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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이슈-불법 이민] 이민 노동자 경제적 득실

    [월드이슈-불법 이민] 이민 노동자 경제적 득실

    이주민들은 그들을 받아들이는 국가의 경제에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지난 5월 현재 고국을 떠나 외국에서 1년 이상 살고 있는 이주민은 세계 인구의 3%에 이르는 1억 7500만명 가량. 1975년부터 2000년까지 2배가 는 수치다. 상당수는 일자리를 찾아 떠나온 노동자들로, 이들이 늘면서 인력 수입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이주민 수용에 반대하는 쪽에선 사회 부담만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영국이주민감시단(Migration Watch UK)은 “이주민이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이주민 증가에 따라서 편의시설 건립비용과 주택·교육비 지원 등에 소요되는 고비용을 간과한 것”이라고 비판한다. 이들은 토니 블레어 총리의 노동당 복지정책 입안에 참여한 런던정경대(LSE) 리처드 라야드 교수의 말을 인용,“이주민 상당수가 비숙련 노동자인데 이들이 늘어나면 비숙련 노동자 전체의 임금 수준이 낮아지고 실업률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주민 수용을 옹호하는 쪽에선 ‘이주민이 기존 일자리를 빼앗고, 임금을 낮추며, 납세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반대론자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인구 노령화로 갈수록 심해지는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는 데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일자리 강탈 주장에 대해 런던대(UCL) 경제학과 이주연구분석센터의 크리스천 더스트만 소장은 영국 이주민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80년대와 90년대를 분석한 결과 “근거없는 주장일 뿐 아니라 현 실업률이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합당치 않다.”고 반박했다. 옹호론자들은 전체 임금 수준 하향의 경우 “80년대 이주민 증가에도 불구, 그들이 참여한 직종의 전체 임금은 1∼2% 감소했을 뿐”이라는 미 국가연구위원회(NRC)의 연구 결과를 들고 있다. 이들은 “99년 이주민들이 낸 세금이 그들이 누린 혜택보다 40억달러 많았다.”는 영국 내무부 발표를 인용, 납세자 부담이 는다는 것도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어느 재벌2세의 때늦은 후회/홍성추 산업부장

    몇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 중견기업 총수였던 K씨는 요즘 폐인이나 다름없는 삶을 살고 있다. 한때 그는 재벌 2세라는 신분에다 세칭 일류라는 ‘KS’ 출신에 미국 유학까지 갔다온 엘리트 총수로 촉망받는 재계 인사였다. 그러나 IMF 환란을 넘기지 못하고 ‘워크아웃’ 기업인이라는 나락으로 내몰리고 말았다.K씨는 얼마전 사석에서 기자에게 “선진 이론만 고집하면서 창업정신과 현장을 모른 것이 원인이었다.”고 후회했다. 선대 회장이 왜 그렇게 현장을 중시했는지 알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고백이었다. 최근 재벌 2·3세들의 경영 형태에 대한 비판들이 쏟아지고 있다. 오죽해야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창업주들의 도전의식을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까지 했을까. 실제로 재벌 2세들의 모험적 기업가 정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격형’에서 ‘관리형’으로 바뀌고 만 것이다. 리스크가 적은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 투자를 하라고 하면 분위기가 아니다는 말로 치부해 버린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투자를 할 것인가 하고 오히려 반문할 정도다. 그러나 작금의 현실이 창업주들이 기업을 일으킬 때보다 그렇게 열악한 것인가. 아무리 강성노조가 있고, 고임금으로 효율성이 떨어졌다지만 1960년대나 7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양질의 노동력과 집중된 산업 인프라 등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추어져 있다. 그런데도 기업주들은 여건 탓만 한다. 기업 경영은 타이밍이다.90년대 초·중반 기업들은 앞다투어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았다. 빚을 얻어 기업을 인수하고, 인수한 기업의 보증으로 또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식으로 확장 경쟁이 한창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자 문어발식 경영을 일삼던 기업주들은 거의 철퇴를 맞았다. 그후 2·3세 경영인들은 대부분 관리형 경영자로 돌아섰다. 돈은 있는데 투자는 하지 않고, 투자가 없으니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어졌다. 기존 직원들의 수는 명퇴·정리해고 등으로 줄여만 갔다. 여기서 도태된 이들은 결국 실업자로 나앉는 악순환이 현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2·3세들은 손쉽고 리스크가 작은 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세계 유명 외제차 국내 딜러들 대부분이 재벌 2·3세란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재벌 2·3세들은 그래도 우리 사회에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이다. 이젠 신분에 걸맞은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할 시점이다. 투자와 고용을 늘리면서 실업자로 내몰리는 사원들을 한 사람이라도 붙잡아야 한다. 녹슬고 있는 공장에 기름을 칠하고, 큰 이윤이 없더라도 공장이 돌아가도록 독려해야 한다. 선대 회장들이 현장에서 직원들과 노숙을 하면서 공장을 일으켰듯, 도면 하나만 들고 해외에 나가 수주를 받았던 창업주 정신을 본받을 때이다. 최근 한국을 찾은 세계 최대의 기업인 GE의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이제는 관리를 중시하는 경영자 시대는 끝났으며 성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대”라고 주장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 않을 수 없다. 고성장 시대에는 성장의 중요성을 깨우치지 못했다. 지금은 우리가 경험해 보지 못한 저성장의 시대가 도래했다. 그래서 지금의 기업인 화두는 성장이 돼야 하는 것이다.80년대,90년대 문어발식 확장기업인이 외환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했듯이, 다음의 위기는 변화를 읽지 못하는 안주형 기업인에게 먼저 닥칠 수 있다. 최악의 조건에서도 천하대업의 꿈을 잃지 않았던 마오쩌둥(毛澤東)의 철학이 ‘잘나가던 재벌 2세 총수에서 추락한 재벌 2세’로 떨어지는 길을 막는 평범한 진리일지 모른다. 홍성추 산업부장 sch8@seoul.co.kr
  • 10% 실업률·지도층 부패등 난제 산적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55)가 20일 인도네시아 첫 직선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의 승리 이후 인도네시아 주가는 4.8% 올랐고 환율도 달러당 9080루피아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은 만만치 않다.▲일자리 창출과 경제 회복 ▲부패 척결 ▲테러 방지와 치안 유지 등이 대표적 과제이다. 여기에 유도요노의 민주당이 의회(전체 550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 골카르당과 인도네시아민주투쟁당(PDIP) 등 야당이 지배하는 의회와의 관계도 풀어야 한다. ●외국 투자자, 의심의 눈초리 2억 2000만 인구의 절반이 아직도 하루 2달러 미만의 생활비로 살 정도로 빈곤선 아래에 있는 인도네시아 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매년 수백만명씩 늘어나는 노동력을 흡수할 일자리 창출과 동남아에서 가장 저조한 투자 실적을 끌어올리는 것. 인도네시아 경제는 지난해 4.1% 성장한 데 이어 올해에는 2·4분기 4.3% 등 4.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신규노동력을 흡수하는 데만 최소 6%의 경제성장이 필요하다.10.1%에 달하는 실업률을 끌어내리려면 이보다 훨씬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뤄야만 하지만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 외국 투자자들이 인도네시아에 투자를 꺼리는 것도 큰 문제다. 외환위기 당시 채무불이행 전력이 있는 기업가 출신 아부리잘 바크리와 국제통화기금(IMF)과 불편한 관계를 형성했던 전 경제장관 리잘 람리가 유도요노 내각에 포함될 것이란 설에 외국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인도네시아의 개혁 추진에 희의적인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쉽지 않은 고위층 개편 부패 척결을 위해서는 먼저 검찰총장과 경찰 책임자 등 최고위층에 대한 인사 개편이 우선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의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 야당이 발목을 잡는다면 유도요노가 부패 척결을 위해 추구하는 개혁을 추진할 인사를 마음대로 임명할 수 없는 형편이다. 부패 척결에 나설 사법부마저 부패에 물들어 있는 것도 부패 척결을 힘들게 하고 있다. 유도요노는 각료들의 실적을 매년 평가하고 안보위원회와 경제자문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반테러법을 강화해 테러 척결을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제마 이슬라미야 등 이슬람계 테러단체들에 대한 압박을 강화할 경우 전국민의 88%에 이르는 이슬람교도의 반발을 살 수 있다. 유세진기자 yujin@seoul.co.kr
  • [기고] 새마을운동 왜곡 시정하라/서건일 새마을사랑모임 운영위원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개인 또는 집단의 관점이나 가치판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역사적 평가는 그러나 그 평가에 이르는 논리와 서술이 객관적으로 공평하고 균형적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할 때 정당성을 얻게 된다. 최근 금성출판사 출간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가 남한의 역사를 독재정권과 민중간 대결의 역사로 묘사했다는 분석과 관련, 정치권에 시비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이 된 교과서는 오늘의 한국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기여한 새마을운동에 관해 개발연대를 살아온 오늘의 어른 세대를 비롯한 대다수 국민의 인식에 반하여 아주 부정적으로 기술해 문제가 되고 있다. 첫째,“잘 살기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이나 대가를 치르더라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정신자세를 강조했다.”라는 서술이다. 근면·자조·협동으로 ‘하면 된다’는 정신을 강조한 것이 어떻게 희생과 대가를 치르게 했다는 것인지 의아해진다. 새마을운동을 강압적인 노동력 동원과 인권유린적 형태로 파악하려는 시각에서나 나옴직한 사실 왜곡이라 아니할 수 없다. 둘째,“박정희 정부가 대중의 지지기반으로 장기집권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는 부분이다. 새마을운동이 장기집권을 위한 정치적 도구나 수단이었다면 대중의 열정을 이끌어 내지도, 지지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한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으로서 성공을 거두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디까지나 순수한 국민운동이기에 오늘날까지 그 생명력을 잃지 않고 승화·지속된다고 본다. 셋째,“농촌 생활환경을 발전시키거나 소득을 높이기보다는 농촌의 겉모양을 바꾸는 데 치중하기도 했다.”새마을운동이 성취한 많은 업적과 사실 군(群)에 대한 공정한 자료분석과 정리 없이 내려진 자의적 판단이라 하겠다. 새마을운동은 이미 국제적으로, 아시아의 한 가난한 전근대적 농업국가를 신흥 공업국으로 발전시킨 개발 철학의 성공 모델로 인정받고 있다. 우리는 과거사 이해를 통해 오늘의 문제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해결하기 위해 역사를 배운다. 대한민국은 냉전과 분단의 굴레 속에서 공산주의의 위협을 물리치고 유엔의 도움과 승인을 받아 세우고 발전시켜 온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그것이 대한민국의 정통성이며 역사의 정체성이다. 그것을 조금이라도 훼손하고 부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이러한 한국 역사에 대한 평가와 시비가 학문적 연구나 학술적 논란 단계를 떠나 고교생을 교육하는 역사 교과서에 기술됐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청소년에게 불균형의 역사인식을 심어줄 새마을운동에 대한 왜곡은 즉시 시정돼야 할 것이다. 서건일 새마을사랑모임 운영위원
  •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월드이슈-외국의 성매매] 유럽등 법제개정 어떻게

