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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최저임금은 자영업자들을 망하게 하고 있는가/김영준 작가

    [2030 세대] 최저임금은 자영업자들을 망하게 하고 있는가/김영준 작가

    최저임금 얘기를 해야겠다. 현 정부가 소득주도성장의 일환으로 선택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은 지금도 논란거리다. 이 인상 효과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는 서로 엇갈리며 경제 지표가 나올 때마다 각자의 해석을 덧붙이며 큰 이견 차를 보인다. 아마 모두가 ‘내가 옳았다’를 외칠 주제일 것이다. 급격한 인상 2년차에 접어든 현재, 최초의 논쟁 영역이었던 자영업에 한정해서라도 그 영향을 생각해 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최저임금은 자영업자들을 망하게 만들고 있는가. 개인적으론 동의하기 어렵다. 최근 2년간의 상승률은 약 29%로 매우 높긴 하다. 그러나 전 정부 시절의 최저임금 상승률이 약 7%였음을 감안하면 4년이면 도달할 상승률이다. 2년 만에 올릴 것을 4년 동안 올린다 해서 지금 제기되는 문제가 없었으리라 생각하긴 어렵다. 사업은 크게 수익과 비용의 영역으로 나눌 수 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그중에서도 비용의 상승에 해당한다. 비용의 상승은 분명 부담이긴 하지만, 수익이 충분히 난다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다. 비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수익이 제대로 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자영업의 핵심적인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자영업 저수익의 원인은 저숙련 생계형 창업과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기인한다. 저숙련 생계형 창업은 장·노년층 일자리의 만성적 부족과 사회보장제도의 미비라는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부터 비롯되었다. 이러한 환경적 한계가 저숙련 생계형 창업으로 이들을 내몰기 때문이다. 그리고 소비자 트렌드의 변화는 이커머스로 인해 온라인 소비의 비중이 증가하면서 자영업자가 기반한 오프라인 소비가 감소하는 현상이다. 전자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오래된 문제이며 이들이 자영업을 그만둔다 해도 갈 곳이 없어 자영업을 다시 하게 만들고 후자는 갈수록 수익을 내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바로 이 두 가지가 자영업자들을 어렵게 만드는 진짜 원인이자 앞으로 많은 자영업자를 망하게 만들 요인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이 자영업자 문제의 진짜 원인이 아니라 해서 만세를 부르긴 이르다. 그것이 전체 노동자의 25%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철저히 외면하여 얻어 낸 결과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들을 신경 썼다면 워낙에 고질적인 문제인 만큼 사회보장제도 확충과 더불어 자영업자 출구정책을 설계하고 병행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신 정부는 일단 올리면 다 해결될 거라는 낙관으로 강행을 외치고 실행했다. 자영업 문제를 최저임금 탓으로 돌리긴 어렵지만 대안도 없이 한 계층을 코너에 몰은 정책이란 점을 자각해야 한다. 생계형 자영업자의 본질은 고용되지 못해 스스로 고용한 노동자이며, 그로 인해 ‘정부의 보호 밖에 있는 노동자’다. 두 번의 급격한 인상이 잘됐다 못됐다로 평가하기 전에 어려움이 가속된 이들에 대한 부채의식은 가져야 한다.
  •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이면…90% “안락사 의향”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이면…90% “안락사 의향”

    국민 80%가 안락사 찬성에 손을 든 건 그만큼 지금의 한국에선 존엄한 죽음을 맞기 어렵다는 방증이다. 생명유지 장치를 주렁주렁 매달고 고통 속에서 삶을 연장하는 것보다는 짧지만 평온한 죽음을 맞는 게 오히려 바람직하다는 목소리가 컸다. 안락사 찬성 응답을 세부적으로 보면 남성(88.1%)이 여성(73.3%)보다 더 적극적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91.5%)와 50대(83.8%), 60대 이상(79.9%)에서 많은 응답이 나왔다. 종교에선 불교(84.3%)에서 많은 찬성이 나왔고, 천주교(75.1%)와 기독교(71.6%)도 과반을 훌쩍 넘겼다. 인간 생명을 절대적 가치로 존중하는 천주교와 기독교는 안락사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럼에도 찬성이 많은 건 평온한 죽음에 대한 바람이 종교적 신념을 뛰어넘는다는 걸 보여 준다.단순히 안락사 찬성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나 가족이 불치병에 걸렸을 경우 실제로 안락사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도 압도적이었다. 73.2%는 자신과 가족 모두 안락사를 택하겠다고 했다. 자신은 안락사하되 가족에게는 시행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13.6%였다. 자신은 안락사하지 않고 가족에게만 시행하겠다(3.4%)는 응답까지 합치면 90.2%가 자신 또는 가족의 안락사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영국 싱크탱크 이코노미스트연구소(EIU)는 임종을 앞둔 환자의 통증과 가족의 심리적 고통을 덜어 주는 의료 시스템 발달 정도를 평가하는 ‘죽음의 질 지수’를 개발했고, 2015년 80개국을 대상으로 순위를 매겼다. 한국은 16위에 그쳐 유럽과 오세아니아 선진국은 물론 대만(6위), 싱가포르(12위), 일본(14위)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뒤졌다.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의료기술과 건강보험 제도를 갖춘 국가로 평가받는 걸 감안하면 ‘한국인의 죽음’은 그다지 평온하지 않다. 이런 현실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한국이 죽음을 엄숙하고 존엄하게 맞을 여건을 갖춘 사회인가’라는 질문에 부정(67.0%)이 긍정(20.9%)보다 3배 이상 많았다. 치료비와 간병 부담이 너무 크고(32.6%), 임종 직전까지 극심한 고통(23.7%)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리나라가 모르핀 등 마약성 진통제 처방이 세계 최저 수준인 것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만성통증 환자는 비(非)마약성 진통제로는 한계가 있어 마약성 진통제를 쓸 필요가 있다. 하지만 환자는 마약이라는 어감 탓에 중독성이 있을 것이란 잘못된 편견을 갖고 있고, 의료진도 책임지는 걸 우려해 처방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한국인의 죽음’과 연상이 잘 되는 단어를 골라 달라는 질문에선 죽음을 바라보는 다양한 감정이 엿보였다. 고독(67.6%)-유대(32.4%), 불안(63.4%)-평안(36.6%), 종결(63.3%)-연속(36.7%) 중에선 부정적인 어휘 선택이 대다수였다. 특히 20대 젊은층과 미혼·이혼 등 배우자가 없는 경우 부정적인 어휘 선택 비율이 높았다.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를 지낸 황규성 한국엠바밍 대표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안은 인간 본성에 내재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고독이란 단어 선택이 많은 건 현대사회가 주는 단절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죽음에 대한 수용(71.6%)이 거부(28.4%)보다 3배 가까이 많은 게 눈에 띈다. 죽음이 두렵고 무섭긴 한 것이지만 피할 수 없는 만큼 당당하게 맞이하겠다는 것이다. 보살핌(71.4%)도 방치(28.6%)보다 많은 선택을 받았다. 물질만능주의와 핵가족화 속에서도 가족애(愛)가 뿌리 깊게 남아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요건으로는 ▲가족 등 주변에 부담 주지 않고(48.4%) ▲임종 순간을 스스로 결정하며(18.7%) ▲고통을 느끼지 않는 게(18.4%) 꼽혔다. 소수이긴 하지만 안락사를 반대(11.4%)하는 목소리도 존재했다. 이들은 ‘경제적 이유로 안락사에 내몰리거나 범죄에 악용될 수 있다’(41.6%)고 우려했다.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31.1%)하고, ‘환자의 회복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15.4%)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여론조사를 수행한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는 “과거에는 존엄사와 안락사가 살인 또는 자살과 같은 개념으로 인식됐지만, 이번 조사 결과 국민들의 생각이 변했다는 게 나타났다”며 “젊은층은 삶과 죽음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주체적 시각, 노년층은 가족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싶다는 이유로 선택적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보인다”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공공의창’은 2016년 출범한 ‘공공의창’은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리서치DNA·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타임리서치·한국여론연구소·한국사회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세종리서치·소상공인연구소·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4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분석 민간기관이 모인 비영리공공조사네트워크다. 공공의창은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할 수 있는 조사, 정부정책이 국민입장에서 제시되고, 시민의 자유와 공동체를 강화할 수 있는 조사를 해야 한다’는 데에 뜻을 모으고 출범했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비용은 십시일반 자체 조달해 매달 1회 ‘의뢰자 없는’ 공공조사를 실시해 발표하고 있다.
  • [길섶에서] 지공거사/박록삼 논설위원

