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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눈] TV 권하는 사회/이은주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TV 권하는 사회/이은주 문화부 기자

    30대 후반의 직장인 나관찰씨의 주말은 이렇게 시작된다. 폭풍 같은 한 주를 끝낸 금요일 밤 마트에서 맥주를 사 들고 TV 앞에 자리를 잡는다. tvN ‘삼시세끼-어촌편’ 속 만재도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면 일주일 동안 쌓인 답답함이 조금이나마 해소된다. 매주 만나는 차승원과 유해진은 오래 알고 지낸 친구처럼 익숙하다. 그 둘 사이에 어정쩡하게 끼어 있는 손호준에게 잠시나마 감정이입을 해 본다. 주중 과도한 업무에 지쳐 제대로 된 주말 약속을 잡지 못한 나씨는 주말에도 TV 리모컨을 집어 든다. TV는 데이트는 물론 결혼생활까지 대신 해 준다. MBC ‘우리 결혼했어요’ 속 커플들을 보면서 마치 데이트를 하는 듯한 설렘에 빠져든다. 요즘 나씨 같은 사람이 늘어난 탓인지 종편에는 여자 연예인과 가상 연애를 하는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나 혼자 사는 삶이 외로워질 때면 MBC ‘나 혼자 산다’의 독신자들과의 연대감을 느낀다. 나씨에게 결혼은 먼 얘기지만 그래도 결혼한 친구들이 얘기하곤 하는 육아의 즐거움과 힘겨움이 궁금해지기도 한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켠다. 사랑이와 삼둥이의 재롱을 보다 보면 마치 내가 아이를 키우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문득 가족들의 얼굴이 하나둘 머리를 스칠 때쯤 TV에선 때마침 소원해진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조명한 SBS ‘아빠를 부탁해’가 나온다. 연예인 아빠를 둔 그들과 거리감은 있지만 부모님과의 화해를 꿈꾸며 잠자리에 든다. 비단 나씨의 사례만은 아니다. 요즘 우리 국민은 ‘TV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여가 활동조사’에 따르면 여가 활동 중 TV 시청이 51.4%로 압도적이었고, 이 역시 혼자 하는 경우(56.8%)가 가장 많았다. 유형별로는 휴식이 62.2%로 오락(21%)이나 스포츠 참여(8.6%) 등을 앞섰다. 피곤에 지쳐 무기력해진 한국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드러낸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5년 구조개혁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OECD 국가 중 한국인의 노동시간은 가장 길고 생산성은 상위 50%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노동 강도는 센 반면 충분한 나만의 시간을 갖고 재충전을 하지 못하는 구조 탓에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장기적인 경기 불황에 호주머니가 가벼워지고 피로가 누적되면서 주말이면 밖에 나가 누군가를 만나는 것조차 부담스럽다고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취미 혹은 여가 활동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TV 시청으로 대리 만족에 그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들을 겨냥한 TV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호황을 맞고 있다. TV에는 오늘도 남녀 짝짓기 프로그램과 육아 예능 등이 넘쳐나지만 남들의 일상을 엿보기만 할 뿐 정작 결혼율과 출산율은 곤두박질치고 있다. TV 속 가상 현실에만 빠져 수동적인 삶에 익숙해져 가는 오늘 한국 사회의 씁쓸한 단면이다. 올해는 나관찰씨가 TV를 끄고 가상이 아닌 진짜 자신의 삶과 마주할 수 있을까. erin@seoul.co.kr
  • 저임금 노동자 25.1%… 임금 불평등 확대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임금 불평등이 높은 수준이고, 노동시간을 고려했을 때 임금 수준은 낮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4 임금보고서’를 펴내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전문가 워크숍을 개최했다. 보고서는 노사정 공동으로 OECD, 국제노동기구(ILO) 등 주요 국제비교 임금 통계의 활용 현황과 문제점을 검토한 뒤 현실에 맞는 임금통계 자료를 마련하기 위해 발간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저임금 노동자 비율은 2001년 24.2%에서 2012년 25.1%로 증가해 OECD 회원국 가운데 미국(25.3%) 다음으로 높다. OECD 평균은 2001년 16.9%에서 2012년 16.3%로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임금 불평등이 커진 것이다. 보고서를 집필한 정이환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OECD 통계의 한국 수치 중 부정확한 부분을 보정하면 임금 불평등이 소폭 감소하기는 하나 한국이 OECD 국가 중 임금 불평등이 높은 나라라는 사실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에는 “국가별 임금 수준을 나타내는 OECD의 피고용자 보수 통계를 분석한 결과 긴 노동시간을 고려하면 낮은 임금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한국 풀타임 노동자의 2013년 구매력 환산 임금(물가 차이를 반영한 각국의 실제 구매력을 기준으로 평가한 것)은 3만 6354달러로, 이탈리아(3만 4561달러)나 일본(3만 5405달러)보다 약간 높았다. 그러나 노동시간을 고려해 시간당 임금을 기준으로 하면 한국의 임금 수준은 두 나라보다 낮은 수준이다. 아울러 노동자 부담의 근로소득세와 사회보험료 부담률은 2000년 16.4%에서 2013년 21.4%로 증가하는 데 그쳐 OECD 평균(35.9%)을 크게 밑돌았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 간접세 늘리고 근로세 낮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9일 “한국 정부가 환경세와 재산보유세, 부가가치세 등의 간접세를 확대하고 근로소득세를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이날 회원국들에 대한 구조개혁 평가 보고서에서 한국과 관련해 “앞으로 정부 지출 증가에 대처하기 위해 조세 체계를 성장 친화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렇게 권고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측은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쉽게 얘기할 수 없다”며 “국민 공감대를 토대로 국회 등과 협의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OECD는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OECD 상위권 국가들과 격차가 줄고 있지만 과도한 노동시간 등은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외국인의 직접 투자가 늘어날 수 있는 규제 완화, 세제와 규제 정책을 통한 기업 환경 개선, 중소기업 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진입장벽 축소 등도 주문했다. OECD는 이와 함께 출산휴가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확대하고 양질의 보육서비스를 더 많이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규직에 대한 고용 보호를 완화하고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와 직업훈련 프로그램 개선도 촉구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새정치연 당 대표 후보 인터뷰] (상) 이인영

