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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통신] 이대호 명실상부 리그 최정상급 타자 우뚝

    [일본통신] 이대호 명실상부 리그 최정상급 타자 우뚝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의 이대호(30)가 소프트뱅크 호크스와의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이대호는 18일 야후돔 방문경기에서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셋츠 타다시를 상대로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난 이대호는 4회초 두번째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출루했고 5회초 2사 1, 2루에서 내야안타를 치며 만루찬스를 잡았지만 후속타자 T-오카다가 범타로 물러나며 득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8회초 마지막 타석에선 바뀐 투수 오카지마 히데키를 상대로 우전안타를 친 이대호는 대주자 카지모토 유스케와 교체되며 전반기 일정을 끝냈다. 이날 경기에서 오릭스는 소프트뱅크와 안타수(8:9)에선 비슷했지만 3회말 터진 윌리 모 페냐의 투런 홈런(13호)과 2-3으로 추격한 6회말에 타무리 히토시의 도망가는 솔로 홈런(2호), 그리고 8회말 쐐기를 박은 대만 국가대표 출신의 리빙옌(1호)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 맞고 결국 2-5로 패했다. 전반기를 마감한 이대호는 타율 .302(298타수 90안타)로 이 부문 6위, 홈런 1위(15개), 타점 1위(56), 출루율 2위(.390), 장타율 2위(.513), 최다안타 5위(90개) 등 도루를 제외한 공격 부문 모두에서 리그 10위안에 드는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일본진출 첫해라는 점을 감안하면 빼어남을 넘는 리그 최강의 타자 중 한명이 됐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 싶다. 하지만 소속팀 오릭스는 이대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리그 꼴찌(32승 6무 45패, 승률 .416)로 전반기를 끝내며 아쉬움을 샀다. 5위 세이부 라이온스와는 6경기 차이가 나며 3위 라쿠텐 골든이글스와는 7.5경기 차이가 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후반기 행보가 급해졌다. 하지만 오릭스는 투타밸런스가 어긋나 있고 특히 팀 타율 .235(양리그 통틀어 꼴찌)가 말해주듯 변변치 않은 팀 타선의 개선 없이는 후반기 약진은 기대할수가 없는 형편이다.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이란 팬들의 비아냥이 충분히 수긍할만한 공격력인 셈이다. 객관적인 선수 구성과 대체할만한 선수들의 면면을 봐도 오릭스가 후반기 들어 타선의 부진에서 헤어나오기란 쉽지 않다는게 일본 언론의 대체적인 평가다. 결국 이대호 혼자만 잘해서는 올해도 포스트 시즌 진출은 힘들다는 뜻이다. 섣부른 예상일수도 있지만 만약 오릭스가 올 시즌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다면 감독 계약기간 마지막해인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 역시 내년엔 얼굴을 못볼수도 있다. 전반기를 끝낸 일본 프로야구는 양 리그 공히 전통의 강호 팀들이 상위권에 올라와 있다. 센트럴리그는 초반 부진을 뒤로 하고 어느새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1위에 올라와 있고 그 뒤를 주니치 드래곤스가 추격중이다. 3위 한자리를 놓고 히로시마 도요 카프와 야쿠르트 스왈로즈가 치열한 경쟁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기대했던 한신 타이거즈는 4위 야쿠르트에 5경기 뒤진 5위에 머물러 있는게 특색이다. 퍼시픽리그는 초반부터 치고 나간 지바 롯데 마린스가 전반기 막판까지 1위를 유지 했으며 니혼햄 파이터스가 2경기 차이로 지바 롯데를 추격중이다. 하지만 퍼시픽리그는 센트럴리그와는 달리 1위부터 5위 까지의 승차가 5경기 차이 밖에 나지 않기에 후반기 순위 싸움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일본 프로야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극심한 ‘투고타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개인 타이틀 역시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퍼시픽리그에서 3할 타자는 이대호를 포함해 6명 뿐이다. 하지만 타율 1위인 타나카 켄스케(.318)와 이대호의 차이가 얼마 되지 않기에 타율 1위 타이틀 역시 아직은 이대호의 추격권에 놓여 있다. 반면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리그에서 3명이나 될 정도로 리그 전체적으로 마운드 높이가 월등하다. 3점대 평균자책점 가지고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다. 센트럴리그는 퍼시픽리그보다 더욱 심각했다. 그나마 퍼시픽리그는 3할 타자가 6명이나 되지만 센트럴리그는 단 두명에 불과하다. 현재 타율 1위에 올라와 있는 아베 신노스케(.307)도 최근 경기에서의 부진으로 타율이 떨어지고 있고 2위인 사카모토 하야토(.304)역시 2할과 3할을 오르내리고 있는 형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올 시즌 센트럴리그에서 2할대 타격왕이 탄생되는 엽기스러운 일이 발생할수도 있다. 지금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2할대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적은 단일리그 시절이었던 1942년 요미우리 자이언츠 전신인 도쿄 교진군 소속의 고 쇼세이(呉波)가 타율 .286로 1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 하지만 당시엔 리그 수준이 낮았고 리그로써의 기틀이 완성되기 이전이라 큰 의미는 부여하기 힘들다. 1950년 양대 리그 출범 이후 아직까지 2할대 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했던 선수가 전무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21세기 야구에서 있을수 없는 일이 벌어질수도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투수는 4명이나 되며 센트럴리그 역시 3점대 평균자책점을 가지고선 선발 투수로 대접받기가 힘든 시즌이 되고 있다. 이러한 모든 상황을 종합해 보면 올 시즌 현재까지 이대호가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수 있다. 비록 꼴찌팀 오릭스에서 홀로 분투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부분이 미약하지만 선수 개인으로 봐서는 퍼시픽리그 최정상급 타자라 해도 무방할 정도다. 이대호의 활약이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어쩌면 지금까지 일본에 진출했던 한국 프로야구 출신 선수들 중 처음으로 개인 타이틀을 획득하는 선수가 되지 않을까 기대된다. 전반기를 끝낸 일본 프로야구는 20일 오릭스 홈 구장인 교세라돔에서 올스타 1차전을 시작으로 21일(마츠야마) 2차전, 그리고 하루를 쉰 뒤 23일 모리오카에서 3차전을 치른다. 이대호는 감독 추천 선수로 올스타 전에 참가하며 올스타 1차전이 자신의 홈 구장에서 펼쳐지기에 경기에 나설 것이 유력시 되고 있다. 일본야구통신원 윤석구 http://hitting.kr/
  • [길섶에서] 귀동냥/주병철 논설위원

