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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전버튼」 언제”… 급박한 페만 대치

    ◎“즉각응징”·“사태관망” 모두 위험 부담/속결전략 빗나가면 대규모 희생에 경제타격뿐/부시의 어려운 선택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 평화에 대한 세계의 기대를 끝내 무시하고 철군시한인 15일 밤12(한국시간 16일 하오2시)를 넘기고 쿠웨이트 사수를 계속 고집함으로써 세계의 이목은 이제 개전 여부의 결단을 내려야 할,또 공격개시의 시간은 언제로 결정할 것인지의 열쇠를 쥐고 있는 부시 미 대통령에게 쏠리고 있다. 40만이 넘는 대규모의 미군을 파견하고서도 후세인의 고집을 꺾지 못한 미국으로서는 일단 상당히 체면이 손상된 셈인데 부시 대통령으로선 고민은 많지만 취할 수 있는 선택의 방안은 그리 많지 않은 형편이다. 부시의 선택방안은 결국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당분간 연기,후세인의 자진철수를 이끌 외교적 해결을 좀더 기다려 보는 방안과 ▲즉각 공격을 개시,냉전종식 이후의 국제질서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낸 이라크에 적극적인 응징을 가함으로써 새 시대의 지도자로서 미국의 위치를 과시하는 방안 등 두가지로 귀결된다고할 수 있다. 두번째의 경우 공격개시일을 언제로 잡느냐는 또하나의 어려운 결정이 부시를 기다리고 있다. 부시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두방안중 어느쪽을 택하더라도 상당한 위험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먼저 즉각 전쟁에 돌입할 경우를 살펴보자. 미군이 제시하고 있는 가장 낙관적인 시나리오는 1주일 이내의 가장 짧은 기간내에 이라크군의 군사시설을 대부분 파괴,미군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승리를 거둔다는 것이며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이를 가장 현실성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시나리오일뿐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또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발생할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만일 전쟁이 장기전으로 돌입하고 이에따라 대규모의 희생자가 발생한다면 미국내에 반전 분위기가 높아져 전쟁수행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그러나 보다 우려되는 것은 전쟁발발로 인해 세계유가가 폭등하고 주가가 급락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세계경제는 대혼란에 빠질게 틀림없고그렇지 않아도 침체국면에 접어든 미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 EC나 일본 등과의 경쟁에서 또한걸음 밀려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92년의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부시의 야망은 물거품으로 변할게 뻔한 일이다. 외교적 해결을 기대,이라크에 대한 군사행동을 당분간 연기하는데도 많은 위험이 따른다. 유엔이 정한 철군시한을 넘기고도 이라크군은 계속 쿠웨이트에 머물러 있고 미국이 아무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후세인이 승자로 비쳐질 가능성이 큰데다 동맹국들에 미국에의 실망감을 줄 우려가 있다. 이라크에 조금은 양보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태만 해결하면 되지 않느냐는 전쟁회피 분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외교적 해결 과정에서 미국의 참여가 미미해져 평화해결은 이룬다해도 결국은 후세인에 승리를 안겨주고 미국의 위신만 손상시키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이 두가지의 선택방안외에 미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이라크가 먼저 이스라엘에 선제공격을 가함으로써 미국의 의사와 관계없이 전쟁돌입이 불가피하게 되는 것이다. 그럴 경우 우선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국들의 동요로 반이라크 동맹에 균열이 생길 우려도 우려지만 이스라엘이 전쟁에 개입될 경우 페르시아만 위기가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이라는 본래의 성격에서 벗어나 이스라엘과 아랍권 전체의 대결로 비화,중동전역을 휩쓰는 대규모 전쟁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으로선 어떻게든 이를 막아야만 하는 입장이다. 부시가 이같은 고민들을 해결할 어떤 묘안을 찾아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냉전이후 시대의 새 지도자로서 부시는 미국의 위신을 손상시키기보다는 보다 과감한 결단쪽에 더 많은 유혹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그럴 경우 『개전의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부시의 말은 공격개시일이 언제가 될 것인지를 추측하는데 중요한 시사가 될 수 있다. 부시가 공격시간을 늦추더라도 철군시한 이후 48시간을 넘기지 않을 것이란 추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긴 하지만 정확한 시점은 아무래도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후세인은 왜 버티나/초반공습 넘긴뒤 “승리” 선언하고 철수가능성도/“패배해도 영웅대접”… 아랍결속 노려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철군 압력에 끝내 굴복하지 않았다. 유엔의 철군시한인 1월15일(한국시간 1월16일)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전선에 있었다. 후세인 대통령은 14∼15일 이틀동안 쿠웨이트에 배치된 이라크 군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철군시한 전날밤을 병사들과 함께 지내며 결전의 결의를 다졌다. 후세인은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때 패배가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길을 회피하지 않았다. 쿠데타와 음모,라이벌 제거 등 처절한 생존투쟁을 벌여온 모험을 즐기는 인물로 알려진 후세인은 다시 위험한 도박을 시도하고 있다. 많은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그러나 후세인은 결코 과대망상증 환자는 아니라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그는 고도의 전략가이며 현실주의자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쿠웨이트 철수를 거부한 후세인의 전략에는 아랍민족주의와 함께 압력에 대한 굴복을 대단한 수치로 여기는 아랍권의 독특한 문화적 배경이 깔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라크는 아랍민족주의를 이용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선제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이라크의 이스라엘 공격은 중동전쟁을 아랍과 시오니즘 및 비아랍권의 전쟁으로 그 성격을 바꾸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후세인은 이스라엘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다국적군에 참여하고 있는 아랍국가들과 미국과의 동맹이 와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국적군의 일원인 시리아는 이미 이스라엘이 참전할 경우 이스라엘과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도 이라크 공격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스라엘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후세인은 전쟁에서는 패배하더라도 살아남는다면 아랍권의 영웅이 될 가능성을 노리고 있는 듯하다. 나세르나 사다트도 서방국가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많은 희생을 내며 패배했지만 비아랍권의 적과 용감히 싸웠다는 사실로 아랍세계의 지도자로 존재했었다. 이라크는 전쟁초기 미국의 대규모 공습을 견딘 다음 육상전투에서 미군에게 어느정도 타격을 입힌후 스스로 전쟁의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후세인은 또 이라크군의 부분 철수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이라크군의 일부를 철수시킨후 분쟁중인 루메일라유전의 소유권과 와르바 및 부비얀섬의 할양을 주장하며 페르시아만 사태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이라크는 이때 소련과 프랑스의 중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군의 부분철수는 미국에게는 「악몽의 시나리오」다. 미국은 비록 전면철수를 주장해 왔지만 이라크군이 부분철수를 할 경우에도 반전여론 때문에 이라크공격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후세인은 이라크군을 철수시키지 않은채 팔레스타인 문제를 포함,포괄적 중동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평화회의 개최와 철군약속을 연계시킬지도 모른다. 그는 철군약속과 함께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보장과 경제봉쇄의 해제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후세인은 미국이 결코 이라크를 공격하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도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부시대통령은 전쟁으로 인한 원유가 인상과 세계경제의 혼란 및 지상전투에서의 많은 미군 희생을 우려,공격명령을 내리지 못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후세인은 그러나 전쟁이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판단되는 순간 전격적인 전면 철수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현실주의자인 후세인은 순교자가 되기보다는 생존을 선택,전면 철수의 결단을 내릴지도 모른다는 분석이다. 일부 중동문제 전문가들은 후세인은 쿠웨이트로부터 철수함으로써 자신의 강력한 군사력을 그대로 보존하고 막강한 미군 및 다국적군과 대적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는 아랍세계의 영웅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후세인은 아랍세계의 패권자가 되려는 꿈을 키워왔다. 그러나 그는 이번 페만사태로 파멸의 비극을 맞게 될지도 모를 운명에 처해있다. 고대 바빌론의 느부갓네살왕과 같은 영웅이 될지 아니면 깊은 나락으로 떨어질지 그 선택의 순간이 다가왔다. 후세인이 「위험한 도박」에서 마지막 카드를 뽑을 때가 되었다.
  • “1주일안에 이라크전략 거점 초토화”/페만전 터지면…

    페르시아만에 폭풍전야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지난해 8월 쿠웨이트 침공 이후 하루하루 군사력을 증강시켜온 이라크와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측은 이제 유엔이 설정한 대이라크 철군 최후통첩 시한을 목전에 두고 곧 터질 듯한 팽팽한 대치 상황을 낳고 있다. 이라크는 정규군 51만 예비군 48만 민병대 85만 가운데 53만명 가량을 쿠웨이트 주변에 배치하고 일전 불사의 결의를 호언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 등 다국적군은 미군 33만여명 등 68만여명의 병력을 페르시아만 지역에 배치시키고 있다. 미국은 단 한치의 양보도 없이 이라크가 쿠웨이트로부터 무조건 철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시한을 넘기면 대대적인 보복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미국 군사력은 냉전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유럽에 배치된 규모를 웃돌고 있으며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모든 무기체제가 총동원돼 있는 상태다. 미국의 군사력은 해·공군면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항공모함 6척을 비롯한 45척의 전투함정은 불과 8척의 함정만을보유한 이라크를 완전히 제압하고 있으며 폭격기는 하루에 1백만파운드의 폭탄을 퍼부어댈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정도의 화력이면 1주일안에 이라크의 주요 전략거점을 거의 초토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라크는 전쟁이 벌어지면 사우디의 유전지대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페르시아만 사태가 대재앙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쿠웨이트와 주변에 배치된 이라크군 병력:51만명 탱크:4000대 장갑차:2500대 야포:2700문 전투기:미그29,미라주FI 등 730여기 미사일:샘2,3,6 함정:15척 ○페르시아만 배치 미군전력 병력:37만명 탱크:1200대 장갑차:2000대 야포:500문 전투기:F117스텔스기,F14 등 1300기 함정:항공모함 6척 등 45척 ○그외 주요 다국적군 영국:병력 3만4천명,탱크 170대,전투기 72기,구축함 2척, 프리킷트 2척 프랑스:병력 1만5천명,탱크 40대,장갑차 1000대,전투기 40기,항모 1척 등 함정 12척 사우디:병력 6천명,탱크 550대,전투기 180기,프리킷트함 등 8척 이집트:병력 1만4천명 모로코:병격 5천명 시리아:병력 3천명,탱크 300대
  • 페만에의 군 의료진 파견(사설)

