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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번엔 축사노예?…지적장애인 10년간 착취·기초연금까지 가로채

    전남 장성경찰서는 26일 10년간 임금을 주지 않고 축사와 농장 일을 시키며 노동력을 착취한 것은 물론 기초연금까지 가로챈 60대를 준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도의원을 역임하고 군수후보까지 거론됐던 A(68·곡성군)씨는 2006년도부터 지적장애인 B모(67)씨를 고용한 후 자신의 농장 2곳에서 축사와 조경, 농작물 재배 등 막일을 시키면서 최근까지 10년간 1억원(최저임금 기준)이 넘는 임금을 한 푼도 지급하지 않았다. B씨는 보일러와 가스가 중단되고, 따뜻한 물도 없는데다 먼지·곰팡이·악취로 얼룩진 숙소에서 한겨울에도 전기장판 하나에 의지해 생활해왔다. 창고바닥에서 가스버너로 음식을 조리해 먹는 등 인간의 삶이라 볼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10년 동안 살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검진마저 받지 않아 결국 식도암과 폐렴에 걸려 병원에 입원 치료받고 있다. A씨는 사리분별능력이 미약한 B씨의 통장을 보관하고 있으면서 지난해부터 기초연금, 생계·주거급여 등의 명목으로 입금된 210만원을 무단 인출해 가로챘고, 식도암 치료비 명목으로 B씨 명의로 돼 있는 논을 팔게 해 토지대금 350만원도 몰래 찾아 쓴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식도암 환자인 B씨가 농장에서 비를 맞고 일하는 것을 발견하고 노인보호전문기관과 협의해 요양병원에 보호조치했다. 또 27년 전 이혼 후 헤어진 아들 2명의 상봉을 도왔다. 정병만 장성경찰서 생활안전교통과장은 “자신의 우월적 지위나 신분을 이용해 사회적 약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악행적인 갑질 행위범에 대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식당 노예’ 할머니 착취 업주, 검찰 송치

    3급 지적 장애 할머니를 13년 간 임금 없이 부린 이른바 ‘식당 노예’ 사건의 식당 업주가 검찰에 송치됐다. 전북 김제경찰서는 고창군의 한 식당 업주 조모(64)씨를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씨는 자신의 식당에 지적 장애가 있는 전모(70·여)씨를 고용하고 임금을 착취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씨는 2003년 전씨를 고용하며 숙식을 제공하고 월급 30만원씩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전씨는 13년 간 식당에서 무일푼으로 매일 12시간씩 노동에 시달렸다. 매월 3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지금까지 약 4680만원을 받지 못했다. 제공받은 숙식 역시 열악했다. 전씨는 그동안 3평 남짓한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아직까지 임금 미지급 외 폭행이나 감금 등 혐의는 받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익산고용노동지청에 협조 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노동지청은 고용주와 근로자를 만나 고용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등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전씨는 현재 위암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투병 중인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고 수사과 직원 30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할머니께 전달했다”며 “노동력을 착취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비인격적인 대우는 마땅히 처벌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단독]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한·일, 제조업과 AI 결합하면 저출산·고령화 부작용 줄어들 것”

    [단독] [2016 서울미래컨퍼런스] “한·일, 제조업과 AI 결합하면 저출산·고령화 부작용 줄어들 것”

    “일본과 한국은 제조업에 인공지능(AI)을 결합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함은 물론 농업과 건설, 자율주행차 등에서 큰 시장을 창출할 수 있습니다.” 일본 AI 연구의 선구자인 마쓰오 유타카(41) 도쿄대 특임교수는 두 나라의 AI 산업에 대해 “제조업의 강점을 발판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쓰오 교수는 일본 인공지능학회 초대 윤리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문부과학성과 총무성 등 일본 정부의 AI 연구에 참여하는 등 일본의 AI 연구를 이끌고 있는 젊은 학자다. 일본은 소프트뱅크의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로 상징되는 가정용 및 서비스 로봇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페퍼’는 가정집에서 노인과 어린이의 심심함을 달래 주고 은행과 커피점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복지시설에서는 로봇이 장애인의 재활 치료를 돕기도 한다. 화낙(Fanuc) 등의 기업들은 생산 현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마쓰오 교수는 “일본은 AI를 활용해 노동력 부족과 노인 부양 등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폐로 작업에서는 로봇을 사용해 공정을 단축했고, 딥러닝으로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를 예측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교한 인식 기술에 기반한 ‘AI 비서’를 개발하는 구글과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경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마쓰오 교수의 평가다. 대신 제조업의 강점에 기반해 운동 능력을 스스로 학습하는 AI에서는 일본에 기회가 많다고 마쓰오 교수는 말했다. 이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마쓰오 교수는 “한국은 삼성전자가 딥러닝을 접목한 초음파 진단 기기를 만들고 LG전자가 인천공항에 서비스로봇을 투입하는 등 AI를 활용한 제조업 혁신을 이뤄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시대를 준비하는 일본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에도 따끔한 지적을 했다. 마쓰오 교수는 “일본 정부가 AI 연구에 투입하는 연간 예산은 30억엔(약 328억원) 정도로 구글과 페이스북이 1조엔(약 10조원) 이상을 쏟아붓는 것에 비하면 대단한 게 아니다”라면서 “일본 기업들도 내수 시장에만 머물지 말고 AI 기술에 매진하며 해외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韓, 부채 청산·안전망 강화가 ‘답’… 잠재력은 ‘통일’에 있다