    ‘지공거사’. 지하철 공짜로 타는 노인을 점잖게 일컫는 말이다. 65세가 넘어 지하철을 무료 탑승하니 좋지만, 여전히 건강하고 경제적으로도 그리 부실하지 않은데 세상이 자신을 강제로 노인 취급한다는 자조적 느낌도 실려 있다. 한국 사회 노인은 두 가지를 연상시키고 생각이 서로 뒤엉키게 한다. 지하철 노약자석에 앉은 젊은 여성을 흘겨보거나 꾸짖는 노인들이 가끔 있다. 미세먼지가 자욱하건 말건 태극기, 성조기 하나씩 손에 들고 시청 주변 휩쓸며 생각 다른 이들과 대거리도 서슴지 않는 노인들 또한 있다. 그 혈기방장한 에너지만 보면 연령으로 노인 여부를 따지면 안 되지 싶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등 국내외의 전쟁을 직간접적으로 겪고, 가난의 멍에를 벗어던지려 몸부림쳤던 치열하고 고단했던 청춘이 떠오른다. 경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지혜로움과 너그러움이야말로 늙음의 특권이다. 많은 이들은 그 특권을 충분히 누리며 다음 세대들에게 삶의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서울시가 지하철 무료 승차 대상을 65세에서 70세로 늘리려 한다. 적자 탓이다. 자칫하면 노년의 삶을 집 안에만 묶어두게 될 수도 있다. 중앙과 지방정부가 적자 해소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 youngtan@seoul.co.kr
  • [서울포토] 영화 ‘칠곡가시나들’ 관람 온 김정숙 여사

    [서울포토] 영화 ‘칠곡가시나들’ 관람 온 김정숙 여사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좋은영화관 ‘필름포럼’에서 영화 ‘칠곡가시나들’을 관람하고 있다. 영화 ‘칠곡가시나들’은 경상북도 칠곡에 사는 할머니들이 한글을 배우고, 노년에 느끼는 삶의 소소한 기쁨을 관조하는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2019.03.05. 청와대 제공
  • 동양생명, 치매 초기부터 단계별 보장… 간병비 月100만원

    동양생명, 치매 초기부터 단계별 보장… 간병비 月100만원

    동양생명이 치매 초기부터 단계별로 보장하는 ‘(무)수호천사 간병비플러스 치매보험’을 내놓았다. 27일 동양생명에 따르면 이 상품은 치매척도(CDR) 검사 결과에 따라 경도 300만원, 중등도 500만원, 중증 2000만원의 진단비를 각각 보장한다. 경도치매로 300만원을 받은 계약자가 중등도치매로 진단 확정을 받으면 200만원의 진단비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중증치매로 확정되면 보험료 납입이 면제되며 매달 100만원의 간병비를 지급한다. 특약에 가입하면 노년층에게 쉽게 발병하는 노인성 질환에 대한 보장도 받을 수 있다. ‘2대질병보장특약’은 뇌졸중과 특정허혈심장질환(협심증 제외) 진단 시 각각 200만원의 진단비를 준다. 만 30세부터 최대 75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보험기간은 85세, 90세 만기 중 선택하면 된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부상하는 밀레니얼 사회주의… 기후변화·富의 불평등에 맞서다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나라 안팎에서 높다. 20대 초반에서 30대 후반인 이들이 인구피라미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베이비붐 세대에 이어 가장 클 뿐 아니라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미칠 영향력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과 호주에서는 특히 사회주의적 성격이 강한 정책들을 지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관심이 높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근호에서 커버스토리로 ‘밀레니얼 사회주의의 부상’을 다루며 부상 배경과 향후 파장을 분석했다. 진보 성향의 민주당 정치인들이 대거 2020년 대통령 경선에 출마표를 던지면서 미국에서는 때아닌 ‘사회주의 논쟁’이 불붙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까지 가세했다.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는 누구이며, 이들은 왜 사회주의에 호감을 갖고 있는지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살펴본다.밀레니얼 세대라는 용어는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작가인 윌리엄 스트라우스와 닐 하우가 1991년에 펴낸 ‘세대들, 미국 미래의 역사 1584~2069’에서 처음 사용됐다고 외신들은 전한다. 1982년 이후 출생해 새 천년을 이끌 세대라는 의미에서 밀레니얼 세대로 불렸다. 학자들과 나라에 따라 기준은 약간 차이가 있지만 1980년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포함된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는 1981~1996년 출생자들을 밀레니얼 세대로 구분하고, 1997~2012년 출생자는 Z세대로 부른다. 세계경제포럼(WEF)은 18~35세를 밀레니얼 세대로 보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1989년 독일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1년 소련의 해체 등 사회주의 진영의 몰락 이후 출생했거나 성장한 세대로 사회주의 경험이 거의 없다. 그만큼 거부감이 적다. 풍족한 시대에 태어나 대학 교육을 받고, 자유무역과 세계화, 날로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2008년 금융 위기와 경제 침체를 경험했다.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외치며 월가 시위에 참여한 세대다. 이들에게 사회주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하는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사회안전망과 복지체계가 잘 갖춰진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을 연상시킨다. 세계경제포럼은 2017년에 이어 지난해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 186개국의 18~35세 남녀 3만 149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를 요약하면 밀레니얼 세대는 기후변화와 전쟁 등 충돌, 불평등을 심각한 문제로 여기며, 공정함과 공공의 이익, 공존을 중시하는 낙관적인 세대다. 이들은 국제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기후변화(48.8%)를 들었다. 10명 중 9명(91.3%)이 기후변화의 원인이 인간의 활동이라고 답했다. 대규모 충돌·전쟁(38.9%)과 불평등(30.8%)이 뒤를 이었다. 밀레니얼 세대는 세상이 힘들기(33.2%)보다 기회가 많다(66.8%)는 낙관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응답자의 55.9%는 기성세대가 자신들 주장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시했는데, 특히 유럽은 60%로 가장 높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결과에 대한 반발이 이 같은 정서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가 직업을 선택할 때 경제적 보상 못지않게 사회적 의미를 중시한다는 조사 결과는 눈길을 끈다.최근 2~3년 사이 미국과 프랑스, 호주 등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사회주의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온라인뉴스사이트 악시오스가 실시한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가운데 자본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이 61%로 사회주의 체제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39%)보다 높았다. 하지만 18~24세 연령대에서만 유일하게 사회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61%)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본다는 답변(58%)보다 높게 나왔다. 앞서 지난해 갤럽 조사에서도 18~29세 미국인 가운데 절반이 넘는 51%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자본주의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45%)보다 높았다. 자본주의에 대한 젊은층의 지지도가 2년 새 12% 포인트나 떨어졌다. 2017년 프랑스 대선에서는 24세 이하 젊은 유권자의 3분의1이 급진 좌파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또 유고브 설문조사에서 호주 밀레니얼 세대의 58%가 사회주의를 선호한다고 답해 미국과 호주, 유럽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 사회주의가 부상하는 배경에는 경제적 양극화가 악화하면서 부자에게 유리하게 작동하는 경제시스템을 정부가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고 분석한다. 밀레니얼 사회주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은 미국이다. 미국에서는 요즘 ‘사회주의 논쟁’이 한창이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민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1990년대 이후 ‘제3의 길’을 내세우며 중도 정책을 펴 왔던 민주당이 ‘좌클릭’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소득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하듯 부유세 도입을 약속하고 전국민 건강보험,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강력한 그린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칼럼니스트 에드워드 루스는 지난 14일자 글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급진적인 정책들을 내놓으면서 미국 정치권이 보기 드물게 이념 논쟁에 휩싸였다”면서 “2020년 대선 결과에 미국 사회주의의 명운이 달렸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뛰어든 사회주의 논쟁의 중심에는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29세에 최연소 미 연방 하원의원에 당선된 정치 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가 있다.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표방하며 기득권 세력에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워싱턴에서 가장 주목받는 정치인이 됐다. FDR과 JFK 등 이니셜로 불리는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처럼 벌써부터 지지자들과 언론으로부터 AOC로 불릴 정도다. 밀레니얼 스타 AOC는 2030년까지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을 없애고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자는 ‘AOC표’ 그린뉴딜 법안을 발의해 기후변화를 대선의 주요 이슈로 띄웠다. 인프라 투자에만 연간 6조 6000억 달러라는 천문학 비용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되는데, 필요한 재원 마련을 위해 연소득이 1000만 달러(약 112억원)가 넘는 초고소득자에게 최고 70%의 소득세율을 부과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질세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재산이 5000만 달러가 넘는 부자에게 2%의 재산세 부과를,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350만 달러(약 39억원) 이상을 상속할 경우 최고 77%의 상속세율 적용을 각각 공약으로 내걸며 부유세 논쟁에 불을 지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중도 또는 민주당 성향의 무당파 유권자들의 이탈 우려를 무릅쓰고 진보적인 공약들을 내놓는 것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퓨리서치센터에 따르면 2016년 대선 당시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 가운데 59%가 민주당 또는 민주당 지지 성향을 보였다. 2019년에는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수가 7300만명으로 베이비부머를 제칠 것으로 보인다. 대선이 치러지는 2020년에는 8300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여전히 베이비붐 세대 등 노년층보다 낮은 투표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팔로어만 300만명이 넘는 AOC가 사회주의자를 자임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투표장으로 더 많이 불러낸다면, AOC 열풍은 순간의 유행이 아니라 미국 정치지형을 바꿔 놓는 태풍이 될 수 있어 주목된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마포는 신의주·서울 길목… 경의선 연결 땐 남북화해 핵심도시”

