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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상토론’ 국무회의 / 비상수송대책 제시없어 “언론이 확대보도” 발뺌도

    화물연대 파업사태에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정부의 방침이 정해졌는데도 13일 국무회의에서는 이런 방침을 무색케 하는 논란이 벌어졌다. 비상수송대책 마련 등에 초점이 맞춰지기보다는 공권력 투입의 방법론을 놓고 국무위원간 이견을 보이는 혼선이 빚어졌다.언론이 파업사태를 지나치게 확대 보도했다며 언론에 책임을 떠넘기기도 했다.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고건 총리의 전일 담화문 발표에 대해 “소수 여론은 참여정부의 정책기조가 과거와 달라진 게 뭐냐고 얘기하는 등 정부가 근원적으로 문제해결을 못하는 데 아쉬움을 갖고 있다.”며 담화문 내용과는 다른 목소리를 냈다.지은희 여성부 장관은 “주간 노동시간,휴면시간 등의 삶의 질을 조사해야 한다.”고 권 장관을 거들었다. 그러나 윤진식 산업자원부 장관은 “물류대란으로 국내 3개 타이어 수출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조속한 사태해결을 강조했다.강금실 법무부 장관은 “이번 사태는 문제가 누적된 것이어서 (파업에 대한)이분법적 구분보다는 중간자적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파업 기준이나 공권력 행사 기준 등이 명확히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화물운송업이)면허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서 수요에 비해 운전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졌다.”면서 “지입차주들보다 어려운 계층이 많은 만큼 형평성있게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언론에서 아주 부풀려져 보도됐다.”고 지적했고,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태 발생 이후 정부는 발빠르게 대응했으나 신문·방송에 대한 홍보가 미흡했다.”고 말했다.고 총리는 이에 대해 “사태발생과 전개과정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했으며,지방자치단체장이 이런 사태에 대해 총리인 본인보다도 모르고 있더라.”며 “여러 집단행동을 유형별로 분류해 효율적인 위기관리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설] 상생의 노사문화 출발점 돼야

    노·사·정 대표가 어제 한 자리에 모여 ‘21세기 노사행동규범 권고안’을 채택한 것은 상생의 노사문화를 여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은 일이다.사측은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고 노측은 불법행동을 자제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노동계와 경영계는 물론,정부와 학계 인사들이 함께한 지난 6개월여의 긴 토론을 통해 도출해낸 것이어서 더욱 값지다. 우리가 이 권고안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는 그동안 사사건건 대립해온 노·사 양측이 모처럼 타협의 정신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5년전 외환위기가 닥쳤을 때 노·사·정이 대타협을 통해 하나가 되어 위기를 단기간에 극복해냄으로써 외국투자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준 사실을 우리는 기억한다.그러나 너무 빨리 위기를 극복해낸 것이 도리어 화근이 되어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다는 비웃음을 사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지난 수년간 금융기관과 대기업의 구조조정,공기업의 민영화,공무원 노조의 출범에다 각종 이익집단의 갈등까지 겹쳐 산업현장은 분규가 그치질 않았다.앞으로도 주5일 근무제 등의 대형 이슈들이 산적해 있어 노사불안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게다가 밖으로 북한 핵문제와 한·미간의 마찰,이라크 전쟁,안으로는 가계신용 팽창과 부동산 버블,대기업의 분식회계 등이 겹쳐 우리 경제는 다시 심각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다.수출은 부진하고 기업들은 투자를 기피하며,경상수지는 적자로 돌아서고 유가와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소비증가율은 50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등 거의 모든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1세기 노사행동규범 권고안’은 이런 위기상황에 때맞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소중하다.노·사·정이 대타협을 통해 이번에도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그같은 기대가 실현되기 위해서는 노·사·정 대표들간의 타협의 정신이 일선 사업장에까지 스며들 수 있게 해야 한다. 각 노사현장의 사용자와 노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노사관계의 실천적 규범을 세워야 한다.우리는 이를 위해 노·사·정이 공동으로 산업평화선언을 할 것을 제안한다.여기에는 네덜란드의 ‘바세나 협약’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네덜란드는 제2차 오일쇼크와 과도한 복지정책의 후유증으로 경제위기에 직면해 있던 지난 1982년 노동계와 경영계가 서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대신 일자리를 늘리는 데에 합의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했다. 우리는 이번 노·사·정 대표들간의 ‘21세기 노사행동규범 권고안’ 채택으로 일단 한국의 노사문화를 대립에서 타협으로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본다.이제 구체적 실천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사 양측이 지속적인 대화 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기대한다.
  • 오피니언 중계석/고학력자 여가시간 TV 많이 본다

    -김응렬교수·김은경강사 ‘노인 생활시간 구조 분석' 기고 2000년 11월 통계청이 실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65세이상 고령자 인구는 7.3%로 고령화사회(aging socity)에 진입했으며,2019년에는 65세 인구가 14%를 웃돌아 고령사회(aged socity)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고령사회를 앞둔 노인들의 생활시간을 분석하는 것은 현재 고령자의 생활시간 패턴을 알게 함과 동시에 고령자를 위한 프로그램 마련의 틀을 만드는 의미있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김응렬 고려대교수와 김은경 공주영상정보대 강사가 고려대 한국학연구소에서 펴내는 ‘한국학연구’ 2002년 하반기호에 ‘노인의 생활시간 구조분석’이란 글을 기고,65세 고령자들의 시간사용 문제를 집중적으로 살폈다.논문은 1999년 통계청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시간 조사자료 가운데 65세 이상 고령자의 생활시간만을 대상으로 재분석했다.논문 내용을 요약한다.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뿐만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한 생활시간에 대한 연구는 조사방법상의 어려움과 자료수집이 용이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지금까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고령자의 경우 성별에 의한 생활시간의 차이가 크다.즉 여가활동 특히 남자의 경우 대중매체를 이용한 여가시간이 상대적으로 길며,여가시간은 남성 노인이 여성 노인보다 62분 길다. TV나 라디오의 대중매체 접촉시간은 65세 전체 인구의 93.6%가 1일 3시간49분을 소비하고 있다.여자보다는 남자가,학력이 높을수록 대중매체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다. 학력이 노후 준비와 관련이 있고,이것이 생활시간 배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즉 학력이 낮을수록 노동시간이 길고,반면에 교제 및 여가활동시간은 학력이 높을수록 길다. 무학력 및 초등학교 졸업 정도인 노인의 여가시간은 6시간50분 가량이나,고졸·대졸은 8시간10분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학력이 낮을수록 타인과 교제하는 시간이 길지만 고학력자일수록 대중매체를 이용한 여가활동 시간이 길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은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보다 대중매체 접촉시간이 40%정도 컸다. 경제활동을 하는 노인의 여가시간은 4시간58분이었으나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노인은 8시간18분으로 경제활동 유무가 여가시간 소비에 가장 큰 규정력을 보이고 있었다.농가노인보다 비농가노인의 여가시간이 125분이나 길어 경제활동 변수와 같은 특징을 보였다. 노인의 가정관리 시간은 성별에 의한 차이가 가장 컸다.가사활동과 아이 보살피는 것은 주로 여성 노인의 일로 돼 있었다.남자는 바깥일을,여성은 집안일이라는 분업의식이 뚜렷하게 나타났다.또한 성별에 관계없이,나이가 많을수록 가정관리 생활시간은 점차 감소되고 있었다. 개인유지 시간의 소비는 성별에 의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으나 나이에 의한 차이는 크게 나타났다.수면시간과 건강관리시간은 고령자일수록 길었다.개인유지 시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경제활동 여부가 유의했으나 그외 규정력이 있는 요인을 찾아볼 수 없었다. 노년기에 들면서 자유시간과 여가시간이 증가했으나 자유시간의 사용은 노후의 삶의 질이라든가 노년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실현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었다.연령별 코호트분석(cohort analysis, 동세대 분석)에 의하면 고령기에는 노동시간 감소로 교제 및 여가활동시간,주로 TV시청과 경로당에서의 담소에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개인유지 시간의 연장은 수면에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들이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더욱 건강하고 즐겁게 생활시간을 소비하기위한 프로그램 개발과 서비스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사료된다. 정리 이순녀 기자 coral@
  • [열린세상]삶의 경제를 위하여