    프랑스에서도 ‘성매매와의 전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길거리에서 손님들을 끌기 위한 매춘부들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처벌토록 한 법을 시행한 이후 이 법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프랑스 등 유럽과 일본의 성매매 실태와 대응을 살펴본다. |파리 함혜리특파원| 중도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프랑스는 그 일환으로 지난 해 초 ‘국내 치안법’을 제정, 성매매를 엄격하게 다스리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내무장관(현 경제·재무장관)이 제정을 추진해 ‘사르코지법’으로도 불리는 이 법에 따라 지난해 3월18일 이후 길거리에서 행해지는 대가성 성매매 행위는 모두 제재대상이 됐다. 즉, 적극적으로 손님을 유혹해 매춘을 하는 경우에만 벌금형이 주어지던 것이 법 발효와 함께 소극적인 호객행위까지 2개월 구금에 3750유로(약 550만원)의 벌금형이 가해진다. 예컨대 야한 옷을 입고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것만으로도 법적인 제재 대상이 된다. 특히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사람이 외국인일 경우 즉각 체류증을 박탈, 국외로 강제 추방한다. ●여권단체 찬성·인권단체 반발 이같은 초강력 처방은 여권운동단체들로부터 강력한 지지를 받은 반면 매춘업에 종사하는 여성들과 인권단체들로부터는 생존권 박탈, 인권유린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찬반론이 대립하면서 양측의 시위가 잇따라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사르코지 장관은 의회표결(2003년 1월)에 앞서 “매춘을 뿌리뽑기 위해서는 젊은 여성들을 고용해 성매매를 강요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포주들을 효과적으로 단속해야 하며, 이를 위해선 법을 강화해 조직의 연결고리(매춘여성들)를 와해시키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법은 범죄의 온상인 포주조직을 겨냥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러시아 마피아 등 국제적인 범죄조직과 연계된 포주 조직은 동부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로부터 서유럽으로 밀입국하는 여성들을 이용해 엄청난 불법소득을 올리는 것은 물론 마약밀매, 폭력 등 각종 범죄와 연계돼 있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프랑스 경찰 통계에 따르면 1만 5000∼1만 8000명의 여성들이 매춘에 종사하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 이상은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팔려와 착취당하고 있는 외국인들이다. 성매매산업과 관련된 경제규모는 대략 20억∼30억유로이지만 이 중 70%가 포주들에게 돌아간다고 프랑스 국립경찰 내 인신매매범검거반(OCRTEH) 측은 밝히고 있다. 포주에게 7년 징역과 15만유로의 벌금형을 내리도록 규정한 기존 형법에 ‘국내 치안법’이 추가되면서 프랑스 전역에서 거리의 매춘은 현저하게 줄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1월 현재 파리에서만 매춘 여성(혹은 남성)들의 수가 40% 감소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매춘 종사자들이 거리에서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이를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한다. 파리시의 크리스토프 카레슈 사회안전담당 부시장은 “국내 치안법의 효과는 매춘여성들의 활동장소를 가로등이 환하게 비치는 대로에서 으슥하고 위험한 뒷골목으로 이동시킨 것에 불과하다.”며 “그들은 단지 보이지 않을 뿐 사라지진 않았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매춘여성들의 인권을 위해 일하는 사회단체들은 직업 여성들의 수입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협박과 감금을 당하는 여성들이 많고, 심지어 포주들을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 병을 얻어도 이를 숨기는 등 법이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부작용만 양산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작은 아파트를 공동으로 빌린 뒤 인터넷이나 무가지 광고란을 통해 호객행위를 하거나 자기 집에서 매춘을 하는 사례가 부쩍 늘어난 것도 국내 치안법 시행의 부작용으로 꼽힌다. 이런 복잡한 사정이 얽히면서 프랑스에서는 지난 1946년 법에 의해 없어진 유곽을 다시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립과학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의 63%가 유곽의 재개를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和·獨 합법화… 伊등선 부활 검토 네덜란드는 지난 2000년 10월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매춘을 합법화했다. 독일도 2001년말부터 매춘을 합법화했다. 네덜란드와 독일은 매춘을 서비스업으로 합법화해 종사자들이 다른 직업 종사자들과 마찬가지로 세금을 납부하는 대신 합법적인 고용계약을 통해 의료보험, 실업수당, 연금 등의 사회보장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뉴질랜드 의회도 지난해 매춘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벨기에 의회는 공창을 합법화하는 법안을 준비중이며 이탈리아도 공창제 부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루마니아 의회도 유사 법안의 입법을 놓고 논란중이며, 체코는 매춘면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스웨덴은 1999년 성을 사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 최고 6개월 징역형에 처할 수 있도록 매춘법을 강화했다. lotus@seoul.co.kr
  • 中제조업 무서운 성장

    中제조업 무서운 성장

    중국이 제조업 분야에서 서구 기술수준과의 격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4일 보도했다. 특정 분야에서는 미국을 능가, 저임금 장점 이외에 기술상 우위를 누리는 분야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산업전문 월간지 인더스트리위크가 11월호에 조사·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제조업체의 납기내 상품 인도율은 중국 99%, 미국 96%였다. 특히 1차 납품에서 품질기준을 만족시키는 경우가 중국 98%, 미국 97%였다. 이번 조사에 중국은 406개, 미국은 681개 기업이 참가했다. 직원들에 대한 투자나 사내 정보기술(IT) 시스템 구축에 있어서도 중국이 앞섰다. 직원들에게 20시간 이상 교육을 시킨다고 응답한 회사가 중국은 53%, 미국은 35%였다. 전사자원관리시스템(ERP)이나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등을 설치한 기업도 중국이 많았다. 실제 중국기업 관리자들은 매출액 대비 최소 5%를 IT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평균 1.4%였다. 이같은 중국의 약진은 저가 노동력 외에도 연구개발(R&D)에 대한 엄청난 투자가 이끌어냈다고 AWSJ가 평가했다. 외국의 투자자금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중국은 선진기술에 아낌없이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 중국은 지난 한해에만 R&D에 180억달러를 투자했다.5년 전에는 80억달러에 불과했다. 매출액 대비 투자지출 규모로 보면 중국은 20%로 미국(3%)의 7배에 육박한다. 중국 기업인의 기술혁신에 대한 욕구도 커 투자순위에서 기술혁신을 2위로 꼽았다. 미국은 7위였다. 그 결과 중국은 전화 송수화기 기술에서 이미 미국을 능가했다고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빌 게이츠 회장이 지난 7월 밝힌 바 있다.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 투시 토마추의 아시아태평양부문 최고경영자인 만조이 싱은 “중국 제조업체들은 더이상 서구에 끌려다니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신 기술은 공장혁신을 가져왔다. 상하이 소재 바오산철강은 10년 전 건축 기본자재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정교한 품질이 요구되는 자동차용 냉각압연강판을 만든다. 폴크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등이 고객이다. 베이징 소재 센후아그룹은 미 록웰오토메이션의 장비를 구입, 석탄광산 부문을 개편했다. 중국 남부에는 발주에서 배달까지의 시간을 대폭 줄인 대형 의류공장이 속속 세워지고 있다. 연말 수입국이 나라별로 할당하는 의류수입쿼터제가 폐지, 중국 의류업계의 약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불충분한 사회기반시설, 위안화 평가절상 가능성 등 중국 제조업의 성장이 억제될 수도 있지만 제조업의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세계 과일·야채 절반이 中國産

