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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1800만원 채무도 파산 신청할 수 있나

    Q직장을 1년 쉬는 새 소비를 줄이지 못해 1000만원 정도 빚을 지게 됐습니다. 소액 대부업체들로부터 연 66% 이자로 대출을 몇개 받았는데, 수입이 없어 갚지 못했습니다. 늘어난 빚이 1800만원 정도 됩니다. 재산도 없고, 이제 꿀 곳도 없어 파산신청을 할까 하는데, 나이가 젊고 빚도 2000만원을 넘지 않는 소액이니 법원에서 파산신청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혼해 돌 지난 아이를 데리고 있는 처지라 쉽게 직장을 구할 수도 없는데, 고민입니다. -이성미(24)- A근심하지 마십시오. 지금 상환이 힘들면 이성미씨는 파산신청을 할 수 있고, 공적 부조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파산제도는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고 있을 것, 즉 지급불능을 요건으로 합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출발점이 다르기도 하고 개인적인 능력도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금액을 기준으로 지급불능이라고 할 것인지도 사람마다 다르다고 봐야 합니다. 이성미씨의 처지에서 1800만원은 갚을 수 없는 빚처럼 보입니다. 중산층 기준에서 보면 적은 금액이라도 지금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노동계층 사람이라면 안정적인 직장에서 여러 해 저축을 해야 2000만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이는 이성미씨가 취직을 해 돈을 벌더라도 채무상환에 매달려야 하고, 그 동안은 장래 안정적인 생활기반을 마련할 저축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다른 사람 기준에서 보면 적은 금액이라도 채무자 개별여건에서 보면 감당치 못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파산신청이 허용됩니다. 파산법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 말을 듣기보다는 바로 법원으로 가셔서 구조를 청하십시오. 이성미씨는 법률구조를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우선 동사무소로 가서 모자가정 등록을 하십시오. 배우자 없이 홀몸으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나 아빠는 모자가정이나 부자가정으로 분류돼 부족하지만 약간의 사회보장상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비용을 지원 또는 할인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파산비용도 지원받습니다. 등록하신 뒤 모자가정 확인서를 발급받고 주민등록표 등본도 준비하신 뒤 거주지 파산법원 민원실로 가서 개인파산 접수 담당직원을 찾아 모자가정 해당자로 말씀하시고, 소송구조를 신청하십시오. 직원은 법원이 미리 만든 명부에서 개인파산 소송구조 변호사 가운데 한 명을 지정해 줄 것입니다. 변호사 비용은 국고에서 지원하며, 본인 부담으로는 인지 2000원과 송달료 약간이 들어갑니다. 전국에 있는 법률구조공단에서도 비슷한 소송구조를 제공하며, 이 곳의 직원들도 봉사와 헌신을 직무상 목표로 삼는 분들이기에 비교적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파산신청을 대리하는 특정 직업인들 단체에서 소송구조라면서 제공하는 상담 프로그램은 싼 요금을 미끼로 고객을 유인, 사건이 힘들면 보수증액이 가능하다며 추가비용 명분으로 남들이 보통 받는 것 이상으로 돈을 요구할 수도 있습니다. 이른바 ‘짝퉁’ 소송구조인데, 그나마 비전문가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가담한 경우가 많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 ‘노조전임 임금금지’ 강행할듯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방안(노사관계 로드맵)의 사회적 대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하지만 정부는 오는 11일 입법예고를 강행, 사회적 합의에 의한 노사관계의 틀을 새롭게 찾겠다던 당초의 의지가 바뀐 데 대한 비판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에 따른 노정간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노동부는 6일 오후 “7일 열 예정이었던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취소한다.”고 노사정 대표들에 통보했다. 대신 “오는 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안을 발표하고 오는 11일 입법예고 절차에 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정부는 7일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한차례 더 열어 논란이 되고 있는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복수노조 허용 등 핵심 쟁점에 대해 막판 의견조율을 계획했다. 정부가 갑자기 노사정 대표자회의 취소를 통보한데는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 복수노조 허용에 따른 창구 단일화 방안 등은 노사정간 입장차가 너무 커 사실상 더 이상의 합의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또 지난 2일 대표자회의에서 한국노총과 경총, 상의 등 재계가 뜻을 모은 노조전임자 임금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안 5년 유예에 대한 여론 악화도 한몫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수 노동장관은 그동안 노사가 제기한 5년 유예안을 두고 각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심사숙고해왔다. 하지만 “반쪽 로드맵이다.”,“책임 회피이다.”는 언론의 질타가 잇따르자 핵심 쟁점은 당초 정부안대로 밀어붙이는 쪽으로 뜻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민주·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반발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핵심쟁점 사항 5년간 유예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의사와 함께 “당초 정부안대로 입법예고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먼저 노사정 대화를 파기한 것”이라면서 “빠른 시간 안에 민주노총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 관계자는 “7일로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회의의 참여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가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는 노사합의안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전면 투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한국노총, 민주노총, 경총, 상의 등 각각의 주체들이 더 이상의 노사정 대표자회의는 무의미한 것으로 판단, 참여 의사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해 노사정 대화 파기에 따른 책임 공방도 예상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07일 TV 하이라이트]

    ●열아홉 순정(KBS1 오후 8시25분) 명혜는 국화의 합성사진을 보고 윤후를 넘본다며 국화를 더 미워한다. 윤정은 우경에게 보란 듯이 조건 좋은 남자와 선 볼 약속을 한다. 아파트를 내놓고 속상한 윤지는 광만을 부르는 동국의 전화가 반갑다. 한편, 명혜는 국화를 찾아와 돈봉투와 옌볜으로 돌아갈 비행기 표를 내미는데….   ●무적의 낙하산요원(SBS 오후 9시55분) 대통령은 최강이 표창을 거부했다는 말을 듣고 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라며 칭찬을 한다. 비서관은 대통령이 최강과 같은 친구 몇 명만 있으면 든든하지 않겠냐는 말 한마디에 최강을 LK주식회사에 추천한다. 순진과 최선은 최강이 청와대에 다녀왔다고 하자 믿기지 않는다며 오히려 조롱한다.   ●해피투게더(KBS2 오후 11시5분) 4년 반만에 활동을 재개한 박철.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지만 성격이 내성적이고 소심해서 배우가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그의 친구들은 말한다. 키도 외모도 시원시원했지만 외모와는 달리 수줍음을 많이 탔던 현정은 목소리가 모기소리만 했다고 한다. 가수 김현정의 숨은 친구찾기가 펼쳐진다.   ●생방송 60분 부모(EBS 오전 10시) 수학과 놀이를 연계해서 유아기부터 재미나게 수학 비법을 익힐 수 있는 일명, 수학놀이 전문가 이원영씨와 함께 신나는 수학놀이를 배워본다.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딸 동이와 유아 때부터 시작한 수학놀이 이야기를 비롯,6∼7세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웃음 가득한 수학놀이 비법을 공개한다.   ●오버 더 레인보우(MBC 오후 9시55분) 공연을 마친 혁주는 아버지가 쓰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가고,TV를 보다가 그 사실을 알게 된 상미는 멍해진다. 취재진들로 정신없는 장례식장에서 혁주는 굳은 채 갱스터 멤버들을 맞는다. 최사장은 희수에게 문상만 하고 가라 하지만 희수는 좀 있다 갈거라며 음식을 나르는 등 일을 돕는다.   ●글로벌 코리안(YTN 오후 8시20분) 5년간 동결됐던 캘리포니아주 시간당 최저임금이 2008년에 8달러로 인상될 전망이다. 동포사회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업주들은 인건비 상승분을 가격에 반영하기가 어려워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반면 노동계는 높은 물가 상승률에 비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 “법 테두리 안에서 상생의 노동운동”

