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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의 봄’ 지지했던 ‘아버지 부시’ 별세

    ‘한반도의 봄’ 지지했던 ‘아버지 부시’ 별세

    조지 H.W. 부시 미국 41대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94세로 별세했다. 아들 조지 W. 부시와 구별하기 위해 ‘아버지 부시’로 불린 그는 지난 4월 부인 바버라 여사가 92세로 세상을 떠난 뒤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은 끝에 이날 눈을 감았다. 고인은 1966년 텍사스주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유엔 주재 미국대사, 중앙정보국(CIA) 국장, 부통령 등을 거쳐 1988년 대선에서 승리해 이듬해부터 1993년까지 대통령을 지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냉전 체제를 종식하는 데 앞장 선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옛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을 만나 탈냉전을 선언했다. 이듬해 10월 동서독이 통일됐고, 부시 전 대통령은 “냉전 종식은 모든 인류의 승리”라며 “유럽은 완전히 자유로워졌고, 미국의 리더십은 이를 가능케 하는 데 중요한 노릇을 했다”고 강조했다.부시 전 대통령은 한반도 긴장 완화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1990년 옛 소련(러시아)과, 1992년 중국과 잇따라 수교했다. 1991년 9월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1년 소련과의 ‘전략무기 감축 협정’(START)을 극적으로 타결했고, 그 연장 선상에서 주한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를 철수시켰다. 이런 조치를 기반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은 1991년 11월 한반도 비핵화를 선언할 수 있었고 남북은 화해와 불가침, 교류협력 등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2번 한국을 찾아 남북 화해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도 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말빛 발견] 아라사, 러시아, 로씨야/이경우 어문팀장

    [말빛 발견] 아라사, 러시아, 로씨야/이경우 어문팀장

    해방 전 우리에게 ‘러시아’는 ‘아라사’(俄羅斯)이기도 했다. 한자음으로 부른 것이다. 달리 ‘아국’(俄國)이라고도 했다. 대한제국 황제 고종과 세자가 러시아 공사관으로 거처를 옮긴 사건을 ‘아관파천’(俄館播遷)이라 한 것도 이 이름들에서 비롯한다. ‘아관’은 곧 ‘아라사(아국) 공사관’을 줄인 말이었다. 예전에는 임금이 도성을 떠나 난리를 피하는 일을 특별히 ‘파천’이라고 했다.‘러시아’는 ‘노서아’(露西亞)로도 불렸다. 여기서 ‘노국’(露國)도 나왔다. ‘아라사’가 중국식이라면, ‘노서아’는 일본식이다. 조선 효종 때 청나라 요청으로 러시아를 친 일이 있다. ‘나선정벌’(羅禪征伐)이다. 이때 ‘러시아’는 ‘나선’이었다. 국어도 근대화의 길을 걷고 어문 규정이 정비되면서 ‘러시아’가 표준이 됐다. ‘스페인’, ‘헝가리’, ‘멕시코’ 같은 국명처럼 영어식 이름이다. 북녘에서는 ‘러시아’를 ‘로씨야’라고 한다. 러시아어에 가깝다. 북녘의 외래어는 러시아어 영향을 많이 받았다. ‘러시아’와 ‘로씨야’로 나뉜 것도 냉전과 분단의 상처다.
  •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 우주공사 사장 “미국 달착륙 확인해봐야” 뼈 있는 농담

    러시아 우주정책을 총괄하는 인사가 미국이 50년 전 실제 달에 착륙했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농담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미국의 달 착륙 음모설에 무게를 싣는 뼈 있는 농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 로스코스모스(연방우주공사) 사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Rogozin)에 동유럽 소국 몰도바의 이고리 도돈 대통령과 만나서 대화한 동영상을 올렸다. 로고진 사장은 “도돈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인들이 실제 달에 갔었느냐는 질문을 받았다”며 “우리는 그곳에 가서 그들(미국 우주인)이 갔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목표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로고진 사장은 얼굴에 웃음기를 띤 채 어깨를 으쓱하는 등 농담하는 것이 분명해 보였지만 러시아 우주 기구 수장이 던진 말인 데다 이를 트위터에까지 올리는 바람에 농담으로만 받아들여 지는 분위기는 아니다. 러시아의 전신인 옛 소련은 냉전 시대에 미국과 달 탐사 경쟁을 벌이다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과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하면서 미국에 선수를 뺏겼다. 옛 소련은 이후 1970년대에 달을 향해 쏘아 올린 로켓이 4차례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달 탐사 프로그램을 접었다. 냉전 시대 두 강대국의 달 탐사 경쟁은 미국의 승리로 끝났지만, 달착륙 당시 영상이나 사진의 그림자 방향 등 미심쩍은 부분을 지적하며 NASA 우주인이 달에 가지 않고 착륙한 것처럼 연출한 것이라는 음모론이 끊이지 않았다. 로고진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질문을 받고 농담으로 받아넘겼지만, AP통신과 폭스뉴스 등 몇몇 언론들은 뼈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美, 작심하고 中말려죽이기...동맹국엔 화웨이 금지령, 中학자 비자도 취소

