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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최저임금, 업종·지역 특성 반영해 풀자

    내년에 적용할 최저임금 협상이 첫발을 뗐지만 노사 간에 의견 차가 워낙 커 진통이 예상된다. 그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는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복귀로 노사정이 11개월 만에 머리를 맞댔다. 예상대로 근로자 측은 최저임금을 당장 1만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고 사용자 측은 “급격한 인상은 생산비용 상승을 부른다”며 맞섰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시간당 1만원으로 올리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소득 주도 성장론의 핵심이다. 현재 6740원인 시간당 최저임금이 3년 뒤 1만원에 도달하려면 매년 15.7%씩 올려야 한다. 지난 15년간의 최저임금 평균 인상률인 8.6%의 두 배 가까이 된다. 노동계가 최저임금 1만원제를 즉각 도입하자고 나선 것은 이해 못할 일이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인간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 주는 문제다. 또 구조적인 임금 격차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6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은 19위다. 지난 대선에서도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은 5대 정당 후보의 공통 공약이기도 했다. 그런데 최저임금제를 적용받는 곳은 중소 영세기업이 대부분이다. 최저임금제 대상 근로자의 80%가량이 3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다. 이들로서는 시급 1만원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규모 식당이나 편의점, 프랜차이즈 등 영세 자영업자들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 탓에 사업을 접거나 업종전환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렇다면 노사는 ‘1만원’이라는 목표치만 갖고 공방전을 벌일 일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낭비다. 접점을 찾아야 한다. 우선 업종·사업규모·지역별 특수성을 반영해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산업에 일률적으로 단일 최저임금제를 적용하고 있다. 독일이나 일본, 캐나다 등 선진국은 이미 오래전에 업종·직종별로 최저임금을 달리 책정했다. 모든 업종별로 세분화하는 것이 어렵다면 크게 3~4개로 나눠 차등화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임금 인상률이 높은 석유화학·철강·기계 등 분야의 최저임금 인상률과 중간업종, 그리고 프랜차이즈·요식업 등 하위 업종 간에 차등을 두자는 것이다. 최저임금 부담이 큰 업종에 대해서는 인상률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서울 등 대도시보다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은 물가 수준 등의 차이로 생계비가 적게 들어가기 마련이다.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전국 단일의 최저임금체계를 유지하는 것도 문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중소상인이나 영세업자도 살리고 근로자도 만족시키는 최적의 결론을 이끌어내야 한다. 최저임금은 현실화하되 파장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조속히 찾기 바란다. 최저임금 결정의 법정시한은 오는 29일이다. 시간이 많지 않다.
  • [씨줄날줄] 미스터 쓴소리/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미스터 쓴소리/이동구 논설위원

    지난해 봄 일본의 유명 뉴스 앵커 3명이 한꺼번에 하차한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많았다. 3명 모두 평소 아베 신조 총리에게 쓴소리를 잘하는 앵커들이었기 때문이다. 개중에는 “개헌으로 일본이 전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고 비판한 NHK의 ‘클로즈업 현대’ 진행자 구니야 히로코(58)도 포함됐다. 그러니 앵커들의 갑작스러운 하차 배경에 아베 정권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었다. 일본 언론계에서는 “방송국이 정권 눈치를 본다”는 뒷말이 흘러나왔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현상으로 건전한 비판의 목소리가 쪼그라드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얼마 전 경영자총협회의 김영배 부회장이 새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두고 쓴소리를 했다가 한바탕 곤욕을 치렀다. 정부의 정규직 전환 추진이 오히려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발언이었다. 이에 청와대를 비롯해 여당 등으로부터 일제히 공격받았다. 혼쭐이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김 부회장은 2004년부터 경총의 상임부회장을 맡은 후 평소 정치권, 노동계를 향해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낸 ‘미스터 쓴소리’로 불려왔던 터라 향후 그의 입지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내 언론들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쓴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한 달여가 지나면서 장관 등 국무위원들의 인선 과정이 촉매제가 됐다. 대다수 언론들은 장관 후보자들의 음주운전 경력과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 등에 의혹을 제기하며 청와대의 부실한 인물 검증을 질타하고 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청와대 민정·인사 라인은 요즘 마음이 편치 않을 것이다. 장관 후보자로 내놓는 인물의 상당수가 의혹 투성이로 드러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개중에는 과거에 자신들이 혹독하게 비판했던 흠결들을 가진 인물도 있으니 좌불안석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쓴소리의 사전적인 의미는 ‘듣기에는 거슬리나 도움이 되는 말’을 의미한다. 한자어로는 듣기나 말하기 모두 어렵다는 의미를 포함하는 고언(苦言)이다. 이런 때일수록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들은 쓴소리에 더욱더 귀를 열어야 한다. 오히려 쓴소리를 고마워해야 한다. ‘제 눈에 들보를 보지 못한다’는 말을 되새겨야 한다. 누구나 자신의 잘못을 알아차리기가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쓴소리를 통해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국정을 챙긴다면 실수는 확연히 줄어들 것이다. “예스맨이 되지 않을 것이다”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말이 귓전을 맴돈다.
  • 노동계 복귀로 사실상 첫 가동… “1만원 내년부터” “인상 최소화”

