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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 녹내장 위험 16% 높인다

    국내 연구팀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고혈압이 녹내장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녹내장은 안압이 높아지거나 혈액순환 장애로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좁아지고 실명에 이르는 질환이다. 녹내장은 ‘개방각 녹내장’과 ‘폐쇄각 녹내장’이 있는데 개방각 녹내장은 눈의 체액(방수)이 나가는 배출구는 열려있지만 제대로 빠져나가지 않아 생긴다. 녹내장의 약 80% 정도가 이 개방각 녹내장이다. 김찬윤·김성수·임형택·이상엽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팀은 고혈압 진단을 받은 10만 62명과 정상혈압 10만 62명을 1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고혈압 환자의 경우 개방각 녹내장 위험이 1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노년층으로 접어들기 전인 65세 미만에서도 고혈압이 있는 경우 녹내장 위험성은 정상 혈압인 사람보다 17%로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혈압 이외에 간질환이나 고지혈증 등 동반질환이 있으면 녹내장 위험이 22% 높아졌다. 그 동안 고혈압으로 개방각 녹내장 발생률이 16~22%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건강검진 결과가 포함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의료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고혈압 환자라도 나이가 많을수록 개방각 녹내장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40대 고혈압 환자를 기준으로 했을 때 50대는 1.82배, 60대는 2.76배까지 위험이 높아졌다. 70대 이상은 3배 이상 높았다. 수축기 혈압이 높을수록 개방각 녹내장 발생률도 증가했다. 수축기 혈압이 120㎜Hg 이하일 때는 녹내장 발생률이 인구 만명당 15.5명인데 반해 140㎜Hg 이상은 19.2명으로 20%이상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찬윤 교수는 “고혈압 환자는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혈압을 적절히 관리하고 40대 이상은 연 1회 안과 검진을 통해 녹내장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며 “고혈압이 있다면 연 1회 이상 안과 검진을 통해 지속적인 관리와 함께 사전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고혈압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의 날 제정·어린이종합타운 건설…용산, 미래를 키운다

    [자치단체장 25시] 어르신의 날 제정·어린이종합타운 건설…용산, 미래를 키운다

    “두발자전거는 서 있으면 넘어집니다. 잘 굴러갈 때 페달을 더 힘차게 밟아야지요.” 성장현(62) 서울 용산구청장은 용산의 구정을 두발자전거에 빗대어 말했다. 최근 몇년 새 서울에서 가장 떠오른 자치구지만 방심한 순간 언제든 뒤처질 수 있다는 긴장감이 엿보인다. 그는 “주목받는 지역이다 보니 구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행정 수준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스트레스를 즐겁게 받아들인다. “아침 6시에 일어나 ‘지역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고민을 6년째 하는데 여전히 재밌다”고 말했다. 그런 열정이 10년 전만 해도 ‘미군부대의 음습한 문화가 흘러나와 고인 동네’ 정도로 인식됐던 이태원 등 용산 전역을 바꿔놨다. 성 구청장은 19일 구청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구학적으로 볼 때 노인과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동네를 만들어야 미래가 있다”면서 “이들이 살 만한 동네를 만들기 위해 남은 임기 동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 구청장으로부터 ‘잘나가는 동네’ 용산의 비결을 들어봤다. “우리 구청 앞에서는 장기간 하는 천막농성을 볼 수 없어요.” 성 구청장에게 “임기 동안 가장 자랑할 만한 일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용산에 분쟁이 없다니 의외였다. 용산은 면적의 5%(101만 5859㎡)가 재개발·도시환경정비사업 중인 ‘개발의 도시’다. 돈이 모이면 이해관계가 얽히게 되고 보통 다툼이 생긴다. 성 구청장은 “행정 처리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해관계자나 구민과 대화하며 문제를 풀어가려 한다”면서 “각자 불만이 있겠지만 이런 이유 때문인지 많이 참고 양보한다”고 말했다.●“개발 속도보다 상생할 방법 찾는게 우선” 사실 용산은 개발 과정에서 악몽을 겪었다. 용산참사다. 2009년 1월, 재개발을 위한 철거에 반대하던 입주민과 경찰이 대치하다 불이 나 철거민 5명, 경찰 1명이 숨졌다. 이후 트라우마 속에 수년간 개발이 멈췄다. 참사 2년여 뒤 취임한 성 구청장은 “개발 속도도 중요하지만 각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들어보고 상생할 방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이런 깨달음 속에 성 구청장은 지역 분쟁의 중재자로 여러번 나섰다. 2012년 용산역 앞 집창촌 철거 당시 인근 포장마차들과 협의했던 게 대표적이다. 성 구청장은 “포장마차들은 무허가라 철거에 따른 보상을 해줄 근거가 없었다”면서 “대신 당장 공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부지에서 포장마차 25개가 3년간 영업할 수 있도록 해줘 분쟁을 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일각에서는 ‘포장마차 상인들이 약속과 달리 3년 뒤에도 안 나가고 버티면 어떡할 것이냐’고 우려했지만 상인들이 약속을 지켰다”면서 “신뢰한 덕에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산은 ‘청춘의 핫플레이스’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정주 인구를 기준으로 보면 노년층이 많다. 용산 구민 중 노인(65세 이상) 비율은 14.7%(3만 5900명)로 서울 25개 자치구 중 4위다. 성 구청장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어르신들의 편한 노후를 돕는 건 지방정부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은 2014년 실버세대를 위해 서울 자치구 중 처음으로 ‘어르신의 날’을 만들었다. 이듬해부터 매년 5월 용산가족공원에서 기념행사를 연다. 올해도 다음달 13일 행사를 연다. 성 구청장은 “어르신들이 1년 중 이날 하루만큼은 주인공이 돼 아무 걱정 없이 즐겁게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념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행사에서는 식사는 물론 치과·안과 등 건강검진, 미용 서비스 등 노인들이 바라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용산구는 미래 주역인 아동·청소년을 위한 정책 마련에도 적극적이다. 120억원을 투입해 원효로 옛 구청사 터에 짓는 어린이청소년종합타운이 대표적이다. 청소년상담지원센터와 원어민외국어교실, 도서관, 청소년문화의 집은 물론 육아종합지원센터와 장난감도서관 등을 갖추며 올해 11월 완공된다.공공 보육시설 늘리기도 성 구청장의 역점 사업이다. 그는 “수년 내 ‘인구절벽’(저출산 탓에 생산가능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하는 현상)이 예상되는 만큼 저출산 대책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말했다. 용산구의 전체 어린이집 대비 국공립어린이집 비율은 19.4%(2016년 기준)다. 이를 30%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문제는 돈이다. 구립어린이집 1곳을 새로 짓는데 20억~30억원이 든다. 성 구청장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용산구는 지난해 9월 성심여고 내 공간을 활용해 8억원만 들여 구립어린이집을 만들었다. 올해에는 민간어린이집을 사들여 구립어린이집으로 바꾸는 등 5곳을 새로 문 열 계획이다.성 구청장은 매년 1월 간부급 공무원과 함께 효창원 의열사를 참배한다. 백범 김구 등 일제강점기 임시정부 요인 7명의 영정이 안치된 곳이다. 그는 “용산 하면 ‘외국인이 많이 사는 이국적 동네’쯤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한국 근·현대사 100년의 아픔이 서린 시련의 땅”이라고 말했다. 성 구청장이 역사바로세우기 사업을 꾸준히 벌여온 이유다. 용산구는 내년 말까지 ‘이봉창 기념관’을 건립하기로 했다. 이 의사의 옛집 터인 효창동 118 인근에 조성되는 역사공원에 60㎡ 규모의 작은 기념관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이 의사가 자손이 없는 까닭에 다른 독립운동가처럼 추모사업이 활발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고향인 용산에서라도 나서서 기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15년 9월에는 유관순추모비를 건립하고 유관순길을 조성했다.●전국 첫 국가유공자 우선주차제 도입 추진 성 구청장은 또 전국 최초로 ‘국가유공자 우선주차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그는 “나라를 위해 팔다리를 바치기도 한 유공자를 일상에서 예우할 다양한 제도가 필요하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용산구는 조례를 만들어 오는 7월부터 주차규모 100대 이상인 공영·부설주차장의 주차공간 중 1%를 유공자 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이태원 축제 등 활용… 동남아 관광객 유치 총력 서울의 대표 관광지인 용산은 올해 호재와 악재를 두루 안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객실(1730개)을 갖춘 용산관광호텔이 9월 문 여는 건 호재다. 하지만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노골화하면서 관광시장 큰손인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사라져 고민이 커졌다. 성 구청장은 대신 무슬림·동남아 관광객을 매혹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을 짰다. 그는 “한남동 이슬람사원에는 금요예배 때마다 무슬림 1500명이 모여든다. 자연스럽게 음식점과 여행사, 무역사무실 등이 밀집한 이슬람거리도 생겼다”면서 “이곳을 찾는 무슬림들이 불편하지 않게 해 재방문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태원 지구촌축제와 베트남 퀴논거리, 세계음식거리 등을 활용해 동남아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성 구청장은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정치인이다. 25세 때 신민당에 가입한 뒤 1991년부터 8년간 용산구의회 의원을 거쳐 3선 구청장이 됐다. 30년 가까이 정치인으로 살아온 그이기에 올해 초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사태를 지켜보며 생각이 복잡했을 법했다. 그는 “기초지자체를 이끌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건 ‘나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치적이나 명예를 위해 조급증을 내며 억지 부리면 반드시 탈이 나고, 일 처리할 때 반드시 주권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대통령 탄핵 탓에 중앙정부가 흔들렸는데도 시민들의 삶에는 큰 영향이 없었던 건 지방정부가 튼튼하게 뿌리내린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개헌 논의할 때 무늬만 지방자치가 아닌 실질적 자치가 가능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갱년기·육아 스트레스 호암산 ‘치유의 숲’서 날려요