    대통령 선거의 긴장된 순간들이 지나고 이제 희망의 새 아침을 맞아 새 대통령에게 거는 기대는 사뭇 크다.그를 뽑아준 국민이나 다른 이를 뽑은 국민이나 그 모두가 이제는 새 대통령의 정치적 걸음걸이에 시선을 집중한다.이들이 갖는 기대는 대강 이런 것이다.한편으로 낡은 질서와 구조들을 청산하고 다른 편으로는 희망의 새 시스템을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대통령직 인수위에는 참여 민주주의와 사회적 연대를 기조로 하는 사람들이 많이 포함되었다.재벌이나 부자들은 매우 긴장하는 반면,중산층과 서민들은 상당한 기대를 한다.이제 어디서부터 ‘개혁’의 발걸음을 차근차근 밟아야 사회적 분열을 막으면서도 희망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 것인가?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성실하게 땀 흘리는 사람들이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원칙’이 꼭 실현되도록 하는 것이다.그래서 투기나 대물림,일확천금 등이나 여러 기득권에 기초해서 ‘어깨 힘주며’ 사는 사람들의 어거지 같은 저항에 대해서는 확실한 선을 그어야 한다.이 점이 분명하지않으면 또다시 모든 개혁은 어정쩡해진다. 그래서 다음으로는 돈벌이 경제가 아니라 ‘삶의 경제’가 뿌리내리도록 의식과 제도를 ‘개혁’하는 것이다.돈벌이 경제란 기업의 수익성과 해외 수출액에 초점을 맞추는 경제다.그러나 삶의 경제는 개인의 삶의 질은 물론 모두가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삶에 초점을 맞춘다.돈벌이 관점 때문에 지난 5년간 구속된 900명의 노동자들과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아래 실의에 빠진 400만 농민들은 삶의 관점에서 복권돼야 한다. 또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우리의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풀뿌리를 ‘위한’ 정책을 펴야 할 뿐 아니라 풀뿌리와 ‘더불어’ 가야 한다는 점이다.아니,차라리 풀뿌리가 주체가 되어 개혁을 스스로 토론하며 추진하도록 그에 필요한 여건 조성을 해주는 것이야말로 참된 지도력일 것이다.나아가 이러한 풀뿌리 주체의 개혁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의 풀뿌리 개혁 움직임들과 이리저리 연대하도록 도울 필요도 있다. 이런 토대 위에서 구체적 변화를 추진한다면 어떻게 할까? 가장 먼저농민이 유기농법으로 곡물,과일,채소를 안심하고 생산하도록 공무원 수준의 대우를 해야 한다.유기농법 농장 마련과 살림집 짓기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또 이들의 생산물이 소비자 조직들에 의해 유기적으로 유통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농업은 저부가가치 산업이므로 줄이자거나 효율성을 위해 대규모화하자는 주장이 얼핏 매력적이긴 하나 그것은 농업을 돈벌이 경제로 본 것이지 삶의 경제로 본 것은 아니다.삶의 경제에서는 농업 등 1차산업이 경제 활동의 중심축을 이루어야 한다.2·3차산업은 1차산업을 보완하면서도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만 발전하게 해야 한다.공해산업,전쟁산업,퇴폐산업,자원낭비업 따위는 없애야 한다. 다음으로 모든 유형의 노동자(교수와 공무원 포함)는 기본 노동권을 누리면서도 노동과정에서 노동의 인간화를 실현시켜야 한다.생활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차별의 지양과 더불어 의사결정 참여가 이뤄져야 한다.그래서 인간다운 대접을 못 해주거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기업들은 더 이상 존속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나아가 삶의 경제에서는 교육 제도나 학교를 ‘노동력 생산 공장’으로 보지 않는다.또 육아나 교육,그리고 주거 및 의료 문제는 개인 부담의 비중을 대폭 줄이고 사회적으로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따라서 풀뿌리 민주주의에 걸맞은 조세 및 재정개혁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개혁의 펀더멘털(기본)’이다.과연 우리는,30여년 전에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며 자신을 불사른 전태일 열사의 뜻에 걸맞게 이런 변화를 하나씩 추진할 의지와 능력을 갖추고 있는가? 또한 기득권층의 억지 저항에 굴하지 않고 힘차게 나아갈 힘은 있는가?
  • [세대를 넘어 지역을 넘어] ⑤ 노사의 경제해법 차이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운용 방침은 처음부터 끝까지 ‘분배’에 맞춰져 있다. 경제성장을 통해 이룬 과실을 가능한 한 골고루 나눠주겠다는 정책기조 탓에 재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에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정책이 현 정권과 크게 다르지 않아 진정한개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경제 및 복지정책에 대한양측의 견해를 살펴 본다. ★노사,정책 견해차 노무현(盧武鉉)시대 개막과 함께 예상되는 경제의 특징은 투명성과 공정성,분배와 균형,정부의 시장개입과 재벌개혁 등으로 그려질 듯하다. 공약대로라면 김대중(金大中) 정권의 재벌·금융개혁 조치들이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 당선자의 경제관이 ‘시장경제를 우선으로 하되 투명·공정·분배를 위해 정부의 시장개입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껄끄럽다” 이런 탓에 재계에서는 노 당선자를 사회통합에 중점을 두는 분배중심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은근히 껄끄러움을 표시하고 있다.노 당선자의 경제관에서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재벌개혁 등이어서 기업인들의 사기가 뚝 떨어질 것으로 보는 견해도 많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24일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고 정경유착의 고리를끊기 위해 재벌개혁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재벌시스템이 붕괴된 뒤 그에 따른 효과가 긍정적일지는 미지수”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이같은 과정에서 과도하게 정부가 개입하는 것을우려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은 순수 시장원리보다는 정부개입을 통한 문제 해결방식을 강조하고 있어 기업활동을 지원하거나 촉진하는 데 미흡하다.”면서 “이같은 분위기에서 당선자가 제시한 높은 경제성장 목표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대화와 타협,정부 역할을 강조하면 정책일관성의 유지가 어렵고 자의적인 통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정적인 평가를 한 점도 같은 맥락이다. ◆노동계 “미흡하다” 재계에서 노 당선자의 경제정책이 기업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데 반해 노동계에서는 당초의 강도높은 개혁에서 후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노 당선자의 개혁이 정몽준(鄭夢準) 국민통합21 후보와의 정책합의 과정에서 유연해졌다는 것이다.분배의 핵심인 부유세 도입을 반대한 것이나 주식양도차익세 적용에 침묵으로 일관한 것은 결국 우리나라의 핵심과제인 직접세확대에 대해 외면한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상속·증여세의 완전포괄주의가 유형적 포괄주의로 바뀐 것은 재벌의편법적 상속과 증여를 철저하게 막으려는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민주노총 손낙구(孫洛龜) 교육선전실장은 “서민의 후보라고 자칭했던 노 당선자의 정책은 오히려 재벌기업,부유층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면서“이같은 정책기조를 유지한다면 진정한 성장과 분배는 요원하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각종 노사현안에 대해서도 원칙적으로 정부가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노사정위원회의 위상강화,법정근로시간 단축 조기시행,비정규직의 동일노동·동일임금 적용,공무원노조 허용 등 전향적인 정책들을 제시했다. 이에 꾸준히 반대의 입장을 펼친 재계는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김상조(金尙祖·한성대 교수) 소장은 “개별적 노사관계에 대해선 노사자율에 맡기되 노동시장의 정책과 법,제도 등 집단적 노사관계에는 노·사·정의 합리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며 “정부의 노력으로 노동계와 재계가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성패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최여경기자 ★복지재정 규모 논란 노 당선자의 복지정책은 사회적 연대를 통한 국가의 책임을 보다 강조하는‘함께 하는 참여복지’다. 현 정권의 복지정책을 확대하면서 정부에 의한 ‘분배와 복지향상’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왔다. 이를 위한 방편으로 복지재정을 2007년까지 GDP(국내총생산)대비 13.5% 규모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동계에서는 “노 당선자의 복지정책은 현재의 후진적 복지체제를그대로 존속하겠다는 보수적 공약”이라고 혹평한다. 사회복지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복지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노 당선자가 밝히는 복지재정 규모는 현 정권 수준과 별반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총 사회복지지출비는 GDP대비 10%안팎.현재 OECD국가의 평균은21%에 달한다.노 당선자가 목표로 삼은 13.5%는 현재보다는 약간 높아졌으나 OECD국가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노동계는 “노 당선자의 복지지출 규모로는 온전한 사회복지를 이룰 수 없으며 절대노동자,서민의 정책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복지재정에 관해서는 GDP대비 사회복지지출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책임지는사회보장예산에 관한 정책을 밝혀야 한다고 노동계는 강조한다. 현재의 낮은 복지 수준을 극복하기 위한 첫 단추로 부유세를 비롯한 직접세를 확대하는방안이 필요하며,조세정책의 개혁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정책중 서민을 위한 것은 근로자소득세감면조치밖에 없지만 이 조치는 역대 정권이 부유층의 조세탈루를 무마하기위해 했던 당근일 뿐이었다.”며 “다른 조세정책의 개혁을 이루지 않으면서 사회복지 재정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불안정한 고용상태에 있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보호문제도 노 당선자의 ‘분배와 복지향상’과 맥을 같이한다. 일단 비정규직에 대해 4대 사회보험을 확대적용하고 비정규직의 차별을 철폐하는 각종정책이 추진될 전망이다. 한국노총 강훈중(姜訓中) 국장은 “비정규직 정책은 노동시장의 유연화와적절한 규제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를 좀더 보완한다면기간제 근로의 원칙적 금지,노동자 파견제의 악법요소 폐지,단시간 노동자보호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기업들의 노동시장 유연성 요구에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앞으로 노·사·정간 마찰이 우려된다. 경총 관계자는 “노 당선자의 복지·노동정책은 기본적으로 막대한 재원이소요되는 데도 재원마련에 대한 언급이 없다.”면서 “정부의존 성향의 심화와 근로의욕 저하라는 부작용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지에 대한 무한적인 국가책임을 강조함으로써 재정의 안정과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해쳐 지속적인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노동분야의 정책 가운데 상당수가 시혜성 정책으로 판단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여경기자 kid@ ★전문가 진단 ◆노중기 한신대교수 새 정부의 일차적 과제는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지난 11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사회통합적 노사관계’란 명제로 노동개혁,노동사회 발전의청사진을 제시했다.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지켜내는 일이다. 신자유주의 교리,시장물신주의를 폐기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외환위기 이후 노동자들은 무차별적인 정리해고와 해외매각 등의 민영화,각종 구조조정을 경험했다.이런 상태에서 사회통합은 불가능하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과감히 버리고,경제정책에 노동정책이 종속되어 있는 노동행정의 현실도 벗어나야 한다.노사정위원회를 강화하겠다는 당선자의 공약은 불안하기만 하다. 노사정위원회는 ‘참여와 협력'이라는 허울과 달리 ‘억압과 배제'의 상징이됐기 때문이다.합의정치를 시도하려면 실질적 참가,운영에서 노사의 대등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틀이 마련돼야 한다. 새 정부는 노동운동의 건강한 발전을 위해 적극 도와야 한다. 특히 노측이 추진중인 산별노조 전환을 적극 지원하는 방안을 찾아내야 한다.여러가지 개혁 쟁점들은 새 정부 초기에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비정규직노동자,외국인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동일노동·동일임금의 대원칙 위에서보호장치를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주5일 노동제는 ‘노동조건 악화 없는 실노동시간 단축’을 목표로 당장 시행돼야 한다.또 손해배상청구소송,파업에 대한 업무방해 형사기소,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한 직권중재 등 노동탄압의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제도들을 개선하는 일도 시급하다. ◆김태현 노동사회硏부소장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노동부·복지부 장관,청와대 노동·복지수석,노사정위원장을 대통령의 철학과 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단일한 사회노동팀으로 임명해야 할 것이다.김대중 대통령은 DJP연합에 의해 노동·복지정책을 수행할 이들을 제대로 인선하지 못했다.이에 장관들은 낡은 노동정책을 되풀이했고,요직 간에 의견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이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안 될 것이다. 검찰과 경제부처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노동·복지정책이 제자리를 찾도록해주어야 한다.과도한 공권력 개입이나 경제정책에 종속된 노동정책은 자율적 노사관계에 걸림돌이 된다.단병호 민주노총위원장부터 석방하고 노동정책의 자율성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노사정 대화나 논의의 틀을 새롭게 재편하고 공약의 이행을 인수위 시절부터 준비해 나가야 한다.노사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고 참여시키는 사회적합의기구는 신뢰 속에서 운영돼야 한다.따라서 이해 당사자인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 재편논의에 참여하도록 보장해야 한다.이를 통해 대통령 취임 직후 바람직한 사회적 합의기구를 본격 가동할 수 있을 것이다.쟁점이 되고 있는 공약중에서 외국인 노동자보호 등 정부의 의지로 운영가능한 것은 신임장관 주도 하에 시행해 나가면 된다.국회통과가 필요한 주 5일 근무제나 경제특구법 개정,비정규노동자 보호문제 등은 의제별로 논의시한을 설정하고 추진 일정과 방향을 조절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저출산 극복 선진국 사례/ ‘육아휴직 3년’ 파격적 인센티브