    전쟁은 비극이다. 정복하기 위한 전쟁이건 방어하고 응징하기 위한 전쟁이건 그것은 엄청난 규모의 인명과 물자를 희생시킨다. 페르시아만의 「전쟁」이 그런 것이다. 지금 세계적인 불안과 비극을 예고해주는 페르시아만 위기는 확실히 90년대 최대의 사건이다. 거기에 우리 군의료진 1백54명이 내달초에 파견된다. 이는 평화의 사절이면서도 한편 그 가는 곳이 전장인만큼 국민들은 착잡한 심정이다. 우리 군의료진의 파견은 우리가 6·25전쟁 동안 유엔으로부터 직접 지원을 받았던 사실에 대한 역사적 보답일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는 세계적인 화해와 평화추세 속에서도 이같은 전쟁적 긴장은 항존하는 것이고 그것으로부터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 지불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쟁은 전쟁이다. 그 역할이 어떤 것이든간에 전장에서는 인명의 희생이 따른다. 우리로서는 페만일대의 중동국가들과는 70년대로부터 경제협력관계가 증대되어 왔으며 원유의 대부분도 이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다. 따라서 전쟁이 일어나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나라를 무력으로 짓밟아 병탄한 평화파괴행위에 대해서 우리가 방관할 수 없다는 사실도 중요하다. 과거 전쟁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안보상황에서 무력행위에 의한 영토점령을 규탄하는 대열에 앞장서야 할 책무도 있는 것이다. 우리 군의료진의 페만 파견은 유엔의 평화정신에 입각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는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정립과 국익신장을 위해 유엔이라는 집단안전보장체제에의 가입을 꾸준히 시도해 왔다. 유엔에의 가입은 그 헌장에 규정하는 회원국으로서 의무와 권리를 다한다는 국제사회에 대한 약속이기도 하다. 특히 유엔헌장이 명시한 바 유엔이 국제평화와 안전의 유지를 위해 무엇인가 결의를 할 경우에는 비가맹국가라도 이를 준수해야 한다.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우리가 유엔과 공동보조를 취하는 일은 우리의 국익과 합치된다고 볼수 있다. 오늘날 세계는 어떠한가. 더욱이 유엔은 이제 더이상 유명무실하다고 지적됐던 냉전시대의 유엔이 아니다. 유엔은 오늘날미·소가 공동의 노력을 경주하여 세계의 공존과 화평의 시대를 열고자 하는 새로운 국제시대의 또다른 기점에 서 있다고 할수 있다. 이렇게 볼때 우리 군의료진의 페만 파견은 미국의 요청이라든가 과거에 대한 보은이라는 냉전시대의 안보논리에서 그 명분을 찾을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우리가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서 그 몫을 다하고자 하는 주권국가의 적극적 행동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의료진을 파견하고 전비의 일부를 부담하는 것은 또한 평화를 지향하는 약속의 이행이요,우리들 평화의지에 대한 선양도 되는 것이다. 다만 이에따른 희생과 부담은 우리 스스로가 처해있는 안보환경과 경제여건에 걸맞는 것이어야 한다는 점은 강조돼야 한다. 점점 짙어져가고 있는 페만 전쟁의 그림자를 지켜보면서 정부와 국민 모두가 각오를 새롭게 해야할 것이다.
  • 불효로소이다/송정숙 논설위원/(서울칼럼)

    연초에 만난 사람중에 인상적인 3사람이 있다. 한분은 70이 다되어 머리가 허연 문인 ㅎ씨. 20여년전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성묘도 할겸 고국에서 설을 쇠려고 온분이다. 그 분은 이런 말을 했다. 『…그래두 우리나라가 사람사는거 같아…. 교통이 지옥같이 복잡하다는 말이 맞기는 하지만… 그래도 늙은이를 알아는 보거든』 동년배의 친구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곁에 앉아 가던 두분의 노인들은 교통위반을 지적받았다. 그러자 순경이 다가와서 경례를 딱 붙이고는 공손히 말하더라는 것이다. 『어르신네들이니까 이번에는 봐드리겠습니다만 다음에는 조심하십시요』 미국같았으면 「어림도 없었을」 그런 태도를 ㅎ씨는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또 한사람은 구랍에 있었던 개각때 신임장관이 된 ㅇ씨. 그는 장관임명장을 받던날,자신의 아버지 산소엘 갔었다고 했다. 평생 맑고 가난하게 국록을 받으며 살다가신 선친을 모신 곳이다. 『묘소앞에 엎드려 절을 하려니까… 그만 눈물이 펑펑 쏟아집니다』 ㅇ씨는 그의 선친이 봉직했던 부서의 장관이 되었다.금의환향한 아들을 무덤속에서 맞으시는 부모님 앞에서 펑펑 눈물이 쏟아진 까닭을 짐작할 것 것았다. 세번째 인사는 40대 후반이거나 50대로 마악 들어선 중년의 경영인이다. 광고 계통에서 20여년 이상 뼈가 굵어 마침내 작지만 실팍한 소기업의 대표가 되어 기업출발겸 신년인사를 다니고 있는 ㅈ씨였다. 빌딩 로비에서 바쁘게 지나치던 그와 악수를 나눴다. 옛날에 동료이기도했던 그와는 집안간에도 아는 터라 축하인사 끝에 집안 인사를 곁들였다. 『어른들 안녕하시지요?』 하고 던지는 물음에 그에게는 순간 우울함의 한자락이 스쳐간 것 같았다. 그는 여러남매중 장남이다. 『…그럼요,두분다 잘 계십니다』하고 그는 대답했다. 거기서 그쳤다면 무난했을 것을 잇따라 물은 것이 잘못이었다. 『부모님 모시고 지내지요,당연히?』 연전까지 어른들을 분명히 모시고 지냈던 그였으므로 지나는 투로 던진 물음인데,그는 그말에 탁 힘이 빠지는 듯했다. 『…그렇지가 못하답니다. …불효로 살고 있지요…』하며 헛웃음 대답을 남기고 그는 황황히 건물 빠져나갔다. 그 뒷모습은 금방 풀끼가 빠지고 쓸쓸해 보였다. 한국 남성들에게만 있을법한 독특한 정서가 있다. 「효자민감증」 같은 것이다. 할수만 있다면 효자가 되고 싶은 염원을 우리 남성들은 유전처럼 지니고 태어나는 것같다. 유전인자는 아직도 지니고 있으면서 현실은 날로 그걸 허락해주지 않게 되어가는 것이 그들을 쓸쓸하고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젊은 순경이 다가와 경례를 딱 붙이며 교통위반한 「어르신네」에게 공손히 주의를 준뒤 사면해주고 물러가는 그 작은 경노행위에서도 효의 잔영을 맛보는 이민노인. 관군이 일국의 판서되기에 이른 영광을 효도로 보상해 드리지 못한 아버지를 생각하며 그 산소앞에서 펑펑 울어버린 ㅇ장관. 불효를 자인하는 것만으로,패기 있게 출발하는 발걸음이 금방 풀이 꺽여버리는 유능한 사업가 ㅈ씨. 그중에서도 ㅈ씨가 안쓰럽다. ㅎ씨나 ㅇ장관은 불효조차도 추억속에서 즐길 수 있도록 되었지만 ㅈ씨는 현재진행형 불효이기 때문이다. 또 ㅈ씨 같은 남성은 얼마든지 늘어가는 추세다. 연말에 가계부 결산을 하는 아내곁에서 우연히 그 내역을 들여다보던 남편은 한 항목에서 눈이 멈췄다. 「그 여자 용돈=5만원」이라는 대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달에 5만원씩이나 꼬박꼬박 나간 「그 여자」란 대체 누구인가. 몇번 추궁해도 대답을 못하는 아내를 보며 정수리를 탁 때리는 깨달음이 있었다. 『우리 어머니구나!… 맞지,그렇지?』 남편 추궁에 잠깐 몰렸던 아내는 금방 기를 폈다. 영어식으로 하면 「그 여자」가 뭐가 나쁘냐,내친구 아무개는 그보다 더 심한 표현을 쓴다더라…. 언쟁과 냉전따위가 한동안 이어지긴 했지만 이 부부는 끝내 파국까지 가지 않았다.아내보다 남편이 「가정의 평화」를 위해 참아버린 것이다. 이것은 「실화」다. 모처럼 반들반들 윤나는 새차를 장만한 샐러리맨 ㄱ씨는 가족들과 신나게 외식이요,소풍이요를 몇번 즐기다가 그만 난처한 지경에 봉착했다. 아들의 새차를 타고 싶다고 찾아오신 노모의 출현 때문이었다. 노인은 자가 운전하는 아들의 옆좌석엘 기어코 앉아버리는 통에 「기분이 상한 와이프」가 동승을 거부한것이다. ㄱ씨는 아내에게 참아주기를 빌었지만 기분나쁘게 외출해보았자 먹은거 체하기나 한다며 못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아내는 말했다. 『그 자리는 아내자리라고 왜 말 못하세요? 당신,미국같으면 이런거 이혼 사유도 된다는 거 아세요?』 젠장,요즘 여자들은 왜 이리 아는 게 많담. 여자들 사이에 끼어 사사건건 일어나는 이런 일들로 ㄱ씨는 수척해가는 느낌이다. 이것도 「실화」다. 「합쭉이」 김희갑씨가 북녘하늘을 향해 부르는 가요가 있다. 『…불초한 이 자식을 엎드으려 우웁니다』하고 흐느끼며 부르는 「불효자는 웁니다」. 절실히 엮어내리는 사설과 함께 그가 노래하는 TV 화면이 나오면 북녘과는 관계없는 점잖은 가장들로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따라 부른다. 이렇게 공통의 청서로 체질 유전한 감정이지만 오늘날의 남성들은,효자되기를 애틋하게 바라다가도 아주 힘 안들이고 포기하기도 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또 불효가 된 자격지심 때문에 가슴아파하며 고민하기도 한다. 그런 남편의 정의에 외눈하나 깜짝하지 않도록 늠름해져가는 아내를 곁에서. 그래도 생각해보면 이것은 사람의 심성 깊숙이에 그윽하게 머물고 있는 아름다운 정서다. 자격지심과 회한으로 외롭고 고까워하는 이 「불효자 콤플렉스」에서 남편들을 구해주는 현명함을 아내들은 발휘해 볼 만 하지 않을까 권해본다. 아마 충분한 보상도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불행했던 과거사과 일본인들 공감”/가이후총리 만찬답사

