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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년 만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출범 “노동자 권익 쟁취”

    50년 만에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출범 “노동자 권익 쟁취”

    “권익, 회사가 시혜 베풀 듯 얻는 것 아니다”“경영 능력 신화로 포장, 그들만의 축제 벌여”“성과급 등 명확한 임금 산정기준 따질 것… 고과·승진이 회사 무기되는 것 막겠다”현 조합원 500명 수준, 1만명 달성 목표오는 18일 전 사업장서 동시다발 선전전삼성전자 상위단체 금속노련 “삼성재벌, 부당행위 일삼으면 응분의 대가 치를 것”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16일 공식 출범했다. 50년 무노조 경영을 이어온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상급 노조단체가 생겼다. 진윤석 삼성전자 초대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의 권익을 쟁취하겠다”며 조합원 1만명 달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노동자의 권익은 우리 스스로 노력하고 쟁취하는 것이지, 결코 회사가 시혜를 베풀 듯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깨달아야 한다”면서 “우리는 진정한 노동조합 설립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무노조 경영 원칙’인 삼성전자에 양대 노총 산하의 노조가 처음 들어섰다. 그동안은 3개의 소규모 노조만 미미하게 존재해왔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 13일 노조 설립 신고증을 내주면서, 합법적인 노조로 인정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노조는 단체교섭을 포함한 노동조합법에 규정된 노조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진 위원장은 “삼성전자의 영광은 회사에 청춘과 인생을 바친 선배들과 밤낮없이 일하는 동료 여러분 모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면서 “하지만 회사는 모든 성공을 경영진의 혜안과 탁월한 경영 능력에 의한 신화로만 포장하며 그들만의 축제를 벌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들이 축제를 벌일 때 내 몸보다 납기일이 우선이었던 우리는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죽어갔고 살인적인 근무 여건과 불합리한 처사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할 수밖에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위원장은 특권 없는 노조, 상시 감시받고 쉽게 집행부가 교체되는 노조, 일하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노조, 제대로 일하는 노조, 상생과 투쟁을 양손에 쥐는 노조, 협력사와 함께하는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전자 노조는 협력사의 노조 설립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급여와 성과급 등의 산정 근거와 기준을 명확히 밝혀 따질 것, 고과와 승진이 회사의 ‘무기’로 쓰이는 것을 막을 것, 노동자를 ‘헌신짝’ 취급하는 퇴사 권고를 막을 것, 소통과 설득 없이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사내 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진 위원장은 조합원 1만명 달성이 1차 목표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노조는 조합원 수가 일정 규모에 달하면 사측에 정식으로 교섭을 요구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정확한 조합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약 500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조합원 수를 늘리기 위해 오는 18일 삼성전자 전 사업장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할 예정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 출범은) 한국 사회에 더는 ‘무노조 경영’이나 ‘반(反)노조 경영’이 설 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기업 문화의 정착이 시작되는 전환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노조의 상급 단체인 한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의 김만재 위원장은 “삼성 재벌이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 지배·개입을 획책하거나 부당노동행위를 일삼는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진 위원장, 한노총 주최 노동자대회도 참석 진 위원장은 출범식이 끝난 후 서울 여의도에서 한국노총 주최로 열린 노동법 개악에 반대하는 대규모 노동자대회에도 참석해 “마땅히 누려야 할 ‘노조 할 권리’를 이제야 갖게 됐다”면서 “늦게 만들어진 노동조합이지만 회사 내 10만 명의 목소리를 대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이날 오후 국회 앞에서 개최한 ‘2019 노동자대회’에서 “정부와 국회의 노동법 개악 시도를 저지하고 ‘노조 할 권리’를 강화하기 위해 총력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가맹·산하조직 조합원 3만여명이 모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가 벌써 출범 3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노동정책은 경제상황·야당의 반대·예산 부족을 핑계로 후퇴를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정부와 여당은 주 52시간제가 온전히 현장에 연착륙할 수 있게 돕고,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기준에 못 미치는 노동법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노동자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내년 총선에서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한국노총은 ILO 핵심협약 비준, 주 52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의 현장 안착, 비정규직 차별 철폐, 최저임금제 개악 저지, 원·하청 불공정거래 근절 등을 핵심요구안으로 제시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불법파견 판결받은 ‘道公 톨게이트 수납원’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불법파견 판결받은 ‘道公 톨게이트 수납원’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공공부문 곳곳에서 불협화음이 감지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1호 공약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둘러싼 갈등이다. 노동계는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었다. 그러나 임기 반환점을 지나면서 ‘무늬만 정규직화’라는 울분이 터져 나온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노동자 대량 해고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기관들은 노무관리가 수월한 자회사 전환을 선호한다. 이에 노동자들은 ‘또 다른 간접고용’이라면서 기관이 직고용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의 배규식(62) 원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논란의 층위를 두 단계로 나눠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들은 대법원에서 ‘불법파견’이라는 판결이 나온 만큼 직고용을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공공부문에서 직고용을 하는 것은 새로운 사회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배 원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워릭대에서 노사관계(석사)·산업경영학(박사) 학위를 받은 노사관계 전문가다. 연구원에서 노사사회정책연구본부장을 지냈고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월 원장으로 임명된 뒤 임기를 이어 오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최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자회사 전환 방식을 두고 노사 갈등이 심각하다. “논란을 두 가지 층위로 나눠서 봐야 한다. 먼저 가장 갈등이 극심한 한국도로공사 사태를 보자. 도로공사 톨게이트 수납원은 대법원에서 이미 불법파견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노동자들이 도로공사에서 업무 통제를 받았다는 것이다. 불법파견 판정을 받았거나 그럴 소지가 큰 사람들은 회사가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모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직고용 방식을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앞으로 만만치 않은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것이다. -어떤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인가. “‘절차적 공정성’이다. 예컨대 서울교통공사는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친인척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 ‘고용 세습’ 의혹을 받기도 했다. 엄격한 공개 채용으로 정규직이 된 이들 중에서는 이 과정에 환멸을 느끼고 노동조합을 탈퇴하는 모습도 보였다. 기관 내에서도 서로 다른 의식과 갈등이 있다. 정규직 전환을 하면서 이런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물론 똑같은 일을 하는 노동자들의 임금을 차별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합리적인 차등’은 필요하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이 “톨게이트 노동자는 ‘없어질’ 직업”이라고 발언했다가 노동계의 뭇매를 맞고 있다. 4차 산업혁명 등 급속한 기술의 발전으로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런 변화는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직업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새로운 기술로 기존의 업무가 줄거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될 위험이 있으면 다른 업무로의 재배치를 고려해야 한다. 이들에게는 교육이 필요하다. 적응하지 못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노사가 논의해서 명예퇴직 등을 고민해야 한다. 일률적으로 해결하는 것은 어렵다. 기업의 임금 수준과 지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과거보다 직업훈련이 더욱 중요해진다. 현재 자기가 하는 일이 계속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개인적인 학습과 다른 업무도 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급속한 고령화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정년 연장’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그러나 정년 연장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60대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인 정년은 60세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년 연장을 논의할 때가 되긴 했다. 다만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조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정년만 연장하면 이를 누리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누가 정년 연장의 혜택을 누리는가. “정년을 안정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대기업 노조 생산직이나 공공부문 종사자 등 일부에게만 국한된다. 나머지는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할 것이다.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근속 연수가 6.6년이다. 6년마다 직장을 옮긴다는 뜻이다. 10년 이상 근속자는 21%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절반 수준이다. 그만큼 민간의 좋은 직장이 적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현재 법적인 정년의 혜택을 보는 사람들은 임금도 높고 복지 혜택도 잘 누린다. 그러나 60이 넘어서도 일해야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은퇴를 대비하지 못한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령액이 50만원 언저리다. 이것으로는 도저히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가 없다. 정년 연장만으로는 이들을 포용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촘촘히 설계해야 한다. 동시에 청년 채용도 방해하지 않아야 하기에 복합적인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정년 연장에 앞서 연공성이 강한 임금체계(나이·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것)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연공임금제를 깨고 직무의 성격에 따라서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급제’ 도입은 꼭 필요하다.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심지어 공공부문에서도 직무급제 도입은 쉽지 않다. 그러나 준비해야 한다. 공공부문의 직무급제 도입은 앞으로 우리 사회 임금체계의 중요한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다. 대기업도 마찬가지다. 지금 직무급제가 필요하다고 말로만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등이 나서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직무급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자 머리를 맞대야 한다.” -직무급제 도입과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은. “연공적인 승진·승급 체계도 깨야 한다. 능력에 따른 인사관리가 절실하다. 직급은 과장, 부장인데 하는 일은 단순한 결재만 하는 등 생산성은 대리와 다를 것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다. 실제로 하고 있는 직무에 걸맞은 임금체계를 짜려면 이런 승급·승진 방식은 없어져야 한다. 업무의 내용과 숙련도를 적절하게 설계해야 한다.”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노동력이 거래되는 ‘플랫폼 노동’이 새로운 화두다. “앞으로 전통적인 형태의 사업주, 노동자의 모습은 점차 사라지고 플랫폼 노동자가 많아질 것이다. 문제는 실제로 하는 일은 근로자와 별다른 점이 없는데 자영업자로 분류되는, 이른바 ‘가짜 자영업자’가 많다는 것이다. ‘종속적인 자영업자’도 존재한다. 이들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 세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어떤 대책이 필요한가. “현행 근로기준법만으로는 이들을 보호할 수 없다. 그렇다고 노동법 전체를 뜯어고치는 것 역시 굉장히 어려운 문제다. 노동법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들을 포용하는 방법이 있다. 고용보험이나 산업재해보험 등 사회안전망 제도를 손질하면 된다. 현재 이런 제도들은 기존의 표준화된 고용 모델을 중심으로 돼 있다. 이것을 바꾸면 된다. 플랫폼 노동자들을 사회안전망 안으로 포섭하는 것부터 고민하자. 비슷한 문제에 직면한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이런 방식을 취하고 있다. 단결권을 포함한 노동3권 등을 보장하는 문제는 아직 논란이 있다. 사회안전망에 이들을 포함하는 것부터 해결하고 나서 앞으로 다시 논의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삼성전자에 양대노총 소속 첫 노조…16일 출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오는 16일 공식 출범한다. 무노조 경영 방침을 고수하는 삼성전자에 양대노총 소속 노조가 생기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오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출범 선언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LG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를 포함한 한국노총 산하 금속·전자 업종 노조 대표들도 참석해 삼성전자 노조와 연대하겠다는 결의를 밝힐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출범 선언에 이어 같은 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이 개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다. 한국노총은 이 집회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 의지를 밝힐 계획이다. 삼성전자에는 이미 3개의 소규모 노조가 활동 중이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도 일단 소수의 조합원으로 출발한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0일 설립 총회를 했고 11일에는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 설립 신고서 제출은 합법적 노조로 활동하기 위한 절차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속보]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16일 공식 출범

