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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1년만 믿고 힘 실어 달라”… 노사 대타협 주문

    文 “1년만 믿고 힘 실어 달라”… 노사 대타협 주문

    새달초 각계 인사와 ‘신년인사회’ 연기됐던 재계와의 만남 가질 듯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노사정 사회적 대화 복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서로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는 틀이면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상생·연대를 실천하는 노사와의 만남’ 행사에 참석해 “내년에는 사회적 대화 체제를 완전히 정상화해 국민에게 더 큰 희망을 드리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오래전부터 노동 개선을 위한 사회적 대화·타협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현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로 여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국정과제인 사람 중심 경제 실현을 위해 내년부터 노동문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1만원,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 완화, 노조 조직률 제고, 노사 협력 문화 정착, 노동생산성 제고 등 우리 앞에 많은 과제가 놓여 있다”며 “조금씩 양보하고 짐을 나누고 격차를 줄여 가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국노총은 지난 10월 문 대통령과 노동계 대표단 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화 재개에 공감했지만, 민주노총은 ‘노·정 간 신뢰 회복부터 하자’며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민주노총을 의식한 듯 “신뢰받는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노사 양측도 딱 1년만 정부를 믿고 힘을 실어 달라. 경제정책, 노동정책이 노동계와 경영계에 유익하다는 점을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공공부문에서는 정부가 가장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더 책임 있게 임하겠다”며 “비정규직을 줄이고 정규직·비정규직 간의 차별·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사회가 함께 마음을 모아야 할 가장 중요한 시대적 과제로, 공공부문부터 성과를 내고자 더 속도감 있게 실천해 가겠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공공기관 노동자가 반납한 성과연봉제 인센티브 1600억원으로 ‘공공상생연대기금’이란 공익재단을 만든 노동계와 사용자 대표 14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새해를 맞아 다음달 초 각계 인사를 청와대로 초청해 신년인사회를 갖는다고 이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신년인사회에 각계의 대표자를 초청해 인사를 나누고 의견을 경청할 예정”이라며 “그때 재계 대표도 참석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현철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은 지난 20일 8대 그룹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일정이 공개되면서 무기한 연기한 바 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금융노동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 노동이사제·소비자이사제 도입해야”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먼저 도입하고, 금융감독기관 등에 소비자·시민 대표인 ‘소비자이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연 ‘IMF 20년, 한국 금융산업의 변화와 새 정부 금융정책 제언’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이런 주장들이 나왔다. 정승일 사무금융노조정책연구소장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이사회에 노동자가 추천한 사외이사(노동이사)를 참여시키는 노동이사제가 최우선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정 규모 이상인 은행, 보험사, 금융지주회사에는 사외이사 수를 최소 5명 이상, 전체 이사의 3분의2 이상이 되도록 하고 1명 이상의 노동이사를 두자”고 제안했다.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이어 정 소장은 민간 금융회사에 소비자이사제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정 소장은 “불완전판매의 반복으로 인한 금융소비자 약탈과 금융위기 발생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증권선물거래위원회, 예금보험공사 등에도 소비자이사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행정혁신위원회(혁신위)는 이날 공공금융기관의 노동이사제 도입을 권고하는 내용을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전달했다. 다만 민간 금융회사의 경우 지배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김헌수 혁신위원은 “금융회사는 다양한 주주들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이 있다”며 “근로자들이 추천하는 분이 (이사회에) 참석하는 방안이 어떨지 논의했지만, 상법 체계와 관련돼 금융회사 내부에서 논의가 좀 더 진전된 후 도입하는 게 어떻겠냐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정권 창출 공 내세우며 민주당사 점거한 민노총

    민주노총 간부 4명이 그제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 들어가 당 대표실을 점거하고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농성자 가운데는 2015년 11월 1차 ‘민중총궐기’ 집회를 한상균 위원장과 함께 주도한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는 이영주 사무총장도 포함돼 있다. 이들은 대법원에서 징역 3년형이 확정돼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 한 위원장 등 구속 노동자의 석방, 현재 수배 중인 이 사무총장 등에 대한 수배 해제, 근로기준법 개악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7개월을 넘어 한 해가 가고 있지만 한 위원장 등 양심수 석방에 대한 정부의 입장과 의지, 계획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역대 정권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전례 없는 침묵”이라고 밝혔다. 민노총이 친노동자 정당을 표방하는 여당에서 점거 농성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문재인 대통령 탄생에 기여한 민노총 지분을 인정해 노동계의 요구는 몽땅 들어 달라는 것이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인천국제공항을 찾아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약속한 것을 비롯해 공공부문 성과연봉제 철회, 최저임금의 16% 인상, 일반해고·취업규칙 변경 등 양대 지침 폐지, 근로시간 단축 등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없었던 파격적인 친노동 정책을 지난 7개월간 펼쳤다. 게다가 노동계 출신 인사를 노동부 장관과 노사정위원회 위원장 자리에까지 앉혔다. 그것도 모자라 한 위원장의 사면과 석방, 수배 해제 같은 초법적 조치를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 민노총의 상식에서 벗어난 요구의 이면에는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민주당의 정권 교체는 민노총이 앞장서서 투쟁했기 때문”이란 의식이 깊게 깔려 있다. 그래서 “온 국민보다 1년 먼저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구속된 한 위원장은 여전히 차가운 감옥에 갇혀 있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민노총의 기습적인 집권 여당 점거 농성도 놀랍거니와 이들의 농성에 대응하는 민주당의 태도 또한 놀랍다. 민주당은 “당사에 들어온 이상은 어떻게 할 수 없다”면서 “농성 중인 사람들이 기물을 때려 부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경찰에 신고할 일은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의 곤혹스러운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당사를 엄혹했던 80년대의 명동성당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수배 중인 사람을 숨겨 주는 것은 형법상의 범인 은닉·도피죄에 해당한다. 민노총의 농성은 물론 이들을 감싸는 듯한 민주당의 어정쩡한 대응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 靑 “근로시간 단축 협의 첫발 떼야”