    냉전의 해소는 확실히 아시아지역에도 그 영향이 미치고 있으며 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가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지금 일 한양국은 이러한 새로운 세계의 흐름을 시야에 넣고 21세기를 향해 손을 맞잡고 걸어갈 구체적인 길을 찾아내야 합니다. 그러나 양국이 성숙한 파트너로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기 위해서는 몇몇 장애물을 극복해야 합니다. 「일 한21세기 위원회」는 이번 보고서에서 양국이 저마다 자국사회의 제도면·의식면에서의 개혁을 하지 않고서는 새로운 건설적인 일 한관계의 실현은 물론이거니와 책임있는 국제국가도 될수 없다는 내용의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서도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의식개혁이며 그 기본이 되는 것은 국민각자가 역사인식을 깊이하는 일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대통령각하의 방일시 불행했던 과거에 대해 반성과 사과의 뜻을 말씀드렸습니다만 이같은 역사인식은 대부분 우리국민이 다함께 공유하고 있는 바 입니다. 과거를 잊지않고 그 반성을 현재에 살림으로써만이 미래를 향한 한 점의 흐림없는 시야가 열리는 것입니다.
  • US뉴스월드리포트지 해설위원/스잔 텐제(해외논단)

    ◎“일·독 도전에 미 경제가 흔들린다”/신기술 개발 뒤져 첨단산업 주도권 뺏겨/공공투자도 부진… 국제경쟁력 계속 약화 지난 20년간 세계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해 왔다. 앞으로 90년 대에는 더 빨리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달음박질치는 성장은 국외로 흘러넘쳐 동남아 지역에 「공동번영 지역」을 낳고 있고 때가 되면 소련 시장에도 뛰어들 태세가 돼 있다. 통일된 독일은 제2의 경제기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유럽은 오는 92년 통합을 앞두고 과거의 「동맥경화증」을 걱정하던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고,대신 장미빛 전망이 한창이다. 그러나 이러한 활기는 대서양 너머로는 전파되지 않고 있다. 미국경제는 연평균 3%씩 성장하던 80년대와는 달리 90년대에는 생산성 향상 둔화와 신규 노동력의 부족으로 성장률이 연 2%로 나아질 전망인 반면 독일과 일본은 미국보다 2배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경제 지표면에서 보면 미국은 아직도 많은 면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노동생산성은 아직도 가장 높고 미국대학과 서비스 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며,미국경제의 규모는 일본의 2배나 된다. 그러나 미국경제는 밑바닥으로부터 금이 가고 있어 정상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낮은 국민 저축,낮은 투자 그리고 10여년에 걸친 재정적자로 시달려 왔다. 전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경쟁에서 미국산업은 수치스러운 후퇴를 당해 왔다. 20여년전만 해도 미국기업은 미국내 판매 가전제품의 거의 1백%를 생산해 왔다. 오늘날은 단지 5%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인의 생활수준을 유지 내지는 향상시킬 수 있는 활력을 미국경제는 과연 갖고 있는가,아니면 미국은 점차 정상자리를 뺏기고 말 것인가. 성장을 제자리로 갖다 놓기 위해서는 기술로부터 사회 하부구조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투자와 대통령의 의욕적인 지도력 발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생산성 향상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한 드라이브가 필요하다. 지난 20년간 미국의 성장을 뒷받침해온 주요 요소는 베이비 붐시대 출생자와 여성인력의 노동시장 진출이었는데 이제 그 요소는 사라졌다. 게다가 인구의 노령화로보건 및 은퇴연금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이것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바이오테크를 이용한 의약품 등 고부가 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산업을 진흥시켜 고소득 숙련 일자리를 창출해 내야 한다. 90년대에는 이처럼 연구 및 투자를 받쳐줄 자본,기술,인적 자원과 사회간접자본,해외에서 경쟁을 벌일 수 있는 능력 등을 주요 전장으로 하여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오늘날 자본은 전 지구적으로 활발하게 이동한다. 지난달 미국의 재정적자는 저축률이 높고 무역수지가 크게 흑자를 기록한 일본과 독일에 의해서 에워져 왔다. 이제 냉전이 끝나 독일은 앞으로 10∼20년 동안 5천억달러를 동독 지역에 투자해야 하며 이 때문에 흑자가 줄어들 전망이다. 일본도 흑자규모를 줄이기로 미국에 약속한 바 있어 미국은 자본동원에 더 경쟁을 겪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선진국의 이자율은 오를 수밖에 없는데 미국의 가능한 대응방안을 2가지가 있지만 둘 다 어려운 선택이다. 하나는 미국의 이자율을 올리는 것. 이 방법은 새 공장과 설비를 짓기 위한 투자를위축시킬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독자적으로 이자율을 낮게 하고 대신 재정적자를 대폭 줄이며 달러화를 평가절하하고 수출을 진흥시키는 것이다. 미국이 지향하는 것도 이러한 방향인데 이는 돈 빌려 흥청거리던 미국 소비자들에게 고통을 안겨줄 것이다. 경쟁의 가장 중요한 영역은 마이크로 전자공학,생물학기술,첨단소재,통신,민간항공,로봇,공작기계,컴퓨터 소프트웨어 등 8가지 분야에서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다. 미국기업들이 이 분야들을 지배하지 못할 이유가 없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미국의 연구개발(R&D) 투자는 GNP대비 1.9%로 일본의 2.9%에 비해 훨씬 적다. 미국기업은 연구결과를 시장으로 연결시키는데 느리며 고도기술 상품시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독일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고도기술 분야에서 취약했지만 오늘날은 바뀌고 있다. 게다가 EC는 공동 연구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사회 간접자본 투자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고 여기곤 하는데 연방은행의 데이비드 아샤우어는 선진국의낮은 생산성 향상의 원인이 공항·고속도로·교량 등에 대한 투자가 낮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미국의 공공투자는 선진 7개국 가운데 꼴찌다. 충분한 공항과 도로없이는 신속한 운송이 어려워지고 결국 기업의 이윤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일본은 미국의 압력으로 공공투자를 늘릴 계획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경쟁력을 키워줄 것이다. 인간에 대한 투자는 설비투자보다 중요하다. 고도기술직은 과거와 같은 대량생산 라인대신 숙련된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새생산 기술은 말단 노동자로부터도 결정이 이루어질 것을 요구한다. 문제는 학교교육이 아니다. 기업들이 직업훈련에 투자하지 않는 데 있다. 대부분의 미국기업들은 단순히 보다 빨리 자동화하는 것만을 추구하고 있다. 이것으로는 저급기술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지만 고급기술직과 관련된 문제는 해결할 수 없다. 지금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와 지역주의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지역주의는 정상적인 자유무역주의에 의해 달성될 수 있는 경제성장을 떨어뜨릴 것이다. 일부정책 결정자들과 전략가들은 정부가 산업경쟁력을 제고시키기 위해 도로건설,교육투자 증대,기초연구를 위한 기업과의 공동노력 등 역할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일부는 기업이 합병되고 금융기관과 기업이 긴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투자환경을 개선시키자고 주장하고 있다. 이리하여 외국으로부터의 투자가 계속 들여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부의 역할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지만 잘못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미국 산업경쟁력의 관에 마지막 못질을 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을 것이다. 성공적인 국가는 기업들이 외국의 경쟁상대 기업들에 비해 끊임없이 연구와 기술,그리고 인간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나라들이다. MIT의 레스터 더로교수는 미국이 할 일은 「협동적이면서도 경쟁적인」 기업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진단한다. 기업들은 연구와 직업훈련 분야에서는 자원을 공동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상품제조 판매에서는 경쟁을 부추기기 위해 반트러스트 법률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게 실시돼야 한다. 어떤 나라든지 의지만 있다면 발전할 수 있고 번영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는 우리 노력의 최대의 적은 우리 자신이다.
  • “어두운 역사 딛고 진정한 이웃으로”/노대통령 만찬사

    우리 두나라는 지난날의 어두운 역사를 겸허하게 성찰하는 진실성위에서 진정한 이웃으로 공동의 번영을 함께 이루어가자는 큰 뜻을 나누고 있습니다. 한일 두나라는 불행한 과거의 잔재를 씻고 그것이 드리운 마음의 벽을 허물면서 인류공영의 21세기를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습니다. 두나라 국민은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열린 마음으로 교류함으로써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각계 국민,특히 내일을 짊어질 청소년의 교류와 문화·학술·정보의 교류를 더욱 적극화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는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침략,이 세계에 진보를 가져온 자유무역에 대한 도전에 공동대응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협력의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독일이 통일을 현실로 이룬 이제 우리나라는 이 지구상에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았습니다. 이 세계에 넘치는 화해의 물결에도 한반도의 휴전선은 아직 냉전으로 얼어붙어 있습니다. 개방과 개혁의 시대적 조류가 이 분단된 동토에도 화해의 봄을 재촉하도록 각하의 일본국민도 성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개혁입법 임시국회서 타결 기대/노대통령 연두회견 1문1답

