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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전」으로 치닫는 리투아니아사태/소련의 「선전포고」와 그 파장

    ◎「봉쇄」장기화땐 에너지분야 큰 타격/내류ㆍ전자제품은 역효과 가능성도/데탕트 의식,미국의 소련 대응폭엔 한계 리투아니아공화국에 대한 소련의 봉쇄정책이 본격화되고 있다. 소련중앙정부가 리투아니아에 대해 천연가스와 석유의 공급을 제한하는 등 경제 제재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소련정부는 리투아니아가 지난 3월 11일 독립을 선언한 이후 독립선언 철회를 위해 무력시위와 정치적 압력을 가해 왔으나 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자 리투아니아의 입장을 크게 약화시키며 비교적 대내외의 비난을 줄일 수 있는 경제제재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리투아니아는 천연가스 1백%,원유 95%등 에너지의 97%와 자동차ㆍ금속ㆍ면화ㆍ비료ㆍ트랙터의 거의 1백%를 소련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봉쇄 조치는 리투아니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 확실하다. 소련이 일반 시민생활과 직결된 천연가스의 공급제한을 경제봉쇄 조치의 최우선 카드로 사용한 것은 독립움직임이 일상생활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을 리투아니아인들이 피부로 느끼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현재 리투아니아가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는 석유ㆍ석탄 30일분과 가스ㆍ전력 20일분으로 경제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기초에너지 분야에서 받을 영향은 심각하다. 리투아니아는 또 외환보유고가 얼마 되지 않아 서방 세계로부터 대량의 원자재를 수입할 처지도 못된다. 중앙정부의 경제보복조치는 이미 예고돼 왔고 다만 시기만 남아 있었다. 리투아니아도 경제봉쇄정책에 대비,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다. 리투아니아는 에너지 공급중단에 대비,미국 및 캐나다 석유회사들과 접촉을 해왔고 자체 화폐발행을 위해 스위스 및 서독과 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14일에는 에스토니아ㆍ라트비아와 함께 발트해 3국 공동시장을 창설하고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비상시 상호 원조제공을 명문화했다. 리투아니아는 또 산업용 에너지를 우선 가정용으로 전환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 소련이 과연 어느 정도까지 경제제재 조치를 확대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중앙정부가 생활필수품의 공급까지 중단한다면리투아니아인들의 고통은 매우 클 것이다. 그러나 소련도 외국의 비난을 면키 어려울 뿐만 아니라 리투아니아에는 20%에 달하는 러시아인등 비리투아니아인들이 살고 있다. 소련 정부는 이들도 고통을 공유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 소련 정부는 또 높은 농업생산과 상당한 산업능력을 갖춘 리투아니아에 대한 경제봉쇄 조치의 역효과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것으로 보인다. 리투아니아는 소련내 각종 가전제품 모터수요의 3분의 2를 공급하고 있으며 항공기 엔진수리ㆍ조선ㆍ기계공업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리투아니아는 축산업이 발달해 자체 수요의 두배가 넘는 육류 및 낙동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소련은 현재 식료품과 소비재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터에 리투아니아에서 이같은 품목의 공급이 중단되면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소련의 경제제재조치는 이같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아무래도 치명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리투아니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리투아니아는 경제봉쇄를 피하기위해 리투아니아인의 소련군 징집허용、 리투아니아내 시민증 발급중단등의 타협책을 소련 정부에 제시하기도 했다. 비타우타스 란츠베르기스 리투아니아공화국 최고회의의장(대통령)도 모든 채널을 통해 중앙정부와 대화를 시도한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보다 강경한 리투아니아독립 지지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부시대통령은 천연가스및 연료의 공급이 중단되면 『적절한 대응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대통령은 구체적인 대응조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미국이 고려하고 있는 경제제재조치로는 ▲소련에 최혜국대우를 부여하는 미소무역협정체결 지연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의 옵서버자격 취득 유보 등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소련에 대해 경제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미국은 소련의 국내 문제인 리투아니아사태에 개입함으로써 야기될 소련과의 대결과 냉전체제로의 복귀를 원치않고 있으며 더욱이 불과 몇개월전 파나마를 침공,명백한 내정간섭을 했던 사실때문에 대소비판의 「도덕적 정당성」마저도 약한 입장이다. 부시대통령은 고르바초르를 세계평화를 이룩할 정치적 파트너로 깊이 신뢰하고 있고 리투아니아의 독립보다는 미소관계와 동구의 대변혁과 독일통일에 따른 유렵의 신질서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리투아니아 지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소련은 민족문제 경제난등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에 직면해 있으나 고르바초프로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현재의 연방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다. 때문에 고르바초프는 리투아니아의 독립을 쉽게 허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리투아니아의 독립의지 또한 확고하다. 란츠베르기스는 『독립선언은 결코 철회될수 없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과연 소련 중앙정부가 경제봉쇄에 이어 무력 침공까지 불사하게될지 아니면 리투아니아가 굴복할것인지 소련과 리투아니아의 대결이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중소의 「개혁이견」좁히기 여로/이붕의 모스크바행 안팎

    ◎공산권의 민주화ㆍ소수민족문제 주요의제로 부각/“사회주의노선 지속”이념적결속에 총력 기울일듯 중국 이붕총리가 오는 23일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26일까지 머물면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과 양국 현안 및 국제정세 등에 관해 논의하게 된다. 이총리의 이번 방소는 지난해 5월 중소정상회담때 고르바초프의 요청에 의한 것이며 그의 양부이기도 한 주은래전총리의 지난 64년 방문이후 중국고위층 인사로는 처음 있는 일이다. 이의 이번 모스크바행이 큰 주목을 받는 것은 미소간 냉전시대 복귀가능성이 엿보이는 등 최근의 국제정세가 짙은 불확실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중소 모두 개방ㆍ개혁의 후유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6ㆍ4천안문사건」이후의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고 개혁의 부작용에 대해 소측과 공동처방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이의 나들이에 많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서도 이번 기회에 중국과의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5월말 워싱턴에서열리는 미소정상회담이나 다른 서방국가들과의 협상테이블에서 자신의 입지를 보다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이번 중소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소련ㆍ동구 등 공산국가의 민주화와 소수민족 독립 및 종교분쟁에 관한 것들이 될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는 현실적으로 중소 두나라에 모두 해당되는 난제이기도 한 것이다. 중소가 점차 동병상련의 입장이 돼가고 있는 상황은 지난해 하반기까지만 해도 생각키 힘든 것이었다. 6ㆍ4사건으로 궁지에 몰렸던 중국은 동구에 개혁물결이 거세게 일고 소련도 공산당 일당통치를 포기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나서자 이같은 변화가 고르바초프의 섣부른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에 기인한 것이라는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 5월 등소평ㆍ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을 통해 정상화의 첫발을 내딛기시작 했던 중소관계를 적잖은 긴장상태로 몰아가기까지 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상황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고르바초프가 리투아니아 공화국의 탈소독립선언에 의외의 강력한 수단으로 대응하고 있으며 미의 개입에 내정간섭이란 이유로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밖에도 소련공산당은 당내 급진개혁파를 공격하고 나섰고 군부는 그들대로 리투아니아사태 강경진압을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관측통들은 요즘 고르바초프가 보여주고 있는 단호한 태도와 관련,『그는 공산당독재를 포기한다고만 했을 뿐 결코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를 없앤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면서 그의 개혁도 소의 공산당을 위기에서 건져낸 뒤 더욱 강화시키려는 전략이란 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견해를 모으고 있다. 이붕도 지난달 29일 북경에서 소련관영 타스통신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회주의를 발전시키는데에 완전무결한 유일의 방법은 없다. 소련은 그들 나름대로,우리는 우리 현실에 맞는 방법으로 사회주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소의 개혁이 사회주의를 버리는 것이라곤 생각지 않는다』라고 밝힌 적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볼때 이는 고르바초프와 갖게 될 회담때 리투아니아를 비롯한 다른 공화국들의 소연방탈퇴 움직임에대해 현재 모스크바 당국이 취하고 있는 강경책을 적극 지지할 것으로 보이며 중소 두나라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사회주의노선을 견지키 위해 내밀한 결속을 다짐하는 등 새로운 이념적인 공동전선을 구축하게 될것 같다. 중국은 또 미의 리투아니아 사태 개입으로 미소간에 틈이 벌어질 경우 미의 적극적인 대중접근이 예상되므로 어부지리를 취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이붕의 모스크바 방문기간중 중소 두나라는 국경선 철군및 경제협력,과학기술교류 방안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의를 하게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경협문제의 경우 두나라 모두 정책실패로 인한 곤경에 놓여 있기 때문에 큰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90년대 동북아의 정치기류 예진/일 전문가 특별기고