    “다른 두 후보가 대기업이라면 저는 중소기업 후보다. 기존 계파의 독과점 구조를 깨고 창업가 정신을 되살리겠다. 최저임금 1만원, 당 대표 정치자금 전면 공개 등 혁신을 실천하겠다.” 새정치민주연합 2·8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이인영 후보는 자신을 벤처기업에 빗대는 등 ‘시장 친화적’ 어휘로 후보 3명 가운데 가장 왼쪽에 선 공약을 설명했다. ‘강경·돌출 행동을 일삼는 돈키호테형 정치인 이미지’를 지닌 486 그룹에 속하지만, 대중 행보보다 대안 모색에 시간을 쏟는 ‘햄릿형 정치인’의 면모를 지닌 이 후보의 특징이 묻어났다. 서울신문이 지난 8~9일 실시한 조사에서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 후보의 강점으로 ‘대안정책 제시 능력을 포함한 야당성’을 꼽았고, 약점으로 ‘대중성’을 꼽은 바 있다. 대중성이 결여됐다는 평가는 이 후보가 17·19대 징검다리 의원인 데다, 초선 시절 당내 비주류인 김근태계로 분류되며 당직에서 배제된 데서 비롯됐다. 그러나 역으로 16·18대 징검다리 낙선 기간이 이 후보에게 ‘독’이 된 것만은 아니란다. 이 후보는 낙선했을 때 ‘생활정치’에 눈을 떴고, ‘김대중의 향우회 조직→노무현의 노사모 조직→3대가 함께할 수 있는 협동조합 방식의 정치조직’과 같은 정치적 구상을 숙성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때 숙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대교체·권력교체’를 강하게 주장 중인 이 후보를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어 →‘빅 2 구도’로 명명된 전대 일정이 중반을 넘어섰다. 제3의 후보로서 ‘이인영 바람’이 느껴지는가. -변화의 흐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가 부족해 과감하게 터뜨리지 못했다. 그렇지만 남은 전대 기간 동안에도 네거티브 선거전을 하지 않고 민생을 강조하고 당의 혁신을 일관되게 얘기하는 흐름을 이어 가겠다. 이미 당의 기득권을 쥔 다른 두 후보가 ‘1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민생, 생활, 민주 정당을 위해 ‘99의 변화’를 원할 때 선택지는 이인영이다. →전대 후반 세대교체 바람보다는 ‘단일화 가능성’이 거세진 느낌도 있다. -계파와 지역주의 타파를 외치고 있는 중에 ‘단일화 논의’는 있을 수 없다. 나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문재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 공약과 비슷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문 후보의 소득주도 성장이론이 공허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소득을 늘릴지 답이 빠져 있어 옛날 콘텐츠의 반복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가격을 올려서 소득을 늘릴 것인가. 아니다. 적정 임금이 보장돼야 우리 경제의 비대한 자영업자 부문이 조정되고, 내수가 살고, 소득이 높아질 수 있다. 최저임금을 비롯해 임금이 높아져야 세계 최장 노동시간이란 멍에를 벗고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청·장년층이 통합 주도해야 →386으로 정계에 입문해 586이 됐다. 50대 의원이 세대교체론을 외치기에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197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외칠 때 이미 10여년 이상 정치를 한 상태였다. 세대교체란 통합을 주도할 세력이 장·노년층에서 청·장년층으로 바뀌어, 야당이 젊어지고 국가가 젊어지는 길을 말한다. 또 하나, 야당의 기본 질서를 바꿔야 한다는 ‘새 정치’를 바라는 여론을 수용해야 한다. 김대중의 민주당이 반독재, 민주화를 기치로 내세웠다면 이제 복지국가 완성과 통일국가를 실현할 새로운 구상을 그려야 한다. →지난 대선에서 야당은 ‘3무 1반(무상급식·의료·보육+반값 등록금) 공약’을 내세웠는데 실현되지 않은 상태다. 당의 세대교체를 통해 더 발전시킬 복지 이슈로 무엇을 제시할 생각인가. -예를 들어 ‘예방적 복지’가 있을 수 있다. 뇌졸중, 치매와 같은 질환이 걸렸을 때 무상의료 정책이 마련돼 있다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일단 병에 걸렸을 때 인간의 존엄이 크게 파괴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가가 미리 자기공명영상(MRI) 검진권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실현된다면 가계의 뇌졸중, 치매 염려증에 국가가 일부 책임을 보탠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간호사 시간선택제의 두 얼굴

    # 임신 후 병원을 그만둔 전직 간호사 이모(35)씨는 요즘 재취업을 고민 중이다. 가정형편상 맞벌이를 해야 하지만, 3교대 근무를 하면 아이 돌보기가 어렵다는 게 문제다. 이씨는 근무시간대를 정해 일할 수 있는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 지방의 한 중소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박모(29)씨는 간호사 시간선택제 도입으로 근무 여건이 더 안 좋아질까 걱정이다. 병원이 인건비 절감 차원에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더 많이 채용하려고 기존 간호사들을 자를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마저 돈다. 정부가 11일 밝힌 간호사 시간선택제 활성화 방침을 둘러싸고 간호계가 술렁이고 있다. 임신·출산과 함께 병원을 떠난 ‘엄마’ 간호사들은 재취업 기회가 열리게 됐다며 반기는 분위기지만, 일선 간호사들은 가뜩이나 나쁜 근무여건이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인해 더 열악해지고, 저임금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며 걱정한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간호사 시간선택제가 활성화되면 간호사 업무 교대가 너무 잦아 간호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건강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반면 더 낮은 인건비로 간호 인력을 확보하게 된 병원은 반색하고 있다. 시간선택제는 간호사 자신이 원하는 시간대를 골라 일하게 하는 근무 형태다. 아이를 가진 경력단절 간호사들이 재취업을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3교대로 운영되는 병동 근무체계 때문이었는데, 시간선택제 간호사로 취직하면 3교대를 하지 않아도 된다. 재취업 문턱이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시간선택제 간호사를 채용한 병원은 극히 드물다. 병상당 간호사 수가 많아야 건강보험 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데, 지금까지는 시간선택제 간호사 인력자원을 아예 인정해 주지 않거나, 0.4명 내지 0.5명 몫으로 계산해 간호등급을 매겨왔기 때문이다. 차라리 일반 간호사 1명을 채용해 1명 몫으로 온전히 인정을 받아 간호등급을 높게 받는 게 병원 입장에선 이득이었다. 때문에 정부는 병원이 시간제 간호사 고용을 기피하지 않도록 이번에 인력인정 기준을 상향 조정하고, 특히 내년부터 야간전담간호사제를 도입해 야간 전담 간호사의 노동시간은 다른 간호사의 2배로 인정해 주기로 했다. 시간선택제 간호사의 계약기간은 1년으로 정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간호 인력의 근무 기회 확대로 병원의 간호사 확보가 수월해지고 근무시간이 유연화돼 육아 등으로 인한 조기 퇴직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선 기대보다 우려가 더 크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병원 특성상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중요한데 시간선택제 근로자를 그것도 1년 계약직으로 채용하면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이 야간전담간호사를 채용하는 대신 기존 간호사를 해고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간전담간호사 1명은 2명 몫을 인정받기 때문에 일반간호사 8명, 야간전담간호사 2명을 채용하면 병원은 간호사를 12명 고용한 것으로 인정받아 그만큼의 급여를 더 받게 된다. 반대로 야간전담간호사를 2명 채용하는 대신 다른 간호사 2명을 해고해도 병원은 급여 손해를 보지 않는다. 주영희 김천과학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가뜩이나 임신 순번제를 강요받고 있는 일선 간호사의 근무환경이 더욱 악화되고 시간선택 간호사는 추가 근무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 공백을 메우고자 업무량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노예 같은 중노동·폭행… 인권 사각 내몰린 농축산 이주노동자

