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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80] 배움의 즐거움 찾은 사례들

    [5080] 배움의 즐거움 찾은 사례들

    논어에는 ‘배우고 때에 맞춰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學而時習之 不亦說乎)’라는 구절이 나온다. 나이가 들어도 그에 맞는 학습의 즐거움이 있다는 걸 뜻한다. 책상머리에 앉아 하는 딱딱한 공부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흥미에 맞는 것을 찾으면 배움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다. 경기 수원에 사는 정상우(63)씨는 지난해 이맘때 ‘한자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 중견 식품기업의 이사로 퇴직하고 하릴없이 집에만 있길 수개월, 정씨는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서예를 배우기로 결심했다. “마침 동네에 조그만 서예학원이 있었어요.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가르치는 곳이라 부담 없었죠.” 매일 서예학원에 나가 붓글씨를 배웠다. 한자 공부도 함께 시작했다. 대부분의 노년층이 그렇듯, 한자에는 자신있었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한자가 많아 쉽지 않았다. 매일 학원에서 1시간, 집에서 30분씩 공부해 한번만에 자격증 획득에 성공했다. 정씨는 “붓을 잡고 있을 땐 마음이 정화되면서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다.”며 “가훈을 붓글씨로 써서 액자로 걸어놓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 홍제동에 사는 최숙자(61·여)씨는 ‘퀼트공예’를 배우고 있다. 젊었을 때부터 손재주가 남달랐던 최씨는 뜨개질, 꽃꽂이 등 못하는 게 없다. 친구집에 놀러가서 본 ‘퀼트 쿠션’에 한눈에 반해 시작하게 됐다. 집 근처 복지관에서 30~40대 주부들과 수업을 들으며 3개월만에 수준급에 올랐다. 쿠션, 지갑, 가방 등 못 만드는 게 없는 정도다. 최씨는 “딸이 결혼해서 아기를 낳게 되면 이불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공부라면 딱 질색이었는데 퀼트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는 박사다.”며 웃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부모·자식의 애착… 남녀의 사랑, 상처받는 관계라도 고독보단 낫다

    부모·자식의 애착… 남녀의 사랑, 상처받는 관계라도 고독보단 낫다

    지구상의 생명체 중 가장 불완전한 존재로 인간을 꼽는다. 가장 늦게 걸음마를 배우고, 이후에도 수년간 부모라는 보호자에게 의존하며 성장한다. 부모에게서 독립할 나이가 되어서는 평생을 함께 할 동반자를 찾고, 결혼 후에는 자식을 보살피는 역할을 하며 끊임없이 ‘관계’를 맺는다. ‘관계’는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을 결정하고, 삶의 목적이자 의미가 된다. ●‘관계’는 삶의 목적이자 의미 프랑스 신경정신의학자이자 비교행동학자인 보리스 시륄니크는 ‘관계’(정재곤 옮김, 궁리 펴냄)에서 이런 다양한 관계들을 해부한다. 태아 상태에서 노년에 이르기까지 평생을 두고 형성하는 ‘관계’ 중에서도 부모와 자식의 애착, 남녀의 사랑에 집중했다. 저자가 보는 모든 ‘관계’는 엄마(또는 엄마를 대체하는 인물)-아기-아빠의 애착 관계에 뿌리를 둔다. 인간의 일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는 바로 처음 관계를 맺는 ‘엄마’이며, 가장 민감한 시기는 생후 6~8개월이다. 엄마와 이 시기에 어떤 관계를 맺었는가가 인성발달, 사회화, 애정 표현의 방식 등을 규정한다. 만약 용이한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면 삶에 취약점을 남기게 된다. 이를 테면 어린 시절 엄마와 분리(헤어짐)를 경험하면 성인이 된 뒤 우울증을 앓게 되는 경우가 많고, 버림받았거나 애정 결핍을 느끼게 되면 커서 손쉽게 애정을 얻을 수 있는 대상을 선택하게 되는 식이다. ●애정 결핍만큼 애정 과잉도 위험 엄마와 형성한 애착 관계는 아빠와의 관계에도 영향을 준다. 생후 6개월 후 시각을 통해 엄마 외에 다른 사람을 인식하게 되는 이 시점에서 비로소 아빠의 존재가 탄생한다. 이때 엄마가 얼마나 안정적인 환경에서 아빠를 파악하도록 돕느냐에 따라 아기는 앞으로 엄마 이외의 주변 세계를 탐색하는 데 호기심을 갖게 되며, 수월한 사회적 관계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아기의 모든 감각이 엄마와의 애정 울타리에 갇히면, 애정 넘치는 세계만을 접하려 하고 제대로 세상에 나서지 못한다. 이런 밀월관계가 숨 막힐 정도로 지속되다가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분노를 느끼는 순간 엄마를 증오하고, 엄마와 떨어져서 살 수 있는 힘을 주지 않았다고 비난하기에 이른다. 아이가 세상에 관심을 갖기 위해서는 사랑이 필요하지만, 그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고 자기 바깥의 세계를 탐험하려면 바로 그 사랑이 죽어야 한다.” 애정 결핍만큼 애정 과잉도 위험한 이유이다. 이와 함께 저자는 보편적으로 일어나는 남녀간의 사랑, 문화권마다 달리 드러나는 특이한 사랑의 면모, 왜곡된 사랑으로 변화하는 성적(性的) 태도, 인질이 범인에게 동조하는 감정적 변화인 스톡홀롬 신드롬 등 다양한 애착 관계를 탐구한다. 책이 던지는 메시지는 어찌보면 뻔하다. 좌절하고 아픔을 안기는 관계도 있지만, 이마저도 어떤 관계도 일어나지 않는 ‘고독’보다는 낫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가족적이거나 우애가 감도는 울타리, 안정적인 가정을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의지만 있으면 관계에 따른 장애 극복 저자는 애정 결핍으로 얻은 치명적인 상처를 치유하는 방법을 설명하기 위해 자신을 예로 들기도 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부모가 집단수용소로 끌려가 버려진 이후 지금까지의 개인사를 3인칭 이야기로 들려주며 “인간은 의지가 있으면 관계에 따른 장애를 회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동물행동학과 정신분석학, 심리학, 문화인류학 등을 넘나들며 학술적 내용을 읽기 쉽게 설명하는 72세 석학의 노력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1만 5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현장 행정] 마포구 ‘마흔 이후 인생학교’

    [현장 행정] 마포구 ‘마흔 이후 인생학교’

    지난 22일 오전 마포구청 4층. 40대 장년층에서 80대 노인까지 70여명의 구민들이 강당을 가득 메웠다. 오전 10시부터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수업시간엔 휴대전화 벨소리 한번 울리지 않았다. 시선은 하나 같이 빔프로젝트 영상을 향했다. 희끗희끗한 머리의 노인 학생들은 강사의 말 한마디에 고개를 연신 끄덕여 가며 진지한 표정으로 수업에 집중했다. 바로 마포구가 서강대와 손잡고 운영하고 있는 ‘마흔 이후 인생학교’ 강의 풍경이다. ●매주 2회 노년기 인간관계 강의 마포구는 지난 12일부터 매주 화·금요일에 40~80세 구민을 대상으로 마흔 이후 인생학교 강좌를 열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인생학교는 노인들이 성공적인 제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강좌다. 단순한 교양강좌가 아니라 말 그대로 인생을 체계적으로 잘 살 수 있는 법을 가르친다. 시대에 따른 가족·친구관계의 변화나 은퇴 후 직업 찾기, 노년기의 새로운 인간관계 등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령 수강생인 김기룡(81) 할아버지는 “앞으로 남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얻어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22일 열린 강좌에서는 ‘타임존’이라는 주제로, 지나온 삶을 연대표로 작성해 보는 강의가 진행됐다. 노년기 인간관계 등에 대한 교육도 마련됐다. “나이가 들수록 거울이 필요해요. 내 모습이 어떤지, 옷은 깨끗한지 알 수 있죠. 거울은 바로 친구를 뜻합니다. 나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 무엇이 문제인지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필요하죠.” 강의를 맡은 김미라 서강대 평생교육원 교수가 친구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인간 발달기를 ▲학습기 0~20세 ▲생산기 20~40세 ▲활동기 40~70세 ▲노년기 70세 이후 등 4단계로 구분된다고 했다. 그는 “40세 이후 30년 간을 인생에서 가장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사는 시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죽음에 대한 준비 등 13개 강좌 인생학교는 40세 이후 심리적 특성, 건강한 가정을 위한 부부폭력 이해, 인생의 전환점, 심리적·사회적 성, 가족관계, 죽음에 대한 준비교육 등 총 13개의 강좌로 구성됐다. 지난 2월 서울시에서 실시한 ‘2009 평생교육 프로그램’사업의 하나로, 구와 서강대가 공동으로 지원해 선정됐다. 마포구는 서울시로부터 강좌운영비 1440만원을 지원받아 다음달 26일까지 강좌를 운영한다. 구는 오는 29일엔 노년기 사고의 이해를, 다음달 2일엔 학습능력 변화에 따른 향상 방법을 강의한다. 다음달 26일엔 유서쓰기 시간을 통해 성공적인 인생과 품위 있는 죽음(웰 다잉)에 대해 가르칠 계획이다. 신영섭 구청장은 “인생은 공부가 필요하다. 노년을 맞았거나 앞둔 구민들이 새로운 일을 찾거나 사람을 만날 때 자신감을 갖고 미리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런 교육강좌를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멋내기 신발에 발은 왕스트레스

