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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80] 지출억제하고 장기투자하면 여생편안이라

    [5080] 지출억제하고 장기투자하면 여생편안이라

    우리 국민의 평균수명은 79.4세(남성 76.1세, 여성 82.7세)이고 갈수록 길어지고 있다. 그러나 평균 퇴직연령은 만 53세로 2003년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평균 취업연령은 28.8세이므로 퇴직 후 기간(약 26.4년)은 취업기간(약 24년)보다 더 길다. 이제 노후 생활은 여생이 아니라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는 제2의 인생이라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5080’에서는 재테크, 취업, 창업, 여가 활동 등 은퇴 후의 관심사에 관해 10회에 걸쳐 살펴본다. ●예·적금, 느림의 미학 재테크라고 하면 금융상품 중 펀드나 주식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저금리시대 예금은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는 펀드나 주식에 비해 각광을 받지 못하고 있다. 90년대 10%대던 은행금리는 지금 4, 5% 안팎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예금도 투자다. 수익률이 낮다고 생각하겠지만 참고 기다리면 결코 그렇지 않다. 특히 노후대비 자금 마련처럼 멀리 보는 재테크는 안정성이 생명인데, 예·적금이 적격이다. 정기예금의 장점은 복리 재투자에 있다. 연 10%의 상품에 가입해서 이자를 받으면 25년 동안 누적수익률이 250%이지만, 이자를 찾지 않고 그대로 두면 25년 후에는 원금이 10배가 넘는다. 이러한 복리 효과를 누리려면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잊고 지내다 보면 눈덩이처럼 불어난 계좌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을 때가 있다. 예·적금은 투자 목표에 따라 꾸준히 재투자해야 하고, 목적을 이루기 전까지는 인출하지 않아야 한다. 만기가 채 되지도 않아 인출해 생활비로 쓰거나 자동차·냉장고를 사는 등 다른 용도로 사용해 버리면 재테크는 실패한다. 특히 노후를 대비한 예·적금은 까치밥 남기듯 여윳돈을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개인연금신탁이나 연금보험도 권장상품이다. 이 계좌가 목표액 1000만원의 정기예금이라면 만기 후 다른 상품으로 옮기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주식, 욕심 부리면 치명타 퇴직 후 노후자금으로 주식을 하기 위해서는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한다. 일시적으로 손실이 나더라도 생계에 영향을 받지 않을 정도로 여유자금으로 하는 게 좋다. 투자자산 1억원에서 5000만원이 손실돼 잔금 5000만원이 남는 것과, 10억원에서 5000만원이 손실돼 9억 5000만원이 남는 것은 체감상 큰 차이가 있다. 은퇴자들은 젊은 사람들에 비해 위험도를 감내할 수 있는 정도가 낮다. 안정적인 수입이 없어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채워 나갈 여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번의 실패에도 치명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직접투자는 여간한 경험자가 아니면 힘들다. 전문가들은 “주식 투자는 100에서 자기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만 하라.”고 조언한다. 30대에는 자산의 70%를 투자해도 앞으로 지속적인 수입이 있고 사회초년생이라 그 자산 규모도 작기 때문에 주식의 변동성에 큰 타격을 받지 않는다. 반면 70대는 그렇지 않아 자산의 30%만 투자하라는 얘기다. 변동성을 감당하지 못하는 노년층이라면 주식의 비중을 줄이고 안정적인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다. ●펀드, 쉽고 안정적으로 펀드는 직접 투자와는 달리 금융기관이 고객의 자금을 운용해 발생하는 수익을 고객에게 돌려주는 간접상품이다. 따라서 믿을 수 있는 뛰어난 펀드매니저를 통해 투자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후가 되면 재테크에 대한 전문지식이 떨어지고 판단력도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감안, 본인의 재무적인 의사결정을 도와줄 금융 어드바이저 한 명쯤은 옆에 두고 자문을 구해야 한다. 또 펀드를 선택하는 데 있어서 쉽고 안정적인 선택이 중요하다. 특히 노후에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없기 때문에 위험도가 높은 펀드는 절대적으로 피해야 하며, 원금이 보장되는 원금보존추구형 펀드로 자금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 투자의 실패율을 낮추기 위한 분산투자는 기본이다. 펀드는 장기투자가 생명이다. 실제로 좋은 펀드를 장기투자하면 주가 수준에 상관없이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 좋은 펀드는 상승기에는 주가보다 많이 오르고 하락기에는 주가보다 적게 내리면서 꾸준히 수익률이 축적되기 때문이다. ●절세는 덤, 제2금융권 공략하라 올해 세법이 일부 개정됐다. 세금우대 한도가 일반인의 경우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경로자(60세 이상)는 6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줄었다. 장기적으로는 금융상품을 통한 비과세 또는 세금우대 항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므로 본인에게 주어진 비과세(10년 이상 연금), 세금우대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특히 제2금융권의 경우에는 이자소득세가 면제되므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이정걸 재테크 팀장은 “일반적으로 은퇴 이후 10년은 여유로운 시간을 이용해 여행이나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시기이고, 그 다음 10년은 건강유지 및 의료비용으로 경제적 지출이 커지는 시기다. 노후 재테크를 성공하려면 일단 지출을 줄여야 하며 신중하고 철저한 계획을 통해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5080] 실전 2억원 굴리기

    은퇴 후 현금을 2억원가량 보유하고 있는 중산층 가정에 맞는 재테크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퇴직금으로 받은 현금 2억원을 그냥 갖고 있자니 왠지 아깝고 투자하자니 불안한 심정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이다. 자산관리서비스 전문업체인 티앤브이어드바이저 백정선 대표를 만나 2억원을 굴리는 방법을 들어봤다. 백 대표는 우선 은퇴자 재테크의 정석인 ‘안정성‘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 이후의 현금은 은퇴자의 생활수준을 결정짓는 가장 기초적인 부분이다. 자산가라면 모르지만 중산층이라면 거주를 위한 부동산과 현금 약간이 재산의 전부이기 때문에 일확천금을 노리고 잘못 투자하면 쪼들리는 상태가 되기 쉽다. 현금 2억원을 굴리기 위한 최적의 투자 비율은 안전성 자산에 60%, 주식 연계 상품에 40% 정도를 들 수 있다. 이 경우도 노후생활에 도움이 되는 국민연금이나 기타 연금수단이 있는 사람에게만 권유한다. 은퇴한 대부분의 노년층은 매월 들어가는 생활비를 가장 걱정한다. 살 곳이야 마련돼 있지만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지출해야 하는 생활비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험회사의 ‘일시납즉시연금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일시금 2억원을 일시납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하면 다음달부터 즉시 매월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연금이 나온다. 10년 이상 유지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고, 자녀에게 상속도 가능하다. 특히 금리가 떨어져도 연 4, 5% 수준의 금리를 보장하고 있어 저금리 시대에 적합하다. 주의할 점은 부동산에 투자할 경우 과장광고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노년층이 상가분양업자들의 과장광고에 속아 사기를 당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또한 일시납즉시연금보험의 경우 15년확정연금형, 상속연금형, 종신연금형 등 연금수령방식을 살펴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구로구 고독추방 네트워크…생신잔치로 홀몸노인 우울증 싹~

