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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52시간제 코앞… 탄력근로제 등 입법 촉구”

    “주52시간제 코앞… 탄력근로제 등 입법 촉구”

    “입법 안 되면 정부가 여러 방법 동원 소상공인 충격 완화에 노력 다할 것” “최저임금 인상 포용성장 위해 꼭 가야”문재인 대통령은 19일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주 52시간 노동시간제 시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회가 탄력근로제와 유연근무제를 확장하는 입법을 꼭 해 주시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300인 이상 기업은 주 52시간제가 잘 시행됐고 안착돼 우리 사회에 많은 긍정적 변화를 줬다”며 “내년부터 50~299인 규모의 중소기업에도 시행되는데 50인에 가까운 기업일수록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해결해 주는 방법인 탄력근로제와 유연근무제 확장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가 이뤄졌음에도 국회에서 입법이 되지 않고 있다”며 “만약 입법이 되지 않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여러 방법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과 충격을 완화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장애인 활동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장애인 패널의 질문에는 “그것(주 52시간제) 때문에 장애인들이 외출을 못 한다거나 과거보다 지원을 받는 시간이 줄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한다”며 “65세가 되면 장애인 지원이 줄어드는 문제도 보고받았는데 그 문제의 해법도 찾겠다”고 답변했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선 “최저임금 인상이 임기 절반의 가장 큰 이슈였는데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양극화돼 있어 이대로 갈 수는 없다”며 “최저임금 인상은 포용적 성장을 위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경제 전체를 건강하게 만드는 길이라 하더라도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한계선상에 있는 노동자들은 고용시장 밖으로 밀려날 수 있어 종합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투자고용 촉진엔 “글쎄…”

    투자고용 촉진엔 “글쎄…”

    “탄력근로 허용 등 후속 입법 서둘러야 고용 등 시장에 주는 긍정신호 커질 것”18일 정부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보완책을 내놓은 것은 ‘중소기업에 미치는 부담을 줄인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당장 내년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중소기업에서 ‘준비가 덜 됐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50~299인 기업 1300곳을 대상으로 주 52시간제 준비 상황을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아직 준비 중이거나 준비를 못 하고 있는 사업장이 40%에 육박했다. 주 52시간 근무를 초과하는 기업이 17.3%로 나타났으며 이 가운데 제조업(33.4%)은 더욱 심각했다. 주 52시간제가 시행되면 중소기업들이 감내해야 할 고통이 적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에 따르면 주 52시간제 도입으로 중소기업들이 부담해야 할 추가 비용이 3조원에 이른다. 경기가 좋을 땐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내수 활성화와 노동 인권 향상 등 순기능이 더 클 수 있지만 지금은 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측되는 등 경기 부진의 골이 깊은 상황이다. 주 52시간제 시행 한 달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내수와 소비 부진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소기업에 ‘가뭄의 단비’가 될 수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가 지난 6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주 52시간제 보완을 비롯해 주요 경제법안의 입법을 촉구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단체들이 한목소리를 낸 건 현 정부 들어 처음이다. 다만 보완책만으론 투자나 고용을 촉진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기존의 부담을 줄여 주는 게 아닌 미래에 닥칠 빗장을 풀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단순히 처벌을 유예하는 수준이 아니라 탄력근로제를 도입해 주 52시간제가 경직되게 운영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주 52시간제 정책의 궤도 수정이 이뤄져야 투자나 고용 측면에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국회 입법 차원에서 근로시간 단축의 부작용을 해소하는 후속 조치가 뒤따르지 않으면 투자나 고용 면에서 시장에 주는 신호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세종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노동존중 정부의 역주행… 中企 주52시간 사실상 연기

    노동존중 정부의 역주행… 中企 주52시간 사실상 연기

    특별연장근로 요건 ‘경영상 사유’ 허용 노동계 “노동절망 정권, 무능함 인정”정부가 내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사실상 연기하는 내용의 보완책을 발표했다.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더라도 처벌을 유예하는 ‘충분한 계도 기간’을 부여하고, 재난·사고 등 긴급한 경우에만 허용했던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에 ‘경영상의 사유’를 추가하는 등 절차를 대폭 완화했다. 노동계는 당장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정부가 스스로 제도를 무력화했다며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고 경영계마저 미봉책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7월 도입한 주 52시간제는 대기업, 공공기관에서는 정착 단계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면서 “법 시행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고 내년 경기 상황도 불투명한데 현행 제도만으로는 중소기업들이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50~299인 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 기간을 9개월 이상 부여하고 특별연장근로제 인가 요건에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의 사유도 추가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확대는 법률 개정 없이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사람을 더 뽑아야 하는데 적절한 내국 인력을 찾지 못하는 기업을 위해 한시적으로 외국인 고용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정부의 보완책 발표 강행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입법이 여야 이견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야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 다른 노동 현안까지 ‘패키지’로 처리하자고 요구한 상태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 절망 정권의 자의적 권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마저도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관련해서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준비가 부족한 실정을 감안해 법으로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노동존중 정부의 역주행… 中企 주52시간 사실상 연기

