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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끝의 기적 숨죽인 지구촌

    발끝의 기적 숨죽인 지구촌

    월드컵이 치러질 때마다 조편성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죽음의 조’에 편성된 국가들은 축구화 끈을 바짝 졸라맨 채 조별리그부터 치를 격전을 걱정했고,‘행운의 조’에 속한 전통의 강호들은 일찌감치 조별리그 이후를 대비했다. 이번 독일월드컵 조추첨은 살벌한 ‘죽음의 조’를 두 곳이나 만들어 놓았다. 아르헨티나(FIFA랭킹 9위)-네덜란드(3위)-코트디부아르(32위)-세르비아 몬테네그로(44위)가 경합을 벌이는 C조와 체코(2위)-이탈리아(13위)-미국(5위)-가나(48위)가 묶인 E조는 어느 나라도 16강 티켓을 장담 못할 만큼 혈투가 점쳐진다. 반면 ‘개최국’ 독일(A조)과 ‘최강’ 브라질(F조) 등은 무난한 16강행이 기대된다. 조별 전력판도와 함께 국가별로 눈여겨 볼 선수들을 꼼꼼하게 짚어보자. 곽영완 최병규 박준석기자 kwyoung@seoul.co.kr ● [A조 Special 독일 vs 폴란드] 전차군단 수성인가 저격수 돌풍인가 개최국 독일의 16강 진출이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은 1장의 티켓을 놓고 3개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우승 확률이 가장 낮은 코스타리카가 상대적으로 처지고 폴란드가 에콰도르보다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독일-폴란드전, 폴란드-에콰도르전이 조 판도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이번 대회를 ‘녹슨 전차군단’이라는 꼬리표를 완전하게 뗄 기회로 여긴다. 개최국의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우승까지 넘보고 있다. 한·일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하향세를 반전시키지는 못했다.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우승 주역 위르겐 클린스만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점차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그러나 올 해 치른 두차례의 평가전은 불안감을 불식시키기에는 아직 이르다. 강호 이탈리아에 1-4의 대패를 당했고, 미국에는 4-1의 대승을 거두는 등 기복이 심하다.6월10일 새벽 열리는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따라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개막전 징크스를 깨고 대승을 거둘 경우 ‘무적 전차군단’의 위용을 되찾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핵심전력은 중앙 미드필더인 미하엘 발라크(30)다.1999년 대표팀 발탁 이후 줄곧 자리를 지키고 있다.189㎝,85㎏의 체격에서 느낄 수 있듯이 좌우를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는 움직임은 파괴적이라는 말이 걸맞다. 그러나 다혈질인 성격이 걱정이다. 한·일월드컵에서도 준결승에서 받은 경고누적으로 결승전에 나서지 못했다. 폴란드는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잉글랜드에 두 번 졌지만 다른 상대들과는 8전 전승을 거뒀다. 독일과는 역대 세차례 싸워 1무2패로 열세다.‘왼발의 저격수’ 야체크 크르지노벡이 폴란드의 16강 진출을 이끈다. 좌측 미드필더인 그는 1998년 11월 슬로바키아전을 통해 대표팀 데뷔전을 치르면서 급성장했다. 이듬해 독일 분데스리가로 진출했고 2부팀이었던 뉘른베르크를 이적 첫해 1부리그로 끌어올렸다. 그의 맹활약으로 분데스리가는 쟁탈전을 벌였고 2004년 명문클럽인 바이에른 레버쿠젠으로 옮겼다. 한·일월드컵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한국에 패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지만 한국이 비긴 미국과의 경기에서 완승을 이끌었다. 골잡이 올리사데베가 빠진 폴란드는 크르지노벡의 왼발에 16강 기대를 걸고 있다. 2회 연속 출전하는 에콰도르는 본선에서 1승 밖에 챙기지 못했지만 첫 승 제물은 2002년 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였다. 스타일이 비슷한 독일과 폴란드가 바짝 긴장할 수 밖에 없다.‘타고난 골잡이’ 아구스틴 델가도가 팀을 이끈다. 지역예선에서도 최다골(5골)을 폭발시켰다.187㎝의 장신이지만 남미 특유의 유연함에 거침없는 플레이가 장점이다. 한 때 잉글랜드에서 뛰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위기에서 한 방을 터뜨리는 집중력이 무섭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는 코스타리카는 공격수 파올로 완초페에 기대를 건다.‘검은 표범’ 완초페는 한·일월드컵에서 12년 만의 본선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2회 연속 월드컵 무대를 밟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를 비롯해 형제들도 모두 축구선수인 축구가족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뛴 경험이 있어 유럽축구에도 정통하다. ● [B조 Special 잉글랜드 vs 스웨덴] 이것이 바로 축구장의 카리스馬 잉글랜드와 스웨덴이 16강에 무난히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파라과이가 조별리그 통과를 노리고 있지만 순탄치는 않을 듯하다. 월드컵 본선 무대 처녀출전하는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일단 1승을 목표로 삼고 있다. 잉글랜드의 목표는 우승이고 파라과이는 16강, 스웨덴은 8강 또는 4강,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본선 무대에서 참패하지 않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희망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우승후보 잉글랜드의 조 1위가 유력하다. 그러나 스웨덴에 절대 약세인 점이 판도에 가장 큰 변수다.1968년 이후 공식 A매치(국가대표간 경기)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다.10번을 싸워 6무4패만을 기록했다. 가장 최근에 치러진 2004년 3월31일 경기에서 0-1의 패배를 당해 정신적으로 주눅이 들어 있다. 잉글랜드의 스벤 고란 에릭손 감독은 조국 스웨덴과 대결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킬러본능’으로 불리고 있는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회복 정도가 잉글랜드 팀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는 강호 브라질에 이어 두번째로 우승에 근접한 것으로 평가됐지만 루니의 부상 이후 독일에 뒤진다는 평가다. 현재로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나 16강 전부터 출전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에릭손 감독은 부상 중인 루니를 주저없이 엔트리에 넣은 것에서 그의 가치를 읽을 수 있다. 루니는 잉글랜드 축구역사를 쓰고 있다.17세의 나이에 대표팀 최연소로 데뷔했다. 뛰어난 스피드와 흠잡을데 없는 골 결정력, 그리고 10대 시절부터 보여준 대범함을 두루 갖췄다. 기술에선 완벽에 가깝지만 다혈질 성격이 단점으로 꼽힌다. 스웨덴은 조 1위까지 넘본다. 잉글랜드를 만나면 신 들린 듯한 플레이를 펼칠 정도로 강팀으로 변한다.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유벤투스)가 선봉에 있다.194㎝의 큰 키에도 불구하고 제공권을 물론 섬세한 볼터치와 감각적인 테크닉을 자랑한다. 유고슬라비아 혈통이지만 스웨덴 국적을 갖고 있고 21세 이하 대표팀을 거쳐 2001년 대표팀에 합류했다. 비록 한·일월드컵에서는 후보선수에 그쳤지만 유로2004에서는 2골1어시스트로 8강을 견인하면서 간판 골잡이로 거듭났다. 파라과이는 남미 예선 홈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를 잡았고 원정에서도 비기는 등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스웨덴과 역대 전적에서 1승1무로 앞서 있다. 파라과이는 과거 호세 칠라베르트처럼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없지만 아니발 루이스 감독은 잉글랜드, 스웨덴을 모두 엇비슷한 호적수로 보고 승부수를 띄울 태세다. 공격수 로케 산타크루스(바이에른 뮌헨)는 유럽의 파워와 남미의 정교함을 갖추었다는 평이다. 특히 연습이 끝난 뒤 흩어진 공을 주워 모으는 등 스타플레이어답지 않은 겸손한 인간성으로 더욱 신뢰를 받고 있다. 트리니다드 토바고는 바레인과의 플레이오프를 거쳐 천신만고 끝에 본선에 올랐다. 그 중심에는 35세의 노장 드와이트 요크가 있다. 한때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간판골잡이로 활약하는 등 16년 동안 잉글랜드에서 뛰었다. 지난해엔 조국을 월드컵 무대로 이끌어내며 한물 갔다는 평가를 일축시켰다. ● [C조 Special 네덜란드 vs 아르헨티나] ‘죽음의 조’에서 살아남아라 단 한마디로 ‘죽음의 조’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는 물론, 축구 강국 유고에서 독립한 세르비아-몬테네그로, 아프리카의 복병 코트디부아르 등이 한데 묶이는 바람에 어느 팀도 16강 진출을 장담할 수 없다. 두팀을 선택하라면 역시 아르헨티나와 네덜란드. 이 두 팀이 한 조에 묶인 것은 네덜란드가 톱시드를 받지 못했기 때문. 네덜란드는 한·일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로 톱시드를 받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로서는 4년전에 이어 불운의 연속이다.2002년에도 잉글랜드 스웨덴 나이지리아와 함께 ‘죽음의 조’에 편성돼 결국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아프리카 팀에 약한 징크스를 떨쳐내야 하는 것도 과제.1990이탈리아월드컵에서는 카메룬에 일격을 당했다. 이후 아프리카 팀과 대결은 언제나 부담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에르난 크레스포(첼시)와 ‘제2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하비에르 사비올라(세비야) 등 두 공격수에다 미드필더 후안 베론(첼시)을 중심으로 16강을 넘어 우승까지 이뤄낸다는 각오다. 네덜란드는 비록 톱시드를 받지 못했지만 톱시드의 아르헨티나와 상대 전적에서 앞선다.1998프랑스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를 꺾었다. 이영표와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는 에드가 다비즈가 비록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지만, 아르엔 로벤(첼시)과 박지성의 팀 동료인 루드 반 니스텔루이(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이끄는 공격 라인은 C조 ‘최강’으로 평가된다. 세르비아-몬테네그로는 수비가 강한 팀이다. 예선 10경기에서 단 1골만을 내주며 6승4무로 패배 없이 조 1위를 확정했다. 한·일월드컵과 유로2004 예선에서 탈락한 뒤 지휘봉을 잡은 일리야 페트코비치 감독은 1994미국월드컵에서 유고의 4강을 이끈 미야토비치, 미하일로비치 등 노장들을 솎아내고 사보 밀로셰비치, 다르코 코바체비치, 마테야 케즈만 등으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들은 유럽예선에서 강호 스페인을 제치고 조 1위로 독일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월드컵 지역 예선 10경기에서 단 1실점만 내준 수비력이 최고의 자랑이다. 스페인에만 한 골을 내준 포백 라인은 유럽 최강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족하다. 코트디부아르는 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하는 팀이지만 아프리카 예선에서 카메룬을 밀어내고 올라왔다. 아프리카에서는 무시할 수 없는 강호로 분류되는 전통의 팀이다. 간판 킬러 디디에 드로그바(첼시)를 비롯해 아스널에서 뛰는 투레, 에부에, 조코라, 딘다네 등 유럽 프로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홈팀 이집트에 아깝게 우승을 내줬지만 준우승을 차지해 대륙 최강의 전력을 선보였다. 카메룬, 나이지리아도 눌렀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5개국 중 코트디부아르를 최고의 복병으로 지목했다. ●[D조 Special 포르투갈 vs 멕시코] 그대, 축구계의 판도를 뒤흔드는 자 가장 평이하면서도 가장 예측이 어려운 조다. 톱시드 중 최약체로 꼽히는 멕시코, 본선 처녀 출전팀인 앙골라,FIFA 랭킹 7위 포르투갈, 아시아의 강호이지만 월드컵 본선에서는 최고성적이 14위에 그친 이란 등 고만고만하다. 그만큼 변수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16강 진출팀을 점치기도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지옥의 조’가 될 수도 있다. 앙골라가 월드컵 데뷔 무대에서 얼마나 활약할지가 가장 큰 변수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은 멕시코와 포르투갈이 높다. 