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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금 가입기간 합산제 도입

    이르면 내년부터 국민연금에서 공무원연금으로 옮겨가거나 반대의 경우에도 개별 연금을 수령할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가족부는 국민연금과 공무원·사학·군인연금의 가입기간을 더해 총 20년이 넘으면 가입자의 개별연금을 보장해주는 ‘공적연금간 가입기간 연계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할 방침이라고 26일 밝혔다. 다만 개별연금 합산 여부는 개인판단에 맡기기로 했다. 복지부는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 올 11월 정기국회에 법안을 제출,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종전에는 개별연금의 의무가입기간을 채우지 못하면 다른 연금으로 옮기더라도 연금이 아닌 일시금만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법안이 공표되면 연금 가입기간이 20년이 넘는 가입자들은 개별연금을 모두 보장받는다. 현행 연금별 의무가입 기간은 국민연금은 10년, 공무원·군인·사학연금은 20년이다. 예를 들어 기존에는 국민연금에 9년 가입한 뒤 이직해 공무원으로 19년 재직하면 국민연금의 일시금만 탈 수 있었다. 그러나 특별법은 국민연금 수령 연령인 만 60세가 지나면 가입 기간만큼의 국민연금을 매월 받도록 했다. 이같은 공적연금 가입기간 연계 방안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연금 수급기회를 주고, 노후보장 사각지대를 축소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온다는 게 복지부측 예상이다. 하지만 8월 공청회를 앞둔 상황에서 앞으로 가입자들이 양쪽 연금을 모두 수령하는 데 따른 추가 재정 규모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는 공무원연금의 경우 최소 가입 기간인 20년을 채우지 못했을 경우, 가입 기간별 연금지급 비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민연금의 경우 5년을 가입하고 옮겨가면 최소 가입기간 10년을 채웠을 때 받는 연금 수령액의 50%만 지급한다. 이번 조치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3년부터 추진됐으나 결국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국정과제로 선정돼 관계부처와 민간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국민연금개혁위원회와 공적연금개혁협의회에서 확정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관계부처간 협의가 어려웠을 뿐 앞으로 제정안의 입법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시론] 공기업 개혁 늦춰선 안되는 이유/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공기업 개혁 늦춰선 안되는 이유/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촛불집회로 혼이 난 정부는, 정권초부터 강조해온 공기업 민영화 정책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한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후보시절 많은 정책공약을 제시하였다. 국민들 마음에 깊이 새겨준 정책상품은 ‘작은 정부를 통한 경제활성화’였다. 그러나 정책다운 정책을 시행해 보기도 전, 촛불에 원칙이 타버린 듯하다. 공기업 민영화를 포함한 정부개혁은 민심을 잡기 위한 정책상품이었고, 다수가 지지하였다. 행동하는 촛불민심 때문에 침묵하는 다수의 정부개혁 바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요사이 감사원 등에서 공기업의 방만 경영에 대한 자료들을 많이 발표하고 있다. 공기업들의 절제되지 않는 낭비적 지출은 우리 경제 규모로 볼 때 사소한 비용이다. 보다 큰 문제는 공공부문으로 인해 국가경제 전체가 부담하는, 보이지 않는 사회적 손실이 너무나 크고, 이 비용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첫째, 공공부문은 본질적으로 효율적인 경영을 할 유인이 없으며, 낭비적 경영이 사적 이익을 높일 수 있다. 이로 인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세금액이 문제가 아니고, 세금으로 야기되는 일할 의욕상실, 투자의욕 상실의 비용이 더 크다. 둘째, 공기업이 존재하면, 해당 분야에서 민간경제는 발전할 수 없다. 공공성을 앞세워 많은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이상, 민간영역의 발전은 원천적으로 어렵다. 셋째, 공공성을 앞세운 공기업이 팽창하게 되면, 민간시장의 규제가 강화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규제는 민간이 부담하게 되는 또 다른 형태의 세금이 된다. 넷째, 민간은 정부규제를 좀더 비용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정치권과 관료를 대상으로 로비를 해야 하므로, 그만큼 경제성장의 잠재력을 저해한다. 다섯째, 노동시장에서 민간기업보다는 공기업에 대한 선호가 높아서, 노동시장에 왜곡을 가져다 준다. 한국의 많은 인재들이 진취적인 민간기업보다는 신이 내린 직장으로 쏠리게 되면, 성장을 위한 인적 동력을 잃어버리게 된다. 공기업 민영화 정책은 단기적으로 매우 어렵다. 민영화 대상 이해 당사자들의 저항은 너무도 당연하고, 합리적 행동이다. 기득권을 침해받는데, 장기적 국가발전이란 논리로 어떻게 설득할 수 있겠는가. 이들 집단들은 기득권 보호를 위해 공공성 논리로 무장하여 정치권과 정부를 대상으로 정치적 행동을 할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과 관료들의 입장에서도 다수의 침묵하는 무관심 집단보다는 소수의 행동하는 이해집단들과 결탁하는 것이 본인들의 사적 이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공기업과 같은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개혁하는 것은 이해관계의 방정식상으로 해답이 존재하지 않으므로,‘철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그래서 공기업 개혁은 정치상품을 내걸고, 국민의 다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집권초에만 할 수 있는 정책인 것이다. 촛불민심은 미국 쇠고기 문제에서 점차로 민영화 반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득권을 침해당하는 이해당사자들이 촛불민심에 합류하고, 촛불을 이용하는 것은 당연한 행동이다. 민영화 시행은 한해로 끝날 정책이 아니고, 임기 내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정책이다. 집권초에 민영화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사회전체가 지금부터 효율적 구조로 꿈틀거리기 시작하고, 열매는 정권말기에야 나타난다. 촛불민심도 중요하겠지만, 이 정부를 지지했던 침묵하는 다수 민심의 바람도 읽을 수 있는 지도자라야 한국은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다.현진권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 “지식·사회분야 생산성 높이고 수출 정책 수정”

    저성장·저고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부문간 생산성 격차 해소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출위주의 교역상품과 내수 위주의 비교역 상품간의 생산성 격차가 저성장·저고용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연구원 최공필 박사는 15일 ‘고용친화적 성장전략’이란 보고서를 통해 “우리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금리·물가 등 단기적인 처방외에 고용있는 성장전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최 박사는 “고용 친화적 성장전략의 핵심은 특정 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보다는 부문간 존재하는 생산성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라면서 “교육·금융·법률·의료 등 지식 및 사회복지서비스 분야의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교육제도의 문제,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 환율정책, 시장인프라의 취약 등이 고용창출의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특히 제조업 위주의 수출패러다임으로 성장모멘텀을 유지하는 국가일수록 비교역재의 가격 상승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어 환율의 절상을 유도한다.”면서 장기적으로 수출드라이브 정책의 수정을 주장했다. 최박사는 “서비스 분야의 고용부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방과 FTA를 통한 시장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김영준의 논술·교육칼럼] 논쟁의 기술 (1)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논쟁의 기술’ 중에서 몇 가지 기본기들을 최근의 사회적 쟁점과 관련지어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상대방의 동네에서는 싸우지 마라, 우리 동네로 끌고 와서 싸워라. 프레임(frame)의 재구성이라고도 부르는 이 기술은 논쟁에서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것이다. 프레임이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나 관점을 형성하는 사고의 틀을 말한다. 예를 들어 광우병 쇠고기 논쟁과 관련해 상대방이 “전문가들의 의견이 발병 확률이 10억분의1도 안 된다고 합니다. 왜 그렇게 비과학적으로 생각하세요?”라고 말한다면 상대방은 이 문제를 과학·확률이라는 프레임으로 끌고 가려는 것이다. 이때 “제가 조사한 바로는 그 확률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또는 “그 확률을 조사한 사람들이 누굽니까?”라고 말하면 상대방 동네에서 싸우게 된다. 이 프레임 안에서는 결코 논쟁의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이때 프레임을 재구성하기 위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입니다. 국민이 주인이고 당신은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하고 일합니다. 국민이 알고 싶은 것만 말하세요. 국민에게 중요한 문제는 생명이지, 확률이 아닙니다. 그리고 오늘 논의의 핵심 문제는 국민이 원하지도 않는 위험한 쇠고기를 제멋대로 수입하는 당신들의 비민주적인 행동방식입니다. 확률 문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알아보아도 늦지 않으니 오늘 이 자리에서 확률 얘기는 안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면 된다. 프레임이 확률문제에서 민주주의 문제로 확 바뀌면 상대방이 준비한 방대한 자료는 휴지조각이 된다. 따라서 치열한 논쟁일수록 먼저 프레임을 자기 쪽으로 끌고 오는 것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 자신의 단어로 논쟁하라. 예를 들어 ‘상속세 인하 정책’은 ‘현대판 신분제도’로,‘기업 규제 완화’는 ‘재벌 강화 정책’이나 ‘재벌에게 몰아주기 정책’으로,‘비정규직 노동자’는 ‘곧 해고될 노동자’로,‘노동시장 유연화’는 ‘노사공존 파괴’ 등으로 개념을 재규정하는 것이다. 말로 하는 전쟁, 즉 논쟁에 있어 프레임을 바꾸는 것이 싸움의 장소를 우리 동네로 옮기는 것이라면, 개념을 바꾸는 것은 무기를 빼앗는 것과 같다. 상대방이 총과 방탄복을 준비하고 나왔으면 오늘은 팔씨름으로 결정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다.‘값싸고 질 좋은 쇠고기’라고 말하자마자 ‘미국인들은 거들떠보지도 않는 쇠고기’,‘팔 곳 없는 쇠고기’,‘버려졌던 쇠고기’로 언어의 정의를 바꾸어야 한다. 자신이 정의한 언어는 상대방의 동의와 상관없이 논쟁 내내 일관되게 써야 하며 청중에게 자연스러워지는 것만으로도 이미 논쟁의 주도권은 자기에게 넘어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제 남은 일은 자신의 주장을 거부할 수 없도록 쐐기를 박는 것이다. 대치동 김영준 국어논술전문학원장·EBS 언어논술강사
  • 일시적 실업자도 산별노조 허용 검토

