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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신성장 분야 국내 대기업·벤처 ‘新가치사슬’ 기대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제 만나 전기차 사업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만난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차세대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기술개발의 현장이다.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바꿔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힌다. 2017년 기준 330억 달러(약 40조원)였던 배터리 세계시장 규모가 2025년에는 1600억 달러(약 196조원)로 커질 것으로 전망돼 ‘포스트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다. 또 전기차를 포함한 미래차 분야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강력히 육성하겠다고 한 ‘3대 신성장 산업’(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차) 중 하나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사태로 경제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이자 국내 대기업 서열 1, 2위 그룹을 이끄는 두 사람의 만남에 지대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산업과 기술 간 융복합이 주요한 화두인 만큼 그동안 상호배타성을 바탕으로 경쟁에 익숙했던 국내 대기업이 협력을 기반으로 관계를 재정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점과 신산업 성장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각각 충분한 기대를 갖게 한다. 게다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대기업이 국내 벤처기업에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대기업 지주회사가 벤처캐피탈을 계열사로 둘 수 없도록 한 공정거래법을 바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을 만들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막강한 현금 동원력에도 불구하고 갖가지 규제 탓에 벤처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연구개발(R&D)을 활성화해도 투자·회수 시장을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면 외국자본에 비해 국내자본이 역차별을 받는다. 이는 배달 애플리케이션인 ‘배달의민족’을 독일계 딜리버리히어로(DH)가 인수하는 과정에서도 드러났다. 신성장 분야에서 강점을 갖춘 국내 대기업과 대기업 간의, 또 대기업과 유명한 벤처기업 간 합종연횡은 세계 시장을 한국이 선도하기 위한 과정으로 인식해야 할 때다.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 개발도상국의 저렴한 노동력에 기반한 ‘글로벌 가치사슬’에 기댄 20세기형 성장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런 새로운 가치사슬을 국내서 생성하려면 정부도 규제를 정비하고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
  • 피케티 “코로나로 더 공정·공평한 사회 올 수 있다”

    피케티 “코로나로 더 공정·공평한 사회 올 수 있다”

    각국 공공부채 늘어 부유층 과세 예상부의 불평등을 다룬 프랑스의 세계적인 경제학자이자 ‘21세기 자본’의 저자인 토마 피케티가 코로나19로 보다 공정하고 공평한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피케티는 12일(현지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최소한 보건 분야에 대한 공공 투자의 당위성은 강화할 것”이라며 이렇게 진단했다. 그는 14세기 흑사병의 결과로 농노제가 종말을 고했다는 이론을 거론했다. 당시 인구가 반 토막 나며 노동력이 귀해지자 농노의 인권과 지위가 보장되기 시작한 것처럼 이번에도 이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해석했다. 하지만 그는 특히 이번 사태로 높은 수위의 불평등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우리는 불평등의 폭력성을 마주하게 됐다”며 “큰 아파트에 봉쇄되는 것과 노숙자로서 봉쇄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다만 이런 불평등성은 한 세기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진 것이라며 “정치적, 지적 사회운동으로 사회보장제도와 진보적인 조세제도가 건설돼 발전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선 이것이 내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자유로운 자본 순환 체제는 1980~1990년대 부국, 특히 유럽의 영향 아래에 만들어진 것으로, 재벌들이 과세 회피를 일삼고 빈국이 공정한 조세제도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회 국가’는 더 공정한 조세 제도를 요구하고, 부유한 기업도 이 제도 안으로 들여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피케티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급속도로 불어나는 공공부채로 정부가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부유층에 대한 과세를 하나의 선택지로 언급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뒤 독일과 영국은 일시적으로 부유층에 과세했는데 그것이 더 나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회원국의 채무를 더 많이 져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을 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를 새롭게 시작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정부가 경제 성장과 고용 회복을 위해 중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도 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국회의원 머슴론/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주민을 위해 머슴처럼 일하겠습니다.” 선거 때면 자주 듣는 문구이다. 이번 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예외는 아니었다. 부산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심심찮게 ‘머슴론’이 인용됐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현역의원끼리 맞붙은 한 지역구에선 ‘큰 머슴론’을 펼쳤던 여당 후보가 박빙의 차로 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되기도 했다. ‘머슴론’은 정치인이나 정무직 공직자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는 표현이다. 역대 대통령이나 지사, 국회의원들의 상당수가 머슴론을 펼치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했고 당선된 이후에도 충실한 머슴이 되겠다고 약속했었다. 대부분 입에 발린 달콤한 공치사에 그쳤고, 머슴이 아닌 상전처럼 군림하기 십상이었다. “머슴이 되겠다”는 말은 일종의 포퓰리즘적 구호였던 셈이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 따르면 머슴이란 용어는 최세진의 훈몽자회(1527년 발간ㆍ중종 22년)에 처음 등장한다. 고용주로부터 임금을 받는 노동자로서의 머슴이란 명칭이 통용된 것은 갑오경장(1894년) 이후이다. 새경(임금)을 받고 노동력을 제공하는 농업 임금노동자를 머슴이라고 불렀다. 노동의 한 형태로 반세습적인 강제적 예속관계에 있던 노비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머슴의 대부분은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직업이었다. 흉년과 농촌경제의 파탄이 주원인이었던 것이다. 능력에 따라 호칭도 상머슴, 중머슴, 꼴담살이 등으로 구분됐다. 1960년 통계에는 머슴의 수가 24만 4557명으로 집계됐다. 1970년대 말부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머슴은 급속도로 사라졌다. 최근 서울의 한 아파트 경비원이 심한 모멸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입주민이 경비원에게 “머슴 주제에 말을 안 듣느냐”는 등의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했던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6년 전에도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에서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대보다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생각에 함부로 대하는 형태의 저급한 갑질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경비원에게 갑질을 한 주민 또한 누군가의 머슴이거나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을 텐데. 20대 국회가 보름 남짓 남았다. 회기 중 발의한 법안의 60% 정도가 처리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라고 한다. 이 가운데는 코로나19 대응 후속법안 등 신속하게 처리돼야 할 민생 관련 법안이 상당수 있지만 폐기될 공산이 점차 커지고 있다. 20대 국회를 구성한 의원들의 상당수도 선출 직후에는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약속을 했을 테지만 결과는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남겼다. 공분을 살 수밖에 없어 보인다.
  • [씨줄날줄] 리쇼어링/장세훈 논설위원