    청와대는 15일 근로시간 단축이 중복할증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는데 대해 “낮은 수준의 출발이라도 어떤 형태든 출발하는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잘 합의하면 청와대는 따른다는 입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중복할증이란 휴일근로에 대해 휴일수당과 연장수당을 모두 지급하는 것이다. 여야는 최근 단계적으로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되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고 휴일 근로에 휴일근로수당만 지급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내놨다. 노동계는 중복할증을 인정하지 않으면 임금이 감소하게 된다며 합의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청와대의 입장 표명은 사실상 여야 합의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이 이른 시간 내 처리되지 않으면 굉장히 늘어지는 구조일 것”이라면서 “대통령 임기 내에 (법안 처리를) 할 수 없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완벽한 걸 꾸리기 위해 여야 협상도 되지 않는 걸 가지고 출발도 못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총 “근로 단축 1000명 이상부터 단계 시행을”

    경총 “근로 단축 1000명 이상부터 단계 시행을”

    김영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부회장이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해 “1000명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노사가 합의하면 8시간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김 부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조찬 포럼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급격한 소득 감소가 우려되는 근로자와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노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근로시간 단축 관련 입법이 오랜 기간 지연됐기 때문에 산업현장의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라도 빨리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회는 기업 규모별로 3단계로 나눠 우선 직원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내년 7월 최장근로시간을 주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고 휴일근로 중복할증(통상임금 100%)과 특별 연장근로를 허용하지 않기로 잠정 합의했다. 김 부회장은 “근로시간을 16시간이나 한꺼번에 줄이면 표면적으로는 대기업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중소기업인 300명 이상 999명 이하 업체들에 충격이 너무 크다”면서 “실행 여력이 있는 1000명 이상 대기업부터 4단계로 나눠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장근로에 대해서도 “근로자와 합의만 된다면 특별 연장근로를 1주에 8시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총은 기업들의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국회와 정부에 ‘1000명 이상 기업 우선 적용-특별 연장근로 주 8시간 허용’ 건의안을 공식 전달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신세계가 주 35시간으로 근무시간을 줄이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서도 노동계는 실질적으로 임금이 줄어든다며 반발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노동자의 소득 감소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3D프린터 기사·식육가공기사 4차산업혁명 자격증 5개 신설

    고용노동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3D프린터 등 산업현장에 필요한 자격증을 신설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새로 만들어지는 국가기술 자격은 3D프린터개발산업기사, 3D프린터운용기능사, 식육가공기사, 잠수기능장, 농작업안전보건기사 등 모두 5개다. 정부는 3D프린팅 산업 진흥계획에 따라 기술경쟁력 강화 및 산업 확산, 제도적 기반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자격증 신설도 전문가 양성을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햄, 소시지, 베이컨 등 육류 가공에 대한 고급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식육가공기사’ 자격을 신설했다. 현장 지휘 역량을 갖춘 숙련된 잠수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기존 자격(잠수산업기사)보다 한 단계 더 높은 ‘잠수기능장’ 자격도 신설된다. 농촌진흥청에서는 농작업 중의 재해 예방을 담당할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농작업안전보건기사’ 자격이 새로 만들어진다. 아울러 정부는 발급까지 2∼5일이 걸리는 수첩 형태의 기술 자격증을 15일부터는 국가기술자격 정보시스템에서 바로 출력할 수 있도록 했다. 김영주 고용부 장관은 “산업계, 노동계, 부처 협업을 통해 미래유망분야 국가기술자격 신설·개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인력난 中企… 주 8시간 연장근로 허용을”

    “인력난 中企… 주 8시간 연장근로 허용을”

    30인 미만 사업장들 고사 위기 내년 최저임금 인상도 감당 벅차 휴일 가산수당 할증률 유지 요구 “국회 일방 처리땐 후유증 클 것” 중소기업계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근로시간 주 52시간 단축안과 관련해 30인 미만 중소기업을 위한 특별연장근로 허용 등 보완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강력히 촉구했다.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중소기업 단체장들은 1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근로시간 단축 입법에 대한 중소기업계 호소문’을 발표했다. 중소기업단체장들은 호소문에서 “전체 근로자의 40%가 몸담고 있으며 구인난을 겪는 30인 미만 중소기업에 한해 노사 합의 시 추가로 주당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중소기업계에 따르면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의 부족 인력은 16만명으로 전체 기업 부족분의 55%에 달한다. 특히 도금, 도장, 열처리 등 뿌리산업과 지방사업장 등에서는 구인 공고를 내도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회는 1주일 최장 근로 가능 시간을 현재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표들은 “영세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고령·외국인 근로자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별다른 인력 수급 대책도 없이 근로 시간 단축을 적용하는 것은 몇 번씩 채용 공고를 내도 필요 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특별연장근로 허용과 더불어 “휴일근로 가산수당 할증률을 100%로 올리지 말고 현행대로 50%를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도 내놓았다. 이들은 “인력난으로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과도한 할증률은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된다”면서 “중복할증이 적용된다면 중소기업은 연 8조 6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택 회장은 “지금도 생존에 허덕이는 영세기업들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최저임금 16.4% 인상도 감당하기 벅찬 상황”이라면서 “국회가 일방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면 후유증이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자회견에 이어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근로시간 단축 문제를 논의하고, 노사정위원회와 노동계 등에도 호소문을 전달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185만명 건설 노동자 위한 최초의 대책”… 실효성 지적도