    구로구 고독추방 네트워크…생신잔치로 홀몸노인 우울증 싹~

    ‘힘겨운 삶을 사는 홀몸노인, 조손가정 등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누구나 쉽게 경제적 지원이라고 대답하겠지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사랑과 관심이다.’ 서울 구로구의 ‘고독(孤獨) 추방 네트워크’가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 구로구에 따르면 민·관이 힘을 합쳐 소외계층에게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고독추방 네트워크 프로그램을 선정, 참여 주민을 모집한다. 고독추방네트워크 사업이란 초고령사회 진입과 경기침체로 급증하는 소외계층에 대한 경제, 문화, 정신적 지원을 위해 구청, 복지기관, 민간단체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선진국형 복지 시스템이다. ●사람의 향기가 넘치는 도시 양대웅 구청장은 “천편일률적인 복지 행정도 시대 변화에 맞춰 변해야 한다.”면서 “민간 복지기관, 민간단체 등과 손잡고 21세기형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평생 처음이야. 누가 이런 늙은이 생일을 챙겨주겠어.”라면서 “고마워. 너무 좋아 눈물이 나.”라고 말하는 심정수(77·청각장애4급) 할머니는 슬며시 눈물을 흘렸다. 이는 지난 27일 화원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린 ‘해피 투게더’ 프로그램에서 홀몸어르신들의 생일 잔치 장면이다. 사랑이 듬뿍 담긴 생일 축하노래에 잔주름 굵은 할머니, 할아버지 눈에 감격의 눈물이 흘렀다. 어르신들은 선물과 빵보다 ‘사랑’에 굶주려 있었다. 구로구는 이런 어르신들이나 저소득 주민에게 사회적 사랑과 관심을 전해주는 효율적인 복지정책을 펴나가기 위해 전국 처음으로 ‘고독추방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이에 대한 사업으로 선정된 것은 7개다. 홀몸노인의 우울증 예방으로 행복지수를 높이려는 ‘해피 투게더’는 한국형 노인성 우울증 척도를 활용해 대상을 선정하고 원예치료와 음악치료 등을 통해 우울지수를 감소시키고 원예작품 제작과 생활난타 공연으로 사회참여 봉사활동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문화가정 위한 웃음꽃 지원 생일잔치, 당일 나들이 등도 하게 된다. 또 구로 노인종합복지관에서 계획한 ‘희망울타리 라이즈 업’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이혼율 증가에 따른 저소득 조손가정을 위해 아이들에게 멘토를 연결해주고 역할극을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도 마련한다. 이밖에 다문화가정을 위한 ‘웃음꽃 향기 행복스프레이’(건강가정지원센터), 재가장애인의 결혼을 위한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덴 장애인종합복지관), 노년의 아름다운 생애를 마감하기 위한 ‘생을 사랑하는 학교’(궁동 종합사회복지관), 중증장애인 및 고령자에게 가사도우미를 제공하는 ‘구로헬퍼 파견사업’(성프란치스꼬 장애인종합복지관), 어르신들의 사회적 고립감 해소를 위한 ‘맨투맨사랑더하기’(구로 종합사회복지관) 등이 있다. 이한범 주민생활지원과장은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각 기관에 300만~500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한국 女얼굴 男보다 5% 작다

    한국 女얼굴 男보다 5% 작다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얼굴 크기가 남성의 95% 정도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해부학교실 송우철·고기석 교수팀은 여성 1939명과 남성 1398명의 머리와 얼굴 사진을 찍어 얼굴 전체(머리)와 앞·옆면 등으로 세분해 비교한 결과, 여성을 정면에서 봤을 때의 평균 얼굴 크기가 남성의 95.1% 수준이었다고 31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들의 머리에 5곳, 얼굴 앞면과 옆면에 각각 3·6곳 등 모두 14곳의 계측지점을 설정해 실측한 뒤 이들을 청년기(20∼39세)·중년기(40∼59세)·노년기(60∼79세)로 나눠 얼굴 크기를 비교했다. 그 결과 여성의 머리 크기는 남성의 95.8%, 얼굴 옆면은 남성의 97.2%로 조사됐다. 얼굴 크기는 연령별로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여성 옆얼굴의 경우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갈 때 커졌다가 노년기때 다시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10代 체력 여든 간다

    │도쿄 박홍기특파원│‘10대 때 튼튼한 체력을 갖추면 장수한다.’ 일본 오차노미즈여자대학 소네 히로히토 조교수(생활습관병의학과)의 연구팀이 체력과 수명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팀은 지난 1943년 12월 실시됐던 대학 부속여고의 체력검사기록을 기초로 60년 이후 당시 510명을 추적·조사했다. 연구 논문은 5월호 미국 과학잡지인 역학지에 게재될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부속여고는 당시 14∼21세의 학생 510명을 대상으로 ▲1000m 달리기 ▲줄넘기 ▲목봉던지기 ▲16㎏짜리 짐 100m 나르기 등 4종목을 측정했다. 연구에 따르면 60대까지는 체력검사결과의 성적이 좋은 그룹과 나쁜 그룹의 사망률 차이는 2%가량에 불과했으나 70대에 들어서는 확연히 드러났다. 좋은 기록을 가진 253명의 70대 사망률은 10.7%(27명 사망)인 반면 기록이 나빴던 257명의 사망률은 17.5%(45명 사망)로 무려 6.8%포인트나 차이가 났다. 연구팀은 체력과 수명의 관계와 관련, “중노년에 대한 연구는 많았지만 청소년기의 체력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기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hkpark@seoul.co.kr
  • [대한민국 극&극] 최대 지역구 서울 강남甲 vs 최소 지역구 경북 영천