    ◎의료진 페만 파견은 유사시 대비 긴요/UR협상 유리하게 이끌어 농민이익 보장/과학기술 개발에 96년까지 11조 투자 ▲먼저 지난 3년간의 국정 운영소감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통령께서는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첫번째 질문부터 상당히 어렵군요. 방금 지적하신 외치에는 강하고 내치에는 약하다는 지적을 이해합니다. 겸허한 마음으로 이를 받아들여서 국정에 좋은 참고로 하겠습니다. 이제는 큰 전환기를 매듭짓는 시기에 왔다고 생각을 합니다. 국민들 스스로가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찾았습니다. 여기에 무엇을 해결해야 할 것인가 하는 창조적인 저력을 국민들은 갖추고 있습니다. 또 무엇을 해야되느냐 하는 국민적인 합의가 이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가장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가 민주주의를 시행해 나아가는데는 역시 그 바탕으로 안정을 확고히 이룩해야 된다하는 합의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동안 정부는 시행해야 할 일들을 많이 벌여 놓았습니다. 이제는 임기 4년째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이제 그것을 하나하나 결실을 맺지 않으면 안될 때입니다. 그래서 이런 일들을 마무리짓기 위해 모든 일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차원에서 내각진용을 갖추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앞으로 대야관계를 어떻게 설정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그리고 평민당에서 여야 총재회담을 제의했는데 대통령께서는 김대중 평민당총재를 언제 만나실 계획인지요. 국가보안법 및 안기부법 개정안 등 개혁입법을 앞으로 어떻게 처리해 나갈 계획인지요. ○야와의 대화 문호개방 『두말할 나위없이 민주정치라는 것은 대의정치를 뜻하는 것이겠지요. 이런 입장에서 여야관계는 두개의 큰 수레바퀴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여야는 상대적이며 국정의 책임을 함께 나누는 입장이 바람직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같은 맥락에서 야와 언제나 대화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회에 개혁입법안이 제출되어 있는 상태라고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야가 얼굴을 맞대어 빨리 타협을 해 결론을 얻는것이 앞으로의 일들입니다. 이번 임시국회에서 아무쪼록 이 개혁입법이 완전히 타결되어 통과 되기를 기대하고 또 촉구해 마지 않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여권의 차기 대권후보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결정하실 생각인지 말씀해 주시고 아울러 그 여권의 후보는 지금의 민정당내 인물에서 국한될 것인지도 함께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주절차로 후보 선정 『민자당 당헌의 민주적인 절차에 의해서 후보자는 선출되는 것이 원칙적이고 또 그렇게 해야 할 것입니다. 시기는 나의 임기만료 1년 전후가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민자당내에는 다음 정부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당의 후보는 국민의 여망에 따라서 또 국민이 바라는 분이 반드시 선출되리라 기대해 마지 않습니다』 ▲내각제 개헌을 해야할 상황이 올 것으로 봅니까. 페르시아만 사태와 관련,군의료진 파견외에 전투병력 파견을 고려하십니까. ○유엔의 결정 지지해야 『내각제의 개헌문제는 수차 국민에게 나의 뜻을 밝혔습니다. 다수 국민이 원하지 않는 개헌은 할수없는 것입니다.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질문인데 세계의 평화를 위해 지금 이바지하고 있는 미국을 지원한다 하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 유사시에 대비해서라도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지금 의료진을 파견하기 위한 여러가지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중동에 있는 이런 나라들의 요청에 의해 지금 그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고 멀지않아 국회에 동의안을 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전투병을 파견한다는 것은 어느 다른 나라로부터 요청받은 바도 없고 따라서 검토한 바도 없다고 말씀을 드립니다』 ▲남북 정상회담의 연내 실현가능성과 대화전망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불법 방북은 용납 못해 『남북관계는 우리가 지금까지 추진해왔던 여러가지 대화·교류를 바탕으로 해서 장래에 대해 조심스러우나 희망을 모두 갖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북한은 진퇴양난의 기로에 빠져있고 큰 갈등을 겪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북한의 사정을 직시하면서 인내로써 끈기있게 현실적인 접근을 하나하나 해나가야 됩니다. 이렇게 되어나갈때 우리가 기대하는 대망의 남북통일도 금세기안에 반드시 이룩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오래전부터 제안하고 있습니다. 남북간에 쌓인 오해와 불신관계는 정상이 만나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었을 때 훨씬 더 쉽게 불식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남북관계의 진척을 더 촉진시킬 수 있다고 믿어마지 않습니다. 이래서 여러차례 제안했던 남북 정상회담은 지금 김주석도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일부 인사들이 정부 창구를 무시하고 법과 절차를 전부 무시해 버리고 북한이 원하는대로 하겠다는 방법을 택해서 북으로 가겠다,북한과 접촉을 하겠다 하는 것은 불법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금년에 중국과의 관계개선 전망은 어떻습니까. 또 올해 우리의 유엔가입이 실현될 것인지요. ○동시가입 지속적 추진 『우리와 중국간의 관계는 역사적으로 보나 지리적으로 보나 빨리 관계정상화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달중에 서울과 북경에 상호 무역대표부를설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진전은 양국간의 교류·교역을 더욱 확대해 줄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정상화도 멀지 않은 장래에 이룩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도 좋다고 봅니다. 남북한 대화를 통해 동시가입을 설득시키려는 목표에서 작년에 우리는 단독유엔가입 신청을 유보한 것입니다. 우리는 금년에도 동시가입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끝내 북한이 여기에 응하지 않을 경우 우리가 계속 북한이 응할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습니다. 유엔회원국 대다수가 우리가 가입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북한이 만약 가입하지 않는다고 하면 우리나라도 먼저 가입을 하되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가입을 우리가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문을 열고 북한의 순차적인 가입을 환영하고 지원을 하게될 것입니다』 ▲내일 가이후 일본총리가 방한하게 되면 재일동포 법적 지위문제 등 현안이 모두 해결될 수 있습니까. 또 미·일·중·소 등 한반도 및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것입니까. ○한·일 새로운 관계로 『말씀대로 내일 일본의 가이후 총리께서 우리나라를 방문,정상회담을 갖게 되겠습니다. 이번 회담을 통해 작년에 이룩한 양국간의 새로운 관계를 더욱 확실히 굳히는 성과를 거두리라고 기대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깨끗하게 청산하는 차원에서 상징적인 것이 이제 우리 동포들의 법적인 지위문제입니다. 이 문제를 내가 작년에 제기는 해서 매듭을 짓는다는 합의를 이룩했습니다만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이것이 매듭지어지리라고 기대해마지 않습니다. 또 무역역조를 시정하는 경협문제도 우리가 소망하는 방향으로 일본의 협력을 얻는다든가 또 그외에 문화교류를 위시한 선린우호관계를 한 차원 더 높이는 문제를 내일 회담을 통해 성과를 이루기를 우리는 기대할 수 있겠습니다. 지금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저 동유럽에서 이제는 바야흐로 동북아까지도 미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제 새로운 상황에 놓여있는 우리 외교의 중점방향이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할때 세가지를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첫째는 안보·정치·경제 등의 모든 면에서 소위 국익이 무엇인가 하는 판단을 해서 이 국익을 최대한으로 신장하는 방향의 외교를 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국제정세의 급변하고 있는 흐름에 능동적으로 우리의 외교역량을 갖고 활용하여 한반도의 냉전을 종식시키고 또 평화와 통일을 촉진시키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셋째로는 전세계 여러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우리가 기여를 하고 또 우리의 주변 여러나라들과 조화를 이룩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지방자치제 선거 등 올해 불안요인을 많이 갖고 있는 물가를 어떻게 잡아서 경제안정을 이룰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십시오. ○물가안정이 최대 과제 『역시 물가안정이라는 것은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봅니다. 정부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확고하게 물가를 안정시키는데 최선의 노력과 또 모든 정책수단을 다 동원할 것입니다. 특히 선거에 나가는 통화는 절대적으로 억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기술과 인력대책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금년 이 부문에 1조2천억원이 투자될 것입니다. 또 민간부문의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세제와 금융상의 혜택을 제공해 주도록 해서 96년까지 무려 11조원의 투자를 이루도록 할 것입니다. 선진국들과의 기술협력에도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되겠습니다. 소련과의 첨단기술협력은 우리의 기술을 발전시키는데 새로운 출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한미 통상마찰 및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에는 어떻게 대처해 나가실 계획입니까. ○한·미 마찰 해소에 노력 『미국과의 관계가 폭이 넓어지기도 하고 또 깊어지기도 하니까 문제들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렇게 되니까 마찰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 마찰이 생겼지만 계속 노력을 해서 원만한 협의를 통해 해소가 되고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의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 농민에게 손해를 주는 품목들이 있습니다. 이런 예외의 품목에 대해선 유예기간을 우리가 최대한 얻고 그것을 활용해서 우리 농민들의 이익을 최대한도로 보장하는 여유를 마련하면서 우루과이라운드를 성공적으로 타결지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죄와의 전쟁에 국민들의 자발적인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이 있습니까. 또 집권후반기의 공직기강 확립은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입니까. 『국민의 시각에 따라서 다소 차이가 있겠습니다마는 지난 「10·13 특별선언」 이후에 민생치안 관계는 많이 호전되었다고 봅니다. 보고에 의하면 강력범 발생률은 9%정도 낮아져가고 있고 발생한 강력범을 검거하는 율은 크게 향상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겠습니다. 경찰이 불철주야 노력해서 심야 영업단속이나 퇴폐업 단속·교통혼잡 등등이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들이,특히 도시 시민들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을 정도로 치안이 안정이 되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직 국민들이 많이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노력은 계속해서 펼쳐져야 됩니다. 국민이 이만하면 안심할 수 있다 할 때까지 범죄와의 전쟁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가야 될 것입니다. 그동안 특명사정반이 많은 활동을 함으로써 지도층이 자숙하게 되었고 특히 공직자들의 기강이 많이 확립되었습니다. 부동산투기를 잡는데도 많은 역할을 했습니다. 특명사정반이 한시적인 기구이기 때문에 작년 연말로 해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을 더욱더 지속해야 되겠다는 국민들의 여망에 따라 청와대에 과거에 없앴던 사정수석을 다시 부활시켰습니다. 특히 이번 지방자치 선거에서 염려가 되는 공직자들의 동요나 기강 이완을 예방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해나갈 것입니다』 ▲과열과외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입시제도나 또 다른 분야의 성장에 비해 엄청나게 낙후된 교육환경문제,대학교육의 질적문제,이러한 여러가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대학입시 다양화 모색 『과도한 진학열,획일적인 입시위주의 교육 등의 문제를 더 심각하게 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여러 차원에서 각계각층의 의견도 듣고 교육자문위원회에서 전문적인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만 대학입시를 자율화하는 것을 위시해서 대학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추진해 나가고자 합니다. 자율입시를 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고 있는 대학은 독자적으로 입시를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학력고사와 적성검사같은 것을 적용하기를 원하는 대학은 그것을 반영하게 하는 개혁방안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 한번의 학력고사,한번의 시험으로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것도 시정을 해야 되겠고,입시과목이 너무 많은 것도 고쳐서 과목도 줄이고 학생들의 부담도 줄이는 방향으로 교육개혁을 추진중에 있습니다. 이것이 너무 급작스럽게 이루어졌을 때는 혼란이 따를 것이므로 이에 대한 충분한 준비와 검토할 수 있는 기간을 주어 94년부터 시행될 수 있게 할 작정입니다. 아울러서 정부는 고등학교의 실업계 교육을 확대시키고 이공계 대학 정원도 늘려 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기 위해 우수대학을 대학원 중심으로 개선해 나가는 방안도 구상중에 있습니다』
  • 노대통령 연두회견 서두연설 내용