    노동존중 정부의 역주행… 中企 주52시간 사실상 연기

    특별연장근로 요건 ‘경영상 이유’ 허용 노동계 “노동절망 정권, 무능함 인정”정부가 내년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주 52시간 근무제를 사실상 연기하는 내용의 보완책을 발표했다.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지 못하더라도 처벌을 유예하는 ‘충분한 계도 기간’을 부여하고, 재난·사고 등 긴급한 경우에만 허용했던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에 ‘경영상의 이유’를 추가하는 등 절차를 대폭 완화했다. 노동계는 당장 노동존중사회를 표방한 정부가 스스로 제도를 무력화했다며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고 경영계마저 미봉책이라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7월 도입한 주 52시간제는 대기업, 공공기관에서는 정착 단계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크다”면서 “법 시행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고 내년 경기 상황도 불투명한데 현행 제도만으로는 중소기업들이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50~299인 기업에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 기간을 9개월 이상 부여하고 특별연장근로제 인가 요건에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의 이유도 추가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확대는 법률 개정 없이 시행규칙 개정만으로 적용할 수 있다. 근로시간 단축으로 사람을 더 뽑아야 하는데 적절한 내국 인력을 찾지 못하는 기업을 위해 한시적으로 외국인 고용 한도를 상향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정부의 보완책 발표 강행은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늘리는 입법이 여야 이견으로 이번 정기국회에서 통과되기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여야는 주 52시간제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세부적으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선택근로제 정산 기간 확대까지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제노동기구(ILO) 핵심 협약 비준 등 다른 노동 현안까지 ‘패키지’로 처리하자고 요구한 상태다. 노동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노동 절망 정권의 자의적 권력 행사”라고 비판했다. 심지어 탄력근로제 확대에 합의한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마저도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 정책과 관련해서 스스로 무능함을 인정했다”고 지적했다. 경영계는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상당수 중소기업이 준비가 부족한 실정을 감안해 법으로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유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중소기업 주52시간제 보완책에 노동계·경영계 모두 반발

    중소기업 주52시간제 보완책에 노동계·경영계 모두 반발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중소기업의 주 52시간제 안착을 위한 대책으로 정부가 계도기간을 6개월 이상 부여하기로 했다. 또 예외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에 기업의 ‘경영상 사유’도 포함해 요건을 완화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와 경영계는 모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8일 성명에서 “최저임금 1만원 정책 포기에 이어 노동시간 단축 정책마저 포기하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 절망 정책’에 분노한다”며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모아 모든 노동 인권 보호를 위한 총파업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고용노동부가 계도기간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을 설정한 데 근거가 없고 부당하다는 점을 질릴 정도로 역설해왔지만, 정부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고 시행 준비를 하지 않은 사업장을 핑계로 충분한 유예 요구를 수용해버렸다”고 비판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사실상 마음만 먹으면 모든 사업장에 특별연장근로를 인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대변인 논평을 통해 “(정부가) 노동시간 단축을 훼손하는 보완책이나 법 개정 등 잘못된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에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시행) 준비를 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에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도 포함하기로 한 점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업무량 증가와 경영상 사유는 사용자가 언제든 주장할 수 있는 것으로 자의적 판단도 가능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반면 경영계는 노동부의 보완 대책이 기업 측 부담을 덜어주기에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논평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계도기간 부여는 범법인 상태라도 형벌만 미루겠다는 것으로, 상당수 중소기업이 근로시간 단축 준비가 부족한 현실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법으로 시행 시기를 1년 이상 유예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 완화 방안과 관련해서도 “특별연장근로는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매번 개별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하고 인가 여부도 정부의 재량적 판단에 따라 좌우되는 불확실성을 안고 있다”며 “법으로 제도화하는 게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주52시간제 中企에 ‘처벌유예’ 계도기간 부여…사실상 시행 연기(종합)

    주52시간제 中企에 ‘처벌유예’ 계도기간 부여…사실상 시행 연기(종합)

    재난·사고 외 ‘업무량 급증’ 등도 허용 방침중소기업중앙회 “계도기간, 숨통 트이기를…특별연장근로 완화, 명시적인 조치 필요”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제가 적용되는 중소기업에 대해 정부가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부여하기로 했다. 사실상 50~299인 사업장에 대해 주52시간제 시행을 연기한다는 것이다. 또 주 52시간제의 예외를 허용하는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에 기업의 ‘경영상 사유’도 포함된다.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을 완화한 것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주 52시간제 입법 관련 정부 보완 대책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 장관은 “탄력근로제 개선 등 입법이 안 될 경우 주 52시간제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현장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또 “중소기업이 주 52시간제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전체 50~299인 기업에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면서 “또 시행규칙 개정으로 가능한 범위 내에서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계도기간이 얼마나 될지에 대해 “입법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구체적인 기간까지 밝히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대기업에 부여한 계도기간을 고려해 그보다 좀 더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7월부터 주 52시간제 시행에 들어간 300인 이상 기업에는 6개월의 계도기간이 부여됐고 일부 기업은 9개월이 주어졌다. 이를 볼 때 이번 대책의 대상이 되는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최소 9개월 이상의 계도기간이 부여될 것으로 전망된다.특별연장근로 요건 완화도 주요 대책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이 장관은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에 대해서도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는 자연재해와 재난 등을 당한 사업장이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집중 노동을 해야 하는 경우 노동부의 인가를 받아 연장근로를 법정 한도(1주 12시간) 이상으로 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사실상 노동시간 제한의 예외를 허용하는 제도다. 경영계는 주 52시간제 시행으로 노동시간 제한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경영상 사유도 특별연장근로 인가 요건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시행규칙에서는 ‘재난 및 이에 준하는 사고 발생시’에만 특별연장근로 인가를 허용하고 있다. 이 장관은 특별연장근로 운영 방식에 관해 “(기업이 특별연장근로 사용 기간을) 길게 신청할 경우 1개월 단위로 끊도록 하고 있다”며 “1개월 단위로 하되 불가피하면 재신청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중소기업의 구인난과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하겠다”면서 “구인난이 심각한 기업에 대해서는 현장지원단 확인을 통해 사업장별 외국인 고용허용한도(E-9)를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력 부족이 심각하고 내국인이 취업을 기피하는 일부 서비스 업종에 대해서는 동포(H-2) 취업 허용 업종 확대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노동부의 보완 대책 발표는 탄력근로제 개선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국회에서 지연됨에 따른 것이다. 노동부는 현행 최장 3개월인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연장하는 것을 포함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지면 50∼299인 사업장의 주 52시간제 시행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지만, 여야의 입장 차이로 연내 법 개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진 상황이다. 이 장관은 “입법 논의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되 논의에 진전이 없을 경우 시행규칙 개정 절차에 착수해 내년 1월 중에는 개선된 제도를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보완 대책 발표 당사자인 중소기업계는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일부분만 반영됐다고 평가하며 국회에서 보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정부의 대책 발표 직후 낸 입장문에서 “계도기간 부여, 특별연장근로 제도 개편 등 정부 대책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일정 부분 반영한 것”이라며 “미진한 부분은 올해 중 국회에서 실효성 있는 보완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중기회는 “계도기간이 시행유예와 같은 효과를 가져오고 근로감독 등 부담이 면제된다면 그나마 중소기업들에 숨통이 트이는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간 중소기업계가 요청한 1년 이상 시행유예는 아니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보완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인가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등 요건과 절차를 대폭 완화하는 명시적인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회는 아울러 주 52시간제 보완 법안에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합의 내용이 반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회는 “탄력근로제의 경우 단위 기간 6개월 확대가 이뤄져야 하며, 선택근로제 역시 정산 기간 확대 등을 통해 제도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노동부의 ‘주 52시간제 보완 대책’ 발표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관련 부처 장관과 청와대 수석들이 모여 회의한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장관들 간 비공식 회의인 녹실회의를 열고 주 52시간제 확대 적용 보완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이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이 참석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속보] 국회에 최후통첩 날린 정부…충분한 계도기간·특별연장근로 확대

