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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옥공방 짓고 정원사로 변신하고… 청년들, 산에 살어리랏다

    한옥공방 짓고 정원사로 변신하고… 청년들, 산에 살어리랏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최근 발간한 ‘2020 산림·임업 전망, 지방분권시대 귀산촌정책’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산촌 466개 읍·면 중 78.1%(364개) 지역이 인구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소멸 위험지역까지 포함하면 97%(451개)에 달한다. 소멸 고위험지역이 4년 만에 20.5%(62개) 증가하는 등 진행 속도가 농촌에 비해서도 빠르다. 청년(20~39세) 인구 비율이 2000년 27.5%에서 2019년 15.7%로 감소한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7.4%에서 32.2%로 2배 가까이 늘었다. 23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신규 채용 감소 등으로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단념자(61만 7000명)의 52.2%(32만 2000명)를 청년층이 차지했다. 원하는 임금 및 근로조건이 맞는 일자리가 없거나 일거리 부족, 교육·기술·경험 부족, 전공·경력과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분석됐다.산림청이 쇠퇴하는 산촌 ‘재생’에 시동을 걸었다. 청년들에게 산촌에서의 도전을 요청하고 있다. 청년 일자리 정책은 “산촌에서 무얼 하며 먹고 살 수 있을까?”라는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전통 임업분야의 보조 방식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산촌과 임업 현장을 제공한다. 자금이나 시설을 지원하는 것이 아닌 사업화가 가능하도록 사람에게 투자하는 방식이다. 산촌 거주라는 공간적 제한도 폐지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도 풀었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면 귀촌으로 이어질 수 있고, 최소한 산촌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청년 일자리는 산림경영과 연계, 일자리발전소, 창업경진대회 등 ‘3트랙’으로 설계됐다. 최지혜(38·여) ‘궁리 한옥’ 대표는 올해 고향인 강원 춘천으로 귀촌했다. 영어 교사이던 2014년 반대와 우려 속에 평소 하고 싶었던 건축을 배우겠다는 생각에 학교를 그만뒀지만 무모한 일탈만은 아니었다. 최 대표는 “외국인 영어교사들과 접촉하면서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우리 전통과 건축을 담은 한옥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단을 떠나 5년간 한옥 건축 현장을 다니며 목공일을 배웠다. 독립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생기자 둥지를 마련했다. 춘천 사북의 낡은 정미소를 인수해 공방(나무방앗간)과 복합문화공간(솔바우하우스)을 꾸몄다. 주변에 선도산림경영단지가 있어 목재 공급이 용이할 수 있는, 작업하기 좋은 공간이기 때문이다. 부모님을 위해 연습용으로 한옥(18평) 한 채를 지었다. 사용하고 남은 자투리 나무를 이용해 의자와 식탁을 만들고 솔바우하우스 내부 인테리어에 사용했다. 젊은 귀촌자를 눈여겨보던 주민들이 체험마을 운영을 제안하면서 할 일이 많아졌다. 최 대표는 산림분야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산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활용해 친환경 간판 제작 아이디어를 마련했다. 기와처럼 지붕을 만들 때 쓰는 얇은 나뭇조각인 ‘너와’를 외벽이나 장식용, 단열 마감재로 사용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지인들과 함께 조경과 숲길·목공 체험, 디자인과 임산물을 활용한 음식, 음악과 치유·전통주 등을 연계하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최 대표는 “목수로서 지역에서 생산된 목재로 자재를 만들어 공급하고 지역에 기술을 확산시키는 꿈을 갖고 있다”면서 “직접 생활하면서 지역과 협력이 뒷받침된다면 관광과 레저분야에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김종근 산림청 산림일자리창업팀장은 “산림은 일자리 잠재력이 풍부하지만 정보와 경험, 사례가 부족하다 보니 청년들이 나서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며 “귀산촌 청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정착에 필요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산림 일자리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인력을 고용하는 직접 일자리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인프라 중심의 재정 투입으로는 지속성 있는 일자리 창출이 어려웠다. 정부 재정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산림자원을 활용해 지역에서 자생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내자는 취지로 2018년 4월 한국임업진흥원에 전담조직으로 ‘산림일자리발전소’를 설치했다. 지역 특성에 맞는 산림분야 사회적경제기업을 발굴 육성해 산촌 문제 해결과 지역일자리 창출을 주도하고 있다. 지역에 ‘그루매니저’가 배치돼 주민사업체(그루경영체) 발굴 및 비지니스 모델 개발 등을 수행한다. 현재 45개 시군에 1명씩이 활동하면서 214개(1820명)의 그루경영체가 구성됐다. 이 중 92개가 사회적협동조합 등으로 창업했다. 유명무실해진 공동체도 있지만 독창성을 인정받아 연착륙 중인 경영체들이 생겨나고 있다. 2018년 8월 서울그루경영체로 출발한 ‘여기공협동조합’은 내(여성) 삶에서 필요한 것을 스스로 만드는 적정기술을 표방한다. 증가하는 1인 여성 가구원들이 일상에서 많이 사용하는 도구 사용법 등에 대한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9년 적정기술, 체험교육, 여성기술교육 등을 주요 사업으로 협동조합 설립으로 이어졌다. 입소문을 타고 기업들의 요청으로 주택 여성 수리기사 양성 워크숍을 진행하는가 하면 고용 성과도 이뤄냈다. 여~기는 교육 확대를 넘어 여성에게 맞는 공구와 안전장비 등의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도시 정원 교육 및 조성, 정원설계교구 등을 제작하는 ‘어반정글’의 모토는 “삽질로 도시를 바꾸자”다. 최근 지방의 시민 정원사 교육이 활발해지면서 지역의 정원 시공에 시민 정원사를 참여시키는가 하면 축제 진행까지 진행하며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인세 산림일자리발전소장은 “그루매니저가 산을 지키는 길잡이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산림자원이 많은 지역에 우선 배치하고 있다”면서 “청년들과 소통 강화를 위해 20~30대 매니저, 경력 단절 여성 등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청년 창업 아이템이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을 갖추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고 사업화 과정 중에서 아이템 등 수정이 유연한 접근 필요성을 지적한다. 특히 원료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 분야를 다루면서 혼란과 무리가 뒤따른다는 점에서 생산·제작·판로 등을 연계할 수 있는 플랫폼 구축 필요성이 제기됐다.지난 20일 대전 KW컨벤션 컨벤션홀에서는 ‘제1회 산림분야 청년 창업 경진대회’가 열렸다. 산림청이 청년들의 산림분야 아이디어를 발굴해 모의 창업을 거쳐 창업가능성 검증 및 창업으로 이어간다는 취지로 올해 시범실시한 청년 창업 캠프의 최종 단계다. 5월 공모한 34개 팀 중 최종 9개 팀을 선발해 7개월간 창업 캠프를 진행했다. 9월에는 사업계획서를 바탕으로 모의 창업과 투자 유치 등 전문가 검증까지 마쳤다. 최고상(최우수상)은 이끼의 씨앗인 포자를 인공 배양·증식한 뒤 성장액과 액체형태로 보관하다가 복구 시 활용할 수 있는 부산대 ‘코드오브네이처’가 수상했다. 우수상은 반려동물이 죽은 뒤 상실감과 우울 증상을 겪는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 반려동물 전문 화분장을 제안한 국민대 ‘은하수’가 선정됐다. 수상작 등에 대해서는 2021년 정부 부처 등에서 진행하는 각종 창업 경진대회 참여를 지원한다. 박종호 산림청장은 “산림은 일자리 수용성도 크고 1~3차 산업까지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코로나19가 몰고올 변화 속에 위험을 감수하고 항해를 떠나는 배처럼 청년들의 적극적인 도전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춘천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신비한 아이들…특수 면역체계 존재” (연구)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신비한 아이들…특수 면역체계 존재” (연구)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어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보고됐다. 이는 확진자가 있는 가정의 일부 자녀는 며칠 동안 밀접 접촉했는데도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고 있다는 것. 그런데 이제 호주 멜버른대 머독아동연구소(MCRI) 연구진은 이와 비슷한 상황을 보인 현지 가족을 조사해 자녀들에게서 항바이러스 반응을 발견했다고 호주 ABC뉴스 등 현지매체가 18일 전했다.보도에 따르면, 멜버른에 사는 사웬코 가족은 어머니 레일라(37)와 아버지 토니(47) 그리고 두 사람의 세 자녀로 맏아들 레니(9)와 둘째 아들 보디(7) 그리고 막내딸 말리(5)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지난 3월 초 레일라와 토니가 지인 결혼식에 3시간 동안 참석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하지만 이 사실을 알지 못한 두 사람은 그 후로도 세 자녀와 함께 생활했다.이들 부모는 결혼식에 다녀온지 3일 만에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이때 레일라는 오한과 발열, 인후통, 기침 그리고 두통, 토니는 오한과 발열, 피로감 그리고 근육통 증상이 나타났다. 그후 레일라는 피로감, 토니는 기침과 콧물 그리고 인후통 증상이 추가로 나타나 코로나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그 후 의료진은 두 사람의 세 자녀에게도 검사를 요청했는 데 레니와 보디는 가벼운 기침과 콧물 증상을 보였지만 음성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막내딸 말리의 경우 부모와 같은 침대에서 잘 만큼 가장 밀접하게 접촉했는데도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검사에서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 사례를 관심있게 본 연구진은 이들 가족을 대상으로 혈액과 타액, 대변 그리고 소변 표본을 채취하고, 2, 3일마다 면봉으로 비인두도말물을 채취해 분석했다. 여러 차례 검사에서는 가족 모두의 타액에서 코로나19에 대한 특이적인 항체가 발견됐는데 아이들에게만 항상 음성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아이들이 지속해서 음성을 보였지만, 일정 수준의 바이러스에는 노출돼 있어 바이러스가 복제 증식하기 전 특수한 면역 반응을 보여 감염에 대항해 양성 반응에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에 대해 연구 공동저자인 멜라니 니랜드 박사는 “세 아이는 모두 (부모와 달리) 면역세포 반응이 활발해도 염증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전달자 역할을 하는 분자인 사이토카인의 수치가 낮게 유지됐다”면서 “이는 아이들의 증상이 가볍거나 없는 것과 일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 가족은 다행히 부모를 포함한 모두가 자가 회복해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았다. 물론 아이들의 면역 반응에 숨겨져 있는 메커니즘은 아직 완전히 해명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의 면역 반응이 활성화한 방법이나 그 이유를 알아낼 수 있다면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아이들의 무감염 사례의 이유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연구 주저자인 소아과 전문의 시던 토시프 박사는 “세 아이가 바이러스를 차단하고 항상 음성을 나타낸 사실은 증상을 악화하기 전 빠르게 바이러스에 반응해 감염에 대항할 수 있는 특수 면역 체계를 가졌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결과는 코로나19에 효과적으로 반응했을 가능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특정하기 위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11월 11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코로나 백신의 운명, 결국 온도에 달렸다