    노동부가 19일 노동규제를 수요자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노동규제개혁 방침을 발표하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노동부는 이날 “노동시장이나 노사관계를 둘러싼 환경변화로 법제도나 정책이 현실 적합성이 떨어지거나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면서 노동규제 전면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노동부는 법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규제는 다음달에 노동규제개혁위원회를 열어 즉각 고치기로 하고, 법개정이 필요한 경우에는 10월까지 추진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노동부의 규제완화 방안에는 무노동·무임금을 지켜나가는 방안과 노조전임자에게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기간제 노동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하고 대체근로 금지규정 등을 손질하는 것도 검토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일시적 실업자나 구직자 등에게도 개별기업이 아닌 산별노조나 지역노조 같은 초기업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여 관심이 되고 있다. 이는 “‘근로자’에는 특정한 사용자에게 고용되어 현실적으로 취업하고 있는 자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실업 상태에 있는 자나 구직중인 자도 노동3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는 한 그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초기업 단위 노조가입에 대해서는 경영계도 산별노조나 상급단체 등에 노동운동가만 양성해 주는 결과를 초래해 노사관계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MB “과거 뛰어넘어야 미래 있다”

    MB “과거 뛰어넘어야 미래 있다”

    이명박 정부의 ‘21세기형 집현전’으로 불리는 대통령 자문기구인 미래기획위원회가 15일 첫 회의를 개최하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며 국내외 석학들과 함께 국가 미래 비전과 전략 수립 작업을 본격화했다. 문화·디자인 등 ‘소프트 파워’와 나노·바이오·로봇, 기후변화 전략 등 신(新)성장동력 및 미래·첨단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대통령된 뒤 보수라고 비판” 이 대통령은 이날 “오늘 이 사회가 과거에 얽매이고 과거와 싸우면서 많은 것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에, 희생되는 것은 미래”라면서 “과감히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신천지를 창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든다는 것은 과거에 얽매여서 만들 수 없다. 과거를 뛰어 넘고 오늘을 넘어야 미래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책을 만들고 전달할 때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는 방법을 배울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젊은 세대에게는 아무리 좋은 정책도 재미, 즉 ‘fun’이 없으면 의미가 크게 떨어진다.”면서 “인터넷 시대인 이들 세대에게 정부 문서는 공자가 문자 쓰는 격이다.30∼40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책을 설명할 때와 10대 등 젊은 세대에게 설명할 때의 방식은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개그 프로그램을 일부러 유심히 보곤 하는데, 젊은 사람들의 사고를 배우기 위해서다.”라면서 “사실 내 생각은 매우 진보적이다. 지난 대선 때는 여느 후보보다 진보적 성향이 강한 후보로 분류되곤 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보수라는 비판이 나온다.”며 ‘서운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회의에 참석한 프랑스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석학 기 소르망 박사는 ‘글로벌 시대, 한국의 국가브랜드 제고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한국 경제 활성화 방안과 자유무역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기 소르망 박사는 “현재 한국경제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많은 면에서 뒤처져 있는 상황이고 아직 성숙단계에 접어들지 않았다.”고 진단하면서 “성장률을 더 높일 수가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조세인하 ▲노동시장 유연성 ▲양질의 교육 등을 통해 성장동력을 재점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기 소르망 박사는 “글로벌 시대에는 한국문화에 바탕을 둔 우리 고유의 국가브랜드 창출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번 5년 선진국 마지막 기회” 대통령 국제자문위원장을 맡은 도미니크 바튼 매킨지 아시아태평양 회장은 ‘선진화와 한국의 현 위치’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국가의 맹추격과 고령화로 인해 이번 5년이 한국이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했다. 특히 그는 “과학과 기술 등 ‘하드 인프라’는 선진국 수준이지만,‘소프트 인프라’ 분야는 선진국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면서 “선진국과의 물리적·경제적 격차는 물론 인적·사회적·경제적 격차를 극복해야 선진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경제 활력 찾으려면 교육質 높여야”

    “한국경제 활력 찾으려면 교육質 높여야”

    프랑스 문화비평가 기 소르망(64) 전 파리대 교수가 “한국 경제가 다시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학 등 고등교육 수준을 높이고 세계적인 상품 브랜드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4일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위원장 안병만 전 한국외대 총장) 1차 회의에서 주제발표를 하기 위해 내한한 기 소르망은 13일 서울 프랑스문화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의 둔화 원인과 활성화 방안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기 소르망은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 이유로 중국과의 치열한 경쟁 등 외부 요인을 꼽고 있지만 이는 유효하지 못한 분석”이라면서 “성장둔화는 절대적으로 내부 요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5년간 한국은 노동 투입량이 줄어드는 대신 여가 시간이 늘어났다.”면서 “노동량을 줄이면서 경제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 소르망은 한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고등교육의 질적 향상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상품 브랜드 창출 ▲한국의 국가 인지도 제고 등을 제시했다. 그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경제적 역동성을 창출한다.”면서 “여론을 의식하면 쉽지 않은 정책이지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지도자가 이 원칙을 잘 수용해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화 신봉자´로서 시장경제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피력해온 기 소르망은 이 같은 견해를 14일 이명박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를 초청한 것은 한국의 경제를 다시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조언을 듣기 위함”이라면서 “이 대통령이 한국의 미래를 성찰하는 위원회를 만드는 데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 소르망은 14일 미래기획위원회 1차 회의에서 대통령 국제자문단 자문위원으로 위촉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방한에 맞춰 자신의 책 ‘경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문학세계사)도 펴냈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진출 기업 구조조정 필요하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중국진출 기업 구조조정 필요하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중국이 노동합동법을 제정해 시행한 지 4개월이 경과됐다. 이 법령을 예의주시한 한국노동교육원의 제안에 따라 제1회 동북아 노동교육기관 포럼이 지난달 말 베이징에서 열렸다. 한국·러시아·중국·일본 4개국의 노동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서 중국의 신노동법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중국의 신노동법의 핵심은 노동자에 대한 퇴직금 등 경제적 보상을 강화하고 서면계약 강제 및 무기계약 조치 등 노동시장의 경직성 강화를 유도함으로써 중국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이다. 예컨대 채용한 지 한 달 이내에 서면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면 평균 임금의 배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책임이 기업에 있으며,2회 이상 계약 경신을 할 경우에는 자동적으로 무기계약화하는 것으로 간주한다는 독소 조항이 들어 있다. 이는 노동시장 유연성이 강화되는 세계 흐름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번 법 개정에 참여했던 잉장(潁姜) 중국노동교육원 교수 등 중국 대부분의 학자들은 지금의 새로운 법 제정은 과거 법 위반시 태만했던 조치를 제지하는 것이 근본 취지라면서 새로운 법적 의무를 외국투자기업에 부여하는 조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청옌위안(程延園) 인민대 노동법 교수는 신노동법은 중국 국영기업 등이 해고가 더욱 어려워져서 타격이 예상되지만, 다국적기업은 기업경영상의 이유를 들어서 지금과 같이 해고를 자유롭게 하는 조치는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서 옌후이(顔輝) 당서기 등 고위 당국자들은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보아 당초 우려했던 외국기업의 투자 위축 등 후유증 없이 연착륙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럼에도 필자는 한국을 비롯한 외국투자기업에 중국의 신노동법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를 떨쳐버릴 수 없다. 특히 한국과 같이 중소기업이 중국 진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국가에서는 심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포럼에서 다니구치 일본생산성본부 이사장은 중국 신노동법이 발효되었지만 일본의 대중국투자기업은 대기업과 고도기술집약산업이 주축이므로 다소간의 노동비용 상승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슐러스 러시아 사회과학원장 역시 당연한 조치라고 받아들이면서 러시아도 유사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문제는 중국에 진출하고 있는 한국의 중소기업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한국의 대중국투자는 꾸준히 늘어 2007년 9월 기준 우리나라 전체 해외투자의 46.7%를 차지해 2002년 이후 최대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했다. 특히 이들 투자기업은 중소기업이 건수 기준으로 95.4%나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의 대부분이 한국의 전투적 노동운동, 과도한 임금상승, 그리고 경직된 노동시장 등을 피해 진출한 한계기업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중국 내 새 노동법 발효로 더 이상 메리트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 그런데도 중국이 인도와 더불어 세계 최대 시장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에 무작정 중국진출을 감행하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젠 외환보유고 세계 1위 중국은 무작정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려는 배고픈 하마가 아니다. 올해에도 10% 경제성장을 질주하고 있는 중국은 더 이상 우리의 한계기업을 반기는 80년대의 낙후 국가가 아니다. 우리는 서둘러 중국진출기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할 시기가 도래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빠른 속도로 글로벌화하는 중국을 보면서 우리가 설 땅은 어디인지 두려운 생각이 드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닐 게다. 이제부터라도 중국진출기업들은 중국의 새로운 노동계약법을 찬찬히 살펴보고, 과연 중국이 우리가 기대하는 꿈의 땅인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수 있길 바란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 [열린세상] 일자리 창출은 ‘인간안보’의 첫걸음/권대봉 고려대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열린세상] 일자리 창출은 ‘인간안보’의 첫걸음/권대봉 고려대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학교교육은 개인이 장차 사회에서 시민으로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이다. 학교교육을 마쳤지만 실업상태가 되면 개인은 물론 가족도 고통을 겪는다. 일자리 없는 젊은이들의 숫자가 매년 누적될수록 사회적 건강도는 떨어지고 국가경쟁력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일자리는 인간의 생존조건이 되었다. 일자리 없이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고 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제적인 역량을 갖추고 다국적 기업이나 국제기구에서 일하기 위해 해외취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에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해외로 일자리를 찾아가는 이주노동자도 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은 인간안보의 첫걸음이다.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사무총장은 2004년 제2차 아시아태평양 국토안보 정상회의에서 “일자리 창출과 고용을 통해 시민의 생계를 보장하고, 평화롭고 안전한 아세안을 만드는 것이 사회에 대한 위협을 차단할 수 있는 길이다. 그래야 인간안보가 가능하다.”며 일자리 창출을 인간안보의 기본과제와 연결했다. 일자리 창출은 노동정책의 핵심이다. 필리핀 정부는 2004∼2010년 발전 계획에서 “노동정책의 기본원칙은 양질의 생산적인 일자리 창출이다. 양질의 생산적인 일자리란 적절한 소득, 근로기본권, 사회보호 그리고 노·사·정과 사회 대화를 통한 민주적 과정의 참여가 보장되는 것이다.”라며 국가발전을 위한 노동정책은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이라고 기술했다. 일자리 창출은 개발도상국가의 선진국 진입 요건이다. 인도 대통령은 2005년 건국기념 축하 전야제 행사에서 “인도가 2020년까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76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한국의 경우도 일자리 창출이 주요 사회문제이다. 학교가 배출하는 인재 공급구조와 노동시장이 필요로 하는 인재 수요구조의 괴리가 심각하기 때문에 기업은 구인난이지만 청년들은 구직난에 봉착해 있다. 모든 학생들을 대학을 향해 한 줄로 세우는 모노레일 사회 시스템과 교육정책 때문에 대졸 실업자는 넘쳐 난다.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까지 국가가 통제하는 획일적인 교육 탓에 창의력을 갖춘 탤런트급 인재는 공급이 부족하다. 게다가 교육의 질 관리 시스템이 부실해 어떤 단계의 학교든 일단 입학하면 거의 모두 졸업하기 때문에 기반 인력 공급 또한 부족해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한국의 노·사·정이 먼저 해야 할 일은 한 줄 세우기식 모노레일 단선형 교육 시스템을 여러 줄 밟기 멀티트랙 다선형 체제로 바꾸어 인재 배출구조와 인재 고용구조의 괴리를 좁히는 일이다. 동시에 사회구조도 여러 줄을 밟아서 일자리를 구해도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고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멀티트랙 시스템으로 재편하는 것이다. 노동부의 능력개발카드제와 교육과학기술부의 평생학습계좌제도를 교육구조와 고용구조 그리고 사회구조를 재편하는 기제로 활용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의 인프라는 노·사·정뿐만 아니라 국회가 함께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가능하다. 캐나다는 일자리 창출 파트너십(Job Creation Partnerships)이라는 고용 프로그램을 운영해 노동시장을 개발하고 있다. 미국 국회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법(Job Creation Act of 2004)을 만들어 정부가 기업의 일자리 창출을 돕도록 했다. 일자리 창출의 주역은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면 공공부문이 비대화되어 민간부문을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정부는 민간부문의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지렛대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기업이 일자리 창출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노동계는 물론 법을 만드는 국회와 인재를 공급하는 교육계가 공동으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때다. 권대봉 고려대 교수·한국인력개발학회 고문
  • 제주, 외국인 캐디 추진

