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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작용 적은 ‘면역 항암제’ 작용 원리 규명

    부작용 적은 ‘면역 항암제’ 작용 원리 규명

    기존 항암제보다 치료 효과가 높으면서도 부작용은 거의 없는 ‘면역 항암제’의 작용 메커니즘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이에 따라 고효율 항암제 개발이 한층 앞당겨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서울대 약대 강창율 교수팀은 면역 항암제로 주목받고 있는 ‘GITR’이라는 물질의 작용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의약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 17일자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화학 항암제’나 암 관련 유전자를 공격하는 ‘표적 항암제’와 달리 암세포에 맞서 싸울 수 있도록 환자의 면역 반응을 강화시키는 약물이다. 화학 항암제는 암세포의 성장 속도가 빠르다는 데 초점을 맞춰 치료하기 때문에 증식 속도가 빠른 혈액세포 등 정상세포까지 공격해 탈모나 면역력 감소 등 부작용을 일으킨다. 면역 항암제는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도 월등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작동 메커니즘이 밝혀지지 않아 상용화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인위적으로 흑색종(피부암의 일종), 폐암, 대장암을 발생시킨 생쥐에게 GITR 항체를 투입했다. 그러자 면역체계를 자극해 암세포가 더이상 성장하지 않고 치료되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GITR 항체가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터루킨9’라는 물질을 생성함으로써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밝혀냈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부분적으로만 알려져 있던 GITR 항체의 항암 원리 전체를 확실히 밝혀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GITR 항체를 활성화하는 물질의 개발을 통해 생체 친화적 항암제 연구에 큰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비만 잡을 꿈의 호르몬 ‘이리신’ 질량분석으로 존재 확인했다

    [사이언스 톡톡] 비만 잡을 꿈의 호르몬 ‘이리신’ 질량분석으로 존재 확인했다

    안녕? 나는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Iris)야.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아들 ‘타우마스’가 아버지이고, 바다의 님프 ‘엘렉트라’가 어머니지. 난 서풍의 신 ‘제피로스’와 결혼해 아들 ‘에로스’를 낳았지.신의 뜻을 인간에게 전달하는 것이 내 일이야. 원래는 ‘제우스’의 사자(使者)였는데, ‘헤르메스’가 나타나면서 업무를 나눴어. 신화의 시대가 아닌 과학의 시대에 내가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는 재미있는 소식을 들었어. 미국 하버드대 의대 브루스 스피겔만 교수란 사람이 쥐에게 운동을 시키니까 근육에서 새로운 호르몬이 나와 지방을 연소시킨다는 연구를 2012년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더군. 새로운 호르몬이 근육 신호를 지방조직에 전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내 이름을 따 ‘이리신’이라고 지었다지 뭐야. 어쨌든 이리신은 혈액을 타고 흐르면서 비만을 유발시키는 백색지방을 칼로리를 소모하는 갈색지방으로 바꿔준대. 실제로 10주 동안 운동을 한 사람 몸의 혈중 이리신 농도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2배 이상 높다는 결과도 있더라고. 과학에서 연구는 다른 사람이 하더라도 똑같은 결과가 나와야 ‘재현 가능성’이 보장된다고 하잖아. 그런데 다른 연구팀들이 똑같은 실험을 했는데 결과가 들쭉날쭉이고, 심지어 이리신을 발견하지 못한 연구자들도 많았대. 그러다 보니 스피겔만 교수가 연구 성과를 조작했다는 소문까지 돌더군. 현대사회의 질병이라고까지 불리는 비만을 부작용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생체물질을 찾아냈다고 어린애처럼 좋아하다가 거짓말쟁이라는 비난까지 쏟아지니까 어찌나 좌절하던지. 그렇게 끝나나 싶었는데, 얼마 전 스피겔만 교수가 질량분석이라는 정밀한 분석법으로 사람에게서 이리신을 찾아냈대. 연구팀은 이번에 운동을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의 혈액 속 단백질 조각인 ‘펩타이드’를 대상으로 질량분석을 했는데 운동을 한 사람에게서 이리신이 발견됐대. 질량분석은 미량의 물질까지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이리신의 존재를 의심했던 연구자들도 이번 연구 결과를 환영하는 분위기야. 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셀’ 13일자 온라인판 논문으로 실렸지. 동양을 여행하고 온 헤르메스한테 들었는데 그쪽에는 ‘와신상담’이란 말이 있다며. 스피겔만 교수의 경우가 딱 그게 아닌가 싶어. 하늘에서 보고 있노라면 요즘은 예전 사람들보다 뭐든지 쉽게 싫증 내고 포기하는 것 같아.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포기하지 말고 스피겔만 교수처럼 끝까지 가보라고. 그럼 내가 신에게서 좋은 소식을 전해 줄지도 모르잖아. 호호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비만 유발 유전자 찾았다…억제하자 똑같이 먹어도 지방 감소

    비만 유발 유전자 찾았다…억제하자 똑같이 먹어도 지방 감소

    비만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해냈다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연구진이 밝혔다. 이 유전자는 신체의 모든 세포에서 발견되는 ‘14-3-3제타’(14-3-3ζ)라는 단일 단백질을 코딩(암호화)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쥐를 대상으로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것) 실험을 시행했다. 그 결과, 비만을 유발하는 몸에 나쁜 백색지방이 생성되는 것이 현저하게 감소했다. 이때 쥐는 예전과 같은 양의 먹이를 먹어도 지방량이 감소했다. 이런 쥐에 다시 14-3-3제타 단백질을 대량으로 주입하자 고지방식을 먹었을 때보다 평균 22%나 백색지방 양이 현저하게 늘어났다. 즉 이 유전자가 14-3-3제타 단백질을 코딩해 백색지방을 생성하는 데 관여한다는 것. 이런 발견은 신약 개발의 가능성을 넓힌다고 연구진은 말하고 있다. 연구진은 비만을 유발하는 지방 축적을 막기 위해 이 유전자의 발현을 막아 단백질을 억제하는 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가레스 림 박사는 “사람들은 지방을 두 가지 방법으로 축적하는 데 지방 세포의 수를 늘리고 각 세포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라면서 “이 단백질은 세포의 성장을 증식하는 주기에도 역향을 주고 있어 세포의 숫자는 물론 크기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4년 전부터 14-3-3제타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이 비만을 유발하는 백색지방 세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8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문어, 생각보다 똑똑하네…인간과 유전자수 비슷