    ◎한반도정세 「한ㆍ소관계」를 축으로 진전/소 경제실리 앞세워 대한접근 가속화/중 동구변혁 여파,대북유대 강화주력/한­중,당분간 간접교류… 북한­소는 불협화음속에 지난 3월12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장춘의 길림성 사회과학원과 상해 평화발전연구소의 초청으로 처음으로 중국방문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중국에는 2주일동안 체재하며 북경ㆍ장춘ㆍ연길ㆍ상해의 대학 및 연구소를 둘러 보았다. 최근의 소련ㆍ동구제국의 변화에 따라 세계에서는 동아시아의 군축문제 및 경제교류의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보다 큰 파문속에 국제관계를 생각하지 않으면 안된다라고 하는 견해를 가져왔다. 도쿄와 서울만을 왕복한데서야 어딘가 1990년대의 동아시아 국제흐름의 구도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작년 1월부터 중국방문을 계획,이번에 실현을 본 것이다. 중국에서는 최근의 유럽정세의 변화가 아시아에 어떻게 파급되고 있다고 보고 있는가. 한국과 소련의 관계를 중국은 어떻게 받아 들이고 있는가. 한국과 중국의 관계는 어디까지 진전될것인가 등에 관해 중국의 학자들과 개인적으로 의견을 교환해 보겠다는 것이 목적이었다. ○중,한­소 접근에 느긋 중국학자와 의견교환을 했을때 느꼈던 점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다. 첫째로 중국은 대 한반도정책을 장기적 관점에서 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1백년을 주기로 외교정책을 입안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학자도 있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우리들이 중국의 외부에서 부터 「한반도 정세의 변화」라고 보는 것을 중국은 변화라고 보지 않는 경우도 생겨나는 이유이다. 두번째는 한국과 소련의 관계개선에 대해서이다. 소련이 한반도에의 영향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국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그리고 소련의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실도 틀림없으나 소련의 한반도에의 적극자세가 그다지 중국에 있어 위협이 된다고는 보지 않는 것 같다. 그것은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문화적 측면에서 한반도에 더욱 영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은 중국이며 한반도와의 교류의 역사는 중국이 가장 길다라는 중국의 자신에서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한ㆍ소관계개선에 관해서는 중국은 크로스관계의 진전이 한반도에 있어서 안정의 기초가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ㆍ소관계와 병행해서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해 나간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한ㆍ중관계에 대해 중국의 학자들은 북한ㆍ중국관계를 고려할 때 한계가 있다는 견해가 많았다. 중국의 가장 중요한 국가는 북한이며 그것은 변할 수 없다. 소련ㆍ동구의 변혁 이후 북한은 여전히 고립의 방향을 취하고 있고 북한에 대해 중국의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중국은 보고 있는 것 같다. 또 중국은 한국과도 1백년이 걸리더라도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싶으나 한국은 1주간 또는 2주간의 폭으로 한중관계를 개선해 정치적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임으로써 의견의 불일치가 생긴다고 지적하는 학자도 있었다. 따라서 한ㆍ중 관계가 때로는 정체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실제로는 중국은 「북한과의 우호제일,한국과의 간접교류 추진」이라는 원칙을 계속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었다. 내가 보는 바로는 한ㆍ중교류에는 중국은 4개의 원칙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즉 정치적 관계를 맺지 않고 경제적 교류는 크게 늘린다. 스포츠교류도 계속하지만 문화면에서는 간접교류에 멈춘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한ㆍ중간의 중요한 연구소의 자매관계 결연은 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4원칙은 이전부터 있어왔으며 당분간은 변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넷째로 북한체제의 혼란 및 불안정설에는 중국학자는 부정적이었다. 한국내의 김일성체제의 보도는 홍콩의 등소평보도와 마찬가지로 흥미본위라고 지적하는 학자도 있었다. 이상으로 중국의 인상과 중국의 한반도에의 견해를 소개했으나 이제부터 내자신의 견해를 말하고자 한다. 첫째로 한ㆍ소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최근 주목을 끄는 것은 한ㆍ소양국의 급속한 접근이다. 국교수립은 시간문제로 되어 있으며 그 속도는 예상이상이었다. 최근 소련의 한반도에 대한 자세는 4개의 단계로 변화해 온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지난 84년5월의 김일성주석의 소련방문으로부터 86년10월의 방소까지의 시기,소련은 군사협력을 중심으로 북한에 적극적으로 접근했다. 86년10월부터 88년9월의 서울 올림픽때까지는 소련은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면서도 동시에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모색했던 시기이다. 88년9월부터 89년9월 서울올림픽 1주년까지 소련은 북한을 지지하며 한국과의 관계를 진척시켰다. 그러나 때로는 북한을 자극하는 정책(서울올림픽 참가등)을 취해 양쪽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방법을 취했다. 북한에 대한 「한국카드」를 소련이 사용했던 시기이다. 89년9월 이후 고르바초프 정권의 유력한 브레인들이 잇달아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과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진전시켜,때로는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소ㆍ북한관계가 악화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대담한 한반도정책을 편 것이다. 바꾸어 말한다면 지난 9월 이후 북한ㆍ소련관계에의 배려보다 한ㆍ소관계에의 배려를 우선시켰다고 말할 수 있다. 그 배경에는 국내정세의 변화에 의해 개혁을 서두를 필요가 생긴 소련이 한국의 협력으로 시베리아 개발을 진척시키고 무역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을 들 수 있다.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본방문을 앞두고 대일관계 타결을 위해서도 긴밀한 한ㆍ소관계는 소련에 있어서 유리하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한­중관계 개선 한계 둘째,한ㆍ중관계는 어떻게 볼 것인가.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보다 강화하고 있다. 이붕총리는 88년3월 이후 3차례에 걸친 정치활동보고를 했다. 88년3월에는 『북한은 중국의 친밀한 인국이며,중국은 북한의 자주적 평화통일의 합리적 주장과 한반도의 긴장완화의 노력을 지지하고 있다』고 부추겼다. 그러나 89년3월에는 『중국과 한국 사이에는 정부관계는 존재하지 않지만 민간의 경제무역은 하고 있다』며 한국과의 경제관계에 처음으로 언급했다. 이와 함께 남북대화의 진전을 기대했다. 이것은 중국이 한국과의 간접교류에 의욕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의 보고에서는 이붕총리가 한국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고 『최근 1년 중국과 많은 국가 특히 주변의 인국과의 관계는 한층 더 개선,강화됐다. 중국과 북한의우의는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그 표현은 지난해 보다도 강한 것이었다. 중국의 전기침 외교부장이 3월말 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만과 한반도의 통일은 동일 방식으로 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중국이 한반도는 2개의 정부라도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대만 문제와 한반도 문제에는 차라리 다른 점이 많다. 같이 분단된 지역이라 하더라도 중국으로 본다면 대만은 국내이며 한반도는 외국이다. 한반도에는 한국이라는 존재가 있으며 한중간접교섭의 필요는 중국도 인정하고 있는 터이다. 또 한반도에는 소련의 영향이 있으며,주한미군이 있어 한반도의 긴장완화책과 주한미군의 유지를 둘러싸고는 주변 제국사이의 의견이 엇갈려 있는 지역이다. 그런 점에서 한반도는 대만과는 다른 복잡한 국제적 이해가 교차한다. 중국 동북부에 접하는 한반도가 갖는 지정학적 중요성은 대만의 그것과는 다르다. 따라서 중국에 있어서 대북한관계가 갖는 가치는 중국ㆍ대만관계가 갖는 가치와는 이질적인 것이며,중국에 있어서 북한ㆍ중국관계의유지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그 때문에 중국은 북한의 연방제 제안을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통일방식은 대만문제해결과는 기본적으로 다르다. 이 「다른 방식」이라는 것은 차라리 지금까지의 정책의 확인이다. 북한에 있어서의 중국은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힘이며 중국자신도 북한에 대한 역할을 통감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관계는 더욱 긴밀해 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80년대초의 중ㆍ북한관계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소,북한에 쇼크요법 셋째로 소련ㆍ북한관계이다. 소련은 북한에 대해 쇼크요법을 시험중이며,그 때문에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다소 멀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북한과 소련 사이에 불협화음이 나와서는 곤란하다는 시기는 지났다는 것이다. 당장 앞으로 소련의 대북한 무기공급 템포는 둔화될 것이다. 북한은 한국에 접근하고 있는 소련에 대해 동구제국에 대해 그랬던 것처럼 「배신행위」라고 비난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소ㆍ북한관계는 표면상으로는 조용하다. 그러나 수면하에서는 북한의 불만이 팽배하고 있으며 마침내는 불협화음이 나올 것이다. 네번째로 북한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올 들어서 부터 북한에서는 김정일비서의 신격화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김정일의 문헌을 주석의 것과 동격으로 학습하게 된 것.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 밀영지의 혁명사적화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또 소련ㆍ동구에 파견된 유학생의 귀환명령 및 동구제국에의 비판을 보면 북한은 더 한층 폐쇄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그것이 북한에 있어서는 체제를 온존하는 길이라고 지도부는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이 그렇게 함에 따라 한국에 대해 우위를 견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주의자가 있다는 사실이다. 한국은 마침내 북한이 한국에 대해 양보함으로써 정책전환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낙관주의자이기 때문에 남북대화는 「통일과 긴장완화」라는 총론에서는 일치하지만 각론에 이르면 대화가 중단돼 버리고 만다. 1990년대는 한반도에서는 한ㆍ소관계의 진전을 축으로 일부에서는 냉전구조를 남겨두면서 복잡한 정치적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케사다 히데시
  • 소,리투아니아 원자재공급 감축/천연가스ㆍ석유 상당량 동구로 선적

    ◎미,봉쇄땐 경제보복 시사 【모스크바 AFP UPI 로이터 연합】 소련 리투아니아공화국 지도부는 16일 부활절 공휴일을 단축,공화국 최고회의(의회)간부회와 행정부의 각료위원회 등 「위기관리회담」을 갖고 고르바초프대통령의 경제제재위협에 따른 대처방안을 논의했으나 탈소독립선언 철회는 거부했다. 이런 가운데 연방정부의 관련부처들은 리투아니아가 지난달 11일 탈소독립을 공식 선언한 이후 제정한 법률들을 15일까지 폐기하지 않을 겨우 주요원자재의 공급을 중단하겠다는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리슈코프총리의 최후통첩시한이 지난데 따라 실제로 공급중단조치를 취하라는 시행명령이 떨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투아니아정부의 한 공보담당관은 소련내 다른 지역의 기업들과 직접 원자재공급을 위한 계약을 추진중이며 중앙정부가 리투아니아공화국에 대한 원자재공급을 중단하게 되면 다른 공화국들은 물론 러시아인들까지도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리는 천연가스의 경우 리투아니아로 오는 물량의 상당부분이 동구권으로선적되고 있으며 석유도 리투아니아에서 가공처리돼 인근 백러시아공화국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UPI 연합】 미 행정부와 의회는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리투아니아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기 위해 급격한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이 경제적 보복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15일 시사했다. 관리들은 소연방으로부터 지난 3월11일 탈퇴를 선언한 리투아니아에 대해 모스크바 당국이 생필품 등 중요한 물자의 공급을 단절하는 경우 미국은 소련에 무역상의 최혜국대우를 부여하려는 미소무역협정이 성사되지 못하도록 하는 보복조치를 취할 것 같다고 시사했다. 【모스크바 로이터 AFP 연합】 크렘린당국은 소연방에서 탈퇴한 리투아니아 공화국이 독립선언을 취소하라는 모스크바 당국의 요구 시한을 지키지않고 넘기자 15일 미국에 대해 리투아니아의 독립주장을 둘러싸고 냉전으로 복귀하는 위험을 무릅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공산당기관지 프라우다는 워싱턴발 논평기사에서 새로운 동서관계를 「리투아니아 민족주의자들의 요구에 좌우되도록 한다면」 그것은 무모한 일이라고 말했다. 프라우다지는 미국이 오는 5월말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소정상회담에서 리투아니아 위기를 문제삼지 말라고 경고하고 소련지도층은 리투아니아 사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압력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이 소련의 「내정」에 발언권을 가지려고 시도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라우다는 리투아니아 분쟁에 미국이 관여할 입장이 아니라면서 『현실적으로 미국에 리투아니아 문제가 있을 수 없으며 실제로 이 문제는 소련의 내부문제』라고 주장하고 『문제는 단순하여 이 문제에는 정치적 성의의 최대한의 표시와 법률ㆍ헌법상규범ㆍ인권 등의 준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 착실한 통독행보와 한반도(사설)

    미리 준비된 계획표대로 착착 진행되는 듯한 인상마저 주는 독일통일의 행보를 보는 우리의 마음은 한마디로 부럽고 착잡하기만 하다. 불과 6개월전만해도 상상키 힘들었던 조기통독은 지금 확고부동한 눈앞의 현실로 실현되어 가고 있는데도 우리의 분단상황에는 이렇다할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순조로운 통독의 행보를 지켜보며 한반도의 상황을 다시 한번 냉철히 반성하고 재검토해 새로운 대응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기 통일의 달성을 위한 동ㆍ서독의 노력은 12일 자유총선에 의해 선출된 비공산 동독정부의 출범과 동독정부를 구성하는 5개 정당의 통일을 위한 「정부계약」합의로 본궤도에 진입했다. 새 동독정부의 「정부계약」은 통일방식의 경우 동독이 분단이전의 5개 주로 재편,서독연방에 가입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는 서독기본법(헌법) 23조에 따르기로 하고 통일 독일은 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잔류케 하며 양독통화의 환율은 1대1의 환율로 하는 한편 오는 7월1일까지 사회ㆍ경제통합을 달성한다는 내용이다. 이것은 한마디로 서독에 의한 동독의 흡수통일이라는 서독정부의 기본방식에 새 동독정부가 동의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서독과 견해를 달리하고 있는 부분은 마르크화의 환율부분으로 서독정부는 서독마르크의 대동독 마르크환율을 1대2로 할 것을 고집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협상을 통한 정치적 타결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통일 독일의 나토 잔류문제도 반대하고 있는 소련이 잠정적인 나토,바르샤바 동시 잔류안을 내는등 타협의 여지를 보이고 있어 해결책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며 장애물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제 동ㆍ서독은 부활절 휴가가 끝나는 17일부터 본격적인 통일협상에 들어간다. 우선 실무급 협상을 거쳐 23일부터 1주일간 동ㆍ서독총리,외무장관회담이 이루어지며 이 자리에서 「통화통합,경제ㆍ사회공동체 창설에 관한 조약」의 최종 초안이 마련되고 2개월내에 조인해 7월1일까지 1단계 통일의 사회ㆍ경제통합이 달성된다. 이와 병행해서 4월 말부터 통독을 위한 전승 4국과 동ㆍ서독대표간의 이른바 「2플러스4」회담이 진행된다. 12월엔 서독국민이 총선을 통해 통일문제에 대한 선택을 하게 되며 콜 서독총리의 예상대로라면 내년 후반에 동ㆍ서양독 자유총선이 실시되어 통일 독일의회가 발족되고 완전통일을 달성한다. 동ㆍ서독지도자들이 구상하고 국민들이 기대하는 통일의 시간표다.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돌발사태가 없는 한 그런 수순으로 전후 최대의 국제정치적 사건이 될 독일통일이 이루어질 것이 아닌가고 보는 것이 많은 관측통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독일인들은 그것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은 특히 서독은 헌법의 경우 등에서 보는 것 처럼 분단이후 줄곧 통일에 대비하고 모든 문제를 통일의 시각에서 처리하면서 기회를 기다려 왔다. 그리고 고르바초프의 등장과 동유럽의 대변혁,통일을 저해하던 냉전질서의 붕괴라는 절호의 기회가 왔을때 모든 것을 총동원한 신속한 움직임으로 통일을 향해 질주하고 있는 것을 우리는 지금 보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 독일통일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면 그것은 동시에 한반도 통일의 달성을 위한 절호의 기회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동ㆍ서독과 남ㆍ북한의 분단은 모두 동ㆍ서 냉전체제의 산물이다. 그리고 냉전의 종결로 분단이 해소되어야 한다면 한반도가 먼저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도 한반도의 상황은 이렇다할 어떤 변화의 조짐도 보이지 않고 있다. 처한 현실과 상황이 다르다면 적어도 통일의 토대만이라도 마련되어야 할 기회가 아닌가. 그 전제조건이 될 북한의 개방과 개혁을 기다리고만 있을 것이 아니라 보다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강요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기회는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 정쟁같은 일에 정신을 팔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 미ㆍ소관계에 리투아니아 한냉전선/새달 정상회담 앞두고 “찬바람”