    멋내기 신발에 발은 왕스트레스

    바야흐로 여성의 계절이다. 화창한 날씨에 패션까지 발랄해져 생동감이 넘친다. 이런 여성의 차림 중에서 건강과 관련해 눈길을 끄는 것이 신발이다. 여성의 패션은 ‘신발에서 시작해 구두로 끝난다.’는 말처럼 신발은 여성의 패션 아이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문제는 패션이 신발로 끝나는 게 아니라 건강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그러면 최근에 유행하는 킬힐과 플랫슈즈는 여성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플랫슈즈 플랫슈즈와 젤리슈즈의 굽 높이는 1㎝ 이하로 낮다. 이 때문에 보기에 안정적이고 편한 느낌이지만 정작 신어 보면 보기와 달리 발이 쉽게 피로해진다. 굽이 없고 쿠션이 약해 보행시 받는 체중이 발바닥 전면에 직접 전달되기 때문이다. 특히 발꿈치는 하이힐을 신을 때보다 1.4배나 높은 압력을 받는다. 하이힐과 마찬가지로 플랫슈즈도 부위만 다를 뿐 압력을 받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발바닥은 물론 무릎관절과 고관절·척추에까지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의들은 “굽이 없는 플랫슈즈류는 걸을 때 체중의 3배, 뛸 때는 체중의 10배에 이르는 부담이 발목과 무릎 관절에 전달된다.”며 “여기에다 지면과의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발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족저근막염’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발바닥(족저) 근막은 발 형태를 유지하고 발에 탄력을 줘 체중을 지탱하는 깔창 역할을 하는 근육이다. 발바닥에 충격이 가해져 이 근육을 감싼 족저근막이 굳어지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 족저근막염이다. 특히 임신부는 플랫슈즈를 조심해야 한다. 임신부는 굽이 없어 편해 보이는 플랫슈즈류를 선호하지만 임신 상태에서는 체중이 정상보다 10㎏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쿠션이 없는 플랫슈즈의 충격을 소화하기 어렵다. 게다가 임신 후반기가 되어 발·발목이 부으면 족저근막염이 오기 쉽다. 따라서 임신부는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굽이 넓고 쿠션이 좋은 신발을 신어야 한다. ■ 킬힐 하이힐 중에서도 굽이 10㎝나 되는 킬힐이 유행이다. 그러나 이런 높은 굽의 신발은 ‘무지외반증’과 ‘연골연화증’을 부르기 십상이다. 뒷굽이 높아 불가피하게 체중이 발가락 쪽으로 쏠리고, 이 때문에 코가 뾰족하고 좁은 신발이 발가락을 압박해 엄지발가락이 새끼발가락 쪽으로 꺾여 휘는 질환이 ‘무지외반증’이다. 문제는 무지외반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를 방치하면 만성 통증과 함께 불안정한 보행이 전체적인 신체 불균형으로 이어쳐 척추질환이나 만성 요통을 부르기도 한다. 킬힐의 또 다른 부작용은 ‘연골연화증’이다. 무릎 관절은 가만히 서있어도 체중의 2배에 이르는 하중을 받는다. 여기에 킬힐을 신으면 뾰족하고 높은 굽이 몸을 지탱해야 해 다리와 발목에 더 큰 스트레스가 가해진다. 이런 부담이 반복되면 무릎 관절의 연골이 약해져 변형되는 ‘연골연화증’이 생기게 된다. 연골연화증은 무릎 관절의 퇴행을 앞당겨 젊은 나이에 퇴행성 관절염을 앓을 수 있으며, 노년기에는 치명적인 관절질환을 얻기도 한다. 관절전문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원장은 “플랫슈즈를 구입할 때는 무조건 굽이 낮은 것보다 쿠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힐의 경우 밑창이 딱딱한 것보다 부드러운 것을 택하고, 굽 높이도 2∼4㎝로 낮춰야 관절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⑧ 문화생활 따라하기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⑧ 문화생활 따라하기

    여가의 의미는 무엇일까. 삶에 필요한 일을 하는 이외의 시간을 여가라고 규정한다면 노인들이 보내는 대부분 시간은 여가에 해당한다. 은퇴 이후의 노인들은 일상생활의 거의 모든 시간이 여가이며, 결국 노년기는 여가생활을 어떻게 보내느냐로 결정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TV를 보거나 라디오를 들으며 그저 그런 여가를 보내느냐, 또래와 어울려 사회할동도 겸하면서 즐거운 여가를 보내느냐는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려있다. 저소득층 노인의 경우 TV시청, 화투·장기 놀이, 경로당에서 시간 보내기 등으로 여가가 제한돼 있다는 조사가 있기도 했다. 그 외에도 신문·잡지 등 독서하기, 등산, 산책 등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남들 못지않게 여가를 즐기며 살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노인 락밴드, 노인 댄스그룹 등이 새삼스럽지 않다. 이제부터는 “내가 어떻게”라는 생각보다는 “나도 여가를 즐겁게 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본인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여가를 찾아보자. ●손자에게 마술 보여주는 멋쟁이 노인 여가의 범위가 넓은 만큼 즐길 수 있는 종류도 다양하다. 노인들이 흔히 즐겨하는 민요, 풍물에서부터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연주, 마술까지 마음만 먹으면 도전할 수 있다. 최근 노년층에 ‘열풍’ 수준으로 퍼지고 있는 신종 여가는 밴드연주다. 20, 30대 젊은이들에게도 밴드는 선망의 대상이지만 노인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자신이 평소에 연주하고 싶던 혹은 연주했던 악기를 특화해 밴드를 구성하는 것이다. 무작정 혼자 도전하기보다는 먼저 전문가에게 교습을 받는 것이 좋다. 노인문화교실, 복지관 등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땡땡땡!실버문화학교’는 취미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2005년 전국 10개 문화원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 실버문화학교는 2009년 현재 전국 137개 문화원에서 운영 중이다. 노년층의 ‘스테디셀러’인 민요·풍물·서예·뜨개질 등은 물론 최근 인기 급상승한 락밴드·마술·영화제작까지 있다. 한국문화원연합회 정선영씨는 “영화제작, 마술은 남녀를 불문하고 신청이 쇄도한다.”면서 “마술을 배워 손녀에게 보여주면 멋쟁이 노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교춤·웹서핑… 꿩 먹고 알 먹는 복지관 지역 노인 복지관이나 노인대학에서는 ‘춤바람’난 노인들이 대세다. 사교춤이 대중화되면서 전국 방방곡곡마다 관련 강좌를 개설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서울 서대문종합사회복지관에선 댄스스포츠와 사교댄스 강좌가 매주 1회씩 열린다. 평일 낮시간대인 만큼 60대 이상이 대부분이다. 사교춤은 몸을 움직여 운동이 되지만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아 노인들에게 건강과 재미 ‘두 마리 토끼’를 안겨주는 취미생활이다. 춤뿐만 아니라 웹서핑, 스포츠 강좌 등을 통해 2030 못지않은 취미생활을 즐기는 노인들이 많다. 복지관 관계자는 “하루 8시간, 일주일 중 5일을 복지관에서 살면서 매일매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기는 노인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전국 시·군·구 복지관에서 노인 관련 교육프로그램 혹은 취미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은 구마다, 지방은 시·군 단위에서 운영 중이다. 지자체에 따라 노인 전용 복지관이나 종합복지관에서 노인 특화 사업을 하기도 한다. 서울의 경우 34개의 노인전용복지관이, 경기도는 43개를 운영 중이다. 복지관이나 노인대학에서 새로운 여가를 찾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많은 돈이 들지 않을 뿐더러, 친구를 사귈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자원봉사, 보람있는 사회참여 보람있는 여가를 보내고 싶다면 자원봉사를 추천한다. 체력이 허락하는 선에서 부담없이 도전해보는 것이 좋다. 자원봉사는 단순히 자선적 의미만 갖고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위한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자원봉사를 경험한 노인들은 하나같이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다시 태어난 것 같다. 진작 했어야 하는데….’라며 입을 모은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결과 자원봉사활동이 노인의 수명을 연장시킨다는 결론이 나오기도 했다. 자원봉사를 하면 자신의 가치에 대한 자부심이 높아져 사망률이 낮아진다는 것이다. 노인에게 가장 적합한 자원봉사는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것과 노인을 위한 것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은퇴 전 자신의 직업이나 성향에 맞춰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교사였다면 청소년·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라면 장기질환자의 말벗이 돼주는 자원봉사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여가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한다. 강남대 실버산업학부 박영란 교수는 “노후 여가생활을 통해 노인 문제 중 대표적인 질병, 소외 등을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서 “문화, 여행, 학습,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노인들의 사회참여를 독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6) 해외 사례는] ‘3代살이’ 미국인 280만명… 30년만에 최고

