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노동시장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비정규직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심리전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권력자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 임신부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468
  •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제7회 서울신문 정책포럼] 컨트롤타워 없는 정치·경제… ‘한국식 성장모델’ 절실하다

    우리 경제가 새로운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또 다른 차원의 거대한 파도다. 보호무역주의 대두, 4차 산업혁명 도래,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잠재성장률 하락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데 정치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경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국정 농단으로 성난 촛불 민심은 낡고 부패한 정치·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국제경제 전환기, 우리 경제가 나아가 길’을 주제로 제7회 정책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은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철 KBS PD 등 4명의 토론 형태로 진행됐다. 사회는 김태균 서울신문 경제정책부장이 맡았다. 1. 우리 경제는 어디에 와 있나 정경유착·부패에 발목… 외환위기 때보다 최악의 상황 사회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논의하기에 앞서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을 먼저 해야 할 것 같다. 1997년 이른바 ‘IMF 사태’ 등 앞선 위기들과 비교할 때 지금은 어느 정도인가. 권태신 원장 외환위기를 전후로 재정경제원 국제금융심의관과 임창열 당시 경제부총리의 비서실장을 맡았다. 외환위기는 한국전쟁 이후 최대 환란이었다. 그럼에도 다행이었던 것은 김영삼 당시 대통령과 김대중·이회창·이인제 등 유력 대선 후보, 국회가 한마음으로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를 적극 지원했다는 것이다. 또 350만 가구가 ‘금 모으기 운동’에 참여해 30억 달러를 모았다. 전 세계가 놀랄 정도로 단합이 잘됐다. 국제사회가 한국의 저력을 높이 평가했고 한국 국채를 앞다퉈 사들였다. 지금은 그때와 비교해 상황이 훨씬 나쁘다. 국정 컨트롤타워가 없고 여야뿐 아니라 여당도 쪼개져 있다. 2008년 이후 저성장이 고착화된 ‘뉴노멀’ 시대로 접어들면서 경제 회복이 안 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일본식 장기 침체 우려마저 나온다. 신관호 교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말부터 성장이 둔화하기 시작했다. 연간 10%씩 성장하던 때라 정부와 기업은 그런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당시 정부는 성장 둔화를 만회하려고 무리한 정책을 많이 폈다. 소위 관치금융이 대표적이다. 금융권을 부실화시키면서 재벌 기업에 자금을 몰아줬다. 더 나아가 국외 자본까지 자유화하면서 외자가 밀려 들어왔다. 그 결과가 외환위기로 나타났다. 상당한 경제적 위기였지만 많은 제도적 개선을 이뤘다. 그렇지만 그 이후 구조 개혁이 미뤄지면서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고 있다. 최병일 교수 저는 좀 생각이 다르다. 우리 경제는 경제 규모나 국제화 수준이 총량적으로는 이미 선진국 초입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삶도 상당히 풍요해졌다. 문제는 이게 지속 가능하냐는 것이다. 젊은 세대를 위한 일자리가 부족해 청년실업률이 치솟고 있다. 고령화가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 2~3%의 성장으로는 복지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 진보정권 10년, 보수정권 9년 동안 이 문제를 풀지 못해 미래가 암울해졌다. 김영철 PD 2004~2005년 국민소득 2만 달러에 도달한 뒤 3만 달러의 벽을 왜 뚫지 못했을까. 그 의문이 최근 풀린 것 같다. 현재 드러난 국가 리더십 실종, 정경유착과 부패 등 후진적인 행태가 아직 남아 있어서 그렇다. 국내총생산(GDP) 규모 세계 11위인 우리 경제 체급에 맞지 않는 불합리하고 진작 떨쳐 버렸어야 했던 구태가 우리 발목을 잡았다고 생각한다. 1997년과 2008년 위기보다 지금의 위기가 더 심각한 것은 보호무역을 내세운 미국 리더십이 등장하고 미국과 중국의 통상 다툼이 시작되는 등 대외 여건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경제 사령탑이 없고 국제적인 국가 이미지, 기업 신인도가 한순간에 20~30년 전으로 후퇴해 버렸다. 총체적인 위기가 아닌가 싶다. 2.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국민공감 있어야 개혁 가능… 기득권 나서 고통 분담을 사회 정부는 수십년째 서비스 산업 활성화 대책, 내수 활성화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 등 패키지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과제가 무엇인지 알고 지속적으로 정책을 개발하는데도 우리 경제는 늘 어렵고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 권 원장 개혁의 필요성은 다 안다. 개혁을 어떻게 추진하고 집행하느냐의 문제다. 사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면 자기 기득권만 주장한다. 적절한 타협과 조정의 기제가 작동해야 한다. 우리는 조정 시스템이 제 기능을 못 한다. 그래서 매번 똑같은 서비스 산업 활성화, 신성장 동력 대책이 나오고 진전이 없다. 결국 개혁 추진 의지와 동력을 넘어 시스템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영국의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사회 저항을 무릅쓰고 노동개혁을 이끌어 냈다. 독일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는 사회민주당 소속 좌파 총리였음에도 ‘하르츠 개혁’, ‘어젠다 2010’을 수립해 독일 경제를 일으켰다. 우리도 기득권이 각자 양보하고 미래 세대를 위해 힘들더라도 고통을 나눠야 한다. 노동시장이 개혁되지 않으면 비정규직이 늘고 외국 기업이 들어오지 않는다.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이 해외에 만든 일자리가 100만개 이상이다. 신 교수 정부 관료들 똑똑하고 좋은 정책을 많이 내놓지만 실현이 안 되는 게 문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국민 지지를 받으며 개혁할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에는 체제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이 뼈저리게 느꼈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 규제 철폐를 예로 들어 보자. 규제가 없어지면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지만 규제 보호를 받던 이익집단은 피해를 본다. 이들이 반대하고 나서면 규제를 없애기가 어려워진다. 국민 공감이 있어야 개혁할 수 있다. 최 교수 서비스, 문화, 신성장 동력 등이 정부가 정책 드라이브를 거는 분야다. 