    美, 작심하고 中말려죽이기...동맹국엔 화웨이 금지령, 中학자 비자도 취소

    미국 정부가 최근 동맹국의 무선·인터넷 제공 업체들에게 중국 화웨이 통신 장비를 쓰지 않도록 설득하고 중국인 학자들에게 발급한 복수 비자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불법 정보수집과 기술 잠식을 차단하는 한편 첨단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가 ‘기술 냉전’의 양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 관리들은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가 이미 널리 보급된 동맹국인 독일, 이탈리아, 일본의 정부 관계자들 및 통신 업계 경영진과 접촉을 시도하며 사이버 보안 위험성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미국은 또 중국산 통신 장비 개발을 기피하는 국가들에 대한 재정 지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미국이 동맹국들의 화웨이 통신 장비에 민감한 이유는 이들 국가에 미군 기지가 있기 때문이다. 미 국방부는 민감한 통신을 위한 자체 위성과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하지만 여전히 많은 군수시설에서 민간의 상업용 네트워크를 사용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세계 두번째로 스마트폰을 많이 생산하는 업체로 휴대전화 기지국이나 인터넷 네트워크 등 현대적 통신을 뒷받침하는 기간시설에 들어가는 부품에서는 세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작업은 전 세계 무선·인터넷 제공업자들이 신기술인 5G 상용화를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진행됐다. 앞으로는 각종 산업 현장에서 쓰는 장비, 의료기기, 자율주행차까지 5G 통신망이 활용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화웨이 장비를 활용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거나 통신을 불능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일부 미국 관리들은 이번 활동을 디지털로 연결된 세계를 통제하기 위한 미·중 간 보다 광범위한 기술적 냉전의 일부로 간주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 관리는 거대화된 IT업계가 독재 정권에 이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한 미국 관리는 “우리는 전 세계의 여러 국가와 통신 인프라의 사이버 위협에 함께 대처하고 있다”면서 “사이버 위협이 5G로 이동하면서 이를 주시하고 있다. 5G 네트워크가 사이버 공격에 더 취약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무역전쟁으로 미·중 관계가 악화한 가운데 최근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이 미·중 관계를 연구하는 일부 중국인 학자들에게 발급한 10년 기한의 복수비자를 최근 갑작스레 취소했다고 전했다. 복수비자는 유효 기간 내에 여러 번의 출입국을 허가하는 비자로, 미국과 중국은 2014년 사업이나 관광을 위해 방문하는 모든 여권 소지자들에게 최대 10년의 복수비자를 상호 발급하기로 합의했다. 한 중국인 학자는 “미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까다로운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며 “비자 통제도 그중의 하나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지난해 1월 대중국 강경 정책을 표방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후 중국인 학자나 유학생이 미국 비자를 발급받는 일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 6월부터 로봇, 항공, 첨단 제조업 등의 분야에서 연구하는 중국인 유학생의 비자 유효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년으로 제한하는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고, ‘중국 제조 2025’로 상징되는 중국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정책에 제동을 걸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에는 중국 베이징대학의 저명 신경과학자인 라오이가 미국 국립과학재단의 초청을 받아 미국에서 열리는 워크숍에 참석하려고 했으나, 비자 발급이 거부당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다음달 1일 G20 기간 중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 타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붕괴의 다섯 단계(드미트리 오를로프 지음, 홍기빈 옮김, 궁리 펴냄) 소련의 붕괴에 이은 냉전 체제, 또 다른 강대국인 미국의 붕괴 가능성을 최초로 논의했던 저술가 드미트리 오를로프의 책.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그리스와 스페인 등지에서 일어나는 혼란을 지켜본 저자는 금융·상업·정치·사회·문화 순으로 사회가 붕괴된다고 주장한다. 496쪽. 2만 5000원.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1권: 모차르트, 영원을 위한 호소(민은기 지음, 사회평론 펴냄) 친절한 클래식음악 설명서를 표방한다. 민은기 서울대 작곡과 교수가 ‘불세출의 천재’ 모차르트에 대해 강의하고 독자가 답하는 형식으로 구성했다. 100장의 일러스트와 사진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364쪽. 1만 8000원.조총과 장부(리보중 지음, 이화승 옮김, 글항아리 펴냄) 유럽중심주의, 자민족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탈국가적 관점, 인류적 관점을 지향하는 서술방식으로 16~17세기 동아시아를 들여다본 저작. ‘조총’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폭력과 ‘장부’로 상징되는 상인 무역의 발전이 어떻게 융합해 동아시아 근대화에 영향을 미쳤는지 파헤친다. 448쪽. 2만 3000원.조종이 울린다(볼프강 슈트렉 지음, 유강은 옮김, 여문책 펴냄) 막스플랑크사회연구소 명예소장이자 현대 경제사회학 거장으로 평가받는 저자의 현대 자본주의 진단. 그는 오늘날 자본주의가 사망단계에 이르렀으며 이 체제를 대체할 그 어떤 대안도 보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공위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460쪽. 3만원.배틀그라운드(백영경 외 11명 지음, 후마니타스 펴냄) 대한민국 형법 제27장 ‘낙태의 죄’ 이면에 숨어 있는 성과 재생산 권리의 주요 맥락들을 법과 정책, 종교, 문화, 보건의료, 인권 등의 관점에서 톺아보는 책. 국가와 사회가 관리하고 간섭해 온 우리의 몸이 즉 ‘배틀그라운드’라는 선언이다. 활동가, 연구자, 변호사, 의사들로 구성된 성과재생산포럼이 2016년 결성 이래 꾸준히 쌓아 올린 성과다. 296쪽. 1만 5000원.웹소설의 충격(이이다 이치시 지음, 선정우 옮김, 요다 펴냄) 점점 쇠퇴하는 소설 시장 속에서 유일하게 승승장구하는 웹소설. 웹소설의 등장이 소설·콘텐츠 업계에 미친 변화와 인터넷 소설 투고 플랫폼을 통해 연이어 히트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구조를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308쪽. 1만 6000원.
  • 트럼프·김정은, 고도의 밀당

    역사상 처음으로 정상회담을 열어 북·미 관계의 새 지평을 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고난도의 ‘밀당’(밀고 당기기)을 선보이고 있다. 얼핏 보면 서로 상대방에게서 조금이라도 더 얻어내기 위한 줄다리기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그 이면엔 각자 국내 강경파의 견제를 다독이기 위한 고도의 정치력이 발현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북·미 관계 개선을 바라지 않는 강경파들이 비핵화 회의론 내지 불신론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거나 실무협상의 동력이 꺼지려 할 때마다 두 정상이 직접 나서서 긍정론의 큰 줄기를 부각시키는 것은 톱다운(정상이 먼저 합의하고 실무진이 실행) 방식의 장점을 두 정상이 십분 활용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도 곁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좋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우리가 택한 방향에 대해 아주 만족한다”며 비핵화 협상 회의론을 일축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해야 했던 가장 힘든 결정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북한과 거의 전쟁을 할 뻔했기에 북한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며 “나는 우리가 북한과 관련해 어떤 길을 가야 할지 진정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뉴욕타임스가 북한 황해북도 삭간몰 탄도미사일 기지에 대해 ‘기만’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보도를 믿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가겠다”고 답했다. 한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진 등을 통해서는 강경론을 설파하는 강온 양면술을 구사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15일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 핵·미사일의 완전한 목록 제출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이 되진 않을 것이지만 정상회담에서 핵 시설·무기 사찰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야 한다며 북한을 압박했다. 김 위원장도 최근 강온 양면술을 구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신형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급 화성15형 발사를 지도한 후 무기 시험을 현장에서 지도한 것은 1년여 만에 처음이어서 미국 조야 일각에서 북한 불신론이 급속히 번졌다. 하지만 바로 이틀 뒤 김 위원장은 경제시설을 찾아가 서방세계 지도자들이 쓰는 어법을 구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그는 평안북도 대관유리공장을 방문, 공장 현대화를 독려하며 “세상은 빠르게 변하며 발전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 역시 북한 매체를 강경론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북한 대외 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19일 “최근 미 군부 것들이 조미 협상이 교착상태에 처한 것과 때를 같이하여 ‘최대의 압박과 관여’로 우리를 비핵화로 몰아가려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앞서 지난 8일 북·미는 뉴욕에서 고위급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으나 막판에 연기되면서 북·미 협상 회의론이 점증했다. 하지만 수십년에 걸친 적대관계에 비교하면, 북·미 정상이 처음 만난 지 불과 5개월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성패에 일희일비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냉전 시기 미국과 소련의 정상이 핵 군축을 위해 첫 정상회담을 가진 뒤 가시적인 결과물을 내놓기까지는 2년의 세월이 걸렸다. 1985년 말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핵 군축 합의에 실패했고, 1987년 세 번째 만남에서 핵탄두 장착용 중·단거리 미사일을 폐기하는 내용의 중거리핵무기폐기협장(INF)을 체결한 바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가 실무선에서 물밑 협상을 통해 타협점에 근접하고, 내년 초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국 정상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 같다”며 “특히 미국 내에서 트럼프의 대북정책에 대해 회의론이 퍼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는 언급을 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시진핑 “승자 없는 싸움” 펜스 “관세 두 배 될 수도”

    美·中 갈등에 공동성명 채택 끝내 불발 트럼프 “中 협상 리스트 못 받아들인다” G20 정상회담 앞두고 ‘추가관세’ 압박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무대에서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참석한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 통상 문제 등 국제 현안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인 것이다. 이 때문에 18일 폐막된 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채택하는 데 실패했다. 공동성명 채택 불발은 25년 만에 처음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17일 ‘미국 우선주의’로 대변되는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인류는 다시 한 번 갈림길에 섰다”며 “어떤 방향을 선택해야 하느냐? 협력이냐 대결이냐, 개방이냐 폐쇄냐, (모두에게 이득 되는) 윈윈 발전이냐 (승자 없는) 제로섬 게임이냐”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면서 “냉전이든 열전이든, 또는 무역전쟁 형태이든 대결에서 승자가 없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며 “(세계는) 보호주의와 일방주의에 ‘노’(No)라고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 주석은 특히 미국의 통상정책을 겨냥해 “근시안적 접근으로는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규칙은 국제사회가 함께 제정해야 하는 것이지 누구의 팔뚝이 굵고 힘이 세다고 해서 그가 말한 대로 되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펜스 부통령이 반격에 나섰다. 그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와 국유기업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을 맹비난하면서 “중국이 행로를 바꿀 때까지 미국은 행로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에서 먼저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우리는 중국 상품에 2500억 달러(약 283조원)의 관세를 물리고 있다”며 “관세 규모가 갑절 이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도 비판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동반자들을 빚의 바다에 빠뜨리지 않는다”며 일대일로를 ‘일방통행 도로’라고 빈정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 양국이 무역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미국은 2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압박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중국이 거래하기를 원한다. 그들은 그들이 기꺼이 하려고 하는 것의 리스트(목록), 긴 리스트를 보내왔다”며 “중국의 대답은 대체로 끝났지만 4~5가지 큰 것이 빠져 있다. 아직 (그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18일 “중국은 미국에 천연가스 구매,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농산물 수입 확대 등의 제안을 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중 간 여전히 큰 간극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내년 방북 택한 시진핑… 북·미 해법 돕고 영향력 확대 의도