    노총 “3년뒤는 하지 않겠다는 것” 재계 “경영난·신규고용 감소”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15일 처음으로 노동계와 사용자 측, 공익위원이 모두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노동계는 내년부터 바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재계는 최소 수준의 인상만 가능하다고 맞받으며 본격적인 공방전이 시작됐다. 문현군 한국노총 부위원장, 김종인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등 노동계 위원들은 지난 4월과 이달 1일 열린 1·2차 전원회의에 불참했지만 이날 3차 회의에는 입장을 바꿔 참석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그동안 논의 과정에서 근로자 위원들이 퇴장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며 “최저임금에 대한 사회적 이슈를 감안해 최저임금위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는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즉각적인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당위성을 강조했다. 한국노총은 자체 집계한 1인 가구 남성 노동자 월 표준 생계비 219만원에 근거해 시간당 최저임금을 즉시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6470원인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고 주 40시간 근로를 하면 월 임금은 209만원 수준이 된다. 문 부위원장은 “현장 근로자들은 ‘최저임금 1만원이 많은 액수냐’고 되묻는다”며 “우리가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재계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김제락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걱정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내년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은 이달 29일이다. 고용노동부는 8월 5일까지 내년 최저임금을 고시해야 한다. 다만 이의 제기 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시 전 20일로 정하고 있어서 7월 16일까지 최종 합의가 이뤄지면 효력이 발생한다. 최저임금 1만원을 둘러싼 노사의 대립이 격화하면서 법정 시한을 지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해에도 기한을 넘긴 7월 17일에야 올해 최저임금을 6470원으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오는 19~23일 현장방문과 실무자 회의인 전문위원회를 가진 뒤 27~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4~6차 전원회의를 열어 본격적인 심의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날 위원회는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테크노인력개발대학원장을 10대 위원장으로, 김성호 상임위원을 부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임기는 내년 4월까지다. 어 위원장은 4~6대 최저임금위 공익위원, 한국노동경제학회장, 한국고용정보원장을 역임한 노동관계 전문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첫 경제사절단 규모는 커지고 총수는 빠졌다

    오는 28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길에 동행할 경제사절단의 윤곽이 드러났다. 4대 그룹 총수 중에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박근혜 정부 시절 첫 방미 경제사절단보다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업 총수들이 대거 빠지면서 ‘경제외교’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4대 그룹 관계자는 14일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어 어느 때보다 한·미 기업 간 관계가 중요한데 총수가 빠지면 상대 측도 ‘급’에 맞춰 대응할 수밖에 없어 논의의 범위가 제한적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때의 52명 넘어설 듯 재계는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이 역대 정부 통틀어 첫 사절단으로 가장 규모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청와대의 최종 승인을 거치지 않아 유동적이지만 사절단을 꾸리는 대한상공회의소 쪽에 참가 신청을 한 기업인만 100명에 육박한다.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 때 따라나섰던 기업인(52명·노동계 1명 포함)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급 낮아지면 경제외교 부실” 우려도 다만 신청인 면면을 들여다보면 이전 정부의 ‘초호화 군단’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 박근혜 정부 때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 회장 등 ‘빅4 그룹’ 중 총수 3명이 모두 동행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들 모두 불참한다. 당시 빠졌던 최태원 회장만 이번에 포함됐다. 국내 1, 2위 기업인 삼성, 현대차는 총수 대신 전문경영인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미국 측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더라도 파격적인 카드를 내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불필요하게 많은 기업인을 따라나서게 하는 건 오히려 정경유착의 싹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한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는 이날 한·미 경제 관계 개선을 위해 한국 정부가 정상회담 때 100억 달러(약 11조 265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 구매 펀드’를 발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최저임금 1만원” 노동계·재계 공방 본격화

    오는 15일부터 최저임금위원회가 가동되면서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노동계와 재계의 공방전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앞서 두 차례 전원회의에 불참했지만 이날 회의에는 한국노총이 참석하기로 하면서 위원장 인선 등 현안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고용노동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최저임금위원회 3차 전원회의에서 노동계는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최저임금은 6470원이다. 한국노총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도 자체 집계한 올해 남성 1인 가구 표준생계비 219만 7478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는 최저임금 동결 또는 최소한의 인상만 동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기본급과 일부 고정수당만 최저임금 범위에 포함하고 있으며, 근로자들이 고정적으로 받는 정기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은 제외하는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재계의 반대에도 올해는 최저임금 인상폭이 높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위원장 선출 여부도 관심사다. 지난 4월 공익위원으로 선출된 어수봉 한국기술교육대 산업경영학부 교수가 유력한 가운데 노동계와 재계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새로운 경제질서 절실”… 노동계와 소통 나설 듯

    “새로운 경제질서 절실”… 노동계와 소통 나설 듯

    노동문제 연구 몸담아 온 학자… 文대통령 싱크탱크 부소장 맡아 조대엽(57)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노동문제 연구에 몸담아 온 학자로, 소득 중심 성장을 기치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특히 학계 인사 800여명이 주축이 돼 지난해 10월 출범한 문재인 대통령의 싱크탱크 기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부소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정책 구상을 이끌었다. 그는 당시 한 언론 인터뷰에서 “두 번의 보수 정권을 거치며 국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졌다고 절대 얘기할 수 없다”면서 “이번에 정권을 바꾸고 새로운 경제 질서를 가져오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없다는 데 대한 절실함과 간절함이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장관에 임명되면 곧바로 이전 정권에서 한동안 단절됐던 노동계와의 소통 창구 회복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의 공약에 발맞춰 비정규직 제한, 최저임금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재계와는 일부 마찰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후보자는 대선 직전 더불어민주당 내 모든 대선 후보의 싱크탱크가 참여한 민주정책통합포럼이 위원회로 변신했을 때 상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안동고와 고려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운영위원을 거쳐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및 노동대학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비교사회학회 회장과 한국사회학회 부회장도 역임했다. 조 후보자는 ‘갈등사회의 도전과 미시민주주의’, ‘작은 민주주의 친환경 무상급식’, ‘생활민주주의의 시대’ 등의 저서를 통해 민주주의와 공공성 등에 대해 주로 연구했다. 특히 고려대 노동대학원 원장과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소장으로 있으면서 ‘노동학’의 학문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꾸준히 기울였다. ▲경북 안동 ▲안동고 ▲고려대 사회학과 ▲고려대 한국사회연구소 운영위원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한국비교사회학회 회장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문재인 대통령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부소장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政·財·勞 소통 더 활발해져야