북중미의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멕시코는 일부 전문가들의 저평가에도 불구하고 지난 컨페드컵에서 브라질을 꺾고 아르헨티나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등 만만치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북중미 지역예선 득점랭킹 1∼3위를 모두 차지했을 정도로 공격력이 강하다. 멕시코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스트라이커 하레드 보르헤티(볼턴)는 이번 지역예선에서 14골을 터뜨려 북중미 지역예선 득점왕에 올랐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수비수 마르케스와 장신 공격수 보르헤티가 공수에 앞장설 멕시코는 기복이 심한 편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가가 2라운드행을 결정한 전망이다. 오히려 D조에선 톱시드의 멕시코보다는 포르투갈이 조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더 많다. 한·일월드컵 당시 ‘골든 제너레이션’을 앞세워 우승권 전력으로 평가받고서도 미국과 한국에 패해 16강 진출에 실패한 포르투갈은 이후 브라질을 우승으로 이끈 명장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을 영입했다. 또 능력있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기존 선수들과의 조직력을 강화한 결과 지난 유럽선수권대회 결승에 진출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박지성의 팀 동료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비롯해 바르셀로나의 데코, 첼시 듀오 카르발류, 페레이라, 미드필더 마니셰, 코스티냐 등이 버티고 있다. 포르투갈 식민지였던 앙골라는 전력이 검증되지는 않았지만 D조의 다른 팀들이 모두 두려워하고 있는 상대다. 골잡이 만토라스가 포르투갈 프로팀 벤피카에서 뛰고 있기도 하다. 아프리카 예선에서 나이지리아와 1승1무를 기록해 첫 출전팀이라고 무시하기 힘들다는 평가도 많다. 이란은 ‘테헤란의 마술사’ 알리 카리미(바이에른 뮌헨)를 비롯해 메흐디 마다비키아(함부르크), 페레이둔 잔디(카이저스라우테른), 모하람 나비드키아(하노버) 등 대표팀 ‘사총사’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주축 멤버들이 홈 구장이나 다름없는 독일에서 결전을 치르는 이점이 있어 D조 판도를 뒤흔들 다크호스로 지목받고 있다. ●[E조 Special 이탈리아 vs 체코] ‘제2의 코리아’ 주인공은? E조는 또 하나의 ‘죽음의 조’다.16강에 오르기 위해 다른 조보다 더 많은 힘을 소진할 게 뻔하다. 체코와 이탈리아가 전력상 앞서지만 미국과 가나도 무시할 상대가 결코 아니다. 4-4-2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하면서 4-5-1의 변칙 전형을 쓰기도 하는 체코는 빠른 공격과 강한 체력, 장신을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뿐만 아니라 탄탄한 수비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2m가 넘는 장신 얀 콜러(도르트문트)와 빠르고 기량이 탁월한 밀란 바로시(아스톤빌라)의 투톱 조합은 환상적이라는 평가. 중원을 마구 휘젓는 파벨 네드베드(유벤투스)와 카렐 포보르스키(체스케), 그리고 공격형 토마시 로시키(도르트문트)와 수비형인 토마시 갈라섹(아약스)의 미드필드진도 훌륭하다. 마렉 얀클로프스키(AC밀란), 토마시 유즈파루시(피오렌티나), 다비드 로체날(PSG), 즈네넥 그리게라(아약스)가 나서는 포백 수비는 공격 가담보다는 자리를 지키며 안정적인 수비를 운영한다. 골키퍼 페트르 체흐(첼시)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특징은 활발히 움직이며 공간을 만드는 미드필더들에게 수비수들이 긴 패스로 공을 연결하고, 힘의 우위를 앞세운 허리진과 공격진이 상대를 제압하면서 3∼4차례의 패스로 득점을 노리는 선굵은 축구다. 주전과 백업요원간의 기량 차가 거의 없는 것도 강점. 특별히 약점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조직적인 패스로 다가오는 상대에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빗장 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는 이번 독일월드컵에 ‘공격 축구’를 예고하해 눈길을 모은다. 이탈리아는 그동안 미드필더 프란체스코 토티(AS로마)를 최대한 활용하는 4-3-1-2전형을 주로 채택해 왔지만 마르첼로 리피 감독은 이탈리아 스트라이커의 계보를 잇는 알베르토 질라르디노(AC밀란)와 루카 토니(피오렌티나), 여기에 알레산드로 델 피에로(유벤투스)를 내세우는 4-3-3 전형을 실험하면서 평가전에서 다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안드레아 피를로, 젠나로 가투소(이상 AC밀란), 마우로 카모라네시(유벤투스) 등 몸싸움과 체력이 뛰어난 미드필드진과 지안루카 잠브로타, 파비오 칸나바로(이상 유벤투스), 알레산드로 네스타(AC밀란), 파비오 그로소(팔레르모)가 버티는 강력한 수비진은 이탈리아 축구의 색깔을 그대로 드러낼 전망. 미국은 8년째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브루스 아레나 감독이 브라이언 맥브라이드(풀럼), 클라우디오 레이나(맨체스터시티), 디마커스 비즐리(에인트호벤), 랜던 도노반(LA갤럭시), 에디 존슨(캔자스시티) 등 신구 선수들의 조화를 이끌어 내면서 다져놓은 조직력이 뛰어나다. 팀의 주축인 레이나와 맥브라이드가 각각 34살과 35살로 나이가 많은 것이 흠이다. 미셸 에시앙(첼시), 술레이 문타리(우디네세), 스테판 아피아(페네르바체) 등 ‘미친 미드필더들’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력한 미드필드진이 돋보이는 가나는 지난 2001년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대회 준우승 멤버들이 주축이다.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이 위력적. 그러나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크고 확실한 골잡이가 없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F조 Special 브라질 vs 크로아티아] 아킬레스건을 잡아라 최근 한국을 방문한 거스 히딩크 호주대표팀 감독은 독일월드컵과 관련,“호주는 32년만에 본선에 진출한 것에 만족하고 있으며 우승후보인 브라질 외에 일본과 크로아티아의 전력이 만만찮아 16강행이 힘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을 위해 일본을 이기겠다.”고 말했다. 물론 이는 한국의 이웃 국가 일본을 의식한 히딩크의 엄살이다. 다른 모든 감독들처럼 언제나 승리를 갈망하는 히딩크는 브라질과 함께 16강행을 노리고 있으며 그 이상의 성적을 원하고 있을 게 뻔하다. F조의 화두는 누가 브라질과 함께 16강을 가느냐다. 따라서 비슷한 전력의 호주와 일본, 크로아티아가 16강행 티켓을 치열하게 다툴 전망. 교과서적인 축구를 구사했던 호주는 잉글랜드 등 유럽에서 뛰는 재능 많은 선수들이 히딩크의 조련을 거치면서 다양한 전술을 가미해 강하게 변모했다. 우세한 체격과 힘을 바탕으로 미드필드부터 강한 압박과 수적 우위를 통해 점유율을 높이며 원톱의 포스트 플레이와 재빠른 2선 침투를 활용한다. 해리 키웰(리버풀)과 마크 비두카(미들즈브러)는 골 결정력이 위협적이다. 팀 카힐(애버튼)과 브렛 에머튼(블랙번)은 헌신적인 미드필더. 마르코 브레시아노(파르마)는 ‘호주산 진공 청소기’다.4-4-2 전형을 주로 구사하나 중앙 수비가 약한 편. 공수 전환이 느린 단점도 드러냈다. 3-5-2 전형을 주로 채택하는 일본은 나카타 히데토시(볼튼)와 나카무라 순스케(셀틱), 이나모토 준이치(웨스트브로미치) 등이 이끄는 미드필드가 강하다. 독창적인 이들의 패스와 측면 공격의 스피드, 정교한 크로스, 그리고 수비와 미드필더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이지만 득점력이 떨어지는 게 고민이다. 야나기사와 아쓰시(가시마), 다카하라 나오히로(함부르크) 등이 스트라이커로 나서지만 파괴력이 미흡하고, 신장이 작은 수비진의 공중볼 처리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측면 공격보다는 중앙 침투를 선호한다. 한 번에 이어지는 긴 패스를 체격조건이 뛰어난 선수들이 몸싸움과 헤딩으로 따낸 뒤 순식간에 상대 문전을 위협한다. 장신 투톱 다도 프르소(글래스고)와 이반 클라스니치(베르더 브레멘)의 뒤에서 즐라코 크란카르 감독의 아들 니코 크란카르(하이두크)와 다리오 스르나(샤크타르)가 공격 지원에 나선다. 주전 대부분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며 공·수가 탄탄하지만 노장들이 많고 확실한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게 약점. 브라질은 유럽에서 열리는 이번 월드컵 대회에서 유럽 강호들의 벽을 뚫고 우승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4강에만 그쳐도 실패로 치부하는 브라질 축구는 호나우두(레알 마드리드), 호나우디뉴(바르셀로나), 카카(AC밀란), 아드리아누(인터밀란) 등 화려한 공격 라인을 살리기 위해 4-2-2-2의 독특한 전형을 구사하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인 에메르손(유벤투스), 질베르투 실바(아스널)와 호베르투 카를루스(레알 마드리드), 주앙(레버쿠젠), 카푸(AC밀란) 등의 철벽 포백 라인은 그야말로 ‘드림팀’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 윙백인 카를루스와 카푸의 공격 가담은 일품이지만 이들의 노쇠화로 수비 복귀가 늦어 빈 공간이 생기는 단점이 있다. ●[H조 Special 스페인 vs 우크라이나] 거미손, 축구의 차이를 말한다 스페인은 세르비아-몬테네그로에 밀려 조 2위에 머물렀지만 슬로바키아와의 플레이오프를 1승1무로 마치고 본선진출을 확정했다. 지역예선에선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한·일월드컵 멤버들이 고스란히 버텨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일단 레알 마드리드의 이케르 카시야스(24)가 여전히 골문을 지키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파블로 이바녜(24)와 FC 바르셀로나의 카를로스 푸욜(27), 레알 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19) 등이 지키는 수비도 비교적 탄탄하다. 레알 베티스의 호아킨(24), 잉글랜드 리버풀의 샤비 알론소(24), 발렌시아의 빈센테(24)가 맡고 있는 허리진도 수준급. 여기에 지난해 12월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했던 샤비(바르셀로나)도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라울 곤살레스(27)를 비롯해 다비드 비야(발렌시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페르난도 토레스(21)의 공격력은 날카롭기로 정평이 나 있다. 반면 세르비아-몬테네그로전에서 단 1골을 뽑은 것을 놓고 톱시드에 올라 있는 유럽국가 중 가장 약하다고 혹평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지난 1994년까지 구 소련연방에 묶여 있다가 4년 뒤 프랑스월드컵부터 유럽지역 예선에 참가해온 우크라이나는 이탈리아 AC 밀란의 ‘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29)의 맹활약 덕에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2004년 유럽 최고의 선수로 꼽힌 셰브첸코는 유럽예선에서 6골을 몰아치며 진가를 발휘했고, 독일 바이에르 레버쿠젠에서 활약하고 있는 안드리 볼로닌(26)도 공격에 가세한다. 유럽국가 중 개최국 독일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월드컵 진출을 확정지었지만 터키에 거둔 3-0 승리를 제외하고는 몇 차례의 A매치에서 박빙의 승부에 그쳐 그다지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엇갈린 평가도 있다. 튀니지는 아프리카 지역예선을 통과한 5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월드컵을 경험한 국가로 2004년 아프리칸 네이션스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는가 하면 1996년에도 준우승을 경험한 아프리카 강호다.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뒤 1998년 프랑스대회와 한·일대회에 이어 통산 네번째,3회 연속 본선에 진출했지만 단 한 차례도 조 예선을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1978년 월드컵에서 멕시코를 상대로 3-1로 승리하면서 월드컵 본선에서 승리를 거둔 첫 아프리카 국가라는 자긍심은 여전하다.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한 첫 튀니지 선수인 볼턴의 수비수 라디 자이디(30)를 비롯, 프랑스 툴루스에서 뛰는 스트라이커 실바 도스 산토스가 요주의 인물. 네덜란드 아약스 암스테르담에서 활약하는 수비수 하템 트라벨시(28)까지 2002년 멤버들이 수두룩하다. 아르헨티나 출신 가브리엘 칼데론이 지휘봉을 쥔 사우디아라비아는 한·일월드컵에서 4강을 차지한 대한민국을 두 차례나 울리며 본선에 올랐다. 전원 자국의 클럽 출신으로 짜여졌다. 베테랑 스트라이커 사미 알 자베르(34)와 야세르 알 카타니(34) 등을 앞세워 12년 전 이뤘던 16강 진출을 다시 노리고 있다. 특히 아시아 최고의 골키퍼로 꼽히는 마브루크 자예드(이상 알 이티하드)가 지키는 골문은 빈틈이 없다.
  • 토고, 측면이 ‘뻥’