    노예 같은 중노동·폭행… 인권 사각 내몰린 농축산 이주노동자

    “원래 매주 토요일이 휴일이었지만 과일·채소 수확이 몰리는 4~6월에는 매일 오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일했어요. 당시 사장님은 제가 토요일에 쉬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캄보디아 출신 35세 여성 A씨) “한번은 일할 때 허리가 아파서 관리자에게 아프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는 계속 일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허리를 숙이고 배추를 캐기 시작했는데 잘못해서 배추 다섯 포기의 뿌리를 상하게 했어요. 관리자가 멱살을 잡더군요. 본능적으로 밀쳐 냈더니 관리자가 때렸습니다. 옆에 있던 사람과 함께 주먹질을 하고 발길질을 했습니다.”(캄보디아 출신 25세 남성 B씨) 지난해 말 현재 ‘고용허가제’를 통해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 25만여명 중 8%(1만 9700여명)가 농·축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가운데 이들이 장시간·저임금 노동은 물론 심각한 인권유린을 겪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제앰네스티와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실이 20일 발표한 ‘한국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착취와 강제노동’ 보고서에 따르면 면담에 응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평균 하루 10시간, 한 달에 28일 이상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고용주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상 노동시간보다 평균 월 50시간을 더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23명은 연장근로 수당을 전혀 받지 못했고, 연차휴가도 없었다. 보고서는 국제앰네스티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4월까지 안산·천안 등 10곳의 농·축산업 이주노동자 28명을 면담해 작성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인권 실태가 드러난 바 있다. 월평균 근무시간은 283.7시간에 이르고, 월평균 휴일은 2.1일에 불과했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임금은 월평균 127만 2602원(남성 131만 8579원, 여성 117만 7995원)으로 최저임금(137만 8782원)에 미치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는 법적인 한계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가 ‘인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허가제로 입국한 모든 이주노동자는 국내 노동법을 적용받지만,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주 40시간) 규정 적용 대상에서 농·축산업 이주노동자들은 제외돼 있다는 것이다. 직장도 쉽게 옮길 수 없다. 이직하려면 ‘사업장 변경 신청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기존 고용주의 서명을 받아야만 한다. 노마 강 무이코 국제앰네스티 아시아·태평양 이주인권조사관은 “고용허가제가 이주노동자의 사업장 변경을 제한하고 있어 고용주가 악용하면 이주노동자들은 당할 수밖에 없다”며 “고용허가제로 고용된 이주노동자가 부당한 대우를 받을 경우 진정을 제기할 창구를 마련하고 자유롭게 사업장을 변경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란…국회의원 은수미 “실질임금 하락”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란…국회의원 은수미 “실질임금 하락”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 ‘국회의원 은수미’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논란이다. 지난 2일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은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근로시간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해 현행 주당 68시간(법정근로 40시간, 연장근로 12시간, 휴일근로 16시간)에 달하는 장시간 근로를 주 52시간으로 개선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에 의해 사유 및 기간, 대상근로자의 범위 등을 정했을 경우 추가연장근로 8시간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과 노동계는 ‘근로시간 단축이 아닌 연장법안’이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주중 매일 2시간씩 연장근로와 1일 휴일근로(연장)를 병행해 주 60시간을 근무하는 근로자는 현행기준에 따라 계산할 때 인정근로시간은 총 71시간으로 시급 1만원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월급은 대략 284만원을 받는다”며 “권성동 의원 안을 적용해보면 주당 인정근로시간이 70시간이 되고 월급은 대략 280만원으로 임금수준이 하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주중 연장근로 없고 2일 연속 휴일근로(연장)를 하는 경우 현행기준 적용하면 인정근로시간이 총 72시간이고 월급은 대략 288만원이 되지만 권성동 의원 안을 적용해보면 주당 인정근로시간이 70시간이고 월급은 대략 280만원으로 더 큰 폭으로 임금수준이 하락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개정안은 전체적으로 최소한 휴일근로를 하지 않는 근로자의 경우 임금하락이 발생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휴일근로를 하는 근로자들에게는 임금이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이는 전체적으로 실질임금의 하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역시 크게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폐기를 촉구하는 집회를 지난 8일 새누리당사 앞에서 열었다.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서 500여명의 노조 간부·조합원이 참석한 가운데 ‘근로기준법 개악 저지, 새누리당 규탄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노총은 “노동시간은 늘리고 임금은 깎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어 “충격적인 것은 한국노총과 새누리당이 정책협의회를 진행하는 가운데 아무런 논의 없이 이런 법안이 나왔다는 것”이라며 “자본의 편에 선 여당 권력의 반노동 폭거”라고 규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노동시간 연장 유감/문소영 논설위원

    ‘저녁이 있는 삶.’ 손학규 전 의원이 18대 대선 야당 경선에서 제시한 정치철학이었다. 2012년 7월에 동명의 책도 냈는데 출판사는 “‘저녁이 있는 삶’이란 단순히 노동 단축이 아니라”며, “돈을 벌기 위해서는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대화하는 것을 포기하거나 내가 잘살기 위해서 누군가는 못살아야 한다는, 내가 옳기 위해서 누군가는 반드시 틀려야 한다는 이분법을 반대하는 가치”라고 설명했다. 1970년대 산업화의 역군이었던 아버지 세대가 고단한 야근에 치어 가족과 제대로 된 저녁상을 받아보지 못한 탓에, 은퇴하고서 아내와 자녀들에게 외면받는 외로운 삶을 살고 있다는 식의 기사를 자주 봤던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며, ‘저녁이 있는 삶’에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거기까지! 과연 한국서 가능할까. 너무 빠른 거 아니냐? 하고 회의했다. 초여름 해거름에 집으로 돌아가는 상상에 된장국의 구수한 냄새와 갓 지은 밥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지만 “야근할 사람들, 저녁 먹으러 갑시다”라는 부장의 재촉에 현실로 돌아오곤 했으니 말이다. 한국 노동자의 노동시간은 지난해 1인당 2163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속한 34개 국가 중 멕시코(2237시간)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원래 1위의 자리는 1980~2007년까지 27년간 한국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가, 2008년에서 간신히 멕시코에 넘겨준 것이다. OECD 평균은 1770시간이다. 독일은 최저 1388시간을 일하고, 노르웨이는 1408시간, 러시아도 1980시간 일할 뿐이다. 미국은 1788시간, 일본도 1735시간이다. 또 OECD 평균 노동시간은 2012년보다 2013년에 3시간이 줄었다. 한 국가의 높은 생산성이 노동시간에 달려 있지 않을 뿐 아니라, 노동시간 감소가 세계적 추세라는 의미다. 담뱃값 인상만 선진국형이 아니라 노동시간 축소도 선진국형으로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 추세에 역행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이 ‘노동시간은 더 길게, 야근 수당은 더 적게’에 초점을 맞춰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단다. 새정치민주연합 은수미 의원은 “개정안은 현행 주당 12시간의 연장근무 한도가 주당 20시간이 돼 법정 근로시간이 현행 주 52시간에서 주 60시간으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근로시간은 늘지만, 휴일근로수당은 현행 통상임금의 200%에서 150%로 줄인단다.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가 노동 착취냐’는 비난도 쏟아진다. 노동력을 쏟아붓는다고 생산력이 향상하지 않는 시대라 창조경제가 필요한 것 아니었나. 21세기의 가장도 ‘저녁이 없는 삶’을 산 탓에 미래에 가족에게 외면받는 불우한 삶을 살아야 하나.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실질임금 임시직은 마이너스, 같은 기간 상용직과 비교해보니…