이 분야의 정책이 계속 나오는 이유는 기존 정책을 정치권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 50% 이상의 지지를 받는 국가 미래 비전이 없다. 그렇다 보니 각자 자기 몫 챙기기에 바쁘다. 특히 노동 분야의 갈등이 심하다. 노사가 서로 비난만 해선 안 된다.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미덕을 발휘하고 노조 역시 공생할 수 있는 비전을 만드는 데 협조해야 한다. 김 PD 저는 좀 다른 관점이다. 5년 단임제 대통령 제도의 한계에서 비롯된 문제다. 같은 당이 집권해도 5년마다 경제의 기치가 바뀐다. 이를테면 ‘녹색성장’에서 ‘창조경제’로 말이다. 정치가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면서 우리 경제를 체질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북유럽은 집권 정당이 바뀌어도 경제정책의 연속성이 보장된다. 단기적으로 무슨 정책을 내놓더라도 국민 피부에 안 와 닿는다. 차라리 10개년 경제계획을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정권을 떠나 꾸준히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3.국민소득 3만弗 시대, 적합한 모델은 우리 체질·문화에 맞는 지속가능한 모델부터 찾아야 최 교수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서 산업화와 선진화를 이룬 나라에서는 갈등 조절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우리는 선진국이 아니다. 타협이 안 되는 갈등을 상수로 생각하고 이대로 계속 살 것인지, 아니면 우리 기질에 적합한 한국식 정치경제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결단해야 한다. 독일과 일본은 기질적으로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화가 나도 감정을 삭이고 법대로 하자는 사람들이고 우리는 일단 화가 나면 풀어야 하지 않나. 경제 주체가 노력을 기울였을 때 합당한 보상이 돌아오는 시스템이 돌아갈 때 구조 개혁이 성공할 수 있다. 공정한 시스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소간 고통이 따르더라도 국민들이 정부 개혁을 지지할 수 있다. 사회 한국식 성장 모델을 찾으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우리가 참고할 만한 나라가 과연 있을지 의문이다. 김 PD 싱가포르 모델을 생각해 볼 만하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전 총리가 부정부패 척결, 토지 국유화, 분배 정의를 실현하면서 국민소득 5만 달러가 넘는 선진국으로 거듭났다. 지금 우리도 한국 경제정치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고민할 시점이다. 최근 국정 농단과 관련해 개헌 논의가 있지만 정치상황이 아니더라도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는 시점에 적합한 정치제도는 무엇인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우리가 원하는 경제·복지 국가 모델이 무엇인지 논의해 봐야 한다. 우리의 가치관을 버리지 않으면서 분배가 가능한 모델을 찾는 것이 정부 역할이다. 정치가 혼란할 때 잃는 것도 있지만 사회를 확 바꿀 수 있는 새 의견이 모이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다. 최 교수 우리는 1997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구조조정을 하면서 기업 부채가 줄었고 그 덕에 2008년 금융위기를 어느 나라보다 빨리 극복했다. 반면 이 때문에 성장 잠재력이 약화됐다는 반론도 있다. 일자리와 복지에서 지속 가능한 국민소득 3만 달러 모델을 만들지 못했다. 지구상 어느 성장 모델도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 북유럽 복지 모델의 근본은 기업의 국제경쟁력이다. 좀비기업을 시장에서 쫓아낸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우리 사회에서 그게 가능할까? 싱가포르는 분배가 가장 악화된 나라다. 싱가포르처럼 하려면 관료 월급을 5배 늘리고 공무원 숫자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 우리 정서에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 체질과 문화에 맞는 성장 모델이 무엇인지 진작부터 고민했어야 한다. 이는 지식인의 책임, 담론의 실패다. 정치 경제의 지속 가능한 모델, 선진국으로 뿌리내릴 수 있고 개인이 행복한 사회를 향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4.우리 경제에 희망이 있다면… 우수 인적자본·4차산업 혁명·정치 리더십 ‘3박자’ 갖춰라 사회 우리가 가진 경쟁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도 희망은 있는 것 아닌가. 신 교수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나라와 비교하면 연간 성장률이 항상 상위권에 들었다. 그만큼 저력이 있는 나라다. 한국의 인적 자본은 상당히 우수하다. 교육 수준이 높고 인재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해 왔다. 최근 경향을 보면 기술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경제적 가치로 연결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아프리카에도 인터넷이 보급됐는데 활성화되지 않는 것은 이를 이용할 지식이 축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런 의미에서 새 기술이 들어왔을 때 감당할 인적 자본이 갖춰져 있다. 권 원장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아르헨티나, 그리스처럼 후진국으로 떨어질 우려가 있다. 우리가 잘할 수 있고 자본을 투입해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는 4차산업이다. 애플, 페이스북을 보면 특별한 기술보다는 아이디어를 모아 사업을 펼쳤다.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와 같은 창의적 인재가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기업인이 나오려면 하향 평준화된 획일적인 교육제도를 개혁해야 한다. 김 PD 해외 언론 동향을 보면 한국과 그리스의 정권 규탄 시위를 많이 비교한다. 우리는 100만명이 넘게 거리에 나와도 평화롭지만 그리스는 폭력적이기가 전쟁에 버금간다고 한다. ‘시민은 깨어 있다’는 게 하나의 위안거리다. 우리는 정보기술(IT)에 강점이 있다. 기술 습득력이 빠르다. 개인의 인터넷 정보 활용 능력은 세계 최고다. 앞으로 전자기기와 통신이 기존 농업, 제조업과 만나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IT 융합 산업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이런 4차산업 분야에 정치 리더십만 잘 갖춰지면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최 교수 IT 기반에 도취돼선 안 된다. 정보화를 이뤘지만 IT를 기반으로 10년간 이룬 성과가 없다. 일례로 4차산업을 이끄는 기업 중 한국 기업이 없지 않은가. 한국어에 기반을 둔 IT 서비스는 성장하기 어렵다. 네이버처럼 처음부터 글로벌 기반으로 시작한 기업은 성공 가능성이 보인다. 이 분야는 정부가 손댈수록 시장이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기업이 잘 뛸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10대 유망 산업을 발굴하는 식의 정부 정책은 한물갔다. 적절한 맨파워를 기르고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정리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최순실 리스크’ 더하면… 내년 2% 성장도 힘겹다

