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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벼랑의 후세인,「최후선택」은 무엇일까

    ◎안팎서 조여오는 압력… 불안한 앞날/「아랍권의 영웅」에 미련 망명 유력/끝까지 항전… 명예패배 택할지도/권좌에 집착… 항복·자살 가능성은 희박 이라크의 후세인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쿠웨이트철군까지 발표,사실상 항복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의 제거내지는 이라크의 철저한 무력화를 목표로 하고있는 미국이 완전한 굴복을 강요하며 전쟁을 계속함으로써 진퇴양난의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는 것이다. 4일간 진행된 걸프전쟁의 지상전 상황으로 볼때 대세는 이미 다국적군측의 승리로 결정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세인이 앞으로 어떻게 나올 것인지에 따라 걸프전쟁이 끝나는 시점은 크게 달라질수 있다. 그러나 후세인이 선택할수 있는 방안이 그리 많지는 않다. 현재 후세인이 선택할수 있는 방안이 그리 많지는 않다. 현재 후세인이 취할수 있는 대응방안은 아무래도 그 자신의 권력유지와 연관시켜 생각할수 밖에 없다. 아직까지도 후세인은 자신의 권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달이상 계속된 다국적군의 공습으로 이라크군이 큰 피해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핵심이라 할수 있는 공화국수비대가 전력을 상당부분 보존하고 있어 현시점에서 철군이 이뤄진다면 그동안 이란등지의 군사강국으로 남을수 있으며 자신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있는 공화국수비대만 남아준다면 권력유지가 어렵지 않다는게 지금의 그의 생각이다. 따라서 현재 후세인이 취할 가장 가능성이 큰 선택방안은 일방적인 철군조치를 취하고 있는 이라크군에 대한 다국적군의 공격에 초점을 맞춘 선전전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다국적군에 대한 비난이 일도록 하고 이와 동시에 소련·이란등 자신의 권력유지와 이해를 같이 하는 주변국들로 하여금 전쟁종식을 위해 다국적군의 군사행동에 제동을 걸고 나서도록 유도,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면서 전쟁을 끝내자는 것이다. 그러나 후세인 제거라는 최종목표가 이제 눈앞에 도달했다고 믿고 있는 미국이 이같은 후세인의 계획대로 사태가 진전되는 것을 묵과할리는 없다. 미국의 결의를 후세인이 현실로 인정하고 이를 막을방안이 없으며 결국 자신의 권력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할때 후세인은 어떻게 할것인가. 그럴 경우 후세인이 취할수 있는 행동은 대략 다음과 같은 4가지 정도에 국한될 것으로 보인다. 첫째로 무조건 항복,둘째 자살,셋째 망명,넷째 끝까지 항전 등이 그것이다. 무조건 항복할 경우 묵숨만은 건질수 있겠지만 전쟁발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되므로 전범으로 재판을 받아야 하는 등 굴욕적인 사태가 후세인을 기다리게 될것이다. 또 전쟁에 따른 피해배상 문제도 남아 후세인으로선 가장 선택하기 싫은 것이 바로 무조건 항복이란 가능성이라 할수 있다. 두번째 후세인이 자살함으로써 걸프전쟁이 끝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수만은 없다. 그러나 이 역시 실현가능성이 크다고는 할수 없다. 이제까지 후세인이 보여줬던 권력에의 집착등으로 미루어 볼때 후세인이 자살을 선택할 가능성 역시 그리 크다고는 할수 없다. 따라서 후세인이 택할 가능성은 일단 망명을 한뒤 훗날을 도모하는 방안,쿠데타 또는 자신에 대한 암살 가능성 등을 감수한채 끝까지항전하는 방안의 둘중 하나가 될것으로 보인다. 후세인이 일단 망명을 한뒤 또 다시 이라크의 권좌로 복귀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세인이 걸프전쟁을 팔레스타인 문제에 연계시킴으로써 아직도 많은 아랍인들 사이에서 여전히 영웅으로 인식되고 있는 점등을 감안하면 후세인이 최후의 순간까지도 망명에의 유혹을 뿌리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제까지 이라크국민들이 아랍세계내에 심었던 자신의 이미지를 계속 살리기 위해선 명예로운 패전외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후세인을 사로잡을 가능성 역시 현재로선 매우 큰것으로 보인다.
  • “「투기의 온상」 지역주택조합 없애야”/경실련,「조합주택」 공청회

    ◎조합원자격,5년이상 무주택자로 제한/규모는 전용면적 18평 이하로 축소를/전매금지기간 5년으로 연장 바람직 주택조합제도의 비리를 막기 위해서는 조합원을 5년이상 무주택근로자로 제한하는 등 직장조합의 설립요건을 강화하고 지역조합은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스러운 것으로 제시됐다. 경제정의실천 시민연합이 21일 수서사건을 계기로 주택조합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마련한 공청회에서 주제발표자와 토론참가자들은 한결같이 주택조합제도의 개선 및 보완이 시급하고 탈법행위자에 대한 제재가 강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재현 한샘주거연구소장(주제발표)=주택조합제도가 본래의 좋은 의도와는 달리 편법·불법·사기의 대상이 된 것은 정부의 주택분양정책이 불합리한 때문이다. 분양가가 엄격히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태어난 사생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조합주택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분양가격 자율화를 통한 프리미엄 발생소지의 원천적 봉쇄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여건으로 보아 당장 시행이 어려운 만큼 제도면에서 개선점을 찾는 것이 우선 시급한 과제이다. 제도개선은 일차적으로 무주택기간을 늘리는 등 조합원 요건을 강화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제도도입 당시 1년이었던 무주택기간이 3년으로 연장됐지만 그 정도 기다려 1억∼2억원의 프리미엄이 보장된다면 집을 팔고 기다려도 큰 문제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무주택기간을 5년 이상으로 연장,실질적으로 집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공급되도록 해야 하며 같은 무주택자라도 근로자들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 또 기존 조합원중에서 무자격자는 철저하게 가려내 탈퇴시켜야 한다. 이와함께 엄청난 프리미엄을 노려 악용되고 있는 지역조합은 아예 폐지하는 것이 좋다. 둘째 주택건설이 가능한지 택지확보 여부와 용도에 대한 엄격한 확인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수서사건은 집을 지을 수 없는 각종 녹지를 대규모로 사들여 용도변경을 시도하다 빚어진 것인만큼 주택조합의 녹지구입은 절대 금지해야 한다. 셋째 소형주택을 원하는 실수요자의 집마련 기회를 넓혀 주고 조합주택에 대한 선호를 억제하기 위해 조합주택의 규모를 전용면적기준 18평 이하로 줄어야 한다. 넷째 딱지거래·불법전매 등을 막기 위해 분양후 전매급지 기간을 5년 이상으로 연장하고 분양이전에 팔았을 때는 세금징수와 함께 벌과금을 물리고 재당첨을 제한하는 등 제재조치를 강화해야 한다. 끝으로 조합주택의 투기를 원천적으로 막기 위해 조합주택의 공동소유화를 추진해야 한다. ▲고철 국토개발연구원 수석연구원(토론참가자)=조합주택제도를 도입한 것은 주택공급을 확대하자는 것이었으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주택공급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주택이 꼭 필요한 계층·사람한테 돌아가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 현재 조합주택은 직장·지역·재개발 등 3개 유형이 있는데 재개발조합은 그대로 존치하되 직장조합은 앞으로 무주택근로자들의 주택마련을 위한 방편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탈법·투기의 수단으로 악용되어온 지역조합은 없애야 한다. 조합주택의 규모를 줄이는 것도 시급하다. 현재 조합주택 규모는 전용면적기준 25.7평까지로 돼있으나 분양평수로는 30평을 훨씬 넘는다. 이렇게 집이 크다 보니까 자연히 많은 프리미엄이 붙게 돼 투기의 대상이 되어온 것이다. 그런만큼 조합주택의 규모를 전용면적 18평 이하로 낮춰 투기요인을 없애는 한편 주택공급량을 늘리도록 해야 한다.
  • 이란·이라크 포함 아랍세력균형 추구/미의 전후 중동 청사진을 보면

    ◎군축 실현,군사강대국 출현 저지/이라크복구 적극참여… 갈등 치유 제임스 베이커 미 국무장관은 6·7일 이틀간 의회 증언을 통해 부시 행정부가 구상중인 「전후의 새중동 질서」에 관해 처음으로 그 윤곽을 밝혔다. 이 구상의 골자는 중동에서 미국의 군사적 역할을 지속하고 이라크의 경제재건을 위한 국제원조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팔」 문제 해결 시급 이라크에 대한 전후 재건 원조는 사담 후세인의 제거가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 장관은 「이라크의 현 지도자가 권좌에 남아 있는 한」 이라크의 재건이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커는 『전후를 생각하지 않는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중동 전반에 관한 구체적인 전후 청사진을 내놓기엔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이번에 베이커가 언급한 전후 해결책은 다음 다섯가지 원칙에 바탕을 두고 있다. 첫째,걸프지역의 새로운 안보체제는 이라크와 이란을 포함해야 한다. 그래서 이 지역의 세력 균형을 안정시키고 어떠한 나라도 이웃 나라를 병탐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둘째,이라크의 생화학 및 핵무기 공장 재건을 억제할 군축통제협정을 최소한 무기공급국 사이에서라도 체결해야 한다. 셋째,아랍 세계내 「가진 나라」와 「가지지 못한 나라」 사이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경제 재건 계획이다. 넷째,이 지역의 주요 불안 요인인 이스라엘­팔레스타인,아랍­이스라엘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재개다. 다섯째는 미국의 수입 원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종합 전략」이다. 베이커는 이 다섯가지 분야에서 워싱턴이 채택 추진할 정책은 전쟁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커는 이번 전쟁이 군사적 승리속에 정치적 패배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한 의회에 대해 『그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다짐하는 한편 이라크를 향해선 『미국이 갖고 있는 적개심은 후세인에 대한 것이지 이라크 국민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역설하며,후세인이 제거될 경우 워싱턴과 그 우방들은 이라크 원조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시사했다. ○정치적 패배 없을것 또한 아랍 세계에 대해선 워싱턴이 중동에서 팍스 아메리카나(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유지되는 평화)를 강요하지 않을 것이며,전쟁이 끝나면 미국은 이 지역 국민들과 협조하여 아랍­이스라엘 분쟁과 같은 고질 문제의 치유에 앞장서겠다는 뜻을 전하려고 애를 썼다. 뉴욕 타임스지는 부시 행정부내에 흐르고 있는 「낙관과 냉정 사이의 긴장」이 베이커의 증언속에 담겨 있었다고 지적했다. 지금 부시 행정부내엔 종전후에도 중동 평화조성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보는 견해가 있는가 하면,다른 한편에서는 미국은 쿠웨이트내 이라크군 축출로 임무를 한정하고 빨리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후 중동」에 접근하는 베이커의 자세는 「차갑고 현실적」으로 보이며 외부세력이 이 지역의 질서를 재편할 수 있다는 기대는 아주 작다는데 바탕을 두고 있다. 그는 현대사에 중동을 자기 마음대로 요리한 나라가 없다고 말했다. ○해군력 주둔을 시사 베이커는 중동의 세력균형을 안정시키기 위한 새로운 안보질서는 걸프 제국과 「걸프협조회의」와 같은 지역 기구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란과 전후의 이라크를 겨냥,『이들 가운데 어떤 나라도 이 기구에서 배제시켜선 안된다』며 『전후의 이라크는 물론 이란도 걸프의 주요 세력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커는 『국경을 존중하도록 보장하는 역할은 외부 세력이 맡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말은 미국이 걸프지역에 해군력을 장기간 유지하는 한편 아랍 제국과 전쟁 물자의 사전 배치 및 정례 합동훈련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안보협정을 개별적으로 체결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는 쿠웨이트에서 이라크군을 축출하면 모든 미 지상군은 걸프지역에서 철수시키겠다는 부시의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종전 직후엔 과도기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해 「걸프 협조회의」나 유엔 깃발아래 상주 지상군이 구성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군비통제와 관련하여 그는 중동 5개 국가가 보유한 탱크의 숫자가 영국이나 프랑스보다 많다고 지적하면서 종전후 미국과 다른 강대국들은 이라크의 대량 파괴무기 재보유 저지 방법 및 군사용으로 전용 가능한 민간 기술의 대중동 이전규제 방법 등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문제와 관련,베이커는 종전후 이 지역의 재건과 개발을 도울 새로운 「중동은행」 설립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성내 및 성외 자원의 이용,자유무역과 투자확대,개발지원 등을 통해 중동의 장래를 밝게 만들 국제협력을 제창했다.
  • 조기종전 압력에 직면한 부시

