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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달 플랫폼-라이더 ‘상생’… 배민·요기요 종사자들, 근로자로 인정받다

    배달 플랫폼-라이더 ‘상생’… 배민·요기요 종사자들, 근로자로 인정받다

    배달 플랫폼 기업과 노동자가 첫 사회적 대화 합의를 도출했다. 기업은 배달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고, 플랫폼 노동의 특성상 노동법으로 보호하지 못하는 부분은 상생 협약으로 보호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플랫폼 노동 대안 마련을 위한 사회적 대화 포럼’은 6일 서울 중구 YWCA회관에서 1기 ‘배달 서비스’ 관련 협약식을 열고 합의문을 발표했다. 포럼은 지난 4월 출범해 6개월간 5차례 전체 회의 등을 거쳐 이날 최종 합의문을 의결했다. 이 포럼에는 위원장인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를 비롯해 공익위원인 권현지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박은정 인제대 공공인재학부 교수 등과 협약 당사자들이 참여했다. 합의문은 총 6개 부문으로 구성됐다. 배달 서비스의 정의와 플랫폼 노동, 노동조합의 정의 등이 규정된 총칙을 비롯해 ▲공정한 계약 ▲작업조건과 보상 ▲안전과 보건 ▲정보보호와 소통 등으로 세분화해 규정했다. 후속 과제로 노사 상설협의기구 운영과 배달 종사자의 노동조합 참여를 보장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플랫폼 배달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한다는 부분이다. 플랫폼 배달 종사자는 ‘특수고용직’으로 현행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러나 협약에 참여하는 기업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스파이더크래프트는 배달 종사자를 노동자로 인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도 결성할 수 있고 단체교섭도 가능해졌다.기업이 배달 종사자에게 업무를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배분해야 하며, 경력·운송수단·지역 등 차이에 따라 업무를 다르게 제시하면 관련 기준을 종사자에게 알려야 한다는 내용도 눈에 띈다.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대표는 “민간에서 노사가 자발적으로 플랫폼 노동에 대한 협약을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종합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을 어떻게 같이 해결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재계 “노동법도 신산업 구조에 맞춰야” 반색… 노동계 “박근혜 反노동정책 답습” 강력 반발

    재계 “노동법도 신산업 구조에 맞춰야” 반색… 노동계 “박근혜 反노동정책 답습” 강력 반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5일 공정경제 3법과 함께 노동 관련법 개정도 논의해야 한다고 밝힌 것에 대해 재계는 “과거 제조업 시대 만들어진 낡은 노동법의 틀을 4차산업 등 신산업 구조 재편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뜯어고쳐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잦은 노사 갈등과 파업 장기화에 따른 우리나라 기업들의 피해가 경쟁국에 비해 큰 만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획일적으로 적용되는 근로시간을 업무 특성에 따라 필요할 때 몰아 쓰거나 나눠 쓸 수 있도록 노동시간이나 직무 유연성을 조율하는 식으로 변화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도 “노동법이 성역처럼 여겨졌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충분한 의미가 있다”면서 “신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 구조 재편을 위해 노동 관계법 정비도 필요하다는 정치권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도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를 만나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면서 노동법 개정 문제를 언급했고, 김 위원장은 “상식을 넘지 않는 선에서 조정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동계는 박근혜 정부 시절의 노동유연화 등 반(反)노동 정책을 답습하는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한국노총은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보수 야당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이 애먼 노동법으로 옮겨붙지 않기를 바란다”며 “쉬운 해고와 임금 삭감을 개혁이라고 불렀던 ‘도로 박근혜 정당’에 다름 아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발표 등을 인용한 것을 두고도 “OECD 발표는 각국 사장(CEO)을 대상으로 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신뢰도가 높은 세계은행의 기업 환경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 가운데 상위 순번”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한상진 대변인도 “공정경제 3법이 통과될 때부터 야당에서 노동법 개악을 들고나와 재계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며 “국제적으로도 한국은 노동권 지수가 가장 낮은 국가이고, 지금도 충분히 기업과 자본이 법과 제도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구조”라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김종인 “성역화된 노동법도 고치자” 제안… 재계·보수층 달래기

    김종인 “성역화된 노동법도 고치자” 제안… 재계·보수층 달래기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공정경제 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개정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노동 유연성 강화를 위한 노동 관련법도 함께 개정하자고 5일 제안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우리나라 경제·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공정경제 3법뿐 아니라 노동법·노사관계법도 함께 개정할 것을 정부에 건의한다”고 말했다. 그는 “OECD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141개국 가운데 102번째이고,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의 유연성은 84번째에 위치해 매우 후진적”이라면서 “유일하게 변하지 않는 성역처럼 돼 있는 노동법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4차산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노동개혁은 대기업 노조를 약화시키고 해고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 기업의 고용 유연성을 강화해 주는 것으로, 국민의힘은 조만간 당 차원의 노동개혁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회고록에서도 “만악의 근원이 기업 노조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공정경제 3법과 노동법·노사관계법 개정을 연계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향후 여당과의 주요 협상 카드로 쓰일 전망이다. 공정경제 3법에 반발하는 재계와 보수층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내놓을 노동법·노사관계법 개정안은 정부와 여당이 노동권 강화를 위해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 동의를 추진하는 상황과 맞물려 파열음을 일으킬 전망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법 개정안은 ILO 핵심협약에 담긴 국제노동 기준을 반영한 것으로, 노조법 개정안의 경우 실업자와 해고자의 노조 가입 허용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노동개혁과 ‘공정경제 3법’의 연계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노동 관계법 개정은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 “김 위원장이 (공정 3법과 노동 관계법을) 연계시키는 게 아니라 분리한다고 말했는데 그게 포인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도 “연계한다고 하는 순간 (공정경제 3법을) 안 하겠다는 말과 같아진다”고 했다. 한편 이낙연 대표는 6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찾아 대기업 사장단과 만나 공정경제 3법에 대한 의견을 듣는다.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장동현 SK 사장, 황현식 LG 유플러스 사장, 오성엽 롯데지주 사장, 김창범 한화솔루션 부회장 등이 참석한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이재명 “김종인 결단 응원…‘공정경제 3법’ 조속히 도입돼야”