    세계 과일·야채 절반이 中國産

    중국의 과일·채소 재배가 확대되면서 곡물 생산이 급감하고 있어 전세계적인 중국발 곡물 파동이 우려된다.중국 농민들이 본격적인 경제개방 체제를 맞아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쌀,밀,콩 등 전통적인 곡물 재배를 기피하고 갈수록 경제성 있는 원예작물 재배에 몰리기 때문이다. 곡물재배 회피현상은 후진타오(胡錦濤)·원자바오(溫家寶) 정부가 농촌의 수입 증대를 중시하고 곡물생산 위주의 ‘식량안보 우선정책’을 사실상 폐기함에 따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여 범세계적 곡물가격 폭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경제주간지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14일자)는 1995년 이후 중국의 야채 재배는 89%,과일 재배는 16% 늘었으며 이 때문에 쌀 등 곡물 재배는 10%나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1998년 5억 1200만t이던 중국의 곡물생산은 2002년 한해를 빼곤 계속 떨어져 현재 4억 3100만t으로 줄었다.이 감소량은 캐나다 1년 전체 곡물생산량과 맞먹는 양이다. ●미국생산량의 11배 넘어 중국 농민들이 원예작물 재배에 주력하자 세계 과일·채소 시장도 ‘차이나 충격’을 실감하고 있다. 중국산 과일·채소가 전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했으며 시장 점유율을 계속 넓혀나가면서 다른 나라의 관련 농가들을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지난해 채소 및 과일류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중국 농산물 수입도 28.7%가 늘었다. 중국은 인류가 소비하는 야채 및 멜론·참외류 과일의 절반을 생산한다.인도보다 5배,미국보다 11배 많은 양이다.서양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채소인 브로콜리의 최대 생산국이 됐으며,사과는 미국보다 4배 이상을 생산한다. 중국산 브로콜리는 1995년 이후 일본시장의 점유율을 3배로 늘린 반면 미국산은 3분의1로 줄었다.미국 캘리포니아 농가들은 하루 일당 3000원에 불과한 값싼 중국 노동력 앞에 무력하다. ●곡물 기피… 식량재앙 초래 경고 전문가들은 전세계 20%의 인구를 먹여 살려야 하는 중국이 세계 경지의 7%에 불과한 경지를 곡물보다 과일·야채 재배에 치중하면 장기적으로 전지구적인 곡물재앙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중국의 곡물수입 증가는 세계 곡물가격을 상승시키고 있다.농촌경제연구원 이재옥 선임연구원은 “세계시장에서 중국의 곡물수입 증가로 해마다 1000만t의 곡물을 수입하는 우리의 수입부담이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며 “우리의 곡물수급이 중국의 수입증가로 악화될 전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시장개방시대를 맞이한 중국농업은 곡물생산에서 고부가가치의 원예농업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중국정부는 지난해 농민들이 곡물농업을 버리고 원예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규를 개정했다.또 1992년 42.2%던 농업부문 관세를 15.2%로 대폭 떨어뜨리고 농민의 자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사설] 급증하는 노인자살 누가 책임지나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61세 이상 노인은 3653명으로 3년 전보다 56%나 증가했다는 경찰 통계가 나왔다.하루 10명의 노인이 삶의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죽음을 택한 것이다.자식들을 길러내고 노후를 느긋하게 즐겨야 할 노인들이 도리어 자살이라는 막다른 길로 내몰리는 현실은 서글프다. 노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질병과 빈곤,학대 등이다.얼마 전 치매에 걸린 아내를 돌보던 90대 노인이 자살했듯 질병은 노년 생활에 가장 큰 장애물이다.자립능력이 없이 질환을 앓는 노인들은 자살의 유혹을 받는,가장 심각한 상황에 놓인 이들이다.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독거 노인은 64만여명,치매에 걸린 노인은 34만여명에 이르고 그 수는 점점 늘고 있다.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하고 있다는 점이다.노인 비율이 현재 8.7%지만 2026년에는 20%에 올라선다.노인부양 비율도 2030년에는 35.7%로 높아진다. 효(孝)를 덕목으로 여겼던 전통윤리는 붕괴돼 노인들을 버리고 학대하는 일이 잦다.악화된 경제난은 노인들에게 관심을 돌릴 겨를이 없게 만들었다.노인 복지도 형편없다.올해 예산 가운데 노인복지 예산은 고작 0.4%다.일본과 타이완은 3.7%,2.9%로 훨씬 높다.급속히 다가오는 초고령화 사회를 대책없이 맞아서는 심각한 사회 문제를 부를 수 있다.노인복지 예산을 늘려 방치되다시피 한 노인들을 위한 치료·복지시설부터 우선 확충해야 한다.다수의 노인들은 아직 노동력이 있는 사람들이다.그들이 젊은이의 짐이 되지 않고 자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은퇴 시기를 연장하고 직업훈련 방안과 새로운 일자리도 마련해 고용을 늘려야 한다.
  • “행정수도 이전비용 2016년기준 103조”

    국회 예산정책처는 11일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비용이 오는 2016년 기준으로 103조 517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지 않은 올해 기준으로는 67조 1982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해 기준으로 발표한 45조 6000억원보다 50∼130% 높은 수치다. 국회 예산처는 이날 국회 법사위의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에게 제출한 ‘신행정수도 건설 소요비용 예상액 추계’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예산처는 이 보고서에서 정부가 9조 9000억원 규모로 추정한 부지조성 및 기반시설 비용의 경우 “정부가 B급과 C급 도시를 상정한 기반시설계획을 신행정수도에 적용했다.”며 “정부 계획에서 누락된 체육,문화,환경시설물 등을 포함시키면 12조 9330억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공과 민간부문 건축비를 평당 650만원으로 계산,모두 28조원이 들 것이라고 정부가 발표한 데 대해서도 “국가 중추관리기관 등의 평당건축비로 650만원을 책정한 것은 과소하게 건축비를 축소한 것”이라며 “B급 수준인 인텔리전트 빌딩 건축비가 평당 1200만∼1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공공과 민간부문 건축비로 모두 41조 8666억원이 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예산처는 “신행정수도 건설로 인해 영남과 호남,강원도 지역에서 인구 유출과 노동력 및 소비기반 약화,공공투자 및 지원감소,상대적 박탈감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주 의원은 “정부가 대형 토목사업의 특성,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하지 않고 주먹구구식으로 행정수도 이전 소요예산을 추정했다.”며 “정부는 전문가들을 참여시켜 원점에서 소요 예산을 다시 분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에듀짱] 강남교육청이 운영하는 구룡초 통일체험관

    [에듀짱] 강남교육청이 운영하는 구룡초 통일체험관

    “너희들은 통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 5학년 다예(12)가 친구들을 둘러봤다.표정들이 사뭇 진지하다.“이산가족이 만나기 위해서는 필요하지.우리가 잘 살기 위해서도 국민들이 원하지 않을까?” 소현(12)이는 자신있는 표정이다.다예도 지지 않는다.“더 못살게 될 수도 있어.(통일되면)우리가 (북한을)도와줘야 하잖아.” “그렇지만 북한은 노동력이 강하잖아.” 해영(12)이는 평소 생각했던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해영이의 응원을 받은 소현이도 “맞아.스포츠도 강해져.”라며 의기양양했다.세은(12)이는 아까부터 친구들의 토론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한 듯 말이 없다. “넌?” 셋의 눈은 오늘따라 조용하기만 한 세은이에게로 쏠렸다.“난 반대야.통일이 되려면 (그 전에) 전쟁이 날 가능성이 높잖아.” 세은이의 설명에 셋은 의외라는 표정이다.“서로의 장점을 살리면 더 잘 살 수 있을텐데.” 아이들은 토론한 내용을 종이에 함께 적어내려갔다. 지난 7일 오전 서울 개포4동 통일체험관 전시실.한 조를 이룬 5학년 3반 다예와 해영,소현,세은이는 선생님이 내준 문제를 해결하느라 아까부터 머리를 맞대고 토론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같은 시간 전시실 옆 영상실에서는 같은 학교 5학년 2반 아이들이 ‘남북문화의 이해’라는 비디오에 푹 빠져 있었다.남북의 문화 차이를 5∼7개의 에피소드 형식의 드라마로 꾸민 비디오에 지루해하던 아이들도 호기심을 드러냈다.이들은 각 에피소드마다 퀴즈 형식으로 꾸며진 드라마에 앞다퉈 답을 외치며 즐거워했다. 이날 체험관을 찾은 손님은 서울교대부설초등학교 5학년 2반과 3반 학생 60여명.통일교육 재량수업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는 현장 수업시간이다.통일체험관은 강남교육청이 구룡초등학교 안 80여평의 공간에 단층으로 조성한 초등학생 통일교육을 위한 체험관이다.지난해 9월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강남교육청 관내 50개 초등학교가 모두 한 차례씩 찾을 정도로 인기다.방학과 주말을 빼고 거의 매일 학생들의 방문이 이어진다. 학생과 교사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통일교육에 대한 다양한 학습자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전시실에는 북한의 사회생활과 풍습,특산물,교육,의식주,언어생활,정치,금강산 등 북한의 생활·문화 등 사진이 곁들인 게시판이 벽면을 따라 자리잡았다.북한의 의약품과 화장품,학용품,옷,주방용품,잡화류,공산품 등 50여점도 따로 전시돼 있다.40여명이 동시에 시청할 수 있는 영상실은 통일 관련 비디오 19편을 갖추고 있어 인솔 교사들이 평소 보여주기 어려운 학습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솔 교사들이 활용할만한 다양한 학습 프로그램도 제공한다.즉석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학습지만도 남북의 언어·문화 차이를 맞혀보는 퍼즐놀이를 비롯,남북통일 4행시 짓기,북한말 바로알기,통일기원 편지쓰기,통일 캐릭터 만들기,통일 O×퀴즈,북한 수수께끼 풀기,통일 놀이 등 10여가지에 이른다.때문에 교사들은 미리 학습자료를 준비하지 않아도 현장에서 학생들 수준과 흥미에 맞는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강남교육청은 두 달에 한 차례씩 관내 초등학교의 신청을 받아 일정을 결정한다.입장료는 없다. 인솔교사인 이계수(42·여)씨는 “요즘 학생들은 ‘통일을 왜 하나.’하는 식으로 무관심한 경우가 많아 통일교육에 어려운 점이 적지 않다.”면서 “체험관은 학교에서 활용하기 힘든 다양한 자료들을 갖추고 있어 아이들 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Doctor & Disease]조은병원 도은식 박사