    “법 테두리 안에서 상생의 노동운동”

    “노사상생의 새로운 노동운동을 펼쳐 보이겠습니다.” 4일 노동부에 합법노조 설립 신고를 한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무원노총)의 박성철(53·대구시 자치행정과 6급) 위원장은 5일 “노사상생의 노동운동은 상대를 존중하고 협력하는 데서 출발한다.”면서 “공무원노총의 새로운 운동방향에 정부도 협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공무원 권익과 국정쇄신을 양대 축으로 법·제도권내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공무원노총의 활동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민간노조의 시각은 노동계에 치우쳐 국가·사회에 대한 역할 부분이 부족했고, 국정 전반에 대한 영향력도 미약했던 게 사실이다.”며 “공무원노총도 민간노조처럼 집단이기주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여론이 있지만 공무원 단체인 만큼 국민적인 시각에서 정부가 국정을 잘 운영하도록 견제 역할을 하겠다.”고 피력했다. 박 위원장은 공무원노총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차이점에 대해 “두 노조의 추구하는 목표는 공무원 권익 대변과 공직사회 개혁 등 사실상 같다고 본다. 다만 공무원노총은 투쟁방법상 법테두리 안에서 활동한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단체행동권 쟁취는 정부와의 교섭에서 얻어야 할 장기적인 과제로 보고 있다.”며 “노동권 개선협의회를 설치해 정부와 대화를 하고, 장기적으로 공기업 수준의 단체행동권을 얻는 게 목표다.”라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전국 6급이하 공무원 29만여명 중 현재 11.8%인 3만 4700명이 조합원으로 등록했다.”며 “이는 말 그대로 등록된 조합원 수이고, 실제는 11만여명에 이르며 이달말까지 모두 등록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무원노총이 파업권을 갖고 있지 않아 권익이 제대로 관철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으나 파업이 없는 노동운동이 정착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수많은 과제들을 교섭과 협상이란 방법으로 해결하는 노동운동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사설] 이기주의에 발목 잡힌 노사 로드맵

    노·사·정 대표들이 내년부터 시행키로 한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를 또다시 5년간 유예키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복수노조 허용은 재계가 계속 소극적인 자세를 견지해 왔고,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는 한국노총이 조직의 사활을 걸고 결사반대한 점을 감안하면 ‘예고된 유예’라고 할 수 있다. 노사가 표면적으로는 ‘국제 기준’을 외치면서 정작 협상장에서는 ‘민감한 결정은 일단 미루고 보자.’는 ‘님트(NIMT)’ 증후군의 일단을 보인 것 같아 씁쓰레하기 짝이 없다. 물론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 폐지에 합의하는 등 노사정 대표들이 지금까지 의견 접근을 이룬 부분도 적지 않지만, 이렇게 될 경우 핵심 빠진 노사관계 로드맵이 됐다는 비난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1997년 노사관계 개혁 방안을 논의한 이래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는 동전의 양면 같은 사안으로 치부돼 왔다.2002년부터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노조전임자 임금지급을 금지키로 했다가 5년간 시행이 유예된 데 이어 다시 유예키로 ‘담합’하게 된 것도 노사 모두가 직역 이기주의에 집착한 탓이다. 사용자측은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인 ‘결사의 자유’를 충족시키려면 복수노조를 허용해야 한다면서도, 노조가 양산될 것을 우려해 말로만 교섭창구 단일화가 전제되면 복수노조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선전해왔다. 노동계 역시 노동운동 자율성을 주장하면서도 사용자로부터 전임자 임금을 지원받는 ‘중독성’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노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노조재정자립기금을 설치키로 했으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복수노조와 노조전임자 갈등의 고리를 끊으려면 기금적립 의무화와 과도한 노조전임자 수를 줄이는 방안을 법에 명시해야 할 것이다.
  • [사설] 손님 불러놓고 회의장 떠난 한국노총

    한국노총 이용득 위원장이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그제 철수했다.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로드맵)과 관련, 노·사·정이 협의 중인 내용을 발설한 데 따른 불만 때문이라고 한다. 이 위원장은 총회에 한국 노동계의 수석대표로 참석 중이었다. 따라서 외국 손님을 불러놓고 국내 노동문제로 회의장을 박차고 나온 것은 이유를 막론하고 있을 수 없는 결례다. 이번 총회는 지난해 10월 예정됐다가 당시 비정규직 문제를 둘러싼 노·정(勞政) 대립으로 무산된 바 있다. 어렵게 열린 총회에서 또 집안싸움을 만천하에 알린 격이니 이 무슨 추태인가. 노정간 문제가 있더라도 손님들을 보낸 뒤 조용히 해결할 수 있는 일 아닌가. 더구나 총회에서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이주노동자 문제 등을 다루는 중요한 자리다. 국내 갈등과 국제문제조차 구분하지 못한 한국노총의 행태를 외국에서 어떻게 볼까 두렵고, 나라 꼴도 말이 아니게 됐다. 물론 이 장관이 막후협상 중인 노조전임자 임금문제를 언론에 공개하고 로드맵의 입법 강행 의사를 밝힌 것은 경솔했다. 그렇더라도 주최국 대표로서 호스트 구실을 맡은 이 위원장이 총회 철수로 대응한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이 위원장은 불과 두달 전 정부 관계자와 미국을 방문해서 외자유치에 적극성을 보였다. 우리는 이런 이 위원장의 행보에 찬사를 보냈고 한국노총의 변화에 큰 기대를 가졌다. 그러나 이번 처사는 정말 실망스럽다.
  • 한노총 I LO총회 철수 ‘국제망신’