    “마포는 신의주·서울 길목… 경의선 연결 땐 남북화해 핵심도시”

    “마포가 남북화해협력 시대를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겠습니다!” 유동균 서울 마포구청장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관계 개선으로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마포를 지나가면 마포는 남북을 철길과 물길로 잇는 천혜의 요충지이자 남북화해의 중심 도시가 된다”면서 “남북교류협력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남북교류협력포럼, 시민평화교육, 평화콘서트 등 통일 공감 형성 사업을 추진하고, 관내 남북교류단체와 협력해 관련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 2기 2년차를 시작하는 각오는. “우리 마포는 ‘김대중평화센터’도 있고, 서울과 신의주를 잇는 경의선이 지나가는 길목이다. 문재인 정부의 역할로 남북화해의 물꼬가 열리면서 마포 수색역에서 경의선을 타고 개성을 지나 평양, 신의주, 그리고 파리까지 가는 꿈을 꾼다. 마포나루로 유명한 우리 마포는 한강 물길을 통해 북으로 여행도 갈 수 있을 것이다. ‘꿈은 꿈을 꾸는 자만이 이뤄진다’고 한다. 남북의 철길과 물길을 잇는 천혜의 요충지인 마포가 남북화해의 핵심 도시로 역할을 하겠다.”-마포 어느 곳이 경의선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가. “박원순 서울시장께서 남북교류가 활성화됐을 때 수색역이 거점역세권이 됐으면 좋겠다고 얘기하신 적이 있어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마포는 남북화해 및 남북경제교류 확대에 대비해 수색·DMC역 일대를 개발해 철도 물류 전초기지와 서울의 관문도시로 발전시키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어떤 사업을 할 수 있을지도 용역 중이다.” -남북협력 사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뻗어갈 곳은 북한이다. 이에 마포는 머지않아 본격화될 남북협력시대를 대비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남북협력을 주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항을 관련 조례로 규정했다. 남북교류 협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위원회를 설치하고 재정적인 지원을 위해 남북교류협력기금도 적립해 왔다. 이를 토대로 남북교류협력사업을 연도별, 단계별로 발굴한다. 우선 올해부터 내년까지 1차(2019~2020년)로 남북교류협력TF를 구성해 남북교류협력포럼, 시민평화교육, 평화콘서트 등 통일 공감 형성 사업을 추진하고, 관내 남북교류단체와 협력해 관련 사업을 발굴해 나가겠다. 2차(2021~2022년)로는 남북교류를 통한 일자리 창출 및 경제·사회·문화 분야 교류를 추진하고, 개성공단의 물품을 판매하는 전시관을 개설하는 등 남북교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다른 역점 사업이 있다면. “마포구가 지역안전도 진단 결과 7년 연속 1등급에 선정됐지만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다. 재난대응센터와 안전체험관을 결합한 재난안전센터를 건립해 안전도시 마포를 구현하겠다. 우선 재난안전센터는 크게 재난이 발생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재난대응센터와 응급상황에 상시 대처할 수 있도록 재난 전문교육이 이뤄지는 안전체험관으로 구성된다. 한발 더 나아가 재난안전센터에 청년이나 일자리 등 다른 주요 현안 개념을 가미해 센터가 다른 사회·지역 문제까지 아우를 수 있도록 하겠다.” -문재인 정부가 올해 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것을 표방했는데 마포구의 일자리 대책은. “우선 지역특성을 반영한 일자리 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체계적으로 일자리사업을 발굴함으로써 청장노년 전 계층의 취업을 적극 지원하겠다. 청년이 만들어 지역이 공유할 마포 서체 개발과 청년 전용공간 조성 및 운영, 유망 중소·벤처 기업 발굴로 일자리를 확대해 마포형 청년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겠다. ‘찾아가는 일자리센터’를 중심으로 민간기관 및 기업과 연계한 민간거버넌스를 운영해 일자리매칭 플랫폼을 구축하고 아이디어사업을 발굴해 국시비 지원 일자리사업을 적극 유치하겠다. 무엇보다 관광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 공덕동에는 오래된 성당, 100년이 넘은 이발관, 홍대에는 걷고싶은거리 등 볼거리들이 많은데 계속 발굴하고 발전시켜 나가겠다.”-지역발전 계획은. “홍대 주변의 상습적인 주차난 해결을 위해 걷고싶은거리 일대와 어울마당로 일대 지하공간 개발계획을 수립하겠다. 계획은 지하 주차장과 지상 문화광장을 조성해 홍대문화의 지속적인 발전과 관광인프라를 확충하는 것이다. 지난해 7월 홍대문화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홍대복합역사(애경타운)가 준공된 데 이어 올해는 서강역사를 개발하는 등 경의선 복합역사 개발을 통해 마포구의 균형발전을 이루겠다.” -미세먼지 오염이 심각해지는데. “마포구는 서울시 최초로 미세먼지 저감벤치를 설치했고, 수목 100만 그루를 심는 공기청정숲 조성사업을 단계별로 추진하고 있다. 서울화력발전소의 지하화에 따라 지상부를 공원으로 만들고, 계절별로 꽃피는 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하천경관을 조성하는 홍제·불광천변 생태숲 조성도 계획하고 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옥천군, 70세이상 대상포진 접종비 전액 지원