    (베를린·로마 문소영특파원) 여성의 사회참여도가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세상이 됐다.그러나 우리사회에서는 여성 참여를 적극 수용할 말큼 여건이 성숙해 있지 않다.그 때문에 최근 출산율이 1.3%대로 급격히 떨어진 이유로,여성이 직장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려운 사회환경이 지적되기도 했다.최근 산전·후 휴가 3개월,육아휴직 1년 도입으로 기업 반발이 거셌던 형편을 돌아보면 그같은 분석을 부정하기 힘들다.셋째 아이를 낳으면 가족수당을 대폭 올리는 등 가족 중심의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이탈리아 등 선진국의 사례를 돌아봤다. ■獨-지난해 유엔이 발표한 인간개발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은 남녀평등지수(GDP)가 15위,여성권한척도(GEM)가 8위다. 독일에서도 출산율과 혼인율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특히 통일후 경제사정이 악화해 옛 동독 지역에서는 출생률이 더욱 낮아져 비상이 걸렸다. 독일연방정부 가족·노인·여성·청소년부(BMFSFJ)의 가족 기본정책 담당관 토마스 메트거는 “저출산율과 고령화 등으로 여성인력 필요성이 사회·경제적 매우 커졌다.”면서 “가사노동과 취업노동의 조화가 가장 큰 문제로 등장해 그 해결책으로 가족친화적 정책을 적극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독일의 대표적인 가족친화 정책은 우리나라의 육아휴직에 해당하는 부모휴가(Erziehungsurlaub)제도와 탄력적 근무 제도.출산 휴가는 기본적으로 산전 6주,산후 8주 등 총 14주다.이 기간이 끝나더라도 자녀 양육에 필요한 경우 3년까지 부모휴가를 쓸 수 있다.이 제도는 직원 15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주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남녀를 대상으로 한다.부모휴가 기간에는 기존 월급의 24%를 정부로부터 보조받는다. 아이를 입양할 때도 부모휴가를 쓸 수 있다.부모휴가 3년 중 1년은 자녀가 3∼8세 사이에 아무 때나 쓸 수 있도록 규정했다. 탄력적 근무 제도란 근로자들이 원할 때 정규직과 시간제 근무를 오갈 수 있고,근무시간 대도 자율적으로 정하는 것.1967년 항공회사에서 처음 실시한 이 제도는 최근 정부의 부양정책에 힘입어 일반화했다.라딕베크사의 경우 종업원의 80%가 탄력근무 제도를 활용,월 근무시간과근무시간 대를 결정한다.메트거는 “가족친화제도 정책을 활성화하고자 1993년부터 이를 잘 시행하는 기업을 선정,표창하고 있다.”고 밝혔다. BMFSFJ의 경제담당자 토마스 피셔는 “저소득층이나 미혼모 홀부모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소개했다.그러나 현재 부모휴가는 남녀가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지만,남성의 사용율은 2∼5%로 저조한 편이다.한편 독일은 첫째와 둘째 아이를 낳을 경우 아이당 매월 154유로(약 20만원)를 지급하고,셋째 아이부터는 179유로(약 23만원)를 가족수당으로 지급한다. ■伊-여성개발지수 20위,여성권한척도 29위인 이탈리아는 남녀고용평등법 등을 통해 법으로 아버지에게 육아휴직 제도를 확대한 최초의 유럽국가다.남성은 육아휴직을 최대 4개월 사용할 수 있다. 출산을 앞둔 여성에게는 강제 출산휴가 기간이 있어 출산예정일 전 2개월과 출산후 3개월 등 모두 5개월간 육아휴직을 인정해 준다.이 기간에 여성의 근로는 금지되며 임금의 80%를 지급한다. 이외에 육아휴직은 최고 6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어 부부가 육아휴직을 11개월까지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제도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4개월의 육아휴직을 쓰는 경우는 5∼10%.여성이 육아휴직을 최대 11개월 쓰고 직장으로 돌아가는 일도 거의 없다. 이탈리아는 출산율이 1.2%로 유럽연합 중에서 낮은 국가에 속한다. 정부에서는 ‘경제력을 가진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려는 노력을 한다.’고 분석한다. 따라서 이탈리아 정부는 낮은 출산율의 원인을 여성의 사회참여 저조에서 찾고 이를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3세까지의 영유아를 놀보는 탁아소를 현행 6% 수준에서 30% 수준으로 높이려는 계획을 수립했다. 이혼과 미혼모 출산이 늘고 있는 사회적 경향을 고려해 이탈리아 정부는 혼인관계를 따지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쪽에게 가족수당을 지급한다.이탈리아는 자녀를 세명 이상 낳을 경우 다양한 혜택을 준다. 우선 셋째 아이를 낳으면 가족수당으로 평균 500유로(약 64만원)를 지급한다.학비 및 책값 등도 보조하고 세금을 감면한다. 특히 미혼여성과 소득이 없는 여성이 아이를 낳으면 월 260유로(약 33만원)를 6개월간 지급한다. symun@ ■獨 가족친화기업 sd&m社 시몬스마이어 지사장 “육아문제로 사원 이직땐 더 큰 손실” (베를린 문소영특파원) “경영자 입장에서 최대 3년의 육아휴가(부모휴가)를 허용하는 것은 분명 대단한 비용이다.그러나 사원이 육아휴가를 찾아 다른 회사로 옮긴다면 더 큰 손실이고 비용이 든다.회사의 미래를 생각할 때 인적자원을 잘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sd&m사 베를린 지사장 베르너 시몬스마이어는 회사가 육아휴직제와 자유근무시간제를 도입하고 탁아소 운영 등에 지원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현재 자녀를 둔 직원 171명중 20명이 부모휴가를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다임러크라이슬러·폭스바겐·도이치방크·알리안츠보험사 등 세계적인 기업에게 맞춤 프로그램을 짜주는 이 회사는 2000년 독일 연방정부로부터 가족친화적(Family-friendly)기업으로 선정됐다. 부모휴가는 기업 측에 비용일 뿐이라는 일반적인 주장에도 불구하고,가족친화적 경영정책을 표방한 이 회사는 95년부터 지난해까지매년 매출이 10∼28% 증가하는 등 꾸준히 성장했다.직원들의 근무 만족도가 90%인 것이 회사 성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지난 17일 독일 대학 졸업생들을 대상으로 ‘가장 가고 싶은 회사는 어디냐.’는 설문조사에서는 20위를 차지했다.가족친화적인 기업의 경쟁력을 수치로 입증한 것이다. 직원들은 뮌헨 베를린 등 전국 7곳의 지사 중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다.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재택 근무도 가능하고,근무시간도 자율적으로 정한다.주 40시간 근무가 기준이지만 본인이 원하면 주 20시간까지 ‘파트타임’으로만 일할 수도 있다.파트타임에서 정규직으로 복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뮌헨 본사는 ‘난쟁이(gnomes)’로 부르는 사내 탁아소를 운영한다.뮌헨시가 탁아소 경비의 60%를,나머지는 회사와 직원이 분담한다. 회사는 여성에게도 개방적이어서 여성인력 비율이 19%에 이른다.독일 정보기술(IT)업계의 평균인 15%보다 4%포인트 높은 것이다. 시몬스마이어는 “독일 IT업계는 미혼으로 24시간 어디서나 일할 수 있는 직원을 요구한다.따라서 자녀를 위해 파트타임제로 쉽게 전환할 수 있는 우리회사 경영방식은 IT업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다.”고 밝혔다.또한 “회사와 직원이 육아휴가 때문에 갈등할 경우 협상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면서 “기업의 경쟁력과 효율성은 인간에게 달렸다.”고 강조했다. ■尹 기회평등위원회 피아차 위원장 “여성이 경제력 갖춰야 출산율 높아져” (로마 문소영특파원) “여성이 경제력을 확보해야 출산율이 높아진다.” 이탈리아 기회평등위원회(Ministry of Equal Opportunities)의 마리나 마우로 피아차 위원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주장했다.현재 이탈리아의 출산율은 1.2%로 유럽연합국(EU)중 가장 낮다.여성 취업률도 42%로 EU 중 낮은편.여성의 사회진출이 많을수록 출산율이 낮다는 통념을 깨고 있다고 설명했다.피아차 위원장은 이탈리아의 저출산율을 “경제력이 없는 여성이 출산을꺼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다른 유럽 국가들과 달리 이탈리아는 남성 한명이 가족을 부양하는 전통적인 가족 형태이기 때문이다. EU가 최근 2010년까지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60%까지 올리려는 계획과 관련,이탈리아 정부는 적극적으로 찬성하지만 과연 8년 안에 20%를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을 갖고 있다. 여성의 사회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이탈리아 정부는 우선 3세까지의 영유아를 위한 탁아소 숫자를 현재의 6%에서 30%로 늘리려고 한다.3∼6세를 위한 유아원은 이미 90%까지 확대했다. 피아차 위원장은 “3세 미만의 어린이 보육을 국가가 아닌 가정이 떠맡는 가족주의적 모델에서 탈피하려는 EU의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성의 직장참여를 늘리기 위해 현재 10%대에 머무른 시간제근무제를 EU 중 가장 높은 네델란드 수준(36%)으로 끌어올리려는 노력도 병행한다.또 노동시간의 유연성이 남편(또는 동거남)의 가사분담 정도와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법령을 만들기도 했다. 이탈리아 여성의 하루 가사노동시간은 11시간,반면 남성은 15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이 때문에 ‘가사분담의 조화법’을 2000년 3월부터 시행했는데 3세 미만 자녀를 가진 남성에게 육아휴가를 쓸 수 있도록 만든 법이다. 그러나 이 법안을 이용하는 남성은 많지 않다.피아차 위원장은 “임금 평등법이 93년부터 있어 왔지만,현실에서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낮기 때문에 육아휴가는 여성이 쓰는 경우가 많다.”면서 “남녀간에 임금 평준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피아차 위원장이 속해 있는 총리실 산하의 기회평등위원회는 1996년 설립된 3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여성이 정치·경제·사회에 평등하게 참여하는 것과 관련된 일을 한다.
  • [대한포럼] ‘주 5일제 그릇’ 깨질라

