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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근태 친기업행보 ‘우려 목소리’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경제인 사면, 경제권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 마련….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31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재계에 제안한 내용들이다. 대신 일자리 창출과 신규 투자를 약속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종의 ‘빅딜’인 셈이다. 김 의장측은 이를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대장정’이라고 이름붙였다. 무역협회와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을 방문한 뒤 재계와의 대화가 마무리되면 노동계와 시민사회도 찾을 예정이다. 김 의장은 상공회의소측과의 정책간담회에서 “출자총액제한제 등 기업규제를 완화하는 대신 경제계는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나서 달라.”면서 “기업이 경영권 방어에 부담을 느끼지 않고 신규 투자를 늘릴 수 있게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이 경제인 사면을 건의한데 대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답변했다. 또 “신입사원을 중심으로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하청관계 개선이나 취약계층·노동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한상공회의소측이 복수노조와의 협상창구 단일화 요구와 전임자 임금 미지급도 원칙대로 시행해줄 것을 제안하자 “적극 검토하겠다.”고 받아 넘겼다. 하지만 이를 둘러싼 여당 내 반응이 예사롭지 않다.‘명분과 실리도 다 잃은 사로(死路)’라는 비판이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김 의장의 제안은 기업의 사회적 책무에 해당되는 내용이지 빅딜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분양원가 공개 반대와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정책이 제시됐을 때부터 당 ‘우경화’에 대한 우려가 감지됐었다. 이를 의식한 듯 김 의장도 정책간담회에서 ‘파격적이고 과감한’,‘당이 상처를 입을지 모르는’ 제안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물론 당내에는 “일자리 창출이 중요하므로 기업의 역할을 강조한 정도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혁적 성향의 한 초선 의원은 “경제인 사면은 너무 나갔다. 김 의장 자신에 대한 좌파적 시각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며 조심스레 운을 뗐다. 또 다른 의원도 “김 의장의 제안은 노무현 대통령도 언급했던 내용이다. 재벌 측은 립서비스 정도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실효성에 의문을 던졌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노조 불법쟁의 손배訴 사례와 인정범위

    포스코는 지난달 21일까지 8일 동안 포항 본사를 점거농성했던 포항지역건설노조 및 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손배 청구액은 재물손괴 등 직접적인 피해액만 산정해도 대략 18억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포스코측의 설명이다. 이를 계기로 노조나 노조원들의 불법적인 쟁의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의 인정범위와 사례, 의미 등을 짚어본다. ●포스코 손배 청구액 18억원 될 듯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단체교섭이나 쟁의로 인한 손해에 대해 사용자가 배상을 청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스코가 손해배상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번의 쟁의행위가 불법적이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사법당국이 현재 노조원 58명을 무더기로 구속, 수사하고 있는 등 불법성이 충분히 인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노조의 정당한 쟁의에 대해서는 민사책임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불법쟁의로 인한 책임은 철저히 묻고 있다. 특히 노조와 함께 노조원 개개인에 대한 책임을 더욱 중요시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 1993년의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91년 6월 발생한 불법쟁의에 가담한 대구의 한 병원노조 간부들에게 500만원의 공동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불법 쟁위행의를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워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이로 인한 배상액의 범위는 불법 쟁의행위와 상당한 인과 관계가 있는 모든 손해로 했다. 서울고법은 지난 2004년 판결에서 서울시지하철공사 노조와 노조간부 68명에게 “노조는 물론, 간부들도 개인자격으로 연대해 4억 7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불법 쟁의행위는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5일에도 철도노조의 2003년 불법파업에 대해 40%의 손해배상 판결을 확정했다. 법원의 확정 판결이 이어지면서 불법 노사분규와 관련, 노조 또는 노조원에 대한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가 지난 2004년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2004년에는 7개사가 67억 22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데 비해 2005년에는 16개사가 187억 2500만원을 청구한 상태다. 특히 노조위원장 등 개인을 상대로 186억 4000만원을 손배 청구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지난해 울산건설플랜트노조와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 등 사례처럼 특정 분규사업장이 장기간 불법 점거되는 사례가 잇따랐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판결은 법적근거 불과” SK㈜ 울산컴플랙스는 현재 울산건설플랜트노조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는 이번 포항지역건설노조원들과 유사한 이유로 지난해 3월17일부터 5월27일까지 SK정유탑 등을 점거하며 71일간 농성을 벌였다. 이에 회사측은 정유탑 점거자 3명에게 2억 70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또 노조간부 3명과 집행부 4명에게는 22억여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당사자들의 경제적 능력으로 볼 때 실제 배상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법적 책임을 묻는 상징적인 의미가 더 강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손해배상 판결에도 불구하고 실제 집행까지는 어려움이 많다. 노조원 대부분이 배상 능력이 없기 때문이다. 이번 취재 과정에서도 실제로 배상을 받은 사례를 찾지 못했다. 가압류 조치가 전부였다. 가압류 신청은 14개사 30억 11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대형 사업장 노조의 경우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노동조합비를 압류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확정판결을 받을 때쯤이면 노사관계가 원만하게 변해 회사측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25일 노조를 상대로 24억 4000만원의 손해배상 확정 판결을 받은 철도공사 관계자도 “판결은 법적 근거에 불과하다.”면서 “가압류 문제 등을 노조와 다시 협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노동교육원 원창희 박사는 “불법 쟁의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이 노사양측의 협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발전적인 노사관계를 위해서도 법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분위기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구·박경호기자 yidonggu@seoul.co.kr ■ 손배訴 보는 노사 입장 법조계 일각에서는 노조 또는 노조원의 손해배상 책임을 법원이 확정하는 추세에 반발하고 있다. 엄격히 규정돼야 할 파업권 등 노동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 재야 법조계의 상당수 변호사들은 법원이 무분별하게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주고 있어 파업권 등 노조원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권두섭 변호사는 “손해배상 판결이 원래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하는데 회사측이 판결 자체를 노조활동을 억압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내고도 실제로 집행하지 않고 노조원의 재산을 가압류 상태로 묶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정길오 한국노총 선전본부장은 “90년대 후반부터 불법쟁의에 대해 형사소송 이외에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면서 “쟁의행위의 원인과 배경을 같이 고려해야 하는데 단순히 노조의 불법성만 강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문숙 민주노총 부대변인은 “일용직 노동자들인 포항지역건설노조원에게 배상능력이 있겠느냐. 손해배상 청구소송은 노조를 압박하려는 것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사용자측을 대변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의 입장은 다르다.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민사, 형사상 책임을 묻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에서 너무나 당연한데 유독 노사관계 분야에서는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해 유야무야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노조와의 막판협상 단계에서 당장의 손실 때문에 기업이나 정부가 법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협상조건에 동의해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개선을 촉구했다. 경총 관계자는 “합법적인 노사관계 정착을 위해서는 기업, 노조, 정부 모두가 법과 원칙을 엄격히 지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회적 지지 이끌어내는 노동운동으로 변화하라 노동조합은 법으로 특별한 보호를 받고 있는 조직이다. 노조활동에 회사측이 개입하려 하거나, 교섭에 응하지 않으면 처벌받도록 돼 있다. 또 회사를 압박하기 위해 파업을 하더라도 노동조합은 파업피해를 배상하지 않아도 된다. 법은 전적으로 노동조합 편이다. 노사 간 힘의 균형을 위해 국가가 법이라는 수단을 통해 노조에 힘을 실어주는 셈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노사관계의 법치는 오히려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매우 불편한 환경변화라고 볼 수 있다. 반면 노동조합에 이는 최상의 활동조건이다. 미국과 일본의 노조가 한가한 이유 중에 하나는 노동자들의 개별소송이 폭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법제도를 통한 갈등조정이 단체행동을 대체해 가는 추세인 것이다. 유럽의 노동조합들이 매우 강력한 교섭력과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음에도 노사관계가 안정돼 있는 이유는 노사가 모두 법과 제도의 테두리 내에서 행동하고 이를 최대한 활용해 이해다툼을 해결하기 때문이다. 우리 노사관계가 아직 선진화되지 못한 하나의 증거는 법치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정해진 법과 원칙이 노동계에 매우 불리한 때가 있었다. 한때 법과 원칙이 공안적 대처를 의미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법과 제도는 정비되었고 이제 활용하기에 따라 노동운동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것이 왜 재계와 정부만의 바람이어야 하는가를 노동계는 잘 따져 보아야 한다.OECD국가 중 유일하게 많은 구속자와 손배·가압류가 매년 발생하지만 우리 노사관계는 아직도 불법과 폭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 포항건설플랜트 노동자들의 포스코 본사건물 점거농성 사건은 불법을 불사하고 힘의 논리로 요구를 관철하려고 하는 행동이 얼마나 무력한지를 잘 보여 준다.1500명이 넘는 결코 젊지도 않은 노동자들이 10여일씩 좁은 건물 내에서 농성할 때는 무엇인가 절박한 요구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보도는 이들이 왜 분노하고 무엇을 요구하는지에 침묵했다. 절차와 방식 면에서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더구나 법적인 여러 구제수단을 갖고 있는 노동조합이 절차와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동할 때 이를 지지하고 변호할 사람은 많지 않다. 불법과 폭력이 수반되는 집단행동에 대해 우리 사회는 더 이상 관용하려 하지 않는다.1987년 이후 국민들은 그런 행동에 너무나 지쳐 있다. 짜증내고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상대로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노동운동은 이제 좀 낯설고 익숙하지 않더라도 정책역량과 사회적 지지를 동원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지식·정보화 시대에, 그리고 여러 법·제도적인 보호수단을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논리의 힘”을 믿지 않고 “힘의 논리”에 계속 매달려 있을 때 그 조직은 발전하기 힘들다.
  • “노조의 과도한 행동에 독일식 기업이탈 우려”