    갱년기·육아 스트레스 호암산 ‘치유의 숲’서 날려요

    “호암산 ‘치유의 숲’에서 건강도 챙기고 스트레스도 싹 날려요.”서울 금천구는 오는 25일부터 11월까지 호암산 치유의 숲에서 주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다양한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19일 밝혔다. 프로그램은 60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한 6주 연속 장기 프로그램과 갱년기 주부, 어린 자녀를 둔 ‘육아맘’, 20~60세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한 1회성 단기 프로그램으로 나뉜다. 산림치유지도사가 참가자들과 함께 숲길 등을 걸으며 ‘숲과 교감하기’, ‘숲체조하기’, ‘맨발 걷기’, ‘꽃차 마시기’, ‘향기원 식물 관찰’ 등을 진행한다. 명상과 복식호흡, 햇살 맞이하기 등도 지도한다.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참가 희망자는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 홈페이지에서 ‘금천구 호암산 산림치유’를 검색, 내용과 일정을 확인한 뒤 예약하면 된다. 프로그램별 참가 인원은 15명 안팎으로 선착순 접수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호암산 치유의 숲은 지난해 11월 마련됐다. 담소쉼터, 삼림욕베드, 생태연못 등이 갖춰져 있다. 2015년 조성된 잣나무산림욕장, 호암늘솔길, 서울둘레길과 이어져 있다. 차성수 금천구청장은 “앞으로 금천구 정신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해 심리적 치유가 필요한 아동·청소년 대상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며 “숲에서 몸과 마음을 ‘힐링’할 수 있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활성화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특성을 살리니까 지역과 통합니다

    서울 서대문구는 지역 대학들이 특성을 살린 ‘맞춤형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여자간호대 ‘누리보듬’ 동아리 학생들은 매달 한 차례씩 지역 내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의 혈압·혈당·맥박·체온 측정, 영양 상담, 우울증 간이검사, 치매 예방 교육 등을 한다. 추계예대 평생교육원 학생들은 홍은노인복지센터와 구립서대문노인전문요양센터를 찾아 노래와 악기 연주를 한다. 이화여대 건축학과 동아리 ‘이화우스’와 명지대 ‘해비타트’ 동아리는 동주민센터가 추천한 기초수급자와 저소득 노년층 가구를 찾아 도배, 장판 교체 등 집수리 봉사활동을 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60세 이상 어르신만 고용합니다”

    서울 성동구가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 복지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 성동구는 민관 공동 출자를 통해 지역 내 60세 이상 노년층을 고용하는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를 설립, 노인들에게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성동구는 다음달 중 임직원 채용과 민간자본 주주 모집, 설립 등기를 거쳐 6월 말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주식회사 설립 때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무 근로자 4명과 현장 근로자인 노인 40명을 고용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노인 100여명 고용이 목표다. 구가 주식회사 설립을 추진한 이유는 구에서 직접 노인들을 고용하는 주식회사를 설립하면 구의 지속적인 재정 투입 없이 주식회사의 수익 창출을 통해 안정적으로 일자리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식회사는 상법 적용을 받고 민간출자를 할 수 있어 사업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장점도 있다. 초기 사업 분야는 만두, 찐빵, 꼬마김밥 등 건강한 먹거리를 판매하는 식품 관련 제조·판매 사업과 카페 운영 사업 등이다. 노인들의 경험을 살릴 수 있는 선호 직종인 데다 다양한 근무 형태도 가능하다는 점이 고려됐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어르신들에게 일자리는 소득 창출뿐 아니라 자아실현과 자존감 회복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성동미래일자리주식회사를 통해 노인 복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주말 하이라이트]

    ■다큐멘터리 3일(KBS2 일요일 밤 10시 40분) 100세 시대에 50대는 살아온 만큼의 시간을 더 살아야 하는 나이다. 그러나 사회적으론 청년도 아니고 노년도 아닌 까닭에 마땅한 복지 혜택을 누릴 수 없다. 이 시기 많은 50~60대가 은퇴에 직면하지만 노후의 인생설계를 한 사람은 많지 않다. 현재 서울시에는 이러한 50대들이 21.9%로, 1000만 시민 가운데 무려 200만명이 넘는다.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지만 한순간 삶의 목적을 잃어버린 나이. 앞으로 남은 50년은 무엇을 어떻게 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우리 시대 50대들의 두 번째 배움 학교인 서울시 50플러스 캠퍼스에서 새로운 삶과 도전을 도모하고 행복한 어른으로 사는 법을 배우는 50플러스 세대를 만나 본다. ■당신은 너무합니다(MBC 토요일 밤 8시 45분) 해당(장희진)은 다시 방송 출연 기회를 얻고 성환(전광렬)은 지나(엄정화)의 끔찍한 과거를 알고 괴로워한다. 한편 나경(윤아정)은 윤희(손태영)에게 성환과 현준(정겨운) 사이를 이간질한 사실을 들키고, 해당의 출연을 막으려는 지나는 해당의 가족에게 거액의 수표를 건넨다. ■TV 동물농장(SBS 일요일 오전 9시 30분) 차들이 쌩쌩 달리는 4차선 고속도로 옆 졸음쉼터에서 한 견공이 5개월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보자는 이 개에게 ‘돌돌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고 졸음쉼터를 지날 때마다 밥을 챙겨 주고 있다는데 ‘돌돌이’는 왜 위험천만한 고속도로 옆 졸음쉼터를 떠나지 못하고 있는 것일까.
  • [책꽂이]

    [책꽂이]

