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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에서 살아가기’…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사랑

    ‘한국에서 살아가기’… 이주노동자들의 꿈과 사랑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김현미 지음/돌베개/236쪽/1만 3000원 안전행정부의 외국인 주민 현황분석에 따르면 2012년 현재 한국에서 살아가는 이주자들은 140만명에 이른다. 우리나라 주민등록 인구가 5094만여명인 사실을 감안하면 약 36명 가운데 1명이 외국인 주민인 셈이다. 이런 변화는 최근 20년간 갑작스럽게 일어났으며, 한국 사회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주 노동자들만 보더라도 기간산업에서부터 서비스 부문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생산 및 재생산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이들의 이주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해 봤는지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을 내놓기가 어려울 것이다. 신간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한국에서 이주자로 살아가기’는 저자가 지난 10년 동안 이주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주의 현실과 문제점, 그들의 생활방식 등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이주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신자유주의 경제질서에 속한 한국의 현실을 점검하고 단일문화에서 다문화로 진전할 수 있는 사회적 감수성이 무엇인지를 살피면서 이주자의 진정한 삶과 희망, 일 등을 정직하게 탐색한다. 예컨대 한국인 남성과 그와 결혼하는 베트남 여성이 상상하는 ‘가족’에는 차이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국인 남성은 부계 가족을 구성할 일원으로 이주 여성을 바라보는 데 비해 이주 여성은 더 나은 삶에 대한 이주 동기의 실현과 본국 가족을 위한 경제적 지원을 함께 고려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주 동기의 실현을 ‘송금과 사랑’이라는 이질적인 두 개의 키워드로 표현한다. 이 책은 이주 노동자, 결혼여성 이주자 등과 한국에 찾아온 난민도 이주자 범주에 포함하면서 이주 문제와 이주자 권리가 어째서 ‘우리’의 문제인지를 각인시킨다. 아울러 한국의 이주정책 및 제도가 이주 노동자의 통제와 권리에 그 목적이 있을 뿐 이들의 인권과 노동권에는 무관심하다고 비판한다. 또한 한국을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이주자의 언어를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은 최근 국제구호단체 옥스팜 홍보대사를 그만뒀다. 이스라엘의 다국적 식음료업체 소다스트림이 그녀를 모델로 발탁하자 옥스팜이 “우리와 소다스트림 중 하나를 택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유대계인 조핸슨이 소다스트림을 택하자 전 세계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이유는 이 회사의 주력공장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유대인 정착촌에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이 무단으로 점령해 유대인 정착촌을 건설한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과의 분쟁이 가장 격렬한 곳이다. 옥스팜은 “불법 정착촌에서 운영되는 회사는 팔레스타인 공동체의 권리를 부정하고 빈곤을 심화시킨다”고 비판했다. 소다스트림과 같은 기업에 타격을 가하려는 ‘BDS(보이콧, 투자회수, 제재) 운동’도 세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소다스트림은 “우리는 서안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가장 많이 고용하는 회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빼앗긴 자신들의 땅에 세워진 이스라엘 기업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아랍권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11일(현지) 이들의 애환을 보도했다. 소다스트림에서 근무했던 아메드 이사는 “우리도 그들을 위해 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면서 “이스라엘 기업이 아니면 일할 기회조차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해야 했다”면서 “(소다스트림이) 안전 교육을 하고 있지만 실제 근로환경에서 적용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열악한 근무 조건을 설명했다. 친팔레스타인 활동가인 오마르 바르구티는 “이곳에서 노동자의 권리나 근로조건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노동자를 위해 법률 자문을 하고 있는 무스타파 발한은 “불법 정착촌에서 일하는 팔레스타인 노동자 82%가 차선책만 있어도 일자리를 그만둘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정착촌이 서안지구에 존재하는 한 팔레스타인 국민들의 노동권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출산휴가 쓴다니 직장서 나가라는데…

    출산휴가 쓴다니 직장서 나가라는데…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하니 나가라고 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어린이집, 아이돌보미를 구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이런 ‘직장맘’들의 마음고생을 덜기 위해 서울시는 7일 노동권 관련 법령, 모성 보호를 위한 출산휴가 등 보육 관련 정보를 한데 모은 ‘직장맘이 궁금한 100문 100답’을 핸드북 형태로 제작, 배포한다고 밝혔다. 시 직장맘지원센터가 펴냈다. 2012년 센터 개소 이래 반복적으로 접수되는 상담 사례들로 구성돼 가장 생생하고 현실적인 대처법을 일러 준다. 근로기준법상 주요 근로자의 권리, 출산·육아휴가에 대한 대처법, 출산·육아휴직 신청서 및 급여신청서 작성법, 고용노동부 통상임금 산정지침, 보육료·양육수당 및 아이돌봄 서비스 신청 서류 등이 함께 실렸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제3의 길’ 석학 인터뷰(상)] “사회통합·다양성은 배치되는 개념 아닌 민주주의 양대 토대”