    “노조의 과도한 행동에 독일식 기업이탈 우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8일 노사문제와 관련,“힘있는 대기업 노조가 과도하게 행동하면 독일과 같은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권 부총리는 이날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에 참석,“지난 1990년대 독일 대기업 노조의 심한 노동운동으로 기업들이 독일을 떠났다.”면서 “외국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부총리는 “국제적으로 노동시장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또 “노사문제에 바람직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면서 그 사례로 노조의 불법행위에 대한 비판여론과 노동계의 자성, 한국노총의 해외기업설명회(IR)동참,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 등을 들었다. 권 부총리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경기부양과 관련,“경제를 살리기 위해 인위적인 건설경기 부양을 하지는 않겠다.”면서 “과거와는 달리 재정을 투입해 토목공사를 벌여 경기를 활성화하는 구조는 이제는 작동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귀포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원청건설사→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5단계 임금 떼여

    원청건설사→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5단계 임금 떼여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빌딩 건설현장. 온 몸에 페인트가 묻은 일용노동자 정경복(42)씨의 표정이 굳어 있다. 정씨는 지난해 도곡동 아파트 건설현장 등에서 넉달 동안 일한 임금 410만원 중 280만원을 못 받았다. 현장을 소개해 준 ‘십장(오야지)’ 권모(46)씨가 임금을 주지 않고 잠적해 버렸기 때문이다. 현장소장과 관련 건설회사들을 두루 찾아다녔지만 “하도급업자(십장)에게 돈을 줬으니 우리는 책임이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답답한 마음에 진정을 넣으려고 지난달 노동부 노동사무소를 찾았지만 담당자는 “권씨의 주소와 주민번호를 알아오라.”고 했다. 정씨는 현재 아내(36), 아들(4)과 함께 서대문구 남가좌동 친형집에 얹혀 살고 있다.“임금이 밀리는 통에 2000만원짜리 적금도 해약하고 아들이 세뱃돈으로 마련한 50만원짜리 예금통장까지 깼습니다.” ●불법 다단계 하도급 임금체불 부채질 건설노동자들이 심각한 임금 체불에 시달리고 있다. 원청회사부터 전문건설사-현장소장-십장-팀장 등으로 이어지는 불법 다단계 공사하청 관행이 하도급업자들의 임금 떼어먹기, 건설업체들의 책임 방기 등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임금을 떼이고도 하소연할 곳이 없다. 인천시 산곡동에 사는 장상찬(47)씨도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간 주안동 상명아파트 재건축 현장에서 거푸집 공사일을 했지만 4개월치 임금 1000만원을 받지 못했다. 역시 십장이란 사람이 돈을 들고 도망쳤다. 장씨는 25년 동안 일용노동으로 돈을 벌어 보증금 500만원, 월세 26만원짜리 5평 단칸방에서 중학교 1,2학년 아들을 키워왔다. 지금은 월세와 아이들 학교급식비가 4개월째 체납됐다. 이윤복(48)씨도 장씨와 함께 석달 동안 일한 노임 660만원을 받지 못했다. 이씨는 현재 서울 용산의 아파트 건축현장에서 하루 12시간 동안 땀을 흘린다.“초등학교만 나와 배운 것도 없이 노동 현장에 뛰어든 우리가 법적으로 체불임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어찌 알겠어요. 그저 막막하기만 합니다.” 건설현장 임금체불은 급격한 증가세를 보여왔다. 노동부에 따르면 2002년에는 노동자 3182명에 금액 74억 8700만원이던 건설임금 체불 규모가 지난해 1만 8211명,584억 3400만원으로 사람 수는 6배, 금액은 8배로 증가했다. 하도급 공사 하청의 최고 상위 단계에는 공공기관이나 재건축조합 등 ‘공사 발주처’와 ‘원청건설사’가 있다. 그 밑에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전문건설사’가 하청을 받고 또다시 중간 매개 역할을 하는 ‘이사’와 ‘십장’,‘팀장’ 등 단계를 거쳐 현장 노동자들까지 내려온다. 상명아파트 재건축현장도 Y건설(원청업체)-S건설(전문건설사)-십장-현장팀장-노동자들로 이어지는 5단계 구조였다. 십장이 임금을 갖고 도망쳤지만 체불에 대한 법적 책임은 현장팀장이 질 뿐 윗 단계 건설사들은 상관이 없다. ●임금체불 발뺌해도 법적 대응책 없어 건설산업기본법은 원청업체와 전문건설사가 직접 노동자들을 고용하게 해 이런 다단계 하도급은 불법이다. 하지만 1995년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일어난 뒤 부실공사를 방지하자는 취지로 불법 하도급 업체들을 실명화·양성화하기 위해 이듬해 2월 ‘시공참여자’ 제도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는 하도급업자들의 이름을 시공참여자로 등재할 수 있도록 해 다단계에 합법의 허울을 씌워주는 결과를 낳았다. 결국 임금지급과 4대 보험 등 책임을 한 개인에 불과한 팀장에게 떠맡기고 상위에 있는 건설사들은 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상태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25일 제도 폐지안을 급하게 입법예고했다. 하지만 노동계는 이 제도가 폐지되어도 건설현장의 뿌리깊은 다단계 하도급은 여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계는 다단계 하도급을 했을 때 원청업체가 건설노동자를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직접고용 의제’를 신설하고 현장 노동자들의 임금에 대해 도급인과 수급인이 공동 책임을 질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노동전문 강문대 변호사는 “시공참여자 제도가 폐지되면 음성적인 다단계가 더욱 극성을 부릴 것으로 염려되기 때문에 직접고용 의제 등으로 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씨줄날줄] 차이와 차별/우득정 논설위원