    자유의지(줄리언 바지니 지음, 서민아 옮김, 스윙밴드 펴냄)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철학자가 “자유의지는 환상”이라는 과학계의 결론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유의지가 자신의 삶에 대한 통제력과 책임을 발휘하기 위한 신념임을 밝혀낸다. 332쪽. 1만 5000원. 넥스트 모바일: 자율주행혁명(호드 립슨·멜바 컬만 지음, 박세연 옮김, 더퀘스트 펴냄)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제품인 자율주행차가 어떤 기회와 변화, 문제를 낳을지 그 파급효과를 짚은 책. 472쪽. 1만 9000원. 풍계리(김평강 지음, 곰시 펴냄) 30년 전 장성택의 김일성종합대학 동창이자 인민군 군관이던 아버지를 따라 풍계리에 살았던 탈북 작가가 1970년대 후반 풍계리가 핵실험 기지로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설로 옮겼다. 416쪽. 1만 4500원. 내가 도와줄게!(송은경 지음·그림, 머스트비 펴냄) 크레파스 하나로 곤경에 처한 동물 친구들을 도와주는 민경이의 활약에 행복이 번져 나간다. 40쪽. 1만 2000원. 우리가 경제다(김의철 지음, 전쟁과평화 펴냄) 국민 기본소득제를 통해 우리 공동체의 원형을 회복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자고 조언하는 경제서. 323쪽. 1만 7000원. 은퇴 후 나는 더 일하고 싶다(최재식 지음, 디자인크레파스 펴냄) 은퇴는 노후 관리가 아니라 현역 활동 기간 차근히 준비하는 노전 관리임을 강조하며 노년의 위기를 이기는 해법을 제시한다. 196쪽. 1만 2000원.
  • 심장병 위험 키우는 대기오염, 원인 하나가 밝혀졌다(연구)

    심장병 위험 키우는 대기오염, 원인 하나가 밝혀졌다(연구)

    대기오염이 심장마비와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키우는 원인 중 하나로, 디젤 매연이 좋은 콜레스테롤을 줄이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워싱턴대 그리피스 벨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미국 중년과 노년층 6654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관찰연구를 통해 대기오염의 인체 노출과 몸에 좋은 고밀도지단백(HDL) 콜레스테롤의 혈중 농도 감소 사이의 연관성을 최초로 밝혀냈다. 벨 박사는 이번 연구에 앞서 디젤 엔진에서 나오는 검은 탄소와 그을음(검댕)이 심장과 동맥을 보호하는 것으로 알려진 HDL 콜레스테롤에 악영향을 준다고 추정했다. 이런 영향이 해로운 혈중 지방을 늘리고 혈전 위험을 높여 심장이나 뇌로 향하는 혈액 공급을 차단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 연구로 차량 관련 대기오염이 심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더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검은 탄소와 그을음(검댕)에 관한 노출이 심하면 1년 뒤 HDL 콜레스테롤이 현저하게 감소하며, 다른 미립자 물질에 대한 노출도 높아지면 3개월만에라도 HDL 콜레스테롤 수치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벨 박사는 “대기오염이 더 심해지면 HDL 콜레스테롤이 더 낮아져 심혈관계 질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벨 박사는 “그 피해는 대기오염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차량 관련 대기오염과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생물학적인 타당성으로 지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런 연관성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천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동맥경화증·혈전증·혈관 생물학 저널’(journal 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 Ingo Bartussek / Fotoli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금, 이 영화] ‘로즈’

    [지금, 이 영화] ‘로즈’

    서배스천 배리는 시인·극작가·소설가로 활동 중인 아일랜드 작가다.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던 그는 50대 초반 ‘비밀 성서’라는 장편 소설을 출간해 2008년 코스타상을 받았다. 이런 내용이다. 아일랜드의 오래된 정신병원이 철거를 앞두고 있다. 이제 그곳에 있던 환자들을 어떻게 할지―다른 정신병원으로 옮길지, 아니면 사회로 돌려보낼 것인지―결정해야 한다. 그 업무를 맡게 된 정신과 의사 남자는 한 여자 환자의 기구한 사연을 듣게 된다. 그녀는 자기 아들을 살해한 죄로 수십 년을 정신병원에 갇혀 지냈다. 여자와 대화를 나누던 남자의 머리에 어쩌면 그녀가 살인범이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스친다.여자의 이야기는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아일랜드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둘러싼 갈등으로 내전이 일어난 상태였다. 목숨을 건 편 가르기에 사람들의 일상은 위태로워졌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당시 아일랜드에는 여성 혐오가 만연했다는 점이다. “넌 아주 사랑스러운 소녀지. 그래서 걱정이구나. 네가 마을에 나가면 슬라이고의 남자 아이들뿐만 아니라 남자 어른들까지 유혹을 느낄까 봐 말이다. 그러니 어떻게든 널 결혼시키는 게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옳은 일이란다.”(‘비밀 성서’, 강성희 옮김) 말 같지도 않은 말을 젊은 시절 여자는 충고라고 듣는다. 그것을 거스른 그녀는 결국 ‘색정증’ 환자라는 누명을 뒤집어썼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해 영화화한 작품이 ‘로즈’다(영화 원제는 소설과 같으나, 한국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을 따 이렇게 소개됐다). 배리와 비슷한 연배의 아일랜드인이라는 공통점이 있는 짐 셰리든이 연출했다. 그는 ‘나의 왼발’, ‘아버지의 이름으로’ 등의 걸작을 만든 유명 감독이다. 주인공 로즈 역도 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는 쟁쟁한 배우들이 캐스팅됐다. 노년의 로즈는 버네사 레드그레이브(1966년 수상)가 청년 로즈는 루니 마라(2015년 수상)가 맡아 열연했다. 로즈의 진실을 좇는 정신과 의사 그린 역에는 ‘시간 여행자의 아내’로 관객에게 이름을 알린 에릭 바나가 낙점돼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문학성을 인정받은 원작, 명성 높은 감독, 연기력 뛰어난 배우들. ‘로즈’는 좋은 영화로 제작될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막상 완성된 작품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비밀 성서’를 처음 읽은 이후 스토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이야기의 방향에 대해 다양한 아이디어가 계속 떠올랐다”고 소감을 밝힌 셰리든은 소설을 상당 부분 고쳐 영화를 만들었다. 문제는 각색 자체가 아니라 각색의 방식이다. 영화는 원작의 주요 테마인 종교적 역사성과 젠더적 정치성을 소략하거나 소거해 버렸다. 그럼으로써 ‘로즈’는 평범한 멜로 드라마로 전락하고 말았다. 12일 개봉. 15세 관람가.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동작구, 장수 어르신 전담간호사제 도입

    동작구, 장수 어르신 전담간호사제 도입

    100세 시대를 맞아 초고령 노인들의 건강을 챙기기 위해 서울 동작구가 전담 간호사제를 도입했다.동작구는 만 90세 이상 노인을 찾아가는 ‘장수어르신 전담간호사제’를 실시한다고 11일 밝혔다. 작은 병에도 조심해야 하는 초고령 노인을 꼼꼼히 살펴 건강한 노년을 지원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구에는 현재 90세 이상 노인이 1560명 살고 있다. 동마다 있는 방문간호사들이 검진 대상자의 가정을 찾아가 어르신의 문진, 혈압 측정 등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위험도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험도는 건강 상태와 증상조절 여부에 따라 집중관리군, 정기관리군, 자기역량지원군으로 나뉘며 위험도가 높을수록 간호사들이 더 자주 방문해 대상자를 돌본다. 구는 이 밖에도 맞춤형 건강정보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의 활발한 사회참여를 지원하기 위해 보건소에서 건강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또 방문상담을 통해 치매 고위험군을 조기에 발견하고 필요하면 치매지원센터로 연계할 계획이다. 더불어 유관기관과 함께 치매관리협의체를 구성하고 만 75세가 된 노인 3200여명을 대상으로 치매 전수검진도 추진하고 있다. 김형숙 건강관리과장은 “노인이 얼마나 건강하게 노후를 보낼 수 있느냐가 그 가정의 행복도를 크게 좌우하고 나아가 사회의 행복도로 연결된다”면서 “노령 인구의 건강 상태를 돌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술로 버틴 ‘두통’…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메디컬 인사이드] 술로 버틴 ‘두통’…제대로 알아야 이긴다

