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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강을 부탁해] “중년에 과체중 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 25% ↑”

    [건강을 부탁해] “중년에 과체중 되면 심혈관계 질환 위험 25% ↑”

    중년의 나이에 과체중이 되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25%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밴더빌트 의대 연구진이 만 40~59세 중국인 남녀 8만4366명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 자료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에서는 과체중 이상인 이들 남녀가 5㎏까지 체중이 늘면 사망률은 26% 더 치솟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중이 늘어 어떤 이유로든 사망할 확률은 남녀에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남성은 10%, 여성은 15%까지 높아졌다. 이밖에도 중년의 나이에 체중이 20㎏ 이상 늘면 비만과 관련한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의 경우 34%, 여성의 경우 45% 더 높았다. 이는 체질량지수(BMI)가 23 아래로 정상으로 간주되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폐경 후 여성의 경우 체중이 늘면 유방암과 자궁암 위험이 두 배 이상 커졌다. 연구 교신저자인 웨이 정 박사는 “이 연구는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체중 증가가 노년기의 질병 발생률과 사망률과 관련이 있음을 발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일생 동안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방 과다와 관련한 비만은 디양한 만성 질환이 생길 위험과 연관성이 있다. 이에 대해 정 박사는 “비만이라는 전염병은 지난 20년간 미국과 여러 고소득 국가에서 심각한 건강상 문제가 돼왔다”면서 “지방 과다로 인한 부작용은 호르몬 과잉 생성과 만성 염증 그리고 인슐린 저항성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대상이 된 중국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에서는 예전에 대다수 사람들은 체중이 적게 나갔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 급격한 경제 발전과 좌식 생활 문화가 확산하면서 중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비만과 비만 관련 질병이 현저하게 늘어난 것이다. 허리둘레의 증가는 중년의 나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신진대사는 나이가 들수록 느려져 이른바 ‘중년층 복부 비만’으로 불리는 신체 구성의 자연스러운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허리둘레가 늘어나는 현상을 외면하면 미래에 건강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런데도 허리둘레의 증가를 질병 위험과 연관성이 있는지 지금까지 제대로 연구하지 않았다고 정 박사는 지적했다. 연구진은 가장 포괄적인 분석으로 중년에 체중이 늘면 여러 질병으로 사망할 위험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정 박사는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체중이 상당히 증가해 BMI가 23 이상에 도달한 경우에만 노년기에 다양한 비만 관련 암이 생길 위험과 사망 위험이 높은 것과 관련이 있었다”면서도 “그렇지만 BMI와 무관하게 체중이 늘면 제2형 당뇨병과 고혈압, 지방간 질환, 뇌졸중, 통풍, 담석이 생길 위험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미국 의사협회 저널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내 마음 적셔준… 올해 이 공연 가장 큰 울림

    내 마음 적셔준… 올해 이 공연 가장 큰 울림

    올해 한국 클래식 무대에는 이름만으로도 가슴 벅찬 명문 악단과 연주자의 마법이 이어졌다. 세계 최정상급 악단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물론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마린스키 오케스트라 등 저마다의 역사와 전통 깊은 음향을 구축한 악단 내한은 클래식 애호가들을 ‘예매 전쟁’에 뛰어들게 했다. 해외 클래식 무대에서도 러브콜이 쏟아지는 피아니스트 조성진(25)은 연주회마다 최단시간 매진 기록을 새로 써 갔다. 노승림, 허명현, 황장원 클래식 평론가와 함께 올해 클래식계를 돌아봤다.●지메르만·빈 필·만프레드 호네크… 평론가들의 ‘원픽’음악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는 세 평론가에게 ‘올해 최고의 공연’을 물었더니 흥미롭게도 모두 다른 답을 내놨다. 황 평론가는 크리스티안 지메르만(63) 리사이틀(3월 22~23일)을, 허 평론가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11월 1일), 노 평론가는 만프레드 호네크(61)와 서울시립교향악단(9월 5~6일)의 연주회를 가장 큰 울림을 준 공연으로 꼽았다. ‘피아니스트들의 피아니스트’라는 찬사가 붙는 지메르만은 16년 만에 내한 독주회를 열며 클래식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두 번의 공연은 일찌감치 모든 표가 팔렸고, 지메르만은 당시 감기 몸살에도 공연장을 찾은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황 평론가는 “감기 몸살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거장의 음악은 더욱 깊고 큰 울림을 만들어 냈다”면서 “특히 둘째 날 앙코르였던 브람스의 발라드는 어느덧 노년에 이른 거장이 펼쳐 보인 겸허한 원숙미가 각별한 감명으로 다가왔다”고 말했다.세계 최정상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은 그 이름값만으로 기대를 모았다. 서울과 대구에서 한 번씩 열린 연주회는 왜 빈 필이 세계 최고인지를 증명하는 자리였다. 독일을 대표하는 크리스티안 틸레만(60)은 서울에서, 콜롬비아 출신 안드레스 오로스코 에스트라다(41)는 대구에서 오케스트라를 이끌었다. 서울 공연을 본 허 평론가는 “틸레만과 빈 필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브루크너의 오르간 사운드를 재현했고, 지금껏 들었던 브루크너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며 “벅차오르는 감정에 가장 큰 감동을 받은 공연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서울시향이 만프레드 호네크의 지휘로 연주한 말러 교향곡 1번 공연은 세 평론가의 리스트 상위에 올랐다. ‘말러 스페셜리스트’인 호네크의 첫 내한 공연으로, 지휘자와 악단의 시너지가 극대화한 연주였다. 노 평론가는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말러 스페셜리스트로 이름 높은 호네크와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 해석 1인자로 인정받는 크리스티안 테츨라프가 함께 성취한 완성도 높은 공연”이라고 평했다. ●국민 슬픔 위로한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지난 6월 2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부다페스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은 올해의 인상적인 한 장면으로 남았다. 거장 이반 피셰르(68)와 함께 무대에 오른 63명의 악사는 본 연주에 앞서 우리말 노래를 시작했다. “일출봉에 해 뜨거든 날 불러주오/외로워도 외로워도 님 오지 않고/빨래소리 물레소리에 눈물 흘렸네.” 앞서 5월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 사고로 숨진 한국인 승객과 유가족을 위로하고,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노래였다. 음악이 상처 입은 사람에게 어떤 힘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 준 공연이었다. 이 밖에 조너선 노트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정명훈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공연 등이 큰 사랑을 받았다. 노르웨이 트론헤임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은 ‘첼로 신동’ 장한나의 ‘마에스트라’ 시대를 알리는 인상적인 공연이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인기는 올해도 더해 갔다. 그가 오르는 무대라면 매진은 기본이고, 얼마나 빨리 매진되는지가 관심사가 될 정도로 관객의 기대는 높아졌다. 그리고 그는 그런 관객을 언제나 100% 만족시켰다. 지난 9월 19일 조성진과 벨체아 콰르텟 협연, 20일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의 공연은 모두 2분 만에 표가 다 팔렸고 조성진이 오케스트라 지휘와 피아노 협연을 겸한 22일 공연은 49초 만에 매진을 기록했다. 여성 지휘자 첫 미국 메이저 오페라단 음악감독 임명이라는 새 역사를 쓴 김은선(39)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음악감독 소식은 한국은 물론 보수적인 세계 클래식계에도 반가운 소식이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50년내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양…‘노노 케어’도 뚜렷