    제주도가 골프 비용의 거품을 빼기 위해 외국인을 경기도우미(캐디)로 채용하는 방안을 추진,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최근 제주지역 일부 골프장이 경기도우미 외국인 채용을 건의한 것과 관련,“정부 당국에 이를 요청해 놓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외국인 경기도우미 채용은 인건비 절감과 캐디 부족 현상 등을 모두 해소할 수 있어 제주는 물론 전국 골프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그러나 외국인 경기 도우미 채용 허용은 사실상 관광노동시장 개방을 의미하는 것으로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제주도는 2005년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제정 당시 이를 추진했으나 지역 노동계의 반발과 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김 지사는 “최근 제주를 방문한 한승수 국무총리에게 외국인 경기도우미 채용을 허용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면서 “정부가 구체적인 검토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주지역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제주관광노조는 “제주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국인 경기도우미 채용 허용 추진을 즉각 철회하라.”면서 “제주도민과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뺏는 외국인 노동시장 개방에 대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비정규직보호법 속도 조절하라/ 우득정 논설위원

    이번엔 일자리 비상이다. 정부가 지난 2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내린 진단이다. 새 정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물가 불안보다 고용 불안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한다. 급격한 일자리 감소가 경기 침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용 불안의 심각성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11월까지 28만∼30만명 수준을 유지했던 신규 취업자는 12월 26만 8000명으로 줄어들더니 올 1월에는 23만 5000명,2월에는 21만명으로 급락했다. 오는 16일 발표되는 3월의 고용동향에서는 신규 취업자가 20만명 이하로 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울한 분석도 있다. 이명박 정부가 대선당시 공약한 연 60만개의 일자리 창출에서 수정제시한 연 35만개에도 60%를 밑도는 수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고용변동 내용이다. 연간 4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던 서비스부문에서 10만개 이상 줄었다. 지난 2월 임시·일용직 10만 8000명, 비임금근로자 8만 7000명이 줄어든 데서 확인된다. 미국에서 시작된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채권)의 여파로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빠르게 위축되면서 경기 변동성이 큰 변두리 일자리부터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 경기 침체에 대비해 신규 채용을 줄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특히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으로 고용 유연성의 이점이 사라진 비정규직의 채용을 기피하는 것은 탓할 바가 못된다. 그렇다고 사회적 약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일자리 붕괴의 재앙을 방치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는 총선이 끝나면 수도권 규제를 대폭 완화하고 주택을 비롯한 건설 수요를 부추기는 식의 내수진작 방안을 궁리하고 있는 모양이다. 한국은행에 대한 금리 인하 압박도 한층 드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러한 부양책은 자칫하면 시장의 흐름을 왜곡시켜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 차라리 오는 7월로 예정된 100인 이상 300인 미만의 중소사업장에 대한 2단계 비정규직보호법 적용을 일정기간 유보할 것을 권하고 싶다. 지난해 7월 공공부문과 대규모 사업장에 대해 비정규직보호법을 적용한 결과, 비정규직을 보호하기는커녕 도리어 일자리에서 내모는 결과를 초래했다. 최저임금제 시행 확대가 아파트 경비원 등의 일자리 소멸로 귀결됐듯이 선한 의도로 출발한 제도가 반드시 선한 결과만 낳지 않는다는 사실이 다시 입증된 것이다.‘보호’보다는 노동시장 유연성을 옥죄는 ‘규제’로 작동한 탓이다. 아직도 끝모를 대치상황이 계속되고 있는 이랜드 사태가 이를 방증한다. 현행 비정규직보호법은 노사 모두가 불만이다. 양측의 접점을 찾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는 중소사업장에 대해 법 적용을 밀어붙이기보다는 1단계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및 아웃소싱 비율, 비정규직 일자리 감소와의 인과관계 등을 먼저 세심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 현재 비정규직의 90% 이상이 중소·영세사업장에 몰려 있다. 지난해 말부터 중소사업장의 아웃 소싱이나 일자리 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도 비정규직보호법의 영향이라고 봐야 한다. 이와 함께 지난해 3월 중국동포들에 대한 방문비자 취업허용 이후 최소한 5만명 이상이 국내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음에도 취업 통계에서 누락된 것은 문제다. 비정규직보호법의 적용시기 조절과 더불어 취업 통계도 현실에 맞게 조사 샘플링 대상을 수정할 것을 권고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여성정책 ‘여성발전→양성평등’

    여성보호 위주의 ‘여성발전기본법’이 남녀평등 중심의 ‘양성평등기본법’으로 전면 개정된다. 또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 후에도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촉진법’ 등이 제정된다. 여성부는 지난 22일 이같은 내용의 올해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업무계획에 따르면 여성부는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이 여성 권익보호에만 치우쳐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라 ‘양성평등기본법’으로 개정,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로 했다. 양성평등기본법에는 가정·사회·경제 분야 등에서 남녀의 동등한 책임과 참여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여성인력 개발정책은 취업 지원과 일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출산 전후로 노동시장을 이탈한 뒤,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거나 비정규직이 되는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경력단절여성 경제활동촉진법’을 제정한다. 노동부와 함께 2012년까지 전국 100곳에 ‘여성 다시일하기 센터’(다일센터)를 지정·운영할 계획이다. 기업의 여성 친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여성친화지수’(WFI)와 ‘여성친화인증마크’ 등도 도입해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도 조성할 방침이다. 여성의 인권보호와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도 확대·강화한다. 우선 현재 15곳인 ‘여성폭력피해자 지원센터’를 내년부터 4년 동안 매년 1곳 이상씩 확대하고,3곳에 불과한 ‘아동성폭력 전담센터’도 내년부터 3년간 매년 2곳씩 늘려 상담·의료·법률·수사에 대한 종합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신·변종 성매매를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해외 성매매 방지전담팀도 운영할 계획이다. 해외성매매 범죄 관련자에게 여권 발급을 제한할 수 있도록 여권법을 개정, 오는 6월 시행할 예정이다. 이밖에 현재 시행 중인 성별영향평가는 2010년까지 공기업 등 공공부문으로 확대할 방침이다.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노사 교섭창구 단일화 시급”

    “노사 교섭창구 단일화 시급”