    [속보] 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 16일 공식 출범

    오는 1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산하 삼성전자 노조가 공식 출범한다. 12일 한국노총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출범 선언 기자회견을 연다. 삼성전자에는 이미 3개의 소규모 노조가 활동하고 있지만, 양대 노총 산하 노조가 들어서는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LG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를 포함한 한국노총 산하 금속·전자 업종 노조 대표들도 참석해 삼성전자 노조와 연대하겠다는 결의를 밝힐 예정이다. 삼성전자 노조는 출범 선언에 이어 같은 날 오후 여의도 국회 앞에서 한국노총이 개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한다. 한국노총은 이 집회에서 노동법 ‘개악’ 저지를 위한 투쟁 의지를 천명할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 노조는 지난 10일 설립 총회를 했고 11일에는 고용노동부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다. 노조 설립 신고서 제출은 합법적 노조로 활동하기 위한 절차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신임 중앙노동위원장 박수근 한양대 교수, 방통위 상임위원 김창룡 인제대 교수 임명

    신임 중앙노동위원장 박수근 한양대 교수, 방통위 상임위원 김창룡 인제대 교수 임명

    朴, 노사 관계 이론·실무 겸비한 전문가 金, 일간지 기자 출신… 가짜뉴스 전문가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에 박수근(왼쪽·62)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 김창룡(오른쪽·62)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박 위원장은 부산고, 연세대 법학과 석사 졸업 후 중앙노동위원회 공익위원,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노사관계 제도·관행 개선위원장, 한국노동법학회장을 역임했다. 변호사 출신 노동법 교수로서 노사 관계에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라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2016년 10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한 박준성 전 중앙노동위원장은 지난달 임기가 끝나 현재는 이수영 상임위원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다. 김 상임위원은 대구 계성고, 건국대 낙농학과 졸업 후 영국 카디프대에서 언론학 박사를 받았다. 방송위원회 보도교양심의위원과 선거방송심의위원, 한국언론연구원 객원연구위원, 국민일보 기자, AP통신 서울특파원을 지냈으며 ‘가짜뉴스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김 상임위원은 임기 5개월여를 남기고 사임한 고삼석 상임위원의 빈자리를 이어받는다. 청와대는 “방송 공정성과 공공성 제고, 방송통신 이용자 보호 등 현안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기대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日 단발성 근로자들 첫 노조 결성… 새 형태 노동자 보호 세계 이슈화