    편두통은 에스트로겐 변화 때문가임기 여성에 많고 심하면 구토스트레스·수면부족 땐 통증 심화과도한 야근 피하고 충분히 자야지긋지긋한 두통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전체 인구의 90%가량이 1년에 1회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뇌에는 감각세포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뇌 자체는 통증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마치 뇌를 갉아 먹는 것처럼 지끈거리는 고통이 계속되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두통 때문에 병원 진료를 받은 환자가 78만 9304명이나 됐습니다. 여성이 61.4%로 남성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환자 연령대는 다양했습니다. 50대가 19.2%로 가장 많았지만 40대 16.0%, 30대 13.4%, 70세 이상 13.2%, 60대 13.1%, 10대 10.7%로 특별히 젊은층이나 노년층에서만 생기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9일 전문가들에게 두통 치료법에 대해 물었습니다. 두통을 극복하려면 우선 두통의 종류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검진 결과에 따라 치료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가장 흔한 것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1차성 두통’입니다. 주로 ‘편두통’과 ‘긴장성 두통’, ‘군발성 두통’이 해당됩니다. ‘편두통’은 대개 생리가 시작되는 사춘기부터 시작됩니다. 주로 가임기 여성에서 환자가 많이 생기는데,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변화 때문입니다. 심해지면 발작적인 두통과 함께 식욕부진, 오심, 구토, 빛·소리에 민감해지는 증상을 느낍니다. 한쪽만 아픈 것이 특징이고 마치 혈관의 맥박이 뛰는 듯한 지끈거리는 통증이 나타납니다. 김현영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3일 전에는 왼쪽 관자놀이가 아프다가 오늘은 오른쪽이 아픈 것처럼 두통 부위가 이동한다”며 “치료하지 않아 만성이 되면 머리 전체가 깨질 듯 아프고 오심과 구토 때문에 화장실을 들락날락하기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통증 해소 위한 음주는 ‘편두통의 적’ 편두통은 가족력에 일부 영향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생활습관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현재의 생활패턴을 체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우선 스트레스가 심하고 수면이 부족할 때, 우울할 때 통증이 심해집니다. 다이어트와 과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주로 통증을 이기려는 분이 있는데 술은 ‘편두통의 적(敵)’이라고 합니다. 김 교수는 “과도한 야근은 되도록 피하고 주중, 주말에 상관없이 7시간 이상 일정하게 잠을 자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젊은층에서 많이 마시는 카페인 음료도 편두통을 일으킵니다. 심지어 박스채로 사다 놓고 먹는 분도 있는데 이것은 만성 편두통으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코골이가 심해질 때도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뱃살과 비만은 수면무호흡증을 일으키고 숙면을 방해해 편두통을 악화시킵니다. 결국 ‘바른 생활’이 편두통을 극복하는 데 가장 좋은 치료제라는 의미입니다. 치료는 약물치료를 기본으로 합니다. 초기에는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 같은 일반적인 두통약을 사용하지만 치료효과가 없으면 ‘트립탄’ 계열 약물 등 편두통 치료제를 처방하게 됩니다. 그러나 약물 과용은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설명에 따라야 합니다. 혈관질환이나 고혈압, 간기능 이상 환자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두통이 너무 잦아서 1주일에 2회 이상 아프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 진통제를 너무 많이 복용할 때는 두통 예방약제와 생활습관 개선 등의 방법을 병행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환자가 가장 많은 ‘긴장성 두통’은 손오공의 머리테처럼 꽉 조이는 듯한 증상이 대표적입니다. 목 근육의 긴장과 척추질환, 바르지 않은 자세가 영향을 많이 미칩니다. 환자의 절반은 일반 진통제로 치료할 수 있지만 스트레스, 불안, 우울증도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어 편두통과 마찬가지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군발성 두통’도 있습니다. 눈물, 코막힘, 콧물, 땀이 두통과 함께 나타나고 주로 눈썹이나 관자놀이에서 통증이 시작됩니다. 20대 후반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데 뇌혈관 장애와 뇌수술 여부, 과음 등에 의해 증상이 심해집니다. ●언어·행동장애 동반되면 뇌검사 필요 다른 질환에 의한 ‘2차성 두통’은 훨씬 더 위험하며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김범준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운동·감각마비, 언어장애, 시야장애, 균형감 상실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바로 뇌영상 검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쪽 팔·다리와 얼굴의 마비가 동반된 두통 ▲고열·오심·구토를 동반한 두통 ▲머리를 수그리거나 배변처럼 힘을 줄 때 생기는 두통 ▲언어 구사나 계산 능력 저하 ▲50세 이상의 고혈압·당뇨병 환자가 처음 경험한 두통 등은 치명적인 질환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촬영(MRI)을 통해 출혈성 뇌졸중이나 뇌종양, 뇌정맥혈전증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뇌척수액검사’로 출혈 여부나 뇌수막염을 검사하기도 합니다. 김범준 교수는 “뇌 질환에 의한 두통은 뇌를 싸는 뇌막이 자극될 때, 두통 전에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나타날 때 의심할 수 있다”며 “검사를 통해 상태가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암 없는 희망찬 세상] 과도한 육식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암 없는 희망찬 세상] 과도한 육식 피하고 적절한 운동을

    불과 십여년 전만 해도 암을 곧 죽음과 동의어로 여기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이러한 공식은 서서히 깨지고 있다.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이제 70%를 넘어서고 있고, 조기 진단만 이뤄진다면 암은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다.반면 우리나라의 암 발병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환자는 22만명으로 이는 지방 중소도시 인구에 견줄 만한 숫자이다. 1999년에 연간 10만명이던 암 발병자 수는 불과 15년 사이에 2배 넘게 증가했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간다는 이유 외에도 생활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보다 커다란 변화는 암 지형도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발병률이 높았던 위암, 폐암, 간암은 그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완만하지만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은 빠른 속도로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다. 특히 이러한 암들이 미국·영국 등 서양에서 발병률이 높기 때문에 우리나라 국민들의 서구화된 생활습관이 변화의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우리나라 암 지형도에 편서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1999년의 우리나라 암 발병자 수(10만 1250명)는 위암(2만 855명), 폐암(1만 3285명), 간암(1만 3283명), 대장암(9733명), 유방암(5714명) 순이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5년이 지난 2014년 암 발병자 수(21만 7057명)는 갑상선암(3만 806명), 위암(2만 9854명), 대장암(2만 6978명), 폐암(2만 4027명), 유방암(1만 8381명) 순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특히 대장암과 유방암은 15년 사이 각각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전립선암은 1999년에는 1300명 남짓 발병하였으나, 2014년에는 9594명으로 발병률이 크게 높아졌다. 대장암, 유방암, 전립선암과 같은 서구형 암 발생의 증가세에 맞추어 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암 예방을 위한 첫 번째 단추라 하겠다. 우선 대장암은 주로 50세 이후에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그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대장암은 대부분 과도한 육식 섭취, 변비, 비만,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생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보니 증상이 나타날 때는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으나, 조기 발견 시 내시경 시술이나 간단한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기적인 대장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이다. 유방암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여성암이다. 특히 최근 여성들의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의 노출기간이 길어지는 것이 중요한 원인이며, 비만과 음주 등도 유방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방암은 특히 여성성과 관련된 암이기 때문에 발병 시 우울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40%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만큼 환자의 정신건강도 함께 신경 쓸 필요가 있다. 한편 전립선암은 우리나라 남성암 중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또한 미국, 영국에서는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이기도 하며, 과다한 동물성 지방 섭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전립선암은 60~80대의 노년층 환자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에 발병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다행스러운 것은 혈액검사로도 진단이 가능해 초기 검진율이 높고, 우리나라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은 90%가 넘는다. 이러한 서구형 암들이 주로 육식 위주의 식습관, 늦은 출산 등에 따른 호르몬 노출 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암 지형도는 앞으로도 더욱 거센 편서풍을 탈 가능성이 커 보인다. 따라서 우리 사회도 빠르게 증가하는 서구형 암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인프라 확충, 전문 인력 양성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건강한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을 유도하고, 정기적인 건강검진 서비스를 통해 암과 죽음 간의 부등식 관계를 구축해 가야 할 것이다. 이재정 신라젠 연구기획팀장
  • 문재인 “인사 추천 실명제·검증법으로 비선 개입 여지 아예 없앨 것”

