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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몽헌회장 자살 / 장남 사고死·4남 음독자살·왕자의난…파란만장의 ‘夢형제들’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은 현대 정씨 일가(一家)가 겪어온 심한 부침(浮沈)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한국의 산업지도를 창조해 온 정씨 일가였지만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속담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정몽헌 회장이 숨지면서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아들 가운데 천수를 다하지 못하고 사망한 사람은 모두 3명에 이르게 됐다.1982년 정 명예회장의 첫째 아들이었던 정몽필 당시 인천제철 회장이 교통사고로 타계했고 넷째 아들인 몽우씨가 90년 음독 자살했으며,이번에 다섯째 아들인 몽헌씨가 그 뒤를 이었다.또 정 명예회장에 이어 정몽준 의원이 대를 이어 대통령 선거에 나섰지만 두번 모두 뜻을 이루지 못하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정몽헌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의 엇갈린 운명은 현대그룹 분열의 시발점이 됐던 2000년 ‘왕자의 난’에서 비롯됐다.당시 현대건설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 현대의 주요 계열사를 이끌던 정몽헌 회장은 현대 후계자 지위를사실상 확보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게 했었다.그러나 정몽헌 회장은 정몽구 회장의 반발과 계열사에 대한 취약한 지분구조로 인해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권 확보에 실패했다.이후 사실상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수밖에 없었고 현대중공업과 현대전자 등이 잇따라 현대그룹에서 분리되면서 그룹은 현대건설과 상선,현대아산 등으로 축소되는 길을 걸었다.한때 재계 서열 10위권까지 넘보다 97년 해체된 한라그룹에서도 정씨 일가의 부침은 여실히 드러난다.창업주인 정인영 전 명예회장의 차남인 몽원씨가 94년 후계자로 지명돼 그룹을 이끌어 왔으나 97년 12월 한라중공업 부도와 함께 다른 계열사들도 청산·화의 등에 처해져 현재는 한라건설만이 명맥을 잇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우량 계열사를 통한 한라중공업 지원 문제로 구속기소돼 같은해 10월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나 현재 항소중이다.정순영 명예회장이 세운 성우그룹은 네 아들이 계열사들을 각각 물려 받았으나 일부 계열사가 부실화의 길을 걸었다.반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모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그룹 경영권을 확고히 하고 그룹을 재계 서열 4위에 올려놓았다.경영 수완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아들 의선씨를 현대차 전무로,작고한 동생 몽우씨의 장남인 일선씨를 계열사인 삼미특수강 전무로 승진시켜 후계구도도 착실히 다져나가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시론] 정치자금 고해성사 하라

    한국 정치발전을 이룰 계기가 발생했다.노무현 대통령이 특별기자회견을 통해 대선자금 공개를 제안하고 나왔고 중앙선관위가 선거에 관한 획기적인 정치개혁안을 제시했다. 정치가 선거와 매우 밀접한 함수관계를 가지고 있고,지난날의 선거는 대체로 선거법과 거의 무관하게 금전·불법타락선거가 자행되어 왔으며,야당보다는 여당이 거액 탈법을 저질렀을 것으로 국민들의 의식속에 각인되어 왔다. 그런데 현직 대통령이 대선후보가 공식 확정된 이후의 모든 정치자금 공개,대선자금의 철저한 검증을 위해 수사권이 있는 기관에서 조사,여야가 동시에 공개할 것 등을 제안했다.정치적 위험부담을 안고 있음에도 대선자금의 공개표명으로 다음과 같은 성과를 기대한다. 첫째,고비용 저효율의 정치관행을 저비용 고효율의 정치질서로 바꾸는 제도화를 이루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 분명하다.우리사회의 여러 부문 가운데 가장 낙후한 분야가 정치분야이며 정치발전이 가장 화급하기 때문이다.미국의 저명한 헌팅턴 교수의 말대로 “정치발전이란 민주적 정치질서로의 제도화”이기 때문이다.정치질서의 제도화의 요체는 정치자금법을 민주적으로 개정하고,국민의 참여와 상향식 후보경선을 취지로 한 선거법의 개선이다. 지금까지 낡은 정치의 악순환이 계속되었으며,선거에 임박해서야 여야 현역의원 위주의 나눠먹기식 땜질 수정에 그쳐 왔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신만을 증폭시켜온 면이 없지 않다. 둘째,정치자금 모집 및 선거활동면에서 여야를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에 평등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지금까지 정치신인들을 포함하여 현역의원이 아니면 누구든지 선거법의 제한으로 불평등한 조건에서 경쟁해야 했기 때문에 정치적 구태가 답습되고 악순환이 지속된 것이다.정치자금법 및 선거법은 늦어도 대선 1년전,총선 6개월 전에는 완비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여야 정치권과 국민의 합의로 제도화해야 한다. 셋째,정치개혁의 방향의 문제다.지금까지 정치는 닫힌 정치,소수 직업정치인의 전유물로 인식되었으며 국민들은 관객의 수준에 머물렀다.이것을 열린정치,국민의 참여정치로 전환시켜야 한다.왜냐하면 21세기한국정치가 더 이상 정치개혁을 외면한다면 정치의 실종은 물론 대한민국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소련이 왜 망했나? 국민선택권을 봉쇄했기 때문에 국가가 국민들을 소외시킨 것이 아니라,소련 국민들이 공산당 정권을 소외시켰기 때문이다.정치를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정치란 무엇인가? 국가의 모든 가치를 권위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모든 가치의 권위적 배분권을 소수 정치모리배에게 맡기는 것과 국민 전체에게 맡기는 것 중 어떤 것이 보다 민주적인 것인가는 자명하다. 그러나 이 위기속에 희망을 본다.왜냐하면 여당이 대선자금을 공개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여당은 약속을 확실히 이행하면 된다.문제는 야당인데 야당도 정치개혁의 차원에서 대선자금을 공개해야 할 것이다.고해성사식 의미로라도 국민앞에 공개하고 다시는 부정적 요소가 드러나지 않도록 여기서 파생된 문제점과 장점을 제도화해야 할 것이다. 넷째,국민의 반성과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이다.한국정치의 타락과 금권선거는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다.한국정치의 병폐인 권위주의 정치,지역주의 정치에 영합하여 정치인의 타락을 부추겼으며 양심을 가지고 정치할 수 없는 풍토를 조성한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따라서 정치제도의 개혁도 중요하지만 국민의식의 개혁도 중요하다. 이 성 구 홍익대교수 정치학
  • 오피니언 중계석/법륜스님 ‘불교와 사회운동’강연