    [씨줄날줄] 리쇼어링/장세훈 논설위원

    코로나19 사태로 이른바 ‘쇼어링’(shoring)을 보는 시각이 180도 달라졌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으로 자유무역이 강조되면서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화두였다. 생산기지를 해안가(Shore) 건너편(Off)의 다른 국가로 이전한다는 뜻이다. 선진국의 기술과 자본이 개발도상국의 저임금 노동력과 만나 글로벌 가치사슬(Value Chain)이 형성됐다. 이 과정에서 재고 부담을 최소화하고 생산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구축됐다. 자유무역은 글로벌 가치사슬을 촉진시켰고, 글로벌 가치사슬은 다시 자유무역을 가속화시켰다. 최종 소비지와 가까운 곳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니어쇼어링(Near-shoring)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오프쇼어링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는 등 다양한 부작용도 낳았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지로 생산기지를 이전해 온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자칫 한국 경제의 위상이 ‘제품 수출국’에서 ‘기업 수출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해외에 진출한 제조기업을 다시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Re-shoring)이 주목받게 된 이유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2010년부터 ‘리메이킹 아메리카’라는 기치를 내걸고 법인세 인하, 공장 이전비용 지원 등 리쇼어링 정책을 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리쇼어링을 추진해 왔다. 우리 정부도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다만 효과는 미미했다. 2014~2018년 5년 동안 국내로 돌아온 기업은 52개에 그친 반면 국내 기업이 해외에 새로 만든 법인은 1만 6578개에 달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리쇼어링 미풍은 강풍으로 바뀌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서다. 최근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돌아오는 미국 제조기업의 이전비용을 100% 대야 한다”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프쇼어링은 지속 불가능하며 유럽연합은 산업 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각각 거론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면서 “‘첨단산업의 세계공장’이 돼 세계의 산업지도를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리쇼어링을 통한 ‘제조업 부활’은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공통의 관심사가 됐다. 정부는 안으로는 규제를 정비해 리쇼어링 정책을 강화하고 밖으로는 보호무역주의 심화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shjang@seoul.co.kr
  •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中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셋 水葬 “어찌할 방법 없다”

    한국 시민단체들이 언론에 공개한 중국 원양어선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착취·시신 수장(水葬) 사건이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뒤늦게 격앙된 반응을 낳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7일 보도했다. 이 나라 매체들은 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센터 어필이 공개한 사건 전말을 앞다퉈 보도했다. CNN 인도네시아는 ‘한국 언론, 중국 어선 인도네시아 선원 노동 착취 보도’, 콤파스TV는 ‘잔인하다! 중국 어선서 착취당하는 인도네시아 선원’, 비바뉴스는 ‘비극적! 인도네시아 선원 시신을 바다에 버린 중국 어선’ 등의 제목으로 소식을 전했다.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매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다. 누리꾼들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트위터에 관련 뉴스를 댓글로 올리고 “코로나 사태도 중요하지만,중국 원양어선의 우리 근로자가 착취를 당했다. 이들이 여전히 부산에 있다고 하니 빨리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베이징 주재 대사관을 통해 이번 사건의 해명을 중국 당국에 요구했다.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중국 외교부는 다른 선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국제 해사 관행에 따른 조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며 “추가 해명을 요구하기 위해 중국 대사를 초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인도네시아 정부가 이번 사건에 진지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에 우리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느냐 물을 수 있겠다.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이들 배에 오른 곳이 한국이기 때문이다. 해서 13개월 동안 한번도 뭍을 밟아보지도 않고 바다 위에서 조업을 하다 다시 부산으로 돌아와 인도네시아 선원들을 내려줬기 때문에 우리도 도의적 책임이 없지 않다. 환경운동연합은 전날에야 보도자료를 배포해 어필 소속 김종철 변호사가 지난달 19일 부산항에 입항한 중국 다롄 오션피싱 소속 어선 롱싱 629호에서 일하던 인도네시아 선원 27명 가운데 일부와 인터뷰를 해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은 노동을 강요받았다. 1년간 일하고도 우리 돈 약 15만원의 임금을 받는 등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중국 선원들로부터 폭행도 당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인 선원 세프리(24)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지난해 12월 21일 숨진 뒤 바다에 수장됐다. 남태평양 사모아 부근이었는데 45일 전부터 몸이 붓고 호흡 곤란과 심장 통증이 느껴진다며 병원에 데려다줄 것을 요구했지만 선장은 거절했고 결국 숨졌다. 롱싱 629호에서 롱싱 802호로 옮겨 탄 알파타(19)도 세프리와 거의 같은 고통을 호소하다 결국 엿새 뒤 숨을 거뒀다. 아리(24)도 티엔우 8호로 이동한 뒤 두 선원과 같은 증상으로 17일 간 고통받다 세상을 등졌다. 이들의 시신은 모두 사망한 날 사체에 닻을 달아 바다에 수장시켰다며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선사의 배를 타고 부산에 하선한 펜디(21)도 코로나19 격리 중이던 지난달 26일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다음날 숨졌다. 부산의료원에서 사후 검사를 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모두 네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다. 하지만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손수호 변호사는 바다에 시신을 수장하는 행위가 끔찍하고 잔인하긴 하지만 국제법적으로 문제를 삼을 수는 없다고 설명해 눈길을 끌었다. 손 변호사는 시신을 냉동 보관하거나 가까운 뭍이나 섬으로 옮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수장 자체를 문제삼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공익법센터 어필이 확보한 선원들의 계약서에 따르면 “외지에서 마주하는 리스크와 사고로 인해 발생하는 사망은 모두 본인이 책임지며, 본인이 사망했을 경우 선박에 가까운 지역에서 사체를 화장해 인도네시아 본국으로 보내지는 것에 동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또 “선원이 해야 할 일과 관계없이 선장의 명령에 무조건 복종한다”는 조항도 있다. 무조건적 복종을 계약한 선원들은 선원들의 구타와 상어 조업 등 불법어업에 가담해야 했다. 중국 선원들은 생수를 마시고 인도네시아인들은 바닷물을 걸러 마시게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런데 선원과 중계업체 간 계약서는 홍콩, 대만에서 사용하는 번체자가 사용돼 있고, 선원과 선주 간 체결되는 계약서엔 중국 본토에서 사용하는 간체자가 사용대 선원이 전체를 파악하기 어려운 계약을 강요하고 있었다. 또 중국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과 인도네시아어로 작성된 계약 내용 일부가 다른 것도 확인됐다. 롱싱 629호에 탑승하고 있던 선원들은 매일 18시간 이상 강도 높게 노동력을 착취당했다. 이들은 “바다에 있는 13개월 동안 단 한 번도 육지를 밟아보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또 참치 잡이를 허가받고 상어를 낚아 샥스핀 요리에 쓰일 꼬리만 자르고 다시 바다에 나머지를 던져버리는 잔인한 불법 조업도 일삼았다고 선원들은 관련 증거로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시민환경연구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재단(EJF) 등 시민단체는 한 목소리로 “마지막 사망자를 부검해 억울하게 죽은 4명의 사인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부검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해상에서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선원이 있으나 모두 수장돼 사인규명이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피해자들이 한국에 있을 때 보편관할권 원칙(형법 제296조 2항)을 적용해 수사하고, 억울하게 사망한 선원들을 위해 인터폴 국제수사 공조를 요청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변호사는 이미 중국 어선은 자국으로 떠나버렸고 인도네시아 선원들도 코로나19 격리 기간이 다 돼 이날 출국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이 흐지부지되고 말 것 같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점심, 마음에 점 하나 찍는 것

