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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조새, 조류 조상 맞나?”…깃털 구조 최초 규명

    “시조새, 조류 조상 맞나?”…깃털 구조 최초 규명

    쥐라기 후기인 약 1억 5천만년 전 생존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조새의 깃털이 현존하는 조류인 까마귀의 것과 색상과 구조가 같다는 분석이 나와 기존 진화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미국·독일 공동 연구팀은 1861년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조른포펜 채석장 점판암에서 발견된 아르카이오프테릭스 새(Archaeopteryx)의 깃털 화석를 분석해 그 색상이 거의 검정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현지시간) 영국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를 통해 발표했다. 아르카이오프테릭스 새는 가장 오래된 시조새의 화석으로, 오늘날의 까마귀 정도 크기로 알려졌다. 연구팀은 이 시조새 깃털의 본래 색상을 확인하기 위해 현생 조류 87종의 깃털과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전자현미경으로 깃털 화석에서 6개의 멜라닌색소를 포함한 멜라닌소체를 발견한 뒤 이중 2곳을 현생 조류와 비교해 95%의 확률로 시조새 깃털이 검정색 임을 확인했다. 시조새의 전체 색상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일부가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깃털을 가진 공룡에서 조류로 진화했다는 기존 이론을 입증하는 결과로 학계의 많은 과학자들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를 이끈 미 브라운대학 진화생물학자 라이언 카니 박사는 “현대 조류와 완전히 같은 깃털이 1억 5,000만년 전인 쥐라기에 이미 진화하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특수상대성이론’ ‘불확정성 원리’ 오류? 물리학계 ‘패닉’

    기초적인 원리는 더 이상 연구할 것이 없다며 ‘죽은 학문’으로 취급받던 물리학이 새로운 혁명기에 접어들고 있다. 현대물리학의 절대 진리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의 ‘특수상대성이론’과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의 ‘불확정성 원리’가 동시에 의심받고 있다. 천재들의 머릿속에서 만들어진 이론이 ‘실험실의 기계’를 앞세운 학자들에게 도전받는 형국이다. 두 이론의 오류가 사실이라면 20세기 이후 생성된 대부분의 물리학 이론과 가설은 정도에 상관없이 원초적으로 오류를 가질 수밖에 없다. ●獨·日 연구진 “양자역학의 뿌리 결함 발견” 과학저널 ‘네이처 피직스’ 최신호는 오스트리아 빈 공업대와 일본 나고야대 공동연구진의 연구결과를 실었다. 특정 조건에서 입자들의 위치와 속도를 불확정성 원리의 오차범위 이내로 측정해냈다는 연구 내용은 물리학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1927년 하이젠베르크가 발표한 불확정성 원리는 아이작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물리학이 미시적인 세계에서는 맞지 않는다는 점을 담고 있다. 언제 어느 상황에나 동일한 ‘계산과 결과’가 가능하다고 여겼던 과학계의 고정관념이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이 이론은 물질이 한 상태가 아니라 여러 상태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가 됐다. 김재완 고등과학원 교수는 “이전에는 항상 결론이 하나였다면 조건에 따라 결과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개념의 확장이자 기존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불확정성 원리는 화학·화학공학·재료공학·나노과학 등에서도 핵심 이론이다. ●CERN “빛보다 빠른 물질 존재… 바로 중성미자” 지구나 우주와 같은 거시세계를 지배해온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 역시 불확정성 원리와 같은 처지다.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과학자들은 지난해 9월 “소립자인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보다 빠르다는 측정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빛보다 빠른 물질이 없다.”는 특수상대성이론이 틀렸다는 것이다. 현대물리학은 아인슈타인의 주장이 옳다고 전제한 뒤 쓰여졌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CERN의 실험에 대한 검증이 한창이다. 물리학자들은 아직까지 두 이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양쪽 연구팀 모두 실험을 통해 결과를 내놓은 만큼 실험오류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김정욱 고등과학원 초대 원장은 “CERN의 연구결과는 이전에 비슷한 종류의 실험과 결과가 다른 것”이라며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이 100% 신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지동설에 비견될 만한 혁명” 그러나 두 이론의 오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물리학의 지각변동은 불가피하다. 김수봉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사실이라면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것과 비견될 만한 사건”이라며 “교과서의 일부분을 고치고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처음부터 새로 써야 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안 자체가 워낙 중요한 문제라 섣불리 나서는 학자는 없지만, 과학은 하나라도 틀리면 틀린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국편 조선왕조실록 전집 英譯사업 논란