    ‘최순실 리스크’ 더하면… 내년 2% 성장도 힘겹다

    ‘2.4%.’ 최고의 국책 싱크탱크로 통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망하는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다. KDI가 여태껏 하반기에 내놓은 전망치로는 외환위기 때인 1998~99년 이후 가장 낮다. 그런데 이마저도 현재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국정 농단 사태의 위험도는 반영돼 있지 않다. 정국 혼란에 따른 추가 성장폭 둔화 등을 감안하면 2% 성장도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KDI는 7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앞서 5월 제시한 2.6%를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7%에서 2.4%로 0.3% 포인트 낮췄다. 내년 2.4%는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1.0%)과 1999년(2.2%) 이후 KDI가 내놓은 전망치 가운데 최저치다. 정부가 지난 6월 발표했던 내년 전망치(3.0%)보다는 0.6% 포인트 낮을 뿐 아니라 한국은행(2.8%)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의 전망치보다도 낮다. KDI가 내년 전망을 더 비관적으로 본 이유는 대외 환경의 변화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내년 전망치를 낮췄다”면서 “대외 여건이 급변해 모든 나라의 성장률이 떨어지면 우리 경제 성장률은 1%대로 낮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대내 여건만 바뀔 경우에는 1%대로 떨어지는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DI 전망대로라면 우리 경제는 2012년(2.3%) 이후 5년 만에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2%대 성장에 머물게 된다. 그런데 KDI는 최근 정치적 불확실성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내년 전망치에 반영하지 않았으며, 이를 감안할 경우 내년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치 혼란이 길어질 경우 경제주체의 소비 위축과 투자 지연으로 생산 및 노동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실질소득 개선 효과가 줄고 정부의 소비확대 정책 효과 종료로 민간소비 증가율은 올해 2.4%에서 내년 2.0%로, 총소비 증가율은 2.7%에서 2.3%로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제조업 가동률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설비투자 회복세는 제한되고, 건설투자도 증가세가 크게 축소돼 총고정투자 증가율은 올해 4.4%에서 내년 3.6%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총수출 증가율은 올해 1.6%에서 내년 1.9%, 총수입 증가율은 3.2%에서 3.4%로 낮은 증가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같은 기간 실업률은 3.8%에서 3.9%로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정부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한국은행은 금리 인하를 통해 성장률 하락을 막아야 한다”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비은행권 가계대출 부실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의 금융정책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열린세상] 박근혜 정부 자취 지우기/김호균 명지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그 국민에서 나는 빼 달라.” 1964년 8월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해 월남전 전면 개입을 선언했을 때 당시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가 “독일 국민의 이름으로 환영한다”고 성명을 내자 훗날 노벨문학상을 받은 독일 작가 하인리히 뵐은 이렇게 일갈했다. 한국 정치인들이 숱하게 들먹이는 ‘국민’을 들을 때 자주 떠오르는 씁쓸한 말이다. 정치는 국민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데 현 정부는 호통치면서 상처를 헤집고 국민을 괴롭혀 왔다. 작금의 탄핵 국면에서 대통령이 국민에게 맞서는 모습도 국민을 힘들게 할 뿐이다. 누구도 그런 국민에 속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미르재단 등 사업이 ‘나라를 위한 좋은 일’이었다면 처음부터 재벌들 ‘팔을 비틀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추진했어야 했다. 괜스레 재벌들이 ‘선의로’,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했다고 주장해도 믿는 국민은 별로 없다. 국민을 향한 진정성은 표정이 아니라 실천을 통해 입증된다. 이 점에서 박근혜 정부는 반면교사의 표본을 보여 준 것 같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많이 했고 해야 하는 일은 별로 하지 않아 국민에게 너무 많은 실망과 절망을 안겨 주었다. 한국 경제의 최대 약점임에도 현 정부가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조장하는 경제 현안이 불평등 문제다. 한국은 정부가 시장소득의 불평등을 경제사회 정책을 통해 완화하는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분의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불평등 완화에 인색한 나라다. 이러한 심각한 불평등의 중심에 노동시장의 분단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올해 1월 노동개혁 4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에 “국민이 나설 것”을 선동하는 순간 하인리히 뵐의 말이 떠올랐다. 이 4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이들 법으로 고용불안이 가중된다면 가뜩이나 심각한 불평등은 더욱 악화되고 성장은 지체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미래 한국의 설계는 일본처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차별 해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상향 평준화의 길을 가야 한다. 이것이 모든 국민의 ‘근로의 권리’와 국가에 의한 ‘고용의 증진’ 및 ‘적정임금의 보장’(제32조 ①항)을 규정한 헌법 정신에 부합되고 박 대통령 자신이 2014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한 ‘포용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정부가 필요 이상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가 규제 완화다. 대통령 스스로 규제를 ‘암덩어리’이자 ‘쳐부숴야 할 원수’로 표현하면서 전의를 불태웠다. 2014년 3월에는 규제개혁 ‘끝장 토론회’를 TV로 생중계했다. 필자는 시민단체 대표로 초대됐지만 토론문을 주최 측 요청대로 사전에 제출했다가 회의 시작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자리가 없다는 이유로 참석을 거부당했다.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무분별한 규제 완화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의 규제관은 잠깐 바뀌는 듯했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는 규제개혁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고 독촉하고 있다. 이 법은 결코 통과돼서는 안 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는 강화하는 세계적인 추세에 정면으로 반하기 때문이다. 핀란드가 2030년부터 석탄화력 발전을 금지하고 독일이 같은 해부터 화석연료 자동차의 판매와 사용을 금지할 것을 선언하는 사이 한국은 같은 해까지 온실가스 배출 증가분의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폐기하고 재벌들의 석탄화력 발전을 허가함으로써 ‘세계 4대 기후불량국가’ 중에서도 선도 국가로 선정됐다. ‘증세 없는 복지’의 허구도 이제는 버려야 한다. 누리예산을 둘러싸고 교육부가 교육청을 상대로 벌였던 정파 싸움은 최근 향후 3년간 매년 1조원을 지원하기로 여야가 합의하면서 마무리되는 듯하다. 중앙정부가 ‘청년수당’을 둘러싸고 야당 출신 단체장들과 벌이고 있는 정파적 논란도 마찬가지로 소모적이다. ‘국가는 사회보장·사회복지의 증진에 노력할 의무’(제34조 ②항)를 지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자행된 국정 농단은 국정 퇴행이기도 했다. 표방됐던 ‘국민 바라보기’는 허울뿐이었다. 진정성 있는 정책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시기다.
  • 한국 근로자 23% ‘저임금’…OECD서 네 번째로 높아

    한국 근로자 23% ‘저임금’…OECD서 네 번째로 높아

    우리나라 근로자 4명 가운데 1명은 ‘저임금 근로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네 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다. 1일 한국고용정보원의 ‘중장년층 저임금 근로 현황과 특징’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율은 23.7%로 OECD 국가 중 아일랜드(25.1%), 미국(24.9%), 에스토니아(24.0%)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었다. 이재성 고용정보원 부연구위원은 “OECD 국가 평균이 16.8%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저임금 근로자는 전일제 임금 근로자의 시간당 중위임금(1위부터 100위까지 나열했을 때 50위에 해당하는 임금) 3분의2 미만을 받는 근로자를 의미한다. 올해 3월 기준으로 시간당 7288원 미만을 받는 근로자가 해당된다. 다른 연령층의 저임금 근로자는 점차 감소하고 있지만, 50대 이상 장년층 근로자 중 저임금 근로자 비중은 계속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50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28.3%(111만 7000명)가 저임금 근로자로 조사됐다. 60세 이상은 저임금 근로자 비중이 61.2%(121만 5000명)에 이르렀다. 2007년부터 10년 동안 50대 이상 저임금 근로자는 89만명 늘었다. 전체 저임금 근로자가 같은 기간 39만명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증가세다. 학력별로는 중졸 이하 저학력자, 성별로는 여성이 저임금에 시달릴 가능성이 컸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직 50대 근로자의 56.3%, 60세 이상은 77.3%가 저임금 근로자였다. 음식점 등 서비스직 종사자는 50대의 51.5%, 60세 이상의 68.7%가 저임금으로 분류됐다. 저임금에서 벗어날 확률은 50대가 11.8%, 60세 이상은 6.1%로 시간이 갈수록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위원은 “우리나라 장년층은 주된 일자리에서 은퇴한 뒤 노동시장에 진입하더라도 저임금 근로자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들의 빈곤 예방 차원에서 고용 안정과 질 좋은 일자리 창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EU의 새 시한폭탄’ 伊 개헌 국민투표