    문어, 생각보다 똑똑하네…인간과 유전자수 비슷

    ‘문어’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파울’이다. 일명 ‘점쟁이 문어’라고도 불렸던 파울은 2008년과 2010년 월드컵 당시 승패 여부를 높은 확률로 맞추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실제 문어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품었는데, 최근 해외 연구진이 이러한 문어의 게놈을 해독하는데 성공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 클리프튼 랙스데일 박사 연구진은 문어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똑똑하며’, 이번 게놈 해독을 통해 과거 무척추동물인 문어가 척추동물보다 더 빠르게 진화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랙스데일 박사는 “문어는 다른 연체동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뇌가 훨씬 크고 문제를 ‘똑똑하게’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거 영국의 유명한 동물학자인 마틴 웰스는 ‘문어는 외계생명체’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어는 포유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것보다 2억 3000만 년 전이나 이른 4억 년 전에 지구상의 바다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진화를 시작했다. 문어는 지구상에 등장한 최초의 원시 지능 동물이며, 인간의 유전자 개수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많은 3만 30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문어의 유전자 개수가 인간과 비교했을 때 이 같은 특징을 가질 수 있었던 까닭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유전자를 출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연구진이 주목하는 유전자는 뇌에서 생성되는 세포접착 단백질의 일종인 프로토카데린이다. 프로토카데린은 신경세포를 발달시키고 뉴런과 뉴런의 상호작용을 돕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다. 문어 게놈 해독 결과 문어에게는 총 168종의 프로토카데린 유전자가 존재하며, 이는 일반 포유류보다는 2배, 무척추동물보다는 무려 10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함께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의 다니엘 로크샤 박사는 “문어의 뇌는 식도로 둘러싸여있으며 이는 무척추동물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문어는 오징어 등과 달리 촉수가 없고 8개의 팔은 독립적인 ‘생각’과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게놈 해독을 통해 뛰어난 지능을 자랑하는 문어의 뇌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와우! 과학] 우리가 자면서도 눈을 깜빡이는 이유

    [와우! 과학] 우리가 자면서도 눈을 깜빡이는 이유

    사람들은 잠을 자는 동안에도 미세하게 눈을 깜빡인다. 단순히 꿈을 꾸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잠을 자면서도 쉬지 않는 뇌 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과 로스앤젤레스대학, 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등 공동 연구진은 잠을 자는 동안 눈을 깜빡이는 증상의 원인 및 뇌 활동의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를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눈이 빠르게 움직이는 단계, 즉 REM(rapid eye movement) 단계로 접어들어야 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꿈에서 특정한 이미지를 ‘볼 때’의 반응이 바로 급속안구운동인 것으로 추측하지만, 아직까지 이를 증명한 사례는 없었다. 연구진은 간질환자 19명을 대상으로, 잠을 자는 동안 뇌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간질 환자를 이번 실험에 참가시킨 것은 일부 환자들이 발작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뇌 임플란트를 이식받았는데, 이 임플란트의 전극을 통해 뇌 세포의 활동을 추적하고 기록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2주간 잠을 자는 동안 뇌의 활동을 살핀 결과, 뇌가 REM 수면단계에 들어선 뒤 꿈을 꾸고 있다고 판단되는 시간 내내 안구가 움직이는 증상을 확인했으며, 특히 뇌 중앙 측두엽에 있는 신경세포가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을 확인했다. 또 중앙 측두엽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 나타나는 전극의 패턴은 우리가 잠에서 깨어있는 동안 어떤 새로운 이미지를 시각적으로 보았을 때 나타나는 패턴과 매우 유사했다. 실제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유명 연예인이나 유명 도시의 랜드마크 등의 이미지를 보는 순간 중앙 측두엽의 활동이 일제히 활발해지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의 이자크 프리에 박사는 “자면서 눈을 빠르게 움직이거나 깜빡이는 현상은 뇌가 꿈에서 새로운 이미지를 받아들였을 때의 반응”이라면서 “눈을 빠르게 움직이면서 꿈에서 나타나는 이미지를 ‘순간 촬영’하기 위한 행동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깨어 있을 때 시각적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보면 중앙 측두엽의 활동이 활성화 되는데, 꿈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면서 “다만 학계는 여전히 꿈을 꾸는 정확한 원인 및 ‘꿈의 실체’에 대해 완벽하게 밝혀내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어가 생각보다 똑똑…“유전자, 인간보다 多”

    문어가 생각보다 똑똑…“유전자, 인간보다 多”

