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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 정치참여등 불허반발 “새달 총파업”

    정부와 공무원노조가 예정된 정면대결 수순으로 접어들었다.1년여를 묵혀왔던 공무원노조법 입법 문제 때문이다. 정부는 공무원에게 파업권을 줄 수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지만 최대 공무원노조단체인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은 총파업을 내걸었다. 정부는 19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공무원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심의·의결했다. 이달 중 법안을 국회에 제출, 공포한 뒤 1년 후에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정부안은 예전 그대로다. 공무원의 정치참여와 단체행동권은 금지됐고,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은 줬다. 협상대상은 보수 등 근무조건 등에 한정했고, 법령·조례·예산과 맞물린 단체협약 내용은 자동무효가 된다. 가입대상은 일반직 6급 이하 혹은 이에 준하는 직급이고 조직단위는 광역시·도, 시·군·구, 시·도 교육청 등으로 정했다. 여당과 협의했고 민주노동당 외에는 반대할 야당도 없어 국회 통과에는 문제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공노는 ‘합법화의 탈을 쓴 재갈물리기’라면서 정부안을 정면으로 거부했다. 단체행동권 금지와 형사처벌 조항을 별도로 만든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겉으로는 단결권과 교섭권의 일부가 주어져 ‘1.5권’이 확보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1권’이 보장된 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전공노 관계자는 “공무원 근무조건 가운데 법령·조례·예산과 관련되지 않은 사항이 몇 개나 되겠나.”면서 “차라리 공무원노조를 인정할 수 없다고 솔직하게 얘기하라.”고 말했다. 전공노는 파업기금 100억원을 모은 뒤 27∼28일 총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11월1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정부는 강경 대처를 수차례 밝혀왔다. 비정규직 문제 등과 함께 공무원노조 합법화를 주요 이슈로 삼고 있는 민주노총은 11월 중순쯤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노총도 연대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계의 파상공세를 앞두고 정부로서는 전공노 문제에서부터 밀릴 수 없는 노릇이다. 조현석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파견근로자법 개정안 수정될듯

    최근 노동계가 법안철회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는 파견근로자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수정방안을 협의키로 해 일부 내용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목희 열린우리당 제5정조위원장은 12일 노동부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지난 8일 당·정·청 모임을 가진 자리에서 ‘법안이 원안대로 통과되기는 어려운 만큼 국회심의과정에서 고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정부내에서 협의를 해달라.’고 제안했으며,정부측도 ‘협의해 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궁극적으로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방안 등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은 옳다.”면서 “그러나 우선 당장부터 이를 전면 허용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측면이 있어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EU “성장 우선… 美 따라잡겠다”

    ‘미국을 따라 잡아라.’ 날로 벌어지는 미국과의 경제 격차를 줄여 2010년에는 세계 최대의 경제권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야심찬 청사진 ‘리스본 선언’의 중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유럽 지역 경제가 순조롭게 회복될 것이라는 전제 아래 4년 전인 지난 2000년 설정한 목표들이 지나치게 높고 광범위해 현실적으로 달성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EU로서는 달갑지 않지만 목표를 경제로 집중하고 회원국가들에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구체적인 국가차원의 실행계획을 내놓을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1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리스본 선언’에 대한 중간 점검 작업을 주도해온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는 현재로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재확인하고,미국 경제를 따라잡겠다는 당초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타깃을 축소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다음달 5일 열리는 EU정상회담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재계,학계 및 노동계 인사들로 구성된 특별팀은 오는 14∼15일 회의를 갖고 보고서 내용을 확정한다. EU는 지난 2000년 3월 리스본 정상회담에서 2010년까지 미국 경제를 추월하기 위해 성장률을 연 3%로,고용률은 70%로 각각 높이는 것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내용에 합의했다.그러기 위해 정보기술(IT)산업 등을 집중 육성,일자리 2000만개를 창출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성장률은 2002년 기준으로 2%,고용률은 64.3%에 각각 그친데다 경기회복 속도가 개선되지 않아 목표 달성이 어려울 전망이다.특히 리스본 목표에는 경제성장률과 고용률 이외에 금융시장 통합과 가스·전기·우편·교통서비스 완전 자유화,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3%,배기가스 감축,생물다양성 확보,복지확대,해양안전 등 사회·환경 목표가 모두 포함됐다. 신문은 특별팀 활동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목표가 너무 많다는 점에 팀원들이 공감하고 있다.”면서 “성장률과 고용률 목표만이라도 확실하게 달성하기 위해 경제 쪽에 초점을 맞추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경제성장 못지않게 환경과 복지,건강 등에 미국보다 높은 관심을 가져온 EU로서는 목표 달성을 위해 불가피하게 한걸음 후퇴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특별팀은 또 미국 경제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경제권 탈환이라는 EU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회원국들의 실행 의지가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구호에 그치는 것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성장률 및 고용률을 제고하기 위해 어떤 경제개혁 조치들을 취할 것인지를 담은 실행계획을 마련,다른 회원국가들과 합의토록 할 계획이다.EU 정상들간의 합의가 각국에 성실한 이행에 대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사설] 사상 최고 이른 빚 독촉·개인 파산

