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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리구제·체당금만 맡는 국선노무사, 산재 사건까지 지원 대상 넓혀주세요

    권리구제·체당금만 맡는 국선노무사, 산재 사건까지 지원 대상 넓혀주세요

    제조업 공장에서 수년간 무거운 짐을 옮기던 노동자 오동수(가명)씨는 수개월 전부터 극심한 허리디스크로 일상 생활도 버거울 지경에 이르렀다.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를 신청하려 했지만 월 200만원을 받는 그에게 큰 돈이 드는 노무사 선임은 남의 나라 이야기다. 국가가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무료로 노무사를 선임해 준다길래 알아봤지만 ‘현행법에선 산재 사건에 국선노무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실망스러운 답변만 들었다. 오씨는 “저소득층 노동자들이 진짜 필요한 부분을 지원해 주지 않는다”면서 “국선노무사 제도는 ‘그림의 떡’”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저소득층 노동자의 권리 구제를 목적으로 2008년 도입한 국선노무사 제도를 전반적으로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원 기준이 까다롭고 업무영역 확대도 민감하게 여겨서 그렇다. 노동위원회가 회사에서 부당하게 해고·징계를 당한 저소득층 노동자를 지원하는 것으로 출발한 이 제도는 2012년 체당금 업무로까지 확대됐다. 하지만 이후로는 제자리걸음이다. 노동 사건이 점차 첨예해지고 복잡해지는 가운데 부당해고와 체당금 이외의 영역에도 국선노무사를 도입하자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국선노무사 제도를 업그레이드해 더 많은 노동자가 질 좋은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노동 존중 사회’를 표방한 문재인 정부는 어떻게 대답할까. 29일 국선노무사 제도 전반과 개선 방안을 들여다봤다. ●질병 산재 인정받기 어렵고 비용도 부담 산재는 크게 사고와 질병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질병으로 산재를 인정받는 게 까다롭다. 노동자의 질병이 업무 때문에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하는데 전문적인 영역이어서 그렇다. 사업주가 순순히 인정하지 않아 소송으로 번지는 일이 잦다. 2007년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던 황유미씨가 사망한 이후 지난해 마무리되기까지 11년이나 공방이 이어졌던 ‘삼성전자 백혈병 사태’도 마찬가지다. 노동자가 스스로 입증하기 어려우면 노무사 등 대리인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저소득층 노동자에겐 노무사 선임 비용이 부담스럽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노동자들처럼 단체를 꾸릴 힘이 없는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은 업무상 질병을 산재로 인정받기 위해 고독한 싸움을 해야 한다.실제로 업무상 질병은 수수료 비용 등의 이유로 신청자의 15% 정도만 노무사에게 신청 절차를 맡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85%는 전문가의 도움 없이 직접 산재를 신청하고 있다. 법을 잘 모르는 노동자가 서류를 누락해 산재를 승인받지 못하는 사례도 많다. 이런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되자 고용노동부 적폐청산위원회인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는 지난해 8월 활동을 종료하면서 발간한 활동결과 보고서에서 “산재 사건에도 국선노무사 제도를 도입하라”고 권고했다. 또 “업무상 질병 등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사건에서도 취약 노동자를 지원해야 한다”며 “관련 법령을 신설하고 예산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개선안에 미적거리자 국회가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0일 발의한 ‘산재보상보험법 일부 개정안’의 핵심은 산재를 당한 저임금 노동자에게 국선노무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비정규직를 비롯해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하는 노동자가 업무상 질병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등을 신청할 때 노무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이때 필요한 비용을 전액 또는 일부를 지원한다. 한 의원은 29일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해 노동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덜어 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 “산재급여를 지급하는 판정 기한도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 활동의 적절성을 문제 삼고 있어 이들을 설득하는 데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게다가 국선노무사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노무사들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노무사는 “변호사처럼 업무 영역이 넓으면 국선 범위를 확대해도 된다”면서 “하지만 노무사의 업무 영역이 상당히 좁기 때문에 (국선의 역할을) 넓히면 (일반 노무사의) 영업이 힘들어진다”고 토로했다.●임금·물가는 오르는데…“기준 완화해야” 국선노무사 지원 기준이 빡빡하다는 지적도 있다. 더 많은 노동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려면 기준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당금은 노동자에게 임금을 줄 수 없는 사업주를 대신해 정부가 지급하는 돈이다. 임금체불을 당한 노동자의 생계를 신속하게 보장하는 제도이지만 노무사 사이에서도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고용부는 2012년부터 체당금 조력지원 제도를 시행해 저소득층 노동자에게 업무를 도와줄 노무사를 무료로 선임해 줬다. 도입 당시 지원 요건은 10인 미만 사업장 중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이 200만원(세전) 미만인 곳에 속한 노동자였다. 기준이 엄격했던 탓에 실제 혜택을 본 노동자는 적었다. 실제로 2013년 체당금 국선노무사 예산은 8억 1200만원이었지만 집행된 금액은 1억 2100만원(15%)에 그쳤다. 그 결과 이듬해 예산이 절반(4억 600만원)이나 깎였다. ‘수혜 대상을 확대하겠다’면서 정부는 월급 기준을 2014년부터 250만원으로 다소 완화했다. 그 덕분인지 2014~2015년 체당금 국선노무사의 예산 집행액은 3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2016년 집행액이 2억 600만원으로 급감한 이후 계속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엔 1억 5000만원 집행에 그쳤다. 물가와 최저임금은 계속 오르는데 월급 기준은 그대로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체당금 조력 지원을 확대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10인 미만으로 된 근로자 수 기준을 30인까지 확대하거나 월급(250만원) 기준을 높이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근로자 수를 넓히면 지원 대상이 많아지기 때문에 꼭 필요한 노동자에게 지원한다는 취지에 반감한다”면서 “월급 기준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질도 중요…“범위만 넓힌다고 능사 아냐” 노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우선이라는 시각도 있다. 국선노무사는 국선변호사와는 달리 국선 사건만 전담하지 않는다. 국선노무사로 위촉됐어도 일반 사건을 맡을 수 있다는 뜻이다. 국선노무사 지원을 받은 노동자 중 일부는 노동위원회가 선임해 준 국선노무사가 업무를 등한시한다는 불만도 제기한다. 국선 활동을 열심히 수행해 일정한 성과를 낸 노무사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국선 사건 수임료를 일반 사건에 준하는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권동희 법률사무소 새날 노무사는 “노동위원회 국선노무사들의 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는 여러 번 있었다”면서 “이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국선노무사 업무를 산재까지 확대한다고 해도 노동자에게 커다란 편익을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민주노총 발목 잡는 ‘IMF 트라우마’