    이재명 “김종인 결단 응원…‘공정경제 3법’ 조속히 도입돼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공정경제 3법’에 찬성 의견을 밝힌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쉽지 않은 결단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이 지사는 5일 페이스북에 올린 ‘정치는 신뢰이고 경제는 공정입니다’라는 글에서 “공정경제 3법은 기업경쟁력 강화와 건전한 시장경제질서를 위해 필요한 입법이고 그래서 조속히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민주 정부라는 호조건을 모두 갖춘 한국경제가 추세적이고 체계적 침체에 놓인 것은 양극화와 격차 그리고 뿌리 깊은 불공정으로 시장질서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주된 역할은 경제주체들이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고 기여한 만큼의 성과를 취득하는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기업가 정신 발휘를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공정경제 3법은 재벌 소속 기업들의 자율성과 투명성을 보장해 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기업에는 필요하지만, 극소 지분으로 기업을 장악하고 기업에 손실을 입히는 대가로 부당이익을 취하는 재벌 가문이나 대기업 오너 일가에게는 불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이 과거 국리민복보다 당리당략을 앞세운 부실한 국정운영으로 부자재벌 정당, 부패정치 세력이라는 오명을 쓰고 국민심판을 받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국가가 발전하고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려면, 불합리한 발목잡기나 국민이 동의하기 어려운 억지 주장을 벗어나 모든 정당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누가 더 국리민복에 부합하는 진정한 대리인인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을 향해 “단순한 찬성에서 한발 더 나아가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입법 추진으로 국민 신뢰 회복의 기회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앞서 김 위원장은 여의도 새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공정경제 3법’에 더해 노동관계법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발표에 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141개국 중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의 유연성은 84번째”라며 “모두 후진국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의 여러 현상이 변화해야 하는데, 한가지 성역처럼 돼 있는 게 우리나라의 노동법 관계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는 4차산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면서 “공정 3법은 그것대로 하는 것이고, 노동법은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노사관계, 후진국 수준”...김종인, 공정경제 3법·노동법 개정 제안

    “노사관계, 후진국 수준”...김종인, 공정경제 3법·노동법 개정 제안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여당이 입법을 추진하는 ‘공정경제 3법’에 더해 노동관계법도 개정하자고 제안했다. 5일 김 위원장은 여의도 새 당사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코로나 사태 이후 경제·사회 전 분야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발표에 보면 우리나라 고용률은 141개국 중 102번째, 노사관계는 130번째, 임금의 유연성은 84번째”라며 “모두 후진국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사태 이후 사회의 여러 현상이 변화해야 하는데, 한가지 성역처럼 돼 있는 게 우리나라의 노동법 관계”라며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는 4차산업 전환 과정에서 엄청난 마찰이 예상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공정 3법은 그것대로 하는 것이고, 노동법은 따로 개정을 시도하자는 것”이라며 두 사안을 연계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코로나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자영업자와 여기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대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아무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가 1차 재난지원금을 전국민에게 100만원씩 줬고, 이번에 2차 지원금을 준다고 얘기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정부 예상처럼 짧은 기간에 끝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들의 생존과 생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사전에 제시해달라”고 촉구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반세기 지나도 여전한 ‘전태일’들… 비정규직 절반 “근로기준법 안 지켜져”

    반세기 지나도 여전한 ‘전태일’들… 비정규직 절반 “근로기준법 안 지켜져”

    1970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노동자 전태일이 스러진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한국 노동자들은 여전히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인식 격차가 컸다. 4일 직장갑질119는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한 근로기준법 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39.9%)이 ‘현재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봤다. 이 중 비정규직은 절반에 가까운 47.8%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정규직(34.7%)보다 13.1% 포인트 높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47.6%)나 20대(45.1%), 비사무직(45.0%) 노동자들도 절반 정도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휴가’(51.0%), ‘임금, 연장·야간·휴일수당, 퇴직금 등 체불’(48.0%) 등이었다. 근로계약서를 쓰고 계약직으로 일했는데 임원이 “당장 그만두라”고 한 뒤 부당해고를 당하거나, 미용실에서 주 60시간씩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했지만 계약서상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임금체불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 등이다. 근로기준법 내용을 안다는 응답은 61.1%, 학교나 직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워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31.4%에 그쳤다. 직장갑질119는 “21세기 ‘시다’인 비정규직에게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근로감독청 설치 등 노동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반세기 지나도 여전한 ‘전태일’들… 비정규직 절반 “근로기준법 안 지켜져”