    [가족이 희망이다(6) 해외 사례는] ‘3代살이’ 미국인 280만명… 30년만에 최고

    ‘가족 울타리’만큼 든든한 것은 세상에 다시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내몰린 지금, 해외에서도 그 진실은 더 환하게 빛을 발한다. 경제난에 주머니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어쩔 수 없이 가족의 형태가 바뀌기도 한다. 가족관도 조금씩 모양새를 바꾸고 있다. 하지만 시절이 힘들어질수록 더욱 더 공고한 삶의 보루가 돼주는 이름, 그것은 변함없이 ‘가족’이다.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일자리를 잃거나 모기지를 제때 못내 어렵게 마련한 집을 잃고 길바닥이나 싸구려 모텔로 내몰린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 가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경제 위기가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미국에서는 가족들간에 강력사건들이 발생하는 등 가정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금전부담 줄고 세대간 유대 강화 내년부터는 경기가 나아진다고는 하지만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 없어 씀씀이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고 있다. 이처럼 경제상황이 어려워지고 세상이 각박해지면서 미국에서도 한동안 사라졌던 대가족이 늘고 있다. 대가족 문화가 널리 퍼져 있는 히스패닉계뿐 아니라 백인들 사이에서도 대가족을 이루고 사는 가정들이 증가하고 있다. 부모와 자식 모두 금전적 부담을 덜 수 있고, 세대간 유대가 강화되는 데 만족해하고 있다. 미 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360만명이 넘는 부모가 성인이 된 자녀와 함께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2000년 대비 67%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3대가 함께 모여 사는 미국인들도 280만명이나 돼 3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현상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각종 행사에 가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엄마, 아빠는 물론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온 아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 집에 사는 경우도 있고, 이웃에 살면서 자주 오가는 경우도 있다. 버지니아주 비엔나에 사는 패티 케이퍼는 중학교와 초등학교에 다니는 삼남매를 둔 가정주부다. 학교 봉사활동에 아이들 뒷바라지로 눈코 뜰새가 없지만 부모님과 여동생이 근처에 살아 도움이 많이 된다고 했다. 그는 “문제가 생기면 상의할 수 있는 가족이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 줄 모른다.”고 말했다. ●“근처 사는 부모·여동생이 큰 힘” 부모들은 노년을 외롭지 않게 보내면서 손자들을 돌봐주며 자녀들에게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주고 있다. 더욱이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하버드대 연구소의 니콜라스 레치나스 소장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는 대가족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져왔다.”면서 “많은 경우 문제가 있을 때 도움을 청하는 첫번째 대상은 바로 가족”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는 가정의 모습에 예상치 못한 변화도 가져왔다. 남편이 실직한 뒤 가사노동을 책임지고 부인이 생계를 꾸리는 이른바 ‘워킹 맘, 홈 대드(일하는 엄마, 집안일 하는 아빠)’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kmkim@seoul.co.kr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⑦ 건강은 최고의 재산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⑦ 건강은 최고의 재산