    ‘문어’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다름 아닌 ‘파울’이다. 일명 ‘점쟁이 문어’라고도 불렸던 파울은 2008년과 2010년 월드컵 당시 승패 여부를 높은 확률로 맞추면서 유명해졌다. 당시 많은 사람들은 실제 문어에게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품었는데, 최근 해외 연구진이 이러한 문어의 게놈을 해독하는데 성공해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시카고대학 클리프튼 랙스데일 박사 연구진은 문어가 우리의 생각보다 더 ‘똑똑하며’, 이번 게놈 해독을 통해 과거 무척추동물인 문어가 척추동물보다 더 빠르게 진화할 수 있었던 ‘비결’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랙스데일 박사는 “문어는 다른 연체동물들과는 완전히 다른 면모를 가지고 있다. 뇌가 훨씬 크고 문제를 ‘똑똑하게’ 해결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과거 영국의 유명한 동물학자인 마틴 웰스는 ‘문어는 외계생명체’라고 말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문어는 포유류가 지구상에 등장한 것보다 2억 3000만 년 전이나 이른 4억 년 전에 지구상의 바다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진화를 시작했다. 문어는 지구상에 등장한 최초의 원시 지능 동물이며, 인간의 유전자 개수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많은 3만 30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문어의 유전자 개수가 인간과 비교했을 때 이 같은 특징을 가질 수 있었던 까닭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새로운 유전자를 출현시켰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한다. 특히 연구진이 주목하는 유전자는 뇌에서 생성되는 세포접착 단백질의 일종인 프로토카데린이다. 프로토카데린은 신경세포를 발달시키고 뉴런과 뉴런의 상호작용을 돕는데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다. 문어 게놈 해독 결과 문어에게는 총 168종의 프로토카데린 유전자가 존재하며, 이는 일반 포유류보다는 2배, 무척추동물보다는 무려 10배 가까이 많은 수치다. 함께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의 다니엘 로크샤 박사는 “문어의 뇌는 식도로 둘러싸여있으며 이는 무척추동물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다. 그러나 특이하게도 문어는 오징어 등과 달리 촉수가 없고 8개의 팔은 독립적인 ‘생각’과 행동이 가능하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게놈 해독을 통해 뛰어난 지능을 자랑하는 문어의 뇌가 어떤 형태로 진화할 수 있었는지를 밝혀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최신호에 실렸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화질 좋고 전기 덜 먹는 고화질 3D TV

    화질이 훨씬 좋은 데도 전력 사용량은 기존의 10분의1밖에 안되는 차세대 고화질 3차원(3D) TV 생산 기술이 개발됐다. 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송장근 교수와 삼성디스플레이 김수동 연구원, 전북대 BIN융합공학과 강신웅 교수 공동 연구진은 머리카락 굵기보다도 가는 마이크로미터(㎛) 단위 액정방울의 모양과 크기, 위치, 배열 상태 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은 광학소자와 다양한 기능성 고분자 필름 제작에 활용될 수 있어 3D TV를 비롯해 종이처럼 접었다 펼쳤다 할 수 있는 전자종이 등 다양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작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성과는 자연과학 분야 권위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5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연구진은 전압을 제거하면 액정방울이 기판에 넓게 퍼지면서 빨강, 녹색, 파랑의 빛을 내고 전압을 가하면 액정방울이 움츠러들면서 화면에 하얗게 표시되도록 만들었다. 현재까지 개발된 액정 디스플레이 기술은 픽셀 하나의 크기가 100~200㎛였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로는 4㎛ 폭의 길다란 액정선을 만드는 게 가능해 한층 선명한 화면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기술은 삼성디스플레이를 비롯해 여러 회사가 개발 중인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중 하나인 전기습윤디스플레이(EWD)의 단점을 극복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학교 성적, 지능이 좌우? ‘성격· 동기’관련 유전자 영향이 더 크다

    학교 성적, 지능이 좌우? ‘성격· 동기’관련 유전자 영향이 더 크다

    자녀의 학교 성적에 유전자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알려진 사실이다. 일반적으로 부모로부터 유전된 ‘지능’이 학교 성적에 많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새로운 연구에서는 이런 지능보다 ‘동기 부여’나 ‘성격’, ‘정신 건강’과 같은 다른 유전적 요인이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밝혀졌다고 영국 가디언 등 외신이 보도했다. 여기서 성격 등이 유전자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은 기존 연구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KCL)과 미국 뉴멕시코대 공동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위해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데이터를 분석했다. 쌍둥이는 보통 같은 환경에서 자라므로 일란성이나 이란성에 상관없이 ‘환경’은 주요 변수가 아니다. 따라서 시험 결과가 일란성 쌍둥이들이 이란성 쌍둥이들보다 비슷하다면 유전자의 영향이 크다는 뜻이 된다. 이에 덧붙여 이번 연구는 좀 더 정확성을 부여하기 위해 쌍둥이 외에도 서로 관계가 없는 사람들도 조사대상으로 선정했다. 연구진은 일란성 쌍둥이 2245쌍과 이란성 쌍둥이 4071쌍, 서로 관계가 없는 사람 743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했다. 이들은 조사 대상자들의 영국 중등자격시험(GCSE) 결과에 환경과 유전자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쌍둥이의 경우 시험 결과에 유전자가 영향을 주는 비율은 54~65%로 높으며, 환경에 의한 영향은 14~21%, 개인 특유의 경험이나 특수한 환경에 의한 영향은 14~32%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학 성적이 예술 분야보다 유전자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시험 결과가 학생의 지능지수(IQ)와 꽤 높은 관련이 있는 것도 확인됐다. 이에 연구진은 지능이 성적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에 대해서도 조사한 뒤 이 부분을 결과에서 제외했다. 그 결과, 전체 유전자가 미치는 영향은 약간 변화했지만 그래도 본질적으로 유전자가 상당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부모로부터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지능은 자녀의 성적에 영향을 주고 있었으며 그 지능 이외에도 ‘유전에 의한 다른 요소들’이 아이의 시험 성적에 크게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 이를 종합해보면 시험 성적 차이의 45~58%가 동기나 성격, 정신 건강과 같은 유전적 요소로 설명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같은 환경의 쌍둥이의 경우 영어(국어)나 수학 등 특정 교과로 제한하면 성적 차이의 비율은 더 커졌다. 반면 서로 관계가 없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는 쌍둥이를 대상으로 한 것보다 관련성이 작았다. 다만, 수학과 영어, 과학 등의 과목에 대한 유전적 영향은 확인됐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과거 연구에서 주장돼 온 “지능만이 시험 성적에 영향을 주는 유전적 특성”이 아니라, 이밖에도 '동기'나 '성격' 등에서 볼 수 있는 유전적 요소가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에서 시행된 것으로 이번 결과가 모든 국가의 아이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또 KCL에서 유전역학을 연구하는 티모시 스펙터 교수는 “불행히도 유전자의 영향을 보여주는 연구는 확대해 해석되기 쉽고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잘못된 인식을 만들어낸다”며 우려감을 내비쳤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7월 23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뇌파로 ‘커서’ 조작...독수리타법 속도로 타자 가능