    [대한민국 극&극] 최대 지역구 서울 강남甲 vs 최소 지역구 경북 영천

    ‘남의 떡이 커 보인다.’고 했다. 남의 지역구를 부러워하는 국회의원들에게 딱 들어맞는 말이다. 산 넘고 물 건너 찾아가 만나는 유권자가 여남은 명도 안 될 때, 시골 지역구 의원은 도시 의원이 부럽다. 그러나 15층짜리 거대한 아파트를 대하는 도시 의원의 가슴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 동(棟) 한 동이 100가구, 200가구가 넘는, 그야말로 ‘표밭’이지만 도대체 ‘표심(標心)’을 제대로 만날 수 없다. 한 도시지역 의원은 29일 “농촌이나 산골은 좀 고생스럽더라도 찾아가기만 하면 유권자도 만나고 생색도 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도시에서는 굳게 닫힌 아파트 철문을 열기 위해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에 나오는 특별한 주문이라도 외워야 할 판이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그것이 노하우이고 당선의 열쇠”라고 말했다. 그래서 ‘철문 속의 표심’을 읽기 위해 편법에 불법까지 동원되기도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유권자 정보를 수집해 나이, 직업, 본적, 학력, 가족사항, 정치성향, 종교부터 활동모임 내역까지 세세하게 적은 리스트를 쥐고 있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나 ‘몸으로 뛰어야만 하는’ 산간지역 의원에게는 모든 것이 ‘배부른 투정’일 뿐이다. 여권의 한 중진의원은 “솔직히 말해 선거운동 기간 지역구를 한 바퀴도 못 돌고 끝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동 트고 해질 때까지 100가구를 찾아가기가 어려운 날도 있다고 한다. 논으로 밭으로 일을 나간 유권자를 찾아내는 일도 쉽지 않다. “도시에서야 ‘스펙’과 ‘경력’만으로 버티는 의원들이 많지 않으냐. 시골에서는 ‘발바닥’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는 의원도 있다. 저마다 다른, 그들의 ‘고충’을 들여다본다. ■ 서울 강남甲 국회의원 선거구 가운데 유권자가 상대적으로 많은 곳은 역시 도시 지역이다. 서울 강남갑이 24만 3349명으로 가장 많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이 23만 2983명으로 두번째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미세한 지역구 조정이 있기 전까지는 해운대·기장갑이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지역이었다. 유권자 밀도가 높은 도시지역이다 보니 두 지역의 공통점도 많지만 지역의 특수성으로 인한 차이점도 있다. ●의정보고서 한번에 3000만~4000만원 공통점이라면 우편요금 부담이 벅차다는 것이다. 유권자가 많으니 가구 수도 많고 그만큼 의정보고서 발송비가 만만치 않다. 한나라당 이종구(강남갑) 의원은 11만 7864가구인 지역구에 의정보고서 한 차례 보내는 데 3000만~4000만원이 든다. 그러니 다른 지역구에서 1년에 2, 3차례 의정보고서를 발송하는 것과는 달리 1년에 한 차례만 발송하는 것도 버겁다고 했다. 이 의원 쪽 관계자는 29일 “국고에서 일정 부분 보조되는 부분도 있지만 의정보고서 비용이 항상 빠듯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의원도 “10만 가구가 넘다 보니 1년에 한 차례 이상 의정보고서 보내기는 정말 힘들다.”고 밝혔다. ●사람은 많지만 사람구경 하기는 힘든 곳 두 지역 모두 사람은 많지만 아이러니하게 선거 유세 때 모이는 사람은 별로 없다. 아파트 밀집지역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강남갑의 경우 거의 대부분이 대규모 아파트 밀집지역이다. 이 의원은 지난 18대 총선 때도 주말이면 주택가를 돌며 유세 행군을 벌였지만 ‘아파트 숲’에 싸인 동네에서 주민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이 의원은 “그저 아파트 안에서 ‘내 유세를 듣고 있겠지.’라는 기대감을 갖고 연설한다.”고 털어놨다. 유세 거점인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앞에서도 유세를 듣는 청중은 20명을 넘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 선거를 도운 한 관계자는 “유동 인구는 많지만 이 의원의 유세에 관심없이 그저 지나가는 사람들뿐”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 역시 아파트 밀집 지역인 해운대구의 미니 신도시인 센텀시티에서 유세할 당시를 회고하며 “사람 구경하기 힘든 곳”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새로 지은 아파트라 주차장이 모두 지하에 있다. 승용차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지하에서 바로 아파트로 올라가 버리니 참 막막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도 서 의원의 지역구는 아파트 밀집지역과 일반 주택지역이 혼재돼 유세 때는 평균적으로 200여명의 청중이 꾸준히 나온다는 전언이다. ●강남갑… ‘강남시민’의 자부심 두 지역의 차이점도 있다. 강남갑에는 중산층과 상류층이 많이 모여 있다 보니 유권자의 수준도 두드러진다. 학력과 소득, 문화 수준은 물론 주민들의 자부심도 남다르다. 지방의 국회의원들이 지역 행사에 가면 ‘금배지’의 위력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강남갑은 예외다. 유권자들 상당수가 국회의원에 ‘꿀리지 않는’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 그러니 국회의원에게 딱히 민원을 제기할 것도 많지 않다. 다만 수십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아파트와 주택이 즐비하다 보니 종합부동산세나 재건축 사업 등에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는 많다. 그래도 국회의원이라면 수도 없이 밀려드는 경조사 참석 요청은 드문 편이다. 이 의원 쪽은 “참석해 달라고 하면 가겠지만 요청이 없으니 굳이 찾아 가기도 머쓱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해운대·기장갑… 지역구 안의 양극화 골치 해운대·기장갑은 특이한 지역구 중 하나다. 같은 지역구 안에서 ‘부자동네’와 ‘가난한 동네’가 확연히 구별된다. 센텀시티와 신시가지가 들어선 좌동·우동·중동은 아파트 가격도 서울 못지않다. 서 의원 쪽의 한 관계자는 “센텀시티 아파트값은 서울 서초동 못지않다.”고 전했다. 이곳은 벡스코가 위치한 곳으로 문화·체육 시설에 대한 요구가 많고 해운대가 관광특구여서 전시와 컨벤션 시설 확충에 대한 수요도 많다. 반면 재송·반송·반여동은 수해민이나 철거민이 모여들면서 정착한, 정책이주지역이 많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곳이다. 당연히 도로와 주차장, 상·하수도 등 도시 기반시설이 열악해 서 의원이 항상 관심을 두는 지역이다. 그는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이곳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지역구 사무실도 이곳에 둬 낙후된 동네 사정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관심을 가지려고 했다. 하지만 마땅한 사무실을 찾지 못했다. 워낙 개발이 더딘 곳이라 규모가 작더라도 쓸만한 사무실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 지역에 석대·반송·안평역 등 부산지하철 3호선이 2010년 개통되는 등 사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경북 영천 전국에서 유권자가 가장 적은 지역구는 경북 영천이다. 유권자가 8만 5759명에 그친다. 서울 강남갑과 비교하면 3분의1에 불과하다. 사람이 적다고 지역구 면적이 좁은 건 아니다. 1000만명 이상이 모여 사는 서울 면적의 1.5배나 된다. ●한 집 사이 30분 걸리기도 면적은 넓은데 유권자가 적다 보니 유권자 접촉에 들어가는 품이 만만치 않다고 이 지역 출신인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이 29일 귀띔했다. 국회 의정 활동을 위해 거처로 잡은 경기 고양시 집에서 출발해 영천에 도착, 지역구를 돌아보자면 분 단위로 촉박하게 일정을 잡아도 1박2일이 기본이다. 정 의원은 “각 지역을 돌아다니며 주민들의 집을 직접 찾아 다니기도 한다.”면서 “한 집 들렀다가 옆집으로 이동하는 데만 30분씩 걸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발품을 팔다가 새로운 정책을 개발하기도 했다. ‘영천지역 단일요금제’가 광활한 지역구 탐방에서 얻은 정 의원의 아이디어 작품이다. 당초 거리별로 버스 요금을 내야 했는데, 지난해 12월부터 단일요금제를 시행하면서 주민 부담을 덜어주게 됐다. ●55세 국회의원은 ‘청년뻘’ 영천에는 농가가 대부분이다. 주민은 주로 노년층이다. 40~50대가 각 읍·면·동의 청년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다. 그러다 보니 올해 55세인 정 의원은 ‘팔팔한’ 청년에 속한다. 그래서 정 의원은 ‘어르신’인 주민들에게 ‘정 의원님’이 아니라 ‘정 의원’으로 불린다. 정 의원은 “모두 옆집 살림을 훤히 알 정도로 인맥이 좁은 곳이라 국회의원이랍시고 존칭을 받는 게 더 어색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더 열심히 챙겨야 할 대소사가 많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문중’ 챙기기다. ‘영일 정씨’ 문중을 비롯해 영천을 본관으로 하는 문중의 종친회에는 빠짐없이 찾아가 인사해야 한다. 대부분 혈연 관계로 엮여 있어 지역 주민들의 관혼상제도 빠뜨릴 수 없다. 다들 잘 아는 사이이기 때문에 소홀히 여기면 “누구는 챙기고 누구는 빼먹었다.”며 서운한 소리를 들어야 한다. 대신 정 의원은 식사 대접과 화환 제공은 금물이라는 철칙을 갖고 있다. 주민들이 워낙 서로 잘 알다보니 유난히 선거법 위반으로 중도 하차하는 정치인이 많았기 때문이다. ●난처한 민원에 미안함 느끼기도 여의도 국회에 특별한 의정 활동이 없으면 꼬박꼬박 영천을 찾는 정 의원에게 지역 의정보고회는 굵직한 정치포럼의 토론 때 보다 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시간이다. 지역 주민 대부분이 전문 정치인에 버금갈 정도로 정 의원의 의정활동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설과 추석을 앞두고 의정보고회를 열면 보통 200~300명씩 모인다. 표정들도 진지하다. 주민들의 집을 찾아가 보면 의정보고서를 순서대로 차곡차곡 모아 둔 곳이 제법 많다. 주민들의 민원도 많은 편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으면 주민들은 곧바로 의원실에 전화를 건다. 한 주민은 최근 “아들이 실직했는데 정 의원이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소속이니 주택공사나 토지공사에 취직시켜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정 의원으로서는 난처한 일이다. 그는 “주민들과 그만큼 가깝게 소통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지만 부탁을 들어줄 수 없을 때 미안함을 느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털어놨다. 인구가 적어 좋은 점도 있다. 정 의원의 보좌관들은 우표값이 덜 드는 점을 꼽는다. 의정보고서를 발간하면, 이를 모든 가구에 한 부씩 발송해야 한다. 가구수가 적다 보니 한 부에 310원 정도 들어가는 우표값 지출을 줄일 수 있다. 우표값을 아낀 만큼 주민을 위해 더 유용한 곳에 쓸 수 있다는 게 정 의원 쪽의 설명이다. ●유권자 유출로 심각한 고민 최대 고민은 유권자들이 자꾸만 도회지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주민 수가 적고 고령화 되다 보니 교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고 문화 생활을 누릴 공간이 전무하다. 신작 영화 한 편 보려고 극장을 찾아가자면 시외버스를 타고 대구까지 1시간이나 이동해야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젊은 사람들이 아예 대구로 생활 터전을 옮겨 떠나는 일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 의원은 이를 막기 위해 영천에 일반 및 국가 산업단지를 조성하는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동대구와 영천을 잇는 대구선 복선 전철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도 민원은 발생한다.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지하철 역이나 경전철을 서로 자기 지역과 아파트 단지에 가깝게 설치하려고 민원을 제기한다. 하지만 영천 주민은 정반대다. “왜 우리 과수원에 전철이 지나가게 하느냐.”, “왜 우리 문중 산사에 철도를 설치하느냐.”라는 읍소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일요일마다 화장하는 남자