    50년내 생산인구 1명이 노인 1명 부양…‘노노 케어’도 뚜렷

    향후 50년 이내에 노인인구 비율이 46.5%에 이르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 1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시대가 찾아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핵가족화와 함께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가 일반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19’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67년 3929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67년 46.5%로 증가해 15~64세 생산연령인구(45.4%)를 넘어설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으로는 생산연령인구 6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50년 후에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고령인구 1명을 부양하는 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이는 세계 최고 노년부양비(100.4명) 수준이다. 반면 초등학교 학령인구는 2017년 약 272만명에서 50년 후 125만명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노년부양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생산연령인구의 사회보험료 지출 등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저출산이 노년부양비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인 셈이다. 고령인구가 늘면서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사회현상도 나타났다. 한경혜 서울대 교수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실태조사(2017년) 자료 등을 분석한 ‘노인의 가족지원 및 돌봄의 양상’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가 생존해 있는 65세 이상 노인 중 69.7%는 부모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었다. 고민 상담과 같은 정서적 지원을 하는 비중도 40%가 넘는다. 반면 자녀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28.4%, 정서적 지원을 하는 노인은 62.3%로 나타났다. 일상생활능력이 부족한 가족 구성원들을 직접 돌보는 50대 이상 중고령자를 분석한 결과, 이들 중 56.6%는 배우자를 돌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36.4%는 본인이나 배우자의 부모를 돌보고 있었다. 통계청은 “가족원을 직접 돌본 50세 이상 중고령자 중 58.6%가 70대 이상 노인”이라며 “가족에게 다양한 지원을 제공해 온 노인이 최근에는 배우자나 부모 등 같은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방사선으로 얻는 ‘영원한 젊음’/이성범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방사선으로 얻는 ‘영원한 젊음’/이성범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방사선은 지구의 역사와 함께 존재해 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는 방사선에 노출된 채 생명활동을 영위했기 때문에 방사선에 적응하도록 진화해 왔다. 특히 식물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체내 산성화를 완화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도록 진화했다. 산화를 방지하는 작용인 ‘항산화 기능’을 가진 폴리페놀을 다량으로 생산하거나, 산화를 일으키는 독소를 분해하는 효소들을 출동시켜 세포들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식이다. SF영화 ‘업사이드 다운’은 정반대의 중력이 작용하는 두 세계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는 두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뚱맞게 필자는 영화를 보면서 기상천외한 세계관보다 남자 주인공이 만든 비밀 화장품이 더 흥미롭게 다가왔다. 붉은색의 안티에이징 크림을 노년 여성의 얼굴에 바르면 쭈글쭈글했던 피부가 불과 몇 초 만에 젊어지는 것이다. 주인공은 마술과도 같은 이 화장품 원료를 가상의 식물 꽃에서 얻었다. 식물은 수만종의 천연물질을 함유하고 있으며, 종에 따라 함유한 물질도 각양각색이다. 그중 많은 물질이 병해충 등 외부 자극이나 자외선으로 인한 산화스트레스를 받을 때 생성된다. 산화스트레스는 생체 내에서 발생하는 산화 물질과 이에 대응하는 항산화 물질 사이의 균형이 파괴되면서 산화 비율이 높아져 발생한다. 식물은 이들 물질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거나 주변의 식물에게 대처할 수 있도록 신호를 보낸다. 이처럼 식물은 매우 체계적이면서 효율적인 자기 보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만약 식물이 강한 산화스트레스 조건에서 어떤 물질을 이용해 자신을 보호하는지를 알아 낸다면 노화를 지연시키기 위한 작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기존보다 더 뛰어난 항산화 효과를 가진 물질을 찾기 위한 방법 중 하나는 식물에 더 강한 산화스트레스를 가하고 그러한 조건하에서 어떤 물질을 합성하거나 생성하는지 알아보는 것이다. 방사선은 식물에 매우 강한 산화스트레스를 주는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항산화 물질을 찾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방사선 덕분에 우리는 음식을 오래 보관하고 암과 같은 질병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방사선이 SF영화에서처럼 인간의 오랜 염원인 ‘영원한 젊음’을 이루도록 도와줄 수도 있지 않을까?
  • 41세 흑자 정점 찍고 59세부터 적자 인생

    41세 흑자 정점 찍고 59세부터 적자 인생

    16세 사교육 많아 적자 2867만원 최대27세 소비보다 소득 큰 흑자인생 진입환갑 前 적자 전환… 노년 감당 버거워정부 노령층 보건의료비 25조… 13%↑한국인은 27세에 노동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 인생’에 진입해 41세에 정점을 찍고 환갑을 눈앞에 둔 59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시기가 늦춰지면서 적자 전환 시기도 전년보다 1년 정도 늦춰졌지만 젊었을 때 번 노동소득만으로 노년을 감당하기는 부족하다. 정부가 노령층에 제공하는 보건의료 비용도 연간 13% 가까이 늘어 25조원을 돌파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국민이전계정’에 따르면 우리 국민 중 0~26세는 소비가 노동소득보다 많아 적자가 발생한다. 쓰는 것보다 버는 게 더 많은 27~58세에는 흑자로, 다시 59세 이후 적자의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생에서 32년 동안 흑자로 살고 나머지 기간에는 적자 인생을 산다는 뜻이다. 국민이전계정은 올해 1월 처음 발표한 국가 통계다. 소득과 소비는 어떤 연령에서 얼마나 이뤄지는지 보여주는 재분배 지표로, 노동소득 외에 자본소득, 이전소득 등은 고려하지 않았다. 통계청은 2016년 기준 통계를 늦게 공표한 이유에 대해 노동패널조사 결과가 늦게 나왔고 가계동향조사 방식의 변화가 생긴 탓이라고 밝혔다. 1인당 적자는 16세에서 2867만원으로 최대였다. 노동소득이 없는 반면 민간이 지출하는 사교육비가 16세에서 1인당 758만원으로 최대인 탓이다. 생애주기상 노동소득은 41세 때 3209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흑자 폭(1435만원)도 41세에 가장 컸다. 59세에 노동소득은 1776만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소비는 1855만원으로 늘어 79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애주기에서 적자 전환 시기는 2015년 58세에서 2016년 59세로 늦춰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흑자 인생으로 진입한 연령은 2015년과 2016년이 27세로 같은데 은퇴 시기가 늦춰져 적자 전환 시기도 더불어 늦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65세에는 노동소득이 844만원으로 줄어드는 반면 소비는 1753만원에 달해 적자가 909만원으로 늘어났다. 70세에는 적자 규모가 1246만원, 75세에는 1481만원으로 증가했다. 65세 이상 노년층은 기초연금이나 자식들의 부양 등을 통해 적자를 메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공공보건소비는 총 63조 8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25조 2940억원(39.6%)이 65세 이상 노년층 공공보건소비 총액으로 전년 대비 12.6% 늘었다. 65세의 경우 1인당 공공보건소비액은 245만 4000원이었고 85세 이상은 567만 1000원이었다. 고령화 현상과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가 맞물리면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태아 장애 확률 높아

    태아가 초미세먼지(PM2.5)에 노출되면 출생 이후 장애를 가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북대학교 국성호·송미정 교수팀은 임신 중 초미세먼지 노출에 따른 태아의 생후 동안 조혈 줄기세포 발달과 노화 기전을 밝힌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최근 2년 동안 임신한 실험용 생쥐를 초미세먼지에 노출한 뒤 증상을 연구했다. 그 결과 초미세먼지에 노출된 임신 생쥐에서 태어난 자손 생쥐가 늙어감에 따라 골수 증식성 장애를 가질 확률이 36%에 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자손 생쥐의 말초혈액을 통해 침투한 초미세먼지가 미세환경 노화를 먼저 유발한 뒤, 점차 골수 내 조혈 줄기세포 노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초미세먼지가 태아 출생 이후에 미치는 영향을 동물모델로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초미세먼지는 말초혈액으로 침투해 인체 모든 장기에 영향을 주는 1급 발암물질이다. 한국의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칠레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국성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중국 베이징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50㎍)를 기준으로 했다”며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농도가 낮지만, 연구를 통해 초미세먼지가 태아의 생후에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는 초미세먼지가 태아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했는데, 앞으로 청년과 중년, 노년 등 연령에 따른 영향과 반응의 정도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혈액종양내과 분야 권위 학술지인 ‘루케미아(Leukemia)’는 최근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과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안정성평가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지난해 일자리 26만개 늘었지만…제조업·자영업 ‘한파’

    지난해 일자리 26만개 늘었지만…제조업·자영업 ‘한파’