    日 단발성 근로자들 첫 노조 결성… 새 형태 노동자 보호 세계 이슈화

    사측 “노동자 아니므로 단협 수용 못해 사고 땐 치료비·최장 30일 입원비 지급” 노조는 “보상 미흡… 당국에 진정 낼 것”지난달 3일 일본 도쿄 시부야구에서는 이제껏 없었던 새로운 성격의 노동조합 창립총회가 열렸다. 세계적인 음식 배달 대행 업체인 우버이츠의 일본법인 우버재팬 배달원들이 ‘우버이츠 유니언’을 결성했다. 이는 회사에 정식으로 고용되거나 근로계약을 맺은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일거리가 나올 때마다 단발성 근로를 해주고 수입을 얻는 이른바 ‘긱(Gig) 노동자’들이 만든 첫 노조였다. ●배달 중 사고도 산재보험 적용 안 돼 불만 노조 창립에는 배달원 17명이 뜻을 같이했다. 초대 위원장으로 뽑힌 마에바 도미오(29)는 “우리는 그동안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불안정한 노동환경을 강요받아 왔다. 앞으로 회사 측과 단체교섭을 통해 정식으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긱 노동자란 음식·물건 배달, 대리운전, 가사도우미, 청소 등 일거리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입수, 업무 발주자와 초단기 계약을 맺고 일하는 것을 뜻하는 ‘긱 이코노미(경제)’의 종사자들을 말한다.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에서 필요에 따라 임시로 섭외했던 연주자들을 ‘긱’이라고 불렀던 데서 따온 신조어다. 우버이츠는 긱 이코노미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배달원들은 회사에 직접 고용되지 않은 상태에서 스마트폰 앱에 뜨는 음식 배달 일감 정보 중 자기가 원하는 것을 골라 해주고 운행 거리 등에 따라 보수를 받는다. 대리기사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최근 들어 디지털 기반의 신업종이 다양하게 분화하면서 긱 노동자들이 한국을 비롯해 각국에서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의 취약한 노동인권 문제도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우버이츠가 사업 부진으로 2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에서는 현재 전국 10여개 도시에서 1만 5000명 이상이 배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우버재팬과 직접적인 고용계약을 맺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배달 중 사고가 나더라도 산재보험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고 보상뿐 아니라 우버이츠 배달원들 사이에서는 “수입의 기준이 되는 배달 거리 계산에서 억울하게 손해 봤다”, “잘못한 것도 없는데 우버이츠 배달원 자격이 회사에 의해 영구 박탈됐다” 등 다양한 불만이 제기돼 왔다. 한 40대 배달원은 “지난 7월 도시락 배달 도중 넘어져 부상을 입고도 보상 한 푼 못 받았는데, 노조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아사히신문에 밝혔다. 그러나 우버재팬 본사는 노조원들의 기대에 바로 찬물을 끼얹었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우버재팬은 최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여러분은 ‘노동자’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단체협상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우버재팬은 배달원이 사고를 당할 경우 최고 25만엔(약 265만원)의 치료비와 하루 7500엔씩 최장 30일의 입원비를 ‘위로금’ 명목으로 지급하는 상해보상제도를 도입했다. 우버재팬은 “노동의 질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美, 차량공유업체 기사 종업원 대우 의무화 그러나 노조는 보상금액에 상한이 설정돼 있는 데다 보상 범위도 제한돼 있다는 점 등에서 “미흡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단체협상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노동 당국에 진정을 내기로 했다. 이렇듯 새로운 형태의 노동 종사자들을 어디까지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전 세계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 우버를 비롯한 공유경제의 본산인 미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9월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의 기사들을 종업원으로 대우하도록 의무화하는 법률을 제정했다. 일본 정부도 최근 우버이츠 배달원 같은 개인사업자 보호 방안에 대한 논의에 착수했다. 와키타 시게루 류코쿠대 명예교수(노동법)는 “우버이츠 배달원 문제는 앞으로 재판 절차를 통해 노동자로 볼 수 있는지, 단체협상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판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밝혔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오늘 서울 시내 집회·행진…여의도·청와대 등 교통혼잡 예상

    오늘 서울 시내 집회·행진…여의도·청와대 등 교통혼잡 예상

    토요일인 9일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등 도심에서 여러 건의 집회와 행진이 열려 교통이 혼잡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오늘 하루 시내에서는 가급적 지하철을 이용하고 부득이하게 차량을 운행할 경우 집회 장소를 미리 파악해 우회로를 이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마포대교 남단에서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전태일 열사 49주기를 맞아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을 비판하면서 ‘노동법 개악 반대’, ‘노동기본권 쟁취’ 등의 구호를 외칠 계획이다. 참가자들은 마포대교 남단에서 본 집회를 개최한 뒤 여의대로 편도 모든 차로를 이용해 국회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낮 12시 30분부터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법외노조 통보 직권 취소와 해고자 원직 복직 등을 정부에 촉구한다. 백화점·면세점 판매 서비스 노동조합은 같은 시간 중구 신당역 주변에서 노조 출범식을 열고 화장품 판매 노동자들의 휴식권 보장과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는 오후 1시 종로구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택 앞에서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부당 노동행위를 규탄할 예정이다. 전국철도노동조합은 오후 1시 30분 종로구 효자치안센터에서 ‘2019 철도 노동자 총력 결의대회’를 열어 정부가 ‘KTX-SRT 통합 운영·인력 충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정오부터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청와대 앞으로 행진하고,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부근에서 검찰 개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오전 10시 30분까지 여의도 일대에서는 현대자동차·머니투데이가 공동 주최하는 달리기 대회 ‘2019 아이오닉 롱기스트런’이 열린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시내에서는 가급적 지하철을 이용해달라”며 “부득이하게 차량을 운행할 경우 집회나 체육대회가 열리는 곳은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삶의 변화는 우리가 만든다”… 청년 문화혁신 프로젝트 ‘버터나이프크루 문화살롱’

    “삶의 변화는 우리가 만든다”… 청년 문화혁신 프로젝트 ‘버터나이프크루 문화살롱’

    “나의 삶은 달라지고 있고, 우리가 변화의 흐름을 만든다.” 일자리, 주거, 건강, 지역 등 삶의 다양한 영역에 대한 변화를 주도하는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여성가족부는 지난 7월 출범한 ‘청년참여 플랫폼’ 정책 추진단(버터나이프크루) 청년들이 정책을 제안하는 것과 더불어 관심 분야에 대한 문화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7개 분야 18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청년들을 선정했다. 8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복합문화공간에 모인 18개 팀은 자신들이 맡은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을 공유하는 중간점검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각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고충을 나누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일명 ‘버터나이프크루 문화살롱’에 참여하는 18개 팀은 청년의 삶을 다양성과 성평등 관점에서 바라보고, 삶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캠페인이나 전시, 집담회를 진행하는 등의 문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비정규직 청년 여성들이 일하면서 겪었던 문제를 고발하는 잡지 제작부터 피임약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캠페인, ‘농촌에서 청년 여성으로 사는 것’에 대해 논의하는 공개 집담회, 영화제 전·현직 스태프와 영화제 스태프 지원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노동법 강의를 무료로 진행하는 사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청년참여 플랫폼’ 정책 추진단(버터나이프크루)과 ‘버터나이프크루 문화살롱’은 오는 12월 최종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광장] 혁신과 착취, 플랫폼 노동의 두 얼굴/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혁신과 착취, 플랫폼 노동의 두 얼굴/이순녀 논설위원