    한국노총대표단이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지역 총회에서 30일 돌연 철수했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정부가 노사관계 로드맵의 협상 상황을 공개하고 입법화 일정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노동계를 협상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제14차 ILO 아시아·태평양 총회에서 철수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다음달 2일로 예정된 제10차 노사정대표자회의 참석 여부도 중앙집행위원회 등 산별 대표들과 다시 논의할 것”이라면서 불참 의사를 내비쳤다. 이 위원장은 “ILO총회 중에 대표단을 철수하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번 총회가 노사정 대화를 위한 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노사정 대화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 철수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상수 노동부장관은 이날 기자들과의 조찬 간담회를 통해 현재 노사정대표자회의에서 논의 중인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의 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다음달 7일 입법예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논의 시한인 다음달 4일까지 로드맵에 대한 논의를 지속하되 합의되지 않은 부분은 정부안대로 입법예고할 것”이라고 정부 방침을 전했다. 또 “환경이나 안전 분야 등 직무에 따라 노조 전임자를 인정하는 방안과 필수공익사업장의 직권중재를 폐지하되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최소 업무를 유지토록 하는 방안 등을 제시해 노사정이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이 장관의 이런 발언을 그동안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금지 방안, 복수노조 협상 창구 단일화 방안 등을 정부안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노동계가 해석하면서 반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한 이 장관의 입장표명은 아직 없지만 노동부 관계자는 “로드맵의 일정이나 정부안은 그동안 수차례 공개된 것인데 한국노총이 갑자기 문제삼는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당혹스러워 했다. 무엇보다 한국노총이 다음달 2일로 예정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불참할 경우 지난 6월 14개월여 만에 복원된 노동계의 사회적 대화 채널을 정부 스스로 깨뜨렸다는 비난에 직면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국내 문제로 국제행사 초청국의 대표단이 일방적으로 철수한 상황에 대해 다른 참가국 대표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됐다.부산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뉴딜 대상 넓히고 정부협력 모색”

    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이 30일 외부 경제전문가를 초청, 뉴딜 토론회를 갖고 김근태 당의장의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사회대타협’행보를 측면 지원했다. 정부와 재계, 노동계, 시민단체 등의 비판 속에서 ‘그래도 이 길밖에 없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자리였다. 토론회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이 양극화와 투자부진 문제 등을 둘러싸고 각각 다른 의견과 진단을 쏟아내 뜨거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 의장은 기조연설에서 “중산층을 복원하고 매년 1∼2%의 추가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박정희식 개발독재방식이나 시장지상주의 모두 해답이 될 수 없다.”면서 ”새로운 발전전략이 필요하다.”고 정치권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승일 국민대 교수는 발제에서 “사회복지와 노동, 과학기술 정책 등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적극적인 개입주의가 없다면, 개방과 시장화는 양극화를 심화시킬 뿐”이라면서 “비민영화 은행을 장기 투자자로 육성하고, 황금주와 적대적 인수·합병 방어 제도를 도입해 기업지배 구조를 안정화시키는 대신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에서는 뉴딜의 접근법과 투자부진 이유를 둘러싼 이견이 쏟아졌다. 이장원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수익주의나 주주자본주의의 폐단을 극복하기 위한 뉴딜의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지만, 대기업 집단만이 해결사로 비춰져선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반면 김용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뉴딜 방향은 총론적으로 타당한 선택이며, 반 기업이 과연 개혁적인가에 대한 회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비정규직과 지방 중소기업, 여성·노인 등 타협의 범위를 확대하고 정부나 다른 정당과의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주훈 한국개발연구원 연구부장은 “설비투자가 저하된 것은 우리 산업이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형 지식기반화 산업으로 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中企 많아 노조전임자 임금금지땐 ‘타격’

    한국노총의 ILO 아태지역 총회 철수로 지난해에도 노정 갈등으로 ILO 아태총회 개최에 차질을 빚었던 우리나라는 또한번 국제 노동계에서 망신을 당하게 됐다. 노동현안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지 못하고 실력 행사로만 해결하려는 우리 노동계의 후진적인 모습을 외국 손님들 앞에서 보여준 것이다. 이번 사태로 ILO 폐막일인 9월 1일까지 우리나라는 노동계 수석대표 없이 회의 일정을 진행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게 됐다. 한국노총이 이런 신중치 못한 태도를 보인 것은 이유가 있긴 하다. 그동안 이용득 한국노총위원장은 “노동계가 파업 일변도의 과격한 노동운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하며 정부 정책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지난해 7월 이후 단절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지난 2월 먼저 복귀한 것도 한국노총이었다. 하지만 노사관계 법·제도 선진화 방안(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해서는 강경 일변도의 민주노총과 별 차이가 없었다. 특히 로드맵의 34개 의제 가운데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 금지 문제와 복수노조 창구 단일화 방안에 대해 “노조활동을 저해하는 것”이라며 완강하게 반대하며 정부에 날을 세웠다. 한국노총의 이런 태도는 소속 3000여개 사업장 대부분이 중소 규모 형태의 노조이기 때문이다. 조합원이 많은 대기업 노조의 경우 자금력이 뒷받침돼 노조전임자의 임금은 노조비 등으로 충당할 수 있다. 하지만 노조원 수가 적은 한국노총 소속의 노조전임자들은 임금지급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래서 한국노총은 노사관계 로드맵, 특히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방안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또 복수노조창구 단일화의 경우 “정부가 교섭비용 절감, 교섭편의 제공 등 기업측의 입장만 반영하고 있다.”며 반발해 왔다. 한국노총은 하나의 기업단위에서 복수의 노조가 설립된다 하더라도 노조설립 자체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 복수의 노조가 설립된다 해도 과반수를 확보한 노조든 여러 개의 노조끼리 연합해 단일화한 노조든 단체교섭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한국노총이 “정부안은 노조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면서 국제회의장을 박차고 나감으로써 노사관계 로드맵의 협상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부산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김근태 뉴딜’ 참여연대서 홀대