    법원행정처가 내놓은 2004년도 사법연감을 보면 경기 침체의 여파가 얼마나 짙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는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지급명령을 받아내기 위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독촉사건이 지난해 138만여건으로 외환위기 때보다 2배 이상 늘어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개인파산 신청 건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3배나 많은 3856건에 달했다.올해에는 상반기에만 지난해 전체 수준에 육박했다.이밖에 가압류와 경매 등 강제집행도 40% 이상 늘었다. 이러한 수치는 370만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들이 빚에 쫓기며 극도로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정부가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배드뱅크,개인워크아웃,개인회생제 등을 도입했으나 마땅한 일자리가 없어 악순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사정이 이러함에도 정부 당국자들은 참여정부 말이나 다음 정부에 들어서야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발등에 불이 떨어진 서민생활과는 거리가 먼 한가한 전망들만 내놓고 있다.사법연감 통계치에 반영될 정도로 막다른 골목에 몰린 당사자들로서는 절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누차 지적했듯이 빈곤을 벗어나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일자리 창출밖에 없다.안정된 직장과 소득이 있어야만 희망을 갖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것이다.이런 맥락에서 볼 때 기업 활동을 옭아매는 각종 규제는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노동계도 분배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생산성을 높일 것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 [이슈 따라잡기] 勞-­政 갈등 심화 조짐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다음달 10일 비정규직보호법 철폐를 위한 규탄대회를 함께 여는데 이어,11월 하순쯤에도 노동관련 정부 입법안 저지를 위한 연대투쟁을 계획 중이어서 노·정 갈등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양대 노총은 ‘공동실무추진회의’를 통해 공동 투쟁의 범위와 투쟁방법 등을 논의키로 했다고 29일 밝혔다.이에 따라 가뜩이나 노동문제가 외자유치 등에 최대 걸림돌이란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정 관계마저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사회 전반이 더욱 수렁에 빠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공동투쟁의 핵심은 제도개선 양대 노총이 연대투쟁에 나서기로 한 현안은 정부의 비정규직보호 입법안 철회와 공무원노조의 노동3권 보장,한·일 FTA 저지 등 세 가지다. 정부가 지난달 10일 확정 발표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 대해 양대 노총은 “오히려 비정규직을 확대하고,차별금지 조항도 실효성이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무원노조법과 관련해서도 전국공무원노조와 함께 단체행동권을 포함한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또한 한·일 FTA 체결이 우리나라 산업에 미칠 타격과 무역적자 심화우려 등의 이유로 강력 저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과거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공동으로 장외투쟁을 벌인 것은 1996년말.당시 두 노총은 국회에서 노동법과 안기부법 날치기 통과에 항의하며 한달여동안 공동투쟁을 벌였다. ●정부의 입장도 단호 노동계의 상반기 투쟁이 임·단협 중심이었다면 하반기에는 제도개선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지금까지 제도개선 투쟁은 국회차원의 뒷받침이 거의 없었다.하지만 양대 노총의 장외투쟁과 민주노동당의 원내 지원이 맞물릴 경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비정규직 보호법안이나 공무원 노조법안을 이미 밝힌 정부안대로 입법화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양대 노총은 공동성명을 통해 “현 정부의 노동정책은 노동자간 갈등을 조장해 노조활동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꼬집고 “지금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은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동 전문가들은 그러나 “임단협 투쟁에서 보듯 현실을 외면한 극단적인 투쟁은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면서 “양대 노총이 연대투쟁에 나서더라도 총파업 등 강경 투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기고] ‘비정규직 법안’ 핵심은 차별해소/장화익 노동부 비정규직대책과장

    지난 10일 정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법안의 핵심은 비정규직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고 남용을 규제하는 것이다.이러한 정책기조는 비정규직이 이미 우리 노동시장에서 중요한 고용형태로 자리잡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정보화 진전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산업이 생겨나고,생활패턴이 달라지고,고용형태도 다양해진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라 기업도 유연성 위주의 인력운용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비정규직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이고 선진국에서는 고용창출,실업대책 차원에서 적절한 보호를 병행하여 활성화해 나가는 경향이다.노사정위 공익위원안을 보더라도 이러한 점이 분명히 부각되어 있다.정부안은 그간의 노사정위 논의 결과,외국 사례,우리사회 현실,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두루 감안하여 마련한 것이다.특히 노사정위 공익위원안을 최대한 존중하고 유럽의 입법례를 참고하였다. 그런데도 정부안이 오히려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재계 입장에 치우친 안이라는 주장은 억지에 불과하다.정부안은 차별없이,남용없이 비정규직을 사용하는 경우 보장하겠다는 것이다.다만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사유를 처음부터 제한하는 등의 방식은 고용감소 등 부작용이 너무 크므로 채택하지 않았다. 반면 파견대상 확대는 파견근로자 고용을 증가시킬 것이나,인건비 절감 차원의 파견근로 활용은 제한될 것이다.경제활동 인구 부가조사를 보면 기간제·단시간 근로자가 400만명,파견근로자 10만명이다.최근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이는 계속될 것으로 본다.그러나 정부안은 분명히 불필요한 비정규직을 축소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며,정부안 때문에 비정규직이 양산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정부안이 재계 입장에 치우친 안이라는 주장 역시,파견대상 확대를 제외하고는 경영계에 오히려 부담이 되는 내용이다.차별금지를 명문화하여 사법적으로 구제받을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이에 더하여 노동위원회를 통한 행정적 준사법 절차를 마련하고 불이행시 과태료를 최고 1억원까지 부과토록 하였다.그동안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에 대한 법령상 제한이 없었으나 앞으로는 원칙적으로 3년 이내로 제한된다.많은 사람이 잘못 아는데,1년간 허용하던 기간제 근로를 3년으로 연장하는 것이 아니다.파견근로도 불법파견시 처벌강화(1년이하 징역→3년이하),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 의무 명문화(금지업무 파견시 즉시 직접고용 및 3000만원이하 과태료 등)등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였다.이밖에 근로조건 서면명시 의무,파견계약 내용 서면고지 등 절차적 규제도 신설했다.노동계 요구수준에 미흡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현행제도와 비교할 때 명백히 노동계에 유리한 안이라고 본다.당장의 이해관계나 가시적인 효과보다는 멀리 내다보면서 대승적인 자세를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장화익 노동부 비정규직대책과장
  • [사설] 정부·재계 엇박자부터 잡아야