    12일 일자리위원회가 건설산업 일자리 개선 대책을 발표하자 노동계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다만 건설 현장에서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건설업종 종사자는 185만명으로 단일 업종으로는 가장 많은 인원이 일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체는 최저가로 물량을 낙찰받은 뒤 이윤을 남기기 하청업체에 다시 싼값에 일을 주면서 노동자들이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노사정이 임금 체불 등 고질적인 건설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사실상 건설 노동자의 일자리 질에 대한 최초의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정책이 실효성 있게 현장에 안착돼 건설 노동자의 삶이 조금이라도 개선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두리인력 변승환(50) 소장은 “우리 인력소에서도 한 달에 2~3건의 체불이 항상 발생한다”며 “체불이 심각한데도 한 달에 150만원 버는 일용직들이 노동부에 신고하려면 다음날 일을 못 해 어려웠다”고 밝혔다. 이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국가가 나서서 체불로 고생하는 근로자를 돕는다니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건설업 일용직 정모(51)씨는 “돈을 발주처에서 직접 준다면 ‘오야지’(작업반장, 무등록 인력공급담당자)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돈을 제대로 다 받을 수 있다니 그것만으로 다행”이라고 전했다. 건설노조 전재희 교육선전실장은 “임금지급보증제를 시행하면 회사들이 후려치기 하거나 떼먹는 경우를 방지할 수 있다”면서 “발주자 직불제가 함께 도입됐기 때문에 기대감이 더 생긴다”고 말했다. 실효성에 관해서는 “체불의 90% 정도가 몰려 있는 건설기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대료 보증제를 도입했는데도 현장에서는 정착이 어려웠다”며 “정부의 관심과 관리감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제도를 환영하며 정부의 의지는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제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통과돼야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책에 담긴 내용 자체는 꼭 필요한 사안들”이라면서도 “대부분 법 개정이 필요한 대책이기 때문에 국회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실효성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건설 일용직 눈물 닦아준다