    실질임금 임시직은 마이너스, 같은 기간 상용직과 비교해보니…

    ‘실질임금 임시직은 마이너스’ 실질임금 상승률이 5개 분기 연속 낮아지다가 급기야 0%대로 떨어졌다. 24일 한국은행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상용근로자 5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실질임금은 월평균 277만 2643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276만 7830원보다 4813원(0.2%) 증가했다. 이런 증가율은 마이너스를 기록한 2011년 4분기(-2.4%)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저치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명목임금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제거한 것으로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나타낸다. 이미 올해 상반기 실질임금 상승률(0.99%)은 0%대로 낮아진 상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상승률이 1%대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3분기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동시간이 비교적 짧고 저임금인 시간제, 비정규직 일자리가 증가하는 등 노동시장 구조가 바뀌고 있는 것도 실질임금 상승률이 둔화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임시직 근로자의 실질임금은 아예 뒷걸음질쳤다. 이들의 임금은 지난 2분기 월평균 125만 3769원으로 1년 전(127만 2085원)보다 1만 8316원(1.4%) 줄었다. 임시직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0년 4분기(-7.3%) 이후 3년 6개월 만에 처음이다. 같은 기간 상용직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0.5% 오른 것과 비교된다. 명목임금으로 따졌을 때도 상용직 근로자의 임금상승률은 2.1%인 반면 임시직은 0.1%에 그쳤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실질임금 마이너스 정말 열악하네”, “실질임금 마이너스 물가상승률에 비례할 순 없는 건가”,“실질임금 마이너스 언제쯤 제대로 된 인상이 될까”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현대차 노조, 제조업 위기 현실 직시하길

    현대자동차 임금 협상이 결렬되면서 노조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해 파업 여부가 주목된다. 현대차 노조는 여름휴가를 전후해 여러 차례 파업을 벌인 적이 있다. 그러나 올해는 과거와는 사정이 좀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통상임금과 정년 60세 연장, 근로시간 단축 등 새로운 노동 현안들을 풀어야 한다. 지난해 12월 통상임금 확대 적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 이후 처음 실시되는 산업계의 임금·단체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어 걱정된다. 현대차 노사는 정기 상여금 750% 등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는 문제를 놓고 현격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조 측은 쌍용자동차와 한국GM의 예를 들면서 현대차도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를 통상임금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윤갑한 사장은 어제 담화문을 내고 “법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이 변경돼야 한다면 현대차도 법의 판단을 받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통상임금 문제는 재판을 통해 풀자고 2012년 합의한 만큼 재판 결과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 측은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등 환경이 바뀌었기에 교섭을 통해 풀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다른 자동차업체와 상여금 지급방식이 다른 만큼 동일하게 통상임금을 확대 적용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사 모두 퇴로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은 십분 이해하지만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생각해서라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아야 한다. 현대차 노사는 반드시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풀어야 한다. 파업할 경우 협력업체가 겪을 고통도 생각해야 한다.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 온 전자·자동차·조선·철강·석유화학 등은 중국의 맹추격과 엔저로 인한 일본제품의 가격경쟁력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 1조 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24.6% 줄었다. 철강·기계 분야는 중국이 수출경쟁력에서 우리나라를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선진국들은 대규모 투자와 규제개혁으로 제조업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제조업체들은 임금 문제와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샌드위치 위기’에 놓인 셈이다. 현대차의 반복되는 노사 갈등은 공장 해외 이전을 촉발하는 등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현대차는 생산직 노동자 연봉이 지난해 9900만원을 웃돈다고 한다. 통상임금이 확대되면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은 더 커지는 등 생산성은 떨어지게 된다. 그렇지만 통상임금의 범위 확대는 불가피한 만큼 노사는 임금 인상률이나 노동시간을 줄이는 등 인건비를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 [열린세상] 피케티 열풍, 어떻게 봐야 하나/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열린세상] 피케티 열풍, 어떻게 봐야 하나/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고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

