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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상정 “2022년부터 ‘5시 퇴근제’ 도입”

    심상정 “2022년부터 ‘5시 퇴근제’ 도입”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내건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18일 “2022년부터 ‘5시 퇴근제’를 순차적으로 도입해 2025년까지 ‘노동시간 주 35시간’ 시대를 열겠다”고 말했다.또한 사용자의 ‘열정페이’ 등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심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과로사회 탈출과 ‘인간존중’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며 ‘노동시간 단축 2단계 로드맵’을 발표했다. 심 후보는 “연장근로 12시간 제한을 통한 법정노동시간 40시간 준수가 1단계 로드맵”이라면서 “2018년부터 연장근로 시간을 법대로 시행해 장시간 연장근로를 2021년까지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합법적으로 장시간 노동이 가능했던 건 고용부가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하지 않는다’는 해석을 한 탓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또한 “4인 이하 모든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노동시간 연장을 묵인해 주고 있는 근로기준법상 관행(감시단속, 노동시간 휴게·휴일 적용제외 등)들도 모두 바꾸겠다”면서 “포괄임금제를 폐지하고, 열정페이·공짜노동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2022년 공공부문과 1000인 이상 사업장에 주 35시간제를 도입하고, 순차적으로 2025년까지 전 사업장으로 확대하겠다”면서 “주 35시간제 도입은 노동시간을 공정하게 분배하고, 노동을 존중하면서 일자리를 나누는 경제정의의 실현이자 일자리 혁명”이라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대선 D-21] 沈 “文·安 개혁 정책, 의지와 방향 잃었다”

    [대선 D-21] 沈 “文·安 개혁 정책, 의지와 방향 잃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17일 노동 현장 행보를 이어 가며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슬로건으로 삼은 ‘노동 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다.심 후보는 이날 0시 경기 고양 지축철도차량기지를 방문해 심야근무 청소·정비 노동자를 격려한 후 오전 8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김대중·노무현 정권 또한 노동 개악을 만든 장본인”이라며 “문재인 후보는 (노동 정책에서) 잘못된 것이 다 새누리당 정부에서 진행한 것으로 알지만, 잔업을 포함한 주 52시간 노동시간은 김대중 정부 때 만들어진 지침”이라고 비판했다. 또 “법정 노동시간을 주 40시간에서 35시간으로 줄이는 공약을 내일 발표할 계획”이라면서 “당장 어려우니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내려 한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정보기술(IT)업계 근로자들이 많은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역 인근에서 대선 출정식을 갖고 “안철수 후보는 개혁의 방향을 잃었다. 공공보육의 원칙도 표를 위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문 후보는 개혁 의지가 약하다. 재벌개혁 의지도 희미하고 노동 문제에 인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심 후보는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보건의료산업 노사공동포럼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보건의료산업 노동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송혜민 기자의 월드 why] 독일보다 年742시간 더 일하는 한국 사람…‘주 4일제’는 꿈일까

    직장인 77% “근로시간 줄어야” 유럽 선진국 주 4일제 정착 단계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연적 변화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얘기로 들리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 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독일, 근무시간 줄인 결과 실업률 낮아져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가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 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에게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AI·로봇 보편화로 생산성 향상 전망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 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정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huimin0217@seoul.co.kr
  • 안철수 공약 1순위는 ‘자강안보’

    안철수 공약 1순위는 ‘자강안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자강안보’와 ‘좋은 성장, 좋은 일자리’를 중심으로 한 10대 공약을 12일 발표했다.안 후보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선관위에 제출한 10대 공약을 소개했다. 안 후보는 ‘튼튼한 자강안보를 토대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최우선으로 내세웠다. 자강안보를 통해 대북 군사력 우위를 유지하고 급변하는 동북아 안보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는 내용이다. 또 국제사회 제재와 더불어 4자·6자회담 재개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한 재원은 국방비를 연차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3%까지 점진적으로 늘려 조달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5년간 약 10조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안 후보가 안보 다음으로 내세운 공약은 ‘좋은 성장, 좋은 일자리’로 이를 위한 정책을 3가지 테마로 나눠 소개했다. 우선 교육혁명·과학기술혁명·창업혁명을 동시에 일으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근본을 만들겠다는 것이 안 후보의 복안이다 안 후보는 이어 정경유착·불공정거래 근절 공약을 제시했다. 재벌 개혁으로 정경유착을 막고 공정한 시장질서를 확립해 경제성장의 토대 자체를 바꾸겠다는 구상이다.국민 노후를 위해 국민연금을 바로 세우고,영세·자영업자 보호 및 중소기업 진흥으로 서민경제를 살리는 정책도 여기에 포함됐다. 또한, 임금 격차와 고용불안이 없는 미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청년실업과 중장년층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여성과 노령층의 경제활동 참여도 확대하겠다는 생각이다.이 정책은 비정규직 남용 방지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삶의 질 개선 등도 아우른다. 이어 △국민주권의 더 좋은 민주주의 △ 격차해소 및 인간의 존엄을 지키는 사회안전망 완비 △ 국민이 안전한 ‘재난 제로 사회’ 구현 △ 국민 모두를 위한 성평등 대한민국 △ 다음 세대를 위한 깨끗한 환경,안전한 에너지,아름다운 문화국가 △ 국민건강과 식량주권을 지키는 스마트 농어촌 등이 10대 공약에 포함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송혜민의 월드why] 대한민국, ‘주 4일제’는 요원한 꿈?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보장되는 삶을 꿈꾸지 않는 직장인이 있을까. 근로시간 단축은 모든 직장인들의 희망사항이다. 한국 직장인에게는 다소 요원한 일로 보이지만, 일본과 유럽 등 세계 각국은 이미 주 4일제를 도입했거나 도입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 1월 일본 후생노동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체 기업의 8%를 차지하게 됐다. 일본 KFC는 주당 근로시간을 주 20시간으로 줄이고 주 3일을 쉴 수 있는 시간한정사원 제도를 지난해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등지의 유럽 국가에서는 이미 주 4일제가 정착됐다. 근로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한국 근로자의 근무시간은 좀처럼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관련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한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주 4일은 꿈같은 소리’, ‘오후 6시 정시 퇴근이라도 보장됐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이 쏟아진다. 주 4일제, 근로시간 단축은 정말 희망사항에 불과한 것일까. ◆최저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시간당 임금 높은 독일 근로시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국가는 바로 독일이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연평균 노동시간이 가장 적은 1371시간(2015년 기준)으로, 한국 근로자의 2113시간보다 742시간이나 적다. 이는 연간 임금을 노동시간으로 나눈 시간당 평균임금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OECD 통계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독일의 연간 평균임금은 4만 4925달러(약 5145만원), 시간당 임금은 32.77달러(약 3만7520원)였지만, 한국의 연간 평균임금은 3만 3110달러(약 3791만원), 시간당 임금은 15.67달러(약 1만 8000원)였다. 독일 직장인은 한국 직장인보다 일은 덜 하고 시간당 임금은 2배 이상 받은 것이다. 독일이 근로시간 단축 카드를 꺼낸 것은 1990년대 초반이었다. 독일 폭스바겐은 세계 경기불황 등의 원인으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던 1993~1995년, 근로시간을 주당 36시간에서 28.8시간으로 단축하고 임금을 10% 삭감하는 방식으로 대량 해고를 막는 한편, 부족한 근로시간에 일할 새로운 노동자를 고용해 일자리를 창출했다. 1997년에는 연장근로의 대가를 돈 대신 휴가로 적립해 사용할 수 있는 ‘근로시간 계좌제’를 도입해 기업의 경영부담을 줄이고 노동자의 양질의 노동 환경을 보장했다. 근무시간 단축 및 유연한 근무형태를 꾸준히 시행한 결과, 독일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실업률이 가장 낮은 국가가 됐다. 독일연방통계국에 따르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실업률은 4%로 체코에 이어 가장 낮다. 실업률은 높고 취업률은 낮은 한국이 무려 20여 년 전 독일 사례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과 AI, 그리고 근무시간 독일의 사례가 일자리를 나누고 더 나은 삶을 영위하기 위한 선택적인 근로시간 단축이라면, 4차 산업혁명은 비자발적으로 이뤄지는 근로시간 단축 요인이다. AI(인공지능)와 로봇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이 인간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언은 이미 익숙하다. AI와 로봇의 보편화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인지, 도리어 일자리를 빼앗아 갈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지만 생산성을 높일 것이라는 예측에는 이견이 없다. 예컨대 과거에는 10명의 노동자가 10시간을 들여 제품 1개를 생산해냈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탑재한 로봇 한 대가 절반의 시간만 들여 같은 수량만큼 만들어낸다. 노동자가 장시간의 노동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이 순기능을 발휘한다면 이런 방식으로 높아진 생산성이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노동자는 주당 40시간씩 일하지 않아도 기존의 임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더 많이, 오래 일해야 높은 임금을 받는 시대가 가고 직장인의 한낱 꿈으로 치부되는 주 4일제가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4차 산업혁명이 비단 한국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적인 시류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필연적으로 근로시간 단축을 선택할 국가와 기업은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데이터와 기술 역량을 보유한 미국의 아마존은 지난해부터 주당 30시간의 파트타임 근로자를 모집하면서 기존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혜택을 주는 노동제를 도입했고,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 재팬은 지난 1월부터 전 직원 5800여 명을 대상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의 빛과 그림자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최근 직장인 1323명을 대상으로 ‘근로시간’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근로시간을 단축해야한다‘는 답변이 전체 응답자의 76.6%를 기록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저녁과 주말을 보장받으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일부 노동자들은 임금 손실을, 고용자들은 추가 고용에 따른 임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조업과 같은 일부 업종은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추가고용으로 생산 단가는 상승하지만 납품 단가는 유지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 짧은 시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하기 때문에 노동강도가 높아지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주 4일제 및 근무시간 단축은 허황된 꿈이 아닌 필수적이고 필연적인 변화일지 모른다. 부작용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는 탄탄한 보완책이 마련됐을 때, 비로소 긍적적인 변화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면제자는 장관으로 임명 안 할 것”