    내년부터… 임금체불 원천 차단 건보·국민연금 가입 문턱도 낮춰 “10단계 넘는 하도급 구조 고쳐야” 내년 1월부터 공공건설 공사현장에 발주자가 임금과 하도급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 전자시스템이 도입돼 건설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체불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대부분이 비정규 일용직인 건설근로자의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 문턱도 낮아진다.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12일 서울 광화문 KT빌딩 대회의실에서 이용섭 부위원장 주재로 국토교통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런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건설산업 일자리개선대책’을 확정, 발표했다. 기존에 정부가 건설현장의 임금 체불에 대한 대책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이른바 ‘노가다’라고 불렸던 일용직 건설 근로자의 사회보장과 기능인력 양성 및 근로환경 전반에 대한 종합 대책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건설현장의 근로자와 하청업체, 노동계는 “건설 노동자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정부 대책을 한목소리로 반겼다. 내년부터는 공공기관이 발주자인 경우 근로자나 하도급업체가 아니면 임금과 하도급 대금을 인출할 수 없다. 또 내년 연말부터는 기존 월 20일 이상이던 건강보험 직장가입 요건도 8일로 완화해 계절이나 경기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일용직 건설 근로자의 가입이 쉬워진다. 하청 및 재하청 건설사의 부도나 파산, 건설업자의 고의 잠적 등으로 인한 임금 체불을 방지하기 위한 임금지급보증제도도 도입한다. 다단계 도급 과정에서 임금이 삭감되지 않고 적정 수준의 노임 단가가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적정임금제도’도 2020년부터 본격 시행한다. 그러나 공공과 민간을 막론하고 많게는 10단계가 넘는 건설현장의 하도급 구조를 손보지 않고서는 전반적 근로환경 개선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노동계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반기는 분위기다.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당장은 정부가 손댈 수 있는 공공부터 확실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서울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중동 건설 노동자에서 제1야당 원내사령탑으로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중동 건설 노동자에서 제1야당 원내사령탑으로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로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다.김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과반 기준 득표수인 55표를 얻어 친박 홍문종 의원(35표)과 중립지대를 표방한 한선교 의원(17표)을 눌렀다. 김 원내대표는 보수 진영의 험지로 통하는 서울 강서을에서 내리 3선을 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이다. 중동 건설 노동자 출신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했지만 이후 대선 국면을 거치며 ‘보수 대통합’을 명분으로 한국당에 복당했다. 이번에도 복당파 의원들의 지지에 힘입어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김 원내대표는 20대 국회 들어 선출된 3명의 한국당 원내대표 중 첫 비박계 의원이다. 그는 27세이던 1983년 한양 해외건설현장 근로를 자원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2년간 일했다.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한국노총 사무총장이던 2002년 노사정 협의에서 노동계 대표로 나서 ‘주5일제 근무’를 관철, 통과시켰다. 서울시의회 의원을 거쳐 18대 총선 서울 강서을에서 배지를 달았고, 국회 입성 후에도 보수정당에서는 보기 드문 노동전문가로 활약하면서 정리해고요건 강화, 근로시간 단축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했다. 2014년에는 ‘정년 60세 연장법’을 발의해 통과시키기도 했다. 당 비정규직대책특별위원장과 비정규직차별해소포럼 대표의원을 맡으며 노동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19대 총선에서는 민주통합당 3선 중진인 김효석 후보와 맞붙어 869표차로 재선에 가까스로 성공했고, 20대 총선에서는 진성준 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겨뤄 강서을을 지켜냈다. 국회 국토위·환노위·예결위 간사로 활약했고, 상임위에서는 ‘화력’이 좋은 대표적인 주포로 꼽혀왔다. 최순실 사태 당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대외적인 인지도를 높였고, 지난 10월부터는 한국당 정치보복대책 특별위원장을 맡아 대여투쟁의 전면에 나서왔다. 바른정당 2차 탈당 사태 때 한국당의 보수 대통합 추진위원회 위원을 맡아 바른정당 의원 9명의 한국당 복당에 결정적 역할을 하기도 했다. 당내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의 오른팔로 통할 만큼 가까운 사이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전후해서는 홍준표 대표의 지원사격을 받았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싸워야 할 때 싸울 줄 아는 야당, 투쟁력과 전략을 갖춘 강한 야당’을 내세워 표심을 끌어모았다. 김 원내대표는 출마선언 당시 “문재인 정권의 독선과 독주에 짓밟히고 난도질당해도 어떻게 싸워야 할지조차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한국당의 현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폭주하는 문재인 정권, 보복정치, 포퓰리즘을 막아내고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야당의 투쟁이 저지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며 강고한 대여투쟁을 예고했다. 배우자 허덕순 씨와 1남 1녀. ▲경남 진주(59) ▲국립 진주기계공고 ▲강남대 법학과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노총 사무총장 ▲국회 비정규직차별해소포럼 대표의원 ▲국회 예결위·환노위·국토위 간사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국회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자유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18, 19, 20대 국회의원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노동 현안 ‘국회책임론’과 신세계 ‘주 35시간 근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최저임금제 보완과 근로시간 단축의 조속한 입법을 이례적으로 촉구하고, 신세계그룹이 내년부터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것은 상당히 주목할 만하다. 지난 3월 박 회장은 19대 대선을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시장경제의 틀을 지켜 달라”는 제안문을 전달했다. 또 지난해 3월에는 “경제법안은 왜 외면하느냐”며 주요 일간지 1면에 공동 호소문을 싣기도 했다. 올 들어 네 차례 국회를 찾았지만 이번에는 결이 달랐다. 그는 7일 국회를 직접 찾아가 재계의 절박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근로시간 단축 입법이 되지 않는다면 입법부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의원들에게 수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정치권과 국회에 대한 간접적인 공세가 아니라 국회의원을 콕 집어 족집게식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때마침 어제 신세계그룹은 내년 1월부터 근로시간을 단축해 주 35시간 근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법정 근로시간은 주 40시간으로, 주 35시간제 근무는 대기업으로는 처음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 하락도 없다고 하니 국회와 노사정위만 쳐다보다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여야는 근로시간을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되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내용의 3당 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처리가 무산된 상태다. 최저임금 문제도 재계에서 수차례 현 정부와 정치권에 개선을 요구했지만 별로 진척된 게 없다. 최저임금제는 당초 취지와 달리 고임금 근로자까지 편승한 상황이다. 시기의 절박성에도 불구하고 이런 것들이 입법화되지 않는다면 국회가 직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논리는 지극히 당연하다. 여태껏 노동계 현안은 대부분 노사정에 책임을 돌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알고 보면 입법조차 제대로 못 하는 국회의원 책임이 누구보다 컸다. 이런 점에서 노사정 테두리 밖으로 숨으려는 국회의 무능과 무책임에 대한 박 회장의 따끔한 질책은 시의적절하다. 국회가 노동 현안 해결을 가로막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노동 관련 현안의 입법조차 못 하면서 노동 문제에 대해 왈가불가하는 의원들은 설 땅이 없게 만들어야 한다. 노동 현안이 낮잠 자고 있는 것에 대해 국회의원에게 직접적인 책임을 지우기 위한 국민 서명이라도 벌어야 할 판이다.
  • 사장과 식사때 턱받이 착용…상사 여행땐 개 사료 챙겨야… “회사가 지옥”

    노무사·변호사 등으로 구성된 노무·법률 상담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성심병원 간호사들이 선정적 장기자랑을 강요당한 사실을 제보받아 공론화하면서 최근 노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달 활동을 시작한 이 단체는 카카오톡 익명 채팅방, 네이버 밴드, 페이스북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직장인들의 제보를 접수하고 해결책 및 대안을 상담해 주고 있다. ●임금 관련 420건 등 2021건 접수 7일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단체 접수된 갑질 사례는 2021건으로 하루 평균 68건이다. 직장 내 고충을 털어놓을 창구가 필요했던 직장인들은 “회사가 아니라 지옥”이라고 자신들의 일터를 표현했다. 회사 내 갑질 유형별로는 수당, 포괄임금제, 시간외수당 체불 등 임금 관련 제보가 420건(20.8%)으로 가장 많았다. 실제 출근시간보다 이른 출근을 강제하고, 늦게까지 남아서 일한 시간에 대해 시간 외 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는 곳이 있었다. 소규모 사업장의 경우 임금 일부를 주지 않기도 했다. 임금 관련 외에 가장 많았던 갑질 유형은 ‘따돌림과 괴롭힘’(388건·19.2%), ‘휴가 미보장’(246건·12.2%) 순이었다. 직원들을 동원해 사장이나 임원 가족의 김장·결혼식 잡무 등을 돕도록 강요하고, 가족 여행을 가는 동안 별장에 있는 개와 닭 사료를 주라고 지시하는 등 어이없는 갑질 사례도 있었다. 직장갑질119는 “갑질 유형 가운데 ‘기타’로 분류해야 하는 사례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사장과 식사할 때 턱받이를 해줘야 하는 등 황당한 사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고용부에 전달… 제도개선 요구 직장갑질119는 이런 갑질 사례를 정리해 고용노동부에 전달하면서 특별근로감독 및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앞으로도 업종·직종별로 온라인 모임을 통해 스스로 권리를 찾아나가는 활동을 이어 나가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文정부 첫 특별사면 내년 초 가닥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은 내년 초쯤 민생사범을 위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시국사범도 일부 특사대상에 포함될 전망이지만, 정치인과 대기업 총수 등 기업인은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7일 “(사면은)연말보다 연초쯤이 될 것 같다”면서 “시간적 문제도 있고 성탄절 특사라는 법적인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굳이 그 날짜에 매여서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민생사범 외에 시국사범의 특사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법무부 차원에서 검토가 있었을 것 같다”면서 “최종적으로 여러 가지 검토 후 청와대로 올라와야 하니까 그것을 보겠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시국사건과 정치인의 범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노동계와 종교계, 시민사회단체에서 사면을 요구해 온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 보수정권 시절 주요 시국사범은 검토 대상이지만 한명숙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전 강원지사 등은 배제될 가능성이 좀더 크다는 얘기다. 보수 진영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도 검토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7대 종단 지도자와의 오찬에서 처음 사면을 공식 언급했다. 이 전 의원과 한 위원장 등에 대한 사면 요청에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과 민생 중심으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기준을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재계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조속 입법을” 이례적 촉구