    서당 개 3년에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다. 어깨너머로 눈여겨보고 배우다 보면 실력이 는다는 얘기다. 이른바 눈동냥이다. 비슷한 게 귀동냥이다. 귀동냥은 어떤 지식 따위를 정식으로 배우지 않고 남들이 주고받는 말을 곁에서 얻어 들어 알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귀에 들리는 얘기는 모두 귀동냥쯤으로 봐야 한다. 귀가 거저 얻어다 갖다주는 것이니 시쳇말로 공짜다. 귀동냥은 잘만 하면 엄청난 도움이 된다. 사람들이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를 신기한 듯 입에 올리게 되고, 이게 이곳저곳 퍼지면 그야말로 파장이 만만찮다. 좋은 의미에서는 구전(口傳) 마케팅으로 승화된다. 그런데 잘못 얻은 귀동냥은 큰 화를 부른다. 제대로 하지 않고 어설프게 하다가 큰코 다친 예가 허다하다. 짝퉁 귀동냥의 대가는 냉혹하다. 두 얼굴을 가진 귀동냥의 속성이다. 잘 들은 귀동냥과 잘못 들은 귀동냥의 결과는 이렇게 다르다. 세상만사가 그렇듯 공짜라는 건 득보다는 실이 많은 법이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씨줄날줄] 고래사냥/구본영 논설위원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 봐도/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통기타 가수 송창식이 1970년대에 발표한 ‘고래사냥’의 일부다. 기성의 굴레와 도시의 악취에서 벗어나려는 가사로, 시위 현장에서 많이 불린 탓일까. 한때 금지곡으로 묶였다. 조영남·윤형주·송창식 등 ‘세시봉 가수’들이 재조명되면서 고래사냥이 요즘 다시 애창되고 있다. 그러나 진짜 고래잡이는 시들해진 지 오래다. 1986년 한국이 국제포경위원회의 ‘상업용 고래잡이 모라토리엄(유예)’에 동참하면서다. 동해는 본래 고래가 많이 서식하는 바다로, 고래고기는 오래전부터 인기 식품이었다. 한때 울산·포항 등에는 고래고기 식당들이 번창했다. 장생포항도 고래잡이의 전진기지로 흥청거렸다. 정부가 며칠 전 26년간 금지해 온 포경을 내년부터 재개한다는 방침을 내놓자 역풍이 만만찮다. 국내외 환경단체는 물론 호주 총리와 미 국무부까지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는 고래 개체 수 증가에 따른 어업 피해 등 과학적 연구를 포경 재개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과학연구로 포장해 상업용 고래잡이를 일삼은 일본의 전례 탓인지 국제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물론 고래잡이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해야 한다는 논리가 아주 터무니없는 건 아니다. 동해에 서식하는 8만여 마리의 고래가 오징어·청어 등을 1년에 14만 6000t이나 먹어 치운다고 한다. 그래서 어민 보호 차원에서 연간 수십 마리의 고래를 잡는 게 무슨 문제냐는 것이다. 지난 5년 새 오징어 어획고만 15% 감소했다니…. 그러나 같은 논리를 내세웠다가 국제여론의 집중포화를 자초한 일본을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나 일본과 달리 고래고기가 인기 식품이 아닌 나라 사람들의 정서를 감안해야 한다. 불량 소년과 수족관 범고래의 우정을 다룬 영화 ‘프리 윌리’가 공전의 히트를 친 이유가 뭘까. 주인공 제시가 윌리를 ‘돌고래 쇼’장에서 바다로 돌려보내는 단순한 줄거리이지만, 감동할 준비가 된 정서가 이미 존재했기 때문이다. 정보기술(IT)의 발달과 K팝의 확산으로 우리의 국가 이미지가 높아진 상황이다. 어업권을 확보하려고 무조건 고래의 개체 수를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자칫 자충수가 될 수 있다. 동해 고래 개체 수의 증대로 인한 다른 어류 생태계 피해 등에 대한 보다 과학적인 근거를 대며 국제사회를 설득해야 할 듯싶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데스크 시각] MB의 마지막 사과/김성수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MB의 마지막 사과/김성수 정치부 차장

    이명박 대통령(MB)이 곧 대(對) 국민 사과를 할 것 같다. 친형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이번 주 내 구속될 가능성이 높다. 퇴출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으로부터 수억원의 돈을 받은 혐의다.이 전 의원이 대기업 사장을 지낸 6선 의원 출신으로, 지난 3월 공직자 재산등록 때 신고한 재산만 77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보면 쉽게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다. 청와대는 이미 내부적으로 사과문 작성을 어떻게 할지 검토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사과를 하게 되면 취임 후 다섯번째다. 미국산 소고기 파문, 동남권 신공항, 세종시 백지화 문제를 놓고 이 대통령은 이미 사과를 했다. 올 1월 신년연설에서 친·인척, 측근 비리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다. 주변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은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친·인척과 측근 비리라는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청와대는 친·인척, 측근 비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가장 뼈아픈 사과’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형님 일로 이 대통령이 다시 사과를 하게 된다면 마지막 사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사실상의 임기를 5개월여 남겨둔 상황에서 또 사과할 일이 생길 수는 있다. 하지만 그동안 MB의 사과가 진정성을 느끼기에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이번에는 내용이나 형식이 이전과 달라야 한다. 사과를 한다고 5년마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가 되풀이되는 부끄러운 역사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사그라지지는 않겠지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제대로 된 반성이 따라야 하는 것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이 대통령이 자주 얘기하던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는 말을 놓고,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 ‘도덕적으로 완벽하게 망가진 정권’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역대 대통령이 임기말이면 예외 없이 ‘친·인척 비리의 덫’에 걸려 흔들렸던 것은 우리의 부끄러운 치부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형 노건평씨 때문에 톡톡히 망신을 당했다.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던 건평씨는 ‘봉하대군’이라는 소리를 들으며 구설에 오르다가 결국 MB 취임 첫해인 2008년 11월 구속됐다. 이 정부 들어서도 ‘영일대군’, ‘만사형통’이라는 소리를 들었던 이 전 의원의 몰락이 임박한 것을 보면, 이 대통령이나 노 전 대통령은 모두 형님 관리에는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앞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형 기환씨와 동생 경환씨가, 노태우 전 대통령은 처사촌인 박철언 전 의원이 각각 비리혐의로 감옥살이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DJ)은 자식들 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다. YS는 차남 현철씨가 감옥에 갔고, DJ는 홍일·홍업·홍걸씨 세 아들 모두가 비리에 연루돼 ‘홍삼게이트’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직선제로 대통령을 뽑는 민주정권에서도 이런 비리가 끊이지 않는 것은 권력의 실세인 친·인척들을 감시할 제도나 기구가 없었고, 있었더라도 역할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대통령 친·인척 관리를 민정수석실 소속 민정1비서관실에 있는 감찰1팀에서 맡고 있다. 감찰1팀 인원은 10명에 불과하다. 감찰팀은 검찰, 경찰 등에서 들어온 각종 정보와 사설정보지(지라시)에 나온 첩보 등을 분석해 비리 사실을 확인하는데, 특별관리하는 대통령의 친·인척만 100명 안팎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민정수석은 정권의 최측근이 배치된다는 점에서 제대로 된 ‘감시’가 이뤄지기 어렵고, 때문에 정치색깔을 배제한 중도적인 인물 또는 별도의 기구로 친·인척 비리를 집중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당장 이번 12월 대선에 출사표를 던진 이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친·인척 관리를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말로만 “임기 중 측근 비리를 엄단하겠다.”고만 외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떻게 측근 비리를 막고, 비리가 생기면 ‘내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는 각오를 밝혀야 한다. ‘부끄러운 역사’는 이제 제발 끝내야 한다. sskim@seoul.co.kr
  •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神도 논리의 창조물 vs 진화, 神이 허락한 것