    1996년 3월15일 일본 나가노 지방법원의 우에다 지부는 자동차 경적 생산업체인 마루코 게이호키사의 시간제 근로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판결을 내렸다. 퇴직자 2명을 포함한 28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동일한 노동임에도 정규직 근로자와 임금차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차액에 해당하는 1억 4700만엔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재판부는 회사측의 공공질서 및 도덕 위반 책임을 물어 1466만엔을 지불할 것을 명령했다. 시간제 노동자의 생산성을 정규직의 80%로 산정한 것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는 노동시장 경직과 정부 규제 등으로 정규직 1인당 평균임금의 25%가 규정 준수에 소요된다고 분석했다. 이런 이유로 기업들은 법정 비용을 줄이는 방편으로 임시직 채용을 늘린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기업에는 자산이 아니라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2년 5월 노사정위원회에서 합의한 비정규직 근로자 정의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에서 한시적·일일·파견·용역·독립도급·가내·시간제 근로자가 비정규직에 해당한다. 지난해 8월 기준으로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은 6526원으로 정규직의 70.5%다. 월평균 임금은 115만 6000원으로 정규직의 62.6%다. 정규직이 주당 4.7시간 더 근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 가입여부로 따지면 시간당 임금은 노조가입 정규직, 노조가입 비정규직, 노조미가입 정규직, 노조미가입 비정규직 순이다. 업체 규모별로는 대규모 사업장 정규직, 대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중소 사업장 정규직, 중소 사업장 비정규직 순이다. 성별로는 정규직 남성, 비정규직 남성, 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여성의 순으로 성별 효과가 정규·비정규직 효과보다 더 크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의 가입실태를 보면 정규직은 63.8∼75.9%인 반면 비정규직은 34.5∼37.7%에 불과하다. 재계는 ‘차이’라고 주장하지만 노동계는 ‘차별’이라고 반발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노동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 고용이 노동생산성을 8.9% 떨어뜨린다. 고용불안과 잦은 이직이 낳은 결과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에 앞서 ‘차이’와 ‘차별’,‘삶의 질’과 ‘비용’을 면밀히 따져볼 일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울산 한여름 ‘돈폭탄’

    ‘울산의 여름은 파업타결로 돈봉투가 두둑하다네.’ 해마다 울산은 무더운 7∼8월이 되면 현대를 비롯한 대기업 임금협상에 따른 ‘특수’로 싱글벙글이다. 반면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빈곤감을 느낀다.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대기업의 임금협상이 타결되면 근로자들은 월급 외에도 한꺼번에 수백만원씩 웃돈이 생긴다. 주머니가 일년 가운데 가장 두둑해지는 시기다. 수천억원의 자금이 동시에 풀려 울산경제도 덩달아 활기를 띤다. 일정부분 저축을 해두기도 하지만 모처럼 생긴 목돈이라 평소 장만하고 싶었던 물건들을 이때 대부분 산다. 이 때문에 지역 백화점·할인마트 등은 인파로 북적거린다. 에어컨을 비롯한 가전제품 경기도 이때 살아난다. ‘반짝부자’가 된 근로자들은 7월말부터 일주일 동안 휴가도 즐기며 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협상에 잠정합의한 후 노조가 25일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해 57.7%의 찬성률로 통과시켰다.12년 동안 무분규 전통을 이어갔다. 이에 따라 임금인상분 소급지급 외에 일시금 생산격려금으로 통상급의 100%와 경영목표달성 격려금 100만원, 노사화합 격려금 50만원이 오는 27일 급여계좌에 입금된다. 또 휴가비 50만원이 경조계좌로 입금된다.1인당 일시금이 평균 4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체 2만 5000여명(조합원 1만 8000여명)에게 일시금으로 1000여억원이 지급되는 셈이다. 현대미포조선도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에서 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할 예정이다. 타결 즉시 사원 3800여명(조합원 2900여명)에게 일시금을 지급한다. 현대자동차는 기대했던 24일의 노사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지만 휴가전 타결을 위해 26일 노사교섭을 갖고 잠정합의를 시도할 예정이다. 회사측이 몇 차례 수정제시안을 냈지만 노조측은 임금인상액이 적다며 더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현대차는 임금협상 타결 즉시 일시금으로 성과금 100%와 품질 및 생산성향상 격려금 100만원을 제시해 놓았다. 현대차 울산공장 사원 2만 8000여명(조합원 2만 4600여명)도 적잖은 목돈을 쥐게 된다. “울산의 대기업 여름만 같았으면….”이라는 말이 노동계에 나올 법하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노동계 “대량구속 노조 무력화 겨냥”