    옥천군, 70세이상 대상포진 접종비 전액 지원

    충북 옥천군은 1년 이상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중인 만 70세 이상 군민에게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전액을 지원한다고 20일 밝혔다. 군은 사업비 10억7000여만원을 마련했다. 희망자는 관내 보건소, 보건지소, 보건진료소를 방문해 주민등록 거주 사항과 예방접종 이력을 확인 받아야 한다. 이후 발급받은 쿠폰을 갖고 군과 협약한 곽내과, 금강의원 등 관내 27개 의료기관 중 한 곳을 찾아 접종하면 된다. 과거 접종자는 대상에서 제외된다. 군이 병원에 공급하는 백신이 ‘50세 이상 1회 접종’을 권하고 있어서다.군 관계자는 “만 70세 이상 노인 1만229명 가운데 80% 정도가 접종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백신 가격과 병원에 주는 돈을 합하면 군이 1인당 13만원을 부담한다”고 말했다. 군은 혼잡을 우려해 고령자부터 2주 단위로 분산 접종을 실시하기로 했다. 85세 이상은 다음달 4일부터, 80~84세는 18일부터, 75~79세는 4월 1일부터, 70~74세는 4월 15일부터다. 대상포진 예방접종비 전액 지원 사업을 하는 지자체는 강원도 철원(70세이상), 인천 동구(65세 이상)에 이어 옥천이 전국에서 3번째다.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주로 어린아이에게 수두를 일으킨 뒤 몸 속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오랫동안 숨어 있다가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질병이다. 발진과 수포가 피부에 띠를 두른 모양으로 나타난다. 대상포진을 앓고 난 뒤 생기는 신경통은 1개월 이상 통증이 계속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전국 대상포진 환자 수는 2015년 66만6045명에서 2016년 69만1339명, 2017년 71만1442명으로 2년 새 4만5000명(6.8%)이나 증가했다. 면역력이 저하되는 50세 이상 발병률이 40대 이하 젊은 층에 비해 8~10배 이상 높고, 60세 이상 노년층 환자의 70%는 합병증으로 1년 이상 신경통을 앓기도 한다. 예방접종이 발병을 100% 막을 순 없지만 합병증 발병 위험을 낮추고 통증 감소에 도움이 된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치매 걱정 사라질까?…기억 되돌리는 약 개발 성공 (연구)

    치매 걱정 사라질까?…기억 되돌리는 약 개발 성공 (연구)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기억이 머리에서 지워지는 것만큼이나 끔찍한 일은 없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은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다. 이러한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만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중독과 정신건상센터 연구진은 불안과 불면증 치료에 흔히 처방되는 중추신경 억제 계열의 약물인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을 재분석한 뒤, 손상된 뇌세포에만 집중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화합물을 제작했다. 이후 이 약물을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이는 실험용 쥐에게 투약한 결과, 인지능력이 최대 80%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역시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이는 실험용 쥐에게 해당 약물을 투입한 뒤 미로를 빠져나오게 하는 능력을 테스트 한 결과, 약물을 투여한 지 불과 30분 만에 미로의 출구를 기억하는 능력이 정상 쥐의 수준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약은 알츠하이머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면서 “이러한 치료법은 노화된 쥐에서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 및 노화로 인한 기억상실과 인지능력 장애 증상을 치료한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2년 이내에 우울증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이며, 그 이후에 노년층을 대상으로 시험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회(AAAS) 연례행사에서 발표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망각은 신의 선물? NO!…기억 되돌리는 약 개발

    [와우! 과학] 망각은 신의 선물? NO!…기억 되돌리는 약 개발

    사랑하는 사람과 가족의 기억이 머리에서 지워지는 것만큼이나 끔찍한 일은 없다. 그래서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환은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가 됐다. 이러한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거나, 이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만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캐나다 토론토에 있는 중독과 정신건상센터 연구진은 불안과 불면증 치료에 흔히 처방되는 중추신경 억제 계열의 약물인 벤조디아제핀 계열의 약을 재분석한 뒤, 손상된 뇌세포에만 집중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화합물을 제작했다. 이후 이 약물을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이는 실험용 쥐에게 투약한 결과, 인지능력이 최대 80%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역시 기억력 감퇴 증상을 보이는 실험용 쥐에게 해당 약물을 투입한 뒤 미로를 빠져나오게 하는 능력을 테스트 한 결과, 약물을 투여한 지 불과 30분 만에 미로의 출구를 기억하는 능력이 정상 쥐의 수준으로 돌아온 것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된 약은 알츠하이머의 초기 단계에서 나타나는 경도인지장애에 대한 잠재적 치료법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면서 “이러한 치료법은 노화된 쥐에서 더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 및 노화로 인한 기억상실과 인지능력 장애 증상을 치료한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2년 이내에 우울증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실시할 것이며, 그 이후에 노년층을 대상으로 시험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14일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과학진흥회(AAAS) 연례행사에서 발표됐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시인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청춘은 “장밋빛 뺨,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고. 울만의 청춘론에 따르면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우린 언제까지나 젊다. 그래서일까.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5일 개봉)와 ‘칠곡 가시나들’(27일 개봉) 속 할머니들은 파릇파릇한 청춘 같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이종은 감독이 연출한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시로 써내려간 김막동(84), 김점순(80), 박점례(72), 안기임(83), 윤금순(82), 양양금(72) 할머니의 사계절을 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가장 약한 자로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오히려 관객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가 해 준 한 공기의 밥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녹음이 우거진 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마을에 두런두런 모여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땡볕에도 자식들에게 줄 농작물을 거두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쓴 편지를 소리 내 읽고, 아들이 묻혀 있는 무덤 앞에서 속상해하는 모습은 할머니들의 세월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 김선자 길작은도서관장 말에 따르면 “처음엔 다른 사람이 아는 게 두려워 자신의 개인사를 글로 풀어내지 않으려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윤금순 할머니의 시 ‘눈’)‘해당화 싹이 졌다가/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꽃이 피건만/한번 가신 부모님은/다시 돌아오지 않네’(양양금 할머니의 시 ‘해당화’) 길가에 핀 예쁜 해당화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해당화’를 썼다는 양양금 할머니는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매는 언제까지 생각해도 눈물이 나더라고. 하늘에서 ‘우리 딸이 이렇게 시를 썼구나’ 생각하시겠지”라고 소회를 전했다.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하면 뭘 또 써가지고 가야 할꼬 생각이 안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김점순 할머니)고는 했지만, 할머니들은 앞서 2016년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2017년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낸 ‘곡성 대표 작가’다. 김 관장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시고 오후 7~9시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와서 수업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삶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트루맛쇼’, ‘미스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칠곡 가시나들’은 난생처음 한글을 배워서 더없이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경북 칠곡 ‘일곱 시(詩)스타’의 일상을 조명한다. “‘쉘 위 댄스’의 칠곡 버전”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김 감독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에 담았다. “과거를 바라보는 회고적 존재,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 등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노년의 건강한 욕망과 설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유난히 까르르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박금분(89), 곽두조(88), 강금연(85), 박월선(89), 안윤선(83), 이원순(82), 김두선(86) 할머니다. 칠곡 할머니들 역시 앞서 시집 ‘시가 뭐고?’(2015)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를 출간한 어엿한 시인이다. ‘유쾌한 시인’들이 길가에 나란히 선 채 상점 간판을 더듬더듬 읽고, 자식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쓰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를 팔팔하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라고는 없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다가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평생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려고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나가며 재미있게 사는 덕분에 할머니들의 문장에선 삶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시가 천지삐까리다”(박금분 할머니), “지금 이래 하마 한자라도 늘고 조치 원투쓰리포 영어도 배우고 한번 해보자”(안윤선 할머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LG유플러스, 중·노년용 IPTV ‘브라보라이프’ 서비스