    ◎부시,소련의 발트3국 「압력」으로 곤혹/“전략무기 양보”약속 철회로 틈새 벌어져 지난 수개월간 순항해온 미소관계가 조지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의 첫 전면정상회담을 불과 7주일 앞두고 위험 수역에 빠져 들었다. 동구 제국에 혁명이 일어나고 두 독일간의 통일 움직임이 급진전 하는 소용돌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세계의 지주인양 더욱 강력하고 안정적으로 보였던 것이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관계였다. 그러나 지난 수주일간 특히 지난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의 워싱턴 방문을 고비로 미소협조관계의 극적 진전에 관한 기대는 사라지기 시작하는 한편 표류 정체 그리고 분열의 조짐이 미소관계에 다시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주 미소는 워싱턴 정상회담을 당초 예상보다 한달 가량 빠른 5월30일∼6월3일에 열기로 결정함으로써 미소관계에 있어 향후 수주간은 이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게 됐다. 이 정상회담 일자는 고르바초프의 일정에 맞추어 당겨진 것이었지만,소련측은 2개월전 모스크바를 방문한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에게 다짐했던 전략무기 양보를 철회함으로써 정상회담 준비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와 함께 리투아니아 문제를 둘러싼 미소간의 분규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부시와 그의 고위 보좌관들은 근 3주일간 모스크바에 대해 소련에서 분리 독립하려는 리투아니아공화국과 크렘린간의 분쟁이 미소관계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사적으로 얘기해 왔으며 얼마전부터는 이 문제를 정부차원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기 시작했다. 지난 6일 백악관 대변인 말린피츠워터는 리투아니아 위기 때문에 『미국은 미소관계를 위험상태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부시와 베이커도 미국의 대소관계에서 리투아니아 문제의 결정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소련이 리투아니아에서 강경책을 쓸 경우 미국은 소련에 대해 전향적인 문제 해결자세를 취할 수가 없으며,페레스트로이카나 고르바초프를 지원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말하고 있다. 지난주 부시는 정상회담 일자를 수락하면서 『중도에 회담을 해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조건」을 달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탄압이 정상회담 개최를 위험하게 만들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이다. 무력진압 못지않게 부시 행정부의 속을 썩이는 것은 리투아니아를 비롯하여 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소련으로부터 분리 독립하려는 발트 3국에 대해 하나씩 하나씩 가중되고 있는 소련의 압력과 협박이다. 모스크바의 이같은 압력 전술은 미의회와 여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지난 6일 부시 행정부로 하여금 강력한 발표문을 내게 한 이유가 되었다. 미 소식통들에 의하면 지난주 미소 외무장관 회담에서 셰바르드나제는 베이커에게 리투아니아에 위기를 가져올 예기치 않은 통제불능 사태의 발생 가능성을 크게 우려 한다는 점을 아주 분명히 했다. 워싱턴과 모스크바중 어느쪽도 통제할 수 없는 사태 때문에 세계에서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한 워싱턴과 모스크바간의 관계가 당분간 상처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겠다. 리투아니아 상황은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을 포함한 전략무기협상의 비밀 쟁점과 무관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전략무기 협상에서 이 문제에 대한 소련의 번의는 발트 사태등을 둘러싼 크렘린의 내분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워싱턴의 일부 고위 관리들은 믿고 있다. 워싱턴의 눈으로 보면 고르바초프는 불안에 싸여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무겁고 고된 국내외 정책 결정을 잘 처리할 수 없는 경우에 종종 부딪히고 있다. 소련 군부와 소련 공산당내 보수파들은 고르바초프 정책의 문제점을 점점 더 많이 그리고 점점 더 날카롭게 제기하고 있다. 전략무기 협상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해상발사 크루즈 미사일에 대한 소련측 번의의 이면에는 소련 군부의 반대가 있었다는 것이 부시 행정부 정책 입안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셰바르드나제가 이끈 소련측 협상단은 이들 무기를 다루는데 있어 베이커가 제안한 「선언적 접근법」 즉 엄격한 수적 제한과 어려운 검증에 기초한 것이 아니고 각기 무기 숫자를 선언하는 방안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당시 베이커는 이 협정이 매듭지어진 것으로 생각했었다. 지난주 미소 외상회담에서 소련 협상단은 이 문제를 다시 제기하면서 「선언적 접근법」을 탐탁하게 여기지 않는 것처럼 시사했다. 지난 2월의 정책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소련 군부가 무기 창고를 넘겨 주었다고 협상단을 비난하면서 이 방안의 수락을 거부하는 바람에 소련측이 뒷걸음을 치려는 것이라고 미국측은 분석하고 있다. 소련은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정상회담 때까지 전략무기 기본협정을 타결하기 위해 언명한 목표를 깎아 내려야 할 만큼 강경한 입장을 보이거나 아니면 다른 문제에서 양보하는 대가로 크루즈 미사일에 대한 후퇴를 협상하려들지 모른다. 양측은 또 독일 문제를 놓고 싸우지 않으면 안된다. 워싱턴은 통일된 독일이 나토 맹방으로 남는 것이 유럽에서의 미국의 국가이익에 중요하다고 보는 반면 모스크바는 독일의 나토 편입을 공격적이며 받아 들일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 방안도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워싱턴=김호준특파원〉
  • 미ㆍ소 외무,한반도 긴장완화 논의/워싱턴회담 무슨얘기 나눌까

    ◎미 리투아니아 사태 평화적해결 요청/소 경제개혁 가속위한 교류확대 촉구 제임스 베이커미국무장관과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소련외무장관이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의 일정으로 위싱턴에서 미소외무장관회담에 들어갔다. 지난해 말 몰타미소정상회담 이후 양국 외무장관은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외무회담 및 나미비아 독립기념식에 참석,회담을 갖는 등 자주 만났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외무회담은 고르바초프의 대통령취임과 리투아니아 분리독립문제로 소련정치구조가 변화를 겪은 뒤 처음열리는 외무회담이며 오는 6월로 예정된 미소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대좌라는 점에서 중요한 회담으로 평가되고 있다. 약국 외무장관은 회동기간중 매일 한차례씩 3번회담을 가지며 실무자들은 군축ㆍ지역문제ㆍ환경ㆍ양국관계ㆍ인권 등 5개분과로 나뉘어 회담을 갖는다. 이번 회담에서 다루어질 주요 의제로는 ▲한반도를 비롯한 지역문제▲전략무기 감축협상(START)등 군축문제▲미국의 대소경제제재의 해제등 양국간 경제관계 개선문제가 꼽히고 있다. 한반도문제를 비롯한 지역문제는 5일 협의될 예정인데 한국과 소련의 연내수교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북한의 핵개발이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미소가 남북한대화 촉진을 위해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관측통들은 양국 외무장관이 한소수교 및 이에 따른 미ㆍ북한관계개선,한국의 유엔가입,북한 핵시설 현장검증등의 문제가 의제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있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미 지난 2월 모스크바회담 공동발표문을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한간의 대화촉진을 지지하며 이를 위한 조속한 협의를 갖기로 다짐한 바 있어 이번 회담은 한반도긴장완화에 촉진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 외무장관은 이밖에 독일통일, 리투아니아독립 기타 지역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리투아니아 독립문제는 이번 회담의 복병. 애초 의제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으나 미국측은 리투아니아를 주요의제로 삼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은 소련이 리투아니아에 대해 폭력을 쓰지않고 평화적으로 문제를처리토록「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미국은 리투아니아문제로 인해 미소간에 조성된 화해무드와 냉전종식의 신국제조류의 흐름을 역류 시키면서까지「밀어붙일」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소련은 리투아니아문제가 「내정문제」라는 입장을 견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에 따르면 셰바르드나제장관이 고르바초프의 친서를 부시에 전달할 가능성을 보도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미소간 회담의 주요 단골메뉴인 군축에 관해서는 미소양국이 이미 유럽주둔양국군 규모및 재래식전력감축협상에서 상당한 합의에 이르고 있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한편 소련은 이번 회담에서 미국의 대소경제제재조치 완화,더 나아가 경제교류활성화를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소련의 정치개혁과 이민법 개정등을 계기로 대소교류 활성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며 오는 6월 고르바초프가 군축합의를 공식화하면 무역제재조치를 완화한다는 일정표를 마련해 놓고 있다.〈강석진기자〉
  • 한ㆍ소 수교와 우리의 자세(사설)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의 소련방문으로 한소 두나라간의 관계는 보다 가시적인 접근단계로 올라선 느낌이다. 특히 우리정부가 추구하는 양국간의 수교라는 목표에 크게 접근해 들어가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보여 반갑다. 모스크바에서 있은 김­고르바초프대통령 회동이나 그밖의 양국당정지도자들의 접촉에서 수교와 관련하여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된 것은 없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추진해 오던 이 문제가 연내에 타결될 전망을 보이게 된 것을 커다란 성과로서 환영하면서 앞으로의 교섭과정에서 보다 신중한 자세로 명분과 실리의 조화를 이루어 나갈 것을 관계자와 당국에 당부한다. 사실 한소관계의 진전에는 반드시 고려할 사항들이 있다. 수교로 가는 과정에서 이 문제들에 대한 종합적 판단과 정책방향이 먼저 확실하게 나와야 할 것이다. 우선 필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와 뒷받침을 마련하는 일이다. 오랜 냉전구도속에서 반공 이념에 젖어왔던 일부국민들은 아직도 소련과의 관계개선에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또 소련에 지나친 양보를 할 가능성에 우려를 표하는 사람도 있다. 대소교섭에 당당한 자세를 보이는 일과 대국민 홍보가 필요한 대목이다. 또 한가지는 남북한간의 관계이다. 한소수교는 우리북방정책의 가장 중요한 목표중 하나이다. 소련과의 관계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에 밑거름을 만들고 나아가 통일기반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폐쇄적 사회주의의 고수를 내세운 북한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반발을 완화시키고 북한이 대화와 교류의 장에 나오도록 설득하는 노력을 한소양측이 함께 벌이도록 인식을 일치시키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한반도안정과 관련해서는 한소수교가 이 지역의 세력균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도 중요하다. 남북간의 긴장상태를 둘러싸고 이 지역에는 미ㆍ소ㆍ일ㆍ중의 4강이 미묘한 균형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균형이 어느 한쪽으로 기울 때 안정도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45년 우방인 미국의 입장이 충분히 감안되는 가운데 소련과의 수교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소수교는기본적으로 두 나라간의 문제라는 점이다. 따라서 상호이익이 되는 방향에서 관계가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현재 나타난 것처럼 우리는 외교적 관계개선에 보다 역점을 두는 반면 소련측은 경제협력을 통한 이익에 보다 더 관심을 두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양국관계 개선은 결국 수교와 경제협력이 함께 갈 수밖에 없으며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을 것이다. 이제 양국수교는 필연적이다. 김최고위원 일행을 비롯한 정치ㆍ경제계인사의 상호방문이 빈번해짐에 따라 분위기는 성숙했다. 이제 과일을 따는 문제가 남았다. 그렇다면 이 일은 정상적인 채널에 맡겨야 한다. 외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장관회담도 하고 영사처를 통한 교섭도 하며 전체를 조망하는 입장에서 수교를 이끌어야 마땅하다. 공을 다투는 정치인이나 자기 이익에 얽매인 경제인은 이제 주역에게 이 모든 것을 맡겨야 할 것이다. 외교는 떠들썩한 선전보다는 조용한 가운데 실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실리외교는 조용히 하는건데…/정종욱 서울대교수(서울시론)