    ‘인생은 60부터’라는 말이 있다. 나이 60에 환갑잔치를 하는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다. 대신 해외여행 가는 것은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에 비해 의료기술이 크게 발달해 평균수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얼마 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79.6세로 10년 전보다 5년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평균수명 증가에 따라 ‘환갑’은 아직 팔팔한 나이로 제2의 인생서막을 여는 전환점 정도로 인식한다. 관리를 잘했다면 신체적으로도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며 자주 앓는 사람들도 쉽게 볼 수 있다. ‘나이는 못 속인다.’고 푸념을 하게 될 나이쯤이면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혈압·당뇨 조절, 평소 철저한 관리를 노인성 질환의 증상은 말로 표현하기 애매한 것이 많다. 열이 없는 염증, 소리없이 다가오는 심근경색증 등 두드러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흔치 않아 질환을 미리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또 질병인지 일반적인 노화현상인지 구분하는 것도 어렵다. 하나의 질환이 아닌 세 가지 이상의 복합 질환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은 심혈관질환과 당뇨병이다. 대체로 통증 등의 사전 예고가 없기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한다. 이런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혈압과 당뇨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혈압은 수축기120㎜Hg, 이완기 80㎜Hg 이하를 유지해야 한다. 수축기 혈압이 120~139㎜Hg 수준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89㎜Hg 수준이라면 고혈압 전 단계로 보고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이 각각 140㎜Hg, 90㎜Hg 이상이면 약물치료가 필요하다. 생활요법은 금연, 금주, 저염식 섭취와 꾸준한 운동이 추천된다. 목소리의 변화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역류성 식도염’으로 위산이 역류돼 가슴에 통증을 일으킴과 동시에 목소리의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심한 경우 위산이 폐로 역류해 폐렴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갑자기 변할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만성피로·복부팽만 땐 간질환 의심하라 평소 만성피로, 전신쇠약, 복부 팽만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먼저 ‘간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명치부위에 통증이 있는 데다 소화불량과 구역감을 느낀다면 췌장이나 위, 십이지장 등의 부위에 염증, 궤양, 암 등이 생겼는지 건강검진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한다. 공복시 속 쓰림,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십이지장 궤양을, 식후에 이런 증상이 있다면 위염 및 위궤양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하복부가 불쾌하고 변비와 설사가 동반되면 과민성 대장염이나 대장암이 아닌지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또 다른 대표적인 노인 질환으로 지목되는 것이 ‘퇴행성 관절염’이다. 노령인구의 증가로 전체 인구 중 10 ~15% 정도가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가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75세 이상의 노인들은 모두가 퇴행성 관절염을 갖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으로 퇴행성 관절질환, 골관절염 또는 골관절증이라고도 불린다. 이 질환은 관절을 과도하게 사용할수록 발병 확률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고 보통 중년 이후에 발생한다. 이 외에도 비만, 가족력, 관절의 외상 등이 있는 사람은 발병 위험이 일반인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주의해야 한다. 초기에는 운동요법과 물리치료로 증상을 쉽게 완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중기를 넘어서면 약물치료와 수술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증상이 경미할 때 빨리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가장 좋다. 서울시북부노인병원 가정의학과 김윤덕 과장은 “퇴행성 관절염을 예방하려면 체중감량과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체중을 1, 2㎏ 감량하고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의 운동으로 다리 근육을 키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누구나 알고 있는 100세 장수비법 장수비법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목표이기도 하다. 노화고령사회연구소 박상철(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교수) 소장은 지난해 열린 대한의사협회 100주년 학술대회에서 100세 장수비법에 대해 ▲적극적으로 많이 움직여라 ▲환경과 변화에 열심히 적응하라 ▲많이 생각하라 ▲감성에 충실하고 잘 느껴라 ▲보신 음식에 휩쓸리지 마라 등 5가지 사항을 발표하기도 했다. 매사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생활’과 ‘소식(小食)’이 장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일반인들이 잘 알고 있지만 가장 실천하기 어려운 장수비법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100세 장수인은 대부분 매일 정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마찬가지로 정확한 시간에 일어난다. 또 식사는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거르지 않고 먹는 경향을 보인다. 장수인 가운데 흡연하는 노인도 일부 있지만 술과 담배를 끊는 것이 검증된 장수비법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할 전문가는 없다. 일주일에 2~3일 운동을 하고 1회 운동시 30분 이상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건강을 지키는 바람직한 방법이다. 단 지방이 건강에 해롭다고 무조건 육류를 멀리해서는 안 된다. 육류에 풍부한 ‘단백질’은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 영양소이기 때문에 끼니 때마다 적당량 먹는 것이 좋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김창오 교수는 “100세 장수법은 비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규칙적인 생활 등 공인된 장수비법을 지키되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효율적인 건강검진법질병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라.’ 하는 말이 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생활습관도 중요하지만 미리 점검해 치료하는 것도 필수다. 건강검진은 질병의 증상이 나타나기 전 조기에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균관의대 내과 최윤호 교수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인 건강검진법을 알아봤다. ●생일·결혼기념일 등 정해 年1회 검진 건강검진 주기에 대해 정해진 원칙은 없다. 최윤호 교수는 “미국의학협회에서는 50대 이상의 경우 1년에 한 번씩 건강검진 받을 것을 권고한다.”면서 “노년층은 특별한 질병이 없어도 매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생일, 결혼기념일 등 기억할 수 있는 날을 지정해 규칙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자신의 건강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200만~300만원에 달하는 종합건강검진만을 고집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 일반적인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제공하는 검진을 이용하면 된다. 기본검진뿐만 아니라 자궁경부암, 위암, 유방암, 간암, 대장암 등을 2년마다 저렴한 비용으로 검사할 수 있다. 암은 국내 사망원인 1위인 만큼 의심 증상이나 가족력이 없어도 받아보는 것이 것이 좋다. 혈압, 혈중 콜레스테롤, 치과 검진은 필수로 해야 한다. 50대부터는 노안이 오기 쉽기 때문에 안과 검진도 필요하다. ●만성질환·가족력 있으면 수시로 측정해야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 위험군에 속하거나 가족력 등을 가지고 있다면 별도의 노력이 필요하다. 당뇨병 검사는 일년에 1~2회, 고혈압도 일년에 2회 이상 수시로 측정해야 한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컴퓨터 단층촬영이 폐암 조기발견에 도움이 된다. 국내 사망원인 2, 3위로 꼽히는 뇌혈관, 심장질환 검사방법도 다양해졌다. 술을 많이 먹는 ‘애주가’라면 꼭 받아봐야 할 검진이다. 최 교수는 “단순히 검진만 받으면 질병이 체크되고 결과에 이상이 없다고 안심하면 큰 오산”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엔 대형병원마다 검진만을 전문적으로 해주는 건강검진센터가 개설돼 있다. 무엇보다 의사와 상의해 자신에게 필요한 건강검진목록을 정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환하게 웃는 건강 100세 부산 수영구 광안동에 사는 노병금(100) 할머니의 얼굴에는 촘촘하게 새겨진 지난 100년 세월을 비웃듯 건강한 웃음이 넘친다. ‘웃음’과 ‘가족간의 사랑’이 장수의 지름길이라는 노 할머니는 젊었을 때도 ‘살인미소’로 유명했다. 1남 3녀를 둔 노씨는 자식들에게 화내는 일 없이 항상 웃음을 전했고 허물은 사랑으로 감쌌다. 그 덕분인지 노씨의 맏며느리 최영옥(50)씨는 올 어버이날에 보건복지부장관으로부터 효부상을 수상했다.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이 집에서는 올해 76세가 된 큰딸도 노 할머니 앞에서는 재롱둥이 귀여운 아이다. 100세까지 장수하는 노 할머니에겐 남다른 습관이 있다. 매일 오후 8시 잠자리에 들기 전 소주 한 잔을 마시는 것. 잠이 더 잘 오기 때문이란다. 그리고 8시간 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난다. 하지만 담배는 입에 대보지도 않았다. 절대 과식을 하지 않고 평소 자장면과 사이다를 좋아한다. 지금도 집에서 콩나물을 다듬고 설거지도 돕는다는 노 할머니는 “예쁜 손자 생각에 어찌 내가 죽을 수 있겠노.”라며 활짝 웃었다. 서울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고정례(101) 할머니는 1세기란 세월을 공기 좋은 전남 담양에서 보냈다. 고 할머니 역시 자신의 건강비결은 ‘규칙적인 생활습관’에 있다고 말했다. 항상 저녁 10시면 잠자리에 들고 아침 6시에 일어난다. 가족들은 고 할머니의 습관이 마치 군인들처럼 규칙적이라고 전했다. 끼니도 절대 거르는 법이 없다. 낮에는 뒷산 텃밭에 기르는 채소를 살피러 매일같이 산에 오른다고 한다. 저녁이면 마을회관에 들러 동네 할머니들과 수다판을 벌이고 민화투도 치며 여가를 즐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고 할머니에게 치매 같은 노인성 질환은 남의 얘기에 불과하다.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고, 잘 돌아다니면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생각나눔 NEWS] 교육경험이냐, 교수능력이냐

    [생각나눔 NEWS] 교육경험이냐, 교수능력이냐

    기간제 교사. 각급 학교의 정규 교사가 휴직과 파견 등으로 자리를 비울 때 대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를 말한다. 교육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50~60대의 명예퇴직 교사가 기간제 교사로 교단에 다시 서고 있다. 일선 학교가 이들을 채용한다. 물론 교사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이들을 기간제 교사로 채용하는 것을 두고 교육계 안팎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풍부한 교직경험을 살릴 수 있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는 반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있다. ●신·구 교사 조화… 노년층 일자리도 창출 14일 울산시교육청과 울산시교육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간 울산지역의 기간제 교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50~60대는 272명으로 집계됐다. 초등은 193명, 중등은 79명(중학교 48명, 고등학교 31명)이었다. 50~60대 명예퇴직자의 교단 복귀는 전국적으로 비슷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명퇴 기간제 교사 찬성론자들은 오랜 교직생활로 쌓은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교수학습 능력, 젊은 교사와의 신·구 조화, 노년층 일자리 창출 등을 꼽는다. A초등학교장은 “교육은 풍부한 경험적 가치를 절대 간과할 수 없다.”면서 “젊은 교사와 퇴임한 교사들의 적절한 융합이 교육 효과를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또 울산시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교직 경험은 교육현장에 그대로 녹아든다. 기간제 교사는 계약기간이 짧기 때문에 신규자를 채용하면 연수나 교육을 새로 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며 찬성했다. ●급변하는 교육환경 변화에 적응 못할 것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이들이 급변하는 교육환경에 적극 대처할 수 없고 미래지향적 교수능력이 부족한 것을 든다. 또 높은 호봉으로 인한 많은 월급 수령, 청년층 일자리 잠식 등도 거론된다. 이들은 퇴직 당시 수억원의 위로금을 받은 데 이어 다시 기간제 교사로 복귀해 호봉수에 따라 정교사와 똑같은 급여를 받아가는 것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학생·학부모도 담임으로 꺼려 학부모 B(33·여)씨는 “올해 초등학교 4학년 딸의 담임교사가 명예퇴직한 기간제 교사라는 것을 알고 걱정이 앞섰다.”면서 “한동안 교육현장을 떠났던 50~60대가 새로운 교육환경에 적극 대응하기란 힘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성근 울산시교육위원회 부의장은 “교육의 주체는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라면서 “명예퇴직한 노년의 기간제 교사 채용으로 학교가 교육 수요자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교육청이 직접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10일 TV 하이라이트]