    문재인 “인사 추천 실명제·검증법으로 비선 개입 여지 아예 없앨 것”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동안 탈탈 털었습니다. 고장 난 라디오처럼 반복된 철 지난 이야기로, 검증이 끝난 사안이고 거듭해서 충분히 설명드렸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9일 서울 마포구 상수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 “예술을 전공한 친구여서 귀걸이뿐 아니라 한때 머리를 염색한 적도 있다. 개성이고 사생활인데 (귀걸이를 한 응시원서 속 증명사진 등) 왜 비난받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부당한 특혜를 받은 바 없다는 이야기 외에 제가 더 해명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되물었다. 문 후보는 또한 호남 중장년층의 여전한 반문(반문재인) 정서에 대해서는 “참으로 아프다”면서 “두 번 다시 호남 소외나 차별이라는 말이 없도록 해 달라는 기대와 질책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최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양강 구도 양상이다. 여론조사를 보면 20~40대는 문 후보로, 50~60대는 안 후보로의 쏠림 현상이 커졌는데. -저 역시 60대다. 50~60대의 애환을 함께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 50~60대는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함께 이뤄 낸 주역이지만, 은퇴 이후를 대비할 틈도 없이 자녀들의 과중한 교육비와 취업난, 결혼 문제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20~30대의 상실감과 50~60대의 고난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무너뜨린 일자리와 사회 안전망을 다시 세우고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년세대에게 희망을 돌려 드리겠다. →‘안 후보가 적폐세력의 지지를 많이 받는다’란 발언의 진의는. -국정농단 세력, 정권연장을 바라는 부패 기득권 세력의 지원을 받는다는 뜻이다. 안 후보를 통해 국정농단 세력이 부활을 꾀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의구심을 얘기한 것이지 국민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2012년과 지금의 안철수는 어떻게 달라졌다고 평가하는가. -연설할 때 목소리가 달라졌고 성공하려는 의욕도 높아진 것 같다. →다른 당에서는 아들 준용씨의 특혜취업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고 있는데. -2007년부터 10년 동안 언론에서 되풀이했다. 귀걸이를 단 것이 취업 결격 사유가 되는지 아닌지는 고용정보원에 물어볼 문제다. 정부 산하 공공기관인데 문제가 있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가만뒀겠는가. 2007년부터 털어도 털어도 문제 없는 것으로 확인된 것 아닌가. 명쾌하게 해명된 사안이다. 끊임없이 되풀이하겠는가. →과거 측근으로 ‘3철’(양정철·이호철·전해철)이 꼽혔다. 당선된다면 비선·측근 관리는 어떻게 하겠는가. -비선이 누구인가. 참여정부 시절에 비선을 본 적 있나. 우리는 (비선 실세 국정농단으로 탄핵까지 초래한)새누리당과는 DNA가 다르다. 그런 인사를 막고자 참여정부 때 시스템 인사를 정착시켰고 인사검증 매뉴얼도 완벽하게 만들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매뉴얼 없이 인사하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비로소 만들었다. 이미 비선 개입 여지를 없앤 인사검증 매뉴얼 차원을 넘어서는 인사추천실명제와 인사검증법 제정을 공약했다. →실체이든 아니든 ‘친문(친문재인) 패권주의’가 하나의 프레임으로 굳어졌다. 어떻게 극복하겠는가. -친문 패권주의가 사실이라면 많은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을 수 있었겠나. 과거 친노(친노무현) 패권이라는 말과 다를 바 없는 왜곡된 프레임이다. 어느 정치인에게나 지지와 반대는 있기 마련이다. 다만 호남에서 적지 않은 분들이 반문 정서를 이야기하는 것은 참으로 아프다. 더 잘하라, 정권교체의 확실한 희망을 줘라, 두 번 다시 호남 소외나 차별이라는 말이 없도록 해 달라는 뜨거운 기대와 질책이 함께 담겨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선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진 지지자들의 ‘문자폭탄’은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주권자들은 이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의 공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크게는 주권자의 정치 참여다. 다만 지켜야 할 선이 있다. 저를 지지하는 분들의 정권교체를 향한 절박함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상대에 대한 폭력으로, 모욕적 행태로 행사돼서는 안 된다. 여러 번 그래선 안 된다고 말씀드렸다.→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연정을 비판했다. 하지만 민주당 의석수(119석)를 감안하면 적폐청산 등 개혁과제 완수를 위해 불가피한 것 아닌가. -40석밖에 없는 안철수 후보에게는 왜 그런 질문을 안 하는가. 40석으로는 바른정당뿐 아니라 자유한국당과 손잡아야 되는가. 원내 1당에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 탄핵은 우리가 다수 의석이어서 해낸 것이 아니다. 거스를 수 없는 국민의 요구, 대의가 있었기 때문에 다른 당도 찬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수 의석을 차지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정치공학적 방법만이 해법은 아니다. 물론 정권교체가 되면 막중한 책임감으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해야 한다. 개혁과제와 민생현안을 풀어나가는 데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있겠나. 여야 소통과 협력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대통령 주재 여야정 협의체를 상설화하겠다. →진보정당 간 연정은 어떠한가. 특히 국민의당과는 어떤가. -우선은 여당(민주당)과 긴밀히 협의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여당과도 대화가 안 됐다. 상황에 따라서 다른 정당들과 정책연대든 부분적인 연정이든, 여러 방식의 협력이 가능하다. 국민의당은 혁신에 대한 생각의 차이나 (분당 당시)과연 정권교체를 해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에 다른 대안을 찾은 것이다. 정권교체를 한다면 같은 뿌리에 있던 세력 간에 갈라져 있을 이유가 없다. 다만 지금 경쟁 중에 있는데 섣불리 통합, 연정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상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안 후보 측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을 두고 논란이 있었는데. -벌써 사면이니 용서니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법 앞에 만인은 평등하다. 박 전 대통령 개인으로 국한해 말할 필요 없이 대통령의 사면권은 국민의 뜻에 어긋나게 행사돼서는 안 된다. 사면권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않도록 제도적 혁신이 필요하다. →미·중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났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대북 선제타격론에 어떻게 대응하겠는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자 당사자다. 미국이 북한에 어떤 조치를 취하든 사전에 우리와 협의해야 한다. 다만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옵션 중 하나로 얘기하고 있지만 (선제타격의)실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미국의 궁극적인 목표는 압박을 통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는 것이다. 단언컨대 미국은 종국에 북한과 대화할 것이다. 대북 선제타격이 곧 실행될 것처럼 얘기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공론화된다면 그 자체로도 대한민국은 아주 불안한 나라가 될 것이다. 투자도 줄고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취임하면 “먼저 북한에 가겠다”는 발언(월간중앙 1월호 인터뷰)은 유효한가. -똑같은 질문을 되풀이하는 게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북핵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미국과 긴밀히 협의해서 갈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국, 미국, 일본은 북핵에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고 함께 노력해야 하는 관계다. 미국만 해도 물밑에서 북한과 대화를 하고 있지 않나. 전통적으로 한·미 관계가 가장 중대하다. 미국과의 공조를 위한 노력이 선행되고 그런 가운데(방북이) 유효한 방법이 된다면 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지금껏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구체적 증세 방안을 밝히지 않았는데. -복지뿐만 아니라 일자리 창출, 복지, 교육 등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재원 확보 방안이 검토돼야 한다. 낭비성 예산 절감 등 재정개혁과 함께 세입개혁으로 필요한 재원을 확보할 것이다. 세입 중 조세개혁 방안은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대기업 비과세감면 정비, 고액 상속 증여에 대한 과세 강화, 자본이득 과세 강화 등이다. →차별금지법과 낙태죄 폐지에 대한 입장은. -어떠한 혐오와 차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반대한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예방 및 구제를 통해 사회적 갈등을 제거하고 통합을 도모해야 한다. 지난 10년간 차별 사유와 관련해 이해를 달리하며 갈등이 있었던 만큼 이해와 설득을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낙태금지법 폐지에 대해선 아직 다양한 입장들이 있기 때문에 많은 논의를 통해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리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한밤중에 고(故) 최동원 선수 동상 어루만진 노년의 여성…어머니로 추정