    “생태계의 변화가 임계점(臨界點)을 벗어나면 종(種) 자체가 변이되거나 멸종하고 만다.이렇게 멸종된 종은 다시는 회복되지 못한다.” 생태학자 제라드는 수용범위를 벗어난 외부의 충격이 가해지면 생태계의 본질 자체가 변질된다는 사실을 발견,‘제라드의 법칙’이라고 이름 붙였다.아직까지도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공룡의 멸종이나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박물관 전시품이 돼 버린 역사 속의 유물들이 이에 해당한다.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한 정부 입법안이 확정되자 재계는 물론,노동계도 총파업 투쟁으로 맞서겠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는 정부안이 국제 기준에 맞지 않다며 ▲주휴(일요일) 무급 전환 ▲휴가·휴일수 축소 ▲초과근로수당 할증률 인하 ▲탄력적 시간근로제 1년 단위로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노동계도 법안 부칙에 명시된 임금보전 조항을 비롯해 비정규직 휴가일수,영세기업 주5일제 도입 시기 등을 문제삼으며 총파업 투쟁과 함께 대선과 연계한 정치 투쟁을 병행할 방침임을 천명하고 있다.하지만 재계와 노동계의 요구사항을 들여다 보면 지난 2년여에 걸쳐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합의된 사항은 안중에도 없는 듯한 인상이다.100여 차례의 회의를 통해 이미 합의된 내용마저 모두 백지화한 채 최초 요구안만 들이밀고 있는 듯하다. 정부가 당초 주5일 근무제 도입을 위해 근로기준법 개정 방침을 공표했을때 ‘삶의 질 개선’과 ‘국가 경쟁력 강화’는 노사가 합의한 중심 골격이었다.연간 2447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긴 노동시간에 시달리는 근로자들에게 경제 규모 세계 13위권에 걸맞은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고,생산성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의미였다.그러나 노동계는 ‘삶의 질’만,재계는 ‘경쟁력 강화’만 부여잡고 있다.노동계에는‘경쟁력 강화’가 ‘근로조건 악화’로,재계에는 ‘삶의 질 개선’이 ‘경쟁력 약화’로 등식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내놓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보면 노동계와 재계의 주장이 무리라는 사실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세계적으로 한국밖에 없던 월차휴가제가 연월차휴가제로 통폐합되고 한국과 인도네시아밖에 없던 여성의 유급 생리휴가제가 무급으로 바뀌긴 했지만 한국과 태국,대만밖에 없는 주휴 유급제는 그대로 존치됐다.초과임금 할증률 50%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주5일제를 도입하면서 법안 부칙에 ‘임금 보전’을 명문화한 것도 전례가 없을 정도다.노동계로서는 손해가 아니라는 얘기다. 재계 역시 일부 국제적인 기준과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돼 있으나 우리나라는 실업자 노조 허용 등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한 협약이나 권고 중 18개만 비준,OECD 회원국(평균 67개 비준) 중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협약이나 권고 내용의 대다수가 재계에 불리한 사안임을 감안하면 재계의 ‘국제 기준 존중’요구는 그다지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노동계와 재계는 지금 주5일제라는 풍선을 놓고 서로 몫을 많이 차지하기 위해 누르기 게임을 하고 있다.서로 양보하지 않고 누르기만 하다가 풍선이 터지게 된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과도한 욕심 때문에 주5일제라는 종(種)이 멸종되지 않도록 때론 양보하고,때론 삼가는 자세가 아쉽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열린세상] 다시 생각하는 주5일 근무제