    뇌파로 ‘커서’ 조작...독수리타법 속도로 타자 가능

    뇌파만을 이용해 컴퓨터 화면을 정확하고 빠르게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NBC 뉴스 등은 31일(현지시간) 미국 스탠포드 대학 연구팀이 신체 마비로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새로운 뇌파인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스템은 신체 마비환자들의 의사소통 및 컴퓨터장치 조작을 한층 수월하게 만들어 줄 것으로 예상된다. 사지마비 환자들을 위한 컴퓨터 타자입력 시스템은 기존에도 개발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환자의 머리 및 눈의 움직임을 읽어 작동'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 정확성이 떨어지며 사용자의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치명적 단점이 있다. 새로 개발된 방식은 팔을 움직이려고 할 때 발생하는 뇌파를 읽어 이에 맞춰 화면상의 커서를 움직이는 원리. 이 원리를 활용한 장치도 연구된 적이 있지만 정확성이나 반응속도가 많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 이런 맹점이 발생하는 이유는 인간의 신체 움직임에 관여하는 뉴런이 수백만 개인데 반해 이 장치들이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것은 수백여 개 뉴런 신호뿐이기에 사용자의 의도를 ‘해석’하는데 있어 오차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런 부정확성을 줄이기 위해 연구팀은 원숭이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원숭이들로 하여금 스크린상의 표적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도록 하는 실험을 수백 회에 걸쳐 반복하여 이때 감지되는 200~300여 뉴런의 신호유형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을 통해 팔을 움직일 때 나타나는 두뇌의 ‘작동패턴’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통해 뇌파의 감지 및 해석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자동으로 수정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연구팀은 직접 손으로 대상을 지시하는 것만큼 정확한 뇌파인식 시스템을 만들어냈었다. 이 시스템을 활용해 원숭이들은 정확한 타겟을 1초에 한 번 꼴로 지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는 일반적인 ‘독수리타법’에 준하는 타자속도를 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전 방식과 달리 눈이나 머리를 계속 움직이는데 따르는 피로감도 없다. 연구팀은 실제로 척추 부상을 입은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하기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기술이 인간용으로 상용화되기엔 시간이 다소 걸리겠지만, 완료될 경우 여러 환자들의 디지털생활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연구팀은 전동휠체어 등의 조작에도 이 기술을 접목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를 이끈 크리시나 셰노이 스탠포드대학 전기공학과 교수는 “이번 시스템은 신체마비 환자들의 삶의 질을 대폭 향상해 줄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의 논문은 네이처지의 자매 저널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소개됐다. 사진=ⓒ스탠포드대학교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아모레퍼시픽의 ‘거짓말’

    아모레퍼시픽의 ‘거짓말’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유명 화장품 브랜드 쇼핑몰이 ‘이제는 환불·취소할 수 없습니다’라고 소비자에게 거짓말을 했다가 공정거래위윈회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공정위는 29일 위법 사실이 드러난 화장품 온라인쇼핑몰 9곳에 경고 조치와 함께 과태료 325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재 대상은 네이처리퍼블릭, 더페이스샵, 미즈온, 쏘내추럴,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에이블씨엔씨, 이니스프리, 토니모리 등이다. 이들은 고객이 상품을 받은 지 7일이나 15일 이내에만 교환과 반품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거짓 문구를 만들어 소비자에게 알렸다. 자의적으로 기한을 정해 고객들이 제대로 환불받지 못하게 하거나 계약을 취소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셈이다. 현행법상에는 고객이 광고·계약 내용과 다른 상품을 받으면 3개월 안에 청약 철회(구입 취소)가 가능하다. 네이처리퍼블릭과 미즈온, 쏘내추럴 등 3개사는 고객이 인터넷에 작성한 ‘사용 후기’(後記) 가운데 품질에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으면 다른 소비자가 볼 수 없도록 조치했다. ‘증정품 페이셜 마스크에서 벌레가 나왔다’, ‘저녁 세안 후 사용했는데 갑자기 (얼굴에) 붉은 게 올라왔다’는 글도 일방적으로 비공개 처리했다. 네이처리퍼블릭과 더페이스샵, 미즈온,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등 5개 업체는 온라인으로 구매한 화장품이 언제 어떻게 배송되는지에 대한 정보를 고객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공정위는 9개사의 법 위반 행위에 대해 경고하고 업체별로 250만∼550만원씩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박세민 공정위 전자거래과장은 “이번 조치로 불리한 구매 후기를 감추는 등 기만적인 방법으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피그미족 왜소화에 ‘인류 번영’ 비밀 있다 - 네이처