    토고, 측면이 ‘뻥’

    독일월드컵 G조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가 독일 바이에른주 선발팀과의 평가전에서 힘겹게 승리했다. 토고는 24일 독일 TSV 아인들링스타디움에서 열린 연습 경기에서 아포 에라스, 압델 카데르 쿠바자, 아데칸미 올루파데가 골을 터뜨렸지만 포백수비에서 허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2골을 내주면서 3-2로 간신히 이겼다. 간판 골잡이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는 득점하지 못했고 오토 피스터 감독은 부임 이후 1승1패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우세한 경기에도 불구하고 0-1로 진 토고는 이날 아데바요르 등 정예멤버의 합류로 한층 강화된 공격력을 선보이며 3골을 터뜨리는 득점력을 뽐냈다. 그러나 고질적인 수비불안을 해결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한국이 빠른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공격에 성공할 경우 토고 수비진을 무너뜨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역시 포백 수비가 불안해 토고의 파상 공격 차단을 위해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토고는 오는 28일 독일 분데스리가 3부리그 아우크스부르크와 평가전을 치른 뒤 새달 2일 리히텐슈타인이나 바이에른 뮌헨 2부팀과 네번째 평가전을 갖는다. 이어 6일 현지 클럽팀 FC방겐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개최국 독일(A조)도 스위스 프로팀 세르베테와의 경기에서 2-1로 진땀승,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E조에 속한 강호 미국(FIFA 5위)은 본선 가나전에 대비한 모로코(33위)와의 ‘모의고사’에서 0-1로 져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브라질 호주 일본 등과 F조에 속한 크로아티아는 오스트리아를 4-1로 대파하며 98프랑스월드컵 3위 신화 재현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FIFA선정 준비된 영웅들] (7)네덜란드 라이언 바벨

    지난해 5월26일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 축구경기장. 루마니아를 상대로 한 네덜란드의 독일월드컵 예선전. 성인클럽 축구에 입문한 지 13개월밖에 안된 네덜란드의 18세 선수가 골망을 흔들었다. 본선 진출의 중요한 일전이었던 이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마르코 반 바스텐 대표팀 감독은 부상당한 아르옌 로벤 대신 라이언 바벨을 투입했고, 국제무대에 처음 나선 그는 감독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A매치 데뷔 축포를 쏘아올리며 ‘10대 저격수’로 이름을 알렸다. 네덜란드 축구 사상 68년 만에 A매치 최연소 득점 선수가 된 바벨은 이미 네덜란드 프로축구 아약스에서 ‘10대 돌풍’의 주인공이었다.11세 때부터 암스테르담의 주니어팀에서 뛴 그는 2004년 2월 청소년 축구단을 졸업한 뒤 아약스 감독 로날드 쿠만에게 발탁돼 17세 생일을 맞은 지 두 달 만에 프로축구에 데뷔했다. 물론 젊은 선수에게 큰 역할을 맡기기로 유명한 클럽에서 이례적인 일은 아니었지만 쿠만 감독은 그의 잠재력을 정확하게 꿰뚫어 봤다.185㎝의 장신에다 포스트플레이와 날개 역할 등 전방 어느 포지션도 소화할 수 있는 멀티공격수. 아약스 입단 9개월 만인 2004년 11월20일, 바벨은 에레디비지에(네덜란드 1부리그) 데 그라프샤프와의 경기에서 입단 첫 골을 터뜨리며 팀의 5-0 대승에 한 몫 거들었다. 이후 선발을 꿰찬 그는 04∼05시즌을 끝내면서 리그 7대 공격수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그의 가치는 국제무대에서 더 빛났다. 반 바스텐 감독의 든든한 신뢰를 얻은 바벨은 아약스의 또다른 ‘영건’ 헤드비게스 마두로와 함께 국가대표에 합류했고,11월 1-3으로 패한 이탈리아와의 홈경기에서 두 번째 A매치 골을 성공시켰다. 지난해 세계청소년(20세 이하)선수권에서 네덜란드의 주전 멤버로 활약, 일본·칠레전에서 골을 몰아치며 네덜란드의 8강 진출에도 버팀목이 됐다. 만 20세를 7개월 남겨둔 바벨은 지난 5월 33명의 예비 명단에 이어 이달 15일 네덜란드 월드컵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이번 월드컵대회 목표는 말할 것도 없이 94년 미국월드컵 때의 마르크 오베르마스에 이어 월드컵 신인왕 타이틀을 조국에 바치는 것. ‘오렌지군단’ 사상 네번째 최연소 ‘영건’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그가 ‘6월의 반란’을 소리 없이 준비하고 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프로필 ■ 생년월일 : 1986년 12월19일 ■ 출생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소속 : 아약스 ■ 185㎝ 78㎏ ■ 포지션 : 포워드 ■ 리그 성적 : 46경기 9골 ■ A매치 성적 : 4경기 2골
  • [책꽂이]

    ●단테의 빛의 살인(줄리오 레오니 지음, 이현경 옮김, 황매 펴냄) ‘신곡’의 시인 단테를 탐정으로 부활시킨 이탈리아 추리소설가 줄리오 레오니의 소설. 중세시대 피렌체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연쇄살인을 파헤치는 단테의 활약상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전작 ‘단테의 모자이크 살인’은 이탈리아 ‘올해의 베스트셀러상’을 수상했다.9800원. ●뷰티풀 네임(사기사와 메구무 지음, 조양욱 옮김, 북폴리오 펴냄) 2004년 도쿄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한국계 일본인 작가의 유작집.1987년 열여덟의 나이로 ‘문학계 신인상’을 받으며 혜성처럼 등단한 사기사와 메구무는 최고 권위의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세차례나 오르는 등 유미리, 이양지와 함께 대표적인 한국계 작가로 이름을 날렸다. 유작집에는 재일동포들이 이름 때문에 겪는 고뇌와 갈등을 다룬 ‘안경 너머로 본 세상’등 4편이 실렸다.8500원. ●떠나보낼 수 없는 세월(최숙렬 지음, 윤성옥 옮김, 다섯수레 펴냄)미국에서 전업작가로 활동중인 저자의 자전소설. 외세의 침탈, 강제징용의 아픔, 이산과 분단의 비극을 고스란히 겪어왔던 저자의 고통스런 가족사를 이야기한다.1938년 평양에서 태어나 아홉 살 때 월남한 저자는 이화여대 재학 중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도서선정작.9000원. ●레바논 감정(최정례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밀도높은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이란 평가를 받아온 최정례 시인이 이수문학상 수상작 ‘붉은 밭’이후 5년 만에 펴낸 네번째 시집.‘옛 애인들은 왜 죽지 않는걸까요/죽어도 왜 흐르지 않는 걸까요’(‘레바논 감정’중)처럼 기억과 시간을 통해 자아의 결핍을 치유하는 존재론을 담은 시편들을 묶었다.6000원. ●칸트의 동물원(이근화 지음, 민음사 펴냄) 2004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시인의 첫 시집. 나쓰메 소세키의 산문, 릴케의 시 등 다양한 텍스트를 차용하고, 일상의 묘사에 신화와 동화적 모티프를 뒤섞는 독특한 언어구사가 인상적이다.7000원.
  • [데스크시각] 인도와 중국사이/이석우 국제부 차장