    지난 5월 칸국제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두고 경쟁한 작품 중 하나는 영국 감독 켄 로치의 ‘소리 위 미스드 유’(Sorry We Missed You)였다. 2006년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과 2016년 ‘나, 다니엘 블레이크’로 두 차례나 황금종려상을 거머쥔 83세 거장의 신작 소식은 많은 영화인들을 놀라게 했다. 불평등한 노동과 빈부격차, 허술한 복지제도 등 자본주의 시스템의 허상에 끊임없이 경종을 울려 온 사회파 감독인 그가 이 작품에서 다룬 이야기는 ‘긱(gig) 이코노미’의 민낯과 그늘이다. 전 세계에서 급속히 확산 중인 긱 이코노미는 디지털 플랫폼에 기반한 단기 일감 위주의 경제를 뜻한다. 40대 가장 리키는 경기 악화로 일자리를 잃자 택배회사에 취직한다. 자신이 소유한 차로 직접 물건을 배달하는 자영업자 신분이지만, 회사는 출퇴근은 물론 휴식까지 관리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배달을 못 하면 페널티를 물린다. 자유로운 업무환경은커녕 가족을 돌볼 틈도 없이 바쁘게 일해도 형편은 별반 나아지지 않는다. 희망에 부풀었다가 끝내 좌절의 늪으로 빠져드는 리키의 고단한 삶을 통해 장밋빛 기술혁신에 가려진 비인간적 노동 실태를 고발한다. 영화는 지난달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돼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12월 중순 ‘미안해요, 리키’라는 제목으로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긱 이코노미, 플랫폼 노동은 한국에서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용어는 낯설지만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하고, 차량 호출 앱을 통해 장소를 이동할 때 제공받는 서비스 등이 플랫폼 노동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은 플랫폼 노동자 규모를 전체 취업자의 2%인 54만명으로 집계하지만, 노동계와 학계 등에선 20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문제는 플랫폼 노동자의 애매한 법적 지위다. 이들은 개인사업자 형태로 업무위탁계약을 맺거나 외주업체의 중개로 일한다. 명색은 프리랜서이지만 실상은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업무 지시와 근태 관리를 받는 종속적 관계가 태반이다. 자영업자와 임금노동자의 경계가 불분명한 ‘노동의 회색지대’에 위치한 탓에 노동법의 보호와 사회안전망의 혜택을 받기 어렵다. 플랫폼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 실태는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지난 1일 발표한 보고서에 잘 드러나 있다. 연맹이 음식 배달 대행과 퀵서비스, 대리운전 종사자 673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313만 3000원이었지만 중개 수수료와 보험료, 오토바이 유지비 등 고정 지출을 제하면 순수입은 165만 2000원에 불과했다. 한 달 평균 근무일은 24.5일, 하루 근무시간은 13.7시간이었다. 장시간 노동과 스트레스 등으로 수면장애와 우울증을 앓는 노동자들도 적지 않았다. 얼마 전 배달 앱 ‘요기요’ 배달원 5명이 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처음으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급여가 고정적으로 지급되고, 회사 소유의 오토바이를 무상 대여하는 방식 등으로 미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다른 배달 기사와 사업자의 관계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없고, 구체적 사건에 근거해 개별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지만,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권과 인권 등 법적 보호에 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타다’ 사례에서 보듯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은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고용 형태와 일자리를 창출하고, 불가피하게 그에 따른 사회적 혼란과 갈등을 유발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선점을 앞세워 혁신의 가능성을 부각하는 산업계의 주장을 충분히 경청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플랫폼 노동자가 혁신의 희생양이 돼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다는 노동계의 절박한 목소리에도 그만 한 강도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기술의 속성이 그렇듯 플랫폼 노동도 상반된 두 개의 얼굴을 갖고 있다. 혁신과 착취 사이의 간극은 넓지만, 정부와 각계각층의 이해당사자가 머리를 맞댄다면 플랫폼 노동자의 특수성을 인정하면서 노동권도 보호하는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2016년 노동법전 개정을 통해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와 플랫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했다. 유럽의회는 플랫폼 노동자의 근로조건, 근무시간, 근로계약 권리 등을 담은 지침을 마련했다. 정부 부처의 무책임으로 사회적 타협 대신 법원의 판단에 떠넘겨진 타다의 실책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플랫폼 노동에 관한 정확한 실태 파악과 분석에 기반해 사회적 논의를 서두르길 바란다. coral@seoul.co.kr
  • [서울포토]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기자회견

    [서울포토]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기자회견

    7일 서울 국회앞에서 열린 탄력근로제 확대 저지 기자회견에 참석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개악저지를 주장하고 있다. 2019.11.7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노동법 개정 반대”…30일 광화문서 전국민중대회

    “노동법 개정 반대”…30일 광화문서 전국민중대회

    탄력근로제 확대 등 정부와 국회가 추진하는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민사회 단체들이 오는 30일 광화문에서 전국민중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진보연대·민중당·민주노총 등 53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공동행동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는 더는 적폐 세력의 눈치를 보며 노동자·농민·빈민의 생존권을 빼앗으려 들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야가 처리하기로 합의한 탄력근로제 기간이 확대되면 노동시간 단축은 아무 의미가 없어지고,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다”며 “명백한 개악”이라고 규탄했다. 이어 “국회는 산별노조의 노동조합원 자격을 차별하고 단체협상의 유효기간을 연장해 노조의 힘을 무력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조 파괴법’이 재벌 대기업과 자본의 청부 입법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1월 30일 광화문 광장에서 전국민중대회를 열고 빼앗긴 권리를 찾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민중공동행동은 지난달 30일 전국민중대회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 등에 한반도 평화, 노동·농민·빈민 생존권, 재벌 체제 청산, 사회 불평등 해소, 직접 민주주의 확대 등 총 10개 부문의 요구안을 공개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판교 중소 ICT업체 105곳중 104곳 노동법 위반

    경기 성남시 판교의 중소 정보통신(ICT)업체 대부분이 노동 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에 따르면 지난 5월 13일부터 8월 31일까지 판교테크노밸리에 입주한 종업원 수 50인 이상 300명 미만의 게임업체 등 정보통신업체 105곳에 대해 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1곳을 제외한 104곳에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조사됐다. 위반 건수는 모두 565건으로 업체당 평균 5.4건이었다. 유형별로는 근로조건 미명시가 가장 많았고, 취업규칙 신고 미실시,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미실시와 교육자료 미게시,임금 미지급,근로시간 수 미관리 등의 순이었다. 임금 체불로 적발된 업체도 48곳에 달했고 체불임금은 모두 1억7300여만원 이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위반 정도가 심한 17곳에 대해서는 18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정보통신업종이 개발 마감을 앞두고 철야 작업 등 장시간 업무를 지속한다는 문제 제기가 잇따라 차제에 근로감독을 벌였는데 거의 모든 업체에서 위반사항이 적발됐다”며 “내년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업체에도 주 52시간제가 실시되는 만큼 현장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기업이 희망할 경우 교대제 개편 등 근무체계 설계에 대한 전문가 무료 상담서비스를 지원하고, 심층상담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터혁신 상담도 연계할 계획이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여권까지 압류...日기업들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잇따라