    [‘제3의 길’ 석학 인터뷰(상)] “사회통합·다양성은 배치되는 개념 아닌 민주주의 양대 토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시대를 거치면서 정치철학이나 정치사상은 낡은 학문으로 굳어졌다. 사회주의 체제가 힘을 잃은 상황에서 획기적인 새 이론도 등장하지 않자 정치학은 과거의 사례를 연구하거나 현실을 해석하는 데 집중하는 학문으로 폄하됐다. 한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정치는 ‘철학’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현안에 맞춘 정치인들의 이해관계에 의해 좌우되는 혐오성 짙은 행위로 여기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회체제나 세계를 보는 시각에 근본적으로 메스를 대려고 하는 도전적인 학자도 드물다. 이탈리아의 정치철학자 안토니오 네그리(81)와 미국의 마이클 하트(53) 듀크대 교수는 이 같은 정치철학 위기의 시대에 새로운 담론을 이끌어 내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2000년 펴낸 ‘제국’은 미국 중심의 세계 속에서 과거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제국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대항할 세력으로 ‘다중’(多衆·Multitude·지배계급을 제외한 공동행동을 할 수 있는 모든 사람)이 있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들이 책에서 주장한 ‘미국 중심의 신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이에 대한 세계적인 반발의 징조’는 2001년 9·11테러가 발생하면서 전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고 ‘제국’은 전 세계 30개국에 출판되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두 사람은 ‘다중’, ‘공통체’로 이어지는 이른바 ‘제국 3부작’을 잇따라 펴내며 자신들의 사상을 펼쳐 나갔다. 한국사회에서도 지식인층을 중심으로 이들의 사상에 주목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네그리는 ‘지성인들의 지성’으로, 하트 교수는 ‘지성계의 샛별’로 추어 올려졌다. 하지만 두 사람이 결정적으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시위였다. 당시 나이와 성별을 특정 지을 수 없는 사람들이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 대해 학자들은 뚜렷한 근거를 대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새롭게 주창한 계층인 ‘다중’과의 유사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았다. ‘다중’은 프랑스 파리 지하철 시위, 월가 점령 시위 등 과거와 다른 형태의 시위를 주도하는 주체로 평가받았고, 일부 학자들은 최근 한국 대학가를 강타했던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역시 ‘다중’의 맥락에서 이해하는 분위기다. 서울신문은 지난해 말 하트 교수와 수차례에 걸친 이메일·전화 인터뷰를 통해 현재의 세계 정세에 대한 평가와 민주주의에 대한 하트 교수의 생각을 들어봤다. 하트 교수는 한국사회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회 통합’과 ‘다양성’에 대해 “두 가지는 배치되는 개념이 아니며 둘 모두 민주주의의 토대”라고 강조했다. 하트 교수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저서 ‘제국 3부작’은 명확한 인과관계를 제시하기보다는 가설에 가깝다. 하지만 진보 지식인 계층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그럴듯한 얘기를 담아 놓았기 때문이 아닐까. 기본적으로 인간은 남의 생각에 크게 관심이 없다. 그래서 소통이 어렵다. 우리가 하는 얘기들은 진보나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공유할 수 있는 가치에 대해 말하고자 했다. 한동안 사람들은 새로운 사회적 현상이나 대중의 움직임에 대해 마땅히 해석할 방법을 찾지 못해 왔다. 제국 3부작은 사람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춰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근거’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철학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예를 들어 슬라보이 지제크가 철학자로서는 비정상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역시, 그가 대중적인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제국’이 출판된 지 1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났다. 지난 10년간 일어난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는 얼마나 예측에 가깝게 진행됐는가. -‘제국’의 시작은 일방적인 방식으로 국제적 사안을 지시할 수 있는 전통적인 형태의 ‘국민국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가장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미국을 포함해서 말이다. 이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의 종말을 고했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우리는 지난 10년간 미국이 여전히 강력하지만, 국제적 헤게모니는 끊임없는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을 목격했다. 이라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의 실패가 명확한 증거다. →여전히 미국에 대항할 수 있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새로운 질서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는가. -미국은 국제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전통적인 동맹과는 다른 협력을 추구하고 있다. 네그리와 나는 ‘제국’에서 세계화된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권력 네트워크’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이미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등과 같은 초국가적 기관, 국가 또는 대륙 간 자유무역협정, 주요 기업 및 기타 다양한 세력을 포괄하는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보는 시각이다. ‘국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또는 ‘국가는 계속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전통적인 시각으로는 안 된다. →일반인들에게는 지나치게 크고 거대한 담론이다. 그렇다면 세계를 어떻게 봐야 한다는 것인가. -개별적이기보다는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특히 정치는 일방적이지 않다. 국가들, 그중에서도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들이 새로운 세계 질서를 지배하기 위해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이 관계가 변해갈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지배 형태를 알아내는 것뿐 아니라 이런 지배에 공격을 가하고 도전할 수 있는 적절한 정치적 수단을 창안하고 구성하는 일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노동권은 약해진 반면 복지는 전 세계에 걸쳐 축소되는 추세다. 성장을 위해 자국 사회를 재구성한 독일 같은 국가들이 경제적으로 성공을 거둠에 따라 이 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인들과 상당수 경제학자 등은 우리에게 두 가지 경제적 선택이 있다고 말한다. 민영화와 탈규제라는 신자유주의 경제 논리 또는 공공재산을 국가가 통제하는 케인스·사회주의 논리를 택하라고 한다. 최근에는 신자유주의의 병폐가 국가통제라는 약으로 치유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사회주의 정책이 유발한 문제가 민영화로 해결될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둘 다 죽은 생각이라고 본다. 어느 쪽도 스스로 제시했던 약속을 이행하지 못했다. 둘의 목표는 모두 ‘경제 발전’, ‘적절한 수준의 고용’, ‘경제적 복지와 자유’인데 둘 다 이를 해결하지 못했다. 문제는 이미 죽은 두 생각이 세계에서 온갖 종류의 재앙을 불러일으키며 계속 전개될 것이라는 점이다. 좀비 같은 생각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네그리와 나는 이 같은 죽은 생각은 완전히 묻어버리고, 경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새롭게 생각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본다. 물론 아직은 뚜렷한 방향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에서는 ‘다양성’을 중시하는 목소리와 ‘사회적 통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민주사회에서 중요한 가치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모순되는 측면이 있다. -사회적 통합은 통합을 ‘동질화’로 볼 때만 다양성에 모순된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똑같이 행동하거나 살아가고, 동일한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것은 동질화이지 통합이 아니라는 것이다.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사람들이 생산적이고 창조적으로 협력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동일해질 필요나 똑같이 행동할 필요가 없다. 물론 동일한 생각을 할 필요도 없다. 이 같은 가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서로 협력해서 다양성을 보완해 가는 것이 민주주의의 핵심적 토대다. →‘다중’은 기존의 잣대로 이해할 수 없는 집단행동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월가 시위나 촛불 시위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에 ‘다중’의 힘은 역부족이 아닌가. -사회의 변화는 한번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다. 전 세계적인 움직임을 하나의 차원으로 보면, 보다 이해가 쉬울 것이다. 재스민 혁명이나 월가 시위는 형태나 참여자들은 다르지만 기존에 구축해 놓은 사회체제에 대한 도전이라고 보면 다르지 않다. 성공한 혁명이나 시위라고 해도 그게 끝은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체제는 또다시 도전을 받는다. 과거에 비해 독자성을 가진 개인들이 이해관계가 다른 상황에서도 한데 모여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이미 ‘다중’이다. →네그리와는 이탈리아와 미국이라는 상이한 환경, 30년에 이르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함께 생각하고 글을 써 왔다. 2010년 네그리를 인터뷰했을 때 그는 “나와 하트는 다른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하나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내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기본적으로 난 네그리의 영향을 받아 이 세계에 들어왔고, 그를 존경한다. 차이점이 없지는 않지만, 이 같은 차이는 우리의 관계를 돈독하게 해 주는 원동력이 된다. 우리는 20년 이상 계속 생각을 지속적으로 나눴고, 언제나 책에 대해 얘기한다. 우리의 우정이 근본이고, 책은 그 부산물일 뿐이다. 자르브리켄(독일)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마이클 하트 교수는 정치철학자, 문학이론가. 1960년 출생.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했지만, 안토니오 네그리의 책을 읽고 정치철학으로 방향을 바꿔 워싱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듀크대 문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질 들뢰즈, 포스트 마르크스주의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다. 2000년 네그리와 함께 ‘제국’을 출판하면서 세계 지성계의 샛별로 떠올랐다. ‘디오니소스의 노동’, ‘제국의 새로운 옷’, ‘다중’, ‘공통체’ 등을 네그리와 함께 썼다. 미네소타출판사의 ‘경계 너머의 이론들’의 책임편집자다. ‘제국 3부작’의 마지막이자 종합편인 ‘공통체’는 새해 국내에서 번역, 출간됐다.
  •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툭 하면 파업” 새누리 김태흠 의원 사과