    “인디아 펀드에 투자했더니 6개월도 채 안 돼서 25% 이상을 먹었다고.” 대학동창 모임에서 한 친구가 흡족한 표정으로 국내 투자회사의 인디아 펀드가 높은 수익률로 ‘효자 역할’을 한다며 ‘인도 예찬론’을 폈다. 중국에서 10년 가까이 대기업 주재원으로 근무했던 친구는 “잘 아는 중국도 아닌 생소한 인도 펀드에 왜 투자할 생각을 했냐.”는 질문에 “중국은 거품이 심해진 것 같고 인도는 성장 여력으로 볼 때 거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20여년 동안 숨가쁘게 달려온 중국 시장에 대해선 우려 섞인 눈으로 바라보고 있지만 막 성장의 발동을 건 인도에 대해선 더 많은 가능성을 점치며 후한 점수를 준 까닭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과잉생산, 원가상승 등 성장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가전제품의 예를 들자면,“TV수상기와 냉장고는 무게로 달아서 판다.”는 우스개 말이 나올 정도다. 외환보유고 규모와 비슷하다는 은행권의 악성 부채, 부실한 국영기업…. 취약한 금융시스템이 과잉투자와 과잉생산, 소비부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어느 순간 와르르 무너져내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중국 부동산 거품붕괴론’은 물론 ‘중국발 디플레이션’ 충격이 아시아와 세계를 강타한다는 최악의 시나리오마저 등장한다. 최근 몇년 새 이 친구처럼 중국경제의 거품론을 우려하고 인도의 여지와 가능성을 기대하는 투자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더 이상 싸다고만 할 수 없는 중국의 생산원가와 지나친 의존도에 대한 우려도 실려 있다. 이런 추세 속에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인도가 올해도 7∼8%대의 고속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통신기술(IT)을 비롯, 아웃소싱형 서비스업에 기반한 인도경제가 지식산업사회에서 차지할 비중에 대해선 아무도 의심치 않는다. 그렇다면 인도 투자가 중국보다 안전하고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을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최근 “인도가 중국을 따라잡으려면 도로, 항만, 발전소 등 사회간접자본 확대가 시급한데 투자재원 늘리기가 쉽지 않다.”는 판정을 내렸다. 국내총생산(GDP)의 1.5%대인 중국 재정적자와 비교할 때 인도는 4.1%나 된다. 저축률도 인도는 GDP의 29%지만 중국은 45%다. 투자여력 차가 현저하다. 인도의 GDP는 중국의 절반 규모고 현재 중국 수준에 도달하려면 10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교역규모는 15년정도 처져있고 외국인직접투자 역시 중국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최고치를 경신중인 인도증시에 대해 이달 초 JP모건이 “과대 평가로 향후 3∼6개월 동안 어려움에 맞닥뜨릴 수 있다.”며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한 것도 부정적인 측면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늑장 행정과 관료 부패,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경직된 노동시장 등 지불해야 할 ‘인디아 코스트’(비용)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국내 자동차부품업체 사장은 “첸나이시 중심에서 현대차공장으로 이어지는 고속화도로는 10년 전부터 곧 완공된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최근에야 정비됐다.”며 ‘초저속 행정’을 꼬집었다. 지난달 인도 현지에서 부정적인 측면에 더 주목하는 적잖은 국내 기업 직원들을 만날 수 있었다.“요새 인도 투자가 붐인데…”라고 하니까 그중 한 직원이 “피델러티 인디아 펀드에 몇천(만원) 묻어놨죠.”라고 대수롭지 않다는 듯 답했다.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서 웬 투자냐고 되묻자 이 직원은 “부정적인 측면은 부분적인 것이고 큰 틀에서 돈과 사람, 상품이 몰릴 수밖에 없지 않냐.”고 반문했다. 세계 네번째 경제대국이 된 인도에 투자하고 진출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당위라는 투다. 인도가 중국을 대체하진 못하겠지만 여러 측면에서 보완하면서 한국경제의 성장한계를 넘어서게 하는 보고(寶庫)가 될 수 있을까. 달리는 코끼리(인도)의 등에 올라탄 한국경제를, 인도와의 ‘동반상승’을 고민할 때다. 이석우 국제부 차장 jun88@seoul.co.kr
  • 러·中 부자들 명화 ‘싹쓸이’

    러·中 부자들 명화 ‘싹쓸이’

    그림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미술품 감정평가기업 ‘아트프라이스닷컴’에 따르면 전세계 미술품 가격은 지난 4개월새 무려 16%가 뛰었다. 명화(名畵)유통 중심지인 뉴욕의 분위기는 더 심상찮다.3월말까지 팔린 작품 가운데 100만달러가 넘는 것이 117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두배가 넘는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5일 러시아·중국 등 신흥시장의 경기 활성화와 중동의 오일머니에 힘입어 미술품 시장의 ‘거품’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4일 뉴욕 소더비 경매장에서는 파블로 피카소의 ‘도라 마르’가 9520만달러(약 895억원)에 낙찰됐다. 감정가의 두배에 가까운 액수였다. 하루 전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빈센트 반 고흐의 ‘마담 지누’가 4030만달러(약 379억원)에 팔렸다. 고흐 작품으로는 네번째로 비싼 가격이다. ‘거품’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것은 러시아의 벼락부자들이다. 서유럽 축구팀에서 지중해 왕실별장, 초호화 요트를 닥치는 대로 사들이며 부를 과시하던 이들이 최근 미국과 유럽의 갤러리를 휩쓸며 돈 되는 작품들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활약상은 4일 소더비 경매장에서도 확인됐다.‘도라 마르’의 낙찰자가 누구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현장의 대리인이 사용했던 언어로 미뤄 러시아인일 가능성이 높다. 이날 소더비에서는 또다른 러시아인 한 명이 모네와 샤갈의 작품 한 점씩을 포함, 모두 1억 200만달러(약 958억원)어치의 매물을 싹쓸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도라 마르’의 매도자가 시카고의 저명한 명화 수집 가문인 기드위츠가(家)란 사실에 주목한다. 명망있는 수집가들이 소장품을 내놓고 있다는 것과 ‘신출내기 졸부’들이 매입을 주도한다는 것은 거품이 정점에 달했음을 알리는 신호라는 것이다. 지금의 시장상황을 일본인들이 주도했던 1990년의 거품경기에 견주는 시각도 있다. 고흐의 ‘가셔 박사 초상’은 한 일본인에게 1억 1600만달러(약 1090억원)에 팔렸다. 하지만 몇달 뒤 거품이 꺼지면서 아직까지 당시의 가격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NPB] 이승엽 1타점… 타율은 2할대 추락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11일만에 타점을 추가했지만 타율은 2할대로 떨어졌다. 이승엽은 3일 일본 고시엔구장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와의 원정경기에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장,6회 상대 좌완 선발 시모야나기 쓰요시를 상대로 깨끗한 중전안타를 뽑아냈다. 전날 4타수 무안타에 삼진 3개의 수모를 당했던 이승엽은 이날 4타수 1안타에 타점도 1개를 올리며 팀의 2-0승에 힘을 보탰지만 타율은 종전 .301에서 .299로 떨어졌다.2할대는 올시즌 처음. 1회 2사 1루에서 2루 땅볼로 물러난 이승엽은 0-0이던 4회 무사 1,3루에서 시모야나기의 초구를 받아친 공이 또 1루 앞으로 굴러갔지만 3루 주자 고사카 마코토가 홈을 밟아 요미우리의 선취점을 올렸다. 시즌 19번째 타점이고, 지난달 22일 한신전 이후 11일 만. 이승엽은 6회 무사 1루에서도 빨랫줄 같은 중전안타로 추가점의 디딤돌을 놓았다. 요미우리는 고쿠보의 보내기 번트에 이어 아베의 적시타로 1점을 보태 2-0으로 달아났다. 이승엽은 후속타 불발로 홈은 밟지 못했고,8회 2사 네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우완 다윈의 변화구에 연방 헛방망이를 돌려 삼진으로 고개를 숙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이건희회장 집 85억 2000만원 가장 비싸

    이건희회장 집 85억 2000만원 가장 비싸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집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 있는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자택이다. 이 회장은 이밖에 전국에서 세번째와 네번째로 가장 비싼 집도 보유, 국내 최고가 주택 5채 가운데 3채를 갖고 있다. 27일 건교부에 따르면 이건회 회장의 자택은 공동주택 871만가구와 단독주택 430만가구 등 국내 1301만가구를 통틀어 공시가격이 가장 높았다. 국내에서 가장 비싼 이 회장 자택의 공시가격은 85억 200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10억 7600만원 올랐다. 공시가격이 시가의 80% 수준도 안 되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100억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 회장은 또 공시가격 기준 국내에서 세번째로 비싼 서울 중구 장충동1가 단독주택(71억원)도 갖고 있다. 고 이병철 선대회장이 살았던 집으로 한때 이재현 CJ 회장이 살다 떠난 뒤 지금은 비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파트, 연립주택, 다세대주택 등 공동주택 중에서는 서초구 서초동에 있는 빌라 ‘트라움하우스5’가 가장 비싸다.230평형인 이 집의 공시가격은 40억원으로 지난해(32억 8000만원)보다 7억 2000만원 올랐다. 트라움하우스는 2003년 분양됐으며 대피할 수 있는 철벽 방공호,24시간 경비원이 상주하는 폐쇄회로 감시시설, 원목 마루, 수가공 대리석, 철제 유압식 현관문, 중앙정수시스템, 스팀 사우나, 수공으로 덧칠한 벽체 등 최상급의 자제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시골은 병원도 없고…” 실버타운 ‘도시 U턴’