    ‘김근태 뉴딜’ 참여연대서 홀대

    “뉴딜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주도하는 경제계 및 노동계와의 뉴딜(New Deal)이 29일 진보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로부터 ‘호된’ 비판을 받았다. 김 의장은 29일 참여연대를 방문, 간담회를 갖고 뉴딜에 대한 비판적 협력을 요청했으나, 참여연대는 의례적인 ‘쓴소리’ 수준을 넘어 “이런 방식의 사회적 타협에는 동참하지 않겠다.”며 거절했다. 김 의장은 “양극화와 서민경제 침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응답하기 위해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나름대로 결단했다.”며 “참여연대가 이런 사회적 대타협의 비판적 협력자가 돼달라.”고 요청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뉴딜에 대해 “우리사회의 재벌중심 성장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수출 대기업 몇 개 키워서 하향 침투효과로 중소기업 성장과 노동자 고용창출을 이룰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출총제에 대해서도 “출총제 폐지는 재벌에 해당하는 것으로, 정작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는 무관하다.”며 “출총제 폐지를 수용할 경우 정기국회에서 금산법과 상법 등 민감한 법안을 심의하는데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인 사면에 대해서도 “룰을 어겼을 때의 페널티(벌칙)를 훼손하는 사회적 대타협이 바람직한가.”라고 반문했다. 김 사무처장은 “참여연대는 이번에 제안된 ‘사회적 대타협’에 참여할 의사는 없다.”며 “우리에게 (뉴딜에 대한) ‘비판적 협력자’라는 개념화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뉴딜은 경제계에는 추상적인 요구를 하면서 노동계에는 임금인상 요구 자제 등 구체적 요구를 해 균형이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양질의 일자리 창출 모색”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모색하기 위한 국제노동기구(ILO)의 제14차 아시아·태평양지역 총회가 29일 부산 벡스코(BEXCO)에서 개막됐다. 이번 지역 총회에는 후안 소마비아 ILO 사무총장을 비롯해 40여개 아태지역 회원국의 국가원수와 노동장관, 노사단체 대표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총회 의장으로 선출된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다음달 1일까지 4일 동안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제 아래 ▲세계화시대의 경쟁력 제고 및 생산성 향상 ▲청년고용 ▲노동 이주 ▲노동시장 관리 등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환영 연설을 통해 “일자리 부족은 근로 취약계층의 고용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열악한 근로조건에도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하는 문제를 낳고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아시아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총회는 그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용덕 한국노총위원장은 노동계 대표연설에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위해서는 노사간, 노사정간 사회적 대화를 실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ILO의 핵심기준을 준수하도록 ILO의 권고와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사설] 일자리 기치 내건 ILO 부산총회

    국제노동기구(ILO) 아·태총회가 ‘아시아에서의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주제로 어제 부산에서 개막됐다. 태국 방콕 이외의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 총회에서 아시아지역 40여개국의 노·사·정 대표들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시장 관리방안 등 4가지 세부 의제를 놓고 의견을 교환한다. 우리는 이번 총회를 계기로 노·사·정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최선의 복지시책이라는 기본도식에 인식을 함께하기를 기대한다. ILO가 총회 보고서를 통해 지적했듯이 아시아지역은 최근 10년간 전세계 평균보다 2배 이상 높은 노동생산성 증가에도 불구하고 10억명 이상의 근로자들은 여전히 빈곤 선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일자리 부족이 1차적인 이유다. 그러다 보니 폭넓은 계층이 참여하는 안정적인 경제성장이나 고용안정, 미래를 위한 투자는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특히 한정된 일자리는 과격 노동운동으로 귀결되면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등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러한 고리를 끊으려면 노·사·정은 한발씩 물러서야 한다. 그래야만 노동시장이 역동성을 회복하면서 일자리가 생겨나고 빈곤탈출도 가능해진다. 정부는 근로자들이 보다 나은 직장을 가질 수 있게 적절한 직업훈련 기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사용자는 투자 확대를 통해 일자리를 공급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노동계는 상생협력이 고용안정을 담보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 말하자면 투자 확대와 고용 유연성, 직업훈련 기회 확대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만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라는 난제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노·사·정 대표들은 부산총회에서 ‘21세기 대타협’이라는 신기원을 이끌어내기 바란다.
  • 쇠고기 수입·車 추가 개방 압박 美 중간선거 앞두고 파상 공세

    다음달 5일 미국 시애틀에서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을 앞두고 곳곳에서 복병들이 튀어나오고 있다. 의약품을 둘러싼 갈등은 미국이 우리나라의 의약품 선별등재방식(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을 수용한 뒤 싱가포르에서 별도의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을 뿐 합의도출에는 실패했다. 더욱이 미 의회가 이달초 노무현 대통령 앞으로 쇠고기 수입을 즉각 재개하지 않으면 한·미 FTA협상이 난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경고’성 서한을 보낸 데 이어 이번에는 자동차시장 개방을 놓고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두 나라는 지난 15일 주고받은 상품·농산물·섬유 관세 양허안에서도 뚜렷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더욱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 의회가 자국 산업 및 이익단체들을 의식해 협상단에 압박을 가하고 있고, 한·미 FTA에 대한 반대 여론 속에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우리나라 협상단도 관련단체들의 요구 사항이 많아져 3차 협상부터는 난황이 예상된다. 앞서 수전 슈워브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한·미 FTA와 관련, 쌀 관세와 개성공단 제품 문제가 가장 큰 난제라면서 양국간에 정치적으로 민감한 분야에서는 서로 양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미 의회, 이번에는 자동차시장 추가 개방 압박 미국 상원에 한국 자동차시장의 추가개방을 압박하는 내용의 법안이 제출됐다. 미 자동차산업 중심지인 미시간주 출신 데비 스태비노·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이달초 한·미 FTA협상이 타결돼도 이 협정과 무관하게, 한국내 연간 자동차 판매량에서 외국 수입차 비율이 20%에 이를 때까지 미국에 수입되는 한국산 자동차에 현행 2.5%의 관세를 계속 부과토록 하는 이른바 ‘한국공정무역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에는 한국에 ‘국산차 구매 장려’ 등 관세·비관세장벽이 있고 한국이 1998년 맺은 양해각서에서 특별소비세를 30% 감축키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미 자동차업계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본게임’은 지금부터 지난 21∼2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의약품 분야 별도 협상에서 미국측은 16개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우리측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싱가포르 의약품 별도 협상은 3차 협상의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두 나라는 상품·농산물 관세 양허안과 서비스 유보안에 이어 이달 말까지 개방 요구사항을 담은 ‘리퀘스트 리스트(request list)’를 모두 교환하면 다음달 협상 테이블에서는 구체적으로 주고받기식 협상이 진행된다. 우리나라 협상단 관계자는 “양국 협상단은 상대방 요구사항의 구체적인 의미와 진의를 파악하는 등 신경전과 기싸움이 치열해지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각계 의견 적극 수렴중 정부 각 부처는 3차 협상을 앞두고 적극적으로 각계 의견을 모으고 있다. 재경부와 산자부, 정통부에 이어 노동부도 23일 노동계·경제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미 FTA 노동분야 토론회를 가졌다. 재경부는 지난 21일부터 은행협회 등 민간협회와 개별접촉을 갖고 있다.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10·끝) 전문가죄담-노사정 나아갈 길