    재계 “최저임금·근로시간 단축 조속 입법을” 이례적 촉구

    근로시간 단축 기업 부담 크지만 ‘최악 상황은 피하자’는 고육지책 “국회, 일부 의견 차… 평행선 달려 합의 못 만들어내면 책임 무거워” 근로시간 단축 등 각종 노동 관련 입법을 조속히 추진해 줄 것을 재계가 정치권에 촉구하고 나섰다.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7일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합의안을 서둘러 처리해 달라고 여야에 요청했다. 박 회장은 이날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을 방문해 “근로시간 단축안이 담긴 여야 간사의 합의안 내용은 당장 기업을 설득하기조차 쉽지 않은 정도로 부담스러운 내용이지만, 노동 관련법이 조속히 입법화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조속한 입법을 촉구했다. 근로시간 단축은 그동안 재계가 생산성 저하와 노동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해 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다. 이런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 박 회장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 속 최악의 상황은 막겠다는 고육지책”이라고 설명했다.그는 또 “최저임금 인상 적용이 한 달이 채 남지 않았음에도 제도 개선을 위한 입법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근로시간 단축도 일부 의견 차이로 입법이 지연되고 있다”면서 “당장 다음달부터 혼란스러운 상황을 피하기가 어려운데 국회가 평행선을 달리고 아무것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이 무거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3일 여야 3당 간사는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잠정 합의했다. 핵심은 주당 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이다. 또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기업의 충격을 덜어주기 위해 시행 시기를 300명 이상 사업장은 2018년 7월부터, 50~299명 사업장은 2020년 1월부터, 5~49명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데 합의했다. 또 노동계가 요구하는 ‘휴일근로 중복할증’은 허용하지 않고 현행(통상임금의 150%)대로 유지하는 대신 특별연장근로와 탄력적근로시간제 등 경영계의 요구안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소위에서 일부 의원들이 휴일근로 중복할증과 특례업종 지정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사실 대한상의 등 재계 입장에서는 근로시간 단축 자체가 달가울 리 없다. 당장 대체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하고 휴일 근무수당을 가산해 지급해야 돼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계가 근로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을 수용키로 한 것은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다. 실제 국회 입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정부의 행정해석 폐기 또는 사법부의 판단에 따라야 하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당장 재계가 부담해야 하는 돈은 12조 3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8조 6000억원이 중소기업의 몫이다. 대기업은 그나마 대비책을 찾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8월부터 40시간 근무에 연장근로 12시간을 넘어서면 임원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SK하이닉스 등은 3~4교대 방식으로 근로시간을 줄이고, 추가 연장근로 금지를 검토 중이다. 현대자동차도 생산공장 등을 중심으로 근무시간을 줄이는 등 개선안을 논의 중이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대안을 찾을 여력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결국 주말근무 등을 늘려야 하는데, 이를 통해 늘어날 인건비 부담을 소규모 회사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현재 외국인 근로자의 수를 총 4만 2300명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영세 중소기업의 생산 차질을 막으려면 이 숫자를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고 말한다. 박재근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중소기업 중에서도 주조, 금형, 용접 등 이른바 ‘뿌리산업’에 미치는 부담이 특히 증가할 것”이라면서 “기업은 임금 부담이 늘어나서 걱정, 근로자들은 임금이 줄어 걱정인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사설] 재계 협조 아쉽지만 최저임금 보완책은 찾아야