    내년 방북 택한 시진핑… 북·미 해법 돕고 영향력 확대 의도

    사실상 북·미 2차 정상회담 뒤 방북 밝혀 북·중·러 vs 미·일 ‘냉전 구도’ 우려 불식 내년 中건국 70년 남북정상 초청 가능성 한·중 정상, 대북 제재 완화 언급은 자제 북미 고위급 회담 임박… 공조 유지 관측“지난 1년은 중·한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있어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 1년이다. 우리는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였고 큰 수확을 거뒀다. 일이 이뤄지는 데에는 천시(天時·하늘의 때)·지리(地利·땅의 기운)·인화(人和·사람 간 융화)가 필요한데 그 조건이 맞아떨어져 가고 있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한국에는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는 말이 있고 중국에도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가 무성하다는 말이 있다. 한·중 관계는 뿌리 깊은 나무와 같으므로 가지가 무성하도록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방문 중인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한반도 비핵화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협력을 다짐했다. 특히 시 주석이 내년에 집권 이후 첫 방북을 하겠다는 점을 명확히 밝힌 점이 눈길을 끈다. 시 주석은 2008년 국가부주석 때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지만 지도자로 취임한 이후 2014년 한국을 방문했을 뿐이다. 일각에서는 시 주석의 연내 방북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김 위원장의 연내 러시아 방문 가능성과 맞물려 북·중·러 대 미·일의 냉전 구도가 재현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시 주석이 사실상 2차 북·미 정상회담 이후 방북을 밝힌 시점이 최근 미·중 ‘2+2 외교안보대화’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대해 협력을 약속한 이후여서 주목된다. 북·미가 큰 틀의 해법을 마련하도록 돕고 그 과정에서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노리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방북은 2005년 후진타오 전 주석 이후 중국 국가지도자의 14년 만의 방북이 된다. 특히 내년은 신중국 건국 70주년으로 중국이 시 주석의 방북 이후 한국 답방에 이어 남북 지도자를 모두 10월 국경절 기념식과 열병식에 초청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측이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한·중 모두 회담 결과를 전하면서 이를 언급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유럽 순방 당시 불가역적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 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론화하려 했다. 그러나 5박 6일간의 이번 아세안·APEC 순방(13~18일) 기간, 제재 완화를 최대한 언급하지 않는 등 ‘로키’를 유지했다. 북·미 고위급회담 등이 임박한 시점에 공조의 틈이 벌어지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불온한 어둠을 깨치고… 시대를 뚫고 나온 詩

    불온한 어둠을 깨치고… 시대를 뚫고 나온 詩

    파일명 서정시/나희덕 지음/ 창비/152쪽/9000원나희덕의 시가 독해졌다. 피 흘리고 찢기는 한편 늑대, 하이에나 등의 맹수들이 등장해 거친 숨을 몰아쉰다. ‘어쩌면 시인이 처음 내뱉는 거칠고 직설적인 어법’이라는 출판사 측 설명. ‘나희덕’ 하면 ‘배추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는 사람이라면 이 변화가 생소할 듯도 하다. 무엇이 시인을 변하게 한 것일까. 시인이 4년 만에 펴낸 여덟 번째 시집 ‘파일명 서정시’(창비). 독해진 까닭에 대해 지난 14일 전화로 만난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뿌리에게’, ‘배추의 마음’ 등 식물에 관한 시를 쓸 땐 수목적인 상상력, 유기체적인 세계관에 기반을 뒀어요. 하지만 현실에 대한 상처나 환멸이 깊어지면서 내 안의 동물성이 발현된 거 같아요.” 시인 내부의 동물성을 깨운 것은 다름 아닌 ‘이명박근혜’ 시절이다. 세월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등의 어둡고 답답한 현실 속에서 시인 자신도 ‘블랙리스트’ 중 한 명이었다. “그런 문제들에 대해 대면하고 발언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습니다. 내 개인의 서정이나 이전의 방식으로 쓰면 잘 견디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런 것 자체가 시대에 대한 결례라고나 할까요.”시집 제목 ‘파일명 서정시’는 시인과 비슷한 처지였던 독일 시인 라이너 쿤체에게서 영감을 얻었다. 냉전기 구 동독 정보국이 시인 쿤체를 감시하며 만든 자료집 이름이 ‘Deckname Lyrik’, 파일명 서정시였다. ‘그들은 <서정시>라는 파일 속에 그를 가두었다/서정시마저 불온한 것으로 믿으려 했기에’(시 ‘파일명 서정시’) 블랙리스트에 따른 배제와 민간인 사찰이 자행됐던 우리네 현실과 비슷하다. 시집에는 시인을 ‘리스트’에 오르게 했던 그 시들이 실렸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난파된 교실’, ‘문턱 저 편의 말’ 등이다. ‘문턱 저 편의 말’은 광주에서 열렸던 세월호 재판 당시 참사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시인이 직접 듣고 썼다. “실제 학생들은 생각보다 차분하게 얘기를 하는데, 저는 그 소리가 들렸다 안 들렸다 하는 경험을 했어요. 고통이라는 것은 논리 정연하게 얘기될 수 없어서 파편화된 말이나, 거대한 침묵으로 대체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인의 경험처럼 증인들의 말 곳곳은 말 줄임표로 대체된다. ‘우리 반에서…저 말고는…아무도…구조되지 못했…친구들도…살 수 있었을…아무도….’ 여성으로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것에 대한 자각, 이를 넘어선 연대 등을 주제로 한 시들도 눈에 띈다. ‘붉은 텐트’에서는 여자들더러 이 붉은 텐트 속으로 들어와 피를 흘리라고 말한다. ‘들린 발꿈치로’에서는 사람도 여자도 되지 못한 채 인간이라는, 남자라는, 군인이라는 짐승을 받고 또 받아야 했던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의 혼령을 위무한다. ‘눈과 얼음’, ‘Rhythm 0’ 등은 ‘미투’와 맞닿아 있다. ‘그가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말을 가졌다는 것/마음의 뿌리를 돌보며 살았다는 것/자물쇠 고치는 노역에도/시 쓰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는 것’ 개인의 자유를 억압했던 구 동독 정권이 쿤체에게서 느낀 두려움이다. 시집 ‘파일명 서정시’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그 ‘무슨 일’에 대해 쓰겠다는 시인의 다짐이자 실천의 결과였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사람 e향기] “한일 양국은 경쟁 아닌 존중으로 세계 향해 함께 나가야”

    [이사람 e향기] “한일 양국은 경쟁 아닌 존중으로 세계 향해 함께 나가야”