    현대사회에서 불교는 더이상 현실과 괴리된 ‘산중 종교’에 머물 수 없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오히려 현실을 직시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사회의 발전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그러면 불교가 이 시대 한국에서 사회의 공동선(善)을 주도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은 어떤 것일까? 20일부터 25일까지 경기 용인 삼성휴먼센터에서 열리는 ‘2003 참여불교 세계대회’ 사흘째인 22일 정토회 지도법사인 법륜 스님이 ‘불교와 사회운동’이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다음은 강연 요지다. 불교는 깨달음의 가르침이다.깨달음이란 어떤 신비한 현상이 아니라,사실을 있는 그대로(실상) 아는 지혜를 말한다.불교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순을 깨닫고,그 모순을 제거하는 실천적 삶이다.부처님은 계급이 있는 사회에서 계급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고,여성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성차별이 없는 사회를 제시했다.이처럼 부처님은 시대를 앞서서 시대의 비전을 제시하셨다.차별이 없음을 아는 것이 깨달음이며,차별을 없애는 것이 자비다. 불교의 사회운동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사회현상에 대해서 올바르게 인식하고,그 사회적 모순을 개선해 나가는 불교인들의 실천을 말한다.무지를 깨닫고 진리를 실현하는 붓다의 가르침을 따른다면 당연히 계급·인종·남녀·민족·문화·종교의 차별을 철폐하고 평등을 지향해야 한다. 따라서 연기적 세계관에 입각한 불교인의 사회운동은 마땅히 이 차별을 철폐하는 방향성 위에 서있어야 하며,그 과정과 결과에서도 또다른 차별이나 폭력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적으로 실현해야 한다.계율이란 일상에서의 말과 행위를 깨끗이 하는 것이다.즉 스스로 말과 행위를 다듬고,사회적으로 말과 행위를 정화시키는 것이다. 불교의 사회실천운동은 다름아닌 계율의 실천인 것이다.그런데 사회현상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달라진다.그러므로 이 산업사회의 시대에는 개인의 성실성뿐만 아니라 사회적 구조의 올바른 정립이 중요하게 요구된다.부처님이 당시의 시대적 모순을 해결했듯이 우리들은 이 시대의 모순을 해결해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한 좀더 폭넓은 이해와 실천을 바탕으로 이 시대 불교인의 실천덕목으로서 사회운동을 당당히 제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을 종합해 불교인의 사회실천운동을 정리하면 우선 방법에 있어서 법에 맞게,계율에 맞게 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적 실천은 그 목적뿐만 아니라 목적을 이루는 방법도 법에 맞아야 한다.즉 모든 실천은 반드시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둘째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고,수행을 기본 입장으로 하는 불교인은 어떤 실천을 행할 때에도 마음의 평화를 잃지 않아야 한다. 셋째 시대의 요구를 안아야 한다.불교의 깨달음은 현실의 고(苦)를 진단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이다.환경운동,인권운동,평화운동,복지운동,교육운동,정신문명운동 등 삶과 사회의 각 분야의 고를 진단하고 무지를 타파하여,현실을 개선하는 실천운동이 되어야 한다. 넷째 시대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인간상을 제시해야 한다.불교인의 사회운동은 사회적 모범을 보이는 수행자의 운동이 되어야 한다.자기변화와 세계변화라는 두가지 측면이 자기 삶 속에서 통일되는방향으로 나아가는 신문명운동을 전개해야 한다. 깨달은 분,붓다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고 가르쳤다.이제 우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모든 인간이 평등함을 이 사회에 구체적으로 실현시켜야 한다.인류 공동의 선(善)인 평등이 실현되는 것이 정토세계(淨土世界)이다.그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불교인들이 제시해야 한다.수행은 현실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며 나와 세상을 함께 이롭게 하기 위한 것이다.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하여 개개인이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깨달음의 삶이 필요하다.그리고 이러한 개인적 깨달음은 사회 속에 구현되어야 완성되는 것이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메트로 인사이드]‘꽃피는 뒷골목’ 만든다

    서울시내 자치구들이 ‘깨끗한 뒷골목 만들기’에 나섰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들어 ‘깨끗한 서울 가꾸기’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20개 자치구가 모집한 뒷골목 청소 자원봉사자가 5만 1399명에 달했다.용산구의 클린자원봉사단이 7708명으로 가장 많다.이어 구로구의 깔끔이봉사단 5835명,양천구의 주민자율봉사단 4566명 등이다.중구·도봉·마포구는 현재 자원봉사단을 모집 중이며,강남구는 민간대행업체가,서초구는 각 직능단체가 자원봉사단을 대신하고 있다. 자치구마다 이처럼 뒷골목 청소 자원봉사단 구성에 신경을 쓰는 것은 ‘공식적’인 청소행정이 주로 대로변 등 눈에 보이는 곳에 집중되다 보니 이면도로나 골목길 등의 청결상태는 아직 개선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뒷골목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도 돋보인다. 송파구는 공터,자투리땅,갓길 등 쓰레기가 함부로 버려지는 75개 구간 5160m에 3500만원을 들여 11만 1600포기의 꽃을 심어 주민들의 양심을 자극했다.광진구도 상습 투기 구간에 화분을 설치한 결과 무단투기가 크게 줄었다.서초구는 버려진 쓰레기 봉투에 ‘양심스티커’를 붙여 주는 역발상으로 쓰레기를 줄이고 있다. 노원구는 9월과 11월에 동별로 골목길 청소 평가를 실시,우수 골목길 주민에게는 일정기간동안 음식물 쓰레기 수거수수료를 면제해 주는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성북구도 두 달에 한 번씩 동별 경진대회를 열어 표창과 상금을 수여할 계획이다. 강동구는 지난해 1월 구 폐기물조례에 쓰레기를 버린 사람뿐만 아니라 이를 제대로 치우지 않은 땅 주인이나 관리인에게도 과태료 10만원을 부과한다고 명시,쓰레기 무단 투기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다. 강서구는 주부,상가번영회원,주민자치위원 등 주민들이 매월 넷째주 수요일 공무원과 함께 골목길 청소상태 등을 점검하는 ‘주민환경순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각 자치구의 골목길 청소 자원봉사가 화제가 된 21일 시 간부회의에서 정두언 정무부시장은 “자치구들이 의지를 갖고 추진하면 우리도 일본 도쿄에 버금가는 깨끗한 거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시론] 노조도 자기혁신 나서라

    최근 전교조와 관련된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의 자살,철도노조 파업에 따른 교통대란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일부에서 반노조 시민운동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안티전교조 사이트가 생기고 노조를 비판하는 내용의 신문기사가 적지 않게 눈에 들어온다.이러한 움직임은 노동운동에 대한 의구심과 불신,그리고 노조도 이제는 내부 혁신을 단행해야 하는 시기가 되지 않았는가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듯싶다. 노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은 대기업 노조를 향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한국 노조의 절반 이상은 종업원 수가 500인 이상인 사업장에 집중되어 있으며,이들의 리더십이 노동운동 전반의 흐름을 사실상 결정하기 때문이다.반면에 중소기업의 경우 노조가 결성된 사업장이 상대적으로 소수이고 실제적인 교섭력도 미약한 경우가 많다. 대기업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최근 고조되는 이유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최근 노조 파업으로 노사 당사자가 아닌 시민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사태가 많았다.철도나 은행 파업으로 시민들이 겪은 불편은 참을 수 없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둘째,평균 임금상승이 외환위기에 빠졌던 2년간을 제외하면 지속적으로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상태를 보이고 있다.노조는 노동생산성보다 높은 임금상승을 요구하면서 그 이유로 경영자들의 경영실패를 들고 있으나,문제는 양자 모두에게 있다.경기가 악화하면서 노조의 임금상승 요구가 지나치다는 인식이 더욱 증가되고 있다. 셋째,노조사업장의 경우 인력 구조조정을 포함해 경영혁신이 상당히 지연된다는 비판이다.외환위기 이후 수년간 제조업 생산직의 인력감축은 노조가 있는 사업장에서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이 사실이다.대기업은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인력조정이 어려워지자 인건비 감축을 위해 사무관리직의 해고를 더 늘리고 일부는 하청중소기업에 비용을 전가한 사례가 많았다.결국 노조가 대표하지 않는 근로자에게 더 큰 부담이 돌아갔다는 인식이 있을 수 있다. 넷째,외국인 직접투자와 관련된 비판이다.외국인투자가 최근 큰 폭으로 감소되고 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애로 사항중 첫째가 노사관계라는 것이다.외국인 투자를 위해 노동운동을 제약해야 한다는 것도 문제 있는 주장이지만,반드시 흑백논리로 외국인투자와 노조운동을 해석할 이유는 없다.스페인과 같이 외국인투자에 우호적인 노동운동이 전개돼 고용창출이 컸던 사례도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여론이 노동운동에 거리를 두는 이유 중 하나는 시민들의 눈에 비친 노조의 과격한 행동과 모습이다.물론 온건한 노조와 노사협력 사례도 많지만 아직도 시민들의 눈에는 빨간 띠를 두른 조합원과 불법시위로 인한 공권력의 투입 등 좋지 않은 인상이 각인돼 있다. 노조활동에 관한 찬반 논쟁은 밤을 새우며 벌여도 결론이 나지 않겠지만 최소한 현재 대기업 노동조합이 시민들의 눈에 이기적인 이해집단의 하나로 비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여론의 호응에서 멀어진 노조운동은 결국 자체의 활력을 잃고 무대에서 사라져갔다는 사실은 선진국 노조운동사에서 수없이 확인할 수 있다.지금까지도 영향력 있는 노동운동은 중산층을 기반으로 한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조합주의였다.이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생존한 노동운동들이 증명한다. 이제 대기업 노조도 한번 여론에 귀를 기울이는 겸허한 노력을 해야 할 때다. 양 동 훈 서강대교수 경영학
  • [열린세상] ‘2만불 시대’ 걸맞은 노사관계