    김대환(인하대 교수) 전 노동부 장관은 21일 “노사분규는 ‘법과 원칙’에 입각해 ‘대화와 타협’으로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현재와 같은 불신구도에서 탈피하려면 노사관계를 투명하고 책임 있는 계약관계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서울 삼성동 코엑스 아셈홀에서 열린 한국선진화포럼(이사장 남덕우 전 총리) 월례토론회에서 “정부는 무간섭 정책을, 그리고 ‘편법’과 ‘떼법’,‘정서법’ 등이 통하지 않도록 법치주의를 정착시켜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참여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낼 당시에도 그는 노사관계에 법과 원칙을 강조한 바 있다. 김 전 장관은 “노사관계 선진화 법제의 남은 과제는 교섭창구 단일화”라면서 “사업장내 복수노조를 허용하겠다고 선언해 놓고 교섭창구 단일화의 법제화는 10년째 연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정대로 2010년 복수노조가 허용되고 지금처럼 교섭창구가 단일화되지 않으면 노노(勞勞)분쟁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전 장관은 “노동시장의 유연·안정화를 위해서는 대기업과 공공부문은 유연성을 강화하고 중소 영세기업과 취약 근로계층을 일정하게 보호하는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사회안전망도 확충해 나가야 노동시장의 유연·안정화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7) 리콴유 싱가포르 前총리

    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런 나라를 아시아의 용으로 키운 이는 리콴유(李光耀·85) 전 총리다.1959년부터 1990년까지 31년간 싱가포르를 이끌었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그를 가리켜 “수에즈 운하 동쪽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이라고 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시대가 인물을 만드는지, 인물이 시대를 만드는지의 오랜 의문에 후자라는 해답을 준 이”라고 극찬했다. 광둥 하카(중국대륙을 떠나 다른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이주민)에서 ‘건국의 아버지’가 된 리 전 총리. 그는 지난해 8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회고했다.“싱가포르는 원래 존재할 수 없는 나라였다. 그래서 살아남는 데 필요하다면 무조건 오케이였다.” ‘리콴유 개혁’의 핵심은 다름 아닌 ‘국가 생존’이었던 것이다. ●국가생존 전략 ‘12345 비전´ 서른여섯에 그가 총리가 된 1959년, 싱가포르자치령의 1인당 국민소득은 400달러(40여만원)에 불과했다. 실업률은 13%를 넘었다. 중국계, 말레이계, 인도계 등 여러 인종이 뒤섞여 툭하면 폭동과 파업이었다. 그나마 자원이 있는 말레이시아에 기대 살아보려고 1963년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했지만 이내 인종 갈등으로 쫓겨났다.‘원치 않는 독립’이었다. 1965년 싱가포르공화국을 세운 변호사 출신의 젊은 엘리트 총리는 ‘12345비전’을 내걸었다.1명의 부인,2명의 자녀,3개의 침실,4바퀴 달린 승용차,500달러 주당 소득이라는 야심찬 청사진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아내를 네 명까지 둘 수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의 ‘747공약’을 연상시킨다. 문제는 비전을 현실화시킬 수단이었다. 당시 싱가포르는 돈도 자원도 없었다. 마실 물조차도 없어 말레이시아에서 사다 먹는 형편이었다. 리 총리는 ‘없으면 오게 하자.’고 생각했다. 돈, 물건, 사람을 끌어 모으기로 한 것이다. 그러자면 유인책이 필요했다. 규제부터 대폭 풀었다. 외국기업이라도 사업설명서를 제출한 뒤 승인만 받으면 국가에서 연구개발비를 지원했다. 영어 공교육을 강화, 의사소통도 가능하게 했다.2차 오일쇼크의 와중에도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국제공항을 지었다.1981년 개항한 창이 국제공항이다. 정부 주도의 투자회사(GIC)와 국부펀드(테마섹홀딩스)도 만들었다.GIC는 훗날 우리나라의 한국투자공사(KIC) 모델이 됐다. 의사소통(영어)이 되는 인력자원, 해고가 자유로운 노동시장, 편리한 교통, 빗장 푼 규제 등은 싱가포르에 돈과 사람을 가져다 주었다. 그가 총리직에서 물러나던 1990년, 싱가포르의 1인당 국민소득(1만 2200달러)은 취임 당시보다 무려 30.5배나 불어났다.‘(말레이시아에서)버림받은 작은 섬’이 아시아의 금융·물류 허브로 변신한 것이다.2006년 싱가포르의 외국인 투자 유치액(242억달러)은 우리나라(112억달러)의 두 배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이 발표한 국가경쟁력 순위도 지난해 싱가포르(2위)는 우리나라(29위)보다 훨씬 앞섰다. ●강력한 리더십 근간은 실용·반부패 리 총리가 경제개혁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단행했던 것은 부패 척결이다. 부패행위조사국(CPIB)을 신설, 막강한 권한을 부여했다. 최측근이자 절친한 친구에게도 예외는 없었다.20만달러 뇌물수수 의혹을 받던 테체앙 당시 국가개발부 장관은 오랜 동지였던 리 총리의 단호한 태도 앞에 결국 자살을 선택했다. 그렇다고 무조건 청렴만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리 총리는 공무원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렸다. 지금도 싱가포르 총리의 연봉(132만달러·13억원)은 미국 대통령(약 44만달러)의 3배, 한국 대통령(2억 4000만원)의 5배가 넘는다. 대신,‘파인(벌금) 공화국’ ‘태형의 나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인구 450만명의 작은 도시국가가 거대 미국사회의 거센 반발에도 공공기물을 파손한 미국인 청년(마이클 페이)에게 기어코 곤장 6대를 때린 일화는 유명하다. 리 총리는 포커게임으로 가산을 탕진한 아버지 때문에 도박을 지독히 혐오했다. 그러나 “세계경제 흐름이 바뀌고 있다.”며 2005년 싱가포르 정부의 카지노산업 허가를 지지했다. 이같은 실용주의와 원칙주의는 그가 퇴임한 후에도 강력한 ‘그림자 리더십’을 발휘하는 근간이 됐다. 물론 정치 인생을 둘러싸고는 논란이 따른다. 그는 부유한 중국계 집안에서 태어나 영국 유학(영국 케임브리지 법대)을 거쳐 변호사가 됐다. 이후 노동운동가로 변신, 좌파와 연대해 권력을 잡은 뒤 좌파를 몰아내고 화교자본을 끌어들여 정권을 지켰다. 그의 통치철학에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섞여 있는 것은 이 영향으로 풀이된다. 그런 그도 벌써 여든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여전히 ‘작은 나라의 위대한 거인’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90년대 DJ·리콴유 사상논쟁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1990년대 DJ(김대중 전 대통령)와 벌인 사상논쟁이다. 리 전 총리는 서구 민주주의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거부하고 자주적 정치체계를 만들려 애썼다. 덩샤오핑 전 중국 주석, 박정희 전 한국 대통령과 ‘닮은꼴 리더십’으로 불리는 이유다. 그 근간이 바로 유교적 철학에 바탕을 둔 ‘아시아적 가치’였다. DJ는 아시아적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부작용의 폐해에 눈돌렸다.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지도자들간의 이례적 사상논쟁이었다. 당시에도 국제사회에서 큰 화제가 됐지만 지금도 종종 국제 심포지엄 화두로 오르내린다.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리 전 총리가 자유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몰랐다거나 평가절하했던 것은 아니다.”면서 “다만 거기까지 가는 과정이 길고 고통스러우니 도달 속도를 단축하기 위해 아시아적 가치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색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리콴유 업적’ 빛과 그림자 정호상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익에 도움되면 누구와도 손잡는다는 실용주의 표방이나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외국인 고문을 영입한 MB(이명박 대통령)정부는 리콴유 정부와 여러모로 닮았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그러나 “1950∼1960년대 일반 대중이 무지하다는 전제를 깔고 시작한 것이 리콴유 개혁이었다.”며 “지금은 사회수준이 높아지고 이해관계도 복잡해져 (우리나라에)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다.”고 경계했다. 그는 “(리콴유의)강력한 리더십과 부패청산 의지 등은 MB정부가 벤치마킹해야 할 대목이지만 지나친 엘리트주의, 국익 앞에 개인을 희생시킨 전제주의 등 부정적 유산도 많은 만큼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소수에게 최상의 대우를 해주는 엘리트주의는 가뜩이나 작은 도시국가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었다. 엘리트와 열패자 사이의 위화감이 심각하다. 국내 금융계조차 싱가포르투자청(GIC) 사람들의 엄청난 엘리트의식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인권을 탄압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나친 원칙주의는 개인과 기업의 창의성을 억압하기도 했다. 청렴했다고는 하지만 독재자란 굴레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2001년 홍콩 중문대가 리콴유에게 명예 법학박사 학위를 주려 하자 학생들이 “독재자”라며 거세게 반대시위를 벌인 적도 있다. 권력 세습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싱가포르 현 총리(리셴룽)는 그의 장남이다.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테마섹의 최고경영자(호칭)는 그의 며느리다. 그 자신 지금도 싱가포르투자청(GIC)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우리나라의 싱가포르 열풍이 요즘보다 더 극심했던 적이 있다.YS(김영삼)정부 출범 초기 때다.‘리콴유-권력과 리더십’ 책을 쓴 양승윤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당시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싱가포르를 배운답시고 어찌나 많이 갔던지 싱가포르 정부가 대사관을 통해 ‘업무에 지장이 많으니 자중해 달라.’고 요청했을 정도였다.”고 비화를 소개했다. 양 교수는 “리콴유는 사회주의적 가치관에 자본주의를 받아들여 가부장적 철권통치를 휘두른 사람”이라며 “작은 도시국가이기에 리콴유식 개혁이 가능했던 대목도 있고 우리나라와는 사회구조의 틀도 다른 만큼 옥석을 가려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의 지속 성장에 주목했다. 양 교수는 “서방의 많은 학자들이 싱가포르 경제가 1987년에 과포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싱가포르는 견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면서 “MB정부가 배워야 할 대목은 바로 이 점”이라고 환기시켰다. 소유는 국가가 하고 경영은 민간에 맡기는 싱가포르식 공기업 민영화 모델도 ‘노사정위원회 위상 강화’라는 전제조건이 요구된다는 조언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도 “GIC와 테마섹이 꼭 잘한다고는 볼 수 없는 만큼 (싱가포르식 모델 도입에)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경제 살린 세계의 지도자] (6) 슈뢰더·메르켈 독일 前·現 총리