    작년 프랑스어로 발간된 토마스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론’(Capital in the Twenty-First Century)이 금년 초 영어로 번역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연구 결과의 무게감이 크다 보니 연구 내용을 둘러싼 논쟁도 그만큼 뜨거운 것 같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를 포함해 내로라하는 경제학자들이 진보와 보수진영으로 나뉘어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조만간 한글판이 출간될 예정이라니 우리나라에서도 피케티 연구 결과물과 정책 처방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될 것 같다. 피케티 교수는 기존 경제학 방법론이 추상적인 가정을 전제로 정교한 모형을 구축하다 보니, 복잡한 모형 구축에 들어간 노력에 비해 경제현실에 대한 설명력은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제대로 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현실경제를 이해할 수 있어야 올바른 정책처방의 도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피케티 교수는 1800년대 초부터 2010년 전후까지 주요 국가들의 소득분배 추이를 분석하고 있다. 일본을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에 대한 분석 결과, 자본소득인 이자율(평균 5%)이 경제성장률(평균 1.5% 전후)보다 월등하게 높아 자본이 산출하는 높은 지대(Rent)를 바탕으로 빠르게 자본이 축적됐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소득을 자본소득과 임금소득으로 구분할 경우, 임금소득에 비해 자본소득의 비중이 월등하게 높아 자본소득이 소득 양극화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소득 양극화가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에 공통적인 현상이기는 하나, 선진국 중에서도 유럽대륙(영국 제외)과 미국의 소득 불평등 정도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논쟁 증폭의 배경이 되는 것 같다. 1900년부터 1910년 사이에는 유럽대륙의 소득 불평등이 컸으나, 이후 미국에서 커진 불평등이 1970년부터 심화되고 있어서다. 1970년 두 지역의 상위 10% 소득 점유율(미국 34%, 유럽 30%)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나, 2010년에는 큰 차이(미국 48%, 유럽 35%)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피케티 교수의 책 내용 중 필자의 눈길을 끄는 대목은 미국과 프랑스의 최저임금 변화 추이다(309쪽). 2013년 구매력 기준으로 1950년 양국의 시간당 최저임금(미국 3.8달러, 프랑스 2.1유로)이, 2013년에 큰 폭으로 역전(미국 7.3달러, 프랑스 9.4유로)된 것이다. 클린턴 정부에서 노동부 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학자인 버클리 대학의 라이시 교수가 주장하는 저임금 근로자 양산으로 미국 경제활동인구의 상당수가 법정 노동시간을 채워도 최저생계비에 미달하는 소득을 올린다는 비판을 입증하는 통계치인 셈이다. 이러한 통계치를 바탕으로 소득 양극화 해소를 위해 피케티 교수가 내린 처방은 전 세계적인 정책 공조의 필요성이다. 고수익과 낮은 세금을 찾아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자본을 적절히 통제하기 위한 개별 국가의 정책 노력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지역별 정치적 통합이 유일한 해법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피케티 교수의 연구 결과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 처방과 함께 연구 방법론 오류 지적이 대표적이다. 향후 연구 내용에 대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기는 하나, 200년에 걸친 통계 추이가 흔들릴 만큼의 오류는 없는 것 같다는 평가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렇다면 피케티 열풍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피케티 교수가 지적한 지역별 소득 양극화의 심화 추이는 소득재분배 정책과 복지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쟁을 심화시키는 촉매가 될 것 같다. 유럽 대륙보다 영·미형에 가까운 우리 사회의 특성상 소득 양극화 추이와 소득분배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논쟁이 본격화될 것 같다. 갈수록 공감대 형성이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신뢰성 있는 통계지표는 대화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표적인 소득분배 지표인 지니계수 산정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 고소득자를 포함해 지니계수 산정 대상자를 확대할 경우, 지니계수가 올라가 소득 불평등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이제 우리 현실을 제대로 대변할 통계 생산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통계지표를 수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정책 추진을 위한 동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김주혁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우리나라의 근로시간은 길다. 1인당 연간 2092시간(2012년 기준), 하루 평균 10시간 30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2위다. 그러니 최근 공개된 OECD의 ‘더 나은 삶 지수’ 가운데 ‘일과 생활의 균형’ 부문에서 한국이 36개국 중 34위인 것도 무리는 아니다. 특히 여성들은 직장에서 장시간 근로를 감당하더라도 집에서까지 여전히 집안일과 양육 책임을 많이 짊어진다. 1일 가사노동시간(2009년 기준)이 여성 취업자는 2시간 34분(비취업자 4시간 41분)으로 남성 취업자의 36분(비취업자 1시간 4분)에 비해 4.3배나 된다. 남성 분담이 서서히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속도가 매우 더디다. 30대 여성의 경력단절 사유 중 임신·출산·육아가 52.5%다. G마켓의 2010년 부부의 날 설문에서 ‘가사 노동, 육아 공동 분담’(28%)은 ‘가장 부러운 부부관계’ 1위로 꼽혔다. 게다가 여성가족부의 실태조사 결과 부부폭력 발생률은 45.5%(2013년 기준)에 이른다.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여성의 결혼만족도가 떨어진다. 지난해 인구보건복지협회의 제3차 저출산 인식 설문조사 결과 ‘다시 태어나도 현재 배우자와 꼭 다시 결혼하겠다’는 응답은 남성이 45%인 반면 여성은 19.4%에 그쳤다. 2000~2010년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이혼상담 4만 7887건 중 여성은 86.2%로 남성의 6.2배다. 이혼 신청자도 여성이 훨씬 많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 조사에서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보는 여성이 40.4%로 남성(27.8%)보다 높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1.18명으로 계속 세계 꼴찌다. 여성의 결혼·출산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훈 한미글로벌 회장은 올해 가족친화포럼 총회 개회사를 통해 “저출산은 국가 발전뿐 아니라 기업 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더 이상 정부 문제만이 아니라 기업 문제이며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미래는 암울하다”고 말했다. 가족친화경영은 근로자의 사기 진작과 이직률 감소 등을 통해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의 덫에서 벗어나 3만 달러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도 여성의 경제 참가율을 더 높여야 한다. 이제는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 기업과 정부는 근로자와 국민의 ‘저녁이 있는 삶’과 일·가정 양립을 위해 여건 개선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 남성들은 집안일과 아이돌봄을 ‘내 일’로 알고 함께하고, 가정폭력과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앞장서야 한다. 그래서 여성들이 결혼할지 말지, 결혼하면 출산할지와 출산 후 사직할지 여부 등을 놓고 더 이상 고민하지 않게 해야 한다. ‘남녀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 유엔여성(UN Women)은 양성평등을 향한 변화를 위해 남성들이 목소리를 높이도록 촉구하는 ‘그녀를 위한 그’(He for She)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홈페이지에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여성차별 해소를 위해 남녀 공동 노력을 강조하는 동영상이 올라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녀’를 위한 ‘그’들이 더 많아져 적극 나설 때다. 둘이 하나 되는 부부의 날(5월 21일)을 멋진 변신의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happyhome@seoul.co.kr
  • [길섶에서] 기념일/문소영 논설위원

    1일 노동자의 날, 5일 어린이날, 8일 어버이의 날, 15일 스승의 날 등 5월은 기념일이 많다. 그래서 5월에는 은행 잔고가 빨리 바닥을 드러낸다는 앓는 소리에 익숙해진다. 문득 ‘어른의 날’은 왜 없을까 생각해봤다. 선거권을 가진 사람들을 ‘어른’으로 정하고서 꽃과 선물을 주고, 축하하는 것이다. 상상해보니 내수진작에도 좋을 것 같다. 이런 날도 제정하면 어떨까. 대통령의 날, 국무총리의 날, 장관의 날, 재벌의 날 등등. 사방에서 돌이 날아들어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만, ‘평생 엉뚱한 상상을 해보지 않은 분들’만 돌을 던지시라. 기념일은 365일 중에서 단 하루 특정인의 노고를 고마워하고, 그를 소중하게 여기라는 뜻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손꼽히는 긴 노동시간을 가진 한국의 노동자나, 국가 유공자, 어른의 부속품쯤으로 취급되던 어린이를 보호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니 기념일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현실적 지위가 낮거나 열악한 것을 증명하는 거다. 365일 ‘뻔뻔하게 잘사는’ 어른의 날 제정 건의는 상상 속에서만 해야겠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하루 13시간 이상 일하면 뇌출혈 가능성 94% ‘↑’

    하루 13시간 이상 일하면 뇌출혈 가능성 94% ‘↑’