    1990년 버블(거품) 경제의 붕괴 이후 26년째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경제대국 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유동성 확대를 통한 필사적인 경기 부양 대책에도 소비는 좀체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국도 일본의 저성장을 닮을 우려가 있어 일본의 세계적 경제학자로 저성장과 생산성 비교연구에 매진한 후카오 교지(60)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를 지난 12일 이 대학의 조수이회관(동창회관)에서 만났다. 장기 저성장의 원인과 대책, 일본 경험에서 얻을 교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저성장에 갇혔다. 근본 원인은 뭔가. -정책 실패도 있었지만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 거품 붕괴 뒤 생산성은 떨어지고, 기업 투자는 저조했다. 인구까지 줄며 수요 부족을 더욱 부채질했다. 저성장 원인도 시대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199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그렇게까지 줄지 않았지만, 2000년대에는 민간 투자가 더욱 위축되면서 수요 부족을 심화시켰다. 비정규직은 늘었고, 숙련공은 줄었다. 직업의 질 하락과 노동 생산성 저하로 이어졌다. 이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한때 스웨덴을 앞섰던 노동생산성도 10% 포인트가량 뒤처졌다. →비정규직의 증가는 어떻게 생산성을 떨어뜨렸나. -비정규직의 채용과 유입이 늘면서 숙련된 기술인력은 줄고, 단순 노동이 늘면서 노동의 질은 떨어졌다. 기술 축적은 저하됐고, 자본축적 감소와 노동 생산성 저조도 뒤따랐다. 그러자 사회구성원 전체에 미래 불안이 확산돼 소비 침체를 자극했고, 투자도 떨어지게 됐다. 이런 기업 환경에서 일본의 강점이었던 종신고용 체제도 불가능하게 됐다. OECD ‘투자 저하 챔피언’ 日 기업들 →기업 생산성 저하도 저성장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는데. -생산성 높은 대기업들은 제조원가 절감을 위해 인건비 등 생산비용이 싼 제3국으로 떠났다. 산업 공동화가 심화되면서 제조업 등 국내 생산이 줄었다. 대기업들은 여유자금을 해외 직접투자로 돌리는 데 집중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좀비기업’을 비롯, 생산성 낮은 중소기업들은 청산되지 않은 채 연명하면서 생산성을 더 떨어뜨렸다. 정보통신 연관 투자는 더뎠고, 비정규직은 늘었다.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본축적도 저하시키는 악순환은 계속됐다. →기업은 사내 유보금을 크게 늘리는 등 안정을 추구하고 있다. -유럽, 미국 등과 비교해서도 일본 기업들의 투자 저하는 현저하다. 이례적으로 큰 감소 폭을 보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투자 저하의 챔피언’이라 할 정도다. 생산연령 인구 감소, ‘총요소생산성’(TFP) 감소 추세를 감안해도 그 이상으로 투자가 위축됐다. 수요 감소에 장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힘을 발휘했다. 경비·비용 절감 등 비정규직을 쏟아낸 기업 내의 지나친 경영합리화 추구도 한 원인이다. 기업들은 버블 붕괴 뒤 부채 상환에 집중하느라 투자 여력이 없었지만 그 뒤 빚을 갚고 투자 여력이 생기게 된 뒤에도 (버블 붕괴의 부정적인 경험으로) 소극적으로 행동했다. →일본의 기업가 정신이 추락한 것인가.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 조사에 따르면 “무엇을 위해 투자하느냐”는 질문에 미국 기업들은 “새 비지니스 창출을 위해서”라고 답한 반면 일본 기업들의 대답은 “비용 절감”이었다. “일본 기업들은 해외 진출에서 자국 기업들이 진출한 곳을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알지 못하는 미개척지로 나가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 손해보지 않을 지역을 원하는 안전 선호 태도가 두드러졌다. 기업은 틀 안에서 국제화와 동떨어진 ‘소극적 이노베이션’에 빠졌다. →줄어드는 생산연령 인구는 저성장에 어떤 영향을 줬나. -생산연령 인구가 해마다 인구의 1% 약간 못 미치게 줄고 있다. 여성 및 고령자의 노동시장 유입이 늘면서 노동공급 자체의 감소는 심각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일본 여성의 절반 이상, 60대 이상 남성 대부분, 20대 남성의 다수가 비정규직”인 상황은 생산성 저하를 가속화시켰다. 이들의 임금은 낮고 기술은 축적되지 않고 있다. 정규직의 과중한 업무는 결혼, 임신, 출산 등을 미뤄 출생률 하락 등 인구 및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버블에 대응한 정부 정책 실패는 결정적이었나. -1990년대 일본 정부는 좀비기업 등에도 파산 직전까지 고용보조금을 줬으며, 잘못된 신용보증을 섰다. 그렇게 급하지도, 필요하지도 않은 곳에 도로와 공항을 짓는 등 생산성 낮은 공공투자를 해댔다. 저성장이 정부 때문만은 아니지만 정부가 좀더 잘했으면 이렇게 심한 (저성장) 상황은 일어나지 않았을 터이다. 종신고용 체제가 어렵게 되면서 비정규직이 크게 느는 데도 노동시장 개혁에 뒷짐 지고 미흡하게 처리했다. 정부는 제 역할을 못했다. →생산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동개혁은 어떤 방향으로 진행돼야 하나. -비정규직 노동의 공급 증가는 기업 생산성 향상의 저해 요인이 됐다. 종신고용을 축으로, 해고를 보다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연한 노동시장을 위한 법개정 등 개혁이 필요하다. 비정규직을 늘리면서 직원을 혹사시키는 악덕기업들에 대한 정보 공개가 확대돼야 한다. 기업 복리후생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노동의 질 및 생산성 향상의 환경도 정비해야 한다. 정부도 이에 대한 감시 강화 등 노력을 배가해야 한다. 악덕기업 공개·정부 감시 강화돼야 →기술력의 일본 기업들의 생산성이 매우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경쟁력도 약화됐다. -글로벌 경쟁력 하락, 제조과정에서 고부가가치 노동의 투입 부진 등이 요인으로 보인다. 인기 있는 새로운 고부가가치 상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WIO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구미 국가들은 수출품 제조에서 일본에 비해 더 많은 기술, 정보기술, 전문가 등의 역할을 투입하고 있었다. 반면 일본은 관리 및 영업 등의 투입 비율이 높았다. 일본이 이노베이션이 적은 구태의연한 제품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일본은 2000년 이후 잠재성장률이 0%대다. 지난해 상반기도 0.19%였다. -일본은 심각한 저성장이지만, 제반 문제 해결을 통한 2% 성장은 가능하다. 노동과 자본 투입을 늘려 수요를 자극하고, 노동의 유효 활용, 기업의 과잉 저축 해소, 설비투자 확충, 산업공동화 저지, 정부의 효과적 공공투자, 경영 상황이 어려운 기업의 정리, 중소기업의 IT 투자 확대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면 이민의 수용 없이도 2% 성장이 가능하다. 성장 여력은 있다. →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생명공학 등 새 성장 분야를 창출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 및 노력이 불가결한 요소다. 닛산은 자율주행차 연구에 주력하고 있고, 소니는 소프트산업으로 방향을 돌렸다. 소니처럼 저작권 등 국제규범의 벽에 걸려 고전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규범까지 바꿔 가면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셈이다. 기업들은 법, 제도 및 정부 정책을 바꿔 가면서까지 수익과 시장을 넓혀 가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했다. 일본 관료도 기업의 이익에는 소극적인 편이다. →한국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따라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일본식 저성장 답습 우려는 일리가 있다. 기업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의 추격을 받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 임박, 저출산·고령화, 낮은 중소기업의 생산성, 저임금의 확대 등을 감안할 때 그렇다. 높은 무역의존도, 통일 가능성 등은 일본과는 다른 변수들이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무역의존도는 2013년 82%로 일본(31%)에 비해 매우 높다. 중국경제의 감속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고, 생산공동화로 대기업 매출이 늘어도 국내 생산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는 약점도 있다. →저성장을 먼저 겪은 일본의 전문가로서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 -부채 등 당면 과제에 대한 단호한 정책대응이 시급하다. 그 위에 구조적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과거 일본은 부실채권 등 은행의 건전화 문제를 1997·98년 금융위기 전까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채 질질 끌었다. 기업이 투자를 하지 않고, 종신고용 체제 유지가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도 이에 대한 파악과 대응이 늦었다. 결국 부실채권이란 짐에 끌려다니다 이를 해결한 뒤에도 성장률 상승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한국은 급속한 경제 성장 속에서 제도적 미흡점이 존재할 것이다. 연금제도 등 비교적 부실한 사회안전망 등으로 고령자 빈곤 문제의 우려도 크다. 소득 분배 불균형, 리더십 교체 등 정치적 불안 요소, 재벌의 상속 리스크 등의 취약 부분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다뤄 나갈지에도 대책을 세워야 한다. 한국도 일본과 같은 비정규직 확산 등 노동문제를 안고 있다. 韓기업 강점은 ‘고품질·저비용’ →한국의 경쟁력과 관련해 무엇을 주목하고 있나. -최근 삼성전자가 내놓은 신형 휴대전화 단종 문제가 생기기는 했지만, 부품의 해외 현지 조달 등 글로벌 분업의 효율적 활용은 한국 기업의 강점이다. 국제화에 대응해 고품질·저비용 체제에서 앞섰다. 일본의 주력 기업들은 부품 주문에 앞서 기획과 아이디어 단계에서부터 조달, 생산 등의 전 과정을 오랜 세월 짜여져 온 국내 하청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 과거 강점이었지만 정보화·국제화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는 짐이 됐다. 전기자동차,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율주행차의 표준화·모듈화 시대에 도요타의 오래된 부품업체들과의 결속이 어떻게 과거 같은 힘을 발휘해 나갈 수 있겠나. 한국의 대표적인 잠재력 가운데 하나는 통일이란 변수다. 평화통일이 이뤄지면, 당장 재정부담은 더 무거워지겠지만 대규모 수요 확대, 투자 증가, (북한의) 우수 노동력 흡수 등을 통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답습 걱정은 없게 된다. →양적완화 및 엔저 유도 등 아베노믹스가 저성장 탈피에 역할을 할까. -방향성은 맞지만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수요 진작이다. 지나치게 (경제산업성 등) 관료 등에 경제 정책을 의존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후카오 교지는 -1956년 기후현 출생 -도쿄대 졸업, 도쿄대학원 경제학 박사 -예일대 객원연구원, 문부과학성 과학기술정책연구소 객원총괄연구관, 일본은행 금융연구소 객원연구원, 아시아역사경제학회(AHES) 회장 역임 -국제경제학, 경제발전론 및 거시경제 전문가 -저서 ‘잃어버린 20년과 일본경제’(닛케이출판사·2012), ‘거시경제와 산업구조’(게이오대출판부·2009), ‘일본에 대한 해외직접투자’(영국 케임브리지대출판부·2008) -현 히토쓰바시대학 경제연구소 교 수. 일본경산성 자문위원
  • RFA “北, 베트남에 IT 인력 파견 제안”