    “예를 들어볼까요. ‘Eastern Learning’(이스턴 러닝)이 뭔지 짐작이 가세요? ‘Practical Learning’(프랙티컬 러닝)은요? 동학(東學), 실학(實學)이란 뜻이에요. 영어로만 보면 그 느낌이 전달되나요? 영역이라는 게 단순히 영어만 쓴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뜻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어야 해요. 조선왕조실록을 전부 번역하겠다고 나서기 전에 이런 기본적인 표현에 대한 번역 용례집이나 영어 색인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작업에만도 몇 년은 걸릴 겁니다. 실록 영역 작업은 그다음 문제인 거지요.” 최근 국사편찬위원회(국편)가 내놓은 조선왕조실록 영역 사업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중견 역사학자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다. 앞서 국편은 20년간 400억원을 들여 조선왕조실록 전체를 영어로 번역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사를 세계에 알린다는 취지에서다. 주 교수는 지난 1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먼저 “해외에 나가보면 영어로 우리 역사를 소개한 자료들이 중국, 일본은 물론 필리핀이나 태국의 것만도 못하다.”면서 “그래서 실록 영역 사업 같은 것이 적극적으로 추진되어야 하지만 먼저 탄탄한 기획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제했다. 주 교수는 “우리 역사를 영역해서 널리 알린다면 좋아 보이긴 하겠지만 이기백의 ‘한국사신론’을 에드워드 와그너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영어로 번역하는 데만도 10여년이 걸렸다.”면서 “한국사에 대해 잘 안다는 학자의 영역 작업도 그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투여되는데 방대한 실록 기록을 충실한 밑작업도 없이 영역하겠다는 것은 전시성 사업이라고밖에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령 ‘무위자연’(無爲自然)을 ‘leaving nature as it is’(리빙 네이처 애즈 잇 이즈)라고 풀어 쓰고, 또 앞으로 그렇게 쓰기로 학계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얘기다. 또 실록은 기초 사료이지 역사서가 아니기 때문에 “실록 국역본도 일반인의 활용도가 낮은 편인데, 그걸 영어로 번역해둔다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겠느냐.”고도 했다. 이어 “실록 영문판을 가장 폭넓게 이용할 사람은 해외 한국사 연구자들일 텐데, 이들에게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한국사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라면 이야기책 같은 가벼운 읽을거리를 영역하는 것이 훨씬 낫다.”는 대답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국편은 어려움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2014년까지를 문제점을 점검하는 시험 번역 기간으로 잡은 이유다. 영역 작업을 진행하는 박한남 국편 편수연구관은 “처음에야 논란과 어려움을 겪겠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영역 작업의 체계와 사람이 양성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면서 “초반에 영어권 전문가들과 함께 영역의 문제점을 하나하나 점검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문제점을 최대한 잡아내 오류 가능성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또 가벼운 읽을거리 번역이 더 낫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을 안 해본 것은 아니지만 실록이라는 거대한 원본이 있는 상황에서 눈높이에 맞춘다는 이유로 그런 방법을 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불확정성 원리에 결함” 日 학자들이 밝혀냈다

    양자역학의 기본 이론인 ‘불확정성 원리’가 항상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일본 학자들에 의해 제기됐다. 16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나고야대 오자와 마사나오 교수와 오스트리아 빈 공대 하세가와 유지 교수 등은 중성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수식과 이를 입증하는 실험 결과를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 피직스 인터넷판에 발표했다. 이는 독일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1901∼1976)가 1927년에 제창한 뒤 1932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불확정성 원리에 기본적인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불확정성 원리는 전자와 중성자 등 미세한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사람의 눈에 어떤 물질이 보이는 것은 물질에 닿은 빛이 반사해 눈에 도달하기 때문이다. 위치를 정확하게 측정하려고 하면 운동량이 확정되지 않고 반대로 운동량을 측정하려 하면 위치가 불확정해지기 때문에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오차 없이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자와 교수 연구팀은 해외 연구용 원자로에서 발생시킨 중성자를 이용해 자전에 해당하는 스핀 값을 측정했다. 스핀의 세로와 가로 두 방향의 성분은 동시에 측정하면 오차가 발생해야 하는데 오자와 교수 연구팀은 중성자가 특정 상태에 있는 경우 원리가 규정하는 물리적 성질을 뛰어넘는 높은 정밀도로 두 방향을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위치와 속도에 해당하는 두 종류의 스핀을 매우 정확하게 측정했고, 오차는 불확정성 원리를 나타내는 수식의 허용 범위보다 작았다. 이번 결점의 발견으로 새로운 측정 기술이나 미래 기술로 기대되는 양자암호 통신의 정밀도를 높이는 성과 등이 기대된다. 이에 대해 이긍원(고려대 교수) 한국물리학회 총무이사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는 물리학계에서 매우 중요한 이론이어서 이번 연구 결과가 사실이라면 매우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450도 ‘핫’한 물에서 사는 희귀 새우 발견