    지난 주말 강원도 용평에서 열린 한국 CEO포럼 정기총회에서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뱉은 쓴소리와 CEO들의 설문조사 결과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그대로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이 부총리는 외환위기 이후 확산된 안전제일주의와 기업가 정신 실종이 지금의 무기력한 경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정부주도 경제체제에서 시장경제체제로 바뀌었음에도 기업인들은 적응 실패의 책임을 정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꼬집었다.반면 CEO들은 경제 불안의 1차적 요인을 경영과는 무관한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지목했다.특히 정부가 경제 상황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를 뿐 아니라 장단기 정책과제 선정도 잘못됐다고 성토했다. 정부측 시각에서 본다면 이 부총리의 말이 맞고,재계의 시각에서는 CEO들의 말이 맞다.바로 이러한 인식의 간극이 투자 기피,상호 불신 등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언제까지 ‘네탓’ 공방만 할 게 아니라 간극을 좁히는 데 정치권과 정부,재계,노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본다.이 부총리의 지적이나 CEO들의 불만 가운데 상당 부분은 오해나 잘못된 선입견에서 증폭된 측면이 있다.서로 가슴을 열고 접근하면 충분히 공감대를 마련할 수 있다.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이 있다면 국민경제라는 큰 틀에서 절충점을 찾으면 된다. 한 민간경제연구소는 어제 우리 경제가 미래산업에 대한 준비 부족과 고령화,노사갈등,고비용 저효율구조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5%대에서 4%대로 추락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구조적인 저성장의 덫에 빠졌다는 충격적인 진단이다.상당기간 동안 1만달러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는 얘기도 된다.각 경제주체는 말할 것도 없고 정치권이 앞장서 돌파구를 모색할 것을 촉구한다.
  • [이런 책 어때요]

    ●경제를 보는 눈/홍은주 지음 ‘경제를 보는 눈’을 갖는다는 건 일상생활에서 ‘눈먼 우연’에 기대지 않고 합리적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사고훈련을 의미한다.경제학을 전공하고 20년 넘게 경제부 기자생활을 한 저자(MBC경제부장)가 강조하는 것은 경제학이 진정으로 가르치고자 하는 합리적인 사고와 생각의 기술을 내면화하라는 것이다.저자에 따르면 그 합리성이란 바로 단선적 사고를 부정하는 능력이다.이 책은 이런 관점에서 생활 속의 사례들을 중심으로 경제학의 기초이론을 흥미롭게 설명해 일반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꾸몄다.9500원. ●진화/칼 짐머 지음 1859년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발표된 이래 진화론은 처음부터 종교와 대척점에 있었으며,‘위험한 이론’으로 백안시됐다.이런 상황은 DNA와 인간 게놈의 비밀이 밝혀진 오늘날까지도 여전하다.특히 미국의 기독교 창조론자들은 지금도 진화론의 전파를 막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이 책은 종교의 언어를 그대로 과학인 양 이해하는 창조론자들에 대한 답변이요,진화론과 진화의 ‘사실’을 옹호하고 바로 알리기 위한 책이다.진화론의 핵심원리인 ‘자연선택’이 어떻게 종 차원의 생물을 발전시켜 왔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3만원. ●패권의 시대/리우웨이 등 지음 중국 역사상 학문적으로 가장 자유롭고 화려했던 시기이자 천하통일에 대한 몽상으로 패권다툼이 극에 달했던 춘추전국시대를 재조명.각종 유물과 유적,간결한 텍스트를 통해 변혁과 혼란 속에 발전해간 춘추전국 문명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현했다.중국사를 왕후장상과 역대 왕조라는 틀에서 이해하던 방식에서 탈피,문헌과 고고학을 결합한 색다른 접근법을 택한 점이 눈에 띈다.약소국들이 어떻게 칠웅(七雄)에 대항했는가,오왕과 월왕의 호신무기는 왜 원수였던 초왕의 묘에서 발견됐을까,공자는 어떻게 사교육을 발전시켰을까 등 궁금증을 풀어준다.1만 4800원. ●케테 콜비츠/케테 콜비츠 지음 ‘노동계급의 위대한 예술가’‘미술사의 로자 룩셈부르크’로 불리는 프로이센 태생의 판화가이자 조각가인 케테 콜비츠의 작품·일기 선집.‘내가 나를 보는 시선’으로 씌어진 일기는 고난의 신화와 강한 이미지 뒤에 감춰진 콜비츠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보게 한다.콜비츠는 천성적으로 예민하고 우울한 기질이 강했다.갓난아기 남동생의 죽음이 그리스 여신에게 제물을 바치는 놀이를 한 자신 때문이라는 정신적 압박에 사로잡힌 그녀는 사물이 작아지는 악몽 등에 시달렸다.마지막 석판화 ‘씨앗을 짓이겨서는 안된다’엔 진보와 희망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3만 800원.
  • 비정규직 용어풀이

    비정규직이란 지속적인 일자리가 아니라 일시적으로 근무하는 기간제 및 파견제 근로자와 단시간 근로자 등을 일컫는다. 정부는 전체 근로자 1430만명의 32%인 460만명(2003년 8월 현재)으로 추정하는데,노동계는 53%인 760만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간제 계약기간이 1개월,3개월,6개월,1년 등 구체적으로 명시된 계약형태. ●파견제 파견·하청근로자 등 고용주와 사용주가 다른 간접고용 형태. ●단시간제 주당 40시간인 법정근로시간에 못미치는 주당 35시간 미만으로 시간별 근로계약을 하는 형태.
  • [사설] 파견제 확대 비정규직 양산 안돼야