    ●선데이 뉴스 플러스(SBS 오전 7시25분) 자식에 의한 패륜은 해결되지 않는 사회문제 중 하나다. 우리사회에 자리잡은 패륜의 현주소와 원인 그리고 대책을 짚어본다. 은퇴 이후 스스로도 식사 준비를 할 수 있고 가족들에게 요리솜씨를 선보일 수 있다는 기대로 최근 중년, 노년 남성층 사이에서 요리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그 현장을 찾아가 본다. ●영상앨범 산(KBS1 오전 7시30분) 유럽 알프스에 버금가는 풍광을 지녔다 해서 이름 붙여진 영남 알프스. 백두산에서 뻗어 내려온 산줄기가 경상남·북도의 경계에서 솟아올라 거대한 산군이 만들어져 울주, 경주, 청도, 밀양, 양산 5개 시·군에 걸쳐 8개의 산군이 능선으로 연결돼 있다. 산악인 박정헌과 함께 영남 알프스로 향한다. ●체험, 삶의 현장(KBS1 오전 9시) 개성 만점 연기로 사랑받는 탤런트 방은희가 중국 하이난섬 알로에농장 일꾼으로 나선다. 트로트왕자 박현빈과 공주 유지나가 남대문 시장 갈치조림 가게들이 옹기종기 자리잡은 갈치조림 골목에 밥배달 일꾼으로 출동한다. 또 탤런트 신신애는 토마토와 파프리카 수확을 위해 경주로 출동한다. ●늘 푸른 인생(MBC 오전 6시10분) 훈훈한 인심이 넘쳐나는 고향, 충남 보령시 청라면 황룡2리를 찾아간다. 아흔을 바라보는 연세지만 매일 나무를 두 짐씩 하신다는 신정철, 민병순 어르신의 이야기부터 70년이 지나도 변함없이 다정한 우정을 자랑하시는 94세 이옥진, 91세 천경례 어르신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신비한TV 서프라이즈(MBC 오전 10시45분) 1968년 4월4일. 미국 테네시 주 멤피스 시 로레인 모텔에서 한 발의 총성이 울렸다. 총알은 2층 발코니를 서성이던 한 남자의 목을 관통했고, 그는 사망했다. 남자의 죽음 뒤에 숨겨진 이야기를 만나본다. 두번째 이야기, 1940년 영국 전신국에 있던 인도 공주 누르 이야기를 만나본다. ●희망풍경(EBS 오전 6시) 강원도 태백. 이곳에는 소문난 효자 철환(지체장애 3급)씨와 그의 일편단심 어머니(지체장애 2급)가 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하반신 마비로 인해 거동이 불가능하게 된 어머니. 그저 누워 있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어머니의 두 다리가 되어준 막내 철환씨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인사이드 월드(YTN 오후 5시30분) 1985년의 중국의 청두시는 사람들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청두시의 오랜 도시개발로 인해 과거 비단강이라 불리던 푸난강의 오염이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두시는 이러한 어려운 시기를 기회로 삼아 과거의 전통적인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다.
  •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⑤ 창업의 날개를 펴라

    [아름다운 노후를 위하여] ⑤ 창업의 날개를 펴라

    자식들 다 떠나 보내고 직장도 없이 집에 앉아서 화투패만 갖고 하루를 보낼 것인가, ‘사장님’ 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보낼 것인가. 퇴직하고 일 안 해서 편할 줄 알았다면 큰 오산이다. 잠깐 편할지 몰라도 금세 당신은 몸을 배배꼬면서 온 방안을 뒹굴지도 모른다. 근로의 의무는 헌법으로도 정해져 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일을 통해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야 행복하다. 인생의 새로운 2막을 열어줄 노후 창업,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인건비 걱정 없는 독서실·고시원 노후 창업의 성공은 수익창출보다는 안정적이고 행복한 노후 생활에 있다. 퇴직자가 할 수 있는 창업으로 독서실·고시원 창업이 있다. 독서실·고시원 운영은 노후세대에게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우선 경험이 필요하지 않아 좋다. 운영하는 데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 없다. 인건비도 저렴하다. 독서실 책상과 고시원 방은 학생, 수험생들이 사용하는 개인 공간이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정리를 잘 한다. 사실 본인이 건강하면 인건비는 거의 안 든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 학생들이라면 마냥 자식 같아서 좋다. 자식처럼 돌봐주고 챙겨주면서 어른으로서 도리를 다하며 가족같이 지낼 수 있어 외로움을 달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독서실, 고시원에 대한 수요는 꾸준하다. 그래서 한 번에 큰 돈을 벌기는 쉽지 않지만 쉽게 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자금 여유 있으면 안락한 카페 안락한 노후를 보내고 싶은 여성이라면 카페가 좋다. 물론 자금 여유가 있고 그 여유를 즐기고 싶은 남성도 해볼 만하다. 카페 창업을 하려면 일단 유행에 민감해야 하고 센스가 넘쳐야 한다. 젊은층의 구미에 맞는 카페 분위기를 연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커피에 대한 지식은 필수, ‘카라멜 마키아또’를 시켰는데 다방커피를 내놓을 순 없는 노릇이다. 또 분위기 있는 음악의 선곡력도 중요하다.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전통가요를 틀 수는 없다. 하지만 하루에 수백명이 찾는 명동 한복판의 카페가 아니라면 카페 창업을 하면서 돈 벌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카페 창업은 “돈은 적게 벌어도 좋으니 일자리를 찾고 내 노후를 즐기겠다.”는 사람이어야만 가능하다. ●펜션으로 창업·전원생활 한꺼번에 양평·강화·안면도 등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에는 어김없이 이국적인 펜션들이 들어서 있다. 그리고 여행객이면 누구나 그런 펜션에서 한번쯤 살고 싶다는 꿈을 꾼다. 그 꿈을 현실화시키는 가장 간단한 방법, 노후에 펜션을 짓고 살면 된다.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 전원주택은 도시 근교에 소박하게 짓는 게 되팔기에 좋아 권장할 만하다. 하지만 창업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펜션은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지어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도시 근교가 아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계절별로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사찰이나 명승지 근처에 전망까지 좋으면 금상첨화다. 단,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은 감수해야 한다. 그래서 펜션 창업은 노후 자금이 많아 펜션을 짓고도 생활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경우에만 추천한다. 그리고 펜션 창업은 귀농과 다름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컨설팅·출판 대행·번역… ‘전공’ 살려라 젊었을 때의 경험을 그대로 가져올 수 있다면 노후 창업 아이템을 찾는 데 고민할 게 전혀 없다. 이른바 ‘오피스형 창업’이다. 특히 관공서 공무원이라면 컨설팅 사업으로 자신의 ‘전공’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 젊었을 때 ‘건설과’에서 일했다면 ‘건설 컨설팅 사무소’를 개설해 자신이 현직에 있을 때 ‘꿰뚫고’있던 지역 건설정보와 노하우를 컨설팅하기 딱 좋다. 교사 출신이면 교사시절 인맥을 활용해 책 출판하기를 원하는 작가나 교사들을 찾아가 출판사와 연결해 주는 출판 대행업도 권장할 만하다. 젊었을 때 낚시가 취미였고 낚시 분야에서 좋은 평판을 얻었다면 낚시터 주변에 찌개전문점을 차리는 것도 적성을 살리는 좋은 방법이다. 나이 들어서도 여전히 외국어 실력이 출중하다면 통·번역 대행업도 소일거리로 그만이다. ●자영업, 건강하면 발로 뛰자 노후에 하는 유통·판매업은 건강한 자만의 특권이다. 본인이 직접 뛴다면 60대라도 40대 정도의 체력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판매업은 아무나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창업 아이템 중 하나이다. 그나마 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면 자본금이 적게 드는 유기농 농산품 판매나, 꽃배달 등이 있다. 특히 65세 이상이면 지하철 요금이 무료인 점을 이용, 지하철이 닿는 곳곳으로 지하철을 타고 꽃이나 생일 선물을 배달하는 일도 고려해 볼 만한 창업 아이템이다. 음식점은 노후세대들이 가장 손쉽게 접근하는 아이템 중 하나이다. 그만큼 식상하다는 의미. 음식점이라면 주로 일반적인 돼지갈비 전문점을 떠올리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무턱대고 시작했다간 파리만 날리게 된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음식점 창업으로 성공하려면 새로운 먹거리 아이템을 개발하는 데 흥미를 갖고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게 중요하다. 연합창업지원센터 최재희 소장은 “노후 창업하는 것을 보면 대부분 60대까지가 한계이고 70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후세대 창업은 50대부터 발빠르게 시작해야 하며 무엇보다 자신의 적성에 맞아야 일도 장수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노년창업 이것만은 주의하자 현금 회수 빠른 업종 선택… 동업 땐 수익금 배분 명확히 노인세대의 창업은 장·단점이 있다. 경험이 풍부하고 젊은 세대에 비해 노련하다는 것은 가장 큰 장점이다. 폭넓은 인간관계도 장점으로 부각된다. 반면 체력적 한계와 디지털문화에 익숙지 않은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노인세대가 창업을 할 때는 이 같은 장·단점을 고려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전문가들은 창업을 하더라도 동년배와 동업하는 것은 가급적 피할 것을 권한다. 동업자가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 사업을 포기하고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민진암 민간지원팀장은 “동업자와 평소 친분이 깊더라도 사소한 일 때문에 인간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면서 “부득이하게 동업을 하게 되면 사전에 수익금 배분 비율을 명확히 하고 책임소재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창업을 하더라도 과거 경력과 관계가 있거나 평소 관심이 많았던 분야를 선택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단지 수익성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전혀 모르는 분야에 뛰어들었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창업을 하기 전에는 치밀한 시장조사를 먼저 해야 하고, 꼭 관련 분야 전문가와 상담을 해야 한다. 노인세대 대부분이 노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창업하는 만큼 장기적인 투자가 필요한 사업보다는 현금 회수가 빠른 업종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가맹점을 창업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창업을 하더라도 이른바 ‘올인’하는 전략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초생활비를 최대한 확보하고 여유자금으로 창업하는 게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변화에 적응하는 연습을 하고 마음가짐을 단단히 하는 것도 필요하다. 노인세대들은 수십년간 한두 가지 업무만 오랫동안 수행했기 때문에, 갑자기 창업을 하면 혼란을 겪기 쉽다. 자신의 신분과 사회적 지위, 주변에서 바라보는 시선 등이 모두 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변화에 적응할 준비를 단단히 하지 않으면 마음에 상처를 입고, 겉모양만 그럴듯한 창업을 했다가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유니폼을 입고 영업을 하면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깔끔한 유니폼이 노인세대의 경륜과 조화를 이뤄,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행복한 창업 사례 결혼상담사 된 교사… 동료 자녀·제자 ‘사랑 메신저’로 충북 청주시에 사는 정재훈(63)씨는 33년간의 교사생활을 마치고 지난해 정년 퇴임을 했다. 정씨는 교사로 있으면서 퇴임후 무엇을 하고 살까 고민 끝에 ‘결혼상담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정년 퇴임 직전 결혼상담사 자격증을 딴 그는 퇴직과 동시에 결혼상담소를 차리는 데 전념했다. 정씨는 교사 생활 동안 만났던 교사들의 자녀와 자신이 가르쳤던 제자들을 공략했다. 그는 자신의 ‘인맥그물’에 걸리는 모든 지인들을 통해 결혼적령기 남녀의 신상정보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친분이 두터운 지인들에게는 ‘특별히’ 신경 써 준다며 ‘괜찮은 스펙’의 상대를 소개해주기도 했다. 아직 커플 성공률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정씨지만 “퇴임 후 ‘사랑의 메신저’로 지인들 간의 만남을 주선하고 서로 인연을 맺어주며 살 수 있어 행복하다.”며 만족해했다.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김정택(58)씨는 모 기업의 영업팀에서 근무하다 5년 전 실직했다. 김씨는 실직 후 4년 동안은 퇴직할 때 받은 돈으로 겨우 연명할 수 있었지만 자금이 바닥나자 구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자녀 둘을 대학에 보낸 상황이라 학비 지원조차 힘든 상황이었다. 부인이 식당에서 일하며 생활비를 보탰으나 가족을 부양하기에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구직을 해도 번번이 퇴짜만 맞았던 김씨는 창업을 하기로 결심, 주변 지인들에게 자문하고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꽃집을 차렸다. 하지만 장사는 처음부터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김씨는 전략적으로 꽃을 사러 오는 모든 손님에게 장미꽃 한송이씩을 선물하고 ‘꽃 정찰제’를 실시했다. 그때부터 김씨 가게를 찾는 손님은 두 배가 됐다. 김씨는 “꽃은 제 인생의 길을 열어줬다.”면서 “꽃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행복을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盧 전대통령 소환] “도덕성 표상 무너져… 이젠 희망 없다”