    미 하버드 대학의 로버트 푸트남 교수는 사회자본이 국부의 원천이라고 했다.사회자본이란 신뢰와 협동심과 같이 사회공동체가 공유하는 정신적 자산을 말한다.사회자본이 빈약한 나라는 갈등과 분열이 심화돼 경쟁력을 잃고 낙후하게 된다는 것이 푸트남의 주장이다.이런 관점에서 오늘의 한국사회는 사회자본의 결핍으로 위기상황에 처한 느낌이 든다.노사,교단갈등을 비롯해 온갖 사회갈등이 끊이지 않고 증폭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경영개발원(IMD) 발표에 따르면 2002년도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이 조사대상 49개 국가 중에서 47위,분규로 인한 근로손실 일수는 조사대상 30개 국가 중에서 30위로 최하위다.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노사협력 순위 역시 55위로 바닥권이다.한국의 노사대립이 격렬하다는 증거다.이런 상황에서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달성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어떻게 해야 노사갈등을 해소하고 협력과 통합의 사회자본을 증대시킬 수 있을까. 첫째,유형과 사안에 따라 갈등의 본질을 정확히 간파하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갈등은 집단이기주의나 집단히스테리의 폭발현상일 수 있다.소외와 차별,좌절과 욕구불만이 누적되면 누구나 분노를 느낀다.이게 히스테리다.생존문제나 가치가 근본원인일 수도 있고,님비(NIMBY) 심리의 발로일 수도 있다.표면적인 명분과 이면에 숨은 의도가 다른 경우도 있다.조정자는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문제에 접근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다. 둘째,대화와 타협이 최선의 방법이다.이는 상생의 미학을 전제로 한다.대화는 당사자들이 가슴을 터놓고 진솔하게 해야 한다.상대방의 주장을 경청하고 자존과 인격을 존중할 때 타협의 가능성이 움튼다.또 중요한 것이 원칙을 지키는 일이다.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거나 약속을 번복하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가장 중요한 것은 윈-윈 게임이라는 상생의 원칙과 사회적 공동선의 원칙이다.어느 일방의 승리와 상대방의 패배는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고,사회공익과 공동선에 배치되는 해결은 집단이기주의의 은폐일 뿐이다. 셋째,인간주의와 법치주의를 병행해야 한다.온정주의는 아름답다.그러나 법치가 없는온정주의는 기대를 조장하고 갈등을 증폭시킨다.사정이 악화되면 이익집단은 설 자리를 잃게 되고,정부는 통치능력을 상실한다.하나의 대안은 인간주의와 법치주의의 조화다.인간주의는 온정주의에 우선한다.노동자를 약자로 취급하는 게 온정주의다.그러나 그들을 사회적,정치적,법적,인격적으로 대등한 위치에 놓고 정당하게 대우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은 인간주의다. 넷째,조정자는 가치중립적인 균형된 시각을 지녀야 한다.이해조정의 철칙은 조정자가 중립을 지키는 일이다.조정자가 중립을 지키려면 균형된 시각을 지녀야 한다.또 조급성과 정치적 편의주의를 철저히 배제해야 한다.조급하게 서둘거나 정치적 이해타산을 개입시키면 원칙과 중심을 잃기 쉽다.이렇게 되면 갈등을 미봉할 수는 있어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불가능하다. 다섯째,정부는 갈등해결의 기본틀을 확정하고,이를 토대로 일관된 원칙을 갖고 현안과 중장기 과제를 풀어나가야 한다.기본틀의 작성은 OECD 회원국 모델을 참고하면 된다. 노조의 지지로 1974년 정권을 잡은 영국의 윌슨 정부는 노사갈등을 잘못 다뤄 파업병을 악화시켰고 결국 76년에 외환위기로 중도 하차했다.그것은 영국경제의 비극이자 노동자의 불행이었다.같은 노동당의 캘러헌이 총리직을 이어 받았지만 우왕좌왕 표류하다 79년 선거에서 보수당의 대처에게 참패했다.정부도 노동자도 결국 대립과 갈등의 패자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의 노사관계 모델은 영미의 시장형도,유럽의 타협형도,일본의 가족형도 아니다.시장형이 되려면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하고,타협형이 되려면 협상문화가 전제돼야 한다.가족형은 노사공동체 정신이 강해야 가능하다.한국은 이런 전제조건들이 불완전하기 때문에 노사관계가 아직도 전투적이다. 노사정 모두 이 점을 안타깝게 인식하고 노사관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이것이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로 가는 지름길이다. 김 호 진 고려대 교수 전 노동부장관
  • [CEO 칼럼] 제조업 경쟁력과 공학교육

    국가 경쟁력은 부문간의 상호작용 여부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는다.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하는 기업과 유능한 인재를 육성·공급해야 하는 대학의 상호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한국의 경제 발전을 주도하는 제조업계 경영자들은 한국 공학교육의 현 상황에 대해 정확한 인식을 가져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즉 대학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지식과 자질을 갖춘 인재들을 잘 양성하고 있는지,거꾸로 기업은 대학의 인재 육성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미국의 연구 보고서를 보면,시설투자를 10% 늘린 기업의 생산성이 3.4% 증가하는 데 비해 교육 투자를 10% 늘린 결과 생산성이 8.6% 증가했다고 하니 기업의 성과 향상에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현재의 한국 공학교육 현실을 육상의 이어달리기에 비유해 보자.그렇다면 바통을 제대로 주고받아야 하는데,대학이 뛰어가는 곳과 바통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기업의 위치가 달라 제대로 연결되지 않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대학 공학교육의 문제점은 우선 최소전공 인정학점제와 복수전공제의 실시로 선진국 공과대학의 기준에 견주어 전공과목의 이수 내용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실제 사례를 설계해 보지 못하고 교육이 현장과 유리된 이론 위주로 이뤄진다는 점,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새로 필요로 하는 분야의 과목을 제때 보완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한국의 공학교육 혁신을 위해 필요한 일은 무엇일까. 첫째,대학은 교과내용이 산업체와 수요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할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기업체 인사 담당자들은 신입사원에게 가장 불만스러운 사항으로 실습·현장 교육의 부족을 꼽는다.이론,실험,설계가 조화돼 실무능력을 중시하는 쪽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산업체의 피드백을 받는 공학교육 인증제의 정착과 확산이 필요할 것 같다. 둘째,전공을 제대로 심화시킬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현재 한국 공과대학의 전공과목 이수량은 선진국 공과대학의 50∼70%에 불과한 수준이다.대부분의 학생이 전공 과목을 공부하기보다 엉뚱한 교양 과목을 더 수강해 학점을 채우고 졸업한다고 하니 참으로안타까운 일이다.대학과 정부 해당 부처에 시급한 제도 개선 노력을 당부한다. 기업도 공학교육을 대학에 방임적으로 맡겨서는 안 된다.우선 현장 교육의 기회가 매우 소중하므로 기업체에서 인턴십,프로젝트 제공을 통해 학생들에게 현장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셋째,공학교육 과목의 선정때도 기업체의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다.가령 현재 전자산업에서 절실히 필요한 ‘임베디드(내장형) 소프트웨어(Embedded Software)’의 중요성을 보고 이에 상응하는 과목 또는 학과의 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학측에 적극 개진해야 하는 것이다.넷째,기업 기술자들이 겸임교수로 대학강의를 맡거나 설계 과제와 논문을 공동으로 지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산업체의 요구가 반영된 공학 교육 과목의 지식뿐 아니라 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폭 넓은 교양과 지식을 갖춘 인재들이 더 많이 배출될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나라가 동북아 경제중심국으로 부상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이는 대학과 기업,정부의 긴밀한협력이 필요한 일이다.또 최근 활동이 증대되는 공학교육 인증원에 문제 개선을 위한 리더십을 기대해 본다. 이 희 국 LG전자 사장
  • 기고/ 수험생위한 시험행정