    여권까지 압류...日기업들 외국인 노동자 인권침해 잇따라

    일본에서 동남아시아 등지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관련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요코하마에 있는 어드밴스컨설팅이라는 행정사 사무소가 외국인 노동자의 여권을 담보로 잡고 고용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일본에서 ‘기능실습생’(과거 한국의 산업기술연수생) 신분으로 들어오는 외국인 노동자의 여권을 기업이 담보로 잡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지만, 그 이외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는 뚜렷한 규정이 없다. 피해자 중 한 명인 30대 필리핀 여성 A씨는 2017년 4월 일본에 입국해 일본어학교를 다닌 뒤 어드밴스컨설팅에 고용돼 통역 등 업무를 해왔다. A씨는 지난 7월 다른 직장으로 옮기려고 했지만, 회사 측은 퇴사 절차를 밟아주지 않고 여권은 물론 밀린 임금도 주지 않고 있다. A씨는 “현재 수입이 한푼도 없는데 회사에서 여권을 돌려주지 않아 필리핀에 돌아가지도 이직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당한 피해를 당한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POSSE는 “입지가 취약한 외국인 노동자를 속박하는 행위”라며 여권 반환과 체불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어드밴스컨설팅은 응하지 않고 있다. 사이토 요시히사 고베대 교수(노동법)는 “기업이 외국인 노동자의 여권을 담보로 잡는 것은 정신적인 구속에 해당한다”며 “고용계약과 체류자격이 연동되는 등 신분이 불안정한 외국인 노동자의 약점을 이용해 이직의 자유를 제약하는 행위은 부당하다”고 도쿄신문에 말했다. 임신한 기능실습생에 대해 중도귀국이나 낙태를 강요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본의 한 제지공장에서 기능실습생으로 일하던 20대 베트남인 여성이 임신을 하자 인력관리기관에서 “낙태를 하든지 베트남으로 돌아가든지 선택하라. 낙태 약을 줄 수도 있다”고 압박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실제로 많은 일본의 외국인 기능실습생 연수시설에서는 ‘이성과의 연애 일절 금지’, ‘외출은 2명 이상 단위로 하고 단독행동 절대 금지’ 등 조항을 두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방을 왕래하지 않는다’는 내용도 있다. 일본에서 일하는 외국인 노동자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146만명으로 10년 새 약 3배로 늘었다. 사이토 교수는 “외국인 노동자가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텐데 일본은 이들에 대한 보호정책이 너무 약하다”고 말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檢 “타다, 운전자 출퇴근 관리감독”… 혁신에 가려진 노동권

    檢 “타다, 운전자 출퇴근 관리감독”… 혁신에 가려진 노동권

    운전기사 9000명 중 600명 파견노동자 “휴식시간·차량·대기 지역 등 실질 지휘” 용역업체 통해 전달·채용 면접도 참관 ‘개인사업자’에 업무 지시 위장도급 해당 VCNC “제도 적용은 미래 보고 가야”승차 공유서비스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이 업체가 운전 노동자를 불법 파견받은 정황이 짙어지고 있다. ‘혁신’의 구호 뒤에 가려진 노동권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5일 검찰과 업계에 따르면 브이씨앤씨(VCNC)가 운영하는 타다 서비스는 모회사인 쏘카에서 공급하는 차량과 인력업체로부터 알선받은 운전기사를 앱(플랫폼)을 통해 고객에게 제공한다. 타다 측은 “승객에게 렌터카를 빌려주고 기사를 알선해 주는 형태이기에 택시 등 운수사업과는 다르다”고 주장해 왔다. 타다는 애초 개인사업자 신분의 운전기사로만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지난해 12월 파견계약을 맺은 노동자도 기사로 투입했다. 전체 9000명 중 노동법 적용을 받는 파견노동자 600명은 VCNC가 계약을 맺은 업체에서 공급받는다. 쏘카가 계약을 맺은 도급업체로부터 공급받는 나머지 8400명은 개인사업자 신분이기 때문에 노동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 검찰은 지난달 이재웅 쏘카 대표 등을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타다를 ‘편법 운영하는 콜택시’로 판단했다. “타다가 운전기사들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했다”는 게 검찰 측 주장이다. 이런 판단은 고용노동부가 조사하고 있는 파견법 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객운송사업은 파견법상 파견 허용 업종이 아니기 때문에 VCNC가 파견 계약을 맺은 운전기사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다. 또 VCNC는 원칙적으로 개인사업자 신분의 운전기사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교육할 수 없다. 이 경우 위장도급으로 파견법 위반이 된다. 검찰은 “쏘카가 인력업체로부터 공급받은 운전기사들의 출퇴근 시간, 휴식 시간, 운행 차량, 승객을 기다리는 대기 지역까지 관리·감독했다”고 봤다. 타다 기사들은 근무시간을 준수해야 하고, 앱의 지시에 따라 이동해야 하며 호출을 거부할 수 없다. 휴게시간도 통제를 받는다. 승객이 매긴 별점에 따라 기사에 대한 재교육이나 계약 해지 여부가 갈린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실에 따르면 타다는 온라인 공유 문서를 활용해 용역업체를 통해 운전기사들에게 업무 지휘를 했다. 또 운전기사 채용 때 타다 관계자가 면접에 참관했고 파견업체에 지시해 잦은 휴식 등 업무 능력이 떨어져 보이는 운전자를 보고하도록 했다. 타다의 인력 운영은 업무 과정의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장소 지정과 구속 여부, 보수의 성격 등 ‘근로자성’ 판단 기준을 충족시킬 가능성이 크다. 고용부가 개인사업자 신분인 운전기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면 이러한 고용 형태는 위장도급으로 불법 파견에 해당된다. 민주노총은 “타다는 사각지대 노동을 활용해 사업 확장을 거듭하다 기소되자 세상은 변화하고 있고 우리는 점점 뒤처지고 있다고 훈계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박재욱 VCNC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법을 지키려면 기사 알선밖에 못하는데 고용을 회피하려고 불법 파견을 하는 업체로 오해를 받고 있다”며 “제도는 과거에 만들어졌지만 제도의 적용은 미래를 보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직 성과로 평가받는 인재만 강조하는 4차산업혁명위 권고안