    민주노총 발목 잡는 ‘IMF 트라우마’

    반대파 “1998년처럼 양보 압박 수단일 뿐” DJ와 비슷 文 노동정책 후퇴 반감 작용도“IMF(외환위기) 때 얻는 것 없이 빼앗기기만 했던 사회적 대화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지난 28일 강서구 KBS 아레나홀에서 만난 전북에서 올라온 학교비정규직노조의 한 대의원은 “경사노위에 들어가자는 대의원들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IMF 당시의 악몽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경사노위 참여 반대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놨다. 이날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참여 여부를 두고 10시간 넘게 토론했다. 3개의 수정안(참여 반대, 선조치 후 참여, 참여 후 문제 시 탈퇴)을 표결에 부쳤지만, 어느 것 하나 과반을 넘기지 못했다.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라는 여론의 압박에도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정리해고제와 파견제를 받아들인 외환위기 당시의 사회적 대화 ‘트라우마’를 떨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실제로 경사노위 참여 반대를 주장한 대의원들은 대부분 “정부가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노조법 개악을 시도하고 있다”면서 “과거처럼 경사노위는 노동자들의 양보를 압박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사노위 참여와 무관하게 국회에서 노동자가 불리한 법안이 통과될 게 뻔한 만큼 들러리 서며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지금부터 투쟁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8년 출범한 노사정위원회에 참여했던 민주노총은 정리해고제와 파견제 등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요구했던 사회보장제도 확충 등은 곧장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주노총은 큰 타격을 입었고, 1999년 2월 노사정위원회에서 탈퇴한 뒤 지금까지 참여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 관계자는 “당시 민주노총 집행부는 정리해고 도입을 막지 못했지만, 요건을 강화해 최악은 피했다는 입장이었다”면서 “하지만 정리해고제는 2005년 ‘미래 경영상의 이유’를 인정한 판결 이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라 불안감과 배신감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가 보이는 노동정책 후퇴 흐름도 1998년 김대중 정부의 노동정책 후퇴와 비슷한 양상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날 사회적 대화 참여를 주장한 대의원들도 정부의 우클릭 행보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29일 새벽 회의장을 떠나던 한 대의원은 “나의 입장과는 다르게 결정됐지만, 참여를 반대한 이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설 앞둔 쌍용차 복직자 첫 월급, 경찰이 손해배상 가압류”

    “설 앞둔 쌍용차 복직자 첫 월급, 경찰이 손해배상 가압류”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복직 노동자들이 첫 급여의 일부를 가압류당했다며 경찰을 규탄했다. 시민단체 ‘손잡고’는 “사회적 대화의 결과로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쌍용자동차 노동자 일부가 설을 앞두고 받은 첫 급여 명세서에서 ‘법정 채무금’ 명목으로 압류 공제된 항목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손잡고’는 “이번 가압류 집행은 경찰이 제기한 국가손배가압류 때문”이라면서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는데 경찰은 가압류를 풀어주기는커녕 10년 만에 공장으로 돌아간 노동자의 첫 임금을 가압류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 재판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가압류를 진행한 것이 노동자들의 생존을 어떤 식으로 위협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잡고’는 “복직자에 대한 가압류 집행은 경찰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철회했더라면 벌어지지 않았을 일”이라면서 “가압류부터 풀기만 했어도 집행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2009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면서 대량해고를 단행했고, 노조는 이에 맞서 10년 동안 투쟁을 이어왔다. 결국 지난해 사측과 노조가 해고 노동자의 복직을 합의했다. ‘손잡고’ 관계자는 “현재 가압류당한 복직자가 몇명인지와 구체적인 금액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즉시 가압류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은 가압류를 풀겠다는 입장을 국가소송 총괄기관인 법무부에 이미 전달한 상태”라며 “이와 관련된 설명은 이제 법무부에서 듣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손잡고는 30일 경찰청 앞에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 손배가압류와 관련해 경찰청을 규탄할 예정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광호 서울시의원 “지하철 9호선 1단계 시행사 직영 통해 서울시의 안정적 운영” 당부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이 방만한 경영 등으로 인해 논란이 야기된 프랑스계 운영사를 교체하고 시행사가 직접 운영하는 체계로 바뀌어 혼잡도로 인한 지하철 이용객 안전 문제점도 개선될 전망이다. 서울특별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광호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서울지하철 9호선 1단계(개화~신논현)구간이 프랑스계 운영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별도의 운영사 위탁 없이 시행사가 직접 운영하는 체계로 바뀐다”고 밝혔다. 이광호 의원은 “지하철 9호선 1단계 시행사인 ‘서울메트로 9호선(주)’이 운영사인 서울 9호선운영(주)에 9호선 1단계 구간의 관리운영위탁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라고 언급하면서 “당초 위탁운영 계약기간이 2023년까지 10년간 이었던 9호선 1단계 시행사는 특수목적회사(SPC)인 ‘서울메트로 9호선’으로, 지난 2013년 말 맥쿼리인프라가 지분을 청산하자 국내 금융권 11곳이 출자해 회사를 설립한 곳이다”라고 말하며 “서울메트로 9호선은 1단계 구간에 한해 서울 9호선 운영과 위탁계약을 맺고 수송·역무 등을 맡겼었고, 서울 9호선 운영은 파리교통공사(RATP)와 다국적기업 트랑스데브가 대주주”라고 언급했다. 더불어서 이 의원은 “서울 지하철 9호선 운영이 매년 모회사인 파리교통공사에 수십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한 것이 문제가 됐으며, 파리교통공사가 서울 지하철 9호선 운영에 투입한 초기 자본금은 8억원에 불과했지만 배당금을 운영 실적에 따라 지급하다 보니 자본금의 수십 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게 되었다”고 밝히면서 “최근에는 프랑스인 대표이사 자녀의 국제학교 등록금과 경영진 아파트 임대료로 연간 수천만원을 지원한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야기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이 의원은 “지금까지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9호선의 운영 방식은 1인 승무 등의 특성으로 기관사가 승강장 시야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컸었고, 사고 위험뿐 아니라 역에서 정차해 출입문을 개폐할 때 마다 기관사에게 긴장과 스트레스를 초래하는 등으로 인해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점이 끊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이광호 의원은 “9호선의 서비스 개선과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었음으로 서울시는 시행사 직영전환을 잘 마무리하여 시민의 안전을 먼저 고려하고 불편을 최소화하여 쾌적한 9호선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늘 고맙습니다’…이효열 작가 “요금징수원들에게 따뜻한 말 선물하세요”