    그동안 얼어붙었던 정부와 재계, 노동단체 사이에 온기가 돌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키로 결정한 것은 고무적이다. 재계와 새 정부 간의 불협화음은 가시지 않았지만 대화의 문이 열렸다. 새 정부의 제1 국정과제인 일자리 확충과 비정규직 해소,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의 성과를 올리려면 노동계와 재계 모두의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게 필수다. 정부는 차제에 사회적 대화기구인 노사정위원회의 정상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바란다. 민주노총이 정부가 주도하는 기구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18년 만의 일이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노총에 이어 민주노총이 일자리위원회에 참여함으로써 정부의 노동정책 추진에 큰 힘이 실렸다. 민주노총은 조만간 최저임금위원회 참여도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져 노정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한층 높이고 있다. 그제 새 정부 출범 한 달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국정기획자문위원회와 일자리위원회가 대한상공회의소와 중소기업중앙회를 잇따라 방문해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비록 견해 차이를 확인하기는 했지만 애로 사항을 청취하며 소통한 것은 다행한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의 비정규직 정책을 비판한 경총을 “반성하라”며 질타한 이후 이뤄진 첫 만남이라 이목이 쏠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자리에서 재계 인사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준비할 시간이 필요하다”며 속도 조절을 호소했다. 위원회 관계자들은 재계의 반응에 실망감을 표시했지만 소통의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재벌개혁이나 일자리 늘리기, 최저임금 인상 등은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일방통행식 밀어붙이기는 금물이다. 전 정부에서도 노동개혁을 밀어붙이려다 노동계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었다. 행여 재계가 협조하지 않는다고 세무조사나 사법적 수단 등을 동원해 기업을 길들이거나 옥죄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잘못이다. 그러다간 반발만 키울 뿐이다. 인수위 역할을 하고 있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도 완장 찬 듯한 태도로 압박하고 강요해서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다. 필요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재계 인사들을 만나 정부의 취지를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정책은 현장의 상황을 반영해야 제대로 굴러간다. 정책의 방향 전환과 수정을 무조건 회피할 이유도 없다. 현실에 맞는 정책이어야 뒤탈이 없다.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산다. 기업이 편하게 경영활동을 하고 과감한 투자를 유도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앞으로 정부와 기업, 노조가 소통하는 자리를 가능하면 자주 갖기 바란다. 기업도 한발 양보함으로써 견해차를 조금씩 좁혀 나가 노사정이 다함께 개혁과 발전을 이끄는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
  • 한국산업인력공단, 노동계 참여강화 위한 ISC 간담회 개최

    한국산업인력공단, 노동계 참여강화 위한 ISC 간담회 개최

    한국산업인력공단은 9일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노동단체 참여 강화와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방안 논의를 위한 ‘산업별 인적자원개발위원회(ISC) 사무총장 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공단은 경제성장과 고용안정을 위해 필요한 건전한 노사관계 확립과 대·중소기업의 상생협력 촉진에 대한 산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전기·에너지·자원 ISC가 수행한 ‘노사파트너십 기반 교육훈련 조사·연구’ 사례발표에서는 ISC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단체의 역할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병기 전기·에너지·자원 ISC 사무총장은 “전기·에너지·자원 ISC는 노동단체를 사업계획 수립부터 사업평가까지 직접 참여시켜 직업능력개발훈련 등의 분야에서 노사파트너십 우수사례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과 격차해소’ 주제발표에서는 ISC별 해당산업 특성에 맞는 상생협력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박영범 공단 이사장은 “정부의 핵심과제인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산업현장을 대표하는 ISC에 노동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대·중소기업 상생경영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력수급 미스매칭 완화를 위해 2015년 출범한 산업별 ISC는 산업별로 협회, 기업, 사업주 단체, 근로자단체 등으로 구성돼 인적자원 개발·활용의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17개 ISC가 활동 중이며 산업별 인력현황 조사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 일학습병행제 운영 등에 참여해 산업현장 중심의 인적자원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대통령 코앞에서 억울함을 외치다

    대통령 코앞에서 억울함을 외치다

    문재인 정부의 ‘인권경찰’ 기조에 맞춰 경찰이 집회·시위에 유연한 대응을 보인 뒤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있다. 바로 청와대 주변 집회·시위의 증가다. 청와대 담장에서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분수대 광장에서는 1인 시위가 증가했고, 약 300m 떨어진 청운효자동 주민센터에는 농성 텐트도 등장했다. 청와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은 지난 정권과 달리 어려운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반면 경찰 내부에서는 경비 어려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8일 오전 찾은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는 시민 15명이 각자 자리를 잡고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공무원노조의 설립신고 이행을 촉구하는 노동계 인사부터 딸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 달라는 가족, 사기꾼에게 집을 빼앗겼다는 할머니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피켓을 들었다. 민주노총 조합원 김모(51)씨는 “릴레이 1인 시위를 한 지 3년 만에 청와대 분수대 앞까지 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노동자들의 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원외 정당인 노동당은 확성기와 현수막, 피켓을 동원한 ‘최저임금 1만원 입법 쟁취를 위한 청와대 총력 투쟁’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노동당 관계자는 “분수대 광장에서 확성기를 쓴 기자회견은 처음”이라며 “앞으로도 국민이 마음 놓고 발언할 수 있게 공간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지난 7일 오후 5시쯤 청운효자동 주민센터 앞에 1인용 텐트 4개를 설치했다. 청와대에서 200m쯤 떨어진 곳이다. 과거 청와대 주변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강경하게 대응했던 경찰은 “텐트 철거는 구청이 담당할 사안”이라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런 경찰의 태도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큰 변화다. 작년 말 촛불집회 당시 경찰은 청와대 100m 밖에서의 집회·시위·행진 등이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고 불허했다. 촛불집회를 뒷받침했던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고서야 경찰의 제한선이었던 경복궁 정문 앞(율곡로)에서 북측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할 수 있었다. 종로경찰서 관계자는 “청와대 주변 1인 시위는 지난 정권에 비해 7배 이상 늘어난 것 같다. 특히 청와대 코앞인 분수대 앞 1인 시위는 2~3명 정도였는데 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하루 평균 15~20명이 찾는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이 준법 경호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청와대 100m 밖에서 시위를 하는데도 교통 흐름을 이유로 관할 경찰서장이 집회·시위를 제한할 수 있도록 한 집시법 12조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정권이 바뀌어 경찰이 과거보다 유연하게 집회를 관리한다고 했지만 법률 개정이 없으면 집회의 자유가 언제든지 허물어질 수 있다”며 “지난 정권에서 경찰은 집시법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1인 시위까지 경호법을 근거로 금지했다”고 말했다. 반면 한 경찰은 “100m는 달리기가 느린 성인도 20초면 주파할 수 있는 거리라서 유사시 신속한 경호·경비 대응에 충분하지 않다”며 “지금은 괜찮아도 혹 정권 지지율이 떨어져 집회·시위가 늘어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흡혈귀와 늑대인간