    깊은 바다속 해저화산통로에 사는 신종 희귀새우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국 BBC방송 등 해외언론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영국 사우스햄튼대학 국립해양센터(National Oceanography Centre) 팀이 발견한 이 새우는 지금껏 발견된 새우종(種) 중 가장 열악하고 깊은 해저에서 서식하는 생물이다. 해저 5000m에 있는 해저화산인 ‘블랙 스모커’(Black Smoker)에서 사는 이 새우는 무려 섭씨 450도에서 살며, 학명은 ‘Rimicaris hybisea‘ 이다. 이들은 등에 있는 광감각(光感覺) 장기로 주위 사물과 먹이 등을 인지하며 온도가 매우 높은 해저화산 인근에서 집단으로 서식한다. 해저탐사를 이끈 국립해양센터의 존 코플레이, 덩 코넬리 박사는 2010년 4월부터 해양탐사 전문로봇을 이용해 카리브해의 해저생물 등을 연구해왔다. 연구팀이 발견한 해저화산은 일반 해저화산보다 4배 가까운 미네랄 성분의 물과 유동물질을 뿜어낸다. 온도가 워낙 높은 탓에 정확한 측정이 어려웠지만, 최저 섭씨 450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코플레이 박사는 “‘블랙스모커’의 발견으로 깊은 바다 속에서 생물들의 집단 서식환경과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히 이곳에서 서식하는 새우의 발견은 매우 놀랍다. 뜨겁고 강한 산성의 환경 속에서 사는 이러한 생물은 지금껏 발견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사우스햄튼대학 국립해양센터는 2013년 이번 탐사보다 1000m 더 깊은 바다를 살필 수 있는 해저장비를 이용해 해저 6000m 탐사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journal 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BBC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래핀으로 OLED 만들어

    그래핀으로 OLED 만들어

    이태우 포스텍·안종현 성균관대·홍병희 서울대 교수 공동연구팀이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그래핀을 이용해 형광등보다 효율성이 더 뛰어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9일 “그래핀으로 OLED를 만들어 효율이 높을 뿐더러, 휘어지거나 접을 수 있는 형태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 포토닉스’ 최신호에 실렸다. 그래핀은 탄소 한 개 두께에 불과한 얇은 막으로 전기저항이 거의 없는 반면 강도는 강철보다 200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차세대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팀은 자기조립 고분자 정공 주입층, 화학적 도핑 등의 기술을 조합해 그래핀의 전기 전도도를 향상시켰다. 그 결과 그래핀 OLED의 발광효율은 102.7㏐/W로 백열등(16㏐/W)·형광등(85㏐/W)보다 월등히 높았고 효율성은 기존 OLED보다 20%나 향상됐다. 연구팀은 또 그래핀 OLED를 이용, 휘어지는 백색 조명을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악성 바이러스 개발은 검열받아라?

    악성 바이러스 개발은 검열받아라?

    과학기술이 항상 인간에게 의도된 유익한 결과물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원자력발전은 값싼 전기의 공급이라는 혁신을 이뤘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죽음의 땅을 만들어낸다. 푸른곰팡이에서 발견된 항생제는 수많은 생명을 구했지만, 내성균의 등장으로 더 강력한 세균을 탄생시켰다. 실험실에서 돌연변이를 탄생시키거나 무기를 만드는 등 의도적인 위험 역시 과학의 산물이다. ‘진리 탐구를 위한 열정’과 ‘이를 악용하지 않는 것’의 경계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논란의 중심에 선 ‘실험실의 바이러스’ 과학계가 ‘검열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달 미국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과학저널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게재될 예정이던 논문 2개의 일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면서다. NSABB는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에 대한 두 논문이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과학저널인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논문이 게재된다면 이를 테러리스트나 일부 국가가 악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과연 이들의 연구는 위험한 것일까. 사이언스 논문은 네덜란드 에라스무스 메디컬센터의 앨버트 오스터하우스 박사 연구팀, 네이처 논문은 미 위스콘신대 요시노 가와오카 박사 연구팀이 각기 제출했지만 내용은 비슷하다. 이들은 인위적으로 H5N1의 변종을 만들어냈다. 문제는 이 변종이 생물 진화의 과정을 한순간에 뛰어넘은 기이한 생명체라는 점이다. 자연적인 생물학의 법칙에도 위배된다. 연구진은 H5N1의 유전자 중 특정한 부분이 돌연변이를 일으킬 경우 포유류인 족제비 사이의 감염 능력이 크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H5N1 변종의 전염력은 유행성 감기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3%에 이르는 치명적인 사망률을 보이는 H5N1이 지금까지 과소평가돼 온 것은 조류와 포유류 간, 포유류와 포유류 간 전염이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생물학자들은 바이러스의 감염력과 병독성은 반비례하는 것으로 여겨 왔다. 조류 인플루엔자는 강력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만큼 감염력이 약하고, 만약 조류 인플루엔자가 포유류 감염력을 강화시키는 돌연변이가 될 경우 당연히 병독성은 약해질 것이라는 것이 정설이었다. 그러나 H5N1 변종은 상식을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실제로 연구진은 고정관념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였다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연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야생의 H5N1이 강력한 전염성을 갖게 될 가능성을 학계가 너무 낮게 보고 있다.”면서 “이번 연구로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응 연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NSABB의 입장은 다르다. 논문은 기본적으로 ‘방법을 제시하고 재현이 가능해야 한다.’는 전제 위에 쓰여진다. 실제로 두 논문 모두 변종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자세히 담고 있다. 만약 의도적으로 이를 만들어 테러에 악용하려는 세력이 있다면 손쉽게 뜻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NSABB는 “구체적인 방법에 관한 부분을 삭제하고, 실험 결과가 재현될 수 없도록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바꿔 달라.”고 권고했다. 지난해 9월 제출된 논문에 대해 당국과 저널 편집자, 저자들 사이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모두가 권고를 받아들이는 데 동의했다. ●NYT “바이러스 유포 땐 황폐해질 것” 정부의 권유로 논문 일부가 삭제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연구진과 저널 모두 마지못한 조치였다며 극도의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각 저널과 전 세계 학회, 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는 ‘검열과 진리’에 관한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생물학 단체인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역시 이 문제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대학 교수와 박사, 생물학 전공자 592명이 참여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53%는 NSABB의 요청이 ‘검열’이라고 대답했다. ‘검열이 아니다’는 29%, ‘판단하기 어렵다’는 18%였다. 조치 자체가 부당하다는 응답은 40%로 적절한 조치(36%)라는 응답보다 다소 높았다. 또 연구 내용이 악용될 사태를 우려해 학술지 내용을 제재 조치하는 것에 대해서는 ‘매우 제한적으로 신중히 적용된다는 조건하에 찬성해야 한다’(67%)는 의견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학술지 내용에 대한 선택은 ‘학술지 편집위원 등 과학계 스스로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51%로 가장 높았고, 과학계·정부·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기구(4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정부가 주도해야 한다는 의견은 2%에 머물렀다. 반면 대중의 우려도 높다. 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자 ‘만들어진 최후의 날’이라는 사설에서 “바이러스를 연구해 대중의 건강을 지키려는 과학자들의 노력을 존중한다.”면서도 “만약 바이러스가 유포될 경우 모든 것이 황폐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2억5천만년전 지구 대멸종, 원인은 수은 탓”