    “청소노동자 직접고용 툭 하면 파업” 새누리 김태흠 의원 사과

    국회 청소노동자에 대한 발언으로 질타를 받고 있는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이 정식 사과했다.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28일 국회 운영위원회 질의에서 언급한 ‘국회 청소용역근로자 직접고용 재검토’ 발언과 관련해 “직접고용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의가 어떻든 아주머님들께는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태흠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에 출연해 국회 청소노동자 김영숙 씨와의 전화연결에서 이같이 밝히고 “오늘 중에 시간이 되면 아주머니들 계신 곳으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김태흠 의원은 발언 취지에 대해서 “국회에서 아웃소싱으로 일하는 청소용역 계약이 금년말 만료돼 직접 고용을 검토하는 것에 대해 직접 고용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민주당에서 마치 비정규직과 정규직으로 연관된 문제라고 하면서 마치 제가 약자를 보호하지 않은 듯 악의적으로 왜곡해 선전선동하는 것”이라면서 “파업 권리가 인정되면 문제가 발생되는 부분을 우려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게 비정규직이냐 정규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이 부분을 아웃소싱하느냐 직접 채용하느냐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태흠 의원은 지난 26일 국회 운영위에서 국회 사무처를 대상으로 질의하면서 “무기 계약직 되면 노동 3권이 보장돼요. 툭 하면 파업 들어갈 텐데 어떻게 관리하겠어요”라고 발언, 이를 민주당이 강력 비판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한편 민주노총과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7개 노동·여성단체는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를 촉구했다. 이들은 “새누리당 김태흠 의원은 국회 청소노동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이들의 직고용에 앞장서라”면서 “대한민국 헌법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명시하고 있는데 김태흠 의원 발언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헌법조차 모르고 노동자들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은 발언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 의원을 원내부대표직에서 사퇴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현실적으로 고용불안 때문에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권은 제약될 수밖에 없다.”라며 “국회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다 확실하게 보장하는 법을 고민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동기본권 쟁취 외치는 한국노총

    노동기본권 쟁취 외치는 한국노총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은 16일 서울광장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열고 노동기본권 쟁취와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실노동시간 단축과 정리해고 요건 강화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최저임금 현실화 법안, 비정규직 남용 방지와 차별 철폐를 위한 법안들이 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에 가로막혀 후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복지와 경제민주화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출범한 지 1년이 돼가도록 노동자와 서민의 생활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대선 공약을 철저히 이행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근로기준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현행 노조법 때문에 현장 노동운동이 크게 위축된다는 것”이라며 “노사관계를 갈등과 대립으로 몰아가는 노조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조합원 1만 7천여 명(경찰 추산)이 참석했으며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 등이 참석해 연대 의사를 밝혔다. 본 대회에 앞서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이 결의대회를 열고 공기업 부채 해소를 위한 로드맵 제시, 공공요금 정상화, 공공기관 자율 경영 보장 등을 요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 가도 이방인”… 절절한 파독 노동자의 삶