    포항 포스코 본사 건물을 8일간 불법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인 포항 건설노조 집행부 등 58명이 전원 구속됨에 따라 향후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23일 검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한 58명 전원에 대해 영장을 발부, 참여정부 출범 이후 단일 사건으로 최대 규모의 구속자 수를 기록했다. 구속대상은 사전 체포영장이 발부됐던 이지경(39·포항시 북구) 포항건설노조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7명을 비롯한 선봉대·실천단원 등 파업주동자 56명과 이들과 함께 농성을 벌인 민노총 경북본부 간부 2명이다. 참여정부 출범 후 지금까지는 2003년 11월 민주노총 주최 전국노동자대회에서 113명이 연행돼 56명이 구속된 것이 가장 많았다. 또 지난 5월 평택사태 때 법원이 영장이 청구된 60명 가운데 16명만을 구속, 영장기각률이 73%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 주동자들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한 정부의 입장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민노총 경북본부 등 노동계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대거 구속이 알려지자 즉각 반발했다. 민노총 경북본부 관계자는 “노조 간부들에 대한 무더기 구속영장 발부는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포항철강공단내 한 노조위원장은 “이번 사태로 와해 직면에 놓인 건설노조 등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 등의 반발이 한층 심해지고, 노사·노정간 대립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일용직 근로자들의 열악한 현장실태와 건설현장의 잘못된 노동관행이 드러난 데 따른 제도개선 여지가 생긴 점은 이번 사태의 긍정적인 결과로 받아들여진다.포항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공공부문 비정규직 상시 업무종사자 우선 정규직화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4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가운데 반드시 필요한 상시업무 종사자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당정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김한길 원내대표와 강봉균 정책위 의장,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행정자치부·교육인적자원부·기획예산처 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당정협의를 갖고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당정은 또 ▲합리적인 인력운용의 기준으로 삼기 위한 비정규직 사용준칙을 정부차원에서 마련하고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는 비정규직 보호3법의 취지에 어긋나는 불합리한 비정규직 차별을 바로잡는 한편 ▲위·탈법적 비정규직 사용이나 불합리한 저임금 고용·계약을 시정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당정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연간 2000억원가량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보고 범정부 차원의 대책기구를 설치해 운영키로 했다. 열린우리당 제종길 제5정조위원장은 브리핑에서 “공공부문부터 비정규직 남용을 막고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해서 인력 운영의 모범이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면서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구체적 인원은 추가검토가 필요하지만 8월 초까지는 종합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 위원장은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 공공부문에서 전문분야의 비정규직 활용은 적은 반면 상시업무에 다수의 비정규직이 고용돼 있었다.”면서 “또 임금 및 후생복지상 비정규직 차별이 존재하고, 시장여건에 크게 미달하는 외주용역계약 등 문제점도 지적됐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그동안 노동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범 정부적 대책을 마련해왔으며, 전 기관 전수조사와 관계기관 및 노동계 의견수렴을 거쳐 새달 발표할 최종 대책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동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사설] 노사 분규도 민심을 살펴야 하는 시대

    포스코 본사 점거 사태는 어제 건설노조원들의 자진 해산으로 끝났지만, 노·사를 불문하고 민심을 먼저 살펴야 하는 시대가 되었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노동계에 많은 것을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분수령은 지난 18일 1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포항경제 살리기 범시민궐기대회’였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포항 시민들은 그전에도 여러차례 집회를 열어 ‘노조의 불법 파업 중단과 원만한 해결’을 촉구했으나 건설노조원 지도부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거듭된 공권력 투입 요청에도 자제하던 정부와 경찰도 ‘범시민궐기대회’ 이후 강경하게 돌아섰다. 전기공급을 중단한 데 이어 자진 해산 하루 전인 20일에는 물 공급까지 중단했다. 현재 울산에선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시민들과 현대차 협력업체들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울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파업철회를 촉구한 데 대해 민주노총 울산지부가 이에 맞서서 ‘소비 파업’을 벌인 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장기적으로 시민들에게 등을 돌려서 성공하는 노동운동은 없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만약 시민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바로 알려서 스스로 시정토록 해야 한다. 포스코 사태는 일단 마무리되었지만 평화적인 노동운동의 정착을 위해서는 불법 파업에 앞장서고, 사제 화염방사장치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을 퍼부은 강성 지도부들에는 마땅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할것이다. 하지만 재발 방지책도 필요하다. 건설노조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사항인 저가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피해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언제든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 마침 포스코측이 건설노조원들도 포스코 현장에서 일해온 노동자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에 좀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고 하니,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다.
  • 건설노조 포스코 불법점거 8일째…포항 ‘경제 공황’

    건설노조 포스코 불법점거 8일째…포항 ‘경제 공황’

    포스코 사태로 포항시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포항지역 건설노조가 포스코 본사건물을 불법점거, 농성을 벌인 지 20일로 8일째. 점거가 장기화되면서 포스코의 생산차질은 물론 지역 상가에도 손님의 발길이 뚝 끊기고 있다. 또 노동단체들의 건설노조 동조 시위도 이어지면서 거의 매일 도로 마비사태가 발생하는 등 포항시내가 ‘준 경제공황’ 상태를 맞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손실 포스코는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건설노조원들의 파업과 포스코 본사 점거로 하루 100억원씩 모두 2000억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더구나 대외신인도 하락 등 무형의 손실을 합치면 피해액은 엄청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점거사태가 더 이어질 경우다. 포항경제는 포스코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포스코가 지난해 포항시에 낸 지방세만 해도 전체의 28.8%인 740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포스코의 고용창출을 보면 협력회사 42개사에 8900여명, 포스코 제품으로 공장을 가동하는 포항지역 회사는 231개사에 1만 5457명에 이른다. 이른바 포스코가족이 15만명을 헤아린다. 생산차질이 빚어지면 이들 업체와 가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결국 인구 51만의 포항경제가 마비되는 사태로 전개된다. ●파리 날리는 상가 포항 죽도시장은 장마와 건설노조사태가 겹치면서 개점휴업 상태다. 이곳은 회가 싸고 싱싱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주말에는 대구 등지에서 5000여명씩 몰려와 북적거렸다. 죽도시장상가연합회 박세영(56)회장은 “장마의 영향도 있지만 건설노조 파업 이후 찾는 손님이 없다.55개 횟집중 대부분 하루 한 팀도 받기 힘들다. 이로 인해 현재 10여개 점포는 아예 점포문을 닫은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포스코가 있는 남구 해도동 일대 상가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포스코가족이 매월 받는 급여는 총 500억원가량. 이 중 상당비중이 소비지출로 이어져 파업이 길어질수록 시민들의 씀씀이는 줄게 마련이다. 인근 식당 정모(52)씨는 “포스코 직원들의 단체 회식이 주수입원이었다.”면서 “건설노조 파업 이후 단체손님이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일제히 개장한 포항지역내 7개 해수욕장 번영회측도 걱정이 태산이다. 칠포해수욕장 번영회측은 “파업이 장기화되고 노동단체들의 시위로 도로가 마비되면 피서객들이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시민 분노 폭발 지난 19일 포항 형산로터리에서 ‘영남권 노동자대회’가 열린 것을 비롯, 노동자들의 집회가 이어지면서 시민들이 격노하고 있다. 시민들은 노동계가 진행하는 있는 대부분의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된 마당에 이들이 진압경찰에게 사제 화염방사장치를 사용하거나 뜨거운 물을 퍼붓는 등 점차 과격해지는 것과 비례해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모(31)씨는 “포항은 전형적인 산업·생산도시인데 도로를 점거해 물류를 마비시키는 노동계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임모(45)씨는 “계속된 경기침체로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건설노조가 이런 식의 불법행위를 계속한다면 노조원은 모든 피해에 대한 책임은 물론 엄청난 비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포항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정부 “포스코사태 불법 꼭 처벌”