    지난해 일자리가 1년 전보다 26만개 늘었지만 최저임금 상승과 경기하강 여파로 제조업과 5인 미만 영세 자영업 일자리는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핵심 연령층인 30~40대 일자리가 감소한 반면 60대 일자리는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5일 발표한 ‘2018년 일자리행정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일자리는 2342만개로 전년보다 26만개 늘었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 일자리는 7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중소기업 일자리는 2배 이상인 16만개 늘었다. 대기업은 새로 생긴 일자리가 24만개였지만 없어진 일자리도 17만개에 이르렀다. 중소기업은 전체 신규일자리(297만개)의 82.8%에 이르는 246만개의 새 일자리를 제공했다. 비영리기업 일자리는 3만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일자리(2342만개) 중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5.7%에 그쳤다. 중소기업은 63.9%, 비영리기업은 20.3%였다. 2017년과 비교해 대기업은 0.4% 포인트 늘었고 중소기업은 0.4% 포인트 내렸다. 종사자 규모별로 보면 300명 이상 기업에서 일자리가 14만개 늘었고, 50∼300명 미만 기업에서는 10만개, 50명 미만 기업에서는 2만개가 각각 증가했다. 5인 미만 기업의 일자리는 신규일자리(122만개)보다 소멸일자리(146만개)가 많아 24만개 급감했다. 박진우 통계청 행정통계과장은 “5인 미만 기업에서 일자리가 감소한 데는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없다고는 말 못 할 것”이라면서도 “정확히 보려면 더 자세한 자료를 봐야 하는데 행정자료로 확언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 일자리의 52.6%는 종사자 50명 미만 기업이 제공했고, 300명 이상 기업이 31.7%, 50∼300인 미만 기업이 15.7%를 각각 제공했다. 지난해 개인기업체의 일자리는 138만개 새로 생기고, 132만개가 없어져 전체적으로 6만개 늘었다. 종사자 5명 미만 개인기업체는 일자리가 5만개 감소했다. 5∼9명 규모 개인기업체는 6만개, 10명 이상 개인기업체는 5만개가 각각 늘었다. 산업별로는 도소매업(7만개), 부동산업(7만개),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4만개), 숙박 및 음식점업(4만개) 등에서 일자리가 증가한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는 각각 6만개와 3만개가 감소했다. 산업별 일자리 규모는 제조업이 20%로 가장 많았고, 도소매업(12.8%), 건설업(8.9%),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8.3%) 순이었다.연령별로는 30·40대가 고용한파에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30대 일자리는 총 517만개로 전년보다 8만개 감소했다. 40대 일자리는 5만개 줄어든 606만개였다. 19세 이하에서도 신규채용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총 3만개 감소하면서 19만개에 그쳤다. 일자리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연령대는 60세 이상이었다. 60세 이상 일자리는 2016년 273만개에서 2017년 298만개, 지난해 323만개로 매년 25만개 이상 늘어나고 있다. 50대는 14만개 늘어난 545만개였고, 20대는 2만개 늘어난 332만개였다. 전체 일자리가 전년보다 26만개 증가했지만 대부분 50대 이상 중노년층 일자리 증가에 기댄 것이다.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45.3세로, 전년보다 0.4세 높아졌다. 지난해 남성 일자리는 1365만개로 전체의 58.3%를 차지했다. 여성 일자리는 977만개에 그쳤다. 신규채용 일자리 가운데 남성의 비중은 53.8%(324만개)였고, 여성은 46.2%(279만개)였다. 20대 이하에서는 남녀가 점유한 일자리 규모가 비슷하지만 30대에서는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20대 남자 일자리는 168만개(50.7%), 여자는 164만개(49.3%)였고 30대 들어서는 남성 일자리가 314만개(60.7%), 여성이 203만개(39.3%)였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질병관리본부 “본격적인 겨울 시작, 한랭 질환 조심하세요”

    질병관리본부는 29일 한랭 질환 발생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올해는 겨울철 평균기온이 평년과 비슷하겠지만 변동성이 클 것이라는 기상청 전망에 따라 갑작스러운 추위에 따라 한랭질환 발생 요인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초겨울에는 몸이 추위에 적응이 덜 돼 약한 추위에도 한랭 질환 위험이 크므로 다음달 첫 추위와 기습 추위에 각별하게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나타나는 한랭 질환은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으로 미흡하게 대처하면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다. 2018년 12월 1일부터 2019년 2월 28일까지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한 결과, 한랭 질환자 수는 404명이었고 이 중 10명이 숨졌다. 한랭 질환자는 65세 이상 노년층이 전체 환자의 44%인 177명으로 가장 많았다. 10명중 4명이 노인층인 셈이다. 고령일수록 저체온증 같은 중증 한랭 질환자가 많았다. 발생 장소는 길가나 집주변 같은 실외가 312명(77%)으로 많았다. 발생 시간은 하루 중 지속해서 발생했는데, 특히 추위에 장시간 노출되고 기온이 급감하는 새벽·아침(0시~9시)에도 163명(40%)의 환자가 생겼다. 한랭 질환자 138명(34%)은 음주 상태였다. 질병관리본부는 올겨울 한파로 인한 건강피해를 점검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2020년 2월 29일까지 한랭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가동할 계획이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황교안 건강상태 세브란스 의료진 브리핑 돌연 취소, 왜?

    황교안 건강상태 세브란스 의료진 브리핑 돌연 취소, 왜?

    한국당·병원 측 당초 오전 11시 브리핑 예고새벽에도 병원 측 ‘정확한 상태 알린다’ 공지‘VIP실 황제입원’ 논란에 “일반병실 없어서”병원 측 “당 요구로 黃 오후쯤 병실 옮길 예정”‘당직자 근무방 요구’ 논란 “전혀 사실 아냐”8일째 단식 투쟁을 벌이다 지난 27일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한 신촌 세브란스 병원 측의 브리핑이 돌연 취소됐다. 당초 한국당은 병원 측과 조율해 28일 오전 11시쯤 황 대표에 대한 건강 상태를 의료진이 브리핑하겠다고 밝혔지만 한 시간여만에 구두로 취소를 알렸다. “담당 주치의 진료 많아 할 수 없게 돼” 병원 측은 황 대표 진료를 담당한 주치의가 이날 오전 내내 외래진료를 보고 있고 수술 등 긴급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브리핑하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최경득 신촌 세브란스병원 홍보팀장은 이날 ‘브리핑을 고지했다가 취소한 이유’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주치 의사가 환자들을 계속 돌보고 있기 때문에 소견 등을 정리해 밝힐 시간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병원 측과 한국당은 오전 11시쯤 담당 주치의였던 김광준 노년내과 교수가 나서 황 대표 관련 의료진 브리핑을 연다고 공지했지만 브리핑은 취소된 상태다. 최 홍보팀장은 “기자들이 많이 와 있으니 (브리핑을) 하면 좋겠다는 것이었는데 주치의가 계속 외래진료를 보게 되면서 할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최 홍보팀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VIP실 황제 입원’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최 홍보팀장은 “황 대표가 입원할 당시 일반병실 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그쪽(VIP실)으로 간 것”이라면서 “(한국당에서) 일반 병실을 요구하고 있는데 빈자리가 없어 오늘 오후쯤 옮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황 대표 측이 황 대표의 상태를 살피기 위한 당직자가 근무할 방까지 요구했다는 데 대해서도 “방 두 개를 요구했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도읍 의원은 VIP 병실로 황 대표가 간 데 대해 “새벽에 일반 병실이 없어 병원 측에 일반 병실로 옮겨달라고 부탁하고 온 것”이라면서 “병원 측의 브리핑 취소는 당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고 뉴스1은 전했다. 의식을 찾은 황 대표는 이날 “단식장으로 다시 가겠다”고 말했다고 측근들이 전했고 부인 최지영 여사를 비롯해 여러 의원들이 만류하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은 황 대표에 이어 릴레이 단식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27일 오후 11시쯤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 설치된 농성 텐트에서 의식을 잃고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자정을 한 시간여 넘긴 28일 새벽 현장 브리핑에서 “간신히 바이털 사인(vital sign: 호흡·맥박 등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은 안정을 찾았다”면서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는데,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황 대표가 간신히 눈을 뜨고 (사람을) 알아보는 정도의 기초적인 회복이 돼 있는 상태”라면서도 “저혈당과 전해질 불균형 문제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뇌부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해질 불균형 수치가 현재 ‘경계선’이라고 김 수석대변인이 설명했다. 신장 기능도 급격히 저하돼 최근 사흘째 단백뇨가 나오고 있다. 당시 세브란스병원은 이날 오전 중 담당 의료진이 황 대표의 정확한 건강 상태를 알릴 계획이라고 했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오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안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의 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한경연 “고령화 고려하면 GDP 대비 복지지출 적지 않다”

    인구의 고령화 추세를 고려할 때 한국의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복지 지출 비중이 작지 않은 수준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6일 옥동석 인천대 무역학부 교수에게 의뢰해 작성한 ‘한국의 재정운용 진단과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은 지난해 11.1%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1%)의 절반 수준이지만 노년부양비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비율이라고 진단했다. 노년부양비는 생산연령인구(15∼64세) 100명당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율로 한 사회의 고령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19.8명이었다. 그리스는 1980년에 노년부양비가 이 정도 수준이었는데 그 당시 GDP 대비 복지지출은 9.9%였다. 그리스의 GDP 대비 복지지출은 지난해 23.5%로 상승했다. 결국 한국도 향후 복지제도가 확대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세계에서 고령화속도가 가장 빠르기 때문에 40년 후에는 GDP 대비 복지지출이 27.8%로 2.5배로 치솟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옥 교수는 ”복지정책을 펼 때 미래전망을 반영해야 한다”면서 “우리나라는 고령화로 향후 복지지출이 급증해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우리나라는 초고속 인구 고령화로 향후 복지지출이 급증하기 때문에 재정 적자와 정부채무를 지금부터 관리해야 한다”면서 “예산확대 속도를 조절하면서 예산의 용처와 효과를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홍콩 부정선거 고발 4800건…“친중 유권자 버스로 실어날라” 소문도