    |베를린 이종수특파원|수출 5년째 세계 1위,2006년 경제성장률 2.7%, 실업률 지속적 감소…. 독일의 경제 호황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최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만나 “독일의 발전은 유럽이 따라가야 할 모델”이라고 격찬했을 정도다. 근년 독일 경제호황의 틀을 다진 지도자를 들라면 현지에서는 어김없이 ‘어젠다 2010’으로 상징되는 과감한 개혁 정책을 밀어붙인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를 꼽는다. 반면 메르켈 총리의 지속적인 개혁 정책 덕분이라는 분석도 덧붙는다.‘쌍두마차의 공조’라는 분석이다. ●폴크스바겐사 이사 영입… 노동 개혁안 마련 1998년 사민당-녹색당 연정으로 슈뢰더가 처음 총리로 취임했을 당시 독일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었다. 2001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급락했고 고질병인 실업률도 크게 증가하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침체현상이 두드러졌다. 이 현상이 경기 순환적 요인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 경제 구조의 취약성에서 생겨난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메스’를 댈지가 문제였다. 수십년 동안 연방 정부가 지원해온 실업자 정책 등 관대한 사회복지제도에 익숙한 노동계의 반발이 불 보듯 뻔했다. 이는 사민당의 지지율 하락을 의미했다. 취임 초기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잣대”라고 공언했던 슈뢰더 총리가 마침내 2003년 3월 연방 하원에서 ‘어젠다 2010’이라는 칼을 뽑았다. 이를 위해 2002년부터 폴크스바겐사의 피터 하르츠 인사담당 이사를 위원장으로 임명해 4단계 노동시장 개혁안을 마련했다. ‘어젠다 2010’의 주요 골자는 ▲노동시장 유연화 ▲사회보장제도 개혁 ▲세율 인하 및 세제 개혁 ▲관료주의적 규제 철폐 등이었다. ●‘어젠다 2010’으로 개혁 토대 다진 슈뢰더 예상대로 반발은 거셌다. 노동조합 등 노동계뿐만 아니라 슈뢰더가 이끌던 사민당 내부에서 강력하게 저항했다. 특히 실업자들의 구직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실업수당을 받는 기간을 32개월에서 12개월(55세 이상은 18개월)로 줄이는 개혁 방안에 대한 반발이 가장 거셌다. 또 사회보장연금을 받는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높이면서 노동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슈뢰더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미스터 바스타’(BASTA·‘내가 하는 대로 따라와’라는 뜻의 독일어)라는 별명에 걸맞게 개혁 정책을 밀어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해 소득세율도 낮췄다. 경기 활성화를 위해 1인 자영업자의 창업절차도 간소화했다. 개혁에 반대하는 세력을 지속적으로 설득하면서 공감대를 조금씩 넓혀 갔다. 그러나 경제 개혁의 성과는 당장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개혁 원년인 2003년 독일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실업률도 대폭 늘어났다. 개혁 효과가 당장 보이지 않자 사회보장 혜택이 줄어든 유권자들은 사민당을 외면했고 전통적으로 사민당이 강세였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등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배했다. 이에 슈뢰더는 ‘조기 총선’으로 정국을 정면돌파하려고 시도했다.2005년 9월 조기 총선 결과 사민당은 제2당으로 전락하면서 기민당과의 연정 파트너로 대연정의 한 축이 됐다. 후임 총리가 지지율을 의식해 독일 개혁의 항로를 바꿨다면 독일 경제의 르네상스는 사라질 뻔했다. 다행히 메르켈 총리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독일판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메르켈 총리는 ‘어젠다 2010’의 틀을 유지하면서 연금 및 의료보험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물론 기업세제 개혁, 노동시장 개혁에 박차를 가했다. 구체적으로 올해부터 법인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등 기업의 조세부담률을 38.6%에서 29.8%로 대폭 낮춰 투자 활성화에 주력했다. 또 실업자 지원정책을 취업 알선 위주로 바꾸고 청소년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확충했다. 신규 직원 채용시 수습기간, 즉 해고 가능기간도 6개월에서 2년으로 연장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메르켈은 과감한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확대 방안을 펼쳐 나갔다.‘50세 이상 연령층의 취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니셔티브 50 플러스’ 정책을 마련했다. 연방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도 내년까지 총 60억유로를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슈뢰더 개혁 공조… 호황 유지한 메르켈 그 결과 독일 경제는 2005년 부진의 늪을 딛고 2006년부터 호황으로 돌아섰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활기를 띠면서 경제성장률은 2.7%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뢰 지수도 15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수출이 8.3%나 증가하는 데 힘입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1% 포인트 높은 2.5%를 달성했다. 독일 노동청 발표에 따르면 실업자 수도 지난해 361만명으로 2006년보다 87만 7000명이 줄었다.‘독일병’이라는 오명 대신 ‘유럽의 새 발전 모델’이란 수식어가 자리잡았다. 그러나 독일 경제의 앞날이 밝은 것만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메르켈 총리가 더 강하게 경제개혁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유가 상승과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여파로 국제 경제의 침체는 독일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밖에 경제개혁 추진과정에서 나타난 개인복지의 축소, 임금 삭감 등으로 새로운 빈곤층이 형성되면서 구매력이 약화돼 내수가 어려워져 장기적으로는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vielee@seoul.co.kr ■ “좌파 저항속 노동시장 개혁 슈뢰더 아니면 못했을 것” |베를린 이종수특파원|독일 경제 호황은 어디에서 왔고 어디까지 갈까? 궁금함을 풀기 위해 독일의 대표적 거시 경제학자인 볼프강 세잔(64) 코트부스 공대 교수를 12일(현지시간) 만났다. 그는 “독일 경제 호황은 슈뢰더 전 총리와 메르켈 총리의 경제개혁을 비롯, 국내외의 좋은 경제 상황이 맞물린 결과”라고 진단했다. 이어 구체적인 배경으로 ▲슈뢰더-메르켈 총리로 이어지는 지속적 경제개혁 의지 ▲세계 경제의 호황 ▲기업의 구조조정 ▲임금 인상 억제 등을 꼽았다. 시장경제론자인 그는 더 나아가 “연방 정부 혼자의 힘으로는 현재의 경제 호황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라며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렇다고 독일 연방정부의 개혁 의지에 대한 평가가 인색하지는 않았다. 특히 슈뢰더 전 총리의 역할과 관련,“사민당과 노동계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동시장을 개혁한 것은 슈뢰더 아니면 못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 결과 슈뢰더 전 총리는 총선에서 패하고 그가 이끌던 사민당은 분열했지만 경제 회복의 토대를 다졌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역할에 대해서는 의외로 과소평가했다. 그는 “큰 틀에서 볼 때 메르켈 총리는 경제 개혁을 했다기 보다는 슈뢰더의 개혁을 유지관리했다.”면서 “경제 개혁을 둘러싼 갈등을 조정한 점이나 국제 무대에서 독일의 위상을 드높인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말했다. 이어 세잔 교수는 “그러나 이는 경제학자들의 엄밀한 평가고, 국민들은 최근의 경제 호황을 메르켈의 업적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독일 경제 앞에 드리운 그림자도 지적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서 비롯한 미국의 경제 침체가 세계로 확산되고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독일 경제의 호황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특히 유로화 강세가 독일 경제에 호재만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메르켈 총리가 최저임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실업률이 개혁 이전처럼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독일 정부는 최근 세계 경제 침체와 금융위기 우려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낮췄다. 인터뷰 다음날 공항 가는 길에 만난 택시 기사에게 독일 경제 호황의 주역을 물어 보았다. 그는 “슈뢰더냐 메르켈이냐 딱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며 “두 사람의 공조가 주요 동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들려줬다. vielee@seoul.co.kr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 어록 ▲“실업률 감소가 정책 성공의 기준이다. 다음 총선까지 실업률을 내리지 못하면 다시 선출될 권리가 없다.”(1998.8) ▲“해가 뜨면 기민당(CDU) 덕분이고 바람과 눈, 추위는 ‘악당’인 사민당(SPD) 탓이라고 한다.”(2000.5) ▲“국가의 지원을 줄이고 개인의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2003.3) ▲“당신도 개인적으로 경기활성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2004.1) ■ 앙겔라 메르켈 총리 어록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사회 복지다.”(2005. 총선) ▲“국가는 지원만 하는 게 아니다. 국가는 울타리가 아닌 정원사 역할을 해야 한다.”(2006.5) ▲“머리로 벽을 받고 들어갈 수는 없다. 그래 봤자 언제나 벽이 이긴다.” (2008.1. 독일 기차기관사 파업 관련)
  •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비정규직 日·佛에선] 너도 나도 ‘悲정규직’…지구촌 신빈곤층 는다