    진화론을 둘러싼 과학교과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안 그래도 더운 날, 뜨겁다 하려니 죄송하군요. ‘과학교과서에서 사라지는 진화론’<서울신문 5월 17일자 10면>이 처음 보도되더니,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에서 이를 우려한다는 보도(‘네이처 “한국, 창조론 요구에 항복”…우려표시’·서울신문 6월 7일자 9면)가 나왔습니다. 반격(‘교진추, 화학진화론도 생명기원과 무관’·서울신문 6월 15일자 11면)도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 와중에 ‘진화심리학’(데이비드 버스 지음, 이충호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펴냄)이 번역되어 나왔습니다. 진화론을, 생물학 너머 심리학에까지 적용시킨 겁니다. 진화론의 최전선쯤될까요. 진화심리학에는 두가지 비아냥이 따라다닙니다. 하나는 “헤겔 철학하냐.”는 겁니다. “존재하는 것은 모두 이성적이다.”라는 식의,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그런다.”는 식의 사후합리화 혹은 중언부언 아니냐는 겁니다. 이는 진화론이 단순한 유전자결정론처럼 오해받아 생기는 난점인데, 저자가 책 전반에 걸쳐 여러 재밌는 사례를 통해 나름대로 반박하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대체 문화는 어떻게 설명할래?”입니다. 진화심리학이란 짝짓기, 호전적 행위처럼 신석기 시대 이후 쭉 내려온 인류 공통 분모만 설명해줄 뿐, 인간이 창출해낸 개성적인 문화를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겁니다. 간단하게 말해 진화심리학이 가르쳐주는 것이라곤 기껏 “(인류가) 아직도 그대로네!”라는 겁니다. 책을 집어들었을 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이나 논증을 기대했는데, 책 끝부분 13장 ‘통합심리학을 향해’에서 문화 현상에도 “신선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다.”고만 해둡니다. 기대 섞인 전망 수준입니다. 아쉽습니다. 여하간 이처럼 진화론자들은 생물학을 넘어 심리학으로 진군하고 있는데, 왜 아직도 창조론과 씨름을 벌일까요. 번쩍 떠오르는 인물이 있을 겁니다. 그렇습니다. 2006년 ‘만들어진 신’(이한음 옮김, 김영사 펴냄)을 낸 리처드 도킨스입니다. 솔직히 의아했습니다. 뻔한 내용일 텐데 왜 600쪽에 육박하는 책을 썼을까 싶었습니다. 도킨스는 이미 ‘눈먼 시계공’(이용철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으로 창조론을 비판한 바 있었습니다. 그것도 1986년에 말입니다. 복잡하고 정교한 시계에는 시계공이 있듯, 더 복잡한 우주 만물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창조주가 있다는 게 시계공 논리입니다. 창조론을 옹호하는 대표적 논리로 꼽히지만, 정작 종교계는 그리 탐탁지 않게 여깁니다. 이성적으로, 논리적으로, 과학적으로 설명되어버린다면 그걸 신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신이라는 게 있다면, 그것은 이성, 논리, 과학을 뛰어넘는 어떤 도약이 아닐까요. 그래서 신을 시계공에다 비유하는 것은 결국 신의 자리를 이성에게 양보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알랭 드 보통의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박중서 옮김, 청미래 펴냄)가 대표적입니다. 보통은 이성을 신으로 모시자고 제안합니다. 무신론자의 성전을 만들자는 거지요. 영국 런던에다 짓겠다 해서 화제가 된 적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 책을 읽을 때 이성의 신에만 주목하지 말고, 이래서 종교계가 시계공 논리를 싫어하겠구나 하면서 읽으면 좋을 듯합니다. 어쨌든, 도킨스의 반박은 멋진 구석이 있습니다. 시계공 앞에다가 ‘눈 먼’(Blind)이라는 수식어 하나 붙이는 걸로 끝내 버렸으니까요. 그래 너희 말대로 이 우주에 시계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아마 눈이 멀었을 것이다, 라고 응수한 거지요. 그런데 왜 20년 뒤 ‘만들어진 신’을 또 내야 했을까요. 그것도 멋진 응수가 아니라 직설적으로 - 원제가 ‘The God Delusion’입니다. 단순히 만들어졌다가 아니라 ‘망상’이라는 거죠. - 비판해야만 했을까요. 그래서 ‘만들어진 신’에서 흥미롭게 읽히는 대목은 도킨스의 ‘논증’보다 ‘연민’입니다. 여러 얘기가 있지만 한가지만 꼽자면, 세계적 학자 밑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 두 개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가 지구 나이는 1만년에 불과하다는 근본주의 기독교의 창조론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답니다.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요. 진화론 없는 교과서로 공부한 학생들이 나중에 자연과학자가 되었을 때 “신앙과 배치되는 연구를 할 수 없다.”며 연구실을 박차고 나가는 사건이 벌어질까요. ‘눈먼 시계공’ 이후 ‘만들어진 신’을 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은 세를 크게 불린 기독교 원리주의에 대한 과학자로서의 위기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당시가 기독교 원리주의 부시 정권 집권기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듯합니다. 이쯤에서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려봅시다. 테리 이글턴의 ‘신을 옹호하다’(강주헌 옮김, 모멘토 펴냄)입니다. 맞습니다. 이 사람, 종교를 아편 취급하는 마르크스주의자입니다. 그런데 스스로는 독실한 천주교 신자입니다. 도킨스, 그리고 좌파 무신론자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도친스’라 합쳐부르면서 강하게 비판합니다. 타깃은 주로 히친스 쪽입니다만. 그 맥락을 자세히 얘기하기엔 그렇고, 이 사람 한국에 왔을 때 한마디 남깁니다. “이미 오래전 토마스 아퀴나스는 창조론을 틀렸다고 했다. 과학이 뭐라 하건 말건, 신학 입장에서 우주의 기원 따윈 없다는 것이다.” 놀랍지 않습니까. 중세 신학의 거장 아퀴나스가 이미 창조론 따윈 틀렸다 말했다니! 진화론과 무관하게 원래 신학의 창조론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의 창조론이 아니라는 겁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 무신론도 일종의 신념체계라는 점에서 종교적이라 지적하면서, 종교 문제를 회피한 채 공리주의로 퇴각해버린 무신론보다 차라리 제대로 된 유신론이 훨씬 낫다는 입장에 섭니다. 이 주장은 한국에서 거의 연예인급 대접을 받는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이창신 옮김, 김영사 펴냄)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10강 ‘정의와 공동선’ 가운데 ‘중립을 지키려는 열망’ 부분입니다. 한번 비교해서 음미해볼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한 권이 있습니다. 800쪽이 넘어갈 정도니 좀 두껍긴 한데 ‘서양문명을 읽는 코드, 신’(김용규 지음, 휴머니스트 펴냄)입니다. 고백하자면, 서양문명 통사쯤으로 생각하고 집었습니다. 신학 논쟁만 빼곡하더군요. 그래서 처음엔 돈 아까워서 꾸역꾸역 읽었는데, 책을 덮은 뒤에는 저의 착각이 무척 고마워졌던 책입니다. 3부에서 창조론과 진화론의 양립주의, 그러니까 둘은 모순되지 않는다고 논증합니다. “열렬한 유신론자이면서 진화론자일 수 있다.”는 다윈의 말과 “신의 섭리가 효력을 지속시키더라도 많은 것은 우연적이다.”라는 아퀴나스의 말에 주목합니다. 저자는 이 두 부분을 정교하게 결합시키는데 너무 길어지니까 여기선 짧게 일부만 인용하지요. “아퀴나스와 다윈이 600년이라는 세월을 건너뛰어 만나 이구동성으로 ‘만물은 우연에 의해 자발적으로 진화하지요.’라고 말한다 해도, 하나는 ‘피조물에 자유를 허락한 신의 사랑’에 대해 말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진화의 맹목적성’에 대해 말하는 겁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언어 놀이’를 하고 있다는 얘기에요.” 고상하게 말하자면 신과 인간 사이에는 심대한 질적 차이가 있다는 것이고, 수준 낮게 말해서 과학과 신학은 노는 물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이러고 보니 창조론과 진화론 싸움은 어째 허깨비 싸움 같아지는군요.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FA컵] 수원, 서울 꺾고 8강 갔는데…