    [Doctor & Disease]조은병원 도은식 박사

    “만성요통은 한마디로 개인의 삶을 주저앉히는 질환입니다.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고요.”그는 진지하게 말을 시작했다.“축구 경기를 예로 듭시다.아무리 골을 넣으려 해도 미드필더,즉 허리에서 공이 오지 않으면 그 경기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또 골키퍼가 아무리 골을 주지 않으려 해도 미드필더가 제 역할을 못하면 속수무책입니다.그 경기 지지 않을 도리가 없는 거지요.인체의 허리는 그런 역할을 하는데,거기에 문제가 있다면 삶이 송두리째 삐걱이고 비틀거리게 되는 건 당연하지 않겠습니까?” ●허리통증 6개월 이상 계속되면 만성요통 척추관절을 전문으로 다루는 조은병원 도은식(47) 박사는 만성요통의 문제를 이렇게 설명했다.지금까지 그의 손을 거쳐간 요통환자가 1만명을 헤아릴 만큼 수많은 임상 사례를 축적했지만 여전히 그는 조심스럽고 진지했다.“이건 디스크하고는 전혀 다른 기전을 갖습니다.원인이 복잡하고,그래서 치료 경로도 다양합니다.오죽하면 의사들조차 환자에게 ‘그럴 수도 있으니까 그냥 운동이나 하면서 지내보라.’고 하겠습니까.” 만성요통이란 어떤 질환인가. -골반과 척추를 아우르는 허리 부위에 나타난 통증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요통으로 구분한다. 그게 왜 문제가 되는가. -이게 암이나 교통사고처럼 당장 생명을 좌우하는 문제는 아니다.그러나 삶의 질을 이처럼 제약하는 질환도 드물다.원인이 너무 많아 진단과 치료도 쉽지 않다.여기에다 최근의 급속한 노령화,30∼40대 젊은 환자 증가 추세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실제로 우리의 경우 전 인구의 80%가 평생 1회 이상 요통을 경험하며,미국에서는 45세 미만자의 병원 입원요인 중 2번째를 차지할 정도다. ●운동부족·비만 등 탓 발병 많이 늘어 그는 이제 만성요통을 국가적인 노동력 유지 차원에서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근 정부기관 조사 결과 우리 근로자들의 휴직이나 결근 원인의 대부분이 근골격계 질환으로 나타났습니다.특히 최근에 젊은 요통환자들이 느는 추세여서 이런 통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당연히 국가적인 생산성과 노동력 관리라는 관점에서 사안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는 거지요.” 최근의 발병 추세는 어떤가. -많이 늘고 있다.운동 부족,비만,노령화 등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경향은 과거의 경우 결핵성 등 염증성 척추질환이 많았으나 요새는 디스크내장증 등 고령화를 반영한 유형이 많다. 원인도 함께 짚어달라. -앞서 거론했듯 원인은 많다.가장 많은 건 디스크나 척추관절이 노후해서 생기는 디스크내장증(퇴행성 디스크)이다.또 불안정성 등 척추 관절 이상,척추의 골격이 부서지는 추체골절,척추근육의 약화 등 이른바 척추관절증후군도 사례가 많은 원인에 해당한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척추관절증후군의 경우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나거나 등을 구부려 세수를 한 뒤에 허리를 펴기가 어렵다.허리를 뒤로 젖히거나 자세를 바꾸려고 하면 더 아프지만 적당히 몸을 움직인 오후 무렵이면 통증이 가시는 것이 특징이다.디스크내장증은 앉아 있기가 힘들고 오래 서있어도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온다.한 자세로 오래 앉아 있지 못하지만 누워서 체중 부하를 줄여주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 특징이다. 진단은 어떻게 하는가. -예전에는 X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했으나 최근에는 자기공명영상(MRI)이 기본검사다.디스크내장증은 더러 척추 부위에 특수약물을 넣고 사진을 찍어 판독하는 조영술을 적용하기도 한다. ●치료시기 놓치는 경우 많아 안타까워 도 박사는 세간의 오해에 대해서도 거론했다.“흔히 척추질환으로 병원 가면 수술부터 하라고 하고,수술해도 재발이 잦다고들 하는데,그건 옛날 얘깁니다.제 경우 수술률이 10%를 넘지 않으며,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재발률도 우려할 수준은 아닙니다.문제는 주변에 사술(詐術)이 많아 환자들이 적기를 놓친 뒤 병원을 찾는다는 겁니다.검증되지 않은 치료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고 병증을 키워 병원을 찾는 환자들을 보면 정말 딱한 생각이 들죠.사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진단만 되면 절반은 치료가 됐다고 봐도 된다.원인을 알기 때문이다.구체적으로는 척추관절증후군의 경우 간편하고 통증이나 합병증이 없는 레이저 척추관절신경치료가 예후가 좋다.내 경우 90% 이상 성공률을 보인다.병증에 따라 관절차단술이나 신경파괴술을 적용하기도 한다.디스크내장증은 특수 열선을 디스크에 삽입해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을 제거하는 열치료술이 제격이다.이런 최소침습적 치료법이 효과가 없는 경우에는 인공보형물을 삽입하거나 시멘트,나사 등으로 골격을 잡아주는 수술적 치료를 한다. 각 치료법의 예후는 어떤가. -레이저치료나 열치료술 같은 최소침습적 치료는 첨단 치료법이자 척추관절 치료에 있어 하나의 큰 흐름으로,장점이 많다.레이저치료의 경우 92%,열치료는 낮게 잡아도 85% 정도 만족도를 보인다. ●물리치료보다 운동이 더 좋아 그는 ‘요통을 극복하는 중요한 조건 중의 하나가 운동’이라며 이렇게 충고했다.“선진국에서는 물리치료보다 일상적인 운동을 더욱 중요한 치료법으로 인식하는데 우리는 아직도 즉시 효과가 나타나는 즉발성 치료에만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만성요통도 치료에만 의존하려 하지 말고 적절한 운동으로 극복하려는 노력을 병행해야 합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도은식 박사는 △고려대의대·영남대의대 외래 부교수△미국 애틀랜타 에모리대학 에모리척추센터 교환교수 및 연구원△미국 피닉스BNI척추센터 및 애틀랜타 셰퍼드척추센터 연수△미국 플로리다대학 메덱스 재활코스 및 부치 하몬 골프건강코스 이수△대한신경외과학회 회원△대한척추신경외과학회 이사△대한 미세침습척추외과학회 상임이사△국제 레이저 및 근골격학회 회원
  • [차이나 리포트 2004] (38)한·중 인터넷기업 합작