    코로나 백신의 운명, 결국 온도에 달렸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 1년이 지났다. 중국 정부가 처음 집단감염을 보고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이었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조사에 따르면 최초의 증상 발현은 12월 8일이며,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첫 환자가 나온 것은 1년 전인 2019년 11월 17일이다. 코로나19 발생 1년이 되는 지난 9일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효과 90% 이상의 백신 개발이 완료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일주일 뒤인 지난 16일에는 미국 제약사 모더나가 94.5% 효과를 보이는 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3상 임상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 중이라는 중간 분석 결과를 내놨다. 계절성 독감 백신의 효과가 30~60%이고 홍역 백신이 97% 수준인 것을 감안한다면 일단 백신의 효과는 상당히 높은 셈이다. 더군다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 백신사용 승인 기준인 50%를 훨씬 상회하기 때문에 희망적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예방백신은 보통 바이러스나 병원균의 독성을 약화시키거나 화학적으로 사멸시킨 다음 체내에 주입해 항체를 만들어 내는 방식이었다. 그렇지만 화이자와 모더나에서 개발된 백신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신 유전정보인 mRNA를 주사해 mRNA가 몸속에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 항체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희망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백신 개발이 완료 단계에 진입하게 되면 그다음으로 중요한 문제는 ‘온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도 11월 17일자에 이 같은 전문가들의 전망을 나란히 실었다. 최근 계절성 독감 백신이 문제가 됐던 것은 적정 보관 온도를 벗어나 상온에 노출됐기 때문이다. 적정 보관 온도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약물이나 항원, 항체 활성 단위인 ‘역가’가 떨어져 이른바 접종을 받아도 예방 효과를 볼 수 없는 ‘물백신’이 될 수 있다. 지난 7월 질병관리청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내놓은 ‘백신 보관 관리 및 수송가이드라인’에도 백신 보관 온도는 일반적으로 2~8도, 평균 5도를 유지해야 한다.그런데 코로나19 백신의 보관 온도는 더 엄격하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이하에서 보관해야 하며 1만 5000달러(약 1659만원) 상당의 특수 극저온 냉동고에서만 6개월 보관이 가능하다. 영하 70도보다 높을 경우는 보관 기간은 5일로 줄어든다. 반면 모더나에서 개발한 백신은 화이자 백신보다 높은 온도인 영하 20도에서 6개월 동안 보관이 가능하고 일반 냉장고에서도 30일 동안 유지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최적의 백신 효과를 위해서는 제조사가 밝힌 온도에 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백신물질인 mRNA를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으면서 인체에 무해한 나노입자로 코팅을 하거나, 백신을 동결 건조시켜 분말 형태로 만들어 보급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화이자는 액상 형태의 백신 개발이 성공하면 분말형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감염병연구소(IDRI) 소장인 코리 캐스퍼 박사는 “미국 내에서도 시골 지역이나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백신 보관을 위한 극저온 냉동고를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더라도 그 효과를 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백신 개발 완료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약효를 유지하면서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관하고 운반할 것인가라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그린란드 3대 빙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녹을 것” (연구)

    “그린란드 3대 빙하, 최악의 시나리오보다 빠르게 녹을 것” (연구)

    그린란드에서 가장 큰 빙하 3곳이 최악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보다 훨씬 더 빨리 녹을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들 3대 빙하는 지구의 해수면을 약 1.3m까지 높일 수 있을 만큼 많은 얼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까지 해수면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는 빙하의 융해 외에도 해수온 상승에 의한 해수 팽창이었다.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에는 그린란드와 남극 대륙을 덮고 있는 빙상이 해수면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이 됐다. 덴마크와 영국의 공동 연구진은 그린란드의 3대 빙하로 알려진 야콥스하븐 빙하와 캉에를루수아크(Kangerlussuaq) 빙하 그리고 헬헤임 빙하에서 지난 세기 동안 얼음이 얼마나 소실됐는지를 추정하기 위해 과거 역사 사진 등 여러 자료를 사용해 추정했다.그 결과, 1880년부터 2012년까지 132년간 야콘스하븐 빙하에서 사라진 얼음의 양은 1조5000억t 이상이고, 1900년부터 2012년까지 112년간 캉에를루수아크 빙하와 헬헤임 빙하에서 사라진 얼음의 양은 각각 1조4000억t과 310억t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그린란드 3대 빙하의 융해는 이미 지구 해수면을 8㎜ 이상 높이는 데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슈파카트 아바스 칸 덴마크공대(DTU) 교수는 “인공위성 관측 시대 이전 촬영한 기존 사진 자료의 활용은 지난 세기의 얼음 소실을 재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또 다른 도구”라면서 “19, 20세기에 걸친 역사적 측정은 우리의 미래 예측을 크게 넘어설 수 있는 중대한 정보를 감추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유엔(UN) 산하 정부간 기후변화 위원회(IPCC)는 온실가스 배출량에 따라 2100년까지 전 세계 해수면이 얼마나 상승할지를 예측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재 추세로 저감 노력 없이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최악의 시나리오(RCP8.5)를 가지고 이번 연구에서 그린란드 3대 빙하에 대해 적용한 결과, 2100년까지 해수면을 9.1~14.9㎜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으로의 해수면 상승폭이 지난 세기의 상승폭을 4배 이상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칸 교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과소평가되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에서 고려한 빙하 융해는 이전 예측보다 3, 4배 정도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11월 17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벼락을 원하는 곳에 떨어지게…레이저 유도 신기술 개발