    ‘EU의 새 시한폭탄’ 伊 개헌 국민투표

    오는 4일(현지시간) 실시될 이탈리아 개헌 국민투표가 지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이어 EU의 미래를 좌우할 또 하나의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개헌을 주도한 마테오 렌치 총리가 이번 투표에서 패배해 사퇴한다면 오성운동 등 포퓰리즘 정당이 득세해 이탈리아의 EU 탈퇴를 추진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렌치 총리는 국민투표를 5일 앞둔 29일 “(개헌을 통한) 정치 개혁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탈리아는 장기간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며 개헌 찬성을 호소했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렌치는 개헌안이 부결되면 총리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히며 배수진을 쳤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여론조사 공표가 가능한 마지막 날인 지난 18일 이탈리아 3대 일간지가 발표한 조사에서 반대가 찬성을 7~10% 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렌치는 이탈리아의 경제 위기를 극복할 개혁을 추진하는 데 가장 큰 장애물을 ‘정치기관의 마비’라고 규정하고 개헌을 추진했다. 이탈리아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률이 정체되고 실업률과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는 EU 최상위권으로 치솟으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적 뇌관이 됐다. 렌치는 2014년 집권한 뒤 긴축재정 도입과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 개혁 입법을 서둘렀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상·하원은 동등한 권한을 갖고 있어 한쪽이 처리한 법안을 다른 쪽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일이 빈번히 발생했다. 렌치는 이에 상원의원 수를 현행 315명에서 100명으로 줄이면서 권한을 약화시키고 하원에 의해 선출되는 내각에 권력을 집중시키는 내용의 개헌안을 제출했다. 주요 야당인 오성운동과 북부연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당은 개헌에 반대하며 이번 투표를 렌치의 신임을 묻는 선거로 정의했다. 만약 렌치가 패배, 사임한 뒤 조기 총선이 실시되면 이들 세 정당이 단독으로 또는 연립해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모두 반(反)EU 기치를 내세우고 있으며 특히 오성운동은 집권하면 EU 탈퇴 즉 이탈렉시트(Italexit)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가 EU를 탈퇴하고 내년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파 마린 르펜이 당선돼 프랑스마저 EU를 떠나면 EU와 유로존은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렌치의 개헌안이 이탈리아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처방책은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이코노미스트는 렌치의 개헌안이 통과되면 행정부에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돼 베니토 무솔리니, 베를루스코니와 같은 포퓰리스트가 집권해 독재적 권력을 행사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노동연구원 “내년 실업률 3.9%…15년 만에 최고치 전망”

    국내외 경기 둔화와 구조조정으로 내년 실업률이 2001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3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발표한 ‘2016 노동시장 평가와 2017년 고용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실업률은 3.9%로 전망됐다. 올해(3.7%)보다 높은 것은 물론 2001년(4.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내년 고용률은 60.5%로 전망됐다. 상반기 60.0%에서 하반기 61.0%로 하반기에 소폭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에는 취업자 수 증가에 큰 역할을 했던 ‘50대 베이비붐 세대’가 60대로 진입하면서 50대 인구 증가가 둔화되는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됐다. 올해 연말까지 취업자 수 증가 폭은 29만 6000명으로 30만명선이 무너질 전망이다. 내년은 28만 4000명으로 더 줄어든다. 50대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1~10월 15만 1000명에서 올해 6만 1000명이나 줄어든 9만명에 그쳤다. 15~29세 청년층은 올해 20대 대학 졸업생을 중심으로 노동시장 진입이 활발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경제여건 때문에 취업자가 올해 1∼10월 평균 5만 800명 증가하고 실업자도 동시에 4만 4000명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 기간 동안 20대 실업률은 10.1%로 2000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경기 둔화로 일자리가 부족해 창업으로 내몰리는 경향은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3분기 자영업자는 지난해와 비교해 5만 2000명 증가했다. 올해 1~10월 서비스업 취업자는 34만 1000명이나 늘었다. 이 중 55세 이상 고령층이 26만 4000명이었다. 고령층 서비스업 취업자 상당수는 간병인, 청소원 등 저임금 일자리에 취업한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로 상용직 임금근로자 증가 폭은 크게 둔화했다. 상용직은 1∼10월 평균 40만 9000명 증가했지만 1분기 51만 8000명, 2분기 45만 7000명, 3분기 31만 6000명으로 증가 폭이 빠르게 둔화했다. 성재민 노동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에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실업률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며 “전체 고용 양적 수준은 올해에 약간 못 미치겠지만 질적 수준은 낮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소득분배 악화, 문제 없나/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열린세상] 소득분배 악화, 문제 없나/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2016년 들어 소득분배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 2009년 이후 상위 20%의 소득을 하위 20%의 소득으로 나눈 통계청 산정 가처분 소득기준 5분위 배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 2008년까지는 4.98배로 높아졌지만, 2009년 4.95배, 2012년 4.69배, 2015년에는 4.22배로 낮아졌다. 그러나 올 1분기 이후 지난해보다 높아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어 3분기까지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2016년은 5분위 배율 등 소득재분배가 나쁜 방향으로 반전된 연도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세금이나 사회보험료 등을 납입하지 않고, 복지급여 등 사회적 이전을 받기 이전의 경상소득 기준의 우리나라 소득분배 지표는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1980년대 후반 노태우 정부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됐다. 복지 지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가처분소득 기준의 분배지표는 완화 경향을 보였다가 2016년 들어 이마저 나빠지고 있는 것이다.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원인에 대해서는 좀더 심층적 분석이 필요하겠지만, 지난 7년간은 경상소득 기준 소득분배 악화를 국가의 소득재분배 정책으로 억눌러 왔으나 올 들어 기존의 정책 수단으로는 완화하는 데 한계에 이른 것으로 판단된다. 대표적으로 기초연금제도와 같은 제도가 파격적으로 도입되면서 노인 인구 증가에 따른 소득분배 악화를 다소 저지했지만, 노인 인구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복지 지출의 확대가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를 메우는 데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소득분배가 악화되는 경향은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내놓은 소득불평등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2014년까지 OECD 국가들의 소득 불평등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 이 기간에 가처분소득 기준이나마 악회되지 않은 우리나라가 이상할 정도다. 통계청의 소득분배 지표가 우리나라의 불평등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의 지적을 고려하더라도 절대적 수준에는 외국과의 단순 비교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연도별 추세의 변화는 여전히 시사점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소득분배 악화 상황은 예사롭게 넘길 일은 아니다. 분배통계 지표에 가려 있는 우리나라 소득분배 상황의 심각성은 소득계층 간 이동성의 둔화에 있다. 소위 흙수저 금수저 논쟁에서 표출되고 있듯이 경제성장률의 급속한 둔화로 하위층에서 중간층으로, 중간층에서 상위층으로의 이동이 어려워지고 있다. 이는 소득의 불평등이 자산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불평등이 장기적으로 고착화되고 빈곤이 대물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제까지의 소득분배 악화와는 차원이 다른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여기에 세대 간 불평등과 노인 세대 내 불평등도 심화되고 있다. 노인 인구 비율 증가와 저성장 추이는 단기적으로 바꿀 수 없는 큰 흐름이라고 전제할 때, 이에 대한 대책도 임시방편적이 아닌 기존의 분배 프레임을 일대 전환하는 것이 아니면 안 될 것이다. 소득재분배 강화를 위한 조세 및 복지정책도 보완돼야 하겠지만 국가에 의한 재분배 정책 이전의 1차적인 분배가 이루어지는 생산시장과 노동시장에서의 양극화를 완화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나마 저금리 상황이 이러한 불평등 문제가 더 나빠지지 않도록 잡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금리가 올라가면 가계부채 문제가 터지면서 불평등이 폭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에 대책이 시급하다. 양극화의 심각성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은 쉽지 않다. 노인, 장애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복지 지출 확대 외의 다른 대책은 한계가 있지만, 증세 등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청년층과 중장년층에 대해서는 고용 안정성을 높이는 방향이 최우선이지만, 좋은 일자리는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상황에서는 늘리기가 쉽지 않다. 고도 성장기에 맞춰진 선순환 구조를 저성장기에 가동시키려면 기득권 계층의 양보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를 위해 계층 간 상호 신뢰의 회복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이 요구된다. 이는 온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믿음 있는 국가 리더십이 전제돼야 가능하다.
  • 佛대선 경선 피용 깜짝 돌풍 사르코지 정계 은퇴시켰다