    ‘한국판 엘클라시코’ 서울-수원전이 폭력전으로 번졌다. 수원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16강전에서 서울을 2-0으로 이겨 8강에 안착했다. 후반 추가시간 선수들 간 멱살 소동이 일어난 데다 경기 후 일부 극성팬들이 서울 선수단 버스를 막는 등 난동을 부리며 경기가 폭력으로 얼룩졌다. 서울-수원 구단 직원 간 주먹다짐으로 서울 직원이 병원에 후송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경기는 시작 4분 만에 공격수 라돈치치가 김진규의 태클에 부상당해 교체 아웃되며 육탄전을 예고했다. 양팀은 심한 태클로 경기를 끊는가 하면 전반 28분에는 끝내 이용래(수원)가 머리에 붕대까지 감고 뛰었다. 서울은 전반 13분 몰리나가 얻은 페널티킥이 정성룡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평정심까지 잃었다. 이후 서울은 전반 40분 오범석이 올린 크로스가 김주영의 발에 맞아 굴절돼 자책골을 기록한 데다 후반 8분 프리킥 상황에서 스테보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0-2로 무너졌다. 울산은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몰아치며 ‘디펜딩챔피언’ 성남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울산은 전반 7분 에벨톤에게 페널티킥을 내준 뒤 줄곧 끌려갔으나 후반 43분 김신욱이 동점골을 넣었고, 3분 뒤 마라냥이 경기를 뒤집었다. 내셔널리그팀 중 유일하게 16강에 오른 고양 KB국민은행은 인천에 승부차기 끝에 4-3으로 이겨 극적으로 8강에 올랐다. ‘호남더비’에서는 전북이 이동국의 골로 전남을 1-0으로 꺾었고 포항은 광주FC에 3-1로 승리했다. 경남은 강원FC를 1-0으로, 제주는 대구를 2-0으로 눌렀다. 대전은 상주를 승부차기로 누르고 8강에 합류했다. 강동삼·성남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고구려 성까지 만리장성으로 덮어씌워서야…”

    “고구려 성까지 만리장성으로 덮어씌워서야…”

    중국이 6000㎞에 이르는 만리장성을 2만㎞에 이르는 삼만리장성으로 확대했다는 소식에 학계는 술렁이고 있다. 이 문제를 두고 7일 김운회 동양대 교수와 이메일로 인터뷰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배운 고조선은 가짜다’(역사의아침 펴냄), ‘대쥬신을 찾아서 1·2’(해냄 펴냄), ‘삼국지 바로 읽기’(삼인 펴냄) 등을 내면서 국수주의에 치우치지 않고 고대사를 연구해 왔다는 평을 받아 왔다. ●“한반도까지 중국땅이라 말하려 무리수” →먼저 만리장성이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 -대개 진시황이 흉노족을 막기 위해 만든 것으로 알지만,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명나라 때인 15~16세기에 대대적으로 고쳐진 것이다. 명 태조 주원장의 건국이념이 “오랑캐를 몰아내고 한족의 부흥을 이룩한다.”(驅逐胡虜恢復中華)였다. 한나라 이후 북방유목민의 지배를 받다가 이제야 한족 정권을 만들었다는 뜻이다. 그런 명나라가 만리장성에 손댔기 때문에 당연히 만리장성은 한족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기네 땅이다. 일부는 기존 만리장성을 고치고, 여기다 험한 산세나 암벽을 이용해 장책(長柵), 변장(邊牆), 변문(邊門)을 추가로 만들었다. 이는 기존 만리장성에다 현재의 랴오닝성(遼寧省)을 연결한 것이다. 그러니까 한족은 만리장성 이남과 요동반도 정도만 자기네 땅이라고 본 것이다. →만리장성이 삼만리장성으로 불어나는 과정은 어떠했나. -2000년대 중반까지 만리장성의 총길이가 6000㎞이고 동쪽 끝은 베이징 인근 산해관(山海關)이라는 데 아무 이의가 없었다. 근거를 들라면 사기(史記)를 비롯해 수많은 자료가 있다. 그런데 중국은 2009년 랴오닝성 단둥지역, 그러니까 압록강 하구의 박작성(泊灼城)을 호산장성(虎山長城)으로 둔갑시켰다. 이 성은 당나라 침입을 막기 위해 고구려가 쌓은 성이다. 648년 당 태종의 침입에도 함락되지 않았다는 기록도 있다. 성쌓기 방식이나 출토유물이나 고구려식 우물 등으로 봐서도 분명히 고구려성이었다. 그런데 2004년부터 호산장성을 복구한답시고 고구려 유물을 훼손하고 고구려산성 위에다 중국식 만리장성을 덮어씌워 버렸다. 거기다 한족의 조상인 황제 동상까지 세웠다. 정말 웃기는 것은 중국은 이 성이 명나라 때 여진족을 물리치기 위해 지은 것이라고 우기는데, 실제 성의 구조를 보면 각종 수비시설이 남쪽에 몰려 있다는 사실이다. 여진족을 견제하려고 했다면 북쪽에 수비시설이 몰려 있어야 하는데 말이다. 이렇게 무리수를 두는 것은 요동반도를 넘어 만주, 압록강 일대는 물론 한반도 북부까지 모두 자기네들 땅이라 말하고 싶어서다. ●“개라 부르더니… 중화민족이라 우겨” →우리 고대 사학계가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많다. -사실 중국보다 우리 책임이 더 크다. 한족이 북방유목민을 분열시키기 위해 지어낸 주장들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예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가령 삼국사기를 보면 말갈족이 지금의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했음이 드러난다. 그런데도 우리는 말갈하면 무슨 미개한 북방 오랑캐 취급을 한다. 조선시대 소중화에서 벗어나질 못해서다. 우리 고대사는 시베리아-몽골-만주-한반도로 이어지는 유목민의 역사다. 서쪽으로는 전연과 북위, 동쪽으론 고구려와 백제, 신라까지 모두 이어진다. 이런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면 싸움은 점점 어려워진다. →중국도 학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법도 한데 왜 이러는 건가. -만리장성의 강력한 상징성을 활용해 현재 정치적 필요성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다. 그런데 한번 되돌이켜 생각해 보자. 역사적으로 한족과 사이(四夷)를 구분한 뒤 물과 기름 같다는 둥, 절대 융합될 수 없다는 둥 해온 것은 그들 자신이다. 한족은 한국인을 아예 예맥(濊貊)이라 불렀다. 똥고양이다. 다른 민족들도 개, 돼지, 승냥이라고 불렀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개, 돼지, 승냥이도 중화민족이라고 우긴다. 통일적 다민족 국가론이라는 이데올로기에 끼워 맞추는 것이다. ●“동북아재단, 북방사 연구자 위주 개편을” →대응방법이 있을까. -동북공정이라고 법석을 떨지만 사실 이 문제는 195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 중국 중등 교과서를 보면 타이완, 한국, 필리핀을 회복해야 할 영토로 명시해 뒀다. 이제 비로소 그 실체가 하나둘씩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일단 동북아역사재단을 대대적으로 개편해야 한다. 일본과의 문제가 독도 문제 정도라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우리 역사 자체를 말살하는 작업이다. 어느 것이 더 시급한가. 북방사 연구자 중심으로 뜯어고쳐야 한다. 여기다 중국의 역사전쟁은 한국뿐 아니라 주변 민족 모두를 대상으로 삼고 있다. 이들과의 연합같은 것도 고려해 봐야 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커버스토리-스마트폰의 노예들] PC 온라인서 스마트폰까지… 게임에 빠진 대한민국