    과거 노인들에 친중 후보 찍도록 유도 사례“한 주소에 다른 이름 8명” 가짜 유권자 논란 홍콩 전역에서 24일 구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가운데 이날 선거와 관련해 4800여건에 달하는 부정선거 고발이 접수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가짜 유권자’를 만들려는 사례 등을 포함해 전날까지 위원회에 접수된 부정선거 고발 사례가 4800여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날 구의원 선거에서는 18개 선거구에서 452명의 구의원을 선출한다. 홍콩 구의원은 한국의 지방의회 의원에 해당하지만 홍콩 행정장관 선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구의원 중 117명은 홍콩 행정장관을 선출하는 1200명의 선거인단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홍콩 행정 수반인 행정장관은 직접선거가 아닌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현지에서는 지난 6월 초부터 계속되는 송환법 반대 등 반중 시위 등의 영향으로 친중파 진영이 패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거를 무사히 치르기 위해 시민들은 시위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홍콩 선거관리위원회가 1시간 반 이상 방해가 지속되면 선거를 연기하겠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대신 젊은층들은 온라인을 통해 일찍부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선거 부정에 대한 신고도 빗발치고 있다. 홍콩 췬완 지역에서 출마한 노동당 로이드 치우 후보는 ‘가짜 유권자’와 관련된 제보를 100건 이상 받았다고 밝혔다. 치우 후보는 “이전 선거에서는 한 주소에 11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있었던 적도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한 주소에 8명의 다른 이름을 가진 유권자가 등록되는 등 ‘가짜 유권자’가 판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선거까지는 유권자 이름과 주소 등을 담은 선거구별 유권자 명부가 언론 등에 공개됐지만, 이번 선거 때는 시위대 강경 진압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경찰 가족에 대한 ‘신상털기’ 방지를 위해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비공개 결정에 ‘가짜 유권자’를 만들어 투표 결과를 조작하려는 시도가 더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홍콩의 반부패 기구인 ‘염정공서’(廉政公署·ICAC)도 지난 20일까지 이 기구에 접수된 부정선거 시도 고발 건수가 201건에 달해 이전 선거 때보다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67건은 선거 후보자나 예비 후보자 등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협박을 가한 사건이었으며, 37건은 선거와 관련된 금품 수수 사건 등이었다. 부정선거 시도는 홍콩 전체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61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도 많다. 이전 선거에서 요양원 등의 노인들이 선거하러 투표소로 이동할 때 누구를 찍어야 할지 적힌 종이를 가지고 들어가거나, 손바닥에 투표할 후보자의 번호를 적어놓은 채 들어가는 사례들이 적발됐던 적이 많았다. 특히 이러한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부정선거 사례들은 대부분 친중파 후보와 관련된 것들이었다. 이날 홍콩에서는 홍콩 영주권을 지니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친중파 진영 후보에 투표하기 위해 전세버스 등을 타고 대거 홍콩으로 왔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염정공서는 부정선거 시도가 적발될 경우 최고 7년의 징역형과 50만 홍콩달러(약 7500만원)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면서 부정선거를 시도하다가 적발된 사람은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뇌파로 알츠하이머 발병 예측 가능

    [과학계는 지금] 뇌파로 알츠하이머 발병 예측 가능

    미국 글래드스톤 신경질환연구소,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생명과학과, 생리학과, 하워드 휴즈 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특정 뇌파가 노년에 알츠하이머와 같은 기억력 상실을 예측할 수 있는 징후라는 사실을 밝혀내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리포츠’ 20일 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학습, 기억, 감정조절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해마에서 발생하는 SWR파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매가 나타나도록 만든 생쥐의 뇌에서 SWR파는 점점 약해져 정상 생쥐에 비해 매우 낮은 상태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실제 기억력 감퇴 현상이 나타나기 10개월 전부터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데 사람으로 치면 30년 정도의 기간이다. 연구팀은 SWR파가 인간에게서도 나타나는 만큼 뇌파의 특정 패턴을 관찰하면 나이 들어 알츠하이머 발병 여부를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대문 어르신의 인생, 작품이 되다

    서대문 어르신의 인생, 작품이 되다

    대학생 재능기부로 344명 작품 제작 캐리커처·자서전·추억 사진 등 선물 어르신 문화대학·일자리 사업도 펼쳐 “활기찬 노년 보내도록 다방면 지원”“여기 계신 어르신들이야말로 격동의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산증인입니다. 여러분이 살아온 삶 덕분에 이 세상이 점점 더 나아진다는 긍지를 가지시길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의 인생에 경의를 표합니다.”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2019 행복타임머신사업 작품 전달식’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이같이 말하며 깍듯하게 고개를 숙이자 노인 50여명과 기관 관계자 등 현장에 모인 80여명의 사람들도 숙연한 얼굴로 박수를 보냈다. 이날 행사장에는 입구에서부터 곳곳에 노인들의 과거 사진과 현재 사진을 한곳에 모은 사진액자, 얼굴과 몸의 특징을 재밌게 포착해낸 캐리커처 등이 전시돼 있었다. 좌석마다 노인들의 자서전을 엮은 책 ‘안산자락에 살으리랏다 2편’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구청 로비 1층에서도 전시회가 열려 오가는 사람을 맞았다. 자서전 제작 활동에 참가한 김홍란(71) 할머니는 “젊은 시절 우연히 수필대회에 출전해 3등 상품으로 받은 은수저세트를 지금도 간직할 정도로 글쓰기를 좋아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잊고 살았다”면서 “이번에 내 이야기를 글로 쓰면서 잊었던 꿈이 되살아난 기분”이라며 소녀처럼 수줍게 웃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명지전문대 문예창작과 김혜린(23·여)씨가 “인생 이야기로 세대를 뛰어넘는 공감을 이끌어 내 노인들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말하며 감정에 북받쳐 울먹이자 함께 활동했던 노인들이 “선생님, 울지 마세요”라며 다독이는 풍경도 빚어졌다. 행복타임머신 사업은 서대문구가 2015년부터 매년 이어 오는 노인복지 프로그램이다. 지역 대학과 손잡고 젊은 세대의 재능기부로 노인들에게 활력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대학생들이 노인들의 캐리커처를 그려 주거나 일대기를 영상이나 비망록으로 작품화하는 것을 돕는다. 올해는 지난 3월부터 이달까지 명지전문대, 한국예술원, 한국예술실용학교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저소득 노인 및 노인복지 증진에 기여한 노인 344명을 대상으로 캐리커처 그려 주기, 인생노트 쓰기, 추억의 사진액자 제작, 자서전 제작 등 4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밖에도 서대문구는 노인들이 능동적인 지역공동체 구성원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노인들의 자아실현과 삶의 욕구 충족을 위해 14개 전 동주민센터에서 ‘어르신 문화대학’을 운영하고 노인여가복지시설 17곳과 대한노인회서대문구지회, 건강보험공단이 손잡고 노인여가복지시설협의체를 구성해 매년 10월 ‘서대문 어르신 여가문화페스티벌’을 개최한다. 2022년까지 5000개 달성을 목표로 노인 일자리 확대 사업도 추진한다. 문 구청장은 “100세 시대를 맞아 국가와 사회 발전에 헌신적으로 기여해 온 노인들이 삶의 질을 높이고 활기찬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살아 있는 연극 전설들, 열정 꽃피우다