    ‘늘 고맙습니다’…이효열 작가 “요금징수원들에게 따뜻한 말 선물하세요”

    ‘늘 고맙습니다.’ 요금징수원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한 시민의 소식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긴이는 설치미술가 이효열 작가입니다. 그는 이번 캠페인에 ‘장미로 가는 길’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효열 작가는 매일 남산 1호 터널을 이용해 출·퇴근한다고 합니다. 그때마다 요금징수원들과 마주하는데, 그냥 지나치기가 미안했다고 말합니다. 하여 그는 ‘늘 고맙습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장미꽃 한 송이를 요금징수원들에게 건네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고, 곧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서면인터뷰에서 “요금징수원들에게 폭력적인 언행과 성희롱을 일삼고 돈을 던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사로 본 적이 있다”며 “감정적으로 다수를 상대하는 일은 매우 힘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평소 가장 듣기 좋아하는 ‘늘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메모지에 적어서 장미꽃 한 송이와 함께 그들에게 선물하면 어떨까, 그러면 서로의 하루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었다”라며 캠페인 시작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이 작가는 막상 캠페인을 시작하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갑자기 모르는 이가 장미꽃을 건네면 놀라지 않으실까 걱정했는데, 모두 기분 좋게 받아주셨다”며 안도하게 되었다고 전했습니다. 누군가를 응원하기 위해 시작한 일에서,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는 이 작가. 그는 “올해 1월부터 캠페인을 시작해 지금까지 총 6분께 실천했다”며 “캠페인을 진행할수록 내가 누군가를 기쁘게 해줄 수 있다는 마음에 정서적으로 되레 행복해진다”고 말했습니다. 이 작가는 모두가 이번 캠페인에 동참하길 바랐습니다. 그는 “곧 설 연휴인데, 톨게이트 요금소를 지날 때 따뜻한 말 한마디를 건네면 좋을 것 같다”며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감정노동자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한층 부드러워지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인권위, “’김용균씨의 비극’ 다신 없어야···” 대책 마련 나선다

    인권위, “’김용균씨의 비극’ 다신 없어야···” 대책 마련 나선다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실태조사 예정국가인권위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가 겪은 비극이 다시는 없도록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28일 성명을 내고 사내 하청노동자의 사망이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 문제 해결을 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인권위는 김용균씨와 같은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에도 나설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하청노동자는 산재 사고 사망률이 원청노동자에 비해 7배나 높은 만큼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근본적으로 재검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용균씨와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균씨는 지난달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다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는 사고를 당해 숨졌다. 특히 최 위원장은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 도급금지 범위가 협소해 발전소 운전 및 정비 산업 등에 적용되지 않는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에 직결된 위해 및 위험작업으로 도급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며 “산재 위험 상황에서 노동자 작업중지권 실효성 확보 등을 추가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16일 인권위가 발표한 ‘간접고용 노동자 노동인권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험의 외주화나 최저가 낙찰제, 노동3권의 실질적 제약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제도를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또 인권위는 올해 김용균씨의 사고를 계기로 전국 석탄화력발전산업 노동자 전반에 대한 노동인권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올해 인권위가 진행할 7개 실태조사 과제 중 하나로 향후 해당 조사 결과를 토대로 노동인권 환경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여기는 남미] 위기의 베네수엘라…반려동물도 수난시대

    [여기는 남미] 위기의 베네수엘라…반려동물도 수난시대

    고양이 3마리와 개 3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주부 로사 스트레페사는 요즘 반려동물만 생각하면 괴롭다.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반려동물들과 헤어져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는 때문이다. 그는 "사랑하는 반려동물들을 길에 버릴 수는 없다"면서 안락사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페사는 남편에게 결정을 미루고 있지만 남편 역시 선뜻 결심을 하지 못해 부부는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너무 힘들고 어려운 결정"면서도 "더 이상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하려면 결국은 안락사가 유일한 방법인 것 같다"며 울먹였다. 베네수엘라에서 반려동물들이 길에 버려지거나 죽어가고 있다. 주인들에게 사료를 댈 여력이 없어지면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무게 6kg 나가는 반려묘는 매달 평균 사료 3kg를 먹는다고 한다. 베네수엘라에서 21달러(약 2만3500원)를 줘야 살 수 있는 양이다. 동일한 양의 반려견 사료를 사려면 26달러(약 2만9000원)를 줘야 한다. 올 들어 베네수엘라의 최저임금은 300% 인상됐다. 노동자들이 받는 최저임금은 1만8000볼리바르로 훌쩍 뛰었다. 공식 환율로 환전하변 약 21달러(약 2만3500원)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에서 일반인에게 공식 환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암시장에서 최저임금을 전액 달러를 바꾸면 손에 쥐는 건 겨우 6달러(약 6700원)에 불과하다. 반려동물의 사료는커녕 사람이 먹을 걸 사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돈이다. 반려동불의 예방접종도 대다수 베네수엘라 국민에겐 꿈같은 일이다. 베네수엘라의 반려동물 예방접종 비용은 평균 30달러(약 3만3600원)다. 5개월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최저임금을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돈이다. 현지 언론은 "이렇게 반려동물을 키우기 힘들다 보니 길에 버려지는 반려동물이 수두룩하다"면서 "반려동물을 위해 안락사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아 슬픈 이별도 꼬리를 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수아레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전주 택시 완전월급제 합의…510일 만에 땅으로 내려온 노동자