    올해 공무원 임용시험 일정의 절반이 끝났다.수험생에게 보다 많은 편의를 제공하려고 나름대로 노력했지만,수험생들 사이에서 시험행정에 대한 불만이 여전히 많은 것으로 지난달 대한매일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났다. 공직적성평가(PSAT) 도입 등 시험제도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불안과,7·9급 공채시험의 문제 비공개,취업보호대상자 가산점 문제,국가고시 평일실시 등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행정자치부는 이러한 수험생들의 불만과 바람들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다. 첫째,7·9급 공채시험의 문제공개와 관련,2005년 국가고시 전용건물 완공으로 합숙출제가 가능해지면 2005년 이후 시험부터 문제를 공개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둘째,취업보호대상자의 가산점문제는 국가보훈처 소관의 ‘국가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해 운영하고 있으며,지난 2001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합헌 결정되었기 때문에 행정자치부에서는 이에 대한 어떠한 결정도 할 수 없음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다만,취업보호대상자 가산점 제도의 주관 부처인 국가보훈처에서 업무에 참고하도록 가산점 관련 정보와 수험생들의 의견을 전달해 주고 있다. 셋째,국가고시 평일실시는 주5일 근무제 도입 추세에 따라 삶의 질 향상과 휴식권 보장에 대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함이다.수험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험시작 시간을 30분∼1시간 늦춰 교통 불편을 완화하고,시험장 선정시 냉·난방시설의 설치여부를 고려하겠다.또 직장인 수험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7급 시험은 하절기 휴가철 토요일에 실시하고,9급은 종전대로 일요일에 실시할 예정이다. 넷째,시험문제가 어려워지고 출제경향도 바뀌었다고 수험생들이 느끼고 있는데,수험생들의 전반적인 수준향상에 따라 적정한 변별도를 유지하기 위하여 시험위원들이 새로운 형태의 문제들을 출제하였기 때문으로 생각된다.앞으로 이러한 출제경향은 유지될 것이며,난이도도 일관성을 갖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다섯째,내년도 외무고시부터 도입되는 공직적성평가(PSAT)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수험생에게 제공하기 위해 지난달 전국 수험생 822명을 대상으로 실험평가를 실시했다.실험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다 완성도 높은 문제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특히 자료해석영역에서 사칙계산 위주의 문제는 가급적 배제할 생각이다.또한,시험 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7월 중 PSAT 수험준비안내서를 제공하고,11월에는 또 한번의 실험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마지막으로,PSAT 도입과 인턴제 도입 검토 등 시험제도 변화에 수험생들이 많은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PSAT 도입 외에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으며,제도가 변경되더라도 충분한 의견수렴과 유예기간이 주어질 것이다.수험생들도 변화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형국 행자부 고시과장
  • 오피니언 중계석/ 盧정부의 개혁과 사회통합

    고려대 김호진 교수는 30일 민족통합개혁연대 주관으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민대토론회에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과 사회통합’이란 주제의 논문을 발표했다.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개혁의 성공 조건 개혁에는 언제나 비판과 저항이 따른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변화를 두려워하고,특히 잃을 것이 많은 기득권층은 개혁을 자기들의 신분과 지위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개혁을 성공시킬 수 있는가. 첫째,개혁정책의 패러다임과 브랜드를 선명하게 부각시켜야 한다.노무현 정부는 국민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비전과 추진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개혁담론을 논리정연하게 다듬어 내야 한다.물론 시대변화와 역사성을 반영하는 것이어야 한다. 둘째,개혁의 무게중심을 가치창조에 두어야 한다.김영삼 정부가 개혁에 실패하고 경제 환란을 초래한 것은 파괴적인 과거청산에 너무 치중했기 때문이다.노무현 정부는 창조지향적인 개혁에 역점을 둬야 한다.과거를 부수는 게 개혁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 개혁인 것이다.셋째,실사구시의 관점에서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정부가 개혁목표로 내세운 평화와 번영은 너무 멀리 느껴지고 동북아경제중심론은 구체성이 없다.또 국가개조론은 너무 담대하고 자칫하면 제2건국처럼 정치쟁점으로 비화될 우려가 있다.이런 점에서 개혁은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해야 하며 누구나 수긍하는 시대적 과제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넷째,개혁적 리더십과 통합적 리더십을 병행해야 한다.개혁 마인드가 강한 인사를 기용한다거나 각 부처에 업무혁신팀을 만드는 것이 개혁적 리더십이라면,지역과 이념,성과 연령을 초월하여 필요한 인재를 기용하는 것은 통합적 리더십이다. 다섯째,시행착오를 극소화시켜야 한다.국가경영의 암적 요소는 낭비다.시행착오에 수반되는 국정에너지의 낭비는 더 큰 문제다.노무현 정부의 임기가 5년이라지만 시스템 안정과 정책구상을 위한 준비기간 1년과 임기 마지막 1년을 빼면 일할 수 있는 기간은 3년밖에 되지 않는다. 여섯째,선택과 집중이다.일에 과욕을 부려 너무 많이 벌이면 아무 일도 못 한다.꼭 해야 할 몇 가지만 선택해서 에너지를 집중해야 한다.교육정책을 예로 든다면 NEIS갈등 해결과 공동체 복원,공교육 살리기와 사교육비 줄이기,대입제도의 선진화와 대학의 경쟁력강화만 제대로 해도 성공적이다. 일곱째,갈등조정과 사회통합이 성공의 디딤돌이다.노사갈등 해소와 협력이 중요한 과제이다.만약 이에 실패한다면 개혁도 경제도,삶의 질도 수포가 된다.2002년도 우리나라 노사관계 경쟁력이 조사 대상국 49개 국가 중에서 47위를 기록하고 있다.분규로 인한 근로손실 일수는 조사대상국 30개 중에서 30위로 최하위를 보이고 있다. ●노무현 정부의 가능성과 한계 노무현 대통령 리더십의 장점으로는 절차적 정당성이 강하다는 점과 탈권위주의,승부사형,지지세력의 강한 연대성 등을 꼽을 수 있다. 반면 정서적 정당성이 취약하다는 점은 약점이다.아직도 일부 수구세력과 영남정서는 노 대통령을 ‘절반의 대통령’이라고 부른다.또 일부 언론과의 관계가 비우호적인 점과 여소야대 구조 등도 한계로 꼽힌다. 이럴 때는 비판과 저항이 심한 분열성 정책보다는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통합성 정책을 선택해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노 대통령이 임기중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연다면 역사에 남는 지도자가 될 수 있다.이게 경제 환란을 겪은 국민들이 한강의 기적을 다시 연출하고 싶어하면서 갖고 있는 일종의 보상심리다.노 대통령은 이 점을 감안해 경제 리더십에 승부를 거는 CEO로 변신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국정시스템의 효율적 가동은 필수적이다.이것을 뒷받침하는 게 책임경영체제이다.부서장에게 자율을 주되 국정성과를 내지 못하면 철저히 책임을 묻는 게 곧 책임경영체계다. 또 언론과의 대외적 긴장보다는 시스템을 역동적으로 작동시키는 대내적 긴장이 더 시급한 문제다.이것이 전제돼야 개혁과 동북아중심구상이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과기부 ‘이동 장관실’ 100일