    서울신문은 노사 상생의 정신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 9개를 선정, 시리즈로 연재했다. 특히 파업이나 외환위기의 어려움, 워크아웃의 위기상황, 구조조정 등 ‘과거의 아픔’을 딛고 노사가 하나가 된 기업들을 찾았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노사가 하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이동응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 정길오 한국노총 홍보선전본부장,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노사관계연구본부장의 좌담을 통해 노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정부의 역할 등을 짚어봤다. 좌담은 우득정 논설위원의 사회로 지난 21일 본사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사회 서울신문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시리즈’를 통해 노사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높인 기업들을 소개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체감하는 노사관계는 여전히 산업화시대의 후진적 관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어떤 것인지부터 말해달라. -정길오 본부장 많은 사람들이 노사관계는 비대립적이고 협력적이어야 한다는 가정하에 본다. 하지만 노사관계는 근본적으로 대립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이 빚어졌을 때 어떻게 합리적으로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갈 것인가가 중요하지 대립적 노사관계 자체를 부정하는 가정은 잘못됐다. -이동응 전무 맞다. 노사관계는 기본적으로 대립적이다. 대립이 갈등·투쟁으로 확대되느냐, 대화와 타협을 통한 조정으로 가느냐가 다를 뿐이다.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법과 원칙, 대화와 타협을 내세우는데 정부 성격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화와 타협을 강조하면 법과 원칙은 안 지켜도 된다는 오해가 생긴다. 정부가 무조건 개입하라는 게 아니고 대화를 주선하되 현장에서 일어나는 불법행위는 초기에 진화해줘야 한다. -배규식 본부장 우리나라는 노사갈등 못지않게 사회적 갈등도 심각한 편이다. 합리적인 해결을 위한 시스템이 부족한 탓이다. 노사 자체의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 사회적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사회 노사 협력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무엇인가. -정 본부장 노사협력 장애물은 조정장치 등 제도적 장치가 부족한 탓이 크다. 정부주도의 노·사·정만 있지 노사간 대화가 거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가 1960년대 이후 노사분규 건수를 줄이는 실적위주의 노동정책을 고집해온 것도 실패다. 사용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이 미흡한 상태에서 노조의 경영 참여를 배제한 채 협력만 요구하고 있다. 무분규 선언 기업들은 노조의 경영 참여, 성과급 배분 등의 문제가 해결된 사업장들이다. 많은 사용자들이 ‘기업은 내 것이다.’라는 후진적 의식을 갖고 있다. 노동계 역시 80년대 민주화투쟁과 결부된 노동운동, 이념과 결부된 운동이 아직도 주류여서 이념과 명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배 본부장 우리는 노사갈등이 기업 내부화되면서 서로 옥죄려고만 한다. 노사가 장기적인 이익보다는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또 한 쪽이 힘 있을 때 상대를 코너에 밀어붙인다. 지금은 당하지만 나중에 두고보자는 ‘악감정’이 남게 된다. 노조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노동배제적인 경험이 뇌리 속에 뿌리박혀 사용자에 저항하는 분위기다. 사용자는 원래부터 노조에 부정적인데다 노조에서 저항적으로 나오니까 용납하지 않는다. 노사분규 건수는 줄었지만, 잠재적 노사갈등이 합리적으로 해결되느냐는 다른 문제다. 부당노동행위, 부당해고는 여전한데 정부는 분규건수를 줄이는 데 치중하고 있다. 대기업 노조들은 중장기적이나 거시적으로 보지 않고 단기적 이익에 치중한다. -사회 노사관계의 기업 내부화냐 외부화냐는 산별노조 전환과 맞물려 있는데 어떻게 보나. -이 전무 기업들은 노사관계가 기업 외부화되면 더 큰 혼란을 불러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다. 산별노조 문제도 기업별 교섭을 정치문제로 확산하고, 노조에 산별이라는 갑옷을 입혀놓는 것이라고 걱정한다. 지금은 노동권 문제라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노사관계가 효율성, 합리성, 형평성을 갖추느냐가 중요하다. 과거처럼 탄압이나 보호만 얘기하면 대화 자체가 안 된다. -정 본부장 임금, 노동조건, 복지는 주로 기업 내에서 결정하는데 사용자가 압박받을 수밖에 없다. 기업단위 노조는 노조간 경쟁으로 좀 더 많은 임금인상을 따내려고 노력하기 마련이다. 산별노조 내에서 임금·근로조건을 결정하다 보면 노조도 중소기업·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초점을 맞추고 대기업 임금인상은 자제할 것이다. 복지문제도 기업단위 갈등에서 국가단위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산별전환은 아무리 임금이 높아도 주택, 사교육비, 사회보험, 조세 등의 문제가 남아 있는 한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사용자들은 노조의 외형이 커지고 전투적으로 바뀌는 것만 걱정한다. -배 본부장 기업별 노사관계가 남아 있는 가운데 산별노조가 추가된 셈이어서 사용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건 인정한다. 여전히 우리나라 노사는 기업별 단위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사용자들은 불안해할 뿐 고민의 흔적이 별로 안 보인다. 노동계도 산별로 덩치는 키워놨는데 거시경제와의 조율 등에 대한 고민 없이 노동계 이익에만 쏠려 있다. -사회 참여정부 들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는데도 노사간 신뢰 구축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뉴딜 정책을 내걸고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도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신빙성, 진정성을 부여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부가 현실적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그 노력도 부정적으로 보는 분위기 아닌가. 정부의 역할도 필요한 부분이 있을텐데. -배 본부장 최근 포항 건설노조, 사내하청 등 비전형적인 노사분규가 일어나고 있는데 기업 내부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다. 비정규직 문제도 노조가 조직화된 부분만 터져나오고 있고, 비조직화된 부분 갈등은 폭발 직전으로 누적되고 있다. 노동시장 체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지 않으면 큰 사회적 불만이 터져나올 것이다. -이 전무 구조적 측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시장의 문제도 있다. 타워크레인, 화물연대, 레미콘 등은 과거 시장이 좋을 때 너도나도 달려들어 공급이 늘어나니까 경쟁이 치열해져 어려워진 측면이 있다. 임금격차 문제도 시장 입장에서는 비정규직 임금으로도 얼마든 노동력을 공급받을 수 있으면 당연히 저임금으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임금격차가 정규·비정규라는 구조적 측면보다는 일자리 부족이라는 노동시장의 수요공급 측면도 강하다. -배 본부장 시장경제가 완전한 형태는 많지 않다. 수요나 공급 독점자가 횡포 부릴 가능성이 있다. 건설플랜트 문제는 포스코라는 독점적인 수요자와 건설노조라는 인력 공급 독점자 구조여서 자유경쟁 구조가 아니다. 노사가 독점적인 힘을 이용하려고만 한다. 시장경제에만 맡겨놓으면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사회 일자리 창출이나 소득 양극화 문제를 얘기할 때 주로 노동계 탓으로 돌리는데 어떻게 보나. -정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에 대한 여론 반응은 안타깝다. 노사정 모두 변해야 하는데 노동계가 먼저 변하겠다고 나서니까 같이 변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그래 노조가 문제였어.’라고 팔짱만 끼는 분위기다. 노동계 일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먼저 바꾸겠다고 선언했으면 사측이나 정부도 같이 나서줘야 하는데 수수방관하고 있다. 여론은 그동안 노조가 잘못됐었다는 부분만 부각시키고 있다. -배 본부장 한국노총의 변신이 이용득 위원장 개인을 넘어서서 조직 내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민주노총은 너무 분배에 집착하는데 의제를 좀 바꿔야 한다. 일자리 만드는 것 못지않게 일자리 지키는 것도 중요한데 사용자 탓도 있지만 노동계의 인식이 너무 약하다. 노조는 국내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해외투자를 막는 식으로 나오고 있으나 그런 방식으로는 기업들의 해외 이탈을 막을 수 없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회사의 정책을 단협 합의사항으로 정해 ‘족쇄’를 채우기보다는 숙련도, 노동력 고급화, 품질개선 등으로 노조가 일자리를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는 게 필요하다. 정리 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과격시위 최루액 사용 논란