    “한국 가도 이방인”… 절절한 파독 노동자의 삶

    유랑, 이후/최화성 지음/실천문학사/328쪽/1만 3800원 “우리는 민들레 홀씨야. 빈 몸으로 날아와 아무데다 시멘트 뚫고 살았고 번식력도 강하니까.”(312쪽) 50년 전, 20㎏짜리 가방 하나 들고 8000㎞를 날아 독일에 정착한 한국의 청춘 남녀들이 있었다. 남자들은 지하 1000m의 막장에 들어가 지열 40도가 넘는 극한의 환경에서 석탄을 캐며 ‘라인강의 기적’을 일궜다. 여자들은 병원에서 온갖 수모와 멸시를 당하며 허드렛일을 감내하면서도 희생과 헌신적인 태도로 ‘동양에서 온 천사’로 불렸다. 체류 기간 3년의 제한을 받던 남자들은 체류 연장을 위해 무기한 노동권이 있던 여자들과 결혼했다. 파독 광부 7936명과 간호사 1만 32명은 그렇게 먼 이국땅에 한인사회의 뿌리를 내렸다. 파독 50주년에 맞춰 출간된 ‘유랑, 이후’는 당시 최대 탄광공업지역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한인사회를 만들었던 루르 지역의 8개 도시에서 만난 파독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르포르타주다. 1960~1970년대 독일에 온 이들은 저마다 절절한 사연을 품고 있다. 1977년 마지막 광부로 독일에 온 김대천씨는 초등학교조차 졸업하지 못할 정도로 가난한 삶이 싫어 가족을 데리고 한국을 떠났다. 독일에 온 지 35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독일어를 못한다. 한국전쟁 이후 인민위원회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아버지와 큰형을 잃은 이종현씨는 광부로 일하는 틈틈이 대학에서 공부를 마친 뒤 파독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활동해 왔다. 파독 근로자 중 3분의1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집안 곳곳에 태극기를 걸어둘 정도로 지독한 향수병을 앓으면서도 이주민의 삶을 고수하는 이유는 뭘까. 천명윤씨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랑인으로서의 슬픈 운명을 이렇게 털어놓았다. “독일은 이민국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노동 인력일 뿐이었지요. 10년 넘게 한쪽 발만 걸치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문 앞에 서 있는 심정이었지만 문을 열고 받아주지 않았어요. 이제 와서 한국에 가면 또 이방인인 거예요. 영원한 이방인의 삶이에요.”(321쪽)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ILO “해직자 전교조 조합원 인정해야”

    국제노동기구(ILO)가 한국 정부 측에 “해직자도 노조원으로 인정하도록 노동조합법을 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용노동부가 해직 교원을 조합원으로 인정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현행법을 근거 삼아 법외 노조화를 추진하자 ILO가 긴급 개입한 것이다. 9일 전교조 등에 따르면 ILO는 지난 1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 앞으로 공문을 보내 해직자가 노조원이 될 수 있는 권리를 박탈한 노조법 조항이 결사의 자유와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또 “우리 기구는 노동조합원의 자격을 제한하고 해직자가 노조 내 주요 직책을 맡을 수 없도록 한 노조법의 해당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한국 정부에 이미 요청했었다”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고용부 장관은) 신속히 입장을 ILO 측에 보내달라”고 촉구했다. ILO는 노동조건 개선 등을 맡고 있는 유엔 산하 기구로 급히 중재해야 할 노동권 침해 사안이 발생하면 총장 명의의 서한을 해당국에 발송한다. 이번 개입은 지난달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과 세계교원단체총연맹(EI)의 공동 요청에 따른 조치로, ILO는 지난 3월에도 고용부 장관에게 비슷한 요청을 담은 서한을 보낸 적이 있다. 하병수 전교조 대변인은 “ILO가 전교조 설립 취소 위협에 두 차례나 긴급 개입하는 등 박근혜 정부 출범 7개월 만에 총 세 차례나 국내 노동 문제에 개입했다”면서 “이는 전례 없는 일로 한국이 다시 노동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듣게 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SK C&C, 지속가능경영 ‘우수’

    SK C&C, 지속가능경영 ‘우수’

    SK C&C가 국내외 각종 지속가능경영 평가에서 우수기업으로 선정되며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기업 경영의 효율성은 물론 윤리경영, 동반성장, 사회공헌 등에 두루 힘쓴 결과다. 1일 업계에 따르면 SK C&C는 지난달 세계적인 지속가능경영 지표인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 월드에 2년 연속 편입됐다. 특히 ‘IT서비스·인터넷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에서 최우수 기업인 ‘인더스트리 리더’로 선정돼 IBM,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DJSI 월드는 미국 다우존스사와 영국 로베코샘이 관리하는 경영 지표로, 전 세계 2523개 상장기업의 경제·환경·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측정한다. SK C&C는 지난 2월에는 지속가능성 평가기관 에코프론티어가 발표한 국내 상장기업 평가에서도 최고 등급인 ‘AAA’를 획득했다. 또 지난해에는 DJSI 월드 및 한국거래소 사회책임투자지수(KRX SRI)에 동시 편입되는 등 국내외에서 꾸준히 지속가능성을 지닌 IT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높여 가고 있다. SK C&C는 2011년 정철길 사장 취임 이후 지속가능경영 실천에 집중적으로 힘을 쏟고 있다. 창의·혁신을 통한 인재육성 및 신규채용을 확대하고 사회적 기업 설립, 사회적 책임 활동도 강화했다. 지난해 5월에는 지속가능경영 방침의 일환으로 유엔 산하 기구인 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해 인권보호, 노동권 보장, 환경문제 책임, 반부패 활동 등 4개 분야 10대 원칙 준수를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사회 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 연말에는 ‘제2회 대한민국 자원봉사 대상’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SK C&C는 2004년 자원봉사단 구성 이후 전 구성원이 여기에 참여해 매년 총 3만 8000여 시간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정 사장은 “구성원들이 한뜻으로 노력한 결과 상장 3년여 만에 DJSI 월드에 2년 연속 편입됐다”며 “인더스트리 리더 기업으로 선정된 만큼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中, 美 주도 거대 경제블록 TPP 참여 시사