    박호군(사진·朴虎君) 과학기술부 장관이 금요일마다 가동하는 ‘이동 장관실’ 열기가 뜨겁다. 27일 과기부에 따르면 박 장관이 이동 장관실을 개설한 것은 취임 직후인 지난 3월21일.매주 금요일마다 정부출연연구소,민간연구소,각 대학 연구센터 등에 장관실을 차린다.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서다.지방에 몰려있는 관계 기관과 연구소의 직원들이 장관 보고를 위해 과천청사까지 매번 올라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주려는 배려도 깔려 있다. “얼마나 가겠느냐.”는 주위의 냉소도 적지 않았지만 벌써 넉달째다.‘놀토’(공무원들은 공식휴무일인 매월 넷째 토요일을 이렇게 부른다)인 28일에도 대덕단지 연구소 책임자들과 산행에 나선다.한 연구원은 “장관이 (현장에)내려와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과학기술인들의 사기에는 큰 격려가 된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오피니언 중계석 / 참여정부 출판정책의 방향

    출판은 산업적 또는 경제적 면에서만 보아서는 안 된다.정신 문화와 문화 창출의 핵심이요,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출판은 영화 영상 음악 방송 등과 연계되거나 기반이 된다.따라서 출판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우리 사회가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이같은 인식을 바탕으로 지난 14일 한국출판학회가 서울 사간동 출판문화회관에서 연 제13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동원대 부길만 출판미디어과 교수가 발표한 ‘참여 정부 출판정책의 허실과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를 요약한다. 출판 정책은 성격상 출판문화 진흥정책과 출판물의 기획·편집 등 제작 및 판매·유통 과정을 통제하는 출판 규제정책으로 나눌 수 있다.광복 이후 군사정부가 지배한 시기에는 정권 안보와 이데올로기적 기준에 따라 규제 위주의 정책이 우선이었으나,참여정부는 문민 정부와 국민의 정부의 진흥 위주의 정책을 이어받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제시한 2003년도 문화산업분야 진흥계획 가운데 출판관련 분야 내역을 살펴보면 ▲국제교류 행사 지원 ▲우수도서지원 ▲출판 유통현대화 ▲잡지 전문인력 양성의 4개분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참여정부의 진흥책은 전체적으로 아직 상징적 의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첫째 출판진흥정책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문화정책 담당자들은 물론 교육과 여론 환기 등을 통해 국민 전체의 문화의식이 제고되어야 한다. 문화관광부가 지난 5월 ‘책 중심의 대한민국 대한민국 비전’을 구현하기 위해 파주출판문화산업단지를 세계적인 출판 명소화하면서 ‘아시아 어린이 책문화 축제’를 개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출판 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아울러 전자출판 관련 기술개발,수익모델 개발,유통기반 구축,시장 형성 및 활성화를 위한 자금 지원 등도 중요한 계획이다. 둘째,산·학·관의 연계를 강화해 출판진흥이라는 한 목표를 향해 나가야 한다.현재 출판정책 수립·집행·평가에 대한 학계의 의견은 거의 무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출판 및 인쇄 진흥법이 진흥기금의 확보와 운영에 관한 조항을 두지 않아 선언적규정에 그치고 있는 것이나,출판유통심의위원회 구성에서도 학계 인사를 배제해 온 것은 잘못된 관행이다.위원회의 구성과 운영은 공정성과 합리성을 담보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현재 국제 교류사업을 주로 지원하고 있으나 남북의 출판교류도 지원해야 한다.개별 출판사의 사업으로는 교류 자체가 어렵고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다. 넷째,출판 관련 학과 및 학문을 지원해야 한다.정보화 사업을 위해 IT 관련 학과에 지원하는 예산에 비하면 문화콘텐츠 및 출판 지원 예산은 너무 미미하다. 다섯째,상징적인 우수 학술도서 및 추천도서 지원제도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육성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현재 매년 3만여종의 발행도서 가운데 300여종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는데,선정 가능성이 낮아 신청 자체가 미미하고 추천도서에 어울리지 않는 사례가 적지 않다.특히 영리성을 고려하지 않고 학문의 발전을 위해 출간하는 학술도서에 대해서는 선정 숫자와 지원금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조세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도서제작 관련 용역 및 서점 임대료에 대한부가가치세 면제,서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 추진 등도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출판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지방 출판 문화도 육성해야 한다. 여섯째,가정,학교,사회,언론 등이 독서습관을 형성하고 지속시켜 나갈 수 있는 환경 구축과 교육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정부는 특히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독서교육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 참여정부는 출판 정책을 진흥 중심으로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각론 부분에서는 방향감의 상실,선언적인 지원,공정성의 우려 등이 그대로 남아있다.이는 산·학·관의 연계 아래 건전한 비판과 대안 제시로 극복되어야 한다.
  • 현대 夢형제들 15개월만에 ‘동석’/ 작고 넷째 아들 결혼식서 인사만

    현대가(家)의 ‘몽(夢)자 형제’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14일 서울 명동 정동교회에서 열린 고 정몽우(정씨 형제중 넷째)씨의 아들 문선(미국유학)씨와 김&장 법률사무소 김영무 대표변호사의 딸 선희씨의 결혼식이 계기가 됐다. 결혼식에는 장자로서 혼주를 맡은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정몽헌 현대아산이사회 회장,정몽준 의원 등과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 가족들이 참석했다. 이처럼 정씨 일가가 공식 행사에 자리를 같이한 것은 지난해 3월 고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1주기 추모식 이후 처음이다.하지만 간단한 인사외에 별다른 대화는 없었다.서로 떨어져 앉아 서먹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정몽구 회장은 혼주를 맡아 하객들을 일일이 맞이했고,새벽까지 특검의 조사를 받은 정몽헌 회장은 입구에서 잠깐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았다.다른 형제들도 서로 인사는 나눴지만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 현대 관계자는 “작고한 형제의 자제가 결혼하는 만큼 모두 참석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으냐.”면서도 “결혼식이 끝난 이후 별도 모임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 韓銀 장기 통안증권 발행 재경부 국고채 물량 확대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현 채권시장 과열을 ‘버블’(거품)이라고 규정짓고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한은은 이날 시장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장기 통화안정증권 발행물량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 역시 국고채의 공급물량 확대방안을 마련키로 했다.이에따라 지난 11일 지표금리(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가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3%대로 떨어지는 등 과열현상(수익률 하락)을 빚고 있는 채권시장이 안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 총재 “채권시장은 버블” 박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채권시장의 버블현상은 세계적인 우려의 대상이며 우리나라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말했다.이어 “지금같은 과열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며,그래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시장이 인식하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장기채 공급 늘리기로 한은은 이에따라 장기채권의 공급을 늘려 지표금리의 하락을 막기로 하고 매월 둘째·넷째 주에 정례적으로 발행해 온 단기물(만기 6개월 또는 1년) 통안증권 발행을 중단하고 장기(만기 1년6개월 또는 2년) 통안증권으로 대체 발행한다고 밝혔다.이 경우 한은이 매월 발행하는 장기 통안증권은 4조∼5조원 규모에 이를 전망이다.한은 관계자는 “장기 통안증권 발행을 늘리면 장기채권의 공급난이 일부 해소돼 지표금리가 안정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재경부 관계자도 “국고채 공급물량을 늘리고 외평채 일부를 장기채권에 편입하는 방안을 한은 등 관계기관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리 하락세는 계속될 듯 이날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은 한때 4.01%까지 떨어져 3%대를 넘봤지만 한은과 재경부의 발언으로 매수세가 꺾여 전일보다 0.03% 오른 4.06%를 기록했다.3년 만기 회사채도 0.03%포인트 오른 5.21%였다.콜금리 동결 및 정부의 과열 경고 등 영향으로 금리가 반등한 셈이다.그러나 경기부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이에 따른 콜금리 추가인하 가능성도 있어 하락세를 벗어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국투자증권 신동준 연구원은 “정부의 방침으로 수급부담 완화에 대한기대감은 생겼지만 하락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경기와 물가. 수급 등 금리결정 요인이 모두 하락을 이끌고 있어 단기조정 이후 6월말을 전후한 시점에서 지표금리는 3%대에 안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태균 김미경기자
  • 공직자 ‘골프 4원칙’