    [홍희경 기자의 출근하는 영장류] 흡혈귀와 늑대인간

    흡혈귀와 늑대인간은 꽤 비슷한 습성을 지녔다. 밤에 활동하고, 사람을 해치거나 물어서 같은 종족으로 만든다. 그러나 또한 차이가 있다. 늑대인간이 부랑자 같다면, 흡혈귀는 성 위에서 군림하는 인상이다. 따로 떠올렸을 때 ‘그저 괴물’인 둘을, 권력을 쥐면 흡혈귀, 권력에서 배척되면 늑대인간으로 구분하는 통찰은 상징과 비교 덕분에 가능해진다. 미국의 인류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데이비드 그레이버가 저서 ‘관료제 유토피아’에서 흡혈귀와 늑대인간의 예를 든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복잡한 세상을 그 모습 그대로 다루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우니 상징을 통해 통찰을 얻으라고 그레이버는 조언했다. 현실을 상징을 통해 이해하는 일 못지않게 거대한 상징을 품은 개념을 해체하는 일도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 실상 많은 제도와 개념이 이미 정립된 요즘엔 과거에 정해진 개념을 현 상황에 맞춰 재구성하는 일이 매우 자주 필요하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잘못 재단한 뒤 잘못 이름 붙이는 단계를 지나 잘못 처방하기까지 한다면, 현안을 풀 길이 요원해지기 때문이다. 단어에 현혹되면 안 된다며 그레이버는 ‘규제 철폐’란 말을 예로 들었다. 1970년대 항공 부문에서 ‘규제 철폐’는 중소기업의 시장진입 장벽을 낮추는 쪽으로 작용했지만, 요즘 금융업 부문에서 ‘규제 철폐’란 보호 장치를 없애 중소 규모의 회사를 퇴출시킬 때 활용된다. 사람들은 ‘규제 철폐’란 말에서 완전에 가까운 시장 작동을 떠올리지만, 처한 시대와 적용되는 산업, 그리고 경기 상황에 따라 ‘규제 철폐’란 말 안엔 매번 판이한 내용들이 담긴다. 실상 ‘규제 철폐’라고 쓰고 ‘권력 마음대로 규제 구조 바꾸기’가 자행돼 왔다. 현안을 몇 가지 개념으로 특정 지은 뒤 반대말을 활용한 구호를 불쑥 들이미는 일은 통쾌하지만 공허하다. 검찰 대 비검찰, 군 대 민간, 대기업 대 중소기업, 재계 대 노동계. 입에 착 붙는 대구(對句)이지만, 이들을 대립시키는 방식으로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잘 잡히지 않는다. 새 정부가 검찰, 군, 대기업, 재계를 개혁하려면 비검찰, 민간, 중소기업, 노동계를 우대하는 반사적 리액션 그 이상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개혁 대상의 현재 속성을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작은 정부’를 반대하기 위해 ‘큰 정부’란 구호를 내세운 뒤 그 내용을 공공 일자리를 늘리는 말 그대로의 ‘덩치 큰 정부’라는 개념으로 채우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실상 ‘작은 정부’의 문제를 해결할 복안은 복지 사각과 불공정 거래를 방치하지 않는 ‘역할이 큰 정부’에 있는데 말이다. 리액션이 전략의 전부일 때의 공허함을 설명하기 위해 그레이버는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도 끌어들였다. 만화 원작 출신인 이 슈퍼 히어로들은 악에 반응할 뿐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지 않는다. 정작 악당들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온갖 창조적 계획을 감행하는데, 슈퍼맨은 악당이 파괴할 때에만 존재의 의미를 드러낸다. 악당에 기생하듯 말이다. 현실을 정말 고쳐 내고 싶다면, 리액션 그 이상이 필요하다.
  • 국정委 “ 최저임금 1만원 로드맵 마련”