    ◎“한소 접촉 정치하듯 소리내서야…” 요즈음 신문지상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큼직큼직한 한ㆍ소관계에 관한 기사들을 읽으면서 뭔가 잘못되어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 없다. 우선 최근에 정부가 취하고 있는 대소외교는 지나치게 모양에 집착하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주고 있다. 상대방이 총영사급의 관계격상을 주장하는 데 비해 우리는 적어도 대표부급을 고집했고 협상의 결과 우리 주장대로 되었다고 해서 바로 이게 무슨 큰 외교적 압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흥분하고 있다. 총영사급의 관계와 대표부급의 관계가 갖는 외교적 중요성의 차이를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니다. 외교적 중요성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는 사실을 몰라서도 아니다. ○‘격’에 지나치게 매달려 잘못되었다는 것은 관계개선 그 자체가 아니라 관계개선의 격에 대해 우리가 지나치게 매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과 대표부를 개설하기로 하는 합의를 얻어냈다고 해서 실제로 달라질 게 별로 없는 데에도 마치 격의 변화가 관계 그 자체의 변화를 가져올 것처럼 착각하고 있다.모스크바에 영사처장이 부임한 지가 한 달도 채 안되었는데 대표부로 승격시키려는 승진운동이 벌어진 셈이다. 도착하자마자 승격운동을 해야할 처지였다면 왜 처음부터 격을 높여 시작하지 않았느냐는 질책이 당연히 나온다. 대표부로 승격되면 다시 대사관으로 승격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집중하게 될 것이다. 상대가 이쪽의 카드를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진행되는 외교협상은 우리에게 대단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다른 길이 없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차분하게 지켜야 할 체면을 지키면서 당당히 나가야 한다. 대표부나 대사급이 관계 격상에만 집착하여 상대방에 매달려 졸라대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기보다 한ㆍ소 쌍방에 모두 이로울 게 없기 때문에 잘못된 것이다. 우리가 한ㆍ소 관계개선을 바라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한을 풀어주기 때문만은 아니다. 냉전의 두터운 벽 때문에 공산권은 지난 45년동안 우리 외교에 출입금지의 지역이었고 소련은 그 금역중에서도 가장 깊숙한 곳이었다. 대한항공을 타고 유럽을가면서도 우리는 앵커리지를 경유해서 먼길을 돌아가야 하는 설움을 겪어야 했고 유엔에 가입하려 해도 소련과 중국의 거부권 때문에 벽에 부딪치곤한 한을 갖고 있다. 소련과의 관계개선이 그 한의 일부를 해소시켜 주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풀이를 넘어서는 보다 중요한 이유를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한ㆍ소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것은 그것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긍정적 기여를 하게 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한ㆍ소 관계개선의 결과 소련이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를 유도하는 압력을 가하게 됨으로써 남북한이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통한 평화정착과 통일의 길을 걷도록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적어도 두 가지의 대단히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다. ○소의 대북 압력엔 한계 첫째 소련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 행사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북한이 소련의 군사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소련이 북한에게 불리한 결정을 강요할 수는 없다. 소련이 바라고 있는 것은 북한이 경직된 정치 경제적 고립을 풀고 개방과 개혁의 새로운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이 경험하고 있는 정치적 불안과 경제적 파탄을 피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바람이 한ㆍ소관계의격상과는 무관하다는 사실은 재론의 여지가 없다. 둘째 한ㆍ소관계의 개선이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북한을 궁지로 몰아 넣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한다. 한ㆍ소 관계에서 우리의 외교적 압승이 북한의 참패로 인식되어서는 안된다. 남북한 관계에서 우리가 절대 우위를 추구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절대안보의 추구도 공동안보의 신사고에 의해 대치되어야 한다. 북한이 스스로의 안보와 성장에 대한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이 한민족공동체 구현에 장애물로 등장할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물론 한ㆍ소 관계개선은 바람직한 것이다. 그것은 한반도를 무겁게 짓눌러 온 냉전의 빙하를 해소시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그것이 좀더 일찍 실현되었더라면 대한항공의 격추사건도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그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는조용해야 한다. 떠들어대면 될 것도 안되는 게 외교의 세계이다. 소리가 큰 외교는 선전에 지나지 않는다. 조용한 외교는 한ㆍ소 관계에서 더욱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 우리쪽에서 나는 소리가 크면 클수록 소련은 속으로 웃고 있을 것이다. 소리를 쳤기 때문에 우리가 꼬리를 잡히고 만 셈이기 때문이다. 더욱 우리 쪽에서 경쟁하는 듯 소리를 내게 되면 꼬리가 하나만 잡히는 게 아니라 두개 세개가 한꺼번에 잡히고 만다. 왜 이렇게 어리석은 짓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정치는 국내에서 해야지 밖에서 해서는 안된다. 닉슨대통령이 외교정책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것은 바로 이점 때문이었다. 미ㆍ중 데탕트를 이루어 내면서 그는 정치와 외교를 구별했을 뿐 아니라 비공개 외교를 위주로 했다. 그래서 72년 닉슨의 중국방문이 금세기 최대의 외교쿠데타로 평가되는 것이다. 한ㆍ소 관계에서도 정상외교의 가능성이 미리 예고되지 않은 채 갑자기 실현된다면 그 의미는 더욱 엄청날 것이다. 비밀외교를 옹호하거나 주창하기 위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 너무떠들어댐으로써 외교적 실리를 잃어버리게 한 것이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도대체 정상간의 친서교환이 이렇게 사전에 알려진 것은 일찍이 외교사에 그 유례를 찾기 힘들다. 내용보다 친서가 전달된다는 사실 그 자체가 크게보도됨으로써 내용을 지레 짐작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외교는 선전이 아니다 지금 한ㆍ소관계에서 우리가 소련을 필요로 하는 것 이상으로 소련이 우리를 필요로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소련은 한국과의 경제협력이 필요할 뿐 아니라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로 진출함에 있어 한국을 이용하고 있다. 일본에의 접근이 뜻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한국을 더욱 중시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는 제각기 치밀한 계산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기분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흥분해서도 안된다. 제발 이젠 조용히 차분한 마음으로 실리외교를 해야겠다.
  • “멀잖은 장래 한소수교 이뤄질 것”/김영삼위원 기상회견 일문일답

    ◎“고르비면담 통일 앞당기는 데 큰 역할할 것/중요한 협의사항 아직은 밝힐 단계 아니다” 김영삼 민자당최고위원은 28일 상오 3시 모스크바에서 도쿄로 가는 기상에서 기자들에게 자신의 방소 성과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내용에 대해 30여분 동안 설명했다. 김최고위원은 먼저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최고위원=소련방문중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하겠다. 소련을 떠날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개하지 못했다. 21일 하오 6시25분쯤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났다. 당초 소련방문중 그를 만나리라고 1백% 믿지는 않았으며 만나더라도 귀국 직전에 만날 것으로 알았다. 21일 하오 6시20분쯤 소련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지와의 회견중 크렘린측으로부터 25분까지 들어오라는 연락이 왔다. 전혀 예상을 못한 일이어서 그야말로 허둥지둥 떠났다. 크렘린의 어느 곳으로 가는지도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 5분 거리라고 들었으나 경찰차 3대가 붙어 일체일반차량의 통행을 차단,2분만에 도착했다. 입구에서 대통령경호실장의 안내를 받았다. 프리마코프 연방회의 의장과 한방에서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와 세 사람이 이야기했다. 한참 이야기하다가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며 『나의 가장 중요한 친군데 이번에 대단히 중요한 자리로 갈 것이다. 이 사람에게 이야기하면 모든 것을 내게 이야기해 준다』고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너무 긴장해 있었기 때문에 얼마나 만났는지 시간은 모르겠다. 세 사람이 무슨 이야기했는지 이 자리에선 밝힐 수 없다. 30일 아침 노태우대통령과 만나서 여러가지 이야기하겠다. 여러가지 중요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고르바초프와의 회동의미는. ▲한반도에는 45년간 냉전체제가 계속됐다. 소련과의 관계정상화는 한반도 전쟁억제의 유일한 방법의 하나이다. 또하나는 고르바초프대통령 취임직후에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이 대단히 큰 의미를 갖는다. 멀지않은 장래에 한소수교가 이루어질 것이다. 시기도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이야기 않는 것이 좋겠다. 이번에 고르바초프대통령과 만난 것은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큰 역할을 할 것이고 전쟁억지의 결정적 역할을 하리라 본다. ­한소수교와 관련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올해안에 한소수교를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일본 언론이 보도했는데.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이야기한 것에는 중요한 것이 많으나 말하지 않겠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연내수교에 동의했나. ▲언제라든지 하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내가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하자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우리에게 장애는 없다』고 말하고 『양쪽 다 수교하는 데 생동력있게 추진하자』고 말했다. 나는 이에대해 『양측은 그런대로 잘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실제 면담시간은 얼마나 되나. ▲프리마코프를 만난 뒤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들어왔다. 물론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끝까지 있지는 않았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은 프리마코프를 가리키면서 『남은 이야기를 이 친구에게 해주면 나한테 전달된다』고 했고 그에게 매우 중요한 직책을 맡길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프리마코프는 대통령 17인 위원회위원이 됐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의 첫 인상은. ▲키가 큰 줄 알았는데 나하고 비슷했다. 당당하고 자신이 넘쳐 있는 태도였으나 내게는 매우 온건하게 이야기했다. ­소련에서는 노대통령을 빠르면 연내,늦어도 임기중에 소련으로 초청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노대통령의 방소문제를 이야기했고 이에대한 답변도 들었다. 대단히 중요하고 한반도 전체에 관한 것이며 우리가 통일로 갈 수 있는 그런 것이다.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뭐라고 인사했나. ▲『오신 것 환영한다』 『모든 보고 잘 듣고 있다』는 등이었다. ­친서는 어떻게 전달됐나. ▲국가이익에 관한 이야기다. 미수교국에 친서 보내는 것은 젊은 사람들 사이의 연애편지처럼 비밀로 해야 한다. 어떻게 밖으로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두 알고 있다. 신문 이야기가 잘못된 것도 있다.
  • 소 아시아군사력 감축대응/주한미군등 대폭감군 촉구/NYT지 보도

    【워싱턴=김호준 특파원】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27일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동북아에서 냉전의 얼음을 깨기 시작했으나 부시 미대통령은 이에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주한미군을 포함한 동북아주둔 미군의 추가 감군과 한미합동 군사훈련등의 축소를 촉구했다. 타임스지는 「아시아에서 고르바초프의 냉전은 끝났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고르바초프는 북한이 고립에서 벗어나 한국과 견해차를 해결하도록 달래고 있으며 소련 자신도 서울과 제한적인 영사관계를 수립함으로써 그길을 보여주었다』고 말하고 『주한미군의 추가 감군과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축소는 북한을 대화로 끌어들이는데 도움을 줄것』이라고 강조했다. 타임스는 『소비에트 아시아로부터의 중거리미사일 4백기 철거와 극동군 병력 20만명의 일방적인 철수등을 약속한 고르바초프의 아시아 정책 전환은 실로 획기적인 것이며 실제로 동아시아 전역에서 소련의 위협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하고 『부시 대통령도 고르바초프만큼 크게 생각하면 동북아주둔 미군감축 규모를 현재의 10%선보다 훨씬 더 진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냉전없는 미국」… 미지 편집인 메인즈의 전망(해외 논단)