    佛대선 경선 피용 깜짝 돌풍 사르코지 정계 은퇴시켰다

    내년 4월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중도 우파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에서 온건파이면서도 이민과 동성애에 단호한 입장을 보이는 프랑수와 피용(62) 전 총리가 깜짝 1위에 올랐다. 반면 이슬람 극단주의자와 테러, 난민 문제에 강경한 입장을 보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3위에 그쳐 내년 대선 출마가 좌절됐다. 르몽드 등 프랑스 언론은 20일(현지시간) 치러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1차 투표에서 92% 개표 결과 피용 전 총리가 44.1%로 1위, 알랭 쥐페 전 총리가 28.6%로 2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는 20.6%로 3위에 그쳤다. 이날 투표에서 1~2위에 오른 피용과 쥐페는 오는 27일 2차 결선투표를 거쳐 공화당 대선 후보로 결정된다. 현지 여론조사기관인 오피니언웨이는 27일 공화당 2차 결선투표에서도 피용이 54%를 얻어 46%를 얻은 쥐페를 꺾고 공화당 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프랑수와 올랑드 대통령의 집권 사회당은 경기회복 지연과 10%에 달하는 높은 실업률, 잇단 테러 등으로 인기가 크게 떨어져 재집권 가능성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될 경우 포퓰리즘의 기세를 이어받은 극우 정당인 마린 르펜 국민전선 대표와 맞대결을 펼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쥐페와 함께 양강구도를 이루던 사르코지가 결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무슬림과 이주민을 향한 혐오발언으로 유권자의 반감을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르코지는 패배를 인정하면서 “공직과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결선투표에서 피용 전 총리에게 투표해 달라고 당원들에게 부탁했다. 1981년 27세에 사상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한 피용은 2007~2012년 사르코지 전 정부에서 5년간 총리로 지냈다. 비교적 합리적이라는 평을 듣는 그는 유로존 채무 위기가 닥치기 전에 이를 경고했다. 감세와 노동시장 유연화 등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추진했던 신자유주의적 정책인 ‘대처리즘’ 신봉자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그는 경선 기간 “어디서나 프랑스 국민은 자신의 에너지를 빼앗는 관료제도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내게 말했다”며 자신이 당선되면 공무원 50만명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주의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복지비용이 유럽 최고 수준인 프랑스에서 인기 없을 법한 이런 공약을 내걸고도 공화당 경선에서 선두를 차지한 것은 의미심장하다고 유럽언론은 분석했다. 다만 그는 온화한 성품에도 동성애와 이민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이민자 수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나도 일하고 싶어요···취업준비자 65만명 초과 ‘역대 최대’

    나도 일하고 싶어요···취업준비자 65만명 초과 ‘역대 최대’

    취업준비자 숫자가 65만명을 돌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취업준비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을 뿐더러 진입 자체도 쉽지 않은 국내 노동시장 사정이 반영된 수치로 풀이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65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63만 7000명) 대비 1만 6000명 증가했다. 10월 기준 2003년 34만명이었던 취업준비자는 2005년 46만 3000명, 2006년 52만 9000명, 2010년 61만 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2011년 55만 9000명으로 감소한 뒤 2012년 57만 1000명, 2013년 55만 4000명, 2014년 55만 6000명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63만 7000명으로 크게 늘어난 뒤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취업준비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취업준비를 위해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2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25만 6000명) 대비 3만 3000명 감소했다.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38만 1000명에서 43만명으로 4만 9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준비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반적으로 취업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구직 활동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는 일이 취업준비자가 증가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일자리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0월 취업자는 2657만 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7만 8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두 달째 20만명대에 머물렀다. 특히 경기 둔화와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10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취업시즌이 끝나고 상반기인 3∼5월에 취업준비자가 늘어나다가 하반기에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10월에 취업준비자가 증가했는데 이같은 추세가 11∼12월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월요 정책마당] 고령화 시대, 노후 준비의 핵심은 일자리/문기섭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

    지난해 ‘인턴’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평생을 다니던 회사에서 정년퇴직한 70세 노인이 새로운 직장에 취업하기 위해 동영상 이력서를 만드는 등 고군분투하고, 결국 취업에 성공해 30대의 젊은 CEO와 함께 회사의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인간다운 삶에 꼭 필요한 것 중 하나가 ‘일’이라고 단언한다. 100세 시대가 다가오면서 현실에서도 장년 일자리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변의 장년들을 만나 보면 여전히 일을 통해 보람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하고 싶은 열망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은퇴 연령은 남성 72.9세, 여성 70.6세이며, 이는 꾸준히 오르고 있는 추세다. 이렇듯 더 오래 일하기를 희망하는 장년의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고용정책적 고려가 절실하다. 이에 정부는 최근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장년층이 직업훈련과 취업지원 등 각종 고용서비스를 충분히 제공받아 더 나은 재취업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장년 고용서비스 강화 방안’을 수립했다. 먼저, 퇴직 이후를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많은 장년층이 아무런 준비 없이 퇴직하고 치킨집, 편의점 등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폐업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이다. 기존의 경력을 진단하고 향후 진로를 설계하는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3차례 이상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한다. 40년간 봉제사로 일하던 근로자가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접하고 강의기법을 배워 기술학교 전문강사로 ‘제2의 인생’을 살게 된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일정 연령이 되면 건강검진을 받듯 ‘업무능력 종합검진’을 받고 인생 이모작을 계획하는 관행을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장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를 계속 얻으려면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사회변화에 잘 적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수준별 훈련 과정을 마련해 학력이나 숙련 수준에 맞는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국제성인역량조사 결과 우리나라 장년의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전국에 ‘중장년 정보화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해 장년들이 무료로 2~4주 과정의 기초 ICT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어느 분야에 취업하든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정보통신기술 신산업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고학력·고숙련 장년에게는 1년 정도 장기 훈련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태조사에 따르면 퇴직 예정 근로자의 82%가 퇴직 전에 재취업을 위한 상담, 교육훈련, 취업알선 등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지만 실제 서비스 실시 기업은 6%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기업은 이런 서비스를 반드시 제공하도록 하고, 중소기업에서는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등 공공 인프라를 활용해 보다 많은 근로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새롭게 일자리를 찾는 장년에게는 맞춤형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64세까지만 참여 가능하던 취업성공패키지 프로그램 참여 연령을 69세까지 늘리고 5000명 규모의 시범사업도 운영한다. 연령이 아니라 능력에 따라 대우받는 노동시장을 만들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추진한다. 정부는 연공서열형 인사시스템을 직무·성과 중심으로 개편해 나갈 것이다.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고숙련 장년 근로자가 더 오래 일하게 되고 청·장년 상생 문화 조성에 노력하는 기업은 직원의 업무 만족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변화에 따라 기업 경쟁력이 향상되는 효과도 나타났다. 한편으로는 기업이 제시하는 임금과 장년의 희망임금 간 격차로 인해 생기는 빈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해 정부의 장려금 제도도 손질할 계획이다. 영화 ‘인턴’으로 돌아가 보자. 영화 속 주인공은 젊은이로 가득 찬 ‘의류 인터넷 쇼핑회사’에서 그간 쌓아온 업무 노하우, 인생 경험, 지혜를 십분 발휘해 나름의 영역을 구축하며 세대 간 상생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 준다.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고령화되는 우리나라의 기업에서도 영화에서처럼 장년층이 청년과 함께 일터의 주인공으로 활기차게 동행할 수 있는 모습을 더 많이 보게 되길 기대한다.
  • 한·미 재계 “FTA 강력 지지”