    “주 52시간제는 개인의 일할 권리를 국가가 막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4차위)의 장병규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52시간제가 노동자의) 건강권과 기본권을 보호한다는 측면이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의도치 않게 혁신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이끄는 4차위는 이날 주 52시간제 개선 등을 포함한 ‘4차 산업혁명 대정부 권고안’을 발표했다.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해야 할 역할과 정책 방향을 담았다는 게 4차위의 설명이다. 하지만 “반(反)노동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권고안을 요약한 권고문에 따르면 4차위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로 ‘인재’를 거론하며 시간과 무관하게 성과를 내고 해고·이직을 반복적으로 겪는 존재로 정의했다. 전통적인 노동자와 구분되는 ‘인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글로벌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노동시간이 아닌 오직 성과만으로 평가받고 해고와 이직이 일상인 인재는 과연 누구를 위한 인재인가”라며 “4차위의 반노동적 권고를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4차위가 시급한 과제로 꼽은 ‘노동제도 개혁’도 논란이 됐다. 4차위는 “우리 노동제도는 여전히 2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물러 있다”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다양화되는 노동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혁신을 이끄는 인재를 포용하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플랫폼 노동자의 등장과 변화를 담아내지 못한다”며 “주 52시간제의 일률 적용 때문에 개별 기업, 노동자는 주도적·자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은 “주 52시간제의 ‘일률 적용’을 반대하는 내용의 권고는 기업의 이득에 복무할 것”이라며 “장시간 노동을 선택할 권리가 아니라 출퇴근 시간과 휴가를 노동자 자율로 보장하자고 요구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권고문에 ‘인재’가 아닌 현재 노동시장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에 대한 대책은 전혀 담기지 않았다. 기술 발전에 따라 사라져 갈 일자리에 대한 진단과 대책도 없고, 기술 발달로 인한 플랫폼 노동자 양산 등 불안정한 노동시장에 대한 언급도 없다. 권고안에는 취약계층의 증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규제 개선 등의 내용이 일부 포함됐지만 이를 요약한 권고문에는 아예 빠져 있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이 지난 1일 고용노동부의 정책연구를 통해 배달대행, 퀵서비스, 대리운전 등 플랫폼 노동자들의 실태를 파악한 결과 이들의 월수입은 165만 2000원이었다. 평균 313만 3000원에서 중개업체에 지출하는 수수료, 보험료, 프로그램비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손에 쥐는 돈이다. 또 하루 평균 근무시간(이동 시간 등 제외)은 9.7시간이었고, 한 달에 평균 24.5일을 일했다. 사고 등 위험 노동환경에 내몰린 플랫폼 노동자들의 산재보험 가입률은 15.2%에 그쳤다. 노동계는 4차위의 권고에 대해 이런 현장의 실태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4차위 위원으로 참여했던 황선자 한국노총 중앙연구원 부원장은 “노동법이 보호하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포함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4차위가 그리는 사회는 계획도, 주도권도, 통제권도 상실한 채 적자생존의 무한경쟁만이 통용되는 사회”라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소외받는 노동권 지켜라… 노동자 없는 ‘AI 유토피아’는 없다

    소외받는 노동권 지켜라… 노동자 없는 ‘AI 유토피아’는 없다

    “(정규직 고용 촉구 농성을 하는) 톨게이트 수납원이 없어지는 직업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 않느냐”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은 노동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작지 않은 충격을 줬다. 급격한 기술 발전에 따른 일자리 구조의 변화 그리고 이면에서 불안에 떠는 노동자를 현 정부의 정책결정자들이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로봇공학 등을 앞세운 4차 산업혁명은 농업, 제조업 분야에서 자동화 과정을 안착시켰고 이제 판매, 계산, 배달 등 서비스업까지 확산되고 있다. 로봇은 공장 조립라인을 넘어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카페 등 우리 일상에서도 목격된다. 하지만 기술 혁신에만 맹목적으로 열광해 그 뒤에 서 있는 사람을 보지 않는다면 자본만 배 불리고 인간은 소외돼 감당하지 못할 역효과가 불어닥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충북 청주의 LS산전 공장에서는 저압차단기와 개폐기(전기회로를 열었다 닫는 기기) 등 전압전력기기를 만든다. 이곳의 14개 생산라인에는 ‘스마트공장 체제’가 도입돼 있다.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무인화 시스템이 자동으로 생산공정을 진행한다. 무인 운반차가 부품과 완성 제품을 나르고, 로봇이 품질 검사를 한다. 제품 조립, 용접, 접착, 검품, 포장까지 사람 손길이 닿는 공정은 없다. 예전에는 라인당 10명 이상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2명만 있으면 된다. 이들은 상황판을 보면서 라인별 업무를 관리한다. 다만 기계가 노동자 대신 할 수 없는 업무도 많다. 이 회사 권도엽 과장은 “긴급 상황 대응 업무 등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며 “원래 생산라인에서 일했던 직원들은 업무 재조정을 통해 구조조정 없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고용은 줄이지 않는 업체도 있지만 국민들은 4차 산업혁명과 일자리 수가 역의 상관관계에 있다고 우려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2017년 20~50대 시민 104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4차 산업혁명으로 전체적인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항목에 응답자의 89.9%가 동의했다. 또 ‘4차 산업혁명으로 빈부 격차가 심해질 것’이라는 항목에는 85.3%가,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항목에는 76.5%가 뜻을 같이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4월에 내놓은 ‘2019년 노동의 미래’ 보고서에서 “앞으로 15~20년 사이 저숙련·저임금 노동을 중심으로 현재 일자리의 14%가 자동화로 대체될 것이며, 작업 단위로 따지면 기존의 32% 정도가 변화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오은주 서울연구원 연구위원은 “특별한 직종을 꼽기보다는 반복적으로 이뤄지는 패턴화된 업무라면 단순 노무직이나 고숙련 사무직 모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자리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틀린 얘기일 수 있다”고 말한다. 기술 발전에 따라 로봇 등이 대체할 직무가 늘어나겠지만 이 기술을 활용해 인간이 직접 해야 할 직무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실제 세계경제포럼(WEF)은 2018년 낸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2022년까지 기존 일자리 중 7500만개가 기계 등으로 대체되는 대신 1억 3300만개의 새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간의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난다는 전망이다. 다만 클라우스 슈바프 WEF 회장은 “기술에 따른 고용 증가를 기정사실로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노동자들을 위한 훈련과 교육에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정부와 기업 등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고용 문제를 어떤 관점으로 대비하느냐에 따라 기술 개발이 노동자에게 유토피아가 될지, 디스토피아가 될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전 탓에 정작 사람이 소외되는 부작용을 막으려면 노동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인간을 중심에 둔 혁신 틀을 짜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안국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은 “빠르게 변하는 산업구조에 적응하려면 직업능력을 키우기 위해 자신에게 투자해야 하는데 빈부 격차에 따라 능력의 불평등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국가가 나서서 직업능력 개발을 필수적으로 지원해 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장원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노동자에 대한 교육훈련을 보강하고, 실업급여 강화 등 사회안전망도 더 단단하고 촘촘하게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정부나 기업이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자칫 1차 산업혁명 때 노동자들이 분노하며 일으켰던 ‘러다이트 운동’(노동자들이 일자리를 빼앗는 직조기계 등을 파괴했던 운동) 같은 과격한 반대 움직임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사회적 혼란도 불가피해진다. 기술 격차에 따른 양극화, 직무 변화로 인해 달라지는 업무 방식이 노동법 등 우리 사회의 규범과 충돌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해외에서는 이미 혁신의 이름 앞에 소외받는 노동권을 지키기 위한 입법 등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지난 9월 차량 호출 서비스인 ‘우버’의 운전자 등 플랫폼 노동자(사용주와 근로계약하는 대신 스마트폰 등 플랫폼에 기대어 노무를 제공하는 배달·운전 등 노동자)를 포함한 특수고용 노동자들을 개인 사업자가 아닌 피고용인으로 분류하는 내용의 ‘AB5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 플랫폼 노동자들도 최저임금·실업보험·유급 육아휴직·초과근무수당과 같은 법적 보호를 받게 된다. 이웃 나라인 일본에서는 ‘우버이츠’ 배달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결성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기술 발전에 대응해 노동자를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OECD는 2019년 노동의 미래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실업부조 도입이나 관련 법 개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전’하는 중”이라며 “플랫폼 노동을 포함해 자영업과 임금근로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고용 형태로까지 노동법 적용 영역을 넓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노 “직접고용 통해 노동자 보호” 사 “안전은 도급 아닌 시스템 문제”