    한명숙 국무총리는 18일 경북 포항지역 건설노조원의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 사태와 관련,“집중호우로 국민들의 불편이 심각한 시점에서 국민들이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6일째로 접어든 포스코 본사 점거농성을 ‘명백한 불법행위’로 규정하면서 이같이 비판했다. 한 총리는 “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달라.”면서 “특히 노동계와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도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한 총리 주재로 천정배 법무부 장관, 이용섭 행정자치부 장관, 이상수 노동부 장관 등이 참석한 긴급장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이어 정부는 관계부처 장관 공동명의로 담화문을 내고 “정부는 이제까지 노사관계를 ‘합법 보장, 불법 필벌’의 원칙에 따라 대처해 왔다.”면서 “이번 불법·폭력행위에 대해서도 반드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는 점거농성 문제가 조속히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하고 있다.오히려 경찰과 건설노조원들의 대치과정에서 인명피해가 늘어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자칫 노사 관계를 뿌리째 흔드는 대형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지난 16일 밤에 이은 경찰의 농성장 재진입 계획도 아직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고유가 속에 출범하는 권오규 경제팀

    권오규 경제팀이 오늘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공식 출범한다. 권 경제부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여당 등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인위적인 경기부양에 반대하면서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 환경개선에 역점을 두겠다고 예고했다. 기존의 정책기조를 흐트리지 않는 범위에서 미시조정을 통해 안정적 성장세를 지속하겠다는 의미다. 동시에 정치권의 외풍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공언이기도 하다. 권 경제팀이 참여정부의 사실상 ‘마무리 투수’의 성격을 지닌 점을 감안하면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권 부총리의 좌표 설정에 동감을 표시한 바 있다. 권 부총리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정치적인 고려가 앞선 경기부양은 필연적으로 심각한 후유증을 동반하게 마련이다. 참여정부의 발목을 잡았던 카드사 위기와 부동산 버블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권 부총리는 안정적 경제운용의 전제조건이었던 한국은행의 국제 유가 예측에 비상등이 켜진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은은 국제 유가 안정세가 지속된다는 전제 아래 경기 회복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최근 대형 악재가 겹치면서 국제 유가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노조의 파업 등 노동계의 하투(夏鬪), 전국을 강타한 홍수 재해도 우리 경제에 복병으로 돌출했다. 산유국 정세불안, 북핵문제 등 국제 유가 악재나 노사관계 불안이 단기간에 해소된다면 다행이지만 장기화된다면 성장률 하락 등 적잖은 후유증을 낳게 된다. 정치권의 경기부양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권 경제팀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책 조율을 하되 방향타가 흔들리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서울신문 102년-여기도 소통이 필요하다] “네몫 양보? NO 근로자 권익 함께 찾죠”

    [’서울신문 102년-여기도 소통이 필요하다] “네몫 양보? NO 근로자 권익 함께 찾죠”

    국가 경쟁력의 잣대가 되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 경쟁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올해 38위를 차지했다. 노사관계 분야(노사관계가 생산적인 정도)는 조사대상국 가운데 꼴찌인 6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2년 이후 줄곧 60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책임은 노·사·정이라기보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회적 합의의 취약성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야 양노총이 사회적 협의체인 노사정위원회의 주요회의에 참석하기로 결정했지만 노사정은 무려 2년 가까이 대화조차 없었다. 이 같은 노동계의 소통부재는 노동운동이 시작된 지난 20년간 줄곧 계속돼 왔다. 한국노동연구원 배규식 노사관계 본부장은 “노사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것은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치중하면서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소통부재를 원인으로 꼽았다. 올 들어서도 비정규직보호법안을 놓고 노사정간 첨예한 이견차를 보였다. 한쪽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보호하는 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다른 한쪽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것이라 맞서고 있다. 정치권을 비롯한 노사정 지도자들간에 진정성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현장에서는 이를 비웃듯 정·비정규직 근로자간에 상생의 관계를 찾아내는 곳이 생겨나고 있어 대조적이다. ●상생의 길 찾은 양보 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5일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조원들의 통합 대의원대회를 가졌다. 지난달 13일 통합을 선언한 이후 첫 공식행사였다. 임명배(40) 노조위원장은 “노조원 모두의 양보와 이해로 상생의 길을 찾는 데 성공했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이 회사 비정규직과 정규직 노조간의 통합은 노동계에 큰 의미를 던져준다. 우리 노동계의 가장 큰 난제인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차별시정에 노조원들이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수범사례로 꼽힌다. 400여명의 정규직원으로 운영되던 이 회사는 외환위기(IMF)를 거치면서 1700여명까지 직원이 늘어났다. 줄도산으로 부실채권 업무가 폭주하면서 1300여명이 충원된 것이다. 주로 이 당시 퇴출된 5개 시중은행 출신으로 이 가운데 1000여명은 비정규직이었다. 이들 비정규직 사원의 문제는 외환위기가 진정돼 부실채권 업무가 줄었던 2001년말부터 노출되기 시작했다. 회사는 적정인력 유지 문제를 거론,2007년 말까지 400여명 선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었다. 자연히 직원들 사이에 고용문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고 정·비정규직간에는 갈등이 싹트기 시작했다. 비정규직은 “처우도 열악했던 우리만 왜 잘려야 하나”, 정규직은 “모르는 일이다.”는 식의 벽이 생겼다. 신입사원들에게 간단한 업무조차 전수가 안될 정도로 정·비정규직간의 불신은 깊어만 갔다. 2002년초 취임한 임 위원장은 정·비정규직의 문제를 공동의 과제로 선언했다. 비정규직이 보호받지 못하면 정규직도 보호받지 못한다는 논리로 노조원들을 설득했다. 예상대로 정규직은 “내 몫을 나눠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적정인력을 1000여명 수준까지 유지하는 데 노력키로 하고 비정규직의 복지수준을 연차적으로 높여 나가면서 불신의 벽은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지난 2003년에는 비정규직원 370명이 노조에 가입하고 비정규직의 복지수준을 정규직의 65%에서 85% 수준으로 높여갔다. 임 위원장은 “비정규직 문제의 해결은 내 것을 나누는 것에서 출발한다.”면서 “노사 또는 노노간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때만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Book Review] 너무나 우쭐한 영국인 자화상