    국정委 “ 최저임금 1만원 로드맵 마련”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5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국정과제로 삼고 이행 계획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정 운영 5개년 계획 마련에 본격 착수했다. 국정비전으로는 ‘정의’와 ‘통합’을 큰 축으로 삼을 예정이다.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 기자실 정례 브리핑에서 “최저 임금 공약을 국정과제로 삼고 구체적 이행계획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오는 29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되어야 하는데 지난해 인상률에 반발한 노동계 위원들의 전원 사퇴로 최저임금위원회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국정기획위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복원돼 가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위 위원 중 노동계 측 위원인 근로자위원 9명은 지난해 7월 자신들이 모두 불참한 상태에서 2017년 최저임금이 6470원으로 정해진 데 대해 항의하며 전원 사퇴했다. 국정기획위 사회분과 위원들도 최근 노동계 인사들을 만나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사업장 사업주에 대해서도 “보완책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5대 국정목표와 20대 전략, 100대 과제 선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선거대책위원 차원에서 만든 ‘정의로운 나라, 국민통합의 시대’를 국정 비전으로 삼는 안을 유력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표 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부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철학에 대한 (부처의) 이해도는 많이 개선됐다”면서도 “하지만 (국정기획위가) 더 분명한 의지를 갖고서 긴장하지 않으면 관료제의 속성상 국익보다는 부처의 이익을 우선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답은 현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가계부채 해결책 등에 대한 논의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변인은 “중장기대책은 국정과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사설] 靑, 일자리 등 현안 놓고 재계와 대화로 소통하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시작으로 당정은 최근 추경 편성을 통한 재원 마련에 착수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그제 ‘일자리 100일 계획’을 통해 경제·사회 시스템을 고용 친화적으로 전환해 ‘성장-일자리-분배’의 선순환 구조를 복원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 제1의 국정 과제는 일자리 창출 정책이다.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선언은 일자리 창출을 향한 새 정부의 일사불란한 정책 집행 의지를 보여 주었다.  그러나 문제는 고용 현장의 현실을 얼마나 반영했는가다. 새 정부의 잇단 고용확대책과 일자리 질 높이기 정책은 신규 채용의 감소라는 풍선효과를 낳게 되고, 이는 청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업종별, 산업별 특성을 고려해 비정규직에 대한 정확한 기준과 개념을 정립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자칫 획일적인 잣대 적용이나 강압적인 수단을 동원하게 되면 역차별의 소지가 있다. 사회적 합의를 통해 합리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순서다.  때로는 정부 주도의 과감한 정책이 더 큰 추진력을 갖게 되고 그 결과 더 큰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그러나 현실에 눈감은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은 반발과 저항에 부딪혀 목적 달성을 어렵게 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정부와 재계의 소통이라고 본다. 문 대통령과 청와대는 재계 대표들과 만나서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일을 추진하는 게 순리라고 본다. 소통은 반드시 국민과만 하는 것이 아니다.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다 들어야 하고 재계도 그 속에 포함된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재계 총수는 물론이고 중소기업 대표들과도 속히 회동을 해 애로사항을 들어 보는 게 좋다. 다만 회동이 정부 정책을 강요하는 자리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정부의 정책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한편 재계의 건의도 들어주는 자리가 돼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잡은 일자리 창출은 민간 부문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정치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정책에서도 협치가 필요하다. 재계의 주장 가운데 귀담아들을 부분이 없는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해서 정부의 정책과 크게 벗어나지 않는 방향이라면 과감하게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비정규직 문제를 비롯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정부와 재계, 노동계 등 노·사·정 3자가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의 통합과 발전을 저해하는 경제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경제민주화가 절실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벌의 반칙과 특권에 면죄부를 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일부 총수 일가의 전횡을 막으며 순기능을 살리는 결단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의 최대 주체인 대기업을 포함한 기업을 국정 파트너로 존중해야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 일은 善이다? 관념을 버려라

    일은 善이다? 관념을 버려라

    일하지 않을 권리/데이비드 프레인 지음/장상미 옮김/동녘/352쪽/1만 6000원‘지금은 아침 여덟 시입니다.(일터에서) 나올 때는 이미 어두워진 뒤일 겁니다. 태양은 오늘 당신을 위해 빛나지 않을 겁니다.’ 태양이 오늘 나를 비켜 간 기분. 종일 일터에서 에너지와 영혼을 탈탈 털리고 나면 누구나 이런 기분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1971년 이탈리아 영화 ‘천국으로 가는 노동계급’에 나오는 대사다. 삶의 다양성을 바닥내는 자본주의에 반기를 들고 일 바깥에서 더욱 풍족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 자율주의 운동을 담은 영화는 일, 일, 일 끝에 소진된 지금 우리를 정확히 겨냥한 듯하다. 현대사회에서 일은 하나의 ‘종교’처럼 떠받들어진다. 처음 사람을 만나면 으레 따라붙는 “무슨 일 하세요?”란 질문은 일 바깥의 범주에 머무는 사람은 아예 취급조차 하지 않으려는 의도다. “우리는 일하는 사람, 그리고 일하기 원하는 사람을 위한 나라를 만들고 있다. 이 정부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부”라는 영국 캐머런 총리의 2013년 연설은, 일하지 않는 사람은 주홍글씨로 낙인찍어 온 사회를 여실히 보여 준다. 일하는 사람과 일하지 않는 사람에 대한 구분 짓기는 마치 온전한 사람 대 미친 사람, 정상인 대 비정상인, 비위험인물 대 위험인물이란 이분법적 구도에 압도돼 왔다. 그렇다면 그렇게 가치 있는 일에 몰두하고 난 우리에게 남는 건 뭘까. 황폐해진 영혼, 너덜너덜해진 육신만 기신기신 남아 있을 뿐이다. 노동시장은 개인의 창조성과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데 실패한 일자리들로 무너진 지 오래다. 대량 실업, 일자리 부족, 저임금 노동 등으로 고용은 더이상 만족할 만한 소득이나 권리, 소속감을 얻는 원천이 되지도 못한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이런 현실을 낱낱이 해부하며 열심히 일하는 것이 올바른 생활 방식이자 국가 번영을 위한 소명으로 여기는 고정관념이 어떻게 우리 삶을 망가뜨리고 개인에게 모멸감을 안기고 있는지 들려준다. 그리고 일 자체를 그만두거나 일하는 시간을 줄인 이들을 인터뷰하면서 이들의 시도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지 탐구한다. 사회는 일하지 않는 이들을 게으름뱅이, 식충이, 악인 취급을 하지만 저자가 만난 일에 저항한 사람들은 ‘놀려고’ 일을 그만둔 사람들이 아니었다. 망가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스트레스를 덜 받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창조적으로 쓰기 위해 일을 거부하거나 줄인 사람들은 자신의 결정을 “긴 잠에서 깨어난 결과”라고 말한다. 일을 그만두게 된 경로에는 일 자체가 주는 부정적 경험, 개인의 역량을 죽이는 관료주의의 득세, 의미 없는 관계 등이 수반됐다.이들은 ‘언제나 일을 하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사회의 주입식 요구에서 벗어나 이런 삶이 옳은지 깊이 성찰한다. 그리고 다른 가능성을 향해 열려 있는 삶을 재발견하면서 높은 열의와 자부심도 보인다. 시간표, 의무, 일과, 규정 등 타인이 정해 놓은 세계를 거부함으로써 진정한 자유와 카타르시스를 얻는다. 저자는 “이들은 일을 거부하는 사람은 기피자나 게으름뱅이라는 낡고 오래된 고정관념을 넘어서게 해 준다”며 “창조성을 발휘하고 타인을 돕고 성공을 물질적 부나 사회적 지위 개념이 아니라 개인 역량을 개발할 기회로 보는 등 진정한 유익함에 이끌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일에 저항하는 삶에 낙관만 흐르는 건 아니다. 저자 역시 일을 덜어낸 삶에 풍요롭고 자유로운 삶만이 존재하는 건 아니라고 감상에 빠지는 것을 경계한다. ‘일 윤리’가 굳건한 사회에서 일을 거부한 사람들은 새로운 감각과 기쁨을 누리기도 했지만 경제적 어려움, 고립과 모욕, 소외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경제적 성장이라는 원칙과 여가시간을 소비로 밀어 넣으려는 자본주의의 노력은 노동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계속 방해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의 노력은 삶을 생산하고 소비하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우리를 해방시키는 데 한계가 뚜렷했다. 일에 대한 저항은 환경, 건강, 성 평등, 가족, 개인의 자율성, 재미를 위한 저항이기도 하다. 이는 일에 대한 재평가, 일과 여가, 부의 재분배를 위한 열린 토론으로 사회적, 정치적, 제도적 변화를 이끌어야 하는 이유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 취소