    “시골은 병원도 없고…” 실버타운 ‘도시 U턴’

    최모(64)씨는 2년간의 경기 북부권 전원주택 생활을 끝내고 서울 시내에 있는 실버타운에서 살기로 했다. 공기 좋은 전원주택에서 텃밭을 가꾸며 삶의 여유를 찾은 것도 잠시. 지병이던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면서 시골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한적한 시골이어서 아내와 같이 이곳을 찾았지만 손자 등 가족이 그립고, 올라가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마음을 움직였다. 실버타운이 매일 건강체크를 할 수 있는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이용이 편리하다는 점도 선택에 큰 영향을 줬다. ●은퇴 노년층 도심으로, 도심으로 최씨처럼 시골로 향했던 노년층들이 도시로 ‘유(U)턴’하고 있다. 건강문제와 외로움이 다시 이들을 도심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다. 황모(71)씨도 최근 서울 중심가에 있는 실버타운에 입주했다.24시간 동안 언제든 받을 수 있는 의료서비스가 마음에 들어서다. 게다가 황씨는 매주 한차례씩 서울 모 음식점에서 갖는 친구들과의 점심 모임에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는 것이 기쁘다. 경기도 가평에 살 때는 교통편이 불편해 참석이 어려웠다. 황씨는 점심모임을 회사 선후배 모임으로도 확대할 생각이다. 실버타운 전문업체인 백마씨엔엘 관계자는 “시골에 지어진 전원형 실버주택에 입주한 노년층은 가족이나 친구들을 만나는 것이 제일 불편하다고 호소한다.”면서 “결국 외로움에 지쳐 도심 실버타운으로 옮기려는 은퇴 노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 실버타운 분양 활발 최근 도심 한복판에 편의시설과 의료시설을 갖춘 실버타운 분양이 활기를 띠고 있다. 현재 입주를 마쳤거나 분양 중인 실버타운은 서울 시내와 수도권에만 10여곳에 이른다. 서울시니어스타워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네번째 서울시니어스 가양타워를 분양 중이다.1996년 국내 최초로 도심형 실버타운을 건립한 서울시니어스타워는 현재 약수·분당 등 3개 지역에서 실버타운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스타워 입주민들에게는 모기업인 송도병원에서 평생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준다. SK건설 역시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SK그레이스힐’을 분양하고 있다. 입주민들에게는 신촌 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와 연계한 건강관리서비스가 제공된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서 신성건설이 분양하는 ‘신성아너스밸리’도 강남성모병원과 연계한 입주자 건강관리서비스가 제공된다. ●실버타운 활용한 역모기지론도 활발해질 듯 전문가들은 내년부터 역모기지론이 도입되면서 도심형 실버타운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도심 실버타운의 감정가격이 6억원을 넘지 않아 역모기지론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역모기지론은 소유주택을 금융기관에 담보로 맡긴 뒤 매달 일정액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실버타운에 살면서 역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자식들에게 용돈을 받지 않아도 생활할 수 있기 때문에 아파트를 팔아 실버타운에 입주하겠다는 문의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 “EU를 亞 화해 모델 삼으세요”

    “세계화시대에 어떤 나라도 홀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에너지는 국제관계의 가장 중요한 이슈입니다.” 유럽연합(EU)의 페레로 발트너 집행위원이 20일 한국과 EU와의 관계증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뒤 기자회견장인 롯데호텔에 예정보다 늦게 도착한 발트너 집행위원은 10년간 오스트리아 외무부 장·차관을 지냈다. 발트너 위원은 “한국과 일본간의 영토분쟁에 대해 노 대통령과 논의했다.”면서 “대규모 화해 프로젝트인 EU가 아시아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아세안, 동북아 공동체와 같은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발트너 위원의 방한에 맞춰 이날 서울대에 EU연구센터가 개설됐다. 연구센터는 3년반에 걸쳐 EU로부터 80만유로(약 9억 5000만원)를 지원받는다.EU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발트너 집행위원은 “한국과 EU간 에너지 협력뿐 아니라 경제적 관계도 더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EU는 한국의 두번째로 큰 수출시장이고 한국은 EU의 네번째 수출시장이지만 세계무역기구(WTO)의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 라운드가 마무리되면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EU의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가능성과 관련,“현재 WTO를 최우선 순위에 놓고 DDA 무역협상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따라서 현재는 한국과의 FTA는 고려할 사안은 아니지만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금까지 EU는 북한에 5억유로(약 6000억원)를 지원했으며, 북한 어린이가 맞는 백신의 70%는 EU의 재정지원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EU는 북한에 대한 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독도해역’ 긴장고조] 韓, 강경입장속 “탐사철회땐 협상여지”

    19일 오전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내외신 정례 브리핑을 앞두고 외교부 브리핑룸엔 전운(戰雲)에 가까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전날 저녁 노무현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의 간담회에서 일전을 앞둔 장수 같은 자세를 보였다는 참석자들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외교부 장관이 한발 더 나아간 언급을 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브리핑 시각 20여분 전에 이미 50여개의 좌석이 내외신 기자들로 꽉 들어찼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런데 반 장관의 발언은 여전히 단호하긴 했지만 전날보다 더 강경한 수준이라고 할 순 없었다. 동시에 반 장관은 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음으로써, 겉으론 강경대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물밑협상이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긴장감이 극도로 고조된 표면적 분위기와는 달리 양국간 ‘극적 타협’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기 시작했다. 반 장관은 이날 강경 방침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이 자진 철회함으로써 외교적 해결을 기대한다.” “지금도 외교적 해결을 위한 상시적 채널이 있다.”는 언급을 덧붙였다. 이날 상당수 일본 언론들은 당초 20일쯤으로 예상됐던 조사시기가 이달 하순 이후로 미뤄질 것 같다는 보도를 내놨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도 “오늘 내일 중으로 한국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일본이 진입할 가능성은 없는 것 같다.”고 말해 ‘전황’이 약간은 느슨해진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와 관련, 외교부 핵심 관계자는 “일본이 우리측 EEZ 내 탐사계획을 철회한다면 협상의 여지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가 일각에서는 일본이 탐사를 철회하는 대신, 한국이 국제수로기구(IHO)에 한국식 지명을 제출하기에 앞서 일본의 의견을 수렴하는 방안이 절충안의 하나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 야치 쇼타로 일 외무성 사무차관은 지난 17일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에게 “IHO에 이미 등록돼 있는 쓰시마분지를 한국이 울릉분지로 개명하려는 활동을 중단하면 탐사선을 보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었다. 물론 표면적으로 우리 정부는 일본측을 벼랑 끝으로 몰아붙이면서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 사태와 관련한 네번째 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했는데, 눈여겨 볼 대목은 청와대측이 회의 참석자 면면을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참석자 명단에 국방장관과 합참의장 등 국방 관련 수장들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거침없이 공개함으로써 배수진을 쳤다는 평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베 “원만한 해결 도모” 절충론 첫 거론 |도쿄 이춘규특파원|독도주변수역에 대한 일본의 탐사강행 방침 때문에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던 한·일양국이 19일 오후를 기점으로 절충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극적인 돌파구를 마련할 지가 주목된다. 특히 줄곧 강경입장을 견지해 온 아베 신조 일본 관방장관이 절충론을 처음 거론,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독도 주변수역 탐사를 놓고 한국과 일본의 외교당국간 접촉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이 연일 강력히 반발하자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고 싶다.”며 “그런 관점에서 한국측과 접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도쿄신문 등 일본의 몇몇 언론들은 일본측이 돌파구 마련을 위해 한국과 절충에 나섰음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하면서 절충가능성에 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도쿄신문은 ‘원만한 해결 위해 일·한 양국 절충 가능성’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날 흥분하지 않고 냉정한 대응을 지시했다며 “언론도 너무 부채질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갈등증폭을 피하려는 인상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이날 공개적으로는 “일본이 탐사선 도쿄 출항 등을 언론을 통해 발표하는 것을 보면 우리측의 경고를 무시하고 치밀한 사전 계획에 따라 조사를 진행시키는 중”이라며 일본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하지만 비공식적으로는 “공식, 비공식 접촉통로는 열려 있다.”는 유화론도 보였다. 절충점 마련의 고리는 있는 것인가. 도쿄의 외교소식통들은 일본측은 오는 6월 독일에서 개최되는 국제수로기구(IHO) 해저지명 소위원회에서 한국측이 18곳의 바다 밑 지명에 대한 국제공인을 추진중인 것을 문제삼아 조사에 나서려는 것이라며 ‘국제공인’을 주목하라고 말했다. 한국측이 만일 국제공인추진 계획을 철회하면 일본이 탐사를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소식통은 “한국 정부 일각에서도 해저지명 공인을 추진해봐야 별 실익이 없다는 평가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공인’을 양국이 서로에게 명분을 주며 절충점을 마련하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제공인 추진 자체가 정부 관계부처간 합의된 게 아니라 국립해양조사원이 추진중인 일종의 자체 계획에 불과했다.”는 말도 있어 주목된다. taein@seoul.co.kr
  • 분수에서 한밤중의 정사