     국제사회가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인 해외근로자 파견에 제동을 걸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베트남에 정보기술(IT) 인력 파견을 제안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베트남 정보통신부 자료 등을 인용해 “김명길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가 지난 4일 훙 누위인 탕 베트남 정보통신부(MIC) 차관을 만나 양국 간 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를 제안했다”면서 “북한이 옛 사회주의 형제국인 베트남과 IT 분야에서 양자 협력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김 대사는 특히 북한의 IT 고급 기술인력을 베트남에 공급하겠다고 제안해 양국 간 협력 강화가 북한의 해외 노동력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시사했다”고 덧붙였다. 김 대사는 이 자리에서 북한이 컴퓨터에 소질을 보인 영재들을 대상으로 조기교육을 실시하는 등 과학기술 인력 육성에 애써왔다며 “북한의 뛰어난 컴퓨터 기술 인력이 베트남의 정보통신 분야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훙 차관은 “북한이 베트남 사회 각 분야 발전에 도움을 준 데 대해 사의를 표한다”며 “양국이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답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올해도 ‘30t 쓰레기 폭탄’ 맞은 불꽃축제

    “불꽃축제를 하고 나면 청소 인원을 2배 이상 늘려도 12시간은 치워야 합니다. 쓰레기는 널브러져 있는데 신기하게 쓰레기통은 얼마 차지 않아요. 놀고 난 자리에 두고 가면 당연히 치울 거라고 생각하는 거겠죠.” 9일 오전 5시 30분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박영길(69)씨는 기온이 8도까지 떨어진 쌀쌀한 날씨에도 맨손으로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어제저녁부터 쌀쌀해져서 그런지 컵라면 쓰레기가 많네요. 계속 치우다 보면 언젠가 끝이 나지 않겠어요.” 그는 애써 웃음을 지었다. 오전 6시, 한강공원에 새벽 운동을 나온 시민들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검은 비닐봉지 수십개가 바람에 날려 굴러다니고, 잔디밭에는 먹다 남은 맥주 페트병, 피자박스, 일회용 젓가락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고 있었다. 내용물이 그대로 남은 라면 용기와 치킨박스, 사람들에게 밟혔는지 짓뭉개져 형체를 알 수 없는 음식물, 잔디에 뿌려진 음료수 때문에 퀴퀴한 냄새가 바람에 실려 돌아다녔다. 전날 오후 7시부터 1시 30분가량 열린 불꽃축제에는 100만명이 몰렸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클린캠페인이 열렸고, 행사를 주최한 한화에서도 자원봉사단을 꾸렸지만 공원에 버려지는 양심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침 운동을 하러 나온 김모(42)씨는 혀를 차며 “불꽃놀이 사진이 블로그나 페이스북에 수없이 올라왔던데 그보다 쓰레기를 다시 가져가는 모습을 인증샷으로 올리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하룻밤에 이렇게 많이 먹고 또 그걸 이렇게 막 버릴 수 있다니 놀랍죠. 이런 사달이 날 줄 알고 대형 쓰레기망을 54개나 설치했는데 소용이 없네요. 숨바꼭질하듯 화단 여기저기를 샅샅이 뒤져 쓰레기를 찾아내는 수밖에요.” 미화원 김필성(66)씨가 손으로 화단 잡목 사이에 숨겨 놓듯 버린 음료수 캔과 치킨 다리를 꺼내며 말했다. 특히 담배꽁초는 사람들의 발에 밟혀 흙 속에 박혀 있는 경우가 많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김씨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집게차로 한꺼번에 집어낼 수 있도록 한군데에 모아 놓기라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부분은 쓰레기가 곳곳에 널려 있어 환경미화원들이 하나하나 허리를 굽혀 손으로 집어내야 했다. 화장실 변기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많았다. 박모(54·여)씨는 악취를 견디다 못해 마스크를 썼다. “남들에겐 축제지만, 우리는 두세 배로 일하는 날이에요. 평소 주말엔 화장실 하나에 100ℓ 쓰레기봉투 2~3개면 되는데 오늘은 7개를 쓰네요.” 이날 여의도와 이촌지구 청소에는 30명의 기존 환경미화원뿐 아니라 다른 지구에서 근무하는 미화원 50명까지 동원됐다. 집게차도 1대에서 3대로 늘렸지만 ‘원효대교 남단~국회의사당’ 구간을 청소하는 데만 12시간이 넘게 걸렸다. 통상 30명이 9시간이면 마치는 일인 것을 감안하면 노동력과 시간이 3~4배는 더 투입된 셈이다. 이날 미화원들이 수거한 쓰레기는 30t으로 평소 주말(10t)의 3배였다. “청소를 다 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에요. 재활용센터에서 음식물, 재활용, 일반 쓰레기로 일일이 분리해야 합니다. 최소 3~4일은 걸리죠. 누군가는 깨끗하게 하는 일을 해야 하지만 시민들도 조금만 도와줬으면 좋겠어요.” 환경미화원 장모(58·여)씨가 말했다. 글 사진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일본의 20년 넘게 지속된 생산과 소비 위축은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낮추는 등 노동시장마저 비틀거리게 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3.0%로, 전달(3.1%)보다 0.1% 포인트 하락,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소비 지출은 오히려 0.5% 줄었다. 고용이 늘면 소비 지출도 따라 느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저소득 비정규직인 요인이 컸다. 총무성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35~44세 근로자 1330만명 가운데 30%인 390만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비정규직은 30%나 늘었다. ●기업들 해외로… 제조업 줄어 일자리·생산성 뚝 2016년 1월, 유효구인배율은 1.28배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수치가 경제 회복의 신호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비정규직은 1.62배인데 정규직은 절반 수준인 0.8배였다. 정규직 자리는 여전히 적고, 이를 원하는 사람은 남아돈다는 의미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고용된 100만명도 저소득 비정규직이다. 실업률 하락도 단카이세대(베이비붐세대·1946~1949년생)의 퇴장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며 생긴 현상”이라는 야마다 히사시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적나라한 언급도 이런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정규직·숙련공이 주니 생산성도 함께 추락했다. 지난 5월 비제조업 노동생산성 지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포인트 떨어졌다. 오랜 저성장은 ‘장인정신과 숙련공의 나라’ 일본을 흔들어댔다.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이 느니 근로자 전체 소득도 뒷걸음질 쳤다. 거기에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생긴 제조업 공동화는 생산 감소, 일자리 축소를 가속화시켰다. 