    LG유플러스가 자사 IPTV 서비스에 50대 이상 세대 전용 미디어 서비스를 출시했다. LG유플러스는 12일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빌딩에서 50대 이상 고객에게 특화된 자체 제작 영상 158편이 포함된 ‘U+tv 브라보라이프’를 소개했다. 새 서비스 중 ‘우리집 주치의’는 서울대병원 교수가 출연해 당뇨병, 고혈압, 관절염 등 주요 질환에 대해 건강정보를 전달하는 90편 분량 프로그램이다. ‘나의 두 번째 직업’엔 은퇴 뒤 두 번째 직업을 찾은 성공 사례와 월수입, 초기 투자 비용, 전국 교육 기관 등 실제 도움이 되는 창업 노하우를 담았다. 이 세대 고객들이 어려워하는 스마트폰 활용법을 쉽게 설명한 영상도 서비스에 포함됐다. 구글맵으로 길찾기, 스카이스캐너로 비행기 표 예매하기 등 22편이다. 여름 울산 십리대숲길, 겨울 지리산 노고단 등 아름다운 자연 풍경과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힐링 영상 32편도 자체 제작했다. 이건영 LG유플러스 홈미디어상품담당 상무는 “은퇴 뒤에도 적극적으로 배우고 즐기고 참여하며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액티브 시니어’를 위해 준비했다”며 “다양한 연령대 고객에게 다채로운 즐거움과 배움을 제공하는 인생 최고의 IPTV 서비스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금융기관과 해외투자 정보 공유 확대… 국부 증대 힘쓰겠다”

    “금융기관과 해외투자 정보 공유 확대… 국부 증대 힘쓰겠다”

    한국투자공사(KIC)는 한국의 ‘국부펀드’다. 외환보유액 등 나랏돈을 해외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수익을 내서 미래 세대를 위한 부(富)를 축적하는 공공기관이다. 2005년 7월 설립 당시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으로부터 200억 달러를 위탁받은 뒤 위탁금 증액과 자체 수익 등을 합쳐 2017년 말 기준 1341억 달러를 운용하는 글로벌 투자시장의 큰손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최희남(59) KIC 사장은 12일 서울 중구 회현동 KIC 본사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KIC의 투자 수익률을 높이는 일은 물론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도 힘쓰겠다”면서 “해외 투자 관련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은 국내 금융기관들에 해외 투자자들과 다리를 놔 주고 투자 노하우를 공유하는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KIC는 노무현 정부 당시 동북아금융허브 추진의 핵심 전략으로 설립됐다. →KIC의 국제금융협의체에 대한 금융기관들의 반응이 좋다. -KIC는 글로벌 투자자라 해외 투자기관들이 새 아이디어나 상품을 갖고 먼저 찾아온다. KIC가 이들과 해외 진출한 국내 금융기관 사이에서 중요한 매개체 역할을 한다. 해외 지사가 뉴욕과 런던, 싱가포르 등에 있는데 ‘해외 지사 국제금융협의체’를 운영 중이다. 지사가 현지에 나간 은행, 증권사 등 민간 금융사와 연기금 등 공공투자기관을 초청해 KIC에 찾아오는 금융기관들의 정보를 공유한다. 뉴욕의 국제금융협의체는 2017년 11월, 런던의 국제금융협의체는 지난해 1월 출범했다. 행사가 지난해만 뉴욕에서 11회, 런던에서 2회 열렸다. 싱가포르는 올해 안에 신설할 계획이다.→국내 공공기관도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다. -KIC가 2014년 출범한 ‘공공기관 해외투자협의회’ 의장이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군인공제회,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등 20개 기관이 참여한다. 협의회에서 공공 부문 투자기관들과 해외 투자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다. 공동투자도 하는 등 공공 부문의 해외 투자 성과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05년 설립한 뒤에 얼마나 벌었나. -그동안 지켜온 KIC의 투자 원칙은 장기·분산투자다. 그 결과 연환산 수익률 4.45%, 누적 수익 341억 달러다. 원화로 치면 36조 5347억원가량 벌어들인 셈이다. 특히 2017년 수익률은 16.42%로 수익이 183억 달러다. →지난해 수익률은. -지난해는 달러 강세와 경기 급락 우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상 및 유동성 축소, 미·중 무역전쟁 등 자본시장의 단기적 변동성이 커져 자산 가격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8월 말 기준 수익률은 1.7%로 전년에 비해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는 1931년 이후 국제금융시장이 가장 흔들린 해였다. 지난해는 얼마의 수익률을 냈는지보다 얼마나 방어를 잘했는지를 봐야 한다. →올해 국제금융시장 전망은. -올해도 연초부터 ‘노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을 비롯해 미국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간 이어졌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해소되지 않아 글로벌 경제 전반에 부담이다. 하지만 긍정적 신호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전반적인 자산 가격 하락으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 미국 추가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완화됐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국의 경기 확장 정책 유지도 경기 반등에 도움을 줄 것이다. →KIC는 주로 어떤 자산에 투자하나. 최근 관심 있게 본 분야가 있다면. -해외 주식과 채권, 물가연동채, 원자재 등으로 구성된 전통 자산에 84%를 투자한다. 전통자산과 상관관계가 낮아 변동성 위험을 줄일 수 있는 헤지펀드와 부동산, 사모주식, 인프라 등 대체자산에 16%를 투자한다. 최근에는 수익률을 높이고 투자 다양성을 확대하기 위해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다양한 전자상거래 시장 성장에 맞춰 물류 서비스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본다. 데이터 통신량의 빠른 증가에 대응한 광통신 네트워크,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년층을 위한 헬스케어 및 거주시설 등에 대한 투자도 유망하다. →취임 1년이 돼 가는데 아쉬운 점이 있다면. -KIC는 기타공공기관이면서 금융투자기관이다. 근로 조건과 연봉, 정원 등을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야 한다. KIC는 다른 나라 국부펀드와 달리 지배구조가 투명하고 방만한 경영을 막을 수 있는 장치도 잘 갖춰져 있다. 금융투자기관의 특성을 일정 부분 반영할 수 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역점 사업은. -자산운용 규모가 2000억 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에 대비해 내년을 목표로 차세대 투자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투자 데이터 관리체계를 일원화해 통합 포트폴리오 관리체계가 고도화되면 장기적으로 비용이 절감되고 시스템 효율성이 늘어날 것이다. 기재부와 한은 등 기존 위탁기관으로부터의 추가 위탁은 물론 신규 위탁기관 유치도 계획하고 있다. 각종 공공기금 및 장기투자가 가능한 정부 소유 자산 등의 위탁을 적극 추진하겠다. 대담 전경하 경제부장 정리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북·미 이산가족 상봉, 2차 북·미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르나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서 미국 내 한인의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서한을 잇달아 보내면서 오는 27~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주디 추(캘리포니아) 민주당 하원의원은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미국 내 한인 이산가족들의 상처를 치유할 좋은 기회”라면서 “앞으로 북·미 협상에서 한인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우선순위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미국의소리(VOA)가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추 의원은 이어 “이산가족 중 상당수가 노년기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면서 “2000년 이후 남북 이산가족 상봉은 21차례나 이뤄졌지만, 많은 한국계 미국인은 한국전 이후 단 한 차례도 북한의 가족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뉴욕·캘리포니아 등 한인 밀집지역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하원의원을 중심으로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최근 4개월 사이에 비슷한 내용의 서한이 5번째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또 브랜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 외교위원회 아태소위원장은 이르면 오는 3~4월쯤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상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친우봉사단(AFSC)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이산상봉을 촉구하는 서한 보내기 캠페인에 나섰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미 관계가 장밋빛으로 변하면서 재미 한인의 이산가족 상봉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미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북·미 이산가족 상봉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움켜 쥔 시신의 손엔 독립선언서… 아우내 만세운동 ‘진짜 주역’