    분수에서 한밤중의 정사

    映畵街이얘기저얘기-金洙容(김수용)감독 우리들은 항상 선의의 피해자이다. 작품 하나를 놓고 두 감독을 저울질하는 제작자나, 배역 하나에 두 배우가 걸려들어 본의아닌 경합을 하게 되고 끝내는「라이벌」의식이 노골화 되어 동료사이의 정을 끊어놓는다. 빼앗긴 쪽은 빼앗은 자를 저주하지만 체면상 화를 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상황은 쉽게 역전이 되기도 한다. 대개의 경우 여자주연을 선정할 때 우선 세아가씨의 이름이 후보자로 동시에 대두되며 그들의 이름은 南貞妊(남정임) 文姬(문희) 尹靜姬(윤정희)양이다. 도매금으로 물망에 올랐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미끄러지는 두사람은 항상 의미없는 피해자가 된다. 이것은 쏟아지는 작품에 비해서 숫적으로나 질적으로 부족 하기만한 「톱·스타」들의 유명세이며 한국영화계의 피할 수없는 악순환이기도 하다. 항상 여주인공 선정에서 톱스타 文姬·尹靜姬경합 「엘리자베드·테일러」와 「소피아·로렌」정도의 개성 차이가 있다면 몰라도 文姬와 尹靜姬 두 여우를 놓고 볼때 그들 사이엔 별로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없다는 것을 선의로 해석하면 두 사람의 연기의 폭이 넓고 유사형이란 뜻이 되겠지만 이것은 배우로서는 결코 장점이 될 수 없는 것이다. 현대에 있어서 배우의 생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것은 강렬한 개성이라고 대답해야 옳을 것이다. 아무리 잘 생기고 예뻐도 그 용모에 개성이 깃들지 않았으면 배우의 자격은 없다. 결코 미남이라고 말할 수없는「장·폴·베르몽드」나 「스티브·매퀸」의 줏가가 높은 것도 개성 제일주의를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정연희의 장편 『石女』를 「스크린」에 옮기게 되었을 때 그 주인공으로 두 아가씨가 예외 없이 물망에 오르게되었고 文姬양으로 낙착될 때까지 제작자와 감독 사이에 적지 않은 의견 충돌이 있었다. 이러한 뒷 이야기를 듣고도 못들은 체 하며 「카메라」앞에서 태연히 연기를 해야하는 장본인의 마음도 약간은 괴롭겠지만 배역의 경합이 심하면 심할수록 열연의 도는 뜨겁게 마련이다. 사랑의 환상적인 의식도 영화에선 실제로 찍어야 그날밤 J공원 분수를 밤새도록 내뿜게 하고 그 솟구치는 물줄기 속에서 정사장면을 촬영하게 되었다. 쉴새없이 폭발하는 수압(水壓)과 열띤 사랑의 유희…. 나는 오래 전부터 그러한 영상세계에 흥미를 갖고 있었으며 기회만을 노리고 있었던차라 서슴지 않고「카메라」를 그 곳에 세우게 된 것이다. 성격차이와 정신적인 학대속에서도 가정이란 굴레를 오히려 자신의 오만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방책으로 삼고 있는「인텔리」가정주부 文姬의 밀회장소…사나이 申星一은 긴 침묵을 깔고 뜨거운 눈빛으로 여인을 뇌쇄시키려 든다. 여인은 견디기 힘든 시선을 피해 분수를 바라본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나이의 뜨거운 애무에 몸부림치는 자신의 모습을 의식의 눈으로 보게되는 것이다. 말이나 글로는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 수가 있지만 은막의 언어란 좀체로 간단하지가 못하다. 분수속에서 애무하는 장면이 있으면 배우가 실지로 물속에 몸을 잠그고 그 숱한 물줄기를 다 맞아야 한다. 이런때 文姬양 만큼 고분 고분하게 감독의 말을 들어주는 여우도 흔치 않다. 『옷을 어떻게 할까?』 『또 불려 가게요』 요즈음 음란물 단속의 여파는 확실히 우리들의 작업장에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 나는 남녀 배우들 앞에 옷을 하나도 벗지않고 정사「신」을 연기할 수있도록 미리 연구한 도표를 내놓았다. 여배우의「클로즈·업」된 얼굴 둘과 남배우의 大寫(대사)된 손두「커트」, 그리고 남녀의 전신 한 장면으로 구분된 그림을 연결하는 것이다. 침대위에서 옷을 입고 뒹굴었다면 보는 사람의 빈축을 사기 안성마춤이겠지만 야외 나무 그늘이나 풀밭이라면 그래도 용서받을 수가 잇을 것같다. 보는 사람에겐 시원하기만한 분수지만 그 힘센 물줄기를 통째로 맞아가며 애무하는 연기를 해낸다는 것은 분명히 커다란 육체적인 고통이 따르게 된다.「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文姬는 쉴새없이 물을 마시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申星一의 뜨거운 호흡에 말려드는 동작은 계속되었고 감독이「카메라」를 멈출 때까지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참고삼아 여기 그 장면 하나 하나를 설명해 보자. 먼저「카메라」를 뒤로한 男과 女는 서로 얽혀 쓰러진다. 두번째는 남자의「클로즈·업」 된 손을 따르는「카메라」. 그 손이 여인의 허리에서 옷속으로 등을 향해 뻗어가고 다시 서서히 앞 가슴 쪽으로 옮겨진다. 세번째 그림은 여인의 충격적인 얼굴에서 특히 눈언저리를 크게 잡는다. 네번째는 다시 남자의 손. 이번 손은 목에서부터 서서히「블라우스」의 단추를 풀게 되고 그 손은 다시 배꼽아래로 뻗는다. 다섯번 째는 여인의 얼굴이 대사되고 특히 윤기있는 입언저리를 「클로즈·업」 한다. 이러한 장면들이 차례로 찍히는 동안 모름지기「섹스」나 음탕한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은 옷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카메라」에 포착된 곳만 움직임을 갖기 때문에 도무지 정사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는 것이다. 촬영이 끝났을때 여배우의 양쪽 귀에선 물이 주르르 흘러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눈은 빨갛게 충혈 돼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곤히 잠자리에서 휴식을 취하는 한밤중 물속에 잠겨 본의 아닌 뜨거운 정사를 연기하는 여배우의 얼굴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본다. 그러면서도 끝내 배역을 얻지 못한 또 한사람의 얼굴이 눈앞에 떠오르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톱·스타」들은 본의건 본의가 아니건 항상 경합속에서 살아야 하고 차가운「라이벌」 의 눈초리를 참아 넘길 수 있는 무딘 신경이 또한 필요한 것이다. [ 선데이서울 69년 8/24 제2권 34호 통권 제48호 ]
  • [KCC 프로농구] 모비스 “삼성 나와”

    더 이상 그들을 ‘겁없는 아이들’로 부를 순 없을 것 같다. 주전 평균나이 26세의 모비스 선수들은 위기가 닥쳐도 당황하지 않고 베테랑처럼 경기를 풀어갔다. 모든 전문가들이 모비스의 플레이오프(PO) 무경험을 문제삼았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일취월장’하는 그들 앞에서 벼랑 끝에 몰린 KCC 노병들의 투혼도 물거품이 됐다. 정규리그 1위 모비스가 2001년 창단 후 첫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전신인 기아 시절을 포함하면 7년 만인 동시에 통산 네번째. 모비스는 13일 전주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PO(5전3선승제) 4차전에서 KCC에 78-7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3승1패로 챔피언전 티켓을 거머쥔 모비스는 오는 19일부터 삼성과 코트의 왕좌를 놓고 7전4선승제의 마지막 전투를 벌인다. 승리의 수훈갑은 정규리그 최우수 외국인선수 크리스 윌리엄스(31점 9리바운드 12어시스트). 윌리엄스는 찰스 민렌드(25점 12리바운드)와 아서 롱(15점 15리바운드)이 지키는 골밑을 지능적으로 파고들었다.틈이 안 보일 땐 제이슨 클락(19점)의 입 안에 떠먹여주는 패스를 찔러주거나 외곽의 동료들에게 공을 내줬다. 모비스가 4쿼터를 62-60으로 앞선 채 출발했지만 흐름은 KCC쪽이었다. 모비스가 2,3쿼터에서 10점씩 리드하고도 더 이상 달아나지 못했기 때문.4쿼터 초반 조성원과 이상민(16점 7어시스트), 민렌드의 3점포가 번갈아 불을 뿜으며 종료 5분49초 전 KCC는 72-66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모비스는 무너지지 않았다. 하상윤(12점)과 윌리엄스 등이 4반칙에 걸려 위축된 롱을 상대로 골밑에서 연속 6득점, 또다시 균형을 맞췄다.4분여 동안 무득점에 그쳤던 KCC는 조성원(12점)의 자유투로 가까스로 2점을 보탰지만, 클락에게 골밑슛을 거푸 허용해 그대로 주저앉았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KCC의 몰아치기에 말려 고전했지만 윌리엄스의 영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지켰다. 삼성은 단점이 없는 팀이지만 수비패턴을 집중적으로 연습해 꼭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전주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금감원 ‘BIS조작’ 적극 반박

    외환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조작 의혹과 관련, 궁지에 몰린 금융감독원은 11일 조작설을 완강히 부인했다. 감사원이 ‘금감원의 부당한 압력이나 조작 지시’라고 발표하지 않았는데 언론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작 의혹의 당사자인 백재흠 은행검사1국장과 이곤학 수석검사역도 감사원 조사내용을 부인했다. 김중회 은행·비은행 담당 부원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백 국장이 갖고 있던 외환은행의 BIS비율 9.14% 자료는 2003년 3월 말 기준이며 금융감독위원회가 자료를 요청한 시점은 7월”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의 상반기 결산 잠정치가 나온 상태에서 3월 말 기준을 그대로 보고하는 것은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김 부원장은 “자료 요청을 받은 시점이 7월16일이고 금감위에 전달한 시점이 7월22일”이라며 “BIS 실적치가 아닌 전망치 계산작업은 금리와 환율, 기업여신의 부실화 여부 등 다양한 요소들을 검토해야 하는 등 매우 복잡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금감원이 자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어 외환은행 자료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위가 BIS 비율 자료를 요청한 16일은 외환은행 매각에 대한 이른바 ‘비밀대책회의’가 열린 다음날이다.25일에는 외환은행을 론스타로 넘기는 것을 사실상 결정한 금감위 비공식 간담회가 열렸다. 이곤학 수석검사역은 “금감위 은행감독과 담당 사무관이 전화로 자료를 요청해 외환은행 허모 차장(사망)으로부터 처음에는 이메일로 내용을 받았다.”며 “이전에도 외환은행 관련 경영지표는 허 차장에게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받았던 BIS 비율은 5.4%였는데 산출근거가 없어 다시 4차례에 걸쳐 BIS비율 자료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두번째로 온 BIS비율이 5.25%였고 근거를 남기기 위해 허 차장에게 문서를 요구,7월21일 네번째 팩스로 받은 비율은 6.2%짜리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감원에 BIS 비율을 요청한 금감위 송현도 은행감독과 사무관은 “감사 중인 사안에 대해 발언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언급을 피했다. 백 국장은 자료 제출 당시 외환은행 매각사실을 몰랐다고 강조했다. 그는 “은행검사1국은 매각이나 외자유치를 담당하는 부서가 아니어서 BIS 비율이 (금감위 비공식 간담회에서) 어떻게 쓰일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경제부 김석동 차관보는 “외환은행의 BIS비율 산정에 개입한 일이 없다.”면서 “7월25일 금감위 간담회에 금감원이 직접 설명하라고 지시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7월15일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관계자회의를 열었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비밀대책회의의 성격은 아니었다.”면서 “당시 외환은행 사정은 단기대출을 모두 중단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 금융시장 안정 차원에서 재경부 주도로 회의가 열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백문일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올 최악 황사띠 왜 생겼나