    “주5일 근무를 실시한 이후 직원들의 업무 집중도가 높아지고 피로도가 낮아져 전체적인 생산성은 높아진 듯하다.… 토요일 근무의 경우 대부분의 직장에서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피로도만 높일 뿐이다.”(주)대교의 이아무개 부장의 말이다.이 솔직한 발언은,주5일 근무제를 도입하는 경우에 “생산성 감소,노동비용 증가,임금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이 온다고 걱정(위협)하는 재계와 기업가들의 논리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경우 노동비용이 증가하여 생산성이 감소한다는 가진자들의 논리는 사태를 너무나 정태적으로 본 것이다.그들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해 업무집중도가 높아지고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갈 수 있는 동태적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애써 감추려고 한다.다른 한편으로 별로 효율도 없는 토요일 근무를 고집함으로써 절대적 잉여가치 생산을 더 많이 하려고 하거나,아니면 자상하게도 일하는 사람들이 휴가나 여가의 달콤한 맛에 중독(?)되지 않게 예방하려 한다. 그들은 임금 상승으로 물가인상이 된다고 하지만 임금 인상에도 불구하고 이윤의 폭을 줄이면 물가 인상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모른다.자기 이익 위주로만 생각하기 때문이다.나아가 노동자들도 소비자들인데 이들의 구매력을 줄이기만 하고 반면에 생산성만 끊임없이 높이면 생산과 소비,공급과 수요의 격차가 갈수록 벌어져 불경기,공황,대공황이 온다는 경제 원리조차 모른다.경제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자기 발등의 불만 보기 때문이다. 그들은 또한 해외의 경우 전례가 없다는 식의 논리를 펴다가 해외에서도 많이 하고 있고 오히려 우리만 예외적으로 안 하고 있다고 하면 그에 대해 아직 우리가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반박한다.하지만 이제 주5일 근무,나아가 과감한 노동시간 단축 운동은 시대적 대세가 되었다.그 누구도,그 어떤 논리도 이를 가로막을 순 없다.왜냐하면 이것은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의 시간을 되찾고자 하는 ‘시간주권' 운동이며 ‘삶의 자율성'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제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가 잘 되지 않자 정부가 나서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6일에 입법예고한 정부안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차라리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겠다는 인상이 든다.우선 시행시기를 일괄적으로 하기보다는 업종과 규모에 따라 연차적으로 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이것이 앞으로 4년이나 걸리게 되어 있다.또 학교의 경우는 중소기업의 시행 시기에 맞춘다고 되어있는데 이것도 사실상 질질 끄는 전술이다.차라리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토요일날 갈 수 있는 문화 공간,특별 활동 공간,창작 공간 따위를 많이 만들어 주5일제를 선두에서 촉진하는 식으로 가야 옳다. 나아가 4년이 지나도록 적용이 안 되는 곳이 있는데 상시 근로자 30인 미만의 영세사업장이다.현재 총 노동자 1300만명의 60%인 800만명 가까이가 그러한 영세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들에게는 별도의 대통령령이 적용된다고 함으로써 사실상 주5일제 근무에서 제외했다.그런데 따지고 보면 노동시간 단축이 가장 필요한 곳이 바로 이런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은 저임금에 무노동권,그리고 높은 산업재해 위험에다 장시간 노동에 고통받고 있다.일하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드높임으로써 생산성을 향상시키려 한다면 오히려 이들부터 먼저 적용해야 한다. 그 외 일요일 무급화 논의나 생리휴가 무급화는 갈수록 ‘무노동 무임금'을 경직되게 적용하는 것이다.농부들은 소에게 일하지 않는 한겨울에도 먹고살게 여물을 주었다.자본가는 말로는 ‘한 가족'이라 하면서도 사실은 노동자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노동력을 잘 만들어 오면 그것을 거의 덤핑 가격으로 가져간다. 이제 발상을 바꾸어야 한다. 한국 경제가 인간 냄새 물씬 풍기는 방향으로 가려면 경제의 근본 철학부터 바꾸고 그에 기초해 제도와 문화,구조와 의식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야 한다.막연히 시간이 간다고 저절로 될 일이 아니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 경영학
  • 편집자에게/ 주5일 근무 정부안 허점투성이

    -일요휴무 유급으로 기사(9월6일자)를 읽고 2001년의 국제노동기구(ILO) 보고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연간 노동시간은 평균 2474시간으로 여전히 세계에서 최장을 기록하고 있다.2위인 체코의 2092시간과의 차이도 현격하다.노사정위원회는 2000년 10월 주 상한 근로시간을 40시간으로,연간 근로시간을 2000시간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였으나 세부사항에 대한 이견이 해소되지 않은 채 정부가 근로기준법 개정에 나섰다.주 40시간제는 ILO가 1935년 채택한 국제규범임에도 정부가 이제서야 주5일 근로입법안을 마련한 것에 대해 만시지탄을 금할 수 없다.정부안은 시행시기를 ①공공부문,금융보험업,1000명이상 사업장(2003.7.1) ②300명이상 사업장(2004.7.1) ③50인이상 사업장(2005.7.1) ④30인이상 사업장(2006.7.1) ⑤30인미만은 대통령령 위임 등 5단계로 나누고 있다. 그런데 89년 3월 입법과 동시에 전 사업장의 근로시간을 주 48시간에서 46시간으로 단축한 뒤 300인이상 사업장은 90년 10월부터,그밖의 사업장은 91년 10월부터 44시간으로 단축한 경험에비추어보면 정부의 의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근로시간이 짧은 사업장부터 순차적으로 단축하면 사업장별 근로시간의 격차는 더욱 커지는 모순을 초래하게 된다.주당 평균 노동시간이 53.5시간에 이르는 중소기업의 노동시간을 시급히 단축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전체 근로자의 58.6%에 이르는 30인미만 업체 797만여명에 대한 적용을 유예함으로써 입법의 의미가 퇴색되었다.여성근로자의 경우 69.1%가 10인미만 사업장에 종사하고 있다는 사실도 간과되었다. 이광택/ 경실련 노동위원장(국민대 교수)
  • [열린세상] 이주노동자를 동등한 이웃으로

    영화 ‘아미스타드’를 보면 수많은 아프리카 원주민이 노예 상인들에 의해 강제로 팔려나가는 모습이 아주 생생하다.17세기 들어 아메리카 대륙에 농장이나 광산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값싼 노동력이 대규모로 필요했기 때문이다.노예를 실어 나르던 큰 배에는 사람들이 마치 나무토막처럼 차곡차곡 쌓여 운반되었고 혹시 병든 자는 바다에 내동댕이쳐졌다.육지에 내려서도 좋은 상품이 될 만한 자에게만 겨우 약간의 밥이 주어졌다.이 영화의 교훈은,돈의 패러다임이 삶의 패러다임을 파괴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꼭같은 현실이 바로 지금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그 대표적 예가 다른 나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다. 하나: 중국인 허씨는 현지법인 연수생으로 와서 공장에서 프레스 작업을 했다.기계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상사에게 말했으나 그는 아무 상관없으니 그냥 일하라고 했다.허씨는 작업을 계속했고 기계는 작업 도중 이상을 일으켰다.그로 인해 허씨는 두 손가락을 잃고 한 손가락은 현저한 장애를 보이는 사고를당하고 말았다. 둘: 네팔 노동자 둔씨는 돈을 벌기 위해 9년 전 한국에 왔다.그는 숱한 어려움에도 철문 코팅,식품 포장,농장 일,플라스틱 공장,전자 조립 등 다양한 일을 했다.그가 경험한 한국 회사와 정부는 이주노동자의 건강이나 산업안전,인간다운 노동조건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었다.둔씨가 몸이 아파 고통스러워 공장 일을 멈추고 병원에 가겠다고 하자 사장은 허락하지 않았다.그래도 억지로 병원에 가면 사장은 월급에서 하루 일당을 뺐다.철문 코팅 회사에서 일할 때는 아침 8시30분에 시작해서 하루종일 하고도 저녁 내내 일하고 새벽 1시나 2시까지 연장 근무를 했다.매일 그런 식으로 일하다가는 쓰러질 것같아 노동시간을 줄여달라고 건의했지만 묵살당했을 뿐 아니라 협박까지 당했다.맘에 안 들면 출입국관리소에 전화해서 강제 추방한다는 것이었다. 셋: 방글라데시에서 대학생이었던 꼬빌은 24세의 나이로 한국에 와 경기도 마석의 한 가구 공장에 취업했다.반장이던 한국인 노동자가 “야 임마,일어나봐.”라고 해서 “난 임마 아니에요.내 이름은 꼬빌이에요.”라 했다.그러자 반장이 “야 임마.”라 또 그랬다.그는 못 들은 척 했다.갑자기 주먹이 날아왔고 코피가 흘렀다.한국 동료들이 몰려들었고 사장과 부인도 달려왔다.부인은 “네가 잘못한 거야.미안하다 그래.”라 했다.그는 “나는 잘못한 게 아니야.나는 신고하겠어.”라 했다.이에 한국 동료들은 “너는 신고 못해.너는 불법체류자니까.”라고 ‘딱지’를 붙였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면서 위대한 한국을 온 세상에 알렸다고 좋아하던 때가 엊그제다. 그러나 위의 그림은 1990년대 이후 항상 존재하는 우리 자화상이다.돈벌이를 한답시고 또 한국 경제를 살린답시고 다른 나라 사람들을 ‘현대판 노예’로 부려먹는 일이 허다한 것은 우리 모두의 수치다.이제부터라도 바꾸어야 한다. 첫째,이주노동자는 단순한 생산 요소가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이다.돈벌이수단이나 이방인이 아닌 이웃이나 친구로 대해야 한다.근본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둘째,현재의 연수생 제도를 ‘땜질처방’할 것이 아니라 폐지해야 한다.부족한 인력 수급은 정부 공공기관이 담당하여 전 과정을 투명하게 해야 한다.또 고용주와 이주노동자에게 ‘그린카드’를 부여하여 상호간 자유 선택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이런 점에서 8월13일,국가인권위원회가 연수생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고용허가제를 도입하라고 권고한 것은 고무적이다. 셋째,외·내국인 사이의 차별을 지양하고 모두가 더불어 사는 ‘세계 시민’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언론과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발전시켜나가야 한다.우선,크레파스나 그림물감의 이름에서 ‘살색’이라는 것이 인종차별주의적 성격을 띤다고 해서 그 이름 바꾼 것은 매우 희망적이다.또 많은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말보다 ‘이주’노동자라는 말을 쓰는 것도 좋은 일이다.앞으로 모든 나라나 민족의 전통적 가치나 문화를 존중하면서도 보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필요한 교류는 확대해야 한다.그래야 우리가 가진 이중의식,즉 선진국 사람에게는 온갖 아양을 떨면서도 후진국 사람에겐 경멸을 일삼는 모습을 올바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강수돌 고려대 교수 경영학
  • 비정규직 노동기본권은/ 툭하면 “나가라”불안한 나날