    ‘근대 서구문명의 어머니’. 사람들은 흔히 영국이라는 나라를 이렇게 인식한다. 일찌감치 근대국가를 이룩한 영국은 많은 분야에서 서구문명을 선도하고 가꾸어왔다. 정치적으론 의회민주주의와 시민사회를 탄생시켰고, 경제적으론 산업혁명을 일으켜 자본주의 사회를 열었으며, 사회적으론 복지국가의 실험을 본격적으로 펼쳤다. 문화적으론 ‘셰익스피어의 나라’라는 한 마디로 충분할 만큼 찬란한 문학과 예술의 금자탑을 쌓았다. 유라시아 대륙 끝자락에 붙어 있는 섬나라. 우리는 이 작지만 큰 나라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영국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우리 주위엔 여전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는 같은 나라인데 왜 축구경기를 할 때는 각각 나오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잉글랜드 바로 옆에 있는 아일랜드가 아직도 영국의 식민지인 ‘슬픈 아일랜드’로 알고 있는 이들도 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 박지향 교수가 쓴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기파랑 펴냄)은 영국인들의 국민 정체성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논의되고 재구성됐는가를 살핀 책이다. 저자의 전작 ‘영국사:보수와 개혁의 드라마’(1997)가 영국의 정치·사회·경제에 치중한 정통 역사서라면, 이번 책은 영국인의 문화에 초점을 맞춘 문화교양서다. 책은 환경, 몸, 신화, 정신 등 네 개의 범주로 나눠 영국적인 것(Britishness)의 본질을 밝힌다. “신은 영국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영국인의 자부심과 자기 확신은 하늘을 찌른다. 그것은 때로 ‘너무나 영국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야말로 영국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단면이다. 보수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며 내성적 성향과 겸양의 미덕을 가지고 있는 영국인. 그들의 심성은 종종 기후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사람들이 사랑을 하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미국 사람들이 돈을 벌 때 영국인들은 날씨와 씨름한다는 말도 있듯, 날씨는 무엇보다 영국인의 국민성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저자는 “차갑지만 아주 춥지는 않은 기후, 따뜻하지만 너무 덥지는 않은 날씨, 비가 자주 오지만 넘쳐흐를 정도는 아닌 강수량 등 영국의 날씨가 영국인들의 가장 중요한 자질인 ‘중용’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그러나 기후보다 더욱 확실하게 잉글랜드적인 이미지를 지닌 상징은 풍경이다. 영국인들에게 풍경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국가적 가치관의 표징이다. 영국 사람들만큼 풍경을 소중한 유산으로 여기는 민족도 드물다.‘전원적인 잉글랜드’라는 이상은 영국인들에겐 영원히 변치 않는 향수로 작용한다.20세기 전반 두 차례나 총리를 지낸 스탠리 볼드윈은 “잉글랜드는 시골이고 시골이야말로 잉글랜드”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영국은 근대 스포츠를 탄생시킨 나라다. 축구, 럭비, 크리켓, 골프, 테니스, 경마 등 인기 스포츠들은 거의 다 영국인들에 의해 발명되거나 체계를 갖췄다. 여기서 지적해야 할 것은 영국의 경우 ‘스포츠가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사회통합의 역할을 한다.’는 명제가 반드시 타당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영국의 스포츠는 상위개념인 영국(Britain)과 하위개념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의 문화가 때론 부딪치고 때론 화합하면서 빚어내는 복잡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장(場)이다. 스포츠는 연합왕국 내 하위집단들의 충성심을 확인하는 한편,‘켈트 변두리’ 지역에선 문화적 민족주의를 재생산하기도 한다. 저자는 영국에서 축구가 노동계급의 스포츠이고 럭비가 중간 계급의 스포츠라면, 크리켓은 보편적인 스포츠이자 ‘국민적 게임’으로서 잉글랜드와 동일시되고 있음을 밝힌다. 제국주의 시대를 주도한 영국은 영광의 역사 못지 않게 추악한 이면의 역사를 지닌 ‘야누스 국가’다. 미개한 인종을 문명화하는 것은 ‘백인의 책임’이란 미명 아래 제국주의적 침탈을 일삼은 야만의 역사를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책에선 자랑스러운 얼굴만 보인다. 일그러진 자화상은 찾아보기 힘들다. 아쉬운 대목이다.2만 3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농업·개성공단·車·의약품 ‘4대 쟁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이 진행되면서 쌀 등 농업과 개성공단 문제, 의약품, 자동차 등 최대 쟁점들을 둘러싸고 힘 겨루기가 본격화됐다. 김종훈 우리측 수석대표는 11일 한·미FTA 협상을 씨름에 비유했다. 그는 “1차가 탐색전이었다면 2차는 샅바싸움이고,3차부터는 힘쓰기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농업 한국측은 국민의 주식인 쌀을 양허 대상에서 반드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고추·마늘·감귤·쇠고기, 돼기고기 등 민감품목들도 개방 예외품목으로 하자는 입장이다. 그러나 미국측은 “쌀을 포함한 모든 농산물시장이 개방돼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뼈가 포함된 쇠고기도 수입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한국측은 수세적인 농산물과 공세적인 입장에 있는 섬유·상품을 하나로 묶는 협상카드를 꺼냈다. 하지만 미국측은 농업만 따로 떼 협상하자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국측은 특정 농산물이 급격히 늘어날 경우 일시적으로 관세를 높이는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와 저율관세할당(TRQ)의 도입을 요구했다. 반면 미국은 국영무역방식의 철폐는 물론 관세 등 장벽을 세계무역기구(WTO)가 정한 FTA 요건보다 더 낮추라고 압박하고 있다. (2)개성공단 개성공단 생산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한국이 협상 의제로 강력히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FTA 협상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한국측은 역외가공 특례방식으로 개성공단 생산물품의 한국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근거를 마련, 미국측을 설득하고 있다. 한국측은 EFTA, 아세안과 체결한 FTA협정에서 개성공단 생산품에 대해 역외가공 특례인정 방식을 적용해 원산지를 인정받았다는 점과 남북협력 및 평화정착에 기여한다는 점을 강조할 방침이다. 미국의 입장은 간단하다. 한·미 FTA는 미국과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물품으로 제한한다는 것. 개성공단 문제는 미 의회에서도 논쟁의 소지가 있고, 인정할 경우 미 노동계의 반발도 예상되는 등 복잡하다. 정치적으로 해결할 사안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가운데 북한 미사일 사태까지 겹쳐 막판까지 이견 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3)자동차 12일부터 시작되는 자동차 작업반 회의에서 미국측은 한국의 자동차 세제를 문제삼고 있다. 미국측은 배기량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고 있는 현행 자동차 세제를 가격이나 연비 기준으로 바꿀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미국측은 자동차 인증방식(표준) 등 제도의 차별적인 운영 개선과 8%인 관세 철폐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측은 연간 3조원 이상 규모의 지방세수 감소가 불가피해 받아들이기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측은 평균 2.5%인 미국내 한국 자동차에 대한 관세와 자국산을 보호하기 위해 20% 이상 물리는 픽업트럭 관세도 폐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4)의약품 최대 쟁점은 보건복지부가 지난 5월 발표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이다. 효능을 인정받은 신약이라도 가격 대비 효과가 우수한 약품만 보험을 적용하겠다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에 대해 특허 신약이 많은 미국 제약업계가 반대하고 있다. 한국시장에서 더 이상 신약에 대해 비싼 약값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측은 복지부가 이 방안을 발표할 때부터 “FTA협상이 타결될 때까지 기존 제도를 바꾸지 않겠다는 당초 약속을 어겼다.”며 반발해왔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은 건강보험의 건전성 유지와 제약시장의 거품 제거에 필수 조치로,FTA협상의 전제 조건이 아니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복지부는 이 방안이 국내·외 제약업체에 공평하게 적용돼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의약품의 특허기간 제한, 안전성·유효성 자료 독점 문제, 긴급한 상황에서 특허권자의 허락없이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강제 실시권 제한 범위 등도 쟁점이다. 심재억 이영표기자 jeshim@seoul.co.kr
  • 경총 “反FTA 총파업 중단을”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0일 환율하락, 유가인상, 내수·설비투자 위축, 북한 미사일 발사 등으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도 노동계가 한·미 FTA 협상 반대를 내걸고 총파업을 하려는 것은 산업활동을 마비시키고 국가 전체를 위기 상황으로 빠져들게 함으로써 결국 일자리를 없애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파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내주 한·미FTA 반대집회 초긴장