    지난주 말 전국을 뒤덮은 황사는 2003년 이후 최악의 황사로 최근 한반도 주변에 머물던 고기압 내에 형성된 강한 하강기류 때문에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기상청은 9일 “고비사막과 내몽골 부근에서 발생한 황사가 우리나라 북쪽을 지나는 저기압의 뒤쪽에서 북서풍을 타고 남동쪽으로 이동, 발해만과 북한을 거쳐 8일 오전 국내에 유입됐다.”면서 “한반도 상공에 있던 황사가 안정된 고기압권에서 만들어진 하강기류에 의해 지상으로 떨어지면서 미세먼지의 농도가 더욱 짙어졌다.”고 설명했다.특히 8일 한반도 부근의 고기압이 정체하면서 바람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불었고, 황사의 이동속도가 느려져 오후부터는 전국적으로 ‘황사띠’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이번 황사는 올 들어 네번째로 2003년 4월 지금의 황사관측 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가장 높은 미세먼지 농도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는 지난해 11월 백령도에서 시간당 평균 미세먼지농도 1235㎍/㎥를 기록한 것이 최고치였다. 8일 지역별 1시간 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백령도 2370㎍/㎥을 비롯해 ▲서울 관악산 2298㎍/㎥ ▲강화 2030㎍/㎥ ▲천안 1925㎍/㎥ ▲영덕 1639㎍/㎥ ▲군산 1509㎍/㎥ 등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400∼2370㎍/㎥의 강한 황사가 몰아쳤다. 대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500㎍/㎥ 이상이면 황사주의보가 발효되고,1000㎍/㎥을 넘어서면 황사 경보가 발효돼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들은 야외활동을 삼가야 한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전국의 황사주의보를 모두 해제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최근 황사 발원지인 고비사막과 내몽골 부근에서 건조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기압이 3∼4일 주기로 발생해 한반도 역시 황사 영향을 자주 받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2∼3차례 더 황사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재벌 위상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따라야”

    서울신문이 지난해 1월10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연재한 연중기획 시리즈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풍림산업 이필웅 회장가(家)를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서울신문은 지난 4일 이병남 ㈜LG 인사팀장(부사장)과 김선웅(변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 소장, 유태현(재벌의 경영지배구조와 인맥혼맥의 공동 집필자) 서울시립대 지방세연구소 박사, 본지 산업부 박건승 부장과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재계의 혼맥 변천사,2세들의 경영권 승계, 기업지배구조, 오너와 전문경영인의 관계 등을 놓고 결산 좌담회를 가졌습니다. ●사회 재계 혼맥의 흐름이 과거에는 정·관계가 주류였다면 이제는 재계내에서 인연을 맺는 경우가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이병남 부사장 재계 2,3세의 혼인은 과거보다 상당히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권력층에 치우쳤던 혼맥이 점점 줄고 있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지요. ●김선웅 소장 재계 혼맥은 정치·사회적인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사회 주도세력으로 경제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인맥과 혼맥을 되짚어 볼 필요성은 충분합니다. 서민들도 자기 수준과 비슷한 상대를 배우자로 꼽는데 재벌가(家)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또 이들은 사회의 중추 세력으로 자리를 이미 굳혔기 때문에 이를 지키는 것에도 대단한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이제는 자신의 세력을 두텁게 하는 파트너로 같은 재벌을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태현 박사 재벌의 혼인방식은 시간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초기에는 정·관계 사이의 혼인사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급속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신 재벌간의 혼인 비중이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재계가 정·관·법조계 등 자신들과는 다른 영역에서 상층부를 형성한 계층과의 혼인을 줄이고, 동질감이 높은 다른 재벌과의 혼인을 늘리는 까닭에 대해서는 여러 해석이 가능합니다. 우선 과거 한국의 재벌은 정·관계의 지원에 힘입어 성장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 이제는 그들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의 위치를 지켜갈 만한 역량을 확보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로는 90년대 들어 투명사회를 지향하면서 정·관계가 각종 비리에 연루돼 곤혹을 치르는 상황이 자주 나오면서 재벌 입장에선 더 이상 이들이 매력적인 혼인 상대가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됐습니다. 세번째로는 재벌의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입니다. 즉 재벌 이외의 계층도 재벌과의 혼인을 부담으로 여기게 됐다는 것이지요. 네번째로 재벌 2∼3세의 잦은 교류가 이들의 혼인 사례를 늘게 하고 있습니다. 서로 사업을 하다 보면 관계가 돈독해지고, 자연스럽게 교류가 잦아집니다. 더구나 재벌 2, 3세들은 서로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이 유학을 하는 과정에서 친밀감과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혼인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끼리끼리 문화’가 재벌의 혼인 방식에도 적용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사회 재계는 ‘부(富)의 세습’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사회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지 않습니까.2세들의 경영권 승계를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김 소장 2세가 경영권을 승계하든, 전문경영인이 승계하든 그 자체로서는 문제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문제는 2세들이 경영권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곧잘 불법과 편법을 동원한다는 점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은 ‘세상사 인지상정’이며, 국민 감정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치권력의 지원에 힘입어 세워진 재벌이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관행에 따라 부의 세습을 이룬다면 이것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이지요. 또 능력 검증이 안된 2세들에게 그룹의 흥망을 맡기는 것은 심각히 고려해야 할 사항입니다.2세들이 물론 혹독한 경영수업을 받으며, 최고경영자(CEO)로서의 자질을 갖춰나가고 있지만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나 계열사의 지원 등을 통해 능력이 부풀려지는 것도 사실 아닙니까. 이런 토양에서 모든 이해관계자로부터 승계의 정당성을 받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사장 오너 CEO냐, 그렇지 않으냐가 좋은기업지배구조로 평가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불법·편법 재산 상속이 문제이며, 보유한 주식 이상으로 과도한 지배권을 행사하려 할 때 문제가 됩니다. 또 정당한 절차를 거쳐 2세 경영인에게 승계됐다면 이는 시장에서 판단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사회가 투명해지고, 시민단체가 수시로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에서 과거와 같은 편법·불법적인 경영권 승계는 앞으로 어려워질 것입니다. 혈연이라고 해서 승계를 하는 것이 옳으냐, 그르냐는 이제 우리 사회의 시스템과 법률속에서 정당하게 이뤄지느냐로 파악해야 합니다. 기업과 오너와의 관계도 구분해서 볼 시점입니다. 예컨대 ‘X파일 사건’으로 사회가 떠들썩할 때 삼성전자의 주가 변동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우리 시장은 기업과 오너의 이슈를 분리해서 보고 있다는 것이죠. ●사회 좋은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정답은 없다고 봅니다. 지배구조가 그 사회가 처한 상황과 무관치 않기 때문이지요. 결국은 효용성과 도덕성의 문제로 귀결되는데요. ●김 소장 척박한 국내 경영 환경에서 가족경영은 기업 성장에 효율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가족경영이 우수하냐, 전문경영이 우수하냐는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경영성과를 비교할 만한 실증적인 사례가 국내에 많은 것도 아닙니다. 전문경영이 대세인 미국에서도 포드 가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포드가(家)는 한때 가업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겼더니 임금만 계속 올려 기업 경쟁력이 약해졌지요. 결국 대주주인 포드가문이 개입해 경쟁력을 회복시킨 사례가 있습니다. 양측의 성과 비교는 어려운 문제라고 봅니다. ●이 부사장 오너들은 아무래도 경영을 길게 봅니다. 단기적인 주가 부양을 하지 않는다는 거죠. 오너 경영일지라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접근하는 전문 경영과 오너 경영의 문제는 너무 형식 논리로 치우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업가 정신이 더 중요하며, 우리 사회가 기업가 정신을 북돋워주는 방향으로 경영환경을 개선해줘야 합니다.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면에서 이를 뒷받침해야겠죠. ●유 박사 재벌의 혼맥은 엄밀히 보면 개인사에 해당되기 때문에 이를 비난하거나 지나친 관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국민은 재벌이 혼맥관계를 통해 비정상적인 급성장의 방편으로 사용하고, 그것이 결국 사회적 위화감 조장으로 이어지고 건전한 시장경제 활동을 위축시키는 원인이 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국 재벌의 성장은 근본적으로 이 사회와 국민의 도움을 통해 가능했다는 점에서 볼 때 이들이 지위와 위상에 걸맞은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 줘야 합니다. 정리 류길상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결산 좌담회 (참석자) ●이병남 LG그룹 인사팀장(부사장)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硏 소장 ●유태현 서울시립대 박사 ●사회 : 박건승 산업부장 ■ 취재 뒷이야기 서울신문의‘재계 인맥·혼맥 대탐구’가 지난 3월27일자 풍림산업편을 끝으로 1년 2개월여에 걸친 대장정을 마쳤습니다. 이미 단행본(‘ 재벌 家脈 ´ 상편)으로 출판된 4대 그룹편이 23회 원고지 1200장 분량이었고, 나머지 그룹도 34회 1700장이 넘는 방대한 규모입니다. 그간 산업부 기자들의 취재 소감과 애환을 들어 봤습니다. -오너 일가의 ‘사생활’이 노출되는 것에 대한 반발은 중견 그룹도 4대 그룹 못지 않았습니다.T그룹은 처음부터 “회장님 면담 불가, 가족도 노출 불가”라며 완강히 버텼습니다.“어차피 나갈 기사니 줄 것은 주자.”는 참모의 진언에 “턱도 없는 소리”라는 불호령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딱딱하던 총수도 막상 기사가 나오자 서울신문 가판을 여러부 들고 퇴근했다고 합니다. -취재 초기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던 모 그룹도 막판에는 회장 동생이 기자를 직접 찾아와 집안 이야기를 비교적 상세히 털어놨습니다. -‘크렘린’ 같기로는 식음료회사인 N사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창업주 일가 기사를 취재한다는 보고를 했다가 홍보담당 임원이 회장에게 엄청난 질책을 당했다고 합니다. 겨우 바깥에서 활동하고 있는 막내 사위와 연결이 돼 가계도 ‘얼개’를 그리고, 수차례 ‘단골식당’을 찾은 끝에 막내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가계도 완성에만 3개월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끝내 오너일가의 반대로 가족사진은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57회 연재하는 동안 가족사진 없이 나간 경우는 처음입니다. 식음료회사는 소비자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오너가 좀더 세상에 떳떳이 나섰으면 하는 바람이었습니다. -삼부토건의 경우 오너의 아들인 조시연 이사와 개인적으로 술자리도 몇번 같이 하는 등 친분이 있어 ‘땅짚고 헤엄치기’식 취재가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취재를 시작할 때 최대한 협조해주겠다고 약속한 그가 약속을 뒤집었습니다. 조 이사의 형이 과거에 지병으로 사망했는데 집안 얘기가 공개되면 장자의 사망 내용도 다뤄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오너 가슴에 다시 한번 못을 박는다는 것이었죠. -한 집 걸러 이혼 부부가 속출하는 세태는 재벌가에서도 일어났습니다. 집안마다 한두 쌍의 이혼은 기본이었고 A그룹은 2남2녀 중 두 딸이 모두 이혼했는데 그중 한 명은 두 차례나 내로라하는 집안과 이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혼 부부가 자녀를 뒀는데 그들의 혼기가 찼을 경우에는 혼사 문제를 고려해 이혼은 했지만 여전히 부부로 이름을 올려달라는 주문이 많았습니다. 반면 이혼은 했지만 자녀가 어리거나 없다면 아예 혼인 사실 자체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반면 B그룹 회장의 경우 일찌감치 이혼했지만 새로 만난 부인에 대한 사랑이 깊어서인지 현 부인 사진에 대해 까다롭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돈이 많다보니 형제가 분란을 겪은 그룹도 적지 않았습니다. A그룹 총수는 분쟁 이후 사과를 받았냐는 질문에 “우리 형님이 그렇게 말할 분이 아닙니다.”고 반박했고, B그룹 총수는 ‘여전히 내가 적통인데 형님이 내 자리를 차지했다.’는 뉘앙스가 짙었습니다. 형제간 계열분리된 C그룹은 서로 왕래가 없을 뿐 아니라 소식도 모르고 지내는 것 같아 뒷맛이 씁쓸했습니다. 형제간 불화설이 나돌던 D그룹은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6개월만에 불화설이 사실로 확인돼 관계자들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산업부 ukelvin@seoul.co.kr
  • [NPB] 이승엽 3호포 ‘꽝’