    ◎“형제국” 이라크 피폭에 아랍권 반미감정 고조/중동날씨 곧 악화… 애 등선 “3월 중순 전 끝내라”/장기전땐 국내서도 반전여론 확산될듯 미국의 군사적 판단과 대립되는 정치적 시간표가 부시 미 대통령에게 걸프전쟁의 조기 종결 압력을 가중하기 시작했다. 백악관과 펜타곤은 인명손실이 큰 지상전을 통해 전쟁을 종식시키기를 원치 않고 있다. 그러나 전쟁의 장기화를 허용치 않는 정치적 요인들이 부시에게 지상전 돌입의 결단을 강요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지상전 없이 이라크를 굴복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며 리처드 체니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합참의장을 오는 7일 사우디아라비아에 보내 지상전 개전 시기 등과 관련한 판단을 구하겠다고 시사했다. 지난주 워싱턴을 방문한 이집트의 에스마트 압델 메귀드 외무장관은 『전쟁이 3월 중순까지 끝나야 한다』고 역설했다. 카이로는 사담 후세인에 반대하는 미국 주도 연합군 편에 섰으나 이집트 국민들 사이에선 아랍 형제국인 이라크에 대한 연합군의 무차별 파괴에 반발하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 뿐만 아니라 알제리,파키스탄,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연합군의 과도한 이라크 폭격에 대한 반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지난주 진로를 이탈한 것이 분명한 미 토마 호크 미사일의 바그다드 주거지 파괴다. 미국의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도 이라크를 동정하는 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한 아랍의 여론을 걱정하면서 앞으로 6주안에,즉 3월중순 이전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지금까지 백악관은 외부의 정치적 압력이 걸프전 전략에 영향을 마치는 것을 꾸준히 배제해 왔다. 그래서 부시는 이라크나 그밖의 다른 나라가 아니라 미국이 지상전 개전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전략은 명백하다. 조기 지상전을 피하고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공중폭격을 계속해 이라크군을 최대한 약화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지상전이 벌어질 경우 신속히,그리고 최소한의 피해로 이를 끝내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같은 스케줄은 재고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다가온 것이다. 지금 지적되고 있는 걸프전쟁의 문제점은 거의가 전쟁기간과 관련돼 있다. 부시 행정부는 이 전쟁을 3개월내에 끝내겠다는 생각이나,어떤 의미에선 그것이 길다는 지적들이다. 첫째,시간이 지나갈 수록 사담 후세인은 미국에 반대하는 아랍권에서 더 큰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둘째,회교의 성월인 라마단이 3월 중순에 시작된다. 회교도들이 낮엔 단식을 하는 그때에 전쟁을 한다는 건 이번 전쟁이 종교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이라크의 주장을 강화시켜 회교도 사이에 반미감정을 높일 것이다. 셋째,미 연방준비위원회의 앨런 그린스팬위원장이 경고한 것처럼 전쟁이 4월중순까지 계속될 경우 미국의 경기불황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넷째,전쟁을 오래끌수록 미국내 지지도가 떨어질 위험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섯째,걸프지역 기후는 2월하순 되면 바람이 많이 불고 모래폭풍이 일어 작전수행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 1월17일 개전이래 지금까지 3주간 계속된 전쟁은 미국이 계획하고 예측 한대로 진행됐다. 이라크내 군사목표물들은 결정적으로 난타당했고 연합군측의 피해는 놀라울 정도로 적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공적 위력 과시가 조기 종전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더이상 가질 수 없게 되었다. 이라크가 굴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연합군의 대규모 공습을 버텨내는 이라크의 끈기는 아랍 각국에 깊은 「감명」을 주면서 지금 「사담주의」는 아랍 민족주의와 이슬람 정통주의의 일부인 반미주의로 통용되고 있다고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사담주의의 확산은 아랍국가들로 하여금 연합군에게 등을 돌리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워싱턴은 이를 위험시하고 있다. 시리아는 반대파를 철저히 탄압하는 경찰국가지만 사담주의로 인해 위기에 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2∼3개월 내에 끝나면 이러한 정치적 문제의 관리가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고 오래 갈 경우 미국에겐 큰 재앙이 될지 모른다. 예컨대 아랍권에서 이라크에 반대하는 정권이 하나라도 무너질 경우 도미노현상이 일어날 우려가 없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걸프 파고」에 시베리아철도 “각광”

    ◎“뱃길은 불안”… 업계,수출 화물 탁송다툼/보험요율·위험부담 큰 해상운송 기피/개전후 육로쪽에 몰려 작년 18% 증가/한·소 경협도 한 원인… 수에즈운하 봉쇄땐 더 심할듯/중국 횡단철도도 곧 완성… 운임·시간 한층 유리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잡아라」. 걸프전쟁의 여파로 수에즈운하를 경유해 유럽·중동으로 가는 뱃길이 불안해지자 시베리아 횡단철도(TSR:Trans Siberian Railway)를 잡으려는 화주들의 눈치싸움이 치열해 졌다. 국내 TSR화물의 70% 이상을 취급하고 있는 우진쉬핑을 비롯,오람해운·우정해운 등 운송대행업체에는 걸프전쟁 개전이후 종전보다 4∼5배 이상 TSR 이용을 위한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으며 대유럽수출 컨테이너 물동량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복합운송체계의 전형 TSR는 육·해·공을 연계하는 전형적인 복합운송시스템으로 「보내는 사람의 공장에서 받는 사람의 대문앞까지」(도어 투 도어) 화물을 수송해 주는 점이 해상수송과 다르다. 우리나라에서 TSR를 이용하려면 먼저 일본과 소련의 합작선사인 나빅스라인을 통해 부산에서 TSR가 시작되는 소련의 보스토치니항까지 해상으로 화물을 운반해야 한다. 그 다음 TSR를 통해 유럽으로 보내는 방법은 4가지가 있다. 첫째는 TSR가 시작되는 극동의 보스토치니항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소련국경까지 수송한 뒤 다른 철도로 환적,유럽의 다른 지역으로 보내는 철도 수송루트가 있다. 둘째로는 보스토치니항으로부터 발트·아조프해에 연한 소련의 항만까지 철도로 수송하고 최종 목적지인 유럽 항만까지는 선박으로 보내는 해상수송 방법이다. 셋째는 보스토치니로부터 브레스트간을 철도로 수송한 뒤 유럽대륙의 최종목적지까지 트럭으로 수송하는 방법이며 넷째는 보스토치니 또는 유럽의 공항에서 최종목적지까지 비행기로 수송하는 형태가 있다. 이처럼 부산∼보스토치니∼시베리아 횡단철도∼유럽간 구간의 육상수송이 각광을 받게 된 것은 걸프전쟁 발발이후 유럽·중동행 해상수송비용이 전쟁위험보험 할증요율의 인상 등으로 급증한데다 수송시간이 길어지고 화물에 대한 위험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해상운임도 20%나 인상 걸프전쟁으로 수에즈운하의 봉쇄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일부 유럽항로 및 북아프리카에 취항하는 선사들은 아프리카의 희망봉 또는 태평양을 거쳐 파나마운하로 우회하고 있고 해상운임도 전쟁위험 할증료 등으로 20%나 올랐다. 이에 따라 종전에 STR를 전혀 이용하지 않던 유럽의 중부해안지역행 화물까지 TSR를 통한 내륙수송로로 몰리고 있으며 만일 수에즈운하가 봉쇄될 경우 그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TSR수송은 이제까지 해상운송 수단보다 주목을 받지 못했고 이용대상 지역도 아프가니스탄·이란 등 중동 내륙지역과 동구·북구행 정도에 불과했다. TSR 운임이 해상운송비보다 약 2백달러 이상 비싼데다 운송기간도 평균 30∼35일로 해상운송의 25∼30일보다 평균 5일 정도가 더 걸리기 때문이다(이란행 화물의 경우 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TSR 수송비는 3천∼3천3백달러). 그러나 걸프전쟁으로 TSR가 해상운임에 비해 약 1백달러 이상 싸졌고 운송기간도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할 경우와 비슷하거나 빨라져 이제 영국·중부유럽행 화물도 TSR 수송이 인기를 끌게 됐다. 실제로 유럽·북아프리카·지중해 지역행화물이 희망봉을 우회하거나 태평양을 통해 중미의 파나마운하로 돌아갈 경우 종전보다 각각 15일이 더 걸린다. ○안정성면서 크게 유리 더욱이 TSR는 화물운송의 안전성면에서 해상운송보다 훨씬 유리한 것으로 분석돼 해상운송의 대체수단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TSR를 이용한 수출컨테이너물량은 7천1백75TEU(20피트 컨테이너 한개를 의미하는 단위)로 89년의 6천9백25TEU에 비해 18% 증가했다. 이 기간중 헝가리를 비롯,유고·체코·루마니아·불가리아 등 대동구권 수출이 활기를 띤데다 지난해 8월의 걸프사태 이후 이란행 화물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역별로 TSR 통과화물을 보면 ▲유고가 6백64TEU로 전년도의 33TEU에 비해 약 20배나 늘어난 것을 비롯,▲루마니아가 4백84TEU로 약 1백배 ▲체코가 91TEU로 49% ▲헝가리가 9백17TEU로 24%의 신장세를 각각 기록했다. 해상수송망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동구권 지역의 화물이 급신장한 것이다. 해운업계는 걸프전쟁의 요인외에도 최근 우리나라가 소련측에 30억달러 상당의 경협자금을 대주기로 한 것을 계기로 그동안 둔화됐던 대소수출이 활기를 띠게돼 TSR이용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이 마음놓고 TSR를 이용하기에는 아직 난관이 적지 않다. ○보스토치니항구 적체 TSR 수송로의 극동지역 관문인 보스토치니항의 결빙과 TSR 물량의 약 90%가 이 항구에 몰려 화물적체가 심각한 실정이다. 또 소련 내륙지역으로 운송할 경우에는 컨테이너 수송열차가 어디쯤 달리고 있는지 또는 어느 역에서 대기하고 있는지를 추적하기 어렵고 복합연계 수송체제가 갖춰지지 않아 내륙지까지 원활한 수송서비스가 미흡하다. 이밖에도 TSR를 이용하려면 보스토치니에서 소련 컨테이너로 화물을 옮겨실어야만 빈컨테이너를 되돌려 받을 수 있고 20피트 컨테이너만 수송이 가능한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수출업계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잘알고 있으면서도 걸프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TSR루트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히고 있다. ○수송루트다변화 기대 한편 국내 해상화물 운송주선 업계에서는 올 상반기중 완공될 예정인 중국횡단철도(TCR)를 통한 새로운 유럽·중동행 수송루트를 개척하는데도 힘을 쏟고 있다. 업계는 TCR 루트를 이용할 경우 TSR 이용시에 비해 훨씬 운송비용과 시일이 단축될 것으로 기대,TCR 운영권자로 예정된 중국 대외무역운수총공사(SINOTRANS)측과의 협의를 구체화하고 있다. 이에대해 백원재 무협 하주운송과장은 『73년 정부의 6·23 선언을 계기로 TSR를 이용하는 한소항로가 개설된 이래 최근 한소관계의 개선으로 올 상반기중 정기직항로가 개설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TSR에 이어 TCR가 개통되면 이제까지 주로 해상수송 루트에 의존해 왔던 유럽·중동행 수송로가 다변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브레진스키의 페만전 시나리오

    ◎①이라크,무조건 항복선언/②미의 공격에 후세인 굴복/③미,유혈대가 치르고 승리/④전쟁 장기화… 부시,곤경에/“중동사태 돌파구는 막후외교 뿐”/평화 해결이 희생 줄이는 길 이라크와 평화적인 방법으로 페만사태를 해결할 것을 주장해온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28일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아직도 평화적인 해결 가능성이 남아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은 비밀협상 등을 통해서라도 이라크와의 타협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진스키씨는 앞으로 진행될 미·이라크 대결국면을 4개의 시나리오로 정리하고 이라크와 전쟁을 벌일 경우 손쉬운 승리가 예견되지 않는다면 마지막 평화노력이 경주돼야 한다고 말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등 미국내 강경여론 대변자들에 맞서 현실적인 미국의 국가이익을 위해 협상을 강조해 온 브레진스키씨는 다음과 같은 네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하고 있다. 첫째,부시대통령이 이라크에 대해 매일 전쟁위협을 계속하고 무조건 항복을 고집한다. 마지막순간 사담 후세인이 굴복해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하고 배상을 할 뿐아니라 자발적으로 군사력을 약화시킨다. 부시의 강경책이 평가를 받는다. 둘째,사담 후세인이 굴복하지 않고 1월15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부시는 「기습적으로 결정적으로」 군사작전을 감행한다. 수일 이내에 대규모 공습에 이어 미국의 사상자를 최소한 줄이고 이라크의 피해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이라크군은 패퇴하고 사담 후세인은 전복된다. 부시는 영웅으로 평가를 받는다. 셋째,사담 후세인이 굴복하지 않고 미국의 공습이 즉각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다. 그 결과 미 지상군이 영국군 일부가 가담한 가운데 혈전을 벌이지만 비교적 신속한 승리를 거둔다. 이라크의 파괴를 환영하고 있는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 등은 박수를 보낸다. 미국 국민여론은 분열되지만 대체로 최악의 경우가 끝난 것처럼 보인다는 데서 안도한다. 넷째,지상전이 수주 혹은 수개월간 계속돼 미국은 사상자수나 재정적으로 매우 큰 대가를 치른다. 미국이 전쟁에 동참시킨 국가들로부터 반발이 일어난다. 유럽국가들은 개별적으로세계의 경찰국가를 자처한 미국의 순진성을 비웃고 아랍국가들은 미국에 대한 증오심에 불탄다. 미국내 여론은 심하게 분열된다. 많은 사람들은 대통령과 전쟁을 주장한 사람들,우방국과 전쟁부담을 공평하게 나누지 않은 국가들을 책망하게 된다. 브레진스키씨는 이 네가지 시나리오중 첫째 및 둘째의 시나리오대로 간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라크를 파괴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걱정할 일이 없지만 셋째,넷째 시나리오가 더 현실성이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나 이 결과로 중동지역에서 야기될 지정학적 혼돈을 우려하고 미국의 희생이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적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같은 시나리오를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따라서 미국이 손쉬운 승리를 얻을 수 없다면 비밀협상,유럽주도에 의한 평화안,유엔 사무총장에 의한 중재안 등 마지막 순간의 평화노력을 환영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 “한반도평화 다지는 대 북한정책 펴라”