    한·미 재계 “FTA 강력 지지”

    도널드 트럼프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지 하루 만인 10일 한·미 재계 인사들이 만나 통상 현안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양국에 미치는 긍정적인 측면을 미국 측에 전파하는 데 주력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상공회의소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에서 ‘제28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개최했다. 1988년 설립된 민간경제협의체로 한·미 FTA 체결, 비자 면제 프로그램 가입 등에 기여한 한·미재계회의 한국 측 위원장은 조양호(왼쪽) 한진그룹 회장이 맡고 있다. 조 위원장을 비롯해 미국 측 위원장인 폴 제이컵스(가운데) 퀄컴 회장,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빈센트 브룩스(오른쪽) 한미연합사령관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양국의 안보, 통상, 고령화와 노동시장, 바이오 생명과학 분야 교류 방안 등을 논의한 뒤 재계 인사들은 “한·미 FTA가 양국 교역투자 확대 및 신사업 기회 창출의 기반임에 다시 한 번 강한 지지를 표명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미국에 대한 투자 증진을 위해 양국 위원회가 한국 내 기업 및 투자하기 좋은 환경 마련에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오찬에 참석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한·미 FTA 성과 전도사’를 자청했다. 주 장관은 “한·미 FTA가 체결된 2011년 이후 세계 교역규모는 10% 감소했지만, 양국 간 교역은 15% 늘었다”면서 “한·미 FTA가 양국 경제협력과 번영의 플랫폼으로 잘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기경영자총협회, 산업특성 적합 청년일자리 창출 나선다

    경기경영자총협회, 산업특성 적합 청년일자리 창출 나선다

    노동시장 개혁 지연, 저성장 기조 등으로 얼어붙은 청년고용 시장을 위해 정부가 발 벗고 나섰다. 인력수급 미스매치 해소를 위한 구조적인 대책과 함께 단기간 내 청년 일자리 확보를 목적으로 청년 일자리 창출을 주도할 경제계와 함께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구성하고 청년취업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대표 경제단체 ‘경기경영자총협회’는 정부의 청년고용정책과 함께 단순 공급형 일자리 사업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머리를 모았다. 청년 구직자 및 취업에 취약한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전공자 등 수요자 중심의 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담기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경기경총은 고용노동부, 경기도, IT기업체와 컨소시엄을 맺고 경기지역 고용집중 및 성장산업 상위 업종인 전자부품, 컴퓨터, 모바일, 반도체 등에 필요한 교육 및 훈련 사업을 운영하며 지역 수요에 대응하는 청년일자리 창출, 일자리미스매칭 문제 등을 해소해왔다. 경기경총이 운영하는 2016년 경기도 IT융합 고용생태계 조성사업은 청년층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반도체 공정, 모바일디자인 등 IT분야 전문 직업훈련과 취업희망 업종에 대한 직업상담·취업알선·청년고용정책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기업과 구직자를 연결하는 종합 취업지원 사후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청년구직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 고용지원팀 윤동현 팀장은 10일 “경기경총이 올해 새롭게 추진한 모바일 UX/UI 전문 디자이너 양성과정의 경우 대학에서 배울 수 없는 실무위주의 직무교육과 경력개발 설계를 통해 취업취약계층인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전공자 및 여성 구직자에 적합한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취업자 증가 6년 만에 최저

    취업자 증가 6년 만에 최저

    조선업 구조조정과 전자산업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6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만 2000명(2.4%)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꾸준히 늘었지만 증가 폭은 2010년 9월 27만 2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 폭이 30만명 아래로 내려간 것은 같은 해 10월 이후 6년 만이다. 취업자 증가율은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 취업자 증가율은 0.2%에 그쳤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 폭은 6000명으로 8월(9000명), 9월(7000명)에 이어 3개월 연속 1만명을 밑돌았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 7700명이 감소한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의 증가 폭이다. 특히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취업자 수가 2만 5000명 감소해 ‘실업대란’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말 이 분야 고용규모는 21만명에 달했지만 현재는 18만명대에 머물고 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하는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10월 취업자 수가 1만 5000명이나 줄었다. 2013년 57만명에 달했던 고용규모는 현재 51만명대로 낮아졌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중국의 저가 철강재 수출 등으로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모습이다. 그래도 고용 감소세는 이어져 올해 10월 지난해보다 2300명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 중에서도 ‘식료품제조업’과 ‘화장품제조업’ 취업자 수는 각각 1만 2000명, 1만명 늘었다. 1인 가구 증가와 수출호조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표적인 저임금 업종인 ‘숙박·음식업’은 취업난으로 청년층 등이 몰리면서 5만 6000명이 늘었다. 지난해 대비 취업자 증가율은 12.0%에 달했다. ‘항공 운송업’도 저유가와 저가항공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1만 6000명 증가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노후 불안한 여성

    노후 불안한 여성

    ●여성 직장가입자 63% 남성 73% 직장에 다니는 여성 가운데 국민연금 가입자는 10명 중 6명에 불과하며, 한 해 받는 연금액도 남성보다 평균 170만원 이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가구 중 여성이 가구주인 비율이 지난해 28.4%에 이르렀고, 여성 가구주의 빈곤율은 매년 30%를 웃도는 점을 고려할 때 여성의 노후에 대비한 사회보장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질병관리본부의 의뢰를 받아 작성, 발표한 ‘여성 건강통계 산출 및 주요 이슈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여성 임금근로자의 국민연금 가입률은 62.9%로 남성(73.0%)보다 10.1% 포인트 낮았다. 직장과 지역을 포함한 전체 국민연금 가입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2.9%로 절반에도 못 미쳤다. ●노령연금 남성보다 190만원 적게 받아 지난해 65세 이상 여성 국민연금 가입자 한 사람에게 지급된 노령연금은 평균 263만원으로 남성(453만원)보다 190만원이 적었으며, 한 달에 약 15만원 적게 받았다. 연금 수령액 구성비를 보면 남성은 노령연금의 비중이 91.9%인 반면, 여성은 57.8%에 불과했고 33.2%는 가입자인 배우자 등이 사망했을 때 받는 유족연금을 수령했다. 이는 여성이 연금조차 배우자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여성의 노후를 온전하게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성은 남성보다 노동시장 참여율이 낮고 불안정 고용 비중이 높다 보니 공적연금 가입률과 기여 수준이 낮고 당연히 노후의 소득 보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보사연은 이 보고서에서 “사회보장 제도의 취약성이 여성을 빈곤에 더욱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입동에 불어닥친 고용 한파... 취업자 증가폭 6년만에 최저