    “어떤 이유로든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람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겠다.” 지난달 16일 일찌감치 정의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심상정(58)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강한 안보’를 강조하며 집권 시 병역 기피는 물론 민주화운동 등으로 수감됐던 병역면제자까지도 장관직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약했다.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국민 불신을 씻으려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대표는 평범한 교사지망생(서울대 역사교육과 78학번)에서 구로공단 미싱사로 위장 취업한 순간부터 10년 가까운 수배 생활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를 거쳐 3선의 진보정당 대표가 되기까지 마음속에 품어 온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슬로건으로 5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왜 지금 ‘노동 있는 민주주의’가 시대정신인가. -두 번의 정권 교체가 있었지만, 결국 친재벌 정부였다. 경제 살리기에 밀려 노동은 늘 뒷전이었다. 그 결과가 지금의 양극화다. 노동 있는 민주주의를 실현하지 않고서는 촛불이 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극단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최초의 친노동 정부를 구성하고자 한다. →노동 부총리를 세우겠다고 했는데. -그동안 고용노동부는 재계 노무사 역할을 해 왔다. 노동부 장관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권력의 힘이 노동에 실려야 개혁이 가능하다. 보건복지부에서 보건 분야를 ‘국민건강부’로 떼어내고 노동과 복지를 통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래야 노동 부처 장관이 의제를 주도할 수 있다. →연립정부는 상수라고들 말하는데. -이번 대선에서 선거 연대는 없다. 단일화나 사퇴도 없다. 우리 지지자들이 요구하는 개혁이 연립 정부를 통해 이뤄질 수 있는지가 연정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결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연정 조건을 구체적으로 구상하진 않았다. 대선에서 좋은 성적을 얻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진보 정당의 안보관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정의당이야말로 진짜 안보를 할 수 있다. 보수는 안보 제일주의를 내세우면서 안보를 이용해 왔다. 저는 집권 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분들은 장관으로 임명하지 않을 것이다. 저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국가 고위직 가운데 병역 회피 또는 면제자가 많고, 신성한 국방 의무에 국민이 의문과 불신을 갖고 있어 책임 있고 상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인지도에 비해 지지율이 좀처럼 안 오르는데. -지난 1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한 이후 선거 공고가 나기 전까지 언론에서 심상정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우선 후보를 알아야 지지율이 오를 텐데, 심상정은 알아도 대선 후보인지는 모르는 분들이 많다. 각 당 경선이 끝날 때까지 지지율 5%를 돌파하려고 한다. 본격적으로 촛불 대선의 의미와 목표에 대해 이야기하면 유권자가 주목할 것이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에서 인지도가 낮은 걸로 나오는데. -아픈 대목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다. 30~50대는 사회운동이나 진보 정치를 경험해 본 분들이 많다. 하지만 20대는 진보 정당이 실패를 거듭하던 시기에 진보 정당을 접했다. 진보 정당에 대해 긍정적인 체험을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호감도가 낮다. 하지만 현재 정의당 당원의 80%가 40대 이하이고 그중 절반이 20~30대다. 대학 강연에도 좌석이 부족할 정도다. 빠른 속도로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청년 실업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복안은. -청년 실업은 정책이 없어 안 풀리는 게 아니다. 대기업을 비롯한 상위 1%의 사회적 책임을 이끌어 내야 해결할 수 있다. 19대 국회 때부터 긴급조치 차원에서 청년고용특별법을 제정, 300인 이상 대기업과 공공기업이 전체 고용인의 5%에 해당하는 수만큼 청년을 고용하도록 ‘한국형 로제타 플랜’(1990년대 후반 벨기에의 혁신적 청년실업 대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지금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단편적이다. 노동시간 단축은 ‘가족 있는 노동’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오후 6시에 퇴근해선 저녁 시간을 온전하게 쓸 수 없다. 4시나 5시에 퇴근하면 밥을 지어 가족과 먹을 수 있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차별을 없애고, 일상을 누리는 가족 있는 노동이 제가 구상한 노동 시간 단축 공약의 핵심이다. →무엇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 하나. -원전 해체 기술과 재생에너지, 바로 녹색성장이다. 4차 산업혁명도, 정보통신기술(ICT)도 전략 제조업을 업그레이드해 경쟁력을 유지하는 데 비중을 두고, 신재생에너지와 원전 해체 기술 등 생태 환경 에너지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대선 공약 1호인 ‘슈퍼우먼방지법’이 화제다. -여성들은 일도 하고 싶고 좋은 엄마도 되고 싶어 한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육아휴직 3년’을 공약했는데, 실제 3년 휴직하면 영원히 퇴출당할 수 있다. 휴직 기간을 늘리는 게 능사가 아니다. 슈퍼우먼방지법은 아빠들이 회사 눈치를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의무화하고, 육아휴직자가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기업에 페널티와 어드밴티지를 적용해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이다. →성소수자 보호 등을 담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견해는. -차별금지법 제정은 당연하다. 보수와 진보가 함께 차별금지법을 냈다가 일부 개신교계의 압박으로 철회했는데, 이 법은 종교, 직업, 성별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헌법 정신을 담고 있다. 동성 결혼 합법화 여부와는 또 다르다. 동반자등록법도 제정해 혼인하지 않고 사는 동거 노인, 동성 커플, 비혼 커플 등도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노인 간병에 지친 日…시설 학대 1년새 4배