    ◎“미국은 「민주주의 십자군 역활」 포기해야”/「평화적 동반시대」에 걸맞는 정책수립 시급/마약문제 등 외엔 「제3세계 개입」 줄여야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신사고 외교에서 비롯된 냉전체제의 종식은 이제 도처에서 새로운 세계질서의 개편으로 결실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후 40여년 동안 반 공산주의를 외교정책의 유일한 방향타로 삼아왔던 초강대국 미국이 이같은 데탕트시대를 맞아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점고 하고 있는게 사실. 미국의 계간지 포린 폴리시는 90년 봄호에서 「냉전없는 미국」(필자 찰스 윌리엄 메인즈)의 대응이 어떠해야 하는 가를 여러측면에서 조명,관심을 끌고 있다. 자유진영에서는 동구의 민주화를 서방이념의 승리로 간주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승리감이 널리 퍼져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럴 정도로 지금 세계는 역사상 매우 희귀한 순간에 와 있다. 모든 것이 급속히 변해가는…. 그러나 이 상황에서 까딱 정책을 오판하게 되면 냉전시대보다 더욱 불안정한 사태를 초래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아무튼 이제는 탈냉전시대를 맞아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를 벌이고 이같은 중대변화에 따른 미국 외교정책의 결과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고려해야 할 때다. ○소,냉전 복귀 불가능 과거 전쟁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을 때 오히려 적개심과 불안정을 야기했던데 비하면 오늘날의 상황은 훨씬 더 안정된 미래를 보장하고 있는 셈이다. 또 여러가지 정황으로 미뤄볼 때 소련이 혁명적 추진력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혁명의 기운 없이는 냉전으로의 복귀가 있을 수 없다. 테러리즘이나 제3세계 급진주의,일본의 거대한 경제력에서 새로운 안보위협 요인을 찾으려는 노력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별로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이들은 경제ㆍ군사ㆍ정치 모든 면에서 동시에 미국의 우월성에 도전하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냉전시대가 끝남에 따라 미국은 지난 45년 이후 외교정책의 방향을 이끌어왔던 길잡이 역할을 잃게 됐다. 미국 국민들은 철저한 권력분립제도가 국내에서는 자유와 힘의 원천이 되지만 해외에서는 일치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약점이 된다는 점을 인식,이를 보완하기 위해 상당수준의 자유에 대한 제약도 감수해왔다. 안보문제에 한해서는 정파를 초월해야 한다는 무언의 합의가 지켜졌다. 그러나 민주주의의 정수는 국민의 생명과 복지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때 국민의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데 있다. 따라서 냉전종료에는 이같은 논의의 활성화가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우선 탈냉전시대에는 안보정책보다는 경제ㆍ환경정책과 인권문제 등이 더욱 관심을 끌 것이기 때문에 행정부와 의회간의 권력균형에 변동이 생길 것 같다. 의회는 이같은 국민들의 주요 관심사에 있어서 안보문제에 관해서 보다는 훨씬 더 많은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다. 이제까지 미국 외교정책의 절대근본원칙은 반공산주의였다. 이를 대체할 새로운 반석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국익,민주적 가치,범세계적 동반관계 등이 제기되고 있다. 철저하게 국익을 바탕으로 하는 외교정책을 펴다보면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존재를 줄여나가게 될 것이다. 미국과 함께 5대세력을 구성하고 있는 중국 일본 소련 서유럽중 그 어느 하나도 미국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위협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제3세계에의 미국 개입도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다. 미국이 베트남 뿐 아니라 차드 그레나다 라오스 등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아도 될 만한 나라에 마저 개입한 것은 도미노 이론을 앞세워 전 지구상에서 벌인 소련과의 세력다툼 때문이었다. ○최소한의 전력유지 앞으로는 마약이나 AIDS같은 미국의 관심분야에서 제3세계 국가의 지지를 얻어내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계속 기울이는 것 외에는 제3세계 문제는 유엔의 관심사나 해당 국가의 국내 정치문제로 간주하는 방향으로 나가게 될 것이다. 또 이제 거의 제로상태에 이른 소련의 서유럽 공격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미국 국방예산의 절반 이상을 계속 할애하기 보다는 해외거주 미국인의 생명보호와 테러리즘에 맞서 싸우는 일,돌발사태에 대비한 최소한의 억제전력을 유지하는 것 외에는 국익차원에서 병력을 대폭 감축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분석가들은 민주주의 수출이 반 공산주의 대신 미국 외교정책의 기본원칙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국의 민주적 지도자들에게 정치적 지지와 재정적 지원을 보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외교ㆍ경제적 측면에서 만의 지원은 군사적 지원만큼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미국이 민주주의의 십자군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군비를 유지해야 한다는 논리가 국민들에게 먹혀들 것인가. 대개의 미국 국민들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는다면 민주주의를 확산시키기 위해 국제법을 어겨가면서 까지도 군사력 사용을 지지할 것이다. 별다른 손실없이 성공리에 끝난 미국의 그레나다 및 파나마 침공이 국민들 사이에서 찬사를 받았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별다른 피해없이 성공적 침공의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거의 없고 ▲성공한다 해도 후속조치로서의 경제지원부담이 과중하며 ▲미국이 지원한 정파가 추진하는 정치가 진정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피상적 민주주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 민주주의의 십자군으로 자처하기 위해서는 전지전능에 가까워야 하는데 미국인들은 외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무엇보다도 소련이 국제법을 지키는데 반해 미국이 국제법을 어긴다면 심각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기 때문에 미국의 민주주의 십자군 역할에 대한 국민의 지원획득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무장해제ㆍ경제개발과 민주화를 요체로 하는 평화를 위한 동반관계는 모두가 필요로 하는 이상의 실현을 가져다줄 것이다. 고르바초프는 88년 유엔 연설에서 개인의 권리와 법의 지배 개념을 포용할 것을 선언함으로써 2차 새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미소간의 협력관계를 가능케 했다. 동서진영이 90년대에 직면할 문제는 공산진영의 생활수준을 서방수준으로 향상시키는 것 뿐 아니라 범세계적 발전계획을 수립하는데 필요한 매우 어려운 개념적인 작업을 시작하는 일이다. 지난해 말 지중해 몰타에서 열린 미소정상회담에서 고르바초프는 부시에게 공산진영이 서방이념을 채택하기 시작했다고 발언하는 일을 중단해 주도록 요청하면서 동구의 민주화 개혁노력은 서구적인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제는 동서진영이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굳게 뭉쳐야 할 때다. 정기적으로 비밀선거를 치르기만 하면 민주주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지적한 4가지 자유 즉 언론ㆍ신앙의 자유와 결핍ㆍ공포로부터의 자유에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어느 시대에 있어서나 외교정책의 변화는 강조하는 정도의 차이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여러가지 새로운 외교정책의 방향타들은 한가지만이 아니라 모두가 동시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동서,협력 강화해야 미국이 민주주의의 수출에 집착하다 보면 단기적으로는 미국의 파워를 높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 우쭐대는 결과를 초래한다. 범세계적 동반관계를 바탕으로한 외교정책은 미국인들의 최대 관심사에 있어서의 협조노력을 증대시키지만 비용이 많이 들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부시행정부가 초기에 추구했던대로 외교정책의 현상유지 방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평화배당금은 돈 뿐 아니라 사상의 개방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의외교정책에 관해 대토론을 벌여야 할 때이다. 가장 값진 평화배당금은 이같은 토론의 합법성이다. 우리는 이 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할 것이다.
  • 서울ㆍ모스크바 교류의 파장 긴급진단

    ◎“「한ㆍ소 접근」 동북아 냉전구조 와해에 기여”/구체적 「방소결실」 조만간 가시화 확실/“「두개의 한국」 노선 채택” 대북압력 효과/소,「통독」 여세 몰아 「한반도」 카드 제시 가능성/북의 「하나의 조선」 정책 포기 여부가 변수로/일본도 「북방섬 문제」 해결되면 시베리아 진출 서둘 듯 한국과 소련의 관계가 최근들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규모의 경제교류가 이루어지고 있고 서울과 모스크바에 영사처가 개설된데 이어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의 방소를 계기로 수교문제가 본격 거론되는 등 한소간의 정치 경제관계가 한 차원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한소관계의 급속한 개선은 동북아 세력균형의 중심고리로 간주되는 한반도와 그 주변의 중국ㆍ일본ㆍ미국간의 상호관계에도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권력승계설까지 나돌고 있는 북한측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되고 있다. 급변하는 한소관계의 배경과 전망 그리고 주변국가들에 미치는 영향등을 종합진단하기 위해 이기탁 교수(연세대),최종기 교수(서울대 행정대학원),김부기 교수(외교안보연구원) 등 소련 및 국제정치 전문가들의 좌담을 마련했다. ◇특별좌담: 이기탁(연세대 교수) 최종기(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김부기(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이기탁 교수=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치며 서서히 그 윤곽을 드러낸 북방정책은 6공화국에 들어서면서 중요한 정책으로 부각됐습니다. 지금 모스크바에는 김영삼 민자당 최고위원과 그동안 북방정책을 실제로 담당했던 박철언 정무제1장관이 함께 가 있으며 김최고위원이 고르바초프와 회담을 가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소양국은 현재의 영사처 관계를 총영사관으로 격상시키기로 합의했다는 보도도 있습니다. 한소관계에 관한 이같은 보도만으론 그 외교적 틀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이같은 사실은 지금까지의 비공식적 차원의 한소관계를 공식적 차원으로 끌어 올리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종기 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소련방문은 여러가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그중에서도 가장 큰 의미라면 소련이 자국의 국가이익을 위해선 이념을 초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점입니다. 소련은 지금 국내적으로 심각한 생필품 부족현상에 직면하고 있어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기존의 군수공장을 민영화하여 민간 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생필품의 해결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번에 소련이 김최고위원을 초청하게 된 것은 바로 이러한 자국의 경제난 타개를 위해 우리나라를 경제협력의 파트너로 지목했다는 점을 지적해야 할 것 같습니다. ○경협 파트너로 지목 ▲김부기 교수=소련이 우리나라와 경제협력을 바라는게 한소관계 진전의 동인이라는 말씀에 덧붙여 이번 소련 초청의 몇가지 배경을 살펴봐야 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동유럽의 대변화,그리고 공산주의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소련자체의 변화는 냉전체제하의 「구사고」로 부터 몰타회담 이후 국제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신사고」로의 전환을 가능케 했습니다. ○남북관계 악화위험이같은 사고의 전환은 소련으로 하여금 더이상 냉정의 산물인 북한을 의식하지 않게 만든 요인입니다. 또 몰타회담 이후 증대된 미소협조관계는 한반도외교를 적극화하려는 소련의 생각을 가속화 시켰으며 대통령제를 도입하는 등 자신의 권력기반을 공고히 다진 고르바초프는 과감한 방향설정이 가능케 됐습니다. ▲이교수=김최고위원의 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앞으로 한소양국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주변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단순한 의사 타진 단계가 아닌 양국관계 공식화의 첫걸음이라 해석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교수=이번 모스크바 방문은 궁극적으로는 한소국교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소련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소련은 지난 88년 9월 크라스노야르스크 선언을 통해 한소양국간의 경제문제를 처음 언급한 뒤 올림픽을 계기로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북방외교의 목적이 북한 배후세력과의 관계증진을 통한 대북관계개선이라면 이는 이번 방문을 통해 어떤 형태로든구체적 결실을 조만간 거둘 것으로 기대됩니다. ▲김교수=북한은 현재 동유럽 민주화라는 커다란 충격파에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은 오는 4월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를 기점으로 체제내부를 단속하고 이를 통해 급변하는 세계정세에 대응코자 하고 있으며 현재는 정책조정기간이라고 보여집니다. 그런데 이번 소련 방문을 통해 한소관계가 증진되면 이는 북한에 압력수단으로 작용할 것이며 소련은 이를 이용,북한의 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몰타회담 이후 국제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소련은 그동안 한국이 정치적으로만 접근하지,자신들이 필요한 경제문제에 대해선 소극적이라고 불평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은 소련에 경제협력을 해주는 대신 소련은 한반도에는 2개의 국가가 존재한다는 「한반도의 현실적 노선」을 북한이 깨닫게 하도록 만들 것 입니다. ▲이교수=북한은 지난 45년부터 「하나의 조선정책」을 권력체계의 아킬레스건으로 삼아 줄곧 남조선해방을 주장해 오고 있는데,한소 양국의관계개선은 이 정책에 악영향을 끼쳐 남북관계의 악화를 초래할 위험성도 없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이 자신들이 고수해오던 「원 코리아」 정책을 포기하고 「투 코리아」 정책을 받아들이는 사고의 전환이 이루어진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고서는 남북관계가 더 악화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최교수=소련은 동서독문제에 있어 양국을 모두 승인했으며 한반도에서도 크라스노야르스크선언을 통해 「투 코리아」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분위기로 보아 소련은 장차 동북아의 평화정착을 위해 헬싱키조약과 같은 카드를 아시아에서도 던질 것이며 이로 인해 남북대화의 가능성은 높아질 것입니다. ▲김교수=북한은 오는 4월 최고인민회의 선거를 계기로 상당한 지도부 개편을 단행할 것입니다. 젊은 신세대의 부상을 통해 사고의 개방성이 이루어지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현실주의태도가 늘어나면 변할 가능성이 있다고 봐야죠. ▲이교수=소련이 우리나라에 대해 갖는 기대는 크게 정치적인 것과 경제적인 것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경제적인 것은 앞에서 지적됐지만 정치적인 문제,특히 미군주둔문제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소,탈냉전화 목표 ▲김교수=소련의 한반도에 대한 외교목표는 탈냉전입니다. 한반도의 탈냉전화로 동북아시아의 냉전구조 와해를 기대하고 있으며 탈냉전을 통한 군비축소로 경제재건을 꾀하는 것입니다. 소련은 북한의 주한미군철수를 지지하고 있지만 군사적 팽창주의는 포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한반도의 탈냉전은 해외주둔기지의 철수와 함께 자연스럽게 주한미군의 철수를 유도할 것입니다. ○한중 관계 영향없어 또 한소관계 정상화를 위한 조건으로 소련은 원칙적으로 주한미군의 철수를 주장할 것이지만 이를 전제조건으로 고집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교수=이번의 김영삼 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대통령간의 회동 등을 통해 한소관계가 급진전되고 있으며 수교단계가 임박했다는 느낌까지 갖게 됩니다. 그런데 지난해 중국의 천안문사건 이후 소련이 한국에 접근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데 대해 중국이 심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의 중소에 대한 관계가 최근 들어 역전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최교수=지난해 중국에서 민주화 시위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한국은 소련보다 중국과의 관계가 밀접했으며 무역고도 30억달러로 소련과의 무역고인 5억달러를 훨씬 능가하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천안문사건으로 최근 분위기가 「중국바람」에서 「소련열기」로 갑자기 바뀌었지만 한중관계에 그렇게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북한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고집하듯이 중국은 대만관계 때문에 「하나의 중국」이라는 주장을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딜레마에 빠져 있는 중국으로서는 소련이 먼저 한국과의 관계개선을 하면 그 뒤를 이어 따라가는 것이 수월하기 때문에 한소관계 개선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은 한국이 너무 서둘고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올 가을 북경에서 열리는 아시안 게임을 계기로 한중관계는 한 차원 높은 발전을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교수=소련의 적극적인 대한관계 전환은 중국으로 하여금 대한관계 증진에 적극 나서도록 자극할 것이며,중국을 자극하는 만큼 소련의 정책전환은 북한에 압력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입니다.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소의 협조분위기가 상당히 무르익어 있고,지난해 5월의 중소정상회담을 통해 두 나라의 관계가 정상화되었기 때문에 한반도문제에 대한 외부적 압력이 가중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즉 중소관계 정상화가 한반도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협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므로 한소관계의 정상화가 한중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의견입니다. 또한 곧 개최될 미소외무회담ㆍ정상회담을 통해 소련은 동서독 문제를 해결한 여세를 몰아 한반도 문제를 푸는 자세로 나올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 움직임 주시해야 ▲이교수=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의외로」 상당한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국이 동구권 국가들과 국교수립을 맺을 때 일본인의 도움이 있었다는 말이 있고,김영삼 당시 민주당총재 및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방소 등도 일본인의 협조가 큰 힘이 되었다고 하는데 왜 이처럼 일본이 한국의 북방정책에 「우호적」으로 나오는 것일까요. 또한 소련은 일본이 시베리아 개발에 참여하는 것을 유도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일본이 시베리아로 진출하여 일소관계가 완화될까요. ▲최교수=일본은 지난 50년대부터 시베리아로 진출한다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는 진출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소련과 북방도서문제가 남아 있고 미국의 눈치를 무시할 수 없어서 결단을 내릴 수 없었던 것이지요. 따라서 일본의 시베리아개발 참여문제는 일본이 미국안보체제를 중요시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연 미국이 이를 묵인,협력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미국은 일소관계개선을 좋아하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련에 반환을 요구하고 있는 북방도서문제도 시베리아 진출의 큰 걸림돌로 계속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김교수=동감입니다.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으며 북방도서문제도 난제로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의 미소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소강경정책이 후퇴하고 있는 분위기이므로 일본은 미국을 덜 의식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보며 소련이 북방도서문제에 대한 「제3의 길」을 모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일본의 시베리아진출 전망은 밝다고 생각합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전후하여 장애물이 해결되면 일소관계는 새로운 전환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소관계는 일본이 한편으로는 견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장려하는 측면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소관계가 진전된 만큼 일본은 미국을 의식하지 않고 소련에 진출하는 것이 쉬워지는 면이 있지요. 그리고 한국의 기업이 소련에 진출하는 것은 일본과 충돌되는 면도 있지만 한일 두나라의 경제력이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으므로 양국의 소련진출이 상충되는 범위는 넓지 않을 것입니다. 따라서 한국이 먼저 소련에 진출할 경우 이러한 「선례」를 미국의 눈치를 덜 의식하고 일본이 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이 소련진출을 견제하는 것은 한국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사실을 일본은 잘 알고 있습니다. ▲이교수=북방정책은 미국ㆍ일본ㆍ서구와의 남방정책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서방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입니다. 미국ㆍEC(유럽공동체)의 시장을 기반으로 소련ㆍ동구에 진출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요. 또 일본이 그들의 막대한 저축을 시베리아개발에 투하할 것인가,아니면 지금처럼 「소련의 실질적인 아시아 군사력 감축이 없다」며 방위예산증액에 힘을 기울일 것인가에 따라 동북아의 정세는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이점 우리로서는 일본의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입니다. ○서방정책 너무 소홀 ▲김교수=현재 세계질서는 탈냉전화로 나가고 있으며 제로섬게임이라는 냉전시대 유물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세계가 공존적 협력시대로 구조적인 변화를 하고 있으므로 한국의 대소관계 개선으로 한미우호관계가 나쁜 영향을 받으리라는 것은 기우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서구의 대소경제협력도 활발해지고 있으니까요. ▲이교수=현재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이 북방정책을 너무 급속히 추진하여 오히려 남북관계가 악화된 것 같습니다. 헝가리와의 수교를 계기로 남북한의 통로가 두절되어 남북한의 평화와 안전보장이라는 북방정책의 목표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물론 북한 정권이 「하나의 조선」 정책을 포기하게 되면 한반도의 현실을 인정하는 결과가 되어 자연스럽게 남북한 교차승인도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북방정책의 종착역은 평양이라고 할 수 있는데 한국의 대소관계개선으로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합니다. ▲김교수=소련이 한국과의 정치관계를 가속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은 현재 정책을 조정하는 과정에 있는 북한이 한반도에 두나라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현실적인 노선을 택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즉 한소관계 정상화는 북한이 냉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을 직시하도록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소관계의 압력속에서 북한은 신사고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이같은 움직임은 올해초 동구공관장회의때 나타난 바 있습니다. ○정부간 공식화 필요 ▲최교수=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정권 전복 후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를 인정하고 나왔습니다. 따라서 한소관계정상화는 북한에 선의의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으며 폐쇄체제가 완화될 것 같습니다. 한국이 소련과 가까워질 수록 북한이 불장난을 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북한은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밖에 없겠지요. ▲이교수=그동안 우리는 비공식외교채널을 통해 소련과의 접촉을 시도했으나 이제는 외무부 등 공식채널이 기능을 발휘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고르바초프­김영삼 회동을 통해 한국의 외교사상 중요한 전환점을 맞게 되었으며 이제 비공식외교는 마무리하고 외무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한소관계를 공식화시켜야 할 것입니다.
  • WT,「북한」관련 두 기고문 게재