    청와대가 1일 안현호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일자리수석비서관으로 내정했던 것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안 전 차관은 지난달 말 일자리수석비서관직에 내정돼 근무했지만 인사 검증 결과 취소돼 현재는 청와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비서진) 누구든 지금은 최종적으로 임용된 게 아니다. (안 전 차관이) 일을 도와줬을 수는 있겠지만 최종적으로 임용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통 산업관료 출신인 안 전 차관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삼정KPMG 고문 등을 역임했다. 노동계에서는 안 전 차관이 과거 기업 입장에 편향됐었다는 이유로 임명을 반대하기도 했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이용섭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 전 차관이) 청와대 인사 검증에서 걸렸다고 한다”면서 노동계의 반대로 내정 취소가 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일자리수석비서관 인사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듯하다”면서 “이미 30여명의 위원이 (일자리위원회에서) 일하고 있어서 일자리 계획에 큰 무리가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석인 일자리수석비서관 아래 일자리기획비서관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내정했다. 이 신임 비서관은 일자리위원회 기획단장을 겸임한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청와대,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 철회 “인사 검증 문제”

    청와대,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 철회 “인사 검증 문제”

    청와대가 1일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에 대한 내정 인사를 취소했다. 이는 인사 검증 등에 결과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안 내정자는 지난달말 문재인 정부 초대 일자리 수석에 내정돼 청와대에서 근무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출근하지 않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 지식경제부 차관을 지낸 안 내정자는 정통 산업관료 출신으로, 노동계에서는 안 내정자가 과거 기업 입장에 편향돼 있었다는 이유 등으로 임명에 반대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한편 청와대는 일자리기획비서관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국장은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기획단장을 겸임한다. 이 국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32회로 임용됐다.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미래사회정책국장, 미래경제전략국장 등 기재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 철회...노동계 반대? 인사검증?

    안현호 일자리수석 내정 철회...노동계 반대? 인사검증?

    청와대가 안현호 청와대 일자리수석비서관의 내정을 철회했다.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1일 서울 종로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안 내정자에 대한 내정이 취소됐다고 전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안 내정자가) 청와대 인사검증에서 걸렸다고 한다”며 “원점에서 (인선을) 다시 시작하는 듯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노동계가 안 내정자에 대한 인선을 반대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질문엔 “그건 전혀 아니다”고 답했다. 이용섭 부위원장은 일자리수석 내정 취소로 업무에 차질이 없냐는 취지의 물음엔 “이미 30여명의 위원들이 일하고 있어 큰 무리는 없다”고 말했다. 일자리수석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 1순위인 일자리정책을 담당하는 자리다. 안현호 내정자는 서울 출신으로 중앙고등학교와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81년 행정고시 25회로 공직생활을 시작해 지식경제부 기획조정실장과 제1차관을 지냈다. 이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단국대 석좌교수, 삼정KPMG 고문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내년 당장 1만원으로” 노동계, 또 불참 선언