    세계경제가 저성장·고물가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세계적으로 취업의 문이 더 좁아지고 비정규직도 크게 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는 양극화 및 내수 침체 심화 등의 부작용으로 세계적인 노동·경제정책의 쟁점이 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살리기·친기업 정책’이 자칫 “노동자 계층의 희생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 속에 비정규직 문제가 우리 노동계의 화두로도 떠오르고 있다. 오랫동안 이 문제의 대응책을 모색·고민해 온 ‘비정규직 대국’ 일본의 해법과 고질적인 청년 실업 속에 해법에 고심하고 있는 프랑스의 실태를 살펴보았다. 사진은 일본 NTV가 지난해 방영한 드라마 ‘파견의 품격´의 한 장면. 파견사원의 활약상을 그렸다. ■ 日 - 근로자 3분의 1이 비정규직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도교 스기나미구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요시다 이치로(28)는 시간당 750엔(약 7000원)을 받는다. 대학을 졸업했지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해 아예 오전·오후로 나눠 2곳에서 아르바이트로 생활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의 조사한 전국의 시간당 평균수당 673엔에 비하면 그나마 나은 편이다. 결혼 여부를 묻자 현재로선 결혼을 생각하는 것만도 ‘사치’라고 말했다. 일본이 해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에 고민이 적잖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경제회복에 힘을 보태지 못할 뿐만 아니라 내수경기를 진작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업의 수익이 늘면 근로자의 주머니가 두둑해져야 소비가 살아나고 다시 기업의 수익이 증가하는 이른바 ‘선순환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특히 빈부격차인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탓이다. 때문에 일본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기업 등에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권장하는 내용을 담은 ‘파트타임 노동법’을 시행하는 등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올해도 노사협상에서 비정규직의 처우 문제는 최대 쟁점 가운데 하나다. ●90년 초 버블경제 이후 임시직 늘어 일본 총무성의 2007년 고용통계에 따르면 비정규직 비율은 3분의1을 넘고 있다. 임원을 뺀 전체 고용자 중 정규직은 66.5%인 5174만명인 반면 비정규직은 33.5%인 1732만명이다. 비정규직의 비율은 2002년 29.4%에서 2003년 30.4%,2004년 31.4%,2005년 32.6%,2006년 33%로 증가 추세는 여전하다. 일본 규슈국제대 경영학부 허동한 교수는 “1990년대 초 버블경제가 붕괴된 뒤 기업들은 비정규직 이른바 임시직 근로자들을 대거 채용했다.”면서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싸고 고용도 쉽고 해고 때도 별다른 어려움이 없기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을 위해 근로자파견법을 개정, 파견기간을 1년 이내에서 3년부터 무제한으로 연장했다. 하지만 결과는 비정규직의 양산만을 초래했다. 물론 일본 기업들은 비정규직을 활용, 고용의 유연성과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과도 거뒀다. 일본에서는 양극화를 대변하는 계층을 ‘근로빈곤층(Working Poor)’이라고 부른다. 일자리는 있지만 생활에 쪼들려 자녀 양육을 위해 정부 지원을 받는 계층으로 대부분이 비정규직이다. 심지어 PC방에 해당하는 인터넷카페나 만화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네트카페 난민’도 생겼다. 보이지 않는 ‘홈리스’이다. 후생성 조사결과, 네트카페를 전전하는 비정규직의 평균 월수입은 10만 7000엔. 이들의 66.1%가 ‘일정한 거처를 마련하지 못한 이유로 보증금을 낼 수 없어서’라고 밝혔다. ●일자리 있어도 생활 쪼들려 일본의 최대 인력파견업체인 ‘굳윌(Good Will)’과 같은 파견업체는 호황이다. 굳윌에 가입한 임시직 구직자들만도 무려 270만명에 달한다. 굳윌의 1일 평균 파견인력은 3만 4000명이다. 일용직들은 파견업체로부터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로 일자리를 찾아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 정부는 비정규직 해결에 적극적이다. 오는 4월부터 시행되는 ‘파트타임노동법’이 대표적이다. 법안은 ▲업무내용과 노동시간이 정규직과 같고 ▲전근과 이동이 가능하고 ▲오래 동안 지속적으로 일한 파트타임 근로자에 대해 급여와 복리후생에서 정규직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기업이 정사원을 채용할 때 파트타임에게 지원의 기회를 줘 정규직으로의 길을 터놓도록 권장하고 있다. 금융기관 및 기업들은 법안의 영향 때문에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속속 전환시키고 있다. 미즈호은행은 오는 4월 비정규직 사원을 정규직으로 가는 중간단계를 신설,2년 안에 800명을 배치할 계획이다. 미즈호 은행은 전체 사원 중 40%가 파트타임이나 파견사원이다. 미쓰비시 도쿄 UFJ은행도 올해 파견사원 1000명을 계약사원으로 돌리기로 했다. 그러나 파트타임노동법의 조건에 맞는 비정규직은 정작 4∼5%에 불과해 실질적인 효과를 얻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나아가 기업들도 크게 내색을 않지만 비정규직의 정규직 채용에 대해 64.0%가 ‘경험과 능력을 고려하겠다.’는 조건을 제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2006년 6월 일본경제단체연합의 조사에서 드러났다. 정부는 또 ‘잡카드(Job Card)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직업훈련을 희망하는 비정규직에게 잡카드를 준 뒤 정부 및 민간기관·기업 등에서 훈련을 받으면 ‘직업능력증명서’를 발행, 취업까지 연결시키는 일종의 ‘취업보증제’이다. 도쿄도는 오는 4월 ‘네트카페 난민’에게 생활 자금의 대출을 비롯, 생활 안정을 꾀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센터’를 개설하기로 했다. 호세대 대학원 스와 야스오 교수는 최근 요미우리신문에서 “일본의 인력 육성은 그동안 기업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이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가가 장기적으로 인재를 키운다는 자세로 나설 때”라고 주문했다. hkpark@seoul.co.kr ■ 佛 - 석사 학위자가 ‘호텔 벨보이’ 대졸 정규직 ‘하늘의 별따기’ |파리 이종수특파원|스테판 아라공(34). 프랑스 북서부 루앙대에서 석사를 마치고 청운의 꿈을 안고 파리로 유학왔다. 파리 1대와 10대학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각각 취득한 뒤 계속 공부할 형편이 여의치 않아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무기한 계약직(CDI)´ 이른바 정규직을 구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은행·기업 등 면접에서 고배를 마신 뒤 짧은 기간 비정규직을 몇 군데 거쳐 어렵게 정규직을 구했다. 그러나 적성에 맞지 않아 출판전문 경영대학원(MBA)과정인 파리고등상업학교(ESCP)에 다시 입학했다. 이곳에서 학위를 따면 바로 정규직을 얻을 확률이 매우 높아서다. 그의 친구 피에르 르펭(31)의 사정은 더 열악했다. 파리2대 법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땄지만 그가 구할 수 있었던 첫 직장은 기간제 계약직(CDD)인 비정규직 호텔 벨보이였다. 그 뒤 비정규직을 전전한 끝에 간신히 변호사 사무실에서 정규직을 구했다. 파리3대학에서 영화학과 석사 학위를 취득한 뒤 MK2극장 검표원으로 일을 한 여학생도 있다. 일단 정규직을 얻게 되면 직업적 안정성과 복지 조건이 좋아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가 드물어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테판처럼 일반대학 학부나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위한 학위인 DESS나 MBA로 재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른 부류는 프랑스보다 취업이 쉬운 인근 영국이나 불어권인 캐나다로 취업 이민을 떠나는 경우도 있다. 프랑스 국립 경제·통계연구소(INSEE)통계에 따르면 2006년 말 프랑스 경제활동 인구는 2503만 6000여명이다. 이중 취업자 2223만 1000여명 가운데 정규직 종사자는 1931만 4000명으로 77.1%다. 이에 견줘 비정규직은 205만여명(8.2%)이다. 나머지는 임시직(54만명,2.2%)과 장인 견습생(32만 7000명,1.3%) 형태로 일하고 있다. 프랑스의 정규직은 말 그대로 무기한 계약 노동자다. 해고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고용주가 마음대로 해고할 수 없다. 현재 의사, 약사, 변호사 등 자격증을 갖고 있지 않은 일반대학 졸업생이 정규직을 얻기란 쉽지 않다. 정규직으로 취업을 하더라도 5개월 안팎의 수습기간을 거친다. 따라서 첫 직장을 구하는 대부분의 일반대학 졸업생은 1회 연장이 가능한 1개월∼1년 동안의 비정규직을 거친 뒤 겨우 정규직을 얻을 수 있다. 비정규직도 못 구한 경우는 직업소개소에 등록한 뒤 임시직을 얻어 일하면서 비정규직을 기다린다. 대신 고용이 불안정한 임시직의 경우 휴가를 가지 못하기 때문에 정규직보다 10%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 비정규직은 휴가를 가지 않을 경우에 한해 정규직보다 10% 많은 임금을 제공받는다. 지난 1월11일 프랑스 노사가 잠정 합의한 ‘노동시장 현대화’ 협정안이 법안 개정으로 이어질 경우 약간의 변화도 예상된다.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사용자와 상호 합의할 경우 해고가 가능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계약기간도 최대 36개월까지 늘어난다. vielee@seoul.co.kr ■ 용어 클릭 ●비정규직 정규직의 상대개념이다. 파트타임·아르바이트·파견·촉탁·계약직·임시직·일용직 등을 통틀어 일컫는다.4월부터 시행되는 일본의 ‘파트타임 노동법’에는 파트타임 근로자는 ‘짧은 시간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다.‘프리터(Freeter)’ 역시 비정규직의 한 유형이다. 한국과는 달리 자발적인 비정규직이다. 프리(Free)와 아르바이터(Arbeiter)를 합성한 일본식 조어로 스스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35세 이하의 젊은 층을 지칭한다.
  •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열린세상] 격변하는 세계 노사관계가 주는 교훈/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세계 노사관계가 격변하고 있다. 교섭구조가 중앙집중화하던 국가는 점차 분권화를 지향하고, 분권화하던 국가에서는 집중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 유럽의 경우는 교섭구조가 분권화되면서 임금격차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예컨대 스웨덴의 연대임금(solidarity wage) 사례도 이젠 더 이상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는 중앙집중적이던 교섭구조가 분권화하는 변화가 한몫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이 유럽 국가들에서 단체교섭이 임금격차를 해소하는 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격차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예컨대 교섭력이 큰 대기업노사 경우에는 노조의 막강한 교섭력으로 높은 임금상승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에 따라서 하청 중소기업은 원청 대기업 노사의 집단이기주의로 인해 임금 및 근로조건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임금격차를 심화시키는 문제 또한 야기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적 문제인 계층간 양극화 현상에서도 노사간 단체 및 임금교섭이 해결수단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보인다.ILO는 이를 단체교섭의 위기이자 동시에 노동운동의 위기로 규정한다. 정부정책 변화도 노동운동의 위기에 한몫하고 있다. 예컨대 영국 대처의 정부정책은 정책변화가 노사교섭력 약화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가늠할 중요한 사례이다. 유럽의 대다수 정부는 노조의 힘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펴고 있다. 선진국 정부의 대노조정책 변화 사례로는 미국의 경우 노동조합 결성조건을 까다롭게 한다든지, 영국의 경우처럼 노동조합측의 단체교섭 요구를 사용자가 거부하는 행위에 대해 그리고 노동조합 결성에 대한 사용자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 법적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설상가상으로 계속 떨어지는 노조조직률도 노조의 교섭력 약화 현상을 가중시키고 있다. 노조조직률 하락은 선진국가의 일반화된 현상이다. 또한 노조의 힘이 예전과 같지 않은 현상은 프랑스와 스페인에서도 확인된다.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공부문 개혁조치에 대해 강성노조의 상징인 노동총동맹(CGT)도 전혀 투쟁다운 투쟁을 못 하고 있다. 압도적 지지를 보이고 있는 의회권력 앞에서 체념 상태에 있다는 말이 옳을 것이다. 우리와 비슷한 경제규모를 보이고 있는 스페인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스페인의 최대노조인 노동총연합(CCOO)과 강성노조 노동총동맹(UGT)도 노동시장유연화법안을 사회경제위원회(CES)에서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노동운동의 약화 요인에는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가 기저에 자리잡고 있다. 무한경쟁이 가속화되는 글로벌화는 노조의 침묵을 강요하고 있으나, 노조의 대응은 기껏해야 반세계화를 메아리 없이 외치는 것뿐이다. 바야흐로 노조의 위기시대다. 그럼에도 세계노동조합의 파수꾼을 자처하는 ILO는 각국 정부에 이렇다 할 목소리를 낼 수도 없다. 유럽 각국 정부의 우경화 현상, 거역할 수 없는 세계화에 대해 마땅한 대응수단이 없다. 요즈음 신정부의 노동정책이 보수주의적으로 변화하여 향후 5년 동안 노사관계가 요동을 칠 것이라고 우려하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세계 노사관계의 흐름에서 볼 때 우리나라만 이단아가 될 수 없거니와 그렇게 되어서는 세계화 추세에 살아남을 수도 없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열어가야 하고 경제선진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노사협력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노동계의 참여에 의한 노사관계의 대변혁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08년 다보스 포럼은 올해 화두를 ‘협력적 혁신’으로 정했다. 노사관계 혁신도 노사협력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우리는 세계 노사관계 변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선한승 한국노동교육원 원장
  • 승자독식 사회/ 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지음