    ‘같은 일을 해도 임금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언제 해고될지 모르고 사용자의 위협 때문에 노동조합도 제대로 결성하지 못한다.의료보험이나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 혜택도 없다.’우리나라 전체 노동자의 절반이 넘는 730만명의 비정규직이 얼마나 열악한 노동환경에 놓여 있는지를 설명해주는 말이다.25일 통계청에 따르면 2001년 8월 현재 비정규직은 737만명으로정규직 580만명을 훨씬 웃돈다. 비정규직의 주당 노동시간은 46.5시간으로 정규직 45.9시간보다 길다.하지만 월 평균 임금은 89만원으로 정규직 169만원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비정규직 고용실태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김모(41)씨의 월 평균 임금은 80만원.기본급은 56만원에 불과하고,그나마 잔업 40시간을 채워야 나머지를 받을 수 있다. 중학생 아들과 초등학생 딸을 둔 김씨는 “아내와 맞벌이를 해야 겨우 학비와 생계비를 벌 수 있다.”면서 “언제 해고될지 몰라 불안하게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푸념했다. 이 공장에는 김씨와 처지가 비슷한 노동자가 700여명에 달한다.이들은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지만 정규직 평균 연봉 3500만원의 3분의 1에도 못미치는 연봉 1000만원을 받고 있다.이들은 지난해 말 회사측이 비정규직 400명을 정리해고하자 회사 정문앞에서 8개월째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비정규직 노동자인 한진관광 노조원 65명은 지난 5월10일부터 파업을 벌이고 있다. 사측은 지난 4월26일 이들에게 한진관광으로부터 ‘항공종합서비스’라는 그룹 계열사로 옮길 것을 요구했다.그러나 이들이 고용불안을 우려해 동의하지 않자 사측은 이들을 강제 해고시켰다.우재봉 위원장은 “13년간 대한항공면세점에서 일했는데도 대한항공 직원으로 인정하지 않더니 결국 해고해 버렸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지난달 25일 파업을 시작한 하나로테크놀러지 소속 200여명의 계약직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은 지난 5월 노조를 만들어 정규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오히려 해고 조치됐다.박현구 위원장은 “4년째 정규직원들과 똑같은 일을 했지만 연봉은 정규직의 절반 수준이었다.”면서“정규직으로 전환해 준다는 약속만 믿었는데 돌아온 것은 해고뿐”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국 2만여명의 건설노동자들은 하루 13∼20시간의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특수고용 노동자인 이들은 사고가 나도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보상을 받을 수도 없다. 레미콘 기사 박모(40)씨는 “새벽 3시에 출근해 2박3일을 꼬박 차에서 먹고잘 때가 많다.”면서 “요즘은 일거리가 많아 월 평균 400만원을 받지만 기름값과 수리비,차량 감가상각비를 빼면 100만원밖에 남지 않아 생활비를 대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전국건설운송노조 오희택 사무국장은 “현재 760개 사업장에 2만여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대부분 비정규직”이라면서 “지난해 2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200여명은 레미콘연합회측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돌리는 바람에 재취업도 하지 못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60만명에 달하는 보험설계사도 사측의 각종 횡포에 시달리고 있다. D보험사는 노동조합에 가입했는지를 가리기 위해 올해 초 보험설계사의 통장을 제출받아 통장에서 조합비가 빠져나간 보험설계사 500명을 무더기로 해고했다.S보험은 계약자에게 불리한 ‘변액보험’상품을 판매할 것을 강요하다가 이를 따르지 않는 보험설계사들을 모두 내쫓았다. 조현석 구혜영기자 hyun68@ ■선진 외국에선/ 비정규직도 단체협약 대상 유럽,미국,일본 등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통계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한국의 비정규직은 미국의 4∼5배,일본의 2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유럽은 산별 노동조합체제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어 노조원이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라 할지라도 단체협약 대상에 포함된다.따라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실질적인 근로조건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프랑스는 유럽국가 가운데 가장 엄격하게 비정규직 고용을 규제하고 있다.정규직의 결근 등으로 인한 일시적 대체,기업 업무의 일시적 증가 등에 한해서만 기간제 고용이 가능하다.또 기간제 노동자는 정규직과 마찬가지로 법률과 노동계약,단체협약 및 관행을 똑같이 적용받는다. 독일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특별휴가와 크리스마스 상여금,각종 연금 등의 혜택을 정규직과 동등하게 누리고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개인 생활을 즐기기 위해 편의점과 음식점 종업원,컴퓨터 프로그래머,디자이너 등 비정규직을 선택하는 사례가 많다.그러나 짧은 취업기간과 불안정한 근로조건에 한계를 느껴 ‘수도권 동경 유니온’을 결성,권익보호 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박영삼(35) 정책기획국장은 “우리나라도 유럽국가처럼 ‘동일노동 동일임금’ 등의 법 규정을 마련하고 비정규직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문제점과 대책은/ 저임금·차별·해고위험 ‘3중고' 정규직위주 근로기준법 손질 비정규직 문제의 상징이었던 ‘한국통신 계약직 노동조합’이 517일간의 파업을 풀던 지난 5월13일 끝까지 파업에 참가했던 200여명의 노조원들은 목놓아 울었다. 한강대교 위 농성,서울 목동전화국 점거,국회 본회의장 진입 시위 등 온갖 방법으로 몸부림쳤고,파업 도중 한 조합원이 장파열로 세상을 뜨는 고통도 겪었지만 결국 이들은 ‘정규직’이라는 신분을 얻지 못하고 해고에 직면하게 됐다. 임시직,일용직,유기(有期)근로계약자,파견직,특수고용직 등을 포괄하는 개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저임금,차별,해고위험이라는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정규직이 월 12만원의 임금인상을 ‘쟁취’할 때 비정규직 임금은 고작 5만원 정도 오른다.‘현대판 노예문서’라 불리는 근로계약서에 묶여 사측에서 “나가라.”고 하면 곧바로 짐을 싸야 한다.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고서도 노동법상 ‘노동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고용보험·건강보험·국민연금 등 사회보험과 퇴직금·상여금·시간외 수당 등 부가급여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정규직 노조의 냉대는 또 하나의 슬픔이다. 비정규직 문제가 정점에 이르렀던 지난해 7월 노사정위원회는 ‘비정규직특위’를 구성해 보호 방안을 모색해 왔다.지난 5월에는 비정규직에 사회보험을 확대 적용하고,근로기준법 등을 개정해 기간제 노동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담은 ‘공익위원 의견’을 내놓았다.그러나 이 의견은 노사정위 서랍 속에서 계속 잠자고 있다. 노동 전문가들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로 근로기준법 개정을 꼽고 있다.정규직 위주로 짜여 있는 현행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지 않고는 비정규직을 보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계약직의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경우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한다.’고만 규정했을 뿐 이를 어겼을 때 처벌 규정,유기간제 근로계약사유 제한 규정 등이 빠져 있다.이 때문에 반복계약,계약만료 직전 해고 등과 같은 편법을 놓고 법원의 판결도 제각각이다.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 모임 김선수 사무총장은 “비정규직의 본질적인 취약점은 근로기준법의 해고제한 규정에 의한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한다는 것”이라면서 “기간제 근로 사용의 사유를 제한하는 방식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모든 근로계약에 대해 무기(無期)근로계약의 원칙을 분명히하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기간제 근로를 예외적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이창구기자window2@
  • [8.8재보선 후보 해부] (2)서울 종로

    ***李 ‘특보' 盧 ‘동지' 대리전 ‘정치 1번지’격인 서울 종로는 선거 때마다 관심을 끄는 곳이다.이번에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의 대리전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 박진(朴振) 후보는 이 후보의 특보출신이고,민주당 유인태(柳寅泰) 후보도 노 후보와 정치적인 인연이 깊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이 후보를 낸 것도 종로의 상징성과 무관치 않다.종로구청장 출신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흥진(鄭興鎭) 후보도 만만치 않은 기세다. ◇당선돼야 하는 이유- 박진 후보는 종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임을 앞세운다. 그는 우리나라 정치가 새로운 국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또 지역적인 틀에서 만들어진 사람보다는 전문성 있는 국제화 시대에 맞는 감각있는 정치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당선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유인태 후보는 개혁의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운다.지속적인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청년 시절부터 민주화운동에 앞장서고 야당 분열의 고비 때마다 소신을 굽히지 않은 유인태만한 사람은 없다고 주장한다.유 후보측의 한관계자는 “실천으로 이어지는 명실상부한 정치개혁을 이끌어내기 위한 선택은 유 후보뿐”이라고 강조했다. 민노당 양연수(梁蓮洙)후보는 서민과 노동자들에게 실망만 안겨다 준 ‘국민의 정부’나 현 정권에서 이뤄지고 있는 미온적인 개혁조차 거부하는 한나라당에만 국회를 맡겨놓을 수 없다는 논리를 편다. 민선 1·2기 종로구청장을 지낸 정흥진 후보는 자신만큼 종로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아는 후보는 없다고 자신있게 말한다.시의원 4년,구청장 7년 등 종로를 위해 11년간 일해왔다는 점을 제시한다. ◇약점과 의혹에 대해서는…-박진 후보는 아들의 국적 문제에 대해 “이미정리된 사안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다.미국 유학중 태어난 그의 아들은 최근까지 ‘이중 국적’이었다가 지난 11일 미국 국적을 포기했다. 유인태 후보는 지난 2000년 총선 당시 한나라당의 공천을 시도한데 대해 “당시 한나라당이 개혁적으로 공천하겠다고 해서 갔는데 실제개혁적이지도 않았고,해당 지구당에서 반발해 영입 제의를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정흥진 후보는 민주당 후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는 지적과 관련,“공천신청은 했으나 민주당이 나의 재입당 절차를 문제삼아 공천 대상에 포함시키지도 않는 바람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선되면…-박진 후보는 두터운 해외 경제 지도자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종로에 세계적 기업의 투자를 유치,종로의 옛 영화를 되찾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또 세계적인 명문대학 분교를 유치해 서울의 ‘교육 1번지’라는 자존심도 되찾겠다는 의욕을 보인다.낮에만 2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왕래하는 종로의 상습적인 교통정체를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냈다. 유인태 후보는 국민경선과 당정분리 등 민주당에 이제 막 싹이 트기 시작한 정치개혁의 ‘불씨’를 활활 타오르게 하겠다고 다짐한다. 역사와 문화,예술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숨쉬는 종로를 체계적으로 개발,‘관광 1번지’로 탈바꿈시키려는 계획도 추진 중이다. 양연수 후보는 모든 분야의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생존권 차원의 노점상 합법화,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전면 개정,영세상인을 위한 상가임대차 보호법 보완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흥진 후보는 구청장으로 행정 업무를 추진하면서 느꼈던 지역 발전의 한계를 법과 제도적으로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주거환경 개선과 청와대 인근 지역의 고도제한 완화,종로 재개발사업과 축구장·구립 운동장 건립이 주요 공약들이다. 조승진 김재천기자 redtrain@
  • [열린 세상] ‘경제 4강’이라는 잘못된 구호