    조선업종 실업대란의 여파로 취업자 증가 폭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7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1265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9만 2000명(2.4%) 증가했다.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증가 폭은 2010년 9월(27만 2000명)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취업자 증가율은 숙박·음식업(12.0%)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5.7%),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5.4%) 등 서비스업종에서 가장 높았으며 공공행정·국방은 -1.8%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모든 업종 중 임금이 가장 높은 금융보험업은 증가율이 0.1%로 매우 낮았다. 특히 전체 업종 중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증가율이 0.2%에 그쳐 고용시장에 타격을 입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월(-7700명)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고용 악화는 최근 구조조정 태풍이 몰아치는 조선업에서 심각했다. 선박, 철도, 항공장비 등을 제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은 지난해 말까지 고용이 늘었으나 선박 수주 급감 등 경기 악화로 올해 들어 감소세로 전환했다. 특히 6월 1만 2000명이었던 작년 동기 대비 취업자 감소 폭은 8월 2만 2000명, 9월 2만 4000명, 10월 2만 5000명으로 3분기 이후 크게 늘어 ‘실업대란’이 현실화하고 있다. 제조업 고용의 14.5%를 차지해 고용규모가 가장 큰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도 10월 취업자 수가 1만 5000명 줄었다. 국내 전자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생산기지를 동남아 등 해외로 이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 취업자가 921만 6000명으로 25만 4000명(2.8%) 증가했다. 반면 구조조정이 한창인 300인 이상 대기업은 343만 4000명으로 3만 8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론] 산업 4.0 시대, 공장노동법 개혁해야/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시론] 산업 4.0 시대, 공장노동법 개혁해야/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최근의 기술 변화를 한마디로 포착하는 단어는 ‘스마트화’다. 업무의 루틴화, 로봇화를 넘어 센서와 사물인터넷(IOT)을 통한 인공지능화로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것까지를 의미해 자본에 의한 노동의 대체가 심각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스마트화는 정보 플랫폼을 통해 중개돼 그에 종사하는 노동 또한 플랫폼 노동 등으로 불리게 된다. 이는 지금의 특수형태 업무 종사자들이 정보기술(IT) 혹은 IOT 기술로 클라우드 워커로 정착돼 감을 의미한다. 이렇게 되면 현재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 밖이 전방위 생산기지화되고 우버에서 보듯이 기업가, 소비자, 근로자라는 구분이 점차 희석된다. 이러한 스마트화가 우리 노동시장에 요구하는 변화들을 살펴보자. 먼저 취업 형태의 다양화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제조업 인력 축소, 서비스산업 주도의 산업구조로 변화하며 자영업, 1인 창업, 프리랜서 등 전형적인 공장 근로자가 아닌 집단이 훨씬 증가하게 된다. 대량생산 초기 공장 근로자 보호에 맞추어진 노동법에 대한 ‘이용자 편의성’ 제고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집단주의 문화에서 개인주의화 경향의 확산으로 획일적, 경직적 규율과 지속적인 갈등도 빚게 된다. 디지털 정보통신기술 혁신으로 근무 장소 및 근무 시간에서 직장과 사적 영역의 경계가 점차 모호해 유연한 취업 형태 및 근무 방식의 필요성과 경직적 규율 간 긴장 관계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 한국은 저출산·고령화와 더불어 4차 산업혁명이라는 태풍의 눈으로 진입해 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 노동 관련 법체계는 이를 맞이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다. 다행히도 우리 헌법 32조 1항에 국가는 근로자의 고용 증진과 적정임금 보장에 노력해야 한다로 명기해 ‘고용된 근로자 보호’와 ‘고용되지 않은 근로자 보호’의 균형성 유지를 법률제도의 원리로 밝혔다. 바로 산업 4.0시대에 우리 노동법 체계가 ‘고용되지 않은 근로자 보호’의 기능을 도외시해서는 안 됨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과 같이 ‘고용된 근로자’ 보호 기능에만 편중된 개별 노동법은-헌법 정신과 달리-산업 4.0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현재의 노동법은 생산직 공장 근로자를 중심으로 근로감독과 벌칙을 통한 획일적인 근로조건 규제로서 업무 내용과 방식에 따른 다양한 특성 맞춤형 규제 방식, 탄력적 규제 방식(재택 근로, 스마트 근로 등)을 좀처럼 제공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다. 근로 시간, 휴게, 휴일, 휴가 등이 풀타임 근로자를 기준으로 설계돼 있어 다양한 형성 가능성을 제한하는 경향이 강하다. 취업 규칙 변경의 합법성 판단 기준에 중요한 사회통념 부합 여부 판단에도 ‘고용되지 않은 근로자 보호’에 대한 고려는 없다. 연공성 완화를 위한 임금체계 개선, 근로시간 유연화 등 근로조건 변경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법원은 업무상 필요성, 불이익 여부, 동의절차 등의 요소들을 보아 왔다. 그러나 이러한 판단에는 오로지 ‘고용된 근로자 보호’ 관점에만 초점을 맞추어 왔다. 동의 절차 역시 근로자를 동질적으로 가정하고 근로자 과반수 이상 동의가 민주적이라는 공장법적 전제가 현실 환경과 부조화스럽다. 산업 4.0 시대에 개별 근로자의 특성 및 선호와 근로조건의 결정 방식의 부조화는 점점 커져만 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고용된 근로자 보호의 경직성은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를 유발하고 있다.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은 헌법 34조의 ‘보편적인 사회보장 기능’의 사회에 대한 요구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을 적용하려면 우선 근로자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현행법은 협소한 근로자성을 판단 기준으로 제한해 ‘근로자 아닌 근로자 보호’에 충실치 못한 사회안전망 크레바스(깊은 간극)에 빠져 있다. 더 늦기 전에 노동법과 절연된 보편적인 사회안전망의 재구조화가 시급하다. 1950년대 이래 변화를 거부하는 공장 재직 보호 중심 노동법으로는 산업 4.0 시대의 ‘일자리 미래’와 ‘보호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다. 스마트 노동법, 스마트 사회안전망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동개혁 없이는 산업 3.0 시대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 “한국, 재정 여력 활용해 기업 구조조정해야”

    “한국, 재정 여력 활용해 기업 구조조정해야”

    그리스 경제위기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이체방크 쇼크 등 글로벌 경제 위기를 지난 700일 동안 세계경제 현장에서 지켜보며 기록으로 남긴 사람이 있다. 기획재정부 출신 ‘30년 공무원’ 최광해(55) 국제통화기금(IMF) 대리이사가 주인공이다. 새달 초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는 최 이사는 24일(현지시간) 2014년 12월부터 세계경제의 중심이자 ‘위기 해결사’인 IMF에서 이사로 활동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생생한 경험을 토대로 우리 경제가 나아갈 길을 담은 저서 ‘IMF 견문록’(21세기북스) 출간 기념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곳에서 경제 위기를 겪는 나라들을 많이 봤고 우리나라도 IMF 지원을 받았지만 우리처럼 대차게 위기를 극복하는 나라는 없었다”며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절망과 비하가 곳곳을 채우고 있다. 이런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썼다”고 말했다. ‘IMF에서 찾은 대한민국 희망론’인 셈이다. 그러나 최 이사는 IMF에서도 한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고 털어놨다. 그는 “IMF는 한국의 투자환경을 어둡게 보고 있다”며 “일본처럼 기업구조가 취약하고 조선·철강 등의 과잉설비는 고통스러우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러다가는 한국 경제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이 많이 나온다. 최 이사는 “건실한 재정 여력을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하는 촉매제로 활용하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나간다면 일본처럼 오랫동안 고통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그는 특히 사회안전망을 늘려 노후의 삶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해소하고 내수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투자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는 “이 같은 과제를 실현하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IMF가 ‘부럽다’고 할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건실한 재정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재정 건실성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효율적으로 집행하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최 이사는 IMF 근무를 원하는 한국인 후배들을 위한 팁도 잊지 않았다. 그는 “IMF는 시험성적이 뛰어난 사람이 아니라 필요한 분야를 구체적으로 정해 놓고 적합한 사람을 찾는다”고 귀띔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로봇·신에너지·바이오 국가자격 신설