    사납금 유지 업체는 과태료·감차 처분 “하루 12시간 일하던 환경 개선 기대”“전국에 사납금이란 이름으로 노예의 삶을 사는 모든 택시노동자의 노예의 사슬을 끊는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사납금 폐지와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도입을 주장하며 500일 넘게 20m 높이 조명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 온 김재주(5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지난 26일 땅으로 내려왔다. 전주시가 “지역 택시회사들이 전액관리제를 제대로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확약서에 서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510일 만에 땅을 밟기에 앞서 김 지회장은 페이스북에 전국적으로 실질적인 전액관리제가 시행될 때까지 투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당연한 요구로 2017년 9월 4일 조명탑에 오를 때만 해도 이렇게 길게 갈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는데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에 규정돼 있는 전액관리제를 시행해 달라는 것에도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이라는 타이틀이 붙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확약에 따라 택시지부는 시청 안 모든 농성장을 철수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김 지회장의 고공농성도 510일 만에 마무리됐다. 앞서 사측과의 교섭 타결로 426일 만에 굴뚝에서 내려온 섬유회사 파인텍 노동자들보다도 84일이나 더 길게 고공농성을 벌인 것이다. 그간 김 지회장은 조명탑에서 “택시기사들은 하루 10만원이 넘는 사납금을 채우려고 매일 12시간 넘게 일하고도 월 150만원을 손에 쥐지 못한다”며 사납금이 장시간 노동의 핵심 원인이라고 외쳐 왔다. 김 지회장은 이번 확약서와 관련해 “전액관리제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전액관리제가 전주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시행되도록 계속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과제도 많다. 확약서에는 전액관리제 위반 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면허취소를 통해 감차 처분(운행 택시수를 줄이는 것)을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다만 시의 과태료 처분에 대해 택시회사들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건 상태인 만큼 시가 패소하면 추가 처분이 중단될 수 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 위원장, “빨간띠·귀족노조 고립 넘어…들러리 아닌 개혁 주체로 나설 것”

    민주노총이 28일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가 결정되면 20년 만에 양대 노총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가 시작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5일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을 만나 경사노위 논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줄 것을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정기 대의원대회 하루 전인 27일까지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가며 1300여명에 이르는 대의원들에게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를 설득했다. 서울신문은 지난 23일에는 대면으로, 27일은 서면으로 김 위원장과 인터뷰했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대의원들에게 전화하고, 지역과 산별노조를 찾아가 설득했다”면서 “28일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대화 참여의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대화와 관련, 민주노총의 대의원대회가 주목받고 있다. 부담스럽지 않나. -부담스럽다. 하지만 그게 민주노총이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치라고 본다. ‘빨간 머리띠를 두른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는 부정적 표현으로 고립된 적도 있다. 이제 고립을 뛰어넘어서 연대의 장으로 나아가겠다. →대통령 면담에서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느꼈나. -정부 의지는 확인돼 왔다. 다만 정부가 사회적 대화의 성과를 빨리 내기 위해 보여주기식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아직은 크게 해소되지 않았다. 경사노위 참여 문제가 대통령과의 대화에서 주요 의제는 아니었지만, 대통령이 회의 참가 의사를 언급한 것은 무게감 있게 들렸다. 개혁을 관철하기 위해 참가하겠다는 것이므로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는 우리의 의지와 자세가 더 중요하다. →조직 내 반발에도 굳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999년 옛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부는 정리해고와 파견법만 강제하고 노동자를 위한 약속은 지키지 않았다. 이때의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인한 피해는 지금도 남아 있다. 이제 새롭게 달라진 상황을 직시하고 개혁과제를 현실화하기 위해 사회적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 국민들이 ‘조합원만의 민주노총이 아니라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를 위해 일하고 있구나’ 하고 생각하면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번 대의원대회가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지난해 10월 정족수 미달로 경사노위 참여에 대한 안건을 의결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어떻게 예상하나. -전체 대의원 1300여명 가운데 약 650명이 넘어야 과반수가 된다. 이번에는 900명 정도 참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 정도 인원이 참가하는 건 민주노총 역사상 처음이다. 대의원들이 모여 토론하고 질서 있게 결정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1999년 2월 옛 노사정위원회 탈퇴 결정 이후 20년 만에 사회적 대화 기구 참여 결정이다 보니 내부 반발이 거세다.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으로 대표되는 노동기본권 확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등 정부 핵심과제가 후퇴하거나 멈춰 서 있다. 게다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악에 이어 정부의 잇따른 친기업 행보로 민주노총 내부에서 큰 불만이 있다. 정부의 태도가 저런데도 참여해야 하느냐는 문제제기다. 그러나 대화의 장 자체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선수로서 링 안에서 싸우고, 이 내용을 링 밖에 알리면 응원이 모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링 밖에서도 투쟁이 이뤄질 수 있다. 투쟁과 교섭의 선순환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사회적 대화 참여 안건이 부결된 이후의 계획(플랜B)은 없다고 밝혔는데. -대의원대회에 상정된 전체 사업계획 중 교섭전략의 중심에 사회적 대화가 포함돼 있다. 이 안건이 빠지면 사업계획이 전면 수정돼야 한다. 바라지 않던 상황(사회적 대화 참여안의 부결)이 발생한다면 산별 대표자들이 지혜를 모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노총이 적폐, 암적 존재, 귀족노조, 기득권 노조로 매도당한다. -‘노조는 곧 빨갱이 집단’이라는 과거 프레임이 ‘기득권 집단, 말이 안 통하는 집단’으로 바뀌었다. 양극화의 책임을 민주노총에 씌우는 것이다. 극단적인 불평등의 주된 이유는 정경유착, 부정부패, 재벌독점 구조다. 정규직, 장년의 노동자들은 노동조건과 임금 개선을 위해 노력해 왔다. 안전하게 일하고, 가정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다. 그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있었다. (노조가) 조직되지 못한 곳에서 겪는 어려움에 대한 불만이 한쪽의 책임으로 씌워진 것이다. 보수언론의 왜곡 보도, 정책의 문제점을 은폐하려는 관료들이 이런 책임을 조장했다. →청년이나 비정규직이 민주노총을 적대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사업장 담벼락을 넘어 사회개혁으로 나아가자’는 게 올해 사업 계획서의 캐치프레이즈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100만명에 육박한다. 몸집이 커졌고 이전보다 힘이 세졌다. 이 힘을 조합원의 이익 극대화에만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힘을 쏟아 법 개정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여성, 청년 노동자들이 당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폭력에 대한 위드유(with you)를 만들어 내겠다. 민주노총 조합원 3명 중 1명은 비정규직이다. 또 28%는 여성 노동자이고, 최근 새로 가입한 조합원의 다수는 20~30대다. 그들의 의견을 폭넓게 받아 안겠다. →ILO 핵심협약 비준,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이미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경사노위에 참여해도 민주노총의 의견이 반영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국정과제인 ILO 핵심협약 비준은 즉시 이행돼야 한다.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은 장시간 노동이 여전한 사회를 만들 것이다. 두 사안은 주고받는 대상이 될 수 없다. 탄력근로제 논의 중단을 비롯해 경사노위가 제대로 운영되도록 목소리를 내겠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고 김용균 49재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단해야”