    ‘노인 왕국’ 일본의 노인 돌봄(개호) 시설에서 노인 학대 사례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 등은 22일 후생노동성 발표를 인용, 개호 시설에서 2015년에 발생한 직원에 의한 노인 학대가 전년도보다 108건 증가한 408건이었다고 전했다. 9년 연속 기록 경신으로 노인 돌봄 시설에서 해당 시설 직원에 의한 학대는 10년간 6배로 늘게 됐다. 이번에 조사된 노인 돌봄 시설 학대 피해자는 총 778명으로 70%가량이 치매를 앓는 노인이었다. 심지어 2층 창문에서 떨어져 다친 노인을 제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둬 사망하게 한 사례도 확인됐다. 피해자 중 61.4%에 달하는 478명은 매를 맞거나 꼬집히는 등 신체적 학대를 받았다. 27.6%에 달하는 215명은 욕을 먹거나 모욕적인 발언을 듣는 등 심리적 학대를 당했다. 100명가량은 식사를 챙겨 주지 않는 등 돌봄 방치 상태에 있었다. 학대 원인과 관련 직원들의 교육 및 간호 기술·지식 부족 등이 65.6%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직원의 스트레스나 감정 조절의 문제도 26.9%나 됐다. 노인 학대와 관련된 상담 및 통보 건수는 전년도보다 46.4%가 늘어난 1640건이나 됐다. 후생노동성은 “노인 돌봄 시설 수가 늘고 있는 데다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노인 학대 사례 발견이 늘어난 것도 급증의 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른 직종에 비해 낮은 임금과 긴 노동시간, 업무 과정에서의 높은 스트레스 등이 노인 요양 시설 학대를 불러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개호 복지사의 한 달 임금은 평균 23만 8440엔(약 240만원)으로 일본의 전 산업 평균(32만 9600엔)에 비해 크게 낮다. 근속 연수도 평균 6.3년으로 전 산업 평균(12년)의 절반 정도로 짧았다. 낮은 임금에 이직도 잦아 업무상 대처 능력도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노인 학대가 신고를 통해 밝혀진 경우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면서 노인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공감대 확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사설] 주 52시간 근로, 일자리 증가로 이어져야

    국회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데 그제 합의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소위는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16시간 단축하되 한시적으로 사업주에 대한 처벌 면제 규정을 두기로 했다. 정치권은 주당 근로시간을 줄이는 데는 합의하고서도 몇 년째 시행 시기와 방법을 놓고 여야가 각을 세워 왔다. 기업 규모에 따라 순차적으로 시행하자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은 곧바로 전면 시행하자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대선을 앞둔 여당이 야당안에 동의함으로써 관련 법이 내년부터 시행될 가능성이 커졌다. 근로시간 단축은 사회적 공감대가 이미 넓게 자리 잡은 시대 현안이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연간 500시간이나 많은 근로시간을 기록한다. 저출산율, 자살률과 함께 세계 최고를 다투는 부정적인 사회문제로 꼽힌 지 오래다. ‘저녁이 없는 삶’에 찌든 과로 국가여서는 노동생산성을 기약할 수도 없을뿐더러 실업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다. 이번 합의안은 현행 휴일 근로 16시간을 단순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것이 골자다. 일자리 확대와 근로자의 삶의 질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고민이 반영됐다. 문제는 기업 부담과 저항이 왜곡된 방식으로 표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로서는 생산량을 유지하려면 고용을 늘리든지 그게 여의치 않으면 생산량을 줄여야 한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하락분도 보전해 줘야 하는데,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들이 편법·불법 운영, 무리한 자동화를 밀어붙일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휴일 근로에 연장근로 가산금을 소급 적용하는 문제도 기업들로서는 충격이다. 중소기업은 존폐 위기에 몰릴 우려도 있다. 그렇더라도 노동시간 단축은 더 좌고우면할 일이 아니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대의보다 앞에 놓일 수 있는 사안은 없다. 국회는 기업의 충격을 덜어 주기 위해 처벌 면제 규정도 두기로 했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2년, 미만 사업장은 4년간 법 적용을 유예한다는 방침이다. 실업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노사 합의를 통해 현실적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청년실업률은 지난달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 대책을 입으로만 외치며 고작 알바 일자리나 늘리는 눈속임은 그만둬야 한다. 한발씩 양보하지 않고서는 당장 일자리 창출의 묘수는 없다. 근로시간 단축이 일자리 절벽과 청년 실업을 구제하는 기폭제가 돼야 한다.
  • [대선이슈 집중분석] “주68→52시간 ‘쉼’ 있는 노동을”… 추가고용·임금 해법엔 ‘쉿’

    [대선이슈 집중분석] “주68→52시간 ‘쉼’ 있는 노동을”… 추가고용·임금 해법엔 ‘쉿’

    ‘연간 2113시간’. 한국 근로자의 평균 노동시간이다. 2015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 노동시간인 1766시간보다 347시간이 길며, 2113시간을 하루 법정 노동시간인 8시간으로 나누면 OECD 평균보다 두 달을 더 일한다.‘3061명’, 최근 5년간 과로사로 추정되는 ‘업무상 뇌·심혈관계 질환 사망자’ 규모다. 연평균 600명에 이르며,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과로자살’ 사건도 속출하고 있다. 2012년 대선 당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내세운 ‘저녁 있는 삶’이란 슬로건이 직장인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킬 만큼 쉼에 대한 바람은 절절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 사회의 노동시계는 주5일제가 도입된 2004년에 멈춰 있다. 수년간 쳇바퀴만 도는 ‘쉼 있는 노동’ 논의에 다시 불을 댕기려면 이전의 감성적 접근법에서 벗어나 기업과 근로자를 모두 고려한 현실적이고 치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 주자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최대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을 현행법 취지대로 주 52시간으로 줄이자는 데 더불어민주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후보 모두가 동의한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마련하고, 육아시간을 확보해 저출산 문제까지 해결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새로운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하겠다고 공약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은 법정 노동시간 초과 사업장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연 근로시간 1800시간대’로 노동시간을 단축하겠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제정해 근로시간을 줄이고, 특히 칼퇴근 뒤 근로일 사이에 ‘최소휴식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를 약속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야근 없는 날’을, 손학규 전 대표는 정시 퇴근제, 최소 휴식시간제, 노동시간 상한제를 묶은 ‘저녁 있는 삶 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선 같은 공약이다. 하지만 근로시간을 줄였을 때 사용자 측엔 추가 고용이, 노동자 측엔 임금 삭감이 불가피하다는 난제에는 누구도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사실 주당 근로시간을 최대 52시간으로 정하자는 게 대선 국면에서 새롭게 제기된 논의는 아니다.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주당 52시간 근로시간을 규정한 법안이 발의됐고 현재 소관 상임위에서 장기 표류 중이다. 대선 주자들의 결심이 확고하다면 지금이라도 국회에서 근로기준법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근로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10년에 1년은 쉬자는 ‘전 국민 안식년제’ 공약을 내놨다. 그는 20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지난 대선 때 저녁 있는 삶에 ‘심쿵’하게 공감을 얻었다면, 국민 안식년제는 그런 공감의 실천 행위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 대타협을 통해 실현 가능한 대기업과 공공 분야부터 안식년제를 도입해 민간기업으로까지 확산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 나온 공약 가운데 가장 파격적이지만 일부에선 공약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근로자 평균 근속 기간은 5.6년으로, 10년 일하고 1년 안식년을 가질 수 있는 근로자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비정규직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10개월 단위로 쪼개 근로계약을 맺는 얌체기업들이 적발되는 와중에 경영진의 ‘선의’에 기대 유급 안식년(월)을 근로계약서에 넣는다는 발상은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지적도 있다.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은 10.2% 수준으로, 사측과 ‘대타협’할 노조가 없는 사업장에는 그림의 떡이다. 일자리 자체가 불안한 비정규직에게는 더욱 그렇다. 다만 사회적 관심을 촉발하고, ‘성실이 곧 직장인의 미덕’이란 통념에 사로잡힌 우리 사회에 질문을 던졌다는 점에서 대선 주자들의 쉼 있는 노동 공약은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족과 도란도란 모여 앉아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소박한 일상이 왜 사치인지에 대한 물음이 시작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국 노동시간 OECD 최장…생산성은 선진국 절반 수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선진 회원국 수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OECD는 17일 발표한 구조개혁 평가보고서를 통해 “한국은 짧은 기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렸지만, 근로시간은 회원국 중 가장 길고 생산성은 최고 선진국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시간당 생산성 29.9 달러… 노르웨이 절반 OECD는 2009~2015년 한국의 노동생산성 연평균 증가율은 1.9%로 직전 7년 평균(2.8%)보다 0.7% 포인트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013년 기준 29.9달러로 최고 수준인 룩셈부르크(69달러)나 노르웨이(63.8달러)의 절반에 못 미친다. 소득분배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2014년 30.2)는 여전히 OECD 평균(31.7)보다는 낮지만, 1분위 가처분소득 비중은 6.9%로 OECD 평균(7.7%)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OECD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소득 불평등을 완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성의 낮은 고용률이 경제성장과 사회통합을 저해하고 있으므로 보육의 질을 높이고 출산·육아휴직을 장려해 일·생활의 균형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성고용률 높이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해야” 정규직·비정규직 간 불평등을 유발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 보호를 합리화하고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에 대한 직업훈련·사회보험 가입 확대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높은 재산세율은 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관련 세율의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번 보고서는 2015년 이후 OECD 각국이 추진해 온 구조개혁 추진 과제에 대한 이행실적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정책 권고 사항을 담은 것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민주당 경선 토론회] 文 “시기 부적절” 李 “대배신” vs 安 “부당한 공격”… 대연정 격돌