    하루에 13시간 이상 일을 하는 사람은 4시간 일하는 사람에 비해 뇌출혈 발생 위험이 무려 94%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제 사회에서 ‘쉬지 않고 일만 하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고 사는 우리로서는 일종의 위험 경고인 셈이다. 실제로 2012년 조사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09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2번째로 많았으며, 평균보다 무려 420시간이나 더 오래 일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혹한’ 근로가 뇌출혈(출혈성 뇌출혈)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범준(신경과) 교수는 최근 과로와 출혈성 뇌졸중의 상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 근로자의 노동 조건과 출혈성 뇌출혈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팀은 출혈성 뇌졸중 환자 940명과 정상인 대조군 1880명의 직업·근무시간·근무 강도 및 교대근무 여부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뇌출혈 발생 위험은 하루 평균 노동시간, 노동 강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13시간을 넘는 노동자는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뇌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94%나 높았다. 국내 직장인 대부분이 매일 9~12시간 일을 하는데, 이 경우에도 뇌출혈 위험이 38%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강도도 뇌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육체적으로 힘든 근무를 1주일에 8시간 이상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77%나 높았다. 이 경우 힘든 근무 시간을 1시간만 줄여도 위험도는 30%까지 낮아졌다. 또 사무직 종사자에 비해 신체 움직임이 많은 생산직 종사자는 뇌출혈 발생 위험이 33% 가량 높았다. 주야 교대 근무와 뇌출혈은 특별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다. 김범준 교수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과로가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이전에도 알려져 있었으나 노동 조건이 출혈성 뇌졸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 이 연구의 성과”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노동자의 근무 조건이 직접적으로 뇌출혈의 위험성을 높이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과제가 남았지만, 노동 강도가 증가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혈압이 오르는 등 생물학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기 어려워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고혈압 등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없어 병원을 찾아 치료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문제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근로개정법에 명시된 법정근로시간은 주 5일, 40시간이다. 최근에는 초과 근무를 포함한 법정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려는 법안도 발의됐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업무보고를 통해 장기간 근로를 개선할 목적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시키거나 ‘근로시간 특례업종 조정(26→10개)’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김 교수는 “건강을 위해서도 퇴근 후 적당한 운동과 휴식 등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과로하지 않는 것이 뇌출혈 예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며,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일수록 혈압관리와 함께 금주·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뇌졸중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심재억 기자 jeshim@seoul.co.kr
  •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김주혁 선임기자의 가족♥男女] 한국의 ‘양성평등’ 100점 만점에 63점

    우리나라의 남녀평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이 문제에 대한 대답도 남녀에 따라 다르기 쉽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면 곤충이라도 좋으니 수컷으로 태어나고 싶다’고 생각할 정도로 차별을 절감한 여성도 있겠다. 반면 유교적 전통에 익숙한 나머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당하는 세상이 됐다고 개탄하는 남성도 있을 것이다. 그 수준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면 100점 만점에 63점대다. 2013년 우리나라가 자체 분석한 국가성평등지수(63.9)와 세계경제포럼의 성(性)격차지수(GGI·Gender Gap Index·0.635)를 기준으로 할 때 그렇다. 낙제를 겨우 면한 수준이다. 남녀 격차만 반영하는 GGI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136개국 중 111위다. 반면 유엔개발계획의 성불평등지수(GII·Gender Inequality Index) 순위는 우리나라가 2012년 0.153으로 148개국 중 27위다. 순위가 상반돼 혼란스러울 수 있다. GII는 모성사망률과 청소년출산율 등 복지 수준 자체도 남녀 격차와 나란히 반영한 수치여서 100점 만점이 아니고, GGI와 비교하기도 어렵다. 남성연대가 “여성에게 할례와 명예살인 등을 자행하는 국가들이 우리보다 상위인 엉터리 자료”라고 GGI를 비난하는 것은 여성 인권 수준이 무시된 점을 지적한 것이다. 하지만 남녀 격차도 의미는 있다. 종합하면 우리나라가 여성의 복지 인권 수준이 절대평가로는 높지만 남성 대비 상대적 평등 수준은 낮은 셈이다. 특히 GGI 14개 지표 중 우리나라는 건강 및 생존(0.973)과 교육적 성취(0.959)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관리직(0.11), 장관 수(0.14), 국회의원 수(0.19), 소득(0.44) 등이 점수가 낮아 개선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부위원회 여성 참여율을 17년까지 40%로 높이는 등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정책과제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100여개 대기업과 정부 등으로 여성인재 활용과 양성평등 실천 태스크포스를 6월 중 구성, 여성의 승진을 제약하는 ‘유리천장’ 등 성차별이 사라지도록 자발적 추진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안이환 교수는 “사회에서는 취약 부문인 기업 여성임원의 할당제를 공기업부터 시행하고, 가정에서는 아빠에게만 허용하는 유급 육아휴직 할당제를 도입하는 등 제도를 통해 양성평등을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제도 개선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인식 개선이다.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며 다양한 역할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인식이 바뀌어야 가정과 사회에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송현주 교수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남성은 생계부양자, 여성은 가사담당자로 분리시켜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성도 현모양처(賢母良妻) 이데올로기에 어긋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식의 성 역할 고정관념이 보편화돼 있다”며 개선을 촉구한다. 아버지가 가족의 대표로서 가족 구성원에 대해 일방적인 권위나 지배를 행사하는 가부장제(家父長制)도 마찬가지다. 부부라는 한자의 뜻도 남편(夫)은 하늘(天)보다 더 높고, 부인(婦)은 빗자루(?·추)를 든 여자(女)라는 식이다. ‘아침부터 같이 돈 벌고 퇴근해서 자기는 컴퓨터하며 게임하고 저는 아들 둘과 씨름하며 집안일까지 해서 불만을 토로하면 고작 그거 해놓고 뭘 생색내냐고 이야기합니다.’ 한 여성 사이트에 오른 여성의 푸념이다.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는 사례다. 1일 가사노동시간이 2009년 기준 여성은 취업자 2시간 34분, 비취업자 4시간 41분인 데 비해 남성은 취업자 36분, 비취업자 1시간 4분으로 일하는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일하는 남성의 4배 이상일 뿐 아니라 노는 남성의 2배가 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남성이 집안일과 아이 돌봄을 ‘도와주는 일’이 아니라 ‘내 일’로 알고 함께하지 않으려면 맞벌이 배우자를 얻으려 하지 말라는 말도 나온다. 전문직 여성 A씨는 최근 병원에 치료받으러 갔더니 의사가 “아줌마”라고 부르더란다. 주위를 살펴보니 남성에게는 “아저씨”가 아니라 옷차림에 상관없이 “선생님”이라고 불렀다. 불쾌한 나머지 전문용어도 써가며 까칠하게 굴었더니 금세 “선생님”으로 호칭이 바뀌더란다. 여성 차별이 일상화된 모습이다. 물론 지난해 사법연수원 출신 판사 신규 임용자 중 78%, 검사 임용자 중 71%를 여성이 차지한 만큼 현재 전체 판사의 27%, 검사의 25%인 여성 비율이 머지않아 절반을 넘어서는 등 각계에서 남녀 비율 역전이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집안일과 아이 돌봄 등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유리천장이 걷혀야 가능한 이야기다. 기간도 오래 걸린다. 그러는 동안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8명으로 세계 최저를 유지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우리나라는 지구에서 소멸하는 1호 국가가 될 것으로 유엔인구기금이 예측했을 정도다. 양성이 평등해야 남녀 모두 행복할 수 있다. 한쪽이 좀 편해지거나 높아지려다가 상대방이 불행을 느끼면 결국 모두 불행해진다. 남녀는 크게 보면 상쟁(相爭)이 아니라 상생(相生)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happyhome@seoul.co.kr [용어 클릭] ■양성평등 임신, 출산 등 신체적 차이는 인정하되, 성별을 이유로 불합리한 차별, 편견, 소외, 폭력을 받지 않고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으며,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 디지털산단 노동자, 여전히 저임금·살인 노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 하루 2.8시간 더 일하고 월 21만 5000원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산업단지로 설립된 지 50년을 맞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패션, 출판 등으로 입주 업체들은 바뀌었지만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으로 확인된 것이다. 15일 서울 남부지역 노동자단체인 ‘노동자의 미래’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은 국회에서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 실태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자의 미래’가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노동자 2809명을 상대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5.6시간이며, 평균임금은 196만 5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평균 노동시간인 42.8시간보다 많고 평균임금 218만원보다는 적은 것이다. 특히 노동자들의 지난해 실질임금(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임금)은 182만 5000원으로 ‘노동자의 미래’가 2011년 실시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당시 실질임금인 180만 9000원에 비해 0.9%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최저임금(시간당 4680원)을 못 받는 노동자의 비율은 15.7%, 중하위권(시간당 8097.4원 미만)인 노동자 비율은 59.6%로 나타났다. 상위 10%(시간당 1만 9178.1원 이상)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1.8%뿐이었다. 박준도 ‘노동자의 미래’ 정책기획팀장은 “전체적으로 임금 수준이 하향 평준화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시급이 1만원 이상 돼야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노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최저임금만 제대로 해결해도 저임금 노동자의 고충을 일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정 최저임금을 비롯한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과 경영자협의회,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美 고용시장 ‘봄’ 왔다는데 서민들 닫힌 지갑에 한숨만