    ◎“「범죄와 전쟁」 계속… 「질서있는 사회」 이룩”/주택·교통·환경·교육등 4대문제 해결 주력/미·일·EC와 우호협력 바탕,북방외교 강화/사회간접자본 크게 확충… 퇴폐풍조 사회개혁차원서 엄단 ▷난국극복◁ 지난 한해 아쉬움도 많았지만 1990년은 우리 모두에게 더 큰 자신과 희망을 안겨 주었습니다. 바로 1년전 우리는 장래에 대한 불안감속에 정초를 맞았습니다.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안정은 큰 흐름을 이루고 그 바탕위에서 새로운 창조의 힘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정계개편을 통해 정치안정의 기틀이 이루어졌고 전환기적 상황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국민의 합의는 사회 각 분야의 모습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우리국민 모두는 경제가 처한 어려움속에서도 자제와 단합으로 노사관계를 안정시켰고 9%의 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우리는 세계의 질서를 바꾸는 대변혁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여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습니다. 동유럽 여러나라,소련과 국교를 수립하고 제가 지난달 모스크바를 방문한 것은 냉전의 시대를 우리 스스로가 뛰어넘은 의미깊은 진전이었습니다. ▷안정위의 발전◁ 우리는 안팎으로부터의 거센 도전을 안고 1991년을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이만큼 자랑스런 나라를 일구어온 국민의 저력에 불을 지펴 민주주의와 번영·통일을 향한 힘찬 전진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올 한해 우리는 그동안 펼쳐온 일들이 하나하나 알찬 결실을 맺어 그 보람을 국민 모두가 나누도록 할 것입니다. 저는 언론의 자유,권위주의의 청산으로부터 주택 2백만호 건설,서해안 시대… 그리고 북방청책과 통일을 앞당기는 일에 이르기까지 크고 많은 일을 약속했으며 지난 3년간 많은 일들이 추진되어 왔습니다. 이제 새로운 약속,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 무엇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성과를 국민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우리는 급변하는 세계속에서 민주화·개방화·국제화의 새로운 시대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에 따른 새로운 사고와 분명한 소신으로 모든 일을 수행하는 데 선도적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서둘러 해야 할 일은 서두를 것입니다. 그러나 시간이 필요한 일은 그 확실한 청사진과 그것을 이루어나갈 구체적인 계획을 국민에게 제시할 것입니다. 정부는 민주적 사고와 공명정대함을 앞장서 실천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임기의 네번째 해를 맞습니다. 올해는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데 있어… 또한 줄기찬 경제성장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고비가 되는 해입니다. 남북한 관계도 통일의 길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전기를 맞는 해가 될 것입니다. 저는 어떠한 장황에서도 법과 질서·안정의 바탕을 굳건히 세워 발전을 이끌 것입니다. 21세기가 이제 9년앞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 세기안에 우리나라가 자유와 번영이 넘치는 선진국… 7천만 겨레가 한 울타리속에 사는 통일된 나라를 이룰 확고한 기반을 닦을 것입니다. ▷지방자치실시◁ 30년만에 다시 시행하는 지방자치는 참다운 민주주의와 지방화시대를 여는 관건입니다. 올봄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깨끗하고 공명하게 치르는 일은 지방자치는 물론우리 민주발전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5천여명의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이 선거를 성숙한 민주의식으로 잘 치를 경우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총선거,대통령선거로 이어지는 정치일정의 발걸음은 밝고 가벼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이 선거가 무질서와 불법을 조장하고 지역감정을 격화하는 혼탁한 것이 된다면 민주주의는 물론 나라의 앞날이 어두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이 지방자치 선거가 돈을 쓰는 선거로 타락할 경우 애써 다져가고 있는 우리 경제의 안정기조마저 흔들릴 것입니다. 정부는 이러한 차원에서 돈을 쓰는 행위나 사전선거운동,어떠한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정부는 지금 이 순간부터 신성한 민주선거의 규율을 파괴하는 행위는 반민주적 범죄로 규정하여 여야나 지위를 가리지 않고 엄격한 법의 제재를 받도록 할 것입니다. 지방자치의 참뜻은 주민의 참여와 복지를 구현하는데 있습니다. 지방자치의 성공을 위해서는 유권자인 국민여러분이 선거혁명을 이루어야 합니다. 모두가 금품과 선심을 스스로 거부함은 물론깨끗한 선거를 치르는 감시자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정치를 빌미로 스스로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사람을 배제하고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할 일꾼을 뽑아 주어야 합니다. 6·29선언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연지 4년째를 맞는 이제까지 정치권이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는데 대해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겸허한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정치는 갈등과 불안을 증폭하는 대결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으로 국민의 통합을 실현하는 참다운 민주정치의 모습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경제발전 위한 사회적합의◁ 올해는 지난 30년간 여섯차례에 걸친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을 마무리짓는 해입니다. 내년부터 1996년까지 추진되는 제7차 경제사회발전 5개년 계획이 완수되면 국민소득이 1만달러를 넘어서 고도산업선진국에 이르게 됩니다. 지금 우리는 대망의 선진국 대열로 뛰어오르는 마지막 한 계단을 앞에 두고 있습니다. 선진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의 활력을 충전하여 경제규모를 키워갈 뿐 아니라 기술과 산업구조,기업경영으로부터 국민의 의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한차원 더 높게 발전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안정기조를 견지하면서 올해 7%의 성장을 이룰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올 연말 1인당 국민소득 6천2백달러,교역량 1천5백억달러로 선진국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됩니다. 올해 우리경제는 밖으로 페르시아만 사태에 따른 유가의 불안,세계경제의 침체,우루과이라운드 협상과 통상마찰 등 어려움이 겹친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경제 내부적으로도 유가·임금의 상승에 따른 물가의 불안요인을 안고 있으며 우리산업의 경쟁력이 시원스럽게 회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물가·임금·노사관계의 안정은 우리경제의 앞날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입니다. 물가와 임금이 또다시 급속히 오를 경우 그나마 되살아나고 있는 우리상품의 경쟁력은 회복불능의 상태에 빠질 것이며,우리경제도 주저앉고 말 것입니다. 지난 30년간 피땀어린 우리의 노력은 물론,멀지않아 선진국에 진입할 꿈도 헛된 것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근로자와 기업… 모든 경제주체가 이 분명한 현실을 깊이 인식하여 우리 경제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줄 것을 촉구합니다. 정부와 모든 경제주체는 올해 페르시아만 사태의 악화로 인한 유가의 폭등과 같은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모든 제품과 서비스요금·집값·전월세 등 가격인상을 최대한 억제하여 물가상승이 한자리 수를 넘지 않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제조업의 활성화◁ 경제안정 못지않게 시급한 일은 제조업,특히 수출산업이 활력을 회복하여 성장을 힘차게 이끌어 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전국 방방곡곡의 산업현장에 우렁찬 기계소리와 근로자의 바쁜 일손이 멈추지 않고 우리의 수출역군이 세계시장에서 밤낮없이 뛰는 활기찬 모습을 우리는 되살려야 합니다. 이렇게 될때 그 힘은 모든 경제부문에 미치게 됩니다. 정부는 우리산업이 국제경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과감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정부는 자금의 공급을 원활히 하고,특히 인력난의 해결을 위해 효과적인 대책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기술혁신을 가속화하기위해 산업현장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하고 또한 기업의 기술개발을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정부는 이미 한계점에 다다라 우리산업 경쟁력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도로 항만 공장용지 등 사회간접자본을 획기적으로 확충해나갈 것입니다. 이 부문의 올 예산은 2조5천억원으로 작년보다 35% 증액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세계 잉여금과 채권발행을 통해 1조원의 추가재원을 마련하여 고속도로와 국도 그리고 부산 인천 항만의 확충에 투입할 것입니다. 제2경인고속도로 건설과 경부고속도로 확장사업도 93년까지 앞당겨 완공하도록 할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청와대안에 사회간접자본 투자기획단이 설치될 것입니다. 정부는 우리경제의 구조를 왜곡해온 부동산투기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늦추지 않을 것이며,비생산적인 서비스산업의 팽창을 억제할 것입니다. 이와함께 건전한 기업활동을 위축시키는 각종 비합리적인 규제는 풀고 각종 부조리도 없앨 것입니다. 우리경제가 제조업을 견인차로 하여 건실한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때 우리는 잘사는 농어촌도… 소외된 계층의 복지도…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도 이룰 수 있습니다. 우루과이라운드를 농촌발전의 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정부는 농업의 구조조정에 과감한 투자를 해나갈 것입니다. 정부만이 앞장선다고 해서 경제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근로자 농민 기업인…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분발해 주실 것을 기대합니다. ▷국민생활향상 4대과제◁ 정부는 모든 국민의 절실한 바람은 주택·교통·환경문제의 개선과 교육의 혁신에 올해도 집중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것입니다. 주택은 지난해 75만채가 착공된데 이어 올해 50만채가 새로 건설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공약한 주택 2백만채 건설의 모든 집이 올해 안에 착공됩니다. 새로 지어지는 집이 복격적으로 공급됨에 따라 주택사정이 눈에 띄게 나아지고 집값도 안정될 것입니다. 교통난 개선을 위해서는 서울의 도심교통량을 분산할 판교∼퇴계원간 수도권 고속도로를 92년까지,또한 서울과 신도시를 잇는 수도권 전철을 93년까지 완공하고 서울의 지하철망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입니다. 부산의 지하철 연장과 주요 도시의 지하철 건설을 서두를 것입니다. 환경문제의 해결을 위해 저는 임기중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맑은 물,깨끗한 공기,아름다운 자연을 보존할 중기종합대책을 세우고 이를 강력히 추진할 것입니다. 대기와 수질·쓰레기 등 각종 폐기물의 처리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올해 안에 「국민환경지표」를 제시하고 산업정책의 수립과정에서부터 환경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책조정기능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교육의 개선을 위해 작년부터 내년까지 총 1조1천억원을 특별회계로 투자하여 교육환경은 많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획일적인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과 무조건 대학은 나와야 한다는 대학과열 진학풍조를 개선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대학 입시제도와 고교교육의 개혁을 추진할 것입니다. ▷새질서 새생활◁ 민주주의와 번영은 안정되고 질서있는 사회속에서만 꽃필수 있습니다. 이것은 국민 모두가 지난 3∼4년간 값비싼 대가와 희생을 치르고 얻은 교훈입니다. 지난해 「10·13선언」을 기점으로 펼쳐온 새질서 새생활 실천운동은 온 국민의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새질서와 새생활은 이제 국민모두가 안락한 삶을 누리는 사회를 다함께 이루어 가는 생활규범으로 90년대 국가사회의 발전을 이끄는 국민운동으로 승화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새해에도 범죄와 폭력을 소탕하고 불법과 무질서를 다스리는 일은 한치도 물러섬이 없이 강력하고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입니다. 사회의 규율을 어기고 퇴폐와 향락을 조장하는 풍조도 사회개혁적 차원에서 바로잡을 것입니다. 음주·난폭운전,불법주차의 단속으로부터 심야영업,퇴폐업소의 규제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할 것입니다. 건강한 사회,일하는 사회를 이루어 나가는데 정부와 공직자는 앞장설 것입니다. ▷평화와 통일의 길◁ 올해는 한반도의 주변정세가 그 어느때보다 급격한 변화를 맞게 될 것입니다. 유럽을 바꾸어 놓은 변혁의 물결은 이제 동아시아로 밀려오고 있습니다. 냉전체제가 무너지기 이전부터 북방정책을 능동적으로 추진해 왔던 것처럼 우리는 이제 우리주변의 변화를 앞서 내다보고 슬기롭게 대응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오랜 대결구조는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큰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이 땅에 전쟁의 불안을 가시게 하고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길 것입니다. 우리는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일본,유럽 공동체 여러나라와 우호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바탕위에서 소련과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진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중국과의 관계도 이달중 무역대표부의 상호설치를 계기로 더욱 증진될 것입니다. 북한은 지금 내외로부터 그들의 폐쇄노선을 바꿀 수밖에 없는 한계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멀지않아 북한은 바뀔 것이며 남북관계에도 큰 전기가 올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분단이후 처음 남북 총리회담이 세차례 열리고 제한된 범위나마 문화·체육 분야의 교류가 있었습니다. 자랑스런 민주주의 나라를 만드는 것… 남부럽지 않은 선진국을 만드는 것… 통일된 나라를 이루는 것은 이제 우리에게 이상이나 먼 장래의 일이 아니라 눈앞의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도전과 기회를 함께 맞고 있습니다. 험난한 역정을 거치면서도 버린 적이 없는 겨레의 이 오랜 소망을 이루는데 국민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이제 다함께 나설 때입니다. 정부가 할 일은 제가 앞장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도 힘찬 전진을 이룩합시다.
  • 가이후 방한과 한일의 미래(사설)