    정부가 파견근로자 대상을 전 업종으로 확대하고 파견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내용의 관련법률 개정안과 기간제,단시간,파견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의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보호법률을 잇달아 내놓았다.파견근로제 완화로 재계의 고용 유연성 확대 요구에 부응하면서 비정규직 차별금지 및 보호를 통해 노동계의 요구도 일정 부분 수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재계는 비정규직 보호조항이 기업의 인력운용에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불만이고,노동계는 파견근로제 확대가 비정규직을 양산시킬 수 있다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하지만 노사관계는 균형이 중요하지 어느 한쪽의 시각에서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이 60개국을 대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을 조사한 결과,우리나라는 44위에 머물 정도로 노동시장이 경직돼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의 최대 장애요인으로 꼽는 전투적 노사관계도 이와 무관치 않다.그러면서도 동시에 지난해 말 현재 비정규직이 55.4%(노동계 기준,노동연구원 기준은 32%)에 이를 만큼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을 뿐 아니라 정규직에 비해 평균임금도 61%에 불과할 정도로 대우도 열악하다.노동시장이 극단적으로 양극화돼 있는 셈이다. 따라서 우리는 파견근로제 확대와 비정규직 보호가 이러한 양극화를 해소하는 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늘어나는 파이를 비정규직에게 우선적으로 돌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불합리한 하도급 및 사내하청 구조의 개선을 통해 정규직과 기업주가 부당하게 챙긴 몫부터 비정규직에게 내놓아야 한다.정부는 특히 파견근로제 확대가 비정규직 양산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노동시장 관리와 감독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 ‘파견근로’ 모든 업종으로 확대

    파견근로가 전업종으로 확대되고 파견기간도 현재 최대 2년에서 3년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노동부는 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마련해 각계 의견수렴을 거친 뒤,다음주중 당정협의후 확정키로 했다. 파견근로자 보호법 개정안에는 현재 26개 업종으로 제한하던 것을 건설부문과 선원·의료 등 일부 금지업종만 제외하고 전체 업종으로 확대된다.파견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는 기간도 최대 3년으로 늘리고,계속해서 같은 근로자를 사용하려면 일정기간 휴지기를 두도록 할 예정이다.대신 불법·편법 파견행위로 적발되면 파견 사업주는 물론 사용자에 대해서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했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 개정안은 기간제 근무의 남용을 막기 위해 현재 1년을 초과하지 못하도록 한 근로계약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이를초과할 경우 임의로 해고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해 임금 등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노동위원회내에 ‘차별구제위원회’와 같은 차별 시정기구도 별도 마련하게 된다.단시간 근로의 남용을 막기 위해 주당 12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제한하고,근로자들이 초과노동 요구는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임금과 근로계약,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에 대한 서면작성도 의무화된다. 이와같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안에 대해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노동계는 “대화를 강조해온 정부가 지난 2년 동안 노사정위원회 논의조차 전면 부정하고 사용자들의 입맛에 맞춘 개악안을 내놓았다.”면서 “비정규직 양산을 막기 위해 파견대상 업종과 기간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앞서 민주노동당은 지난 7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폐지안 등 비정규직 처우개선과 관련된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입법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서울광장] 연기금 주식투자의 조건/ 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연기금 주식투자의 조건/ 우득정 논설위원

    우리 국민들은 주식시장에 대해 극단적으로 이율배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문제가 나오면 뭘 믿고 국민의 노후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느냐고 반발한다.한마디로 주식시장에 상장된 기업과 주식시장의 투명성에 대한 불신이다.그러면서도 외환위기 이후 외국의 자본에 대해서는 우리 시장에 투자하라고 손짓한다.그리고 결산시점을 맞아 외국의 투자자들이 거액의 배당금을 챙기는 것은 못마땅해 하고 배아파 한다. 열린우리당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연기금의 주식투자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기금관리기본법을 개정해 주식투자의 물꼬를 트려 하자 야당과 노동계,시민단체들이 발끈하고 있다.경제정책 성적표라고 일컬어지는 증시를 떠받치기 위해 국민의 노후자금을 정부의 쌈짓돈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 비판의 주된 내용이다. 과거 노태우 정부 시절 투신사들을 동원해 무리하게 증시를 부양했다가 엄청난 후유증에 시달렸던 경험과 인위적인 증시 부양은 반드시 실패하기 마련이라는 교과서적인 상식이 비판의 논거를 제공하고 있다.증시가 폭락할 때마다 연기금쪽으로 눈길을 돌렸던 경제관료들에 대한 불신도 깔려 있다.그 결과,연기금의 주식투자 제한이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음에도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이제는 감정적인 대응에서 벗어나 냉정한 관점에서 본질을 직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지난해 말 현재 55개 연기금 190조원은 채권에 51.5%,금융기관 예치에 32.8%,공적자금 등 예탁에 12%,주식에 4%가 투자돼 있다.연기금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국민연금(지난해 말 현재 112조원)은 채권에 79.4% 투자된 반면 주식 투자는 6.3%에 불과하다. 주식 투자 비율이 절반 이상인 외국에 비해 우리의 연기금은 채권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돼 있는 것이다.안정성만 우선시한 탓이다.이러한 비정상적인 연기금 운용은 채권 수익률 하락-연기금 수익률 하락이라는 악순환의 고리 구실을 하고 있다.더구나 국민연금만 하더라도 2025년이면 기금 규모가 125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투자처를 다변화하지 않는 한 조만간 돈을 굴릴 데가 없는 상황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현재의 저금리 기조,실질금리 마이너스 추세를 감안하면 낸 돈만큼도 받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외국의 펀드들이 고객인 은퇴생활자들의 안락한 노후생활을 지켜주기 위해 우리 주식시장에서 고액의 배당을 요구하는 것을 계속 시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만 볼 건가.지금처럼 연기금의 주식 투자에 빗장을 걸어둔 상태에서는 해법이 나올 수가 없다.연기금의 주식 투자를 허용하되 논란의 초점이 되고 있는 기금 운용의 독립성과 중립성 확보에 정부와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는 것이 올바른 자세라고 본다. 게다가 연기금의 주식 투자 허용 논란에서는 정작 해야 할 핵심적인 논의가 빠져 있다.자본시장 정상화를 위한 논의다.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직후 기업들이 주식·채권 등 직접 자본시장을 통해 기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금융시스템을 정비하려 했으나 1년이 못돼 외환위기 이전의 은행 중심 시스템으로 되돌아가고 말았다.직접 자본시장 육성에 필요한 신용평가나 외부감사,기업의 투명성 확보 등 지원체제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400조원에 이르는 부동자금이 은행권의 단기 상품에서만 들락거리는 것이 이를 단적으로 방증한다. 연기금이 외국의 거대 자본에 대항하는 토종마 구실을 하려면 연기금의 주식 투자 등 투자처 확대 논의와 함께 직접 자본시장을 되살리는 방안도 진지하게 검토돼야 한다.직접 자본시장이 신뢰를 회복한다면 누가 말려도 연기금이 증시를 기웃거리게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이창구기자의 아테네 리포트] 韓 VIP·日 자원봉사자 아테네 누비는 두 모습