    [커버스토리-스마트폰의 노예들] PC 온라인서 스마트폰까지… 게임에 빠진 대한민국

    온라인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와우)를 7년여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즐겨온 회사원 장모(30·여)씨는 최근 스마트폰 온라인 게임 ‘오더 앤 카오스’에 빠졌다. 와우와 흡사한 시스템인데다 채팅, 파티맺기(팀 구성)까지 할 수 있는 등 PC를 이용한 온라인 게임과 전혀 다를 바가 없어서다. 장씨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할 수 있다는 점에도 매료됐다. 출퇴근길이나 심지어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도 몰래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그는 “인던(인스턴스 던전의 약어로, 일부 사용자에게만 활성화되는 게임 속 공간) 사냥이나 대규모 공격대 레이드(공격)를 다니려면 PC방이나 집에 갇혀서 4~5시간을 내내 모니터 앞에만 앉아 있어야 하는데 스마트폰으로 즐기면 그러지 않아도 돼 좋다.”고 말했다. PC 온라인 게임에 빠져 중독 증세를 보였던 이들이 스마트폰에도 빠져들고 있다. 스마트폰의 사양과 성능이 향상되면서 고사양 PC에서만 구동됐던 대용량 온라인 게임이 스마트폰에서도 일부 구현된 까닭이다. 국내 유명 게임업체 관계자는 “PC를 이용한 인터넷 게임 시장이 스마트폰 앱게임 개발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의 ‘2011년 인터넷중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PC 인터넷 중독자 4명 가운데 1명(25.0%)이 동시에 스마트폰 중독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중독 고위험군 가운데서는 절반에 가까운 43.8%가 스마트폰 중독자였다. 반면, 스마트폰 사용자 가운데 인터넷 중독자는 10명 가운데 1명(9.1%)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폰 미사용자 가운데 인터넷 중독자 역시 6.8%에 그쳤다. PC 인터넷 중독자들이 스마트폰 중독 증세를 함께 보이는 경우가 더 많다는 의미다. 역으로 스마트폰 중독자가 인터넷 중독자가 될 가능성은 비교적 덜하다. 어기준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 소장은 “온라인 게임 등 PC를 통한 인터넷 활용도와 중독률이 가장 높은 10대와 20대 층이 스마트폰 이용에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PC 인터넷 중독이 스마트폰 중독으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어 소장은 “사람도 자주 만나야 사랑에 빠지듯 중독의 핵심은 접근성에 있는데, 스마트폰의 경우 컴퓨터보다 접근성이 훨씬 높기 때문에 그만큼 중독되기가 더 쉽다.”면서 “스마트폰은 개인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고, 액세서리 개념까지 가미돼 있어 컴퓨터보다 애착심이 크기 때문에 중독성을 더욱 키우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또 스마트폰의 발달로 PC 사용 빈도가 점차 줄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스마트폰이 컴퓨터의 기능을 대부분 대신할 정도로 발달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PC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지 못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체로 중독자일 가능성이 높다. 정보화진흥원이 지난해 11월 내놓은 ‘스마트폰 중독 진단척도 개발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성인 가운데 ‘스마트폰을 사용해도 인터넷 사용이 줄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이 55.2%에 달했다. 청소년의 경우 33.9%였다. 스마트폰 출시 이후에도 2명 가운데 1명은 PC를 통한 인터넷 사용시간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즐기는 조모(24·여)씨는 “기존 MMORPG(대규모 다중 사용자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유저들은 수년간 공들여 캐릭터를 키워 왔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도 PC 온라인 게임을 손에서 쉽게 놓지 못한다.”고 말했다. PC 인터넷 중독과 스마트폰 중독은 사용 동기에서 차이가 났다. 정보화진흥원 측은 “스마트폰 중독에는 자기과시, 체면차리기, 인정을 받고 싶은 심리가 반영돼 있지만 인터넷 중독에는 현실도피, 도전·성취를 위한 심리가 반영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산만함을 부추긴다면, PC 인터넷은 우울증을 심화시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금단·내성·의존·초조·불안·강박 등 특성을 보이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하고 있는 듯한 환상적 느낌을 받고, 일상 생활에 장애를 겪는다는 점 등은 중독자들의 공통된 특성으로 꼽힌다. 이영준·명희진기자 apple@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울산 “전북 물먹인 가시와 나와라”

    프로축구 울산이 조 1위로 16강에 진출, 전북을 벼랑 끝으로 밀어뜨린 가시와(일본) 설욕에 대신 나선다. 울산은 16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FC 도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마지막 6차전에서 전반 37분 강민수의 선제골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4승2무(승점 14)로 도쿄(3승2무1패·승점 11)를 제친 울산은 조 1위로 단판 승부인 16강전에 진출, 30일 홈으로 H조 2위 가시와를 불러들여 8강 진출을 다툰다. 도쿄는 같은 날 H조 1위 광저우(중국)와 맞붙는다. 이근호와 마라냥을 앞세운 울산이 측면 돌파로 기회를 엿본 것과 달리, 도쿄는 중원에서 기회를 엿보며 울산 문전을 노렸다. 먼저 울산이 웃었다. 김승용의 프리킥을 반대쪽 포스트로 쇄도하던 곽태휘가 헤딩으로 연결했고, 이를 도쿄 골키퍼가 간신히 걷어내자 마라냥이 다이빙 헤딩을 시도했다. 그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나온 것을 강민수의 오른발이 골문 안으로 밀어넣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승용 대신 김신욱을 투입한 울산은 마라냥을 측면 미드필더로 돌리면서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제공권 장악을 노렸다. 이렇게 함으로써 공격 루트가 다양해졌고 상대 수비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또 후반 27분 체력이 떨어진 중앙 미드필더 김동석 대신 이호를 넣어 안배하고, 후반 33분에는 마라냥 대신 윙백 최재수를 넣어 수비를 공고히 했다. 도쿄는 후반 43분 가지야마가 날린 회심의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면서 반격에 맥이 풀렸다. E조의 애들레이드(호주)는 감바 오사카(일본)를 2-0으로 누르고 4승1무1패(승점 13)로 조 1위를 확정, 29일 G조 2위 나고야(일본)과 16강전에서 격돌한다. 포항은 타슈켄트의 자르 스타디움에서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의 후반 3분 가푸로프에게 빼앗긴 선제골을 끝내 만회하지 못하고 0-1로 졌다.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16강에 합류할 수 있었던 포항은 3승3패(승점 9)에 그쳐 분요드코르(3승1무2패·승점 10)에 2위를 내줬다. 분요드코르도 29일 G조 1위 성남을 찾아 8강 진출을 겨룬다. 한편 광저우의 이장수(56) 감독은 태국 부리람에서 귀국길에 오르기 전인 이날 오전, 구단으로부터 경질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국내 한 스포츠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어느 정도 예견했던 일이기에 놀라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홀가분하다.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진보의 붉은 장미’ 이정희 시들다

    ‘진보의 붉은 장미’ 이정희 시들다

    1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여론분석업체 소셜트리가 발표한 트위터 여론동향에 따르면 통합진보당 폭력사태 이후 이에 대처하는 이정희(43) 전 공동대표의 태도에 대한 비판이 급증했다. 폭력사태 방조 내지는 자파이익 보호에 급급하다는 비판이다. ‘진보의 붉은 장미’ 이 전 공동대표가 이처럼 급격히 시들고 있다. 소셜트리가 지난 13일 하루 트위터에서 ‘이정희’를 언급한 2만 4860개의 트위트 내용을 분석한 결과 경선부정 및 폭력사태와 관련해 이 전 공동대표를 비판하는 트위트가 8791개에 달했다. 우호적인 트위트는 1495개에 그쳤다. 한때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이 전 공동대표가 수구좌파 기득권의 아이콘으로 변했음을 보여 준다. 이 전 공동대표에게는 각종 화려한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2009년에는 국회의원이 뽑은 ‘후원하고 싶은 여성 정치인’ 1위에 올랐고 2010년에는 차세대 여성리더 300인 중 1위에 뽑혔다. 지난해에는 트위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정치인 1위에 오를 정도로 정치인으로서의 탁월한 이력을 쌓았다. 그런 이 전 공동대표가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기득권 수호에 몰입하며 “당권교회의 부흥사로 전락한 듯”한(한인섭 서울대 교수) 모습을 보여 주며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 대통령감”, “13대 국회 노무현 의원을 보는 듯”하다던(이해찬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이 전 공동대표가 불과 몇 주 만에 참담하게, 무서운 속도로, 완벽하게 무너져내리고 있다. 그의 급추락은 태생적 한계라는 지적도 있다. 그에 대해 “민족해방(NL) 계열 경기동부연합이 오랫동안 대중정치인으로 키웠다.”는 지적이 있다. 진보정당 통합과정에서 이 전 공동대표가 특정 사안에 대해 합의를 한 뒤 당권파와 논의하고 돌아와 자꾸 뒤집어 “이정희는 주사파의 기획상품, 꼭두각시일 뿐”이라는 깃털론까지 있었다. 통합진보당 당권파는 그에 대한 공격을 마녀사냥이라고 항변하지만 이 전 공동대표에 대해 ‘천의 얼굴을 가졌다.’는 혹평도 나온다. 그녀가 국회의원이 된 후인 2008년 기륭전자 근로자들을 위해 단식농성을 해 감동을 줬으나 그 전 해에는 회사 측의 편에 서는 변호 활동을 한, 즉 노조탄압 변호사였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4·11 총선에서 유권자 219만 8082명이 통합진보당에 정당투표를 했다. 정당지지율이 10.3%였으나 최근 사태로 반토막이 났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진보의 허기(虛飢)/진경호 정치부장