    (1)직무 무관한 사람과 (2)업무시간 끝난후에 (3)부킹 민원 하지말고 (4)반드시 자기 돈내라 공무원들 사이에는 골프치는 데 2대 금기사항이 있다.자신의 이름을 쓰지 않고 가명을 쓰고,자신의 승용차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다.그래서 휴일 새벽이면 서초구청 주변은 골프장 카풀을 하려는 공무원 등으로 북적댄다. 하지만 2대 금기사항 대신 ‘공무원 골프 4대원칙’이 나와 관심을 모은다.사정활동을 했고 공무원행동강령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핵심역할을 했던 정부의 A국장이 제시한 첫째 원칙은 직무와 관련이 없는 사람과 치라는 것이다.둘째,업무시간 외에 치라는 것이다.몇년 전 어떤 장관이 토요일 점심시간 무렵에 골프를 쳤다가 사정당국에 적발돼 경고를 받은 적이 있다. 셋째로 골프 부킹(예약) 민원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넷째는 반드시 자신의 돈을 내고 치라는 것이다.A국장은 “공무원이라고 골프에 제한을 둬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공직자 10대 준수사항에는 들어 있던 골프금지 조항을 행동강령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4대 원칙을지킨다면 골프를 쳐도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4대 원칙을 지키면서 골프를 자주 칠 수 있는 공무원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부킹도 어렵거니와 한 사람당 20만원가량인 골프비용이 공무원 월급으로는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현석기자 hyun68@
  • 오피니언 중계석/ 대구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인가

    홍덕률 대구대 교수는 대구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가장 심각하게 집적되어 있는 비극의 도시라고 주장한다.그가 생각하는 대구는 ‘껍데기 선진국의 위험도시’에 불과하다.그래서 “대구는 각성하라.”고 외친다.그러면서도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대구에는 희망이 있고,대구 시민이 떠안아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있다.”고 말한다.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표출되는 곳에서 해법이 찾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홍 교수의 ‘대구,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법인가’에는 대구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을 통렬한 비판이 담겨있다.계간 ‘문학과 경계’ 여름호에 실려있는 그의 글을 요약한다. 192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는 250만 대구 시민에게 던진 절규였다.절규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대구는 한 줌의 희망조차도 가질 수 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무엇을 어떻게 각성하고 어떻게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첫째는 대구의 동맥경화증이다.가장 심한 부위는 정치권이다.대구 정치권에서는 혈액순환도 신진대사도 안 된다.중앙정치에서는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대구정치에서는 없었다.늘 일당독재였다.정치적 지향과 이념이 다른 정당들간의 경쟁과 교체가 없었다.정당 내 혁신도 있을 리 없다. 둘째는 동종교배의 후진적 관계구조다.지역 국회의원만 한나라당 소속인 것이 아니라,지방자치단체장도 그들을 견제할 지방의원도 온통 한나라당이다.정치·행정분야만이 아니다.지역의 유력 언론이나 대학,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견제와 비판이 없다.건강한 문제 제기는 늘 허공에서 맴돈다. 셋째는 ‘수구병’이다.대구의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 매우 수구적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공유해 온 산업화 이데올로기와 냉전의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다.기존 질서에 대한 맹목적 집착,변화에 대한 저항,현실 안주 등이 대구의 지배집단이 앓고 있는 증상들이다. 대구의 정치,행정,경제,언론,대학에 포진하고 있는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만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학연의 고리와 연고주의도 심각하다.예컨대 학교 선후배,고향 선후배,그리고 같은 가문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고 서로봐준다. 연고주의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대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다른 많은 병들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먼저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든다.토론은 없고 집단 내의 끈끈한 정과 소인배식 의리만 판친다.존경받는 어른을 찾기 힘든 것도 연고주의와 무관치 않다. 연고주의는 지역사회 전체의 활력을 죽게 만든다.잘 나가는 연고집단은 활력이 넘치지만,잘 나가지 않는 연고집단은 불만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공적 조직은 분열되고 힘을 잃는다. 토론과 어른과 활력이 없는 3무(無)의 도시,공(公)은 없고 사(私)만 판치는 도시,술집의 작은 방은 꽉꽉차지만 토론회나 공청회는 늘 썰렁한 도시,지시나 훈계는 넘쳐나지만 정작 토론은 없는 창백한 도시,한 다리만 건너면 두루두루 닿는 연(緣)이 부담스러워 공식적 비판마저 말라버린 도시,이것이 연고주의 문화가 만들어낸 대구의 부끄러운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대구의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대구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이 가장 중층적으로 집적된 도시일 뿐이다.‘대구병’의 진단과 처방을 국가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첫번째 처방은 대구 정치권의 전면적 혁신이다.일당 독재구조,수구이념 일색인 정치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청산되어야 한다.둘째는 지방정부,셋째는 지역 언론,넷째는 지역 대학의 혁신이다.다섯째는 시민의식의 혁신이다.언론과 대학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지역시민의식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시민의식의 혁신은 다시 지역 정치권과 지방행정의 혁신을 강제해 내는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파괴적인 지역감정의 늪에서 벗어나 열린 애향심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대구가 국가권력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중앙주의도 이제는 벗어던져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수두·무균성수막염 주의보

    국립보건원은 지난 3월 소아과 외래환자 1000명당 1.5∼2.5명이던 수두환자가 5월들어 첫 주에 4.4명,넷째주에 5.6명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9일 밝혔다.지난해는 6월 중순에 수두 유행이 최고조에 달한 것에 비하면 올해는 유행이 일찍 시작됐고 환자도 많은 편이라면서 예방을 위해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수두는 환자의 타액이나 직접 접촉을 통해 옮겨지며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세를 보이며 2∼3일 후부터는 얼굴과 몸통,손발 등에 발진과 물집이 생긴다. 보건원은 또 무균성수막염 환자도 5월 첫 주에 외래환자 1000명당 0.13명이던 것이 넷째주에 0.26명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지역적으로도 경남에서 시작,경북과 광주 전북 강원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수기자 sskim@
  • [CEO 칼럼] 디지털이 경쟁력이다

    기업은 고성능 안테나처럼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에는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필자가 있는 회사에서는 디지털화의 대세와 사업적 잠재력을 인식하고 “디지털로 앞서 갑시다!”라는 구호를 외친 뒤 회의를 시작한 때가 있었다. 디지털 기술의 파급 효과를 가늠하기는 쉽지 않다.흔히 아날로그에 비해 정보 처리의 속도와 양이 엄청나다는 이해 위에서 잡음 없는 디지털 음악,고화질의 디지털TV,전송과 편집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 등 개인생활면에서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정도다. 그러나 범위를 넓혀보면 거의 모든 분야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엿볼 수 있다.이라크전 승리의 원인 하나로 거론되는 소위 ‘족집게 폭격’도 디지털 기술 덕분에 가능했다.가정의 모든 제품들도 디지털 제품으로 대체되고 서로 연결됨으로써 ‘디지털 홈’으로 변화하는 징후가 보인다. 디지털화의 진전으로 지식,정보,데이터 등은 시간과 공간의 구속을 받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때 전달된다.특히 많은 데이터가 처리,저장,활용되는 곳에는 디지털화가 위력을 발휘했다.F16 전투기의 매뉴얼 무게는 기체 자체보다도 더 무거웠고,이지스함에 관한 문서 총중량은 23t이 넘어 배가 몇 센티미터 더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지만 이러한 문제가 디지털화로 해결됐다고 한다. 또 디지털화는 세계화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해 우물 안의 개구리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도록 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디지털 한국’을 건설하기 위한 몇가지 사항을 지적하고자 한다.먼저 디지털적인 사고의 핵심은 실시간 연결과,공간 초월성이라고 할 수 있다.기업체를 포함한 거의 모든 조직들이 국제적 시각에서 운영돼야 하고,개인적인 차원에서는 심지어 연애를 해도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애인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둘째,디지털화에는 많은 국민들의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혜택과 가능성을 이해하고 추구할수록 관련된 다양성이 증가하며 그 가운데 상승작용이 일어나 ‘디지털 한국’의 건설이 스스로 이루어지게 된다. 셋째,가정·기업·공공기관 등 도처에 디지털화의 여지가 무한히 널려있는 만큼 디지털화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디지털화는 기술의 이슈가 아니라 바라보고 쫓아가야 할 방향이기 때문이다. 넷째,모든 일에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이 있듯 디지털화도 사생활의 노출 등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조심성이 요구된다.그러나 우리 조상들이 구더기를 무서워하지 않고 장을 담갔듯이 방어적인 자세보다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가령 디지털화의 진전에 따라 회사의 내부 사정이 많은 직원들에게 알려져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보다는 투명하게 알림으로써 그들의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다.다양하고 복잡해지는 기업환경에서 모든 구성원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발적인 참여와 이에 따른 창의적인 활동이 점점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진지한 모색이 필요하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이 디지털 세계의 탐험에 참여함으로써 ‘디지털 기업’,‘디지털 홈’의 차원을 넘어 ‘디지털 한국’이 회자되는 시기가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디지털 선도국가이면서도 결코 메마르지 않은 살기 좋은 ‘1등 국가’의 건설을 위해 우리 모두 애쓰자. 이 희 국 LG전자 사장
  • 삼성전자 성공비결은 ‘속도경영’ / 비즈니스위크 커버스토리