    [정종수의 풍속 엿보기] 점심, 마음에 점 하나 찍는 것

    코로나19로 점심 풍경도 사뭇 달라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도시락을 싸 오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나도 직장의 권유로 싸지 않던 도시락을 쌌다. 오늘은 점심으로 뭘 먹을까 하는 고민은 덜었지만 집사람을 불편하게 만든 것 같아 미안하다. 보통 점심이란 아침과 저녁 사이에 먹는 음식이다. 아침과 저녁은 때와 끼니의 의미까지 가졌지만, 점심은 오직 끼니만을 일컫는다. 점심은 본래 두 끼를 먹던 중국에서 아침과 저녁 사이에 드는 간단한 식사로, 시장기가 돌 때 마음에 점을 찍고 넘겼다는 뜻과 한 끼 식사 중 다음 요리를 기다리는 동안에 간단하게 먹는 음식이란 의미를 뜻했다. 요즘은 어떤가. 아침은 임금처럼, 점심은 양반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으라는 말이 있지만, 거꾸로 아침은 굶거나 적게 먹고 오히려 점심과 저녁은 더 푸짐하게 먹는다. 원래 점심은 글자 그대로 마음(心)에 점(點)을 찍듯 조금 먹는 음식으로, 낮에 먹는 끼니 혹은 선승들이 배고플 때 아주 조금 먹는 음식 등을 가리킨다. 요즘처럼 정식으로 먹는 것이 아니라 소식으로 가볍게 먹는 것을 이른다. 당나라 때에는 점심을 이른 새벽이나 아침 혹은 낮 12시를 전후해 드는 간단한 소식으로, 기가 흩어졌을 때 마음을 새롭게 하는 다과류를 가리켰다. 지금도 중국에서는 ‘스님들이 새벽이나 저녁 공양 전에 뱃속에 점하나 찍을 정도로 간단히 먹는 음식’을 말한다. 또한 간단한 간식을 뎬신(點心)이라 하고, 우리의 점심 식사에 해당하는 말은 우판(午飯)이라 한다. 우리나라에서 점심이란 용어의 첫 등장은 조선조 태종 6년(1406)이다. 태종은 심한 가뭄이 계속 들자 각 관아에 점심을 중지하라는 명을 내렸다. 여기서 점심이란 간단한 간식을 이른 것으로 여겨진다. 조선 후기 성호 이익 선생도 “이른 새벽에 소식하는 것이 점심이고 한낮에 많이 먹는 것을 점심이라 한 것은 잘못된 것이다”라고 했다. 주자의 ‘가례’에 “주부가 새벽참을 드린다는 것은 소식을 말하는 것으로 곧 세속에서 말하는 점심을 가리킨다. 비록 오찬이라도 소식만 하면 점심이라 칭해도 된다”고 했다. 임진왜란 중에 오희문이 쓴 일기 ‘쇄미록’에서도 간단히 먹는 것을 점심이라 쓰고 푸짐하게 먹는 경우를 주반(晝飯), 즉 ‘낮밥’이라며 점심과 구분했다. 궁중에서도 아침저녁에는 ‘수라’를 올리고 낮에는 다과나 국수로 ‘낮 것’을 차렸다고 했다. 오늘날 우리가 낮에 푸짐하게 먹는 오찬(午餐), 즉 점심은 굳이 옛날로 따지자면 낮밥이지 점심이 아니다. 지금이야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 끼를 먹지만 점심은 불과 100여년도 채 되지 않았다. 목천 현감 황윤석이 52세 때 쓴 1780년 4월 1일자 일기 ‘이재난고’에 따르면 “식사는 보통 하루에 두 번 먹는데 배가 고프다. 배가 고파 춘분부터 추분 이전까지는 부득불 속례에 따라 세끼를 먹었다”고 했다. 1790년대 실학자 이덕무도 조선인은 아침저녁으로 5홉씩 하루에 한 되를 먹는다고 했다. 19세기 중엽 실학자인 이규경도 ‘오주연문장전산고’에서 해가 짧아지는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다섯 달 동안은 아침저녁 두 끼만 먹고 농사철이 시작되는 2월부터 8월까지 일곱 달 동안은 점심 포함해 하루 세 끼를 먹는다고 했다. 1916년 일본군 군의관들이 북부 지방의 생활을 기록한 ‘조선의 의식주’에서도 한국인의 식사 횟수는 지방에 따라, 계절에 따라, 경제력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하루 두 끼 먹는다고 했다. 그래서 아침저녁으로 먹는다고 하여 식사를 ‘조석’(朝夕)이라 했다. 농촌에서는 노동력에 따라 하루에 먹는 끼니 수가 달랐다. 필자가 어렸을 적 모내기나 김매기, 타작과 같이 힘든 일을 할 때는 하루에 다섯 끼를 먹었다. 일이 시작되기 전 먹는 밥을 아침밥, 10시에서 11시쯤 먹는 밥을 아침 저밥, 오후 2시에서 3시쯤 먹는 밥을 ‘저녁 저밥’, 일을 마치고 먹는 것을 저녁밥이라 했다.
  • 미국 6주간 3천만명 실직…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384만건