    ◎노대통령 맞는 고르바초프에게/분단에 책임… 「결자해지의 묘책」 기대/미군철수 전제 비핵지대 구상은 비현실적 한국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향한다고 할 때에 우선 머리에 떠오르는 것은 한반도의 냉전을 시발시킨 모스크바 3상회의다. 한반도에 대한 신탁통치를 결정하였을 때에 한국의 대내정치,특히 좌익이 3일만에 「반탁」에서 「찬탁」으로 돌아선 것이 전후 세계질서인 냉전을 우리의 대내정치생활 속으로 끌어들인 시초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민족주의를 실질상 분단시킨 곳이 모스크바였다. 한반도에 얄타협정을 적용하기로 한 곳이 모스크바였다. 오늘날 한국민이 감회깊게 노대통령을 모스크바로 보내면서 깊은 숙고에 빠지는 것은 독일통일을 허용한 소련이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무엇을 해낼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가 초점이라고 본다. 오늘날도 독일문제와 본질적으로 다른 성격을 지니게 한 한반도문제의 핵심인 한국전쟁의 책임이 역시 김일성체제와 소련에 있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 북방정책의 시동은 조지 케넌이1946년에 봉쇄정책을 전개하기 시작했을 때 명제였던 세계혁명적인 성격을 띤 소비에트권력을 꾸준히 봉쇄하면 끝내는 사회주의의 대내체제가 「변질」할 것이라는 데서 보듯이 우리가 소련에 접근하는 것은 소련이 「변질」했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변할 필요가 있어서가 아니다. 지금 우리 국민은 소련의 정치변동을 기대하나 소련의 대내정치,경제의 난관 때문에 초조한 마음으로 소련의 정치변동을 바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끝내는 우리 국민이 깊이 보려는 것은 과연 소련의 한반도정책이 얼마나 변했는가 하는 점이다. 소련이 편견없이 한반도의 근대사적인 민족주의의 성격을 얼마나 깊이 이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한국민은 민족의 자유와 평화 그리고 생존양식으로의 자유주의 경제체제라는 「시장」을 향하여 지금까지 노력해온 민족이다. 위에서 편견이라 하는 것은 최근 소련정부일각(정보)에서 서울올림픽 이래 한국의 사회를 결론지었다는 항목들이 알려져 있다. 그들은 ①한국사회에는 사회주의적 성향이 있다. ②한국민은 반일적이다. ③한국민은 군을 반대한다. ④공무원이 부패했다. ⑤한국은 재벌정치다. ⑥국민의 과반수가 한국전쟁을 모른다. ⑦젊은층이 반미적이다라는 평가를 했다고 한다. 이같은 평가에서 첫째 한국국민에게 사회주의성향이 있다는 것은 도시 거리가 먼 얘기다. 우리는 한국전쟁을 치르고 견뎌낸 국민이다. 가난하고 약한자에 동정하는 민족적 성격을 갖고 있다. 둘째 반일적이다라는 평가는 맞는 말이다. 그러나 독립후 한국과 일본과의 관계는 양국간의 사회교류·경제교류 더욱 나아가서 안전보장상의 깊은 관계를 갖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셋째는 군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에 반하는 군사독재를 반대하는 것이며 한국전쟁 이래 국민과 국군과의 관계는 어느나라에도 없는 전통적인 우호관계에 있는 것이다. 넷째 공무원이 부패했다는 말에는 한국경제의 경이적인 근대화에서는 공무원의 기본적인 윤리수준이 엄존하였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확언할 수 있다. 다섯째 한국국민의 새로운 세대가 한국전쟁을 모른다고 하였으나 적어도 한국전쟁을 다시 원하는가 라고 물었을때는 철저하게 부정적인 반응이 나온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더욱 문제되는 것은 아직도 모든 국민이 한국전쟁은 소련의 명령에서 시발됐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여섯째 젊은 세대에게 반미가 없는 것은 아니나 이것이 반사적으로 친소의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모스크바를 여행한 우리 학생들은 다시 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라는 것은 이것들이 소련이 갖고 있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노대통령의 소련 방문으로 고르바초프와의 본격적인 「균형된 이익」을 거래하는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의 실질상의 민족을 옹위하고 있는 남한과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소련으로서는 한국경제의 활력이 매력일 것이며 또한 상호간에 경제협력이 중요한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크게 기대하는 것은 아니나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한반도의 「평화」라는 안전보장문제에 소련의 반응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하는 의아심과 기대다. 가령 고르바초프가 거듭 제의한 집단안전보장 구상은 지금에 와서는 한반도의 안전보장체계와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특사로 왔던 메드베데프가 서울에서 운을 뗀 미군의 철수를 전제한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에서 보듯이 거리가 너무 먼 일이기 때문에 의아심을 갖게 한다. 당분간은 한 미 동맹관계는 정권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시발되는 한 소 관계에서 소련은 한 미 동맹관계를 건드려서는 결코 안된다. 현재 한반도의 유일하고 믿을 수 있는 안전의 발판은 한 미 군사동맹관계 뿐이라는 점을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도리어 한반도의 문제점은 소련이 스탈린적인 소비에트파워 때문에 오늘의 파탄이 있다면,소련은 북한에 대한 정책에 보다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의 통일을 허용하고 가능케한 고르바초프라면 한반도에서 적어도 한반도의 평화를 본질적으로 기반화할 수 있는 대 북한정책에 대담하게 나서야 한다고 본다. 소련이 중국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이해하나 대 북한 정책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본다. 동시에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에서 일괄타결할 각종 협정은 거의가 경제적인 성격을 띤 협정이다. 소련의 새로운 대 한반도 정책에 대한 대가가 솔직히 한국의 대소 경제협력인 것이다. 이미 소련은 고르바초프 대통령 보좌관(페트라코프)의 솔직한 말을 빌리면 서방측에 1천억달러에 이르는 경제원조를 요청하고 있다. 지금 독일 다음으로 한국의 경제협력이 이루어지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있어서도 소련정부가 서방의 경제협력을 대내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제가 되어 있는지가 의아스럽다. 자본주의국가는 「시장」의 조성없이는 그 경제적 접근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노대통령의 모스크바행은 북한을 포함하여 우리 국민 모두가 깊은 감회와 동시에 현실적인 성숙된 감각으로 지켜보고 있다. 한국과 소련 국민간의 관계가 조직적으로 형성되려는 새로운 역사적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우리는 기본에서부터 어김없는 이해를 갖고 솔직하고 대담한 한 소 관계의 역사적첫발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 밀도있는 예산심의를 바란다/정치적 쟁점과 연계시키지 말길(사설)

    국회의 예산심의가 법정시한(12월2일)을 넘겼는데도 겨우 예비심사를 끝낸 상태에 있다. 정기국회 회기말을 8일 앞둔 10일에야 본격심의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시간적으로 매우 촉박한 상황에 있다. 게다가 정치적 쟁점인 지자제문제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려 있어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이 예산심의가 졸속처리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그래서 여야는 국회의 예산심의와 관련하여 몇 가지 점에 각별히 유의했으면 한다. 첫째로 예산안 심의라는 정기국회의 최대의제를 정치적 쟁점과 더 이상 연계시키지 말아야 한다. 가뜩이나 시한이 촉박한 데 지자제문제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한다면 예산안의 연내 통과가 어렵게 된다. 올해 안에 새해 살림예산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국민의 대국회불신이 한층 더 팽배해질 것이다. 둘째는 정부예산안의 팽창성을 시정하는 데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내년도 일반회계 예산규모는 올해 본예산보다 19.8%나 늘었고 지방양여세를 포함하면 무려 28.6%가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이 이처럼 대폭 증가할수밖에 없는 이유로 도로·지하철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투자와 농어촌 지원,그리고 과학 및 산업기술개발을 들고 있으나 실제 편성내용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예산의 증가가 경직성 경비의 증가로 이어져 중점 투자되어야 할 부문에 많은 예산이 할애되지 못하고 있다. 경직성 경비문제는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도 뚜렷한 개선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적인 분야에 대한 세출확대가 어려운 실정이다. 경직성 경비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삭감하느냐가 밀도 있는 예산심의의 관건이라 하겠다. 특히 올해 예산안은 내년도에 있을 지자제에 대비하여 과거선거 때의 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정치성 세출이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가 심의과정에서 또다시 지역구에 대한 선심공세적 세출 증액경쟁을 벌인다면 예산의 팽창성 시정은 더욱더 어렵게 될 것이다. 야당은 총론적으로 예산안을 대폭 삭감하겠다고 하면서 각론적으로는 증액을 하는 자기모순을 이번 국회에서는 재현하지 않기 바란다. 국회는 불요불급한 예산항목의 삭감과 경직성 경비의 축소를 통하여 실질적으로 세출예산 규모를 줄여야 할 것이다. 셋째로 예산안 심의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예산안을 졸속처리해서는 안 된다. 정기국회의 폐회기간까지는 불과 8일을 남겨놓고 있다. 예산심의가 졸속으로 흐르지 않으려면 예결위 심의과정에서 의원들이 지역구와 관련된 선심성발언 또는 인기발언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앞서 지적한 대로 예산심의와 정치문제가 연계되어서는 곤란하다. 국회가 아무리 밀도 있는 심의를 한다고 해도 8일 동안으로는 모자랄 것이기 때문이다. 예산안의 전문성과 복잡성을 감안하여 국회 전문위원들의 검토보고서를 중심으로 압축심의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심의의 방법이 될 것이다. 지난해 예산심의 때 전문위원들이 지적한 예산안의 과대팽창과 그에 따른 물가불안,재원의 비효율적인 배분과 적자재정초래 요인의 내재,그리고 국고채무부담행위의 남발 등 문제가 올해 예산안에도 그대로 담겨있다. 넷째로 과거의 패턴대로 세출예산의 삭감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국민부담과 직결되는 세입내역을 면밀히 검증하기를 촉구한다. 해마다 세입예산의 상당부문에 전년도 세계잉여금이 포함되어 있다. 87년도에 세계잉여금이 1조원대를 넘어선 데 이어 최근에는 그 규모가 3조원대에 이르고 있다. 세계잉여금이 이처럼 막대한 규모에 이르고 있다는 것은 국회가 세입예산심의를 소홀히 했다는 점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예산이 과부족하거나 과징수되는 것 모두가 조세법률주의에 배치되는 일이고 그 책임은 국회에 있다고 하겠다. 정부는 경기변동이 심하여 세입추계를 정확히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을 그대로 믿는 시민은 없다. 추경예산 편성의 재원확보를 위하여 세계잉여금 발생을 관례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바람직스럽지 못한 관례를 이번 국회에서 시정했으면 한다. 다음으로 소득재분배의 관점에서 볼 때 총 세수에서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바람직스럽지가 않다. 이러한 세제구조를 개선하는 데 국회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간접세의 비중이 65% 선에 이르는 현실 속에서 조세가 소득재분배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따라서 이번 세법심의에서 이 점에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예산안의 밀도있는 심의를 위해서는 국회예결위를 상설화하고 미국의회와 같이 입법부 독자적인 예산조사기구를 신설하는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하기를 제의한다.
  • 한·미 통상마찰… 워싱턴의 입장