    약 2억5천만년 전 발생한 ‘페름기 대멸종’ 사건의 주요 원인이 ‘수은 중독’ 때문이라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캘거리 대학 연구진은 페름기 화산 활동은 오늘날보다 30배 이상 활발했기 때문에 당시 해저 화산을 통해 유입된 수은 탓에 해양생물 대부분이 멸종했다고 미국지질학회지(GSA) 1월호를 통해 발표했다. 공동 저자인 스티브 그래스비 박사는 “누구도 수은이 (멸종) 원인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페름기말은 지구 역사상 가장 활발했던 화산 활동 기간으로, 엄청난 양의 수은이 화산 폭발로 발생했다.”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하메드 산에이 박사는 “바닷속 조류는 수은을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하지만, 너무나 많은 수은 침전물에 이들마저 묻혀 피해를 막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6천500만년 전 공룡 대멸종사건에 대해서는 소행성 충돌설을 부분적 원인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페름기말 대멸종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원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진은 지난해 1월 페름기 멸종 직전 형성된 퇴적암층에서 발견한 비산재층이 대멸종의 증거라면서 화산 폭발 때문에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해 대다수의 동식물이 질식사했었다고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지를 통해 발표한 바 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10세 전 운동·식습관 중요한 이유

    운동을 해도 살이 잘 빠지지 않거나 쉽게 폭식을 하게 되는 등, 다이어트로 고민하고 있는 이들은 의지가 약한 자신을 비난하기 전에 어린시절 생활을 떠올려 보자. 어쩌면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과거의 생활 습관에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는 최근 한 과학자가 인간의 식사와 운동에 대한 의식은 10세때 결정된다고 보고했기 때문이다. 영국 뉴캐슬대학 헤더 브라운 교수는 어린 시절의 생활 습관이 성장한 뒤 얼마나 유지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에 사는 100쌍 이상의 형제자매 정보를 수집했다. 형제자매라 하면 일반적으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내고 거의 같은 생활을 하게 된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건강한 식사 습관을 갖고 있거나 정기적으로 운동하는 등, 10세 무렵까지 익힌 습관은 성인이 돼도 기본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며 지속된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참가자들은 현재 여전히 부모와 살고 있거나 이미 독립해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등 다양한 생활 형태로 나타났지만, 과거 같은 생활 습관에 대한 의식은 계속 갖고 있다는 점에서 일치했다. 이에 대해 브라운 교수는 “매일 아침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 습관은 대체로 10세 때까지 인간의 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따라서 부모는 아이에게 아주 중요한 본보기가 된다. 부모가 건강에 해로운 생활을 하면 아이도 그대로 본받아 어른이 돼도 무의식 적으로 건강을 해치는 생활을 할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 결과는 영국 네이처지의 비만 저널에 상세히 실렸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태양 400배 블랙홀의 ‘물체 흡수 장면’ 직접 본다