    미국 6주간 3천만명 실직…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384만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에 ‘실업 쓰나미’가 6주 연속 미국을 덮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4월 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84만건을 기록했다고 30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뜻이다. 미국 언론들은 최근 6주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충격으로 미국 내에서 3030만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전체 노동력의 18.4%에 해당한다. 청구 건수 규모는 4주 연속 줄었지만, 여전히 폭증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코로나19 사태로 3월 셋째 주 330만건으로 크게 늘어나기 시작해 같은 달 넷째 주에는 687만건까지 치솟은 뒤 이후 661만건((3월 29일~4월 4일), 524만건(4월 5~11일), 443만건(4월 12~18일) 등을 기록했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최장기(113개월 연속) 호황도 막을 내렸다. 기업들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수요 감소나 코로나19 감염 차단을 위한 주 정부 방침에 따라 공장 가동 중단 등 셧다운에 나섰다. 또 이에 따른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일시 해고나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최근 6주 연속 수백만건을 기록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난 2월까지 최근 1년간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매월 평균 21만 6000건이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전까지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 5000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황금빛 사프란, 이토록 비싼 향신료라니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황금빛 사프란, 이토록 비싼 향신료라니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 ‘황금보다 비싼 식재료’. 사프란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이런 최상급 수식어는 해묵은 이야기일지라도 언제나 대중의 이목을 잡아끈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에 동하지 않기란 맛있어 보이는 음식을 앞에 두고 맛보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 이런 질문으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대체 사프란은 어떤 식재료이길래 황금보다 비싸다는 대접을 받는 것일까. 사프란이 비싼 식재료인 것은 재배할 수 있는 조건이 까다롭고 노동력이 어마어마하게 드는 데 비해 수확량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사프란은 붓꽃과의 식물인 사프란 크로커스의 붉은 암술대를 말한다. 1년 중 가을에만 꽃을 피우는데 꽃을 손수 따서 암술을 분리한 후 건조해 만든다. 암술은 작고 연약해 기계로 수확하기 어렵다. 사프란 1㎏을 얻기 위해선 15만 송이의 꽃을 따야 한다. 한 사람이 400시간 이상 노동해야 수확할 수 있는 양이다. 게다가 수확 가능한 시간은 단 2주. 사람 손이 많이 간다는 건 곧 인건비 상승으로 연결된다. 다행인 건 사프란 꽃이 햇빛을 고스란히 받는 들판을 좋아한다는 점이다. 만약 산속에서 자라는 야생화였다면 그 가치는 더 높아졌으리라. 사프란은 원산지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세계 생산량의 90% 이상이 중동 지역에서 나온다. 국제거래가 기준 중동산은 1g당 1~2유로 선. 스페인과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산과 미국산은 6~8유로 선에서 거래된다. 가장 비싼 사프란은 1g당 약 1만원인 셈이다. 요즘이야 금값이 치솟았지만, 사프란이 금보다 비싼 적도 있었다.이토록 비싼 사프란은 식재료로서 어떤 가치가 있을까. 우리 입맛을 기준으로 봤을 때 맛으론 딱히 매력이 없다. 약간의 쓴맛과 금속성의 날카로운 요오드 맛을 품고 있다. 품질이 좋은 사프란은 단맛도 난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익숙해질 만한 맛과 향과는 괴리가 있다. 중동과 유럽에서 사프란은 맛내기용보다는 식재료를 황금빛으로 물들이는 착색제로 사랑받았다. 보통 따뜻한 물에 불려 색을 우려낸 후 요리에 활용한다. 쌀을 익히거나 국물요리를 할 때 사프란을 넣으면 먹음직스러운 노란빛으로 물든다. 오래 열을 가해도 색이 거의 변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향신료가 그랬듯 사프란은 약용으로도 사용됐다. 주로 진정제와 소독제로 쓰였는데 로마인들은 사프란을 섞은 물을 실내 청정을 위해 곳곳에 뿌려 댔고, 흑사병이 창궐한 14세기 무렵 사프란이 다른 몇몇 향신료와 함께 병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유럽에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기도 했다. 물론 그들이 기대한 만큼의 효과는 없었지만 말이다. 유럽의 대표적인 사프란 생산지는 스페인이다. 세르반테스의 소설 ‘돈키호테’의 배경으로 유명한 라만차 지방의 사프란을 제일로 친다. 아랍인들은 약 800년간 이베리아반도에 머무르면서 사프란을 이용한 쌀요리를 스페인에 전했다. 오늘날 스페인 음식의 대명사로 불리는 황금빛 파에야가 그 유산이다. 이탈리아도 사프란 생산지로 손꼽힌다. ‘리소토 알라 밀라네제’는 파에야와 마찬가지로 사프란을 이용해 금빛으로 물들인 쌀요리다. 프랑스에서는 주로 부야베스 같은 해산물 요리에 사용한다.17세기까지만 해도 사프란은 유럽에서 요리사와 약제사 그리고 염색업자가 탐내는 인기 향신료였다. 맛의 불모지인 영국에서도 사프란이 재배됐는데 18세기를 맞이하면서 몇 가지 이유 때문에 사프란 경작지는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먼저 산업혁명이 진행되면서 노동력이 농업에서 공업으로 집중됨에 따라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드는 농업은 기피됐다. 같은 노동력과 시간이면 사프란을 재배하는 것보다 공장을 세우는 게 훨씬 이익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프란을 주로 소비하던 상류층의 취향이 바뀐 게 결정타를 날렸다. 사프란보다는 커피나 차, 바닐라 등 다른 향신료와 기호품에 더 관심을 쏟기 시작한 것이다. 사프란은 여전히 중동과 인도, 북아프리카 그리고 일부 유럽의 전통음식에 사용된다. 사프란 없이는 파에야를 노랗게 물들일 수가 없다. 이 때문에 요리사들은 혀를 내두르면서도 사프란을 구매한다. 한국에 사프란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식재료로 치자가 있다. 말린 치자 열매는 맛과 향은 다소 다를지 모르나 사프란과 동일한 착색 성분을 갖고 있고 약효 또한 유사하다. 음식을 황금빛으로 물들이려면 비싼 사프란보다 치자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강황도 향이 강하긴 하지만 착색제로 좋은 대안이 된다. 파랑새는 우리 가까이에 있는 법이다.
  • 美경제, 코로나에 곤두박질… 1분기 GDP 증가율 -4.8%

    美경제, 코로나에 곤두박질… 1분기 GDP 증가율 -4.8%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사태의 충격파를 견디지 못하고 마이너스 5% 가까이 곤두박질쳤다. 주요 경제관련 기관들이 예상했던 3.5%보다 하락폭은 더 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 감소(연율)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위축은 2014년 1분기 이후 6년 만의 마이너스 분기 성장률이며, 2008년 4분기(-8.4%)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지난해 미국의 성장률은 1분기 3.1%에서 2분기 2.0%로 급격히 둔화했다가 3~4분기 2.1%로 제자리걸음을 이어 갔다. 지난 한 해 연간으로는 2.3%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경제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된다. 이날 발표된 것은 속보치로 향후 수정될 수 있다. 미국의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예고된 결과다. 앞서 발표된 3월 소매 판매는 지난달보다 8.7% 감소해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큰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소비자 지출은 미국 경제 활동의 70%를 차지한다. 또 근로자들이 실업급여를 청구한 건수가 이달 23일까지 2645만 2000명으로 미국 전체 노동력의 16%에 이른다.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지난 10년간 미국 경제가 만든 일자리가 코로나19로 5주 만에 날아간 것이다. 3월 산업생산 역시 지난달보다 5.4% 감소해 2차 대전 직후인 1946년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경제 전문가들은 3월부터 시작된 도시 봉쇄의 영향이 본격화되는 것은 4월부터이기 때문에 2분기 GDP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 GDP는 국가 봉쇄가 시작된 3월 19일부터 4월 15일까지 1조 2000억 달러(약 1461조 5000억원)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줄어든 것이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선임 보좌관은 “미 의회의 재정지출 프로그램과 연준의 제로금리도 미국 경제를 살리긴 불충분하다”며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은 향후 수개월간 나올 부정적인 뉴스에 비해 빙산의 일각 정도에 불과하며 2분기 경제는 (연율로) 20~30% 위축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코로나 실업’ 덮쳤다… 초유의 직장인 감소

    ‘코로나 실업’ 덮쳤다… 초유의 직장인 감소

    고용 부문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에 처음 상용직 0.1%↓… 임시일용직 7% 급감 집콕·집밥 탓 숙박·음식업 15만명 줄어코로나19 사태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지난달 말 국내 사업체 종사자 수가 역대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발표한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 종사자가 1인 이상인 사업체의 전체 종사자 수는 1827만 8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50만 3000명)보다 22만 5000명(-1.2%) 줄었다. 종사자가 감소한 건 2009년 고용 부문 통계 작성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임시일용노동자와 300인 미만 중소 사업장 등 취약계층이 받은 고용 충격이 특히 컸다. 상용노동자가 전년 같은 달 대비 0.1% 감소한 반면 임시일용노동자는 7.0%나 줄었다. 특수고용노동자 등 기타 종사자도 7.9% 감소했다. 300인 이상 사업체는 2만 9000명(+1%) 늘었지만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는 25만 4000명(-1.6%) 감소했다. 사업체 종사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산업은 경기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숙박·음식업(-15만 3000명)이었다.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0만 7000명),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3만 9000명), 여행업 등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3만 8000명)도 큰 폭으로 줄었다. 코로나19로 사람들이 여행 대신 ‘집콕’을, 외식 대신 ‘집밥’을 찾게 된 영향이 컸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이 6만 5000명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대구는 3만 2000명이 줄었다. 비자발적 이직자는 58만 7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7만 4000명 늘었다. 고용계약 종료, 구조조정, 합병과 해고 등으로 어쩔 수 없이 일터를 떠난 이들이다. 노동자 스스로 퇴직한 자발적 이직은 1만 9000명 증가했다.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340만 3000원)은 지난해 같은 달(364만 4000원)보다 24만 1000원 감소한 반면 월평균 노동시간은 16.7시간 증가하는 등 노동 조건 지표도 악화됐다. 이에 대해 고용부는 “임금총액 감소는 반도체 산업의 성과급 감소, 자동차 관련 산업의 상여금 축소 등 특별급여가 크게 줄어든 데 기인했고, 근로시간이 증가한 것은 근로일수가 전년 같은 달 대비 2.2일 늘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수준을 높인 정부 조치가 이날부터 시행돼 감원 대신 유급휴업·휴직으로 고용을 유지한 사업주는 휴업·휴직수당의 90%에 해당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우리 동네 이거 알아?] 300종 물품부터 지식까지 빌려드립니다/윤수경 기자