    벼락을 원하는 곳에 떨어지게…레이저 유도 신기술 개발

    벼락은 같은 장소에 두 번 떨어지지 않는다는 속담이 있지만, 사실 같은 장소에도 두 번 이상 떨어질 수 있다. 그렇지만 낙뢰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해 벼락을 인위적으로 원하는 장소에 떨어지게 하는 기술은 생각만큼 쉬운 일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피뢰침을 설치해 낙뢰 사고를 막을 수는 있지만, 이런 시설이 있어도 벼락은 다른 곳에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호주 등 국제 연구진은 낙뢰의 낙하 위치를 제어할 수 있는 최신 레이저 유도 기술을 고안했다고 밝혔다. 즉 이를 사용하면 벼락을 특정 위치에 몇 차례나 떨어지게 유도하거나 원하는 위치를 피하게도 할 수 있다는 것. 특히 이번 연구를 주도한 호주는 낙뢰 사고로 인한 산불 발생이 크게 문제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이처럼 탁 트인 자연환경에서는 피뢰침을 설치해도 벼락이 안전하게 떨어지게 하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이기 때문이다. 낙뢰는 구름과 지면 사이에서 절연체 역할을 하는 공기에 ‘절연 파괴’라는 현상이 일어났을 때 발생한다. 절연 파괴는 평소 전기가 통하지 않는 물질인 절연체에 그 힘을 넘어서는 전기가 가해져 전기 저항이 급격히 저하돼 큰 전류가 흐르는 현상이다. 즉 레이저 유도 기술은 이런 절연 파괴 경로를 조절해서 낙뢰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 기술은 고강도의 레이저에 의해 대기 중 분자를 파괴해 플라스마를 생성, 피뢰침으로 낙뢰를 유도하는 가상의 도선을 대기 중에 만들어내는 것으로, 1974년 벨에 의해 제안된 뒤 오랫동안 연구됐다. 하지만 플라스마가 한 번 형성되면 그것이 레이저를 흡수, 산란해 버려 지속 시간을 유지할 수 없거나 에너지 효율 문제 등으로 인해 이 기술은 아직 완전히 성공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새로운 방법은 이 기술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신기술은 플라스마 생성이 아니라 공기 중의 그래핀 미립자를 포획한 뒤 그것을 기존 기술의 1000분의 1 수준인 저출력 레이저로 가열한다. 이들 입자는 빛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이를 가열함으로써 절연 파괴가 일어날 경로를 미리 정할 수 있다. 실제 실험에서 대기 상태를 재현해 낙뢰를 시뮬레이션한 결과, 트랙터 빔을 따라 절연 파괴 현상이 일어나는 조건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 연구에 참여한 안드레이 미로시니첸코 캔버라 뉴사우스웨일스대 교수는 “공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선을 그리는 것으로 인간 머리카락 폭의 약 10분의 1 이내에서 방전을 제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또 이 기술은 낙뢰 제어뿐만 아니라 의료 현장에서 암 조직을 제거하는 레이저 메스나 제조업 현장 등 마이크로 규모의 방전 제어 분야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10월 20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달콤한 사이언스] 우울하다고, 기운없다고 단 것 즐기다간 암 걸린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운이 없을 때는 달콤한 음식이 먹고 싶어지는 경우가 많다. 달콤한 음식이 잠시나마 기분을 전환시켜주고 기운을 북돋우기는 하지만 많이 먹을 경우는 이를 썩게 만들고 혈당을 오르게 만들어 당뇨의 위험이 높아진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단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암이 더 쉽게 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의대 의과학과 연구팀은 과당이 억제된 유전자를 발현시켜 암의 발병과 전이를 촉발시킨다고 15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과당은 과일이나 꿀 등에도 포함돼 있으며 단맛을 내는 감미료로 사용된다. 설탕도 몸 속에서 과당으로 분해되는데 각종 인스턴트 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과당 섭취도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과당의 과도한 섭취가 당뇨, 고혈압 같은 대사질환의 원인이 될 뿐만 아니라 유방암, 대장암, 폐암 같은 여러 암의 발병과 진행에 관련이 있다는 역학 연구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렇지만 과당이 암으로 연결되는 정확한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과당을 대사시키는 효소(KHK-C)와 과당을 대사시키지 않는 과당인산화효소(KHK-A)가 암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한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은 생쥐에게 유방암 세포를 이식한 뒤 15% 농도의 과당액을 섭취시키고 KHK-C, KHK-A 활성화 정도에 따른 암의 성장과 전이 경향을 관찰했다. 그 결과 KHK-C 효소가 많은 생쥐는 암의 발생이나 전이가 잘 일어나지 않았지만 KHK-A 효소가 많은 생쥐는 유방암 세포가 더 커지고 폐를 비롯한 다른 장기로도 쉽게 전이되는 것이 확인됐다. 박종완 서울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식재료에 많이 이용되는 과당이 비만, 당뇨 등 대사질환 뿐만 아니라 암 전이에도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라며 “암환자가 영양보충을 위해 과당이 함유된 식단을 이용할 경우 어느 정도 과당섭취가 적당한지 파악하기 위해 추가연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50ℓ 물로 하루 살 수 있나요? 지구온난화 일상까지 덮치다

    50ℓ 물로 하루 살 수 있나요? 지구온난화 일상까지 덮치다

    미국 제46대 대통령으로 결정된 조 바이든 당선인은 내년 1월 대통령 취임 후 가장 먼저 파리기후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은 195개국이 지구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2도 이상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는 국제적 약속이다. 음모론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구온난화가 아직 심각하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그렇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생기는 극단적 기후 사례와 연구 결과는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과학기술대학원대학교(OIST) 유체공학연구팀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온도 상승 때문에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한 뒤에도 세력이 약화되는 속도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1월 12일자에 발표했다.일반적으로 태풍이나 허리케인은 해수면 온도가 높은 지역을 지나면서 수증기를 공급받아 몸집을 불린 뒤 육지에 상륙하면 수증기 공급을 더이상 받지 못하는 데다 지표면과 마찰이 일어나 급격히 세력이 약화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태풍이나 허리케인이 내륙 깊숙이 침투할 때까지 강도가 약해지지 않고 피해를 입히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1967~2018년 해수면 온도 등 해양기후 변화와 허리케인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해수면 온도가 상승할수록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해 소멸되기까지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1960년대에는 허리케인이 육지에 상륙한 날 에너지의 75%를 잃었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는 육지에 상륙해서도 에너지의 50% 이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스탠퍼드대, 해양대기관리청(NOAA) 지구물리학 유체역학 연구실, 프린스턴대 공동연구팀도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가 남아프리카 남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데이제로’의 원인이며 향후 10년 내에 전 세계 많은 도시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 11월 10일자에 발표했다.데이제로는 물이 완전히 바닥날 정도로 가물어서 하루 물 사용량이 ‘0’에 가까운 상태를 말한다. 실제로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경우 몇 년째 이어지는 가뭄 때문에 많은 도시가 데이제로 상태에 놓여 2018년에는 하루 물 사용량을 50ℓ로 제한하는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50ℓ는 90초의 짧은 샤워나 변기 물 1~2번 정도밖에 내릴 수 없는 양이다. 연구팀은 기후 예측 모델링 시스템을 이용해 이산화탄소 발생 수준에 따른 극심한 가뭄 발생 가능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재와 비슷한 수준이나 좀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될 경우 케이프타운을 마비시킨 것과 같은 가뭄과 그로 인한 데이제로가 10년 내에 전 세계 곳곳에서 2~3년 간격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나 호주 남부, 남유럽, 남미 지역이 데이제로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예측이 나왔다. 살바토레 파스칼 스탠퍼드대 연구교수(수문기후학)는 “이번 연구는 현재 기후변화는 사람에 의한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FDA 승인 땐 연말 2000만명분 제조…안전성 입증돼야 접종 가능