    고 김용균 49재 “비정규직 정규직화 결단해야”

    “49재는 이승하고 작별하고 저승으로 가는 날이라고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직도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시신을 냉동고에 놔둬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나 비참하다.”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김용균(당시 24세)씨의 49재를 맞아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제6차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이날 범국민대회에는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설 전에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김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무대에 올라 “제사상에 올린 딸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들이 딸기를 좋아해 평소 한 접시 갖다 주면 포크로 찍어서 엄마 입에 먼저 넣어줬다”며 “이제는 그렇게 못 한다고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눈물을 쏟았다. 이어 “엊그제 사고 소식을 들은 것 같은데 어느덧 49재가 됐다”며 “아직도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등 무엇하나 이룬 게 없는 실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22일부터 단식 농성을 진행 중인 박석운 시민대책위 공동대표는 “촛불광장에서, 촛불 정부의 치하에서 이런 주제를 가지고 단식까지 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며 “설 전에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정규직화하고 장례를 치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김용균 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에서 나올 수 있도록, 다시는 자식을 잃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도록 만들어달라고 태안을 등지고 이곳으로 왔다”며 “정부가 진실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즉각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책위는 오후 1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현관 앞에서 출발해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범국민 추모제 문화제를 종료한 후에는 청와대 사랑채까지 다시 행진을 이어간다.앞서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지난 22일 “설 전에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며 김용균씨의 빈소를 충남 태안의료원에서 서울로 옮기고 광화문 광장 분향소에서 집단 단식에 나서며 정부를 압박했다. 고 김용균 대책위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여야 장례를 치를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발전 5사는 지난 23일 연료환경설비 분야의 통합 노사전문가협의체를 열고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했다. 김씨가 속했던 한국발전기술지부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논의에 참가하지 않고 있다. 대책위 관계자는 “발전 5사가 주도하는 통합협의체로는 시간만 걸리고 무늬만 정규직인 자회사 이야기가 또 나올 것”이라면서 “경상정비 분야는 정규직화 논의를 시작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직접고용을 하겠다고 선언해야 이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고 김용균씨 49재…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들

    고 김용균씨 49재…장례조차 치르지 못한 유족들

    청년 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지난해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회전하는 컨베이어벨트에 몸이 끼어 사망한 지 49일째 되는 날인 2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고인의 49재와 범국민 추모제가 열렸다. 현재 고인의 빈소는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돼 있다. 하지만 유족들은 지금도 고인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고인이 사망한 이유를 유족들은 아직 듣지 못했다.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인의 49재와 여섯 번째 범국민 추모제에서 “제사상에 오른 딸기를 보면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아들이 딸기를 너무 좋아했다”고 눈물을 쏟으면서 입을 열었다. 김미숙씨는 “아직도 (아들의)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아들의) 시신을 냉동고에 놔두어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비참하다. 아직도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 그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무엇 하나 이룬 게 없는 실정”이라면서 “너무도 억울하고 분한 마음, 내가 죽는 날까지 자본가를 원망하고 이 나라를 원망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사람 목숨은 모두 다 소중하다. 우리 모두 서로가 상생하고, 적어도 사람 생명만큼은 지킬 수 있도록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김미숙씨는 전부터 태안과 서울, 그리고 청와대 앞과 국회, 광화문광장을 다니며 “더 이상 노동자들이 죽지 않게 해달라”고 외치고 있다. 앞서 ‘태안화력 비정규직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규명 및 책임자처벌 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지난 22일 고인이 사망한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며 태안에 있던 고 김용균씨의 빈소를 서울로 옮겼다.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김용균씨와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죽음의 컨베이어벨트에서 나올 수 있도록, 다시는 자식을 잃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없도록 만들어달라고 (김용균씨의 시신은) 태안을 등지고 이곳으로 왔다”면서 “정부가 진실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의지가 있다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는 즉각 지금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27일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28년 만에 개정된 산안법은 유해·위험성이 매우 높은 작업에 대해 도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원청(도급인)의 산업재해 예방 책임을 강화했다. 또 원청의 안전보건 의무 위반에 대한 처벌도 강화했다. 하지만 이 개정법의 적용을 받는 도급 금지 업무가 상당히 제한적이다. 고 김용균씨가 맡았던 컨베이어벨트 운전 및 낙탄 제거 업무와 같이 발전소 내 기계·설비 운전, 정비, 점검, 유지·보수·관리 등의 업무는 도급 금지 작업에 포함되지 않았다. 결국 산안법이 통과됐지만 사용자가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관리 책임을 하청업체로 떠넘기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는 여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노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소속 발전비정규노조 조합원들과 시민대책위 관계자들은 이날 고인의 49재에 앞서 방진복과 안전모,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 김용균씨의 사진을 든 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에서 광화문 분향소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죽음의 컨베이어벨트를 멈춰라. 우리가 김용균이다” 등의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노조 활동’ 손배가압류 경험 30% “자살 생각”