    살아 있는 연극 전설들, 열정 꽃피우다

    새달 5일부터 대학로 일대서 6편 공연 ‘그 꽃, 피다’ 부제… 원로 배우 활동 지원 황혼기 접어든 노년의 삶 담담히 그려 “시대 당면 노인 문제, 다양한 방식 표현”한국 연극계의 살아 있는 역사들이 다시 무대에서 여전히 타오르는 열정을 꽃피운다. 다음달 5일부터 22일까지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진행하는 원로 예술인들의 축제 ‘늘푸른연극제’에서 이들은 황혼기에 접어든 노년의 삶을 담담하면서도 묵직하게 그려 낼 예정이다. 2016년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의 업적을 기리고, 원로 배우들의 예술활동을 위해 처음 기획된 이 축제는 올해 ‘그 꽃, 피다.’를 부제로 삼았다. 올해 연극제에서는 노인들의 삶을 통찰력 있게 담아낸 작품 6편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 ‘하프라이프’(5~8일, 대학로예술극장)는 치매 등의 치료를 하는 요양원에서 만난 노인들의 사랑과 그로 인한 자녀와의 갈등을 중심으로 ‘늙어 간다는 것’과 사랑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캐나다 수학 박사이자 철학자인 존 미톤의 희곡을 표재순(83) 연출이 우리 사회에 맞게 재해석했다. 표 연출은 연극과 드라마, 뮤지컬은 물론 2002년 한일월드컵 등 굵직한 국가 행사까지 연출한 문화예술 기획계의 거장이다.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가족이 해체된 현시대에서 변하지 않는 가치로 남을 부모와 자식 관계, 늙음과 사랑 등의 메시지를 검증된 연출력으로 무대 위에 구현해 낼 예정이다. 대학로아트원씨어터에선 프랑스 대표 극작가 에우제네 이오네스코 작품 원작 ‘의자들’(6~8일)과 안나 가발다 소설 원작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11~15일)가 차례로 무대에 오른다. ‘의자들’은 고립된 섬에서 단둘이 살아가는 노부부가 끊임없이 대화를 이어 가려 노력함에도 외부 세계와 단절된 삶에서 느끼는 짙은 고독을 담아낸 작품이다. 강원도 연극계를 싹 틔우고 성장시킨 배우 김경태(70)와 홍부향(45)이 노부부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려 낸다. 단순한 무대의 2인극 ‘나는 그녀를 사랑했네’는 억지 행복을 위한 사랑 없는 결혼과 허구성에 통렬한 일침을 가하는 작품이다. 1세대 마임 아티스트 김동수(72)가 연출과 연기를 함께 맡았다. 2018 대한민국예술원상을 받은 배우 박웅(80)이 출연하는 ‘황금 연못에 살다’(12~15일, 대학로예술극장)는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주는 의미를 살핀다. 황혼에 접어든 노부부와 그들의 딸 ‘미나’의 삶을 통해 서로 오해와 편견을 깨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 새롭게 삶의 의미를 되짚는다. 실제 부부인 박웅과 장미자(78)가 극에서도 부부로 출연해 오랜 불화 관계에 놓였던 아버지와 딸이 화해하는 과정을 농익은 연기로 풀어낸다. 이 밖에 박정자·손숙과 더불어 대표 원로 여배우로 손꼽히는 이승옥(77)의 ‘노부인의 방문’(19~22일, 아르코예술극장)도 무대에 오른다. 큰 부자가 된 노부인이 30여년 전 실연의 슬픔을 안고 떠났던 고향을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 이 작품은 인류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얼마나 쉽게 타락할 수 있는가를 보여 준다. 25년 전 초연 당시 ‘노부인’을 연기했던 이승옥이 삶의 깊이를 더한 노부인을 다시 맡았다. 이승옥은 지난 18일 대학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돌아봤더니 반세기 동안 연극을 했는데 굉장히 즐겁고 행복했다”며 “연극 환경이 어렵지만 좋은 직업을 선택했다 생각하고, 앞으로도 연극을 사랑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연극영화예술상 등을 받은 희곡계 거장 윤대성(80)은 자신이 쓴 ‘이혼예찬!’(18~22일, 대학로아트원씨어터)을 민중극단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 선보인다. 1989년 그가 ‘이혼의 조건’이라는 제목으로 초연했던 작품이다. 노년에 접어든 부부의 갈등이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통해 결혼 생활뿐 아니라 삶 자체의 의미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았다. 연극제 관계자는 “현실적인 노인들의 삶과 이 시대가 당면한 노인 문제, 인간 본연에 대한 질문을 다양한 방식으로 담아낸 6편의 작품은 원로 연극인들에게 깃든 세월과 경험을 통해 더욱 깊이 있는 무대로 관객들의 마음을 두드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디지털 정부·시민역량 강화·데이터고속도로 ‘3대 어젠다’ 총력”

    “디지털 정부·시민역량 강화·데이터고속도로 ‘3대 어젠다’ 총력”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이 3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다. 지난해 4월 문 원장은 “국가 미래비전에 대한 답을 찾자”고 취임 일성을 밝히고 ‘데이터 경제’ 활성화에 힘써 왔다. 남은 1년 반. 그는 무엇을 목표로 잡았을까. 문 원장은 19일 NIA 서울사무소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역량을 디지털 정부 혁신을 통해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겠다. 그것이 문재인 정부 혁신 중에 대표적인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원장은 벤처 1세대로 분류되는 전문가로 나우콤(현 아프리카TV)을 창립해 20년간 정보기술(IT) 업계에 몸담았다. 취임 전에는 4차산업혁명위원회 민간위원을 맡았다. 다음은 일문일답.-NIA는 어떤 기관인가. “NIA는 정보화의 개념조차 생소했던 1987년 설립됐다. 부처가 정책 수립의 최종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지만 아무래도 전문성은 떨어진다. 그래서 우리가 국가 정보화 수립을 지원하고 주요 정책 실행을 담당한다. 실행 전담 기관이자 정보화 싱크탱크라고 보면 된다. 정부가 2000년 수립한 ‘1000만명 정보화 교육 추진계획’을 실행하는 데 기여했고, 모두 알다시피 현재 대한민국은 국민이 인터넷을 가장 잘 쓰는 나라가 됐다. 앞으로는 3대 어젠다인 디지털 정부, 디지털 시민 역량 강화, 데이터 고속도로를 위해 열심히 뛰려고 한다.” -3대 어젠다를 좀더 자세히 설명한다면. “현시점에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책 세 가지를 말한다. 디지털 정부는 정부 업무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똑똑하고 스마트한 정부’가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는 말 그대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전 국민을 대상으로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겠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고속도로는 미래에 ‘데이터를 얼마나 잘 생산해 축적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위상이 바뀔 것을 대비해 준비 중인 인프라를 일컫는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해 8월 ‘데이터를 가장 잘 다루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가장 안전하게 다루는 나라가 되고자 한다. 산업화 시대 경부고속도로처럼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데이터고속도로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3대 어젠다는 빈틈없이 챙기려고 한다.”-먼저 디지털 정부에 관해 묻고 싶다. 정부가 지난달 혁신안을 발표했는데. “관련 부처인 행정안전부, 과학기술정통부 등과 지난 6개월간과 수십 번 회의를 하고 논의한 안이다. NIA는 사실상 디지털 정부 전담 기관으로 설립 이후부터 지난 30여년간 디지털 정부로 나아가는 데 뒷받침 역할을 했다. 많은 시간 지켜보니 디지털 정부의 한계와 가야 할 방향에 대한 통찰력이 있다.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큰 방향에서 정부를 업그레이드할 필요를 느꼈다. 근본적인 변화를 통해 디지털 정부로 나아가야 한다. 이러한 취지에서 방향을 제시한 안이라고 보면 된다.” -국민은 생활 속에서 혁신안을 어떻게 체감할 수 있나. “예를 들어 보겠다. 지금 정부의 초등학생 돌봄 서비스는 교육부가 운영하는 ‘초등돌봄교실’, 보건복지부의 지역 기반 ‘다함께돌봄’과 취약계층 대상 ‘지역아동센터’, 여성가족부 소관인 ‘청소년방과후아카데미’ 등이 있다. 문제는 모두 돌봄 서비스지만 부처마다 서비스를 단절적으로 제공해 학부모들이 상당히 불편을 겪었다. 각 부처 홈페이지에서 관련 정보를 일일이 찾아보고, 온라인으로는 이용 신청이 어려워 돌봄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식이다. 관련 서류도 따로 제출했다. 그런데 이제는 돌봄 서비스 4종의 정보를 행정서비스 포털 ‘정부24’(www.gov.kr)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자증명서 발급도 늘린다. 연말부터 주민등록 등·초본을 전자증명서로 시범 발급한다. 내년에는 가족관계증명서·토지대장·건축물대장 등으로 늘리고 2021년까지 증명서·확인서 300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 앱에서도 각종 증명서를 전자증명서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게 한다.”-정보화가 진행될수록 디지털 소외 계층이 발생하는데 대책은. “교육을 통해 시민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자체 조사를 해보니 매년 저소득층, 장애인, 농어민,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정보화 수준이 향상돼 디지털 정보 격차는 점차 없어지고 있다. 하지만 노년층은 정보화 수준이 여전히 낮다. 노인들의 디지털 교육에 더욱 신경쓰는 이유다. 주변만 둘러봐도 어떠한가. 노인들이 키오스크(무인 전자정보 단말기)를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밥을 못 먹고, 코레일에서 승차권 예매를 못 하기도 하고, 요즘은 다들 모바일뱅킹으로 돈을 이체하는데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나. 디지털 교육 중에서도 모바일 활용 교육에 초점을 맞추려고 한다. 사회복지사가 독거노인들을 세심하게 신경쓰듯이 노인들의 디지털 교육을 책임지는 ‘디지털복지사’가 있었으면 좋겠다. 5000만 국민이 디지털 세상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단체 대화방에서 집단 따돌림을 하는 사이버 불링이나 악플 등 일반 국민의 디지털 교양도 강화될 필요가 있다. 대책은.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데 공감한다. 댓글 때문에 사람들이 자살을 하고 문제가 많다. 인터넷 윤리 교육으로 국민의 디지털 교양을 키워 주고 잘못된 부분을 강조해 윤리의식을 확립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사회적 혼란을 막을 수 있고, 문 대통령이 강조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도 실현 가능하다. 정부가 국정 과제로 2020년까지 100만명에게 윤리교육을 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지난 3년간(2017~2019년) 47만여명을 교육했다. 이 밖에 전국에 스마트쉼센터 18곳을 만들어 인터넷·스마트폰 중독에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상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디지털 교육과 관련된 부처가 여성가족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등 10여개에 달하니까 정책을 추진하는 데 단절되고 어려움이 많다.” -데이터 경제 분야는 올해 활성화의 첫발을 내디뎠다고 들었다. “맞다. 올해부터 3년간 1516억원을 투입해 환경, 통신, 금융, 교통 분야의 빅데이터 플랫폼 10곳과 빅데이터센터 100곳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 5월 10개 플랫폼과 72개 센터를 1차 선정했다. 빅데이터 센터는 공공과 민간이 협업해 데이터를 생산·구축하고, 플랫폼은 이를 수집·분석·유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데이터의 전수조사도 진행했다.” -최근 정보 혁신 기술 성장이 다소 정체됐다는 비판도 있다. 이유가 뭔가. “김대중 대통령 시절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 전자정부가 본격화됐다. 1000만 정보화 교육도 5년 계획을 세웠지만 3년 만에 끝냈다. 참여정부까지 이런 기조가 유지됐는데 보수 정부에서 등한시된 측면이 있다. 정보통신부가 이명박 정부에서 없어진 게 대표적이다. 이것 외에도 정보통신 인프라 등 기반·자원은 잘 갖춰져 있으나 제도나 연구개발, 기업 연구역량 등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혁신 기술의 확산이 정체되고 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떤가. “빅데이터 플랫폼과 센터에서 생산·수집되는 데이터에 대한 표준화와 유통·거래 체계를 다음달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디지털 정부와 관련해서는 대통령 비서실에 설치될 예정인 디지털정부혁신기획단을 잘 도와 국민을 위한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포용과 관련해 ‘디지털 시민역량 강화에 관한 법’(가칭)을 제정할 생각이다. 법안에는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 기회 보장, 국가의 책임 등 기본원칙, 범국가 추진 체계 및 교육 인프라 확보 등을 명시화해 제도적인 토대를 마련하고 싶다. 재차 강조하지만 3대 어젠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디지털 포용국가, 혁신국가를 조기에 구축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핵잼 사이언스] 당신의 반려견은 사람 나이로 몇 살?…DNA 계산법 등장