    일요일마다 화장하는 남자

    일요일마다 화장하는 남자 일요일 오전 6시, 난 일찌감치 일어나 목욕을 한 뒤 메이크업을 시작한다. 일단 스킨, 로션으로 기초화장을 하고 잡티를 가리는 비비크림을 바른다. 그래야 맨 얼굴일 때보다 ‘사진발’이 더 잘 받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잘 다려놓은 양복을 입고 예식장으로 향한다. 나는 2008년 5월, 한국은퇴자협회가 60세 이상 노년층의 사회활동을 돕기 위해 설립한 ‘타오름 주례단’의 주례전문위원에 합격해 5주 동안 메이크업, 발성법, 자세 등을 배우고 9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례활동에 나섰다. 서울 강남의 한 예식장에서 주례를 할 때의 일이다. 주례사가 끝나고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올리는 차례였다. 사회자가 신랑에게 그동안 예쁜 딸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의미로 장모님을 업어 드리라고 하자 신랑은 장모님을 번쩍 업어 드렸다. 이어서 신랑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데 사회자가 아무 말 없이 그냥 넘어가자 신랑 어머님이 대뜸 “나도 아들 잘 키웠는데 난 왜 안 업어 주느냐!”며 항의하셨다. 순간 정적이 흐르고 내 등엔 식은땀이 흘렀다. 당황하던 신랑이 허둥지둥 어머니를 업어 드리자 아들 등에 업힌 어머님은 입이 함박만 해지며 좋아하셨고 그 바람에 식장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어 사건은 잘 마무리되었다. 내가 하고 싶어서 결정한 일이기에 언제나 신바람 나지만, 주례사를 작성할 때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매일 신문과 책을 샅샅이 읽는데 최근 좋은 글귀를 찾았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야 하지만 오래 가려면 함께 가야 합니다. 기러기는 먼 곳으로 이동할 때 함께 질서정연하게 리더를 따라 날아가는데 끼룩끼룩 소리를 내는 것은 힘내자고 영차영차 하는 소리라고 합니다. 새로운 인생길을 출발하면서, 먼 길을 떠나는 기러기처럼 서로 믿고 격려하며 살아가세요.’ 더불어 나도 주례인으로서의 길을 힘차게 걸어가려 한다. 2009년 3월
  • [28일 TV 하이라이트]

    ●역사추적(KBS1 오후 9시40분) 지난 2월9일 정조가 쓴 편지 299통이 공개되었다. 편지는 학자 군주, 성인 군주로 알려진 정조가 욕설과 유머를 즐겼던 왕임을 드러냈다. ‘보는 즉시 찢어버려라.’, ‘불에 태워라.’ 등의 내용으로 비밀 편지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편지의 수신자는 심환지. 그는 정조를 독살했다고까지 여겨졌던 최대 정적이었다. 왜 정조는 정적에게 비밀편지를 보낸 것일까? ●과학카페(KBS1 오후 7시10분) 벽지, 커튼, 현수막, 의류까지 다채로운 색상과 화려한 문양을 자랑하는 우리 일상의 소품들. 이 모든 것들의 공통점은 염색기술의 일종인 날염으로 색을 입혔다는 것이다. 기원전 5000~6000년 경부터 시작됐다고 전해지는 날염기술은 최근 디지털 기술과 접목되면서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천추태후(KBS2 오후 10시15분) 숭덕궁주 황보수는 거란에 땅을 떼어주는 것에 반대하며 성종에게 맞서다가 옥사에 갇히고 만다. 뒤늦게 도착한 서희는 성종을 설득하여 거란과 담판을 지을 기회를 얻고, 황보수를 방면하여 안융진으로 보내라는 허락도 받아낸다. 한편, 태주에서 거란군과 대치하던 강감찬은 수상한 거란의 병력이동을 감지하고 연주성으로 향한다. ●잘했군 잘했어(MBC 오후 7시55분) 은비와 은혁은 영순의 중국집으로 인사를 온다. 영순은 호통 칠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은비의 당당한 태도에 더욱 기가 막힌다. 승현은 자신이 준 반지를 끼지 않은 강주를 보며 섭섭함을 느낀다. 한편 정자는 사람을 붙여 상훈과 수희가 만나는 장면을 잡고 수희의 도자기 전시회가 열리는 갤러리로 들이닥친다. ●그것이 알고싶다(SBS 오후 11시10분) 기억력 감퇴를 고민하는 젊은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대학병원의 기억력 클리닉에는 치매를 걱정하는 노년층 외에도, 30~40대 중년층 내원환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고 한다. 기억력 감퇴로 불안한 시대에 좋은 기억, 건강한 기억력을 가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모색해 본다. ●장학퀴즈(EBS 오후 7시40분) 문제를 보고 답을 맞히는 퀴즈가 아니라 보기를 먼저 보고 문제의 빈칸을 추리하며 능동적인 지식을 시험해 보는 1라운드 ‘거꾸로 퀴즈’, 1대1 서바이벌 형식의 2라운드 ‘내 문제를 풀어봐’, 4단계 연상퀴즈 3라운드 최종 ‘챔피언 결정전’. 장학금 3000만원이 걸린 7연승 ‘퀴즈 지존’을 향한 5인의 숨 막히는 대결이 펼쳐진다. ●토마토(YTN 오전 8시25분) 40~50대 중년들을 위한 건강프로젝트, ‘뇌졸중’. 아무 문제없이 일상생활을 하다가 뇌졸중으로 인해 갑자기 반신불수가 되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최근에는 노인뿐 아니라 40~50대 주요 사망원인으로 손꼽히면서 중장년층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뇌졸중의 원인과 그 예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 [5080] 나를 위해 꼭 하고 싶은 한가지