    ◎미,「과소비억제」를 「개방장벽」으로 인식/민간차원 운동 “정부서 배후조정” 판단/한국 UR협상 비협조에도 불만 높아 『한국의 금융자유화 지연과 외국 금융기관 규제는 미국의 보복조치를 촉발할 수 있다』­이것은 미 재무부의 찰스 달라라 국제담당 차관보가 얼마전 서울에서 열린 한미 금융정책회의를 마친 후 『서울의 반응에 실망했다』며 내던진 위협발언이다. 그는 『워싱턴의 불만이 아주 크다』고 역설하며 『한국측이(미측 주장을) 좀 더 수용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최근 미 행정부 주요인사들은 대한 통상문제에 한결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5월 슈퍼301조 타결이후 긍정적으로 발전돼 오던 한미 통상관계가 어느 새 악화국면으로 반전된 느낌이다. 워싱턴의 분위기가 이렇게 바뀐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한국의 통상정책 「변화」와 한미협정 「불이행」에 대한 불만이다. 한국이 무역적자등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촉진 정책을 추진하고 사치품 수입을 억제하는 것을 미국은 시장개방에 역행하는 정책기조의 변화로 인식하고 있다. 또 한국이 관세인하 5개년계획(1989∼93)의 시행을 1년간 연기하는 한편 한미협정상 25%로 돼있는 와인 쿨러의 관세를 30%로 인상하고 쇠고기 동시입찰 제도를 미 업계와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시행한 처사를 기존협정의 불이행으로 보고 있다. 둘째,미국이 통상문제중 최우선 순위에 놓고 연내타결을 서두르는 UR(우루과이라운드)등 다자간 협상에서 한국이 비협조자로 비춰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UR협상에서 한국은 개도국중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협조하는 국가로 지칭됐었다. 그러나 최근 농산물협상에서 한국이 쌀·쇠고기 등 15개 NTC(농업의 비교역적 기능) 품목은 자유화대상에서 제외하자는 입장을 공식화,전면 개방을 주장하는 미국을 괴롭게 만들고 교착상태에 빠진 반덤핑 및 섬유분야에서도 미국에 반대되는 의견을 많이 내자 미 일각에선 한국에 대해 「방해자」라는 시각까지 보이고 있다. 셋째,지난 6월30일 미일 구조조정협상(SII)이 타결된 후 지금까지 일본에 집중되던 미국의 통상시각이 한국등으로 다원화되기 시작했다. 그동안 미 통상정책의 최대장애로 지목됐던 브라질의 경우 보호무역주의를 철폐하는 경제개혁 조치를 대내적으로 시행한데다 UR농산물 협상에서 미측 입장을 적극 지지함으로써 지금은 미국의 동반자로 변했다. 넷째,페르시아만 사태 후 미국의 무역적자 및 경기침체 현상이 가중되자 워싱턴이 경제운용의 좌절감을 대외로 폭발시키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무역적자는 9월말 현재 7백34억달러로서 연말까지 작년 수준(1천94억달러)을 상회할 전망이며 경제성장률은 3·4분기중 1.8%에 그친데 이어 4·4분기중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견돼 미국인들 사이에 위기감이 증대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지난 4월 시작된 한국의 사치품 소비억제운동은 미국의 대한 통상마찰을 증폭시킨 기폭제였다. 당시 미 언론들은 「한국에 보호주의 부활되다」라는 제목으로 「한국에서 수입품 배격운동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를 눈에 보이지 않는 불공정 무역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미 상무부의 웨인 버민 고문변호사가 방한,서울의 백화점·시장 등을 돌며 수입규제 부활여부를 직접 조사하고 온 후 로버트 모스 베커 상무장관 등은 이를 정부관여에 의한 조치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특히 미 무역대표부의 칼라 힐스 대표는 박동진 주미 한국대사를 불러 한국의 외제 사치품 배격운동과 이에 따른 수입상품 판매부진이 한국정부의 수입규제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노골적으로 표명했다. 힐스 대표는 한국내 수입상품 판매부진에 대해 미국정부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고 말하고 한국의 수입개방정책이 후퇴 역행하는 일이 없도록 한국정부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그후 한국정부의 관세율 인하조치와 서울의 미 쇠고기 세미나 폭력저지사건,그리고 암참(American Chamber of Commerce in Korea:한국주재 미 상공회의소)이 미 요로에 돌린 한국 통상정책 비난책자 등으로 미국의 대한 불신은 더욱 심화됐다. 우리 농협중앙회가 지난달 전국의 국민학생에게 배포한 교육용 만화 「달리의 방학기행」도 새로운 통상마찰의 불씨로 번지고 있다. 미 경제전문지 저널 오브 컴머스는 21일『수입품을 사먹지 말자』『미국 농산물엔 알라가 들어 있다』는 내용이 담긴 이 만화를 「한국의 조직적인 수입억제운동의 일환」이라고 1면 머리기사로 보도하면서 힐스 대표가 곧 한국에 항의를 제기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최근의 한미 통상마찰과 관련하여 현안별로 미국 입장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사치성 소비재 수입 자제운동=민간차원의 과소비 추방운동이라는 우리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측은 한국정부가 배후에 있다는 심증을 버리지 않고 있다. 특히 일부 미 언론은 노태우 대통령을 이 운동의 배후로 관련시켜 주목되고 있다. 최근 미측은 정부 개입여부에 대한 시비는 적게 하면서 백화점내 외제품 코너 부활 등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있다. 외제차 소유자에 대한 세무조사와 재산세 중과등은 사회부조리 시정 및 국민위화감 해소 차원에서 취한 조치라는 우리측 설명에 대해 미측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지적소유권 보호=최근 한국이 리복(Reebok)운동화 모조품제조자 등 69명을 구속하고 우루과이라운드에서 미 입장을 적극 지지한 것 등과 관련,한국의 노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무단복제 교과서 및 이태원 가짜 외제품 시장 등의 단속에 미온적이라는 불만을 아직 갖고 있다. ▲세제=우리의 관세율 인하계획 연기를 처음엔 한미 합의사항 불이행의 모델 케이스로 인식했었으나 방위세 폐지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이며 오히려 수입업자에겐 이득이라는 우리측 설명으로 불만의 강도가 다소 낮아진 상태다. 와인 쿨러 주세율 인상에 대해서는 합의문 위반은 아니더라도 합의정신의 일탈로 보고 있다. ▲수입담배 유통판매=일부 지방자치단체 및 담배인삼공사의 판촉 방해 등을 협정의 교묘한 일탈행위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내고장 담배 피우기」운동이 지방자치제 시행 전초과정에 나타난 현상이라는 설명은 어느 정도 수긍하고 있다. ▲농산물=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서 한국의 15개 NTC품목 제시등과 관련,한국을 비협조 국가의 선두로 인식하고 있으며 쇠고기 동시입찰 제도의 경우 한국측이 MOU(양해각서) 정신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쇠고기 세미나장폭력사태는 한국경찰의 방관과 언론의 보도기피 등을 들어 한국 정부의 개입가능성을 의심했었다.
  • “할 일은 많고 시일은 짧고”/비상걸린 국회

    ◎“지각의정” 어떻게 운영될까/회기 30일 정도 남아 예산처리도 빠듯/국감은 중앙부처만 실시할 듯/추곡ㆍ민방 등 치열한 공방 예상 지난 9월10일 개회된 이래 2개월 이상 장기휴회를 거듭해온 제1백51회 정기국회가 민자당 단독이긴 하지만 14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정기국회의 법정 회기는 다음달 18일에 끝나므로 남은 회기일수는 35일에 불과하며 공휴일을 제외할 때 실제 회의 가능일수는 30일뿐이다. 특히 내년 예산심의ㆍ국정감사ㆍ지자제법 등 주요 안건처리는 야당이 등원해 국회가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주 이후로 미뤄져 있어 이번 정기국회는 25일여의 짧은 기간 동안 산적한 현안을 다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출발하는 셈이다. 민자당은 14일 본회의에서 추경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듣고 예결위 구성결의안을 의결한 데 이어 15일부터 상임위,16일부터 예결위를 가동시켜 추경ㆍ결산ㆍ예비비심사 등 여야간 쟁점이 별로 없는 안건을 단독으로 속성 심의,17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어 오는 19일부터의 의사일정은 다음주초 등원이 확실시되는 야당측과 협의해 최종확정한다는 계획이며 야당측 입장을 감안,당초 생략할 것을 검토했던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듣기로 하고 대정부 질문일 수도 늘려잡기로 했다. 민자당이 잠정마련한 19일 이후의 정기국회 의사일정은 ▲19일 본회의(내년 예산인 시정연설) ▲20일 대표연설 ▲21∼23일 대정부 질문 ▲24∼30일 국정감사 ▲12월1∼5일 상임위(예산안 심사) ▲6∼15일 예결위(예산안 심사) 상임위(예산부수법안 등 법안심사) ▲17∼18일 본회의(예산안 및 법안처리,대법원장 임명동의) 등이다. 야당측은 국정감사 일수를 늘려달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나 빠듯한 일정상 국정감사는 1주일여의 기간 동안 중앙부처에 대해서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정기국회는 우여곡절 끝에 야당이 등원한다 해도 「산너머 산」 식으로 순탄하게 운영되지는 않으리란 전망이다. 야당이 국회에 복귀하자마자 시작되는 대표연설 및 대정부 질문을 통해 그동안의 파행정국책임을 둘러싼 정치공방과 함께 정부정책에 대한 야당측의 공세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어 국정감사에서도 야당측은 정부ㆍ여당의 비정에 대한 질타의 목소리를 높일 것이 확실하며 상임위ㆍ예결위가 시작되면 내년 예산의 팽창시비,민방문제,안면도 반핵사태,추곡수매가 동의,우루과이라운드협상 문제 등 현안을 둘러싸고 치열한 여야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도 지난 7월 임시국회 때처럼 여야합의로 성사되는 것은 별로 없이 정치싸움으로 일관하다 막판에 날치기 파동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올 정기국회에서 다뤄야 할 안건은 크게 4종류로 분류될 수 있다. 첫째는 내년 예산안 및 예산부수법안,둘째는 지자제ㆍ안기부법ㆍ보안법 등 개혁입법안,셋째는 민생치안관련법안,넷째는 근로관계법 등 국가정책에 관련된 법안들이다. 민자당은 이번 정기국회기간이 짧은 만큼 내년 예산심의에 최대한 주력한다는 방침이나 예산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지키기는 어렵게 됐으며 정기국회 회기말이나 예산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민자당은 이와 함께 계류중인 1백17건의 법안을 포함,1백30여건의 안건 중 세제개편 관련법안 등 예산부수법안,민생치안관련 법안 등을 중심으로 시일을 다투는 50∼60개 법안을 우선처리한다는 계획을 짜고 있지만 어느 정도의 안건처리가 가능할지 아직 미지수다. 이 때문에 여야는 모두 내년초 임시국회를 다시 열어 정기국회에서 처리치 못한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며 국회의원선거법 개정을 비롯,안기부법ㆍ보안법 등 개혁입법과 대다수 법안들은 내년 임시국회로 이월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정기국회에서 예산을 제외한 가장 큰 여야간 쟁점은 역시 지자제관련법이다. 현재 기초자치단체선거에서의 정당공천 문제가 미타결 부분으로 남아 있으며 이것이 절충되지 않은 채 야당이 등원한다면 평민당은 지자제­예산안연계투쟁 등 극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키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초단체에서의 정당공천 문제가 고위정치절충에서 타결된다 해도 현역 국회의원의 지자제선거운동 지원 등 실무절충단계에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하지만 민생치안관련법안 등 처리가 시급한 안건에 대해서는 여야협조체제구축도 예상되고 있다. 여야 총무접촉에서 이미 민생치안대책공동위원회 발족에 합의했다는 사실이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민자당이 내각제를 실질적으로 포기함으로써 최대 정치쟁점은 해소됐다고 하지만 내년 봄 지자제선거,또 14대 총선이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는 모두 이번 정기국회를 자신들의 정치선전장으로 최대한 활용하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예산을 중심으로 실질문제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려 하고 있는 여당과 오랫만에 장내로 들어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다시 한 번 과시해보려는 야당의 생각이 어떻게 접점을 찾아갈지 주목된다.
  • 지금이 권력투쟁 할 때인가/김민하 중앙대교수ㆍ정박(서울시론)