    “2022년까지 산업재해 사망사고를 절반으로 줄이겠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이다. 노동자들은 열광했다. 더는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누릴 거라는 기대였다. 그러나 안전한 일터는 아직도 요원하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과 위험의 외주화라는 구조에서 노동자들은 목숨을 걸고 일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이달 초 ‘세이프 코리아 리포트’ 긴급진단을 시작해 국내외 산업현장의 안전관리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28일 기획보도의 마지막으로 노사정과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좌담회를 마련했다. 산업안전의 현주소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제언이 쏟아졌다. 고재철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 안홍섭(한국건설안전학회장) 군산대 건축공학과 교수,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백대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조직처장 등이 참석했다. 오일만 서울신문 편집부국장이 사회를 맡았다.-우리나라 산업안전의 현주소는. 백대진 후진국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겉으로만 안전을 강조한다. 여전히 안전보다는 성과와 실적을 우선시한다. 2017년 산업재해현황 분석에 따르면 전체 산재에서 요양기간이 30일 이상인 중상해 사고 비율이 85%가 넘는다. 가벼운 사고는 산재 처리를 하지 않고 은폐된다는 뜻이다. 우리 사회의 산업안전 인식의 현주소다. 류기정 과거보다 재해율이나 사망자수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다만 산재가 주로 중소 영세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기업의 사망사고는 언론에서 크게 주목하지만 실제로는 50인 미만 기업에서 산재 사고의 80%가 발생하고 있다. 행정 서비스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산재 사망사고의 원인을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로 넘기는 위험의 외주화에서 찾는다. 백대진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사회적 문제가 됐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라는 원칙에 어긋나는 것이다. 위험한 업무를 비정규직을 통해 처리하는 것은 안전보건 관리의 근간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다. 이를 금지하는 꼼꼼한 규제가 필요하다. 노동자의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원·하청 구조를 깨뜨리고 직접고용을 확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류기정 위험의 외주화는 노동계가 설정한 프레임이다. 사고들을 보면 반드시 2인 1조로 해야 할 작업을 1명이 맡는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많다. 공정의 분업화와 전문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모든 도급을 금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안전관리는 도급의 여부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관리·감독할 권한은 주지 않는다. 원청에서 하청업체의 안전을 관리하다가 자칫 ‘불법파견’으로 판정이 나면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해야 한다. 원·하청의 책임 범위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홍섭 도급 자체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갖췄는지 확인을 깐깐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컨대 건설현장에서 비계(작업대) 설치는 안전을 담보하는 기본이기에 매우 위험한 작업이다. 이런 어려운 작업일수록 전문적인 역량을 갖춘 업체가 그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뜻이다. 원청이 도급을 줄 때 하청업체에 가격을 ‘후려치지’ 않고 제값을 지불했는지, 작업을 안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줬는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른바 ‘김용균법’이라고도 불리는 개정 산업안전보건법(산안법)이 내년 시행된다. 백대진 법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취지가 퇴색했다.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한다고 했지만 ‘경제 사정’을 고려한다면서 알맹이는 쏙 뺐다. 하위법령 개정안에서도 도급 금지 작업이 오히려 상위법보다 후퇴했다. 원청의 책임을 강화한다면서 건설기계 분야를 제외한 것도 반드시 되짚어 봐야 할 부분이다. 고재철 법 개정 절차가 김용균씨 사망사고로 급물살을 탔다. 산안법은 원칙적으로 사고의 책임을 사업주가 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사고 자체를 없앨 수는 없는 노릇이다. 생산 과정에 참여하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게 중요하다. 산업안전은 단순히 노동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우리 사회 모든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앞으로 이런 방향으로 더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류기정 과연 사업주만 처벌하는 것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시대가 변화하는 만큼 전반적인 법의 틀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이 없이 너무 급속하게 통과된 측면이 있다. 안홍섭 영국은 건설안전법을 따로 둔다. 그런데 한국의 산안법은 제조업과 건설업 등 모든 업종을 묶어서 관리한다. 제조공장과 건설현장은 속성이 전혀 다르다. 제조공장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산안법을 아무리 뜯어고쳐도 건설업에서는 실효성이 없는 이유다. 앞으로는 건설업의 속성을 담을 수 있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기업의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는 기업살인법 제정은 어떻게 보나. 백대진 영국에서 시행하고 있고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은 솜방망이에 가깝다. 기업이 안전에 신경 쓸 이유가 없는 것이다. 노동자를 소모품으로 취급하게 된다. 기업살인법을 도입해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이것이 예방으로 선순환되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류기정 또 다른 사회 문제를 발생시킬 것이다. 산안법은 이미 사업주를 처벌하기 위해 만들어진 규제다. 정부에서 특별감독을 나오면 수천 건의 지적사항이 나오고 수억원의 과태료를 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법원이 사업주에게 낮은 형량을 내리는 이유는 사업주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고는 재래형 사고를 포함해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위험한 행동)에서 발생한다. 고재철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은 사고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다. 자신이 죽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위험한 행동을 하는 노동자는 없다. 노동자의 불안전 행동을 줄이려면 그 행동이 왜 위험한지 이해를 시키는 것이 먼저다. 규칙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무의식적으로 불안전 행동을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기업에서도 일정한 비용을 들여야 한다. 산안법 규정에서 정한 2시간짜리 교육으로 의무를 다했다고 하는 것은 곤란하다. 기업살인법은 법이 사회에 전하는 메시지다. 안전은 생명이고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 기업살인법의 메시지는 근로자를 고용해서 죽거나 다치게 하려면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산재 사망자수를 실질적으로 줄이려면. 류기정 안전에 대한 경영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한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소중히 한다는 방침을 밝힌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양적인 수치에만 골몰하면 질적인 측면에서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문제를 놓칠 수 있다. 산업안전 분야에서 대기업은 이미 선진국 수준으로 진입했다. 문제는 중소 영세사업장이다. 이들이 따라올 수 있는 제도를 만들고 적절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산업안전은 노사가 대결하는 게 아니라 협력해야 하는 문제다. 안홍섭 이번 정부에서는 엄청난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확실하게 안전에 대한 문제를 각인시킨 것은 중요하다. 과거에는 각 부처에서 나눠서 했다면 이제는 관계부처가 협업하고 있다. 긍정적인 부분이다. 다만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려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건설현장을 단순하게 점검해서 바꾸는 방법은 비효율적이다. 다수의 이해당사자가 개입하는 산업현장의 실태를 정확히 반영하는 제도와 절차가 필요하다. 정리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청소년 고용 36%가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법 사각지대 ‘서러운 티슈노동자’