    중국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TPP가 미국의 ‘중국 봉쇄’ 전략이라며 예민하게 반응하던 이전 태도와 대조적이어서 주목된다. 중국 상무부 천단양(沈丹陽) 대변인이 “현재 TPP 협상 참여 가능성을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이 TPP 협상 참여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그동안 TPP에 대한 대항마로 한국·일본·인도·호주·뉴질랜드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는 데 총력을 쏟아 왔다. 중국의 태도 변화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일본의 TPP 협상 참여 선언이 중국의 위기 의식을 자극한 데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지난 4월 일본의 TPP 가입 협상 참여가 확정되면서 TPP 12개 회원국의 경제 규모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40%로 커졌고, TPP는 올해 말 공식 출범과 함께 유럽연합(EU) 등을 뛰어넘어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경제블록으로 탄생한다. 중국 입장에서는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규모 면에서 TPP에 미치지 못하고 이제 막 협상을 시작하는 RCEP로 TPP를 추격하는 것도 무리라는 점에서 중국이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이다. 반면 중국 내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협상 참여에 환영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한다. 프란시스코 산체스 미 상무부 차관은 최근 일본에서 “TPP에서 중국을 배척할 의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TPP에서 중국을 배제시켜 온 미국이 협상 참여 환영 의사를 밝힌 만큼 조건만 맞는다면 TPP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7~8일 미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TPP 협상 참여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TPP 협상은 국유 기업의 불공정한 지위에 대한 규제, 노동권 및 환경보호 등 정부 주도 경제인 중국이 감당하기 힘든 내용을 다루고 있어 중국이 이른 시일 내에 가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백발성성’ 어르신들 왜 노조 만들었나

    ‘백발성성’ 어르신들 왜 노조 만들었나

    60~70대의 일하는 노인들로 이뤄진 ‘노년유니온’이 재수 끝에 전국 단위 노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 노년유니온은 최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전국 단위 노동조합 설립 신고 필증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청년유니온과 비슷한 시점에 노조 인정을 받았지만 ‘노인들의 노조’는 그다지 이목을 끌지 못했다. 노년유니온이 결성된 것은 지난해 7월 17일이다. 200여명이 모여 창립대회를 열었다. 이후 10월 공식 노동조합으로 인정받기 위해 전국 단위 노동조합 설립 신고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노조원 중에 ‘구직자’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는다’고 돼 있다. 노년유니온은 실제 일하고 있는 13명의 노조원만으로 지난달 18일 설립 신고서를 다시 제출해 결국 신고필증을 받았다. 그렇다면 왜 이들은 재수까지 해 가며 노조를 만들었을까. 젊은이들 못지않게 일자리가 불안하고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어서다. 고현종(50) 노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노조를 만들면 1년에 한 번쯤은 정부와 한 테이블에 앉아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노조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고령 노조원은 76세, 최연소 노조원은 68세다. 이들은 모두 정부가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노년유니온의 당면 과제는 노인 일자리 처우 개선이다. 고 사무처장은 “대표적인 노인 일자리인 경비직의 경우 일하는 시간에 비해 임금이 지나치게 적고 처우가 나쁘다”면서 “노인 경비원들을 조합에 적극 가입시켜 노년 노동권을 챙기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5월 현재 55~79세 인구의 고용률은 52.3%에 불과하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인 ‘고용률 70%’를 달성하기 위해서라도 노인 일자리 문제가 선결돼야 하는 셈이다. 정부는 정년을 넘긴 이들이 직장에서 계속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고령자 고용연장지원금이나, 생계보다는 사회 공헌에 관심이 많은 노년층을 위해 시간당 2000원씩 참여 수당을 주는 사회 공헌 일자리 지원 등을 통해 노년층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러한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아우성이다. 정부의 사회 공헌 일자리 지원으로 경복궁에서 문화예술사로 일하고 있는 김선태(71)씨는 임금이 너무 적다고 털어놓았다. 사회 공헌 일자리는 대부분 한달 수입이 20만원 안팎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1년에 9개월 정도만 일할 수 있어 나머지 석 달은 ‘빈손’으로 지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그나마 이런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다”면서 “다른 또래 노인들은 어디서 어떻게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지조차 몰라 헤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일자리는 정부의 지원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 한시적 일자리이기 때문에 노년층의 일자리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만들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노년층을 더 많이 고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은 “정부에 기대기보다는 노년층 스스로 자기 계발을 통해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지구촌 ‘분노의 노동절’

    세계 노동절 123주년을 맞은 1일 지구촌 곳곳이 근무 여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집회·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AFP통신에 따르면 최근 의류공장 붕괴로 400명 이상이 사망한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경찰 추산 2만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 참가자들은 근무 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붕괴 위험을 알고도 작업을 강요한 공장 건물주를 사형하라”고 촉구했다. 유럽연합(EU)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방글라데시 최대 무역국으로서 현지 노동 조건이 우려된다”며 “공장들이 국제 노동기준을 따르도록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황 프란치스코도 1일 미사에서 붕괴 사고를 언급하며 “‘노예 노동’ 착취는 신의 뜻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시달려온 그리스에서는 양대 노총이 24시간 총파업에 돌입,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되고 병원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실업률이 치솟고 있는 스페인에서도 양대 노조가 전국 80여개 도시에서 정부 정책에 항의하는 시위를 주도했다. 터키에서는 이스탄불 탁심 광장에서 시위자들과 경찰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중국 저장(浙江)성 원링(溫嶺)시에서는 400~500대의 택시가 집단 파업을 벌이며 노동권 쟁취를 외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중국에서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노동권 수호’를 외치며 파업을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과 남미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미 로스앤젤레스 당국은 3만여명이 참가하는 시위가 예고되자 해당 도로의 차량 통행을 차단했다. 칠레에서는 이날 모든 직장과 학교가 문을 닫았으며, 산티아고에서는 10만명의 노동자들이 거리시위를 했다. 대선 이후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도 집회가 이어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어렵게 구한 외국인도 한달 안돼 도망치듯 떠나”