    [민주당 경선 토론회] 文 “시기 부적절” 李 “대배신” vs 安 “부당한 공격”… 대연정 격돌

    공격받은 문재인 리더십 安 “내 편만 예뻐하고 반대 진영은 배척” 文 “저의 부족… 혁신에 대한 생각 달라” 법인세·재벌개혁·말바꾸기 공방 文 “법인세 8%P 올리면 기업 죽을 것” 1분 찬스까지 쓴 李 “文, 재벌 편향적”“적폐 청산과 국가 개혁 과제에 넓은 합의를 이뤄 대연정의 모델을 만들자는 것인데, 왜 적폐 청산 대상에게 손을 내민다며 몰아붙이는 건가. 정치적으로 부당한 공격이다.” 16일 서울 중구 MBN에서 열린 보도·종편방송 3개사 주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합동토론회의 화두는 ‘대연정’이었다. 그동안 줄기차게 대연정을 제기해 온 안희정 충남지사가 주도권 토론 시간에 “누가 대통령이 되든 현재의 의회와 좀더 높은 협력 관계를 만들어 보자고 대연정을 제안한 것인데, 세 후보는 미운 사람과 어떻게 대화를 하느냐며 저를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데 바빠 보인다”고 날을 세우면서 비롯됐다. 안 지사는 “서운하다”고도 했다. 이에 문재인 전 대표는 “협치는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면서 “소연정을 먼저 하고 대연정이 필요한 시기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탄핵 불복 세력과 대연정을 말하는 것은 시기상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역공에 나섰다. 그는 “도둑과 손잡고 도둑을 청산하고, 수술하기 힘드니 암과 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대연정이 아니라 대배신이다. 야합하겠다는 것”이라고 몰아세웠다. 안 지사는 앞선 토론회에 이어 문 전 대표의 리더십과 포용력 부재를 지적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전 대표의 탈당을 언급하며 “어려울 때 도와 달라고 손을 내밀고는 지금 와서 혁신에 반대해 나갔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내 편이 되면 무조건 예쁘게 봐 주는데, 문 후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혁신 세력이라고 할 수 있나. 반대 진영에 있으면 배척하는 리더십으로는 대한민국을 이끌기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전 대표는 “다 함께 가면 좋았겠지만 그렇게 못한 것은 저의 부족함”이라면서도 “혁신에 대한 생각이 달랐다. 혁신의 원칙을 지키고 밀실 공천 등 우리가 청산하려는 정치 관행을 끊어내려는 노력에 반대 움직임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법인세를 놓고 ‘전선’(戰線)이 펼쳐졌다. 문 전 대표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이 시장은 대기업 법인세를 30%로 높이자고 하는데, 지금보다 8% 포인트나 올리면 기업들이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자 이 시장은 “8% 포인트 증액한다고 죽지 않는다”고 맞받아쳤다. 문 전 대표가 “500억원 이상 과표에 대한 세율은 25%로 하자는 게 당론”이라고 반박하자 이 시장은 “당론이지만 과소하다”고 주장했다. 문 전 대표는 “재벌 개혁에는 공감하지만 이 후보는 재벌 해체를 얘기한다. 우리 목표는 재벌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경제력 집중을 억제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하니 되레 삼성의 주가가 오르지 않았나”라면서 “재벌을 해체하자는 게 아니라 착한 재벌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못내 아쉬웠던 듯 ‘1분 찬스’ 기회를 추가로 얻어 “문 후보와 토론하다 보면 재벌 쪽에 편향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직격했다. 그는 “(문 전 대표는) 지난 토론에서 국민 조세를 1% 늘리면 5조원이 나온다고 했는데 재벌 부담은 늘리지 않으면서 국민 부담을 늘려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소수 기득권을 억제하고 다수 약자를 위한 정책을 부탁한다”고 꼬집었다.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국민안식년제와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적 접근을 했다. 전날 안 지사가 국민안식년제를 제안한 데 대해 “10년근속 1년 유급 안식, 1년에 한 달 안식을 준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600만 자영업자와 630만 비정규직은 해당이 안 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지사는 “주5일 근무를 시행할 때도 똑같은 질문이 나왔지만 노동시간이 단축되고 새로운 형태의 노동문화가 정착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지적에 대해 명확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문 전 대표는 국공립대 무상등록금 공약에 대해서도 “사립대 학생이 80%이고 등록금도 더 비싸다. 전체 반값이 더 낫지 않느냐”고 말했다. 안 지사는 “국공립대 육성으로 지역균형발전의 동력을 만들고 대학연구의 순수학문을 완성하자는 것”이라면서 “대학생 일반에 대해서는 3조 9000억원의 국가 장학액수를 증액하는 등 다른 방식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자신이 주도하는 토론 순서가 되자 문 전 대표의 매머드급 캠프 구성과 탄핵정국과 사드 배치에 대한 입장 변화 등을 예로 들며 ‘말 바꾸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표가 재벌 입장에 서 있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은데 하필 법인세가 아니라 시민의 세금부터 올리겠다니 이런 의문을 떨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재벌에 우호적인 기득권자들을 대대적으로 캠프에 끌어모으고 있는데, 기득권 대연정이 아닌가 의심이 간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지도자의 안정성은 신념과 철학에서 나오는데 탄핵 정국에서 처음에는 거국 중립내각을 이야기하더니 박근혜 2선 후퇴, 명예로운 퇴진, 탄핵 찬성으로 자꾸 말을 바꿨다. 안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는 탄핵 국면의 입장변화에 대해서는 “정치는 흐르는 것이다. 촛불집회를 정치가 주도하려고 해선 안 되고 촛불 민심을 따라가는 것이 정치가 할 도리”라고 해명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요구에는 “지금 반대다, 철회다 못박으면 다음 정부에서 외교적으로 해결할 가능성을 스스로 닫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증세에도 순서가 있다”면서 “고소득자의 세 부담을 늘리고, 고액 상속 증여세를 늘리고, 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 마지막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높이고 부족하다면 국민 동의를 얻어 법인세를 인상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과 연정할 것이냐’는 질문과 함께 ‘OX’ 팻말을 들어 달라는 사회자 요구에 문 전 대표와 이 시장은 ‘X’를 들었고 안 지사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안 지사는 “개혁 과제에 동의한다면 어느 당과도 힘을 모을 수 있지만, 현재 국가 개혁과제와 헌법재판소 판결을 부정하는 세력과는 연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 이제라도 철회해야 하는가’란 질문에는 이 시장만 ‘O’ 팻말을 들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문재인 “고용보험 미가입시 출산수당 150만…육아휴직 급여 인상”