1990년 일본 국내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는 1348만 7000여대였지만, 20년 뒤인 2010년에는 71%인 963만대에 불과했다. 2012~2015년 제조업부문 채용 증가율이 -1.7%가 된 것도 생산과 고용에 미친 제조업 공동화의 영향을 가늠케 했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도 사태를 키웠다. 버블 붕괴 초기 진화에 실패한 채 미적거리면서 실수를 연발한 정부의 정책 실패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990년대 수요 부족을 일본 정부는 재정을 쏟아부어 메웠다. 자산 가치 폭락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갚느라 기업과 가계는 소비와 투자 여력이 없었고, 그 빈 공간을 정부가 재정투자로 메운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또 한번의 실수를 했다. 효율이 떨어지는 도로와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무더기로 지었다. 효율적인 재정투자와는 거리가 멀어 국가 생산성 제고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1991년)였던 중앙정부의 부채는 220%(2016년)로 5배 가까이 늘면서 정부의 정책 대응 공간을 좁혔다. 히라오카 히데유키 SBJ 집행임원은 “청산돼야 할 좀비기업과 부실 채권에 대한 어정쩡한 처리, 미진한 구조개혁 등이 뒷북 정책이 돼 버블 이후 수요 약화 및 생산성 둔화 등 공급력 저하를 가속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거품 붕괴로 인한 부채 정리에 20년이 걸렸다. 돈 벌어서 돈 갚는 데 쓰는 과정에서 생긴 수요 부족증을 벗어나는 데만도 긴 세월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과도한 가계 부채가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들도 이 같은 경험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어설픈 양적 완화정책이 버블을 부풀렸다는 점에서 한국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 부채 확대, 불경기 속에 부동산 가치 상승 등 현안들을 대응할 사려 깊은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거품 붕괴 초기 일본 정부의 미진한 대응과 정책 실패는 두고두고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89년 정점을 찍었던 주가가 다음해인 1990년부터 무너졌고, 자산가치 폭락이 이어졌지만, 당시는 이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오래 갈지 파악하지 못한 채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는 전직 일본은행의 한 관계자의 회고도 이런 상황을 보여 준다. 버블 붕괴와 그 후유증으로 갈팡질팡하던 1990년부터 10여년 동안이 국제화와 정보화라는 제3의 물결로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확 달라진 시기였다는 점도 일본에는 타격이었다. 그 기간 글로벌 산업 패턴 변화와 정보화 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데 뒤처졌던 것이다. 게이단렌 경제정책본부는 거품 경제가 꺼지며 일본이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시점이 냉전 붕괴와 국제화 속에서 신흥국들이 약진하고, 선·후진국 간의 경쟁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시기였음을 지적했다. 과거 산업화, 고도 성장시대에 강점이던 일본식 시스템이 국제화, 정보화라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에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다른 경쟁국이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표준화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이뤄내며 경쟁력을 높일 때 일본은 자국 기업 간 하도급 체제 아래에서 국내 조달과 시장에 안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베 “더이상 뒤처질 수 없다” 4차산업 승부수 아베 신조 정부도 이런 문제의식에 기초해 기업·국가 혁신체제 구축, 신성장동력 발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을 통한 국제시장 개척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 드론 등을 ‘제4차 산업혁명’ 분야로 정하고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骨太方針)에 포함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운 단계의 국제화와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니무라 다케시 히로시마 상공회의소 전무이사는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규제 개혁과 다양하게 일하는 방법의 도입 노력 등이 시간은 걸리지만 잠재 성장률 향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히가시타니 노리후미 주고쿠 경제연합회 상무이사는 “혁신 체제 구축 등 정부의 성장전략, 기업의 이노베이션 창출,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적·국가적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한 성장력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 정책은 단기적인 경제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은 생산력을 올릴 신성장 동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선제적 구조조정 없인, 日20년 한국 미래 될 수도” 일본의 경험과 재도약을 위한 몸부림은 인구 절벽 속에 저성장의 그림자와 맞닥뜨린 한국에도 타산지석의 의미 이상을 지닌다. 구조와 상황의 유사성에서 보듯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생산 체제와 선제적이며 근본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일본의 지난 20년은 바로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원천기술이나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소재·부품산업 같은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 지난 20여년을 헤쳐 온 일본에는 한국의 20배 규모도 넘는 해외 자산을 보유한 재정적 여유도 있었다. 원천기술 없이 핵심 부품을 일본 등에서 수입한 뒤 조립해 파는 생산기술만으로는 더는 중국을 상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밑천이 달리고, 신흥개발국들에 추격당하는 어려움 속에서 성장 한계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개발이 시급하다. 일본의 저성장 경험과 대책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명하고 살펴봐야 할 이유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ICT, 농부가 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휴가지에서도 농사… 습도 조절까지 척척”

    [ICT, 농부가 되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휴가지에서도 농사… 습도 조절까지 척척”