    “동아시아가 공존과 번영, 평화와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과거 냉전구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보장의 필요성이라는 대의가 양국관계를 강하게 지탱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 커다란 움직임이 발생하였습니다. 결코 낙관할 수는 없지만 전에 없던 평화와 발전의 기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은 서로 마주 보고 양국 간 문제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양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아시아를 이끌어 가는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니시오카 타쓰시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장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환기의 동아시아에서 한일 양국관계의 방향’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특히 그는 “올해는 일한 파트너십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라며 “문화와 인적교류가 양국관계의 초석”을 다진 만큼 앞으로 양국은 다름의 차이가 아닌 공통점을, 경쟁이 아닌 존중으로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함께 보고 가자고 강조했다. 한편, 니시오카 타쓰시(52) 원장은 오사카 태생(1967)으로 도쿄대학 경제학부 경제학과 재학 중 외무공무원채용 1종시험에 합격(1991)한 후 이듬해 졸업과 동시에 외무성에 입성(1992)했다. 그 후 주인도네시아(2005)와 주이스라엘(2007) 일본국대사관 1등서기관, 유럽연합 일본정부대표부 참사관(2010), 외무성 종합외교정책국 인권인도과 헤이그 조약실장(2012), 외무성 영사국 해외일본인안전과장(2014), 외무성 국제협력국 지구규모과제 총괄과장(2015)를 거쳐 지난해 2월 주대한민국 일본국대사관 공사(공보문화원장)으로 부임했다. 편집자 주→한일문화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그동안 수고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문화원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우리 문화원은 1971년부터 활동하고 있는데요. 1965년의 한일 국교정상화로부터 얼마 안 된 시기에 일본문화 발신의 거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한국에서 일본 대중문화가 개방되기 훨씬 전의 일입니다. 우리 문화원의 3층에는 객석 수 126석의 뉴센추리홀이 있는데, 여기서 일본 영화를 계속 상영해 왔습니다. 당시 서울 시내에서는 이곳에서만 일본 영화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 일본문화원에서 일본 영화를 봤다고 하는 분을 지금도 만나 뵐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긍지입니다. →원장님은 양국관계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일관계는 상호이해가 열쇠가 되는 문화교류 주도형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은 제2차 세계대전 후 안보상의 목적에서 의도적으로 경제적인 상호의존 관계를 심화시켰습니다. 상호의존을 추구해 온 유럽과는 다른 관계입니다. →한일관계를 문화교류 주도적 관점에서 보시는군요. -올해는 한일 국교정상화 54주년일 뿐만 아니라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서명한 한일 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20년간 돌이켜봐도 정치·안보·경제·문화·인적교류의 4개 분야 가운데 진전했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누가 봐도 진전이 확실한 분야는 문화와 인적교류 분야입니다. 한국 내 일본 대중문화의 개방과 일본 내 한류열풍은 충분하다고는 못해도 안정적인 양국 관계의 초석을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일관계는 문화교류가 주도해 갈 것으로 기대되며, 또 그럴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한일관계는 늘 어렵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사소한 문제가 단숨에 정치 문제화 되어 양국관계의 진전 기운을 망쳐 버립니다. 국민감정이 국가 간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두 나라는 달리 사례가 없을 것입니다. 좋든 싫든 양국 국민이 서로를 강하게 의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국 모두 민주주의국가이므로 앞으로도 국민감정이 양국 관계에 계속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교류의 일상화가 중요합니다. 편견이나 선입견으로 인해 상대를 보는 눈이 흐려지지 않도록, 상대의 눈을 통해 세계를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좋습니다. 팝 음악이나 음식도 좋고, 예술이나 전통 예능, 스포츠도 좋습니다. 상대국을 방문해 일상생활을 접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상대국의 정치와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를, 생활을, 인생을 이해하고 상대와 가까워지는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상대국의 언어를 배우고, 상대국에 무엇이든 거리낌 없이 말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것이 상호이해에 가장 도움이 되는 이상적 양국 관계라면, 여기에 이르기까지가 매우 어렵습니다. 나 역시 서울에 살면서 한국어를 공부한 지 1년이 넘지만, 아직 내 의견을 한국어로 말할 정도에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할 수 있는 한국인 친구가 많이 있다는 점은 매우 기쁜 일입니다.→문화교류는 문화 홍보적인 성격으로 인해 마케팅의 주요수단이자 국가경쟁의 필수조건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일본문화를 전하는 목적은 한국인에게 일본문화가 한국문화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상호이해가 목적입니다. 상호이해는 서로의 존재와 처지를 존중함으로써 성립되는 것입니다. 문화교류는 경쟁이 아닙니다. 서로가 이웃 나라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 간의 상호이해가 필수 불가결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문화교류는 양국정부가 같은 것을 목표로 실시하는 사업이다. 일본의 고노 외무대신 직속으로 ‘일한 문화·인적교류 전문가회의’가 결성돼 있습니다. 일본과 한국 간의 문화 교류와 인적 교류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그룹입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직속으로 ‘한일 문화·인적교류 TF’가 결성돼 있습니다. 이 두 그룹은 지난 10월 29일, 서울에서 한자리에 모여 양국 간에 협력해야 할 시책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작업이기에, 모여서 논의하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부연하면, 일본과 한국은 아시아에 둘밖에 없는 선진민주주의국가입니다. 정치·경제적으로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인 동아시아의 발전과 성장을 주도해 갈 나라는 일본과 한국밖에 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과 한국이 서로 마주 보고 한일 간의 문제를 해결해 가야 할 뿐 아니라, 일본과 한국이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공동으로 작업에 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서로의 다름에 대해 아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 한일 관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아시아 전체로 시야를 넓히고, 또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히면, 그럴수록 일본과 한국의 공통점이 보일 것이고, 세계 속에 놓인 처지가 같다는 점도 잘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 구조와 산업 구조에도 공통점이 많습니다. 교육과 환경 문제, 복지와 저출산 고령화와 같은 사회 문제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가족과 친구에 대한 마음이나 인생관에도 공통점이 있습니다. 일본인과 한국인은 상대국의 정치와 경제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사회를, 생활을, 인생을 이해하고 상대와 가까워져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강조하지만 문화 교류는 경쟁이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상대국에 대한 존중으로 성립되기 때문입니다. →‘다름의 차이점이 아닌 공통점’, ‘경쟁이 아닌 존중’은 시사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양국은 전통문화에도 공통적인 기원을 갖는 것들이 많습니다. 세계적으로 봐도 공통점과 유사점이 많습니다. 그 차이점을 찾아내는 문화론을 전개하는 것은 흥미롭고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어느 쪽에 기원이 있는지를 두고 다투거나, 다름을 근거로 상대를 비판하는 재료로 삼는 것은 무모한 일입니다. 우리 문화원에서는 그런 논쟁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는 활동은 하지 않습니다, 지원하지도 않습니다. 양국 모두 세계적으로 매우 풍부한 문화를 가진 나라라는 점은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 평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는데요. 앞으로의 양국관계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동아시아가 공존과 번영, 평화와 발전의 시대를 맞이하길 모두가 바라고 있습니다. 동아시아가 새로운 전환기를 맞고 있는 겁니다. 과거 냉전 구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는 안전보장의 필요성이라는 대의가 양국관계를 강하게 지탱해 왔습니다만 앞으로는 그뿐만이 아닙니다. 올해 들어 한반도에 커다란 움직임이 발생하였습니다. 결코 낙관할 수는 없지만 전에 없던 평화와 발전의 기회가 열릴지도 모릅니다. 그러한 가운데 한일 양국은 서로 마주 보고 양국 간 문제를 해결하는 일뿐만 아니라, 양국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아시아를 이끌어 가는 관계가 요구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시야를 전 세계로 넓히면 어떨까요? 자유무역과 기후변화 체제에 관심을 돌리는 움직임, 유럽연합 탈퇴, 강대국의 보호주의 등 글로벌리제이션의 어두운 측면에 대해 내셔널리즘으로 대항하려는 움직임이 현저해지고 있다고들 합니다. 양국은 모두 글로벌리제이션 덕분에 여기까지 발전해 온 나라입니다. 글로벌리제이션의 어두운 측면을 극복함에 있어 내셔널리즘이 아니라 더욱 강한 글로벌리즘으로 극복해 가야 한다고 세계를 향해 주장할 수 있는 나라입니다.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적 측면을 포함해 앞으로 지속 가능한 세계를 목표로 UN에서 만든 2030 어젠다 및 SDGs(지속가능 발전목표)가 나타내는 이념을 솔선해 이끌어 갈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아시아의 양대 국가이기도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 [황성기 칼럼] 제재가 만병통치라는 주술