    승자독식 사회/ 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지음

    1등이 아닌 모든 것은 ‘죄악’이 되어 물러앉는 무한경쟁시대.2등의 의미를 찾으려는 사람도, 보여주려는 사람도 없다. 한번 꼽아보라. 기억하고 있는 은메달리스트가 몇이나 되는지. 수없이 이런 의문도 품었을 것이다. 왜 승리한 1등이 나머지 모두보다 더 많은 부(富)를 차지하는 세상일까.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프랭크와 필립 쿡이 이 완강한 현실의 아이러니에 대한 해답을 모색했다.‘승자독식 사회’(원제 The Winner-Take-All Society, 권영경·김양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는 극한으로 치닫는 ‘부익부 빈익빈’ 현실을 점검하고 원인을 분석한 책이다. 우리 모두의 사소하고도 일상적인 질문에서 논의를 시작한다는 점에서 이 저술은 의미가 더 커진다.“스타는 왜 보통사람들이 일년, 혹은 수십년을 모아야 할 돈을 삽시간에 벌어들이는 걸까?”“돈이 돈을 버는 현실은 어디까지 가속화될 것인가?” 이런 의문을 품었던 보통사람들에게 왜곡된 채 속도를 붙여가는 경쟁사회의 실체를 짚어주는 데 초점을 모았다. ●상상초월하는 부와 권력의 쏠림 해부 우선 책은 승리한 1등이 나머지 모두를 독차지하는 현대 무한경쟁의 본질을 ‘승자독식 현상’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부와 권력의 쏠림현상이 문화ㆍ연예산업계, 투자금융산업계, 스포츠산업계 등 사회 전반에 적용되는 상상초월의 현실을 적시했다.1995년의 저술이지만 지금의 우리 상황과 조금도 다를 게 없다. 예컨대 1990년대 로맨스 소설가 대니얼 스틸은 작품 5권으로 6000만달러의 판권료를 받았다. 우리에게 친숙한 스티븐 킹이 4권으로 챙긴 판권료는 4000만달러.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시퍼가 패션쇼 무대를 두어번 왔다갔다 하고 받은 돈은 2만 5000달러. 미국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 이윤창출에 크게 기여한다는 이유로 일반 노동자의 평균 150배가 많은 연봉을 챙긴다. 이도 모자라 스타 CEO에겐 해마다 더 높은 몸값이 매겨짐은 말할 것도 없다. ●불균형 시스템에 감염된 현대인에 경고 무한경쟁사회가 승자를 대우하는 방식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는 해답이 나오질 않는다.“승자독식시장과 일반 노동시장은 가치 판단잣대가 엄연히 다르다.”고 책은 주장한다. 일반 노동시장이 ‘절대적’ 능력차를 따진다면, 승자독식시장은 ‘상대적’ 능력차에 따라 가치를 매긴다는 것이다. 승자독식 논리에 따른 부작용 사례들은 이미 사회 곳곳에 널렸다. 개인의 재능이나 사회적 효용을 고려하지 않은 채 1%의 가능성을 좇아 특정분야의 직업군으로 쏠리는 현상이 대표적이다.1% 승리를 위해 스스로를 갉아먹는 과도한 투자 역시 부작용으로 지적된다. 스테로이드로 몸을 망쳐가는 운동선수들, 막대한 스카우트 비용으로 적자에 허덕이는 스포츠 명문대학들, 감당하기 어려운 광고비를 쓰는 기업에 점점 더 길어지는 노동시간을 감수해야 하는 노동자들…. 책에 따르면, 끝점을 향한 승자독식은 이미 100여년 전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의 소득이 올라가는 대신 중간 정도의 재능을 지닌 이들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영국 경제학자 마셜의 말로 일찍이 예견된 현상이었다. 99%가 함께 딴 열매를 선두 1%에게 몰아주는 불균형 사회시스템의 한가운데에 살면서도 우리 모두가 무감각한 이유는 무엇일까.“승자독식의 논리에 일상이 이미 완전감염됐기 때문”이라는 경고가 새삼 따갑다.1%가 되려 맹목적으로 휩쓸려 달리는 99%에게 책은, 다분히 관념적이긴 하되 “차라리 조금 덜 일하는 사회를 만들자.”는 제언을 덧붙였다.1만 3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시론] 한국 교육, 희망의 5년을 기대하며/조영달 서울대 교수·사범대학장

    [시론] 한국 교육, 희망의 5년을 기대하며/조영달 서울대 교수·사범대학장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가 막을 내리고 이명박 정부가 출범했다. 이명박 정부도 2013년 2월24일이면 막을 내릴 것이다. 등급제와 3불정책, 입시경쟁에서 교육경쟁으로 방향타를 삼았던 참여 정부의 공과를 넘어, 이명박 정부는 자율과 분권, 시장 순응적 교육정책을 중요한 화두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선거과정에서 보여주었던 대학의 자율화, 보통교육의 분권화, 다양한 고등학교 300개 설립 등의 구호가 이를 입증한다. 지금, 참여정부 5년을 생각하면 갈등과 대립,‘목소리의 교육’ 말고는 기억에 떠오르는 것이 별로 없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참여정부의 무능 때문이라기보다는, 한국사회의 교육문제가 가닥잡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한 집단이 서로 얽힌,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노동시장에서 일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그 자체로 가치있는 것이기도 하며, 교육 정책의 실행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여러 방면에 강한 영향을 끼친다. 이미 인수위의 ‘영어교육 해법 찾기’에서 이를 충분히 경험했을 것이다. 사실, 한국의 교육에서 ‘일거에’ 모든 것을 ‘완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거의 없다. 만약 그랬다면 교육 문제는 논쟁거리도 아니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선거과정에서 던졌던 ‘자율의 친시장적 교육정책’은 하나의 가능성이거나 부분적 해법이지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마법의 키가 아닐 수 있다. 지금부터 우리 교육의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결하고자 한다면, 특정 집단의 ‘목소리’가 아니라, 생활인의 현실인식과 전문가의 ‘이야기’에 두루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목소리’가 아닌 ‘이야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생각은 있으되 주장하지 않고,‘이야기’를 경청하는 이명박 정부에 사람들은 함부로 목청을 돋우지 못할 것이다. 여기서 생겨난 침묵과 인내의 권위는 정말 무서운 것이다. 이렇게 되면 시민들은 이명박 정부를 신뢰할 것이다. 신뢰는 오늘의 한국교육에서 문제해결을 가능하게 하는 전제이자, 가장 얻기 힘든 것이다. 신뢰는 자율과 분권의 바탕이며, 실용성있는 시장의 성립조건이기도 하다. 신뢰는 사람들에게 같이 노력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며, 같이 어려움을 극복하게 할 것이다. 신뢰는 치자(治者)의 여민해락(與民偕樂·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을 가능하게 할 것이며,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할 것이다. 여기서 하고자 하는 제안은, 정말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일 하나를 골라, 이러한 신뢰를 바탕으로 5년 동안 제대로 풀어보자는 것이다. 사람들에게는 유난히 기억에 남는 일이 한두 가지씩 있게 마련이다.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면서도 미래의 초석이 될 만한 하나를, 신중하고 확실하게 제대로 해결한다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나아가 역사 속에 오래 남을 것이다. 어쩌면 이 하나가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대학 문제 하나만 제대로 해결하다 보면, 보통교육의 문제해결을 위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그렇게 되면,2013년 2월24일에 이명박 정부는 교육 문제를 해결한 유능한 행정부로 분명히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다. 이제 어쩌면 우리는 5년 내내 희망을 그릴 수 있을지 모른다. 생각만 해도 가슴 벅찬 일이다. 가슴 설레며 기다려지는 2013년 2월24일이다. 이래서 새로운 시대의 출발점에 선 지금이 좋은가 보다. 조영달 서울대 교수·사범대학장
  •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한국경제 재도약의 길] (2)밑바닥 경제 살리기