    어쩌다 쓰는 제품이지만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 있습니다. 그런 물품을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더는 이런 문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생활 가전제품을 비롯해 300여종의 물품을 갖추고 있는 은평 물품공유센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은평 물품공유센터는 연서로34길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4층 건물 중 1층은 물품 공유 공간으로 일상생활에서 필요한 생활용품과 전동공구, 각종 캠핑용품 등을 빌려줍니다. 2층은 지식공유 공간입니다. 강의시설과 퀼트, 가죽공예, 정리수납, 해금 등 취미에서 창업까지 다루는 전문적인 강좌가 진행됩니다. 3층에는 DIY 목공방이 있고 4층은 모임과 휴게 공간입니다. 이용법은 우선 홈페이지(www.epshare.org)에서 회원가입을 합니다. 그다음 예약을 하거나 방문해서 대여를 신청하면 됩니다. 다양한 기술과 재능을 교육받을 수 있고요. 2층 다목적 교육실과 4층 세미나실을 대여할 수도 있습니다. 공유라는 개념은 우리 고유의 전통 중 하나인 품앗이에서 나왔습니다. 농경사회였던 우리는 가래질하기, 모내기, 풀베기할 때 부족한 노동력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노동력을 빌려 오기도 했지요. 은평 물품공유센터 역시 이러한 품앗이 전통을 이으며 동네의 가치를 높이고 있습니다. 은평에 위치한 물품공유센터에서 갖가지 물품과 지식을 빌려 보는 건 어떨까요.
  • [서울포토]한국농아인협회 회장 성폭력 고발 기자회견

    [서울포토]한국농아인협회 회장 성폭력 고발 기자회견

    13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전국농여성미투연대 한국농아인협회 회장 성폭력 고발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아인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이들은 한국농아인협회 변승일 회장이 2004년 장애인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2020.4.13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황규관의 고동소리] 삼성과 대한민국

    [황규관의 고동소리] 삼성과 대한민국

    서울 강남역 사거리 폐쇄회로(CC)TV 철탑 위에서 벌이고 있는 김용희씨의 농성이 지난 4일로 300일이 됐다고 한다. 이 나라에서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은 이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이제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모기 소리로 취급받는다. 지난가을의 모 인터넷 매체 기고문에서 나는 김용희씨를 카프카의 ‘변신’에 나오는 갑충으로 변한 그레고르 잠자에 비유한 적이 있는데, 이것은 문학적 비유가 아니었다. 오늘날 노동자는 자본의 입장에서는 사실상 벌레이거나 또는 이윤을 위한 부품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카프카는 그레고르 잠자를 한 마리 갑충으로 변신시키면서 자본이 강요하는 벌레-되기를 능동적으로 택하는데, 나는 이 ‘변신’이 카프카 나름의 정치적 글쓰기라고 이해했다. 저항의 다른 양식이라고나 할까. 카프카가 우화(羽化)를 끝내 알지 못한 게 유감이지만 말이다. 김용희씨의 300일 고공농성을 맞아 발표된 기자회견 내용을 보면, 삼성생명 암보험 피해자들의 삼성생명 고객센터 점거농성이 80일이 넘었으며, 삼성물산의 재개발 사업에 희생당한 과천의 철거민들이 16년째 싸우고 있다고 한다. 대한민국은 삼성 것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이 회자된 지가 꽤나 됐고, 실제로 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삼성의 협력과 개입이 깊었다. 노무현 정권의 초기 개혁 작업이 삼성에 의해 브레이크가 걸린 것은 이미 알려질 만큼 알려진 사실이다. 심지어 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삼성경제연구소에 휘둘린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마찬가지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재판 중인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비정상적일 정도로 자주 만났고, 이 부회장의 이런저런 비즈니스적 요청을 받아들였다. 대통령 입장에서는 삼성의 투자를 이끌어 내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 자신이 과거의 역사를 바로잡겠다면서 수차례 언급했던 ‘정의’가 삼성에는 적용되지 않았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며, 정의는 죽은 자에게만 해당된다는 정치적 궤변의 근거를 대통령 스스로 마련해 준 것도 사실이다. 김용희씨가 그 비좁은 허공의 공간에서 300일이 넘게 농성을 벌이는 이유는 복잡하지 않다. 진실은 너무도 간단해서 웃음이 나올 정도다. 삼성이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돼 있는 노동조합 활동을 불허하다 못해 노동조합 활동을 주도한 김용희씨의 삶을 철저히 파괴했기 때문이다. 김용희씨는 지금 26년간 삼성이 자신에게 가했던 반인륜적 행태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이 어떻게 노동조합 활동을 파괴해 왔는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고 한두 번도 아니다. 가장 최근에 드러난 예는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의 염호석 노조위원장 시신 탈취 사건일 것이다. 고인은 삼성전자서비스 노조를 탄압하는 삼성전자에 맞서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가족과 노조원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경찰을 매수해 시신을 강제로 빼앗았다. 이는 올해 초 법원에 의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안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삼성은 어째서 그토록 집요하게 노조를 혐오하고 노동조합을 만들려는 노동자들을 탄압하다 못해 죽음으로까지 몰고 가는 것일까. 이 또한 이유가 간단하다. 앞서 말했듯 노동자는 회사가 짜 놓은 거대한 기계의 부품이어야 하지 독립된 주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야 이윤이 최대로 보장되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거대한 공장에서 자본이 설계한 기계의 일부여야 하는데 유감스럽게도 노동자의 노동력은 노동자의 생명력과 다름없다. 그래서 노동자는 노동조합이라는 공동체를 통해 자본과 맞서려 한다. 이 지난한 과정이 계급투쟁이라면 계급투쟁의 역사이고 노동운동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것은 근대 국민국가에서는 당연히 용인되는 노동자의 권리이기도 하다(삼성이라는 별도의 왕국만 빼고 말이다). 근대 국가는 자본의 증식욕망도 자본의 역할로서 인정하고 노동자의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설립도 동시에 허용하고 있다. 논리적으로는 분명 모순이지만 현실에서는 근대 국가의 기본 형질에 가깝다(대한민국은 여기에서 예외이지만 말이다). 김용희씨는 300일이 넘은 지난 6일부터 단식농성을 고공농성에 보탰다.
  • “2분기 2억명 실직…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2분기 2억명 실직… 2차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