    “노동 3권 무력화… 미래까지 저당 잡혀” 노조 활동 등을 이유로 회사나 국가기관으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노동자들의 30%가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심각한 정신건강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손해배상·가압류(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들이 노동권 침해는 물론 정신적 고통까지 겪고 있는 현실을 처음으로 보여 준 조사결과다. 24일 노동자 지원단체인 손잡고, 김승섭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교수 연구팀, 심리치유센터 와락은 손배가압류 피해노동자 실태조사 발표회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었다. 조사 결과 손배가압류를 경험한 노동자의 30.9%(남성 기준)가 “지난 1년간 진지하게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 중 6명은 실제로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주간 우울증상을 경험했다고 답한 피해노동자도 남성 노동자의 59.7%, 여성 노동자의 68.8%에 달했다. 실제로 2003년 1월 9일 두산중공업 노동자인 배달호씨는 손배가압류에 괴로워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갚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손해배상액에도 고통받고 있다. 실태조사에 참여한 노동자 중 40.3%가 10억원 이상~100억원 미만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시달렸다. 200억원 이상의 청구금액을 떠안은 노동자도 56명(24%)이나 됐다. 또 다른 피해노동자는 “금액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자조차 갚을 방법이 없다. 100억원이면, 20억원씩 계속 이자가 붙는데 무슨 수로 갚나”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노동계는 손배가압류가 노동3권을 무력화시키는 수단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연구를 담당한 김승섭 교수는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들의 입을 막는 힘을 갖는다”면서 “당장의 현실뿐만 아니라 미래를 저당잡고 노동자들의 희망을 앗아 간다”고 강조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노동자의 아버지’ 조지송 목사 별세

    ‘노동자의 아버지’ 조지송 목사 별세

    ‘노동자의 아버지’로 불린 조지송 목사가 지난 22일 별세했다. 86세. 1933년 황해도 황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1963년 한국교회 최초의 산업전도 목사로 안수를 받았다. 영등포산업선교회 초대 총무를 맡아 노동자들을 상대로 전도 활동을 하며 노동자 인권 보호에 헌신했다. 빈소는 경기 분당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유족은 부인 박길순씨와 성철(재미)·향숙씨 등이 있다. 장례예식은 24일 영등포산업선교회에서 치러진다. (031)787-1507.
  • 故김용균씨 빈소 찾은 李총리 “재발 방지·진상규명 논의”

    故김용균씨 빈소 찾은 李총리 “재발 방지·진상규명 논의”

    이낙연 국무총리가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하다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당시 24세)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총리는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 정승일 산업통산자원부 차관 등과 함께 23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용균씨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을 기린 뒤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 총리 등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관계자 10여명과 20여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 총리에게 “아들이 비정규직이라 혼자 안전장치도 없이 일하다 처참하게 죽었다”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주고, 비정규직도 보호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진상 규명을 제대로 해 달라”고 호소했다. 박석운 대책위 공동대표는 “핵심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현장 안전시설을 갖추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리는 “문제는 사고 처리·진상 규명·재발 방지에 아쉬움이 남지 않게 하는 것, 노동 현장의 안전 확충,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세 가닥 정도로 생각한다”면서 “정부가 이 문제들을 검토 중이고, 대책위와의 대화도 잘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태안 외에 다른 곳도 (현장 안전문제를) 점검할 것”이라며 “동시에 진상 규명을 하고,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입장 자료를 통해 “이 총리가 핵심 내용인 정규직 전환에 대해서는 세밀하게 살펴보고 있다고만 답변했다”며 “상시지속 업무이자 생명안전 업무를 하는 발전소 비정규 노동자들은 당연히 정규직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17시간 촬영, 3시간 쪽잠뒤 출근… ‘살인 스케줄’ 바뀌지 않았다

    17시간 촬영, 3시간 쪽잠뒤 출근… ‘살인 스케줄’ 바뀌지 않았다

    16시간 노동 지키는 제작사는 30%뿐 장시간 서서 일해 허리·척추질환 시달려 출퇴근하다 졸음운전 사고 이어지기도 “사전제작 늘려 12시간 노동 보장해야”“노동시간이 조금 줄긴 했죠. 그렇지만 ‘디졸브 노동’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20년차 방송 스태프인 A씨는 23일 “지금은 그나마 오전 8시에 일을 시작해 현장에서 밤 12시에 끝나니 16시간씩 일하는 꼴”이라면서 “출퇴근시간을 빼면 쉴 시간이 없다”고 한숨지었다. 특히 드라마 촬영 후반부로 가면 쪽대본(촬영 직전 급히 나온 대본)에 시달리는데다 촬영 일수가 짧아져 밤샘 촬영이 많다고 했다. 새벽까지 일하고도 쉬지 못하고 아침부터 다시 일하는 ‘디졸브(두 개의 화면이 겹치는 영상 기법) 노동’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2016년 10월 열악한 방송 제작 환경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한빛 전 CJE&M PD의 뜻을 기리며 설립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이하 한빛센터)가 24일 1주년을 맞는다. 이날은 이 전 PD의 31번째 생일이기도 하다. 한빛센터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제작사를 고소·고발하고 방송국과 면담해 스태프들의 노동인권 문제를 제기해 왔다. CJ 등 일부 제작사는 현장 스태프의 노동시간을 16시간(휴게시간 포함)으로 줄이는 등 조치를 내놨다. 기존에는 24시간 일하는 걸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였다. 방송 노동자들은 “성과가 없지 않지만, 제작 현장의 환경은 여전히 비정상”이라고 꼬집는다. “촬영 기간 중 하루 16시간 근로를 조금이라도 지키는 곳은 30%뿐이고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완벽하게 지키는 곳은 아예 없다”는 지적이다. 19년차 조명 스태프인 B씨는 두 달 전 드라마 촬영을 떠올리며 살인적 스케줄을 설명했다. 그는 새벽 5시 40분에 일어나 7시까지 서울 마포구 상암DMC로 출근했다. 버스를 타고 경기도 의정부 촬영 현장으로 이동한 뒤 8시부터 작업을 시작해 정오까지 일한다. 점심을 먹으며 숨돌리는 것도 잠시뿐 2시 30분부터는 다시 경기 용인으로 이동해 작업하다가 밤 촬영을 위해 다시 경기도 백암면으로 옮긴다. 자정이나 돼야 모든 촬영이 끝난다. 그는 “하루 17시간을 일한 것인데, 집에 가 씻고 2시간 40분 눈 붙이고 다시 현장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몸 쓸 일이 많은 촬영 현장 스태프들은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린다. 오래 서서 일하다 보니 대부분 허리나 척추가 좋지 않다. B씨는 “졸린데 잠은 못 자게 하니까 서서 일하면서 존다”며 “출퇴근 시간에 졸음운전을 하다 사고당하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방송 스태프 노동자들에게 무제한 장시간 노동을 시키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처벌된다. 예전에는 방송업이 근로시간 특례업종으로 지정돼 연장근무를 제한 없이 시킬 수 있었지만, 지난해 3월 근로기준법이 개정돼 법 적용 대상이 됐다.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7월부터 지상파 방송국 등 300인 이상 제작사는 법적으로 방송 스태프들의 주 52시간 노동을 지켜야 한다. 한빛센터 등은 제작사가 사전제작 비율을 높이는 등 제작 관행을 개선해 12시간 노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재판 거래로 수많은 사람 고통…구속 당연” “사법부 자해”