    “어렵게 구한 외국인도 한달 안돼 도망치듯 떠나”

    “20~30대 젊은이들은 구경조차 어렵고 어렵게 구한 외국인들마저 절반은 한달도 안 돼 도망치듯 떠나는데 어업의 장래가 밝겠습니까” 40년째 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해병(63·전북 군산 만복수산 대표)씨는 이렇게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해양수산부 부활을 핵심공약으로 내걸며 해양자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어업현실은 암울하다. 8일 농림수산식품부의 ‘어선 선진화 방안’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근해어선 31척에서 일하는 선원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출입구가 좁아 탈출이 어렵다’, ‘갑판실 사다리 경사가 너무 가파르다’ 등의 응답이 68%를 차지해 상당수의 선원들이 선상 안전에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몸이 침대 밖으로 삐져나온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았다. 이들이 한 번 바다로 나가서 조업하는 일수는 20일 이상이 32%로 가장 많았고, 11~19일도 18%에 달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이희준 선박안전기술공단 기술연구실장은 “조사한 모든 어선에 샤워시설이나 세면대가 없었고 선원실에서는 악취가 났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실은 있긴 했지만 배 위에 구멍만 하나 뚫어놓아 사생활 보장이 거의 되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어선이 “노예선”으로 표현되는 이유다. 선상은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휴식시간 규정(제63조)이 적용되지 않는 예외공간이다. 이 때문에 젊은이들은 어업을 기피한다. 한국선원복지센터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우리나라 연근해 선원 수는 모두 1만 5939명이다. 이 가운데 25세 미만은 36명(0.2%), 25~30세는 157명(1.0%), 30대도 1854명(11.6%)뿐이다. 절반 가까이(46.2%)가 50대고 40대가 5402명(33.9%)이다. 부족한 인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대신한다. 올해도 2300명의 외국인력이 어업분야에서 일할 수 있도록 쿼터가 정해졌다. 하지만 열악한 근로조건 때문에 많은 외국인들이 일터를 탈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어선 선진화 방안이 시행되면 선원 고령화에 따른 신규 인원 승선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가 집계한 어업분야 외국인 근로자는 5578명이다. 이 가운데 1797명(47.5%)이 불법체류자 신분이다. 업종 평균(30.0%)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2008년부터 외국인근로자들을 상담해온 정영섭 이주노동자운동후원회 사무국장은 “외국인 선원들이 고강도 노동과 저임금을 호소했고, 욕설·폭행·인격 무시도 빈번하게 벌어진다고 증언한다”면서 “안전에 위협을 느낄 정도의 낙후된 복지공간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우리나라 선원들의 근로환경은 2007년 국제노동기구(ILO)가 채택한 ‘노동권고’에도 어긋난다. 박문갑 한국해양수산연수원 교수는 “아직은 ILO 기준이 권고 수준이지만 2~3년 안에 의무 수준으로 높아질 수 있다”면서 “지금부터라도 근로환경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어선 규모(t)를 늘리면 남획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오영혜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사무처장은 “해양자원 남획을 막기 위해 t수를 늘려주는 것은 10~15t 이하 소규모 어선에만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사후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회의적 반응도 있다. 이에 대해 강인구 농식품부 어업정책과장은 “어선의 늘어난 시설은 복지공간으로만 제한하기 때문에 남획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면서 “그동안은 제대로 된 기준이 없어 단속도 이뤄질 수 없었지만 앞으로 합리적인 기준이 마련되면 단속도 강하게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종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심상정 후보 사퇴… “文 중심으로 정권교체”

    심상정 후보 사퇴… “文 중심으로 정권교체”

    심상정 진보정의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26일 후보직을 사퇴했다. 심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후보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저의 사퇴가 사실상 야권의 대표주자가 된 문재인 후보를 중심으로 정권교체의 열망을 모아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심 후보는 지난 23일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부동층의 표심 이탈이 예상되자 야권연대로 힘을 결집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 심 후보 측은 전날 저녁 후보직 사퇴 결심을 굳힌 뒤 문 후보 측에 이를 전달했다. 심 후보는 “선거 때마다 반복되어 온 후보단일화를 위한 중도 사퇴는 이제 제가 마지막이 되어야 한다.”며 “대통령 후보로서의 역할은 여기서 끝나지만 노동권 강화와 정치개혁에 대한 저와 진보정의당의 노력은 진보적 정권교체를 위한 정책연대를 통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 후보는 “국민연대 구성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박용진 대변인이 전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그리스의 ‘삼중고’