    우리 은하계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이 주위 물체를 흡수하는 장면을 직접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독일 막스 플랑크 천체물리학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xtraterrestrial Physics)의 스테판 길레센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우리은하 중심에 있는 거대한 블랙홀을 향해 거대한 가스 구름이 모이고 있는 모습이 관측됐다. 만약 이 가스 구름이 지속적으로 블랙홀에 접근한다면 1~2년 내에 블랙홀의 ‘죽음의 나선 영역’(물체가 빨려들어가기 시작하는 영역)에 도달할 것이며, 천체연구 역사상 최초로 주위의 별이나 에너지를 집어 삼키는 블랙홀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블랙홀이 먼 은하의 별을 삼키는 신호는 포착된 적 있지만,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에너지와 별을 흡수하는 과정을 관찰할 기회가 생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궁수자리 A*‘이라는 이름의 이 블랙홀은 지구에서 2만7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으며 질량은 태양의 400배에 달한다. 반면 블랙홀로 향하고 있는 가스구름은 질량이 지구 3배 정도이며, 초속 2359㎞로 움직이고 있다. 이 속도라면 2013년 중반 블랙홀의 나선 영역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팀은 “블랙홀이 가까워질수록 가스구름의 형태는 길쭉한 모양으로 변할 것”이라면서 “가수 구름의 절반은 블랙홀에 흡수되고, 나머지 절반은 블랙홀 바깥쪽에서 떠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우주 탄생의 실마리를 가진 블랙홀이 실제로 주위 에너지 등을 빨아드리는 과정을 관측함으로서, 블랙홀의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과학전문매체인 네이처 최신호에 게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양자컴퓨터 최대 걸림돌 해결

    국내 과학자들이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를 만드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을 해결했다. 현재의 슈퍼컴퓨터보다 수천~수만배 이상 빠른 컴퓨터를 만들고 통신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김윤호 포스텍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역학의 핵심 원리인 양자 측정을 이용해 양자의 상태를 안정적으로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물리학 권위지인 ‘네이처 피직스’에 게재됐다.  현재의 컴퓨터는 기본 단위인 비트를 0과 1을 표시해 정보를 순차적으로 전달하고 계산한다. 하지만 광자(光子)·원자·초전도체 등으로 만드는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라는 새로운 단위를 사용해 0과 1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어 수많은 계산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현존하는 슈퍼컴퓨터 수백대가 수십년 이상 걸리는 계산을 양자컴퓨터 한 대가 몇 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개념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지만, 현실에서 양자는 안정적인 상태인 ‘결맞음’에서 계속 벗어나 ‘결어긋남’ 현상이 나타나는 탓에 이를 유지하는 기술 개발이 양자컴퓨터 구현의 관건으로 꼽혀 왔다. 결어긋남 현상이 생기면 정보가 손실되고 계산이 틀리는 것은 물론 양자컴퓨터의 특성 자체를 잃게 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은 양자를 약하게 측정해 최대한 변화하지 않도록 하는 ‘약한 양자 측정’을 시도했다. 양자에서 정보를 읽어 내는 단계를 간결하게 만들어 결맞음 현상이 유지되도록 한 것이다. 또 정보를 읽어 내면서 흐트러진 양자의 정보도 되돌릴 수 있도록 했다. 김 교수는 “양자컴퓨터와 양자통신은 실험실 내 연구 단계지만 정보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꿀 가장 강력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뇌 전기자극 조절해 트라우마 없앤다

    뇌 전기자극 조절해 트라우마 없앤다

    9·11테러나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때 건물 속에 갇혔거나 아프가니스탄 피랍자, 성폭력 희생자 등 충격적인 사건을 겪은 피해자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어렵다. 심각한 후유증 때문이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로 불리는 이 장애상태는 충격적인 사건이 계속 회상되면서 공포감이 반복되는 일종의 정신질환이다. 국내 연구진이 뇌에 전기자극을 가해 이런 공포기억을 소멸시키는 방법을 개발했다. 공포기억을 없애는 원리도 함께 밝혀냈다. 추가연구를 통해 PTSD와 불안장애를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과학자인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뇌과학연구소장은 “쥐 실험을 통해 미세한 전류를 뇌의 시상부위에 흘려 공포기억을 소멸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정상 쥐에게 반복적으로 특정 소리와 함께 전기 충격을 가해 전기 충격을 가하지 않고 소리만 들려도 ‘공포’ 반응을 나타내도록 조작했다. 이어 이 쥐에게 계속 전기 충격없이 소리를 보내면 쥐는 소리가 공포의 조건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서서히 공포기억에서 벗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연구진이 쥐의 몸에서 ‘PLCβ4’라는 관련 유전자를 없앤 뒤 같은 실험을 반복하자 쥐는 공포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해 소리에 지속적으로 공포 반응을 보였다. 연구진은 추가실험에서 ‘PLCβ4’가 신경세포의 전기신호 중 하나인 ‘단발성 발화’를 일으키는 주요 역할을 하며, 단발성 발화가 공포기억 소멸을 촉진시킨다는 점도 밝혀냈다. 또 이 같은 현상이 쥐의 뇌 시상부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는 뇌 시상 신경세포에 전기신호를 보내는 방식으로 단발성 발화를 일으키면 공포기억을 직접적으로 지울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신 박사는 “쥐와 인간의 뇌는 기본적으로 구조와 기능이 비슷한 만큼, 공포기억 소멸 원리는 비슷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뇌의 전기신호를 조절해 불안장애를 유발하는 나쁜 기억을 없애는 치료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태양계 밖 ‘쌍둥이 지구’ 2개 첫 발견