    사법농단 의혹의 중심에 선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여부를 두고 진보·노동단체와 보수단체 등이 대대적인 여론전을 펼쳤다. 23일 양 전 대법원장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된 서울중앙지법 앞에선 사법농단의 피해를 봤다고 호소하는 진보단체들이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때 ‘법외노조’ 통보를 받았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권정오 위원장은 “고법이 전교조의 지위를 회복해 줬음에도 대법원이 다시 빼앗아 갔다”면서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거래해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되돌린 것을 치적으로 삼았다”고 비판했다. 김갑수 공공운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이) 1, 2심 판결을 뒤집고 KTX 승무원의 코레일 정규직 임용을 인정하지 않는 등 수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줬다”면서 “(법적 처벌로) 노동자들의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지회장도 “노동자의 삶을 가지고 재판 거래 대상으로 삼은 양승태를 구속해야 마땅하다”고 호소했다. 반면 양 전 대법원장 구속을 반대하며 맞불집회를 연 보수단체 회원들은 애국가를 부르며 “사법부는 좌파 정권 눈치를 보지 말고 공정한 재판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사장 출신 석동현 자유한국당 부산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사법부를 붕괴시키는 자해 행위”라고 쏘아붙였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양승태 구속하라”vs“풀어줘라”…법원 밖도 ‘전쟁터’

    “양승태 구속하라”vs“풀어줘라”…법원 밖도 ‘전쟁터’

    노동단체-태극기 부대 30m 거리두고 ‘맞불집회’공무원노조 측 “법원 구성원으로 마음 무거워”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 여부를 두고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는 장외 여론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양 전 원장의 재임시절 피해봤다고 호소하는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며 “반드시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콜텍지회 등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구속을 촉구하는 단체들은 “양 전 원장의 대법원이 내렸던 판결 탓에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면서 “양승태를 구속하고 사법부 신뢰를 회복하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 ‘법외노조’(법상 노조 아님) 통보를 받았던 전교조의 권정오 위원장은 “고등법원이 전교조의 지위를 회복해줬음에도 대법원이 다시 빼앗아갔다”면서 “그럼에도 (양 전 대법원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와 거래해 전교조를 법외노조 상태로 되돌린 것을 치적으로 자평했다”고 말했다.김갑수 공공운수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양승태의 대법원이) 1·2심 판결을 뒤집고 KTX 승무원의 코레일 정규직 임용을 인정하지 않는 등 판결로 수많은 사람들에 고통을 줬다”면서 “노동자들의 억울함 풀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근 금속노조 콜텍지회 지회장은 “콜텍 노동자들이 13년째 거리에서 농성하고 있다. 노동자의 삶을 가지고 재판 거래 대상으로 삼은 양승태를 구속해야 마땅하다”고 호소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장 역시 “정리 해고 10년이 지나 서서히 일상을 찾고 있다”면서도 “(이 과정에서 느꼈던) 두려움은 박근혜 정부의 반노동 친자본 정책에 사법부가 함께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피해자 발언을 들은 조석제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본부장은 “법원 구성원으로서 마음이 무겁다”고 말했다. 앞선 기자회견에서는 그는 “양승태의 구속영장 기각은 법원조직 보호 처사 아니다. 제 식구 감싸기와 보은적 처분을 내렸다는 국민의 싸늘한 여론을 법리의 무지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었다. 법원본부는 지난 16일부터 ‘양승태 구속 서명운동’을 벌여 3253명의 구성원들과 1만 12명 국민 서명이 담긴 서명지를 23일 영장 재판부에 전달했다. 반면 양 전 원장 구속 반대 집회를 연 보수단체와 인사들도 법원 앞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주장을 폈다. 이들은 “사법부는 좌파정권 눈치 그만보고 법치주의에 입각하여 공정재판을 하라”고 말했다. 양 전 원장을 응원하려고 현장을 찾았다는 석동현 자유한국당 해운대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검찰이 직전 대법원장을 구속하겠다는 것은 사법부를 붕괴시키는 자해 행위”라고 주장했다.충돌은 없었지만 양측은 오전동안 동-서로 나뉘어 30m 가량의 거리를 두고 날을 세웠다. 양 전 대법관의 구속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우리 쪽엔 경찰이 많아 기자들이 올 수 없는데 저쪽은 왜 자유롭냐”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경찰 법 집행에 협조해달라”고 스피커로 방송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은 충돌에 대비해 오전 9시부터 9개 중대 총 540여명 가량을 법원 앞 도로에 배치했다. 법원 방호팀은 양 전 원장이 지나가는 경로에 일렬로 늘어서서 긴 ‘인간띠’를 만들었다. 양 전 원장은 열띈 여론전을 벌이는 시위대를 지나쳐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설 전에 용균씨 장례 치르게 해달라”

    “설 전에 용균씨 장례 치르게 해달라”