    문재인 “고용보험 미가입시 출산수당 150만…육아휴직 급여 인상”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고용보험에 미가입된 여성에게는 국가가 별도로 3개월간 월 50만원씩 출산수당을 지급하겠다고 16일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에서 가진 ‘전국 지역맘 카페 회원들과의 만남’에서 “직장을 다녀 고용보험에 가입된 분들은 출산급여를 받지만 직장에 다니지 않는 전업주부나 다니더라도 비정규직·자영업자 등 고용보험에 가입되지 못한 분들은 출산급여가 없다”며 이같은 공약을 발표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엄마도 아빠도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을 당당한 권리로 사용할 수 있게 제도화하겠다”면서 “더더욱 눈치를 보는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반드시 사용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월급의 40%인 육아휴직 급여를 최초 3개월간에는 80%로 두 배 올리고 4개월 차부터는 50%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문 전 대표는 “지난 대선 때 30% 공약을 했던 공립 어린이집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며 “노동자의 법정노동시간을 준수하게 해 휴가를 돈으로 보상하지 않고 다 사용하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유연근무제 공약도 밝혔다. 문 전 대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적어도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는 ‘10 to 4’(오전 10시∼오후 4시)로 임금감소 없이 노동시간을 줄이고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다”며 “노동시간 단축으로 임금부담이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적절히 지원하겠다”고 했다. 경력 단절 여성 문제와 관련해서는 “원래 수준의 직장에 갈 수 있게 재취업 알선과 취업 이후도 관리하는 지원센터를 부별로 지자체와 함께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자영업도 따지고 보면 자기 고용 노동자로, 산재·고용보험 가입을 허용해 일하다 다칠 때 제대로 보상받고, 실직하면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며 “일반 노동자처럼 보육비·의료비 등 세액공제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블라인드 채용제, 여성고용 우수기업 인센티브 등 여성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하고, 젠더 폭력에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기존 약속을 재확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명예기자 마당]

    # ‘장시간 근로’ 자청하는 그들 “노동시간의 배치는 건강해야 하고, 가족 친화적이어야 하며, 성별 평등을 증진시켜야 하고, 기업의 생산성을 높여야 하며, 노동자가 스스로의 노동시간에 대해 선택하고 영향력을 가져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좋은 노동시간’(Decent working time)에 대해 이렇게 정의했다. 최근 고용노동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좋은 노동시간 정착을 위해 근로문화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시간 근로 개선과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교대제 개편, 시간선택제 일자리, 초과근무 등 근로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도입 등을 적극 권장하고, 도입 사업장에는 지원금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관련 정책을 담당하는 고용부의 공무원들은 근로자들의 장시간 근로 개선을 위해 장시간 근로를 하고 있고,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가정을 포기하고 있다고 우스갯소리를 한다. 이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은혜 명예기자(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주무관) # 말에서 내리는 그곳의 비밀 관직의 인사이동이나 관직에 임명될 후보자에 관하여 세상에 떠도는 풍설을 하마평(下馬評)이라고 한다. 그런데 왜 하마평에 말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을까. 승마가 말을 탄다는 의미라면, 하마는 말에서 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궁궐은 왕이 거처했던 곳이기 때문에 출입이 엄격히 제한되는 것은 물론 설사 들어갔다 해도 말을 달리지 못하도록 하는 등 온갖 행동제약이 뒤따랐다. 궁궐 외에도 종묘, 사당 등에는 어김없이 ‘대소 관리를 막론하고 이곳을 지나는 자(者)는 모두 말에서 내릴 것’이라는 내용의 비가 세워져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곳을 출입할 때는 누구나 하마해야 했다. 즉 하마비인 것이다. 따라서 하마비 주변에는 늘 많은 사람이 모였고, 자연스럽게 인물에 대한 평이 나돌았다. 민진기 명예기자(인사혁신처 대변인실 사무관) # 200여일 남모를 유배 생활 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직원은 1년 중 200여일 동안 유배 아닌 유배 생활을 한다. 각종 국가고시 시험 출제를 위해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의 연금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업무적 특수성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는다. 예를 들어 미혼 직원은 연애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제 막 결혼을 한 직원은 신혼을 즐기지 못하는 것은 물론 임신·육아에 어려움을 겪는다. 학부모인 경우 아이의 학교 행사에 참여할 수 없어 가족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공복’(公僕)의 운명이 그러하듯 시험출제과 직원들은 오늘도 역시 다가오는 9급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출제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김승태 명예기자(인사혁신처 시험출제과 사무관)
  • [In&Out] 세계여성의 날과 남성들의 공감/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In&Out] 세계여성의 날과 남성들의 공감/김주혁 가족남녀행복연구소장

    레버를 당기면 음식이 나온다. 그와 동시에 옆 동료가 전기 충격을 받고 괴로워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런 실험을 쥐와 붉은털원숭이를 대상으로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실험 대상 동물은 음식을 위해 레버를 계속 당기기보다 배가 고파도 동료를 위해 오랜 기간 중지하는 쪽을 택했다. 동료의 고통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공감능력은 동물보다 더 뛰어나다. 문명비평가인 제러미 리프킨은 ‘공감의 시대’란 저서를 통해 인간의 공감능력이 인류의 문명을 진화시켜 왔다면서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인간)를 강조한다. 덴마크는 유엔이 집계한 2016 세계행복지수에서 1위다. 덴마크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만든 비결로 공감능력이 꼽힌다. 덴마크는 학교에서 감정카드, 고민해결 등 공감능력 키우기 수업을 10년 동안 진행한다. 통계청의 ‘2015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남자의 1일 평균 가사노동시간에서 덴마크가 186분으로 1위다. 여성들이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고통에 남성들도 공감하면서 집안일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반면 한국은 45분으로 최하위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9개국 평균(139분)의 3분의1에 불과하다. 한국 여성들은 맞벌이 가정에서조차 독박육아에 시달린다. 그래서 결혼 출산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는 여성들이 많다. 이 때문에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들도 늘어난다. 저출산 고령화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남녀 간 임금 격차는 부동의 OECD 1위다. 세계경제포럼의 2016 성(性)격차지수에서 한국은 145개국 중 116위를 기록했다. 여성가족부의 2016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 5명 중 1명꼴로 신체적 성폭력을 경험했다. 성희롱 성폭력 가정폭력 피해자의 90% 이상이 여성이다. 이쯤 되면 우리나라 남성들도 여성들이 겪는 차별과 폭력을 외면하지 않고 공감능력을 발휘할 때가 됐다.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여성폭력 예방을 포함한 양성평등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 외국에서는 그런 사례들이 적지 않다. 1989년 캐나다에서 여성을 혐오하는 한 남성이 총을 난사해 여학생 14명이 숨진 것을 계기로 가슴에 하얀 리본을 다는 여성폭력 근절 캠페인이 남성 주도로 시작됐다. 2015년 터키에서 한 여대생이 미니스커트를 입었다는 이유로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되자 분노한 남성들이 미니스커트를 입고 거리로 나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에서는 마초제로라는 남성단체가 성매매 반대 캠페인을 펼친다. 히포시(HeForShe) 캠페인은 성역할 고정관념과 여성폭력, 성 차별을 타파하고 실질적 양성평등을 이루기 위해 남성들의 관심과 참여를 촉구하는 유엔 여성의 글로벌 캠페인이다. 2014년부터 진행돼 많은 남성이 참여하고 있다. 오늘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109년 전인 1908년 미국 뉴욕의 한 광장에 여성 노동자 2만여명이 모여 10시간 노동제 등 생존권과 참정권 등을 요구한 이날을 유엔이 1975년부터 국제기념일로 정했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기념행사가 매년 열린다. 오늘을 기점으로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실천을 위해 여성뿐 아니라 남성들도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그러면 남녀 모두 행복지수가 높아지고, 많은 사회 문제들이 해결되며, 국가의 미래가 밝아지는 열매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 안철수 일자리공약 발표…청년 일자리·임금체계 개선 주요 내용