    전체 일자리 33억개 중 81%가 영향 호텔·음식업 12억 5000만명 ‘직격탄’코로나19 충격파로 올해 2분기 세계 근로시간이 6.7% 줄어들어 2억명 가까이 일자리를 잃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저지를 위한 이동제한령으로 기업과 상점이 문을 닫거나 영업 활동을 축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근로시간과 고용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밝혔다. 세계 근로시간 6.7% 감소는 정규직 노동자 1억 950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것과 같은 효과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은 근로시간이 8.1%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아랍 지역이다. 이는 500만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직장을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근로시간이 각각 7.5%, 7.2% 줄어들어 1200만개, 1억 25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2400만명, 아프리카에서는 19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노동시장 충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설 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ILO가 평가했다. ILO는 특히 세계 전체 일자리 33억개 가운데 27억명(81%)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호텔이나 음식업, 제조업,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12억 5000만명의 근로자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노동력 가운데 38%에 이르는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령 등으로 많은 기업과 상점이 문을 닫거나 업무를 축소하면서 해고가 속출하고 근무시간이 줄어든 탓이다.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삭감, 해고 등에 직면해 있는 이유다. ILO는 당초 올해 중 2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1분기에만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ILO는 수정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의 노동자와 기업이 재앙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빠르고 단호하게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확하고 긴급한 조치는 생존과 붕괴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실업이 하반기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와 노동 수요를 끌어올릴 효과적인 정책에 달려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ILO “2분기 2억명 가까이 실직…2차 대전 후 가장 심각”

    ILO “2분기 2억명 가까이 실직…2차 대전 후 가장 심각”

    코로나19 충격파로 올해 2분기 세계 근로시간이 6.7%가 줄어들어 2억명 가까이가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왔다.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을 저지를 위한 이동제한령으로 기업과 상점이 문을 닫거나 영업 활동을 축소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7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가 근로시간과 고용 측면에서 엄청난 손실을 야기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가장 큰 타격이 예상되는 지역은 근로시간이 8.1%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아랍 지역이다. 이는 500만명의 정규직 노동자가 직장을 잃는다는 것을 뜻한다.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지역도 근로시간이 각각 7.5%, 7.2% 줄어들어 1200만개, 1억 25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2400만명, 아프리카에서는 1900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험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노동시장 충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어설 뿐 아니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위기라고 ILO가 평가했다. ILO는 특히 세계 전체 일자리 33억개 가운데 27억명(81%)이 영향을 받고 있으며 호텔이나 음식업, 제조업, 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12억 5000만명의 근로자가 매우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 세계 노동력 가운데 38%에 이르는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동제한령 등으로 많은 기업과 상점이 문을 닫거나 업무를 축소하면서 해고가 속출하고 근무시간이 줄어든 탓이다. 노동자들이 근로시간 단축과 임금 삭감, 해고 등에 직면해 있는 이유다. ILO는 당초 올해 중 250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1분기에만 30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ILO는 수정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노동자와 기업이 재앙에 직면해 있다”면서 “우리는 빠르고 단호하게 함께 움직여야 한다. 정확하고 긴급한 조치는 생존과 붕괴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책적 대응은 노동자 생계와 경제적 생존이 가능한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에 즉각적인 구제책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실업이 하반기 세계 경제의 회복 속도와 노동 수요를 끌어올릴 효과적인 정책에 달려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글로벌 In&Out]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글로벌 In&Out] 한국의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 필요하다/알파고 시나씨 아시아엔 편집장

    코로나19 때문에 방청객 위주로 구성된 방송들이 잇따라 취소되다 보니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사람들 중 하나가 필자이다. 그러다 보니 인터넷 1인 방송들이 대세가 됐다. 그 추세를 타고 필자도 최근에 많은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게 됐다. 얼마 전 출연한 유튜브 채널에서 외국인들의 귀화 과정 위주로 대화를 나눴다. 필자는 귀화한 지 2년째인 터키계 한국인으로서 이 주제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았다. 겉으로 봤을 때는 호스트와 서로 웃자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대화 아이템들이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주제들이었다. 한 유튜브 호스트가 이러한 질문을 던졌다. “알파고씨, 아무리 귀화한다고 해도 결론적으로 터키에서 태어난 거고 열일곱 살까지 터키에서 살았던 건데 자신을 진짜로 한국인으로 느끼시나요? 혹은 자신이 그렇다고 느낀다고 하더라도, 그거 어떻게 가능해요? 결론적으로 민족이 다르잖아요.” 이 질문이 수많은 한국인의 마음속에 있는 질문이 아닌가 싶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다들 그 질문을 주변에 있는 ‘외국계 한국인’에게 묻고 싶지만, 실례가 될까 봐 안 물어본 것이 아닌가. 그래서 답변을 제대로 하려고 했다. 오늘날 남한 사람들의 민족적 전체성을 만든 몇 가지 역사적·사회적 사건이 있다. 한국 사람들이 자신의 시작점을 단군 할아버지와 백두산이라고 말하지만, 현대 삶에서는 단군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끼어들어 갈 구멍이 없다. 한국인들이 현재 살면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역사적·사회적 사건들은 흥선대원군의 등장부터 시작한다. 합리적인 개방 정책을 펴지 못해 현대화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결과 일제에 침략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민족을 배신한 친일파의 모습을 보며 생긴 트라우마가 오늘날에도 정치권에서 매일 언급된다.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됐지만 기쁨을 채 누리지도 못하고 3년 만에 남북이 분단됐고 2년 뒤에는 한민족 최대의 비극인 6ㆍ25전쟁이 발발했다. 이러한 끔찍한 일들을 겪으면서 남한 사람들은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욕망으로 한편으로 경제 성장을 제대로 했고, 한편으로도 세계에서 주목을 받는 민주화를 이뤄냈다. 바로 이러한 역사적·사회적 흐름을 알고 이에 공감한다면 한국인으로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필자는 한국에서 정치외교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이러한 흐름을 깊이 알고 공감할 수 있다. 이런 답변을 했다. 방송 끝나고 나서 호스트와 계속 대화를 하고 다음에 몇 번이나 만나기도 했다. 호스트는 필자의 그 답변을 듣고 한참 고민을 했다고 했다. “알파고씨, 사실 그날 이후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귀화한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론적으로 ‘한국인’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모르는 사람들이다. 개인이 ‘자신’을 모르면 ‘우리’를 알 수가 없는 것과 비슷하다.” 한국은 세계적인 기업들을 만들고 세계 각국에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국민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다 보니 국민들이 선호하지 않는 직장들이 생기고 일부 분야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하게 됐다. 그 결과 한국에 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들어오고 그중에서 한국을 좋아해 “앞으로 죽으면 무덤은 태어났던 나라가 아닌 지금 살고 있는 땅, 한반도에 있어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 외국인들이 엄청 까다로운 귀화시험를 거쳐 한국 국적을 갖게 된다. 역사적 지식이 없으면 통과할 수 없는 그 귀화시험을 보고 귀화한 사람들이 가끔 한국인들의 편견에 고통당하기도 한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가 역사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화를 위해 제대로 된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
  • “일손 부족 농가 돕자”… 가뭄에 단비 된 충북 ‘생산적 일자리사업’

    “일손 부족 농가 돕자”… 가뭄에 단비 된 충북 ‘생산적 일자리사업’