    [차이나 리포트 2004] (38)한·중 인터넷기업 합작

    한국과 중국 인터넷 업체간 짝짓기가 한창이다.특히 온라인게임 등 양국의 닷컴기업간 제휴가 본 궤도에 올랐다.폭발적인 성장세인 중국의 인터넷 시장과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수익모델이 정착된 한국의 닷컴업계가 일단은 ‘찰떡 궁합’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베이징·상하이 구본영특파원| 이미 베이징이나 상하이 등 대륙의 온라인 게임시장은 한국 업체들이 장악한 지 오래다.모영주(牟榮宙)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베이징사무소장은 “정보기술(IT)분야에서 현재 중국에 비교우위를 확실히 지키고 있는 분야가 온라인게임 분야”라고 귀띔했다. ●대륙 사로잡은 한국 온라인게임 한국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들이 게임 개발력과 중국시장 친화적인 서비스 지원 능력 등에서 중국기업은 물론 유럽과 미국·일본 등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중국 온라인게임시장을 주도하는 한국 게임은 총량에서 여전히 60%를 차지한다.유료 사용자 확보 등 비교적 성공한 게임에서 한국제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분의2에 이른다고한다. 엑토즈소프트의 ‘미르의 전설(Mir2)’,웹젠의 ‘뮤(Mu)’,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CCR&CV의 ‘포트리스2’,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이 중국 게임시장에 안착한 사례들이다. 올 들어서는 인터넷 포털업체 NHN이 중국 최대 게임업체 하이훙(海紅)과 손잡기로 하는 등 한국 게임개발업체들의 중국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역으로 중국업체들의 한국 진출도 두드러지는 추세다.올 들어 중국업체들의 한국 게임기업 인수나 합병 등 기업사냥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BBMF와 차이나닷컴의 자회사인 차이나닷컴모바일인터렉티브(CMIC) 등이 국내 게임개발회사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상하이샨다가 국내 게임인 미르의 전설을 중국에 서비스하는 등 종전의 한·중 제휴 패턴보다 훨씬 적극적인 방식이다. 완성된 게임 소프트웨어의 중국 판권을 확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이제 ▲국내 게임개발사에 초기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 ▲국내 게임업체를 통째로 인수하는 방안 ▲합작법인을 중국에 설립해 공동개발하는 방안 등으로 중국업체의 한국 게임업계 제휴 및 공략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는 셈이다.중국의 스모(世模)사와 한국의 조이맥스사가 ‘실크로드’를 공동개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한·중 닷컴기업 윈·윈의 길 이같은 현상은 적어도 단기적으로 한국업계에는 호재다.2004년 현재 4조원 규모인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은 총량적 측면에서 다소간 정체 조짐을 보이고 있다.게임 인구가 1400여만명에서 별로 늘어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의 온라인게임 인구는 현재 2347만명(유료이용자수는 1190만명)으로 추산되나,2006년에는 남한 인구와 맞먹는 4490만명(유료이용자수는 2227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중국 게임시장은 한국업체들에 황금을 캐는 엘도라도는 아닐지언정 개척해야 할 ‘서부’임엔 틀림없다. 이와 관련,베이징에서 만난 리밍청(李明成) 전 중국 국가경제무역위 처장은 “한국이 산업공동화를 우려할 필요없이 어차피 국내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제조업은 빨리 중국으로 과감히 이전하고,IT나 금융서비스산업 등을 육성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충고했다.한국측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비슷하다.즉 “중국과의 새로운 형태의 분업구조를 이뤄나가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한다.”(한갑수 한국산업경제연구원 회장)는 것이다.한마디로 제조업은 중국에 내주더라도 고부가가치인 소프트웨어개발 등 IT시장은 한국이 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머잖아 한·중간 온라인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기술력 격차가 평준화되면 얘기가 달라진다는 관측도 나온다.중국이 막대한 자본과 저렴하지만 비교적 양질의 풍부한 인력을 바탕으로 인해전술식 연구개발(R&D) 투자를 퍼붓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한·중 양국 업계가 공동으로 게임을 개발해 중국시장에 출시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인지도 모른다.그 과정에서 양국 회사가 그래픽이나 서버 등 기술력이나 게임 콘텐츠 현지화에서 각각의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함께 경쟁력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한국으로선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요원을 대량으로 육성하려고 하는 중국의 교육시장을 선점할 필요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중국정부는 현재 관련 주요 대학에 게임관련 학과를 개설하고,민간 관련 교육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이를 계기로 한국 교육단체가 여기에 진출하는 것은 기왕에 선점한 중국의 게임시장의 맥을 새로 짚어내는 일에 다름 아니다.한국은 교육협력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편 중국에 한국 게임 개발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소비시장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에 앞서 “규제일변도의 ‘게임물 등급분류제도’등을 친시장적으로 개선하는 등 세계 최강 한국 온라인게임의 경쟁력을 안에서부터 좀먹게 하는 제도의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국내 게임업체 J사 대표)는 지적이다. kby7@seoul.co.kr ■[기고] 해외투자 활로 찾기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후 중국의 국내시장은 더욱 개방되고 있고,중국기업 역시 격렬한 국제경쟁 시기에 접어들었다.시장이 개방됨에 따라 거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 본토에서 생산하고 본국에서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국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기업들이 국제분업 구조 속에서 최하 단계인 제조업의 비교우위에 만족한다면 국제경쟁에서 위험한 지위에 빠지게 될 것이다.이 때문에 국제 경쟁력을 갖춘 중국 다국적 기업을 육성하는 게 기업생존의 절실한 요구조건이다. 중국정부에서는 2000년에 “쩌우추취(走出去·해외로 나가자)’ 전략을 세웠고 2003년 공산당 16전회에서 중국 다국적 기업들의 해외투자를 촉진시키기로 결정했다. 현재 일부 중국기업은 해외로 나갈 수 있는 실력을 갖췄다.상무부 통계에 따르면 올 5월말까지 상무부에서 비준한 해외 중국기업(누계)은 160여개 국가에 7720개로,이들이 해외에 직접투자한 규모는 300억위안(4조 5000억원)을 초과했다.지난해 중국에서 새로 설립된 외국투자기업(境外企業)은 510개로 전년보다 50%가 늘었다. 중국 해외투자는 거의 절반이 홍콩과 마카오에 집중돼있고 북미,호주,유럽 순이다.무역형 기업이 다수를 차지하고 투자영역은 자원개발과 해외가공무역,농업 및 농산품 개발,관광,상업,자문 서비스 등을 포함한다.부가가치가 낮고 노동집약형 업종이 주류이다. 자원개발형 프로젝트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중소 프로젝트이다.기업 평균 자본규모는 198만위안(약 3억원)이다.자금·경험 부족으로 중국 해외투자는 대다수가 독자·합자기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총체적으로 중국기업의 해외투자는 시작단계에 있다.규모는 작고 업종은 다양하다. 중국정부는 향후 대외투자 규모를 점차 확대하고 해외가공무역·조립을 크게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다국적 합병·인수(빙거우·幷購) 등의 투자방법도 적극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해외자원의 합작개발을 강화,석유·가스와 광물 등 자원영역의 탐사·개발·가공합작을 통해 중국의 실용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이외에 ▲해외농업 합작 ▲해외 과학기술자원 밀집지역에서의 연구개발(R&D)센터 건립 ▲서비스 무역 합작 등도 주요 분야다. 해외기업 합작을 위한 국제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새로운 ‘대외무역법’이 발효됐다.외환관리제도도 기업의 해외투자를 제약하고 있지만 국가외환관리국에서는 조건을 갖춘 다국적 기업 자체 소유의 외화자금을 해외 운영에 사용토록 개정할 방침이다. 국가외환관리국은 우선 2002년 10월부터 저장(浙江)·광둥(廣東)성 등의 14개 도시를 해외투자 외환관리개혁 실험도시로 지정,외화심사 금액·권리 제한을 풀어주었다.종합 국력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과 그룹을 양성·발전시켜 그들로 하여금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게 함으로써 중국 공업화를 추진한다는 중대한 전략이다.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에서는 체제 개혁·구조개혁을 강화,대기업 발전을 위한 견고한 기초를 마련했다.앞으로 행정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기업의 투자주체 지위를 확립,다국적 경영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루퉁(魯桐) 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硏 다국기업연구실 주임
  • “中 인력난… 저임금 경쟁력 퇴색”

    풍부한 값싼 노동력이라는 중국 경제의 최대 장점이 빛을 잃어가고 있다.예상보다 빨리 닥친 임금 인상과 인력난으로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물론 중국기업들도 노동력이 풍부한 베트남이나 양쯔강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보도했다. 광둥성 둥관시에서 전선공장을 운영하는 타이완 기업가 웡은 “필요 인력의 절반 정도만 확보해도 다행”이라고 인력난을 털어놓았다.광둥성은 중국 전체 수출의 3분의1을 차지한다.외국기업들이 다수 입주해 있는 둥관시는 광둥성 전체 수출물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요지이지만 현재 약 27만명의 인력이 부족한 상태다.중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광둥성 전체로는 약 200만명의 일손이 모자란다. 노동력 부족현상은 외국기업들의 생산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광둥성이 가장 심각하지만 연안을 따라 상하이 남쪽의 저장성까지 사정은 비슷하다.푸젠성의 취안저우시도 지난해 20만명의 인력이 부족하다며 대책을 촉구했었다.인력난은 임금인상으로 이어졌고,임금을 둘러싼 노사분규도 급증했다.지난 6일에는 3000명의 공장근로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선전시내에서 가두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약 1억 5000만명의 농촌 유휴인력이 있는 중국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이 줄고 있기 때문.아직도 거주이전의 자유에 대한 규제가 강해 농촌 출신들에게는 여간해서 도시 거주증이 발급되지 않는다.도시거주증이 없으면 사회보장 및 의료보험 혜택을 받지 못해 정착하지 못하고 귀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올들어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농가 수입이 늘자 농촌에 주저앉는 사람들도 늘었다고 잡지는 전했다.또 농촌 인구가 광둥성 등 연안지역에 비해 최저임금이 많고 의료보험 등 혜택이 주어지는 내륙의 양쯔양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도 많다.둥관시에 입주한 공장들은 이제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임금을 올려주거나 생산 자동화율을 높이든가,아니면 이전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7) 오징어의 섬 울릉도