    태양계 밖 ‘쌍둥이 지구’ 2개 첫 발견

    지구와 크기가 비슷한 ‘쌍둥이 지구’ 두 개를 태양계 밖에서 처음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행성의 크기가 지구와 엇비슷하거나 작아야 질량, 대기·지각 구성 등 환경이 유사해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 인류가 거주할 새 행성찾기에 공들이는 천문학자들에게는 ‘빅뉴스’다.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 과학자들은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떨어진 거문고자리의 별 ‘케플러20’ 주위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 케플러20e(지구의 0.87배)와 케플러20f(지구의 1.03배)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이번 관찰은 케플러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뤄졌다. 두 행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외부행성 가운데 가장 작다. 케플러20e는 질량이 지구의 약 1.7배, 공전주기는 6.1일이며 케플러20f는 질량이 지구의 약 3배, 공전주기는 19.6일이다. 다만 두 행성 모두 태양과 같은 중심별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돌고 있어 케플러20e가 섭씨 760도, 케플러20f는 섭씨 427도를 나타내는 등 표면 온도가 매우 높다.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없으며 생명체가 살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에브라 피셔 예일대 박사는 “이번 발견은 엄청난 기술적 업적”이라면서 “먼거리에 있는 지구 크기의 행성을 찾아내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전문가들은 “골디락스존(태양 같은 항성에서 거리가 적당해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서 지구 크기의 행성을 발견하는 작업이 다음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테러공포증 美 ‘과학 검열’ 논란

    미국 정부가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빼달라고 요청해 검열 논란이 뜨겁다. 치사율이 높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사람 간에 쉽게 옮길 수 있다는 연구가 테러리스트들에게 생물학 무기로 악용될 것을 염려해 미리 손을 쓴 것이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과학자들의 연구활동과 대중들의 알 권리를 제한하는 행위라며 날선 비판과 우려를 내놓고 있다. ‘생물안보를 위한 국가과학자문위원회’(NSABB)가 20일(현지시간) 네이처, 사이언스에 게재될 논문의 일부 내용을 싣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위스콘신매디슨대와 네덜란드 에라스뮈스메디컬센터 연구진은 사람 대 사람 간에 거의 전염되지 않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매우 쉽게 전파되는 형태로 만들어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H5N1은 사람에게는 거의 감염되지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치명적인 치사율을 보인다. 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1997년 당시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60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과학자들은 이 바이러스가 사람 간 전염이 수월하도록 개발되면 사상 최악의 세계적 전염병으로 번질 것을 우려해 왔다. 때문에 이미 지난 9월 발표된 연구를 놓고 저널과 연구진, 정부는 수개월간 설전을 벌여왔다. 브루스 앨버츠 사이언스 편집장은 “이번 건은 연구진의 기술이 잘못된 세력에 이용될 수 있다는 정당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검열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 공공 접근권(퍼블릭 액세스)을 보호하려는 과학자들은 반기를 들었다. 필립 캠벨 네이처 편집장은 “공중보건을 위해 조류인플루엔자 연구의 모든 내용을 다른 과학자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정보를 필요로 하는 합법적인 과학자들에게 논문을 열람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런던 임페리얼칼리지의 웬디 바클레이 교수는 “논문의 정보를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제한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어떻게 검증하고 누가 결정할 것이냐.”고 비난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50억년 후 ‘지구 소멸’ 형태 예측해 보니…

    프랑스 툴루즈대학과 캐나다 몬트리올대학 연구팀이 지구의 소멸을 짐작케 해주는 새로운 행성 2개를 발견했다고 데일리메일 등 해외언론이 22일 보도했다. KOI 55.01, KOI 55.02라 명명된 이 행성들은 이들의 모항성에 매우 가깝게 회전하고 있으며 지구보다 질량이 작다. 4000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이들의 모항성인 준왜성(Subdwarf B)은 별의 소멸단계 중 하나인 적색거성 단계를 지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이 행성들의 움직임을 태양과 지구의 관계·수명과 매우 유사해 천문학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태양으로부터 에너지를 공급받는 지구는 태양이 적색거성으로 변하는 50억 년 후 함께 소멸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져 있 다. 이 경우 지구와 함께 지구보다 질량이 큰 목성이나 토성만이 살아남을 확률이 높다. 적색거성은 점차 부풀어 백색외성을 거친 후 초신성 폭발을 하며, 그 뒤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바뀌어 수명을 다한다. 이 단계에서 주위에 있는 별들은 폭발과 엄청난 열기 등에 휩쓸려 대부분 함께 소멸한다. 모항성이 현재 소멸단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KOI 55.01, KOI 55.02 행성은 아직 ‘살아있는’ 상태지만 모항성이 크게 부풀면 소멸에 가까엔 심각한 상태에 이르를 수 있으며, 이는 50억 년 후 지구의 소멸과 매우 흡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매체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지구 크기 ‘외계행성’ 2개 최초 발견…“슈퍼지구 찾을까?”