    삼성전자가 저가의 전자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벗고 세계 일류기업으로 성공한 비결은 무엇일까.미국의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오는 16일 발매되는 최신호에서 ‘삼성의 성공법'을 커버 스토리로 다뤘다. 이 잡지는 6년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편입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데다 저가 TV와 전자레인지나 만드는 고만고만한 아시아 회사에서 최첨단 휴대전화와 고화질 TV 등 고가 전자제품들을 생산하는 ‘잘 나가는’ 회사로 변신한 데 주목했다. 잡지는 삼성전자의 성공비결을 크게 4가지로 꼽았다.첫째, 과감한 구조조정이다.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97년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뒤 2만 4000명을 감원하고 20억달러에 이르는 비핵심사업을 매각했다.둘째,철저한 경쟁체제이다.예를 들어 LCD부문의 경우 자체 생산부서가 있으면서도 일본의 스미모토화학에서 컬러필터의 절반을 수입,경쟁을 유도하고 있다.셋째,철저한 고객주문 생산제이다.넷째, 신속성이다.신제품 고안에서부터 출시까지 평균 5개월 걸린다.신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하는데 모토롤라는 평균 12∼18개월 걸리는 반면 삼성전자는 9개월밖에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예상되는 어려움도 많다고 잡지는 지적했다. 올 1분기 전세계적인 경기회복 둔화로 삼성전자의 매출은 80억달러를 기록했고,순익은 9억 4200만달러로 40% 급감했다.저가 전자제품 시장에서 중국의 도전이 거세 자체 생산체제를 포기한 애플,모토롤라 에릭슨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향후 5년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홈 네트워크부문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다.D램 반도체뿐 아니라 휴대전자제품에 들어가는 NAND 플래시 메모리칩 시장(55% 점유)의 폭발적인 성장세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균미기자 kmkim@
  • 참여정부 100일 여론조사 / 개혁성 호남 “”긍정”” 영남 “”미흡””

    ■盧대통령 자질 평가 이번 조사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리더십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도덕성·개혁성 그리고 국가 비전 제시 능력에 대한 평가를 시도했다.지난해 7월 대통령 후보시절과 비교해 볼 때 노 대통령 자질에 대한 평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번 조사에서 도덕성·개혁성·국가 비전제시 능력은 10점 만점에 각각 5.34점,5.32점,5.29점이었지만,이번 조사에서는 각각 6.48점,6.25점,5.91점으로 상승했다. 1.도덕성 노 대통령의 형 건평씨의 부동산투기 의혹과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가 연루된 나라종금 로비의혹,그리고 대통령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의 용인지역 투기의혹 등이 제기되고,급기야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시점을 전후해서 이번 조사가 이뤄졌다.하지만 조사에 포함된 노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평가 중에서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답변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의 비중도 가장 낮아 전체 응답자의 6.5%만이 대통령의 도덕성에 의문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세대와 지역에 따른 긍정적 평가의 차이는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즉,20∼30대와 호남 거주자들은 전체 평균 이상의 긍정적인 답변을 했지만 대구·경북지역 거주자들의 노 대통령의 도덕성에 대한 평가는 전체 평균 이하의 점수를 주었다. 최근 노대통령이 장수천 생수회사 경영 문제와 형 건평씨의 재산형성 의혹 등을 해명하기 위해 가진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조사 결과,27.0%는 ‘공감한다.’,31.1%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하여 ‘공감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다소 높게 나왔다. 2.개혁성 노 대통령의 개혁성 평가를 보면 응답자의 44.4%가 ‘보통 (4∼6점)’이라고 답변,노 대통령의 개혁성의 경우 최근 논란과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민주당의 신당창당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해 국민들이 아직은 관망 중임을 보여주고 있다.또한 지난 대선에서 나타났듯 세대와 지역에 따라 평가가 상이한 것으로 나타났다.즉,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기반인 20∼30대와 학생층·고학력자 그리고 서울과 호남지역 거주자들은 노 대통령의 개혁성에 전체 평균 이상으로 긍정적 평가를 했지만 50대 이상의 국민들과 대구·경북 거주자들은 긍정적 평가가 전체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3.국가비전 제시 능력 20대와 호남거주자들은 평균 이상의 긍정적 평가를 한 반면 50대 이상의 국민과 대구·경북 거주자의 긍정적 평가는 평균 이하의 모습이었다.특히 대구·경북지역(29.7%)과 호남지역(60.4%)은 두 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한가지 특이한 것은 지난 대선에서 승부를 가른 세대로 알려진 40대의 노 대통령의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평가이다.세대별 평가에서 40대는 전체 평균 이하이자 각 세대 중에서 가장 낮은 긍정적 평가(34.1%)를 했다. 이는 최근 물류대란과 교육정보화 사업을 둘러싼 사회갈등의 조정과정에서 보여준 노 대통령과 정부의 일관성 결여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지난해의 조사와 비교하여 보면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상승하였지만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세 가지 항목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긍정적 평가를 받은 것은 노 대통령 정부가국민들에게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보다 분명하게 제시할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노 대통령의 자질에 관한 평가 조사는 지난 대선에서 나타난 한국의 정치사회적 균열 구조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이는 노 대통령과 그의 정부가 자신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가진 국민들에게 아직은 가까이 가 있지 않다는 것을 말한다.특히 대통령의 국정비전 제시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조사항목 중에서 가장 낮은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정부가 사회적 갈등의 조정과 통합에 미숙한 모습을 보여온 것은 대통령이 나름대로 뚜렷한 국정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국정비전 제시능력과 더불어 대통령의 도덕성 또한 앞으로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盧정부 100일 총평 노무현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지났다.그러나 그 100일이라는 짧은 기간이 대다수의 국민에게는 매우 길게 느껴지고 있다. 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국민들에게 호감을 주는 많은 공약들을 제시했다.참여정부의 지향점들은 이론적으로는 성립된다.모두 선진 민주주의의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적 현실적에서는 상호 모순이 되는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시점에서 참여의 확대는 바로 화물연대파업,NEIS 문제로 대립하고 있는 전교조와 교육부간의 갈등,공무원 노조의 위협적 행위 등 사회 혼란으로 귀착된다. 분권이란 개념은 분명 각 권력 주체들이 자율성 및 책임성을 확보했을 때 비로소 성립하는 개념이다.아직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적으로 자율성이 전혀 없는데 권력을 분산한다는 것은 공허하게 들릴 뿐이다.또한 각 부처 장관들이 정치권의 요구에 자유로울 수 없는 환경 하에서 자율적으로 일을 처리한다는 것도 새삼 어색하게 들린다. 보다 면밀한 국정운영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예컨대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사회문화적 장치가 먼저 가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그리고 분권을 위해서는 각 권력주체들의 자율성·책임성 등이 전제되어야 하며,어떤 경우에는 분권을 위한 강력한 중앙통제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한 국민복지의 증대를 위해서는 자유시장 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경제발전이 먼저 요구된다.참여정부의 12대 국정과제 중 어떤 과제는 수단과 방법으로,다른 과제는 시급히 달성해야 할 목적으로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지지계층 분석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와 현재 정치인으로서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를 비교함으로써 다양한 종류의 지지 계층을 분류할 수 있다. 첫째,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했고 현재도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노 대통령의 ‘절대 지지층'이 전체 국민의 36.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남성(41.2%),20대(39.8%),저학력층(42.0%),농림어업(50.9%),블루칼라(43.8%),학생(42.7%),공무원(51.4%),강원(58.6%) 및 호남(61.0%) 거주자 등에서 ‘절대 지지층'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둘째,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거나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 중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새로운 ‘유입층'의 규모는 14.3%였다.여성,50대 이상,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영남지역에서 유입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지난 대선뿐만 아니라 현재도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는 사람,지난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 노대통령을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그리고 16대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지만,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중립층'의 규모는 20.3%로 나타났다.화이트칼라,인천·경기 지역에서의 이러한 ‘중립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넷째,지난 대선에서는 노 후보를 지지했거나 지지하지도 반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 중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탈층'이 11.4%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30대,자영업자,화이트칼라,서비스·판매직,강원 및 호남 지역에서 이탈층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섯째,지난 대선에서도 노 후보를 지지하지 않았고,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절대 반대층'의 규모는 13.0%였다.50대 이상(20.2%),대구·경북(22.7%) 지역에서 ‘절대 반대층'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같은 지지 계층분석에서 주목할 만한 몇 가지 특징이 발견된다.우선,많은 전문가와 언론의 예상과는 달리 노 대통령에 대한 이탈(11.4%)보다 유입(14.3%)의 비율이 약간 높게 나타난 점이다.각종 언론매체에서는 노 대통령 출범 이후 대북 송금 특별검사법 승인,이라크전 한국군 파병,한·미 정상회담에서의 대북 추가적 조치 합의,민주당 신주류에 의한 신당 창당 추진,한총련의 5·18 기념식 방해 사건 등이 불거지면서 노 대통령의 전통적인 지지계층이 이탈해가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노 대통령 지지계층의 일부가 이탈함과 동시에 노 대통령에 대한 새로운 지지 계층이 유입되면서 기존의 지지계층이 변화되는 조정기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호남 지역에서의 이탈 규모보다는 영남에서의 유입 규모가 큰 점이 이채롭다.호남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지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반대하는 사람은 9.5%,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중립적인 사람은 11.4%로 나타났다.하지만 부산·경남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반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19.1%,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은 9.6%로 나타났다. 반면,대구·경북 거주자 중 지난 대선에서 노 후보를 반대했지만 현재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은 18.3%,지지도 반대도 하지 않는 사람은 9.3%로 나타났다.조사 결과만 봐서는 “호남을 버려야 영남을 얻을 수 있다.”는 민주당 신당 창당파들의 주장이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지역별 유입층·이탈층에 대한 분석 결과,노무현 정부 출범 이후 대대적인 유권자(또는 정당) 재편성(realignment)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지만 지역중심 정치가 어느 정도 해체되는 징후가 감지된다.과거의 한국정치는 지역,정당,인물이 함께 맞물려 배타적인 정당구도가 구축되었다.하지만,민주당의 불모지대였던 영남지역에서 노 대통령에 대한 유입층이 이탈층보다 많다는 것은 이러한 지역구도가 어느 정도 희석화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대선에서 노 대통령이 얻은 지지도와 현재노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 지지도를 비교할 경우,대통령의 지지도가 하락한 것은 분명하다.하지만,비교의 대상을 동일하게 하여 지난 대선에서의 노 대통령 지지도와 현재 정치인으로서 노 대통령의 지지도를 비교해 보면 현 시점에서 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가 급속하게 이탈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 오피니언 중계석/‘새 정부의 언론정책’ 세미나