    옥중 투쟁을 하다 잔혹한 고문을 받고 순국한 유관순 열사가 독립운동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대하다. 열사가 1919년 4월 1일 충남 천안 아우내장터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의 주역이었음도 분명하다. 유관순은 3·1운동과 동일시되고 있고 항일의 표상이다. 그러나 유독 유 열사만 부각된 데는 정치적 배경이 있다는 연구 논문이 여러 편 있다. 친일·우익 인사들이 광복 직후 자신들의 과거를 정화하여 정치적·도덕적 권위를 찾으려고 열사를 ‘한국의 잔다르크’로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유관순의 항거는 이화여중 동문 박인덕과 교장 신봉조 등이 기념사업회를 발기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일제에 저항했다가 친일로 돌아선 인물로 광복이 되자 자신들의 행적을 덮으려고 유관순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우익 인사들의 유관순 기념사업이다. 미 군정하인 1947년 9월 결성된 유관순기념사업회는유관순 기념비, 영화를 만들고 ‘조선의 잔다르크’라는 제목의 전기를 간행했다(정상우, ‘3·1운동의 표상 유관순의 발굴’).그중에는 유관순기념사업회 명예회장을 맡은 조병옥이 있다. 조병옥은 광주학생운동 배후 조종 혐의로 3년 동안 복역해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독립운동가이기도 하지만 친일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조병옥은 유관순과 두 집 건너 살던 이웃으로 그의 아버지 조인원도 아우내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대한민국 정부 경무부장이던 조병옥은 정부의 정통성을 찾는 방편으로 유관순을 한국의 잔다르크, 해방의 여전사로 부각시켰다(전해주, ‘성공회 병천교회의 3·1 아우네 만세운동에 대한 기여’). 이런 연유로 아우내장터 시위를 주도한 다른 인물들의 공적은 거의 파묻혔다. 실제 주동자로 현장에서 총에 맞아 숨진 김구응 의사(義士)도 그런 사람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발간된 신한민보는 아우내 만세운동을 유관순이 아닌 김구응, 박종만이 주도했음을 밝히고 특히 모친까지 학살당한 김 의사를 비중 있게 보도했다. “천안군 병천시(川市·아우내장터)에서 의사 김구응이 남녀 6천4백인을 소집하야 독립을 선언할 새 일경이 아민(我民)의 기수(旗手)를 자(刺)코져 하거늘 기수는 적수(赤手)로 검도(劍刀)를 집(執)하니 유혈이 임리(淋·뚝뚝 흘러 흥건하게 떨어짐)할 시에…” 김병조 선생이 쓴 ‘한국독립운동사략’에 이렇게 씌어 있다. 박은식 선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도 거의 똑같이 서술하면서 주모자를 김구응이라고 했다.김 의사는 임진왜란 진주대첩의 명장 김시민 장군의 12대손으로 1887년 7월 27일 천안 병천면 가전리 99번지에서 태어났다. 일찍이 한학을 깨우친 의사는 청신의숙, 장명학교를 거쳐 병천 진명학교 훈도(교사)로 일하며 제자들에게 독립정신을 고취시켰다. 유관순의 오빠 유관옥과 조인원의 아들 조만형은 그의 제자였다. 1919년 3·1만세운동이 일어나자 충청 지역에서도 만세운동이 들불처럼 번졌다. 김 의사는 서울 이화학당에 다니다 3월 13일 고향 병천에 내려온 유관순과 유관순의 아버지 유중권, 조인원 등과 만세운동을 벌일 계획을 치밀하게 짰다. 유관순과 지역의 학생, 교인들은 진명학교와 교회 등에서 밤낮으로 태극기를 만들었다. 일본 관헌의 눈을 피하기 위해 나이 어린 유관순에게 최일선 연락 책임을 맡긴 것도 김 의사였다. 그는 천안 동부 6개 면과 오창, 청주, 진천, 연기 등 각지와 비밀 연락망을 짜고 봉화 신호에 맞추어 일제히 총궐기하도록 밀령을 전달했다. 유관순이 연락과 봉화 책임자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면 의사는 전체 계획을 짠 리더였다. 조인원은 현장에서 군중을 이끈 행동대장 격이었다. 김 의사의 어머니 최정철 여사도 장년층과 노년층을 설득하고 부녀자를 동원하는 역할을 했다. 1919년 3월 그믐날 밤 유관순은 매봉산에 올라 봉화를 올렸다. 이를 필두로 천안 주변의 총 24개 봉우리에서 봉화가 타올랐다. 거사 일로 정한 4월 1일 아침 아우내장터에는 전날 밤 타오른 횃불을 보고 장꾼을 가장한 군중 3000여명이 모여들었다. 군중은 점점 불어나 오후 1시가 넘어가면서 6000명을 넘어섰다. 김 의사는 두루마리로 된 독립선언문을 펴 낭독했고 유관순은 대한독립만세를 선창했다. 불과 50보 거리의 지척에 헌병주재소가 있었다. 만세운동은 극히 평화적이었다. 군중이 점점 늘어나고 만세 소리는 천지를 진동할 정도로 커졌다. 오후 2시쯤 천안헌병분대에서 헌병들이 트럭을 타고 도착했다. 헌병들은 군중을 향해 총을 쏘고 칼을 휘둘렀다. 유중권을 포함해 여러 사람이 사망했다. 발포에 놀라 군중은 일단 흩어졌지만, 오후 4시쯤 발포와 살인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져 1500여명이 주재소로 몰려갔다. 김 의사는 독립선언문을 말아 들고 대열의 선두에 섰다. 헌병들은 깃발을 들고 있던 기수를 칼로 찌르려 했고 기수가 맨손으로 칼을 잡자 그대로 찔러 숨지게 했다. 의사는 그들의 잔인무도함을 비난하며 꾸짖었다. 황망한 중에도 정연한 논리로 대응했다. 일본 헌병은 논리에서 밀리자 김 의사를 총으로 쏴 쓰러뜨리고는 총검으로 머리를 짓이겼다. 의사는 시신이 되어서도 독립선언서를 손에 말아 쥐고 있었다. 오후 6시쯤이었다. 가까운 곳에서 아들이 참살당한 말을 들은 의사의 어머니 최 여사가 달려왔다. 여사는 헌병의 멱살을 잡아채며 “이놈들아, 내 자식이 무슨 죄가 있느냐. 내 나라 독립을 찾겠다고 만세를 부르는 것도 죄가 되느냐”고 울부짖었다. 그러자 헌병은 사정없이 총을 쏘아 즉사시키고 그것도 모자라 총검으로 마구 찔렀다. 김 의사의 나이 32세, 최 여사의 나이 66세였다. 아우내장터 시위로 김 의사 등 19명이 죽고 적어도 30명 이상이 크게 다쳤다.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병천면 가전리 뒷산에 의사의 시신을 묻었다. 김 의사의 사후 가정은 풍비박산이 났다. 선생의 손자 김운식(70)씨에게 들은 가족사는 비극적이다. 김 의사는 아들 셋을 뒀는데 맏아들이 열 살이었다. 살길이 막막해지자 김 의사의 부인, 즉 김씨의 할머니는 아이들을 데리고 경기 안성 친정으로 갔다고 한다. 의사의 맏아들은 그 후 일본으로 밀항했다가 돌아와 인천에서 조선기계제작소라는 작은 공장에 취업했다. 광복 후에는 좌익 활동을 했다. 김씨는 “아버지는 친일파들은 위세를 떨치고 김원봉 같은 독립운동가는 도리어 빨갱이로 내몰리는 현실에 대한 저항감에 좌익 사상에 빠졌다”고 말했다. 맏아들은 6·25가 터진 후 공장 인민위원장이 됐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공산주의와는 다르다고 판단해 9·28 수복 후 국군에 자수했다. 자수했지만 방면되지 않고 인천감옥에 수감됐다. 몇 달 뒤 1·4후퇴 때 국군이 후퇴하면서 인천감옥의 좌익사범들을 총살했는데 그때 희생되고 말았다. 시신도 찾지 못했다. 다른 후손들도 천안을 떠나 곳곳을 전전하며 가난에 시달렸다. 칼바람이 몰아치는 날 아우내장터를 찾았다. 두 개의 내(川)를 아우른다(竝)는 뜻인 아우내를 일본인들이 병천(竝川)이라는 한자어로 지명을 바꿨다. 근처엔 유관순기념관도 있고 해마다 만세운동을 기리는 행사가 열린다. 그러나 만세운동 현장임을 알려주는 표지도 없고 순댓집 간판만 즐비했다. 단지 시장 입구 헌병주재소가 있던 곳엔 ‘아우내독립만세운동기념공원’이 있다. “아우내에는 순대만 있고 역사는 없다”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글 사진 논설고문 sonsj@seoul.co.kr
  • ‘아이고 무릎이야’…퇴행성 관절염 원인 알고보니