    청소년 고용 36%가 근로기준법 위반… 노동법 사각지대 ‘서러운 티슈노동자’

    계약서 안쓰거나 근로조건 미이행 48% 과태료 부과 거의 없어 ‘솜방망이’ 처벌‘티슈 노동자’란 한 번 쓰고 버린다는 뜻으로 노동관계법 사각지대에 놓인 10대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최근 서울신문 보도(2019년 4월 22일자)로 이들의 열악한 상황이 집중적으로 조명된 바 있다. 최근 5년간 청소년을 고용한 사업장 3곳 중 1곳에서 근로기준법을 위반했으며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로부터 제출받은 ‘청소년 근로권익 보호를 위한 관계기관 합동점검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2019년) 조사 대상 업소 2856곳 중 1029곳(36%)이 노동관계법을 위반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사업장에서 적발된 위반사항은 2149건에 달했다. 사업장 한 곳당 2건꼴로 법 위반 사항이 나온 것이다. 청소년 근로보호 합동점검은 고용부와 여가부, 경찰청 등이 협업해서 청소년 고용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방학 기간을 중심으로 연간 2회에 걸쳐 점검한다. 적발된 업소 중에서 청소년보호법을 위반한 것에 대해서는 여가부에서 각 자치단체에 시정조치할 것을 통보한다.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은 주무부처인 고용부에서 처리하고 있다. 위반 사유별로 보면 아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계약서에 명시된 근로조건을 지키지 않은 것이 1026건(48%)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사업주가 청소년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액 등 최저임금 내용을 알리지 않은 사례가 415건(19%),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아서 적발된 것도 298건(14%)이나 됐다. 임금을 지급하지 않거나(63건·3%), 연소자라는 증명을 비치해 놓지 않은 경우(30건·1%)도 있었다. 문제는 전체 적발 건수 가운데 실제 과태료 부과 등 처벌로 이어진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정부가 청소년 노동자의 권익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솜방망이 처벌만 반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적발 건수 중 2137건(99%)에 대해 시정조치 명령을 내렸다. 과태료 부과가 10건, 실제 사법처리는 2건에 불과했다. 신 의원은 “청소년 고용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위반 단속의 사각지대인 만큼 시정조치를 이행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현대중공업 노조, 분할 반대로 징계 당한 1415명 구제 신청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 법인분할 저지·무효화 투쟁 과정에서 징계당한 조합원 1415명을 구제해달라며 24일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징계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서를 냈다. 이들은 지난 5월 31일 법인분할 주주총회 전후로 사측 관리자나 파업 미참여 조합원을 폭행해 해고된 4명과 생산 방해 등으로 정직된 24명을 포함해 파업에 상습 참여한 조합원이다. 노조는 “회사는 법인분할 반대 파업이 부당하다고 보지만 노동 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면 정당할 수 있다”며 “절차상 다소 미비한 점이 있더라도 파업 정당성이 상실되지 않는다는 다수 노동법 학자 견해와 판례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파업 중에 일반 조합원을 대규모 징계한 것 자체가 부당노동행위다”며 “노동위원회는 노동 탄압과 부당노동행위를 분명히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사규에 따라 인사위원회에서 엄정하게 징계 절차를 거쳤다”며 “기물파손, 절도, 폭력 등 불법 행위 당사자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물을 방침이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지역 격차 크면 국가 유지 구심력도 흔들… 獨 균형발전 위해 행정기관 분산”

    오랫동안 독일에서 교편을 잡았던 송두율(75) 전 독일 뮌스터대 교수는 한국과 독일의 역사적 경험, 중심·변경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재정분권과 균형발전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바람직한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해 “변증법적 관계가 되어야 한다”며 원효대사가 말했던 ‘역동역이’(亦同亦異)를 방향으로 제시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역사적 경로가 다르다. “독일은 수백년간 분열 상태였고 프랑스는 중앙집권체제를 갖췄다. 프랑스는 오랫동안 파리가 단일 중심으로 자리잡다 보니 ‘프랑스는 파리 빼고는 모두 풀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독일은 프러시아, 작센, 바바리아 등 다양한 중심이 수백년간 자리잡았다. 통일 이후에도 프로이센이 절대권을 갖진 못했다. 나치 집권기 중앙집권화 경험은 분권과 견제, 균형을 제도화하는 반면교사가 됐다. 그런 것들이 독일이 전체와 부분이 나름대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 -독일은 균형발전을 위해 행정기관을 분산시킨 경험도 인상적이다. “독일은 중심을 일부러 분산시켰다. 중앙은행은 프랑크푸르트에 있다. 연방대법원은 남서부 카를스루에, 연방재정법원은 뮌헨, 연방사회법원은 카셀, 연방행정법원과 연방노동법원은 옛 동독지역인 라이프치히와 에르푸르트에 있다. 특히 카를스루에는 인구 30만, 에르푸르트와 카셀은 인구 20만 규모 소도시다. 통일 이후 수도를 베를린으로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독일이라고 논쟁이 없었던 게 아니다. 유럽에서 베를린이 갖는 위상과 상징성뿐 아니라 동독 지역에 대한 국토 균형발전, 그리고 중부유럽도 시야에 넣는 의미도 고려해 정부가 결단을 내린 것이다.” -한국은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서울 집중이 심하다. “한국은 모든 게 서울로 통한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이 괜히 나왔겠느냐. 과거 독재정부는 지방자치도 없었다. 군수까지 다 정부가 임명하니 통제하기 얼마나 좋았겠느냐. 중심이 하나뿐이면 그걸 차지하는 경쟁이 승자독식 구조가 된다. 갈등이 격해질 수밖에 없다. 단일한 중심이 오히려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킨다. 균형 잡힌 다양성을 인정하고 추구해야 한다. 그걸 위한 재정과 권력 등 물질적 기반도 있어야 한다. 남북통일 역시 ‘누가 단일한 중심을 차지하느냐’는 문제가 된다면 서로에게 불행이다. 통일은 다양성을 가진 하나를 만드는 과정이어야 한다.” -역사의 아이러니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과거에는 중앙집권화가 선진국가였는데 이제는 오히려 반대가 됐다. 균형발전이 깨지면 국가를 유지하는 구심력이 약해진다. 카탈루냐는 고유한 언어와 역사를 가진 데다 경제력 격차도 크니까 스페인에서 독립하려고 한다. 유고슬라비아는 경제가 가장 발달했던 슬로베니아가 가장 먼저 분리독립했고 결국 내전까지 이어졌다. 영국 브렉시트도 지역 간 격차 문제가 배경이다. 중앙과 지방 관계는 변증법적인 관계가 되어야 한다. 다르기도 하고 같기도 하다. 금강삼매경에서 원효가 말한 ‘역동역이’가 바로 그것이다.” 글 사진 베를린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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