    지난해 12월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벨트를 홀로 점검하다 숨진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당시 24세)씨의 빈소가 태안에서 서울로 옮겨졌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대표자 6명은 “설 전에 장례를 치르게 해달라”며 광화문광장 분향소에서 집단 단식에 나섰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는 22일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안의료원 장례식장에 안치된 용균씨의 시신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 빈소를 차렸다”고 밝혔다. 용균씨의 어머니인 김미숙씨는 “대통령께서 직접 해결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아들 용균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삼키며 여기로 왔다”며 “왜 비정규직이 정규직이 되려고 하는지, 대책위가 단식까지 나서는지 이유를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18일 석탄발전소의 중대재해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특별산업안전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의 위원장과 위원을 이낙연 국무총리가 위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용균씨의 유족과 대책위는 핵심 요구인 재발 방지 대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 해결에 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며 반발했다. 유족과 대책위는 결국 44일간 용균씨의 장례를 치르지 못한 채 서울로 빈소를 옮기게 됐다. 용균씨의 부모는 태안의료원에서 아들의 시신이 옮겨지는 모습을 보며 오열했다. 대책위는 서울로 향하는 과정에서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충남 한국서부발전 본사 앞 기자회견에서는 “김용균과 동료를 죽음으로 내몬 한국서부발전을 용서할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러 청와대가 있는 서울로 간다”고 밝혔다. 이후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앞 기자회견에서는 “연료환경설비운전과 경상정비 비정규직 노동자 6000여명은 정규직 전환자가 제로”라면서 “산업통상자원부와 발전 5사는 연료환경설비운전 등이 국민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상시지속 업무임에도 정규직 업무가 아니라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해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대책위는 용균씨의 49재가 되는 오는 27일 오후 3시 서울 광화문에서 6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한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해결책 엇갈려

    택시·카풀 사회적 대타협기구 출범…해결책 엇갈려

    택시업계와 플랫폼사업자 간 상생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기구가 오늘(22일) 출범했다. 이 자리에는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민주당 택시·카풀 태스크포스(TF) 소속 위원들, 택시노조단체(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전현희 TF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사회적 대타협기구를 통해 갈등과 대립을 멈추고, 택시산업 발전과 공유경제 간의 상생의 길을 찾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실질적인 변화가 체감되도록 택시산업에 대한 혁신적인 지원책을 도출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미 장관도 “교통과 산업서비스의 현실을 냉정히 바라보면서 사업자도 사업이 잘 운영되고, 종사자와 노동자의 생활도 보장되며 이용자도 만족할 만한 서비스가 이뤄지는 합리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택시업계와 혁신적 플랫폼 기술이 결합된다면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계가 상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낡은 규제의 과감한 혁파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풀 시범서비스 출범 당시, 택시업계의 반발이 거세자 서비스를 일시 중단하며 대타협기구에 참여하겠다고 알렸다. 한편 택시업계의 자체 경쟁력을 키워 플랫폼업체와 공존해야 한다는 의견에선 입장이 엇갈렸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당과 정부는 이미 사납금 폐지와 기사 월급제 도입 등을 택시업계에 제시했다”며 “(제안이) 기구에서 합의된다면 그 이상의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카풀 문제를 반드시 먼저 해결한 다음, 정부와 논의해 (택시업계의) 해결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카풀이 아니라 복지나 기사 월급 문제가 부각되는 건 ‘물타기’라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또 강신표 전국택시노조연맹위원장은 최근 국토부가 ‘택시업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활용해야 한다고 논의했다’는 내용의 문건이 나온 것을 언급하며 김 장관에게 “택시 노동자 2명이 분신했는데 반성의 기미도 없이 어떤 (유감) 표현도 하지 않느냐”며 “사과하라”고 소리 높였다. 이에 김 장관은 “택시 노동자들이 목숨을 끊는 비극적 사건에 대해서는 국회에 나와서 여러 번 죄송하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며 “저희들의 마음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양측의 주장이 격해지며 날 선 분위기가 조성되자, 결국 비공개회의로 전환 후 서둘러 종료됐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성평등 기부’ 스파이스걸스 티셔츠, 여성노동 착취하는 방글라데시 공장서 생산

    ‘성평등 기부’ 스파이스걸스 티셔츠, 여성노동 착취하는 방글라데시 공장서 생산

    팝의 본고장 영국 출신 걸그룹 ‘스파이스걸스’(빅토리아 베컴 제외)가 성 평등 캠페인에 기부할 목적으로 그룹의 이름을 내걸고 판매해온 티셔츠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 노동자를 저임금·폭언 등으로 억압하는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현지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재결합 소식을 전한 스파이스걸스는 영국 자선단체 ‘코믹 릴리프’의 성 평등 캠페인을 돕기 위해 ‘나는 스파이스걸이 되고 싶다’(아이 워너 비 어 스파이스걸)라는 문구가 적힌 흰색 티셔츠를 장당 19파운드 40펜스(약 2만 8000원)에 판매해왔다. 그 중 11파운드 60펜스는 자선단체에 기부하기로 되어 있다. 스파이스걸스는 자선단체 모금을 위한 티셔츠 판매 소식을 알리면서 “평등과 민중의 힘은 항상 밴드의 중심에 있었다”고 밝혔었다. 팝가수 샘 스미스, 육상 선수 제시카 애니스 등 유명 인사들은 성 평등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이 티셔츠를 입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인증샷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티셔츠 생산 공장의 여성 노동자들은 벌써 2주째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 환경을 못견디고 재봉틀을 떠나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시간 당 35펜스(약 500원)의 급여를 받으며 하루 16시간 일하도록 강요받고 공장 책임자들에게 폭언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글라데시 공장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는 하루 이틀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10년 가까이 최저임금 인상도 없었다. 2013년에는 한 의류 공장이 무너져 1130여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작업장 안전 상태도 열악하다. 가디언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 의류 공장 노동자들의 희생이 인구 1억 6500만명의 방글라데시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가디언 보도에 스파이스걸스 측 홍보 담당자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해당 공장의 근무환경을 조사하기 위한 비용을 댈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스파이스 걸스는 오는 5월 24일 아일랜드 더블린 크로크 파크 스타디움을 시작으로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 등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빅토리아 베컴, 멜라니 브라운, 게리 호너, 멜라니 치솜, 엠마 번튼 5명으로 구성된 이 그룹은 1996년 데뷔 앨범인 ‘워너비’를 통해 명성을 얻었다. 게리 호너의 솔로 활동 등을 이유로 2000년 12월 해체했지만 2007년 재결합했고, 2012년 런던올림픽 폐막식 무대에서 함께 공연한 뒤로 각자 활동을 펼쳤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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