    [盧 전대통령 소환] “도덕성 표상 무너져… 이젠 희망 없다”

    30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출석을 지켜본 대부분의 시민들은 깨끗함을 자신했던 노 전 대통령의 ‘도덕성’이 무너졌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대다수 시민들은 검찰에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세대별로 조금씩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중장년층에서는 옹호론과 비판론이 맞섰고, 노년층에서는 비난 여론이 많았다. 젊은층은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편이었다. 고등학교 교사인 인상욱(35·인천시 불로동)씨는 “노 전 대통령은 전·현직 대통령과 비교되면서 ‘도덕성’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했는데, 이것이 무너졌다.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간 뒤 홈페이지에 집필활동을 하며 목소리를 냈는데, 이제 노 전 대통령의 말을 누가 믿겠느냐.”며 안타까워했다. 직장인 최윤정(30·여·서울 용산구 동부이촌동)씨는 “청렴의 대표주자마저 무너졌으니 이제 희망이 없다. 우리나라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기대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형 비리 양산 구조 바꿔야” 대학생 곽일섭(28)씨는 “노 전 대통령이 역사상 유일하게 깨끗한 대통령의 이미지를 지켜 나가지 못한 점이 안타깝다.” 면서 “권력형 비리를 양산하는 정치·사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장년층에서는 노 전 대통령을 두둔하는 의견과 비판하는 견해가 대립했다. 대학강사 송지영(42·여)씨는 “권력을 남용해 통치자금을 만든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같은 선상에서 생각해선 안 된다.”면서 “검찰이 포괄적 뇌물죄라는 모호한 혐의를 적용해 진보정권 10년을 통째로 들어내려 하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비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안영석(50)씨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에 비하면 횡령 금액도 적은 데다 이마저도 받았다는 증거가 없다. 정황만으로 한 나라의 대통령을 소환 조사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잘못 시인하고 법적 심판 받아야” 반면 직장인 박한철(54·서울 강북구 미아동)씨는 “누가 받았든 노 전 대통령도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학원강사 송현규(43·서울 서초구 일원동)씨는 “민주주의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은 대통령인 만큼 국민에게 준 실망은 막대하다.”면서 “변명으로 일관하지 말고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법적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년층에서는 비난하는 목소리가 컸다. 공인중개사 곽인기(63)씨는 “노 전 대통령은 그동안 비도덕을 도덕으로 포장해 왔다. 600만 달러를 아내가 받아서 모르는 일이라고 시치미를 떼는데 이는 상식 밖의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재래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이옥자(67·여)씨는 “서민들은 단돈 100원만 훔쳐도 법적 처벌을 받는데, 수십억원을 뇌물 명목으로 받았다면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층은 비교적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의견이 많았다. 대학생 박유남(23·여)씨는 “노 전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너무 실망스럽다.”면서 “검찰이 정치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노 전 대통령 관련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오달란기자 hunnam@seoul.co.kr
  • 부유층 월 50만원 기부