    최저임금의 산입 기준을 놓고 정부와 재계가 접점을 찾을 기미가 보인다. 청와대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정기 상여금을 포함하는 정부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 7월 최저임금이 확정된 이후 정부와 재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온 사안이다. 기본급과 고정수당만 포함된 현행 제도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기업 부담이 심각해진다는 것이 재계의 우려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 청와대만 쳐다보던 재계로서는 희소식이다. 최저임금제는 저임금 근로자의 최저생계 보장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이대로 최저임금이 올랐다가는 전체 임금 상승폭이 너무 커져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재계는 걱정하고 있다. 사정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은 멀쩡한 일자리부터 줄일 거라고 경고한다. 아파트 경비원, 편의점 아르바이트 등 절박한 생계형 일자리들이 당장 줄어드는 현실은 체감되고 있다. 현행 최저임금에는 정기 상여금과 숙식비 등 복리후생비와 연장근로수당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 계산 방식을 손보지 않는다면 대기업 사원도 최저임금을 못 받는 근로자로 분류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황당한 결과는 누가 봐도 최저임금제의 근본 취지가 아닐 것이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어제 공청회를 열어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상여금을 포함하면서 업종·지역·연령별로 구분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정부가 이런 방안을 그대로 수용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높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넓히면 실질임금이 줄어든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가 재계의 호소를 못 들은 척해 온 사실상의 배경이기도 하다. 현행 최저임금제가 전체 산업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재계는 연일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정규직 확대와 일자리 정책에 통 크게 협조한 적이 없으면서 제 사정만 챙기는 행태는 고까운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팔짱을 끼고만 있을 문제가 아니다.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시킨다 한들 근로기준법 개정 절차를 거쳐야 하니 어차피 내년부터 시행될 수도 없다. 당장 법 개정이 어렵다면 각종 수당을 최저임금에 반영할 수 있게 시행 규칙을 바꾸는 임시 처방이라도 고민해 볼 일이다. 대기업의 입장을 헤아려 주자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 영세업자들의 충격은 어떻게든 줄여 줘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결단이 필요한 때다.
  • “상여금 빼면 고소득자도 혜택” VS “생계 문제… 한 달 임금만 산정”

    “상여금 빼면 고소득자도 혜택” VS “생계 문제… 한 달 임금만 산정”

    노동계 “상여금, 장시간 노동 전제” 경영계 “예전부터 제기, 꼼수 아냐”“정기상여금이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으면 연 4000만원 이상의 고소득 근로자도 최저임금으로 인한 인상 혜택을 받게 된다.”(김동욱 경총 기획홍보본부장)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고려해 한 달 단위로 지급되는 임금만 포함해야 한다는 원칙이 보장돼야 한다. 한 달 단위로 지급되지 않는 정기상여금, 식대와 숙박비 등 복리후생 수당은 최저임금에서 제외해야 한다.”(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 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 개선 공개토론회에서는 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등 제도 개편안을 놓고 경영계와 노동계가 날 선 공방을 주고받았다. 토론회에서는 도재형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대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대해 3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한 번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들어간다. 전문가 TF는 현행 유지 이외의 대안으로 상여금을 포함해 한 달마다 지급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도록 제안했다. 다만 숙식비 등 비용보전적 임금 항목 및 연장근로수당 등은 산입범위에서 제외한다. 세 번째 대안은 모든 임금과 수당, 금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안이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정기상여금은 최저임금을 산정하는 기한인 1개월을 초과하는 경우가 많고, 장시간 노동을 전제로 산정되는 임금”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동욱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줄이려는 꼼수가 아니다”라며 “산입범위가 조정되지 않으면 저소득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맞섰다. 최저임금을 업종별·지역별로 차등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노사는 현격한 입장 차를 보였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지역 간 격차 확대를 조장하고, 청년과 고령자를 저임금 계층으로 낙인찍을 수 있다”며 “이번 토론회를 끝으로 소모적 논쟁만 유발하는 차등적용 논의는 더이상 이뤄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준 한국컴퓨터소프트웨어판매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사업자의 지급 능력을 고려한 업종·연령 간 차등 적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가구생계비 계측·반영 방법,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사회를 맡은 이철수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제도 개선은 ‘최저임금 2라운드’라고 볼 수 있다. 최저임금 제도가 어떻게 재설계돼야 보편타당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얻어 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TF는 전문가 연구와 공청회를 통한 여론 수렴을 통해 복수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 보고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서울광장] 변양균·조윤제의 ‘노동개혁 청구서’/박건승 논설위원