    십 여년 전,시베리아 사하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미리 소주를 챙기면서 안주 삼아 오징어도 한축 챙겼다.문제는 현지 호텔에서 터졌다.한국 술의 참 맛을 보여준다며 소주파티를 열어 오징어구이를 내놨는데 냄새 때문에 분위기가 엉망이 돼버렸다.구수한 그 냄새가 ‘국제적’으로 통용 불가임을 깨닫는 데 걸린 시간은 아주 짧았다.우리처럼 오징어를 알뜰살뜰 즐기는 민족도 흔치 않다.수산물 기호도에서 마른 오징어는 단연 수위이며,하다못해 오징어와는 별 상관도 없는 ‘오징어땅콩’ 과자가 ‘롱런’하는 나라 아닌가.가난했던 시절,아이에게 안겨주던 귀한 오징어로부터 영화관의 필수품이던 구이,맥주 안주의 기본인 오징어땅콩,등·하교길 혹은 아예 시장바구니를 들고 먹던 튀김,그리고 회·무침·국·조림·순대에 이르기까지 어찌 한민족의 생활사에서 오징어를 빼놓을 수 있으랴. 오징어의 원조를 만나려면 울릉도 저동항으로 가야한다.그야말로 진풍경이다.촛대바위 너머로 여명이 동터오면 어판장은 이내 시장판으로 바뀐다.수협 직원들이 종을 치며 입찰에 바쁘다.배에서 막 내려진 고기 상자가 칸칸이 쌓여져 입찰에 부쳐진다.중개인이 적어낸 팻말에서 최적 가격을 찍어낸다.입찰이 끝나면 그 자리에서 상자를 뒤짚어 오징어를 바닥에 쏟아낸다.날카로운 비수를 들고 서성이던 ‘오징어아지매’들이 달려들어 일과인 ‘할복’을 시작한다.누렇고 흰 오징어 내장이 바닥을 가득 채울 때쯤되면 이내 대꼬챙이를 들고와 스무마리씩 꿰어 한축을 만든다.물에 씻어서 수레에 실은 뒤 덕장으로 운반하면 아지매들의 어판장 작업은 끝이다. ●‘오징어 할복’ 20마리에 500원꼴 “배 따는 데 얼마나 받습니까?”“한축에 500원이네요.” 스무마리에 500원이니 2000마리쯤 ‘할복’하면 5만원 벌이다.말이 2000마리지 쪼그리고 앉아 거대한 오징어 산(山)을 해치우는 일이 쉬울 턱이 없다.이 일꾼 아지매들이 없다면,울릉도 건오징어는 꿈도 못꿀 일이다.남정네들이 채낚기로 씨름하다가 돌아오면 여자들은 다시 한번 칼을 들고 역할을 바꿔 ‘할복’을 시작한다. 대충 말리면 되는 줄 알지만,한 마리의 건오징어가 탄생하려면 복잡다단한 과정과 비용을 치른다.할복,대나무 꿰기,씻기,덕장 운반과 널기,젖혀진 귀 뒤집기,뭉친 오징어다리 떼어 보기 좋게 만들기,‘탱’이라 부르는 대나무로 심을 박아 맵시잡기,스무마리씩 축엮기,냉장실 입고,배에 싣고 내리기,차에 싣고 내리기 등등,거칠 과정을 모두 거쳐야만 비로소 소비자의 손에 들린다.이 과정마다 비용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렇게 하여 오징어 가격이 결정된다. 요새는 만나는 어민들마다 기름값 타령이다.도회에서야 기름값이 오르면 전철로 출·퇴근할 수도 있지만,어민들은 배가 없으면 한발짝도 움직일 수가 없고,출어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섬의 특성상 산물을 육지로 내다 팔려면 배편을 이용해야 하는 이중부담까지 껴안아야 한다. 일명 ‘울릉도지킴이’로 섬의 속사정을 꿰뚫고 있는 홍광진(53)씨의 말.“백화점 같은 대형 매장 뚫은 사람은 그래도 괜찮은데,문제는 중소 상인들이지요.건조가 끝나도 판로가 없으니 창고에 쌓아두게 되는데 창고비는 물론이고 빚내서 출어한 이자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니 모두들 주저앉기 직전이라고 봐야 합니다.게다가 심각한 것은 아지매들이에요.평생 쭈그리고 앉아 배를 따고 있으니 직업병을 피해갈 재간이 있겠어요?” ●‘짝퉁 울릉도 오징어’에 섬사람들 속앓이 육지 오징어를 울릉도산이라고 속여 파는 일도 심각하다.전국의 울릉도 오징어 시장 점유율은 10% 안팎.지난해 기준으로 육지 것과의 가격 차이가 1축에 3000∼4000원 정도다.그러니 너나없이 ‘울릉도 짝퉁 오징어’를 시장에 밀어넣는다. 오징어는 다 같은 줄 알았는데,현지에서 먹어 보니 결코 같지 않다.습도와 기후,바람 때문이다.잘게 찢으니 실같이 가늘게 갈라진다.30여시간 바짝 말린 오징어나 12시간 정도 살짝 말린 ‘피데기’나 할 것 없이 살이 도톰하여 씹는 맛부터 다르다.소비자들은 이제 오징어에서조차 ‘원조’와 ‘짝퉁’의 구별에 신경써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어판장에서 만난 정건웅(65) 수협조합장의 말.“뻣뻣하게 바짝 말린 놈은 맛이 덜해요.수분이 살짝 남아있는 놈을 굽지 않고 그대로 먹어야 제맛이지요.”개인별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표면에 허연 분가루처럼 타우린이 묻어나는 오징어를 ‘진짜’로 아는 일반 상식도 실인 즉 오해다.밝으면서도 붉은빛 도는 선명한 색깔에다 도톰하게 살집이 씹히는 오징어가 상품이다.보기좋은 게 먹기도 좋다고 오징어도 잘 생긴 놈을 고를 일이다. 날씨가 좋으면 오징어값이 되레 비싸진다.좋은 날씨에는 비용이 거의 안드는 자연건조를 하지만 궂은 날에는 인공건조를 해야 하기 때문.그러나 완벽한 자연건조는 드물다.자연건조로 물이 60∼70%쯤 빠지면 공장으로 옮겨 인공건조 과정을 거쳐 상품을 완성하기 때문이다.물론 추석 이후의 가을에는 햇볕에 말리는 자연건조가 주종을 이룬다.옛날에는 연탄불로도 건조시켰으며,가스불로 건조시킨 오징어에서는 ‘싸한’ 가스맛이 배어나곤 했다.울릉도 오징어 중에서도 해변 몽돌밭에 빨래처럼 널어서 태양 반사열로 말리는 ‘태하동오징어’가 압권인데,진품 만나기가 쉽지 않아 필자도 먹어 보지 못했다. ●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 늦여름부터 가을을 넘길 동안 저녁마다 강렬한 불빛으로 바다의 축제를 여는 오징어잡이 풍경은 동해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일상적 모습이지만,울릉도는 원산지답게 오징어를 빼면 삶 자체가 아예 설명이 되지 않는다.오징어 흉년이면 섬 전체가 보릿고개고,오징어 풍년이면 섬 전체가 흥청거린다.제 철이면 오징어잡이 배가 저동항 바로 앞의 죽도에서 독도 방향으로 까마득히 늘어서 ‘바다의 도시’를 보는 듯하다.오징어는 대화퇴에서 내려오는 회유성으로 독도 근해가 주산지다.육지와 제일 가까운 대풍령 앞바다에서 두지봉 위까지 가서 잡다가 비잉∼ 돌아서 가두봉까지 오면 떨어져 나간다.육지 내륙으로 빠지면서 멀리 부산 기장 쪽으로 내려가 대마도 근해로 나가기도 한다.울릉도를 빠져나간 오징어는 점차 맛이 없어지다가 일년생답게 종내는 살이 없는 ‘거풀오징어’가 되고 만다. 오징어잡이 역사는 100년 안팎으로 그리 오래지 않다.오래 전에도 오징어를 잡았겠지만 상업성을 갖춘 오징어잡이 역사는 한 세기를 넘지 못한다.30여년 전,오징어가 지천일 때는 대나무에 낚시를 매달아 찍어올리는 이른바 ‘찍낚시’로 아예 오징어를 퍼담았다.이런 때는 바다가 눈밭처럼 희게 빛났다.믿기지 않겠지만 심지어는 낚시가 내려가지 않을 정도로 많았던 적도 있다고 나이 든 어민들은 추억한다. 뗏목처럼 생긴 ‘테우’에서 잡다가 2∼3인이 타는 ‘강꼬’배를 거쳐,나중에 채낚기배로 귀착되었다.처음에는 나무물레를 돌리는 물레치기로 잡았으나 지금은 자동조절기가 등장했다.20여명분의 일을 기계가 하게 되면서 노동력 감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어로기술 명칭에 일본어가 많은 것은 이들 어법이 일본영향권에 있음을 방증한다.가장 보편적이었던 ‘돔보어법’도 오키제도에서 들여왔다.독도문제로 말썽을 일으키는 오키 어민들은 일제시대에 울릉도에 집단촌을 형성해 살았으니,‘게다’짝을 따닥거리며 저동항을 오갔던 바로 그들이다. ●오징어는 다리가 없다? 오징어는 불빛을 좋아하는 추향성,동시에 전진과 후퇴만 아는 직진성 어류다.그래서 오징어 채낚에는 미끼가 필요없다.불만 보면 미끼인 줄 알고 직진해 달려든다. ‘살아있는 로켓’인지라 빨아들인 물을 뿜어내면서 그 추진력으로 전진과 후퇴를 거듭한다.집어등은 애초에 석유호롱불을 쓰다가 카바이드,휘발유 등을, 요즘에는 전깃불로 변모를 거듭했다.배에서 모터를 돌려 발광하는 오징어 집어등 불빛은 화상을 입힐 만큼 고온이다.그래서 밀짚모자를 쓰고 어로작업을 하는 등 차광장치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중개인으로 일해온 성학주(73)씨에게 ‘오징어론’을 청했다.대개 잘못 아는 상식 중의 하나가 부위별 명칭이다.오징어는 팔다리가 머리에 달려있는 두족류다.오징어에 다리는 없으며,엄밀하게 팔다리가 맞다.팔다리 10개 중에서 유달리 긴 2개는 먹이를 잡거나 교미할 때,나머지 8개는 먹이를 먹을 때 쓰인다.머리라고 부르는 삼각형 부위는 지느러미다.흔히 ‘오징어 불알’이라 부르는 부위는 날카로운 이빨을 가진 주둥이며,사람처럼 한쌍의 눈알도 갖고 있다. 오징어는 난류성이지만 바닷물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사라진다.오징어가 대거 이동해 서해안 태안반도 안흥항이 파시처럼 오징어판이 되기도 했는데,취재에 동행한 수산과학원 이윤 연구관(해양생물학)의 생각은 조심스럽다.“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지만,계통이 다소 다른 오징어로 볼 수 있지요.같은 황인종이라도 일본인,한국인,중국인이 다르듯이 말입니다.” ●울릉도 오징어요리 세계화했으면 울릉도 주민들은 역경의 삶을 헤쳐나가면서 우리가 즐겨 먹는 오징어살보다는 그 부산물인 내장을 더 품격있는 요리로 개발해 냈다.흰창자로 끓인 내장탕은 시원하기 이를 데 없다.소금에 절여서 배추시래기와 함께 끓여내는 노란창자찌개는 8월의 ‘울릉도 오징어축제’ 때 최고 인기음식이다. 여기에 감자와 옥수수밥을 올리면 전형적인 울릉도식 접대 방식이 된다.10월이 넘어 찬바람이 돌면 기름진 노란창자를 된장에 졸여 쌈장도 만든다.오징어내장과 먹물로 만든 순대는 서울식과 전혀 다르다.이렇듯 오징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오징어 먹물요리를 가지고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키워낸 이탈리아 사람들의 역량과 견줘도 손색이 없는데,왜 우리는 아직도 울릉도 사람들의 이 뛰어난 요리를 세계인의 식탁으로 이끌어내지 못할까!
  • [임영숙 칼럼] 고령사회, 심판의 날