    한밤중에 고(故) 최동원 선수 동상 어루만진 노년의 여성…어머니로 추정

    한국 야구의 전설이자 역대 최고의 투수로 꼽히는 고(故) 최동원 선수의 동상 앞에 한 노년의 여성이 머무는 모습이 포착됐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깊은 밤 사직구장에 찾아온 한 여성이 최 선수의 동상을 어루만지는 사진이 올라왔다. 최 선수의 어머니로 추정돼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사진 속에 나오는 노란 점퍼를 입은 여성은 투구 동작 중인 모습의 최동원 선수 동상을 만지고 있다. 이 여성은 동상의 손을 만진 뒤 얼굴을 한참 바라본 것으로 보인다. 고(故) 최동원 선수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연세대를 졸업하고 롯데 자이언츠 등에서 프로선수 생활을 했다. 선수생활 중 1984년 27승, 한국시리즈 4승으로 롯데의 우승을 이끄는 등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지난 2011년 향년 53세의 나이에 지병으로 타계했고, 동상은 그의 2주기인 2013년에 부산 사직구장 앞에 세워졌다. 최 선수의 어머니인 김정자 여사(82)는 2015년 롯데와 KT의 개막전이 열린 사직구장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김정자 여사는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눈 감기 전 아들이 섰던 곳에 서고 싶어 시구를 허락했다”고 말했다. 시구를 앞두고 공 던지는 연습을 하다 ‘공을 던지는 것이 이렇게 힘드는 일이었구나. 아들이 얼마나 힘이 들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행을 떠나요] 배 안에 누우니 유럽이 펼쳐진다

    [여행을 떠나요] 배 안에 누우니 유럽이 펼쳐진다

    오랜 역사와 문화, 예술, 낭만적인 건축물로 가득 찬 유럽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들이 가장 여행하기를 원하는 지역이다. 이런 유럽에서 좀 더 색다른 관광을 원한다면 ‘리버크루즈’를 추천한다.이미 전세계 중장년층을 비롯한 노년층에서는 리버크루즈가 대세로 자리잡았다. 장거리 이동의 불편함이나 짐을 풀고 싸는 번거로움 없이 오직 여행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인기다. 글로버스코리아(아발론 워터웨이즈의 한국총판)의 리버크루즈 상품은 5성급 호텔에 준하는 식사와 선별된 와인, 고급스러운 티타임, 크고 작은 도시에서의 기항지 관광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 150명 내외의 소형 스위트선을 이용하므로 선내 번잡스러움이나 승하선 시 대기시간이 없다. 한국에 사무소를 둔 아발론 워터웨이즈는 유럽에서 가장 짧은 선령의 스위트 선박을 소유하고 있다. 90년 운영의 정제된 기항지 관광과 높은 수준의 서비스 등으로 이용객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현재 한 명 요금에 두 명이 여행할 수 있는 ‘1+1 프로모션’과 함께 대형 여행사 또는 유명한 작가와 함께하는 그룹 크루즈상품을 판매한다. 하나투어와 함께하는 ‘부르고뉴와 프로방스 12일’ 크루즈(799만원)는 5월 14일과 6월 11일에 출발하며 ‘센트랄 유러피안 11일’ 크루즈(829만원)는 6월 5일 출발한다. 글로버스코리아 관계자는 “모든 상품은 파노라마 스위트룸을 이용하고 한국인 인솔자를 동반해 영어가 부담스런 사람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한국 소설 우아함 예찬…‘미스 코리아’로 불리죠”

    “한국 소설 우아함 예찬…‘미스 코리아’로 불리죠”

    한강 등 작가들 해외 알린 공신 “한국 문학 속 여성 목소리 공감” “책은 우리를 하나로 이어 줍니다. 제가 한국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도 한국 소설을 보게 되면서였죠. 한국 소설의 심오하고 우아한 문체, 이야기와 인물에 집중하는 순수함을 좋아해요. 하도 한국 얘기를 하니 전 세계 친구들이 저를 ‘미스 코리아’라고 부를 정도죠(웃음).”한강의 ‘채식주의자’ 판권을 영미권 등 세계 출판 시장에 팔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의 숨은 공신으로 불리는 바버라 지트워(51). 13년 전 한국 문학의 매력에 빠져 신경숙, 정유정, 황선미, 공지영, 김애란 등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 시장에 소개해 온 그가 한국을 찾았다. 이번엔 남의 책이 아닌 자신의 책을 소개하기 위해서다. 첫 소설인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의 국내 출간을 맞아 3일 기자들과 만난 그는 “오늘 저녁 책 출간 기념 파티에 신경숙, 정유정, 조경란, 공지영이 모두 오기로 했다. 한 방에 있을 일이 없는 그들인 만큼 역사적인 사진을 찍을 것”이라며 호쾌하게 웃었다. 소설은 50년이 넘게 매일 야외 연못에서 함께 수영해 온 노년 여성들의 이야기로 미국, 영국 등 11개국에서 출간됐다. 지트워는 “여성들 간의 우정이 어떻게 서로를 지지하고 치유하는지를 말하는 소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여성의 삶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에 내가 한국 문학을 소개해 온 것일 수 있다. 신경숙, 한강, 조경란 등은 소수자로서의 여성, 스스로를 자각하거나 해치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작품에 주로 다루는데 그게 깊이 와닿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쓰고 있는 세 번째 소설에는 몇 해 전 신경숙과 함께 비구니 사찰인 운문사를 찾은 경험을 떠올려 한국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그간 읽은 한국 문학에 아쉬운 점도 있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그는 단호하게 외마디로 외쳤다. “노(No)!” 그가 느낀 한국 문학의 매력은 무엇일까. “제가 영미권에 소개해 온 한국 작가들은 깊이가 있고 우아한 문체를 구사합니다. 가식이 없고 이야기나 인물 자체에 집중하고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영민하게 짚어내기도 하죠. 한국문학의 그런 순수하고 소박한 면을 좋아해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反文연대는 적폐연대…국민과 연대하겠다”

    15분 동안 ‘국민’ 32차례 언급 “구여권과 연대 땐 적폐 연장” 안철수와 양자 대결 가능성 일축 “반문연대는 적폐연대에 불과합니다. 저는 국민과 연대하겠습니다.” 214만명이 넘는 선거인단이 참여한 13일 동안의 더불어민주당 경선 끝에 생애 두 번째 대선 후보가 된 문재인 후보는 3일 수락연설에서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후보는 “분열의 시대와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겠다”면서 “대한민국 영광의 시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그 위대한 여정을 오늘 시작한다”고 선포했다. 국민의당, 보수 진영, 제 3세력 간 잠복 중인 ‘비문(비문재인)연대’ 논의에 대한 쓴소리를 문 후보는 잊지 않았다. 그는 “반문·비문연대는 정권교체를 겁내는 적폐연대에 불과하다”면서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해 미래를 향해 나가겠다”고 제안했다. 당선 뒤 기자회견에서 문 전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간 양자대결 대선 구도가 이뤄질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문 후보는 이에 대해서도 “별로 있음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만약 그렇게 (안 전 대표가) 구여권 정당과 함께하는 후보라면 적폐세력의 정권 연장을 꾀하는 후보라는 뜻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일격했다. 스스로의 구상을 밝히는 대신 국민들의 목소리를 담은 동영상으로 지난달 24일 출마선언을 갈음했던 문 후보는 이날 수락연설에서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의 일단을 밝혔다. 경제·안보의 새로운 정립, 불공정·부정부패·불평등과 같은 적폐의 청산, 연대와 협력에 기반한 통합 등 3가지가 문 후보의 약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줄곧 대세론의 중심에 섰던 문 후보는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지역통합 대통령, 청년부터 노년층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세대통합 대통령, 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희망했다. 또 “일자리를 해결하는 일자리 대통령, 깨끗해서 자랑스러운 대통령, 공정해서 믿음직한 대통령, 따뜻해서 친구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15분 동안 29차례 박수와 환호가 쏟아진 수락연설 동안 문 후보가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는 ‘국민’(32차례)이다. ‘위대한 국민’, ‘국민의 대통령’, ‘국민주권시대’ 등의 표현으로 국민들에게 경의를 표한 문 후보는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민주공화국)의 정신으로 가야 한다”고 했다. 문 후보는 또 긍정적인 의미로 공정(7), 정의(7), 통합(7), 상식(4) 등의 단어를 강조했고 부정적인 뉘앙스로 적폐(6), 분열(5) 등을 거론했다. 문 후보는 준비(5)란 단어도 여러 차례 언급하며 ‘검증된 후보’임을 내세웠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