    지구 크기와 거의 똑같은 행성이 2개나 발견돼 ‘슈퍼지구’ 추적 연구에 새 시대를 열었다고 BBC 뉴스 등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우주물리학센터 천문학자들은 지구로부터 약 1,000광년 거리에 있는 거문고자리의 별 케플러-20 주위에서 지름이 지구의 0.87배인 행성 케플러-20e와 1.03배인 케플러-20f를 발견했다고 네이처지를 통해 발표했다. 케플러-20e의 질량은 지구의 1.7배, 공전주기 6.1일이며 케플러-20f의 질량은 지구의 3배, 공전주기는 19.6일로 밝혀졌다. 지금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가운데 가장 작은 이 두 행성은 모두 중심별과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공전하고 있어 표면 온도가 너무 높아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먼 옛날에는 지금보다 훨씬 먼 공전 궤도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보다 온도가 훨씬 낮아 두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했을 수도 있으며 지구와 크기가 거의 같은 케플러-20f는 ‘쌍둥이 지구’였을 수도 있다고 연구를 이끈 프랑소와 프랑세 박사는 말했다. 이 두 행성의 구성 성분 역시 지구와 비슷해 약 3분의 1은 철 성분인 핵으로 이뤄졌고 나머지는 규산염 성분의 맨틀인 것으로 추정되며 케플러-20f에는 수증기로 이뤄진 두터운 대기층이 존재할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처음으로 외계에서 지구와 비슷한 크기의 행성이 발견됐으며,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1,000광년이나 떨어진 별 주위에서 이처럼 작은 행성을 포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함께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케플러 망원경은 지금까지 약 15만개의 별을 관찰해 모두 35개의 외계 행성을 발견했지만 이번에 발견된 두 행성 외에는 모두 지구보다 큰 크기였다. 이 망원경이 이전에 발견한 가장 작은 외부행성은 케플러-22b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이른바 ‘골디락스’(Goldilocks) 영역에서 발견돼 시선을 끌었다. 이 행성의 지름은 지구의 2.4배이며 온도는 약 22℃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대 물러드 우주과학연구소(MSSL)의 앤드루 코우츠 교수는 케플러 망원경이 곧 골디락스 영역에 존재하는 지구 크기의 행성을 발견 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논문 베끼고도 버젓이 강의… 대학은 감싸기 급급

    2009년 과학저널 네이처는 논문 표절 검색 시스템인 ‘데자뷰’를 소개하면서 성균관대 자연과학부 김모 교수가 수십건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성대 측은 자체 조사에 나서 논문 표절 사실을 확인하고, 연구비를 지원한 한국연구재단에 이를 보고했다. 연구재단은 김 교수를 모든 국책사업에 5년간 참여할 수 없도록 하고 사업비도 회수했다. 그러나 성대 측은 김 교수가 고의성이 없었고 관행이라며 경징계 처분에 그쳤다. 김 교수는 이 대학에서 여전히 강의를 하고 있다. 대학들의 교수 감싸기가 도를 넘고 있다. 연구 부정, 연구비 유용 등 교수나 연구자로서는 있을 수 없는 행위를 하고도 책임지는 사례는 드물다. 대학들의 처벌 규정이 모호해 징계위원회가 ‘봐주기’로 일관해도 이를 차단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15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연구비 부정 사용 및 횡령, 연구 논문 표절 등으로 국책사업 참여를 5년간 제한받은 교수와 연구원은 무려 555명에 이른다. 최근 3년간만 봐도 2009년 15건, 2010년 121건, 올해 56건이나 된다. 연구재단 관계자는 “2010년 논문과 성과에 대한 집중적인 감사가 실시돼 제재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부정을 저지르고도 정작 해당 대학에서 교수가 중징계를 받는 사례는 드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에 제출한 ‘국립대 전임교원 징계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교수와 교직원들이 받은 징계는 모두 147건으로, 이 중 해임과 파면은 6건에 그쳤고 나머지는 대부분 견책이었다. 해임과 파면도 뇌물 취득, 사기, 무면허운전, 성추행 등 대부분 형사처벌 범죄에 국한돼 있었다. 연구비 부정 집행, 표절 등 심각한 연구 부정은 대부분 견책이나 정직 1개월, 감봉 1개월 등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연구 부정에 대한 징계 강도가 낮은 것은 동료 교수들로 구성된 ‘연구진실성위원회’를 통해 징계 수위가 결정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 A대의 한 교수는 “논문 작업의 어려움이나 성과에 대한 압박 등은 모든 교수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문제여서 일방적으로 비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B대 관계자도 “벌금 300만원의 형사처벌이 확정되면 퇴직 사유가 되지만 표절이나 논문 조작은 정확한 규정이 없어 징계 수위를 결정하기 애매하다.”면서 “최근에는 논문 부정이 드러나도 저널 측과 해결한 뒤 학교에 알리지 않아 실제 징계를 피해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연구윤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한국 대학의 신뢰도와 역량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베일리의대 A교수는 “해외에서는 곧바로 해임 또는 파면될 수준의 연구 부정이 드러나도 한국에서는 여전히 쉬쉬하고 지나간다.”면서 “이 같은 관행이 계속된다면 한국의 연구 수준은 절대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건형·김동현·신진호기자 kitsch@seoul.co.kr
  • 25년 이래 가장 밝은 초신성 폭발 포착