    최저임금위원회가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전원회의를 연다. 지난 4월 6일 1차 전원회의 뒤 2개월여 만에 2차 전원회의를 여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7월부터 최저임금 결정 구조에 항의해 회의에 불참하고 있는 노동계가 또다시 불참을 선언해 ‘반쪽 회의’가 될 전망이다. 31일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위원회는 1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정부세종청사에서 2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안 상정과 위원장 및 부위원장 선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통해 공약대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계는 최저임금 결정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며 이번 2차 회의에도 불참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지난해 7월 노동자 위원이 불참한 상태로 최저임금 6470원을 결정한 데 반발해 올해 1차 전원회의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새 정부는 일자리위원회에 노동계 참여를 보장하는 등 대화 무드를 유도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여전히 “최저임금이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한국노총 등 노동자 위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공익위원 선정 중립성 강화, 가구생계비 등을 반영해 조속한 시일 내에 최저임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7일 한 차례 더 노동자 위원 전체회의를 갖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위원장 선출 등 주요 안건은 3차 전원회의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즉각적인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경총 등 재계는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국방장관 송영무·백군기·황기철 거론… 복지장관 ‘정책통’ 김용익 사실상 내정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단행한 장관 인선은 김현미 국토부장관 후보자를 제외하면 하마평에 유력하게 언급됐던 인사들로 이뤄졌다. 향후 조각(組閣)에도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교육, 내정설 김성곤 외 유은혜 등 검토 이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추가 반입에 대한 보고 누락 논란이 벌어지면서 후속 인선이 더욱 시급해진 국방부 장관에 우선 관심이 쏠린다.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4성 장군 출신 백군기 전 민주당 의원,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 등도 언급된다. 문 대통령이 평소 ‘문민 국방부 장관’의 필요성을 꾸준히 주장해 왔지만, 이번에는 군 출신 장관-민간 출신 차관의 구도가 유력하다. 대선 당시 민주당 선대위 안보상황단에서 활약한 서주석 국방연구원 책임연구원 등이 기용돼 국방 개혁의 고삐를 당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법무, 안경환·박범계 등 물망 교육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상곤 전 경기교육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화된 검증 과정에서 일부 문제점이 확인돼 복수의 후보자들이 함께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5년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활동을 하고 있는 유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동명대 총장을 지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거론된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엔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 출신인 정책통 김용익 전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에 강한 의지를 걸고 있어 주목되는 법무부 장관에는 안경환 전 국가인권위원장과 함께 박범계 의원 등이 언급된다. 통일부 장관에는 우상호 전 원내대표와 함께 송영길·홍익표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고용, 김영주·홍영표·이용득 언급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과 오영호 전 코트라(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조석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등이 언급된다. 고용노동부 장관엔 노동계 출신인 김영주·홍영표·이용득 의원이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여성가족부 장관에는 ‘부천 성고문 사건’의 피해자인 권인숙 명지대 교육학습개발원 교수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참모진 인선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미디어비서관엔 정혜승 카카오 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기자 출신인 그는 최근 휴가를 내고 외부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경제보좌관으로는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과학기술보좌관에는 유웅환 전 인텔 수석매니저가 거명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가급적이면 좀 빠르게 진행이 됐으면 하는데 거듭 말하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검증이 끝나는 대로 추가 인선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勞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66%” vs 經 “53%가 자발적”…사회적 합의 없이 소모적 논쟁

    勞 “비정규직 임금 정규직의 66%” vs 經 “53%가 자발적”…사회적 합의 없이 소모적 논쟁

    비정규직 보호법이 도입된 지 10년이 지난 올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비정규직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됐다. ‘비정규직은 나쁜 일자리인가’라는 근본적 물음에 경영계와 노동계가 상반된 견해를 보이면서다. 비정규직 해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없이는 소모적 논쟁만 있을 뿐, 정작 비정규직 근로자는 아무런 보호를 받지 못한 채 ‘희망고문’만 당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본질은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인 만큼 근로자의 관점에서 현재 논란이 되는 5대 쟁점을 살펴봤다.#1. 비정규직은 철폐 대상인가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 근로자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는다면 굳이 정규직으로 전환할 이유가 없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정규직으로 입사했어도 계약직 신분으로 바꾸는 경우가 있다. 정규직이 누리는 각종 복지를 ‘금전’으로 받겠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자발적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비정규직의 절반을 넘는다(53.1%)”면서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가 항상 정규직에 비해 열악하다는 생각은 편견”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통계는 고용노동부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2016년 8월)다. 이 조사에서는 대기업 비정규직의 월평균 임금이 258만 8000원으로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 정규직(256만 1000원)보다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또 다른 통계는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 준다. 지난 26일 발표된 고용부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정규직의 시간당 임금총액이 1만 2076원으로 정규직(1만 8212원)의 66.3%에 그친다. 특히 중소기업 비정규직의 (대기업 정규직 대비) 상대 임금 수준은 37.4%다. #2. 어디까지가 비정규직인가 2002년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에는 우리나라 비정규직 근로자를 한시적, 기간제 근로자, 단시간 근로자, 파견·용역·호출 등의 형태로 종사하는 근로자로 정의한다. 노동연구원도 이 기준에 따라 해마다 비정규직 규모를 집계한다. 지난해 비정규직은 644만 4000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한다. 반면 노동계는 정규직 근로자 중 상용직이 아닌 근로자까지 비정규직으로 포함시킨다. 이러한 기준에 따른 비정규직은 873만명으로 전체의 44.5%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분법에 가로막혀 사각지대에 놓인 근로자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골프장 경기보조원(캐디), 보험설계사 등 특수 고용 종사자에 대해서도 노동계는 비정규직, 경영계는 개인 사업자로 분류한다. #3. 대기업이 비정규직의 주범인가 대기업이 현행법상 노동권 보장이 안 되는 ‘간접 고용’(파견·용역)과 특수 고용 형태의 근로 계약을 조장했기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고 있다고 노동계는 바라본다. 대기업에서 일하는 간접 고용 근로자 수가 155만명에 이른다는 게 노동계 주장이다. 반면 경영계는 고용 형태 공시제도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A기업에서 B기업에 파견 간 직원에 대해 A기업은 정규직, B기업은 ‘소속 외 근로자’로 입력하면 정규직인 직원이 비정규직으로 집계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비정규직 종사자의 94.4%가 중소기업에서 근무한다”고 반박한다. #4. 정규직 전환 부담은 누가 감당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원칙에 따라 기업이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게 노동계의 일관된 주장이다. 하지만 대기업은 난색을 표한다. 노동의 유연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규직 전환은 인건비 상승을 비롯해 각종 복지 부담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대형 유통업체가 비정규직인 현금 계산원을 정규직으로 돌렸다 치자. 이들 중 대부분은 40~50대 여성으로 젊은 직원들에 비해 의료비가 더 들어갈 수 있다. 배우자에 대한 의료비도 지원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부담이 더 커진다. #5.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고용 악재 비정규직이 전체 근로자의 11%(300인 이상 대기업 기준)를 넘을 경우 부담금을 부과하면 기업은 최소한의 비정규직만 필요 인력으로 고용하면서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정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일자리 창출에 역효과를 낼 우려도 있다. 반면 노동계는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 근로자의 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차별 해소에도 실패했다”면서 정규직 전환을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실패할 운명 걷어찬 반전, 그것이 인생