    로봇·신에너지·바이오 국가자격 신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기 위해 로봇, 신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유망 분야에 국가자격을 신설한다. 직업훈련을 통해 빅데이터, 핀테크, 사물인터넷(IoT) 전문가도 육성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는 25일 고용정책심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4차 산업혁명 대비 직업능력개발훈련 제도 개편안’을 심의, 의결했다. 이번 대책은 글로벌 경쟁 심화, 4차 산업혁명,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직업훈련 과정을 노동시장과 산업 수요에 맞게 개선하고 성과지향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라 마련됐다. 고용부는 올 하반기부터 ‘국가 기간·전략산업훈련’ 114개 직종을 전면 개편해 신산업 분야에서 인력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핀테크, 스마트팜 등의 훈련과정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내년에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핵심인력을 양성하고자 한국폴리텍대 등 전문훈련기관에 190억원을 투자한다. 기계 제어장치인 임베디드 시스템, 데이터 융합 소프트웨어, 의료·바이오, 정보보안 전문가 육성이 핵심이다. 산업계 수요가 높은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로봇, 신에너지, 바이오 등의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신규 개발 및 관련 국가자격 신설도 추진한다. 노동시장과 산업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훈련공급 시스템도 마련한다. 2018년부터 정부가 훈련물량을 통제하던 방식을 ‘시장기반형’으로 전환해 인력 수요가 있을 때 별도 제한 없이 즉시 훈련과정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 하반기에는 고급과정 수강료를 적정화하기 위해 ‘직업훈련 수강료 상한제’를 폐지한다. 일률적으로 적용했던 훈련 기준단가도 훈련과정의 NCS 수준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는 취업한 훈련수료생의 임금 수준과 취업 사업장 규모, 훈련 교사 실적을 비교할 수 있도록 국가직업훈련 홈페이지인 ‘HRD-NET’에 성과 정보를 상세히 공개한다. 취업률이 70% 이상인 훈련 직종은 ‘우수 직종’으로 분류해 훈련생 개인 부담을 5%로 최소화하고, 취업률 35% 미만 저성과 직종은 본인부담을 80%까지 높인다. 훈련성과가 우수한 기관은 인증 유효기간도 현재의 최대 3년에서 5년으로 확대한다. 이 밖에 고용부는 ‘생애 훈련이력별 상담제’를 도입해 생애 첫 훈련계좌 발급 시에는 기본적 계좌발급 요건만 확인한 뒤 즉시 훈련계좌를 발급하도록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시장과 산업의 수요를 발 빠르게 반영하고, 고성과·고품질 중심의 훈련시장으로 개편해 취업난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OECD 가입 20년 만에 GDP 3배… 삶의 질 향상 ‘숙제’

    무역규모 세계 15위→ 6위로 뛰어 1인 GDP 작년 3만 4549弗 22위 성장 둔화… 성장률 2년째 2%대 고령화 심각… 생산성 더 높여야 25일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협정에 서명한 지 만 20년 되는 날이다. 1996년 10월 김영삼 정부는 OECD 가입을 선언하며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고 자축했다. 우리나라가 29번째로 합류한 OECD는 부자 나라들의 모임으로 여겨졌다. OECD 회원국이 된다는 것은 곧 개발도상국 꼬리표를 뗀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OECD 가입으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경제의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는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만큼 가파른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 생산성 약화는 미래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특히 ‘삶의 질’ 개선이란 측면에서 보면 경제의 외형적 확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많다. ●성장률 7.6%서 작년 2.6%로 낮아져 1996년 5574억 달러에 불과했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지난해 1조 4000억 달러로 거의 3배가 됐다. 국민의 소득 수준을 말해 주는 1인당 GDP도 35개 회원국 중 27위(1만 4428달러)에서 지난해 22위(3만 4549달러)로 올라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수출은 1996년 1297억 1500만 달러에서 2015년 5267억 5700만 달러로, 수입은 1503억 3900만 달러에서 4364억 9900만 달러로 수출입 규모가 15위권에서 6위권으로 뛰었다. 그러나 한때 OECD에서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나라로 꼽혔던 우리나라는 최근 들어 성장 동력의 약화가 뚜렷해졌다. 1996년 7.6%에 달했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6%로 내려앉았다. 올해에도 2년 연속 2%대 성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은 4.9%에서 0.7%로 감소했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빨리 늙어 가는 나라’이기도 하다. 2014년 기준 만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2.7%로 멕시코, 터키, 칠레 다음으로 적지만 2050년이 되면 일본, 스페인과 함께 고령 인구가 70%가 넘는 나라가 될 것으로 예측됐다. 가임기 여성 1명이 낳는 아이 수를 뜻하는 합계출산율은 1.21명으로 OECD에서 가장 낮다. OECD는 최근 한국의 가입 20주년을 맞아 낸 보고서에서 “급격한 고령화와 저출산은 은퇴자를 부양할 근로자 수가 크게 감소한다는 뜻으로 예상되는 노동 투입 감소를 상쇄하려면 생산성 증가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한국 GDP의 59%를 차지하고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서비스업 분야의 생산성이 대기업 위주인 제조업 생산성의 절반에 그치는 점도 과제로 꼽았다. ●성장 촉진·불평등 감소 개혁 추진해야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도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회지표에서 한국의 자살률은 OECD 내 1위, 도로사망률은 미국에 이은 2위를 유지하고 있다.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124시간으로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한국은 노령 인구 빈곤 문제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면서 “포용적 성장의 길을 계속 가려면 성장 촉진과 불평등 감소를 위해 상생적 개혁을 우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뉴욕증시 다우 0.22% 하락 마감…이동통신사 실적 실망, 유가하락 영향

    뉴욕증시 다우 0.22% 하락 마감…이동통신사 실적 실망, 유가하락 영향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통신주 약세와 유가 하락의 영향을 받아 소폭 하락했다. 20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0.27포인트(0.22%) 하락한 18,162.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5포인트(0.14%) 낮은 2,141.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8포인트(0.09%) 내린 5,241.83에 장을 마쳤다. 이날 하락 출발한 지수는 장중 대체로 약세 흐름을 이어갔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통신주 급락, 유가 약세 등이 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비롯한 주요 금리를 모두 동결했다. 다만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갑작스럽게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정책 지원이 영원히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밝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높였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2% 이상 하락하며 가장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이외에 에너지와 산업, 소재, 기술, 유틸리티 등 헬스케어를 제외한 전 업종이 내렸다. 버라이즌의 주가는 3분기 매출이 일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한 데다 이용자 증가 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2.4% 넘게 하락했다. 버라이즌은 이날 3분기 순익이 36억 달러(주당 89센트), 매출은 309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익과 매출 각각 42억 달러(주당 99센트)와 331억 달러 대비 감소한 것이다. 매출은 팩트셋 조사치인 305달러를 상회했지만 톰슨로이터 조사치인 310억 9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의 주가는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이 실망스러웠던 데 따라 10% 넘게 급락했다. 종합금융회사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과 전망이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9% 상승했다. 10월1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는 증가했다. 그러나 콜럼버스의 날과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영향을 받아 노동시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1만 3000명 늘어난 26만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마켓워치 조사치 24만 8000명을 웃돈 것이다. 뉴욕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필요할 경우 자산 매입 기한을 연장하겠다는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ECB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유가는 최근 급등에 따른 이익 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라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이날 만기인 1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배럴당 1.17달러(2.3%) 내린 50.43달러에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