    월드컵에서 우리 대표팀이 거둔 놀라운 성과와 전국민이 ‘붉은악마’가 돼 보여준 엄청난 열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이 과제를 둘러싸고 여기저기서 많은 논의들이 이어지고 있다.그런데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지만, 벌써부터 ‘경제 4강’을 외치는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들을 제압하고 있는 듯하다.‘경제 4강’이라,이것이 정녕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사회적 목표란 말인가. 목소리가 크다고 함부로 소리를 질러서는 안된다.그것은 ‘소음공해’를 일으키는 것이다.누구보다 앞서서 ‘경제 4강’을 외치고 있는 세력은 경제5단체로 대표되는 기업가들이다.이들은 ‘경제 4강’이 월드컵의 성과와 ‘붉 은악마’의 열기를 이어갈 우리 사회의 새로운 사회적 목표라고 주장하고 있다.이러한 주장은 낡디낡은 것일 뿐만 아니라 잘못된 것이기도 하다.‘경제 4강’을 외치고 있는 세력은 많은 돈을 들여서 ‘소음공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주요한 문제는 무엇인가.‘경제 4강’이라는 목표가 그 문제를 해결해 줄 수있는가.그렇지 않다.결코 그렇지 않다.우리 나라는 경제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이룬 나라에 속한다.우리는 1970∼1990년 의 불과 20년 사이에 1인당국민총생산(GNP) 300달러 미만의 ‘거지나라’에서 7000달러 초과의 ‘부자나라’로 비약했다.지금 우리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2위에 이르고,무역수지는 세계 11위에 이른다.우리나라는 분명히 경제대국이다.국토나 인구의 크기를 감안한다면,우리가 이룬 경제적 성과는 더욱더 놀라운 것이다.‘고마해라.마이 묵었다 아이가.’ 영화 ‘친구’의 이 유명한 대사는 ‘경제 4강’을 외치는 세력들에게도 썩 잘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과제는 놀라운 경제성장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아니라 폐해를 바로잡는 것이어야 한다.‘경제 4강’이 아니라 이를테면 ‘삶의 질 4강’이 우리의 목표가 돼야 한다.이것은 뭔가 특별하게 살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경제력에 걸맞게 살아가자는 것일 뿐이다.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당연히 ‘삶의 질’도 보장될 수 없다.그러나 경제에만 매달려서는 ‘삶의 질’은 결코 좋아지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무엇보다 환경지수에서 잘 드러난다.2001년 다보스 포럼에서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우리나라는 무역수지로는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이지만 환경지수로는 세계 95위의 파괴대국이다.2002년 3월에 발표된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환경을 고려한 서울의 ‘삶의 질’은 세계 157위다.다국적기업들은 서울의 근무자에게 ‘오지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놀라운 경제성장은 자연을 끝없이 파괴하고 이루어진 것이다.‘한강 의 기적’은 ‘한강의 파괴’이기도 했다.이제는 이런 파괴를 그만두고 상처를 치유해야 할 때다. 복지지수도 우리가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우리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만한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OECD 가입국 중에서 우리의 복지지수가 가장 낮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이것은 우리의 놀라운 경제성장이 혹독한 노동착취를 통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방증한다.형편없는 복지수준은 오랫동안 세계최장의 노동시간을 감내하도록 했고,경제성장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리라는 잘못된 신화의 한 버팀목이 됐다.이제는 우리의 경제력에 걸맞게 복지수준을 높여야 한다. 경제성장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수단이다.‘경제 4 강’이라는 구호는 이런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거리로 몰려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외친 ‘대∼한민국’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주요한 목표로 추구하는 나라다.경제력에 걸맞은 ‘삶의 질’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경제 4강’이라는 외침으로 화답하는 것은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다.그것은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지금은 경제성장이 낳은 폐해를 바로잡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다. 홍성태 (상지대교수·사회학)
  • ‘쌀 구입제 전환’ 분석 양론/ “”북한식 시장경제 도입 신호탄”” “”주민들 숨긴돈 끌어내려는 것””

    북한이 최근 쌀 배급제를 폐지하고,생산현장에 인센티브제도를 채택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이 시장경제를 상당부분 도입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과 도쿄 등 해외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배급제를 폐지하는 한편 각 직종의 월급을 많게는 17배까지 인상했으며,노동시간·생산량 등에 따라 인센티브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금까지 배급제 기조로 쌀을 명목상 ㎏당 10∼20전씩 받고 팔아왔으나 앞으로는 현재의 시장가격인 45원에 판매할 계획이며 노동자·농민·과학자·광부 등의 임금은 10배,군인·공무원의 봉급은 14∼17배 인상,지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북한 전문가들은 배급제 포기가 그동안 비공식적으로 존재해온 농민시장을 활성화하고 경제시스템 틀을 바꾸는 시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이종석(李鍾奭)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북한이 상당한 준비 끝에 단행하는 국가 개혁”으로 추정했다. 북한은 지금까지 생필품 등을 배급하거나 국영 상점을 통해 유통시켜왔지만 만성적인 공급 물자의 부족으로 최근 국영 부문과 사경제(私經濟) 부문사이의 물가 격차가 수십배에서 수백배에 이르는 상황에 처했다. ‘북한식 시장경제’의 성패는 최소한의 안정적 물자 공급에 달려 있다.자칫 잘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물가인상과 화폐 공급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한국은행이 펴낸 ‘북한의 사경제부문 연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사경제 규모는 북한 국내총생산(GDP·167억 9000만달러)의 3.6%인 6억 1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북한이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움직임이라고 보지 않는 분석도 만만찮다.한 정부 관계자는 “쌀 배급제는 이미 지난 95년부터 마비상태였고 쌀값도 왜곡된 가격구조 시정 차원에서 올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급여 인상과 일부 품목 물가인상은 집에 쌓여 있는 화폐를 흡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北, 쌀 구입제 도입

    (베이징 연합) 북한 노동당은 계획경제식 쌀 배급제를 시장경제식 구입제로 신속하게 바꾸기로 결정했으며 월급도 성과,노동시간,생산량 등에 따라 차등 지급을 확대키로 했다고 북한 소식통들이 18일 밝혔다. 이는 북한에서 시장경제가 확산되고 있고,북한식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뿌리를 내리고 있는 증거들이어서 주목된다고 북한 소식통들은 말했다. 북한 당국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 배급제 아래에서 쌀을 ㎏당 명목상의 금액인 10∼20전씩에 팔아왔으나 앞으로는 시장가격인 45원에 판매할 계획이다. 이번 시장경제 방식 도입에 따라 노동자·농민·과학자·광부 등의 임금이 10배,군인·공무원의 봉급은 14∼17배 인상돼 지급될 것이라고 북한 소식통들은 말했다. 배급제 폐지와 월급 인센티브 도입 및 인상은 이달부터 실시된다고 북한 주민들에게 통보됐으며 북한 당국의 의지는 확고하다고 이 소식통은 밝혔다. 쌀 가격 대폭 인상은 북한 사회의 기반을 이루는 농민들의 쌀 생산 의욕과 증산을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소식통들은 말했다.
  • 주5일근무시대 / 어떤 산업 뜨나 - 문화콘텐츠·서비스산업 ‘쾌청’