    안철수 일자리공약 발표…청년 일자리·임금체계 개선 주요 내용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21일 일자리 공약을 발표한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리는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방안 모색’ 토론회에 참석해 양질의 일자리 정책과 임금 격차를 줄이는 임금체계 개선, 노동시간 단축, 청년 일자리 대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약을 내놓는다. 안 전 대표는 인천에서 문화예술 관련 스타트업 청년기업인들을 만나 고충을 듣고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한 대안도 모색한다. 국민의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국내 배치 반대 당론 변경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수요 에세이] 삶의 질 높이려면 직장문화를 바꾸자/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

    [수요 에세이] 삶의 질 높이려면 직장문화를 바꾸자/이복실 여성가족부 전 차관

    지난달 모임에서 만난 롯데칠성의 L전무는 최근 회사에서 경험한 일가정 양립 사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롯데칠성은 토요일에도 판매영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업문화 개선 노력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던 지난해 초 드디어 결단을 내렸다. 주 5일제로 변경한 것이다. 기업경영의 주요 핵심은 수익창출이다. 판매 일수를 하루 줄이면 그만큼 손실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직원들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해 과감하게 도입하기로 했다. 결과는 어떠했을까. 손실이 났을까. 답변은 ‘아니오’였다. 수익에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L전무는 덧붙인다. “결과를 보고 속으로 걱정을 하던 임직원 모두들 깜짝 놀랐어요.” 왜 하루 덜 일하는데 수익에 변동이 없었을까? 아마도 주어진 시간에 목표를 달성하려고 집중해 더 열심히 했을 수도 있고, 직원들의 애사심이 발동해 신명나게 일을 한 결과일 수도 있다.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가별 평균 근로시간은 1766시간인데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무려 2113시간을 일한다. OECD 평균보다 25%나 더 많은 시간 일을 하는데도 노동생산성은 OECD 30개 국가 중 28위에 불과하다. 근로시간과 노동생산성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돌이켜 보면 정부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 사업들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은 10여년에 불과하다. 2005년에 여성가족부가 가족업무를 복지부에서 이관받은 것을 계기로 가족정책의 중심을 모성비용의 사회화와 일과 가정의 양립에 두었다. 가족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시작한 셈이다. 2007년에는 가족친화기업인증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관련 법을 만들었고 남녀고용평등법을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지원에 관한 법률로 법제명을 변경하기도 했다. 또 2011년에는 정시퇴근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매주 수요일을 가족사랑의 날로 정하고 가족송 ‘고마워요’도 제작해 배포했다. 가족송은 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위대한 탄생’의 어린 스타 김정인이 불렀다. 매주 수요일 저녁 6시에 방송으로 ‘아빠빠 고마마워요. 사랑해줘서 고마워요. 엄마마마마 고마마마워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가족이라서 고마워요’가 나오면 직원들은 퇴근준비를 하면서 ‘이렇게 독려라도 하지 않으면 어찌 정시에 퇴근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로 나도 30년간 늘 밤늦게 퇴근하다 보니 햇빛을 두려워하는 드라큘라처럼 햇빛이 짱짱할 때 다니는 것이 편하지가 않고 낯설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야근이 문제가 아니다. 단체 카톡방의 확산으로 인해 퇴근 후에도 업무가 계속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IT 플랫폼이 발달하다 보니 생긴 일이다. 아마도 많은 기관에서 단톡방을 운영하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정보의 공유가 쉽고 편하기 때문이다. 편리한 정보기술이기는 하나, 직장인들에게는 퇴근 후에나 주말에 수시로 뜨는 상사의 지시사항은 업무 스트레스를 넘어서서 휴대전화 공포증까지 생기게 했다. 이 정도가 되면 차라리 사무실에 나와 일하는 것이 낫겠다. 주말이 주말이 아니고 휴식이 휴식이 아니다. 최근 모 의원이 주말카톡금지법을 제정하겠다고 해서 인구에 회자된 적이 있다. ‘이런 것까지 법으로 해야 하나?’ 하는 우려를 표명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오죽하면 법까지 나올까라고 공감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지만, 노동시간은 세계 최장이다. 정시퇴근을 비롯한 일가정 양립 정책은 저출산 문제를 넘어서서 국민의 삶의 질과도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이다. 지금 대다수의 국민들은 일도 중요하지만, 선진국의 시민들처럼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의식변화를 겪고 있다.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이나 생각은 과감하게 바뀌어야 한다. 주어진 시간에 집중해서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을 위해 보내거나 자기 계발에 집중할 때 삶의 만족도나 직장에서의 생산성은 배가될 것이다. 최근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정시퇴근, 회식문화 개선, 시차출퇴근제 등을 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것은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이다. 저출산을 극복하고 또 한번의 경제도약을 꿈꾸는 지금이야말로 잘못된 관행과의 단절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 전체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단독] [대한민국 공무원 리포트] 연봉 5892만원 42세 7급… 나는 대한민국 공무원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그들은 누구인가. 공직사회는 102만 6201명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거대한 공동체다. 그 속에서 공복(公僕)이라는 사명감을 안고 살아가는 공무원들은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거대한 축이다. 서울신문은 공무원 프리미엄 월요 매거진 ‘퍼블릭 IN’을 발행하면서 인사혁신처와 함께 102만 공무원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공무원들의 평균적인 삶을 엿보았다. 