    1970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서울 청계천 평화시장에서 노동자 전태일이 스러진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한국 노동자들은 여전히 이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인식 격차가 컸다. 4일 직장갑질119는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전국 만 19∼55세 직장인 1000명을 상대로 한 근로기준법 등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4명(39.9%)이 ‘현재 근로기준법이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봤다. 이 중 비정규직은 절반에 가까운 47.8%가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정규직(34.7%)보다 13.1% 포인트 높았다.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47.6%)나 20대(45.1%), 비사무직(45.0%) 노동자들도 절반 정도가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터에서 가장 지켜지지 않는 근로기준법은 ‘노동시간·휴가’(51.0%), ‘임금, 연장·야간·휴일수당, 퇴직금 등 체불’(48.0%) 등이었다. 근로계약서를 쓰고 계약직으로 일했는데 임원이 “당장 그만두라”고 한 뒤 부당해고를 당하거나, 미용실에서 주 60시간씩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일했지만 계약서상 프리랜서이기 때문에 임금체불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 등이다. 근로기준법 내용을 안다는 응답은 61.1%, 학교나 직장에서 근로기준법을 배워 본 적이 있다는 답변은 31.4%에 그쳤다. 직장갑질119는 “21세기 ‘시다’인 비정규직에게 근로기준법 적용을 확대해야 한다”며 “근로감독청 설치 등 노동법의 실효성을 높이고, 특수고용·프리랜서 노동자들의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농협·새마을금고 등 중소 금융사 공짜노동 만연

    휴일·연장근로수당 안 줘 41억 체불비정규직엔 교통·식비 안 주고 차별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중소 금융기관에 이른바 ‘공짜 노동’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새마을금고, 농협, 수협, 신협 150곳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한 결과 146개 기관에서 모두 591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이 적발됐다고 28일 밝혔다. 영업 시간 전후 업무 준비나 마감을 위해 정해진 근무시간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연장·휴일근로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사례가 195건으로 특히 많았다. 이렇게 쌓인 체불 임금이 무려 41억여원이다. 농협의 한 사업장은 근로자들이 영업 준비를 위해 30분 일찍 출근하고 있는데도 이에 해당하는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체불 규모가 4억 1000여만원에 달했다. 비정규직 차별은 중소 금융기관도 예외가 아니었다. 신협의 한 기관은 정규직에게 지급하는 식비, 통신비, 교통비를 기간제 근로자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아 540여만원을 체불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고용부가 중소 금융기관 30곳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최근 6개월 동안 한 차례 이상 괴롭힘을 당했다’는 응답률이 50% 이상인 곳이 11곳이나 됐다. 노동관계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행정지시와 과태료 부과 등의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다. 고용부는 “중소 금융기관에서 기초 노동질서 위반이 만연한 것은 인사노무 관리에 대한 사업주의 관심이 부족하고 업무 담당자 또한 노동관계법에 대한 이해도가 낮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근로감독은 최근 3년 동안 노동법 위반 신고가 고용부에 접수되는 등 인사·노무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분류된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택근무 기업 2곳 중 1곳 “코로나 끝나도 지속”

    재택근무 기업 2곳 중 1곳 “코로나 끝나도 지속”

    코로나19 장기화로 현재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기업 2곳 중 1곳은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지속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뉴노멀’ 시대에 재택근무가 상시적 근무 방식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고용노동부가 24일 밝힌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25.6%가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전사적으로 재택근무를 활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26.2%는 일부 근로자에 한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조사는 지난 7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5인 이상 사업장 인사 담당자 400명과 근로자 878명 등 모두 1278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코로나19로 현재 재택근무를 도입한 사업장은 48.8%로 절반에 육박한다. 다만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46.7%)보다는 특정 직무나 근로자에 한해 허용(53.3%)한 사례가 더 많았다. 재택근무를 시행하지 않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45.9%가 인사노무관리의 어려움을 들었다. 이어 사업주 또는 경영진의 반대(35.1%), 인프라 구축 등 비용 부담(34.2%) 등을 호소했다. 하지만 일단 재택근무를 시행한 기업과 근로자의 만족도는 높았다. 재택근무로 업무 효율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66.7%에 달했고 근로자 만족도는 91.3%로 매우 높았다.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해 기업이 취해야 할 조치로는 복수 응답으로 64.2%가 자유로운 제도 활용 분위기 조성, 47.3%가 정보기술(IT) 인프라 구축 및 개선 등을 꼽았다. 또 정부가 취할 정책으로 48.9%가 노동법 가이드라인 마련, 44.2%는 인프라 구축 등 비용 지원, 41.3%는 사회적 분위기 확산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재계 “악의적 소송 남발… 기업활동 위축” 강력 반발