    [속보] 국회에 최후통첩 날린 정부…충분한 계도기간·특별연장근로 확대

    정부가 국회에 최후통첩을 날렸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가 난망하자 직접 보완책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무제를 적용받는 50~299인 중소기업에 대해 처벌을 유예하는 계도기간을 기업의 규모에 따라 차등적으로 부여하고 재난 등 특별한 상황에서만 정부가 인가하는 특별연장근로의 요건에 일시적인 업무량 급증 등 ‘경영상 사유’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1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7월 시행된 주 52시간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에서는 정착단계에 있지만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면서 “어려움이 큰 4000곳은 정부가 1대1로 지원하고 있으나 현행 제도만으로는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법 시행에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고 내년 경기상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중소기업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면서 “앞서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했던 것을 감안해 9개월(6+3개월) 이상 50~299인 기업에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고 경영상 사유에 대해서도 특별연장근로를 활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고용부가 이날 주 52시간제 보완책을 발표한 이유는 국회에서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는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 52시간제의 보완입법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서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경영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자유한국당은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한 6개월까지만 늘려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앞서 야당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등 다른 노동 현안을 패키지로 처리하는 데 동의하면 야당의 요구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아직 정기국회에서 논의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독단적으로 보완책을 발표한 것에 비판이 이어진다. 국회의 논의를 정부가 압박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수도 있어서다. 이 가운데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에서 경영상 어려움을 반영한다는 것은 자칫 남용의 우려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 장관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1주 최대 68시간까지 근로를 허용하고 있어서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를 제한적으로 해석했지만 외국의 사례를 보면 근로시간 규제는 엄격하면서도 특별연장근로는 좀 더 넓게 보고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에 맞춰서 확대하는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법률에 있는 특별한 사정이라는 해석의 내용으로 한정하고 건강권 보호라는 장치도 마련돼야 한다. 구체적인 인가 범위는 입법예고 단계까지 갔을 때 구체적으로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외에도 노동시간 단축을 위해 신규채용이 필요한 기업에는 구인-구직 매칭을 지원하면서 구인난이 심각한 기업에 대해서는 사업장별로 외국인 고용허용한도를 한시적으로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세종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50~299인 기업, 주 52시간제 적용 전 계도기간 부여

    50~299인 기업, 주 52시간제 적용 전 계도기간 부여

    고용노동부 세부 대책 발표 예정주 52시간 제도가 내년부터 50~299인 규모 중소사업장에도 확대 적용되는 가운데 정부가 일정기간 이를 지키지 않아도 처벌하지 않는 ‘계도기간’을 두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기획재정부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1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장관들 간 비공식 회의인 녹실회의를 열고 주52시간제 확대 적용 보완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전 11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50~299인 기업 주 52시간제 적용과 관련한 정부의 보완책을 별도 발표할 예정이다. 녹실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등 관련 법안이 반드시 처리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탄력근로제란 특정기간 노동시간을 연장하는 대신 다른 기간 노동시간을 단축해 평균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맞추는 제도다. 건설업처럼 노동량이 몰리는 기간과 적은 기간의 편차가 심한 업종에서 도입을 요구해왔다.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에서 1년으로 확대하자는 논의가 거듭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여야 이견으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에 묶여있는 상태다. 이날 회의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황덕순 일자리수석 등이 참석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50년 만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출범 “노동자 권익 쟁취”

    50년 만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출범 “노동자 권익 쟁취”