빅데이터를 통해 평균 연령, 직급, 소득, 연차, 근무시간 등 공무원의 삶을 전체적으로 분석한 것은 처음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업그레이드’를 위해 향후 빅데이터 자료를 토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공무원과 대한민국 공무원의 삶을 비교, 분석하는 기사를 이어 갈 계획이다.‘평균 연령 42.2세, 평균 직급 7급, 평균 재직 기간 15.7년, 평균 자녀 2명, 평균 연봉 5892만원….’ 빅데이터를 돌려 찾아낸 대한민국 평균 공무원은 한마디로 이렇게 요약된다. 공직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보면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남성과 여성, 9급에서 1급까지 다양한 직급의 공무원이 존재하는 복잡한 세계지만 빅데이터로 평균 공무원의 초상을 그려 봤다. 이를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과 다시 비교해 공무원들의 위치를 가늠해 보았다. 2017년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를 포함한 대한민국 전체 공무원 수는 102만 6201명이다. OECD 통계에는 공무원 수에 사회보장기금, 비영리기관 인원 등이 포함돼 정부 부문 인력(139만 1000명)이 전체 경제활동인구 대비 5.7%를 차지한다. OECD 회원국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정부 부문 인력이 평균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3분의1 수준이다. OECD 1위인 노르웨이의 경제활동인구 대비 일반정부 부문 인력은 29.3%다. 프랑스는 21.9%, 영국은 17.4%, 미국은 14.6%, 독일은 9.6%, 일본은 6.7% 수준이다. 대한민국 주민등록 인구수의 1.9%를 차지하는 공무원 숫자가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리 많은 편은 아닌 셈이다. #대한민국 공무원 총정원은 102만명 공무원의 정원은 총정원제를 통해 관리된다. 박정희 대통령 집권 첫해인 1961년 정부 행정개혁의 하나로 공무원 총정원제가 처음 등장했는데, 그때 정부가 정한 공무원 숫자는 23만 6852명이었다. 55년 만에 공무원 숫자는 4.3배 늘어났다. 당시에는 전체 국민 대비 공무원의 비율이 0.9%였다. 현재 대한민국 공무원의 총정원은 102만 1347명이며, 실제 공무원 숫자는 102만 6201명이다. 공무원의 나이는 고용노동부 대전고용노동청에서 9급으로 근무하는 18세 공무원부터 법무부 광주지방교정청에서 의사로 일하는 81세 공무원까지 스펙트럼이 아주 다양하다. 평균 연령 42.2세는 주민등록 인구 평균 나이인 40.2세와 비슷하다. 남성 공무원의 평균 나이는 43.3세로 여성 공무원(38.8세)보다 4.5세 더 높다. 평균 직급은 공무원 사회의 ‘허리’라 할 수 있는 7급이다. 일반직 공무원의 32%가 7급이며, 6급은 23%다. 7급 공무원의 공식적인 직함은 주무관으로 보통 주임이라 불린다. 여성 공무원의 숫자는 점차 늘고 있는데 현재 국가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49.4%다. 교육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70.1%로 압도적으로 높다. 일반직 33.7%, 외무직 31.1%지만 4~5급 이상 관리자로 가면 이 비율은 확 떨어진다. 4급 이상 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2015년 12.1%에 불과했고, 5급 이상은 18.0%다. 관리자급에서도 여성 공무원 비율은 늘어나고 있지만, ‘유리천장’이 엄연히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공무원의 평균 자녀 숫자는 1.9명으로 대한민국 평균 자녀 숫자인 1.2명보다 많다. 평균 학력은 대졸로 일반직 공무원의 51%가 대학교를 졸업했다. 현재 재직 공무원의 평균 재직 기간은 15.7년으로 남성은 16.3년, 여성은 13.7년이다. #평균 근로자보다 월 10시간 이상 더 일한다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25.1시간이다. 대기근무가 잦은 지방자치단체의 초과근무시간은 훨씬 많다. 서울시 공무원의 월평균 초과근무시간은 40시간이 넘어 지난해 평균 40.9시간을 기록했다. 의회 일정이 많은 3월의 초과근무시간이 42.9시간으로 가장 많았고, 연말인 12월은 38.6시간으로 제일 적었다. 서울시 안에서도 본청보다는 한강사업본부와 같은 사업소의 야근이 더 많았는데 지난해 9월 기준 서울시 전체의 초과근무시간은 39.6시간이었고 본청은 38.1시간, 사업소는 41.3시간이었다. 일본 도쿄도청 직원의 월평균 야근시간은 9.6시간이며 본청 직원은 23.5시간이었다. 통계청에서 제시하는 한국 취업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2015년 비정규직을 포함한 국내 취업자)은 43.6시간이다. 법정노동시간에 비하면 월 14.4시간 초과근무하는 셈으로 공무원의 평균 초과근무시간보다는 훨씬 적다. 한국인 취업자들의 근로시간은 OECD 평균의 1.2배로, OECD 회원국 34개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길다. 연평균 연가 사용일수는 10.0일이다. 대부분의 공무원은 연가를 의무적으로 최소 10.0일 이상 사용해야 연가수당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평균 사용일이 10.0일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공무원 봉급은 늘지만 민간과의 격차도 늘어나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2016년도 공무원 전체의 기준소득월액 평균액으로 고시된 액수는 491만원이다. 491만원은 공무원보수관계법령에 따른 개인과세소득의 연간 금액을 12개월 평균한 금액으로 성과연봉, 성과상여금, 상여금, 직무성과급, 시간외 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연가보상비 등을 모두 합한 액수다. 올해 연봉 1억 7000만원을 받는 국무총리부터 9급 1호봉 공무원의 월지급액 139만 3500원(수당 제외)까지 모두 평균한 것이다. 7급 14호봉의 세전 월급은 371만원이다. 봉급표에 따른 월급 284만원에 연평균 각종 수당을 합한 금액으로 기준소득월액과는 차이가 있다. 공무원 임금 인상률은 2001년 7.9%, 2002년 7.8%, 2003년 6.5%로 올해 3.5%의 2배 수준이다. 1998년 출범한 김대중 정부는 IMF 외환위기 극복 이후 공무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임금을 대폭 올려 현재 공시 열풍의 배경을 만들었다. 민간(상시 근로자 100인 이상 중견기업의 사무관리직 보수) 임금을 100으로 봤을 때 공무원 보수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나타내는 공무원 보수 민간임금 접근율은 2004년 95.9%로 정점을 찍은 뒤 2009년 89.2%, 2012년 83.7%로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83.4%까지 떨어졌다. 빅데이터를 통해 본 공무원의 삶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존재하는 평범한 우리의 가족이자 이웃이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빅데이터 분석 어떻게 했나 인사혁신처는 공무원 인사 정책의 근간이 되는 전체 공무원의 데이터베이스를 관리하고 있다. 자료는 5년마다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공무원 총조사’를 통해 업데이트된다. 공무원 빅데이터는 행정학 박사인 김흥로 인사혁신처 사무관이 분석했다. 2000년 중앙인사위원회에서 공무원 인사 관련 통계를 시작한 18년차 통계 전문가로 통계분석 프로그램(SAS)으로 100만 공무원의 평균상을 찾아냈다. 5년마다 실시하는 공무원 총조사를 도맡는 공무원 관련 통계의 국내 최고 전문가다. 전자인사관리시스템인 ‘e사람’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 [씨줄날줄] 돌발노동/최광숙 논설위원