    경찰이 과격 폭력시위가 발생할 경우 최루액을 분사하고 시위대를 현장에서 검거하는 등 엄정 대처하는 방안을 마련해 논란이 예상된다. 경찰청 경비국 관계자는 21일 “집회현장에서 불법·폭력이 발생할 경우 살수차(속칭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분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위대와 경찰병력의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살수차 4대를 추가 도입하는 한편 최루액이 담긴 개인용 분사기를 일선에서 사용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 중이다. 경찰청 김철주 경비국장은 “최근 폭력시위의 건수가 줄었음에도 시위가 과격해지는 추세여서 부상자가 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일선 전·의경 중에는 최루탄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사진채증 등을 통한 사후처벌에 주력했던 지금까지의 시위 대처방안과 달리 불법·폭력 시위에는 검거 전담 부대를 투입해 참가자들을 현장에서 검거키로 했다.경찰은 “과격ㆍ폭력 성향을 억제하기 위해 현장검거를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경찰의 강경진압 방침에 대해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경찰 방침은 시위를 더 과격하게 만들 뿐 아니라 실효성도 없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민주노총 측은 “공권력에 의해 최근 3명의 시위자가 목숨을 잃은 상황에서 경찰이 더욱 강경진압에 나서겠다는 방침에 어이가 없을 뿐”이라면서 “이는 최근 불상사의 책임을 노동계 등에 돌리는 술책일 뿐”이라고 말했다.인권실천시민연대 오창익 사무국장도 “울산에서 시위 중 사망한 하중근 씨의 논란이 한참인 가운데 경찰이 이 같은 발표를 한 것은 이번 사안의 모든 책임을 시위대에 돌리려는 불순한 의도라고 본다.”면서 “물대포에 최루액을 섞어 쓰는 것이 시위대를 자극시켜 폭력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실효성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8)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창립 33년 만인 올해에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른 것을 놓고 재계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우선 일감을 안정적으로 밀어주는 든든한 그룹이 없는 상태에서 이뤄낸 결과라는 점에서 모두가 놀란다. 재계 1,2위를 다투던 대우그룹 시절에도 이루지 못했던 것을 단일 회사가 일궈냈기 때문이다. 또 지옥 문앞까지 떨어졌던 회사가 기사회생한 것도 장한데 불과 몇년 만에 국내 최고 건설사로 태어난 것에 의미를 둔다. 하지만 대우건설이 1등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는 저력이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관계에 있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다시 한번 놀란다. ●위기때 노조 설립… 회사 업계1위로 대우건설 노조는 외환위기 직후인 2000년 초 태어났다. 공룡 그룹이 쓰러지면서 대우건설 또한 공중분해될 위기였다. 이때 기획·인사·감사팀 과장급 직원들이 회사를 살리기 위한 돌파구를 찾아나섰다. 하지만 방법은 역(逆)발상적이었다. 노조를 설립하는 것이었다. 때문에 노동계로부터는 어용노조라는 의심을 받았고, 회사로부터는 배신자 소리를 들어야 했다. 업계는 회사를 말아먹는 행동이라며 손가락질을 했다. 회사는 침몰하는 배를 구하기 위해 구조조정 카드를 내놨다. 식구 700여명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노조는 설립과 동시에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 임금 삭감이나 근로조건 악화 등이 아닌 직장을 그만둬야 하는 문제여서 노조의 반발이 심할 법도 했다. 하지만 노사는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거듭한 끝에 직원들이 동의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그만두는 직원들도 투쟁이나 법적 대응보다는 후배들에게 회사갱생을 신신당부할 정도였다. 회사도 정상화되면 그들을 다시 불러들일 것을 약속했다. 관할 근로감독관을 감동시킬 정도로 모범적인 구조조정을 이끌어냈다. 뼈를 깎는 아픔은 계속됐다.3년간 임금동결, 상여금 400% 삭감, 복리후생비지원 중지에도 직원들을 꿈쩍하지 않았다.1등 건설사 등극은 그만둔 직원의 희생, 남아 있는 직원들의 고통분담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경영실적 공개… 명퇴 300명 재고용 재계는 대우건설의 1등 기업 성장 배경에 궁금해한다. 정창두 노조위원장은 “일류 건설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인적 자원”이라고 분석한다. 신체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작은 세포 하나하나가 건강해야 하듯, 대우건설은 조직원 모두가 우수한 집단이다. 노사 신뢰감 또한 남다르다. 노조는 2003년 워크아웃 졸업 전 회사가 어려울 때뿐만 아니라 회사가 잘 나갈 때에도 임금인상을 회사에 맡겼다. 지난해에는 4000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노조는 회사측에 임금인상을 일임했다. 경영진도 이에 보답했다. 회사 실적을 공개하고,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떠났던 직원 300여명을 수혈하는 등 약속을 지켰다. 박세흠 사장은 “노조도 회사의 한 축이며, 노조를 품고 같은 틀에서 움직이는 조직으로 대했다.”며 믿음을 줬다. ●거리로 나간 노조활동 한번도 없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제도도 완벽하다. 매달 1회 노사가 함께하는 경영실적 설명회를 연다. 중요 사항이 생기면 언제든지 머리를 맞댄다. 매달 두세 차례 비공식적 회의를 갖는다. 최근 열린 회의에서는 박 사장과 정 위원장 모두 대화 테이블에서 사전 노사 요구사항이 담긴 서류없이 회의를 가질 정도로 믿음이 깊다. 번지르르한 노사관계는 사절한다. 명분을 내세운 노조행동은 없다. 정 위원장은 “그동안 거리로 뛰쳐나오는 노조활동은 한번도 없었다.”며 “회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행동은 앞으로도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주는 노사관계 우수상도 구조조정 때 희생한 선배들 생각에 거절했다. 최고 회사에 걸맞은 최고 수준의 노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노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인수되는 것과 관련,“다시는 부실화되지 않고, 세계 1등 건설사로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류찬희기자 chani@seoul.co.kr
  • 민노총이 달라졌다