    “권익, 회사가 시혜 베풀 듯 얻는 것 아니다”“경영 능력 신화로 포장, 그들만의 축제 벌여”“성과급 등 명확한 임금 산정기준 따질 것… 고과·승진이 회사 무기되는 것 막겠다”현 조합원 500명 수준, 1만명 달성 목표오는 18일 전 사업장서 동시다발 선전전삼성전자 상위단체 금속노련 “삼성재벌, 부당행위 일삼으면 응분의 대가 치를 것”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5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상급 노조단체가 생겼다. 진윤석 삼성전자 초대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하겠다”며 조합원 1만명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무노조 경영 원칙’인 삼성전자에 양대 노총 산하의 노조가 처음 들어섰다. 그동안은 3개의 소규모 노조만 미미하게 존재해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내주면서,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위원장은 특권 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협력사의 노조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급여와 성과급 등의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 따질 것, 고과와 승진이 회사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막을 것,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퇴사 권고를 막을 것, 소통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내 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약 5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 출범은)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反)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상급 단체인 한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은 “삼성 재벌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배·개입을 획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진 위원장, 한노총 주최 노동자대회도 참석 진 위원장은 출범식이 끝난 후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동자대회에도 참석해 “마땅히 누려야 할 ‘노조 할 권리’를 이제야 갖게 됐다”면서 “늦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이지만 회사 내 10만 명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개최한 ‘2019 노동자대회’에서 “정부와 국회의 노동법 개악 시도를 저지하고 ‘노조 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가맹·산하조직 조합원 3만여명이 모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벌써 출범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노동정책은 경제상황·야당의 반대·예산 부족을 핑계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부와 여당은 주 52시간제가 온전히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게 돕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동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의 현장 안착,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제 개악 저지,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등을 핵심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탄력근로제 갈등에 기름 부은 文대통령

    탄력근로제 갈등에 기름 부은 文대통령

    민주노총 “노동존중 사회 사라져” 비판 ‘갈등 불씨’ 톨게이트 노조원 영장은 기각주 52시간 근로제 보완 입법으로 추진되고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탄력근로제)를 놓고 형성된 노정 갈등의 골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으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11일 노동계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 여야 5당 대표와의 만찬 회동에서 “탄력근로제 6개월 연장은 노동계에서도 협조해줘야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여야 대표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탄력근로제 연장을 반대하는 노동계에 전향적인 자세를 취해달라고 촉구한 것이다. 노동계는 이번 정부 공약이었던 ‘노동존중 사회’는 이미 사라졌으며, 탄력근로제 확대 등으로 노동 정책이 보수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 확대가 시행되면 현행 3개월인 단위 기간은 6개월로 늘어난다. 단위 기간이 늘면 일감이 몰리는 시기엔 노동자들이 더 일하고 적을 땐 업무 시간을 줄여 6개월 평균 노동시간을 최대 주 52시간으로 맞출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 제도를 오남용하면 노동자는 임금 하락과 과로 문제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노총은 지난 9일 조합원 10만명이 참석한 전국노동자대회를 통해 탄력근로제 확대안을 노동 개악으로 규정하는 등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정부는 노동 정책의 핵심 분야 중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으로 대표되는 고용 분야, 최저임금 정책이 주가 되는 임금 분야에 이어 노동시간 단축까지 어느 하나도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정책도 한국도로공사의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 농성의 장기화 등 파열음이 나고 있다. 앞서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란 건 눈에 보이지 않느냐”고 발언해 노동계의 거센 반발을 부르기도 했다. 지난 8일 톨게이트 수납원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 연행된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간부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 또한 갈등의 불씨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신종열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민주일반연맹 사무처장 강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민주일반연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대화교섭 실무를 총괄하는 간부에 대한 구속영장은 요금수납 노동자의 절박한 외침에 대한 정부의 답변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도공에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경북 김천 본사에서 64일째 점거 농성을 하고 있다. 지난 7일부터는 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서울 광화문 종로공원에서도 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타다’ 등 플랫폼 노동자 53.5% “업체서 업무 지시받아”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와 같이 애플리케이션(앱)을 매개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이 업체로부터 업무에 관한 지시를 받는다고 답했다. 대부분의 플랫폼 노동자들이 자율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개인 사업자임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업체로부터 직접적인 업무 지시를 받는 등 정식으로 고용된 임금 노동자와 큰 차이 없이 일을 한 것이다. 하지만 처우만 보면 개인 사업자는 임금 노동자와 달리 4대 보험, 퇴직금 등을 인정받지 못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10일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의 최근 보고서 ‘한국의 플랫폼 노동과 사회보장’에 따르면 ‘2018년 한국노동패널’ 부가조사에서 플랫폼 노동자로 분류된 사람들 가운데 ‘일하는 방법, 노동시간·장소 등에 대한 지시나 규율을 받는가’라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비율은 53.5%에 달했다. 나머지 46.5%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한국노동패널의 조사 대상 표본 취업자는 1만 3485명이었고 이 중 플랫폼 노동자는 2.9%로 추정됐다. ‘지금 하는 일을 지난 3개월 중 며칠이나 했는가’라는 질문에는 플랫폼 노동자의 74.2%가 ‘60일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 일을 하루 평균 몇 시간이나 하는가’라는 질문에 ‘5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플랫폼 노동자는 93.4%에 달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을 한 회사를 통해 얻는가’라는 질문에도 플랫폼 노동자의 74.0%가 ‘예’라고 답했다. 장 연구원은 “플랫폼 노동자의 절반이 업무 지시에 따라 일할 뿐 아니라 대다수가 생계를 위해 전업으로 일한다는 점을 보여 준 것”이라면서 “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임금 노동자로 볼 수 있는 사람은 노동자로 인정해 노동관계법의 보호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4차 산업혁명 빌미로 노동자 혹사” 2019 전태일들의 외침