    ‘아이고 무릎이야’…퇴행성 관절염 원인 알고보니

    몸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이가 들수록 몸이 생각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특히 나이가 들어 가장 먼저 고장나는 부분은 무릎이나 팔, 다리 등 관절 부위이다. 그런데 이렇게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의 원인이 알고보니 콜레스테롤 때문이라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전장수 교수와 전남대 치의학전문대 류제황 교수 공동연구팀은 관절에 쌓이는 콜레스테롤이 관절연골을 파괴하고 염증과 통증을 유발시켜 퇴행성 관절염을 유발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7일자에 발표했다. 나이가 들면서 관절 연골이 닳아 없어져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은 노년층에 있어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실제로 전세계 60대 이상 인구의 30% 정도가 퇴행성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약 441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군다나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연평균 4%씩 환자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지만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어서 인공관절 수술 같은 외과적 시술이나 소염진통제를 활용한 통증완화 같은 대증적 요법만 사용되고 있을 뿐 근본적인 예방이나 치료법은 개발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관찰한 결과 정상적인 연골에 비해 나이가 들어 퇴행된 연골에는 콜레스테롤이 비정상적으로 많이 유입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나이가 들고 연골이 약해진 이들이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섭취할 경우 퇴행성 관절염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정상 연골이라도 콜레스테롤을 많이 섭취할 경우 퇴행성 관절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관절연골에 콜레스테롤 유입을 차단하거나 콜레스테롤 대사를 억제할 경우 퇴행성 관절염이 억제된다는 것도 밝혀냈다. 연구팀 관계자는 “이번 연구는 퇴행성 관절염이 노화에 따라 나타나는 질병이 아니라 동맥경화처럼 콜레스테롤 대사에 의해 나타나는 대사성 질환이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라며 “콜레스테롤 대사 과정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퇴행성 관절염 치료법을 찾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노인의 ‘노화된 뇌’ vs 미성년자의 ‘미성숙한 뇌’ 형사책임 다르다”

    “노인의 ‘노화된 뇌’ vs 미성년자의 ‘미성숙한 뇌’ 형사책임 다르다”

    우리나라 법은 14세 미만의 미성년자에겐 형사책임능력을 묻지 않는다. 아직 성숙하지 못해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이 성인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반대로 노화로 인해 뇌 기능이 약화된 노인에게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형사적으로 미성년자의 ‘미성숙한 뇌’와 노인의 ‘노화된 뇌’의 차이는 무엇일까? 4일 법무부에 따르면 김봉수 전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연구한 ‘노령화 등으로 인한 뇌기능 및 신체활동능력 저하에 따른 범죄현황과 형사·행정적 대응 방안’에는 이 같은 논의가 담겨 있다.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2017년 기준 전체 범죄자 가운데 30대·40대 범죄자는 2011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지만, 50대·60대 비율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나아가 노인 흉악범죄는 2011년 5.2%에서 2016년 12.5%로, 노인 폭력범죄는 동시기 6.2%에서 11.2%로 증가했다.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도 2014년 2만 275건에서 2016년 3만 5702건으로 급증했고, 사고 원인의 60% 이상이 고령운전자의 ‘주의력 저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범죄가 늘어나는 이유로 김 교수는 우선 노인들의 ‘분노와 원한’을 가장 주요하게 꼽았다. 김 교수는 지난 2008년 발생한 숭례문 방화사건을 예시로 들면서 노년기에 두드러진 심리적 불안정과 사회적 고립이 범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노인부양부담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가족기능 약화, 경제적 빈곤 등 사회환경적 요인도 노인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생산가능인구가 부양해야 할 노인인구의 비율을 나타내는 노인부양지수는 2000년 10.1%에서 2007년 13.8%로 증가했고, 2020년에는 21.7%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노인범죄가 형사책임대상에서 면제될 수 있을까. 우리나라 현행법은 형사미성년자와 심신장애인, 그리고 농아자에 대한 형사책임능력을 면제하고 있다. 특히 형사미성년자에 대한 책임능력을 묻지 않는 이유로 김 교수는 ▲14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위법한 행위를 비난하기에 필요한 정도 내지 책임을 물을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지 않았고 ▲형사미성년자를 교육 내지 보호의 대상으로 보겠단는 국가의지의 표명으로 형법 제9조를 이해해야 하고 ▲개인적 발육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일반적으로 14세 미만의 형사책임능력을 부정하는 것은 입법 당시의 추세와 명확성 확보를 위한 입법자의 결단으로 봐야 한다고 꼽았다. 그러면서 이 모든 이유들의 공통점은 ‘미성년자를 성인수준의 정신적·지적 능력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노인은 미성년자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노인범죄에 대한 형사책임을 면제해야 한다는 측에선 노인의 ‘노화된 뇌’와 형사미성년자의 ‘미성숙한 뇌’가 기능적으로 유사하기 때문에 범죄에 있어서도 동일하게 취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 교수는 유사성만을 가지고 형사책임능력을 면제해주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말한다. 범죄는 뇌의 물리적 능력이 아니라 인격체인 인간에게 사회가 부여하는 규범적 능력이기 때문이다. 또한 생물학적 기반이 유사하더라도 심라학적 요소, 즉 사물변별능력과 의사결정능력 면에선 미성년자보다 월등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다. 다만 양형판단에 있어서는 ‘고령’이라는 점이 감형 사유가 될 수는 있다고 봤다. 현행 형법 및 법원조직법에 규정된 양형조건에도 피고인의 나이는 행위자 관련 요소에 포함돼 있다. 나아가 형사책임을 면제하진 않더라도, 형사절차 및 형집행 단계에선 배려와 차별화된 취급이 필요하다며 노인부 법원, 노년원, 노인교도소 등 노인전담 조직을 갖추고, 노인에 대한 재사회화 및 보호관찰제도 등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안양시, 웰빙시대 시민 건강 챙기기 연중 프로젝트 추진

    경기도 안양시는 웰빙시대에 맞춰 시민건강 챙기기 연중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4월부터 10월까지 전문강사와 함께하는 건강프로젝트는 남녀노소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 안양천 건강관리소, 힐링워킹 교육, 태극권 체조교실, 기공체조교실, 건강줄넘기 교실, 체력증진 근력체조교실 등 6개를 운영한다. 먼저 ‘힐링워킹교실’은 4월부터 10월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안양천 쌍개울광장에서 진행한다. 유산소 운동 걷기 효과를 직접 체험하고 지식도 얻을 수 있다. ‘기공체조교실’은 매주 월·수·금요일 새벽에 명학공원에서 열린다. 또 ‘가족과 함께하는 건강줄넘기 교실’은 월·수요일은 중앙공원, 수·금요일은 충훈 2교 둔치 두 곳에서 한 시간 동안 진행한다. 건강상담과 고혈압, 당뇨 등 현대인의 질병을 진단하는 ‘안양천 건강과리소’도 문을 연다. 상, 하반기 두 차례 쌍개울 광장과 박석교 둔치에 가면 건강을 무료로 챙길 수 있다. 3월부터 11월까지 노년층을 위한 ‘어르신 태극권 교실’을 박달2동, 안양7동, 호계2동 등 3개 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한다. 전문 강사가 지도하는 ‘체력증진 근력체조교실’도 3월부터 연말까지 석수 1동과 갈산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다. 태극권교실과 근력 체조교실은 별도 모집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건강이야 말로 행복한 삶을 누리는 필수조건”이라며 “시민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건강 프로그램 개발을 계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부자가 되는 지능, FQ… 당신은 몇 점입니까