    ◎정치지도자의 「살신성인」아쉽다 여야 대립으로 인한 국회의 장기적 공전과 민자당의 합의각서 유출파동 등 오늘의 정국은 우리 국민들에게 적지않은 불안감을 안겨 주고 있을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에 대한 강한 불신감과 환멸감을 그 어느 때 보다도 증폭시켜주고 있다. 3당 통합 후에 계속되고 있는 민자당의 계파간의 갈등과 내분은 다음 정권의 재창출과 그 과정에 있어서 대권의 점유를 위한 권력투쟁의 모습으로만 우리 국민들에게 보여지고 있으며 현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관계도 그 충정이야 어떻든간에 불행하게도 우리 국민들에게는 정권획득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한 저속한 당리당략적 싸움판으로 비춰지는 면이 없지 않다. 지금 전세계는 하루가 다르게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윤리와 도덕을 기본으로 하는 인간주의 회복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탈이데올로기적 평화공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이에 따라 우리의 남북관계도 새 국면으로 발전되어 가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각기 국가와 각기 민족들의 생존과 이익을 위한포화없는 열전이 세계 구석구석에서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우리 내부적으로는 민주화문제,복지의 문제,국민화합문제,도덕성과 윤리성의 재건문제,민족통합문제,민생치안과 각종 범죄척결문제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일들이 우리앞에 산적해 있다. 오늘 이 시점에 서서 우리 모두는 진지하고도 냉철하게 한번쯤 자기성찰의 기회를 가져 볼 것을 감히 제의한다. 특히 정치권의 자기성찰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대적 상황이다. 첫째 우리의 기존 보수정당들이 고질적으로 안고 있는 당운영에 있어서의 권위주의적 중앙집권적 하향적 비민주적 타성으로부터 하루속히 벗어나 정당정치의 민주화를 정착시킴으로써 전반적인 나라의 민주화작업을 촉진시켜야 할 것이다. 독재정당의 조직원리는 집권성이고 폐쇄성이며 단일성이 그 특징인데 비해 민주정당의 조직원리는 분권성이고 공개성이며 다양성을 그 특징으로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의 기존정당들은 어느 범주에 속하는가 하는 대답은 자명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목적과 명분을 가졌다 하더라도 비민주적 절차에 의한 당운영과 당론의 일방적 하향적 결정은 결코 당원들과 국민들로부터의 참다운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며 끝없는 내부 갈등과 불안으로 연결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참신한 신진 「엘리트」의 과감한 충원과 끊임없는 신진대사를 통해 정당이 늘 새롭고 젊은 패기가 넘쳐 흐르도록 문호를 개방하여야 하며 일부 지도자들이 갖고 있는 「나 아니면 안된다」고루한 아집은 떨쳐 버리고 새로운 지도자군을 육성하여야 한다. 중국 역사 초창기에 있어서 요왕은 순왕에게 순왕은 또 우왕에게 「나 보다 더 훌륭하다」는 이유를 들어 스스로 왕위를 넘겨 주었다는 미담은 역사적 교훈으로 의미있게 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둘째 국민화합과 민주화의 과제를 더욱 더 효과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3당통합의 목적과 명분은 아직까지는 거의 실현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갈등을 해소하고 국민화합을 기하겠다는 문제,여소야대의 국회의 비능률과 정치불안을 극복하고 정치안정을 통한 능률적인 정치운영을 하겠다는 문제,보수정당의 통합으로 서서히 보ㆍ혁 정치구도로 유도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 「조선로동당」과 대화하고 경쟁할 수 있는 강력한 보수정당을 창출하겠다는 문제 등이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정치불안,지역감정의 고조,비능률,보수정당의 분열,민자당 내부의 계파간 갈등의 심화 등 역기능을 노정하고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그대로 직시하고 모든 정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마주 앉아 민주화와 국민화합을 위한 대 국민 단합의 장을 시급히 마련하여 남북 대화 교류협력 통일에 대응하여야 할 것이다. 셋째 현안의 내각제 개헌문제와 지방자치제 문제,그리고 제반 민주개혁의 문제는 각 당이 신축성을 갖고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적 공감대속에서 민주적 절차를 밟아 당리당략적 차원이 아닌 국가이익의 관점에 서서 하늘을 두고 부끄럽지 않도록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은 스스로가 한 약속을 지켜야 하고 만약의 경우 약속을 지키지 못할 때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기필코 뒤따라야 하며 약속한 상대방과 국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또 그약속이란 것은 결코 비민주적 절차에 의한 소위 「밀실약속」이어서는 안될 뿐 아니라 약속을 하였다 하더라도 급속하게 변화하는 내외정세 속에서 시간의 흐름과 상황의 변화,그리고 국민여론의 변화된 향배에 따라 바꿀 수도 있다고 하는 상황주의적 사태대응능력도 있어야 하며 변경될 사안들은 정정당당하고 솔직하게 그 정당성을 상대방과 국민들에게 호소하여 동의를 얻어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정치인들은 모름지기 역사와 국민을 두려워 해야 한다는 기본적 자세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넷째 조국의 통일과 민족통합에 모든 정파들은 총력을 경주하여야 할 것이며 통일에 대비,우리 내부의 혼란과 취약점을 광정하는 일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독일」과 「예멘」이 통일됨에 따라 이제 부끄럽게도 이 지구상에서 우리만이 유일한 분단국으로 남게 되었으며 혈육들의 만남이라고 하는 기초적인 인도주의 문제마저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오늘에 사는 우리 모두는,특히 정치 지도자들은 무거운 죄책감과 책임감을 갖고 민족문제 해결에 모든 힘을 다 동원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민주ㆍ민족ㆍ복지통일국가의 건설을 위해서는 우리 내부의 취약점들,즉 지역간과 계층간의 갈등 해소,빈부 격차의 극소화,바람직한 정당정치의 구현,법질서의 확립,도덕사회의 건설,범죄와 퇴폐풍조의 추방,지속적인 정치발전과 경제성장 등을 범국민적으로 힘모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먼 훗날 우리의 역사는 민주주의와 국민화합과 민족통일을 위해 헌신한 살신성인적인 정치지도자들을 영원히 기억하고 존경하게 될 것이다.
  • 맹인 아들 면학 뒷바라지 24년/장한 장애자 어머니 김이기씨

    ◎남편 여읜뒤 셋방 떠돌며 대학원까지 보내/새벽 5시면 일어나 식당일,「아들의 눈」 노릇 『아들이 백일을 갓 넘겼을 때 빛과 어둠을 구별 못하는 시각장애자라는 사실을 알고 하늘이 무너지는 아픔을 느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이 세상에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어머니입니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에서 열린 제6회 전국 장애자부모 대회에서 시각장애자부문 장한어머니 상을 받은 김이지씨(50ㆍ서울 양천구 목3동 601)는 『이 기븜을 앞 못보는 아들에게 돌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는 8년전 직업군인이던 남편과 사별한뒤 선천성 시각장애자인 넷째 아들 김영일씨(24ㆍ한빛맹아학교 교사) 등 여섯남매를 혼자 힘으로 키워냈다. 김씨는 강서구 염창동 한 음식점의 주방종업원으로 일하면서 받는 40여만원의 월급으로 사글셋방을 전전하면서 벅찬 살림을 꾸려오며 영일씨를 뒷바라지 하는데 온갖 정성을 다했다. 이같은 어머니의 정성에 힘입어 영일씨는 시각장애자라는 엄청난 고통에도 굴하지 않고 고향 목포의 맹인학교를 거쳐지난 86년 연세대 교육학과에 장학생으로 합격했다. 합격자 발표날은 어머니 김씨의 마흔다섯째 맞는 생일이었고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기쁜날이었다. 『왜 남들처럼 두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없느냐』고 울부짖는 아들을 바라보며 한숨으로 지새워야 했던 숱한 나날들,아들의 손을 잡고 비탈길을 올라가 맹아학교에 보내던 일 등 지난 세월이 대학합격의 기쁨으로 보상받는 순간이었다. 대학에 합격한 아들을 위해 김씨는 고향 목포의 살림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와 3백만원짜리 단칸 셋방을 얻어 식당종업원으로 일하며 뒷바라지에 더욱 정성을 다했다. 이윽고 아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부를 계속하겠다며 연세대 대학원에 진학했다. 친구나 가족들이 읽어주는 전공서적의 내용을 카셋테이프에 녹음하거나 따라 적으면서 기억해야 하는 남들보다 훨씬 힘든 공부였지만 아들은 뜻을 굽히지 않고 장학금을 따낼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김씨는 『아들이 대학원을 마치고 미국으로 유학해 모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가 되고 싶어한다』면서 『그러나 경제적으로 뒷바라지를 해주지 못하는 어미의 못난 능력때문에 지금은 대학원을 휴학하고 학비와 유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맹인학교 임시 교사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하루일과는 새벽5시에 일어나 식당에서 퇴근해 집으로 돌아오는 11시쯤에야 끝난다. 그렇지만 항상 밝은 표정으로 웃음을 잃지않아 동료종업원들 조차도 김씨가 남편도 없이 장애자 아들 등 6남매를 키워낸 「억척 아주머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김씨에게는 아들의 손을 잡고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가면서 전날 일어났던 일들을 얘기하는 아침 출근시간이 가장 즐거운 시간이다. 김씨는 아들의 등교길 편의를 위해 모자라는 전세금을 갖고도 길가에 있는 집을 구하느라 애를 먹곤했다. 어머니의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영일씨는 『자식의 장애에 단념하지 않고 끝까지 용기를 불어 넣어준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와 사랑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면서 『내년 2학기에는 대학원에 복학해 석사과정을 마친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반드시 우리나라 최초의 맹인교수가돼 어머니께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비논리적 주가의 속성 잊지말라/「폭등ㆍ폭락」 이기는 건전투자의 길

    주가가 연 7일째 계속 급상승을 거듭하였다. 25일에는 다소 진정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이러한 이상급등은 과거의 기록을 경신한 것이었다. 주가 상승률면에서 과거의 실적들을 살펴보면 87년 6ㆍ29 이후에 주가 상승률은 20.4%,25일 이격률(주가추세를 나타내는 공식으로 1백15 이상이면 증시과열을 의미한다) 최고치가 1백15.0%였었다. 87년 대통령 선거후에는 주가 상승률은 40.4%,이격률최고치는 1백13.9%였었다. 그뒤 88년 4ㆍ4분기 금리자유화 조치단행 당시 주가상승률 37.7%와 이격률최고치 1백11.2%에 비해서 이번의 주가상승 국면에서는 상승률이 40.7%,이격률은 1백24%로서 모두 과거의 단기급등기록을 초과하는 것이었다. 이처럼 25일 이격률과 단기간의 주가상승폭이 사상 최고수준을 보이는 우리 증시의 과열조짐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상승기반 확보 미지수 그동안 백약이 무효라고 했던 우리 증시를 이처럼 뜨겁게 달아오르게 한 것은 다음의 몇가지 복합적인 요인들로 설명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것도 아직까지는 시장자체와경제의 기초변수들의 확고한 뒷받침에 의한 것이라고 보기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첫째로 시장내부적으로 매물공백상태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지난해 12ㆍ12조치 이후 투신ㆍ증권ㆍ보험ㆍ보험사들과 증안기금에서 매수한 주식규모가 8조5천억원에 이르며 주식물량이 개인투자로부터 기관투자로 상당히 옮겨갔다. 또한 미수와 신용에 의한 외상매물이 지난 10일의 소위 「깡통계좌」 반대매매 과정을 통해서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지난 3월말 외상매물이 3조4천억원 선에서 최근 1조3천억원 선으로 감소하여 시장자체내 매물압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이다. 여기에 최근 보름동안 고객예탁금의 유입이 늘어나 6천억원으로 증가하였다. 한마디로 증시내에 공급보다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는 점이 폭발장세의 기본을 이루었다 하겠다. 둘째로 대내적으로 몇가지 호재가 방아쇠 역할을 하였다. 그중에서도 정부의 금융산업개편안이 가장 큰 호재로 작용하였다고 할 것이다. 금융산업의 합병 및 전환의 지원과 대형화 유도,신규업무 진출허용 등을 내용으로 한 「금융기관의 합병 및 전환지원에 관한 법률(안)」의 발표는 금융주를 중심으로 연일 상한가를 치게 했고 이것이 다른 주가에 영향을 미치면서 확산되자 일반 개미투자군이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 셋째로 여기에 곁들여 보장형 수익증권 발매로 투신사의 투자여력 증대와 자본자유화 임박설,남북관계개선 등의 재료가 가세했고 국제적으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41달러에서 28달러로 하락하여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위기감이 다소 진정된데다가 엔화가 강세로 돌아서서 지난 4월18일 1백엔당 4백42원에서 현재 5백75원으로 30% 상승하여 우리상품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도 호재로 작용하였다. 다시말하면 우리경제를 밝게 볼 수 있는 요인이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넷째로 환율변동에 따른 국제 단기성 자금의 유입가능성이 커졌고 최근 토지종토세의 실시가 가시화되면서 지난해 금융실명제 실시로 빠져나갔던 자금이 다시 증시에로 돌아올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그밖에 앞으로 각종 선거를 앞두고 자금살포와 주식시장에의 영향 등을 고려한 정치적 판단도배제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다소의 경제여건 변화가 수반되고 증시로의 자금유입이 계속되고 있어 상승여력이 남아있다고 볼 수 있으나,우리경제의 기본적인 여건이 확실하게 좋은 방향으로 변화된 것이 아니고 증시 자체적으로도 주가상승폭이 단기간에 40%를 넘어섰고,또한 8백20∼8백30포인트대의 대기매물이 대량포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나친 추격 매수나 군중심리에 휩싸인 뇌동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비록 투자의 여력이 충분하다고 하더라도 주가의 흐름상 일시적 조정의 가능성은 항상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의 투자행동패턴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사람들 자체가 비논리적이고 비이성적이며 비과학적인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경험이 일천한 개인투자가 중심시장에서는 정보의 분석과 유통이 과학적이지 못하고 쉽게 루머성 정보나 뇌동매매에 휩쓸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투자가들은 얼마전의 쓰라린 투자경험을 살려 차분히 시장의 흐름을 살펴보고 심사숙고 한 연후에 투자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투자방향은 수출,유가,엔화 등의 요인들이 산업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고 북방관련산업,금융관련산업이라 해서 무조건 뛰어들기 보다는 향후의 이해득실을 차분히 분석하면서 확실한 투자기회에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침체때의 경험 기억을 또한 개인의 투기적 동기에 의한 매수보다는 여유자금에 의한 투자적 동기에 의한 매수라는 건전한 투자전략이 소망스럽다. 지난 증시침체때 증권시장의 이해당사자들은 많은 교훈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투자가들은 많은 대가를 치르고 값진 경험을 하였다. 그 경험이 단기급등주가에 현혹되어 아무런 쓸모없이 망각되어 버린다면 그것은 개인을 위해서도 증시전체를 위해서도 결코 이로움을 주지 못할 것이다. 오직 현명한 투자가로 다시 태어난 투자가들만이 건전한 자본시장 육성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음을 확신한다.
  • 「대결청산」방안 서울ㆍ평양 시각차 여전