    재계 “악의적 소송 남발… 기업활동 위축” 강력 반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2일 여야 대표를 만나 ‘공정경제 3법’ 추진에 대한 재계의 우려를 전한 지 하루 만에 정부가 또 다른 기업 규제인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겠다고 밝히자 재계는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비롯한 공정경제 3법과 노동법 개정안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서 기업을 옥죄는 추가 규제가 나오면 경영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경상 대한상공회의소 경제조사본부장은 23일 “정부가 코로나 위기로 어려운 상황에서 기업 부담을 늘리는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것”이라며 “특히 집단소송제 확대뿐 아니라 소송 전 증거 조사까지 할 수 있는 증거개시제까지 도입해 기업 불안감을 조성하고 잦은 소송으로 인한 폐해가 발생할 수 있도록 조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집단소송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피해자에 대한 효율적 구제수단이 아니라 기업에 대한 ‘합법적 협박’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추가 규제법안 도입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집단 소송이나 징벌적 손해배상은 영국이나 미국처럼 민사 구제를 원칙으로 하는 국가에 맞는 것이지 우리 법체계와는 맞지 않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영미권은 기업 잘못에 대해 정부 개입을 최소화하는 대신 민사소송을 통해 해결하는데,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정부 중심으로 과징금 부과 등 행정 처분이나 형사 처벌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영미식 제도를 도입하면 기업의 부담과 제재가 너무 커진다는 것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권수정 서울시의원, 직장맘지원센터 토론회 참석

    권수정 서울시의원, 직장맘지원센터 토론회 참석

    서울시 서남권직장맘지원센터는 ‘직장맘의 직장 내 고충 상담분석 및 직장맘지원센터 발전방안 모색 연구용역 결과보고 및 토론회’(이하 ‘토론회’)를 주관하며 고충상담을 분석하고 실질적인 지원대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권수정 의원(정의당, 비례대표)은 지난 18일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토론자로 참석하며 코로나19로 인한 직장맘 고용위기의 현실과 직장맘지원센터의 중요성 등을 언급했다. 권 의원은 “직장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아이들이 등교 및 등원을 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사용해야 하는 가족돌봄휴가, 유연근무제도 등이 인사 상 불이익으로 이어지는 현실”이라고 이야기하며 “직장맘지원센터의 여성노동자 고용중단 예방을 위한 사업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직장맘이 실제 겪는 고충은 모성, 돌봄 등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여성의 생애 주기에 따른 연속성이 있음을 제시하고 “실효성 있는 상담은 노동법뿐만 아니라 모성보호와 일·가정 양립에 대한 전문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라고 말하며 “센터는 일회성 상담에 그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상담이 이어질 수 있도록 서울시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권 의원은 “직장맘에게 직장맘지원센터는 선원에게 어두운 바다의 등대와 같은 존재”라고 중요성을 강조하며 “경력이 단절된 여성의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경력단절 예방을 위한 지원이 강화될 수 있도록 의정 활동을 펼치겠다”라고 말하며 토론을 마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배달대행업은 봉건적 자본주의가 낳은 한국형 플랫폼”

    “배달대행업은 봉건적 자본주의가 낳은 한국형 플랫폼”

    ‘배달의민족’은 그야말로 국민 앱이다. 이 앱을 설치한 건수는 5400만건, 앱을 통한 주문은 월 5000만건에 달한다. 앱에 음식 주문을 넣으면 ‘배민라이더스’, ‘요기요 플러스’, ‘부릉’, ‘바로고’, ‘생각대로’ 등 배달 대행 플랫폼에 가입한 배달 노동자가 식당에서 음식을 받아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전 세계 배달 플랫폼은 양자 또는 손님, 음식점, 노동자를 3자 중계한다. 그러나 한국은 중간에 배달 대행 플랫폼이 껴 손님, 음식점, 배달 대행사, 노동자의 4자 중개를 하는 독특한 구조다. ‘배달의민족은 배달하지 않는다´(책·빨간소금)를 최근 출간한 라이더 유니온 박정훈 위원장은 이를 두고 “봉건적 자본주의가 낳은 한국형 플랫폼”이라고 규정한다. 그는 맥도날드에서 일하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태에 관해 쓴 ‘이것은 왜 직업이 아니란 말인가’(빨간소금)를 지난해 1월 출간했다. 지난해부터는 퇴근 뒤 배달 일에 직접 뛰어들어 겪은 일들을 토대로 이번 책을 썼다.그는 배달 노동자가 비정규직이나 알바라는 이름표 대신 ‘플랫폼 노동자’라는 이름을 달고 그보다 못한 대접을 받는다고 강조한다. 배달 노동자는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는다. 오토바이와 안전장비도 자신이 사야 하고, 주유비도 지원받지 못한다. 연차는커녕 주휴, 연장, 야간, 공휴일 수당도 없다. 노동시간 제한은 언감생심이다. 건강검진은 꿈도 못 꾸고 퇴직금도 받질 못한다. 4대 보험 가운데 산재만 가능하고 보험료도 사업주와 반반씩 낸다. 그런데 사고가 나면 일단은 고스란히 책임을 떠안는다. “배달 대행업체가 배달원들을 ‘고용’한다고 하지만, 채용 정보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지 않고 직원에게 주어야 할 것들을 지원하지도 않습니다. 문제가 생기면 그 순간 선을 긋는 거죠. 그때부터 그 문제는 그대로 배달 노동자들의 몫이 되는 겁니다.” 그는 여기서 “배달 노동자에 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낮고, 철저히 계급화한 구조”라면서 봉건적 자본주의라고 지적했다. 이런 불합리한 구조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라이더 노동안전 보장법’이라고 주장한다. 지난해 5월 1일 라이더 유니온을 출범해 배달 노동자도 산업재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린 활동의 연장선이다. “산재 처리 정비, 이륜차 시스템 정비와 등록제 도입 등 배달 노동자들을 위한 ‘라이더 노동안전 보장법’을 21대 국회에서 입법화할 수 있도록 움직이겠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남운선 경기도의원, 고양지역 상인회장 화상회의 진행