    피그미족 왜소화에 ‘인류 번영’ 비밀 있다 - 네이처

    서아프리카의 소수민족인 피그미족이 근연 관계에 있는 동아프리카의 피그미족과는 매우 다른 독자적인 형태로 작은 키의 형질을 진화시켰다고 프랑스 과학자들이 28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신체의 왜소화가 ‘환경 조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난다는 가설의 강력한 증거가 된다. 이 연구에서의 환경 조건은 서아프리카 피그미족이 적도의 열대우림에서 생활하게 된 것을 나타낸다. 이번 결과는 또 성장 속도와 같은 인간의 특성이 ‘비교적 단기간 내에’ 진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인류가 새로운 환경에 신속하게 적응하고 지구에 정착할 수 있었던 것을 보여준다. 과학자들은 반투어를 구사하는 공통조상으로부터 6만 년 전쯤 파생된 피그미족의 신체 발육이 다른 인간 종족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왔다. 피그미족이 선천적으로 작은 키인지 아니면 어느 시점에서 성장을 멈추는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과학자들은 서아프리카 카메룬에 사는 바카 피그미족 수백 명에 관한 출생부터 성인 시기까지의 발육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바카 피그미족의 성장 패턴이 키가 작지 않은 인류 종족은 물론 다른 피그미족과도 확연하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바카족의 경우, 신생아는 표준 키이지만 생후 2년간 발육이 현저하게 늦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후에는 대략 표준적인 성장 패턴을 보이며 청소년기에는 급성장도 일어났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동아프리카에 사는 에페 피그미족과 수아 피그미족의 경우는 출생 시 이미 작은 키인 것이 지금까지의 관찰로 밝혀졌다. 이처럼 서부와 동부의 피그미족은 성장 패턴이 전혀 다름에도 성인이 됐을 때는 거의 같은 키가 된다. 이런 성장 패턴의 차이는 서로 다른 그룹이 유사한 특징을 개별적으로 획득해가는 ‘수렴 진화’ 과정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말한다. 연구를 이끈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CNRS)의 페르난도 로찌 박사는 “이런 특징은 (약 2만 년 전) 피그미족이 동쪽과 서쪽으로 나뉜 뒤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 인류 번영의 열쇠 찾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우고 있다. 열대우림 주변에 살던 한 집단이 숲이 줄고 초원이 늘면서 동쪽과 서쪽으로 나눠 이동했다. 마지막 빙하시대였던 당시에는 기후변화로 초원이 적도 부근까지 확대됐다. 1만 3000년 전쯤 날씨가 다시 온난화로 바뀌었지만, 동·서쪽으로 나뉜 두 집단은 서로 분리된 상태에서 각각 독자적으로 새로운 환경 조건에 적응해나갔다는 것. 연구팀은 “신체의 왜소화는 섬에 서식하는 포유류에서 볼 수 있는 현상으로, 포식자가 없고 자원이 한정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는 열대우림과 같은 전혀 다른 환경에 둘러싸인 땅 곳곳에서도 ‘섬’과 같은 환경 조건으로 작용한다. 이번 결과는 인간의 성장 패턴이 비교적 신속하게 진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유연성’(plasticity)으로 불리는 이 현상이 인류가 새로운 환경 조건에 쉽게 적응하도록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로찌 박사는 “인간의 성장에 있어서 이 유연성은 현생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신속한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인류는 6만 년 전쯤 아프리카에서 나와 수천 년 후에는 지구 전체로 거주지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변화는 출생 전후에 나오는 성장 호르몬 때문에 조절되는 것으로 여겨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Nature)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반딧불로 ‘암 진단’…종양 찾으면 발광 기술 개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반딧불로 ‘암 진단’…종양 찾으면 발광 기술 개발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한여름 밤, 환상적인 빛의 궤적을 그려내는 반딧불. 이런 낭만적인 곤충을 이용해 암과 같은 질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과학자들이 개발해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위스 로잔연방공과대(EPFL) 연구진이 반딧불의 발광효소인 ‘루시페라아제’의 분자를 추출해 이를 인공물질과 함께 체내에 주입한 뒤 암세포 등의 종양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데일리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화학적으로 조작한 표지(tag)를 루시페라아제에서 추출한 분자에 흡착시켜 특정 단백질에만 반응하도록 설정한 뒤 인체에 주입하는 것이다. 이후 이 분자가 표적이 되는 종양이나 병소에 도달하는 순간 발광한다. 이때 발생한 빛은 맨눈으로도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매우 강력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교신저자로 참여한 카이 욘슨 교수는 “이 분자는 사실 절반은 생물이고 나머지 절반은 인공물질로 이뤄진 일종의 사이보그”라면서 “이런 분자가 표적 단백질을 식별할 수 있게 하려고 수많은 실험을 거듭했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도 소변이나 기생충 등을 사용해 암에 걸렸는지를 식별하는 기술은 발표됐었지만, 어느 부위에 종양이 있는지를 식별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이번 기술은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매우 정확하게 검사하는 방법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7월 22일자)에 실렸다. 사진=플리커(위), 카이 욘스/EPFL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생명의 窓] 우울증 진단을 위한 유전자 분석/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생명의 窓] 우울증 진단을 위한 유전자 분석/이레나 이화여대 의대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우리나라는 자살로 인한 사망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계 1위다. 우울증은 자살의 중요한 위험 인자다. 우리나라 연구에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들은 자살 사고율이 42배 정도 높았다. 높은 자살률은 그만큼 높은 우울증 이환율(발병률)을 암시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는 서구의 나라들에 비해 우울증이 낮게 집계된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학회가 개발한 CIDI(국제진단면담 도구)로 측정된 한국의 주요 우울 장애의 평생 유병률은 5.6%였다. 미국의 16.6%, 유럽의 12.8%에 비해 낮다. 같은 동아시아권인 중국도 평생 유병률이 3.5%로 아시아인들의 문화적 배경이 우울증 진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생각된다. 며칠 전 네이처지에 우울증의 유전자 분석에 관한 흥미로운 논문이 발표됐다. 중국 한족 5303명의 재발성 주요 우울 장애 환자들의 유전자 게놈을 분석한 결과 염색체 10번에 있는 두 부위의 유전자가 주요 우울 장애와 관련성이 있다는 것이다. 우울증이 유전적 경향을 보인다는 것은 이미 임상 경험을 통해 알려진 사실이다. 또한 인간도 생명체이며 정신 현상도 생명 현상의 하나이므로 생명체의 청사진인 유전자에 단서가 있을 것이라는 추론은 지극히 당연하다. 물론 유전자의 염기서열 분석을 정확하게 해내는 과학과 이를 일일이 해석하는 과학 사이에는 상당한 간극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므로 유전자가 곧 인간의 정체성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을 설명하는 다양한 층위들 가운데 이제는 유전자 층위의 해석이 활발해지는 세계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우리는 인정해야 할 것이다. 사실 모든 질병은 사회적 은유를 입고 있다. 그중 가장 특징적인 것은 신경정신과적 질환일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자신의 우울증이 사회의 부조리와 개인적 환경에 의한 것이며 자신에게 정신적 결함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병은 약으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해결은 여러 층위에서 다각적으로 모색돼야 한다. 우울증의 위험 인자로 사회적 배경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우울증은 생리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 현재 시판되는 항우울증 약들은 세로토닌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체내 농도를 조절하는 기전이다. 초기에 약물들이 소개됐을 때 사람들은 자신의 기분 장애가 약물로 치료된다는 사실에 혼란을 느꼈다. 그러나 우울증의 사회적 해석과 신경병리학적 해석은 상충하지 않는다. 둘은 서로 다른 층위에서 공존할 수 있다. 환자의 치료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사회적 지지가 동시에 필요한 것이다. 이제 우울증의 유전자 분석이 시작됐다. 염기서열 분석 기술은 발전을 거듭해 이제는 오류 확률 0.5% 수준의 더욱 정확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유전자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 부위는 이미 다른 질환에서는 상용화가 활발한 유전자 표적 치료제의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 우울증에 대한 유전자 약물은 우리에게 어떤 인식의 충격을 가져다줄 것인가. 과학의 발전 속도가 대중의 적응 속도보다 너무 앞서 나갈 때 사회적 혼란과 두려움이 야기될 수 있다. 과학자들의 역할은 연구를 통한 사회 공헌과 더불어 과학 기술의 사회적 적응을 돕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의 우울증에 대해 더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사회적, 의학적, 그리고 과학적인 해결법이 모색돼야 한다.
  • “꼬끼오~” 닭은 서열대로 운다 - 연구