    [씨줄날줄] 돌발노동/최광숙 논설위원

    여고 동창 단체 카톡방에는 뉴스가 넘쳐난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한 선배의 스페인 여행 사진이 올라오고, 역시 얼굴도 모르는 다른 선배가 아들의 결혼식 주례 선생님의 상갓집에 간다는 소식도 있다. 후배들의 답글까지 줄줄이 이어진다.가만히 앉아서 선후배들의 근황을 들으니 좋기도 하지만 때론 ‘카톡 고문’이 괴롭다. 하지만 자칫 애교심 없는 나쁜 동문으로 찍힐까 봐 단체 카톡방의 아우성을 묵묵히 견딘다. 사적인 카톡방도 이럴진대 만약 퇴근 후 혹은 휴가 기간 동안 회사의 상사가 보낸 업무용 카톡이라면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인터넷, 통신기술 등의 발달로 모든 것이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 살면서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편리한 생활을 구가하지만 치러야 할 대가가 크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한 회사의 업무 지시로 근로자들의 노동시간과 휴식시간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가 노동자의 새로운 권리로 부각되는 이유다. 연결되지 않을 권리란 근무시간 외에 직장에서 오는 이메일, 전화, 메시지 등을 받지 않을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프랑스는 올 1월부터 업무시간 외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회사가 직원에게 연락을 못 하게 하고, 직원은 메일에 회신하지 않아도 되는 연결차단권을 법제화했다. 매년 각 회사는 노사교섭으로 이를 의무화하도록 노동법에 아예 못박았다. 독일 역시 ‘안티스트레스법’을 제정해 1일 8시간 노동시간 초과 후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휴식시간에는 일절 업무와 관련된 연락을 못 하게 했다. 이들 두 나라에서는 법률상 ‘호출대기’라는 용어도 만들어 ‘대기시간’과 구분한다. 대기시간은 회사에서 지정한 곳에 직원이 머물며 기다리지만 호출대기는 어디든 자유롭게 이동하지만 휴대전화를 켜 놓고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호출대기를 휴식시간으로 보지만 실제 업무를 본다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호출대기 시간에도 일정 보상을 하도록 했다. 최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저출산해법으로 ‘칼퇴근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정시 퇴근하고 퇴근 뒤의 ‘돌발노동’을 제한해 저녁 있는 삶으로 출산율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돌발노동이란 휴일, 퇴근 후 SNS 지시로 인한 노동을 말한다. 지난해 노동연구원이 제조업·서비스업 노동자 2500여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퇴근 후 업무 목적으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14%에 불과했다. 직장인들 역시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주당 평균 11.3시간 더 일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 의원의 돌발노동 금지 공약이 스마트폰 업무 지시가 무서운 직장인들의 눈길을 끌 만한 노동환경인 것이다. 거미줄같이 촘촘히 이어진 초연결 사회이기에 이젠 근로자들은 더욱 그 고리를 끊고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최광숙 논설위원 bori@seoul.co.kr
  •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대선이슈 집중분석] 여야 “주 52시간 근무 도입”… ‘칼퇴근 + 저녁 있는 삶’ 올까

    ‘칼퇴근’ 후 저녁이 있는 삶은 가능해질까. ‘가장 많이 일하는 나라’라는 씁쓸한 타이틀을 이제 내려놓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대선 이슈로도 넓혀지고 있다. 대선 주자들도 일과 가정의 양립과 일자리 나누기 효과를 위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가 201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보고한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113시간으로 멕시코(2246시간)에 이어 두 번째를 기록했다. OECD 평균이 1766시간인데 우리는 347시간, 43일을 더 일하는 셈이다. 정부도 현재 주당 최대 68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 16시간)까지 가능한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주당 8시간의 특별 연장근로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고 주 52시간 상한제도 2020년까지 유예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야당으로부터 ‘노동시간 연장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야권 대선 주자들은 주 52시간 근무를 지키도록 해 나머지 시간에 신규 일자리를 채용하자는 데 한목소리를 낸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법정 노동시간만 준수해도 최대 20만 40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주어진 연차휴가를 의무적으로 다 쓰도록 하면 30만개의 일자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문 전 대표는 2010년부터 주 4일 근무를 하고 있는 한 화장품 회사의 매출이 오히려 20% 늘고 직원도 두 배로 늘었다는 사례를 설명했다. ●“초과근로수당 법대로 1.5배씩 줘야” 이재명 성남시장도 저서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52시간 초과근로분을 신규 고용으로 대체하면 50만~6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난다”고 말했다. 또 “0.8배만 주는 초과근로수당도 법대로 1.5배씩 제대로 지급하도록 하고 위반하면 엄중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은 이른바 ‘칼퇴근법’을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 2호 공약으로 제시했다. 연(年) 단위로도 초과근로시간 한도를 정하고, 각 기업이 근로시간을 공시하도록 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칼퇴근 문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이다. 또 퇴근한 뒤부터 다음날 출근까지 최소 11시간의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퇴근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업무 지시도 모두 초과근로시간에 포함시켜 ‘돌발노동’을 금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명 ‘퇴근 후 카톡 금지법’은 민주당 신경민 의원도 지난해 6월 국회에 제출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근로시간을 연 단위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저녁이 있는 삶’ 슬로건의 원조인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2012년 대선 경선에 출마해 정시 퇴근제 도입, 장시간 저임금 노동체계 개편 등을 제안했다. ●“中企근로자 임금 감소 없게 합의를” 다만 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임금 체계를 둘러싼 노사 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광표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2일 “노동자들은 장시간 일하더라도 돈을 많이 벌어 아이들 학원을 한 곳이라도 더 보내고 싶은 게 현실”이라면서 “노동시간을 단축하면 임금도 줄기 때문에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는 “적어도 중소기업 근로자만큼은 임금이 감소하지 않도록 사회적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고, 유 의원도 “과거 주 5일 근무로 개편될 때처럼 노사 합의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출근 생각만 해도 피곤하다”… ‘번아웃 증후군’ 연초에 최악

    “놀고 싶지도 않다” 우울증 우려 韓근로자 평균 7시간도 못 자 “직장·개인 생활 분리가 해법” ‘중견기업의 재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장인 박모(31)씨는 연말 결산 업무로 이달 내내 야근과 주말 출근을 밥 먹듯 했다. 매년 초마다 반복하는 업무지만 올해는 상사가 결산 마감을 무리하게 앞당기면서 업무량이 폭증했다. “퇴근 후에 쉬어야 일도 되는데 눈이 저절로 감겨 잠자기 바빴습니다. 일은 줄지 않고 스트레스만 쌓이니까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느낌이 들더군요. 설 연휴에도 놀고 싶은 의욕도 없고 해서 집에 있었습니다.”박씨와 같이 피로와 스트레스가 한계치를 넘어서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되는 ‘번아웃 증후군’(탈진증후군)은 새해 초에 특히 두드러진다. 직장인은 바뀐 업무 환경에 따른 적응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고, 학생은 새 학기에 대한 부담감, 주부는 설 명절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일과 삶의 엄격한 분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조비룡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30일 “연초에는 만성피로, 긴장성 두통, 기능성 위장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 번아웃 증후군과 관련된 질병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증가한다”며 “해가 바뀌면 업무나 주변 환경이 크게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적응 스트레스’가 평상시보다 많아진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조모(30·여)씨는 “지난주 병원에 가니 의사가 스트레스성 위염이라고 진단했다”며 “같은 부서의 동료들도 위염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은데 새해 들어 경기 위축으로 업무와 상사의 잔소리가 늘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상사가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조직 내 부조리에 부딪혀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때 우울감을 크게 느낀다”고 덧붙였다. 번아웃 증후군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력증과 잦은 짜증이다.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고 극심하면 우울증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정식 병명은 아니지만 노동시간이 긴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만연한 증세다. 우리나라 취업자 1인당 연평균 근로시간(2014년 기준)은 2124시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2위다. 가장 근로시간이 짧은 독일(1371시간)과 비교하면 약 4개월(94일·753시간)을 더 일한다. 평균 취침 시간도 7시간이 안 된다. 시장조사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지난해 7월 전국 만 19~59세 직장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번아웃 증후군 진단 평가를 한 결과 ‘일에 지쳐 업무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빨리 끝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답한 사람이 70.4%였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 생각만 하면 피곤을 느낀다’는 64.3%였고, ‘업무로 인해 정서적으로 메말라 감을 느낀다’는 59.1%였다. 이 외 ‘일을 마치고 퇴근할 무렵 완전히 소모된 느낌이 든다’와 ‘업무로 인해 완전히 탈진됐다고 느낀다’는 각각 57.6%, 43.1%였다.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번아웃 증후군이 의심되는 상태다. 이동귀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번아웃 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 학생, 주부들은 일을 자신의 한계보다 더 많이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업무를 정해진 시간 내에서만 하고 일거리를 집에 가져오지 않는 등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개인생활 간의 경계를 명확히 해야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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