    FDA 승인 땐 연말 2000만명분 제조…안전성 입증돼야 접종 가능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낭보로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사태 종식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안전성 등이 담보되면 당장 올해 말부터 제한된 인원을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수 있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는 내년 중에나 가능하고, 안전성·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당분간 더 계속될 수밖에 없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3상 임상시험 분석 결과 백신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를 발표했다. 백신 안전 관련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 주 미 식품의약국(FDA)에 긴급 사용 승인을 신청할 예정으로, FDA의 승인을 받으면 연말까지 1500만~2000만명에게 접종할 분량을 제조하고 내년에는 13억회 투여분을 만들 계획이다. 2회 투여를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인구의 8% 정도인 약 6억명이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게 되는 셈이다. FDA는 이날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개발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해 경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이 최소 75% 이상 효과를 가진 백신을 기대했다는 점에서 이번 소식은 말 그대로 ‘11월의 서프라이즈’라고 할 만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이번 발표에 대해 “놀라운 소식”이라며 비슷한 방식의 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 업체 모더나 역시 희소식을 전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화이자와 모더나 모두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 정보를 몸 안에 주입해 면역세포들이 이에 대항하는 항체를 만드는 방식으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이 ‘게임체인저’가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로이터통신은 전문가들이 화이자의 중간 결과 발표에 고무적인 반응을 나타내면서도 백신의 연령별 효과와 면역력의 지속 시간 등 의문점이 많이 남아 있다고 전했다. 네이처리서치저널도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백신이 가장 필요한 노인층에 효과가 있을지 아직 알 수 없고, 인종별로 백신의 효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화이자는 임상시험 참가자의 42%는 인종적 다양성을 갖추도록 했다고 밝혔다. 면역력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도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항체의 지속 기간이 짧을 경우 팬데믹 사태가 완전히 종식되기는 더욱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미 에머리대 면역학자 라피 아흐메드 교수는 “임상시험을 몇 달 더 계속해야 알 수 있는 문제”라며 “일단은 3개월까지라도 항체가 지속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화이자는 백신이 증상을 억제한다고 밝혔지만, 전염까지 차단할 수 있을지도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이 같은 조건을 충족해도 취약계층과 의료계 종사자 중심으로 접종을 시작해야 하는 만큼 상용화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수 있다. 공동개발사 바이오엔테크 라이언 리처드슨 전략 부문장은 백신 접근성에 대한 우려에 대해 “백신 가격을 시세보다 낮게 책정할 계획이고, 전 세계 지역별로 가격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200만년 전 ‘사촌 조상’ 해골 파편 300시간 들여 맞춘 연구진

    200만년 전 ‘사촌 조상’ 해골 파편 300시간 들여 맞춘 연구진

    호주 연구진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200만년 전 우리의 직계 조상과 사촌처럼 지냈던 이들의 해골을 짜맞춰 인류 진화의 비밀을 더 많이 알려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학명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는 현생 인류의 직계 조상으로 통하는 호모 에렉투스의 사촌인데 이번 해골의 주인공은 남성으로 보인다. 두 종은 같은 시대 어울려 지냈으나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가 먼저 스러졌다. 멜버른에 있는 라트로브 대학 연구진이 2018년 요하네스버그 북쪽 드리몰렌 고고학 단지의 옛 채석장에서 해골 파편들을 발견했는데 지난 2015년 같은 또래의 호모 에렉투스 소년 해골이 발견된 곳에서 몇 m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다. 온전한 상태의 해골을 찾아낸 것이 아니라 파편들을 하나하나 맞춰 해골 모양을 만드는 데 300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안젤린 리스 박사는 영국 BBC에 “화석으로 남은 기록은 단 하나의 치아 뿐이었는데 이번에 발견된 것들은 아주 희귀하고 아주 운 좋게 남은 것들”이라고 말했다. 고고학자들은 지난 몇년 동안 화석들을 한 데 모아 분석하는 데 할애했는데 이들의 논문은 10일 전문 잡지 ‘네이처, 에콜로지, 진화’에 실렸다. 공동 저자인 제시 마틴은 BBC에 화석 조각들을 다루는 일은 “물에 젖은 골판지”를 갖고 일하는 것과 같았다며 그것에 들러 붙은 마지막 먼지 자국을 빨아들이기 위해 비닐 빨대를 이용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당시 아프리카 대륙에는 인간과 비슷한 종족인 세 종류의 호미닌들이 경쟁하고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번에 발견된 해골은 인류의 마이크로 진화의 희귀한 예를 들려줄 것이라고 마틴 박사는 기대를 나타냈다.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는 치아가 커다랗고 뇌가 작아, 뇌도 크고 치아도 작은 호모 에렉투스와 확연히 달랐다.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는 덩이줄기(괴경 Tubers)와 나무껍질(bark) 등 거친 식물들을 씹어먹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리스 박사는 “시간이 흐르면서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는 그들의 어금니와 이로는 단단했거나 기계적으로 힘겨웠던 음식을 물거나 씹으면서 진화하거나 더 강한 힘을 발휘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 때문에 물이 늘어난 환경이 그들에게 필요한 음식 양을 줄였던 것은 아닐까 짐작했다. 반면 치아가 더 작았던 호모 에렉투스는 식물이나 고기 모두 잘 먹을 수 있었다. 두 종은 완전히 다른 종이었다. 진화적으로도 더욱 다양한 실험을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200만년 전만 해도 파란스로푸스 로부스투스가 호모 에렉투스보다 훨씬 숫자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느리게 사는 동물이 인간에게 ‘치명적 질병의 저수지’

    [사이언스 브런치] 느리게 사는 동물이 인간에게 ‘치명적 질병의 저수지’

    토끼나 생쥐 같은 동물은 번식율은 높지만 생애 주기가 짧은 반면 오소리나 박쥐, 인간을 제외한 영장류 같은 동물들은 번식보다는 생존 기간을 길게 하기 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사용한다. 이처럼 번식률은 낮지만 더 오래 사는 동물들을 ‘슬로우 리빙 애니멀’이라고 부른다. 이런 슬로우 리빙 애니멀들이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각종 병원균들의 저수지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엑서터대 생태보존연구센터, 환경 및 지속가능성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번식률은 낮지만 더 오래 사는 느리게 사는 동물들이 사람에게 치명적 감염병을 옮길 수 있는 질병의 저수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진화’ 10일자에 발표했다. 코로나19는 박쥐에게서 유래돼 천산갑을 중간숙주로 해 사람에게 전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초반 전 세계를 휩쓸었던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역시 박쥐에게서 유래돼 박쥐는 바이러스의 저수지라고 불린다. 연구팀은 숙주와 장기간 공존하는 감염성 질병에 초점을 맞춰 동물의 인구학적 능력을 수학으로 분석했다. 어떤 종의 동물이 병원체와 장기간 공존할 가능성이 높은지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동물의 감염병에 대한 인구학적 능력은 숙주가 높은 수준의 감염상태를 유지하면서도 오랜 동안 생존이 가능한 상태를 말한다. 분석 결과 느리게 사는 종들은 지속적 감염에 대한 더 높은 인구통계학적 능력을 갖고 있으며 이 때문에 다른 종으로 질병을 감염시킬 가능성도 높아지게 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감염병에 대한 인구통계학적 능력이 높은 동물들이 인간과 접촉하는 계기가 높아지면 인간은 이전에는 겪을 수 없었던 새로운 질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들어 인수공통감염병이나 동물유래 감염병이 인간에게 확산되고 있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인구통계학적 능력이 낮은 동물종은 새로운 질병에 감염됐을 때 생존이 어려워 멸종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갖고 있는 질병들은 실제로 멸종 위기에 처한 종이나 생물다양성이 낮은 동물종들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사람과 야생 동물간 접촉이 잦아질 경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치명적 감염병이 인류에게 확산되면서 인류를 멸종 위기까지 몰아넣을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데이비드 호지슨 엑서터대 생명과학과 교수(생태사 진화학)는 “이번 연구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같은 병원체 자체 특성 뿐만 아니라 숙주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이 감염병에 있어서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며 “생애 주기가 짧은 숙주와 긴 숙주 사이에서 나타나는 면역체계의 차이도 새로운 질병에 감염됐을 때 앓는 정도와 재감염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물에 햇볕만 쪼였더니 친환경 에너지 ‘수소’ 만들어지네