    “꼬끼오~” 닭은 서열대로 운다 - 연구

    새벽을 알리는 닭의 울음소리. 닭 한 마리가 “꼬끼오” 소리를 내자 다른 닭들이 연이어 소리를 내는 것을 들어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닭들이 울음소리를 내는 것에도 서열이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본국립기초생물학연구소(NIBB) 연구진은 사육된 닭을 이용한 일련의 실험을 통해 닭들이 울음소리를 내는 순서에 서열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AFP통신 등 외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최상위 수탉이 항상 먼저 울기 시작한다. 이후 하위 수탉들이 서열대로 울음소리를 낸다”고 밝혔다. 만약 최상위 수탉을 집단에서 강제로 제외시키면 서열 2위인 수탉이 첫 번째 울음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수탉이 우는 행동은 자신의 세력권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으로 간주한다. 이렇게 하면 호전적인 상황을 초래할 가능성을 낮춰 갑작스러운 위험을 억제할 수 있다고 한다. 닭은 매우 사회적이고 계층화된 동물이라고 연구팀은 말한다. 수탉끼리 처음 마주치면 싸움이라는 옛날 방식으로 서로의 상하관계를 즉시 정한다. 가장 힘이 쎈 최상위 수탉부터 먹이와 암탉, 보금자리 등을 우선으로 가진다. “최상위 수탉은 새벽에 울음소리를 내는 타이밍을 결정하는 우선권도 갖고 있으며, 집단에 속한 하위 수탉들은 최상위 수탉에 복종하고 있음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싸움의 승패에 따라 서열을 가린 여러 수탉을 집단 상황에 놓은 뒤 울음소리를 내는 행동을 관찰하기 위해 별도의 바구니에 넣어 분리했다. 그 결과, 최상위 수탉이 우는 타이밍이 전날보다 빨라지거나 느려지는 경우에 상관없이 다른 수탉들은 울음 소리를 내는 순서를 엄격하게 지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벽에 수탉이 울음소리를 내는 타이밍은 수탉의 생물학적인 ‘체내 시계’에 의해 제어되는 것이 지금까지의 연구로 밝혀져 있었다. 이런 체내 시계는 하위 수탉들도 갖고 있다. 연구를 이끈 시무라 쯔요시 연구원은 “하위 수탉들은 자신의 선천적인 리듬을 억제하고 ‘최상위 수탉이 먼저 울음소리를 내는 것을 매일 아침 기다릴 만한 인내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이번 실험 데이터는 시사하고 있다”면서 “하위 수탉들은 사회적인 이유로 자신의 체내 시계를 어기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최신호(7월 23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획기적 ‘피부 재생술’ 찾아…하버드大 등 펄스전기장 기술 개발