    지난해의 대일본 무역적자가 사상 최대로 56억달러에 이른 시점에서 일본의 가이후(해부)총리가 내일 방한한다. 한일관계의 지속적인 개선과 발전을 위해서 그의 방한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판단되지만 한편으로 올해 우리외교의 사실상 첫출발과 정상급외교가 선린우호의 상징이 돼야할 일본국 총리의 방한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시기적으로는 북한·일간의 수교협상이 본격화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고 일본으로서도 작금에 걸쳐 한반도문제에 최우선적인 정책적 접근 태도를 보이고 있어 가이후총리의 방한과 노태우대통령과의 회담결과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것이다. 사실 한일관계의 본질문제는 남북한 관계에 있어서 일본의 역할이 어떻게 전개될 것이냐의 과제와 직결되어 있다고 본다. 북한·일간의 수교협상은 탈냉전,긴장완화 추세의 세계정세와 무관한 것은 아니다. 일본으로서는 대북한 수교협상을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킴으로써 아시아 태평양지역,더 나아가 국제외교에서의 위치를 더욱 다지려는외교전략일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냉전시대의 유산으로서 아직도 분단상황을 극복하지 못한채 서로가 탐색전을 벌이고 있는 한반도의 남북한 상황을 일본이 좌지우지하려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이 기회에 다시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일본이 지금 시도하고 있는 남북한 등거리 정책이 그들 자국의 이익추구에만 집착되어 한반도 문제해결의 장애 내지 교란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 다음으로 우리가 유의하고자 하는 것은 일본의 군사력이 갈수록 아시아 인접국가에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은 항공모함과 핵무기를 갖추지 않았을 뿐 이미 세계적 군사강국으로 그 서열경쟁을 치열히 하고 있음은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다. 더구나 지난번 「유엔평화협력법안」 파동에서 볼수 있듯이 그들 군사력이 이제는 국제적 분쟁에 깊이 개입할 수 있는 새로운 탄력성 마저 갖게 됐다. 최근 일본 군사력의 대외 팽창현상을 지켜보면서 일본이 세계의 우려대로 경제대국,정치대국의 국가목표를 달성한 후의 다음 단계인 군사대국으로의 길을 치닫는 것이 아닌가 여겨지는 것이다. 현재 한일간에는 일본측의 대한반도 전후처리 문제는 물론이고 무역 역조시정,첨단기술 이전 등 현안들이 상존하고 있다. 65년 관계정상화 이래 적자누계가 5백90억달러에 이른다는 사실은 한일관계가 언제든지 비정상 단계에 이를 수도 있다는 경긱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한시각이 아직도 적잖은 분야에서 왜곡되고 있다는 측면 또한 불식돼야 할 것이다. 최근 그들중의 한 평론가는 한반도의 분단이 앞으로도 일본의 이익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피력한 바도 있다. 일 정부당국이 최근 한국인을 포함한 재일외국인의 지문날인 제도를 폐지코자 한 것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이와 아울러 일본으로서는 한국인 피폭자에 대한 실태조사와 원호사업은 물론 4만여 사할린 거주 한국인들에 대한 보상책을 마련해야 할 줄로 안다. 가이후총리의 방한이 이런 모든 한일간 현안을 타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 한반도 균형외교­실질협력 모색/가이후 일 총리 방한의 배경

    ◎“「북의 핵사찰 수용」이 수교전제” 전달/파고다공원 방문,“과거반성” 표시도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총리의 1박2일간의 한국방문은 비록 일정은 짧으나 새해 벽두를 장식하는 일본의 가장 중요한 정치외교 스케줄의 하나로 꼽힌다. 가이후총리는 9,10일 이틀간의 한국방문에 이어 13일부터는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싱가포르·태국·필리핀 등 아세안 제국을 순방하며,3월쯤으로 예상되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방일,4월 중순의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일본방문 등 중요 외교일정을 앞두고 있다. 또 5월쯤에는 중국방문도 검토되고 있으며,7월에는 런던 정상회담(선전국 수뇌회의)에 참석한다. 나카야마다로(중산태랑) 외상의 표현대로 『전류 일본에 있어서 사상공전』의 대형 외교일정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일본이 그만큼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신질서 형성에 적극적으로 공헌하겠다는 의지를 표출이라고도 볼 수 있다. 가이후총리는 그 테이프를 한국에서 끊는다. 일본정부가 가이후총리의 방한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은 그의 서울체재일정에서도 잘 읽혀진다. 가이후총리는 일본총리로서는 처음으로 3·1운동의 발상지인 파고다공원을 방문하며,36년간에 걸친 식민지통치 시대의 「불행한 과거」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을 뜻을 표명한다. 가이후총리는 또 노태우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본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 문제와 관련,▲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보장조치 협정을 체결하는 것이 일·북한관계 개선의 전제가 되며 ▲남북대화의 진전 등 한반도 전체의 균형을 배려해가면서 신중히 대북교섭을 진전시키겠다는 방침 등을 밝히게 된다. 이것은 『일·북한관계 개선에 따른 한국측의 우려를 최대한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가이후총리는 방한중 노대통령과 2차례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는 외에 9일 저녁 노대통령주최 만찬회 석상에서 「과거에의 반성」의 뜻을 표명하고 10일엔 파고다공원을 방문한다. 한일 양국간에 잉써서 가장 중요한 정치감각적 이슈인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지난해 5월 노태통령의 일본방문때 아키히토(명인) 일왕의 「통석의 념」 표명과가이후총리의 「반성과 사죄」에 의해 『핵심문제는 해결된 상태」(노대통령)로 한일양국은 인식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가이후총리의 새삼스런 반성의 뜻 표명에 의해 『불행한 과거문제는 단락을 짓고 미래지향적인 한일협력 관계를 구축하겠다』는 일본측의 의향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올해는 태평양전쟁 개전 50주년에 해당하는 해여서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향해 두번 다시 침략전쟁을 저지르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지는 계기가 되어야 하며 ▲지난 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현안으로 남아있는 재일한국인 3세의 법적지위 문제의 해결시한을 오는 16일로 앞두고 있는 점 ▲방한후의 아세안 5개국 방문(13∼20일)때도 역대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과거에의 반성」을 표명한다는 등의 사정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의 핵무기개발에 관해서는 한국은 물론,미소 양국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1월 하순 평양에서 개최되는 일·북한 국교정상화를 위한 본회담에서도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가 시작된다. 주한미군의 철수가 비록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긴장완화라는 의미를 갖기는 하지만 남북한의 군사균형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위협이 될 뿐 아니라 『일본의 안전보장에 있어서도 예삿일이 아닌 문제』(나카히라 노보루 대북한 국교정상화 교섭담당대사)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측은 일·북한관계 개선에 대해 『성급한 관계개선은 북한의 전술적 기도에 말려들 염려가 있다』고 강한 우려를 표시하고 있으며 일본서도 장래 국교정상화에 수반하는 북한에의 경제협력이 군사력 증감을 위해 전용되지 않도록 엄격히 체크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가이후총리는 이번 방한에서 북한의 핵사찰 수용이 일·북한관계 정상화의 전제라는 기본방침을 한국측에 전달,이해를 구할 생각이다. 가이후총리는 또 노태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소 국교수립에 관해서도 언급,『노대통령의 북망외교가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냉전종식의 흐름을 가속시키고 있다』고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가이후총리의 표현이야 어쨌든 현실적으로 한일 양국 국민 사이에 여전히 남아있는 「마음의 벽」이 문제이다. 또 노대통령의 일본방문을 계기로 『크게 진전했다』고 일본측이 강조하는 재일한국인의 지문날인 적용 제외,지방공무원·교사채용문제에 있어서도 한국측의 불만은 크다. 항례적인 한일간의 무역불균형의 문제도 개선되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행 발표로는 지난 1년간의 대일 무역적자는 55억8천만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마음」과 「현실」의 이같은 격차는 자칫 일본측의 대응여하에 따라서는 한꺼번에 대일비판이 분출,한일관계를 손상시킬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1박2일간의 짧은 일정인 가이후총리의 방한이 갖는 의미는 극히 중요한 것이라고 외교관계자들은 지적하는 것이다.
  • 「영ㆍ중 냉전」에 홍콩주민 불안 가중(특파원코너)