    “탄력근로제·노조법 상정 즉시 총파업” 日·홍콩 등 해외 노동운동가들도 참석 검찰, 톨게이트 노조원 1명 영장 청구 근로기준법 준수를 촉구하며 분신했던 전태일(1948~1970) 열사의 49주기를 맞아 민주노총이 주말 대규모 집회를 열고 “4차 산업혁명을 빌미로 한 노동자 혹사를 멈추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은 10일 서울 마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2019 전국노동자대회’에서 “노동기본권 쟁취와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개혁을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주 최대 40시간 노동을 최소 노동시간으로 강요하고 노동자를 혹사하는 것이 4차 산업혁명이자 혁신이라고 말하는 사회가 과연 최선인가”라고 노동정책을 비판했다. 이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개악안’ 심의에 들어가거나 ‘노조법 개악안’을 상정하는 즉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해외 노동운동가들도 자리해 한국 노동자들과 뜻을 함께했다. 와타나베 히로시 일본 전국노동조합연락협의회 의장은 “현재 일본에서는 아베 정권이 혐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지만 우리에게는 노동자를 착취하는 기업과 재벌 정치라는 공통의 적이 있다”고 말했다. 람슈메이 홍콩노총 건설노조 조직활동가도 연단에 올라 “세계화 아래 전 세계 노동자들이 불안정한 일자리 등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면서 “한국에서 노동자들의 힘으로 사회를 변화시켰다는 사실은 홍콩 노동자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사무처장 A씨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A씨는 지난 8일 오후 톨게이트 요금 수납 노동자 80여명과 함께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하다가 경찰과 충돌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금요칼럼] 여성의 관점에서 본 문재인 정부 2년 6개월의 성적표/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금요칼럼] 여성의 관점에서 본 문재인 정부 2년 6개월의 성적표/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번 주말쯤 문재인 정부가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게 된다. 곳곳에서 그동안의 공(功)과 실(失)을 따지는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여성의 관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2년 6개월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 성적을 매기자면 독자 여러분은 몇 점을 주실지.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에서 말씀드리면, 필자는 ‘B+’를 드리고 싶다. 대학에서 B+학점은 중상위권이다. 평소 까칠한 코멘트와 엄격한 평가를 소신처럼 여겨 온 필자로선 대단히 후한 점수다. 평가의 근거를 밝히기 전에 분명히 할 사실은 2년 6개월 동안 거둔 성과는 ‘문재인 정부의’ 것이라기보다 ‘문재인 정부 시대에 이뤄진’ 성과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 아래 여성운동과 이에 공감하는 사회세력들이 연대해 얻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촛불 시민들의 힘으로 ‘광장’이 열렸고 문재인 정부는 광장을 보호했다. 여성들은 온라인 미투(#metoo)운동을 광장의 실천으로 확장했고 정부는 이런 목소리를 외면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선순위를 두지 않고 말씀드리면, 먼저 ‘낙태법 폐지’가 있다. 그동안 법제상 명목만 이어져 왔을 뿐 현실적인 영향력이 없던 낙태법이 이명박 정부에서 느닷없이 저출산 대책으로 포장되면서 여성들의 몸에 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 수많은 여성이 터무니없이 큰돈을 지불하며 불법 낙태시술을 받아야 했고 그중 더러 목숨을 잃었다. 마침내 2019년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법원에서는 ‘성인지 감수성’이 법적 판단의 새로운 근거로 제시되었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재판에서 2심 법원은 성폭력 사건의 법률적 판단에서 성인지 감수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여성의 신체를 찍은 불법 촬영 영상물로 막대한 돈을 벌어 온 양진호 등의 웹하드 관련 범죄와 디지털 성폭력 범죄와의 대결도 본격화했다. 여성의 몸이 인터넷 관음증의 상품으로 팔려나갔고 치욕을 견딜 수 없었던 피해자들은 사회를 버리거나 자신을 버렸다. 양진호는 구속되었고 웹하드는 다른 음란물의 유통공간으로 바뀌고 있지만, 덕분에 한국의 사이버성폭력 수사력은 세계 최고의 수준에 가까워졌다. 관련해서 경찰개혁도 빼놓을 수 없다. 70여년 경찰 역사상 처음으로 성평등위원회를 만들고 성평등정책과를 조직하고 지금 여성안전기획국을 신설 중이다. 갈등과 대립 관계였던 여성단체와 경찰이 한자리에 모여 피해자 지원과 사건 예방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 갈등 중이지만 여성 노동자 역시 문재인 정부에서 일정한 결실을 얻었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은 모두 여성들에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정책들이다. 노동시장에서 여성들은 더 밑바닥에 있고 이런 정책들은 노동시장 밑바닥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이다. 이런 정책의 수혜자들은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조건이지만, 굴절 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과제들이다. 2015년 필자는 기업에서 저성과자로 몰려 억울하게 쫓겨나야 하는 직장인들을 조사하고 있었다. 신년이 되면 각 부서에 15% 안팎의 인력을 감축하라는 지시가 내려오고 일부는 ‘저성과자’로 낙인찍혀 사표를 써야 했다. 그 ‘저성과자’를 구분하는 기준 중 하나가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사용자였다. 출산휴가를 사용한 여성들은 저성과자로 몰렸고 육아휴직은 저성과자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촛불 이후 한국사회에서 ‘저성과자’란 말은 사라졌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성평등 정책에 대한 책임감이다. 개혁은 ‘어공’(어쩌다 공무원), 집권세력과 뜻을 같이해 외부에서 들어간 관료들의 인식과 의지, 능력에 좌우된다. 그들이 성평등사회를 향해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궁금하다. 아직 그들의 성적표는 A가 아니다.
  • “노동법 개정 반대”…30일 광화문서 전국민중대회

    “노동법 개정 반대”…30일 광화문서 전국민중대회

    탄력근로제 확대 등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오는 30일 광화문에서 전국민중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진보연대·민중당·민주노총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더는 적폐 세력의 눈치를 보며 노동자·농민·빈민의 생존권을 빼앗으려 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노동시간 단축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며 “명백한 개악”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국회는 산별노조의 노동조합원 자격을 차별하고 단체협상의 유효기간을 연장해 노조의 힘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조 파괴법’이 재벌 대기업과 자본의 청부 입법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1월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중공동행동은 지난달 30일 전국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 등에 한반도 평화, 노동·농민·빈민 생존권, 재벌 체제 청산, 사회 불평등 해소,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 총 10개 부문의 요구안을 공개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오직 성과로 평가받는 인재만 강조하는 4차산업혁명위 권고안