    [서울광장] 변양균·조윤제의 ‘노동개혁 청구서’/박건승 논설위원

    작가 유시민은 지난 5월 정권 교체가 유력한 상황에서 청와대 밖의 ‘진보적 어용 지식인’ 1호를 선언한 적이 있다. 왜 입각설, 총리설을 일축하고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고 했을까. “참여정부 때는 편들어 주는 사람이 없어 힘들었던 게 아니고, 객관적으로 (평가)해 주는 지식인이 없어 힘들었다. 진보적 어용 지식인이 되겠다는 건 무조건 (문재인 정권을) 편들겠다는 소리가 아니고 팩트에 의거해 제대로 비판하고, 옹호하는 사람이 한 명쯤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대선에서 이기더라도 모든 건 다 그대로 있고 대통령만 바뀌는 현실에서 곱씹을 만한 대목이다. 노동개혁만큼 말 많은 분야는 없다. 개혁의 적정성과 시기, 처방전은 정권에 따라 제각각이다. 문 정권은 지난 9년간의 보수 정권과 달리 노동친화적이다. 이유야 여러 가지다. 노동계는 새 정권 창출에 공이 있음을 굳이 숨기지 않는다. 정부 인사라고 해도 드러내 놓고 노동개혁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못하는 이유다. 좀 심하게 말하면 정권의 힘을 업은 노동계로부터 찍힐 우려도 있다. 게다가 노무현 정부 때 노동계에 사사건건 발목이 잡힌 쓰라린 추억을 갖고 있는 문 정권이다. 어찌 감히 노동개혁을 마음에 품을 것인가. 그런 판에 얼마 전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현 정부의 지지부진한 노동개혁에 불을 지르고 나섰다. 작심이라도 한 듯 모든 개혁 중 노동개혁이 가장 우선이라고 치고 나왔다. 종신고용의 관행에서 벗어나고 투명한 해고가 가능하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동시장의 금기(禁忌)를 깨뜨려 버린 셈이다. 조윤제 주미 대사는 얼마 전 출간한 ‘생존의 경제학’이란 책에서 한 술 더 떴다. 하위 2~3%인 저성과자는 기업이 해고할 수 있게 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혁신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노동개혁도 각자도생하라고 했다. 노동계로서는 펄쩍 뛸 일이다. ‘촛불혁명 정부’를 도대체 뭐로 보고 노동개혁하라고 훈수 두느냐며 콧방귀를 뀌었다. 유시민, 변양균, 조윤제로 이어지는 진보적 어용 지식인의 ‘개혁 청구서’는 뭘 의미하는가. 유 작가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참여정부 말기에 복지부 장관을 맡아 뜻밖의 능력을 보여 줬다. 요즘도 ‘썰전’이란 프로그램을 보면 초심을 잃지 않고 분투하고 있는 듯하다. 변 전 실장은 행시 14회 출신으로 노 정부 때 기획예산처 장관을 지냈다.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는 초기 경제정책 설계자로 활약했다.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조 대사는 문 대선 캠프에서 ‘정책공간 국민성장’을 이끌며 경제 공약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했다. 세 사람 모두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경제 관련 직책을 맡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변 전 실장이나 조 대사가 문 정부의 친노동 정책에 반역을 꾀했다고 보지는 않는다. 작가 유시민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 역시 청와대 밖에 있지만 진보적 어용 지식인임을 믿기 때문이다. 모반이라기보다 충정으로 해석하고 싶다. 노동개혁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청와대 뒤에 숨는 것보다 훨씬 가치 있고 떳떳한 일이다. 누가 뭐래도 지금의 경제정책 밑그림을 그린 책임자들 아닌가. ‘냄비 속의 개구리’ 우화는 알면서도 자신이 그 개구리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노동계가 특히 그렇다. 초기의 따스함과 평온함에 취하면 자신의 몸이 익어 죽게 된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할 수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한강 다리 양방향을 1시간가량 점거해 시민들이 큰 피해를 봤는데도 그 심정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면 그만인 사회다. ‘쇠사슬 파업’으로 생산라인 가동을 멈춰 세워도 남의 일일 뿐이다. 대통령 주재의 노사정 청와대회의쯤이야 귀에 들어올지 만무했다. 청와대 회동 불참을 선언한 민주노총에 누구 하나 태클을 걸거나 간섭하지 않았다. 보수정권이 노동개혁을 추진하면 야당이 노동계와 합세해 반대한다. 거꾸로 되는 일도 다반사다. 그래서 공무원들이 함부로 말도 못 꺼내는 것이 노동개혁이다. 이제 노동계도 진보적 지식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냥 두면 서서히 끓는 ‘냄비 속의 개구리’는 죽음을 맞이할지 모른다. ksp@seoul.co.kr
  • 경영계도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어려울 듯”

    경영계도 “최저임금, 지역·업종별 차등 적용 어려울 듯”

    숙식비·연장수당 등 산입 제외 산출근거 생계비 항목 논쟁 예고정기상여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되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은 하지 않는 최저임금 개편안에 힘이 실리면서 연말까지 확정될 최저임금 제도 최종개편안에 관심이 쏠린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경영계와 노동계가 제시한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하기 위해 6일 공개 토론회를 연다고 5일 밝혔다. 토론회에서는 경영계가 제시한 최저임금 산입 범위 개선, 업종·지역별 차등 적용, 노동계가 제시한 가구생계비 계측·반영 방법, 최저임금 준수율 제고 등 4가지 과제에 대한 대안이 논의된다. 전문가들은 현행 유지와 제도 개선안 등 복수안으로 구성된 대안검토안을 제시했다.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대해서는 3가지 안이 제시됐다. 현재 최저임금에는 기본급·직무수당·직책수당 등 매달 한 번 이상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되는 임금만 들어간다. 상여금을 비롯해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등은 최저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 경영계는 “정기 지급되는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산입되지 않아 기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입 범위 개편을 주장해 왔다. 전문가 태스크포스(TF)는 현행 유지 이외 대안으로 정기상여금을 포함해 한 달마다 지급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포함하도록 제안했다. 다만 숙식비 등 비용보전적 임금 항목 및 연장근로수당 등은 산입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봤다. TF는 “실제 준 임금액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위반 판단이 용이하고, 산입 범위에 대한 규율이 명료해진다”고 설명했다. 세 번째 대안은 모든 임금과 수당, 금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안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단시간 근로자와 같은 비정규직에겐 불이익을 줄 수 있어 법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구분 적용에 대해서는 현행 유지 이외에 종업원 1인당 부가가치, 영업이익 등 세부요건을 충족하면 적용 가능할 것이라는 대안을 내놨다. 지역별·연령별 구분 적용에 대해서도 업종별 세부요건 등에 따라 적용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하면서도 “지역 간 임금 격차를 발생시키고, 국민 통합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시행이 어렵다는 목소리가 경영계 내부에서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산입 범위 조정에 초점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차등 적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견해가 우세하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산출에 참고하는 생계비를 어떤 항목으로 할지와 최저임금 미준수율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도 TF 검토 대상이다. TF는 최저임금을 잘 지키도록 하기 위해 징벌 성격의 부가금을 부과하는 방식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저임금을 제대로 주지 않은 사업주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의 1~2배에 달하는 금액을 근로자에게 더 주도록 하는 방식이다. 최저임금위는 과제별로 노·사·공익위원이 1명씩 전문가를 추천해 18명의 전문가 TF를 구성해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고 있다. TF는 전문가 연구와 공청회를 통한 여론수렴을 통해 복수안을 마련해 연말까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보고한다. 정부는 TF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고, 이로 인해 제도가 바뀌면 2019년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철밥통’ 깨고… 마크롱 개혁 성공할까