    [임영숙 칼럼] 고령사회, 심판의 날

    8순의 할머니는 손자들이 내미는 봉투를 받으며 “내가 많이 늙었구나.”라고 말했다.얼마전까지만 해도 할머니가 주는 용돈을 받으며 좋아하던 손자들이 의젓한 회사원이 돼 거꾸로 할머니에게 용돈을 드리게 된 것이다. 그 할머니의 대학교수 아들은 65세 정년을 몇년 앞두고 노후의 삶을 어떻게 생산적으로 보내야 할지 가족들 앞에서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 아들의 사회초년생 조카는 숙부의 이야기를 ‘행복한 고민’으로 받아들였다.연금도 없이 ‘3·8선’‘사오정’신세가 되는 일반 회사원들에게 월 200만∼30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직종의 종사자들은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것이다.미혼의 그 조카는 결혼해도 아이를 갖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40대에 직장을 그만두고 80대까지 살아야 하는데 어떻게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느냐는 걱정 때문이었다. 지난 추석,남도의 한 읍내에서 마주친 정경이다.통계청은 추석 연휴가 끝난 후 그 읍내를 포함해 전국의 30개 지역이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는 통계를 발표했다.주민 5명 가운데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인 지역이 그토록 많다는 것이다. 노인 인구가 많아진다는 것은,노동력이 감소하고 저축률이 하락하며 사회복지 비용 부담과 소비율은 늘어나 국가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퇴직 후에는 그동안 투자했던 자산을 현금화해서 생활자금으로 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회 고령화 속도에 따라 주식과 자산가치도 떨어지게 된다는 분석도 있다. 이같은 고령사회 문제는 전세계적인 ‘재앙’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심판의 날이 눈앞에 닥쳤다.”(브루스 바틀릿 미 국민정책분석센터 선임연구원)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한국보다 고령화 속도가 늦은 중국도 최근 가구당 한자녀만 낳도록 하는 정책을 폐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한국 사회가 늙어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미국과 유럽,일본이 길게는 115년,짧게는 24년이 걸렸던 고령사회에 한국은 불과 19년만에 도달하고 초고령사회에도 7년만에 진입한다.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 가는 나라인 것이다. 고령사회 해법으로 복지정책 확대,저출산 문제 해결 등이 흔히 제시되지만 가장 현실적인 대책은 노인이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라고 한다.노인인구가 젊은이의 부담이 되지 않고 스스로 부양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지난해 방한한 미국 노인학협회 존 헨드릭스 회장은 “노령층이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자리를 주거나 기존의 일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한국개발연구원(KDI)도 한국사회 노령화의 근본대책으로 정년기준의 상향조정,고령자고용촉진제도 개선,노인의 고용기회 확대 등을 제안한 바 있다.노인이 계속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생학습 사회가 되어야 하고 환경영향 평가처럼 정부의 각종 정책에 ‘노인영향평가제’가 도입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추석명절 고향을 찾은 젊은 회사원의 고민처럼,아이를 낳아 키우기도 두려운 조기퇴직 사회에서 근로자의 연령층을 높이는 이 해법은 상당히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을 못한 청년실업자들에겐 조기퇴직 걱정마저도 행복한 고민으로 보일 것이다. 결국 우리사회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황혼의 반란’에서처럼 일자리와 예산배분을 둘러싼 세대간의 전쟁 상태에 조만간 돌입하게 될지 모른다.‘황혼의 반란’의 주인공은 노인 저항운동을 이끌다 진압군에 붙잡혀 죽어가면서 말한다.“너도 언젠가는 늙은이가 될 거다.” 모든 젊은이들이 기억해야 할 말이다. 주필 ysi@seoul.co.kr
  • [열린세상] ‘교토삼굴(狡兎三窟)’ 의 시장전략/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1971년 100억달러에 불과했던 우리 수출은 지금 2000억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시대별로 수출의 활로는 조금씩 변화해왔으나 적어도 지난 10년간 수출 증가를 이끈 것은 단연 중국이었다.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20%에 육박한 상황에서 중국은 모든 산업에서 기술과 자금력을 앞세워 우리를 추격하고 있다.무역연구소는 대(對)중국 무역흑자가 2011년경에는 적자로 반전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바야흐로 중국 외에 새로운 시장을 찾는 교토삼굴(狡兎三窟:슬기로운 토끼는 세 개의 굴을 준비한다.)의 전략이 필요한 때다. 노무현 대통령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에 이어 4일부터 인도와 베트남을 대상으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남부아시아 경제 성장을 이끄는 인도와 인도차이나반도의 중심 베트남의 방문은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면서 그에 버금가는 포스트 경제협력 대상국을 찾기 위한 출발이라 할 수 있다.인도와 베트남은 성장 잠재력이 높고 새롭게 부상하는 수출 및 투자 대상국이라는 점에서 우선협력 대상이 될 수 있다. 세계의 백-오피스(Back-Office)에서 정보기술(IT)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인도는 10억 인구와 중국에 버금가는 구매력을 보유한 거대 시장이다.인도가 IT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 한국은 전자무역 환경과 IT 인프라,컴퓨터 제조 등 하드웨어 부문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이들 기술의 결합은 양국 IT 산업의 경쟁력 제고,세계시장 선도를 위한 발판 마련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 정책으로 개방주의 경제를 표방한 후 고속 성장을 하고 있고 세계 2위의 쌀 수출국이면서 석유,석탄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국가다. 베트남은 최근 석유 및 가스 주요 생산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에너지의 안정적 확보가 경제 성장의 중요한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베트남 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 참여를 서둘러야 한다.러시아에 이은 베트남과의 에너지 협력은 중동 의존적인 원유 수입선을 다변화하여 에너지 부족으로 인한 경제·안보적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해법이 될 것이다. 인도와 베트남은 주변국 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의 가치도 크다.특히 인도는 아세안(ASEAN),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고 싱가포르와는 FTA 협상이 진행 중이어서 동아시아 경제로의 편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평균 30%에 달하는 높은 관세율과 수입장벽을 감안할 때 조금이라도 빨리 FTA를 체결하는 국가가 인도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한·인도간 FTA 체결 추진은 시급하다. 베트남은 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 가맹국이다.베트남의 역내관세는 2.02%인 반면 단순 평균관세율은 16.4% 수준이다.저임금과 숙련된 노동력으로 한국의 섬유·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의 진출이 활발하고 한국이 베트남의 네번째 투자국인 점을 감안하면 베트남을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한 포스트로 활용할 수 있다.인도 및 베트남과의 경제협력관계 구축은 세계 경제의 블록화 추세에서 일본-중국-아세안-인도로 이어지는 거대 시장 창출에 대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다. 특히 최근 인도에서 자동차,휴대전화,전자제품 등 한국제품의 시장점유율이 급증했고,베트남은 ‘한류’ 열풍의 근원지로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는 점은 타국과의 경쟁에서 우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무역 의존도가 70%에 이르고 원유,천연가스 등 기초 원자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새로운 시장과 자원 확보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세계 각국이 FTA 체결에 속도를 더하고 있고 지역경제통합의 움직임이 활발한 지금 주변국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성장 국가와의 협력관계 구축에 국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슬기로운 장사꾼은 언제나 미래를 준비하는 법이다. 현오석 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장
  • [녹색공간] 상생과 공존을 위한 전략/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한국 사람들은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경제성장을 해왔다.다른 나라에서 100년,200년이 걸렸던 산업화와 도시화를 불과 40년이라는 짧은 시간에,그것도 전쟁의 폐허로 아무런 기반도 없는 상태에서 이루어낸 근저에는 강한 인종적 민족주의가 자리잡고 있다.그러나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성장 전략이 지정학적으로 유리할 게 별로 없는 우리의 처지에서 앞으로도 계속 도움이 될는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막대한 규모의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여 우리와의 격차를 좁히고 있으며 우수한 인재 양성과 해외 자본의 유치에 힘입어 기술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얼마 전 언론에 보도됐듯이 우리의 미래 성장을 견인할 핵심기술 분야에서 중국과의 기술격차는 평균 2년 남짓하다고 한다.또 삼협댐 프로젝트나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 등과 같은 대규모 환경 파괴형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함으로써 자국만이 아니라 한반도 생태계도 위협하고 있으며,동북공정 사업을 통해 고구려사를 왜곡하는 장기적인 포석으로 남북통일 이후의 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의 행보도 우리에게 중요하다.우리가 앞으로 러시아의 석유나 천연가스를 수입한다는 상황도 있을 수 있지만,그보다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인정하는 것에 화답하기 위해 지난 9월30일 러시아가 교토의정서 비준법안을 연방하원의회에 제출했으며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교토의정서가 비준될 것이라는 점이다.그동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면서도 의무감축대상국에서 제외돼 있었던 우리나라는 이렇게 되면 2차 공약기간이 시작되는 2013년부터 의무감축 압력을 거세게 받게 될 것이다.1990년에 비해 에너지 소비가 거의 3배로 늘어난 우리나라에서 1990년 수준으로 줄이라는 것은 상당한 규모의 산업구조조정과 에너지 수요 감축을 의미하며,우리가 겪어야 할 변화는 과거 경제성장보다 더 극적으로 전개될 것이다.폐쇄적 체제 유지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과 경제 개방에 따른 이익의 크기를 저울질하면서 핵문제를 다각도로 이용하는 북한의 외교 전략,북한인권법안을 통과시킴으로써 어렵게 성사시켰던 6자회담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미국의 패권주의,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새롭게 도약하는 동시에 평화헌법을 수정하여 재무장을 시도하는 일본의 야심도 우리에게 어려운 과제로 남아 있다. 이처럼 막강한 국가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분명한 것은 강력한 주변국과의 배타적인 경쟁이나 단기간의 성과에 치중하는 성장 전략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점이다.세계적으로 환경무역장벽이 높아지고,기후변화협약 등으로 인해 환경친화적인 산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상황에서 인접국과의 경쟁보다는 상호공존이 전략적으로 보다 유리하다.따라서 우리의 경우 동북아시아 지역에서의 협조와 상생을 지향하는 지혜롭고도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이러한 전략의 수립에는 기존의 발상을 넘어서는 혁신적 사고가 요청된다. 중국의 학자 쑨거(孫歌)는 식민지와 전쟁이라는 외상의 역사를 가진 동아시아에서 과거의 아픔을 치유하는 동시에 공존의 미래를 열기 위해 민족국가 단위보다는 아시아를 사유 단위로 고려해보자는 의견을 제시했다.민족국가가 정치적으로는 분리돼 있어도 생태적으로는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쑨거의 주장은 새겨들을 만하다.생태계에서는 독불장군이란 없기 때문이다.주변국과의 상생과 공존을 위한 지혜로운 지속가능발전 전략이 우리에게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이상헌 지속가능발전위 에너지산업팀장
  • [월드이슈-전세계 인구감소] 13억 중국도 ‘노동력 부족’ 온다