    [황성기 칼럼] 제재가 만병통치라는 주술

    경제제재의 시초는 기원전 432년 아테네의 페리클레스가 내린 ‘메가라 법령’이다. 메가라 사람들이 아테네의 성역을 침범해 내려졌다. 살육이 따르는 군사제재 대신 무역금지라는 당시로선 신선한 방식으로 메가라를 압박했다. 장사로 먹고사는 메가라 사람에게 아테네와 인근 항구 출입을 못 하게 했으니 ‘벌주겠다’는 효과는 전쟁만큼이나 쏠쏠했다. 하지만 메가라 동맹인 스파르타의 법령 철회 요구를 아테네가 거부함으로써 펠로폰네소스 전쟁으로 이어지는 실패로 막을 내린다.제재는 성공보다 실패가 훨씬 많다. 21세기 들어 그 효과는 더욱 낮아져 성공한 제재는 10%대에 불과하다. 유엔 안보리 제재가 그렇다. 수출입, 금융거래를 틀어막아도 제재를 당하는 피제재국은 맷집 좋게 버틴다. 냉전시대 미국은 중남미 반미 국가들의 정국 불안을 야기시키려 제재를 가했다. 그러나 피제재국 국민이 고통을 당했지, 제재가 겨냥한 지도층은 멀쩡했다. 유엔은 피제재국 주민 생활이 어렵지 않도록 민생분야 교역은 허용하는 ‘스마트 제재’를 일찍이 도입했다. 하지만 밥줄을 죌 목적의 제재란 게 제아무리 스마트해도 메가라처럼 주민 생활을 피폐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이란이 딱 그 꼴이다. 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2015년 이란 핵합의를 준수하지 않는 ‘벌’로 협정에서 탈퇴하고 1차(8월)에 이어 2차(11월 14일) 제재를 단행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정 탈퇴를 지난해부터 예고하면서 제재 해제의 기쁨도 잠시, 이란 국민의 생활은 다시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란인의 주식인 우유, 치즈, 요구르트, 버터 가격이 8~52%나 오르는 등 생활고가 심각하고 병원에는 장기를 판다는 벽보가 수도 없이 나붙는다. 미국이 유엔 무용론을 주장하면서 탈퇴 불사를 외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툭하면 유엔 안보리 제재에 의존하는 게 미국이다. 북한의 2006년 대포동 2호 발사, 1차 핵실험으로 안보리가 채택한 결의 1718호는 “핵실험, 탄도미사일 발사를 더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북한은 코웃음 치며 핵·미사일 개량을 거듭해 2017년 9월 6차 핵실험, 11월의 화성15형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핵 완성을 막지 못한 걸 보면 유엔의 대북 제재는 말만 요란했지 사실상 실패였다. 유엔 제재는 구멍이 많다. 193개 회원국 가운데 절반은 대북 제재를 이행하지 않는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전혀 관계없고 미국 입김이 안 미치는 아프리카, 중남미 국가가 특히 그렇다. 지난해 핵실험과 ICBM 발사 후 내려진 추가 제재는 구멍을 메우려는 역대급 제재다. 석유 공급에 제한을 뒀지만, 말이 제재이지 봉쇄에 가깝다. 미국의 제재가 무서운 것은 제3국에 대해 가혹한 벌을 내릴 수 있어서다. 유엔은 대북 제재를 시행하지 않는 나라를 벌줄 방법이 없지만 미국은 다르다. 핵·미사일이 아니더라도 별의별 명목을 들이대 대통령령이나 법률로 제재를 가한다. 2016년 미 의회에서 제정된 ‘북한제재강화법’은 북한의 돈세탁, 마약밀수, 대남 군사도발, 정치범수용소, 국제테러 지원 등 비군사 분야까지 걸고 넘어진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입버릇이 된 ‘선 비핵화·검증, 후 제재완화’로 북·미 협상이 멈춰 서 있다. 비핵화와 제재해제는 양측이 가장 갖기를 바라는 ‘물건’이다. 돈을 다 내야 커피를 내 손에 쥘 수 있는 거래가 있다면, 물건을 일단 받아들고 분할 결제하는 거래도 있다. 미국은 핵을 다 받아야 제재해제를 내주겠다는 방식을 요구하지만, 북한이 가혹한 제재를 견디며 만든 핵을 커피처럼 간단히 내주기는 어렵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비핵화 수단이 아니라 목표가 된 듯하다. 제재가 만병통치약이 아닌 것은 역사가 증명한다. 통일부가 지난해 800만 달러의 인도적 식량지원 결정을 해놓고도 1년 넘게 썩히고 있다. 미국의 구호단체들도 대북 인도지원 제한을 풀라고 요구한다. 비핵화가 불가역적이라면 제재는 가역적이다. 비핵화가 신통치 않으면 제재를 풀었다가 다시 가하면 된다. 하다못해 제재완화의 신호라도 줘야 한다. ‘협상의 달인’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안이 있기를 바란다. 부정적인 미국의 대북 여론에 포위된 트럼프가 힘을 받을 길은 비핵화밖에 없다. 비핵화를 받아 내려면 분할 결제 방식이 유일하다. 필자에게도 보이는 해법이 트럼프에게 안 보일 리 없다고 믿고 싶다. marry04@seoul.co.kr
  • 통일硏·日와세다대 ‘한반도 평화체제의 쟁점과 전망’ 심포지엄 개최

    통일硏·日와세다대 ‘한반도 평화체제의 쟁점과 전망’ 심포지엄 개최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강압적인 방법으로는 북한의 비핵화를 결코 이뤄 낼 수 없으며, ‘협력적 비핵화’만이 진정한 평화로 가는 길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김 원장은 12일 일본 도쿄 와세다대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체제의 쟁점과 전망’ 심포지엄에서 이렇게 말하고 “강압적 비핵화의 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한반도의 냉전은 끝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통일연구원과 와세다대 한국학연구소 등이 주최했다. 이종원 와세다대 한국학연구소장은 “항구적인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야말로 비핵화로 가는 현 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현재 비핵화의 방법론을 놓고 북한과 미국이 일시적 교착 상태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핵화와 평화체제로 가는 전체의 흐름은 결코 과거로 되돌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이미 핵무장의 완성을 선언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핵·미사일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없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직접 핵·경제 병진노선의 포기를 밝힌 마당에 이를 되돌리는 것은 북한 내부적으로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 이란 이어 러시아 추가 제재 착수… 신냉전 고조

    美, 이란 이어 러시아 추가 제재 착수… 신냉전 고조

    美국무부, 의회에 러 추가 제재 진행 통보 트럼프, 푸틴과의 11일 회담 연기 시사도 美정찰기·러 전투기 충돌 위기 등 긴장감미국 국무부가 이란에 이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에 착수했다. 지난 3월 영국에서 화학무기로 러시아 출신의 망명자를 독살 시도한 사건이 명분이지만 미·러 정상회담 연기, 흑해에서의 일촉즉발 군사 충돌 가능성 등 마찰이 고조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1991년 제정된 ‘생화학 무기 통제 및 전쟁 종식법’에 따라 러시아에 화학무기 사용 중단을 약속하고 국제사회의 사찰을 받아야 하는 90일간의 유예기간이 이날로 끝났다”면서 “화학무기를 사용한 러시아가 이 법을 지키지 못한 사실을 의회에 통보했으며 이에 따라 추가 제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국무부는 러시아 정부가 영국으로 망명한 이중간첩 세르게이 스크리팔 부녀에게 유독 신경작용제 ‘노비촉’을 사용한 것으로 결론짓고 지난 8월 러시아의 안보 관련 품목·기술의 수출을 금지하도록 제재를 가했다. 그리고 러시아가 90일 내 국제사찰 수용을 약속하지 않으면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 밖에도 2016년 미 대선 개입,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 다양한 경제 제재를 시행 중이었다. 애초부터 러시아가 화학무기 사용을 인정하고 미국의 사찰 요구를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미 의회의 대러 강공책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트 러시아 총리는 당시 “미국의 제재 움직임은 레드라인을 넘은 것으로 전쟁 선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러시아와의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탈퇴를 선언한 후 미·러 양국 간에는 신(新)냉전 기류가 팽배해졌다. 오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기로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돌연 “파리에서 회담하게 될지 확신할 수 없고, 아마 (이달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게 될 것”이라고 회담 연기를 시사했다. 같은 날에는 러시아 인근 흑해 상공에서 비행 중인 미 해군 정찰기에 러시아 수호이 전투기가 25분 동안 초근접해 충돌할 뻔한 상황도 벌어졌다. 미 해군이 “러시아군이 국제공역에서 무책임하게 행동했다”고 비판하자 러시아 국방부는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못하도록 밖으로 유도했다”고 반박하는 등 앞으로도 우발적 충돌이 재현될 여지를 남겼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글로벌 In&Out] 중·일 관계 개선, 기로에 선 한·일