    ■ 아테네올림픽 특별취재단 이창구기자(체육부) 김명국차장(사진부) 김태충차장 조병모 위원석기자(이상 스포츠서울 스포츠부) 김용습(〃 사회부) 강영조기자(〃 사진부) 아테네까지 와서 한국과 일본을 비교하는 게 썩 기분좋은 일은 아니지만 두 나라의 희비가 너무나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국의 유망주들이 줄줄이 눈물을 머금을 때 일본은 26일 현재 무려 15개의 금메달을 따냈다.유도에서 8개를 쓸어담아 종주국의 자존심을 한껏 세우더니 한국이 아직 범접하지 못하는 수영에서도 2개나 나왔다.여자마라톤 제패는 압권이었다. 예상했던 금메달이 나오지 않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어떤 자세로 아테네올림픽에 임했느냐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김인건 한국선수단 부단장(태릉선수촌장)은 25일에도 “금메달 13개 목표를 수정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그러나 이 목표는 1년전부터 외국선수들의 전력은 고려하지 않고 우리만 고집스럽게 외운 ‘주술’에 불과하다. 아테네로 몰려온 한국 VIP들의 행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국회 문광위원회 소속 한 초선의원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부터 남북한 단일팀을 추진하자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다.”고 성급하게 말해 북한선수단이 더이상 대화에 나서지 않는 빌미를 제공했다.더구나 이 의원은 하루 종일 ‘코리아 하우스’에 눌러 앉아 있는 모습을 자주 보여 “저럴 바에는 왜 아테네에 왔는지 모르겠다.”는 지적을 샀다. 일부 경기단체 임원들은 “금메달이 나오는 현장에 있어야 한다.”며 코치를 한국에 눌러 앉히고 대신 코치로 둔갑해 아테네를 찾기도 했다. 반면 일본은 정치인이나 협회 고위급 인사들보다는 경기력 향상에 직접 도움이 되는 물리치료사나 경기분석관 등에게 우선 올림픽 출입카드를 배정했다고 한다. 한국의 각계 VIP들은 관광반,응원반으로 아테네를 누비고 있지만 100명에 이르는 일본의 젊은 자원봉사자들은 아무런 대가없이 자국의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각인시키고 있다.이 두 모습이 아테네올림픽에서 나타난 한국과 일본의 차이가 아닐까? window2@seoul.co.kr
  • 당정, 근로자 퇴직연금제 2006년 첫 시행

    당정, 근로자 퇴직연금제 2006년 첫 시행

    오는 2006년부터 현행 퇴직금제를 전환해 만55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제가 시행된다.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3일 당정협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안’을 마련,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법안에 따르면 2006년부터 종업원 5명 이상 기업의 1년 이상 근속근로자들은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특정 금융기관에 적립,10년 이상 가입하면 만55세부터 퇴직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퇴직연금제 도입은 현재의 퇴직금제가 근로자의 잦은 직장이동 등으로 근로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인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퇴직금제는 회사가 도산할 경우 수급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단점이 있었다.또한 법적으로 종업원 5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속한 경우에만 받도록 돼 있어 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배제돼 온 실정이다. 새로 도입될 퇴직연금제는 근로자의 연금급여가 사전에 확정되는 ‘확정급여형’과 근로자가 적립금 운용실적에 따라 급여를 받는 ‘확정기여형’ 두 가지로 출발한다.기존 사업장은 현행 퇴직금제를 유지하든지,아니면 확정급여형·확정기여형 가운데 한 가지 이상을 설정하면 된다. 현행 퇴직금제를 퇴직연금제로 전환할 경우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연금급여 수급자격은 국민연금 수급연령(2033년부터 65세)과 기업의 정년규정(약 56세) 등을 고려해 ‘55세 이상에 가입기간 10년 이상’인 퇴직자로 정했다. 법안은 또 종업원 5명 미만 기업의 1년 이상 근속 근로자에 대해서는 유예기간을 두어 ‘2008년 이후 대통령령이 정하는 시기’부터 퇴직연금제를 적용키로 했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는 퇴직금의 불안정성과 기업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반대입장을 밝혀온 터라,향후 입법과정에서 마찰이 예상된다. 노동부 엄현택 근로기준국장은 “퇴직연금제 도입은 고령화 시대에 근로자의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며 “특히 잦은 직장 이동이나 영세업체 근로자들의 안정적인 노후대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공무원노조 파업·정치활동 금지