    물에 햇볕만 쪼였더니 친환경 에너지 ‘수소’ 만들어지네

    국내 연구진이 물에 햇볕만 쪼여주는 것만으로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신소재공학부 연구팀은 유기화합물을 이용해 만든 유기반도체 기반의 고효율, 고안정성 광전극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기존에 수소를 얻기 위해서는 물에 전기를 가해 수소를 얻는 전기분해 방식이 많이 쓰였지만 최근에는 광전극을 물에 넣고 햇볕만 쪼여주면 물이 분해되면서 수소를 얻는 방식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광전극은 태양광 에너지를 흡수해 전하 입자를 만드는 반도체 물질이다. 광전극이 만든 전하 입자는 전극 표면에서 물과 반응해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원리이다. 보통 이 같은 반응은 물 속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티타늄이나 철 같은 금속산화물을 기반으로 한 무기반도체 광전극을 주로 사용했지만 유기 반도체 물질에 비해 수소 생산 효율은 낮다. 유기반도체 광전극은 물 안에서는 금새 손상되기 때문에 오래 사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연구팀은 액체금속과 니켈포일, 니켈포일 위에서 성장시킨 촉매로 구성된 모듈시스템을 이용해 물 속에서도 안정적이고 오래가는 유기 반도체 광전극을 만들었다. 이번에 개발된 유기화합물 기반 광전극은 기존 무기 반도체 광전극보다 수소생산효율이 2배 이상인 것으로 확인됐고 물 속에서도 수분침투를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장지욱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유기반도체 기반 광전극은 대면적으로 생산이 가능하고 효율도 높기 때문에 추가적인 성능 향상도 손쉬울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태양광 수소생산 상용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퍼펙토 프롤린 모유유산균, 출시 5개월 만에 350만포 판매 돌파

    퍼펙토 프롤린 모유유산균, 출시 5개월 만에 350만포 판매 돌파

    매일 꾸준한 유산균 섭취는 많은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건강관리비법 중 하나다. 많은 양은 아니더라도 늘 일정한 섭취를 통해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는 만큼, 활동량이 적고 운동량이 부족한 현대인에게는 필수라고 여겨지고 있다. 많은 유산균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펙토의 프롤린 모유유산균이 350만포 판매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밝혔다. 온가족이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유산균으로 하루 한 포씩 간편하게 복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한국인 장에 필요한 유산균만 균형 있게 담은 퍼펙토 프롤린 모유유산균은 특허발효공법으로 만들어졌으며 모유에서 유래한 락토바실러스 3종과, 17종의 혼합유산균, L-프롤린 및 프락토올리고당이 고르게 함유되어 있는 제품이다. 여기에 특허발효 공법으로 제조하고 있어, 발효과정 중에 유산균이 받는 생육 저해 스트레스로부터 보호해 더욱 차별화된 제조공정을 거치고 있다. 한편, 식품안전관리체계(HACCP) 인증을 취득한 제조시설에서 재료 수급 및 생산, 출고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된다는 점도 안전한 건강기능식품 섭취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했다. 특히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요구르트 맛으로 남녀노소 맛있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스틱 형태의 개별 포장으로 파우치 등에 넣어 휴대하기도 간편해 꾸준한 섭취를 위한 편의성도 고려했다. 또한 많은 소비자들의 성원에 힘입어 지난 9월에는 기존 스틱형에 추가로 대용량 용기형도 출시되어 더욱 선택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본 제품을 구매해 복용한 뒤 마음에 들어 재구매했다는 소비자들이 많다”며 “맛과 휴대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노력한 점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퍼펙토는 ‘슈퍼하트’, ‘닥터키토’ 등으로 알려진 네이처뉴트리션에서 지난 6월 런칭한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다. 현재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상품평 작성 시 베스트 상품 1박스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자세한 상품 관련 안내 및 구입 문의는 온라인 공식 판매처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노벨상 수상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오작동 가능성 검증 기술 개발

    노벨상 수상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오작동 가능성 검증 기술 개발

    올해 노벨 화학상은 3세대 유전자 가위 기술인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를 개발한 프랑스와 미국 여성 과학자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은 기존의 유전자 가위기술과 달리 저렴하게 만들기 쉽고 정확성도 높아 차세대 유전자 치료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크리스퍼/캐스9을 시작으로 크리스퍼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유전자 가위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전자 부위를 잘못 자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국내 연구진이 다양한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표적 특이성을 고민감도로 검측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유전자 치료에 사용될 경우 오작동을 사전에 막을 수 있게 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 미래형동물자원센터, 한양대 의대 공동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목표 유전자 이외의 주변 유전자를 의도치 않게 잘라내는 오작동 문제를 사전에 검증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가 기존 유전자 가위들보다 정확도가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비표적 유전자의 절단 가능성이 있어서 이 같은 문제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검증 시스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1% 이하의 오작동을 감지하는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구팀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오작동 여부를 정밀하게 찾아내기 위해 표적 DNA를 증폭시킨 뒤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오작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을 이용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오작동 여부를 분석한 결과 1% 이하의 오작동 표적DNA까지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승환 생명공학연구원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를 활용하면 미세하게 나타나는 유전자 가위의 오작동 여부를 기존 방법보다 획기적으로 증가한 민감도 수준에서 검측할 수 있게 됐다”라며 “다양한 유전질환, 희귀성 난치질환 등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할 때 안전성 검증에서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뇌에 전류 흘려 선택 조작 실험 성공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뇌에 전류 흘려 선택 조작 실험 성공