    실패할 운명 걷어찬 반전, 그것이 인생

    라이프 프로젝트/헬렌 피어슨 지음/이영아 옮김/와이즈베리/392쪽/1만 8000원1969년 열한 살 소년 스티브 크리스마스는 확실히 ‘실패할 운명’이었다. 카페를 운영하느라 바쁜 부모는 자식은 나몰라라 했다. 아버지는 번 돈을 위스키에 갖다 바쳤고, 밤이면 만취해 횡설수설하며 밤늦도록 애들을 재우지 않았다. 키 198㎝의 아버지가 140㎝의 어머니에게 폭언을 가하면 소년은 어머니를 지켜 주느라 안간힘을 썼다. 학교는 졸업도 못했다. 크리스마스는 요람부터 무덤까지 생애 전체를 추적하는 인간 연구 프로젝트, 영국 코호트 연구의 두 번째 세대인 1958년 피험자였다. 1946년 시작돼 70년간 다섯 세대에 이르는 7만명의 인생 여정을 추적한 최장기 최대 규모의 종단 연구 ‘라이프 프로젝트’에서 도출된 수많은 연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는 분명 ‘실패할 운명을 타고난 아이’였다. 인생 초기 몇 년이 나머지 삶의 진로를 결정한다는 게 코호트 연구가 길어올린 진실 가운데 하나였기 때문이다. 부유한 가정, 교육 수준 높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들은 공부도 잘하고 좋은 직업을 얻고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건강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가난한 부모, 비좁은 집 등 불우한 환경에서 출발한 아이들은 이후 인생도 순탄치 않았다. 이는 연구의 첫 세대인 1946년 아이들이나 다섯 번째 세대인 2000년 밀레니엄 아이들이나 마찬가지였다. 경제학자 리언 파인스타인은 1970년 코호트 연구에서 똑같이 영리했던 아이들이 집안의 경제력에 따라 5살에서 10살 사이 인지 능력의 차이가 벌어지는 걸 명확하게 보여줘 충격을 안겼다. 노동계급 출신 아이들이 아무리 똑똑해도 중상류층 아이들에게 금방 추월당하는 불평등한 현실을 그래프 하나로 입증했다. 부모의 소득이 자녀의 소득을 결정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1958년 코호트 연구에서 아이들이 16세였을 때 부모의 소득과 아이가 33세였을 때 소득이 비슷한 수준임이 드러났다. 더 놀라운 것은 1970년 코호트 구성원들과 비교한 결과다. 1958년 코호트 연구에서는 부유한 아이가 가난한 아이보다 17.5% 더 많이 번다는 것이 밝혀졌는데 1970년에는 이 차이가 25%로 더 벌어졌다. 가난이 점점 더 단단한 족쇄가 되고 있음을 보여 준 결과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존재하는가’란 질문에 비관과 회의, 절망이 짙게 드리워진 셈이다. 그렇다면 실패할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일까. 우리는 우리가 선택할 수도 없는 조건들 때문에 기저귀 차는 시절부터 ‘패배자’란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이런 절망적인 질문 앞에 라이프 프로젝트는 “불우한 인생 궤도를 탈출할 기회는 있다”고 말한다. 이를 온몸으로 보여 준 주인공이 서두에 등장한 스티브 크리스마스다. 누가 봐도 삶의 질곡에서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던 그는 스스로의 의지와 노력으로 부모와는 다른 궤적을 그려 나갔다. 학교를 떠난 이후 농장, 나이트클럽 경비원을 거쳐 보험 영업 사원으로 일하며 스스로 ‘터닝포인트’를 만들어 냈다. 관리자로 승진하고 독립 투자 자문 시험에도 합격했다. 화목한 가정도 일궜다. 그는 말한다. “못하는 게 있다면 제대로 할 수 있을 때까지 노력할 겁니다.”이런 사례들을 두고 한 연구자는 “인생에는 너무 이른 것도 너무 늦은 것도 없다”고 했다. 인생의 차이를 만드는 조건들은 분명 있지만 열악한 조건을 보란 듯이 걷어차고 반전을 만들어 낼 기회는 분명 존재한다는 게 연구가 가려낸 또 하나의 진실이다. 사회적 지위, 경제력과 상관없이 아이의 교육에 관심이 많고 아이의 미래에 열정적인 희망과 포부를 지닌 부모는 환경의 약점을 걷어내 주는 중요한 열쇠였다. 아이의 학업 성취에 의지가 강한 학교나 부모의 질병이나 이혼, 실업 등의 가족 문제를 덜 겪는 경우, 구직 기회가 많은 지역에 사는 것 등도 성공으로 이끄는 길이었다. 하지만 앞의 조건들은 개인의 힘으로 선택할 수 없는 것이라는 한계를 지닌다. 그때 개인의 동기 부여와 의욕이 차이를 만들어 냈다. 견습직 하나를 얻으려고 업종별 전화번호부를 모두 뒤져 뜻을 이룬 피험자가 한 예다. 하지만 개인의 의지와 역량만으로 운명의 사슬을 끊는 데는 한계가 분명하다. 개인이 요람부터 불평등과 고투하지 않으려면 어떤 장치들을 마련해야 하는지 책은 사회에도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라이프 프로젝트가 지금은 상식이 된 흡연의 폐해, 모유 수유의 장점, 부모의 이혼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 등 많은 사실들을 입증하며 현재 우리가 누리는 출산·건강·교육 정책을 이끌어 냈다는 걸 잊어선 안 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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