    美 고용시장 ‘봄’ 왔다는데 서민들 닫힌 지갑에 한숨만

    “고용 시장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벌이는 시원치 않고 장바구니 물가는 높아 제대로 외식하기 힘들어요.” 일요일인 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위치한 펜타곤시티 쇼핑몰에서 만난 제이슨 스미스(42)의 가족 4명은 1층 푸드코트에서 피자와 치킨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지난해 말 실직한 뒤 최근에서야 새로 짓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일을 시작했다는 그는 “주말에 봄맞이 바겐세일을 한다기에 가족들과 쇼핑몰에 나왔는데 할인을 많이 한다고 해도 살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에 있다가 건설업으로 옮겼는데 벌이가 오히려 더 줄었다. 그나마 새 직장에도 얼마나 다닐 수 있을지 불안하다”며 “건설 경기와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야 나라 경제가 회복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상점은 ‘썰렁’ 푸드코트만 ‘북적’ 쇼핑몰 내에 있는 미국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는 최대 75%까지 할인행사를 한다며 미리 쿠폰까지 나눠줬지만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화장품 ‘샤넬’ 코너 직원은 “날씨가 좀 풀리면 손님들이 더 올 줄 알았는데 지갑을 별로 열지 않는다”며 “사람들이 주로 구경을 하거나 추가 세일할 때까지 기다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백화점과 상당수 상점은 썰렁한 반면 푸드코트만 사람들로 북적였다. 커피숍 ‘스타벅스’ 앞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은 “올해 초 은퇴하고 가끔 쇼핑몰에 오는데 체감 경기는 별로 안 좋다”며 “정부는 실업률이 떨어지고 일자리가 늘었다고 강조하지만 양질의 정규직 일자리가 많아야 사람들이 지갑을 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시간 늘고 시간당 임금은 줄고 앞서 미 노동부는 지난 4일 3월 비농업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19만 2000개 늘어났으며 실업률은 전달과 같은 6.7%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2월(19만 7000개)에 이어 2개월째 일자리가 20만개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특히 건설 부문 일자리가 1만 7000개 늘었고 임시직 고용도 2만 8500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체감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간부문 양질의 정규직 늘려야 또 지난달 주간 평균 노동 시간은 34.5시간으로 전달(34.2시간)보다 늘어난 반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24.45달러(약 2만 5600원)로 전달보다 10센트 떨어지는 등 직장인이 느끼는 고용 시장은 장밋빛만은 아니다. 하이디 쉬어홀즈 자유경제정책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부문에서 양질의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글 사진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면증 환자 증가, 원인은 스트레스…자가테스트 방법 알아보니

    기면증 환자 증가, 원인은 스트레스…자가테스트 방법 알아보니

    시도 때도 없이 잠이 쏟아지는 ‘기면증’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2년 한해 동안 기면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2356명 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1480명으로 여성(876명)보다 많았다. 연령별로는 20대가 770명으로 1위, 10대(634명)와 30대(507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기면증 환자수는 2008~2010년에는 1300~1400명 선이었던 것에 비해 2011년부터 전년 대비 25% 이상 늘어나고 있다. 기면증이란 밤에 충분히 잤다고 생각하는데도 낮에 이유 없이 졸리고 무기력한 증세다.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졸리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아 환자 대부분이 만성피로를 호소한다. 이에 기면증 자가테스트가 화제다. 기면증 자가테스트의 총 8가지 항목에 대해 ‘전혀 졸지 않는다’에 0점, ‘약간 존다’에 1점, ‘많이 존다’에 3점을 매겨 총점이 10점을 넘으면 기면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기면증 자가테스트 항목에는 ‘TV 시청 중에’ ‘앉아서 독서하는 중에’ ‘오후에 누워서 쉬는 중에’ ‘앉아서 대화하는 중에’ ‘점심 식사시 앉아 있는 중에’ ‘공공장소에 앉아 있는 중에’ ‘신호를 기다리는 차 안에서’ ‘차 뒷자리에서 1시간 이상 앉아 있는 중에’ 이다. 전문의들은 기면증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면증은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약물 치료나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충분히 정상 생활을 할 수 있다. 기면증 환자 증가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기면증 환자 증가, 테스트해봤더니 나도 기면증 환자네” “기면증 환자 증가, 갑자기 쓰러지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겠다” “기면증 환자 증가, 스트레스 줄이는 치료법이 가장 어려운 듯” “기면증 환자 증가, 사회 전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노동시간이 줄지 않으니 늘어날 수밖에”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행정 서비스를 한곳에서” 지방합동청사 신설 가속

    “행정 서비스를 한곳에서” 지방합동청사 신설 가속

    ‘정부3.0’ 기조에 따라 공공기관 간 협업을 통한 종합행정 서비스가 강조되는 가운데 행정기관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정부합동청사가 경기 고양시에 새로 문을 열었다. 안전행정부는 17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에서 정부고양지방합동청사 개청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개청식에는 지역 주민과 박찬우 안행부 제1차관, 최성 고양시장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고양지방합동청사는 2012년 3월 첫 삽을 뜬 뒤 지난해 11월까지 총사업비 251억원이 투입돼 지어졌다. 합동청사에는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 경인지방통계청 고양사무소, 양주출입국관리사무소 고양출장소,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고양센터 등 기관 4곳과 직원 140여명이 다음 달까지 입주할 예정이다. 민병대 정부청사관리소 기획과장은 “고양지방합동청사는 임금, 노동시간, 산재예방 등 사업장 근로조건과 외국인 귀화, 국적회복 및 체류를 비롯한 외국인 출입국·정책 업무, 그리고 민간인과 공무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양성평등 교육과 관련한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방합동청사는 중앙 행정업무를 관장하는 국가의 지방행정기관(특별지방행정기관) 중 같은 지역에 속한 여러 기관을 통합해 만든 정부청사의 한 형태로 현재 고양시 외에도 제주, 광주, 대구, 경남, 강원 춘천시에 들어서 있다. 민 과장은 “외국인을 비롯해 고양시 주민들이 기관별로 흩어져 있는 행정서비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다”면서 “고양시 합동청사에 편입되는 국가기관 모두 민간이 소유한 건물에 임차료를 내고 있었기 때문에 향후 국가 예산을 절감하고 기관별 청사 신축계획을 따로 수립할 이유가 없어지면서 추가 건립에 따른 예산 낭비 우려를 불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고양 외에도 올해부터 인천에 정부지방합동청사를 짓기로 했다”면서 “향후 부산과 충남 홍성군, 경북 안동시에도 합동청사가 추가로 개청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7)] 푸스카리에·타임크레디트 정착으로 근로시간 단축