    미워싱턴 타임스지는 22일 북한의 변화 가능성과 고립 탈피문제를 다룬 두 편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이 기고문에서 헤리티지 재단 객원 연구원 데릴 플렁크씨는 『김일성정권이 우려해야 할 것은 민중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라고 진단했다. 또 CSIS(전략국제문제 연구소) 부소장 월리엄 테일러씨는 『지금은 평양이 고립에서 벗어나기에 좋은 기회』라고 지적했다. ◎평양의 황금기회/월리엄 테일러(전략국제문제연 부소장)/선진경제ㆍ기술ㆍ문화 수용않을땐 고사 스페인의 유명한 작가 미겔 데 우나무노는 20세기초 『고립은 최악의 정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나무노의 말이 오늘날 북한사회에서 실증되고 있는 듯하다. 북한은 국제환경의 급변과 통일을 향한 동ㆍ서독의 놀라운 변화를 목격하면서도 고립주의를 고집하고 시대착오적인 냉전시대의 사고를 포기할 생각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북한은 한국이나 미국이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그동안 제의한 모든 대화와 신뢰구축 조치들을 거부해 왔으며 그들의 고립정책은 그들 스스로갈망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한반도 통일을 저해하고 있다. 북한은 자주와 자립을 국가 지도이념으로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적 경제ㆍ기술ㆍ문화의 교류를 외면한다면 북한은 점차적으로 고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이나 일본ㆍ미국은 북한에 국제적 교류라는 자양분을 제공할 준비를 갖추고 있으며 중국과 소련도 북한사회의 개방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지금 비교적 유리한 입장에서 개방을 위한 외교관계를 성사시킬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통일 그리고 국제사회에 대한 문호개방을 원한다면 평양당국은 한국이나 미국에 그들의 선의를 확신시키기 위해 ▲테러리즘의 공식포기 ▲한국이 휴선전에 콘크리트 장벽을 설치했다는 등의 대남비방 선전활동 중지 ▲통상ㆍ합작투자 협상재개 ▲한국이 제의한 군사적 신뢰구축조치 수락 ▲핵시설검증 허용 ▲팀스피리트 훈련의 비방중단과 함께 모든 남북대화 재개 등 6가지 조치들을 취해야 할 것이다. 이같은 제의는 평양당국을 비난하기 위한것이 아니라 한반도 통일의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북한이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행사하도록 촉구하기 위한 건설적인 충고이다. 북한은 지금 자신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며 특히 가장 중요한 한민족간의 화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는 황금의 기회를 맞고 있다. ◎변화물결속 고도/데릴 플렁크(헤리티지재단 객원연구원)/김정일 권력승계후 군부쿠데타 위험 김일성의 전제정치에 항거하는 대중 봉기의 여건이 북한에 성숙했을까. 불행하게도 그렇지가 않다. 동구의 최근 사태는 정보ㆍ의사전달ㆍ매체 등이 지닌 정치적 영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동독인의 85%가 서독의 텔레비전을 시청할 수가 있었고 그렇게 몇년을 지나면서 그들은 민주주의의 성공과 이점을 잘 알게 되었다. 루마니아에서 독재자 차후셰스쿠의 실각을 몰고온 티미시와라시의 시위도 따지고 보면 이 지역 주민들이 시청한 헝가리와 유고슬라비아의 텔레비전 보도가 부채질한 것이었다. 루마니아 내의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반대세력을 조직하고 조종하는데 이용된 것은 단파 라디오였다. 김일성 통치에 반대하는 세력이 북한에 어느정도 있다는 것,특히 평양정권 아래서 탄압받고 있는 수백만명 가운데 그런 세력이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김일성이 강요한 극도의 통제는 공산세계를 탈바꿈 시키고 있는 변화의 물결로부터 이 나라를 격리시키고 있다. 김일성은 그의 왕조의 생존능력에 관해 걱정할 까닭이 있다. 김일성정권이 우려해야 할것은 민중 혁명이 아니라 쿠데타다.정부ㆍ당ㆍ군부내의 불만을 품고 있는 엘리트들은 결국 동구에서 힌트를 받아 변화의 압력을 가할 것이다. 지금은 김일성에게 도전해서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다. 그러나 김이 사망하거나 무기력해질 경우 그의 아들김정일은 공격받기 쉬운 입장에 처할 것이다. 김일성의 정치적 후계 구도에 대한 반대가 당과 군부의 간부들 사이에 어느정도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평양에 한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 이후의 순조롭고 안정적인 권력 이양에 관한 보장은 없다. 북한의 변화는 향후 수년에 걸쳐 올수도 있고 하룻밤 사이에 시작될 수도 있다. 어느 경우건 북한은 우리가 지금 다른 공산국가에서 목격하고 있는 사태와는 아주 다른 길을 갈것 같다.
  • 김영삼위원 모스크바대 연설

    지난날 얄타회담이 냉전의 서곡이었고 지난해의 몰타회담이 탈냉전과 동서 해빙의 서곡이었다면 다원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려는 소련사회의 운동은 새로운 인간적 자유주의를 위한 소련 국민의 행동의 발로이며 그것은 바로 동구라파의 자유변혁을 지지하는 행동에서 더욱 확실해졌습니다. 본인은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도하고 있는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을 지지하며 이의 완벽한 성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성공은 단순히 소련 자체의 이익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나아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확신하는 바입니다. 현재 우리 한국민은 다시는 비참한 전쟁의 희생자가 되지 말자고 다짐하면서 분단의 민족적 비운 속에서도 활력있는 민주 발전과 경제번영에 힘써 세계인의 축제 서울올림픽을 치르는등 각국과 다각적 교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와같은 맥락에서 불과 몇년 사이에 소련관계는 매우 긍정적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지금 기본적으로 상호 호혜의 관점에서 상호 의존과 상호접근의 시대에 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교류와 협력은 상호이익은 물론 국민간의 신뢰와 상호이해를 제고시키고 서로 사랑하는 우애 속에서 세계평화 구축에 지름길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따라서 동북아시아의 군사적 대결을 경제협력의 관계로 전환시켜야 하며 바로 그것이 아시아의 신데탕트ㆍ탈냉전ㆍ탈이념을 실현시키는 신사고의 행동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그리하여 양국간의 경제교류가 단기적 이익을 탐하는 것보다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양국 국민간의 우호증진이라는 상호 신뢰의 기반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양국의 경제교류는 그 산업구조상,상호 경쟁적이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적이며 경제협력과 교류의 영역이 매우 광범위함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소련은 소재산업ㆍ원자재산업ㆍ기계금속류ㆍ생산재산업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소비재ㆍ전자제품 등의 경공업분야와 서비스산업에서 경험이 있습니다. 이와같은 양국간의 산업구조가 상호보완적이어서 마음놓고 교류의 이익을 공유할수 있을 것입니다. 그밖에 소련경제의 사회간접자본 분야의 확충에 있어 해외개발 경험이 풍부한 한국의 건설분야 사업의 경험과 기술이 활용될 수 있고 이 모든 분야에서 직접투자가 신속하게 이루어져야 하겠습니다. 이같은 희망차고 낙관적인 경제교류와 협력에 있어 존재하는 많은 장애요인들을 극복해야 합니다. 기술적 차원에서는 교류절차를 간소화해야 하고 관료주의를 타파해야 할 것이며 경제교류에 필요한 인재와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고 투자보장협정,이중과세방지,루블화의 태환성을 제고하는 노력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 양국 정치지도자가 경제교류에서 제기되는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데 앞장서야 하고 경제문화교류를 국가적 차원에서 뒷받침하기 위한 정치력이 앞서야 하겠습니다. 이 양자는 별개가 아니라 동시적으로 함께 진행되는 것이며 이러한 관점에서도 한소관계는 이제 정경분리의 차원에서 정경일치의 차원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이 자리를 빌어 한소간의조속한 국교관계의 수립을 강조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한국과 소련의 경제교류와 협력은 양국만의 것이 아닌 북한도 참여하는 다자간 협력관계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이것은 미국을 포함한 일본ㆍ동남아 각국 등 태평양국가의 공동참여로 일찌기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라스노야르스크에서 행한 연설에서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주장한 경제 번영과 일치하는 것이며 아울러 동북아시아의 평화보장과 세계평화의 장기적 구도임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한국도 그간 정치적 안정 속의 경제번영과 통일에의 염원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신사고의 맥락에서 3개 정당을 통합하여 집권당 민주자유당을 태동시키고 바야흐로 21세기의 길목에서 웅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폭력 대신에 대화를,갈등 대신에 타협을,분단 대신에 통일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가 개인 내면의 자아성찰과 자아실현을 위한 인간적 부활을 갈구했다면 고르바초프대통령을 위시한 소련국민 그리고 이 자리에 모이신 소련 당내의 최고 지성인 여러분은 21세기의 참다운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사회적 부활을 실현시키고 있습니다. 그 부활은 이미 동구에 옮겨지고 있으며 앞으로 아시아 사회주의국가로 옮겨질 것이며 세계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것이 확실합니다. 역사의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여는 출발을 의미하는 것으로 믿고 우리 모두 이에 동참하고 지원하여 새로운 역사 창조의 선도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기대되는 한ㆍ소 수교(사설)