    뇌가 하는 선택의 결과를 제어하는 방법이 개발됐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연구진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뇌의 선택 담당 부위에 전기 자극을 가해 선택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만일 이 기술이 사람에게 적용된다면 개인의 의사 결정을 뇌에 전류를 흘리는 스위치 버튼을 가진 제삼자가 지배할 우려도 나온다. 그렇다면 이들 연구자는 원숭이의 선택을 어떻게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일까. 선택은 생물에게 있어 필수적인 능력이다. 좋은 선택은 생존율을 높여 개인이나 종족 전체에 번영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택을 담당하는 신경 메커니즘(기전)의 기능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에 싸여 있었다.그런데 최근 안와전두피질이라는 눈 뒤쪽 뇌 영역이 선택의 결과를 제어하는 것으로 밝혀졌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중 어느 것을 먹을 것인가 하는 선택지가 제시됐을 때 이 뇌 부위의 뉴런(신경 세포)에서 아이스크림에 관한 뇌 회로와 초콜릿에 관한 뇌 회로가 구축돼 양측의 활성도를 비교한다. 그러고나서 아이스크림 뇌 회로가 초콜릿 뇌 회로보다 활발하게 활동하면 뇌가 아이스크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이 뇌 회로에 외부 전극을 심어 전기적 자극을 가했다. 이는 외부의 전류에 의해 비교 대상이 되는 뇌 회로를 자극함으로써 그 활성도를 바꿔 마지막 선택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선택 제어를 실현하는 데 있어 연구진은 개체 수가 많고 사람과 비슷해 실험에 자주 쓰이는 히말라야원숭이(학명 Macaca mulatta)의 뇌에 전극을 심어 서로 다른 맛의 주스 A와 B를 마시게 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주스 A와 B의 조합은 레모네이드나 포도주스, 체리주스, 복숭아주스, 프루트펀치, 사과주스, 크렌베리주스, 페퍼민트티, 키위펀치, 수박주스 또는 소금물 중에서 선택했으며, 원숭이들은 제시된 두 주스 가운데 하나를 선택함으로써 그 맛의 주스를 얻어 마실 수 있었다. 또 이때 주스 A는 항상 주스 B보다 맛있는 것으로 조정됐다. 그래서 원숭이들은 대개 주스 A에 해당하는 맛을 선택했다. 하지만 연구진이 뇌에 심은 전극에 전류를 흘려보내자 변화가 나타났다. 선택을 담당하는 중추에 강한 전류를 흘리자 원숭이는 원래 좋아하지 않는 쪽의 주스 B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은 전류의 개입으로 인해 주스 A와 B의 정상적인 뇌 회로 활동 비교가 방해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실험에서는 적정 수준의 전류를 흘리면 원래 취향인 주스 A를 선택할 빈도를 더욱더 높일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적정 수준의 전류는 두 개의 뇌 회로 활동을 모두 높였지만, 그와 동시에 활동의 차이까지 벌렸다. 주스 A에 관한 뇌 회로 활동의 상승이 주스 B에 관한 뇌 회로 활동 상승보다 컸다는 것이다. 또다른 실험에서는 주스 A와 B가 하나씩 제시돼 원숭이들에게 시차를 두고 선택할 기회를 줬다. 이 실험에서는 원숭이가 한쪽 주스, 예를 들어 주스 A를 검토하는 동안 강한 전류를 뇌로 흘렸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원숭이가 다른 주스 B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이는 검토 중인 뇌 회로에 강한 전류가 유입되면 계산이 중단돼 검토하던 주스에 관한 매력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로 지금까지 기억 장소로 여겨진 뇌의 선택을 전류에 의해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뇌는 생체 소재로 구성된 거대한 전기 회로로서 잘못된 전류가 가전제품에 오작동을 일으키듯 뇌 역시 유입되는 전류에 영향을 받아 최종적인 선택 결과에 오류를 일으켰던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를 총괄한 이 대학 신경과학부 교수인 카밀로 파도아스키오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원숭이와 사람의 선택 체계가 매우 비슷해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 등의 작은 선택부터 투자나 결혼 상태를 가리는 등 커다란 선택의 바탕에도 원숭이처럼 선택 회로가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 의한 선택의 제어는 안 좋은 쪽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의료 분야에서는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조현병이나 우울증 또는 발달장애 등을 가진 환자는 종종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바람직하지 않은 선택을 피할 수 있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11월 2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빛공해, 사람도 생태계도 아파요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빛공해, 사람도 생태계도 아파요

    고층빌딩이나 높은 산에서 불야성을 이루고 있는 서울 시내 풍경을 보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탄성이 나옵니다. 실제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들이 가장 놀라워하는 것 중 하나도 서울의 야경이라고 합니다. 1879년 토머스 에디슨이 미국 뉴저지 멘로파크 연구소에서 백열전구를 공개했을 때만 해도 지금 같은 도시의 밤풍경은 상상도 못 했을 것입니다. 이후 다양한 인공조명이 발명돼 인간의 활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최근 들어 야간 인공조명으로 인한 문제들이 점점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선 영국 엑서터대 환경·지속가능성연구소, 생태보존센터, 프랑스 집단생물학연구센터, 국립농업연구소, 몽펠리에대 공동연구팀은 126건의 관련 연구를 메타분석한 결과 야간 인공조명이 동물은 물론 식물들의 호르몬 수치, 번식 주기, 생존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4일 밝혔습니다. 메타분석은 비슷한 주제로 연구된 문헌들을 통계적으로 통합하거나 비교해 새로운 결론을 도출해 내는 연구 방법입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생태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생태학·진화학’ 11월 3일자에 실렸습니다. 인공조명 때문에 생체주기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멜라토닌 수치가 감소하고 야행성 동물들의 활동 시간이 줄어든다고 합니다. 주행 중인 자동차 불빛으로 날아들었다가 죽는 곤충들도 늘고 있으며, 인공조명을 햇빛으로 착각해 각종 이상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식물은 인공조명 때문에 계절에 맞지 않게 싹을 틔우거나 꽃을 피우기도 한다고 합니다. 벌과 나비 같은 곤충도 인공조명으로 생체리듬이 교란되면서 식물 가루받이를 제때 하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도 합니다.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는 인공조명이 영향을 주는 범위와 빛의 강도가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매년 2% 이상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입니다. 미국 북텍사스보건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메디컬센터 정신의학교실, 뇌과학연구소, 일본 쓰쿠바대 통합수면의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빛공해로 인한 수면 부족이 각종 중독 증상을 촉발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e뉴로’ 11월 2일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밤과 낮 생체주기가 12시간인 암수 생쥐를 두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정상 생체주기를 유지하도록 하고, 다른 집단은 8시간만 자도록 해 수면 부족을 유도했습니다. 그다음 코카인이 섞인 식사와 일반 식사를 동시에 제공한 뒤 선호도를 관찰한 결과 수면 부족을 겪은 생쥐들이 코카인에 쉽게 중독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수면 부족으로 인한 중독 증상은 뇌 속 시상하부 ‘오렉신’이라는 물질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하면 오렉신이 증가하는데 오렉신은 잠 부족을 다른 방식으로 충족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갖가지 중독에 빠지기 쉬워진다는 것이지요. 2015년 미국 의학협회는 인공조명이 암, 당뇨, 심혈관질환 발병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하며 인공조명 노출을 줄이라는 권고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어둠에 대한 인간의 원초적 두려움을 없애 준 인공조명은 이제 부메랑이 돼 인간은 물론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습니다. 과학자들의 지적처럼 이제는 인공조명을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비슷한 관점에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edmondy@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하늘을 나는 공룡 ‘익룡’의 비밀 풀렸다

    [달콤한 사이언스] 하늘을 나는 공룡 ‘익룡’의 비밀 풀렸다

    중생대 육지의 지배자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공룡’들이었다면 하늘의 지배자는 ‘익룡’이었다. 프테로사우루스라고도 불리는 익룡은 흔히 날으는 공룡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공룡과 별도로 갈라져 진화한 비행 파충류이다. 익룡은 중생대 첫 번째 기간인 트라이아스기와 두 번째 기간인 쥐라기에 존재했던 ‘람포린코이드’류와 중생대 말기인 백악기에 번성했던 ‘프테로닥틸로이드’류가 있다. 널리 알려진 프테라노돈은 프테로닥틸로이드에 속한다. 익룡 화석은 세계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지만 어떻게 날기 시작했는지 무엇을 먹고 살았는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데 영국 고생물학자들을 중심으로 이 같은 궁금증이 일부 풀리게 됐다. 영국 레스터대 지리·지질·환경과학부, 박물관학부, 고생물학연구센터, 버밍엄대 지리·지구환경과학부 공동연구팀은 2억 1000만년 전 등장해 6600만년 전 공룡과 함께 멸종한 익룡의 치아화석을 정밀 분석한 결과 익룡은 먹잇감의 변화와 함께 진화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기초과학 및 공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29일자에 게재됐다.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연구팀은 익룡의 먹잇감을 분석하면 익룡의 기원과 중생대 먹이피라미드에서의 역할 및 위치, 진화 과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연구팀은 중생대 17개 다른 세대에 속하는 익룡들의 치아화석을 3차원 마이크로미터 패턴 분석법을 이용해 미세마모특성을 통해 먹잇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쥐라기 초기에 살았던 디모르포돈은 기존에 알려진 것과는 달리 곤충 같은 무척추동물은 섭취하지 않고 척추동물들만 주로 먹은 육식 익룡이었으며 람포린쿠스는 생선을 먹었으며, 아우스트리아닥틸루스는 딱정벌레나 갑각류 같은 딱딱한 껍질을 가진 무척추동물을, 프테로닥틸루스는 무척추동물을 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마크 퍼넬 레스터대 교수(고생물학)는 “일반적으로 익룡이라고 하면 한 종류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 조류처럼 다양한 종류가 존재했으며 먹잇감도 다르다”라며 “익룡들의 식성 변화는 중생대에 등장한 조류들과의 경쟁에서 촉발된 것으로 해석된다”라고 말했다. 또 영국 리딩대 생물과학부, 브리스톨대 지구과학부, 링컨대 생명과학부 공동연구팀은 익룡들은 중생대 내내 비행능력을 꾸준히 향상시켜 왔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29일자에 발표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처럼 익룡이 중생대 초반 갑자기 나타나 비행능력을 향상시킨 것이 아니라 1억 5000만년 동안 조금씩 작은 개선들을 통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익룡 화석을 통해 날개 폭과 몸 크기를 측정하고 현존하는 조류들을 기반으로 통계적, 수학적, 생물물리학적 분석을 통해 75종의 익룡의 비행 효율 변화를 계산했다. 분석 결과 익룡들은 초기에는 단거리만 이동이 가능한 비효율적 이동만을 했지만 점차적으로 비행 시간과 거리를 늘려 장시간, 장거리 비행이 가능하도록 진화했다.그러나 케찰코아틀루스, 타페야라를 포함하는 거대 익룡 ‘아즈다르코이드’류는 시간이 지남에도 비행능력이 향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케찰코아틀루스의 경우는 키가 현재 기린과 비슷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아즈다르코이드들은 비행보다는 지상에서 주로 생활했기 때문에 비행효율이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크리스 벤디티 리딩대 교수(진화생물학)는 “지난 3억년 동안 변하지 않은 몇 안되는 것 중 하나가 물리 법칙이기 때문에 익룡들의 비행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 이 법칙들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일”이라며 “지금까지는 화석들을 통해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하고 기능을 예측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멸종 동물의 작동효율을 물리적 법칙을 계산해 구체적 진화과정을 알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에버랜드의 숲속 힐링 명소, ‘포레스트 캠프’서 가을 만끽