    25년 이래 가장 밝은 초신성이 포착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14일자 보도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에서 연구팀이 관측한 이 초신성은 ‘2011fe’라 불리며, 폭발한지 불과 11시간 밖에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에이(Ia)타입의 이 초신성은 지구에서 2100만 광년 떨어진 바람개비 은하에 자리잡고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초신성이 폭발할 당시 발하는 빛의 밝기는 태양의 100억 배에 달해 지구에서도 관찰이 가능했으며, 폭발은 약 20분 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UC버클리대학의 대니얼 케이슨 교수는 “초신성과 초신성의 폭발은 탄소와 산소가 결합되어 있는 백색왜성으로부터 출발한다.”고 설명했다. 백색왜성은 항성진화의 마지막 단계에서 축척된 표면의 물질들을 외부로 방출한 뒤, 남은 물질들이 수축하여 생긴 별로, 주위의 물질과 결합하여 폭발하면 초신성이 나타난다.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과 함께 뿜어져 나온 탄소와 산소가 초신성과 우주의 기원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마크 설리번 박사는 “이 거대한 폭발이 어떻게 가능했는지를 밝혀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초신성은 지구의 시초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 저널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바람개비 은하에 생긴 초신성 2011fe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묻힐 뻔했던 ‘힉스’… 故 이휘소박사 명명 후 주목

    묻힐 뻔했던 ‘힉스’… 故 이휘소박사 명명 후 주목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 입자(Higgs boson)의 존재 여부가 전 세계 과학계의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힉스 입자를 명명한 한국인 이론물리학자 고 이휘소(1935~77) 박사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대물리학의 근간인 표준모형에 미친 그의 연구 업적을 감안할 때 이 박사가 생존해 있었다면 노벨 물리학상 수상이 당연하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13일 물리학계에 따르면 이 박사는 1967년 미국에서 열린 한 학회에서 피터 힉스 에든버러대 물리학과 교수를 만났다. 힉스 교수는 1964년 ‘모든 입자들에 질량을 부여하는 무거운 입자가 있었다.’는 이론을 발표했지만 너무 획기적인 이론이었던 데다 학계에서 명성이 높지 않아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박사는 1972년 미 국립가속기연구소(페르미연구소) 연구부장 시절 국제 고에너지 물리학 국제 콘퍼런스 행사장에서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자연계가 질량을 갖게 한 근본적인 입자가 있으며, 그 질량은 양성자의 110배에 이른다.”는 추정치까지 내놓았다. 당시 논문에서 이 박사는 이 미지의 입자를 ‘힉스 입자’라고 칭했고, 이후 모든 물리학자들이 같은 표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 박사가 국제적으로 갖고 있던 명성과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해 “당시 적어도 5~6명의 이론물리학자들이 힉스에 앞서 같은 이론을 내놓았지만, 이휘소 박사의 발표가 명명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당시 이 박사는 현대 물리학에서 사용되는 ‘표준모형’의 초기 모델인 ‘게이지 이론’을 완성했고, 모델의 주요 구성요소인 참(Charm) 쿼크의 존재를 예측하며 전 세계 최고의 이론물리학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었다. 42세에 세상을 떠나기까지 이 박사는 무려 140여편을 논문을 발표했고, 이들 논문은 1만회 이상 인용됐다. 이 박사의 연구들은 추후 실험물리학을 통해 잇따라 검증되며 노벨상의 보고로 인정받고 있다. 글래쇼·와인버그·살람은 1979년, 트후프트·벨트만은 1999년, 그로쓰·월첵·폴리터는 2004년 각각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생존해있는 피터 힉스 역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힉스 입자 존재 입증에 성공할 경우 노벨물리학상 수상이 확실시 된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한국형 당뇨병’ 유전지표 8개 발견

    국내 연구진이 ‘제2형 당뇨병’을 일으키는 새로운 유전지표 8개를 발견했다. 제2형 당뇨병은 40대 이후 인슐린 생산에 문제가 생겨 발병하는 당뇨병으로, 한국인 등 동양인이 앓는 당뇨병 대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연구팀은 국내 당뇨 환자를 위한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일본·중국·홍콩·싱가포르 등 7개국이 참여한 ‘아시아 유전체 역학네트워크’(AGEN)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제2형 당뇨병에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유전지표 8개를 발굴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지네틱스 2012년 1월 호에 게재된다. 이번에 확인된 유전지표는 주로 동양인에게서 나타나는 지표이며, 연구팀은 대립형질의 빈도 차이를 통해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원인이 유럽인 등 서구인에게 많은 제1형 당뇨병과 다르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인의 당뇨병 발병 기전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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