    한국과 소련간의 정치적 관계가 눈에 띄게 긴밀해짐에 따라 멀지 않은 장래에 수교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은 소련을 방문 중인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이 22일(한국시간)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극비회담을 했고 노태우대통령의 친서를 전했으며 소련의 사실상 제2인자인 야코블레프공산당정치국원과의 회담에서 한소 양국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을 제의한 데서 보다 확실해지고 있다. 우선 김영삼­고르바초프회담은 아직 그 구체적 내용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소련의 최고책임자가 미수교국 집권당 최고위원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눈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이다. 이는 상대를 공식 인정한 것이며 한소관계 개선과 특히 수교문제에 대한 소련의 전진적 자세를 나타낸 것이라 하겠다. 이 자리에서 김최고위원이 노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야코블레프에게 제의한 양국정상회담 문제를 다시 제기했을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친서에 정상회담 제의가 포함되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소련측도 이 문제에 대해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 정상회담은 우리가 적극적인 자세를 가졌고 소련측이 이에 대해 아무런 거부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기대할 만한 사안이라 할 수 있다. 관계개선을 위한 극적인 돌파구로 정상외교가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이었다는 과거의 예들을 보더라도 노태우­고르바초프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수교뿐만 아니라 보다 진전된 양국관계가 이루어질 것이다. 수교 전의 만남은 수교를 전제로 한 만남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소수교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크다. 왜냐하면 이것이 한반도의 안정,나아가 통일추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치적으로 북한에 편향됐던 소련의 자세가 보다 공평해질 것은 물론 교조적 냉전체제를 고수하고 있는 북한의 고집스런 행태를 직ㆍ간접으로 변화시켜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을 모색토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으리라는 예상이 충분히 가능하다. 또 한중간의 관계개선과 수교에 보다 좋은 영향을 줄 것이며 이렇게까지 되면 남북관계는 호전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아울러 다른 미수교국과의 국교에도 힘이 되고 유엔가입이라는 외교목표달성도 손쉬워질 것이다. 이제는 한소수교와 정상회담을 위한 외교채널의 마지막 노력이 배가되어야 할 때이다. 두 나라간에는 이미 영사관계가 이루어져 있지만 이 영사처뿐만 아니라 가능한 채널을 총동원하여 수교시점을 당겨줄 것을 기대한다. 최호중외무장관의 체코및 불가리아와의 수교협정체결도 한소수교 분위기를 고양시킬 것이지만 한소 외무장관 회담의 조기개최에 노력하고 이에따른 대응전략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사실 소련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중요부분은 경제협력의 강화이다. 이미 「현대」의 정주영명예회장이 50억달러 규모의 시베리아 석유화학단지사업과 임산개발 등에 참여할 계획을 발표했고 그밖에 여러 기업에서 소련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에 상의회장 등을 대동한 뜻이 무엇인지는 아직 모르나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되는 보다 짜임새있는 협력 청사진을 만들어 제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 한ㆍ소 「수교행보」 가속화 예고/김영삼­고르바초프 극비회담의 의미

    ◎대북한문제 「정치적 결단」 의지 확인/한반도 긴장완화에 긍정적 영향/철군 논의등 한미관계에도 여파 미칠 듯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의 요청으로 21일 이뤄진 고르바초프대통령과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간의 전격 회담은 한소양국간에 국교가 없는 상황아래 이뤄졌다는 점에서 극히 이례적인데다가 한소양국간 연내수교의 전망을 확실히해준 것으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비록 양측이 회담사실 자체를 발표치 않기로 하는 「비공식」 「비공개」의 형식을 취하고는 있으나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가 소련측의 공식적인 요청이었던 점,더구나 소련의 최고 실력자가 비수교국 집권당의 최고위원을 직접 면담했다는 점은 그간 전망되어온 한소 연내수교의 시기가 상당히 앞당겨지고 그 관계개선의 내용도 매우 구체적인 것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변화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는 하나의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의전상 극히 이례적 특히 2차대전 후 한반도의 역사의 미소 양대국의 대결적인 냉전이데올로기의 사슬에서 벗어나지 못해왔음을 감안한다면 이같은 변화는 한반도에서 냉전이데올로기의 원초적인 부담이 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우리로서는 매우 고무적인 상황전환으로 볼 수 있다. 비록 한반도에서의 냉전이데올로기가 이미 소련이라는 공산주의의 종주국 때문만이 아니라 북한이라는 현실적인 적대세력에 의해서 더 강화,유지되는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같은 소련의 대한접근은 북이 고집스러운 냉전체제 고집을 밑둥에서부터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긴장완화,나아가 통일의 상황조성에 매우 급속한 진전을 예고한다고 할 수 있다. 이날 고르바초프와 김최고위원 회담내용에 대해 양측은 모두 함구하고 있으나 회담의 중심내용이 한소국교수립문제라는 점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국교수립시기와 관련,양측은 각각 고려해야만 할 상황,즉 북한측의 반응이나 국교수립을 위한 분위기조성용 한소경제협력문제 등에 대해 정치적인 결단이란 돌파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최고위원이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면담 몇시간 전에 고르바초프의 분신격인 야코블레프국제담당정치국원과의 대화내용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미국 일본 서독 등을 통한 간접대화 채널을 정면으로 폐기한 첫 「직접­공개」 회담으로 평가될 수 있었던 이날 김영삼­야코블레프회담에서 야코블레프정치국원은 『한소간 수교에 관해 정치국내에 양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기본적으로 양국간에 극복할 수 없는 장애물은 없다』고 확인함으로써 한소수교의 방침을 공식 표명했다. ○회담내용 모두 함구 그는 『남은 문제는 관계정상화의 시기선택과 몇가지 장애물의 극복』이라고 북한에 대한 설득부분에 의문부호를 찍기는 했으나 『한소수교는 동전던지기와 같은 것으로 동전이 떨어지고 난 후 그 앞뒤면을 어떻게 정치적으로 현명하게 판단하느냐』라고 정치적 결단을 강조함으로써 그들의 결심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했다. 그의 이같은 의지표명은 불과 수시간 후 그가 김영삼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대통령과의 회담을 주선함으로써 결단을 신속히 가시화시켰다. 이같은 소련측의 즉각적인 반응은 이날 약 50여분간 진행됐던 김최고위원과 야코블레프간의 단독면담에서 김최고위원이 『노­고르바초프간 정상회담을 제의했다』고 공개한 데서도 암시의 뜻이 노대통령의 한소수교에 대한 열망과 수교에 필요한 여건조성의 조건들이 이날 친서형식으로 고르바초프에게 전해졌음을 충분히 뒷받침해 주고 있다. 이같은 양국 정상들간의 사실상 직접적 의사전달이 이루어짐으로써 한소간의 관계개선은 기정사실화됐으며 이번 김영삼최고위원의 방소로 그 시기가 상당히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입장 고려한 듯 소련측은 이번 김최고위원의 방소기간 중 자신들의 최대 관심사인 양측의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김최고위원과 동행한 경제인들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들었으며 현재의 상황에 대해 납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따라서 경협문제는 장애물의 성격이 아니라 발전적 디딤돌의 성격으로 규정하기로 양해가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야코블레프정치국원은 회담 초반에 『양국간 정치적 관계개선에 대해 얘기가 많으나 아직 경제협력분야에서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고 한국측을 몰아세웠으나 한국측 대표단이 투자보장협정,2중과세방지협정,결제방법 등 소련의 투자여건 조성불비에 대해 설명한 후 이해를 표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최고위원과 회담 직후 방소 수행기자단과의 전격 인터뷰에서 『우리는 한국기업인들이 소련에 투자하려는 의도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투자조건등에 대해서는 쌍방이 협상하고 토론할 수 있으며 한국의 기업들이 투자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면 항상 함께 연구할 수도 있다』고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했었다. 소련측은 북한과의 관계와 관련,최소한 김최고위원이 소련을 떠난 후 고르바초프와 김최고위원과의 비밀회담 사실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북한이 더이상 소련의 대한접근에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양측의 이같은 적극적인 자세전환이 얼마만한 속도와 내용을 갖고 진행될 것인지 속단하기 어려우나 야코블레프와의 회담과 예정에 없이 이루어진 소련과학아카데미 마초크원장,라비오로프과학기술담당부수상과의 회담에서 「한소경제인단 구성문제」와 「과학기술담당장관급의 교환회담및 양국학자간 학술교류」에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속도와 내용이 상당한 수준이 될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면담이 「소련측의 주문」에 의해 공식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사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전격회동형식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소련측이 ▲북한을 완전히 무시할 수 없으며 ▲대한 관계개선의 주된 목표가 경제협력에 있는 만큼 정치적 의미가 부여되는 공식회동은 시기상 바람직하지 않고 ▲그렇다고 우리나라 집권당의 최고위원을 냉대할 수도 없는 여러가지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여겨진다. ○중국태도 주목거리 여하튼 이번 김최고위원의 고르바초프 전격회담은 한반도의 냉전상황을 강요해왔던 북쪽의 두마리 호랑이,즉 소련과 중국 중 그 한마리가 그 위협을 철회할 결심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한국의 대공산권 외교전선뿐 만아니라 철군문제가논의되고 있는 한미관계에도 상당한 여파가 밀어닥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이와 관련,지난해 6월 천안문사태로 대한접근에 주춤하고 오히려 강택민총서기를 북한에까지 파견했던 중국이 과연 어떻게 주변정세에 대처할 것인지 더욱 주목되고 있다.〈모스크바=김영만특파원〉 ◎YS­고르비 크렘린 대좌 이모저모/소측 전화요청으로 15분만에 성사/김위원,“크렘린에 주요인사 만나러 간다” 연막/소 의도ㆍ파장분석에 박정무등 밤샘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단독회담은 당초 김최고위원의 방소기간 후반에 이루어지도록 잠정 합의되어 있었으나 21일 하오(현지시간) 크렘린측의 전화요청으로 15분만에 전격적으로 성사. 김최고위원은 이날 하오 붉은 광장 관광을 취소하고 숙소인 옥자브라스카야 영빈관에서 일정에 없던 소련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와의 회견을 1시간 정도 가진 뒤 하오 6시10분께 크렘린측으로부터 『6시25분까지 와 달라』는 전화연락을 받고 이를 쾌히 승낙. 김최고위원은 6시22분쯤 방을 나서 영빈관 로비에서 대기 중이던 한국 사진기자 2명과 통역관인 류학구씨를 대동하고 리무진 승용차편으로 출발,최고위원의 비서로부터 『중대한 일정이 생겼다』는 귀띔을 받은 사진기자들이 로비에서 『누구를 만나러 가느냐』고 묻자 김최고위원은 『나도 갑자기 생긴 일이라서…』라며 즉답을 회피. ○사진기자ㆍ통역 대동 그러나 김최고위원은 승차 직전 『이제 크렘린에 가면 처음에 한사람이 있을 것이고 그 다음에 만나는 사람이 주요인사』라고 말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을 만나러 갈 것임을 시사. 김최고위원은 또 TV카메라기자들을 찾았으나 마침 주위에 없자 사진기자들에게 『중요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니 현장에서 끝까지 남아 찍도록 하라』며 역사적인 회동의 모습을 남기고자 하는 희망을 강력히 표시하기도. ○…김최고위원 일행을 태운 리무진이 6시25분 정각 크렘린궁 정문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경호관계자가 뒷자리에 동승,대통령집무실까지 안내. 김최고위원은 대통령집무실 건물에 도착,엘리베이터로 3층까지 올라가 응접실에서 대기 중이던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의 영접을 받고 유통역관과 함께 옆방에 마련된 회담장으로 직행. 그러나 사진기자들은 집무실 경호원들에게 입장을 제지당해 별도 휴게실에서 김최고위원이 나올 때까지 50분간 대기. ○…김최고위원은 하오 7시15분 회담장을 나와 25분쯤 숙소인 영빈관으로 돌아왔으나 흡족한 듯한 표정만 지을 뿐 함구로 일관. ○김최고위원 표정 “흡족” 김최고위원은 『누구를 만나고 왔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전혀 대답을 않고 『오늘 1분도 쉬지 못해 몹시 피곤하다』는 말만 되뇌면서 상기된 표정에 성취감이 가득. 이날 만찬은 부르텐스공산당중앙위국제부부부장 초청으로 7시에 계획되어 있었으나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간의 비밀회담으로 인해 1시간 연기,김최고위원은 자신의 방인 1206호실에서 30분간 휴식을 취한 뒤 만찬에 참석. ○…김최고위원은 영빈관 14층 홀에서 열린 만찬에 부인 손명순여사와 함께 참석,부르텐스부부장 내외및 마르티노프IMEMO소장 내외 등과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 2시간 반동안 환담. 박철언정무장관을 포함한 수행의원들이 동석한 이날 만찬이 끝난 뒤 김최고위원은 만찬장 한쪽에서 박장관및 박희태대변인과 회담사실 보도여부를 10여분간 숙의. 김최고위원은 곧이어 합류한 의원들과 구수회의를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기자들에게 『박대변인의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만 밝히고 자리를 피하려 했으나 기자들의 질문공세에 선 채로 약식 회견. 김최고위원은 『고르바초프를 만났느냐』는 질문에 『소련측과 나와의 약속이니 약속을 지켜야지』라며 회담사실을 공개치 않기로 했음을 간접 시사하고 『어느 시기에는 진실을 얘기할 것이며 이같은 점까지도 소련측과 약속이 돼 있다』고 설명. ○협상에 장애될까 염려 ○…모스크바에 체류하고 있는 정부의 북방정책팀은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동이 급작스럽게 이루어진 데다 회동사실이 공개된 점을 놓고 신중한 반응. 박철언정무1장관과 정부실무관계자 3∼4명으로 이루어진 북방정책팀은 회담이 있은 것으로 알려진 21일 밤 밤을 새워가며 소련측의 의도와 회담사실의 공개가 가져올 파장을 분석했다고 한 관계자가 설명. 이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막후협상에서 소련측의 태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김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의 회담이 이루어진 점은 대단히 부담스럽다』면서 『특히 회담사실이 즉각 국내언론에 보도돼 협상 자체에 상당한 장애가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 이 관계자는 『22일부터 우리 정부측과 소련 당국간에 내용을 밝힐 수 없는 중요한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었다』면서 『국내에서 먼저 불을 질러 우리쪽이 쫓기는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밖에 없게 됐다』고 말해 고르바초프­김영삼회담이 소련측의 전략적 필요성에 의해 주선되었을 가능성을 시사. 김최고위원의 모스크바 도착보다 며칠 먼저 이곳에 도착한 정부실무자들은 박장관과 합류한 뒤 소련측과 몇차례 회동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장관은 이같은 사실의 확인을 거부. ○2월부터 은밀히 추진 ○…김영삼민자당최고위원과 고르바초프대통령의 회담은 정재문의원이 지난 2월 선발대로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추진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원은 당시 부르텐스 소련공산당중앙위국제부부부장을 통해 이같은 의사를 전달했고 김최고위원은 방소 때 호스트였던 프리마코프연방회의의장이 비공식 일정으로 회담을 추진해왔다는 것이 김최고위원측의 설명.
  • 지자제 실시 앞서 보완책 마련/강총리 기자간담(요지)