    서비스업은 ‘쾌청’,제조업은 ‘흐림’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제조업과 1차산업에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반면 여가·레저,교육산업 등 서비스업쪽에는 햇살이 비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가족단위 여가생활을 자문해 주는 단기 여가컨설팅업이 등장하고,평일 야간시간과 주말 이틀을 근무하는 ‘이중 직업’도 다양하게 선보일 전망이다.무엇보다 주말 여가시장이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일에만 파묻혔던 라이프 스타일이 가족과 여가를 중시하는 쪽으로 바뀌면서 여가활동의 고급화·다양화·대중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이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제가 본격 시행되면 주말여행이 급증하고 관광·호텔·항공·자동차·스포츠 관련산업이 쏠쏠한 재미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閔勝奎) 수석연구원은 “주5일 근무시대에는 문화·교육분야에 오락적 요소가 결합해 거대 신규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기존 사업·제품의 엔터테인먼트화가 촉진되고 영화·드라마·음악·애니메이션·게임·주간지 등 문화콘텐츠산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다. 주 이틀간의 연휴를 자기계발의 기회로 삼으려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어학·정보화·자격증·전문지식 교육과 관련된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점쳐진다. 1990년대 일본에서도 노동시간 단축과 함께 해외여행·오토캠프·게임산업의수요가 급증했다.한국에서도 일본과 유사한 소비트렌드가 재현될 공산이 크다. 이와 달리 섬유 등 전통 제조업과 수출 위주의 산업,건설,1차산업은 벌써부터 울상이다.1년 내내 공장을 돌려야 하는 섬유·가전 등 노동집약 업종의 경우 현행 3조3교대를 4조3교대로 바꿔야 할 판이다.최소한 인력이 20%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의류업도 업종 특성상 인건비 부담이 커 나흘 일하고 이틀 쉬면 줄줄이 경영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박건승기자 ksp@
  • 佛 주 35시간 노동제 ‘명암’

    주당 35시간을 근무하면 경제적으로 이득일까.이에 대한 답은 아직 이르다.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5일 프랑스의 주당 35시간 노동제를 소개하면서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는 2000년 2월1일부터 주당 35시간 노동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법안은 좌파의 수장이었던 리오넬 조스팽 당시 총리가 39시간을 35시간으로 줄인 것으로,법안 입안 때부터 찬반 양론이 팽팽히 엇갈렸다.16일 총선 2차투표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한 우파는 일부 조항을 완화할 계획이다.그러나 현재의 상반된 결과로 법안 폐지까지는 엄두를 못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긍정적인 결과는 실업률 감소다.98년 12%에 달했던 실업률은 지난해 9.1%로 떨어졌다.법안이 도입된 2000년 한해 동안 창출된 일자리는 23만 5000개.이중 30%가 주당 35시간제의 직접적 결과다.또 근무시간이 줄어들면서 사람들이 쇼핑과 여행에 더 많은 시간을 쓰자 서비스 분야에서도 많은 일자리가 생겨났다. 근무시간이 압축되면서 노동자들의 시간당 생산성도 향상됐다.그 결과지난 2년간 프랑스는 유로권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지난 4년간 유로권의 평균 국민총생산(GDP)성장률은 2.6%인데 비해 프랑스는 3.1%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이 제도가 프랑스의 경쟁력을 저하할 수 있다고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기업들의 주 35시간 노동제 도입을 장려하기 위해 각종 우대조건을 내놨다.이 조건들을 실행하기 위해 150억달러가 쓰이는데 이는 GDP의 1% 규모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자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고 프랑스의 투자자금이 외부로 나가는 현상이 심화됐다.주 35시간 노동제는 노사간 협상에 따른 것이 아니라 정부에 의해 강제 적용되고 있고 정부가 이의 엄격한 시행을 감시하고 있어 프랑스의 투자가치를 낮추고 있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소규모 사업장이다.주 35시간 노동제는 20인 이하 사업장에 올해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소규모 회사는 초과근무에 따른 수당을 지급할 여력이 거의 없다.모건스탠리의 크리스텔 데린트는 “이 제도는 장기적으로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성장을 위협하고 소규모 회사에게는 재앙이다.”라고 평가했다. 전경하기자 lark3@
  • 금속·화학 86곳 파업강행

    민주노총이 22일 금속·화학 노조 86개 사업장을 시작으로 연쇄파업에 들어가 월드컵을 앞두고 노정 충돌위기가높아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금속노조 산하 두산중공업,만도기계,영창악기를 비롯해 화학연맹 산하 금호타이어,한국합섬 등 사업장 3만여명이 지역별로 집회를 갖고 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전면파업이 31곳 7200여명,부분파업이 55곳 8100여명 등 모두 86곳 1만 5300여명이 파업에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500명 이상 대규모 사업장이 21곳 1만 300여명으로 집계했다.그러나 민주노총은 106개 사업장이 파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금속노조는 “산별 기본협약 체결,노동시간 단축,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3월부터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됐다.”며 23,24일 지회별로 2시간 부분파업 또는 태업을 벌이고 25,26일 특근을 거부한 뒤 오는 29,30일 2차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이날 파업에는 그러나 민주노총 파업의 선봉에 섰던 자동차 3사와 조선업종 등 대규모 노조는 임단협 교섭이 늦어지는 바람에 참여하지 않았다.보건의료노조 산하 한양대·경희대·고려대 의료원 등 74개 지부는 이날 오후 병원별로 파업 전야제를 갖고 23일 오전 7시부터 2만 3500여명이 파업에 돌입키로 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反세계화 국제연대’ 퇴조하나

    국제회의 때마다 등장하던 국제 노동·환경 등 비정부기구(NGO)들의 반세계화 연대시위가 올 노동절에는 자취를 감추었다. 1999년 세계무역기구(WTO) 시애틀총회를 계기로 전세계 노동자들이 국제연대를 구축,반(反)세계화와 환경보호 등 전지구적 현안들을 외쳐오던 것과는 달리 올해에는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 등 전통적인 노동 현안들을 주 이슈로 내건 것이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그러나 이번 노동절 시위만 갖고 반세계화 국제연대가 무너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2일 분석했다. [반세계화 구호 퇴조] 각국의 노동절 시위에서는 지금까지단골메뉴로 등장했던 반세계화 구호들은 사라지고 임금인상과 노동시간 단축,실업문제 해결,노동조합 인정,사회보장혜택 확대 등 전통적인 노동계 이슈들이 부각됐다. FT는 이를 지난해 7월 ‘폭력의 장’으로 전락한 이탈리아 제노바 선진 8개국 정상회담과 9·11테러 이후 폭력화 양상을 띠는 반세계화 시위로부터 노동자들이 거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반세계화단체들은 반세계화 국제연대가 주춤하고 있는 것은 일시적 현상이라며 퇴조 운운 주장을 일축했다.이들은 반세계화 시위들이 특정 단체가 사전 조율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일어난 것으며 각국의 노동계가 처한 입장과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나라마다 노동절 의미와 시기가 다른 점도 들었다. [10월 IMF·세계은행 총회 시험대될 듯]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오는 10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총회가 반세계화 국제연대의 지속여부를 가름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9·11테러 발생 1년이 지난 시점으로 폭력화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반세계화 단체에서 일하고 있는 브랜트 올슨은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이슈가 있을 때마다 노동계를 포함해 전세계적 연대를 다시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FT는 9·11테러의 여파와 시위대의 지나친 폭력 행사에 대한 일반의 반감이 쉽게 가시기 힘들어 당분간은 반세계화 단체들의 국제연대가 주춤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사설] 주5일제 노사 재 타협하라

    주5일 근무제를 둘러싸고 노사가 엊그제 끝까지 대립한 모양은 볼썽사납다.세세한 부분에서 밀고 당기느라 여태껏 이뤄낸 합의사항의 큰 줄기를 훼손할까 우려된다.물론 노사모두 재협상 의사를 밝히고 있어 다행이다.노사는 당초 예정대로 하반기부터 주5일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합의 도출에 노력하길 바란다. 노사가 연월차 휴가 등 주요 부분에 의견이 접근했으면서도 일단 협상이 결렬된 것은 지나치게 명분과 원칙 싸움에집착한 탓이다.쟁점사항 중 하나인 주5일제 시행시기의 경우 노조는 조기 시행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법정 근로시간단축에 따른 기업의 인건비 상승 등의 어려움을 고려해야한다.중소기업들의 경우 단기간에 생산성을 올리기는 힘들며 생산의 상당부분을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에 의존하는 실정이다.노조는 이를 외면해선 안되며 재계와 시행시기의 절충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인 일요일 유급 문제의 경우 노사는 이를 인정하는 단계까지 의견이 접근했다.노조는 지금처럼 유급휴일을 주장한다.반면 재계는 일요일치에 해당하는 임금을 주중에 일한 것으로 간주해 지급하되 ‘원칙상 무급,실제론유급’을 강조한다.만일 일요일 유급을 인정했다가는 쉬는토요일도 기본급 산정에 포함시켜야 하며 이럴 경우 기본급체계가 흔들려 어려움이 많다는 설명이다.그러나 이같은 재계의 주장은 명분론에 집착한 것으로 비쳐진다. 그렇지 않아도 주5일 근무제는 노사정위원회의 협상 당사자 말고도 감놔라,배놔라 하는 사공들이 많아 배가 산으로올라갈 지경이다.한국노총은 협상에 나서고 있는 반면 민주노총은 재계와의 협상 자체를 반대하는데다 재계에서도 전경련은 주5일제 재검토를 협상 당사자인 한국경영자총협회측에 요청했다.협상 파트너인 경총과 한국노총의 입지가 어려운 것을 이해하면서도 잔가지에서 대립 양상을 빚는 것은안타까운 일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판을 깨는 일이 없길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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