    “주 52시간제는 개인의 일할 권리를 국가가 막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의 장병규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52시간제가 노동자의) 건강권과 기본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의도치 않게 혁신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끄는 4차위는 이날 주 52시간제 개선 등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과 정책 방향을 담았다는 게 4차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反)노동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권고안을 요약한 권고문에 따르면 4차위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로 ‘인재’를 거론하며 시간과 무관하게 성과를 내고 해고·이직을 반복적으로 겪는 존재로 정의했다. 전통적인 노동자와 구분되는 ‘인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노동시간이 아닌 오직 성과만으로 평가받고 해고와 이직이 일상인 인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인재인가”라며 “4차위의 반노동적 권고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4차위가 시급한 과제로 꼽은 ‘노동제도 개혁’도 논란이 됐다. 4차위는 “우리 노동제도는 여전히 2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양화되는 노동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혁신을 이끄는 인재를 포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자의 등장과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며 “주 52시간제의 일률 적용 때문에 개별 기업, 노동자는 주도적·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주 52시간제의 ‘일률 적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권고는 기업의 이득에 복무할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을 선택할 권리가 아니라 출퇴근 시간과 휴가를 노동자 자율로 보장하자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고문에 ‘인재’가 아닌 현재 노동시장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져 갈 일자리에 대한 진단과 대책도 없고, 기술 발달로 인한 플랫폼 노동자 양산 등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권고안에는 취약계층의 증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일부 포함됐지만 이를 요약한 권고문에는 아예 빠져 있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지난 1일 고용노동부의 정책연구를 통해 배달대행,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이들의 월수입은 165만 2000원이었다. 평균 313만 3000원에서 중개업체에 지출하는 수수료, 보험료, 프로그램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손에 쥐는 돈이다. 또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동 시간 등 제외)은 9.7시간이었고, 한 달에 평균 24.5일을 일했다. 사고 등 위험 노동환경에 내몰린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5.2%에 그쳤다. 노동계는 4차위의 권고에 대해 이런 현장의 실태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4차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노동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4차위가 그리는 사회는 계획도, 주도권도, 통제권도 상실한 채 적자생존의 무한경쟁만이 통용되는 사회”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경사노위 보건의료위 발족… 간호사 ‘태움’ 해법 마련 나섰다

    근무방식 개선·표준임금제 도입 등 논의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병원 내 강압적 조직문화의 대명사가 된 ‘태움’(간호사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해법 마련에 나섰다. 경사노위는 31일 보건의료위원회를 발족하고 2기 활동에 나섰다. 경사노위는 “보건의료 인력이 부족해 노동환경의 질이 나빠지고 이는 다시 보건의료 서비스 전반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보건의료위를 발족했다”고 설명했다. 태움의 근본 원인에 인력 부족과 노동환경 문제가 있다고 판단, 일하기 좋은 노동환경 조성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정부가 태움 관행 개선 대책을 내놓기도 했지만 간호사들의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하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44개 병원을 대상으로 신규 간호사 교육제도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신규 간호사들은 충분히 교육을 받기도 전에 현장에 투입되고, 교육 담당 간호사는 환자까지 담당하는 등 업무 과중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간호사를 3개월 이상 교육하는 곳은 44개 병원 중 10곳에 불과했다. 간호사 이직률은 연간 15.5%에 이르고, 경력 간호사가 줄어 환자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0명 중 4명은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그동안 노사정 논의가 제대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보건의료위에는 공공의료기관, 대학병원, 민간 중소병원 소속 노사 관계자와 정부 대표 등 노사정 위원과 전문가 공익위원 16명이 참여한다. 김윤(서울대 의료관리학과 교수) 위원장은 발족식에서 “보건의료계가 첫발을 떼지 않으면 10년 후에도 똑같은 얘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번에 큰 변화를 이룰 순 없겠지만 노사정 간 합의를 이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향후 논의할 주요 의제는 보건의료 분야 노동환경 개선과 임금 실태 및 임금체계 개선, 업무 조정과 협업체계 구축 등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교대제 등 근무 방식 개선, 적정 인력 확보, 직장 내 괴롭힘 근절 방안 등을 비롯해 지역·규모·직종별 임금 실태 조사를 토대로 ‘표준임금제’ 도입 방안도 논의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홍석경의 문화읽기] ‘동백이’를 위한 사회