    복잡한 규제와 산더미 같은 서류를 요구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프랑스의 행정 처리가 개선될 수 있을까.에마뉘엘 마크롱 정부가 관료주의 개혁에 본격 나섰다. 시장 친화적 노동 개혁에 이어 공무원 조직의 비효율성과 규제를 줄여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변모하겠다는 ‘작은 정부’ 구상이 목표다. 체질 개혁에 대한 공공 부문 노동계의 거부감이 관건이다. 제랄드 다르마냉 프랑스 예산부 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국무회의에 ‘신뢰사회를 위한 국가’(가칭) 법률 제정안을 제출했다고 프렌치트리뷴 등이 보도했다. 다르마냉 장관은 “(행정 절차에서) 선의의 실수가 발생하는 이유의 상당수가 정부 규제와 절차의 복잡성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 법안에는 각종 행정처리의 비효율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48개 조항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프랑스 정부는 내년 여름 의회에 최종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프랑스 정부는 개인과 기업에 세금 신고와 관련해 ‘실수할 권리’를 부여하기로 했다. 프랑스 국세청은 그동안 세금 신고 과정에서 매우 많은 서류를 요구해 놓고도 서류가 미비하면 당사자의 진의를 묻지도 않고 무조건 과징금을 부과해 왔다. 법안이 통과되면 개인이나 기업이 고의로 누락시킨 것이 아니면 과징금을 물지 않고 실수로 누락한 몫만 보충할 수 있다. 신고 당사자가 세금을 탈루하려 했는지는 정부가 입증해야 한다. 프랑스 정부는 아울러 2022년까지 행정 절차에 요구하는 종이서류 양식을 단계적으로 없애고 온라인 접수 방식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후 8시까지 일부 정부기관 창구를 개방해 민원인들이 퇴근한 뒤에도 행정처리를 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거의 모든 행정 절차에서 민원인에게 필수서류로 받아 온 거주증명서 요구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프랑스 정부는 간소화를 통해 45억 유로(약 5조 7000억원)의 지출을 줄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공무원의 업무 부담과 처우 악화 가능성에 따른 공공 부문 노동계의 반발이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가장 많은 580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공무원의 평균 노동시간은 지난해 1584시간이다. 민간 노동자(1694시간)와 비교할 때 100시간 이상 적다. 그래도 지난달 9개 공무원 노조 소속 40만명이 마크롱 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을 벌일 정도로 조직력이 강하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내총생산(GDP)의 56.5%를 차지하는 공공 분야 지출을 줄여야 민간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지론으로 임기 내 공무원 12만명 감축도 추진 중이다. 프랑스 사회는 이번 행정 간소화 조치에 환영과 의구심으로 양분되는 분위기다. 최근 프랑스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마크롱식 관료주의 개혁에 청신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 정부의 노동·세제 개혁 등으로 프랑스의 올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5% 포인트 오른 1.7%를 기록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9월 구직자 수도 8월 대비 6만 4800명 줄어드는 등 고용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9월 해고 요건 완화를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안이 큰 저항 없이 의회를 통과한 것도 개혁에 대한 믿음을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프랑스 여론연구소(IFOP)가 지난 18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마크롱 대통령의 지지율은 46%로 나타났다. 이는 취임 초인 지난 5월 62%에서 3개월 만인 8월 40%까지 떨어졌던 지지율이 다시 소폭 반등한 것으로, 지지층 일부가 복귀했음을 보여 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논의 평행선

    환노위, ‘근로시간 단축’ 논의 평행선

    당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 논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8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근로기준법 개정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여야 환노위 간사들은 앞서 휴일근무수당의 할증률을 현행 50%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공감대를 이뤘지만 일부 의원들과 노동계의 거센 반발이 계속되면서 이날 논의 역시 별다른 진전없이 공전하는 양상으로 흘렀다. 이날 소위에서는 안건 순서 논의에만 1시간가량을 허비할 정도로 여야의 기싸움이 팽팽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할증률 등 이견이 큰 사항 대신 합의 가능성이 더 큰 특례업종 축소 논의를 먼저 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할증률 등 다른 쟁점과 연계해 논의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근로시간 단축 논의 자체를 뒤로 미루고,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법 개정안·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개정안 등 쟁점이 적은 다른 법안을 먼저 논의하자는 의견도 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30분 늦게 지각 개의한 소위는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지도 못한 채 1시간 만에 정회됐고, 추후 간사 간 논의를 통해 안건 순서를 결정하기로 했다. 소위는 오후 2시에 재개한다. 이런 가운데 환노위의 노동시간 단축 논의와 관련해 노동계를 중심으로 반발 목소리가 거세게 터져 나왔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정의당 이정미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야 간사 간 잠정 합의안에 대해 ‘노동개악’이라고 규탄했다. 이들은 공동 회견문에서 “휴일근로는 휴일근로이면서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휴일근로수당과 연장근로수당을 합산해서 지급하면 된다”면서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문제를 가지고 환노위 간사들이 국민을 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야 간사가 합의했다는 것을 들어 법안심사 소위에서 표결까지 강행하려 하고 있다. 이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개악 기도이며 국민 기만적인 행태”라고 비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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