    남운선 경기도의원, 고양지역 상인회장 화상회의 진행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남운선 의원(더불어민주당·고양1)은 지난 11일 경기도 집행부와 고양지역 상인회장들과 ‘지역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듣다’를 주제로 화상회의를 가졌다. 남운선 의원이 지역상인회장들과 화상회의를 가진 것은 지난달 26일에 있었던 ‘구독경제’ 관련 회의에 이어 두 번째로, 이번 회의에는 경기도 시장상권진흥원 이홍우 원장, 경기도 골목경제정책팀 윤현옥 팀장 등이 참석하여 의견의 중지를 모았다. 이날 논의된 사항은 소상공인의 임대료 부담, 과도한 배달수수료 문제, 코로나로 인한 종업원의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고용문제, 구독경제 지원 및 공동체 활성화에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시장상권진흥원의 이홍우 원장은 이에 대해 정부에서 진행 중인 착한 임대사업, 자영업자에 대한 노동법 교실, 현재 파주·오산·화성의 공공배달앱 가맹점 사전신청 접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닌 상황이기에 한마음으로 이 고통의 시간을 이겨내자고 제안했다. 남 의원은 “일정액을 내면 사용자가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공급자가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신개념 유통 서비스인 구독경제가 앞으로 더욱 활성화 될 것”이라며 “어쩌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구독경제가 한 발짝 더 가까이 우리 곁에 다가왔음을 느끼며,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고·휴직 아픔… 강동 노동권익센터와 함께 나눠요

    해고·휴직 아픔… 강동 노동권익센터와 함께 나눠요

    지난해 6월 문을 연 서울 강동구 노동권익센터는 올해 코로나19로 더욱 바빠졌다. 지난 7월 신규 실업자 60만명을 넘어서며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구직단념자가 전년 대비 5만 5000명이 증가하는 등 경제 위기가 심각해지면서 해고나 휴직 등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를 돕고 있다. 6일 강동구에 따르면 노동권익센터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비정규직 등 노동취약계층, 소상공인, 중소기업을 돕고 있다. 전국 최초로 구에서 직영하는 노동권익센터는 노동, 인권, 일자리,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종합행정기관이다. 상근 변호사, 노무사, 심리 치료사 등 전담 공무원 26명이 근무하며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일터에서 겪는 다양한 노동문제를 상담하고 지원한다. 일자리를 연계해주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업무도 도맡아 한다. 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경영난이 심각해지면서 휴직권고, 임금체불, 부당해고 등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이 센터를 더 많이 찾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노무 560건, 법률 33건 등 총 593건을 상담했다. 지난해보다 180%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19 관련 상담은 61건을 차지했다. 특히 코로나19 경영난으로 인한 일방적인 임금 삭감, 해고에 따른 구제신청, 휴직권고 시 퇴직금 산정 방법에 대한 문의가 많았다.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을 받았는데도 직장에 나오지 못하게 할 때 취할 방법을 묻는 주민도 있었다. 상담뿐만 아니라 일터에서 겪는 스트레스,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마음건강검진과 심리 상담도 총 56건 진행했다. 노무·법률상담 및 심리상담은 센터로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전화나 온라인으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도 서울시 특수고용·프리랜서 지원, 자영업자 생존자금 지원 등 각종 긴급지원 제도를 안내하고 신청도 받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지던 지난 3월에는 연차휴가, 산재보장, 임금 등 노동자들이 자주 문의하는 노동법 쟁점을 정리해 ‘코로나19 관련 노동법 Q&A 리플릿’을 제작해 배부했다. 강동구청 팟캐스트에 노동권익센터에서 근무하는 변호사와 노무사가 출연해 노동 관련 정보도 전달했다. 이정훈 강동구청장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제 위기로 어려움에 직면한 노동자·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을 지원하고, 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강동구 노동권익센터가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본지 젠더연구소 ‘성별 임금격차 해소방안’ 토론회

    본지 젠더연구소 ‘성별 임금격차 해소방안’ 토론회

    여성가족부와 서울신문 젠더연구소·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이 ‘양성평등 임금의 날’ 법정기념일 제정을 계기로 공동 주최한 ‘성별 임금격차 해소 방안’ 토론회가 3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김혜진(왼쪽 세 번째) 세종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전기택(맨 왼쪽부터) 여정연 여성노동연구센터장이 ‘공공기관 성별 임금격차 현황 및 정책 과제’에 대해 발표를 하고 있다. 국미애 서울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 신영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미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가 전 센터장의 발표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다. 여성가족부 제공
  • 작년 공공기관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80만원 벌었다