    ◎강영훈총리 기조연설 요지/“상호 실체인정… 도와주고 도움받는 관계로”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서로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하며 상대방 내정문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합의의 토대가 이룩되어야 한다. 우리는 이와 같은 토대위에서 교류협력과 정치 군사적 신뢰구축,그리고 균형있는 상호 군축을 실행하고 민족화해와 평화정착을 이룩하고자 한다. 남북 쌍방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분야 중에서도 1천만 이산가족들의 문제해결에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남북 쌍방은 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적극 추진해 나가야 한다. 남북간에 통행ㆍ통신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가 하루빨리 채택되어야 함을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우리측의 제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남북통행에 관한 제안=①남북의 주민이 육로ㆍ해로ㆍ공로를 통하거나 또는 외국을 경유하여 남북을 왕래하는 절차와 준수해야 할 의무 등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을 왕래하는 자는 자기측 당국이 상대지역 방문을 허가하는 증명서와 방문지역의 당국이 발행한 방문허가증명서를 소지한다. ③남북의 당국은 통행을 위하여 쌍방의 합의에 따라 통과지점 및 통행로를 지정한다. 육로의 경우 우선 「장단」과 판문점을 통과지점으로 하며 경의선 철도와 문산ㆍ개성간의 도로를 연결한다. ④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방문하는 동안에 필요한 물품과 일정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선물을 휴대할 수 있다. ⑤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관할지역에 들어오는 인원에 대한 교통수단을 제공한다. ⑥상대측 지역을 방문하는 자는 상대측의 질서와 안내에 따른다. ⑦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면 긴급 구제조치를 취한다. ⑧남북의 당국은 자기측 지역을 방문하고 있는 자에게 허가된 목적 수행을 위한 활동을 보장하고 신변안전과 무사귀환을 보장한다. ⑨통행에 따르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기 위하여 남북통행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⑩통행에 따르는 실무문제를 관장하며 행정지원 및 연락업무 수행과 남북통행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서울 평양 판문점에 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ㆍ운영한다. ◇남북(통신)에 관한 제안=①남북간 상호 우편ㆍ전기통신의 교류에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의 우편당국은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으로 되어 있는 우편물을 수집하여 상대측에 전달하며,우편물을 전달받은 측은 자기측의 정상적인 방법으로 수신인에게 배달한다. ③남북한 우편물의 교환장소는 판문점으로 하고 주1회 교환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한 때에는 남북의 당국간 합의로 따로 정할 수 있다. ④남북의 당국은 남북간 전기통신 교류를 원활히 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설을 갖추어야 하며 남북간 전화통화는 교환대를 통하여 연결하고 이를 점차 자동화한다. ⑤남북으로 교환되는 우편 전기통신 요금은 남북 당국이 협의하여 결정한다. ⑥남북의 당국은 남북으로 교류되는 우편 전기통신에 대하여 비밀을 보장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이를 정치적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지 않는다. ⑦남북간 통신교류에 수반되는 제반문제를 협의ㆍ조정하며 남북간 통신교류의 확대ㆍ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남북통신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⑧남북간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 도모하며 남북통신위원회로부터 위임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ㆍ운영한다. ⑨남북의 당국은 우편ㆍ전기통신 교류에 관한 국제적 협약을 존중한다. ◇남북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제안=①남북 당국은 상호간의 물자교류 및 경제협력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정한다. ②남북간의 물자교류 또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는 품목별 또는 사업별로 쌍방이 각각 지정하는 해당기관으로 한다. ③교류대상 품목은 상호보완의 원칙에 따라 정한다. ④교류양은 쌍방의 수급사정을 감안하여 연간 교류규모를 조정한 후 품목별로 교류당사자간 상담을 통해 결정한다. ⑤교류물자의 가격은 국제시장가격을 고려하여 교류당사자간 합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⑥거래방식은 청산결제 방식으로 하되 경우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할 수 있다. ⑦결제사무는 쌍방이 지정하는 남과 북의 은행이 직접 담당하도록한다. ⑧결제통화는 스위스 프랑화로 한다. ⑨상호간의 물자교류는 민족내부교역 차원에서 추진하며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⑩교류물자의 수송방법은 교류물자의 특성ㆍ중량ㆍ운송비 등을 감안하여 교류당사자간에 상호 협의하여 정하되 철도ㆍ자동차ㆍ선박ㆍ항공기를 합리적으로 이용한다. ⑪남북간에 자원의 공동개발ㆍ합작투자 등 제반경제협력을 실시하며 경제분야에서의 공동대외 진출과 공동대외협력 사업을 추진한다. ⑫경제협력사업의 규모,실천방법 및 조건,실시시기 등에 관하여는 경제협력사업의 당사자간의 협의를 통하여 정한다. ⑬남북간의 물자교류와 경제협력을 실현하며 경제적 유대를 회복하고 민족경제의 공동발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쌍방의 부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제협력 공동위원회를 설치ㆍ운영한다. 이상과 같은 다각적인 교류협력 실시와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 해소방안에 대한 협의를 진전시키기 위하여 부문별 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할 것을 제의한다. 합의된 의제에 따라 교류협력협의회와 정치 군사협의회의 두 부문별협의회를 구성ㆍ운영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음과 같은 3개항의 당면과제에 대해 귀측의 성의있는 태도 표시가 있기를 거듭 촉구한다. 첫째로 조국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는 남북 관계개선과 화해협력의 새시대를 열어야 한다. 둘째로 분단으로 야기된 민족적 고통을 하루속히 덜어주어야 한다. 셋째로 남북 동포들이 다같이 잘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평화통일이 이룩되기 이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을 도모해야 한다. ◎연형묵 총리 기조연설 요지/“분열지향 자세 벗어나 주체통일 모색을” 제1차 회담 때에 제기된 쌍방의 제안들을 비교하여 보면 근사한 점도있고 차이점도 있다. 근사하다고 하는 것은 첫째로 의정과 관련된 기본문제 토의에 앞서 서로 공동의 기초로,출발점이 될 수 있는 원칙적인 문제에 대하여 합의를 보자는 점이다. 둘째로 의정에 따르는 방안들을 기본적으로 정치ㆍ군사ㆍ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의 세가지로 구분하여 제기하고 있는 점이다. 셋째로 근사한 점은 매개 방안들에 전개되어 있는 부분적인 항목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쌍방의 제안들에는 이상과 같은 근사한 점들이 있는 반면 신중한 토의를 요하는 본질적인 차이점들도 있다. 첫째로 문제해결의 선후차와 관련된 것이다. 즉 우리는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하는 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도 이와 병행하여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를 실현해 나갈 것을 제기하고 있는 반면에 귀측은 협력과 교류문제에 선차성을 부여하면서 군축문제를 차후의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둘째로 군사문제 해결의 단계설정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우리는 군사문제들의 해결을 하나의 통일적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귀측에서는 군사적 신뢰구축 단계와 군축단계를 서로 구분하고 있다. 셋째로 미군과 그의 핵무기의 철수와 관련된 문제이다. 넷째로 쌍방의 제안들이 부분적인 근사점은 있으나 총체적으로는 그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쌍방이 차이점을 극복하는 데서 중요한 문제는 첫째로 나라의 통일문제 해결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것이다. 둘째로 우리들의 제안에서 나타나고 있는 차이점을 극복해나가는 데서 중요한 것은 쌍방이 다같이 통일지향적인 자세를 가지는 것이다. 셋째로 중요한 것은 북남 사이의 불신에 대해서 같은 인식을 가지고 그 해결 방도를 바로 찾는 것이다. 우리는 「민족대교류」니 「60세 이상 노부모들의 고향방문」이니 하는 일시적 미봉책으로 갈라져 사는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달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정치 군사적 대결상태를 해소함으로써 호상 불신을 근원적으로 제거하고 인도주의문제와 협력ㆍ교류문제도 적극적으로 철저히 해결해야 한다. 넷째로 중요한 것은 통일문제 해결의 가장 가깝고도 합리적인 길을 모색하는 것이다. 상대방을 없앨 것을 전제로 하는 단일제도에 의한 통일의 길이 아니라 서로 먹거나 먹히우지 않고 통일하는 길,두 제도,두 지역 정부를 그대로 두고 하나의 국가,하나의 민족으로 통일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쌍방의 제안 가운데서 보다 전진적이고 실천적 의미가 있는 합의문서를 작성ㆍ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러한 역사적인 문건으로서 다음과 같은 남북 불가침에 관한 선언을 채택ㆍ발표할 것을 제의한다. ◇북남 불가침에 관한 선언(초안)=북과 남은 조선반도에 조성된 긴장상태를 가시고 전쟁을 방지하며 나라의 평화와 평화통일을 이룩하려는 일치한 염원으로부터 출발하여 7ㆍ4 공동성명에 밝혀진 자주ㆍ평화통일ㆍ민족대단결의 조국통일 3대원칙을 재확인하고 철저히 준수하며 상대방에 존재하는 사상과 제도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상대방의 내부문제에 간섭하지 않을 데 대하여 합의하면서 다음과 같이 엄숙히 선언한다. 제1조,북과 남은 하나의 민족으로서 어떠한 경우에도 상대방을 반대하여 무력을 사용하지 않으며 무력으로 상대방을 침해하지 않는다. 제2조,북과 남은 있을 수 있는 의견상이와 분쟁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한다. 제3조,북과 남 사이의 불가침 경계선은 1953년 7월27일부 조선군사 정전에 관한 협정에 규정된 군사분계선으로 한다. 제4조,북과 남은 호상 불가침에 관한 약정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하여 군비경쟁을 중지하며 무력을 단계적으로 축감한다. 제5조,북과 남은 당면하여 우발적인 무력충돌과 그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쌍방 군사당국자 사이에 직통전화를 설치ㆍ운영한다. 제6조,이 불가침선언은 북과 남의 합의에 의하여 수정 보충할 수 있다. 제7조,이 선언은 북과 남이 각각 발효에 필요한 절차를 거쳐 이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통고문을 교환한 날부터 효력을 발생하며 어느 일방이 폐기를 통고하지 않는 한 조국통일이 실현되는 날까지 효력을 가진다. 다음으로 이번 회담에서 우리들이 결속을 짓고 넘어갈 문제는 우리가 제1차회담에서 긴급문제로 제기한 바 있는 유엔 대책문제와 「팀스피리트」 합동군사연습 중지문제,방북인사 석방문제이다. 첫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통일위업에 이롭게 협의ㆍ해결 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한다. 둘째로 쌍방은 본회담과 대표접촉에서 유엔 가입문제와 관련한 합의를 이룩할 때까지 그에 대한 토의를 계속한다. 셋째로 쌍방은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유엔 대책문제를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일방도 먼저 유엔에 가입하지 않는다. 방북인사 석방문제도 남북대화 분위기에 맞게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
  • 재벌가 형제들/“상부와 상쟁”… 「숙명의 짐」 나눠진다.