    갑작스럽게 부를 축적한 ‘벼락 부자’보다 어렵게 돈을 모은 ‘자수성가형 부자’가 기부를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부자들의 평균 기부액은 월평균 50만원 정도였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29일 공개한 ‘부유층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한 연구’ 결과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기부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지만, 마땅한 기부 환경이 조성돼 있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가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동안 은행 고액자산관리서비스 고객과 재단, 대학의 고액기부자 등 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은행 자산관리자(Wealth Manager) 그룹과 자산규모 50억원 이상 부유층 7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도 진행했다. 심층면접 결과 부유층 1세대는 2세대나 신흥부자들보다 기부에 너그러운 것으로 나타났다. 1세대는 사업이나 부동산을 통해 오랜기간 부를 축적한 70대 이상 노년층으로 어렵게 돈을 벌어 ‘자린고비’ 성향이 강하면서도 사회 기여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부유층 2세대는 교육을 잘 받고 외국생활을 경험한 중·장년층으로 개인의 이득에 관심이 많아 상대적으로 사회 기여나 기부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은 편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돼지 인플루엔자 비상] 건강한 20~40대만 사망 ‘미스터리’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돼 사망한 환자의 주 연령대가 20~40대 청장년층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과 달리 높은 면역력을 가진 사람도 감염되면 사망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공포감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영유아·노인 희생자 없어 27일 멕시코 보건당국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사망자가 100명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3세 미만 영·유아나 60세 이상 노인은 단 1명도 발견되지 않았다. 사실상 20~40대 청장년층이 사망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의 경우 사망자의 90%가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 및 노년층이어서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에 대해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독감에 걸리면 면역력이 저하돼 폐렴 등의 합병증이 생기게 되는데, 기본적으로 높은 면역력을 갖춘 청년층도 안심할 수 없게 된 것이다. WHO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아직 뚜렷한 답을 내놓지 못한 상태다. 미국 질병예방센터(CDC)도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분석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전문가는 청장년층의 사망률이 노약자보다 높은 이유에 대해 청장년층의 높은 면역력을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싸우다 장기손상”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김성한 교수는 “나이가 많은 노약자의 희생이 적었던 것은 과거 각종 바이러스에 대한 대항능력이 높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반대로 젊고 건강한 사람은 면역력이 너무 강해 외부의 바이러스가 침범해 들어왔을 때 몸속에서 격렬한 싸움이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장기(폐) 손상이 심해져 사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려대 안암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도 “1918~1919년 창궐한 스페인독감도 청장년층 사망자가 유독 많았다.”면서 “바이러스의 특성을 조사해 봐야 하겠지만 처음 바이러스와 맞닥뜨리는 과정에서 높은 면역력으로 인해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게 되고 염증반응이 심해져 폐렴으로 진행돼 사망하는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1918년 스페인독감과 닮은꼴 전문가들은 또 일반적인 계절성 독감 예방주사는 돼지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효과가 거의 없다고 설명한다. 돼지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인간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함께 영향을 미친 ‘하이브리드형’ 바이러스이지만 교차 예방은 가능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미국 CDC에 따르면 일반적인 독감 예방주사로 교차예방이 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종로 노인일자리 695개 추가 마련

    종로구가 노인들의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구는 12월30일까지 모두 695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는 노인일자리 2차 사업을 확대 시행한다. 종로구는 전체 주민 중 65세 이상이 11.8%를 차지해 노년층의 비율이 다른 구에 비해 높은 편이다. 때문에 구는 2004년부터 노인일자리 사업에 매진해 왔고, 당시 232개였던 일자리는 올해만 1526개로 늘었다. 종로구 노인일자리 2차 사업은 총 13개 사업에 걸쳐 공익형, 복지형, 교육형, 시장형 등 네 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공공의 이익에 맞고, 사회적으로 유용한 공익형 일자리는 ▲골목길 쓰레기와 무단투기 단속 등을 책임지는 은빛 골목길 단속대 ▲지역 내 환경개선보호 활동을 펼치는 시니어 캡 ▲초등학생들의 급식을 돕는 사랑 한 주걱 등 8개 사업에 걸쳐 노인 590여명이 일하게 된다. 복지형은 사회·문화적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사회 서비스 중 노인들에게 적합한 일자리로서 총 60여명이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도시락배달 도우미 ▲건강한 노인이 경로당·복지시설 등을 방문해 마사지하는 고운손 도우미 등 3개 사업에서 일하게 된다. 교육형은 서비스 이용자가 사회적응과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로 방과 후 교실 강사파견 사업 등이 있으며 총 25명의 어르신에게 일자리가 돌아간다. 시장형 일자리는 소규모 창업 및 전문직종 사업단이 공동으로 운영해 일자리를 만들어낸다. 구가 일정기간 사업비 또는 참여자 인건비를 일부 지원한다. 한편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가하게 될 노인들은 소양교육과 직무교육을 받는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IT를 종자 삼아 인생 이모작에 도전한다

    IT를 종자 삼아 인생 이모작에 도전한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회장 서경석)는 29일 오후 3시 종로노인종합복지관 대강당에서 한국마이크로소프트(사장 김 제임스 우)와 공동으로 ‘어르신온라인창업아카데미 발대식’을 개최했다.  협회 소속 5개 노인종합복지관이 지난 6일부터 2주일 동안 모집을 통해 선발한 55세 이상 교육생 125명은 29일부터 11주 동안 총 44시간 과정의 온라인 창업교육을 받는다. 교육 내용은 쇼핑몰 제작, 관리를 위한 IT 전문교육을 포함해 세무와 법률, 전자상거래, 홍보, 마케팅 등 창업에 필요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발대식에는 서 회장, 전문위원장인 최재성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사회공헌 담당 권찬 이사, 사업수행 5개 노인종합복지관 기관장 및 담당자, 전담 강사가 참석해 사업 오리엔테이션, 어르신 창업성공 사례발표, 참여자 자조모임을 가졌다.  서 회장은 “국가나 사회에서 일자리 창출에 관심이 많은 지금 노인세대에게 온라인 창업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행복한 노년, 힘찬 대한민국으로 대변되는 신노년문화운동의 참여노인을 위해서라도 온라인 창업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에 우리 사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제임스 우 사장은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고령 인구의 경제활동에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을 맞춰 온라인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어르신 온라인창업아카데미는 5월 둘째 주부터 수도권 5개 노인종합복지관(군포, 서대문, 서초, 성남수정, 종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오픈마켓 창업을 목표로 총 11주 과정으로 진행되며, 9월 달부터 2기를 모집해 진행할 예정이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해리포터’ 주인공 30대 후반 모습 나온다

    ‘해리포터’ 주인공 30대 후반 모습 나온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 마지막 편 에필로그에서 주인공들의 30대 후반 모습이 그려질 것으로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할리우드닷컴’에 따르면 영화 마지막 편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의 에필로그에 주인공들의 19년 뒤 모습이 포함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해리포터’ 제작 담당자는 최근 현지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다니엘 레드클리프(19), 엠마 왓슨(19), 루퍼트 그린트(20) 등 3명의 30대 후반 모습도 그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비드 예이츠 감독은 “영화 에필로그에서 주인공들이 19년 뒤 모습을 그리기 위해 이들을 대신할 중년 배우들을 출연시키는 방법을 고려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역 배우들을 출연시킬 경우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기때문에 관객들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다른 방법을 사용하기로 했다. 브래드 피트가 출연했던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이하 ‘벤자민’)에서 사용됐던 특수 효과를 사용해 어린 배우들이 직접 중년의 모습을 연기하기로 한 것. 예이츠 감독은 “영화 속에서 피트가 노년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그려냈던 것과 같이 3명의 주인공들이 30대 후반의 모습을 잘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인공들이 30대 후반으로 변신한 장면이 포함된 마지막 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2부’는 오는 2011년 개봉하며 ‘해리포터 혼혈왕자’는 이에 앞서 오는 7월 15일 국내 개봉한다. 사진=해리포터 스틸컷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를 찾아 떠나는 50년의 환상여행