    작년 공공기관 남성이 100만원 벌 때 여성은 80만원 벌었다

    지난해 공공기관 362곳의 성별 임금 격차는 19.9%로 나타났다. 남성이 1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80만 1000원을 번다는 뜻이다. 민간 부문을 포함한 지난해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서 1인 이상 기업에 종사하는 정규직 근로자의 성별임금격차인 30.1%에 비해서는 낮지만 격차는 여전히 크다. 심지어 격차가 47.9%나 나는 기관도 있었다. 공공기관의 성별임금격차는 2017년(21.1%) 이후 2018년(20.4%), 2019년(19.9%)까지 조금씩 줄고는 있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여성가족부는 2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2020년 1분기 정시보고서를 등록한 공공기관의 성별 임금 관련 정보를 전수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해까지 일반 정규직이 없었던 1곳을 제외한 공공기관 362곳의 성별임금격차, 성별근속연수격차,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을 산출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임금 격차 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는 양성평등주간 중 하루를 ‘양성평등 임금의 날’로 지정하고 같은 날 성별 임금 통계를 공표하도록 한 양성평등기본법 제38조 제3항이 지난 5월 신설되면서 오는 11월 법 시행을 앞두고 이뤄졌다. 여가부는 매년 이 같은 통계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사 결과 정부법무공단이 47.9%로 전체 공공기관 중 성별임금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주)한국건설관리공사(42.4%), 주식회사 에스알(42.3%), 한국전기연구원(40.2%)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의 평균 임금이 남성보다 더 많은 기관은 재단법인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 한국건강가정진흥원,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등 8곳이었다. 분석 결과를 살펴보면 남녀의 근속연수 차이와 상위 직급에서의 여성 비율이 성별임금격차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임금격차가 작은 15개 기관의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근속연수가 길었지만 성별임금격차가 큰 15개 기관의 경우 그 반대 경향을 보였다. 조사를 진행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여정연)의 전기택 여성노동연구센터장은 “남녀가 같이 직장에 들어가도 얼마나 오랫동안 버티느냐에 따라 임금 차이가 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근속연수격차를 줄여 여성이 고위직으로 갈 수 있는 디딤돌을 만들고 그 직급에서 여성들이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여정연 여성노동연구센터는 또 유연근무제와 일·생활균형지원제도가 성별임금격차와 성별근속격차를 개선하는 데 직간접적인 효과가 검증됐다는 분석 결과도 내놓았다. 최미진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대표는 “성별임금격차는 여성의 경력 단절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채용, 승진, 배치 전반의 성차별이 응집된 결과물”이라면서 “여성들의 경력 단절을 완화할 수 있는 조치 이외에 고용상 성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법률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노동위원회에 고용상 성차별 시정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업별로 보면 기관 수가 5개 미만인 산업을 제외할 경우 ‘금융 및 보험업’(27개)의 성별임금격차가 26.0%로 가장 컸다.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33.4%)이 전체 기관 평균(34.3%)과 유사한 수준이지만 하위 직급에 여성이 다수 분포하는 까닭에 임금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여성 일반정규직 비율이 64.2%로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4개)의 성별임금격차 역시 20.2%로 전체 평균(19.9%)보다 크게 나타났다. 그 가운데 병원(18개)의 성별임금격차가 21.9%로 큰 편인데 이는 여성은 간호직 등의 비중이 높은 반면 남성은 교수를 포함한 의사직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전 센터장은 “코로나19 방역의 최전선인 병원에서 돌봄과 관련한 활동은 여성과 남성이 같이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도 성별임금격차가 나타난다”면서 “여성들이 담당하고 있는 돌봄 노동의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고 임금 체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별임금격차는 오랫동안 개선되지 않는 문제 중 하나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WEF)은 세계 153개국의 성별 격차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경제 분야의 성별 격차가 해소되려면 무려 257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성별임금격차 ‘부동의 1위’라는 불명예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성별임금격차를 OECD 평균(13.0%)으로 낮추기 위해 2017년에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서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정보의 공개 범위와 공개 방식 등 쟁점이 많아 논의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중앙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서울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도입하면서 주목받았다. 산하 23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중 2018년 문을 연 서울기술연구원을 제외한 22곳의 성별에 따른 직급·직종·근속연수별 임금 격차 정보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서울시의 발표 자료를 보면 우선 공공기관에도 성별임금격차가 존재하며 그 차이가 작지 않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서울시에 이어 강원도 등 다른 지방 정부에서도 성별임금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데 민간 기업도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사회적 운동의 형태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여가부와 서울시가 성별임금격차를 공시한 것은 실상을 확인한 것에 1차적 의미가 있다. ‘남녀 간 임금 격차가 있다’는 것을 정확한 수치로 인식하는 것이야말로 성별임금격차 해소의 출발점이다. 하지만 차이를 단순히 공표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되며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는 “해외에서는 임금 분석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개선 계획 보고서도 함께 제출하는 곳도 있는데 각 기관이나 기업이 목표 수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벌금을 내는 조항을 두기도 한다”면서 “임금 공시 제도를 법제화해 제대로 실천한 기업에 세금을 감면해 주거나 포상을 주고 그렇지 못한 기업에 벌칙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대표 역시 “고용상 성차별이 명백한 위법 행위이며 성별임금격차는 당연한 현실이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면서 “고용노동부와 여가부 등 정책 당국에서 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독려하는 수준을 넘어 법 위반 사항에 대해 적극적인 감독 행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가부는 이번 조사 결과 발표를 계기로 3일 오후 서울신문 젠더연구소, 여정연과 공동으로 ‘성별 임금격차 해소방안’ 토론회를 열고 남녀 간 임금 격차 실태와 향후 정책 과제를 논의한다. 성별임금격차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국민적 공감대를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난해 ‘성평등 임금공시제’를 도입한 서울시의 사례를 비롯해 경기 고양시의 성평등 임금 공시 관련 조례 제정 과정 등 지역 현황과 정책 방향에 대해 토론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열린세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성과와 개선점/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열린세상]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의 성과와 개선점/박영기 한국공인노무사회 회장