    공무원노조 파업·정치활동 금지

    공무원노조법 제정안이 23일 당정협의를 통해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그동안 공전돼 왔던 공무원노조 입법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노동부는 공무원노조법안을 이번주 입법예고한 뒤 9월 정기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법안의 골자는 ‘공무원노조 설립은 허용하되 노동3권 가운데 단결권과 단체교섭권만 보장하고 단체행동권(파업권)은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공무원의 정치활동도 금지하고 있다.법률안 공포 1년 뒤인 2006년부터 시행한다는 게 당정의 방침이다.하지만 노동계가 그동안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 등을 요구해온 데다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의 경우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총파업 등 강력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입법과정에서 큰 진통이 예상된다. ●법안에 담기는 주요 내용 단체행동권과 정치참여 불허 등의 큰 줄기는 정부가 지난해 5월 입법예고한 내용과 차이가 없다.다만 노동조합 범위 축소와 비교섭대상 및 복수노조 허용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점이 다르다. 논란의 한 축이었던 노조의 가입범위에 대해서도 일반직 6급 이하와 이에 상당하는 별정직·계약직과 기능직·고용직 공무원으로 한정하는 등 종전 입법안을 유지했다.교섭사항은 보수와 복지,근무조건으로 하고 정책결정이나 인사권 행사 등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노조의 설립단위는 국회와 법원,헌법재판소,선관위,행정부,특별시·광역시·도·시·군·구 및 특별시·광역시·도의 교육청을 최소 단위로 정했다.정부측 교섭대표는 각 기관의 장이 맡도록 했다. 공무원의 정당한 노조활동 등에 대해 불이익을 받을 경우 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할 수 있도록 명문화하고,이때 형벌규정은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공무원 노동분쟁 조정과 중재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공무원노동관계조정위원회도 설치하기로 했다. ●공무원단체·노동계 반발 공무원단체는 먼저 이 법을 특별법으로 제정할 것이 아니라 일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을 통해 공무원의 노동기본권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헌법이 공무원의 단결권이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거나,단체행동권을 금지하도록 명문으로 정한 바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노동3권의 완전한 보장도 주장하고 있다.노조 가입도 민간부문과 동일하게 허용하고,특정직이나 정무직은 물론 보직이 없는 5급까지 포함시켜야 한다고 맞서는 입장이다. 전공노 김영길 위원장은 “헌법에 보장된 공무원 노동자의 권리를 몇몇 관계부처 장관과 여당 지도부가 모여 제한하려 들고 있다.”고 비난하며 “현재의 안대로 특별법 제정을 강행한다면 총파업 등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밝혔다.한국노총과 민주노총도 “공무원노조측 의견에 공감하며 공대위에 참여하는 등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부 노민기 노사정책국장은 “공무원단체에 정부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겠다.”면서 “공무원단체가 무리한 요구로 집단행동을 강행하면 관계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사설] 근로자 퇴직연금제 성공하려면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당정협의를 갖고 2006년부터 현행 퇴직금제 대신 만 55세부터 연금으로 받는 퇴직연금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지난 1961년 사회보장제도가 전무한 상태에서 도입된 법정 퇴직금제도는 노후생활 및 실업보험의 성격까지 망라했던 게 사실이다.하지만 연봉제,성과급제,퇴직금 중간 정산제 등 임금과 퇴직금 지급 형태가 다양해지고 국민연금과 실업급여제도가 도입되면서 어떤 식으로든 손질을 가해야 할 상황이 됐다.게다가 기업들이 퇴직금을 장부상으로만 적립한 결과,도산한 기업의 근로자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도 많았다.따라서 퇴직연금제 도입은 퇴직금의 안정성과 지급 형태의 다양성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노사 당사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제대로 뿌리내리기 어렵다.재계는 퇴직연금제 도입으로 추가 부담이 생겨나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노동계는 기금이 증시 떠받치기에 동원됨으로써 안정성이 도리어 떨어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눈치다.특히 노동계는 ‘확정급여형’을,재계는 ‘확정기여형’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강한 사업장만 ‘확정급여형’을 도입하게 되면 노·노 갈등의 또다른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자산 건전성을 기준으로 퇴직연금 수탁 금융기관을 제한한다지만 국내 금융기관의 투명성과 자산운용 능력에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따라서 퇴직연금제가 정착되려면 먼저 노사가 갖고 있는 이러한 의구심부터 해소해야 한다.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는다는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그리고 퇴직연금제 도입에 앞서 금융기관의 대형화·선진화도 반드시 이뤄야 한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코미디 하우스(MBC 오후 7시) ‘노브레인 서바이버’는 홍경인,이지희와 함께한다.앙선생(앙드레김)·김현철과 함께 배워보는 영어 한마디에 이어 귀여운 스토커 박희진·홍경인의 깜짝 러브스토리가 공개된다.‘십분토론’에서는 ‘올림픽 응원문화 이대로 좋은가’를 놓고 인기인의 성대모사가 이어진다. ●언론과의 대화(YTN 오전 10시15분) 그동안 전투적인 이미지가 강했던 우리나라 노사문화에 새로운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김대환 노동부장관과 함께 노동계 현안을 짚어보고 노사정의 상생을 모색해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교수가 패널로 참석한다. ●애니토피아(EBS 오후 9시10분) 컴퓨터 특수효과 이전 시대,다양한 상상의 존재들을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의 마술로 스크린에 살려냈던 영화의 마법사들과 그들의 작업을 되짚어본다.‘애니웨어’코너에서는 인기리에 방영중인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의 뽀로로 가족들 아이코닉스 엔터테인먼트를 습격한다. ●사랑 릴레이 (iTV 오전 11시) 평소 길거리 공연으로 성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 노래촌,한사랑.그들이 석암 베데스다 아동요양원 아이들과 함께 극기체험 캠프를 떠났다.래프팅과 옥수수밭 체험 등,강원도 정선에서 펼쳐진 특별한 캠프의 현장 속으로 떠나본다. ●열린TV 시청자 세상(SBS 낮 12시10분) 요즘 드라마에서는 동화책에 등장하는 신데렐라 같은 주인공이 많이 등장한다.이런 드라마나 동화책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본다.아테네 올림픽과 함께,스포츠와 함께,24시간을 보내고 있는 올림픽 중계방송의 진행자,장원재 교수를 만나본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경찰서에서 기태와 대질 신문을 받던 민우는 돌연 자신이 본 차 번호판이 기태의 것이 아니었다고 말을 번복한다.기태가 풀려나 집으로 오자 주란은 정희를 무시하며 자신이 부인인 양 행세하고,기태는 정희에게 민우가 고소를 취하한 게 정희의 부탁 때문이 아니냐며 비아냥거린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동필은 홍기 아버지의 제안으로 금성여객에 출근하게 되어 지겨운 백수생활을 마감하고,들뜬 마음을 감출 수가 없다.그런 아버지를 보는 인경은 당장에 그만두라고 말하고 싶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다.민기는 정우의 죽음으로 괴로워하는 인경에게 자신의 마음을 표현할 수도 없는데….
  • 박근혜, 한국노총 지도부 면담등 ‘민생투어’ 시동