    지난달 20일 찾은 전남 화순군 도곡면의 파프리카 농장은 네덜란드 첨단 유리온실의 축소판 같았다. 보통 네덜란드 온실 한 개의 규모가 10㏊(약 3만평)에 이르는 데 비해 이 농장 온실의 크기는 1.3㏊(약 4000평)지만, 6m 높이의 유리벽이 농장을 둘러싸고 있고 온실 앞 컨테이너 건물 안에 첨단 환경제어시설이 구비돼 있는 모습은 네덜란드 스마트팜 못지않았다. 축구장 두 개를 합친 넓이였지만 일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온실 앞 컨테이너 안에 첨단 환경제어시설 온실 앞에 마련된 사무실에 들어가야 사람을 구경할 수 있었다. 캐주얼한 옷차림의 농장주 정흥기(37) 대표가 큰 모니터 두 대를 들여다보며 적정 온도와 습도, 영양분 공급량 등을 설정하고 있었다. 농장 운영이 정보통신기술(ICT)과 접목된 까닭이다. 한낮에 온실 온도가 치솟으면 지붕 위 차양이 드리워지고 분무기에서 안개 같은 작은 물방울이 뿌려지면서 온도를 떨어트린다. 또한 유리지붕이 개방돼 온실 내 온도를 유지하고 환기를 시키는데 비가 올 경우 자동으로 지붕이 폐쇄된다. 영양분이 섞인 물(양액)은 온실 내 온습도와 계절 및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설정된 양과 농도로 파프리카 뿌리에 공급된다. 정 대표는 농장에 설치된 컴퓨터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온실 환경을 제어했으며,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통해 온실 내외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며 농장 상황을 확인했다. 정 대표는 “일반 비닐하우스를 운영하신 아버지께서는 여름철에 비가 올까 봐 도보로 5분 거리에 있는 옆 동네도 가지 못 하셨다”며 “하지만 나는 인터넷만 연결되면 언제 어디서든지 농장을 관리할 수 있기에 1주일간 아이들을 데리고 멀리 휴가를 떠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컴퓨터 등으로 온실 환경·농장 상황 확인 이 농장은 정 대표를 포함해 6명이 관리하고 있었다. 이 농장에서는 파프리카 순을 치고 작물을 수확하는 데만 주로 사람의 손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들만으로도 1년 중 9개월간 쉼 없이 돌아가는 농장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설명이다. 나머지 3개월은 파종하고 줄기를 길러내기 위해 수확을 잠시 멈춘다. 귀농 이전에는 회사에 다녔다는 정 대표는 2014년 농업에 대한 아무런 지식과 노하우 없이 귀향해 파프리카 재배에 나섰다. 농사 초보였던 그는 자동화 설비를 적극 활용하고 농사 노하우를 부지런히 익혀 적용하면서 초기부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농사 첫해인 2014년 초부터 다음해 초까지 1년간 파프리카를 평당 70㎏ 수확했는데 이는 한국 평균 수확량인 평당 약 50㎏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 대표는 “재배 환경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비교적 넓은 재배 지역을 적은 노동력으로 관리해 어느 정도 수익을 거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 대표는 네덜란드의 스마트팜과 비교했을 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온실을 설립할 때 네덜란드 업체 프리바의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했지만 이 설비를 제대로 다루는 데 2년이 걸렸다고 고백했다. 프리바 등 네덜란드 업체의 설비는 복잡한 만큼 값을 정교하게 조정할 수 있어 온실 환경을 재배에 최적인 상태에 정확히 맞출 수 있지만 한국 업체의 설비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정 대표의 평가다. 그는 한 달에 두 번 농장을 방문해 설비 이용 방법과 농장 운영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사설 컨설팅 업체를 고용해 도움을 받고 있다. ●‘정교한’ 네덜란드 설비 다루는 데만 ‘2년’ 농사 노하우와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점도 정 대표가 어려움을 겪는 요인 중 하나다. 한국은 특히 스마트팜 도입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기존에 농사를 오랜 기간 지었던 사람이더라도 스마트팜 운영에 미숙할 수밖에 없다. 현재 ICT가 접목된 자동화 설비는 사람이 설정한 값대로 재배 환경을 유지하는 역할만 한다.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를 통해 재배에 최적인 값을 찾아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이에 정 대표는 자신의 온실에서 온습도, 영양분 공급량 등 재배 환경에 따라 파프리카의 생장 속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데이터를 모으고 있으나 데이터 수집 장비도 거의 없는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수집 역부족… 정부의 투자 절실”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들어 스마트팜 설비를 더 도입하지 못하는 것도 정 대표의 고민거리다. 정 대표는 최근 파프리카가 심어져 있는 라인을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적외선 카메라를 설치하고 싶어한다. 이 카메라로 24시간 원격으로 작물의 생장 정도, 병충해 감염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정 대표는 지난해 파프리카를 고사시키는 토마토반점위조바이러스(TSWV)가 온실 내부에 전염되는 것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해 전년 대비 수확량이 57%로 급감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정 대표는 “온실 초기 투자금 40억원 중 82%를 설비를 담보로 대출받고 나머지는 자부담한 상황에서 추가 설비를 들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정 대표는 소규모 영농이 절대 다수인 우리나라 현실에서 스마트팜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농가가 이러한 스마트팜 운영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가 농사를 지을 의지와 자질이 있는 젊은 사람을 엄선해서 그들에게 확실히 투자한다면 스마트팜 보급이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정이 열악한 농촌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대신 중앙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는 스마트팜의 운영비를 낮출 수 있는 지열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중앙정부가 전체 비용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대신 지자체가 나머지를 댈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자체는 그 돈조차 지불할 여력이 없어 건설 프로젝트가 무산되기 일쑤라고 지적했다. 화순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대리운전·음식배달 서비스 등 SNS기반 ‘플랫폼 노동’ 확산…근로자들 신분 보장엔 ‘허점’

    대리운전·음식배달 서비스 등 SNS기반 ‘플랫폼 노동’ 확산…근로자들 신분 보장엔 ‘허점’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에 소속돼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근로형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혁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제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5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대 비즈니스 스쿨이 지난 1월 설문조사한 결과 영국의 16~75세 생산가능인구의 10% 이상인 490만명이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노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독일은 14%, 네덜란드와 스웨덴은 각각 12%가 플랫폼 노동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면서 대형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사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유사 호텔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잔심부름을 대신 해주는 ‘스크래빗’, 음식 배달서비스업체 ‘딜리버루’ 등이 그것이다. 근로자들은 프리랜서 형태로 노동을 제공하고 중개업체로부터 소득을 얻는다. 이들은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지점에 있기 때문에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기업이 필요한 노동력을 돈을 주고 사는 형태이기 때문에 ‘해고’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트퍼드셔대 조사에 따르면 유럽 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40% 이상의 연봉이 28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에도 플랫폼 노동 관련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음식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잔심부름 업체 ‘띵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대형업체에 직접 고용된 인원 외 대부분의 배달서비스 종사자,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불리는 프리랜서 근로자다. 이들 대다수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노동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전에 근로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연구원이 지난달 412명의 대리기사를 조사한 결과 직장 산재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4.1%(17명), 건강보험 가입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가입자는 없었다. 박찬임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 하나의 업체에 전속돼 있을 때 산재 적용 특례를 해주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여러 업체에서 일할 때도 산재 적용을 해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리운전·음식배달 서비스 등 SNS기반 ‘플랫폼 노동’ 확산

    대리운전·음식배달 서비스 등 SNS기반 ‘플랫폼 노동’ 확산

    전 세계적으로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이 일상화되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의 디지털 플랫폼에 소속돼 프리랜서 형태로 일하는 근로형태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일자리 혁명’으로 불리고 있지만 정작 근로자들은 저임금에 시달리거나 사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 제도적 지원에 대한 논의가 시급하다. 5일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영국 하트퍼드셔대 비즈니스 스쿨이 지난 1월 설문조사한 결과 영국의 16~75세 생산가능인구의 10% 이상인 490만명이 구글, 페이스북 등 디지털 플랫폼을 기반으로 노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독일은 14%, 네덜란드와 스웨덴은 각각 12%가 플랫폼 노동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플랫폼 노동이 확산되면서 대형 브랜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사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버’, 유사 호텔서비스인 ‘에어비앤비’, 잔심부름을 대신 해주는 ‘스크래빗’, 음식 배달서비스업체 ‘딜리버루’ 등이 그것이다. 근로자들은 프리랜서 형태로 노동을 제공하고 중개업체로부터 소득을 얻는다. 이들은 근로자와 자영업자의 중간 지점에 있기 때문에 노동법 보호를 받지 못한다. 기업이 필요한 노동력을 돈을 주고 사는 형태이기 때문에 ‘해고’라는 개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하트퍼드셔대 조사에 따르면 유럽 플랫폼 노동자 가운데 40% 이상의 연봉이 2800만원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에도 플랫폼 노동 관련 브랜드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리운전 서비스 ‘카카오드라이버’, 음식 배달 서비스 ‘푸드플라이’, 잔심부름 업체 ‘띵동’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대형업체에 직접 고용된 인원 외 대부분의 배달서비스 종사자, 대리운전 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불리는 프리랜서 근로자다. 이들 대다수가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노동이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전에 근로자에 대한 제도적 지원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동연구원이 지난달 412명의 대리기사를 조사한 결과 직장 산재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4.1%(17명), 건강보험 가입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가입자는 없었다. 박찬임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 하나의 업체에 전속돼 있을 때 산재 적용 특례를 해주는 현행 제도를 개선해 여러 업체에서 일할 때도 산재 적용을 해주도록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北 배급제 완전 붕괴, 장사밑천 뺏길 때 체제에 반감”