    에버랜드의 숲속 힐링 명소, ‘포레스트 캠프’서 가을 만끽

    에버랜드가 인근 야외 숲속에 새롭게 조성한 ‘포레스트 캠프’를 통해 다채로운 가을 힐링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포레스트 캠프는 에버랜드가 지난 반세기 동안 향수산 일대에 가꿔 온 명품 숲인 ‘더 숲 신원리(용인 포곡읍 신원리)’의 트레킹 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에코파크 개념과 연계된 약 9만㎡(2만 7000평) 규모의 자연 생태 체험장이다. 대자연 속 34만여 나무와 화초류가 사계절 최고의 자태를 뽐내고 있고, 중앙을 둘러싼 약 1100㎡(330평) 규모의 연못에서는 다양한 수생식물과 물장군, 물방개 등 신기한 곤충들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전망이 트인 잔디광장을 비롯해 벤치, 비치 체어 등 휴식공간과 편의시설이 곳곳에 마련돼 있고, 하루 입장 인원을 소규모로 제한하고 있어 드넓은 자연 속에서 계절감을 제대로 느끼며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기기에 좋다. 현재 구절초, 코스모스, 억새 등 가을꽃이 만발하고 단풍, 은행 등이 붉게 물들어 가는 포레스트 캠프에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누구나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포레스트 캠프 피크닉’, 평일 확대 운영 먼저 지난 7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포레스트 캠프 피크닉’은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들과 프라이빗하게 휴식을 즐기며 힐링·재충전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포레스트 캠프 피크닉에서는 햇빛이 가려진 잔디 위에 일행별로 떨어져 매트를 깔고 지급된 피크닉 도시락을 먹으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피크닉 체어, 그늘막 텐트 등 개인 휴식 장비나 추가 음식 반입도 가능하다. 또한 포레스트 캠프 일대를 자유롭게 다니며 자연 체험을 할 수 있고, 에버랜드 동물원 사육사가 동물을 데려와 생태 특징을 설명해주는 ‘애니멀톡’과 액자 만들기 체험 등도 펼쳐진다. 숙박시설인 ‘홈브리지’에 머무르는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에버랜드 개장 전에 포레스트 캠프를 먼저 입장해 아침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굿모닝 네이처 패키지’도 지난달 말부터 새롭게 선보이고 있다. 다음달까지 매주 주말 오전 8시 30분부터 진행되는 포레스트 캠프 산책 프로그램은 이른 아침의 자연 풍광을 즐길 수 있고 샌드위치, 음료 등이 구성된 브런치 세트도 제공된다. ●트레킹·명상·음악회 등 프로그램 제공 에버랜드는 방문객들이 포레스트 캠프에서 다양한 문화, 레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맞춤형 프로그램도 선보이고 있다. 1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다목적 잔디광장과 야외 공연장이 마련돼 있고 트레킹, 명상, 요가, 음악회, 바비큐파티 등의 프로그램을 선택해 이용할 수 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멀티태스킹’이 치매 부른다? ‘넛지’가 행동을 악화시킨다?

    ‘멀티태스킹’이 치매 부른다? ‘넛지’가 행동을 악화시킨다?

    스마트기기 함께 쓰는 시간 길어질수록 주의력 감소… 심하면 기억 왜곡될 수도 가벼운 개입으로 행동 유도, 실패 확률 커 우편·이메일·문자메시지 쓰면 효과 없어상식은 사람들이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들을 말한다. 그렇지만 잘못 알려진 것은 물론 새로운 연구를 통해 기존 상식을 뒤집는 경우도 자주 있다. 최근 뇌신경과학자들이 그동안 상식처럼 받아들여져 왔던 것들이 잘못됐음을 보여 주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들을 잇따라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대(UCSF) 의대 신경과학과, 뉴로스케이프, 신경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은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청소년들의 주의집중력과 기억력 저하의 주요 원인이라는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0월 29일자에 발표했다.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동영상이나 TV를 시청하면서 문자메시지나 인터넷 검색, 음악 감상을 하는 것처럼 여러 종류의 디지털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행위다. 뇌신경과학의 발달로 기억과 관련한 비밀들이 하나둘 풀리고 있지만, 여전히 건망증이 생기는 이유, 사람마다 기억력에 차이가 있는 이유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고 있지 못하다. 연구팀은 디지털 문화의 부상으로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최근 출시되는 많은 스마트기기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되도록 설계돼 출시되고 있으며 멀티태스킹을 21세기 인간의 특징이자 성공의 비결로 꼽는 이들도 많다.연구팀은 18~26세 건강한 남녀 8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기억과 주의력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TV를 보면서 다양한 스마트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도록 하고 뇌파측정(EEG)과 동공 크기 변화를 관찰했다. 실험이 끝난 뒤에는 TV 속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응답의 정확성을 측정했다. 또 주당 미디어 멀티태스킹 시간, 비디오게임 사용량에 대한 설문조사와 함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주의집중력, 각종 정신장애 관련 측정을 실시했다. 그 결과 미디어 멀티태스킹 시간이 길수록 심각할 정도로 주의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앤서니 와그너 스탠퍼드대 교수(인지심리학)는 “기억은 주의력이 전제돼야 하며, 집중한다는 것은 기억을 위한 필수 준비과정”이라며 “멀티태스킹은 본인도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이 과정을 ‘해킹’당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와그너 교수는 “멀티태스킹은 기억을 위한 신경신호를 감소시킨다”며 “심할 경우 기억이 왜곡되거나 치매와 비슷한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국 런던 퀸메리대, 킹스칼리지 런던대, 독일 에어푸르트대, 막스플랑크 인간발달연구소 공동연구팀은 강압적이지 않고 옆구리를 살짝 찌르는 식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넛지’(Nudge)가 성공보다는 실패하는 경우가 더 많다는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팔꿈치로 슬쩍 찌르거나 가벼운 행동으로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뜻의 ‘넛지’가 ‘사람들의 선택을 유도할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개입’이라는 뜻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리처드 세일러 미국 시카고대 교수와 캐스 선스타인 하버드대 로스쿨 교수가 함께 쓴 책 덕분이다. 이후 많은 분야에서 넛지 효과를 이용한 행동개입이 활용되고 있다. 그렇지만 이번 연구팀의 분석에 따르면 넛지가 알려진 것과는 달리 성공보다는 실패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심리학 및 뇌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인지과학 연구경향’ 10월 29일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2008~2019년에 발행된 65편의 연구논문들을 메타분석했다. 그 결과 넛지가 행동을 개선하기보다는 악화시키는 ‘역효과’를 내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사회적 규범을 고치기 위한 넛지나 개인의 행동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비슷한 집단의 사례를 들면서 비교하는 식의 넛지가 실패할 확률이 가장 크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또 넛지 수단으로 우편이나 이메일, 문자메시지를 활용할 경우 기대했던 효과를 이끌어 내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그다 오즈먼 런던 퀸메리대 박사(실험심리학)는 “이번 연구는 성공의 지름길처럼 받아들여지는 넛지가 많은 분야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생각을 뒤집고 있다”며 “넛지를 설계할 때 실패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예산과 시간 절약은 물론 원하는 행동변화도 일부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나사 “달에 우주기지 운용할 만큼 물 있다”