    [핵잼 사이언스] 당신의 반려견은 사람 나이로 몇 살?…DNA 계산법 등장

    개의 나이를 사람의 나이로 계산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모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캠퍼스(UC샌디에이고)가 주도한 연구진은 개의 ‘사람 나이’를 알아내기 위해 DNA 변화를 고려해 새로운 계산 공식을 만들어냈다고 밝혔다. 이는 지금껏 종종 개의 나이에 숫자 7을 곱하는 출처조차 불분명한 방식과 비교할 수 없을만큼 정교한 것이라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연구 주저자로 참여한 티나 왕 UC샌디에이고 박사과정 연구원은 개는 종에 따라 성장 속도와 수명이 달라서 개와 사람의 상대적인 나이를 비교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고안한 계산 공식은 시간에 따른 DNA의 변화, 특히 DNA에 일정 비율로 더해지는 분자인 메틸기 비율을 살핀 것이다. 이른바 DNA 메틸화라고도 불리는 이 과정으로 신체 나이를 가늠할 수 있어 학자들은 이를 후성유전자 시계라고도 부른다. 개의 수명은 신체 크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마스티프와 같은 대형견은 6~7년, 치와와와 같은 소형견은 17~18년까지 그 차이가 크다. 하지만 모든 개는 유사한 신체 발달과 생리·병리적 궤적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강력한 게놈 동질성을 제공해 노화 등 복잡한 특성과 관련한 유전적 요인을 확인할 기회를 높이기 위해 래브라도 리트리버라는 단일 종을 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 연구자는 리트리버 104마리의 수명을 16년 범위까지 유전자를 분석해 메틸화 특성을 살폈다. 그러고나서 이를 만 1~103세의 사람 320명과 생쥐 133마리의 혈액 표본에서 나온 메틸화 데이터와 비교 분석했다.그 결과, 개와 사람 사이에는 주요 이정표 시기에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사성은 특히 상대적 나이가 비슷할 때 강했다. 이는 어린 개는 젊은이, 나이 든 개는 노인과 비교할 때 유사성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이런 특성 덕분에 연구진은 후성유전자 시계에 기초한 공식을 만들 수 있었다. 개의 사람 나이는 개의 실제 나이의 자연로그값에 16을 곱하고 그 값에 31을 더하는 것이다. 사람 나이 = 16 ln(개 나이) + 31. 예를 들어, 개의 나이가 2살이라면 2의 자연로그 값은 약 0.6931이다. 여기에 16을 곱한 뒤 거기(11.0896)에 31을 더하면 42가 된다. 즉 2살짜리 개의 사람 나이는 42세 중년이라는 것이다. 참고로 자연로그 값은 스마트폰 계산기로 쉽게 구할 수 있다. 개의 나이가 18살이라면 18의 자연로그 값은 약 2.8903이고 여기에 16을 곱한 뒤 거기(46.2448)에 31을 더하면 77이 된다. 즉 18살짜리 개의 사람 나이는 77세 노년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만일 이를 단순히 실제 나이에 7을 곱하는 기존 방식으로 계산하면 2살짜리 개는 14살, 18살짜리 개는 126살이 된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개와 사람의 생애는 일치하지 않는 시기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신체적 성숙이 이뤄지는 사춘기는 개가 사람보다 빠르다고 설명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논문을 정식 출간 전에 수록하는 온라인 저널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4일자에 게재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땅 195만평 등 재산 뺏기고… 후손들은 가난의 대물림

    땅 195만평 등 재산 뺏기고… 후손들은 가난의 대물림

    후손들 문중 소유 생가 서당서 26년 살아 “의사 부인 노년에 병마와 굶주림에 신음” 형언하기 힘든 곤궁한 사정 신문에 실려 장승원 후손들은 권세 부리고 부귀 누려박상진 의사의 사망과 함께 그 많던 재산은 남의 손으로 넘어갔고 부모와 부인, 후손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대대로 겪었다. 일본 밀정들은 유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다. 의사의 아들과 손자들은 일제 치하에서 독립투사, 사상범의 자손이라는 이유로 취업은 엄두도 내지 못해 가난에서 벗어날 길이 없었다. 의사의 증손자 박중훈씨에 따르면 후손들은 의사의 사후 문중 소유인 울산 북구 송정동 생가 옆의 낡은 서당에서 26년 동안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가난을 견디기 어려워 1957년 부산으로 이사해 부암동의 방 세 칸짜리 집에서 12식구가 살며 닭을 길러 내다 판 돈으로 연명했다고 한다. 이후 당감동 골짜기로 옮겨 가 살았는데 생활은 더욱 어려워져 멀건 죽, 우거지 밥과 개떡을 먹으며 비참하게 살았다. 독립운동가 집안에 시집온 며느리들의 고생은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였다. 생존해 있는 의사의 손자며느리(박씨의 어머니) 이갑석 할머니는 “시집온 지 사흘 만에 양식이 떨어졌다”고 말한 적이 있다. 박 의사 후손들의 어려운 사정이 부산일보 1961년 3월 5일 자에 실리기도 했다. 의사의 부인 최영백 여사가 당시 81세의 나이에 먹을 양식도 없이 냉방에서 병마와 굶주림으로 신음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날마다 먹어야 했던 죽에 질린 할머니(의사의 며느리)가 1982년 돌아가실 때까지 굶을지라도 죽은 먹지 않았다고 말했다. 광복 후 독립운동가와 후손들은 박 의사처럼 극한의 가난과 싸우면서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하고 싶은 말을 하지도 못했지만, 일제의 권력에 빌붙었던 사람들은 변함없이 권세를 부리고 부귀를 누렸다. 대한광복회가 처단한 장승원의 후손들도 그랬다. 장승원의 장남 장길상은 아버지의 재산을 물려받아 일본인 자본가들이 은행을 설립할 때 투자해 거부가 된 친일파이자 악덕 지주였다. 둘째 장직상은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친일 인사다. 1949년 1월 반민특위에 구속됐다가 풀려났다. 셋째 아들 장택상은 미군정 수도경찰청장으로 부임해 친일 경찰을 받아들인 것은 물론이고 아버지 장승원의 원한을 품고 있었다. 광복회의 재건을 두고 볼 수 없다며 경찰력을 동원해 방해했다는 것이 박씨는 주장이다. 이런 일도 있었다고 한다. 1964년 광복회원의 후손들이 충남 천안삼거리공원에 순국한 광복회원 7인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우려 했는데 모종의 방해를 받아 중단됐다고 한다. 모종의 방해라는 것이 바로 장택상 일족의 짓임을 쉽게 추정해 볼 수 있다. 장택상이 사망하고 두 달 후인 1969년 10월에야 기념비를 세울 수 있었던 것만 봐도 그런 점은 분명해진다. 그런 장택상은 현재 국립묘지에 묻혀 있다. 박상진 의사 가문과 장승원 가문의 악연은 계속됐다. 장택상의 딸 장병혜는 1990년대 초 ‘역사를 고발한 자, 그를 고발한다’ 등의 책을 펴내면서 광복회를 떼강도 집단, 박 의사를 파렴치한 살인강도라고 썼다. “무슨 놈의 애국지사가 일본 사람에게는 손 하나 대지 않고 동포를 죽이는 애국투사가 있겠는가. 박상진을 애국투사라고 도저히 말할 수 없으며 판결문에 기재된 대로 살인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고 “살인교사를 한 일당을 독립투사로 변신시키기 위한 활동”이라고 쓰기도 했다. 뉴라이트 계열의 일부 학자가 안중근 의사 등의 독립투쟁을 테러라고 주장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는 등의 책을 발간하기도 한 장병혜는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아시아 역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역사학자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英~깜깜하네…총선 브렉시트 탓에