    “北 배급제 완전 붕괴, 장사밑천 뺏길 때 체제에 반감”

     북한 내부에서 시장 활동 규제에 대한 반감과 배급제 붕괴에 따른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탈북자를 통해 북한 실상을 파악하는 설문 조사는 있었지만 감시와 통제가 엄격한 북한 거주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기관의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된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웹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를 통해 공개한 보고서에서 “북한 주민들은 사회주의 낙원에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있다”고 발표했다. CSIS는 설문조사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 내부에서 여러 차례 설문조사를 했던 단체에 위탁한 조사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자는 평양, 청진 등 9개 지역에 거주하는 28~80세 성인 36명(여자 16명)으로 노동자, 의사, 이발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포함됐다. 설문에 참여한 북한 주민 36명 모두가 ‘양질의 삶에 필요한만큼 배급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변했다. 이 가운데 한명은 “1990년대에는 충분히 배급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고 답변했다.  응답자들은 ‘북한 정부가 어떤 조치를 할때 체제에 대한 가장 강한 반감을 느끼나’는 질문에 장마당(시장) 통제와 간부의 뇌물수수, 강압적인 노동력 동원, 세금 외의 준조세 부담, 낮은 임금 등을 꼽?다.  한 응답자는 “장사 밑천을 보안서에 빼앗겼을 때”라고 답변했고, 다른 응답자는 “장사했다는 죄목으로 교화소에 가게 됐을 때”라고 말했다.  CSIS는 “많은 주민들이 2009년 11월 단행된 화폐 개혁 당시 북한 당국에 화가 많이 났다고 밝혔다”면서 “북한 주민의 입을 통해 북한 체제에 대한 불만이 표출됐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냉장고·세탁기 없이도 잘 살아요” 도심 주부의 ‘유기농 자급자족 삶’

    “냉장고·세탁기 없이도 잘 살아요” 도심 주부의 ‘유기농 자급자족 삶’

    궁극의 미니멀라이프/아즈마 가나코 지음/박승희 옮김/즐거운상상/200쪽/1만 2000원 4인 가족의 한 달 전기요금 500엔(약 5500원),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이 없고, 텃밭에 오골계, 메추리를 키우며 유기농 자급자족의 삶. 그런데 산골 오지가 아니다. 일본 도쿄도 아키루노시에 사는 30대 주부의 삶이다. 신간 ‘궁극의 미니멀라이프’는 일본 도쿄 교외의 오래된 집에서 생활하는 주부 아즈마 가나코가 쓴 책이다. 그는 세탁기와 청소기 대신 대야와 빗자루를 쓰고, 식료품은 필요한 양만 사 며칠 이내에 먹는다. 그래서 냉장고가 없다. 집에 있는 전자제품이라고는 전구 3개와 오디오, 선풍기, 컴퓨터, 유선전화기가 다다. 낮 시간에는 일을 하고,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든다. 물질 문명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저자는 자신의 노동력으로 가사를 하는 이유를 ‘마음의 편안함’으로 돌린다. 도구가 너무 많으면 관리하기 힘들고, 오히려 스트레스의 원인이 된다고 말한다. 식자재는 텃밭을 가꾸고 오골계 두 마리를 길러서 채소와 달걀을 얻는다. 동네에 있는 상점에 들러 고기와 생선을 산다. 주로 소금이나 된장에 절이거나 말린 음식을 많이 만들어 ‘건강한 밥상’을 즐긴다. 그야말로 일본판 ‘삼시세끼’다. 저자가 추구하는 미니멀라이프의 핵심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사지 않는 것이다. 쓸모없는 물건을 구매해 집에 쌓아 두지 말고, 신중하게 생각해 필요한 물품만 사서 오랫동안 쓰자는 것이다. 지구에도 도움이 되는 삶이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장님의 천박한 인권 감수성’ …아동노동착취가 지원?

    ‘시장님의 천박한 인권 감수성’ …아동노동착취가 지원?

    불우한 소년들에게 일을 하라며 지원을 하고 있는 시장이 고발을 당하게 됐다. 미성년 노동을 부추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과테말라 산루이스의 시장 카를로스 아리아사. 가정 형편이 어려운 소년소녀에게 특별히 관심이 많다는 그는 지난 26일(현지시간) 소년 18명을 시청으로 불렀다. 부름을 받은 소년들에게 아리아사 시장은 구두닦이에 필요한 도구를 담은 상자를 선물했다. 구두라도 닦아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도우라는 취지였다. 아리아사 시장은 그러면서 시가 운영하는 시장에서 소년들이 구두를 닦을 수 있도록 자리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아리아사 시장은 "노동은 신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일한다면 누구나 신의 도움과 축복을 받을 것"이라고 소년들을 격려했다. 시는 전달식 사진을 찍어 언론에 돌리는 등 시장의 활동을 크게 홍보했다. 하지만 상황은 의도와 다르게 전개됐다. 이제 채 10살도 돼보이지 않는 어린아이가 힘겹게 구두닦이통을 들고 있는 모습이 사진을 통해 공개되면서 아동착취를 부추긴다는 논란에 불이 붙은 것. 당장 인권보호단체들은 아리아사 시장을 성토하고 나섰다. 과테말라의 인궈단체 페낫의 코디네이터 레니나 가르시아는 "아리아사 시장이 행동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며 "아동노동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되면 형사고발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르시아는 "아이들이 일을 한다고 빈곤의 문제가 과연 해결되겠느냐"고 반문하며 "아이들에게 일을 하라는 건 노동력을 착취당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과테말라 인권위원회 역시 아리아사 시장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공부를 하기 위한 장학금"이라면서 "구두닦이통을 내주고 일을 하러 나가라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아리아사 시장은 "물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도구를 지원하는 게 왜 나쁘냐"며 맞받아 논란은 증폭되고 있다. 과테말라 노동부에 따르면 과테말라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을 하는 14세 이하 어린이는 85만 명에 이른다. 일부 비정부기구(NGO)는 "일하는 어린이가 공식통계보다 훨씬 많다"며 "최소한 100만 명이 생계를 위해 노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고령화 日… 유급 간병휴직 2년도