    인구 대국의 대명사인 중국도 머잖아 노동력 부족 문제에 당면할 것이라는 믿기지 않는 전망이 나왔다.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인구의 노령화 때문이다. 유엔인구기금(UNFPA)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중국 인구는 13억 1330만명으로 단연 세계 1위다.하지만 1979년부터 ‘1가구 1자녀’ 정책 등 강력한 산아제한 운동을 펼치면서 인구 증가세는 꺾인 상태다. 중국의 합계출생률(15∼49세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은 1970년대에 5.8명이었지만 지금은 1.83명에 불과하다.2050년 중국의 인구는 13억 9520만명으로 현재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UNFPA는 전망했다. 인구 증가가 둔화된 반면 평균수명은 늘어나면서 중국은 인구 노령화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다.미국의 국제전략연구센터(CSIS)는 “유럽에서 100년 동안 일어났던 노령화 현상이 중국에서는 30년 안에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2015년 중국인의 평균연령은 44세로 미국인보다 높을 것으로 추산됐다. 또 CSIS는 2019년 약 15억명을 정점으로 중국의 인구는 서서히 줄어들게 되고,21세기 중반 이후에는 30년마다 노동력의 20∼30%가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가계획생육위원회는 50년 안에 노령인구 비율이 2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반면 아직 중국의 사회보장제도는 충분하지 않아 결국 1명의 젊은이가 2명의 부모와 4명의 조부모를 먹여살려야 하는 이른바 ‘4-2-1’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중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해 온 ‘풍부한 저임금 노동력’은 사라지고 오히려 노동력 부족을 걱정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 등 일부 대도시에서는 벌써부터 노동력 부족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농촌이 이미 노령화돼 도시로 진출하는 젊은이들이 모자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열린세상] 노령화 사회에 대비하자/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유엔은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가 넘는 사회를 노령화 사회라고 하고 20%를 넘는 경우를 초노령 사회라 정의한다.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2000년에 7.2%를 보여 이미 노령화 사회에 진입했으며,이대로 간다면 2030년이 되기 전에 초노령 사회가 될 전망이다.전후 베이비붐 세대들이 50세에 이르고 또 OECD국가들 중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보이는 신세대들의 출산기피가 바로 이러한 인구구조의 변화를 가져 온 셈이다. 노령화 사회가 갖는 경제적 의미는 무엇인가.우선 성장잠재력이 저하된다는 점이다.우리 사회에 활력있는 젊은층이 줄어든다는 사실은 경제의 생산성이 그만큼 저하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그뿐만 아니라 인구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노령층이 증가할 경우 실제로 일할 수 있는 노동력도 감소할 것이다.노령화 사회에서는 저축률도 하락하게 마련이다.일하는 인구에 비해 일하지 않으면서 생계를 꾸려가야 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므로 사회 전체의 소비율이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는 다시 저축률의 감소를 초래한다.저축률이 감소하면 결국 투자할 수 있는 여력도 저하되어 자본량도 과거와 같은 속도로 증가할 수 없게 된다. 노령화 사회가 주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노령인구들을 부양하는 데 소요되는 사회적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는 점이다.경제활동 참여인구에 대한 65세 이상의 노령인구의 비율을 노령인구의 의존도라고 부르는데 이 의존도가 2002년에 11.1%를 보인 후 계속 증가하여 이미 OECD국가와 거의 같은 수준에 이르게 되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2020년에는 21%,2030년에는 35%에 이르게 될 것이다.의존도가 10%일 때에는 일하는 열 사람이 일하지 않는 한 사람을 부양하면 되지만(자기 가족을 부양하는 것은 제외하고서),2030년에는 열사람이 3.5명의 일하지 않는 노인들을 부양해야 한다. 노령화가 가져오는 잠재성장률의 저하와 노령인구의 부양을 위한 사회적 부담의 증가를 해결하는 방도는 무엇인가.무엇보다도 은퇴연령을 연장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우리 사회의 근로자들은 자영업을 제외하고는 50대 후반 또는 늦어도 60대 초에 직장에서 강제로 은퇴하도록 되어 있다.최근 세대교체가 일어나면서 은퇴연령은 더욱 앞당겨지고 있다.그런데 의술의 발달로 우리의 수명은 더욱 길어지고 있다.만일 수명이 85세이고,25세에 일을 시작하여 55세에 은퇴한다면 30년 일하고 다시 30년을 일하지 않으면서 지내게 되는 셈이다.이렇게 일하지 않고 지내는 것은 자원의 낭비일 뿐 아니라 사회적 부담이다.따라서 은퇴시기를 연장하여 우리 사회에 부족한 노동력을 보충하며,그들에게 일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야 할 것이다.물론 오늘날과 같이 연령이 높아지면 호봉이 증가하여 자동으로 봉급이 상승하는 제도는 더이상 적용되기 어려울 것이다.소위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생산성이 최고수준에 이른 후에는 더이상 임금이 상승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임금비용도 절감하며 노동력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물론 이때 계속 일할지 아니면 사회보장에 의존할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이다.단지 오늘의 북부 유럽에서와 같이 과도한 사회보장이 근로의욕을 감퇴시키고 재정부담을 가중시키는 일을 우리가 반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수명이 길어짐에 따라 교육제도도 변해야 한다.연령에 관계없이 계속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구비해야 한다.출산을 장려하는 정책도 강화해야 한다.탁아시설을 확충하여 여성근로자들의 육아비용을 낮추어 줄 뿐 아니라 육아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을 사회적으로 해결해 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할 것이다.이제 우리 사회의 노령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이다.이러한 현상을 직시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적정한 잠재성장률을 유지하고,노령인구의 생계를 위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 교수
  • [폴리시메이커] 박흥렬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폴리시메이커] 박흥렬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남북관계가 소강상태다.대화가 끊긴 지 두달여나 됐다.그럼에도 당국자들의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다.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눈치다.바로 개성공단과 경의·동해선 철도·도로 연결,금강산관광 등 3대 남북경협사업의 간단없는 추진이 든든한 뒷배다. 서울∼개성공단간 셔틀버스 운행(20일),한국토지공사의 개성공단 개발사업소 준공(21일) 등 차근차근 진행되는 3대 경협사업이 남북관계 전반의 단절이나 퇴보를 막는 완충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박흥렬(53)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3대 경협사업과 관련,정부 차원의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책임있는 당국자다.북측과 협의를 갖고 각종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남한내 관련부처와 사업자,입주업체들간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때문에 당국간 대화가 끊긴 요즈음도 그의 사무실은 결재중이거나 회의중,또는 출장중이다. 그런 박 국장에게서 요 며칠 사이 여유가 묻어난다.개성공단사업이 한 고비를 넘어선 데서 오는 안도감이다.정부는 지난 주 문창기업과 용인전자,매직마이크로 등 7개 기업의 남북협력사업을 승인했다. 조만간 4∼5개 기업을 추가로 승인할 예정이다.2000년 8월 현대와 북한이 개성공단 2000만평을 개발하기로 합의한 지 4년여 만의 결실이다. “그간 말로,문서로 추진되어온 개성공단사업이 실행단계로 접어들었습니다.이제 해당 기업들은 아무런 제약없이 자재와 물자 등을 가져가 건물을 짓고 설비를 갖추고,올해 안에 첫 제품을 생산할 것입니다.” 물론 개성공단의 본격 가동까지는 갈 길이 멀다.전략물자 반출과 관련해 미국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은 당면한 과제다.“어렵다고 생각하면 한도,끝도 없습니다.여건이 맞는 업체들부터라도 우선 입주해 성공모델을 창출하는 게 시급합니다.남측의 자본과 기술,북측의 토지와 노동력이 결합해 상생의 민족경제공동체를 일궈낼 수 있다는 확신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박 국장은 사업승인과 관련,“교류협력 자체가 남북관계 발전에 기여하기 때문에 법적 요건에만 맞으면 긍정적으로 처리한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대북사업을 하는 데는 기업가적 정신뿐 아니라 민족주의적 신념·인내심 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행정고시(22회)를 통해 1980년 국방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1989년 통일부로 자리를 옮겨 기획과장·협력과장·정책총괄과장·총무과장을 거쳤다. 김인철 통일·안보전문기자 ic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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