    지난달 20일 충북 영동군 심천면 초강리에 위치한 한 인삼밭. 코로나19로 인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 차질 등으로 일손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탓에 많은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이곳은 활력이 넘쳤다. 영동소방서 남성의용소방대와 여성의용소방대 대원 30명이 넓은 인삼밭을 종횡무진 누비며 지주목 해가림 설치작업을 하고 있었다. 힘들고 처음 접해 보는 일이라 지주목에 머리를 부딪치기도 했지만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에 의용소방대원들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했다. 이들의 활약으로 6600여㎡에 달하는 인삼밭 해가림 설치작업은 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이상숙 여성의용소방대장은 “일할 사람이 없어 시름에 빠진 농가를 도우니 보람이 큰 것 같다”며 “올해 일손 부족이 심각할 것 같다는 얘기가 들려 대원들 모두가 농가돕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지자체가 준 대원들 일당은 모아 이웃돕기에 쓸 생각”이라고 말했다.●의용소방대원·공무원 등 일손 돕기 앞장 이날 의용소방대원들과 인삼밭을 연결해 준 것은 충북도 자체시책의 하나인 생산적 일자리사업이다. 지난해 도움을 받았던 외국인 근로자들과 연락이 끊겨 앞이 막막했던 농가가 군자원봉사센터에 도움을 청하자 생산적 일자리사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의용소방대원들을 투입한 것이다. 생산적 일자리사업이 농촌의 일손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초래한 일손 부족 현상 때문에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6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자치단체들은 결혼이민자 가족을 초청하거나 외국 지방정부 등과 협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농가에 투입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차질이 불가피하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베트남 등 일부 국가들은 인력 송출을 꺼리고 있다. 외국인들이 온다고 해도 이들로 인한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이 크다 보니 시군들은 이들의 입국 시기를 미루고 있다. 한국에 머물렀던 외국인 상당수는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할 때 고향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음성군의 경우 올해 캄보디아에서 125명이 올 예정이었지만 잠정 연기했다. 캄보디아도 확진환자가 100명을 넘는 등 코로나19 증가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음성 방문을 계획했던 캄보디아 근로자 역시 한국 입국을 꺼리고 있다. 반년치 월급으로 힘들게 항공권을 구매해 한국에 들어오면 14일간 자비로 자가격리를 하고서야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군 황현철 미래농업팀장은 “코로나19가 종식돼야 외국인들이 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일손 공급에 구멍이 나자 농가들 사이에서 올해 농사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단양군은 올해 네팔 48명, 베트남 120명, 필리핀 10명 등 총 178명의 외국인 근로자를 농가에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현재 10여명만 가능할 전망이다. 보은군은 베트남 하양성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연간 100여명의 근로자를 적기에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올스톱됐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일할 사람이 없는 농가에서 노동력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근로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셈이다. 충북은 생산적 일자리사업을 통해 일손 부족을 해결할 계획이다. 조성돈 도 일자리정책과 팀장은 “전국 자치단체들이 농번기를 앞두고 농촌인력지원상황실을 운영해 농촌일손돕기 등을 전개할 계획인데 충북은 여기에다 생산적 일자리사업으로 힘을 보탤 예정”이라며 “농가들이 파종, 적과 시기 등을 놓치지 않도록 생산적 일자리사업으로 적극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단순노동 4시간 2만원·상해보험 혜택도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큰 역할이 기대되는 생산적 일자리사업은 도가 일을 하고 싶어 하는 퇴직자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해 주면서 농촌과 중소기업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2016년 시작했다. 이 사업은 생산적 일손봉사와 생산적 일손 긴급지원반 2가지로 나뉜다. 단순노동에 투입되는 일손봉사는 하루 4시간 일하고 지자체로부터 2만원을 받는다. 전문기술을 갖춘 긴급지원반은 하루 8시간 일하고 6만 8000원을 번다. 농가가 따로 부담하는 것은 한 푼도 없다. 모든 비용은 도와 시군이 반반씩 낸다. 참가자들은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끼며 용돈도 챙길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75세 이하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도는 참여자들을 위해 상해보험에 가입해 준다. 도는 올해 일손봉사에 연인원 14만명을 투입할 계획이었지만 일손 부족 현상이 심화되면서 17만명으로 목표를 올렸다. 관련 예산은 34억원에서 40억원으로 늘렸다. 현재 시군에서 일손봉사 희망자를 1년 내내 모집하고 있다. 긴급지원반은 66명에서 100명으로 증원했다. 도는 마스크 착용, 2m 이상 떨어져 일하기, 해외 방문자 참여 제한 등 감염예방지침도 시군에 내려보냈다. 이 사업의 인기를 반영하듯 도가 최근 생산적 일자리사업 지원 희망 농가를 조사했더니 1369곳에 달했다. 기업은 41곳이 신청했다. 올 들어 이미 농가 650곳에서 4342명이 일손봉사를 전개했다. 긴급지원반은 32곳에서 223명이 실력을 발휘했다. 일손봉사 참여자들은 다양하다. 시장·군수, 공무원, 봉사단체, 주민협의체, 농민단체, 의용소방대, 농협 등이 곳곳에서 농촌돕기에 뛰어들고 있다. 조병옥 음성군수를 비롯한 군청 사회복지과 직원 32명은 지난달 21일 휴일을 반납하고 블루베리 농가에서 일손봉사를 벌였다. 충주 용산동 새마을부녀회는 지난달 19일 배추와 옥수수를 키우는 한 농가에서 밭고랑과 비닐제거 작업을 했다. 밀려오는 주문량 때문에 비상이 걸린 도내 마스크업체에도 지난 2월 29일부터 일손봉사 인력이 지원되고 있다. 도는 마스크업체에 연인원 1000명을 보낼 계획이다. 괴산군 사리면에 위치한 한 마스크업체에는 지난달 3일부터 매일 10명이 오전과 오후로 나눠 투입되고 있다. 이들은 단순업무인 마스크 박스 포장을 담당한다. 사리면에서도 외진 곳에 있는 이 마스크업체는 출퇴근이 어렵다 보니 사람들이 일하기를 꺼려 애를 태웠는데, 일손봉사가 구세주 역할을 했다고 한다. 괴산군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질 때까지 이 업체에 일손봉사 인원을 지원하기로 했다.●정부혁신 분야 국민평가 우수 과제 선정 일손봉사 현장에서 일당을 받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농업경영인 충북도연합회 회원 21명은 지난달 24일 청주 현도면에서 감자심기를 한 뒤 받은 42만원을 농가에 전액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일손봉사 후 돈을 받지 않은 인원은 6713명에 달했다. 충북도가 펼치는 생산적 일자리사업은 성공한 시책으로 평가받는다. 받는 돈이 적어 참여자가 적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봉사와 결합되면서 2017년 9만 7295명, 2018년 11만 2492명, 지난해 14만 9518명 등 참가자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68명은 일손봉사로 참여한 기업에 정규직으로 채용되며 반전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2018년 8월에는 대통령 주재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일자리 재난극복 우수사례로 발표됐다. 정부혁신 분야 국민평가 우수과제에 선정돼 특별교부세 6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도는 정부에 이 사업의 전국 확대를 건의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열린세상] 코로나19 시대 부각된 ‘그림자 노동들’/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코로나19 시대 부각된 ‘그림자 노동들’/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코로나19 위기가 끝을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 수가 세계적으로 100만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6만명을 넘어섰다. 공식 보고된 통계가 이 정도이니 적극적으로 검사하지 않는 국가들까지 고려하면 심각하다는 말로도 부족해 보인다. 공중보건 재난이 덮치면서 사회경제적 활동이 멈춰 섰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는 우리의 일상은 공중을 걷는 듯 불안하다. 이 위기 이후 우리의 삶은 어떻게 복구될 수 있을지, 그 충격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 새로운 세계 질서가 만들어질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기만 하다. 산업활동이 위축되고 인간의 이동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역설적이게도 기후변화라는 인류의 또 다른 위협은 완화됐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우려스러운 이산화탄소 배출이 인간이 그동안 익숙하게 살아온 삶의 방식에서 비롯됐다는 점은 이제 분명하다. 하지만 과연 이 결과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에 긍정적으로 기여할지는 쉽게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우리의 소박한 일상이 다른 지역의 재난과 더이상 분리될 수 없고 일상의 안정이 영원히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은 확실히 알게 됐다. 무엇보다 코로나 위기는 우리의 삶을 형성하는 사회적·물질적 인프라스트럭처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일상적 삶이 평온하게 유지되기 위해 요구되는 보건의료, 물류 및 통신체계 등은 이번 재난을 겪으면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의료인력과 시설, 의료보험 등 보건의료체계가 얼마나 잘 작동하는가에 따라 재난의 결과는 국가마다 사뭇 달랐다. 효율성을 계산하며 보건의료체계의 민영화를 시도했던 국가들은 이번 재난에 속절없이 무너져 내리며 그 취약성을 드러냈다. 세계화의 논리에 따라 구축된 물류 이동의 인프라스트럭처도 이번에 허약함을 드러냈다. 값싼 노동력을 찾아 부품생산을 아웃소싱했던 지구적 공급 사슬은 큰 타격을 입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던 중국의 제조 공장들이 부품을 공급하지 않자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이 줄줄이 멈춰 섰고 인도가 봉쇄되자 제약품 생산과 공급이 중지됐다. 심지어 유럽 국가들은 코로나 감염환자들을 보호하는 의료진이 쓸 마스크조차 생산할 시설이 국내에 없었다. 경제적 합리성만을 좇은 세계화의 결과는 이번 재난의 가장 큰 취약점이 됐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 인프라스트럭처의 유지와 작동을 위해선 노동자들의 돌봄노동이 필수적이라는 사실이다. 보건의료체계가 작동하는 현장에는 방호복과 마스크를 종일 쓴 채 환자를 돌보는 의료진이 있고 신속하게 검사결과를 알려주기 위해 밤잠 자지 않고 기기를 돌리는 테크니션들이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느라 온라인 주문에 의존하는 소비자들에게 생활필수품과 식료품을 배달해 주며 위험을 무릅쓰는 배달노동자들도 있다. 미국의 페이스북 본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유해 콘텐츠를 걸러 내는 일을 하던 계약직 노동자들을 모두 집으로 돌려보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오는 음란물과 폭력물, 혐오 콘텐츠와 가짜뉴스를 제거하는 일을 하던 이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 우려로 출근도 못 하고 보안 문제 때문에 재택근무도 할 수 없게 됐다. 페이스북은 임시로 인공지능에게 유해 콘텐츠 제거 임무를 맡기고 있지만, 가짜뉴스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돌보는 노동자들이 일을 멈추자, 위기 상황에서 가짜뉴스를 걸러 내고 정확한 사실을 제공하는 소셜미디어의 기능도 멈춰 섰다. 사람들은 새로운 기술을 만드는 이들만 주목하지만 사실 이런 기술들이 무난하게 작동하도록 유지하고 관리하는 노동자들이 그만큼 중요하다. 언젠가는 이 위기가 끝나겠지만 많은 전문가가 우려하듯 위기는 다시 발생할 수 있다. 거듭되는 위기 때마다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으로만 회복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우리의 일상적 삶이 의존하는 인프라스트럭처를 유지하고 돌보는 이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지 생각해 봐야 한다. 곳곳에서 인프라스트럭처의 취약성을 돌보는 노동자들을 그동안 어떻게 대우해 왔는지, 우리를 돌보는 이들을 우리가 어떻게 돌봐 왔는지 깊이 자문해 봐야 할 때다.
  • 日아사히 “일본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은 조선인들 기억해야”