    지난 10월에는 당초 기대했던 북한과 미국의 2차 정상회담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이 정체 기미를 보이더니 월말에 큰 일 두 가지가 날아들었다. 하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중국 방문에 따른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이며, 다른 하나는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다. 전자는 한국과는 직접 관계없는 중·일 문제인데 반해 후자는 한·일 간 첨예한 문제다. 얼핏 보면 두 가지는 상관없어 보이지만 과연 그럴까.최근 두드러지는 것은 바람직한 미·중 관계에 대한 한·일의 괴리다. 미국은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이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무역상대국이고 남북에 가장 영향력을 지닌 대국이다. 따라서 한·중 관계를 잘 유지해 중국을 ‘내 편’으로 삼는 게 한국에 중요하다. 한국에는 대미, 대중은 양자택일의 관계가 아니라 둘 다 사활적으로 소중하다. 일본은 대조적이다. 냉전 종식으로 중국이 대국화함에 따라 일본이 단독으로 중국에 대응하는 게 어려워지면서 대미동맹 강화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양호한 미·중 관계에 이익을 찾는 한국과 미·중의 긴장관계에서 이익을 찾는 일본이라는 괴리가 두드러진다. 중·일이 관계개선으로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정권을 사이에 두고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상황에 직면한 중·일의 구도가 낳은 산물이다.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라도 대일 관계를 어느 정도 좋은 수준으로 관리해 두자는 생각이다. 일본도 중국의 의도를 받아들이고, 외교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라도 중·일 관계를 관리하려 한다. 이런 국면에서 미·중 관계를 둘러싼 한·일 입장이 일견 접근한 듯 보인다. 일본도 ‘미·일 대 중국’이라는 도식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대미 관계와 대중 관계의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어느 정도 양호한 미·중 관계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중·일 관계를 개선하려는 일본을 한국은 믿음직스럽게 생각한다. 거꾸로 비슷한 성향을 지닌 한국을 일본은 신뢰할 수 있는 동지로 본다. 한·일이 협력해 북한 문제, 나아가 동북아 질서 형성에 미·중이 협력하는 형태를 연출하려는 구도가 형성될지도 모른다. 한·일 각자가 미·중 관계를 스스로에게 바람직한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나아가 한·일이 협력하더라도 미·중 개선이 가능할지 불투명하지만, 그래도 협력하지 않는 때보다 가능성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중·일 접근을 보는 한국 속내는 단순하지 않다. 머리 너머로 과도한 중·일 접근이 이뤄져 ‘한국 패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경계한다. 특히 한·일, 한·중 관계가 좋지 않을 때 중·일 접근에 대해서는 더욱 강한 경계심을 갖는다. 한·일, 한·중은 좋지 않다. 중·일이 질서 형성을 주도하게 되면 한국이 소외되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한국에 있어서 그토록 대립하던 중·일이 급속도로 접근하는 것은 뭔가 경계심을 갖고 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중·일 접근이 어느 정도인지, 그것이 한국에 이용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경계해야 할 것인지 한국은 지켜볼 필요가 생겼다. 10월 30일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한·일 관계의 기초가 된 1965년 청구권협정을 뒤집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한·일 견해가 두 동강 난 셈이다. 이 문제는 다음 기회에 언급하겠지만, 일본에서는 50년 이상 지속되었던 약속을 지금 와서 틀어버리는 한국, 반일을 그만 두지 못하는 한국이라는 이미지가 일본 사회에 스며들 수 있다. 한·일에 중요한 것은 격동하는 한반도 정세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상호협력에 이번 판결이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서울광장] 남북관계는 북미관계 종속변수 아니다/오일만 편집국 부국장

    남북 관계가 진전되는 상황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가 있다. 바로 ‘한·미 공조 균열’이다. 올 2월 평창동계올림픽은 물론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보수진영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모습을 드러냈다. 유엔 대북 제재를 축으로 돌아가는 미국의 ‘압박과 관여’ 정책를 무력화한다는 해설도 곁들였다. 한·미 관계 ‘엇박자, 파열음’ 등의 기사가 쏟아진 것은 당연한 결과다.지난 70여년 동안 남북 분단을 자양분으로 성장한 한국의 보수세력은 ‘북한 악마화’와 한·미 공조 프레임을 두 축으로 삼아 한반도 냉전 체제를 유지했다. 남북 화해 협력의 기운이 고조될 때마다 내부적으로는 위장 평화쇼로 폄하하고, 대외적으로 한·미 공조 균열을 앞세워 미국의 한반도 현상유지 전략을 지탱해 온 측면이 크다. 남북 대결이 격화될수록 정치적 동력이 확산되는 냉전 체제가 그들의 보호막이자 구명대인 셈이다. 2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4·27 1차 남북정상회담, 5·26 2차 남북정상회담, 평양 9월 남북정상회담 등 냉전 해체의 발걸음이 빨라질수록 ‘위장 평화쇼’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쟁의 기운이 한껏 고조됐던 2017년으로 돌아가 보자. 그해 9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연설을 통해 “북한의 완전 파괴”를 언급했다.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이 없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고 지적하면서 “깡패 두목(mob boss)의 말이나 다름없다”며 혹독한 평가를 내놓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 보수 언론들은 한술 더 떠 “김정은이 죽음의 공포를 느낄 의지를 보이라”, “평화에 매달리면 도움이 안 된다”며 극단적인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조하지 않으면 한·미 공조가 균열되고 한·미 동맹이 깨질 듯이 분위기를 잡아 나갔다. 이런 기류는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소나 남북군사합의 등 냉전 해체의 길목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보수세력들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는 한·미 공조 프레임은 사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길들이기 위해 만들어 낸 작품이다. 1차 북핵 위기 당시인 1993년 6월 11일 천신만고 끝에 북·미 공동 성명이 도출됐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유보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을 무력으로 위협하지 않는다는 합의서가 도출됐다. 전쟁 일보 직전에서 손을 잡은 것이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소외된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이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며 협상 자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한·미 공조(coordination)라는 용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그의 저서(‘담대한 여정’)를 통해 “당시 김영삼 정부는 미국의 대북 정책에 불만을 갖고 사사건건 엇박자를 내는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을 다스리기 위한 프레임으로 한·미 공조를 만들어 냈다”고 증언했다. 한·미 공조(共助)는 말 그대로 서로 돕는다는 의미다. 대한민국이 미국의 정책에 무조건 따르라는 일방적 관계가 아닌, 쌍방향적 성격을 규정한 것이다. 현재 보수 진영에서 쓰는 한·미 공조의 의미는 ‘미국이 움직이기 전에 꼼작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 우리 스스로 미국이 한반도 통치 전략으로 고안해 낸 한·미 공조의 틀에 갇혀 운신의 폭을 좁히는 결과가 된다. 이는 주권국가로서 대한민국의 자율성을 포기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한·미가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란 공동목표를 향해 함께 가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통해 냉전을 해체한 뒤 궁극적으로 남북 공동번영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미국은 비핵화를 통한 세계 패권 유지가 목표다. 서로 국익이 다른 만큼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남북 관계는 북·미 관계의 종속 변수가 아니다. 1차 북·미 정상회담 도출 과정에서 보듯 우리가 한발이라도 앞서가면서 문제해결 여건을 조성하는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한다. 북·미 비핵화 대화가 난관에 처해 있을 때 남북관계 진전이 돌파구가 돼야 한다. 최근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은 보수진영에서 말하는 미국의 ‘감시·단속반’이 아니다. 이는 스스로 국격을 낮추는 전형적인 사대주의 발상이다. 향후 한·미 워킹그룹은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은, 쌍방향의 한·미 공조를 향한 새로운 이정표가 돼야 한다. oilman@seoul.co.kr
  • 달에 이민 가면 삼시 세끼 어떻게 먹고 살지?

    달에 이민 가면 삼시 세끼 어떻게 먹고 살지?