    ◎기업 투자의욕 부축이 급선무 강영훈국무총리는 21일 낮 기자들과 만나 3ㆍ17개각으로 들어선 새 내각의 과제와 시정 방향등을 밝혔다. 다음은 강총리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새 내각의 과제는 무엇이며 시정의 주안점은. 『6공의 3기 내각인 새 내각은 매우 중요한 때에 출범하는 내각이다. 국제적으로는 탈냉전 구조속에서 개방화로 나가고 있으며 국내적으로는 5공청산이후 3당통합의 정계개편이 이뤄졌다. 이러한 때에 새 내각은 정치ㆍ행정면에서는 민주화의 기본구도아래서 내실을 다지는 한편 지자제 확립과 인권보호와 관련되는 제도를 계속 개선해 나가겠다』 ­새 내각이 출범한 뒤 금융실명제 연기설이 나도는데. 『이상을 현실화시키기 위해서 이제는 현실을 무시해선 안된다. 이상을 현실에 적용시키는데 어떤 문제가 야기되느냐를 살펴야 한다. 이달중으로 마련되는 경제종합대책에는 그러한 방향으로의 검토가 포함될 것으로 안다. 성장과 균형은 상호보완적인 개념이다. 안정을 해치면서 하는 개혁은 다른 나라에서 보듯이 실패한 적이 많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문제가 새 경제팀의 사명일 것이다』 ­3당합당이후 정경유착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은데. 『과거 1년간 생산성은 떨어지는 상황에서 임금상승률은 높아만 가 국제경쟁력이 눈에 띄게 약해졌다. 정부는 현 상황에서 볼때 기업의 투자의욕을 살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기업이 망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과거처럼 기업을 무작정 육성시키지는 않겠다』 ­남북대화가 올해에는 특히 가시화될 것으로 보는데. 『북한의 고립화정책은 있을 수 없다. 남북한 관계는 동서독처럼 문화ㆍ경제교류로 시작해 점차적으로 대립을 해소시켜 가야 한다. 총리인 내가 올해 평양에 가고 안가고는 북한측에 달려 있다』 ­14대총선이전 내각책임제 실현 가능성은. 『총리가 말할 입장이 아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대통령제를 했다가 몇해 안가 또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고 본다. 그렇지만 국민이 바꾸길 원하면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거법 개정문제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선거법에 미비한 것이 있으면 당정협의를 통해 고쳐야겠지만 대구보궐선거도 현행법에 따라 순조롭게 치러질 수 있을 것이다』 ­그동안 총리로서 보람이 있었던 점과 어려웠던 점은.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상당히 높아진 점과 민주정치의 장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 어려웠던 점은 제도와 의식의 괴리가 있고 특히 대학생들이 3당합당을 반민주로 생각하고 시위하고 있는 것이다. 3당통합을 반민주로 생각하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이건영기자〉
  • 나토­한일등 연계 군사가트 만들자/미대사 제의

    【브뤼셀 로이터 연합】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냉전종식으로 인한 무기산업의 세계적 불황기를 맞아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한국ㆍ일본등 국가들과 함께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와 유사한 방위산업무역기구를 설립해야 한다고 윌리엄 태프트 나토주재 미국대사가 15일 제안했다. 태프트 대사는 이날 서방권의 빈약한 무기 거래 협력상황을 증진시키고 제네바에 본부를 둔 GATT와 유사한 기구를 설립하기 위한 계획을 제시했다. 그는 이날 본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세계의 방위무역에는 일반적으로 합의된 거래규칙이 전혀 없다』고 말하고 『세계방위무역시장은 보호주의,보조금 지급,의심 등으로 가득차 있다』고 지적했다.
  • 고르바초프 소 대통령 취임사 요지

    ◎“아시아­유럽에 「평화공동체」 건설/소 영토밖선 무력사용하지 않겠다” ▲나는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만이 소련과 같은 국가가 전체주의적 관료주의체제에서 인간적이고 민주적인 사회주의 국가라는 질적으로 새로운 국가로 이행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페레스트로이카의 주요한 업적은 민주주의와 글라스노스트(개방)이다. ▲페레스트로이카와 개방은 체르노빌 원전사건,아르메니아 사태,자연재해 그리고 세계시장의 급격한 침체등 여러가지 악조건으로 인해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우리의 투자정책에 있어 실수로 인한 손해는 조금도 없다. 대형손해 재난은 인종분규 과정에서 심지어 이 분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의 관리들의 직무태만으로 인해 발생했다. 변화에 있어 가장 큰 장벽은 경직된 사고방식이다. 나는 그늘에 가려져 있는 반페레스트로이카 세력들의 방해적ㆍ파괴적 책동에 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상황의 극적인 요소,문제의 복잡성과 이례성,사회의 혼란상태를 인식한다. 그러나 나는 당황할 이유는 없다고 보며 더구나 페레스트로이카 정책을 변경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우리는 보다 급격한 경제개혁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 ▲우리는 경제개혁을 수행해 나가는데 있어 각종 우려와 번거로움을 제거해야 한다. 우리는 경제의 독점을 폐기하기 위한 법률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 또한 경쟁력을 가진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해 국가는 경제과정에 영향력을 미치는 믿을만한 수단을 보유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기업이윤과 개인소득에 대한 합리적인 세제와 소련 국영은행에 의한 금융관리와 통제,경제의 실제상황에 상응하는 이자율 등이 책정되어야 한다. ▲나는 이제 대통령으로서 점증하는 민족주의 및 국수주의 경향에 맞서 싸울 것이며 이 나라의 통합을 위해 힘쓸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한다. 나는 실생활과 우리 연방의 개발 필요성,그리고 국민 개개인에 상응하는 새로운 연방협정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 ▲새로운 연방협정은 각 공화국의 특수한 상황과 가능성을 고려해 다양하게 손질돼야 한다. 연방헌법에 보장된각 공화국의 주권과 연방탈퇴를 포함한 자결권을 재확인하기 위해서 최고회의는 빠른 시일내에 연방탈퇴문제를 검토,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대통령과 연방회의가 최고회의와 함께 이 문제를 다루게 될 것이다. ▲냉전은 종식되었지만 군사적 대결은 아직 극복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에 우선이 주어져야 하며 대통령의 활동중 필수적인 요소는 이성적인 충분성과 새로운 군사 독트린,그리고 군대에 대한 우려의 원칙에 입각한 국가방위정책의 향도역을 하는 것이 돼야 한다. 군대에 대한 광범위한 개혁조치를 시행할 것이며 우리나라는 앞으로 공격을 받지 않는한 의회의 승인없이 우리의 영토밖에서 군대를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에서 있게 될 부시 미국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미소관계의 개선을 위한 새로운 조치는 물론 세계정치의 긍정적 흐름을 통합하기 위한 양국의 중요한 기여 등의 주요한 결정이 준비되고 있다. ▲독일문제도 특별한 중요성을 가진다. 이 문제는 오늘날 유럽정치에 있어 핵심을 차지하고 있다.통일을 향한 독일인들의 천부적 권리를 인식하는 것은 독일영토로부터 발생하는 전쟁의 위험을 완전히,그리고 영원히 배제하는 것을 의미해야 한다. 4개전승국의 권리,국경불가침,통일독일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입불허,2차대전의 결과에 기초한 평화조약의 필요성등 기타 문제는 모두 이 문제에서 파생한다. ▲대통령의 권한행사와 관련된 모든 것에 있어 나는 인민과 그들의 의사ㆍ도덕성ㆍ지혜ㆍ지성ㆍ상식에 의존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어려운 시대를 겪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단결하면 이 난관은 극복될 수 있다. 우리는 두려움과 낙담을 불식하고 우리의 위대한 힘과 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져야 한다. 소련 인민과 소련내 모든 기타 인민들은 그들의 모국을 소생시킬 것이며 페레스트로이카와 사회주의적 혁신의 길을 통해 그 임무를 기필코 달성할 것이다. ▲아시아­태평양문제에 관해 말하면 나는 지난번 블라디보스토크와 크라스노야르스크 연설에서 발표한 모든 제안을 실행할 것이다. 유럽과 아시아에 평화적 공동체를 건설하는 것은 궁극적으로는 유럽­아시아 전대륙을 하나의 안전체제로 통합하는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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