    한국 사회가 눈앞의 정치다툼으로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확실한 미래의 파국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다. 출생률이 1%가 되지 못하는 인구절벽. 그래픽한 이 한마디가 의미하는 한국 사회의 인구학적 재앙은 그럴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가 아니라 확실성으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인구 피라미드의 역전으로 인한 사회복지 시스템의 위기, 외국인 노동 인력의 급격한 증가, 한국 사회의 준비 안 된 다문화화 등. 다문화는 그 자체로 문제가 아니지만, 단일민족주의란 가면의 인종주의가 강력한 한국 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 유입을 통한 인구절벽의 해결이 완전한 해결이 아님은 자명하다. 이런 예상된 재앙 앞에서 한국 사회와 정부는 출생률 증가를 위해 예산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다. 유아원과 유치원제도의 확대, 육아비 지원, 신혼부부를 위한 임대주택 지원 정책 등. 어떤 국회의원은 일찍 결혼해야 아이를 많이 낳는다며 대학 졸업을 당기자고 주장했었고, 혹자는 전국의 가임여성 분포 지도를 만들어 공분을 산 적도 있었다. 수십조가 투자된 출생률 증가 정책이 효과를 보이지 않자 그 원인을 가임 세대의 비혼주의, 여혐, 남혐 등에서 찾았다. 정부와 미디어가 이처럼 혼란스러운 가운데, 육아 때문에 경력단절녀도 독박육아녀도, 82년생 김지영도 되지 않으려는 많은 ‘가임’ 여성들은 결혼을 선택지에서 배제하고 귀여운 반려동물을 집 안에 들였다. 가부장제가 원치 않아 부모에게도 도움을 청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아이를 갖게 된 여성들은 화장실에서든 병원에서든 몰래 아이를 낳아 남의 집 문앞이든 고아원에 버려야 했다. 이 버려진 아이들은 살아남은 경우 외국으로 입양되거나 19세가 되도록 아무도 원하지 않으면 달랑 정착금 몇백만원을 손에 쥐고 사회 속으로 다시 버려진다. 정상 가족 속 아이들도 초, 중, 고 과정을 지날 때 한 해에 수백명씩 자살로 이 나라를 떠나고, 더 큰 어른들은 공부, 일, 이민으로 이 사회를 떠나고자 한다. 한국 사회의 기존 출생률 증가를 위한 정책은 모두가 정상 가족 안에서 태어난 아이의 증가만을 원하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위에 언급한 모든 육아를 위한 지원은 사실 정상 가족 속 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에도 부족한 것이다. 육아가 모두에게 가능한 일이라면 혈육이 끈끈한 한민족이 왜 귀여운 후세를 마다하겠는가. 정책 입안자들은 한국에서 가장 극단적으로 힘든 육아의 사례인 여성이 혼자 아이를 낳아 키우는 상황을 상상해 보면 된다. 과거에도 아이는 마을 전체가 키운다고 했는데, 이 격언의 21세기 버전은 전 사회가 함께 키우는 것이다. 즉 사회 시스템 전체가 부모가 아이를 키우며 일할 수 있게 조정돼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남성들이 육아휴직을 쓴다거나, 육아도우미제도를 일반화하는 수준의 조정이 아니다. 갈수록 느슨해지는 세대 간 유대 속에서 여성 혼자 친정부모나 시부모에 의지하지 않고 일하며 아이를 키울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먼저 유아원과 유치원부터 등하교 시간과 방학을 포함한 모든 학교에서의 시간이 부모의 노동시간과 유연하게 연동돼야 한다. 초등학교 아이가 오후 1시에 학교가 끝나서야 그 아이가 조부모나 학원으로 인계되지 않는 한 길거리에 방치되거나 부모가 일을 떠나야 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지식을 전수하려고만 해서야 아이들을 그리 오래 학교에 잡아 둘 수 없다. 학교가 진정한 삶과 놀이와 배움의 장소가 돼야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방학의 일부는 부모가 긴 휴가를 내 함께 보내고, 일부는 공동체의 여가 프로그램 속에서 아이들이 스포츠와 예술을 배우며 지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육아와 교육의 사회 연동만이 모든 엄마들에게 경력단절 없는 커리어를 보장해 줄 수 있으며, 스트레스 많은 대가족의 지원 없이도, 또한 있었다 없었다 하는 남친이나 남편에게 기대지 않고 확실하게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조건이다. KBS에서 방송 중인 ‘동백꽃 필 무렵’의 주인공인 서른네 살 동백이가 혼자 여덟 살 아들을 키우면서도 마을 사람들이나 아이의 아버지에게 당당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때, 한국 사회는 절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는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왜 노동은 언제나 뒷전이어야 하나

    [이윤경의 노동을 묻는다] 왜 노동은 언제나 뒷전이어야 하나

    1980년대 독재정권과 싸우던 시절 주요 모순과 부차 모순에 대한 논쟁이 있었다. 한쪽에서는 민족 문제가 우선이라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계급 문제가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곤 했다. 모든 대결에는 우선순위를 정하고 거기에 맞게 힘을 집중해야 승산이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그렇게 한번 부차 모순으로 밀린 노동 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한 번도 주요 모순으로 부상하지 못했고, 2019년 지금도 개혁 과제의 우선순위에서 밑돌고 있다. 박근혜 탄핵을 위한 촛불 광장으로 기억을 돌이켜 보자. 광장에서 시민들은 박근혜 이후 민주주의를 상상하며 경제민주화와 불평등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요구했다.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했다고 자임하는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국민이 주인인 정부,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국정 과제의 핵심 내용으로 발표했다. 그런데 여기서 “더불어 잘사는 경제, 내 삶을 책임지는 국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은 얼마만큼 진전을 이루었나? 현 정부는 첫 1년은 기다려 달라고 했고, 2018년에는 남북, 북미 간 관계가 극적으로 개선될 거란 과도한 낙관과 기대 속에 재벌 개혁을 비롯한 경제민주화는 후순위로 밀려난 것으로 보인다. 그사이 최저임금과 주 52시간 노동은 기업의 입장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보완’을 거듭했다. 또 한일 무역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경제 위기라는 이유로, 그리고 최근 몇 달 동안은 ‘조국 정국’ 속 검찰개혁이 절체절명의 과제라는 이유로, 재벌 개혁과 노동 문제는 언제 제대로 논의가 되고 정책적 개입이 이뤄질지 알 수 없는 지경이 됐다. 문제의 핵심은 주요 모순이 해결된다고 해서 부차 모순이라고 작위적으로 지정된 사회적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 둘 사이에는 그 어떤 절대적 인과관계가 없다. 남북 관계가 급속히 개선된다고 해서 (현재로선 이 또한 가능성이 적어 보이지만) 재벌 집중과 노동 시장의 문제는 자연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한일 무역 갈등이 해소된다고 해서, 검찰개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일자리가 저절로 만들어지고, 임금이 균등하게 올라가고, 불평등이 연차적으로 줄어들지 않는다. 경제민주화와 노동개혁은 그 어떤 ‘부차 모순’이 아니라, 그 자체적으로 추구돼야 하는 정책 과제다. 현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은 이미 포기한 듯하고,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은 탄력근로제 확대를 통해 그 실효성이 사라질 지경이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축소는 모회사의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를 통한 간접고용으로 해결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재벌 개혁은 단 한 가지라도 진행된 것이 있는지 누가 좀 알려 줬으면 좋겠다. 오히려 이전 보수 정부와 마찬가지로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을 재벌 기업에만 기대어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다. 게다가 전경련은 여전히 건재하고 정부 및 여당과의 관계도 좋아 보인다. 정부는 올 들어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을 큰 성과라고 여길 수도 있는데, 단순한 취업자 수의 확대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고용과 소득이 안정적인 좋은 일자리의 비중이 높아져야 정부가 추구하는 소득주도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임금 노동자가 비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이라는 형태로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업종에서 증가하는 것으로는 소득주도성장도 불가능하고, 악화일로에 있는 경제 불평등도 완화되지 않는다. 집권 3년차에 들어선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개혁에 미진하다가는 결코 예상하고 싶지 않은 결과에 봉착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공정한 시장, 노동존중, 좋은 일자리 확대를 기대했던 젊은층으로부터도 그리고 노동자 집단으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빈곤층이 가장 집중돼 있는 60세 이상 장노인층으로부터도 강하게 외면당하는 것이다. 이들의 지지 철회와 이탈은 이미 여러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지 않은가. 이는 민주당이 그토록 갈망하는 총선 승리 전략에도, 차기 집권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될 수밖에 없다. 다른 어느 정치세력보다도 경제민주화와 불평등 완화를 가장 열심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추구할 것으로 기대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서 청년층과 노인층 그리고 노동자 모두 이반하는 것은 한국 정치의 큰 불행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요구가 극단적인 정치세력으로 투영되는 것을 막아야 하지 않는가.
  • 靑 “기업 불확실성 해소 지원” 선제 대응…勞 “정부 노동시간 단축 의지 없다” 반발