    박근혜, 한국노총 지도부 면담등 ‘민생투어’ 시동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20일 한국노총을 찾았다.노총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민생투어’의 일환이다.전날 용공과 친북활동도 과거사 조사대상에 포함시키자고 여권에 역공을 취한 뒤 이날은 정치 공방에서 한 발짝 뺐다. 박 대표는 이날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20개 산별위원장 등을 만났다.정기국회를 앞두고 비정규직 보호,국민연금법 개정 등 노동계 주요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 대표가 언론에서 뵐 때보다 실물이 훨씬 아름답다.”고 덕담을 건넸고,박대표도 “따뜻하게 맞아줘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박 대표는 “민생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야당 대표로서 고심하고 있는데 근로자 등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야 가능하다.”면서 “한국노총의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박 대표가 전날의 대여(對與) 강공을 뒤로 한 데 대해 진영 대표비서실장은 “어제 할 말을 다해서 여권 반응을 기다리는 것 같다.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대신 과거사 공방은 당 서열 2위인 김덕룡 원내대표가 맡고,김형오 사무총장이 지원사격에 나섰다.김덕룡 원내대표는 여권의 국회 과거사특위 구성 제의에 대해 “노무현 정권이 하고 있는 것은 사생결단식 과거들추기”라고 규정했다.이어 “열린우리당은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노 대통령의 지침 때문인지는 몰라도 국회 내 특위를 설치하자고 속보이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형오 사무총장은 여권의 과거사 공세를 “21세기 현대문명국가에서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이라고 규정했다.그는 “독립적으로 과거사 규명이 이뤄지려면 한나라당이 제안한 원칙을 노무현 대통령이 받아들여야 한다.”고 촉구했다.또 “대선자금 수사 때 노 대통령이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적 태도를 보인 것을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참여정부 좌파 덫” vs “성장-분배 동시에”