    ◎경영참여ㆍ분가 등 오늘의 현주소를 알아보면/선대 때 대부분 “영토 분할”… 갈등소지 줄여/삼성 “3남 승계” 특이… 현대는 불화 씻어내/금성,인화바탕 위계 엄격… 불협화 적은 편/경영 소외땐 가족유대 단절등 비극도 재벌의 성장사를 살펴보면 왕조사와 흡사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창업과정에서는 전집안이 동원돼 부의 성을 쌓지만 일단 성이 완성되면 「권력」을 둘러싼 갈등이 일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의미에서 총수의 형제들은 항상 주목받아 왔다. 왕조하에서 대군 또는 군은 견제의 대상이 되며 때로는 역모의 누명을 쓰고 희생되기도 한다. 수양대군이 단종을 몰아낸 예에서 보듯 이들은 항상 잠재적인 「권력에의 도전자」로 치부됐다. 이래서 현대판 영주인 재벌총수의 형제들은 어쩌면 숙명적인 짐을 지고 사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왕조사와 다른 점이 있다면 현대사회에서는 영토의 분할 또는 새로운 영토개척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대물릴수록 세포분열 ○…국내의 재벌가 「형제」들은 대부분 총수와 가족적 유대로 뭉쳐 상부상조하며 경영상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위상은 현직 총수가 창업자인지 혹은 2ㆍ3세 승계자인지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창업자가 총수로 있는 경우 형제들은 창업공신으로서 그룹내의 주요 직책을 맡거나 일부 계열기업을 넘겨받아 독립하는 등 적절한 대우를 받고 있다. 이에 비해 2ㆍ3세 총수의 형제들은 경영일선에서 도외시되기도 하며 승계다툼이 심했던 경우에는 아예 가족적인 교류마저 끊기는 비극을 낳기도 한다. 그리고 대를 물릴수록 세포분열의 조짐이 나타나 이미 분할을 마친 그룹도 적지 않으며 일부 그룹은 분리과정에 있다. 이 경우 독립하는 형제가 적지 않은 지분을 챙겨 본가에 버금가는 독자적인 성을 쌓기도 했다. ○정명예회장 절대권한 ○…현대그룹은 그룹규모 못지않게 형제의 수가 많은 것으로도 한 몫을 한다. 창업자이면서 아직도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하는 정주영 명예회장(75)은 6남1녀의 장남이면서 8남1녀의 자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이다. 정명예회장의 동생 4명(다섯째 신영씨는 동아일보 기자로재직중 62년 사망)은 모두 형을 도와 현대그룹을 키워온 일등공신들. 그러나 그룹의 덩치가 커지면서 3명은 독립,별도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둘째인 인영씨(70)는 만도기계등 8개 계열사를 거느린 한라그룹 회장으로,한라그룹 자체가 국내 48대 재벌에 끼이는 또다른 재벌총수이다. 50년대초부터 형과 사업을 함께 하다 77년 분가했다. 분가 이유로는 중동진출과 관련해 의견이 엇갈렸다는 것이 현대나 한라측의 공식 설명이지만 현대양행(현 한국중공업) 설립을 둘러싸고 형제간에 주도권 싸움을 벌였다는 설도 있다. 어쨌거나 분리 이후 이 형제들은 서로 얼굴을 마주치는 것을 기피할 정도로 단절된 상태였다가 지난 80년 국보위 시절 인영씨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것을 계기로 화해했다. 정회장이 자주 면회를 한 것은 물론 그를 석방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 끝에 곧 풀려날 수 있었던 것. 인영씨가 지난해 7월 고혈압으로 쓰러지자 정회장은 미국의 병원을 주선,치료받도록 했고 해외출장 때마다 들러 격려하곤 했다. 정명예회장은 『한라그룹이 어려우면 현대에서 도와주라』고 지시할 만큼 요즘은 동생에 대한 깊은 애정을 표하고 있다. 셋째 순영씨(68ㆍ현대시멘트 회장),여섯째 상영씨(54ㆍ금강 및 고려화학 회장)도 이 무렵 계열기업을 나눠 받고 독립했다. 지금은 넷째 세영씨(62ㆍ현대그룹 회장)만이 그룹에 남아 형을 돕고 있는데,87년 2월 그룹회장을 맡아 사장단회의등 그룹내 일상사를 직접 처리하고 있다. 그러나 정주영 명예회장이 스스로 밝히듯 시베리아개발 등 그룹의 투자를 결정하는 일은 아직도 정명예회장이 직접 처리한다. ○맹희씨,스스로 물러나 ○…삼성 고 이병철회장의 자녀는 모두 4남6녀. 이 가운데 이건희 현회장(48)을 포함한 3남4녀가 적자로,이회장은 적자태생으로는 막내아들이기도 하다. 71년 후계자로 지목돼 경영수업을 받아오다 87년 11월 이병철 회장이 별세하자 대권을 이어받았다. 맏형 맹희씨(59)는 그룹경영에 전혀 개입치 않고 있고 둘째 창희씨(57)는 73년 독립,현재 새한미디어를 경영하고 있다. 삼성이 이처럼 이례적인 말자상속을 한데 대해 고 이병철회장은 호암자전에서 「장남은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다가 그룹에 혼란이 생기자 자청해 물러났고 2남은 본인이 알맞은 규모의 회사를 경영하기를 희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형제간 재산분배는 이미 선대 생존시 이루어져 맹희씨는 안국화재 해상보험,창희씨는 제일합섬,맏누님 인희씨(61ㆍ신라호텔 고문)는 고려병원과 신라호텔,여동생 명희씨(47ㆍ신세계백화점 상무)는 신세계백화점의 대주주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부장제적 권위 유지 ○…럭키금성 구자경 회장의 2대 그룹회장직 취임은 상당히 드라마틱했다. 창업자인 고구인회 회장이 69년 세밑에 급작스레 타계하면서 「누가 그룹을 맡을 것인가」가 세인들의 큰 관심거리였다. 당시에는 구인회 회장의 큰 동생인 철회씨(그때 61세ㆍ낙희화학 사장)등 창업자의 형제 4명이 경영일선에서 뛰고 있었고 구자경 현회장은 45세에 금성사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기라성 같은 숙부들을 제치고 창업자의 장남인 자경씨가 회장직에 오를까는 의문이었다. 그러나 장례식을 마친 뒤 처음 열린 회의에서자경씨를 회장으로 전격 추대한 사람은 철회씨였고 「정권교체」는 평화적으로 이루어졌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구인회가는 인화와 위계질서를 내세우며 철저한 가부장적 권위를 유지하고 있어 숙질간이나 형제간에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는 일이 없다. 현재는 구자경 회장의 형제 가운데 셋째 자학(60ㆍ금성일렉트론 회장) 넷째 자두(58ㆍ희성산업 부회장),여섯째 자극씨(44ㆍ미주분실 전무) 등이 그룹 일을 보고 있고 다섯째 자일씨(55ㆍ일양전기 회장)만이 독자적으로 기업을 운영한다. 선대인 회자 항렬을 포함,자자와 본자 등 3대를 합치면 모두 24명이 그룹경영에 참여중이다. ○덕중씨,81년 학계 복귀 ○…대우 김우중회장(55)은 5형제의 넷째. 둘째 관중씨(60ㆍ예비역준장)는 계열사인 항만업체 대창기업을 맡고 있다가 이를 인수,독립했고 셋째 덕중씨(57ㆍ서강대 교수)는 76년부터 대우실업 사장으로 동생일을 돕다가 81년 학교로 돌아갔다. 막내 성중씨(50)만이 대우자동차 사장으로 그룹 일을 보고 있다. ○…한진그룹 조중훈회장(70)의 형제 3명은그룹의 성장과 영욕을 함께 하면서 1명의 이탈자도 없이 현재도 모두 그룹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보기 드문 케이스. 맏이인 중렬씨(75)는 한일개발 부회장,동생인 중건씨(58)가 대한항공 사장, 막내 중식씨(55)는 한일개발 사장이다. ○3개주 연립정부 비유 ○…이미 실질적인 분할을 마쳤거나 준비중인 그룹도 여럿 있다. 효성그룹은 선대 고 조홍제 회장이 3형제간의 기업배분을 마쳤다. 장남인 조석래 회장(55)이 효성물산등 주요기업 14개를 맡았고 둘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53)이 한국타이어 및 한국전지 등 2개사를,셋째인 조욱래 대전피혁 사장(41)이 7개사를 맡았다. 효성측은 이들의 관계를 「3개주로 구성된 연립정부」에 비유한다. 한국화약그룹도 김승연 회장(38)과 김호연 한양유통사장(35),누나 김영혜씨(42) 등 3남매간에 분리될 전망이다. 호연씨가 현재 사장직을 맡고 있는 한양유통과 19%로 최대 주식을 갖고 있는 빙그레를 갖고,누나인 영혜씨는 남편 이동훈씨(42)가 사장으로 재직중인 고려시스템과 자신이 21.3%의 주식을 보유한 제일화재를 가질 것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쌍용그룹은 장남인 김석원 회장(45)이 석준(37ㆍ쌍용건설 사장) 석동씨(30ㆍ쌍용투자증권 과장) 등 동생들을 이끌며 사이좋게 그룹을 경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동아그룹의 경우는 최원석 회장(47)의 동생 원영씨(36)가 그룹경영과는 별도로 문화예술 계통의 예음그룹을 이끌고 있다. ◎경영권 타툼에 촉각/코오롱,「대권」 싸고 숙질간 마찰 절정/일정기간 경영 분가… 알력 사전 예방 재벌가의 대권승계 과정에는 많은 다툼이 있었다. 2세 형제간에도 있었고 나이 어린 2세와 공이 큰 숙부사이에도 있었다. 코오롱그룹의 창업자인 이원만씨(87)의 동생 원천씨(작고)와 이동찬 현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따라서 창업자들은 흔히 그룹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형제들을 분가시킨다. 현재 주요그룹의 핵심 경영진 가운데 형을 도와 같이 일하는 사람으로는 현대그룹의 정세영 회장과 한진그룹의 조중건 대한항공 사장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정회장은 현대자동차를,조사장은 대한항공을 현재의 위상으로 키우는데 절대적인 공헌을 한 사람들이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정회장을 그룹회장으로 임명한 뒤 『앞으로 10년은 정세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 말은 정회장에게 그룹을 「맡기는」 기간이 한시적이며 후계자는 아님을 암시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아직 2세 승계가 현안으로 떠오르지 않아 조사장의 분가여부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그러나 재계는 언젠가 이들이 그룹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때 어느 정도 지분을 인정 받는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에게 자신이 키운 현대자동차와 대한항공을 나눠 주는 것이 순리라고 하겠지만 그러기에는 이들 기업이 그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막중하다는 시각이다.
  • 쓰레기분리수거 대상지역/전국으로 확대키로

    ◎정부,폐차원 재활용 촉진위해 정부는 빈병ㆍ폐지ㆍ고철 등 폐자원의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폐자원 수거일을 지정하고 현재 대도시 일부에만 시행하고 있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우리나라의 폐자원 재활용률을 보면 빈병은 92%,신문지 등 폐지는 42.5%,고철은 34.2%에 그치고 있어 재생가능한 폐자원이 그대로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인해 산업원료도 사용키 위해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폐자원은 파유리 1백40만달러,폐지 2억7천2백만달러,고철 7억1천3백만달러 등 연간 10억달러 어치에 이르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외화절감 및 소비절약의 차원에서 폐자원의 재활용률을 높일수 있도록 매월 둘째 및 넷째 일요일을 폐자원 수거일로 지정,한국자원재생공사 등을 통해 빈병ㆍ신문지ㆍ고철 등의 폐자원을 별도 수거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 「단식조건」의 냉철한 검증/한승조 고려대교수(세평)