    “성장의 내실이 실제 사회적 약자에게 어떻게 혜택을 주느냐, 그런 관점에서 정책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이전인 지난 17일 열린 새 정부 국정과제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경제성장률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그 혜택이 서민이나 중소기업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더욱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며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특히 성장 우선의 성장복지 경제정책이 핵심인 ‘이명박식 경제주의’(MB노믹스)의 특성상 이 대통령이 표방한 친기업 정책이 친재벌 또는 친대기업 정책으로 변질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MB노믹스의 핵심은 선(先)경제성장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능력 있는 기업과 인재를 많이 키워내 ‘선진 사회’로 가면 경제도 성장하고, 결국 일자리도 늘어 자연스럽게 복지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아랫목이 따뜻하면 윗목도 따뜻해진다는 논리다.‘능동적 복지’라는 말도 여기에서 나왔다. 전문가들의 걱정은 ‘그렇다고 하더라도 새 정부의 서민경제 정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데 근거한다. 있더라도 규제를 푼다는 식으로 추상적이고 모호해 실행 가능성 자체가 의문이라는 것이다. 실제 지금까지 나온 내용 가운데 서민경제를 위한 의미있는 대책은 산업은행을 민영화한 기금으로 한국투자펀드를 조성, 중소기업 금융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다. 김남근 변호사는 “시장자율도 중요하지만 경제적 약자를 보호하는 공공성 원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도 중요하다.”면서 “서민 신용대출을 위한 국책은행의 설립이나 개인파산·회생제 활성화, 장기전세 임대주택 공급계획, 대학 등록금 해결 방안, 비정규직 축소, 징벌적 손해배상 등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 김상조 소장(한성대 무역학과 교수)은 “대기업 위주의 낡은 성장전략만 고수하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저소득층을 목표로 한 직접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중소기업 대책만 해도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조했다. 김상조 소장은 “2002년 현재 보증과 융자, 투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금융지원 규모는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총생산(GDP)의 6.6%로 미국(0.2%)이나 프랑스(0.5%)보다 훨씬 높지만 이를 체감하는 중소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중소기업을 잘 아는 은행 등에 지원 대상의 선별·관리·회수 업무를 맡기는 등 지원의 전달장치부터 개선, 지원 자금이 눈먼 돈이 되지 않도록 효과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규제는 풀더라도 대기업의 중소기업 하청에 대한 규제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정승일 박사는 “핀란드의 노키아가 일류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규제 완화에 있다고 하지만 노키아가 하청업체를 쥐어 짠다는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규제도 강화할 것은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도 “미국의 경우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감독장치나 소송제도가 잘 발달해 있고, 유럽은 노조의 경영참여나 노사정 협의체, 적극적인 사회보장제가 바탕에 깔려 있기 때문에 친기업 정책을 펴더라도 양극화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둘 중 하나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말하는 선진사회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빈부 양극화 이유는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서민과 중소기업이 갈수록 먹고 살기 어려워지는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고도성장과 세계화를 꼽는다.1980년대 이전까지 고도성장을 이루던 산업화 시기, 성장의 ‘과실’은 모두에게 돌아갔다.‘파이’가 계속 커지면서 생활 수준은 상향 이동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성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국제화 추세는 여기에 기름을 끼얹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빠른 속도로 국제화가 이뤄지면서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우리 경제는 무방비 상태로 국제화에 휩쓸렸고, 기업들의 국제화 진전 노력에 대한 정책적인 배려가 잇따랐다. 국제화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키워 주지 않으면 나라가 망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국제화에 따른 큰 변화 가운데 하나는 주주를 경영의 중심에 두는 주주 자본주의가 나타난 것이었다. 주주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이 경영의 목표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실적을 강조했다. 이 결과 고액 연봉과 대량 실업이 일상화됐다. 비정규직도 늘어 지난해 8월 현재 비정규직 근로자는 570만 3000명, 임금 근로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율도 35.9%에 이르고 있다. 현재 주주 자본주의는 세계 기업경영의 표준으로 자리잡았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작용은 적지 않았다. 기업들은 빠른 실적을 위해 단기 투자에만 열을 올렸고, 장기적인 연구개발에는 소홀했다. 이 와중에 직원 채용은 줄고, 명예퇴직자는 늘어나는 고용 없는 성장이 이어졌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일자리를 찾지 못한 서민은 물론 대기업과 상생 관계에 있던 중소기업에도 직격탄이었다.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과거 형평성 차원에서 이뤄진 중소기업 보호육성 정책 대신 무한경쟁의 원칙이 적용됐다. 고유가 등 악재가 터질 때에도 대기업들은 납품 단가를 내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를 벗어났지만 중소기업은 마땅한 해결 수단이 거의 없었다. 다행히 기술의 부가가치를 올려 제조 원가를 낮춘 일부 중소기업은 살아남았지만 대부분의 업체들은 해외의 싼 인력을 고용하는 손쉬운 방법을 썼다. 이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 격차는 벌어지고 취업은 더욱 어려워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득계층별 실질소득도 상위 10%와 중간 계층, 하위 10%간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고도성장 이후 불거진 부동산 붐의 여파는 생활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2000년 54조 2000억원 수준이었던 주택담보 대출은 지난해 221조 6000억원으로 7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대출 이자를 갚느라 돈을 쓸 여력이 없다 보니 그렇지 않아도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 더욱 쪼들리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스웨덴·덴마크의 성장복지 비결 성장복지의 성공적 모델로는 스웨덴, 덴마크 등이 거론된다. 이들 모두 복지의 기본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일자리가 있어야 고용의 안정성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이 복지의 재원이다. 나아가 복지가 빈곤구제가 아니고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넓은 복지로 지지 확보 참여정부의 ‘비전 2030’ 선포로 관심이 집중된 스웨덴은 친(親)대기업 정책과 광범위한 복지정책이 공존한다. 좌·우도 아닌 제3의 길이다. 성장의 파이를 키워 그 과실을 사회복지에 쓴다는 개념으로 기업 우대세제, 기업 집중유도 등을 펴왔다. 대기업들은 직원교육, 연구개발(R&D) 투자 등에 쓰는 재생기금(옛 투자기금)에 세전 이익의 20%(1982년 이전에는 40%)를 적립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으로 답한다. 삼성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사브, 에릭슨, 일렉트로룩스 등의 최대주주인 발렌베리가(家)는 스웨덴 시가총액의 40%, 국민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삼성과 달리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 복지는 특정 계층이 아닌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 공감대를 넓혔다. 주 스웨덴 대사관에 따르면 2002년 스웨덴 복지제도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찬성률이 80%였다. 소득이 높을수록 부가연금, 질병수당, 실업보험 등의 급부가 결정되는 소득비례형 복지 프로그램으로 중산층의 지지가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를 위해 대다수 국민이 내는 세금은 33% 수준이다. 세금의 상당부분이 복지 형태로 국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조세저항이 적다. ●덴마크, 실업자 보호에 강점 덴마크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기업이 3개월 전에 해고를 통보하면 별 문제가 없다. 그럼에도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직업 안정성이 높다고 여긴다. 정부는 노동자들에게는 최장 4년간 직전 급여 90%까지를 실업급여로 준다. 실업자 교육과 재취업 등에 GDP의 1.5%를 쓴다. 다른 유럽 국가의 두 배 가량 되는 수치다. 이같은 노력으로 해고자의 95%가 1년 안에 재취업한다. 재취업에서 탈락해 빈곤층인 된 사람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잘 돼 있다. 빈곤층에게는 주거시설을 제공하고 최저 생활을 보장해준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의료 서비스는 무료이며 17세까지 매월 일정액의 양육비가 나온다. 개인소득세가 평균 50%에 이를 정도로 세율이 높지만 불평의 목소리는 매우 적다.2006년 영국의 신경제재단과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이 발표한 행복지수에서 덴마크가 1위를 차지한 것은 당연하다.‘가진 자’가 ‘못 가진 자’를 배려하는 사회적 합의의 결과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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