    [5080] 나를 위해 꼭 하고 싶은 한가지

    꿈이 없으면 인생은 황폐하다.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중·노년층에게도 꿈이 있다. 죽는 순간까지도 꿈을 품고 있어야 부푼 가슴으로 여생을 윤택하게 보낼 수 있다. 젊은 시절 꿈을 이루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그래도 못다 이룬 꿈은 누구에게든 남아 있다. 그렇다고 거창한 꿈도 아니고 금전에 관한 것도 역시 아니다. 작고 소박한 소시민적 꿈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봤다. ●“나만의 다락방에서 세계문학전집 읽는 꿈”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사는 김연미(52·여)씨는 여유가 없었던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미래에 이루고 싶은 작지만 ‘소박한 꿈’을 한 가지 밝혔다. 김씨는 자신의 꿈을 ‘나만의 다락방을 마련해 고풍스러운 책장을 들여다 놓고 세계문학전집을 꽂아 둔 다음 혼자 음악을 듣고 책을 읽는 여유를 즐기는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아늑한 다락방에서 남편, 딸과 함께 그동안 먹어 보지 못했던 와인을 마시고 싶다고도 했다. 김씨는 “나이를 먹으니까 생활에 묻혀서 여유를 즐기고 싶어도 선뜻 해보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꼭 남은 삶 속에서 생각의 여유를 즐기면서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의 이상제(56)씨는 여행을 무척 좋아해 목표도 그쪽으로 잡았다. 특히 등산을 좋아해 국내에 안 가본 산과 사찰이 없을 정도다. 현재 교장 선생님이 되기 위해 연수 중인 이씨는 “바쁜 일정에 여유가 없어 당분간은 여행을 못 가지만, 퇴직 후에는 전 세계 명소를 가능하면 많이 섭렵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유럽 지역을 여행하는 게 꿈이라는 이씨는 “알프스 산맥이 펼쳐진 스위스와 피오르드 해안이 절경을 이루는 노르웨이·스웨덴·핀란드를 꼭 가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 찍기도 좋아한다는 그는 “세계 명소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아 오고 싶은 꿈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만난 김정숙(65·여)씨의 꿈은 너무나 평범하다. 자식을 둔 사람이면 누구나 같은 마음이겠지만 그 역시 노총각 아들이 장가를 가서 손자를 보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현재 김씨 아들의 나이는 38살. 모 대학 교양수업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아들은 21살 되던 때부터 대학동기와 6년을 사귀고 결혼까지 약속했지만 애인이 변심해 결국 혼자가 됐다. 김씨는 일찍 들어오는 아들을 못마땅해하고 있다. 김씨는 “생전에 장가를 보내야 하는데, 먼저 죽을 것 같다.”며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서른여덟 아들 장가 가서 손자 안는 꿈” 경기도 안산의 최정규(58)씨는 귀농이 꿈이다. 간판업을 하는 최씨는 도시의 삶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며 “어서 시골로 내려가 과일도 재배하고 강아지도 기르면서 전원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도시에서 살면서 삭막한 인심 때문에 회의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바쁜 생활에 여유가 없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도시 생활은 죽은 삶”이라면서 “척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남은 삶은 농촌에서 자연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에 사는 이종철(63)씨는 다소 엉뚱한 꿈을 갖고 있다. 바로 ‘군대’다. 그는 군대에 대한 아스라한 감정을 품고 산다. 7남매 중 첫째로 태어난 이씨는 가난했던 시절,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하고 집안일을 도와야 했다. 그러다보니 학교는 고사하고 군대도 가지 못했다. 요즘이야 군대를 기피하는 게 문제지만, 당시만 해도 군대를 가지 못하는 사람은 남자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평생 농부로 살아 병역관련 서류를 작성할 일이 없었다고 해도 술자리에서 군대 얘기만 나오면 움츠러들었다. 이씨는 “아들만큼은 반드시 직업 군인을 시키겠다고 생각했다.”면서 “딸도 가능하면 여군을 시키겠다는 말도 안되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둔 이씨는 결국 그 소원을 이루지 못했다. 어렸을 때 사고로 눈을 다친 아들은 병역 면제 대상이었다. 딸을 군대에 보내는 것도 물론 쉽지 않았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히 가는 군대를 왜 우리 가족만 대를 이어 가지 못하는 건가.’라는 탄식 아닌 탄식을 하기도 했다. 그나마 이씨를 위로해 준 건 최근 해병대에 간 조카 아들이다. 첫 정기휴가를 나와서 해병대식 까까머리에 제복을 입고 조카가 큰집에 인사를 온 날, 이씨의 가슴은 뭉클했다. 그는 “비록 조카이지만 대리만족이 됐다.”면서 “늠름한 모습에 절로 뿌듯해지더라.”고 좋아했다. ●“과일 키우고 강아지 기르는 전원생활의 꿈” 인천의 송향자(52·여)씨는 ‘향기로운’ 소망을 갖고 있다. 공무원인 남편이 은퇴하면 함께 시골에 내려가 꽃 농사를 짓는 것이 꿈이다. 송씨가 꽃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2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무료하던 차에 문화센터 꽃꽂이 수업을 들었다. 여느 여성처럼 꽃을 좋아하긴 했지만 특별한 관심은 없었던 터라 취미생활로 배우다 꽃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다. 송씨는 요즘 영흥도에 사 놓은 조그마한 텃밭에 채소를 심어 주말농장을 꾸리고 있다. 당장이라도 꽃 농사를 짓고 싶지만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꽃 농사를 지어 꽃을 주위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고도 했다. 좀 더 전문적으로 공부해 보기 위해 대학에서 운영하는 사회교육원의 관련 수업도 봐 뒀다. 송씨는 “꽃으로 심리 치료도 한다던데 그 분야를 배워 보고 싶다.”면서 “언젠간 그 꿈을 꼭 이루겠다.”고 말했다. ●“몇년 후 내 이름 쓰여진 시집 내는 꿈” 경남 마산의 안정선(59·여)씨는 여고 시절 동네에서 알아주던 ‘문학소녀’였다. 대학은 가지 못했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소설이나 인문학 서적도 좋아했지만 무엇보다 안씨의 마음을 끈 것은 ‘시’였다. 20대 때까지는 가끔 습작으로 시를 짓기도 했다. 결혼을 하고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면서도 틈틈이 시를 읽었다. 그는 “남편과 싸울 때도 시를 읽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지더라. 나를 위로해 주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안씨는 첫째 딸이 결혼한 해부터 시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지역에서 유명한 시인을 사사했다. 혼자 하는 작업이 아니라 또래 주부들이 그룹으로 모여서 했기 때문에 더욱 몰입됐다. 제시어를 주고 시를 쓰는 수업은 안씨가 가장 어려워하면서도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시와 함께 살고 싶던 문학소녀 안씨의 마지막 꿈은 ‘시인’이 되는 것이다. 등단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시집을 낼 생각이다. 안씨는 “시를 같이 배우는 주부들끼리 습작 시집을 내고 그 몇 년 후엔 진짜 내 이름을 박은 시집을 낼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영준 이민영기자 apple@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대통령 WSJ 기고문에 네티즌 “생색내지 마” 성인오락실은 경찰 비리창고 박진영 ‘이혼’ 홈피에 밝힌 이유 은행 대출금리의 두얼굴 1캐럿 다이아 소유 검찰총장은 애처가?
  • “올해 20살!”…현존 세계 최고령 개 화제

    사람나이로 환산하면 올해 147살이 된 애견 샤넬(Chanel)이 ‘세계 최고령 개’로 세계 기네스 최신판에 이름을 올려 눈길을 모으고 있다. 주인과 함께 뉴욕에서 살고 있는 샤넬은 지난 1989년에 태어나 올해로 20살 된 닥스훈트 종이다. 지난해 샤넬은 출생 신고서와 날짜가 찍힌 여러 장의 사진을 제출하고 수의사에게 소견을 받는 등 까다로운 절차를 받아 세계 기네스 협회로부터 ‘현존하는 최고령 개’임을 인정받았다. 샤넬은 현재 노환 때문에 시력도 잃었고 청각도 거의 손실된 상태다. 대부분의 시간을 애견용 침대에서 보내며 주인의 극진한 사랑을 받으며 편안한 노년을 맞고 있다. 주인인 데니스 쇼니시(51)는 “샤넬은 인생을 함께 보낸 친구이자 가족”이라면서 “백내장에 걸리고 거동은 불편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고 말했다. 실제로 쇼니시는 극심한 가난에 허덕일 때 샤넬과 길거리에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어려움을 나눴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은 “집중되는 세간의 이목과 여러 언론 매체의 인터뷰 요청 때문에 편안해야 할 샤넬의 노년이 오히려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된다.”며 우려감을 표했다. 한편 현재 영국에 살고 있는 26살 ‘벨라’는 사람으로 치면 200살로 샤넬보다 더 나이가 많지만 출생 신고서가 없어서 세계 기네스북 협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과거 세계 최고령 기록을 세운 개는 호주의 ‘불루이’(1910~39)라는 이름의 양치기 개로 29살까지 산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군위 삼국유사 마케팅 눈길

    군위 삼국유사 마케팅 눈길

    경북 군위군이 ‘삼국유사의 고장=군위’ 알리기에 적극 나섰다. 국보 제306호인 삼국유사가 700여년 전 군위(인각사)에서 보각국사 일연 스님에 의해 편찬됐다는 점을 널리 알려 지역 홍보 및 관광객 유치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에서다. 26일 군위군에 따르면 올들어 군청 새마을과 내에 ‘삼국유사 담당’ 부서를 신설하는 등 삼국유사와 군위를 연계한 다양한 홍보 및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우선 군은 21일 고로면 화북리 인각사 일원에 삼국유사에 의해 전해지는 각종 설화·신화 등을 소재로 한 ‘삼국유사 문화랜드’ 조성을 위한 기본 및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대구경북연구원에 의뢰했다.또 학술·종교·문화·언론 등 다방면에 걸친 전국의 삼국유사 전문가 13명으로 ‘삼국유사 사업 추진위원회’를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다음달엔 3억원을 들여 차량 통행이 잦은 군위읍 서부리 중앙고속도로 군위 IC 입구에 군위가 삼국유사의 고장임을 알리는 내용을 담은 대형 조형물(가로 7m 세로 5m)을 설치하고, 중앙고속도로와 국도 5호선이 지나는 군위읍 서부리 군위체육공원에도 이런 내용을 새긴 홍보판을 세울 계획이다. 아울러 예산 1억 5000만원으로 대구·군위에서 운행 중인 시내버스 및 택시 140대 외부에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 문구를 새긴 광고판을 부착하고, 군위읍 동부리의 군위교육문화체육회관도 삼국유사교육문화회관으로 이름을 바꾸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삼국유사 시가집(향가, 찬시 등)과 삼국유사·군위 홍보 안내 책자 각 3000부를 제작, 전국 지자체 및 공공 도서관, 출향인 등에 배부할 계획이다. 4~5월엔 중앙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에서 상춘객 등을 대상으로 군위가 삼국유사의 산실임을 알리는 홍보 전달물을 나눠 주는 한편, 470여 군 전체 공무원들의 명함에도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라는 문구를 새겨 넣도록 권유할 계획이다. 김태웅 군위 부군수는 “삼국유사가 모든 국민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으면서도 정작 군위에서 집필됐다는 점은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 “삼국유사와 유서깊은 군위가 함께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도록 관련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고려 후기의 고승으로 경북 경산에서 출생한 일연(1206∼1289)은 노년에 어머니를 모시고 군위 인각사에 머물면서 역사서인 삼국유사를 편찬(충렬왕 7년·1281년)하고 그곳에서 입적했다. 군위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할리우드 스타,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패러디 포스터 눈길”

    할리우드 스타,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패러디 포스터 눈길”