    나사 “달에 우주기지 운용할 만큼 물 있다”

    달에 기지를 운용할 정도로 충분한 물이 발견됐다는 결정적 연구 결과가 26일(현지시간) 나란히 나왔다. BBC는 “달에 물이 있다는 증거는 있었지만, 이번 연구 결과는 잠재적 수자원이 더욱 많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과학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최근 게재된 논문 두 편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나사) 고더드 우주비행센터의 케이스 호니볼 박사 연구팀은 ‘성층권적외선천문대’를 활용해 달 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달 표면 알갱이에 분명한 물 분자의 존재를 확인했다. 호니볼 박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물의 양은 토양 1㎥에 약 350㎖ 정도이고, 물 분자가 분산돼 있어 얼음이나 물웅덩이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성층권적외선천문대는 말 그대로 성층권 가까이 비행하면서 적외선 영역을 관측한다. 또 볼더 콜로라도대학 천체물리학 조교수 폴 헤인 박사 연구팀도 혜성이나 운석을 통해 전달된 물이 얼음 형태로 보존돼 있을 수 있는 영구 음영 지역인 이른바 ‘콜드 트랩’이 달 표면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팀은 물을 가둘 수 있는 달 표면이 이전에 추정했던 것보다 두 배가 넘는 4만㎢ 정도 된다고 결론 내렸다. 이번 연구는 달에 있는 물을 추출해 사용할 수 있다면 향후 달 기지 건립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영국 오픈대 한나 사전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달에 우리가 이용할 수 있는 잠재적 수자원이 더 많다는 뜻으로, 기지를 건설할 수 있는 후보지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주름진 완두콩 2형 당뇨병 예방 효과…슈퍼 푸드로 급부상

    주름진 완두콩 2형 당뇨병 예방 효과…슈퍼 푸드로 급부상

    주름진 완두콩이 제2형 당뇨병이 생길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ICL) 등 연구진은 주름진 완두콩에서 식사 뒤 혈당 수치가 급증하는 증상을 막는 효과를 발견했다. ‘슈가 스파이크’(sugar spike)라고도 불리는 이 증상은 2형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고 여겨진다. 2형 당뇨병은 혈중 당도가 지나치게 높아지게 하는 흔한 질환으로, 과체중이나 비활동성 질환과 관계가 있는 경우가 많다. 주름진 완두콩은 완두콩 중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돌연변이로, 일반적으로 둥근 완두콩보다 보기에 좋지 않고 멘델의 유전 법칙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 열성 종자로 취급돼 왔지만, 이번 연구 덕분에 슈퍼 푸드로 급부상했다. 이유는 주름진 완두콩에 둥근 완두콩보다 저항성 녹말(전분)이 많아서다. 이 녹말은 보통 녹말보다 신체에서 분해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소장에서 소화가 덜 돼 대장까지 도달해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된다. 연구 제1저자인 ICL의 카테리나 페트로풀루 박사는 “건강한 식사를 장려하기 위한 전국적인 캠페인을 진행해도 제2형 당뇨병의 진단율을 계속 늘고 있다. 사람들 사이에서 정상적인 혈당 비율을 유지하기 위한 대체 다이어트(식이요법) 전략은 흔히 섭취하는 식단을 개선하는 것”이라면서 “저항성 녹말이라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단이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제2형 당뇨병에 관한 민감성을 감소해준다는 증거는 많다”고 설명했다. 녹말은 식물의 에너지 저장 형태 중 하나로, 그 입자는 먼지만큼 큰데 1㎛(100만 분의 1m)에서 100㎛에 이른다. 일반 녹말은 탄수화물로서 신체에서 분해돼 당을 방출하지만, 저항성 녹말은 더욱더 천천히 분해된다. 이는 저항성 녹말에서 나온 당이 혈류로 더 천천히 차례로 방출한 결과 혈당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높이는 것을 의미한다. 주름진 완두콩에 저항성 녹말 함량이 더 많은 이유는 세포에서 녹말을 생성하는 방식, 즉 세포 자체가 소화에 더 저항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연구 교신저자인 ICL의 게리 프로스트 교수는 “이 슈퍼 완두콩은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변이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이 콩에 저항성 녹말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녹말은 소장에서 완전히 소화되지 않고 대장 내 박테리아에 의해 발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테리아가 녹말을 발효시키면서 짧은사슬지방산(단쇄지방산)이라는 화합물이 생성된다. 이는 인슐린을 생성하는 세포의 기능을 차례대로 높여 혈당을 제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의 여러 실험에서 건강한 참가자들에게 50g의 주름진 완두콩을 포함한 혼합식을 제공했고, 일련의 통제 실험에서는 참가자들에게 보통의 둥근 완두콩을 첨가했다. 연구진은 또 완두콩에 추적기 분자를 첨가해 그 분자들이 어떻게 사람의 위와 장에 흡수되고 소화했는지를 추적할 수 있었다. 이들은 주름진 완두콩이나 매끈한 완두콩으로 만든 가루를 사용해서 실험을 반복했다. 장기적인 섭취의 영향을 좀 더 조사하기 위해 연구진은 참가자 25명을 모집하고 이들에게 4주 동안 주름진 완두콩이나 매끈한 완두콩으로 만든 훔무스(콩을 으깨어 만든 음식)와 무쉬 피스(삶아 으깬 완두콩 음식)를 먹도록 했다. 그 결과, 둥근 완두콩을 먹는 것보다 주름진 완두콩을 먹을 때 혈당 급상승을 방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람의 모의 소화기관을 이용한 추가 실험에서는 완두콩이 얼마나 빨리 소화되는지에 영향을 미친 것을 보여줬다. 연구 공동저자인 쿼드램 연구소의 피터 와일드 교수는 “이 연구는 주름진 완두콩을 섭취함으로써 혈당 급상승을 더욱더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고 이는 통제된 식품 가공 기술을 사용해 건강식을 만드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이 연구에서 소화관에 있는 미생물 집단인 장내미생물군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왜냐하면 그곳에서 일어나는 발효 과정 덕분이다. 이제 연구진은 초기 제2형 당뇨병이 있는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한 추가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주요 콩 육종 프로그램에서는 저항성 녹말을 함유한 더 많은 슈퍼 콩을 개발할 것이다. 콩과 렌즈콩 그리고 병아리콩과 같이 흔히 소비되는 콩류의 유전적 배경을 탐구하는 것도 완두콩과 같은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킹스칼리지런던(KCL)의 톰 샌더스 교수는 제2형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는 무엇보다 비만을 막고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주름진 완두콩이나 완두콩가루를 다른 음식에 첨가하는 것은 당뇨병의 위험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을 것”이라면서 “게다가 이 연구에서는 완두콩을 규칙적으로 소비하는 것보다 더 많은 양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자세한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 최신호(10월 26일자)에 실렸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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