    통합진보당 경선 부정 사태의 중심에 선 이석기 비례대표 당선자의 이런저런 말 가운데 눈에 띈 단어는 미안하지만 ‘라면과 김밥’이다. 최근 한겨레와의 통절(?)한 인터뷰에서 그는 “라면, 김밥 먹으면서 지난 10년간 하루 18시간씩 일했다.”고 했다. 통합진보당 NL(민족해방) 그룹의 핵심이라는 그는 광고기획사 CNP전략그룹을 운영하면서 그렇게 불철주야 진보진영의 선거에 헌신했노라 말했다. “운동권과 거래해서 돈 번 데는 없다.”고 했다. 그가 지난달 19대 국회 총선에 출마하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액은 7억 6128만원이다. 19대 총선 당선자 300명의 평균 재산신고액 20억 4863만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러나 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당 평균 자산 2억 9765만원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그런 그가 라면과 김밥을 먹었다면, 재산이 그의 절반도 안 되는 국민 대다수는 라면과 김밥 중 하나는 포기했어야 할 법하다. 많다면 많은 재산이건만, 그는 그렇게 배고파했다. 이석기의 정치적 허기(虛飢)는 사실 그만의 것이 아닐 듯하다. 단 한 번도 정권을 잡아보지 못한 좌파진영 모두의 것일지 모른다. 1970년대 유신독재와 1980년대 신군부 정권에 맞서 싸우며 감옥에서 청춘을 보냈다. 1990년대엔 자본권력에 맞서 싸우느라 아스팔트를 헤맸다. 그런 희생 위에서 ‘민주노동당’이라는 간판으로 제도권 정치의 한 귀퉁이에 조그만 좌판을 폈고, 10년이 지난 지금 4·11 총선에서 13석을 확보하며 마침내 차기 정권의 한쪽을 거머쥘 티켓을 손에 넣었다. 김영삼은 군사정권 세력과 손잡았고, 김대중은 5·16 쿠데타의 주역 김종필과 손잡았고, 노무현은 이 나라 대표재벌 정몽준과 손잡았다. ‘적과의 동침’으로 점철된 그런 정권 쟁투사와 비교하면 정책과 이념을 고리로 한 민주통합당과의 연대는 정치사적으로도 얼마나 멋진가. 우리는 누구보다 당당하고 자랑스럽다. 풍찬노숙을 이겨내고 마침내 잘 차려진 밥상 앞에 앉은 지금, 민주당과의 공동정부 구성이 눈앞에 어른대는 지금, 그 허기는 그래서 칼에 베인 듯 더 아리다. 이 고비만 넘기면, 이 고비만 넘기면…. 대망의 정권 교체와 공동정부 구성이라는 ‘대의’ 앞에서 지금 불거진 경선 부정 논란은, 이렇게 커져서는 안 될 작은 에피소드다. 유시민 같은 진보 아류들이 만든 덫이고, 보수 세력의 마녀사냥이다. 지금까지 그랬듯, 이겨내야 한다. 이정희와 이석기, 그리고 통합진보당 당권파로 불리는 수만명은 그래서 지금의 경선 부정 논란이 억울한지 모른다. 그러나 이 ‘수만명’을 바라보는 이 시대, 이 땅의 나머지 수천만은 이런 억울한 그들이 안타깝다. 군사독재 타도를 외치면서 안으로는 ‘까라면 까’라는 군사문화를 답습했던 그들, 민주를 외치면서 정작 자신들은 목적 앞에서 수단을 정당화했던 그들, 그런 30년 전 학생 운동권의 악폐를 지금껏 떨치지 못한, 오늘의 안타까운 그들. 이들이 딱한 건 장삼이사만이 아니었을까. 진보진영의 어른들이 보다 못한 듯 나섰다. 서울대 백낙청 교수 등 ‘희망2013 승리2012 원탁회의’ 멤버들은 9일 성명을 내고 “진보당의 폐습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재창당 수준의 갱신을 촉구했다. 한데 다음 말, 귀가 번쩍 뜨인다. “진보개혁세력 연대를 재구성해야 한다. 아직 정당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안철수 지지세력까지 끌어안아야 한다.” 진보당에 든 회초리는 시늉이고, 하고픈 말은 ‘어서 안철수를 잡아라’인가. 정녕 그런가. 많은 국민들이 진보당에 의해 난도질당한 민주적 절차의 시신(屍身) 앞에서 가슴을 떨고 있는데, 진보의 어른들은 안철수, 대타(代打)를 말하는가. 그게 진보(progress)인가. 진보당의 민주주의 훼손을 연말 대선 공식에 끼워넣어 이리 재고, 저리 재는 게 시대를 앞서가는 것인가. 정치적 굶주림으로 따지면 이정희, 이석기, 당권파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는다. 어떤 부모도 아이의 잘못 앞에서 이렇게 꾸짖지는 않는다. jade@seoul.co.kr
  • 어버이날, 이석기 페이스북에 웬 카네이션?

    어버이날, 이석기 페이스북에 웬 카네이션?

    ‘선생님에서 어버이로?’ 당권파의 조직 기반인 경기동부연합의 ‘실세’로 알려진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자의 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페이스북에 지난 8일 ‘카네이션’이 등장했다. 비례대표 후보경선 부정 논란으로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그를 응원하는 차원에서 어버이날을 맞아 대학생들이 카네이션 사진을 올린 것이다. 당 안팎에서는 9일 “친애하는 어버이 수령이냐.”는 비아냥이 터져 나왔다. 어버이날 당일, 당권파의 영향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학생위원회 소속 대학생 조모씨는 이 당선자의 페이스북 담벼락(게시공간 명칭)에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갑시다’ 오늘도 가슴에 굳건히 새기며 사진 한 장 올립니다. 오늘이 어버이날이네요.”라며 카네이션 사진과 함께 글을 썼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씨는 “많은 동지들이 대표님께 힘이 돼 드려야 할 시기에 오히려 힘을 받고 있습니다. 부서지더라도 그 단단함을 잃지 않는 돌처럼 이 난관 함께 뚫어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라며 카네이션 사진을 실었다. 이를 놓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는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올린 것은 그만큼 이 당선자의 당권파 내의 높은 위상을 보여주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대학생총연합회 내 경기동부총련 출신의 한 인사는 “일부 운동가 중에 이 당선자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있었을 정도다. 이름도 함부로 부를 수 없는 존재처럼 신성시됐다.”고 설명했다. 진보당 관계자는 “북한 당국이 ‘김일성·김정일’ 부자를 ‘아버지’로 지칭한 것과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당선자에 대한 당권파의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라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대변녀’ 장애인 실수 결론…“마녀사냥 이제그만” 네티즌 자성 목소리