    英~깜깜하네…총선 브렉시트 탓에

    영국 일간 가디언의 정치 칼럼니스트 라파엘 베르는 최근 한 ‘스윙보터’(유동층)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2017년 영국 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당시 총리를 지지했다는 이 유권자는 “보리스 존슨 현 총리는 너무 싫고,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리가 되면) 나라를 망칠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대체 어느 당을 찍어야 하느냐”고 메시지를 보낸 이 사람은 다름 아닌 전직 보수당 내각의 장관이었다. 당료와 각료를 두루 거친 장관 출신까지 선뜻 지지 의사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 바로 다음달 12일 조기 총선을 앞둔 영국의 모습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둘러싼 대혼란과 함께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두고 역대 영국 총선 가운데 가장 예측이 어렵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유권자 30% 지난 총선서 지지 정당 바꿔 서구 정당들도 더이상 과거처럼 유권자들로부터 안정적인 지지를 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됐지만 그나마 과거와 같은 ‘정당 귀속감’의 역사가 남아 있는 국가로는 영국을 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노동당을 지지하면 아들도 노동당을 지지한다’는 영국의 유권자들조차 이제 세상에서 가장 변덕스러운 투표를 한다고 해도 무방한 상황이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앞서 두 차례 영국 총선에서 유권자의 3분의1이 지지 정당을 계속 바꿨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조기 총선 ‘D-30일’을 맞아 지난 11일 보도한 잉글랜드 더비셔주 볼소버 지역의 모습은 브렉시트를 둘러싸고 요동치는 민심을 가감 없이 보여 준다. 과거 탄광촌이었던 볼소버는 이 지역 토박이 노동자들의 지지를 받는 대표적인 노동당 강세 지역으로 꼽혔다. 탄광노동자 출신인 데니스 스키너 하원의원이 1970년부터 의원직을 맡아 왔을 정도로 보수당에는 난공불락과도 같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 지역은 지난 브렉시트 투표에서 70%가 ‘EU 탈퇴’ 쪽에 섰다. 동유럽 이주노동자에 대한 불만이 커지며 전통적인 노동당 지지자들조차 우파가 주도한 브렉시트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브렉시트는 심지어 지지 후보와 지지 정당이 반대인 경우까지 만들었다. 중년의 요양보호사 길 프리저는 FT에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과거 어려울 때에도 지역과 함께해 왔던 스키너 의원을 계속 지지할 예정”이라면서도 “‘브렉시트 강경파’인 존슨 총리가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전직 엔지니어인 남편은 보수당을 지지한다고 했다”며 부부 사이에서도 양분된 여론을 전했다. 이 같은 민심 이반이 감지되자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탈환을 목표로 하는 50개 지역구 중 하나로 볼소버를 점찍고 있다. 이들 노동당 강세 지역에서 승리하면 런던, 스코틀랜드 등에서 의석을 뺏기더라도 상쇄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브렉시트 입장 따라 찬반 뒤엎기 일쑤 그러나 현재 판세가 집권당에 마냥 유리하지는 않다. 코빈 대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지 못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존슨 총리의 광폭 행보가 연일 보도되고 있지만 이 같은 모습이 실제 과반 확보의 결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1월 둘째 주 보도에서 전국 판세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노팅엄셔주 게들링의 선거운동 현장을 보도하며 “보수당에는 ‘티핑포인트’(급변점)인 이 지역에서 노동당이 42%로 보수당(37%)을 여전히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이 지역은 브렉시트 투표에서 56%가 ‘EU 탈퇴’에 손을 들어줬지만 이들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을 지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코노미스트는 이 지역의 브렉시트 찬성표 가운데 절반만이 이번 총선에서 보수당에 투표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보수당이 게들링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브렉시트 찬성표 전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정당 간 합종연횡도 한창이다. ‘EU 탈퇴’를 목표로 창당한 브렉시트당은 최근 브렉시트 찬성표를 분산시키지 않겠다며 보수당 소속 317개 지역구에 후보를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대로 자유민주당과 녹색당, 웨일스민족당은 EU 잔류를 위한 연대를 선언했다. 가디언은 “브렉시트당의 무공천 결정이 유권자들에게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브렉시트 찬성파 간 암묵적인 선거연대가 반드시 보수당에 유리한 것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브렉시트를 찬성하는 노동당 지지자가 만약 투표용지에 브렉시트당 후보가 없는 것을 본다면 보수당이 아닌 기존 지지 성향대로 노동당에 투표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새 스윙보터는 중산층 아닌 중년층” 영국의 경우 1960년대만 해도 보수당이나 노동당 중 한 곳을 지지한 유권자가 10명 가운데 8명이었지만 2010년 총선에서는 6명으로 줄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는 보수당과 노동당을 합해 61%의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 양당 합계 80%까지 나왔던 2017년 총선 여론조사와 비교하면 20% 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보수당·노동당으로 대표되는 양당제는 자유민주당과 같은 제3당의 등장으로 ‘2.5당’제로 재편되기도 했지만 브렉시트와 같은 대형 이슈는 더 많은 당이 의석을 가질 수 있는 균열을 만들었다. 1997년 총선에서 노동당(418석), 보수당(165석), 자유민주당(46석) 등 3개 정당이 의석수를 대부분 가져갔지만 2015년과 2017년 선거에서는 이들뿐만 아니라 민주연합당(DUP), 신페인당 등도 의미 있는 의석을 차지했다. 2015년 총선에서는 우익 포퓰리즘 정당인 영국독립당이 1석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 정당의 대표는 바로 현 브렉시트당 대표인 나이절 패라지였다. 이 같은 극우정당은 기존 보수당을 지지했던 ‘가장 오른쪽’의 유권자들을 끌어모아 영향력을 확대한 셈이었다. 2017년 총선에서는 앞서 자유민주당을 앞질러 ‘제3당’의 위치를 차지했던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21석을 잃어 최대 패자가 되기도 했다. 이는 EU 잔류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스코틀랜드 유권자들이 SNP가 주장하는 스코틀랜드 독립보다는 영국 연방에 남아 있기를 선호하며 나타난 결과였다. 각 정당이 이래저래 브렉시트 때문에 울고 웃는 결과가 연출된 셈이었다. 이처럼 여러 정당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영국 총선은 20~30%의 적은 득표율로도 당선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이는 판세 읽기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가디언은 “주요 정당들은 이제 새로운 지지자를 확보하는 게 아니라 기존 지지자들을 지키는 것이 더 큰 과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2015년부터 이번 총선까지 5번의 전국 단위 선거를 치르고 있는 영국은 선거 때마다 매번 여론조사 결과가 빗나가며 여론조사업체들이 쩔쩔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2015년 총선 예측에 실패했던 영국 여론조사업체들은 이듬해 브렉시트 투표에서 ‘EU 잔류’를 예상했다가 또다시 예측에 실패하며 망신을 당했다. 여기에 고령화 등 인구 변화도 선거 예측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당과 노동당 지지를 갈랐던 계층보다는 연령이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여론조사기관들은 기존 조사 샘플이 노동당에 편향됐다는 결론을 내리고 몇 년 전부터 노년층 등을 감안한 샘플을 재구성하고 있다. 가디언은 “새로운 스윙보터는 중산층(middle class)이 아닌 중년층(middle aged)”이라고 분석했다. 2017년 선거를 기준으로 노동당보다 보수당 지지가 더 높아지는 기준 연령은 47세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열린세상] 하얗고 앙상한 병실/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열린세상] 하얗고 앙상한 병실/김세정 런던 그린우즈 GRM LLP 변호사