    일본의 3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미즈호 파이낸셜 그룹이 개호(介護·노인 및 환자 돌봄) 휴직을 2년까지 인정하고 그 기간 동안 일정한 수당을 인정하기로 했다. 미즈호 그룹은 또 직원들의 유급 휴가를 최대 240일까지 시효 소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아사히신문이 28일 전했다. 부모나 배우자 간병을 위해 직장을 그만두는 ‘개호 이직’을 ‘제로’로 해 유능한 인재의 유출을 막고, 안정적인 직장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특히 유급 휴가를 개호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한 해 최대 240일까지 시한을 소멸시키지 않고 쌓아 적립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앞으로 있을 수도 있는 간병을 대비해 휴가를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미즈호 그룹의 직원들은 개호 휴직 2년에, 유급 휴직 240일을 합쳐 최대 3년간을 회사로부터 일정 임금을 받으며 쉴 수 있게 됐다. 일본에서 일하는 방식을 바꿔 생산성을 올리기 위해 재택근무 확대 등 다양한 근무 형태가 확산되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미즈호 그룹에서는 지금까지 최장 1년간 개호 휴직을 인정했었다. 그러나 금전적 보상은 없었고 지난해 실제로 활용한 사례는 3만 6500명의 직원 가운데 9명뿐이었다. 한편 아베 신조 정부는 27일 총리 관저에서 아베 총리 주재로 ‘근로 방식 개혁 실현 회의’의 첫 회의를 주재했다. 총리는 회의에서 ‘외국 인재 유입’, ‘비정규직 처우 개선’, ‘시간 외 노동의 상한 규제의 방향’ 등 9항목을 검토해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회의에서 “올해 안에 구체적 방안을 담은 실행 계획을 책정해 속도감 있게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방식의 개혁은 (아베노믹스의) 제3의 화살, 구조 개혁의 기둥이라면서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재택 근무, 근무 시간의 자유 선택, 휴직의 활성화 등 유연한 근로 형태를 수용해 생산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노동력 부족에 따른 외국인의 수용 확대 등이 논의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인구와 노동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성장력 유지를 위해 외국인 노동력에 기대하는 의견도 많지만 반면 치안 악화 및 범죄 증가, 외국인 집단거주지의 우범화 등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았다고 언론들이 전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조선 불황에 울산 빈 일자리 49% 감소

    조선 불황에 울산 빈 일자리 49% 감소

    조선업 불황의 여파로 울산 지역의 빈 일자리 수가 전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빈 일자리 수는 구인활동을 하고 있고 한 달 이내에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일자리 수를 의미한다. 반면 공공기관 이전 혜택을 본 강원, 전북, 경북 등은 고용이 호조세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22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4월 지역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세종시만 지난해와 비교해 빈 일자리 수가 40.7% 증가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감소했다. 특히 조선업 구조조정 지역인 울산은 빈 일자리 수가 49.0%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사업체 종사자 수가 늘어난 곳은 강원(3.5%), 전북(2.6%), 경북(2.5%)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간 공공기관이 이들 지역으로 이전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강원 지역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도로교통공단, 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이전했고 국민연금공단과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등은 전북으로 옮겼다. 한국축산검역본부, 한국전력기술, 경북도청 등은 경북으로 이전한 바 있다. 조선업 불황 영향을 받은 울산(0.8%)과 경남(1.8%)은 사업체 종사자 수의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특히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는 종사자 수가 1000명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있는 경남 거제시도 300명이 줄었다.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자치구는 서울 강남구로 61만 9000명에 달했고 서초구와 중구가 뒤를 이었다. 시 중에서는 경기 성남시가 35만 6000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창원시, 경기 수원시 순이었다. 사업체 종사자의 노동 이동은 전북(4.3%), 대전(4.0%), 광주(3.9%) 순으로 높았다. 건설업 종사자 비중이 높거나, 공공기관 이전 공사로 건설업 종사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지역에서 노동 이동이 활발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경기가 둔화하면서 대부분 지역에서 구인이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이 별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홍수 발생한 北 함경북도 식량가격 2배 급등

    홍수 피해가 발생한 북한 함경북도 지역의 식량 가격이 수해 이전의 두 배 정도 올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2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회령시와 온성군 남양지구의 쌀과 옥수수 가격이 (수해 이전인) 지난 8월 말의 1㎏당 각각 4300원, 1000원대에서 현재 약 8000원, 2000원으로 올랐다”고 밝혔다. 쌀값이 오르면서 다른 물건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 소식에 밝은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RFA에 “(해당 지역의) 교통마비 현상이 매우 심하다. 철도와 자동차 길이 거의 막힌 상태이기 때문에 매일 소비해야 하는 식량이 잘 유통되지 않아 가격이 올랐다”면서 “수해가 발생한 지 약 20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노동력과 장비 부족 등으로 피해 복구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앞으로 식량뿐 아니라 물 부족과 위생 문제 등도 확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북한의 올해 쌀수확량이 240만t으로 지난해보다 50만t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RFA는 FAO가 최근 공개한 보고서를 인용해 “올해 북한의 주요 곡창지대 날씨가 전반적으로 좋았다”고 전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생활정책 Q&A] 사고 1년 6개월 뒤 장애판정 땐 장애연금 받아

    [생활정책 Q&A] 사고 1년 6개월 뒤 장애판정 땐 장애연금 받아

    질병을 얻거나 사고를 당해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입었다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장애로 인한 노동력 손실 정도에 따라 장애 등급(1~4급)이 결정되며 등급에 따라 받을 수 있는 급여도 다르다. 장애 1급은 기본연금액의 100%를 연금으로 받을 수 있으며 장애 4급은 기본연금의 225%에 해당하는 일시금을 받을 수 있다. 장애연금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었다. Q.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었는데 장애연금을 신청할 수 있나. A. 국민연금에 가입해 보험료를 내던 중 사고를 당했다면 사고와 관련한 장애가 완치된 이후 또는 첫 진료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나고서 장애등급을 받았을 때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오는 11월 30일부터는 현재 국민연금에 가입한 상태가 아니더라도 연금보험료를 낸 이력이 국민연금법 개정안의 ‘연금보험료 납부요건’을 충족하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Q. 처음 장애 심사를 받았을 땐 등급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 상태가 악화했다면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나. A. 첫 심사 이후 장애가 악화했다면 장애등급 재심사를 신청해 등급 인정 시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Q. 산재보험에서 보상을 받았는데 장애연금도 받을 수 있나. A. 산재보험과 장애연금 모두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보험이기 때문에 동일한 사유로 산업재해보상법상 보상을 받으면 국민연금 장애연금(또는 유족연금)은 2분의1 감액된 금액만 받을 수 있다. Q. 암으로 투병 중인데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나. A. 암으로 장애연금을 받으려면 국민연금 가입 중에 암 최초 진단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11월 30일부터는 국민연금 가입 중에 암이 발생하지 않아도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암 환자는 최초 진료일로부터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장애등급 판정을 받아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말기 환자는 초진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시점에 장애 등급을 판정하고 판정 결과 장애 1등급에 해당하며 앞으로 호전될 가능성이 없으면 그 시점부터 장애연금을 받을 수 있다. Q. 장애등급 4급으로 장애일시보상금을 받았는데 노령연금도 받을 수 있나. A. 장애 4급으로 장애일시금을 받았어도 노령연금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장애연금 지급 사유 발생일로부터 67개월이 지나기 전에 노령연금 수급 연령이 됐다면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받아야 한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가보니…두마리 토끼 잡을까