    최근 인터넷을 달군 ‘분당선 대변녀’ 사건이 불과 한나절도 안 돼 정신지체 장애인의 ‘실수’였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섣부른 마녀사냥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잇단 ‘○○녀’ 시리즈를 잇는 ‘분당선 대변녀’ 사건을 비롯해 ‘채선당 사건’, ‘악마 에쿠스’ 등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킨 사건들의 실체적 진실이 처음 알려진 것과는 다른 것으로 밝혀지자 사진 한 장으로 성급하게 판단하지 말자며 자제를 요청하는 글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 이른바 ‘분당선 대변녀’ 사진은 25일 오후 들어 인터넷에 떠돌기 시작했다. 한 커뮤니티에 ‘내 친구가 분당선을 탔는데’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사진에는 지하철 분당선의 객차 바닥 한가운데 배설물과 휴지 등이 놓여 있었다. 이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분당선 객차 안에서 한 여자가 배변을 했고, 승객들이 이를 지켜봤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자 네티즌들은 이 사진의 진위에 의문을 제기했다. “왜 사람들이 피하지 않고 가만히 있나.”, “다른 ‘○○녀’ 시리즈와는 달리 목격자가 없다.”는 의문이 트위터 등 SNS에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자신이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한 네티즌이 “정신지체 장애인으로 보였다.”는 의견을 SNS에 올리면서 ‘분당선 대변녀’ 사건은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불가피하게 빚어진 실수로 결론지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이 예전처럼 물불 안 가리고 대드는 게 아니라 냉정하게 사안의 겉과 속을 따지고 드는 성숙함을 보인 것이다. 배정근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글이나 사진 자체가 앞뒤 맥락을 잘라낸 것이라 자칫하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네티즌들이 학습한 결과”라면서 “사회에서 흔히 일어나지 않는 아주 특이한 사건을 하나하나 인터넷에 올려 공론화하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네티즌들이 느낀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프로축구] 서울은 전반 2골 울산은 후반 2골

    프로축구 울산과 서울이 난타전 끝에 무승부를 기록했다. 울산은 25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8라운드 대결에서 데얀(서울)에게 전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지만 후반 고슬기와 마라냥이 2골을 합작하며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승점 1씩을 나눠가진 울산(5승3무1패·승점 18)과 서울(4승4무1패·승점 16)은 순위 변동 없이 각각 3, 4위를 유지했다. 지난 21일 제주에 종료 직전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친 서울은 이날 또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3경기 연속 무승부를 이어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사설] 공직자의 위장 전입 언제부터 면죄인가

    김기용 경찰청장 후보자가 위장 전입을 시인했다. 고교생 딸의 전학을 위해 딸의 친구 어머니 주소로 주민등록을 이전했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는 “실정법을 위반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져야 할 불법행위를 저질러 놓고 어물쩍 넘기려는 김 후보자의 법적·도덕적 인식이 오히려 안타깝다. 김 후보자만 자식을 키우고, 교육에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모든 부모가 위장 전입을 하는 것도 아니다. 힘없는 일반 국민은 엄히 처벌받는데 검찰·경찰 총수는 사과 한마디면 없던 일로 될 수 있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법치를 이른바 힘 있는 사람들이 무너뜨리고 있다는 비판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명백한 불법행위인 위장 전입이 현 정권의 고위 공직자에겐 범죄가 아니라 오히려 훈장이나 통과의례처럼 돼 버렸다. 총리나 장관, 권력 기관장치고 위장 전입 딱지가 안 붙은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현 정권 검찰총장 전원이 위장 전입 전력자이니 말해 무엇하겠는가. 지난 4년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자 중 위장 전입으로 처벌받은 사람은 없다. 일반 국민 6800여명은 위장 전입으로 처벌받았는데 말이다. 이쯤 되면 권력이 있으면 무죄요, 권력이 없으면 유죄라는 비아냥이 과장만은 아니잖은가. 위장 전입한 고위 공직자가 너무 많아 당사자나 국민이나 이젠 ‘만성’이 돼 버렸다고는 해도 국민의 마음마저 괜찮은 것은 아니다. 국민은 위장 전입을 한 고위 공직자에게 ‘면죄부’를 준 적이 없다. 국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렸다면 김 후보자 같은 사람을 더 이상 고르지 말았어야 했다. 또 인사청문회에서 사과 한마디로 ‘면죄’되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더구나 김 후보자가 맡겠다는 자리는 나라의 기강을 세우고 법을 집행해야 하는 곳이 아닌가. 국민이 국회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 [오늘의 눈] ‘비뚤어진 호기심’은 이제 그만/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비뚤어진 호기심’은 이제 그만/이영준 사회부 기자

    “성인가수 A씨가 도대체 누구야.” 지난 한 주 동안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질문을 받았다. 유명 연예기획사 대표의 연예인 지망생 성폭행 사건에서 가수 A씨가 공범으로 지목됐다는 보도가 나간 후부터다. 다들 호기심에 몸이 단 듯했다. 일반적으로 성폭행 기사는 사태의 심각성을 밝혀 재발을 막기 위한 차원에서 다뤄진다. 이번 기사 역시 연예기획사의 병폐를 솎아내기 위한 목적이다. 당연히 피의자의 혐의와 행위의 개요가 중요하다. 연예인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관심이 한층 커질 수는 있다. 문제는 비뚤어진 호기심이다. 네티즌들의 시선은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섰다. 주범 장모(51) 대표에 대한 비난보다 “A씨가 누구냐.”, “성폭행한 남성 아이돌은 OOOO”, “피해 연습생 가운데 데뷔한 사람도 있다면서”라는 댓글이 더 많았다. 당사자가 알려졌다면 인터넷에서 난도질당할 것은 자명하다. 경찰서에 “A씨가 누군지 알려 달라.”는 문의 전화도 폭주했다. 마치 수사를 하듯 정황증거를 모아 용의자를 유추하는 네티즌도 나타났다. 일부 언론도 불을 지폈다. 해당 소속사를 소개하면서 사건과 무관한 다른 연예인들의 실명을 거론했다. 때문에 소속사의 가수와 아이돌이 피의자로 오해를 사는 등 곤욕을 치렀다. 심각한 명예훼손이 아닐 수 없다. 이미지가 생명인 연예인들에게는 ‘살인’과 다름없다.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결과다. 인터넷은 역기능도 만만찮다. 허위 사실마저도 진실인 양 가공되기 일쑤다. 연예인 자살사건 등 인터넷의 마녀사냥이 부른 폐해는 이전에도 많다. 더구나 성폭행 사건이다. 퇴행적 관심의 불을 끌 때도 됐다. 범죄자는 반드시 단죄해야 하지만 선의의 피해자를 낳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언론도 정도(正道)를 생각해 봐야 할 때다. 클릭 수를 위한 ‘낚시기사’에 얽매이고 있지는 않은가 말이다. “무심코 누른 마우스 클릭이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엄연한 현실을 되짚어 봤으면 한다. 보다 엄격한 성폭행 보도 준칙이 필요하다. apple@seoul.co.kr
  • [오늘의 눈] 조현오와 이경백 ‘기이한 악연’/백민경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조현오와 이경백 ‘기이한 악연’/백민경 사회부 기자