    나를 찾아 떠나는 50년의 환상여행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1828~1906)의 ‘페르귄트’는 허풍과 위선에 가득 찬 주인공 페르귄트가 헛된 꿈을 좇아 세계를 방랑하는 인생 역정을 그린 작품이다. 5막 극시 형식으로, 1876년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반주에 맞춰 초연됐다. 사실주의연극의 주창자인 입센이 ‘인형의 집’ ‘유령’ 이전에 쓴 것으로, 그의 희곡 중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구사한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그로테스크한 구성과 50년 시·공간을 초월하는 방대한 원작 등으로 인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1976년과 2000년에 각각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해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극단이 내한공연을 한 바 있다. 노르웨이 극작가 헨릭 입센(1828~1906)의 ‘페르귄트’는 허풍과 위선에 가득 찬 주인공 페르귄트가 헛된 꿈을 좇아 세계를 방랑하는 인생 역정을 그린 작품이다. 5막 극시 형식으로, 1876년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반주에 맞춰 초연됐다. 사실주의연극의 주창자인 입센이 ‘인형의 집’ ‘유령’ 이전에 쓴 것으로, 그의 희곡 중에서 가장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구사한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실과 판타지가 교차하는 그로테스크한 구성과 50년 시·공간을 초월하는 방대한 원작 등으로 인해 무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작품이다. 국내에선 1976년과 2000년에 각각 공연된 적이 있고, 지난해 국립극장의 초청으로 노르웨이 극단이 내한공연을 한 바 있다. ‘한여름밤의 꿈’ ‘십이야’ 등 셰익스피어 고전을 독창적으로 재해석해 호평을 받아온 극단 여행자의 양정웅 연출이 쉽지 않은 작품에 도전한다. 새달 9일 개막에 앞서 지난 23일 오후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 연습실에서 미리 만나본 페르귄트는 ‘19세기 방랑객’이 아닌 ‘21세기 여행자’로 바뀌어 있었다. 선박 대신 비행기가 등장하고, 귀족들과의 대화는 세계 각국 기자들과의 인터뷰로 대체했다.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트롤족과 초록여인 등 상상속 캐릭터들도 개성은 살리되 현대적인 느낌이 나도록 변화시켰다. 양정웅 연출은 ‘페르귄트’와의 만남을 “운명적이고 직관적인 선택”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 그리그의 음악을 들으면서 페르귄트에 대해 막연한 로망을 갖게 됐다.”는 그는 “관념적이고 어렵다는 인식 때문에 잘 다뤄지지 않은 작품인데, 그런 점에서 모험과 새로움을 즐기는 극단 여행자와 잘 어울린다.”고 덧붙였다. 자아를 찾아가는 한 인간의 여정이라는 점에서 페르귄트는 괴테의 ‘파우스트’와 비교되기도 한다. 파우스트가 인생과 우주의 진리를 탐구하기 위해 영혼을 팔고 세상의 희노애락을 편력했다면, 페르귄트는 돈과 명예를 좇아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과정에서 자기 존재를 인식한다. 두 작품 모두 구원의 여인이 등장한다는 점도 닮았다. 파우스트의 그레트헨처럼 페르귄트는 솔베이지의 품에서 잠든다. 극단 여행자는 고전의 재창작을 즐기지만 이번엔 최대한 원작에 충실했다. 다만 5막38장에 달하는 방대한 원작의 장면들을 연극적으로 압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실과 판타지를 동시에 담아내야 하는 무대는, 세트를 배제한 채 전면에 12m 높이의 대형 거울을 세워 단순하면서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어낼 예정이다. 양정웅 연출은 “원작의 대사가 정말 아름답다. 특히 ‘자기자신’이란 말이 많이 나오는데 가슴에 큰 울림을 준다.”면서 “많은 사람이 번민하고, 헤매는 지금 이 시대에 이 작품이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년부터 노년까지 진폭이 큰 연기를 감당해야 하는 주인공 페르귄트는 극단 여행자 간판 배우 정해균이 맡았다. 공연은 5월16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열린다. (02)2005-0114.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능동 어린이대공원 봄꽃축제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은 25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봄꽃축제를 연다. 이번 축제 기간에는 형형색색의 꽃들이 어린이대공원을 장식하게 된다. 또 주말·휴일에는 새끼사자 ‘금잔디’와 다람쥐원숭이, 뱀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동물어루마당’ 행사가 마련된다. 주말 오후 7시 열린무대에서는 퓨전 타악, 댄스, 오케스트라, 마술쇼 공연 등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된다. 중·노년층을 위한 동춘서커스단의 공연도 펼쳐진다. 특히 어린이 날인 다음달 5일엔 개그맨 안상태의 사회로 ‘꿈나무 축제’가 개최돼 태권도·비보이·벨리댄스 공연을 선보인다. 또 9일 오전 10시부터는 정문 음악분수 앞에서 제65회 어린이대공원 미술대회가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이고 서울시장상 등 모두 180명에게 상장을 준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소외계층 교육 무료로 “움츠러든 어깨 펴세요”

    소외계층 교육 무료로 “움츠러든 어깨 펴세요”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하세요. 자립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2일 올해 소외계층 평생교육 프로그램 지원사업 대상으로 전국의 사회복지관, 노인기관, 평생학습관 등에서 운영하는 총 187개 프로그램을 선정, 운영비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선정된 프로그램과 운영기관 등 현황은 평생교육진흥원 홈페이지(www.lll.or.kr)에 나와 있다. 교육을 받고 싶으면 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정책본부(02-3780-9765)나 해당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에 문의하면 교육기간, 교육과정, 참여방법 등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관들은 프로그램당 최대 600만원까지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이번에 선정된 프로그램들은 노년층, 장애인, 저소득층 여성, 다문화 가정, 저학력자, 새터민 등 다양한 소외계층 학습자들이 자기계발을 위해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는 내용들로 돼 있다. 교과부 평생학습정책과의 박성하 사무관은 “특히 올해는 경기침체로 더욱 움츠러든 소외계층의 자신감을 키우고 자립능력을 함양시키기 위해 직업기초소양교육을 우선 지원한다.”고 밝혔다. 전체 187개 프로그램 가운데 직업기초소양교육 프로그램은 5개가 있다. 서울 양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성인 지적장애인의 직업기초소양 강화교육 시즌 2 ‘내일을 위한 Job school’ ▲부산 신라대학 부설 사직클럽하우스에서 운영하는 정신장애인의 취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직업준비교육 ▲경기 광명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열리는 실직 중인 재가장애인의 재취업 도전을 위한 역량강화프로그램 ‘세상을 향한 힘찬 발돋움’ ▲강원 강릉시청에서 하는 저소득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자신감 회복을 위한 취업경쟁력 향상 프로그램 ▲전북 익산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지적장애인의 직업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탐색 교육 프로그램 ‘꿈 희망 열정 행복을 찾아 내딪는 힘찬 발걸음’이다. 부산 사직클럽하우스 이순정씨는 “자기소개서 작성 요령과 직장 체험교육 등의 취업 전 프로그램으로 5월 말부터 11월 중순까지 일주일에 3회 정도 하루 1~2시간씩 15명을 대상으로 교육할 예정”이라면서 “과거 프로그램을 이수한 사람가운데 자동차 정비업체에 취직한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강릉시청 평생학습추진단의 양원희씨는 “저소득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프로그램으로 기술적 능력제고보다는 이미지 메이킹, 이력서 작성요령 등 자신감 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20명을 대상으로 주5회, 하루 3시간씩 해서 총 60시간 정도 진행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평생교육진흥원 평생교육정책본부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이번 프로그램당 교육시간은 최대 100시간으로, 이 프로그램을 마쳤다 해서 바로 취업과 연결되기는 쉽지 않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이런 기회를 통해 다시금 꿈과 희망을 찾고 궁극적으로 사회통합을 이루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관악구, 어르신 건강교실 운영

    관악구, 어르신 건강교실 운영

    관악구가 행복한 노년을 위한 노인 건강교실을 운영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구는 지역 8개 경로대학에서 노인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한 ‘만수무강 건강교실’을 연다고 14일 밝혔다. 건강교실은 건강·교양·문화강좌 등을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만든 평생교육 차원의 노인 대상 교육과정이다. 지난 3월 낙성대동 은혜교회에서 첫 강좌를 시작으로 푸른경로대학·신천경로대학·새롬실버대학 등 지역 노인대학 8곳에서 건강교실을 연다. 교육은 노인성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 건강한 식이요법, 즐거운 웃음 체조 등으로 운동과 건강보건교육으로 꾸몄다. 노인대학 1곳 당 3회씩 모두 24회가 운영된다. 모든 프로그램에서 분야별 전문 의사 및 영양사, 웃음·운동 치료사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강의를 한다. 교양이나 건강증진 강좌 등 중복되는 내용을 없애고, 노인들에게 활력을 넣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위주로 운영하기로 했다. 관악구는 이번 건강교실을 통해 지역 노인의 만성질환 관리능력 및 건강수준 향상뿐 아니라 노인헬스리더(자원봉사자)를 양성, 지역사회 건강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 지역 노인들의 행복하고 건강한 노년을 위해 노인의치보철사업, 노인건강 체조교실, 어르신 당뇨·고혈압 보건교육실, 어르신 건강도우미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문영자 지역보건과장은 “이번 건강교실을 통해 어르신들은 새로운 제2의 인생을 준비하게 될 것”이라면서 “향후 즐겁고 건강한 노후 생활을 위해 전문 의료 강의는 물론 노인성 질환 관련 교양강좌, 운동 프로그램 등 어르신들이 행복한 도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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