    [전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 위대한 국민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먼저 우리 더불어민주당 경선에 참여해주신 많은 국민들, 당원동지들, 그리고 아름다운 경쟁 끝에 제게 힘을 모아주신 안희정, 이재명, 최성 후보와 지지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69년 전 오늘, 제주에서 이념의 의미도 모르던 양민들이 이념의 무기에 희생당했습니다. 이념 때문에 갈라진 우리 조국은 그에 더해 지역이 갈리고, 세대가 갈리고, 정파로 갈리는 분열과 갈등과 대결의 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로부터 69년 후 오늘, 이제 우리 대한민국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저는 선언합니다. 국익보다 앞서는 이념은 없습니다. 국민보다 중요한 이념도 없습니다. 이 땅에서 좌우를 나누고 보수-진보를 나누는 분열의 이분법은 이제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합니다. 우리 마음과 머리에 남은 대립과 갈등, 분열의 찌꺼기까지 가차없이 버려야 합니다. 저는 오늘,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역사를 시작합니다. 분열의 시대와 단호히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 승자와 패자는 없습니다. 승자가 있다면 그건 바로, 촛불을 밝혔던 우리 국민들입니다. 국민주권시대를 요구하는 온 국민의 승리입니다. 역사는 명령합니다. 국민도 명령합니다. 국민이 집권해야 정권교체다! 국민의 삶이 달라져야 새로운 대한민국이다! 시대를 바꿔라! 정치를 바꿔라! 경제를 바꿔라! 문재인, 그 명령을 받들어 국민대통령시대를 열겠습니다.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닙니다. 정의냐 불의냐의 선택입니다. 상식이냐 몰상식이냐의 선택입니다. 공정이냐 불공정이냐 선택입니다. 과거 적폐세력이냐 미래개혁세력이냐 선택입니다. 적폐연대의 정권연장을 막고 위대한 국민의 나라로 가야합니다. 제가 정치를 결심한, 목표도 바로 그것입니다. 대한민국 주류를 바꾸고 싶었습니다! 이제, 정치의 주류는 국민이어야 합니다. 권력의 주류는 시민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대한민국은 헌법 제1조의 정신으로 가야 합니다. 저와 경쟁한 세 동지의 가치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안희정의 통합 정신! 이재명의 정의로운 가치! 최성의 분권의지! 이제 저의 공약입니다. 이제 우리의 기치입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당원, 대의원 동지 여러분! 이번에 우리 당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을 했습니다. 저는 자부합니다. 이것이 민주주의입니다! 세분 동지들 덕분에 우리당이 더 커졌습니다. 덕분에 저도 배웠습니다. 안희정 동지에게서 당당하게 소신을 주장하고 평가 받는 참된 정치인의 자세를 보았습니다.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바꿔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담대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서 뜨거운 열정을 배웠습니다. 그의 패기와 치열함은 남달랐습니다.  최성 후보의 도전정신도 아름다웠습니다. 끝까지 멋진 완주,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아름다운 경쟁과 승복을 보여주신 세 동지의 모습을 뜨거운 박수와 함께 기억해주십시오.  세 동지와 경쟁할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커다란 행운이었습니다. 세 동지가 저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로 남기를 소망합니다. 세 동지가 미래의 지도자로 더 커갈 수 있게 제가 함께 하겠습니다. 민주당 정부가 다음, 또 다음을 책임지고 이어나갈 수 있도록, 제가 반드시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습니다. 저는 정권교체의 희망이 되고 있는 우리 더불어민주당이 참으로 자랑스럽습니다. 특히 무려 214만명이 넘는 국민들의 경선 참여로 정권교체 희망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5월 9일, 반드시 승리해서 보답하겠습니다. 저는 지금 이 순간부터 더불어민주당 제 19대 대한민국 대통령 후보입니다. 국민의 열망과 당의 열망을 모두 끌어안고 제가 해야 할 모든 노력과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우리당의 모든 국회의원들, 모든 당원동지들에게 요청드립니다. 모두, 함께 해 주십시오. 그동안 어느 캠프에 있었든 누구를 지지했든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입니다. 다 같이, 함께 해 주십시오. 함께 할 때 우리는 강합니다. 우리가 함께 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저는 오늘,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들께 세 가지를 약속드립니다. 첫째, 경제와 안보 무너진 두 기둥을 기필코 바로 세우겠습니다. 피폐해진 민생을 보듬고,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고, 구멍난 안보를 세우는 일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이것이 진짜 경제다! 이것이 진짜 안보다! 피부로 느끼고 눈에 보이게 성과를 보여드릴 것입니다. 이미! 그럴 준비가 돼 있습니다! 둘째, 불공정 부정부패 불평등 확실히 청산하겠습니다. 국민을 좌절시킨 모든 적폐, 완전히 청산하겠습니다. 누구를 배제하고 배척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모두에게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자는 것입니다. 불공정한 시스템을 공정한 시스템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모든 적폐는 적법 절차에 따라 청산될 것입니다. 이미! 그럴 준비가 돼 있습니다! 셋째, 연대와 협력으로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습니다. 국민은 상식과 정의로 통합되길 갈망합니다.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 마음이 모아지길 희망합니다. 국민의 요구는 간명합니다. 정상적인 나라를 만들자는 것입니다. 문을 활짝 열어 많은 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이미! 그럴 준비가 돼 있습니다! 국민여러분! 당원, 대의원 동지 여러분! 새로운 대한민국은 ‘국민 모두의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람들, 상식과 정의 앞에 손을 내미는 사람들, 이런 국민들이 주역이고 주류가 되는 나라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반문연대’ ‘비문연대’ 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겁내고 저 문재인을 두려워하는 적폐연대에 불과합니다. 저는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습니다. 저와 우리당의 뒤에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 있습니다. 국민과 같이 하는 정치, 미래로 가는 정치여야 합니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겠습니다. 오직 미래를 향해 나가겠습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세계 민주주의 역사를 다시 쓴 위대한 국민들입니다. 국민들은 준비되어 있고, 저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영남, 호남, 충청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지역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청년과 중년, 노년층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세대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보수 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일자리를 반드시 해결해서 일자리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깨끗해서 자랑스런 대통령 공정해서 믿음직한 대통령 따뜻해서 친구같은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위대한 국민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겠습니다. 대한민국 영광의 시대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 위대한 여정을 오늘 시작합니다. 함께 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 문재인 “정의와 통합의 시대로”…누적 득표율 57.0%로 본선 직행