    내주 한·미FTA 반대집회 초긴장

    이틀 앞으로 다가온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협상 기간 중 FTA 반대 열기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여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농민단체와 노동자단체를 중심으로 한 FTA 반대세력들은 오는 12일 10만명이 운집하는 총궐기대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 계획이다. 경찰은 행사장 주변 경비와 집회·시위 대비에 전국적으로 가능한 최대 규모의 인력을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산발적 집회로 시작, 한곳에 결집 계획 ‘한·미 FTA 저지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는 10일 오전 ‘본협상 저지를 위한 대표자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한다.12일 오후에는 10만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화문 일대에서 ‘한·미 FTA 저지 국민 총궐기의 날’ 행사를 갖는다. 경찰이 청와대 근처에서의 집회를 불허했지만 범국본은 이날 청와대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서 예고했던 FTA 반대 인간 띠잇기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본협상이 열리는 신라호텔이 환경정화 캠페인 등을 이유로 먼저 집회신고를 해 호텔 앞에서의 시위는 힘들게 됐지만, 범국본을 비롯한 다른 단체들은 주변 건물을 중심으로 중소규모 집회 신고를 냈다. 서울시의 불허로 시청 앞 서울광장 집회가 불가능해지자 마찬가지로 시청 근처 건물 4곳에 집회 신고를 했다. 이 때문에 12일 집회는 도심 수십 곳에서 산발적으로 시작돼 한 곳에 결집하는 형태를 띠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1차 협상 때처럼 평화시위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폭력시위 변질 우려 등은 경찰의 기우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전국 100여개 경찰중대 지원 7일 오후 한국 단체들과 연합해 FTA 저지 행사에 참여하기로 한 미국 노동계 인사들이 입국하면서 사실상 본격적인 경찰 비상체제가 가동됐다. 경찰은 가능한 한 최대 규모의 인원을 전국에서 동원한다는 방침이다. 일선서 경비과 관계자는 “일단 전국에서 100여개 중대 정도가 지원을 올 것으로 보인다. 간부까지 포함해 정보과나 경비과 소속이 아니더라도 과거 경비 경험이 있는 직원들은 모두 FTA 경비에 동원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서울 일선서에는 지방에서 올라오는 전경 중대를 3∼5개씩 맡을 준비를 하라는 방침이 하달되기도 했다. 이에 수용공간이 부족한 경찰서 정보과 직원들은 체육관이나 강당이 있는 학교를 돌아다니며 공간을 빌려달라고 ‘읍소’를 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의 세부적인 경비 계획은 범국본 등이 본격 행동에 돌입하기 직전인 9일 오후나 되어야 확정될 전망이다. 경비 활동은 경찰이 입수한 정보 상황을 토대로 하지만 아직도 12일 집회에 대한 뚜렷한 윤곽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선서 정보과 관계자는 “이럴 것이라는 설만 많고 확실히 믿을 수 있는 정보가 없다. 주최측이 일부러 정보를 쥐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집회 규모나 동선 등이 파악되지 않아 경력 규모나 배치 장소 등도 확정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택순 경찰청장의 갑작스러운 ‘평화시위 양해각서(MOU)’ 제안도 이처럼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온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기본적이고 원칙적인 대비만 하고 있지 구체적으로 나온 계획이 없다.”면서 “앞으로 한두 차례의 대책회의를 더 거친 뒤 최종 경비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 김준석기자 wisepen@seoul.co.kr
  • 울산 노동계 ‘파업 도미노’