    ‘한국 가톨릭 언론인협의회’는 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새 정부의 언론정책과 새로운 취재시스템 모색’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열었다.포럼은 ‘브리핑제 도입에 따른 정부와 언론의 관계변화’ 및 ‘새로운 취재시스템의 모색’ 등 2가지 세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이를 정리한다. ●기조발제-‘브리핑제 도입에 따른 정부와 언론의 관계변화(김광호 서울산업대 IT정책대학원 교수) 새 정부의 브리핑 제도 도입에 언론계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은,언론계 내부나 사회적으로 기자실 운영 폐쇄성 등 문제점에 공감대가 형성된 때문이다.▲출입처와의 긴밀한 관계형성을 통한 정·언 유착 ▲배타적인 기자실 운영 ▲관급보도 의존에 따른 기사의 획일화와 탐사보도의 부족 ▲촌지와 접대 ▲국민세금의 낭비 등이 역작용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브리핑제는 ▲부처간 효율적 협조보다는 경쟁심이나 부처이기주의가 강한 우리 실정에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수 있고 ▲정부부처내 비리나 추문 등을 감추거나 기자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개연성이 있으며 ▲통합 브리핑룸이 필요할 정도의 내용이 많지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도 있다. 이런 점에서 브리핑제는 다음과 같은 개선방안이 필요하다.첫째 기자들의 취재구역과 영역을 제한하려 한다면 이에 합당한 정보공개법을 활성화하고 정부의 업무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둘째 브리핑의 질과 수준을 높여야 한다.담당자의 철저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셋째 향후 중요 사안에 대한 보도제한요청(엠바고) 등이 어려워질 것이므로 부처와 기자간 새로운 신뢰관계가 형성돼야 한다.넷째 관계부처간 입장을 조율하는 조정작업도 필요하다. 다섯째 방문취재 제한조치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개별취재가 가능한 시간을 정하고 취재신청 이후 취재원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브리핑제는 언론과 취재원 사이에 훨씬 더 강한 긴장관계를 형성할 수밖에 없다.또한 전문성을 지니지 못한 기자는 심층취재가 불가능한 상황이어서 언론사는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전문기자를 육성할 수 없다.언론사로서는 취재원 실명화 등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는 노력을 해야 한다. 브리핑제는 ‘다원적 언론질서’라는 새로운 틀을 만드는 시도이다.기존 언론은 이를 계기로 그 독자적 영역을 더욱 개척하는 방향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새로운 취재 시스템의 모색’ 토론 토론자로 나선 KBS의 김구철 차장은 “브리핑제로 메이저 언론사의 정보 독점현상이 심화되거나,거꾸로 행정 기관이 특정 언론과의 접촉을 조직적으로 거부하는 경우 등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김 차장은 전문기자제의 정착과 기자 충원의 필요성을 제기했으며,취재분야별 ‘기자 클럽’등을 제안했다. 동아일보 정성희 차장은 “권력과 정보가 정부에 유난히 집중돼 있고,기자의 전문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해 취재시스템의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언론재단의 김영욱 선임연구위원은 “우리 언론이 독자가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필요한지를 먼저 성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취재시스템의 변화도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발제자로 나선 경향신문 이재국 차장은 “그간 일부 언론사에서 기획취재팀제나 전문기자제를 도입하고 복수출입제 등을 시도했으나 취재시스템의 대세는 출입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면서 “일단 바꿔놓고 보자는 이상론에 치우치지 말고 현실적 방안을 마련,실패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선기자들의 의견과 언론전문가들의 조언을 토대로,일정기간 출입처 중심의 기본골격을 유지한 채 속보성이 요구되지 않는 출입처의 인력은 기능중심으로 재편하는 등 탄력적인 시스템의 가동 등을 제안했다. 정리 이지운기자 j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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