    문재인 “정의와 통합의 시대로”…누적 득표율 57.0%로 본선 직행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로 확정된 문재인 후보는 3일 “저는 오늘 분열의 시대와 단호히 결별하고 정의로운 통합의 시대로 나아가겠다. 국민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 직후 후보 지명 수락연설을 통해 “이제 우리 대한민국에서 분열과 갈등의 시대는 끝나야 한다고 선언한다. 국익보다 앞서고 국민보다 중요한 이념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 땅에서 좌우를 나누고 보수·진보를 나누는 분열의 이분법은 이제 쓰레기통으로 보내야 한다”며 “이번 대선은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아니라 정의와 불의, 상식과 몰상식, 공정과 불공정, 미래개혁세력과 과거 적폐세력에 대한 선택이다. 적폐연대의 정권연장을 막고 위대한 국민의 나라로 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재인 후보는 “대한민국 주류를 바꾸고 싶었다”며 “정치의 주류는 국민, 권력의 주류는 시민”이라고 강조했다. 라이벌이던 안희정·이재명·최성 후보를 껴안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문 후보는 “안희정의 통합정신, 이재명의 정의로운 가치, 최성의 분권의지, 이제 저의 공약이자 우리의 기치(旗幟)”라고 밝혔다. 그는 “안희정 동지에게서 당당하게 소신을 주장하고 평가받는 참된 정치인의 자세를 봤다.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바꿔보겠다는 발상의 전환이 담대했다”고 평가하고 또 “패기와 치열함이 남달랐던 이재명 후보에게서 뜨거운 열정을 배웠고, 최성 후보의 도전정신도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세 동지가 저의 영원한 정치적 동지로 남기를 소망한다. 세 동지가 미래 지도자로 더 커갈 수 있게 함께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어느 캠프에 있었든 누구를 지지했든 이제부터 우리는 하나”라며 “우리가 함께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문 후보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서 국민께 세 가지를 약속드린다”며 “경제와 안보라는 무너진 두 기둥을 기필코 바로 세우겠다. 피폐해진 민생을 보듬고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고 구멍 난 안보를 세우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불공정·부정부패·불평등을 확실히 청산하겠다. 누구를 배제하고 배척하자는 게 아니라 정의로운 나라로 가자는 것”이라며 “연대·협력으로 통합의 새로운 질서를 세우겠다. 문을 활짝 열어 많은 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반문(반문재인)연대’, ‘비문(비문재인)연대’ 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겁내고 저를 두려워하는 적폐연대에 불과하다. 저는 어떤 연대도 두렵지 않다”며 “저와 우리당의 뒤에는 정권교체를 염원하는 국민이 있다. 저와 민주당은 국민과 연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저는 전국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지역통합 대통령, 청년·중년층·노년층에서 고르게 지지받는 세대통합 대통령·보수·진보를 뛰어넘는 국민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며 “깨끗하고 공정하고 따뜻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앞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됐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수도권·강원·제주 순회경선 결과 지난 4차례 경선 누적 득표율이 과반인 문 전 대표를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했다. 이로써 문재인 후보는 2012년 이후 두번째 대권에 도전하게 됐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수도권 경선에서 전체 60.4%(39만 9934표)의 득표율을 올렸고 이 시장은 22%(14만 5688표), 안 지사는 17.3%(11만 4212표), 최성 고양시장은 0.3%에 그쳤다. 민주당의 4차례 경선 합계에서 문재인 후보는 57.0%로 결선투표 없이 본선에 직행했다. 안희정 후보는 21.5%, 이재명 후보는 21.2%를 득표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최영미와 함께 읽는 세계의 명시]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푸른역사아카데미의 미술사 강의를 준비하다 그의 소네트를 보았다.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미술가인 미켈란젤로(1475~1564)는 조각가이자 화가이고 건축가이며, 300편이 넘는 시를 쓴 시인이었다. 어떤 평론가는 미켈란젤로를 16세기 이탈리아의 가장 뛰어난 시인이라 칭송하기도 하지만, 글쎄. 내가 이탈리아 시에 정통하지 않아 그의 견해에 동조할 수는 없지만, 미켈란젤로가 말년에 썼다는 소네트는 내 가슴을 두드렸다. 내 기나긴 인생의 여정은 폭풍 치는 바다를 지나,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배에 의지해, 지난날의 모든 행적을 기록한 장부를 건네야 하는, 모든 사람이 거쳐 가는 항구에 도달했다네. 예술을 우상으로 섬기고 나의 왕으로 모신, 저 모호하고 거대하며, 열렬했던 환상은 착각에 지나지 않았네. 나를 유혹하고 괴롭혔던 욕망도 헛것이었네. 옛날에는 그토록 달콤했던 사랑의 꿈들, 지금은 어떻게 변했나, 두 개의 죽음이 내게 다가오네. 하나의 죽음은 확실하고, 또 다른 죽음이 나를 놀라게 하네. 어떤 그림이나 조각도 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네. 이제 나의 영혼은, 십자가 위에서 우리를 껴안기 위해 팔을 벌린 성스러운 사랑을 향해 간다네. The course of my long life hath reached at last, In fragile bark o’er a tempestuous sea, The common harbor, where must rendered be Account of all the actions of the past. The impassioned phantasy, that, vague and vast, Made art an idol and a king to me, Was an illusion, and but vanity Were the desires that lured me and harassed. The dreams of love, that were so sweet of yore, What are they now, when two deaths may be mine, One sure, and one forecasting its alarms? Painting and sculpture satisfy no more The soul now turning to the Love Divine, That oped, to embrace us, on the cross its arms.조르조 바사리가 쓴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에 나오는 소네트인데, 존경하는 이근배 선생의 번역도 훌륭하지만 내가 감히 번역해 보았다. 한국에서 최초로 바사리의 전기를 (이탈리아어판을 우리말로) 번역해 책으로 펴낸 분은 전문 번역가도, 미술인도 아닌 의사였다. 의과대 교수였던 이근배 선생의 20년에 걸친 노고와 예술 사랑에 이 자리를 빌려 경의를 표하고 싶다. 이근배 선생 같은 분이 진짜 영웅이다. 이근배 선생 같은 분이 더 나타나야 한국의 문화가 살고 나라가 산다. 이탈리아어를 몰라서, 미국의 시인 롱펠로의 영역을 다시 한국어로 옮기는 중역이라 좀 부끄럽다. 성실한 시인 롱펠로의 번역을 믿는 수밖에. 두 번째 행은 그냥 약한 배가 아니라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돛단배라고 해야 더 의미가 산다. 당대의 이탈리아인들에게 ‘성스러운 사람’이라 불리던 그 대단한 미켈란젤로의 인생도 ‘금방 부서질 것 같은 배’였다니. 살아서 온갖 영예를 누리고, 죽으며 어마어마한 재산을 남기고(나 같은 사람은 천년을 일해도 못 모을 돈이라고 어느 이탈리아 교수가 말했다) 교황 율리우스 2세에 맞서 싸우기까지 했던 위대한 예술가도 나이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세 번째와 네 번째 행이 번역하기 까다롭다. 지난날의 모든 행적을 기록한 장부를 건네야 하는 항구. “여기를 통과하려면 그들 자신의 과거 행동, 악덕과 탐욕에 대한 설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뜻이렸다. 이근배 선생은 “선과 악을 영원히 심판받으려고 사람 다 모여드는 항구에 닿았네”(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가전, 탐구당, 1379쪽)라고 의역하셨다. 예술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던 사람이 노년을 맞아 예술을 버리는 심정이 담담하고 절절하게 표현된 시를 보며, 시스티나 예배당의 벽에 그려진 ‘최후의 심판’이 떠올랐다. 균형과 조화라는 르네상스의 이념을 버리고, 뒤틀린 인체로 가득한 화면에서 내가 읽은 건 불안과 두려움이었다.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위기를 맞은 유럽의 기독교 세계. 미켈란젤로는 신앙심이 두터운 가톨릭 신자였다. 사춘기에 메디치의 예술교육을 받은 그는 메디치를 둘러싼 인문주의자들의 영향을 받아 “아름다움을 통해 신에게 도달한다”는 신플라톤주의(Neo-Platonic)를 신봉했다. 이상적인 인체의 아름다움을 조각해 신에 이르려 했던 그의 욕망은 종교개혁의 회오리를 지나며 흔들린다. 흔들리는 자신이 두려웠기에, 그는 신앙심을 고백하는 그토록 많은 소네트를 써야 했다. 시를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었을 게다. 결혼도 하지 않고, 자식도 없고, 자기를 따르는 제자들과 추종자들에 둘러싸여 그는 행복했을까. 젊은 날에 자신을 사로잡았던 예술이라는 위대한 환상을 걷어차고, 십자가에 의지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죽기 며칠 전에 조각한 ‘론다니니 피에타’를 닮았다. “예술은 착각이었네. 욕망도 헛것이었네.” 또 다른 시에서 지난날을 회고하며 그는 이렇게 한탄한다. “아- 내 자신에게만 오로지 속했던 날은 하루도 없었네.” 정말일까? 미켈란젤로가 남긴 조각과 그림과 건물들은 그의 것이 아니었나. 그의 엄살을 나는 좀 귀엽게 봐주련다. 예술은 원래 과장이다. 자신의 과거를 송두리째 처절하게 반성하는,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그의 태도야말로 르네상스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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