    획기적 ‘피부 재생술’ 찾아…하버드大 등 펄스전기장 기술 개발

    이른바 ‘젊음의 샘’으로 불리는 회춘 비법을 찾기 위해 미국에서는 연간 100억 달러(약 11조 6100억 원)가 넘는 거액을 다양한 미용 제품과 수술에 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영구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보툴리눔 톡신(Botulinum toxin)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주사가 주름을 부드럽게 하고 젊어보이게 만들어 2000년 이후 미국 등 세계 각지에서 비수술적인 시술로 가장 많이 쓰이고 있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고 크고 작은 위험이 있어 전문가들은 대안 마련을 위해 힘쓰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스라엘 텔아비브대와 미국 하버드의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진이 피부 조직을 새롭게 성장시켜주는 ‘펄스전기장’(PEF)이라는 신기술을 개발해 피부노화를 방지할 수 있는 새로운 비수술적 시술법을 고안해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이뤄지고 있는 피부를 젊어지게 하는 물리적이나 화학적인 치료법은 세포 내외의 매트릭스에 작용해 보이지 않는 듯 하지만 상처를 내는 것”이라면서 “펄스전기장이라는 기술은 상처를 내지 않고 피부를 젊게 하는 데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 100만분의 1초 전기 펄스 이 새로운 기술은 100만분의 1초에 해당하는 고전압의 전기 펄스로 피부조직을 손상시키지 않고 자극하는 방법으로, 상처를 내지 않고 피부를 소생시켜 피부가 변하는 질환을 치료하는 데도 혁신적인 방법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펄스전기장은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이미 입증돼 있다. 예를 들어, 식품의 저장이나 종양 제거, 상처 소독 등이 있고, 이미 우유 살균에 사용할 수 있음이 보고된 바 있다. 펄스전기장의 기술적인 구조는 세포막에만 작용하고 세포 외 매트릭스 구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세포와 조직의 성장을 촉진하도록 여러 성장인자가 분비되도록 유도한다. 또한 이 기술은 세포막에서 나노미터(나노는 10억분의 1) 크기에 해당하는 미세한 결함을 찾아내는데 펄스전기장의 영향을 받는 부분에서 죽은 세포를 찾아내고 그 세포에 성장인자를 방출시켜 새로운 세포조직을 생성시키면서 나머지 세포의 신진대사를 높여 젊은 피부를 재생시킨다. 연구를 이끈 알렉산더 골버그 교수는 “우리는 쥐에서 발견한 흉터를 완벽하게 치료했다. 눈에 띄는 표피의 증식, 미세혈관의 형성, 새로운 콜라겐 분비로 이어지는 특정 펄스전기장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결과로 펄스전기장은 피부기능을 향상시키고 잠재적으로 여러 퇴행성 피부질환을 치료해 피부치료 역할을 해준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고령화 사회와 기후 변화에 의해 퇴행성 피부질환은 60세 이상 3명 중 1명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 기술은 많은 사람의 건강에 있어서 획기적인 일이 될지도 모른다. 향후 실용화가 기대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최근호(5월 12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위), 사이언티픽 리포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백내장, 수술은 이제 그만!...점안액으로 치료

    눈의 수정체가 혼탁을 일으키면서 시야가 흐려지는 안질환인 백내장을 수술 아닌 특수 성분이 함유된 점안액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백내장은 현재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없으며 수술을 통해 혼탁해진 수정체를 합성 수정체로 대체하는 방법밖에 없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대학 안연구소 안과유전학연구실장 장캉(Kang Zhang) 박사는 라노스테롤(lanosterol)이라는 유기화합물이 백내장을 유발하는 단백질 응괴를 녹여 수정체 혼탁을 소멸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가 22일 보도했다. 자연적으로 백내장이 나타난 개 7마리에 라노스테롤 점안액을 6주간 투여한 결과 3마리는 백내장이 완전히 사라지고 나머지 4마리도 수정체 혼탁이 줄어들어 시력이 개선됐다고 장 박사는 밝혔다. 이는 백내장이 수술 없이 단순히 점안액으로도 치료가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체 내에서는 라노스테롤이 콜레스테롤과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합성하는 데 이용되지만 눈의 수정체에도 이 물질이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험관 실험에서 라노스테롤은 백내장을 일으키는 단백질 응집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실제로 백내장이 나타난 토끼 13마리의 수정체를 떼어내 라노스테롤에 노출시킨 결과 백내장이 사라졌다. 장 박사는 앞으로 2년 안에 백내장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정체는 투명한 결정형태의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단백질이 서로 응집되면서 혼탁을 일으키는 현상이 백내장이다. 원인은 노화와 태양 자외선 노출이다. 백내장 환자는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00~2010년 사이에 백내장 환자가 2,050만 명에서 2,440만 명으로 20% 늘었다. 2050년에는 2배인 5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Nature) 최신호(7월22일자)에 발표됐다. 연합뉴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가난, 자녀 두뇌발달·성적에 악영향 - 美 연구

    가난, 자녀 두뇌발달·성적에 악영향 - 美 연구

    가난이 아이들의 두뇌 발달과 성적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주립대와 워싱턴의대 연구팀이 미국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들의 뇌를 ‘자기공명영상장치’(MRI)로 분석했다. 또 이들의 생계 수준과 학업 성취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최저생계비인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는 아이들은 평균치보다 대뇌피질 등 뇌의 용적량이 10% 더 작았고, 학업 성취도 점수도 20% 더 낮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빈곤층 부모들에게 양육 기술을 가르치는 것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뇌의 해마는 아이가 경험한 양육 방식과 생활 스트레스에 영향을 받는 것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고 연구팀은 말했다. 연구팀은 또 이번 결과가 국가 기관의 공공정책에도 영향을 주길 기대하고 있다. 조기개입 프로그램을 통해 빈곤층 자녀의 두뇌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빈곤과 자녀의 두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경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최근호에 실린 연구에서는 저소득층 자녀의 대뇌피질 면적이 고소득층 자녀보다 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필라델피아대 연구팀도 미국에 있는 흑인 여학생들의 뇌를 분석해 사회 경제적으로 지위가 낮을수록 작은 뇌를 갖고 있다는 것을 밝혀내기도 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의학협회저널 소아과학’(JAMA Pediatrics) 최신호(7월 20일자)에 실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사이언스 톡톡] 진화의 진실