    ◎천안문 사태 비난이후 갈수록 감정 악화/「97년 귀속」앞두고 현지인들 갈피 못잡아/영,홍콩은행 주식관리회사 런던에 설립 추진 홍콩을 둘러 싼 중국과 영국사이 「냉전」이 끊이질않아 홍콩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홍콩을 가운데 두고 중영간의 감정이 악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ㆍ4 천안문사건」이 발생한 이후. 천안문 광장의 민주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한데 대해 영국정부는 다른 서방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중국측을 향해 거세게 항의했고 영국의 식민통치를 받는 홍콩에서도 중국 당국을 규탄하는 데모가 잇따랐다. 또 오이개희군(당시 북경사범대 학생) 등 대부분의 시위 주동자들이 홍콩을 거쳐 파리 등 해외로 탈출하자 북경정원은 이러한 일들이 홍콩 정청의 간접적인 비호와 묵인아래 이뤄진 것으로 보고 종주국 영국은 들어보라는듯 『홍콩이 중국의 반동세력을 지원하는 반혁명기지로 활용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욱이 올들어 지난 5월 중국관영 신화사통신 홍콩분사장ㆍ강소성장 등을 역임했던 거물급 인사 허가둔이 심수ㆍ홍콩을 경유,미국으로 망명한데 이어 10월 11월엔 경극(베이징오페라) 스타 조영과 동양화 대가 범증이 역시 홍콩에서 각각 미국과 프랑스로 망명함으로써 홍콩정청과 영국을 대하는 중국의 시선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이달 들어서는 북경에서 천안문 시위참가자에 대한 재판이 열리자 홍콩 민주단체들이 이들의 무조건 석방을 요구하는 데모를 벌였고 이를 계기로 신화사 홍콩분사장 주남은 『홍콩은 중국사회주의를 전복시키려는 전초기지』라고 매도했다. 그는 또 『만약 홍콩이 계속 중국에 대한 정치적 대항을 할 경우 그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중국측의 노골적인 위협에 미우나 고우나 오는 97년 상반기까지는 홍콩을 책임지고 맡아야 할 영국의 기분이 좋을리는 만무한 것. 중국당국의 태도는 마치 못된 자식을 둔 아버지의 꾸지람식이어서 영국은 과거 대영제국시절의 자존심을 되살려서라도 북경공산당 지도자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야 겠다고 해서 지난 17일 밝힌 아이디어가 홍콩은행(향항회풍은행)의 지주회사를 런던에 세우기로 한 것. 홍콩지역에서 중앙은행역할을 하는 이 은행은 홍콩달러의 83%를 찍어내고 있다. 나머지 17%는 역시 영국계인 스탠더드 차타드은행이 발행한다. 이처럼 홍콩금융업의 심장부 노릇을 하는 홍콩은행의 주식을 관리하는 지주회사가 런던에 세워지는 것은 사람의 경우 본적을 옮기는 것과 마찬가지여서 이 은행의 업무도 점차 런던을 중심으로 이뤄질게 틀림없고 홍콩이 큰 타격을 받게될 것이란 점도 분명해진다. 영국과 홍콩은행측은 런던에 지주회사가 설립되면 오히려 은행의 국제화가 용이해지고 그 효과가 홍콩지역에도 미치도록 뒷받침 할 수 있으므로 장기적으론 플러스요인이 더 많다는 설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구실이고 중국의 향후 태도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는 손을 가지려는 것임은 두말 할 나위 없는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은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까지는 아직 6년반이나 남아있는 현시점에서 구태여 홍콩은행 지주회사 설립계획을 밝힌 것은 다분히 중국당국에 대한 경고의 의미를 지닌 것이며 앞으로의 구체적인 홍콩반환협상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에 따른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홍콩에 대한 중국의 위협에 대해 영국이 취하고 있는 또 다른 반격으로 신공항 건설계획을 들 수 있다. 홍콩옆 란타우섬에 세워질 이 공항의 공사자금은 주로 홍콩은행과 스탠더스 차타드은행이 홍콩달러를 발행할때 자체적으로 발권금액의 일정비율을 적립한 지불준비예치기금에 의존토록 돼 있다. 이 기금규모는 약 8백억달러(미화)로 추산되고 있으며 영국측이 이 돈을 공항건립에 쓰게 되면 오는 97년 홍콩이 대륙에 귀속될 때 쯤엔 기금적립금이 한푼도 안 남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기름외에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등의 다른 재원조달방법이 많이 있지만 중국이 계속 고압적인 자세를 취할 경우 기금적립금을 다 써버리고 빈 껍데기만을 중국측에 넘겨 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또 신공항은 중ㆍ영 양국이 이미 합의한 홍콩특별자치구 기본법규정에 따라 영국회사에 의해 운영될 것이므로 중국은 기금적립금을 이용,다른 수익사업을 벌일 기회를 놓치게 되는 셈이다. 이밖에도 홍콩주민들에게 영국 여권을 발행하는 문제,97년 이후 홍콩에 주둔하게 될 중국의 인민해방군 규모를 제한하는 것 등을 놓고 중ㆍ영간 마찰이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 틈바구니에서 홍콩인들은 갈피를 못잡고 불안스러운 마음으로 앞날을 바라보고 있다.
  • 경제난·분규회오리/동구 권위주의 회귀 우려

    ◎개혁진통의 터널서 혼미 거듭/소,보수파들 득세… 권력집중화 추구/자치공 독립시위 유고,독재화 뚜렷 동유럽 국가들의 개혁이 여러가지 여러움에 부딪히면서 권위주의와 독재출현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해와 탈냉전의 급속한 도래를 꿈꾸고 있던 낙관론자들에게 악령처럼 다가오고 있는 권위주의의 검은 그림자는 폴란드 체코 유고는 물론 소련에도 짙게 드리우고 있다. 89년과 90년 가을까지만 해도 동유럽은 일당 독재와 경제적 낙후의 오랜 질곡으로부터 벗어나 민주주의와 경제 번영으로 전진해 나갈 것이라는 희망적 견해가 풍미했었다. 이런 견해가 비관적견해에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한 데는 개혁정책이 실시된 이후 경제가 오히려 더 악화되거나 과거에는 그럭저럭 넘어갔던 인종분규가 개방과 더불어 자유롭게 표출되면서 국가분열의 지경으로까지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의 위협에 당면,불확실성의 시대를 맞고 있는 이들 나라에서 지도자들은 점차 거대한 권력의 탑을 쌓아 문제에 대처하려 하고 있고 일부 국민들도 강력한 정치로안정을 찾기를 희망하는 나머지 선동가나 독재적 성향이 농후한 지도자들을 추종하기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끝난 소련의 제4차 인민대표대회에서 고르바초프는 소련 역사상 최대의 권력을 자신에게 집중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이미 지난 3월에도 헌법을 개정,대통령직을 신설하고 군통수권을 장악한 바 있고 소요지역에 직접 통치령을 발휘할 수 있는 비상권한도 이미 확보하고 있었다. 여기에 12월 헌법개정에서는 내각을 직접 통제하고 대통령 직속으로 연방위원회와 안보위원회를 두도록 함으로써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은 문서상으로는 「가공할 만한 것」이 됐다. 서방측은 어떻게 해서든지 고르바초프의 개혁을 도우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의 권력집중에 대해 거의 아무말도 하지않고 있지만,셰바르드나제 전외상은 보수파의 득세에 항의,사임을 발표하면서 권력 집중에 우려를 표명했다. 개혁파들이 권력집중을 우려하는 일면 고르바초프의 주위에는 탈소독립을 꾀하는 개별 공화국과 경제난에 강력히 대처할 것을 요구하는 보수파들이 득세하고 있다. 인민대표대회에서 개혁파 대의원들이 「군이 우리를 통치해 달라고 구걸하는 사태」가 오지 않을까 걱정을 할 정도로 강성 통치를 그리워 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치공화국들의 독립 움직임과 인종간 분규로 연방해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유고슬라비아도 형편은 살얼음을 딛는 듯한 지경이다. 북부의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화국은 세르비아의 헤게모니를 더 이상 허용하지 않을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슬로베니아는 12월말 독립을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통과된 바 있다. 미CIA가 18개월내에 유고연방이 지도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닌 것이다. 이에맞서 유고 최대의 공화국인 세르비아는 사회당(구공산당)의 슬로보단 밀로세비치후보가 압도적인 득표로 당선됐다. 그의 승리는 세르비아 민족주의에 편승한 것으로 그는 다른 자치공화국들의 분열움직임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해 오고 있어 유혈사태와 독재로의 회귀가 염려되고 있다. 유고의 한 언론인은 유고의 사태를 두고 『민주주의가 문밖에 와서 노크를 하는데 우리는 집에 없어서 민주주의를 맞아들이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비교적 안정된 것으로 보여지던 체코도 최근 인종분규로 시끌시끌하다. 집권 1년동안 국민들로부터의 신망과 존경을 바탕으로 변화를 이끌어 오던 하벨대통령이 12월중순 의회에 대해 「국가가 분열의 벼랑위에 서 있다」면서 비상대권을 부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비상대권에는 입법거부권 비상사태선포권 의회해산권 대통령령에 의한 직접 통치권 등이 포함돼 있다. 하벨이 이같은 권한을 요구하게 된 것은 최근 슬로바키아지역의 자치확대요구가 분열로 치달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업화된 체코지역과 농업위주의 슬로바키아 사이의 보이지 않던 인종적 경제적 갈등이 심각한 상태로 발전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하벨이 권력을 민주적으로 행사할 것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아직은 많지 않지만 하벨의 후임자는 어떨까라는 질문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될 것이다. 인종분규라면 거의 무풍지대에 가까운 폴란드에서도 대통령선거를계기로 권위주의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바웬사대통령은 노조지도자로 있는 동안에도 성격이 권위주의적이라는 지적이 따르곤 했는데 선거기간중 개혁에 장애가 되는 것에 대해서는 「도끼」를 들겠다고 말해 우려를 샀다. 티민스키의 정책비판에 대해서 국가비방죄가 적용되는 것을 수수방관한 것도 앞으로 야당세력에 대한 대응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정정불안이 끝이 없는 루마니아에서는 2차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했던 욘 안토네스쿠장군이 반공이라는 것 하나때문에 찬양되는 기이한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89년부터 공산당 일당독재가 무너지면서 동구에서는 「과거의 것은 모두 쓰레기」라는 인식이 널리 번지고 있다. 자기부정과 가치혼돈의 틈새를 비집고 징고이즘과 파시즘의 선동장이 마련되고 있고 개혁 추진세력들은 뚜렷한 성과도 구체적 대안도 없이 정치권력만 강화시키는 행동을 되풀이 하고 있다. 낮은 생산성,낙후된 시설,뒤떨어진 기술수준,평등주의에서 오는 나태한 근로윤리는 치유되지 않은 채 개혁은인플레와 외채 소비지향적 전시효과를 불러 들이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협력기구의 무력화와 소련으로부터의 값싼 원유공급의 감소로 경제는 여간해서 회복될 전망이 서지 않고 있다. 페르시아만 사태에다 1월1일부터 소련원유를 모두 경화로 결제해야 한다는 것이 더욱 동구의 개혁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정치지도자들은 이러한 혼란을 극복키 위해 자꾸만 권력을 키워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칙이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제3세계 특히 중남미의 현대사는 혼란과 권위주의로 상당한 친화력이 있으며 민주화는 단지 혼란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을 낳는 요인의 근원적 자유에 있음을 보여주고 있지만 이런 교훈이 동유럽 지도자들에게는 한가한 소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부자를 구하기 위해 가난한 자를 도와야 한다」는 말처럼 동구의 개혁을 지원해야 할 서방국가들도 페르시아만사태로 인해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동유럽의 민주화와 정치적 안정이 희생될 경우 대외적 파급효과는 상상만 해도 엄청난 일이지만 동유럽국가들은 서투른 곡예사처럼 하루는 민주화로 하루는 독재로 기우뚱거리며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다.
  • 부시­고르비,“페만 협력” 재다짐/각국 정상의 신년 메시지