    기아차 멕시코 공장 준공식 가보니…두마리 토끼 잡을까

     “멕시코 공장은 혁신적 디자인과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생산해, 멕시코 시장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 수출할 계획입니다.”  7일(현지시간)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페스케리아시에서 열린 기아차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환영사에서 이렇게 밝히며 북미 및 중남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주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멕시코 북동부 누에보레온에 있는 멕시코의 제3의 도시 몬테레이 도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쯤 떨어져 있는 페스케리아에 자리잡은 대규모 기아차 공장에 도착하자 정 회장을 비롯, 한국과 멕시코 양국에서 준공식에 참석하기 위해 공장을 찾은 인파로 북적였다.  기아차는 이날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 및 수출 주요 거점으로 급부상한 멕시코에 중국, 유럽, 미국에 이은 네 번째 해외 공장을 완공하고, 멕시코의 새 시장 개척과 미주 지역 공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섰다. 일본과 미국, 유럽 자동차업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멕시코에 처음으로 세워진 기아차 공장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준공식에는 정 회장과 일데폰소 구아하르도 비야레알 멕시코 경제부 장관, 하이메 로드리게스 칼데론 누에보레온 주지사, 미구엘 앙헬 로사노 뭉기아 페스케리아 시장 등 멕시코 정·관계 인사들과 전비호 주멕시코 대사,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 등 기아차 임직원, 협력사 임직원, 멕시코 딜러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정 회장은 공장 건설에 도움을 준 멕시코 정부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전한 뒤 “멕시코 공장 준공식을 계기로 한국과 멕시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비야레알 장관은 축사에서 “한국 속담인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기아차를 나타내는 문장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한국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나라이고, 이것이 전 세계를 연결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기아차가 20년 후에도 많이 발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2014년 8월 멕시코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40만대 규모의 공장 건설에 착공, 올해 5월부터 준중형차 K3(현지명 포르테) 생산을 시작으로 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335만㎡(약 101만평) 부지에 프레스와 차체, 도장, 의장공장 등 완성차 생산설비와 품질센터, 조립교육센터, 주행시험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총 건평 20만㎡(약 6만평) 규모로 완공됐다. 특히 이 공장은 자동화 첨단 설비, 부품 공급 시스템 및 물류 인프라 개선 등 기아차의 공장 건설 노하우를 총동원한 것은 물론, 다양한 신기술 및 신공법을 적용해 최첨단 완성차 제조 환경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공장 인근 165만㎡(약 50만평) 부지에는 부품 협력사 10여개가 함께 진출해 최적의 물류 환경을 조성, 효율적 부품 공급 체계를 갖췄다. 기아차는 이 공장에서 올해 말까지 K3 10만대를 생산할 예정이며, 프라이드 후속(현지명 리오)의 현지화 모델 등을 추가해 연간 40만대까지 생산량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세계적 수준의 멕시코 공장의 시간당 생산대수는 68대로, 53초당 1대꼴로 K3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멕시코 공장 설립은 글로벌 생존 및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는 평가다. 멕시코 자동차 판매 시장은 2015년 기준 135만대로 중남미 2위로, 2020년에는 내수 175만대로 예상돼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평가 받는다. 멕시코는 또 연간 자동차 생산량 340만대 수준으로 세계 7위, 중남미 1위의 자동차 생산국이자 세계 6위의 자동차 부품 제조 국가로 성장했다. 현재 닛산·GM·폭스바겐 등 일본과 미국, 유럽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7월 현재 94%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GM·포드·닛산·MBW 등은 이미 멕시코 공장을 가동 중이고 도요타 등도 새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뒤늦게 뛰어든 기아차는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물론, 현지 생산량의 최대 10%에 달하는 국내 수출 물량도 현지 투자에 따라 무관세 혜택을 받게 돼 글로벌 업체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박우열 멕시코 공장 구매실장(상무)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미·남미 국가들과의 다양한 무역협정(FTA)을 통해 글로벌 시장 접근성이 뛰어난데다가 양질의 저렴한 노동력과 최고의 물류 기반 시설을 갖춘 멕시코 공장의 입지를 살려, 생산량의 20%는 멕시코 현지에서 판매하고 나머지 80%는 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 80여개 국가에 수출할 예정”이라며 “올해 멕시코 시장에서 5만 5000대 판매, 시장 점유율 3.5%가 목표”라고 밝혔다.  페스케리아(멕시코)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비즈 in 비즈] 한류만 바라보다 ‘큰손’ 동남아 놓칠라

    [비즈 in 비즈] 한류만 바라보다 ‘큰손’ 동남아 놓칠라

    지난주 출장 일정으로 태국과 베트남을 다녀왔습니다. 4박 5일 동안 태국 방콕과 라용주(州), 베트남의 하노이와 하이즈엉 등을 방문했습니다. 하루에 4시간 이상씩 버스로 이동한 탓에 현지 분위기를 체험할 기회는 많지 않았지만, 도로 위의 자동차는 지겹도록 볼 수 있었습니다. 한류열풍이 어느 곳보다 높다는 동남아 도로 위에선 현대·기아차는 찾아보기가 힘들었습니다. 대신 도요타나 혼다, 닛산 등의 일본제 자동차가 거리를 점령하고 있었습니다. 실제 동남아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80%를 넘습니다. 이들이 단순히 영업을 잘해서 동남아 시장을 석권한 것일까요. 태국에 거주하고 있는 교민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1960년대부터 이곳에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는 정책을 쓴다”면서 “2011년 대홍수가 났을 때 혼다가 수백억원의 손실을 감수하고 침수된 신차를 전량 폐기하기로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습니다. 당시 혼다 태국 법인은 이 같은 손실을 감수한 배경에 대해 “수십년 동안 태국이 우리에게 준 수익에 비하면 이 같은 재해는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한류열풍이 사상 최고인 지금도 동남아에서 국가 선호도를 조사하면 여전히 한국은 일본에 밀린다는 것이 현지 교민의 말입니다. 태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한류에 열광하고 있지만 수십년간 쌓아온 일본 기업의 신뢰를 넘기엔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직 부족하다는 뜻일 겁니다. 동남아는 글로벌시장에서 가장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꼽힙니다. 베트남의 경우 전체 인구의 평균 연령이 28세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나라입니다.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노동인구를 앞세워 베트남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글로벌기업들의 생산기지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수십년 안에 중국과 같은 거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를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입니다. 국내 기업들 역시 동남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지만 현지에서 느껴지는 한국 기업들의 시장 공략은 한류열풍에 기댄 마케팅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국내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를 단순히 값싼 노동력의 생산공장이 아니라 ‘미래시장’으로서 전략적이고 장기적인 접근을 하지 않는다면 한류열풍이 사그라지면서 한국산 제품들도 같이 사라질지도 모릅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청년 일자리 고충에 책임감… 창업·직업훈련에 집중투자”

    “청년 일자리 고충에 책임감… 창업·직업훈련에 집중투자”

    황교안 국무총리는 5일 “내년엔 일자리 분야 예산을 대폭 확대해 집행하고 고용 성과를 높일 수 있는 창업 지원, 직업훈련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청년 일자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어 “올해 7월 청년실업률이 9.2%에 달하고, 일자리를 잡기 힘든 현실에 좌절감을 느끼는 청년들도 많아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같이 밝혔다. 간담회에는 취업이나 창업을 준비하는 청년 40여명과 기업 관계자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황 총리는 이어 “청년들의 교육·훈련과 채용이 연계될 수 있도록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학생을 선발·교육해 채용하는 ‘사회 맞춤형 교육과정’을 확대하겠다”며 “교육 현장과 산업 현장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정착시켜 학벌과 스펙이 아닌 실력과 능력 중심의 채용을 확산해 창업교육·사업화·성장 등 창업의 전 과정을 패키지로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황 총리는 또 “중소기업도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될 수 있도록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지원을 확대하겠다”며 “특히 청년들이 ‘열정페이’(청년들의 열정을 빌미로 노동력을 착취하는 행태)에 시달리지 않고 일을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근무 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창출의 여력을 높이려면 우리 경제와 노동시장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며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노동개혁 입법을 완결하고 규제개혁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유망산업의 일자리도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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