    [시간제 일자리 길을 묻고 답을 찾다(7)] 푸스카리에·타임크레디트 정착으로 근로시간 단축

    벨기에 이동통신 시장의 44%를 차지(업계 1위)하고 있는 벨가콤은 1995년 민영화됐다. 여전히 정부가 50% 이상의 지분을 갖고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긴 해도 유로넥스트(Euronext) 주식시장에 상장(2004년)된 엄연한 민간기업이다. 이 회사의 1만 3968명(2013년 기준) 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완전 전일제로 일하는 근로자는 현재 82.9%(1만 1586명)다. 전체 정규직 근로자의 17.1%인 2382명은 근로시간을 20~80% 줄여 파트타임(2288명)으로 일하거나 아예 휴직(94명)했다. 휴무 비율은 상대적으로 휴직이 쉬운 우리나라 공무원 휴직률(5~6%)보다도 높다. 4일 브뤼셀 벨가콤 본사에서 만난 세르게 피터스 인사담당 부사장은 그 비결에 대해 “벨기에에는 푸스카리에(pause-carrire, Career Break)와 타임크레디트(Time Credit)라는 제도가 있다”면서 “이 제도 때문에 근로자들은 쉽게 휴직을 하거나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푸스카리에는 이른바 일자리 나누기 제도라고 할 수 있다. 벨기에의 실업률이 11%에 달했던 1985년 도입됐다. 근로자들은 별다른 이유 없이도 최소 3개월에서 최장 6년까지 쉬거나 일을 줄일 수 있게 됐다. 기업이 그 자리에 대체인력을 고용하도록 해, 실업자나 미취업 청년들에게 일자리와 직무훈련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였다. 타임크레디트는 민간기업에 다니는 근로자가 휴가 기간을 은행 잔고처럼 쓸 수 있도록 한 제도로 근로자들은 직장에 다니면서 재직 중 한 번(1년)은 아무 이유 없이 회사를 쉬거나 일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 그는 “비록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두 제도로 근로자들의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됐고 눈치 안 보고 휴가를 내거나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게 됐다”면서 “덕분에 일자리가 늘어나 고용률 향상에도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벨기에 노동부에 따르면 푸스카리에나 타임크레디트를 활용한 근로자의 수는 도입 초기인 1986년엔 2019명에 불과했다. 그는 “내가 1993년 벨가콤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사람들이 푸스카리에를 쓰는 데 망설였고, 거의 쓰지 못했다”면서 “지금은 일이 많은 부서에 있어도 망설이지 않고 쉬겠다고 말한다”고 밝혔다. 푸스카리에로 근로시간을 줄이거나 장기휴가를 떠난 근로자 수는 2001년 11만 1194명, 2012년 27만 2016명으로 급증했다. 벨기에 중앙정부와 각 지방정부는 이렇게 쉬는 근로자에게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300~760유로(약 45만~110만원)의 ‘용돈’까지 지급하면서 휴가를 권장했다. 피터스 부사장은 “푸스카리에 제도가 도입될 당시에는 해고자가 많았는데, 정부의 강도 높은 유도책으로 제도가 안정화됐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정부는 기업이 근로자 한 명을 해고하면 해당 근로자가 평생 그 회사에 다니면서 받을 수 있는 모든 휴일수당을 한꺼번에 지급하게 하는 등 근로자 해고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기업들은 해고 대신 근로자에게 휴가를 주거나 근로시간을 줄이게 됐다. 피터스 부사장은 “비유하자면 정부가 회사를 이혼한 못된 남편 취급하면서 거액을 위자료를 물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에도 벨기에의 고용률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았다. 1992년 61.3%였던 고용률은 1998년 62.7%로 소폭 올랐지만 유럽연합(EU) 평균인 65.5%(1998년)에도 못 미쳤다. 피터스 부사장은 “기술 발전으로 노동력은 점점 덜 필요해졌고, 몇 년씩 쉬던 사람들은 아예 집에 눌러앉아 버리게 됐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수년간의 논란 끝에 2002년 벨기에 정부는 푸스카리에를 공공영역에만 남겨 놓고 민간영역에는 타임크레디트라는 새 제도를 도입했다. 타임크레디트를 통해 일을 쉬거나 노동시간을 줄인 근로자는 정부로부터 500유로의 ‘용돈’을 받는다. 또 5년 한도에서 일을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게 됐다. 다만 민간기업이라도 고령자 일자리 확대를 위해 50세 이상은 노동시간을 최대 80% 줄일 수 있도록 보장했다. 피터스 부사장은 “출산이나 가사에 시간을 할애하도록 하면서도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유도한 정책”이라면서 “벨기에 고용정책 기조가 일과 가정의 양립, 고령자 고용률 높이기로 바뀐 결과”라고 설명했다. 2002년 타임크레디트 제도 도입 당시엔 현재 우리나라와 비슷한 65.0%였던 벨기에의 고용률은 2008년 68.0%로 6년 새 3.0% 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2012년부터 벨기에 정부는 국가 부채 증가 등에 따라 타임크레디트를 크게 축소하는 정책을 내놨다. 출산이나 가족의 와병 등 적절한 이유가 있어야만 타임크레디트 사용이 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2011년 11월 28일 이전 회사에 들어온 사람은 여전히 이전 정책의 혜택을 받는다. 피터스 부사장은 “선거 때마다 일하지 않는 근로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제시되지만 결국 한번 늘린 복지를 줄이는 일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32년째 벨가콤에서 일하며 현재 주 4일 파트타임 근로를 하고 있는 앤 로지스(55·여)씨는 1985년 푸스카리에가 막 시작됐을 때 2년, 1990년대 둘째가 태어났을 때 2년 등 총 4년 동안 아예 쉬거나 50~80%만 일했다. 그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다 언제든지 풀타임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현재 벨기에는 아주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지 않는다면 마음만 먹으면 직장을 가질 수 있고 마음 편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점 때문에 벨기에에서 비자발적으로 파트타임으로 일하는 근로자 비중은 10.7%(2012년 기준)다. EU 평균(27.7%)에 비해 낮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8~2012년 유럽의 비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은 상승 추세(25.3→27.7%)인 반면, 벨기에의 비자발적 파트타임 근로자 비중은 같은 기간 14.4%에서 10.7%로 떨어졌다. 글 사진 브뤼셀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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