    ○점입가경 정치상황 요즈음 이 나라의 민주정치는 점입가경(갈수록 희안한 경지로 들어간다)이라는 말이 적합할 만큼 기괴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국회 이후 의원직 사퇴서를 낸 야당은 여지껏 국회에 등원하지 않고 있다. 이것도 선거구민에게 물어보고 한 것이 아닐 것이다. 최근에는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를 계기로 김대중 총재는 다음 네가지 조건을 내걸고 무기한 단식으로 들어갔다. 그 내용인즉 의원내각제 포기,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민생문제 해결,보안사 해체 등이다. 그동안 국민 대중의 호응을 받을 수 있는 쟁점을 갖지 못해서 잠잠했던 재야운동권 세력도 이번 사건으로 다시 활성화되어 평민ㆍ민주 양당과 연합하여 보안사 대민사찰 조사위원회를 결성했다. 그리고 일단계로 전국민 서명운동을 벌일 계획을 하고 있다. 그러니 그동안에도 헝크러져왔던 정당정치ㆍ의회정치는 앞으로도 한참동안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의회정치 존재이유 여기서 우리는 정당과 국회가 왜 존재하며 무엇을 하는 곳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정당과 국회는 민의를 수렴하고 국민의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그들이 당리당략 때문에 극한대립과 정치파국을 조성하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등 부담만 계속 안겨준다면 그런 제도가 존속할 가치도,명분도 없어진다. 그들이 가치와 명분을 높이지 못했으면서도 그것도 모자란지 정국을 불안과 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국민들이 정치인들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 권력싸움이 아닐 것이다. 국민생활의 안전,풍요,편익,자유 그리고 보다 많은 자아실현을 보장하는 문화,윤리생활의 확립 등 정치는 이를 위해서 있는 것이고 또 이것이 바로 국가의 존재이유이다. 그러나 이 나라의 여야당과 국회는 국민의 이익을 빙자하여 당익을 도모하며 권력싸움을 위해 국민의 희생을 불사하는 행태만 보여왔다. 이런 말이 지나친 말인가는 그들이 국민의 안전,풍요,편익,자유,문화와 윤리성 제고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반성해 보면 알 수 있다. ○야 요구는 정당한가 그런대도 반성의 기색을 보이지 않고 파국의 우려를 무릅쓰고 내걸은 요구조건이 과연 얼마나 정당성을 갖는 것인지 냉철하게 검토ㆍ평가해 보아야겠다. 첫째는 의원내각제 문제이다. 야권이 내세우는 의원내각제=반민주라는 등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 선진국가의 식자들이 들으면 기절초풍할 논리이다. 또 의원내각제 개헌이 여당의 영구집권을 보장한다는 공식도 국민의식 수준을 너무나 우습게 보는 소리이다. 순수한 의원내각제가 현재 이 나라에 적합하지 않음은 본인도 동감한다. 그보다는 의원내각제를 가미한 혼합정부가 한국의 정당발전ㆍ정치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이원집정부제라 하여 야당은 반대하고 여당도 회피하는 오늘의 정치풍토는 기묘하다고 보지 않을수 없다. 학문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도저히 정당화될 수가 없는 허위가 진실로 받아들여지는 이 나라 풍토에서 무엇이 제대로 되겠는지 의심스럽다. 이 시점에서 개헌을 꼭 해야하는 것도 아니다. 그렇다고 의원내각제 포기의 약속이 국회정상화의 전제조건이 되고 김 총재의 단식중단을 유발한다는 것도 이성적으로 납득이 가기 어렵다. 둘째,지방자치제의 전면실시를 이론적으로 반대하는 사람은 없다. 문제는 그 시점과 정당개입 여부,그리고 실시절차에 대한 합의이다. 야당의 요구하는 바는 지방자치제의 최종형태인데 처음부터 최대한으로하느냐 또는 여당의 주장대로 단계적으로 할 것이냐 이론이 있을 수 있다. 필자는 단계적으로 실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급하게 먹는 음식이 체한다는 말과 같이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다가 지방자치의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크게 부각된다면 나라를 더욱 혼란케 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또 현재 국민의 마음을 압박하는 것이 물가앙등의 추세이다. 내년에는 적어도 20%의 인플레가 예상되고 있다. 그래서 정부와 국민이 총력으로 물가를 잡아야 하는 시기에 인플레를 가중시킬 수 있는 지방의회와 단체장의 선거실시를 요구함은 국민을 사랑하는 정치인의 입장이 아닐 것이다. 셋째,민생문제의 해결은 요구사항중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항목이다. 그러나 야당측이 극한투쟁이나 최후 통첩을 하지 않는 것이 민생문제 해결에 더 큰 도움이 될것이다. 넷째,보안사의 해체는 여야가 국회에서 협의할 문제이지 김 총재의 단식으로 투쟁할 문제가 아닐 것이다. 이와 같이 야권의 요구가 불합리함을 지적하면서도 정부ㆍ여당이 요즈음 하는 일중에 잘하는 것이 별로 없다는 것이 우리의 마음을 더 답답하게 해주고 있다. ○감정적 대처는 곤란 보안사의 민간인 사찰문제가 정국경색의 새 발단이 되어 있다. 이 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해 보자면 다음 세가지 문제가 검토되어야 한다. 첫째,보안사가 무엇을 하는 곳인가. 둘째,보안사의 중요기밀이 어떻게 세상에 공표되었나. 셋째,이것이 정치적 파국의 원인이 될 수 있는가. 첫째,보안사는 군부만 대상으로 정보활동을 하는 곳인가 또는 국가안보 전반을 다루는 곳인가. 전자의 경우라면 민간인 사찰은 분명한 월권행위 이다. 법적근거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는 알지 못하나 보안사가 그동안 안보 전반을 다루어 온 것 같고 심지어 정권유지와 창출의 역할까지 해오다 보니 민간인 사찰까지 해온 것이다. 그 때문에 큰 물의가 생겨 났으니 앞으로 보안사의 성격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는 앞으로 국회에서 심의하고 결정할 일이다. 둘째,보안사의 기밀문서가 세상에 공표되었다는 것은 군부와 행정공무원의 기강이 이만큼 해이해졌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나라의 전반적 위기상황이 어디까지 와 있는가를 우리에게 실감케 한다. 셋째,이번 보안사 사건이 정치파국의 이유가 될 수는 없을 것 같다. 보안사문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처할 문제이지 감정폭발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닐 것이다. 그런대도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악용된다는 것은 평소 체제전복내지 정치파국을 추진해온 쪽이 그 사실을 빌미로 그들의 정치목적을 실현하려는 것 뿐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 북한,언어도 사상교육에 활용/한글날 계기로 본 평양의 이질화 실태

    ◎두차례 「철자 개혁」… 두음법칙등 무시/한글날도 1월15일로 멋대로 제정 10월9일은 뜻깊은 한글날. 그러나 남북 분단 45년에 걸쳐 남북한간의 언어가 이질화되어 가고 있듯이 북한은 한글날도 우리와 달리 1월15일을 「훈민정음 창제일」로 기념하고 있다. 즉 한국에서는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완성(세종 25년 계해)한 후 정인지 등 여러 학자들로 하여금 해례를 붙이게 하여 반포했던 1446년 9월 상간(세종 28년 병인)을 양력으로 환산,매년 10월9일을 한글날로 제정,기념하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훈민정음 반포일 보다 2년 앞당긴 1444년 1월15일을 기념일로 설정하고 있는데 이는 세종 25년 12월(이조실록)에 『이달에 임금이 언문 28자를 친히 만들었으니… 이를 훈민정음이라 한다』고 기록돼 있는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북한은 훈민정음 창제일을 1961년까지는 1월9일로 기념해왔으나 1963년부터 1월15일로 변경,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는데 15일이라는 날짜는 이조실록 뿐 아니라 어떤 고전에서도 유추해낼 수 없는 임의의 날짜이다. 다만 1월15일이라는 날짜는 1928년 김일성에 의해 창간된 그들 최초의 신문이라고 주장하는 「새날」의 창건일과 일치하고 있다. 이같은 기념일의 차이보다도 더욱 문제로 되고 있는 것은 북한이 문화어정책을 추진,심화되고 있는 남북한간 언어 이질화이다. 북한의 언어정책은 두차례에 걸친 철자 개혁을 경계로 3기로 나눌 수 있다. 제1기(45∼54년)는 통일안시대로 북한에서도 조선어학회의 한글맞춤법통일안을 지지,남북의 차이가 없었으며 다만 1949년에 한자를 폐지,한글전용을 단행했다. 제2기(54∼66년)는 「조선어철자법」이 제정되어 시행된 시기로서 이로 인해 언어 이질화가 심화되는 결과를 빚게 됐다. 1954년 제정된 「조선어철자법」은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수정한 것인데 한글 자모를 종전의 24자모에 ㄲ ㄸ ㅆ ㅉ 등 된소리 5자와 ㅐ ㅒ ㅔ ㅖ ㅚ ㅟ ㅢ ㅘ ㅝ ㅙ ㅞ 등 중모음자 11자를 추가하여 40자모를 만들었다. 이는 얼핏 사소한 변화로 보이지만 사전이나 색인의 자모배열법에서 엄청난 차이를 나타내게 되어 ㅇ으로 시작되는 낱말의 경우 ㅉ이 끝난 후 맨뒷부분의 아ㆍ야ㆍ어 등에서 찾아야 한다. 또한 자음자의 명칭을 기윽 니은식(또는 그 느 드…식)으로 고쳤고 쌍기역 쌍디귿은 된기윽ㆍ된디으ㄷ으로 바꾸었다. 이와 함께 두음법칙을 무시하여 낙원을 「락원」,양심을 「량심」으로 읽도록 했다. 제3기(66∼현재)는 이른바 「조선말규범집」이 시행된 시기이다. 1966년 공포된 「조선말규범집」은 「조선어철자법」을 개정한 것으로 띄어쓰기를 더 세밀히 규정하고 표준발음법을 더 확충한 것이다. 이 시기에 이른바 「문화어운동」이 시작되었는데 김일성이 66년 5월 『혁명의 수도인 평양말을 기준으로 언어를 발전시키자,표준어라고 하면 서울말을 기준으로 하는 것처럼 생각되기 때문에 문화어란 말로 고쳐쓰자』고 강조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약 5만개 이상의 어휘를 「문화어」의 형태로 다듬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이 사업은 첫째 한자어는 한글고유어로 대체하고 고유어가 없을 때는 「풀이말」로 쓰며 둘째 외래어 역시 고유어로 대체하며 셋째 정치용어는 사상교육에 활용키위해 한자어라 할지라도 수정을 금지하며 넷째 과학기술용어 및 대중화된 한자어ㆍ외래어도 그대로 사용한다는 기본방침 아래 이루어졌다.
  • 음료수 마신 일가4명 식중독/1명죽고 2명 중태

    【단양=한만교기자】 시판 음료수를 마신 일가족 4명이 집단식중독을 일으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 왔으나 1명은 숨지고 2명은 중태다. 지난26일 하오8시쯤 충북 단양군 대강면 방곡리 505 김철주씨(42ㆍ농업) 집 안방에서 이날 낮 음료수 판매원으로부터 구입한 ㈜스파클(청원군 북일면 초정면) 제품 1.5ℓ들이 스파클 2통을 나눠마신 김씨와 김씨의 어머니 최수남씨(71),셋째딸 미정양(4) 넷째딸 미아양(2) 등 일가족 4명이 식중독을 일으켜 입원,치료를 받아왔으나 29일 상오3시쯤 미정양은 숨지고 최씨와 미아양은 중태이다.
  • 경제난국의 본질(사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경제난국의 본질은 추석물가의 불안이 아니다. 물가는 국민경제의 체온이며 추석물가 급등은 경제난국 증세의 한 단면을 나타내주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 왜 그렇게 물가가 뛰고 있느냐의 본질적 문제의 접근이 없는 물가대책은 미봉책에 머문다. 과연 경제난국의 본질은 무엇인가. 첫째로 정부내의 팽창주의식 사고와 국민들의 정책불신이다. 정책당국은 물가를 안정시키겠다고 하면서 이율배반식의 팽창적 재정운용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올해 두차례에 걸쳐 추경예산을 편성함으로써 최소한 3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이 추가로 방출되고 있다. 물가안정을 위하여 재정을 긴축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는 어디로 실종되었는지 모르겠다. 내년도 예산규모 또한 지방양여세를 포함하여 28% 이상 팽창예산으로 짜여 있다. 재정의 방만한 운용만이 아니다. 재정부문에서 과다하게 자금이 풀려나가면 금융부문에서라도 흡수해야 하는데,일부의 관변 이코노미스트들은 올해 총통화 증가목표를 늘려야 한다는 안이한 발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의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은 잦은 정책변경에 연유되고 있다. 재정확대·증시부양·유가인상 문제·공휴일대책 등 수시로 정책이 바뀌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정책의 잇따른 변경은 국민들에게 정책의 신뢰감을 주지 못할 뿐 아니라 기업이나 가계 등 경제주체들이 장기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지장을 주고 있다. 또 자동차세의 인상 등에서 보듯이 관련 부처간에 의견조정이 없이 추진하려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정부의 정책대응 미흡이 경제난국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협상이 시작된 우루과이라운드에 대하여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해왔다. 협상시한을 몇개월 앞두고도 그 협상에 대한 대응전략을 마련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농민들의 정부불신이 팽배하고 일부 과격한 농민들의 폭력시위 사태까지 빚어졌다. 페만사태 이후 에너지절약 시책도 그 실효성에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셋째로는 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와 사회환경의 악화이다. 야당의 등원 거부로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등 정국경색이 장기화되고 있다. 정치의 표류 속에서 잇따른 강력사건과 인신매매 등으로 사회가 몹시 불안한데도 민생치안은 구호에 그치고 있는 듯하다. 경제는 심리에 민감한데 정치와 사회분위기가 경제를 심하게 훼손 또는 마모시키고 있는 것이다. 넷째로 페만사태는 우리 경제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주고 있다. 심리적으로 인플레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실질적으로도 유가가 30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경제성장률을 1.69% 하락시키고 소비자물가를 1.46% 상승시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런데 현 유가는 그 수준마저 넘어서 있다. 이러한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해부가 없는 처방은 대증적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난국 극복의 해답은 본질적인 모순의 극복에서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운용계획의 재검토를 비롯하여 정국안정과 사회불안 제거 등 국가경영적 차원의 대응전략이 강구되어야 한다. 경제운영계획의 재검토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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