    해리 포터와 터미네이터가 백발 노인이 될 때까지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현실에선 불가능한 일이지만 인터넷 상에선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최근 미국의 사진 전문 사이트 ‘워스1000 (www.worth1000)’은 이런 상상을 현실화시켰다. 시리즈 영화 주인공들이 노인이 된 모습을 컴퓨터 작업을 통해 구현한 뒤 포스터에 합성 시켰다. 면면을 살펴보면 최정상급 스타들이다. ‘해리 포터’의 다니엘 래드클리프, ‘터미네이터’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 ‘원초적 본능’의 샤론 스톤 등이 노년의 모습으로 영화 포스터에 등장했다. 포스터에는 노인이 된 스타의 얼굴과 함께 시리즈의 편수도 적혀있다. 영화 ‘다이하드’는 22편, ‘원초적 본능’은 3편이다. 모두 실제로는 제작되지 않았다. 영화가 지속되길 원하는 팬들의 마음까지 담은 것이다. 합성 영화 포스터를 접한 해외 네티즌들은 “배우들의 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다. 실제로도 영화 속 주인공들이 노년이 되서도 시리즈 영화에 계속 출연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
  • 농어촌 가구 56% 월수 100만원미만

    농어촌 가구 56% 월수 100만원미만

    농어촌 가구의 절반 이상이 월소득 100만원 미만의 ‘극빈곤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에게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통한 직접적인 ‘소득 지원’보다 고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일자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작성한 ‘농어촌의 보건복지수준에 대한 실태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농어촌 가구 가운데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비율이 전체의 56.5%에 이른다. 지난해 도시 4인가구 월평균 소득의 절반 수준인 ‘200만원’ 이상의 소득을 올리는 농어촌 가구의 비율은 23.1%에 불과했다. 도시 지역은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비율이 33.7%로 농촌 지역의 빈곤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전국 읍·면지역 거주자 884명과 비교하기 위해 도시지역 거주자 116명을 무작위로 선정, 전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농어촌 지역 조사 대상자 중 남성의 89.4%, 여성의 92.3%는 40대 이상 중·노년층이었다. 조사대상자가 속한 가정은 1인 가구가 전체의 11.8%, 2인 가구는 42.0%로 독거노인이나 노인부부 가정이 절반 이상이었다. 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농어촌 거주자의 49.2%는 ‘일자리 창출’을 들었다. ‘농어촌 별도의 최저생계비 기준 마련’(20.2%), ‘농촌지역 기초생활수급자 기준 완화’(19.3%) 등 농촌 빈곤층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 요구는 비교적 적었다. 노인층에 대한 지원방안도 ‘국민연금 및 기초노령연금 급여확대’(35.8%) 다음으로 ‘일자리 확충’(24.6%), ‘노인만의 별도의 노인요양시설 확충’(20.4%) 등이 꼽혔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빨강머리 앤’ 모든 시리즈 안방극장에

    ‘빨강머리 앤’ 모든 시리즈 안방극장에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이 돌아왔다. EBS는 21일 오후 6시부터 가족드라마 ‘빨강머리 앤’ 전 시리즈를 방송한다. 이 작품은 캐나다 CBC에서 처음 방송돼 현지에서 방송 장르를 통틀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번엔 1985년 제작된 첫 시리즈부터 2008년 최신 시리즈까지 전 4부를 매주 토요일마다 9주에 걸쳐 방송한다. 총 750분 분량이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빨강머리 앤’은 드라마는 물론 애니메이션도 많은 인기를 얻었다. 부모를 잃고 입양된 소녀 앤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 역시 1908년 첫 출간 후 인기를 끌면서 앤의 성년과 중년까지 그린 시리즈가 8편까지 발표됐다. TV 시리즈도 원작 소설을 충실하게 따라 앤의 성년, 중년, 노년까지의 모습을 모두 그렸다. 21일, 28일에는 1985년 작인 시리즈 1부 ‘초록지붕 집의 앤’에서 앤의 어린 시절을 그린다. 고아 앤은 친절한 매튜 아저씨와 마릴라 아주머니를 만나 고아원을 떠나고 초록지붕 집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앤은 에이본리 마을에서 학교를 다니고, 그곳에서 단짝친구 다이애나와 자신을 홍당무라고 놀려대는 길버트를 만난다. 새달에는 4일, 11일, 18일 3주에 걸쳐 시리즈 2부 ‘선생님이 된 앤’(1987년 작)이 전파를 탄다. 1부 마지막에서 에이본리 학교의 교사가 된 앤은 활기찬 모습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며 틈틈이 소설도 써내려 간다. 앤이 쓴 소설을 다이애나가 몰래 투고해 작품이 1등상을 받지만 앤은 부끄러워하고, 길버트가 소설의 소재에 대해 충고를 하자 앤은 부끄러운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2부에서 앤은 다이애나의 결혼, 길버트의 청혼으로 에이본리를 떠난다. 25일과 그 다음 달 2일에는 2000년 작품 3부 ‘참된 행복을 찾아서’가 나간다. 앤은 길버트와 약혼을 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앤은 여기서 출판사 일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소설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출간될 상황에 이르자 분노하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세계대전이 발발해 길버트는 전쟁터로 떠나고, 앤은 길버트를 찾기 위해 적십자 대원이 된다. 마지막 시리즈 4부 ‘새로운 시작’(2008년 작)은 5월9일, 16일 2주에 걸쳐 방송된다. 노년기로 접어든 앤이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어린 앤이 생부를 찾아 떠나는 과정에서 겪는 에피소드들로 짜여졌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연극·뮤지컬

    ●그대를 사랑합니다 무기한 더굿씨어터. 최주봉, 강태기, 연운경 등 베테랑 배우들의 연륜이 묻어나는 작품. 노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을 선사한다. 강풀 원작, 위성신 연출. 3만 5000원. 1544-1555. ●완득이 19일~5월31일 김동수플레이하우스. 청소년 문학의 새 지평을 연 소설 ‘완득이’를 무대로 불러냈다. 김려령 작, 김동수 연출. 1만 2000~2만원. (02)3675-4675. ●설공찬전 4월5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블루. 요절한 설공찬이 빙의를 통해 이승에 다시 건너와 권력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내용의 고소설 ‘설공찬전’을 각색. 이해제 연출. 2만원. 1544-1555. ●카페인 무기한 라이브극장. 커피 전문가 ‘그녀’와 와인 전문가 ‘그’의 우여곡절 연애담. 윤공주, 김도현 등 출연. 3만 5000~4만 5000원. 1544-1555.
  • [5080] 손자 보육 둘러싼 애환 그리고 보람

