·동서발전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노·사·전문가협의체 전문가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한 정규직 전환이 왜 이렇게 지연되나. -발전소 사측에서 전문성 등을 이유로 댔지만, 근본적으로는 이전부터 이어져 오던 정부의 에너지 사업 민영화 정책과 정규직화 사업의 충돌 때문이었다. 회사 속내를 들어보면 위에서(산업통상자원부) 시키면 할 텐데 스스로 결정하라고 하니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정규직화가 아니라 안전설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해되는 부분도 있지만 안전설비를 아무리 강화해도 운영하는 것은 사람이다. 누군가는 석탄을 실어야 하고,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있는 석탄을 삽으로 제거해야 한다. 비정규직은 업무 개선을 요청할 수 있는 통로가 없고, 요청한다고 해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정규직화를 할 때 기존 정규직과 청년층의 반발도 크다. -그래서 기존 정규직 트랙으로 가지 않는다. 별도의 트랙으로 운영돼 임금이 기존 정규직들과 달라 갈등이 크지 않다. 용역업체에 줄 돈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주는 수준이다. 물론 사내복지기금 등은 나눠 쓰니까 불편하겠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정부가 시급히 해야 할 것은. -발전 분야에 한정하면 정부가 에너지 분야 민간 개방을 더이상 하지 않겠다는 정치적 판단을 해 줘야 정규직 전환이 가능해진다. 전체적으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끝까지 놓치지 않고 가려는 정부 차원의 의지가 필요하다. 글 사진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하루 아침에 구두 뺏긴 제화장인들…미소페 기습 폐업 논란

    유명 구두 브랜드 미소페가 갑자기 국내 공장을 폐쇄하고 생산기지를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기면서 10년 이상 경력의 제화 노동자 25명이 하루 아침에 일터를 잃었다. 박한 임금과 열악한 처우를 받아 온 제화공들은 공임비 인상과 4대 보험 가입 등을 요구하며 시위에 나섰다.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미소페 브랜드를 운영하는 비경통상은 지난 26일 여성화를 만드는 하청 제1공장(슈메이저)을 폐쇄했다. 대신 중국에 새 공장을 가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된 미소페 제화 노동자들은 민주노총과 함께 27일 서울 성동구 미소페 본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비경통상은 제화공의 공임을 올려주겠다고 구두로 약속했다가 이를 철회하고 공장 문을 닫았다는 게 노동자 측 주장이다. 김종민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직장은 “미소페에서 10년 이상을 일한 제화노동자 25명이 일자리를 갑자기 잃었다”면서 “제화공들은 4대보험에 가입 안 돼 실업급여도 못 받아 당장부터 생계가 위험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민주노총 측은 기습 이전한 슈메이저 이외에도 미소페 남화공장(엘제이에스), 미소페 6공장(LK), 7공장(원준) 등에서도 제화공들에 대한 처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본사 측이 중국과 비슷한 인건비를 맞추지 않으면 일감을 중국으로 모두 보내겠다고 압박하는 등 공임 자진 삭감을 요구했다고 노동자들은 주장했다. 불량이 나올 경우 책임을 모두 제화공에게 떠넘기는 일은 다반사라는 게 이들의 전언이다. 이날 한 제화공은 “신발 한 짝에 이상이 나왔다고 제화공 1인당 50만원씩 총 6명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임금을 삭감하기도 했다”며 “50만원을 벌려면 제화공들은 75족을 만들어야 해 거의 1주일 치 임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루에 3~4족씩 일감을 주면서 제화공들을 협박하는 행위에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거리로 나왔다”고 호소했다. 민주노총과 제화공은 사측이 제화공을 직접 고용하고 켤레 당 공임비 3000원을 인상해줄 것을 요구했다. 직접 고용 대신 제화공을 개인사업자로 등록하게 하는 이른바 ‘소사장제’ 철폐도 요구했다. 개인사업자로 등록하면 4대 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제화공들의 열악한 처우는 지난 7월 ‘탠디 사태’를 계기로 널리 알려졌다. 구두 브랜드 탠디의 하청 제화 노동자들은 지난 4월 본사를 찾아가 공임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탠디 신발의 가격은 한 켤레에 30만원이 넘지만 제화공의 공임은 켤레당 7000원 수준이다. 지난 8년간 한번도 인상된 적이 없다. 노동자들은 공임비를 2000원 더 올려달라고 요구해왔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씨줄날줄] 근로자 휴게실 의무화법/황수정 논설위원

    [씨줄날줄] 근로자 휴게실 의무화법/황수정 논설위원

    2010년 부산 해운대의 초고층 빌딩에서 큰 불이 나자 경찰은 건물 청소 노동자 3명에게 법적 책임을 따졌다. 미화원들의 휴게실에 있던 문어발 콘센트에서 불꽃이 튀어 불이 났다는 이유였다. 문제가 된 미화원 휴게실은 각종 배관들이 지나가므로 안전을 위해서는 비워 뒀어야 하는 공간이었다. 작업복을 갈아입을 곳이 없었던 미화원들이 휴게실로 썼던 공간이 하필이면 발화 지점이었던 거다. 청소 노동자들은 사법 처리 대상으로 이름을 올렸다.당시 해운대 화재 사건은 누구도 관심이 없었던 청소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 줬다. 당시 국회에서는 청소 노동자 노동환경 개선 방안을 놓고 토론회도 열었다. 정부, 국회, 시민사회가 함께 머리 맞대고 고민하자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때의 기세로는 청소 노동자들의 환경이 당장이라도 개선될 듯했다. 하지만 근 10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별반 달라진 게 없다. 당시 국회 토론회에서 국회의원들이 옥신각신했던 이야기가 2018년 12월에도 도돌이표로 반복되고 있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 휴게실을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되 권고 사항일 뿐이다. 이를 강제 조항으로 명시하자는 개정안을 장석춘 자유한국당 의원이 2016년 발의했다. 사업주들이 근로자의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법률로 정하고, 설치 기준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위임하자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자는 것이다. 2년 전 발의한 개정안을 국회는 지난주에야 처음 논의했다. 그러나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오간 대화 내용에 입맛이 쓰다. “기업들이 망하고 있는데, 근로자 휴게실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제동을 건 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발언은 노동인권에 대한 몰인식을 드러냈다. 밑도 끝도 없는 몇 마디의 기업 옹호론에 제대로 운도 떼지 못하고 ‘휴게실 의무화법’은 기약 없이 해를 넘기게 됐다. 현장에서는 목을 빼고 기다릴 민생 법안 하나가 또 그렇게 허무하게 스러졌다. 인터넷 공간에서는 “국회의원 사무실부터 줄이라”거나 “손바닥만 한 휴게실 때문에 망할 기업이라면 이미 좀비기업” 등의 지탄이 들린다. 출근길 지하 주차장에서 미화원 아주머니들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탔다. 안면이 있는 아주머니에게 반갑게 눈인사를 했더니 “새벽 청소를 끝내고 다 같이 잠깐 눈을 붙이고 나오는 길”이라며 웃었다. 반사적으로 질문을 하려다가 그만 입을 닫았다. 단잠을 어디서 잤느냐고는 물어볼 수가 없었다. 대답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민망하고 씁쓸할 풍경이니까. sjh@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