    변화의 신호탄인가? 민주노총이 달라졌다. 그동안 선명한 투쟁노선으로 총파업을 이끌었던 민주노총 고위 간부들이 18일 산업자원부 고위 관계자들과 만났다. 정책간담회란 자리를 통해서다. 산자부 쪽에서는 정세균 장관을 비롯한 실국장들이 나왔다. 민주노총 쪽에서는 조준호 위원장 등이 대거 참석했다. 양측의 공식적 회동은 민노총이 출범한 지난 1995년 11월 이래 처음이다. 행사장 등에서 산자부 장관과 민노총 위원장이 부딪히는 일은 가끔 있었다. 정책간담회를 성사시킨 양측은 앞으로 논의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 각별히 신경을 쓰는 눈치다. 이날 간담회 보도자료도 서로 협의해 공동으로 냈다. 만남의 필요성은 민노총이 더 절실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민노총 간부는 “산업정책이 노동현장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며 “잘못하면 사후약방문이 되기 때문에 노동계의 입장을 사전에 전달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 위원장은 제조업 공동화(空洞化)로 인한 양극화와 일자리 감소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산자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도 부탁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노정(勞政)이 머리를 맞대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공동목표를 논의한다는 것이 이번 만남의 큰 의미”라며 “앞으로 산업과 노동운동간의 대화소통을 원활히 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최용규 이동구기자 ykchoi@seoul.co.kr
  •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위기를 기회로 만든 노사] (7) 현대중공업

    “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많은 이윤을 내야 고용이 보장되고 임금인상과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화합이 중요합니다.” 현대중공업 김성호(48) 노조위원장은 17일 “노조가 협력해 기업의 경쟁력을 키워 성장하도록 하고 이를 통해 노동자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의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중 노조는 지난 2004년 민주노총 산하 금속연맹과 결별하고 독자노선을 가고 있다. 시대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노동운동을 하겠다고 선언한 뒤 그 기조를 지키고 있다. 산업연맹과 결별로 내지 않게 된 연간 6억여원에 이르던 연맹비와 무파업으로 절약되는 노조비를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에 사용해 주민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노조의 이같은 합리성향에 힘입어 올해로 12년 연속 쟁의없이 노사협상을 타결했다. ●최강성에서 합리노조로 탈바꿈 조합원 2만 5000여명에 이르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노동계가 인정하는 제일 강성 노조였다. 노동운동 초창기부터 현대자동차 노조와 쌍두마차를 이루어 과격분규를 주도했다.1988년부터 이듬해까지 계속됐던 128일 파업, 고공농성의 효시로 불리는 1990년 골리앗크레인 점거농성 등은 대표적 투쟁사례로 꼽힌다. 투쟁 외골수였던 노조가 합리적인 선진노조로 탈바꿈하게 된 데는 노사신뢰가 바탕이 됐다. 노사는 오늘의 상생관계가 있기까지 비싼 대가를 치렀다. 1987년 노조 설립뒤 해마다 장기파업으로 생산손실·대외신인도 하락 등 유·무형의 손해가 컸다. 회사측이 파업기간에 대해 ‘무노동 무임금’원칙을 지키는 바람에 파업을 할수록 노조원들의 월급봉투는 얇아졌다. 투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노조원들이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됐다. ●고용보장에 노조원 감동 김종욱 노사담당 이사는 “회사가 경영 제1목표로 삼고 추진한 고용안정 정책이 노조원들의 성향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창사이래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단 한명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조선·플랜트·해양·엔진기계·전기전자·건설장비 등 6개 사업분야 가운데 조선·건설장비를 뺀 나머지 사업분야는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침체상태였음에도 고용만큼은 보장했다. 김 위원장도 “회사의 확실한 고용보장에 노조원들이 감동해 회사를 이해하는 마음과 애사심이 싹트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노사 불신의 벽을 허물기 위해 영업현황·경영위기상황 등 회사 안팎사정을 있는 대로 숨김없이 노조에 설명하는 등 꾸준히 애를 써 노사신뢰를 쌓았다.”고 밝혔다. 조합원 복지에도 회사는 지속적으로 투자를 했다. 사원아파트 1만 6000여가구를 지어 시중분양가보다 30% 싼 값에 공급했으며 동구 관내에 6개 문화예술회관을 짓고 7개 잔디구장을 조성해 사원가족들이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노사관계 안정으로 세계 일등 노조는 지난해 21세기 선진노조 건설을 선언하고 ‘노조이념’과 ‘노조강령’ 각 6개항을 채택했다. 항목마다 ‘노사 상생·노사 공존공영·상생적 노사문화·노사안정·신노사문화 창출’과 같은 노사화합을 강조하는 문구가 들어 있다. 그러나 ‘투쟁’이라는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노조사무실 모습과 분위기도 과거와는 전혀 딴 모습이다. 일반사무실보다 더 정갈하고 깔끔하게 정돈돼 있다. 노동운동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나 벽보 등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다. 외부 방문객을 대하는 노조 상근자들의 친절한 자세도 인상적이다. 지난해 초 노조위원장이 선박을 발주한 미국 엑손모빌사에 “최고의 기술을 발휘해 멋진 선박을 건조할 기회를 주어 감사하며 최고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내용의 감사편지를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는 세계 최고 기술을 갖춘 현대중공업의 대외신인도를 정점으로 끌어올려 외국 고객사들은 마음놓고 선박건조를 맡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2009년까지 일감을 확보해 놓고, 부가가치가 높은 선박 위주로 수주활동을 하고 있다. ●방심은 금물 김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와 회사가 노사관계에 항상 신경을 쓰고 노력해야 신뢰가 깨지지 않고 지금의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 집행부는 매주 하루씩 현장에 조합원들을 찾아간다. 현장에서 조합원들과 대화를 하며 건의사항 등을 듣고 회사가 나서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회사측과 의논해 해결한다. 김 이사는 “노조가 과거처럼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기 때문에 노조 건의사항은 회사가 되도록 들어주려 한다.”고 말했다. 올해 임·단협에서 정년을 1년 연장해 58세로 합의한 것은 당초 회사가 수용하기 힘든 요구였으나 회사가 노조를 믿고 받아들인 좋은 사례이다. 글 사진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김근태 ‘칼날’ 위에 서다