    美 등 우주 강국 인간이 지낼 도시 계획 얼음 200억t 석탄 캐듯 채굴해 물 확보 표토·3D 프린팅 기술로 벽돌집 만들 듯 한국 2030년까지 ‘탐사 프로젝트’ 추진지구로부터 평균 거리 38만 4400㎞, 지구 크기의 4분의1, 지구 질량의 81.3분의1. 바람도 서늘한 맑은 가을밤 뜰 앞에서 하늘을 향해 고개를 들면 한눈에 ‘달’이 들어온다.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은 인류의 시작부터 동경의 대상이었다. 동서양의 수많은 전설과 신화 속에 등장했던 달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문학 작품이나 영화 소재로만 다뤄졌다. 그러다 1969년 7월 20일 미국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해 인류 최초로 발자국을 남기면서 과학의 영역으로 들어왔다. 이후 1972년 12월 7일 아폴로 17호의 달착륙을 마지막으로 달에 대한 관심은 멀어져 왔다. 달 탐사가 냉전 시대 미국과 옛 소련의 대결 구도에서 나온 결과물이기도 했거니와 달 탐사 이후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이 없었던 탓이 컸다. 한편으로는 달 너머 심(深)우주와 태양계의 다른 행성과 위성에 대한 관심이 더 켜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폴로 11호 달탐사 50주년을 앞둔 현재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 등 전통적인 우주 강국들이 다시 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달 표면에 인간이 상주할 수 있는 ‘우주 기지’(Moon Base)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 중이며 유럽 우주국(ESA)도 비슷한 개념의 ‘달 도시’(Moon Village) 계획을 밝혔다. 중국항천국(CNSA) 역시 달 기지 건설을 차기 목표로 발표한 바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이번 주 호에는 달에 세워질 거주지가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게 될 것인가를 다룬 특집을 실어 관심을 끌고 있다. 우주 선진국들은 대략적으로 2020년대 중후반에 달 기지를 구축해 우주인들을 단기 거주시켜 보완해야 할 점을 찾은 뒤 2030년부터는 달에 있는 자원들을 활용해 실제 삶을 영위해가는 ‘첫 번째 달 이민자’를 보내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ESA와 독일항공우주센터(DLR)는 최근 독일 쾰른의 유럽우주비행사센터에 1000㎡ 크기의 가상 달 표면 체험 장치 ‘루나’(LUNA)를 조성했다. 달 표면과 비슷한 약한 중력 상태를 만들어 달에서 거주할 경우 나타날 수 있는 신체적 변화와 기지 구축, 탐사, 식물 재배 등 다양한 생존 조건을 시험해 보기 위한 일종의 거대한 실험장치다. 달 기지 구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 확보다. 달에 사람이 거주하게 될 경우 물은 식수는 물론 작물 재배를 위한 농업 용수, 그리고 전력 공급에 필요한 연료 전지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연방우주국(RSA)의 계산에 따르면 4명이 거주하는 달 기지에서 1년 동안 필요한 물의 양은 수십 톤에 불과하지만 거주자가 늘어날 경우 그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달에서 물은 얼어 있기 때문에 석탄을 캐듯 채굴하는 형식이 될 것으로 보이는데 달의 남, 북극에 있는 얼음의 양은 약 200억t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물 확보가 어려운 경우는 달 표면의 ‘표토’(Regolith)를 활용하게 된다. 달 표면에 있는 돌가루 모양의 물질인 표토는 실리카와 각종 금속산화물, 산소를 포함하고 있어 활용도가 높다. 일단 표토에 산소가 43% 정도가 포함돼 있기 때문에 지구에서 운송해 간 수소를 결합시켜 물을 만들 수 있다. 또 표토는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벽돌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달 표면으로 향해 날아드는 소행성과 방사선 등을 막을 수 있는 거주지를 만드는 데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독일항공우주센터 마티아스 모이러 박사는 “달에 사람이 장기 거주하고 식민지화시키기 위해서는 달에 있는 자원들만으로 의식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국도 달 탐사 경쟁에 뛰어들어 2020년까지 달 주변을 도는 550㎏급 궤도선을 발사하고 2030년에 달 착륙선과 탐사로봇을 보내기 위한 ‘한국형 달 탐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기술 확보나 계획 수준은 우주 선진국들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 국내 우주 전문가들은 “우주 선진국들처럼 정확한 비전과 목표를 갖고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실 달 탐사나 한국형 발사체 개발 일정이 꼬이고 개발이 늦어지는 이유도 박근혜 정부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2020년까지 달에 태극기를 꽂겠다고 정치적 선언을 하면서부터였다”고 지적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냉전 이데올로기’ 지적나왔지만… 한국당, 조명균 해임안 발의

    ‘냉전 이데올로기’ 지적나왔지만… 한국당, 조명균 해임안 발의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했던 자유한국당이 ‘막대한 재정이 수반되는 남북경협 사업을 독단으로 처리하려 했다’는 명분으로 조명균 통일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제출하고 나섰다. 31일 자유한국당은 조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론으로 발의된 해임건의안은 “조 장관은 막대한 재정이 투입되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사업을 독단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면서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조약 또는 입법사항에 관한 조약의 체결·비준에 대한 국회의 동의권을 명시한 헌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적시했다. 또 “국회에 제출된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안이 논의조차 제대로 안 된 상태에서 이행 및 후속 조치 격인 평양선언에 대한 국무회의 의결 책임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다”면서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거나 안전보장에 관한 내용이 있는 경우 국회 동의를 거치도록 한 헌법과 남북관계발전법도 위반했다”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아울러 “남북 고위급회담 과정에서 탈북민 출신의 특정 언론사 기자의 취재를 불허했다”면서 “이는 탈북민의 인권을 침해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인 언론의 자유를 탄압한 명백한 헌법 위반, 민주주의 유린 사태”라고 비판했다. 이에 통일부는 “특별한 입장은 없다”면서도 “다만 비핵화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구현이 뒤돌아가서도 멈춰서도 안 되고, 역사적 시대적 과제의 실현을 위해서 모두 함께 힘을 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남북 평화·화해 분위기 속에서 한국당만 냉전 이데올로기에 의존한 부정적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한국당이 지난 30일 의원총회에서 공개한 ‘한국 보수정당의 위기와 재건’ 연구용역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당의 지난 대선 패배 원인으로 ‘유연한 대북 안보 전략에 반대되는 강경 노선만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북 균형발전 상징’ 장위뉴타운, 市가 조성 사업 지원해야”

    [서울 초선 구청장에게 듣는다] “‘강남·북 균형발전 상징’ 장위뉴타운, 市가 조성 사업 지원해야”