    하루의 법정 노동시간은 8시간이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 휴식시간 1시간을 제외한 순수 노동시간이 그렇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보통 하루 10시간 이상을 회사에서 보내게 된다. 학교를 졸업하고 회사에 취업해 정년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다. 평생을 함께해야 할 직장이 자기계발과 조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보람된 장소가 아니라 상사나 사업주 등 우월적 지위에 있는 사람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곳이 된다면 어떨까. 직장 생활뿐만 아니라 삶 전체가 끔찍한 지옥일 수밖에 없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가 실시된 지 1년이 조금 지났다. 간호사 업계의 ‘태움’ 문화, 대기업 소유주 일가의 종업원에 대한 폭행과 폭언, 교수 사회의 학생에 대한 갑질, 고질적인 체육계의 가혹행위 등 국민적 공분이 계기가 돼 도입된 제도다. 제도 시행 후 지금은 좀 나아졌을까. 인사노무담당자와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실시한 1주년 기념 실태조사 결과 조사 대상자의 25% 정도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거나 목격한 경험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는 상사가 70%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이 동료, 임원, 부하직원, 사업주, 임원 또는 사업주의 친인척 순으로 조사됐다. 괴롭힘 문제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올해 3월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전국 8군데의 상담센터 중 한국공인노무사회는 서울강원지역, 부산울산경남지역, 대구경북지역, 광주전라지역 상담센터를 위탁받아 60여명의 직장 내 괴롭힘 전문노무사가 활동 중이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은 다른 일반적인 노무 상담과 차이가 있다. 노동법 등 법률상담이 다수인 노무 상담과는 다르게 고충을 들어주고 심리 상담을 안내하는 등 고충처리상담 측면이 크다. 상담시간도 보통 30분 내외에서 길게는 1시간이 넘는 경우도 많다. 전국적으로 고르게 매월 상담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아직 직장 내 괴롭힘이 근절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엿보이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직장갑질119’ 조사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 시행 후 괴롭힘 행위가 줄어들었다는 응답이 53.5%로 줄어들지 않았다는 응답 46.5%보다 높게 나왔다. 우리 사회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노력이 어느 정도 성과가 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제도는 제도 시행 전부터 노사 간 많은 갈등과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괴롭힘이라는 용어가 내포하는 모호성과 은밀성으로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데 분명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형법적으로 규율하지 않고 취업규칙 등 노사 간 자율규제 및 징계를 통해 해결토록 한 점은 타당하다.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노동청이나 경찰에 신고할 수 없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도 없다. 이런 제도적인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의무화하는 것이다. 현재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은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로 의무화돼 있다. 이와 같은 사례를 참고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으로 하는 재해에 대해 산업재해보상법상 산재로 인정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산업재해 예방 측면에서도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상담 과정 중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 중 하나는 해당 직장의 최고책임자인 사장 또는 대표자가 가해자인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다. 사장 또는 대표자도 취업규칙을 준수해야 하므로 절차대로 신고하고 대응하라고 조언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될 수 없다는 건 자명하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해당 직장의 최고책임자인 경우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을 위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의 법정의무화와 사업주나 대표자가 가해자일 경우 노동위원회를 통한 판정 및 시정이 가능하도록 구제절차를 마련하는 등 제도의 구체적 개선이 절실한 시점이다.
  • 위장 프리랜서의 눈물 “묻지도 않고 계약서만 보고 근로자 아니래요”

    위장 프리랜서의 눈물 “묻지도 않고 계약서만 보고 근로자 아니래요”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에서 일해 온 A씨는 최근 퇴직금과 임금체불 건으로 노동청에 진정을 넣었다. 그러나 근로감독관은 계약 건당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기 때문에 근로자인지 따져 봐야 한다고 했다. A씨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출근해 회사 지시대로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면 나는 무엇인가”라고 호소했다. 정보기술(IT) 개발자인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 회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하다 일방적으로 해고됐다.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해 노동청에 체불임금 진정을 냈지만, 근로감독관은 “근로자 신분이 아니니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라”고 했다. B씨는 “회사가 지정해 준 장소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정규직 개발자들과 회사 지시를 받으며 일했는데, 근로감독관은 계약서만 보고 근로자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미용사로 일하는 C씨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해 고용노동부에 호소했더니 C씨가 프리랜서라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털어놨다. 최근 각국에서 우버·리프트 기사를 프리랜서가 아닌 노동자로 분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면서 프리랜서의 근로자성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17일 이른바 ‘위장 프리랜서’로 일하는 노동자들의 피해 사례를 공개하면서 “근로기준법상 각종 의무를 피하려고 노동자와 근로계약을 맺는 대신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하는 사례가 전 산업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동자인지 사업주(프리랜서)인지 판단해야 할 고용부가 ‘묻지마 판정’을 하고 있다는 게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했다. 법원 판례에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업무의 종속성, 책임자의 지휘·감독 여부, 근무시간과 장소 지정 여부 등이다. 근로자로 판단되지 않으면 임금이 밀려도, 부당해고를 당해도 노동청과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기 어렵다. 직장갑질119는 “법원과 정부는 근로관계를 실질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근로자임을 주장하는 자에게 입증 책임을 부과하고 근로자성 판단 기준도 매우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며 “근로감독관의 직무유기로 인해 노동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짜 노동자’들이 ‘위장 프리랜서’가 돼 모든 권리를 박탈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지난해 9월 ‘AB5법’을 제정해 ▲노동자가 회사의 지휘·통제에서 자유롭고 ▲해당 회사의 통상 업무가 아닌 다른 업무를 해야 하며 ▲회사와 별개로 독자적인 영업·고객층이 있어야만 독립계약자로 취급하도록 했다. 윤지영 변호사는 “AB5법의 요건과 같은 판단기준은 당장 법률을 바꾸지 않고도 정립할 수 있다”며 “고용부가 근로자성 판단 지침만 새롭게 만들어 사용자에게 입증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법원 판례의 근로자성 판단 기준에 따라 엄격하게 근로자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안이 큰 문제는 들여다보며 개선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국보법 위반 실형 받았던 청년, 당시 판사의 후임 대법관 된다