    [5080] 손자 보육 둘러싼 애환 그리고 보람

    출산율 저하를 부르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가 보육 문제다. 특히 맞벌이 가정에서 보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출산을 할 수 없다. 탁아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젊은 부부가 의지할 곳은 부모밖에 없다. 그러나 이제 자식들 결혼시켜 놓고 느긋하게 여생을 보내려 하는 노부모에게 아무리 귀여운 손자라도 아이 양육은 짐이 아닐 수 없다 노동부가 근래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직장 여성의 70.9%가 부모에게 아이를 맡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보육시설에 보낸다.’는 응답은 15.3%, ‘가사 대리인에게 맡긴다.’는 응답은 9.4%였다. ‘휴직해 직접 키운다.’는 응답은 4.0%에 불과했다. 노인이 손자를 키우는 모습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된 것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가속화될수록 비례해서 늘어나는 것이 노인들의 양육 부담이다. ●“친손녀 키우다가 며느리 눈치볼 생각하면 끔찍” 노인이 아이를 돌보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특히 완전한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0~3세 영·유아를 돌볼 때 노인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체력이 떨어지고 거동조차 불편한 노인들은 아이를 다루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부모와 자식간에 아이 양육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손자를 맡아 키우지 않겠다고 의사 표현을 하는 노부모들도 있다. 경기도 이천에 사는 김점숙(62·여)씨는 얼마전 손녀를 키워주는 문제로 며느리와 말다툼을 벌였다. 김씨는 외손녀를 6년째 돌보고 있다. 맞벌이 하는 딸을 모른 척할 수 없어 태어날 때부터 자진해서 맡았다. 최근에는 허리디스크가 심해져 외손녀 키우기가 힘에 부치지만 김씨가 아니면 외손녀를 봐줄 사람이 없다. 지난해부터는 며느리가 친손자도 맡아주길 기대하는 눈치를 보였다. 하지만 그는 “나는 더 이상 못 키운다.”고 딱 잘라 선언해버렸다. 외손녀를 키우면서 몸이 힘든 것은 둘째치고 스트레스가 심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외손녀가 조금만 버릇없게 행동해도 ‘할머니가 키워서 애가 건방지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며느리가 서운해할 것을 알지만 친손녀까지 맡다가는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외손녀도 이렇게 신경쓰이는데 친손녀 키우다가 며느리 눈치볼 것을 생각하면 미래가 끔찍하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방문판매업을 하는 이보정(59·여·경기 수원시)씨는 세 딸의 딸들을 모두 키워주느라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젊었을 때부터 활동적이고 바깥 일을 좋아했던 이씨는 방문판매원으로 20년 넘게 활동했지만 손녀들을 돌봐주기 시작하면서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얼마 전에는 아예 집에 들어앉았다. 1년에 두 번인 동창 모임, 한 달에 한 번 있는 동료 모임에도 나가지 못한다. 그는 “말 안 듣는 손녀들과 하루종일 지내려면 죽을 맛”이라고 했다. ●“자신들만 살겠다고 내 고생은 모른 척하는 딸들” 세 딸 모두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라 각각 100만원씩 모두 300만원을 받고 있지만 이씨는 차라리 화장품을 팔면서 스스로 벌어 썼던 때가 좋았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다 보니 고등학교 교장으로 있다가 은퇴한 남편과도 언성을 높일 때가 많다. 지난해 추석 때 더 이상 손녀를 키우지 못하겠다고 선언했지만 딸들은 들은 체도 안 했다.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활발했던 그는 우울증을 앓고 있다. 이씨는 “자신들만 살겠다고 내 고생은 모른 척하는 딸들이 밉다.”면서 “얼마전 둘째딸이 자식을 또 놓을까 고민 중이란 말에 내가 또 짐을 맡게 될까봐 버럭 화를 냈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손자를 맡는 데 거부감을 느낀다. 맞벌이하는 자식과 며느리, 사위 보기가 안쓰러워 어쩔 수 없이 떠맡는다. 강선화(67·여·서울 양천구)씨는 처가살이를 하는 사위와 맞벌이 하는 딸이 안쓰러워 지난해부터 2살된 손녀를 돌보겠다고 말했다. 없는 형편에 가사도우미를 둘 처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내린 결정이었다. 강씨는 “처가살이 하는 사위 보기도 민망하고 해서 신경쓸 것 없이 그냥 나에게 맡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손자 키운다고 용돈을 주는 집안이 많은데 그것을 바라고 키우는 노인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요양원에 가기 싫어 어쩔 수 없이 손자를 돌본다는 노인도 있다. 노년에 힘없이 가족의 틀 밖으로 밀려날까봐 조바심을 내는 노인들이다. 최상훈(72·서울 강동구)씨는 “가끔씩 깜빡깜빡할 때면 내가 치매요양원에 보내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등허리가 서늘해진다.”면서 “어떻게 될지 몰라 몸이 안 좋아도 일단 손자를 맡아 키우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주말과 저녁시간만큼은 너희들이 돌봐라” 반면 어쩔 수 없이 손자를 키워도 시간을 잘 배분해 당당하게 자신의 여가시간을 누리는 노인도 있다. 박영환(78·대구 달서구)씨는 부인과 논의해 일주일 중 주말과 저녁시간만큼은 반드시 자식들이 직접 손자를 돌보도록 했다. 아들과 며느리는 때때로 주말까지 손자를 맡기고 부부동반 여행을 가려고 하지만 박씨는 “주말만큼은 내줄 수 없다.”며 강력히 주장했다. 힘든 일을 하는 것은 알지만 노부부의 여가시간까지 모두 희생하면서 손자를 봐줄 수는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주중에는 일을 한다고 하니 아이를 돌봐주지만 주말까지 희생하는 것은 너무 무리한 요구”라면서 “자식들도 쉬고 싶겠지만 내 인생까지 모두 내 줄 수는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손자를 돌보면서 갈등이 오히려 봉합되는 경우도 있다. 김용수(62·경남 양산시)씨는 “5년 전까지만 해도 멀리 떨어져 살면서 연락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아들을 원망했지만 손자를 맡은 뒤에는 자주 찾아와 오히려 즐겁다.”고 했다. 서울에 있는 아들은바쁘다는 핑계로 1년에 한두 번 내려올까 말까했다. 그러나 김씨가 손자를 맡은 뒤로는 주말에 특별한 일이 없으면 내려온다. 그는 “손자를 키우기가 쉽지 않지만 재롱 보는 재미도 있고 가족모임도 자주 갖게 돼서 그리 서운하지는 않다.”면서 “우리 세대가 경험했던 대가족 느낌이 나는 것 같아 주말이면 가끔씩 들뜨기도 한다.”며 웃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저출산·고령화 정부대책 찾습니다/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 회장

    [시론] 저출산·고령화 정부대책 찾습니다/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 회장

    우리에게 잘 알려진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노년의 반란’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에서 인구 고령화에 시달려 온 프랑스는 자식이 돌보지 않는 노령층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강제 수용한다. 노인보호소 ‘CDPD’ 수용은 곧 죽음이다. 하루는 노인 ‘프레드’가 CDPD 직원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강제 구인되기 직전 수용소 차를 탈취해 도주한다. 산으로 도주해온 이들은 거처를 마련하고 각자의 경험을 살려 집단생활을 시작한다. 이들의 활동이 프랑스 전역에 알려지면서 CDPD를 탈출해 산으로 들어오는 노년층은 크게 불어난다. 노인의 세력화에 불안해진 프랑스 정부는 시한부 하산 통보를 한 뒤 산에 독감 바이러스를 살포하고 군대를 보낸다. 수많은 노인이 사망하고 프레드는 군인들에게 체포된다. 사형선고를 받고 형장으로 가는 프레드는 그를 인도하는 젊은 군인을 쳐다보면서 말한다. “너도 언젠간 늙은이가 될 게다.” 프랑스는 세계 최고의 고령국가였다. 노인이 너무 많아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런 극단적인 소설까지 등장했을 것이다. 그런 프랑스가 이제는 오랜 인구게임의 승자로 등극, 저출산과 고령사회의 탈을 벗고 있다. 그런 프랑스의 뒤를 이어 한국이 세계 1위의 저출산·고령사회를 맞고 있다. ‘적어도 앞으로 수십년간은 한국이 1등을 뺏길 일이 없다.’고 단언해도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우리 사회는 매일 2100여명이 50세 생일을 맞고 있다. 5년 뒤면 첫번째 그룹의 베이비붐 세대가 60세로 들어선다. 그 뒤를 이어 60~70년대 고출산 그룹이 우리 사회를 ‘늙은이의 나라’로 몰아갈 것이다. ‘하나로도 충분하다.’던 과거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산물이다. 인구게임은 단시일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유엔도 앞으로 300년간 그려야 할 한국인의 ‘인구 지도’를 이미 그려놓았다고 한다. 반면 우리 정부를 돌아보면 답답하기만 하다.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급속한 인구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 활발하게 논의됐다. 2000년 본격적인 고령화 시대를 맞아 청와대에 ‘인구·고령사회팀’이 구성됐고, 그 역할이 몇 차례 확대되면서 대통령이 위원장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로 개편됐다. 신속하게 저출산·고령화 로드맵이 그려졌고 액션플랜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서 이른바 ‘위원회 소탕전’이 벌어진 가운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도 사라졌다. 정책을 만들어 낼 공간이 없어진 것이다. 일자리 나누기 등 각종 정책이 쏟아지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대책은 찾아볼 수 없다. 큰 그림은 그려져 있지만 행동이 필요하다. 그 행동은 일개 부처가 아닌, 대통령을 중심으로 범국민적 차원에서 나와줘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이 더욱 아쉽다. 우리는 앞으로 노동력을 구하는 문제로 더 고민할지도 모른다. 당장의 일자리 나누기도 중요하지만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지면 반대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정부가 가슴까지 차올라 오는 노령화 파고를 알고도 모른 체하는 것인지 아니면 무딘 것인지 묻고 싶다. 저출산·고령화는 ‘아이 낳으라.’고 장려하거나 요양시설을 증축하는 것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 한국판 ‘노년의 반란’은 상상하기도 싫다. 주명룡 한국은퇴자협회 회장
  • [5080] 줄어드는 제사 늘어가는 갈등