    경제학회 포럼… 안국신교수·이정우위원장 대격돌 ‘분배’와 ‘성장’이 경제정책의 지향점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불꽃튀는 맞대결을 펼쳤다.12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최 학술대회(한국경제의 미래와 도전)에서 참여정부 경제이론의 핵심인물인 이정우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장과 시장주의 학자의 대표격인 중앙대 안국신 교수가 한치의 양보 없는 공방전을 벌였다.대결은 발제자로 나선 안 교수가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라고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안 교수는 “참여정부는 좌파정권이며 좌파적 가치의 덫에 걸려 있다.”고 규정하고 “좌파정권에서는 여론몰이와 대중영합적 정책이 출몰하고 경제는 뒷전인 채 정치 제일주의가 횡행하기 마련”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그는 “노무현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를 이분법적으로 가르면서 진보를 편들고 기득권층의 해체를 요구하는 등 1970∼80년대와 군사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세력이 가졌던 이념적 틀로 현실을 재단하고 있다.”면서 “운동권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환골탈태(換骨奪胎)해야 한다.”고 말했다. ●“70~80년대 이념적 틀로 현실 재단” 안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 경제가 활력을 잃은 원인은 대통령과 측근 386세대 등 ‘핵심집권세력’의 정체성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면서 “현 정부는 성장과 혁신,자율성을 강조하면서도 노사정책,재벌정책,신행정수도 건설,교육정책 등에서는 여전히 분배와 형평을 기저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60년대 이후 수십년간 ‘선(先)성장-후(後)분배’의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의 지배적 담론이 되면서 분배를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성장에 반대하고,곧 사회주의인 것처럼 보는 원색적인 사고가 판을 치고 있다.”면서 “사회주의 정책이라 이름표를 붙이고 막연한 불안을 부추기는 행태를 보면 어안이 벙벙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성장 vs 분배 이 위원장은 “대대적인 소득 재분배정책을 통해 실제로 기업에 지나친 부담을 준 게 있다면 어떤게 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이어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되지만 성장이 분배를 희생하거나 혁신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서는 곤란하다.”며 두 가지가 동시에 추구돼야 한다고 말했다.흔히들 분배가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거나 먼저 성장을 이룬 뒤 분배를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불평등이 크면 오히려 성장도 이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안 교수는 “국민소득 1만달러인 우리나라에서 3만달러 선진국 수준의 복지정책을 펴려하고 있다.”면서 “성장 제일주의에 매몰됐던 70∼80년대에는 분배와 형평을 내세우는 것이 시대정신이지만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이 5%대로 낮아지고 국경 없는 전방위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는 시대에는 효율을 앞세워야 한다.”고 반박했다.또한 “참여정부는 모든 것을 개혁하겠다는 과욕에서 벗어나 ‘선택과 집중’을 추구해야 한다.”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건설하면서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힘의 균형도 동시에 맞춰 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노사 대타협이냐,실용주의 노선이냐 안 교수는 “김대중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도 친(親)노조정책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법과 원칙을 세웠지만 참여정부는 어렵게 자리잡은 법과 원칙을 원점으로 되돌렸다.”면서 정부의 노사정책에도 맹공을 가했다.그는 “참여정부의 노사정책은 노동계와 재계가 각기 독소조항이라 여기는 것들로 집대성돼 있다.”면서 “포괄적인 타결이 시간 걸리는 어려운 작업이라면 한 가지라도 확실히 고쳐야 한다.”며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을 주는 관행 등이라도 먼저 없애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저임금,저생산성,억압적 노사관계로 대표되는 이른바 낮은 길(low road)이 있고 그 반대인 높은 길(high road)도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낮은 길이 유일한 길인 줄 알아 왔지만 세계화 시대에 높은 길이 우월한 경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월 이뤄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사정 대타협’이 당장 가시적인 효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경영자는 일자리를 보장해 주고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체제가 자리잡으면 이로 인한 잠재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행정수도 이전에도 이견 두 사람은 행정수도 이전에 대해서도 큰 시각차를 드러냈다.이 위원장은 “우리나라의 수도권 집중은 유례를 찾기 힘든 기형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그는 행정수도 이전을 균형발전,지방분권,동북아 경제중심 사업과 함께 국가경쟁력을 상승시킬 네 바퀴에 비유하면서 “이 가운데 하나만 빠져도 수레는 앞으로 굴러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해 행정수도 이전을 적극 옹호했다.이어 “참여정부는 과거 정부에서 실패했던 지방분권·지방분산을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효율과 형평을 동시에 높이는 게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 교수는 “행정수도 이전에 정권의 명운을 건다는 식의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업인들에게 물어보면 ‘부질없는 짓’이라는 의견이 나올 것”이라면서 “600년 역사의 브랜드를 가지는 수도를 이전하는 국가대사를 국민투표도 없이 밀어붙이는 것은 독재정권도 엄두를 못낼 일”이라고 반박했다. ●“인위적 경기부양은 부작용” 공감 인위적 경기부양을 강하게 비판해 온 이 위원장은 최근의 경기부양책 논란과 관련해서도 “불황기에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리한 경기부양은 효과가 오래 가지 않고 나중에 후회할 일이 반드시 생긴다.”면서 그 사례로 카드대란과 부동산대란을 꼽았다.이 위원장은 “40년간 고도성장에 익숙해져 짧은 기간의 불황과 실업도 참지 못하고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고 흔히 비판하는데 때로는 무책(無策)이 상책(上策)일 수 있다.”며 경기부양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이에 대해 안 교수는 “참여정부가 재계와 언론의 아우성에도 불구하고 화끈한 경기부양책을 쓰는 것을 자제하는 것은 경제정책 중 드물게 잘하는 일”이라면서 “확대통화 정책과 확대재정 정책의 경기부양 효과는 미약하고 비용은 만만치 않다.”고 말해 유일하게 이 위원장과 같은 의견을 보였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씨줄날줄] 완장문화/이기동 논설위원

    윤흥길의 소설 ‘완장’은 권력의 허황함에 빠져드는 인간의 나약한 과시욕을 풍자한 작품이다.땅투기로 떼돈을 번 졸부의 눈에 들어 저수지 감시원 완장을 얻어 차고 거들먹거리는 주인공과,그를 손가락질하는 동네주민들의 관계는 바로 희화화된 우리 인생의 자화상이다.노무현 대통령이 국무회의 석상에서 일부 언론을 ‘완장문화’로 지칭하고 이들과의 전의를 드러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또 한바탕 소동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당선자 시절부터 되풀이해온 ‘조폭언론’운운의 연장선상에서 나온 발언이라 미루어 짐작은 간다.노 대통령은 나아가 자신이 지금 “완장문화에 도전하고 있으며,군림문화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행정수도에 반대하는 언론들을 가리켜 “정부청사 가까운 곳에 거대 빌딩을 가진 신문사들”로 규정한 것과 비슷한 맥락일 것이다. 완장은 권력의 하수인들이나 차는 것이다.나치 치하 유럽국가들에서는 나치 완장을 찬 부역자들이 있었고,아프리카에서 백인 노예상들을 도와 노예사냥에 나선 것도 완장 찬 흑인들이었다.우리는 6·25전쟁통에 붉은 완장 찬 머슴들이 주인가족을 처형하고,한편에선 완장 찬 보도연맹원들이 좌익인사들을 쥐잡듯 했던 모습을 보았다.우리 역사에서 완장은 무상한 권력에 기생하는 인간의 순응주의를 상징한다. 설마 노 대통령이 이런 부정적 어의를 알면서 완장언론이라는 말을 쓴 것은 아니었으리라.노 대통령은 거대 언론은 권력이고 자신은 그 권력에 의해 부당하게 공격당하는 피해자라는 이분법적 분류에 줄곧 집착해왔다.그 언론권력을 조폭언론이라 부르다,이번에는 완장문화로 새롭게 지칭한 셈이다.완장이 권력이라면 권력이 대통령에게 집중된 우리 체제에서 제일 큰 완장 찬 사람은 대통령이다.그밖에 완장 찬 세력을 굳이 꼽자면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와 정부,친여 인터넷 매체,방송,노동계,법조 등에 포진한 친여 인사들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언론은,왜 지금처럼 개혁대상이 됐는지 스스로 쉼없이 자문하고 반성해야 한다.하지만 백보를 양보해도,대통령이 언론을 완장문화로 부른 것은 부적절했다.대통령도 비판 없는 언론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언론의 권력비판은 소설 ‘완장’의 주인공처럼 손바닥만한 힘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그것이 언론의 사명이라 믿기 때문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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