    “장위동 문제는 구 차원에서 해법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장위동은 강남·북 균형 발전을 상징하는 지역인 만큼 서울시가 도시계획 사업으로 상당 부분 감당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장위동살이’도 건의하고 서울시가 조성하는 1조원 규모의 균형발전특별회계를 낙후 지역에 사용해 달라고 적극 요청하려 합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3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서울시가 장위뉴타운 조성 사업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구청장은 “장위뉴타운 조성이 고르게 진행되지 않아 도시가 기형적으로 변해 버렸다”고도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소회 한 말씀. -30대 중반 구의원이 된 뒤 20여년간 지역과 중앙 정치를 오가며 의정활동을 했다. 그런데도 구청장 취임 이후 항상 긴장이 된다.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던 입장에서 뭔가를 실질적으로 결정해야 하고 구민들의 안전과 행복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가 되니 그런 것 같다. 밤에 자다가도 사이렌이 울리거나 카카오톡 소리만 나면 벌떡 일어난다. 동네에 무슨 일이 생겼나 해서. →100일간 가장 중시했던 건 뭔가. -현장과 주민참여다. 취임과 동시에 현장에서 답을 찾는 ‘이동하는 현장 구청장실’을 운영했다. 관내 20개 전 동을 찾아 교육, 복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점검하고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들었다. →현장과 주민참여를 강조하는 이유는. -앞에서 지휘하는 권위적인 구청장이 아닌 어렵고 힘들 때 근거리에서 의지하고 하소연할 수 있는 구청장이 되고 싶어서다. 그리고 구의원과 시의원을 하며 탁상에서 서류로 얘기하는 것보다 직접 주민들을 만나 얘기를 나누고 정책에 참여토록 해야 한다는 걸 절감했기 때문이다. →보람도 있을 텐데. -이전 요구가 많았던 정릉 버스차고지 문제가 원만하게 해결돼 가고 있어 보람이 크다. 현재는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차고지를 유지한 채 주변 환경을 어떻게 조성할 것인지 논의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 성북구의 오랜 현안이자 주민 갈등이 첨예한 장위동 주택 정비사업, 미아리 집창촌 정비사업 등도 현장에서 주민들을 직접 만나며 해결해 나가고 있다. →어떤 구청장으로 남고 싶나. -10년 후에도 구민들이 필요로 하는 구청장, 30년 후엔 성북구의 나침반 같은 구청장이 되고 싶다.→서울시에 바라는 게 있나. -도시관리계획(지구단위계획과 도시계획시설) 결정권은 자치구에 줘야 한다. 현행 지역 계획은 ‘톱다운’ 방식이다. ‘광역도시계획→도시기본계획→도시관리계획’ 절차를 거쳐 수립된다. 지역 특성과 민주성이 전혀 반영되지 못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과 서울시 도시계획조례 규정에 따라 도시관리계획 입안 권한이 서울시에서 자치구로 이양되긴 했지만 그 결정권은 매우 제한적이다. 소규모 기반 시설 설치에 국한돼 있고 주민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기반 시설은 제외돼 있다. 도시계획 사업 권한을 지자체에 줘야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할 수 있다. →박 시장이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 생활을 마치면서 강북 균형 발전 방안을 내놨는데, 어떻게 보나. -균형 발전 차원에서 좋다. 서울시에 부지를 마련할 테니 서울주택도시공사든 서울연구원이든 한 곳을 달라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떤 사업에 주력할 건가. -내부순환로 월곡 하향램프 설치 사업이다. 지난 20여년간 월곡역 일대는 상습 교통정체 구간으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매연, 소음, 자녀 통학로 안전 등 많은 불편을 감내해 왔다. 내부순환로와 북부간선도로 간 연결로가 없어 북부간선도로에 진입하기 위해선 월곡램프를 이용해야 한다. 시의원 시절부터 시정 질문을 통해 서울시에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했다. 그 결과 타당성 조사 용역, 서울시 투자사업 심사 통과, 하향램프 설치를 위한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착수를 거쳐 목표대로 추진된다면 2020년 말 완공된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자영업자들이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최저임금을 1만원 수준까지 올리는 건 옳다고 본다. 다만 자영업자들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불이익을 보는 부분을 보전해 줘야 한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서 지자체 간 교류 논의도 활발하다. -성북엔 북한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역사적인 고개가 두 개 있다. 아리랑고개와 미아리고개다. 아리랑고개는 돈암동에서 정릉동으로 넘어가는 고개인데 예전엔 정릉고개라 불렸다가 춘사 나운규가 1926년 이 고개에서 영화 ‘아리랑’을 촬영한 뒤부터 아리랑고개로 불렸다. 미아리고개는 아리랑고개에서 1㎞ 정도 떨어져 있다. 6·25 때 격전지로 북한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벌인 곳이다. 아리랑은 우리 민족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고 미아리고개는 냉전을 벗어나 평화와 통일, 공존으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다. 성북은 남북 평화 정착에 선도적인 역할을 할 여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서울시에서 북한과 관계를 개선하는데 25개 자치구 중 한 곳이 동참했으면 한다는데, 자치구 중에선 성북구가 참여하면 좋겠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민주당, 강원 예산정책협의회…당 차원서 적극적 예산 지원 약속

    더불어민주당은 26일 강원도를 찾아 예산정책협의회를 갖고 지역 주요 사업에 대한 당 차원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을 약속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강원도청에서 이해찬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최문순 강원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강원 예산정책협의회를 열고 평창동계올림픽 시설의 사후 활용 문제를 비롯한 지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 대표는 “강원도에는 뭐라고 해도 평창올림픽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평창올림픽이 있기 전까지는 한반도에 전쟁이 날 것 같은 분위기였는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해서 북쪽에서도 참여하고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고 남북 간의 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져서 2년 전과는 전혀 다른 한반도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최문순 지사는 그런 점에서 ‘평화의 씨감자’라는 좋은 호칭을 붙여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 남북관계를 잘 풀어서 금강산 관광을 잘 하게 되면 이전보다 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지사는 “유일한 분단도인 강원도는 한국 전쟁의 피해 지역이자 냉전 유산으로 남은 지역으로 우리 당이 이끄는 남북 평화 시대에 선봉으로써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며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국제적 이슈가 되어 있는 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 관련 건의를 드렸고 이후 김태년 의장이 지시해서 잉여금으로 재단을 만드는 일이 문화체육관광부와 기획재정부에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화답했다. 당 지도부는 남북 화해 시대를 맞아 접경지역인 강원도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강원도는 앞으로 남북 간의 화해 교류가 활성화 되면서 인적 왕래 거점이 되고 남북 간 도로·철도·항만 등 물류망의 핵심축이 될 것”이라며 “당에선 이런 큰 비전을 염두에 두고 강원도에서 말씀 주시는 여러 현안과 숙원사업을 차근히 진행되도록 뒷받침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기본계획 수립 중에 있는 춘천·속초 전철화사업, 남북경제협력 대비 강원·제진 철도사업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할 거 같다”며 “평창올림픽 시설 사후 활용도 필요한 입법과 재정 투자사업을 결정하고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스피드스케이트장, 하키센터, 슬라이딩센터 등 전문체육시설은 강원이 다 맡아 관리하기엔 부담돼서 국가훈련시설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올림픽조직위원회 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기념사업관 건립도 입법화 해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中·日 경제밀월 소식에… 美도 러시아와 갈등 봉합 나선다

    경제사절단 500명 이끌고 오늘 방중 만료된 통화스와프 30조원 체결 예고 트럼프·푸틴 새달 11일 파리정상회담 일각 “美, 러와의 대립은 중간선거용” 미국과 중국이 신냉전시대에 돌입했다는 평가까지 낳으며 무역과 외교, 안보 등 여러 면에서 갈등을 빚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정상회담을 통해 협력을 모색하기로 해 주목된다. 미·중 갈등 속 경쟁국들 간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25~27일 500명의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 방문에 나서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중국의 발전이 일본뿐 아니라 세계의 기회라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24일 취임 후 첫 단독 방중에 앞서 중국 매체들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발전은 일본에 거대한 기회”라며 미·중 무역전쟁을 의식한듯 “양국은 반드시 세계무역기구(WTO) 등 다자·자유무역 체제 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는 중·일 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으로 양국은 대규모 경제협력을 통해 관계를 정상궤도로 복구하고 새롭게 발전할 것을 기대했다.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다양한 경협을 논의할 양국 정상은 제3국 인프라스트럭처 공동개발에 관한 양해각서만 50여개 맺을 것으로 알려졌다. 26일에는 2013년 만료된 중·일 통화 스와프도 이전의 10배에 이르는 266억 달러(약 30조원) 규모로 체결한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주석, 리커창(李克强) 총리 등 중국 지도부와 모두 세 차례 식사를 함께한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는 이런 일정에 대해 “중국이 아베 총리의 이번 방문을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다음 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정상회담을 한다. 트럼프 정부가 연일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파기를 경고하는 등 대러 압박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두 정상의 만남이 미·러 관계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러시아를 방문 중인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푸틴 대통령과 만나 파리에서 열리는 제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 기념식 후 2차 미·러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볼턴 보좌관에게 “다음 달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1차 세계대전 100주년 기념식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파리에서 만남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과 볼턴 보좌관은 미국의 INF 파기에 대해서는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볼턴 보좌관이 “미국은 러시아가 2013년부터 조약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을 내린 상태”라면서 “‘적절한 시기’에 (INF 파기)를 러시아에 통보할 것”이라고 설명하자 푸틴 대통령은 “미국이 정당한 이유가 없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놀랍다”면서 “러시아는 미국의 행보에 강력 대응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 스캔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트럼프 정부가 11·6 중간선거용으로 러시아와 각을 세우고 있지만 중간선거 이후 정상회담을 통해 갈등 봉합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중국보다 러시아와 손잡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다는 것이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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