    부자가 되는 지능, FQ… 당신은 몇 점입니까

    국민 평균 금융이해력 62.2점 30대 이후·소득 적을수록 낮아1. 당신이 100만원을 연이율 2%의 비과세 저축성예금에 저축한 후 추가적인 입금과 출금이 없다면 1년 뒤 해당 계좌에는 얼마가 남아 있겠습니까? 2. 위 문항의 비과세 예금계좌에 100만원을 복리이자로 5년 동안 입금해 둔다면 5년 후에 해당 예금계좌에는 얼마의 금액이 있겠습니까? ① 110만원 초과 ② 정확히 110만원 ③ 110만원 미만 ④ 주어진 정보로는 계산 불가능 첫 번째 문제의 답은 102만원, 두 번째 문제의 답은 ①이다. 두 문제 모두 틀렸다면 당신의 금융지식은 부족한 편이다. 위 문제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이 2년마다 실시하는 ‘전 국민 금융이해력 조사’ 중 금융지식 부문에 나오는 내용이다. 금융지식이 부족해 돈 관리와 활용이 서툰 경우 ‘금융문맹’이라고 얘기한다. 우리는 이런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31일 금감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금융이해력 점수는 62.2점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64.9점보다 낮다. 이는 만 18~79세 국민 24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8~9월 면접 조사한 결과다. 최근 ‘금융’과 ‘지능지수’(IQ)를 합한 ‘금융이해력’(FQ)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이해력은 금융지식을 바탕으로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금융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IQ보다 FQ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금융이해력 조사는 금융지식, 금융행위, 금융태도 부문으로 나뉜다. 전 부문에서 OECD가 요구하는 최소 목표 점수를 넘은 사람은 10명 중 2명(17.8%) 수준이었다. 금융지식 부문에서는 7문제 중 5문제 이상 정답을 최소 목표 점수로 두고 있는데, 이를 넘은 비율은 58.3%였다. 10명 중 4명 이상은 금융지식 수준이 미흡하다는 뜻이다. 연령대별 금융이해력 수준을 보면 70대가 54.2점으로 가장 낮았고, 60대가 59.6점으로 뒤를 이었다. 20대도 61.8점으로 평균(62.2점)보다 낮았다. 30대가 64.9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는 64.1점, 50대는 63.1점이었다. 소득이 낮을수록 금융이해력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월소득 420만원(연 5000만원) 이상 계층은 65.6점으로 높은 반면 월 250만원(연 3000만원) 미만 계층은 58.0점으로 집계됐다. 정영석 금감원 금융교육국장은 “저소득층과 노년층 등 취약계층의 금융이해력을 높이고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이 올바른 금융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경제·금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손안의 은행’ 문턱 못 넘는 노년층…금융비용 더 내고 덜 받는다

    ‘손안의 은행’ 문턱 못 넘는 노년층…금융비용 더 내고 덜 받는다

    은행고객 절반 디지털뱅킹으로 입출금·이체 모바일뱅킹 이용률 20대 74% 60대는 5.5% 60대 이상 스마트폰 금융거래에 부담 느껴 지점 방문 시 수수료 발생… 모바일은 면제 인터넷 특판 상품·혜택 몰라… 금리 손해도 디지털 금융교육 통해 노년층 소외 줄여야서울 강남구에 사는 60대 김모씨는 계좌이체 등 간단한 금융 거래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는다. 스마트폰에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받으면 손쉽게 송금할 수 있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실제 써본 적은 없다.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고 금융 사고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 등 간편 결제를 사용해 본 적 있냐는 질문에도 고개를 저었다. 모바일뱅킹 사용법을 배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는 김씨는 “교육을 받더라도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너무 급하게 모바일 위주로 변하면 따라가기 어렵다”면서 “노안 때문에 글씨가 가득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면서 돈이 오가는 중요한 일을 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디지털 금융이 발전할수록 노년층이 소외되는 ‘금융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대다수 노인들은 인터넷·모바일뱅킹 발전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60대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실생활에서 꾸준히 금융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3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국내 은행의 인터넷뱅킹 등록고객수(중복 합산)는 1억 4067만명, 모바일뱅킹 고객수는 9977만명이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 2곳이 출범한 2017년 모바일뱅킹 고객수가 전년 말보다 16.0% 급증했다. 스마트폰 확산에 따라 모바일뱅킹 이용이 늘면서 인터넷·모바일뱅킹을 통한 입출금·자금이체 거래 건수가 전체의 49.4%로 절반에 육박한다. ‘손 안의 은행’이 대세로 떠올랐지만 노년층은 아직 디지털 금융 소비자에서 벗어나 있다. 지난해 4월 발간된 한은 지급결제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노년층의 모바일뱅킹 이용률은 5.5%에 불과했다. 20대(74.0%), 30대(71.8%), 40대(61.2%)와 차이가 컸다. 노년층은 모바일뱅킹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로 ▲구매 절차 복잡 ▲인터넷 사용 미숙 ▲개인정보 유출 우려 ▲안전장치에 대한 불신 등을 꼽았다.모바일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노년층은 금융 거래를 할 때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경우 100만원 이체는 2000원, 1000만원 이체는 3000~4000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하지만 모바일로 송금하면 수수료가 500원에 그친다. 인터넷 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수수료를 아예 면제해 준다. 노년층은 디지털 금융 서비스의 금리 혜택도 누리지 못한다. 시중은행들은 금리가 높은 모바일 전용 예·적금 상품을 팔거나 앱을 이용하면 창구에서 가입할 때보다 금리를 얹어준다. KEB하나은행의 ‘하나더적금’은 온라인 채널을 통해 가입하면 연 0.2% 포인트 금리를 더 준다. 하지만 주로 은행 영업점만 이용하는 60대 이상 고객은 이런 혜택이 있는지조차 모른다. 노년층이 디지털 금융에 적응하려면 교육이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 노인들이 체계적으로 금융교육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노인들이 은행 영업점에 방문할 때마다 앱 사용 방법을 가르쳐주는 등 실생활에서 지속적으로 배울 수 있어야 한다”면서 “디지털 금융에 대한 노인들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보이스피싱 등 금융사고 발생도 낮춰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미국처럼 금융사고 책임을 금융사에 더 무겁게 묻는다면 은행 등이 스스로 사고 예방과 노년층 금융교육을 위해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는 만 65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고령자 전용 콜센터를 마련해 ‘느린 말, 쉬운 설명’이란 개념 아래 상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여신은 대출로, 수신은 예·적금으로 풀어 설명한다. 콜센터에는 카카오뱅크 가입과 휴대전화 본인 인증 방법, 앱 삭제 후 재설치 때 기기변경 방법, 카카오톡 친구에게 이체하는 방법 등의 질문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한 콜센터 직원은 “처음 앱을 내려받는 것부터 상품 가입까지 상담하는 경우가 많아 한 번에 2시간 이상씩 통화하며 알려 준다”면서 “고객이 미안해하며 끊으려는 경우도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도 지난해 노년층을 대상으로 서울노인복지센터 등에서 세 차례 디지털 금융교육을 진행했다. 200여명이 강의를 들었고 올해는 더 확대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노년층의 디지털 금융 소외 현상을 완화하고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금융교육 교재와 동영상을 개발해 6개 금융협회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고 있다. 해당 교재는 노인복지관과 평생교육원 등에도 배포했고 올해부터는 평생교육진흥원과 연계한 금융교육에 참여하는 노인들에게도 무료 배포할 계획이다. 교재에는 노후자금 관리를 위한 금융상품 활용법, 금융사기 사례와 예방법, 모바일뱅킹 이용 방법 등을 담았다. 큰 글씨를 사용하고 이미지와 삽화를 활용해 노년층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동영상도 노년층의 흥미를 끌기 위해 5부작 드라마 형식으로 제작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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