    현대자동차 파업에 이어 울산지역건설플랜트 노조가 6일부터 파업에 가세하는 등 울산 노동계에 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울산지역건설플랜트 노조는 지난해에도 76일간 장기파업을 하며 과격시위로 경찰과 여러차례 충돌을 빚기도 했다. 울산지역건설플랜트 노조는 6일 사용자인 울산지역 80여개 전문건설업체 측에 임금 및 단체 협상을 여러차례 요구했지만 거부해 이날부터 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앞서 지난 5일 파업찬반투표를 해 투표참가조합원 903명 가운데 87%인 783명의 찬성으로 가결했다. 노조는 ▲일당 15% 인상 ▲건설현장 8시간 노동제 ▲불법하도급 및 외국인 노동자 채용 금지 등을 요구하며 전문건설업체에 지난 5월2일부터 6차례 교섭요구서를 보냈으나 단 한 곳도 응한 곳이 없다고 밝혔다. 전문건설업체 측은 건설플랜트 노조 소속 조합원이 자신들과 고용관계에 있는 근로자인지 확인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교섭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노동부는 조합원이 근무하고 있는 업체에 대해서는 노사교섭을 하도록 지도할 방침이나 건설 플랜트 노조원은 대부분 일용직 근로자로, 고용관계 변동이 잦아 교섭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이 오래 가면 울산석유화학공단내 업체들의 공장 정기보수나 증설에 차질이 우려된다. 한편 울산지검은 건설플랜트 노조 파업 등과 관련,5일 유관기관 대책회의를 갖고 부당노동행위나 폭력시위 등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키로 했다. 현대차는 이날도 주·야간 각 2시간파업을 한데 이어 7일에는 4시간씩 파업을 하는 등 파업을 계속한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사설] 산별노조 전환, 수업료 최소화 해야

    국내 최대 단일 노동조합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최근 산별노조로 전환했다. 투표 참여 조합원의 71.5%가 찬성했다. 대우자동차노조는 77.0%, 기아자동차노조도 76.3%의 찬성률로 가세했다. 산별노조로의 전환은 과반수 조합원이 투표에 참여해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만큼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현대차 등 20개 기업에서 투표를 한 결과 65%인 13곳이 산별노조를 결정한 데서도 알 수 있다. 이번 금속노조처럼 전환을 꾀하고 있는 민주노총의 산별노조는 32개에 이른다. 산별노조의 전환을 놓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듯하다. 노동계는 의미를 부여하며 잔뜩 고무된 반면 재계는 미리 엄살을 부리는 것 같다. 그러나 산별전환이 어느 일방의 승리가 아니라 윈윈게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자 바람이다. 그래야만 무한 경쟁시대에서 근로자도, 기업도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다 성숙한 노사관계를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조와 기업은 각각 상대방이 우려하고 있는 대목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 신뢰의 바탕을 깔기 위해서다. 먼저 기업이 열린 마음으로 산별노조를 수용해야 한다. 노동운동이 정치지향화하고 이중 삼중의 교섭비용이 들어간다는 등의 이유로 배척하면 안 된다. 산별전환 투표 과정에서 방해공작을 한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노조 역시 산별전환에 걸맞은 행동을 하기 바란다. 자본의 횡포로부터 전체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함이라는 취지는 옳다. 그렇더라도 정치성 파업 등은 안될 일이다. 노사는 각종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라.
  • [경제정책 돋보기] ‘보증보험 시장개방안’ 노·정 갈등 비화

    [경제정책 돋보기] ‘보증보험 시장개방안’ 노·정 갈등 비화

    정부는 서울보증보험과 건설공제조합 등이 독점적으로 판매하는 보증보험을 손해보험사에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그러나 정책이 ‘재벌을 위한 개방’으로 비쳐져 노동계의 반발을 사면서 ‘노-정’ 갈등을 낳고 있다. 독점과 개방이 갖는 의미를 국민의 입장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개혁안이 재벌 특혜설로 금융감독위원회는 지난달 13일 ‘보증보험시장의 단계적 개방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 같은 달 19일에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공청회를 가졌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서울보증보험과 한국은행 등 17개 노동조합은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개방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갖고 대정부투쟁을 선언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 2004년 3월 청와대 동북아금융허브추진위원회가 보증보험의 손보사 취급 허용 문제를 검토하면서 비롯됐다. 논의는 ‘보증시장의 미성숙’을 이유로 일단 유보됐다. 지난해 1월 국무총리실 규제개혁기획단이 문제를 다시 끄집어냈다가 정부 안에서도 이견이 나오자 올 6월 말까지 정부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보증보험은 신원보증부터 채무보증, 상품판매 보증, 신용보증, 인허가 보증에 이르기까지 유형이 335개에 이를 정도로 국민생활과 밀접한 금융상품이다. 대한보증과 한국보증이 대우채 사태로 부도가 나면서 서울보증보험이 공적자금을 떠안고 독점적으로 취급한다. 건설관련 보증은 건설공제조합이 맡았다. ●소비자 위해 3단계 개방 KDI의 단계적 개방안은 1단계로 건설이행보증과 모기지보험, 신원보증을 대상으로 했다. 건설관련 보증은 전체 보증보험 시장의 52.2%에 이르러 손보사들이 진출을 벼르고 있다. 삼성·현대·LIG·동부 등 4대 대형 손보사들은 그룹계열 건설사의 보증 물량을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2단계인 신용보증은 시장 규모가 4.4%에 불과하지만 개인 신용의 중요성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3단계 채무이행보증은 금융기관, 서민층과 밀접해 끊임없는 수익을 보장하는 분야다.3단계 개방안은 2008년 4월부터 1년이나 2년 또는 3년을 주기로 적용된다.1년을 주기로 하면 2010년에,3년을 주기로 하면 2014년에 마무리된다. 보증시장의 신규 진입에 대해선 자본금 300억원 등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KDI 나동민 박사는 “보증시장이 개방되면 소비자 요구에 따른 신상품이 개발되고, 글로벌 금융산업의 경쟁력이 높아진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다만 그는 “자칫 과열 경쟁으로 보증사고 급증, 손보사 부실 등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측은 “정부 입장이 지난해 갑자기 바뀌고 개방이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요구안이며, 개방 명분이 옹색한 점 등으로 미뤄 개방에 재벌 보험사들의 로비가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정부 규제개혁층과 손보사가 개방을 주도하고 기존 취급업체와 노동계가 반대하는 형국이다. 건설교통부는 건설업계의 양극화 우려를 내세워 반대하는 입장이다. 재정경제부는 서울보증보험의 공적자금 회수 문제 때문에 미온적이다. ●개방은 국민 이익과 반대? 2,3단계인 신용보증, 채무이행보증 개방에서 타격이 예상되는 서울보증보험은 우선 “독점이 아니다.”라고 항변하고 있다. 지난해말 보증잔액 기준으로 415조원의 전체 보증시장에서 서울보증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28.8%에 불과하다.113개의 전업 또는 비전업 금융기관이 경쟁하고 있어 손보사마저 뛰어들면 과거처럼 과열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또 갖은 노력 끝에 2003년 회사를 흑자로 만들었으나, 개방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 남은 9조 7000억원의 공적자금을 갚는 일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보증보험 계약자의 99.3%가 중소기업과 개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부실은 서민층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논리다. 서울보증보험 정우동 전무는 “세계 주요국도 공공성이 강한 보증보험을 대기업의 금융자본이 장악할 수 없도록 했다.”면서 “금융정책은 단기적 업적 측면이 아니라 거시적 관점에서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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