    靑 “기업 불확실성 해소 지원” 선제 대응…勞 “정부 노동시간 단축 의지 없다” 반발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를 놓고 노정 간 긴장감이 감지되고 있다. 청와대가 “탄력근로제 확대 입법이 어려워지면 계도기간 부여를 검토하겠다”며 사실상 유예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노동계는 “정부가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는 의지 자체가 없는 것 같다”고 반발했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탄력근로제 입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어떤 형태든 행정부가 보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면서 “적절한 시점에 계도기간을 포함한 보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했던 주 52시간 근무제가 내년부터 50~299인 중소기업으로도 확대되는 것과 관련해 기업들이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도록 처벌을 유예하겠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입법이 되기 전부터 정부가 계도기간 등 구체적인 보완책을 언급한 것은 현재 국회 상황이 여의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지난 3월 정부·여당안으로 국회로 넘어간 뒤 지금껏 계류 중이다. 사회적 대화기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합의했지만 입법은 순탄치 않다. 선택근로제 정산기간 연장 등 유연근로제를 더욱 폭넓게 활용토록 하는 내용도 함께 담자는 야당의 주장 때문이다. 황 수석은 “(이런 상황에서) 행정 조치가 너무 늦게 발표되면 기업이 불확실성을 길게 가져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발표한 중소기업 노동시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50~299인 사업장 6곳 중 1곳은 아직도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을 넘어서는 노동자가 있었고, 올해 5월 현재 근로시간 단축을 위한 준비를 마무리하지 못한 기업도 10곳 중 4곳이나 됐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탄력근로제 입법 자체가 무산된 것은 아니어서 계도기간 부여 외에 추가 보완책은 공개하지 않았다. 입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노동계는 새로운 제도도 아닌데 굳이 계도기간을 다시 주는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대기업보다 더 열악한 중소기업 노동자는 장시간 노동의 굴레에 방치해도 되는가”라면서 “정부는 궁색하기 짝이 없는 실태조사를 들먹이며 보완이라는 거짓에 숨지 말고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논평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내년 주 52시간 근무제 확대되는데…입법만 지켜보는 고용부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17일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내년부터 300인 미만 중소기업으로 확대되는 주 52시간 근무제에 따른 기업들의 충격을 완화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지난해 7월 300인 이상 대기업에 적용된 주 52시간 근무제가 내년부터는 50~300인 중소기업에도 도입된다. 경직된 노동시간 규제로는 어려운 경기 여건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에 정부는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일단 국회에 계류 중인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현행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입법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의 입장이다. 탄력근로제 확대 법안은 지난 3월 소관 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로 넘어갔지만 여야 합의가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단위기간 연장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야당의 반발 때문이다. 정부와 여당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합의를 이룬 것인 만큼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앞서 통과가 난망하자 문 대통령은 “보완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이달 말 보완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대해 주 52시간 근무제 계도 기간을 부여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고용부는 보완책 발표 시기나 계도 기간 연장 등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경사노위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룬 탄력근로제가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입법 심의를 지원하겠다”면서 “국회 입법 상황을 봐가며 정부가 행정적으로 조치할 수 있는 추가 보완 방안을 노사 의견수렴 등을 거쳐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 동향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보다 34만 8000명 늘어나고 15~64세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는 등 최근 고용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그러나 경제의 허리인 40대와 대표적인 양질의 일자리 제조업에서 고용 부진은 여전하다. 문 대통령은 “청년 고용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나 체감 상황이 여전히 어려운 이유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해 달라”면서 “최근 고용 상황에서 40대와 제조업 고용 감소는 가장 아픈 부분이다. 대책을 검토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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