    아버지는 기름한 방의 양쪽 벽을 따라 세 개씩 두 줄로 침대가 늘어서 있는 병실을 나누어 쓰고 있다. 나누어 쓰고 있다고 적지만, 그저 누워들 있을 뿐이다. 노인들은 이제 다 비슷하게 생긴 것처럼 느껴지는데, 노년과 질병이 그 이전까지 가지고 있었을 각자의 특색을 지워 버린 것이지 싶다. 하얗고 앙상하다는 것이 지배적인 인상인데, 짧게 깎은 머리와 수염과 환자복과 침구는 다 하얗고 꽤 오랜 기간 제대로 된 섭생을 취하지도 못하고 움직이지 못한 몸은 살도 근육도 다 내려 뼈가 두드러져 있는 것이다. 그 와중에 한 노인만이 혼자 침대에 일어나 앉은 채로 침대 난간을 잡고 열심히 팔을 굽혔다 폈다 하고 있었는데, 이는 나름 운동인 모양이었다. 잠들어 있는 듯 아닌 듯 조용히 누워 있거나 간간이 신음소리만을 내고 있는 거의 의식이 없다시피 한 다른 노인들과 정신이 멀쩡하다 못해 방문객들이 나누는 대화에까지 참견을 하는 이 노인을 같은 병실에 둔다는 것은 좀 잔인한 것 아닌가, 어쩌다가 이 노인이 여기 와 있는가 싶을 정도였다. 그것도 보호자도 없이. 아버지는 발병 이후 입퇴원을 반복하다가 요양원에 잠시 있다가 다시 병원을 거쳐 결국 요양병원에서 마지막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얼마의 시간이 남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이는 요즘 시대 한국에서 노인들이 거쳐 가는 드물지 않은 경로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여태까지의 간병과 수발은 한국에 있는 다른 자식의 몫이었다. 주로 중국동포인 간병인의 도움을 때때로 받기는 했다고 하더라도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 병원으로 모시고 가는 일도, 입원했을 때 수발을 하는 것도, 이런저런 병실을 구하고 퇴원을 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고 하는 여러 가지의 줄줄이 고단한 일들도 했으니, 본인 및 그 가족의 일상생활은 형편없이 망가졌을 수밖에 없다. 아버지의 입장에서 보자면 다행스럽게도 가까이 살고 있고, 더 다행스럽게도 시간을 탄력적으로 쓸 수 있었던 자식이 있었기 때문에 병원에 가고 오고 간호를 받고 살뜰한 돌봄을 받으며 여태 버틸 수 있었던 셈이다. 가까이 살면서 유사시에 의지할 수 있는 자식이 없는 경우, 아니면 아예 자식이 없는 노인의 경우 비록 혼자 사는 노인을 돌보는 사회복지 시스템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 얼마만큼의 인간적인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나의 부모 세대는 그나마 자식의 조력을 기대할 수 있는 세대라고 할 것이다. 나의 부모 세대가 그 부모 세대를 간병하고 임종하던 것과 지금의 모습은 또 양상이 다르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겠으나. 나의 부모 세대에는 병환 중인 부모의 수발을 드는 것은 마땅히 자식이 했어야 하는 일이었고, 아픈 부모를 대신 돌보아 달라고 맡길 시설도 없었으니 말이다. 여전히 요양원 등으로 늙고 병든 부모를 모시는 것은 쉽사리 결정하는 일이 아니고, 심지어 죄책감마저 느끼는 듯하지만. 나의 세대가 노인이 됐을 때는 또 어떨 것인가. 자식이 있다고 한들 시간을 함께 보내 주는 것조차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이렇게 빨리 변하는 세태에 비추어 볼 때 나의 자식 세대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심지어는 어느 나라에서 살아가게 될지조차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늘어만 가는 비혼 인구는 어쩔 것인가. 그렇다면 건강을 잃었을 때 내 이후의 세대는 과연 어디에 의지할 수 있을지, 어느 정도의 존엄을 지킬 수 있을지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서 이제 나이가 좀 있지 싶은 사람들이 보내 주는 카톡 메시지는 신빙성이 있건 없건 건강 정보 일색이다. 직접 만나는 경우 당부의 말씀도 건강을 지키라는 것이다. 심지어 그리 나이 들지 않은 사람들, 아직은 좀더 다른 이야기를 우선 해야 할 것 같은 사람들에게도 건강은 최고 과제 중 하나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렇게까지 건강 이야기를 하는 건 어쩌면 한국 사회가 건강을 잃는다면 도무지 살아가기 힘든 사회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주 건강하지 않아도, 혼자서 몸을 건사할 수 없어도, 심지어 의식이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더라도, 돈이 없더라도 최소한의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믿는 사회여야 하지 않겠나.
  • “일자리·복지 대책은요?” 文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일자리·복지 대책은요?” 文대통령에게 묻습니다

    청년층 관심, 취업·주거·최저임금 노년층은 복지·노인 일자리 초점 “경제 질문 최다… 세대별 불만 요약 맞춤 대책·목소리 듣는 통로 마련을”임기 반환점을 돈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갖는다. TV를 통해 생중계되는 이번 행사는 문 대통령이 국민들의 질문에 직접 답하며 소통하는 자리다. 서울신문은 서울 종로와 노량진 일대에서 20대와 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청년과 노인층 20명을 만나 대통령에게 던지고 싶은 질문을 미리 들어봤다. 질문은 일자리, 경제, 집과 같은 먹고사는 문제로 귀결됐다. 특히 두 세대가 공통적으로 가장 빈번하게 언급한 단어는 ‘일자리’였다. 두 세대는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부의 국정 운영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비율이 유독 높았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신뢰수준 95%·표본오차 ±3.1% 포인트)에서도 60대 이상, 20대, 50대는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안정된 일자리· 청년 주거 가장 궁금” 20대가 가장 많이 던진 질문은 일자리와 주거 대책이었다. 서울의 한 어학원에 다니는 김요선(29)씨는 2년간 만난 여자친구와 결혼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결혼을 준비하기 전부터 걱정이 앞선다. 작은 피트니스센터에서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다 열악한 처우 때문에 이직을 준비하고 있어서다. 김씨는 “신혼집 준비가 가장 막막하다. 행복주택 등을 알아봤지만 경쟁률이 너무 치열하고 조건이 까다롭다”면서 “신혼부부와 청년을 위한 주거를 더 확대할 생각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대학생 장준혁(23)씨는 “대통령이 임기 초반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제대로 안 되는 것 같아 아쉽다”며 “2년 후에는 취업해야 하는데 걱정이 크다”고 했다. 국내에서 안정적인 직장을 구하지 못할 것 같아 해외 취업을 목표로 일본어를 공부하는 그는 “안정적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대통령의 계획이 궁금하다”고 했다. 이직을 준비 중인 홍모(37)씨는 “채용 공고 자체가 줄어든 것을 느낀다. 일자리가 없으니 서민이 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면서 “경제 문제를 잘 풀어야 사회 통합도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홍씨는 대통령에게 빈부격차와 사회 갈등을 줄여 나갈 방안이 무엇인지 물었다.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일자리뿐 아니라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드는 현실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오모(25)씨는 “식당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최저임금이 해를 거듭해 오르면서 사장님 눈치가 많이 보였다”며 “결국 가게가 어려워지며 그만두게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영업자들은 물론 아르바이트생도 일자리가 없다고 호소하는데 이 딜레마를 풀 대책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빈곤층 위한 복지, 경제 살릴 대책은?” 60대 이상 시민들도 주 관심사는 일자리 대책이었다. 박모(72)씨는 “56세에 은퇴했는데 나이가 드니 도저히 먹고살 게 없다”면서 “아직 건강해서 일을 할 수 있는데 일자리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지 묻고 싶다”고 했다. 사업을 접은 후 실업급여로 생활하는 나모(73)씨는 “다른 복지 서비스도 많다고 하는데 겪어 본 적이 없다. 홍보도 잘 안 되는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나라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가장 궁금하다”고 했다. 자영업자 채남선(65)씨는 “이번 정부에서 경제가 나아지리라는 기대가 컸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며 “주 52시간제만 해도 직원 3~4명 쓰는 회사에서는 지키기가 어렵다. 경제의 중심인 중소기업을 살릴 정책 방안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인 복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이원덕(75)씨는 “젊은 시절 건설 현장에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기초연금 20만원에 국민연금 18만원 받는 게 수입의 전부”라며 “복지 정책이 와닿지 않는다”고 했다. 이씨는 “‘성북동 네 모녀’도 행정이 조건만 따지다가 어려운 이웃이 불행하게 죽은 사건 아닌가. 낮은 자세에서 국민을 세심히 챙길 수 있는 대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이 취합한 질문을 분석한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경제에 대한 질문이 많이 나온 것은 각 세대가 처한 상황에서 나오는 피로감과 불만이 요약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상시적으로 듣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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