    [사이언스 톡톡] 진화의 진실

    안녕하세요. 저는 제인 구달입니다. 올해 81세입니다. 지난해 11월에 한국을 찾았었는데 한 8개월 만인가요.제가 요즘 환경보호 관련 활동을 많이 하다 보니 환경운동가로 더 잘 알려져 있는데 사실 저는 영장류, 특히 침팬지 전문가예요. 1960년부터 아프리카 탄자니아 곰비국립공원에서 침팬지들을 연구해 그들도 사람처럼 도구를 사용하고, 육식을 하며, 원시적인 형태의 전쟁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지요. 이런 새로운 사실들을 밝혀낸 덕분인지 ‘침팬지의 어머니’라고 불린답니다. 오늘은 제 전공을 살려 침팬지와 사람에 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해요. 여러분은 침팬지와 사람 중 누구의 손이 더 진화된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손으로 작은 바늘구멍에 실을 꿰고, 피아노를 치고, 붓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으니 유인원보다는 사람의 손이 더 진화됐다고 생각하시겠죠. 그런데 놀랍게도 미국 조지워싱턴대와 뉴욕 스토니브룩대 인류학과 학자들의 최근 연구 결과를 보면 해부학적으로 사람의 손은 침팬지나 다른 유인원보다 더 원시적이라는군요. 이 연구 결과는 자연과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라는 저널 16일자에도 실렸어요. 연구팀은 정교한 통계기법을 이용해 침팬지와 오랑우탄 같은 현생 유인원과 원숭이, 사람의 엄지와 다른 손가락 비율을 분석했대요. 그 비율을 갖고 멸종한 유인원과 초기 인류인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네안데르탈인, 2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세디바의 비율과 비교해 손의 진화 과정을 추적했는데요. 그 결과, 침팬지와 인류의 공통 조상은 물론 그보다 훨씬 오래된 유인원의 조상도 현재 인류처럼 긴 엄지와 짧은 손가락을 갖고 있었대요. 사실 그동안 침팬지와 사람의 공통 조상의 손은 엄지가 짧고 손가락이 길었는데, 사람과 침팬지가 갈라지면서 사람은 도구를 사용하기 적절하게 엄지가 길어지는 방향으로 진화했다고 알려졌어요. 그런데 이번 연구는 그런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거예요. 도리어 침팬지의 짧은 엄지와 길다란 손가락이 나무 위에 살기 이상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사람은 원시적인 손을 그대로 갖고 있다는 말이에요. 조지워싱턴대 세르지오 알메키아 교수는 “사람이 도구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도구 제작에 적당한 손 때문이 아니라 뇌가 커지고 진화하면서 계획하는 능력과 손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더군요. 사실 인류가 자연을 정복하고 파괴하는 것도 ‘사람은 다른 모든 동물들보다 가장 앞서 진화한 만물의 영장’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번 연구를 보면 사람이 침팬지보다 덜 진화한 부분도 있다는 것 아니겠어요. 사람들이 자연 앞에서 좀더 겸손해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네요.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지구 온난화 막을 ‘CO2 천적’ 만들었다

    지구 온난화 막을 ‘CO2 천적’ 만들었다

    에너지·환경 산업 분야에서 다양하게 사용되는 ‘제올라이트’는 실리콘과 알루미늄 원자가 결합돼 표면에 무수히 많은 구멍이 난 다공성(多孔性) 물질이다. 이는 지구온난화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의 흡착·제거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합성 과정에서 재료나 온도, 시간 등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정확한 합성 메커니즘은 규명된 바가 없었다. 포스텍 환경공학과 홍석봉 교수와 포항 가속기연구소, 스웨덴 스톡홀름대,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프랑스 가속기연구소 등 공동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기존의 제올라이트 구조를 분석해 물질합성 전략을 세운 뒤 새로운 제올라이트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6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제올라이트는 이론상으로는 300만종 이상의 구조가 가능하지만, 현재 만들어진 구조는 229종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물질 설계를 통한 합성법으로 가장 크고 복잡한 구조의 새로운 제올라이트 2종류를 만들어 냈다. 이번에 만들어진 제올라이트는 기존의 것보다 이산화탄소 흡착률이 높고, 100회 이상 재사용하더라도 기능이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석유 채굴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로부터 이산화탄소를 제거해 순수한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데 쓰이는 등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인류의 손, 침팬지 손보다 덜 진화했다”

    “인류의 손, 침팬지 손보다 덜 진화했다”

    바늘에 실을 꿰는 것과 같은 세밀한 작업에서 인류의 손은 탁월한 능력을 보여왔기에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이런 손의 전문화가 인류 진화에 있어 큰 이득이 됐을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오늘날 인류의 손은 현존하는 가장 가까운 근연종인 침팬지보다 덜 발달했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세르지오 알메시자 박사가 이끄는 미국과 스페인 공동 연구팀은 “현생 인류의 손 구조는 석기 제작 등 상황의 선택적인 압력에 의해 진화한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덜 발달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인류의 손은 수백만 년 전에 존재했던 인류와 침팬지의 ‘마지막 공통 조상’(Last Common Ancestor, 이하 LCA)인 LCA의 손에 가까웠을 가능성이 크다. 인류의 손은 침팬지와 같은 유인원의 손과 비교하면 엄지가 다른 손가락들보다 상대적으로 길다. 엄지를 나머지 손가락과 붙이면 정확하게 물건을 잡을 수 있는 것이 특징. 그런데 인간이 동물의 계통수(진화 과정을 수목의 줄기와 가지의 관계로 나타낸 것)에서 새로운 분기를 형성하기 위해 공통 조상에서 갈려져 나온 이후, 가장 크게 변화한 것은 침팬지와 오랑우탄의 손이다. 이들의 손은 나뭇가지에서 다른 나뭇가지로 점프하며 이동하기 위해 엄지보다 다른 손가락이 길게 진화했다. 인류와 유인원의 마지막 공통 조상인 LCA의 정체는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침팬지와 비슷한 손을 가진 원시적인 침팬지였다는 가설이 고생물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런 가설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연구팀은 진화 역사의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해 현존하거나 화석으로 남은 원숭이의 손가락 길이 비율을 인류의 것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인류의 엄지와 다른 손가락 길이의 비율은 LCA 이후 거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알메시자 박사는 “호미닌(고인류)이 체계적인 방법으로 뗀석기(떼어 만든 석기) 제작을 시작했던 시기는 아마 330만 년 전쯤으로, 그들의 손은 전체적인 비율 측면에서 현생 인류의 손과 매우 비슷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만일 인류의 손이 거의 덜 발달한 것이 확실하다면 인류는 지금까지 손이 아닌 머리(뇌)를 사용해 적응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 최신호에 게재됐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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