    그리스 정부와 ‘트로이카’의 추가 긴축 합의로 풀리는 듯했던 그리스 사태가 다시 꼬이고 있다. 그리스 정부가 더 악화된 내년도 부채·경제 성장 전망치를 새로 내놓은 데다 의회의 긴축 합의안 표결이 야당의 반발로 연기되고, 노조 총파업도 예고되는 등 ‘삼중고’가 겹쳤다. 그리스 정부가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 초안에 따르면 그리스 정부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189%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고 BBC 등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초 제시된 전망치인 GDP 대비 179.3%를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2014년 채무율은 GDP 대비 192%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됐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당초 -3.5%보다 악화된 -4.5%로 제시됐다. 이를 반영하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내년 말까지 그리스 경제는 22%나 위축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고위 관계자들은 그리스의 채무율을 2020년까지 GDP 대비 120%로 낮추려는 목표를 달성하는 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은 이날 긴급 콘퍼런스콜을 열어 그리스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이나 채무 재조정을 거듭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EU·국제통화기금(IMF)·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와 합의한 135억 유로(약 19조 1100억원) 규모의 추가 긴축안에 대한 의회 표결도 당초 이날로 예정돼 있었으나 다음 주로 미뤄졌다.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이 “노동시장 개혁이 노동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그리스 양대 노조는 오는 6~7일 긴축 조치에 항의하는 48시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EU와 IMF로부터 312억 유로를 받지 못하면 다음 달 현금이 바닥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교수집 개밥 주는 서울대 대학원생

    서울대 대학원생 10명 중 3명이 교수의 과다한 업무지시 탓에 수업이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노동에 상응하는 보수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 학습권과 노동권 침해가 심각했다. 서울대 인권센터는 10일 관악캠퍼스에서 ‘서울대의 인권, 어디에 있나’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고 대학원생과 학부생, 교수, 교직원 등 3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권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서울대 대학원생(1352명) 가운데 프로젝트 등 과도한 업무량으로 공부나 연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고 대답한 이가 32.5%였다. 응답자의 27.8%는 노동한 만큼의 보수를 받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 응답자는 “프로젝트와 BK장학금 등 학생 명의로 나오는 인건비가 1000만원 이상 되지만 일부만 학생에게 지급하는 교수도 있다.”면서 “연구원 인건비 통장과 도장은 교수가 갖고 있으니 돈을 어디에 쓰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증언했다. 교수 가족의 일을 처리하는 등 비서처럼 개인적 업무 지시를 받았다는 대학원생도 11.1%였다. 출장 간 교수의 빈집에 가서 개밥 주기, 이삿짐 날라 주기, 교수 아들의 생일파티 때 풍선 불어 주기, 교수 부인의 비행기표 예매하기 등 ‘개인비서’ 업무는 다양했다. 연구비 유용 등 부정한 지시도 참아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 개인을 위한 연구비 유용 지시를 받은 적이 있다는 응답자는 10.5%, 교수가 논문을 가로채거나 자신의 논문을 대필시켰다고 답한 이도 8.7%였다. “중요한 학회지는 교수가 직접 쓰지만 연구실적 채우기용일 때는 조교들에게 주제와 분량을 정해 주고 대필시키기도 한다.”는 증언이 있었다. 졸업을 위한 학위논문 심사 때 지도교수에게는 현금, 심사위원들에게는 상품권을 주는 관행도 계속됐다. 성희롱이나 성폭력에 시달린다는 응답자도 많았다. “여자는 나이들수록 가치가 떨어지니 일찍 결혼해야 한다.”, “여자는 머리가 안 좋아서 공부 많이 해도 훌륭한 사람이 못 된다.” 등 성적 비하 발언을 들은 대학원생은 19.8%였다.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 미군기지 한국인노조 첫 파업 강행