    ‘월드스타’ 이승엽(30·요미우리 자이언츠)이 짜릿한 3점포를 쏘아올렸다. 게다가 시즌 첫 ‘트리플 히트’를 기록, 방망이를 다시 뜨겁게 달궜다. 이승엽은 9일 나고야돔에서 벌어진 일본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원정경기에 1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 출장,9회초 시원한 3점포를 폭발시켰다. 지난 2일 요코하마전 이후 6경기 만에 다시 연 포문. 이승엽은 이날 원정경기에서 처음으로 터뜨린 3호 홈런에다 안타 2개까지 보태 한 경기에서 첫 3안타를 몰아치는 괴력을 과시했다.6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의 불방망이를 뽐낸 이승엽은 안타(12안타)와 타점(10타점)에서 두 자릿수에 올라섰다. 타율도 .333에서 .364로 끌어올렸다. 이승엽은 세번째 타석까지 삼진 1개와 3루 땅볼, 좌익수 뜬 공으로 물러났다.그러나 이승엽은 4-3으로 근소하게 리드한 7회초 네번째 타석에서 우완 아사쿠라 겐다의 5구째를 밀어쳐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빼냈다. 무사 만루. 후속 타자 아베의 2루앞 내야 안타로 홈을 밟은 이승엽은 8회 1사에 나선 5번째 타석에서도 바뀐 투수 데니 도모리의 3구째 슬라이더를 공략, 좌익수 앞에 떨궜다. 쐐기포를 터뜨린 건 9회초.2사 주자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5번째 투수인 좌완 다카하시 아키후미와 맞섰고 초구인 142㎞짜리 몸쪽 직구를 통타, 우측 담장을 넘는 통렬한 3점짜리 홈런을 그려냈다.롯데 마린스 시절 이후 지금까지 지긋지긋하게 따라다니던 ‘좌완 징크스’까지 날려버린 홈런이다. 요미우리는 이승엽의 맹활약으로 주니치를 11-4로 대파, 단독 선두(7승2패)를 달렸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9·11’ 참상 담은 영화 논란속 28일 美개봉

    9·11 테러 당시 비행기에서 일어났던 참혹한 상황을 그대로 담은 영화가 오는 28일 미국 전역에서 일제히 개봉된다. 폴 그린그래스가 감독하고, 유니버설사가 제작한 영화 `유나이티드 93´은 테러범들이 승객들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목표물 타격에 실패했던 네번째 항공기에서 벌어진 일들을 담고 있다. 9·11 테러범들은 2001년 항공기들을 잇따라 공중 납치,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워싱턴의 국방부 건물에 충돌했다. 네번째 비행기 유나이티드 93편에는 테러범들을 제외한 총 40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었다. 일부 승객은 지상의 가족에게 전화로 기내 상황을 소상하게 전달해 화제를 낳았다.미 언론들은 “영화 수입금의 일부는 ‘유나이티드 93 추모재단’의 기금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보도했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프로야구] 이승엽 결승 2타점 2루타

    [프로야구] 이승엽 결승 2타점 2루타

    희비가 겹친 하루였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승엽(30)이 5일 도쿄 진구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와의 원정경기에서 1회 선제 2타점 2루타로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삼진 2개와 첫 에러를 범하는 등 부진한 모습도 보였다. 이승엽은 1회 1사 1,3루에서 상대 우완 선발 마쓰이 고스케의 몸쪽 직구를 그대로 잡아 당겨 우익수쪽 2루타로 2명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결승타점을 기록, 시즌 6타점째를 올렸다. 이승엽은 이어 후속 다카하시 요시노부의 유격수 내야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9점째를 올렸다. 득점 부문 팀내 1위이자, 센트럴리그 1위. 이승엽은 인터뷰에서 “안타를 친 공은 직구였다. 동료들이 만들어 준 찬스를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다. 타구가 낮게 날아가 잡히는 줄 알았지만 운 좋게도 계속 뻗어갔다. 아베 신노스케가 준 배트가 부러져 아쉽다.”고 말했다.2회에는 볼넷으로 진루했지만 4회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서는 4구째 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5경기 21타석 만에 당한 올 첫 삼진이다.7회 선두 타자로 나온 네번째 타석에서도 좌완투수 사토 마사루의 몸쪽 싱커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9회에는 투수 땅볼에 그쳤다. 결국 이날 4타수 1안타 1볼넷으로 시즌 17타수 7안타, 타율 .412를 기록중이다.4회말 수비에서는 라미레스가 친 플라이볼을 떨어뜨려 타자주자를 살려주었다. 지난 시즌을 무실책으로 보낸 이승엽의 첫 에러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요미우리는 8회 대타 야노 겐지의 우월 투런포,9회 니시 도시히사의 솔로포 등으로 9-2로 승리,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4승1패로 리그 1위도 굳게 지켰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오거스타 ‘숲神’ 누굴 점지할까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오거스타가 또 붐비기 시작했다. 전세계의 톱클래스 골퍼들과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모여든 팬들이 ‘마스터스 주간’을 수놓고 있다. 올시즌 미프로골프(PGA) 투어 첫 메이저인 ‘명인 열전’ 마스터스가 7일 새벽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445야드)에서 70번째 막을 올린다. 전년도 PGA 상금 상위, 세계랭킹 상위 등 17가지 기준을 만족시킨 103명의 ‘명인’들이 출전한 가운데 4라운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펼쳐질 이번 대회의 초점은 언제나 그랬듯 타이거 우즈와 그외 선수들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 것이냐에 맞춰져 있다. 우즈와 마스터스의 인연은 무척이나 깊다. 메이저 첫승을 1997년 이 대회에서 거둘 당시부터 역대 최연소(21살), 역대 최저타(18언더), 역대 최다 타수차(12타차) 우승으로 폭풍을 몰고 온 그는 2001년 두번째 우승 때는 4개 메이저 연속 우승으로 ‘타이거슬램’이라는 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2002년엔 역대 7번째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지난해엔 네번째 챔피언에 올라 아널드 파머와 함께 다승 공동 2위로 올라서 잭 니클로스가 보유한 최다승(6승)에 2승만을 남겨놓고 있다. 경쟁자들도 우즈의 5번째 챔피언 등극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터. 우즈와 함께 ‘빅5’라 일컬어지는 비제이 싱(피지), 필 미켈슨(미국), 어니 엘스, 레티프 구센(이상 남아공)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세계랭킹 2위이자 2000년 마스터스 챔피언인 싱과 2004년 챔피언 미켈슨은 이미 한 차례씩 마스터스 챔피언의 상징인 그린재킷을 입어봤다는 점에서 호락호락하지 않고,US오픈 두 번과 브리티시오픈 한 번을 제패한 엘스와 US오픈 우승컵을 두 번 안은 구센도 그린재킷을 입겠다는 각오가 크다. 특히 지난주 끝난 벨사우스클래식에서 나흘 동안 무려 28언더파 260타의 맹타를 휘두르며 우승을 차지한 상승세로 2년만에 우승컵을 되찾겠다는 미켈슨의 의지가 돋보인다. 물론 ‘오거스타 숲이 점지한다.’는 마스터스 챔피언에는 의외의 인물이 선택될 수도 있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우즈에 아깝게 무릎을 꿇었던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짐 퓨릭(미국), 마이크 위어(캐나다), 애덤 스콧(호주), 채드 캠벨(미국) 등과 함께 지난 2004년 3위에 올라 마스터스에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는 최경주(나이키골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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