    조현오 경찰청장과 ‘룸살롱 황제’ 이경백. 전혀 다른 세계에 속한 이들의 기이한 악연은 질기다 할 수밖에 없다. 2010년 이씨와의 유착비리 수사 당시 조 청장은 ‘유흥업주와의 접촉금지령’ 위반으로 39명을 무더기 징계했다. ‘제 살을 도려냈던’ 것이 시작이었다. ‘해파리(해임·파면을 일삼는) 청장’이라는 비아냥이 공공연히 나돌았던 이유이기도 하다. 조 청장과 이씨는 요즘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사찰 문건’에도 등장하고 있다. 수사 때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었던 황운하 총경의 “이씨에 대한 영장을 검찰에서 자꾸 기각해 수사에 지장이 많다.”는 불만은 검경 갈등으로 비화됐고, 조 청장은 황 총경에게 주의를 줬다는 내용이다. 조 청장이 청와대 민정라인을 의식했다고도 적혀 있다. 불편한 인연은 계속되고 있다. 이경백 ‘뇌물리스트’와 관련된 서울신문의 첫 보도 이후 검찰의 강경 수사로 현직 경찰관 4명이 체포, 구속되면서다. 4명 중 1명은 첫 수사 때 용의자 선상에 올랐었다. 그러나 경찰은 뇌물·향응 부분을 입증하지 못했다. 다른 3명은 등장조차 안 했다. 명백한 감찰 실패다. 이씨는 조 청장을 서울경찰청장 시절 부하직원 수십명을 축출한 ‘원흉’으로 만들었다. 또 검경 갈등을 촉발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번엔 수년간 굳게 다물었던 입을 갑작스레 여는 바람에 유착비리 관련 부실 수사 책임론까지 불거지게 했다. 더욱이 이전 자체 감찰 때 총경급 간부 등 6명이 배제됐다는 사실도 드러나 파장이 만만찮을 것 같다. 이쯤 되면 악연도 지독한 악연이다. 유쾌하지 않은 연결고리를 끊는 길을 따져 보면 오히려 간단하다. 더 이상 빌미가 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하면 된다. 이씨와 유착된 인물들의 검찰 조사 등과 관련해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뗄 것이 아니라 의심 명단을 먼저 검찰에 건네고, 내부적으로 다시 엄격하게 감찰에 나서라는 얘기다. 그래야 유사 사건을 막을 뿐만 아니라 제2, 제3의 이경백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수 있다. 그것만이 악연을 끊는 길이다. white@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발길질당한 인천 마스코트 ‘유티’가 묻습니다

    마스코트 ‘유티’는 인천의 시즌 첫 승(2-1)에 한껏 들떠 보였다. ‘단두대 매치’에서 고개를 떨군 대전 선수들이 원정 응원석 앞에서 인사할 때였다. 유티는 자전거를 타고 와 도발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이제 그만 집으로 가라는 손짓이었다. 그때, 그러지 않아도 속이 쓰라렸던 대전팬 두 명이 그라운드로 뛰어들어 유티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했다. 보안요원과 대전 선수들이 말렸지만 폭행은 이어졌다. 지난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일어난 낯 뜨거운 사건이다. ●일부 관중 그라운드 난입해 주먹질 그게 발단이 됐다. 인천 서포터들이 원정 응원석으로 몰려들며 싸움이 더 크게 번졌다. 유피는 두루미 탈을 벗고 “오늘이 처음이라 분위기를 몰랐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인천 마스코트 폭행’과 ‘대전 서포터스’는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K리그 팬들의 소양을 질타하는 글들도 인터넷을 달궜다. ●몰지각한 팬 때문에 선진 경기장 빛바래 이렇게 된 원인은 다양하다. 일단 관중석과 그라운드가 너무 가깝다는 게 문제다. 유럽의 축구 선진국처럼 선수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경기장이 폭력을 부른 셈이 됐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그라운드에 뛰어들 수 있다. 이날 경기 중에도 한 팬이 난입해 경기가 중단됐다. 소수의 팬들은 이런 훌륭한 하드웨어를 누릴 만한 의식을 갖추지 못했다. ‘돼지 목에 진주목걸이’란 비아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 ●인천 구단·경찰 대응도 미숙 인천 구단의 미숙한 대처도 아쉽다. 보안요원들은 흥분한 관중을 통제하기에 숫자도, 노하우도 턱없이 부족했다. 개막전 때 인간띠를 둘러줬던 경찰은 이번엔 발을 뺐다. 현장에 출동했지만 이미 일이 크게 벌어진 뒤였다. 프로축구연맹 규정상 경기장 운영 및 군중통제 책임은 구단에 있다. ‘철조망 설치’ 의견이 나오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형사처벌 여부나 안전 대책에 대해 인천 구단은 “아직 결론은 없다. 보고서가 프로연맹에 전달되는 26일 구체적인 대처 사항이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K리그의 희망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성숙한 의식이 따라주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AFC 챔피언스리그] ‘뒷심’ 울산, FC도쿄와 무승부

    프로축구 울산이 도쿄 원정에서 의미 있는 무승부를 거뒀다. 울산은 20일 오후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FC 도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공방 끝에 2-2로 비겼다. 1차전 브리즈번과의 원정 1차전 2-0 승리에 이어 홈에서 울산과 무승부를 거둔 FC 도쿄는 나란히 승점 4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한 골 앞서 조 1위에 올랐다. 1차전 홈에서 베이징 궈안에 2-1 승리를 거둔 울산은 이날 승점 1을 챙기는 데 그쳐 조 2위가 됐다. 승점도 소중했고, 원정경기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동점골, 더욱이 후반 막판 또 한 골을 실점하고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린 투혼이 돋보였다. 되레 전반 37분 아크 오른쪽에 높게 올린 도쿠나가 유헤이의 로빙슛이 김영광의 키를 넘겨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후반 적극 공세에 나선 울산은 36분 교체 투입된 마라냥의 패스를 받은 김승용이 벼락 같은 오른발 슈팅으로 도쿄의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 가지야마 요헤이에게 또 한 골을 얻어맞은 울산은 또 멍군을 불렀다. 후반 2분을 남기고 마라냥이 벌칙지역으로 치고 들어가 상대 골키퍼 키를 넘기는 오른발 슈팅으로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내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것. E조의 포항은 홈에서 벌어진 분요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의 조 2차전에서 0-2로 완패했다. 역습 두 방에 무너졌다. 분요드코르를 제물로 조 1위 발판을 놓으려던 포항은 1승1패(승점3)로 승점을 얻는 데 실패, 같은 시각 감바 오사카를 2-0으로 일축한 애들레이드 유나이티드(호주·2승)에 밀린 건 물론, 승점·골득실까지 같아진 분요드코르(1승1패)에도 승자승으로 밀려 조 3위로 떨어졌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사설] FTA 농업 보조금 진짜 농민·농업에 써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른 피해 보상 성격의 농업 지원금이 또다시 눈먼 돈이 되고 있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농정 1번지인 전남의 박준영 도지사가 “보조금이 행정 관청을 자주 드나드는 특정 농민층에 배정돼 문제”라고 하소연했을까. 이 때문에 정작 지원금이 필요한 농민은 받지 못해 경쟁력을 잃게 된다. 박 지사가 무상인 보조금을 장기융자로 전환하려 하자, 농민단체는 소속 정당인 민주통합당에 제명을 요구하기까지 했다. 심각한 모럴 해저드가 아닐 수 없다. 농업 지원금 빼먹기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1992년 우루과이 라운드에 따른 농업개방 대책 차원에서 183조원이 풀린 농촌에는 오는 2017년까지 한·미 FTA로 54조원이 추가로 투입돼 그야말로 특수다. 전남 화순의 옥수수공장은 무상 지원 15억 6500만원에 농민들이 낸 9000만원을 보태 지었다 판로가 막혀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다. 거액의 지원금에 눈이 멀어 정확한 수요 예측 없이 공장을 세웠기 때문이다. 이러니 농촌에는 보조금으로 지었다 버려진 창고와 온실, 축사, 잡초가 무성한 농지만 남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지원금이 눈먼 돈이 되는 것은 방만운영 때문이다. 농림수산식품부 등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 등을 통해 다양한 형태로 지원되다 보니 주무관청인 농식품부도 380개에 이르는 지원사업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또 지자체장이 선출직인 데다 농촌사회가 인연으로 얽혀 있어 지원금을 합리적으로 배분하기 어렵다. 자연히 권한을 지닌 지방공무원을 접대하느라 농민들이 술집이나 다방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비아냥이 흘러나오게 되는 것이다. 농업 보조금이 탕진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선 사후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지자체는 보조금이 일부 농민들의 쌈짓돈이 되지 않도록 주기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잘못이 있으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지방의회도 집행부에 대한 감시, 견제를 게을리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감사원 역시 보조금 지급을 둘러싼 비리가 없도록 지자체에 대한 감사를 확대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나 농식품부는 자격기준을 정교하게 재정비해 지원금이 실수요자의 몫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영 효율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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