    [오일만 기자의 여의도 프리즘] 김근태 ‘칼날’ 위에 서다

    민주투사와 뉴딜 정책은 왠지 어색한 조합이다. 학생 운동과 재야세력의 대부로 불리는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친재벌적 정책을 제시하면서 ‘뉴딜 정책’은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김 의장의 ‘변신’이 국민들의 이목을 사로잡는 데는 일단 성공한 것이다. 올 초부터 재계를 향해 ‘뉴딜’을 외쳤던 김 의장은 16일 노동계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의 안내로 노총 대회의실에 들어선 김 의장의 얼굴엔 긴장감이 역력했다. 번쩍이는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 그의 ‘심적 부담감’이 물씬 느껴졌다. 하지만 노동계의 반응은 만만치 않았다. 도시락을 먹으면서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핵심은 “김 의장이 재계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할 경우 노동계와 거래할 것이 없다.”는 메시지였다. 그럼에도 김 의장은 여전히 담담하다. 뉴딜정책은 한순간에 끝나지 않는 대장정(大長征)이기에 최종 완결판은 올 연말쯤으로 잡고 있다. 재계와 노동계에 이어 시민·사회단체, 정부 부처, 심지어 재계 총수와의 회동도 준비하고 있다. 뉴딜정책의 핵심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계·노동계,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얼핏 간단한 딜(deal·거래)로 보이지만 ‘뉴딜’ 속에 숨은 정치공학적 함의는 복잡다단하다. 당장 뉴딜을 들고 나온 김 의장의 정치적 변화부터 살펴보자. 그의 뉴딜정책은 사실 미국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사용했던 ‘트라이앵글레이션(Trianglation)’ 전략이란 분석이다. 경쟁 정당이 중시하는 이슈나 쟁점을 선점해 지지 기반을 확충하는 전술이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여당으로서 한나라당의 ‘고유 브랜드’인 친대기업 정책까지 차용할 수 있다는 의지가 실려 있다. 김 의장이 뉴딜의 완결 시기로 잡은 연말도 의미심장하다. 바로 정계개편을 염두에 둔 행보인 것이다. 뉴딜 자체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여권이 정계개편이란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도록 고안된 ‘섬세한 작품’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반기업적으로 비쳐진 노무현 대통령과의 ‘차별화’ 전략도 숨은 ‘승부수’다. 이 때문에 뉴딜 정책이 ‘노믹스(Nomics:노무현 정권의 경제정책)’의 실패를 딛고 여권의 새 대선 경제정책으로 급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평생 ‘좌파 꼬리표’를 떼지 못했던 김 의장 개인으로서 ‘뉴딜 전도사’라는 새로운 실용노선의 이미지를 덤으로 얻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전 의장을 제치고(오차 범위내지만) 1위로 뛰어 올랐다.‘꽃놀이패’라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뉴딜의 실현성이다. 청와대는 ‘당의 정체성’을 우려했고 일부 정부 부처의 조직적 반발도 거세다. 당내 반대파들은 ‘정치적 쇼맨십’으로 평가절하하는 분위기다. 정치 역학상 ‘김근태의 뉴딜’은 처음부터 실패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 의장측의 노림수는 ‘역 포위전략’인 것 같다. 바로 ‘국민적 지지’라는 무기다. 뉴딜에 대한 여론의 지지가 커질수록 김 의장의 ‘정치적 리더십’이 강해질 것이란 논리다. 국민의 지지로 완강히 반대하는 노 대통령을 역으로 압박하겠다는 전술이다. 물론 뉴딜 정책이 정치적 구호로 끝날 경우 그의 정치적 입지는 현저하게 축소될 것이다. 그의 ‘정치적 꿈’ 역시 함께 무산될 가능성도 크다. 그런 점에서 그의 승부수는 ‘양날의 칼’의 의미가 있는 셈이다. oilman@seoul.co.kr
  • “한미 FTA·뉴딜은 엇갈림 정책”

    “한미 FTA·뉴딜은 엇갈림 정책”

    요즘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뉴딜’을 내걸고 있다. 성장과 분배를 동시에 잡겠다는 목적은 같은데,FTA는 외부의 충격을 강조하고 뉴딜은 내부의 타협을 더 중요시 하는 정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런 엇갈림에 대해 이국영 성균관대 교수의 의견을 들었다. 이 교수는 독일에서 제3세계 발전이론을 전공한 정치학자다.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는 복지국가야말로 자본주의 성장의 원동력이었다는 ‘자본주의의 역설’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종속 vs 쇄국’, 생산적 FTA 논의를 막는다 “한·미FTA 하면 싼 제품이 들어오니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올라간다는 말은 맞습니다. 그러나 이는 뒤집어 말해 비싸게 생산해오던 기존 일자리는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이 플러스 마이너스를 실제 비교해봤는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한·미FTA 논란에서 가장 위험한 논리는 ‘안 하면 바보된다.’,‘하면 종속된다.’는 식의 극단적 주장이다. “유럽연합(EU)으로 상징되는 유럽경제통합과정을 보면 경제통합으로 인한 수혜자가 누구냐, 피해자는 누구냐, 그렇다면 수혜자의 이득을 어떻게 피해자들에게 나눠주느냐가 논쟁의 핵심이었습니다. 이를 두고 정치인들은 정책을 내놨고 국민투표를 통해 승인받았습니다. 이런 생산적 논쟁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극단적인 반대론도 문제지만, 밀어붙이기식으로 FTA를 추진하면서 ‘그러면 쇄국하자는 것이냐.’는 식으로 이들을 몰아세운 정부와 시장주의자들의 책임이 더 큽니다.” 이 교수는 ‘안 하면 바보된다.’는 논리에도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지 않았다.“정부에서는 중국·일본·한국·타이완 빼고는 다 FTA를 했다 하는데, 거꾸로 말하면 이들 나라는 성공적인 수출드라이브 때문에 굳이 FTA를 할 필요가 없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외려 이들 국가에 밀리거나 밀릴 것 같으니까 미국이나 유럽은 NAFTA나 EU 방식의 경제통합이라는, 다른 방법을 찾았다는 설명도 가능합니다.” ●진정한 ‘뉴딜’이나 고심하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요즘 들고나온 ‘뉴딜’에 대해서도 이 교수는 강하게 비판했다. 대공황기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식의 ‘족보있는 정책’인 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재계와 노동계의 타협안에 불과하더라는 것. 그런 수준의 뉴딜이라면 “그걸 하겠다고 나선 기존의 노사정위원회가 왜 실패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진정한 뉴딜 정책을 하고 싶다면,‘작은 정부’·‘균형재정’의 신화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했다. 복지비용을 ‘낭비’가 아닌 ‘투자’로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수라는 것.“대기업 노조 얘기가 나오면 흔히 안정적인 고임금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독식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도 그 월급으로 집 사고, 애들 키우고, 가르치려면 빠듯하다고 합니다. 잘리면 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주택비·양육비·교육비에다 실업대책까지 모두 개인 부담이라 그렇습니다. 국가가 탁아소나 양로원을 확대하고, 장기임대주택을 늘리고 실업대책도 세운다면 이런 사회적 비용 부담이 줄게 되고, 그러면 임금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도 더 커집니다.” 또 모두가 그토록 애타게 부르짖는 ‘일자리 창출’도 사회복지 부문에서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런 개념이 진지하게 논의된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서구 선진국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예산 비중이 최소 15∼17%(미국·일본)에서 최대 25∼30%(유럽)에 이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이 1980년에 이미 19%였는데 한국은 고작 6∼7% 수준이다. 그렇게 목매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가장 못미치는 분야가 바로 복지부문이라는 것. 대안으로서 이 교수는 비례대표제 확대를 제안했다.“어차피 1년반 임기내 사회경제적 개혁을 못하겠다면 그 기반이 될 수 있는 비례대표제를 확대하는 것만 해도 충분하다고 봅니다.” 글 사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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