    다음달 8일 퇴임하는 권순일(61·사법연수원 14기) 대법관 후임 후보로 이흥구(57·22기)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전두환 정권 시절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법부에 의해 구속된 청년이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판사의 길을 걸은 지 27년 만에 사법부의 최정점을 바라보게 된 것이다.대법원은 10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3명의 후보 중 이 부장판사를 선정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제청을 받아들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최종 임명된다. 이 후보자는 경남 통영 출신으로 통영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했다. 조국(55) 전 법무부 장관과 학과 동기다. 1985년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에 가입해 활동한 혐의(국보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공교롭게도 권 대법관은 당시 이 후보자에게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주심 판사였다. 그러나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사법시험에 도전해 1990년 합격했다. ‘국보법 위반 1호 판사’라는 타이틀을 지닌 이 후보자는 초임 시절을 빼고는 부산·창원·대구 등 지방에서 근무했다. 근로자 등 소수자 권익 보호에 관심이 많고, 진보성향 법관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노동법 커뮤니티에서 활동했다. 이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법원행정처 등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았지만 공정한 재판 진행과 충실한 판결 선고로 지역에서 두 차례나 우수 법관에 선정됐다. 2015년 부산지방변호사회가 뽑은 10명의 우수 법관에는 이 후보자와 부인 김문희(55·25기·부산지법 서부지원장) 당시 부산지법 부장판사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국보법 위반으로 유죄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후보가 대법관으로 임명된 적은 없는 것으로 전해져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보법 위반 이력은 이미 검증이 돼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면서 “대법관의 다양성 확보에 실패한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도 결국은 50대·서울대·남성 등 ‘서오남’ 법관이라 시민사회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물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13명인 현직 대법관 중 호남 출신은 4명인 반면 영남은 2명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해 지역 안배가 고려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 후보자 등 위원회가 당초 추천한 후보 3명 모두 영남 출신이다. 이 후보자가 최종 임명되면 대법관 13명 중 10명이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으로 채워진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 등 진보 성향 대법관이 포진해 있는 대법원이 균형 잡힌 판결을 내릴지는 숙제로 남게 됐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사설] 여당이 밀어붙인 부동산 입법, 실패하면 여당 책임

    더불어민주당은 ‘임대차 3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ㆍ전월세신고제)을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킨 뒤 오늘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어제 법사위에서 임대차 3법이 처리되자 “민주당 다 해 먹어라”,“이게 독재다”라고 소리치면서 회의장을 빠져나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그제 ‘부동산 3법’(종합부동산세법·법인세법·소득세법 개정안) 등 부동산 대책 후속 법안 11건을 단독으로 처리했다. 통합당 의원들은 그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민주당이 상정을 강행하자 반발하며 상임위 회의장을 나갔다. 통합당은 176석을 가진 거대 여당의 횡포라고 주장하고 있다. 야당인 통합당이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처럼 여론전을 펴지만, 국민들 눈엔 김영삼 정부 시절이던 1996년 ‘노동법 날치기 처리’처럼 별로 생경하지 않은 장면이다. 여대야소의 국회에서 민감한 법안에 대해 늘 여당은 힘으로 밀어붙였고 야당은 극단적 방법으로 반발해 왔다. 국회선진화법 이후로도 몸싸움과 장외투쟁, 단식농성, 삭발 등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독재와 민주세력의 투쟁’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던 1980년대 선명 야당의 투쟁 방식은 소각해 버릴 때가 됐다.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이 1년 가까이 1980년대식 광장정치를 시도했으나 국민들에게 외면을 받은 것이 아닌가. 지난 4월 압도적 총선 승리를 이룬 민주당의 존재가 변화된 정치적 환경을 입증하고 있다. 승자 독식에 대한 부정적 여론 탓에 민주당에서 국토교통위원장 등 7개 상임위원장을 야당에 주겠다는 제안을 했을 때 통합당이 ‘협치’의 차원에서 이 제안을 수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아니면 안 받는다”고 거부했으니, 이번 여당의 부동산법 단독 처리는 예고됐다고 볼 수 있다. 국회는 다수결 원칙으로 운영되고 선거로 심판받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심판은 야당이 아니라 유권자가 하는 것이다. 소수당은 지지자들의 이익을 반영하기 위해 법안소위나 상임위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반대토론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부각해야 하며, ‘대의제 민주주의’가 돌아가게 해야 한다. 민주당은 부동산 관련법을 모두 단독으로 처리했으니 책임도 단독으로 지면 된다. 당장 내년 4월에 서울시장, 부산시장 등의 보궐선거가 있다. 여당과 야당 중 누가 진정으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있는지 국민이 투표로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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