    [5080] 줄어드는 제사 늘어가는 갈등

    수천년간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관혼상제 문화를 둘러싼 세대간의 갈등이 심각하다. 특히 제사 문제를 놓고 가족간에 분란이 잦다. 단순히 종교적인 이유 때문은 아니다. 지난해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중·고생 20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청소년 가치관 국제비교 조사에서 ‘제사를 지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5.5%로 전년과 비교해 1.5% 감소했다. 주변 국가와 비교해도 중국은 제사를 지내야 한다는 응답이 89.7%, 일본은 74.9%로 우리나라와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있었다. 제사에 관한 한 우리 청소년들의 인식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내가 죽으면 제사 못받을 생각에 서글퍼” 김성훈(65·부산 금정구)씨는 앞으로 자신이 죽어도 제사상을 받지 못할 것이라고 한탄한다. 독자인 아들이 며느리를 따라 기독교로 종교를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해 추석 때는 며느리와 아들이 제사를 지켜 보기는 하되 절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말싸움까지 벌였다. 올 설에는 아들 부부가 본가를 찾아 오지도 않았다. 김씨는 “지금까지 어려운 사정에서도 제사를 꼬박꼬박 지냈는데 내가 죽어서 제사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서글프다.”고 토로했다. 자식들이 번거롭다는 이유로 제사상을 통째로 주문하는 바람에 부모와 마찰을 빚는 사례도 흔하다. 김신영(75·서울 광진구)씨는 “요새는 제사상을 주문하는 집안도 있다는 주변 사람의 얘기를 들었는데 내가 그 경우에 해당될지는 꿈에도 몰랐다.”면서 “제사는 정성으로 모셔야 하는데 자식들이 돈으로만 해결하려고 하니 한탄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아내가 죽은 뒤 자식들은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매년 명절이 다가오면 15만원가량 하는 제사상을 미리 주문한다. 문화적 충격을 쉽게 받아들이기는 힘들지만 경제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신이 직접 제사상을 차릴 능력도 없어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조상에 대한 관념이 희박해지면서 농촌에 남아 자식이 돌보지 않는 조상 묘 관리를 모두 떠맡는 노인도 늘어나고 있다. 농사를 짓는 최영식(68·경북 안동)씨는 5대조(代祖)의 묘관리를 혼자 담당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아들 둘은 묘를 관리할 시간이 없다며 일꾼을 사서 관리하거나 화장해서 가족납골당으로 바꾸자고 말하지만 그는 “그렇게 할 생각이 없다.”고 반대했다. 최씨는 “기력이 있을 때까지는 어떻게 풀이라도 뽑아 주겠지만 내가 죽고 나면 자식들이 어떤 조상인지도 모르는 묘는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라면서 “내 묘만이라도 잘 관리해 주면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찬가지로 풀이 무성할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고 탄식했다. 그는 “요새는 아들들의 말대로 돈을 주고 일꾼을 사서 관리하고 싶은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설·추석에다 12번 기제사… 종손 부부 이혼도장 제사로 인한 갈등이 커져 이혼이라는 극한 상황까지 가는 가정도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종손 김모(53)씨는 아내 이모(48)씨가 시댁 제사를 잘 모시지 않고 시댁에 자주 찾아가지 않는 등 살림을 등한시한다고 여겨 2006년 초부터 별거한 뒤 이혼소송을 제기했다. 명절 제사 외에 12번의 기제사가 갈등의 발단이 됐다. 김씨는 아내가 명절 때만 잠시 들러 제사를 지내고는 곧바로 친정으로 돌아갔으며, 그 외에는 제수 마련 등 제사 준비를 제대로 거들지 않았다고 주장해 지난해 9월 부산지법에서 승소판결을 받았다. ●“자식과 마찰 피하려 횟수 줄이고 음식 주문” 같은 5080세대라도 제례에 대한 시각차는 있다. 여가생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청년층과 마찬가지로 제사를 불편한 존재로 바라보는 중노년층도 많다. 최숙영(55·여·경북 구미)씨는 기제사가 다가오거나 명절 때만 되면 신경이 곤두 선다. 일을 하기 싫은 것도, 번거로운 것도 아니지만 시어머니와 사사건건 부딪치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어려움을 모르고 자란 만석꾼 집안의 고명딸로 ‘손이 크다’. 제사나 명절 땐 꼭 옛날식으로 음식을 넉넉하게 해 마을 사람들에게 돌려야 직성이 풀린다. 그러고도 음식이 남아 냉동실에 다음해까지 쌓여 두는 일도 있었다. 그는 “요즘 일일이 음식 돌리는 집이 어디 있나. 20년 넘게 모셔 왔지만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자식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제사 횟수를 줄이거나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을 주문하는 노인도 있다. 갈등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미리 자식이나 며느리와 타협하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경기침체로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자식이나 며느리를 배려하는 가정이 많아졌다. 이정식(67·서울 마포구)씨는 적어도 한달에 한번 제사를 지내는 종갓집 독자다. 4대 독자인 그의 아들이 2년 전 결혼할 때 이씨의 아내는 “이제 제사에서 해방됐다.”며 좋아했지만 이씨는 며느리 걱정이 앞섰다. 몸도 약한데 직장까지 다니는 며느리가 수많은 제사를 챙기다가 병이 나지는 않을지 염려됐기 때문이다. 시집온 지 석달된 이씨의 며느리는 지난해 증조부 제삿날, 갑자기 코피를 흘려 이씨를 놀라게 했다. 그 뒤 이씨는 제사를 대폭 간소화하기로 결심했다. ‘나 고생할 땐 눈깜짝 안 하더니 며느리 코피 흘린 게 대수냐.’며 아내가 눈을 흘겼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제사 음식 가짓수를 줄이거나 일부는 시장에서 구입하는 방법으로 며느리 일거리를 줄여 줬다. 이씨는 “겉치레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최소한의 원칙은 지켜야겠지만 앞으로 편의를 위해 절차를 더 간소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맞벌이 며느리 늘면서 배려하는 시댁 많아져 조영선(68·여·경기 수원)씨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 같이 살지 않는 조씨의 며느리는 1년에 8번이나 되는 기제사 때마다 서울에서 내려와 제사상 차리는 것을 돕는다. 그는 회사에 다니는 며느리가 바쁜 와중에도 매번 내려오는 것을 기특하다고 생각했지만, 최근 며느리가 아들에게 몰래 “힘들다.”고 푸념하는 것을 엿듣는 순간 힘이 쭉 빠졌다. 그는 “며느리가 이제는 아이들도 다 크고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 우리 때처럼 힘들게 할 필요가 있겠느냐.”면서 “나물과 생선, 전처럼 꼭 해야 하는 것 외에는 주문해서 검소하게 차리는 방법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 “우리가 제2의 워낭소리”

    “우리가 제2의 워낭소리”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워낭소리’가 관객 300만명을 향해가는 가운데 작품성과 재미, 감동을 두루 갖춘 ‘작은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노영석 감독의 ‘낮술’과 독일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이 소규모 개봉에도 기대 이상의 흥행을 올리고 있는 것. 실연 당한 남자의 강원도 여행기를 담은 영화 ‘낮술’은 지난달 5일 개봉한 뒤 지난 1일까지 1만 6000명(영진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의 관객을 모았다. 불과 전국 13개관에서 상영되고, 그마저 1일 2~3회 교차상영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배급사인 진진의 장선영 팀장은 “코믹 로드무비라는 장르에 대한 선호도, 각종 영화제 수상경력이 말해주는 높은 완성도 등이 맞물려 좋은 반응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낮술’은 최근 프랑스 브졸 국제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울 하이퍼텍 나다, CGV강변, 씨네시티, 인디스페이스와 지역 8개 극장에서 상영되고 있다. 지난달 19일 개봉한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도 1일까지 7000명이 관람했으며 주말인 7~8일쯤 1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장선영 팀장은 “평일에는 40%, 주말에는 70~80%까지 높은 좌석점유율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은 ‘파니 핑크’, ‘내 남자의 유통기한’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도리스 되리 감독의 작품으로 노년 부부의 사랑과 사별, 이해와 그리움의 여정을 가슴 시리게 그리고 있다. 현재 CGV 압구정·상암·오리와 씨네코드 선재, 롯데시네마 센텀시티에서 상영되고 있다.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경제플러스] 2월 주택연금 가입 3배 급증

    경기 불황으로 집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마련하는 노년층이 늘고 있다. 4일 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연금 신규가입 건수는 6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2건)에 비해 3배 가까이 불었다. 보증액 기준으로 따져도 685억원으로 전년동월(255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공사측은 “겨울철 비수기에도 연금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스스로 생활자금을 마련하려는 노령층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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