    “이제 대학에 들어가는 딸이 있는데 파트타임으로 바뀌면서 학자금 지원 같은 혜택은 꿈도 못 꾸게 됐습니다.” 1993년부터 20년 가까이 주한 미군 기지 내 골프장에서 구매담당으로 일하고 있는 송모(50)씨. 송씨는 지난 5월 주한 미군 측으로부터 날벼락 같은 통보를 받았다. 골프장이 계속 적자가 나기 때문에 송씨를 비롯한 11명은 12월부터 주당 20시간 일하는 파트타임으로 일하라는 통보였다. 송씨는 “일방적 지시에 항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면서 “평소 받던 월급의 절반밖에 받지 못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9일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미군노조)에 따르면 전국 미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한국인 노동자 약 1만여명은 당초 예고한 대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기간(45일)이 끝나는 다음 달 8일 이후 총파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임금 동결과 감원에 반발해서다. 미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한 이래 이들은 단 한 번도 파업한 적이 없었다. 이들이 실제 파업에 들어가면 주한 미군 측 업무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미군노조에 따르면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노동자의 인건비를 포함한 방위비 분담금이 해마다 늘어났지만 임금은 2년째 동결됐다. 방위비 분담금은 2010년 7904억원, 2011년 8125억원, 2012년 8361억원으로 늘어났다. 임금의 70%는 이 분담금에서 지원되지만 30%는 미국 측으로부터 받는다. 강태욱 노조 총무부장은 “한국인 노동자들의 임금은 당해 연도 미 연방정부 공무원 임금인상률과 한국 공무원 임금 인상률 중 높은 쪽을 넘지 못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감원도 큰 문제다. 주한 미군 측은 지난해 491명을 해고했고 직원들의 근무 시간도 줄이고 있다. 강 총무부장은 “일주일에 8시간 일해서 어떻게 생활을 하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이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주도가 되고 외교통상부와 국방부가 협조해 해결에 나서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주한 미군 소속 노동자라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적용을 받기 때문이다. 노조는 지난달 23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한 상태이며 오는 12일 주한 미군 측과 만나 논의하기로 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한국인 노동자라고 해도 미 국방부 소속이기 때문에 노동권 보장 등의 어려움이 많다.”면서 “하지만 노동법에 배치되지 않도록 일반 노사관계와 마찬가지로 조정업무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피자집 알바 사장에게 성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23)씨의 주검이 발견된 지 보름. ‘악마’에게 딸을 빼앗긴 이씨의 어머니 김모(50)씨는 24일 충남 서산시 음암면 집을 찾은 기자에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잘 수 없다.”고 울먹였다.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김씨와 남편 이모(53)씨, 막내아들(7)은 그날의 충격과 상처로 지독한 트라우마 덫에 걸려 있었다. 김씨는 “딸이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엄마’ 하며 들어올 것만 같아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김씨는 “수면제를 먹어도 20~30분마다 이상한 꿈을 꾸면서 잠을 깬다.”면서 “누워 있으면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기력이 없는데 하도 억울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의 남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충북대 심리학과 임성문 교수는 “현재 이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트라우마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들의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윤영 정신과 전문의는 “큰아들 교통사고에 이어 딸까지 이런 일을 당해 트라우마는 더 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딸은 효녀였다. 늦둥이 막내동생을 엄마처럼 잘 보살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항상 잘 챙겼다. 그러나 비극은 막내에게도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다. 김씨는 “누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막내가 알까봐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고 있는데 낌새를 챈 것 같다.”며 “부모와 떨어져 친구들과 잘 놀던 아이가 요즘은 엄마·아빠곁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고 짜증만 부려 가슴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악마’. 이들 부부는 딸을 죽음으로 내몬 피자집 사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씨는 “딸이 옆에 없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악마를 고통스럽게 죽여달라.”고 애원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은 2차피해를 낳았다. 이런 충격과 슬픔, 고통은 유가족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서산 시민의 분노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악덕업주와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외침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이 1만명 서명운동에 나섰고, 서산시는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산지역 7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동문동 김신환 동물병원에 마련됐다. 서명에 참여한 주민 최모(54)씨는 “그 여대생이 너무 딱해 지나가다 일부러 들렀다.”면서 “사법부가 철저하게 조사해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신환 원장은 “제가 그동안 시민단체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서명을 병원에서 받았지만 이번처럼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여성인권과 아르바이트 학생들에 대한 허술한 사회안전망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런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고 질타했다. 서명운동에 나선 것도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취지다. 아울러 민·관·경 합동으로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노동권 및 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숨진 이씨의 신원을 풀어주기 위한 친구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토론방을 통해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면서 친구가 아르바이트했던 피자가게에서 일하며 업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거나 친구의 피해모습을 목격한 사람을 찾고 있다. 이날 현재 이 토론방에 서명을 남기고 간 네티즌은 1만 28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친구가 다녔던 대학교에 개강 후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학생 정모(23)씨는 “친구의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고 멍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활동하고 있다.”며 “친구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아가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서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다시는 우리 딸과 같은 일 없도록 도와달라”

    “다시는 우리 딸과 같은 일 없도록 도와달라”

    “우리 딸은 이렇게 갔지만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피자 가게 사장에게 성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23)씨의 어머니 김모(49)씨는 23일 서산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대책위원회 출범 및 서산시민 1만명 서명운동’ 기자회견에서 슬픔을 억누른 목소리로 이같이 비장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씨를 기리는 묵념에 이어 첫 발언에 나선 김씨는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우리 딸은 이렇게 갔지만 지금도 젊은 아이들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임금 착취를 당하고 있다. 나라가 법을 정해 19세 이상만 아르바이트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는 제 마음을 여러분이 헤아려 주리라 믿는다.”고 밝혔다. 이씨와 중·고교 동창인 친구 조모(23·여)씨는 “아르바이트하던 피자 가게 사장이 도대체 어떻게 협박을 했길래 내 친구가 자살을 했냐.”면서 “부디 재판으로 친구의 한이 풀릴 만큼 가해자가 죗값을 받을 때까지 시민들이 지켜봐 달라.”고 당부하며 말을 마쳤다. 서산 지역 시민단체로 구성된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대책위는 성명을 내고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노동권 및 인권 실태 조사를 민·관·경 합동으로 시행해 이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노동권 사각지대’ 열악한 출판계

    지난 4월 중순 서울의 한 유명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취업했던 A(26·여)씨는 입사 한 달 만에 해고 통지를 받았다. 출판사 측은 별다른 설명도 없이 “사정이 달라졌으니 나가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관행에 따라 계약서는 쓰지 않는다.”는 회사 말만 믿었던 A씨는 항의 한마디 못 하고 그만둬야 했다. A씨는 “출판계가 좁아 신분이 밝혀지면 다른 일도 못 할 수 있다.”며 하소연조차 제대로 못하는 자신의 처지를 탓했다. 최근 출판계의 열악한 근로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출판계 근로자들이 자주 찾는 한 웹사이트에는 A씨와 비슷한 사연을 담은 글이 매달 70~80건씩 올라오고 있다. B(34)씨는 2년 전 사회과학 분야의 유명 출판사에 취직했다가 “술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해고당했다. 사장이 “사우나에 다녀오지 않으면 해고하겠다.”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다 3개월 만에 B씨를 해고했다.”면서 “직원이 5명밖에 안 되는 회사라 사장이 왕처럼 군림했다.”고 주장했다. 출판계는 소규모 사업장이 대세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1 콘텐츠산업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판업계 종사자가 2005년 9만 3902명에서 2010년 15만 3901명으로 64% 늘어나는 동안 1~4인 사업장 종사자는 9400명에서 2만 7522명으로 193%, 5~9인 사업장 종사자는 5374명에서 2만 7380명으로 무려 409%나 증가했다. 4인 이하 사업장에는 근로기준법의 일부만 적용되는 문제가 있다. 강변구 출판노동자협의회 대표는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우리끼리 왜 이래’라는 식으로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 일이 많다.”면서 “출판 노조 등을 통해 조금씩이라도 권리를 찾아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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