    日아사히 “일본에서 가혹한 노동에 시달리다 죽은 조선인들 기억해야”

    일본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한국인들의 희생이 있었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일제 강제징용 배상을 거부하며 한민족과 한반도에 대한 불법 식민지배의 검은 역사를 부정하고 있는 일본 정부에 대한 경고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5일 일본 아사히신문의 사설 여적 코너에는 나카노 아키라 전 논설위원이 쓴 ‘비석의 최씨가 말하는 것’이란 제목의 칼럼이 실렸다. 서울특파원 출신의 나카노 전 논설위원은 지금은 아사히신문 다카마쓰총국에서 부국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송됐던 KBS 1TV 시사프로그램 ‘시사직격’의 ‘한일 특파원의 대화’편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구마모토현 히토요시시에 있는 JR히사쓰선 오코바역이라는 작은 역사 근처에 세워진 위령비에 다녀온 자신의 경험으로 글을 시작했다. 이 위령비는 1900년대 초 이곳에서 이뤄졌던 철도공사 중 사고, 질병 등으로 숨진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것으로, 이 구간 공사를 담당했던 ‘아자마구미’라는 하청업체가 1908년 세웠다. 칼럼은 “이 비에 새겨진 14명의 희생자 중에 ‘한국 경기도 남양군 신시가지 최길남 31세’라고 적힌 조선인의 이름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카노 부국장은 “최(길남)씨가 어떤 사연으로 바다를 건너왔는지는 모르지만 비석은 1910년의 ‘한국병합’ 이전부터 조선인들이 일본에서 가혹한 노동을 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며 “당시 신문에는 이 철도공사 현장에 수백명의 조선인이 있었다는 기술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조선인은 메이지 시대 때부터 값싼 노동력으로 가혹한 노동현장에 투입돼 일본의 근대화를 떠받쳤다”는 한국인 징용노동자 후손의 말을 인용했다. 이어 “태평양전쟁 중 동원된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비석은 대부분 전후에 동포들에 의해 세워진 것이고 그들을 혹사한 (일본) 사업자들이 만든 것은 드물다”며 “이국에서 당한 억울한 죽음을 애도하며 그러한 희생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기억과 계승에 노력한 일본 기업이 얼마나 될 것인가“라고 물었다. 그는 “최씨는 비석을 통해 흔적이 남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얼마나 많은 죽음들이 잊혀졌겠느냐”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역사는 그대로 사라져간다”고 칼럼을 맺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본지 심층기획 ‘10대 노동리포트’,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

    본지 심층기획 ‘10대 노동리포트’,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제22회 국제앰네스티 언론상’ 본상 수상작으로 서울신문의 ‘10대 노동 리포트-나는 티슈노동자입니다’(홍인기·김지예·기민도·박재홍·고혜지 기자) 등 6건을 선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서울신문 보도에 대해 “수많은 10대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낱낱이 드러낸 심층기획 기사”라며 “착취당하던 1970~1980년대 공고 실습생의 모습에서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한 한국 사회의 10대 노동 현실을 구체적으로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4~6월 연재한 ‘10대 노동 리포트’를 통해 공장과 음식점, 거리에서 일하는 청소년들이 일상적으로 당하는 노동권 침해, 특성화고 현장 실습생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보도했다. 공동 수상작은 ▲경향신문 ‘매일 김용균이 있었다’ ▲시사인 ‘대림동에서 보낸 서른 번의 밤’ ▲한겨레 ‘텔레그램에 퍼지는 성 착취 기획 보도’ ▲KBS ‘거리의 만찬, 오버 더 레인보우(성소수자 부모모임) 편’ ▲SBS ‘체육계 성폭력 연속 보도’ 등이다. 특별상은 고(故) 김복동 평화 인권운동가, 텔레그램 내 집단 성 착취 사건을 공론화한 대학생 취재단 ‘추적단 불꽃’에 돌아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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