    ◎서방악마의 침략위협 강력 분쇄/후세인/중동사태 평화해결 간절히 기원/교황 세계 각국 지도자들은 91년 신년 메시지를 통해 냉전종식과 동구권 변혁,페르시아만 사태 등으로 점철되어온 지난 한해를 대격변의 해로 회고하고 올해는 평화롭고 밝은 한해가 되기를 기원했다. 부시 미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상대방 국민들에게 보내는 신년 축하방송에서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을 각각 비난했다. 부시는 「야만적인 공격」이라고 평한 반면 고르바초프는 「평화적인 문명시대」로의 진전을 막는 위협이라고 이에 응했다. 고르바초프는 미국이 아직도 냉전시대의 잔재를 보인다고 일침을 가한 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모스크바 정상회담이 아직도 몇몇 「묵은 장벽」으로 방해받고 있는 소미관계에 「새로운 자극」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냉전은 끝났으며 이제 핵전쟁의 즉각적인 위협이 없어져 평화의 가능성이 증진됐다. 사람들과 국가들은 신천지를 향해 출발했다. 이 길은 순탄치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이 길이 막 시작하는 지점에서 심각한 장애물에 봉착했다. 바로 페르시아만에서의 침략행위다. ▲조지 부시 미대통령(소련 국민에 보내는 신년 메시지에서)=소련이 정치·경제적 개혁을 통해 새로운 세계의 건설을 위한 중요한 진전을 이룩한데 대해 박수를 보내고 싶다. 본인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야만적인 참략을 자행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 확고하게 반대한 소련의 단호한 조치에 갈채를 보낸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이라크는 서방 세계의 악의 은신처에서 전개되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침략위협에 처해있다. 평화와 안보가 많은 사람들에 의해 부인되고 있으며 그 최전선에 우리의 친척들과 팔레스타인의 아랍 형제들,레바논 국민들이 있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 일본총리=21세기가 가까이 온 지금 세계와 일본은 역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만일 이라크가 페르시아만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결정을 내린다면 일본은 이라크에 대한 경제협력을 확대할 것이다. ▲양상곤 중국국가주석=중국은 전세계에 대해 계속 문을열어둘 것이며 세계의 모든 친구들을 환영할 것이다. 중국은 90년대에 국민 총생산(GNP)을 2배로 늘릴 것을 목표로 삼고 있으며 나는 이 목표가 달성되리라 확신한다. ▲교황 요한 바오로2세=올해가 구원과 평화의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나는 슬픔을 갖고 중동문제를 기원한다. 91년이 모두에게 있어서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한해가 되기를 바란다.
  • 민족의 전역량을 결집하는 지혜/다시 새해를 맞으며(사설)

    또 한해를 맞는다. 흐르는 세월에 어디 매듭이 있겠는가 마는 한해를 보내고 다시 한해를 맞는 가운데 사람들은 변하고 시대는 바뀌는 것이다. 격동과 소용돌이 속에 역사로 사라진 지난 한해의 연장선위에서 올 한해는 다시 어떻게 발전된 모습으로 역사에 기록될 것인지 새해의 문턱에서 가슴설렘마저 느끼게 된다. 밖으로 국제적인 화해분위기와 탈냉전추세는 전세계 평화애호민의 성원속에 지속될 것이다. 안으로는 법과 질서가 지배하는 사회속에서 국민의 안정적인 삶이 보장되는 경제를 누리며 그것을 기반으로 통일로 가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정립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반드시 그래야 하는 것이다. ○세계속의 한국의 새 위상 90년의 세계는 전반적으로 위대한 변모를 보였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탈냉전의 역사적 추세속에서 전개된 동서 양진영의 화해와 미소간 군축은 긴장완화의 차원을 넘어 이 세계에 사람의 힘과 노력에 의한 영구적인 평화가 가능함을 깨닫게 해줬다. 그러나 페르시아만 사태는 불완전한 평화속에는 항상 전쟁의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줬고 그래서 인류의 전쟁과 평화는 모두 「사람들의 의지」에 달려 있음을 가르쳐줬다. 소련의 대변혁과 유럽 대변동의 한반도파급은 한반도를 둘러싼 4강체제의 해체를 의미했다. 중소는 이미 미국의 적이 아니라 동맹국의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쿠웨이트를 병탄한 이라크에 대한 미소공동전선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해 11월 유럽과 북미의 34개국 정상들이 유럽 안보협력회의에서 서명 공포한 파리헌장은 21세기 새시대 개막을 극적으로 상징했다. 파리헌장은 실로 인류가 앞으로 민주주의와 대화해 시대로 전진하고 있음을 천명했다. 동서독의 완전한 통일은 이 세계적인 추세위에서의 거역할 수 없는 새 사실의 전개일 뿐이다. 급격한 세계의 변동속에서 눈부시게 맺어진 한국·소련의 수교는 어떠했는가. 그 연장위에서 이제 한국과 중국이 관계개선의 길을 걷고있다. 그동안 그저 막연했던 전방위외교는 북방외교로 구체적인 결실을 맺어 이제 「세계속의 한국」으로 서게 된 것이다. ○「북방」에서 「남북」으로의 귀착 한반도 주변정세의 빠른 변화를 놓고 볼때 남북한의 변화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냉전체제 하에서 북한이 미제국주의만 마도하면 공산체제가 유지되고 한국이 반공만 앞세우면 이른바 개발독재도 정당화되던 시대는 지나갔다. 이제 남북한은 유럽이 EC통합으로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하듯 홀로서기를 해야하는 전혀 새로운 국제경쟁에 직면하게 되었다. 한국이 변하듯이 북한도 변해야 한다. 한소 수교과 한중관계 개선으로 이어지는 우리의 북방정책은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배제하려는 것도 아니고 체제의 우위를 내세운 제로 섬(명합)의 경쟁도 아니다.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바로 한반도문제의 해결이며 남북한의 평화통일이다. 새해에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의 차원에서 북한의 폐쇄성과 호전성을 비난하고 그들의 약점을 들춰내지 않을 것이다. 북한 실상을 바로 아는 일로부터 다시 시작하여 그들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동서독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에는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가 있었고 압도적으로 우세한 서독의 경제력이 있었다. 하지만 동서독간 꾸준한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 그 밑거름이 됐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의 대화의지와 노력이 변함없고 북한의 슬기로운 현실인식이 접점을 찾을때 남북한 문제해결의 결정적인 단서는 잡혀질 것이다. 대화와 교류의 축적이외에 문제해결의 지름길은 없다. 올해 남북한은 책임있게 약속하고 신뢰위에서 실천해야 한다. ○경제·사회안정의 길 세계의 변화에 대처해야 하고 남북문제에 끊임없이 접근해야 하며 지방화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지금 현실 경제사회는 참으로 번거롭고 어수선하다. 사회공동체를 유지해 주는 윤리규범이 크게 흐트러지고 공동체 구성원간의 상호신뢰와 협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크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도처에서 수시로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소득은 향상되는데 국민은 왜 불안속에서 생활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은 이 시대의 수수께끼다. 게다가 올해 우리 경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후속협상과 미국의 개방압력 등에 대응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수출침체로 인한 무역수지적자의 확대·물가고·노사관계의 불안요인 등도 도사리고 있다. 이들 사회 경제적 난제들은 어떤 일과성의 돌파력보다는 차근차근 정리하는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범죄·폭력과의 전쟁선포 이후 오히려 강력범죄가 더 기승을 부리는 원인을 찾아 내어 절대절명의 자세로 이를 척결해야 한다. 또 국제정세가 한반도의 장래에 낙관적인 요인을 제공하는 데도 왜 국민의 생활만족도는 떨어지고 있으며 삶의 질의 향상은 왜 지지부진한가 원인을 찾아내어 하나하나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요컨대 「현실과 과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과 척결에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한나라의 운명은 정치군사력에 의해 좌우될 수도있다. 그러나 한 사회의 윤리적 평가와 위상은 경제사회적 안정에 달려 있다는 교훈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가 왜 사회기강을 바로 잡고 땀흘려 부를 쌓아야 하는지를 모두가 알게되는 이 한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 “새해엔 새정치를…” 각계 인사들의 당부

    ◎“통일비전 제시·국민신뢰 회복에 전력” 새해에는 30여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원선거를 계기로 본격적인 정치의 활성화·민주화가 기대되고 있다. 우리정치는 국민의식의 향상,경제의 성장에 걸맞는 발전을 이룩하지 못하고 극단주의와 흑백논리,지역감정,당리당략 우선주의 등이 판을 치는 구태의연한 후진성을 노출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지적이다. 새해를 맞아 오늘날 우리 정치의 실상을 짚어보고 민주화시대 지방화시대에 어울리는 정치 민주화·선진화의 길은 어디에 있는지를 각계 원로들의 제언을 통해 알아본다. ◎정계/북방정책 지속추진,한반도 냉전 종식을 신미년 새해에 우리는 적어도 다음 세가지 과제에 대한 해답을 구해야 한다.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다. 지난해 연말 노태우대통령의 방소와 올 봄으로 예상되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한이 상징하는 북방정책의 결과가 남북한 고위급회담으로 연결되어 한반도에서의 냉전 종식이라는 구체적 내용의 선언이 되도록 해야한다. 둘째는 지방자치제 선거의 공정한 실시이다. 풀뿌리 민주주의로 불리는 지자제선거는 이 땅에 민주주의가 확고히 정착하는 계기가 될 것인데 이 선거의 공정여부는 장차 14대 총선 및 대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따라서 지자제선거가 모범적인 선거로 치러지도록 노력해야만 한다. 셋째는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각 산업분야에서 심각한 위기징후에 직면해 있는데 특히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는 매우 우려스럽다. 또한 인플레와 과소비 진정이 절실하다. 들뜬 분위기를 가라앉혀야만 민생치안 유지에도 도움이 될 것인바 올해는 안정의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세가지 과제는 기대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각 운영주체들이 확고한 역사의식을 가질때 비로소 실현가능해질 것이다. 우선 방북정책의 경우 현 집권층이 이를 정권안보적 차원에서 활용하려들면 과속에 따른 위험부담을 안게 될 것이며 지자제선거의 경우 다시 타락·부패선거가 된다면 민주주의는 더욱 천한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경제의 안정이나 민생의 안정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90년대 10년의 역사적 의미를 생각할 때 지난 1년간 정치인들이 보여준 작태는 정말 낯 뜨거운 모습이었다. 올해 그들이 대오각성해야만 당면과제도 풀려 갈수 있다. 새 정치문화의 창출은 바로 현실적 과제에 대응하는 발상의 전환을 의미할 수도 있다. 고흥문 ◎경제계/국제경쟁력 높이게 투자의욕 북돋워야 우리 국민의 최대 희망은 통일이다. 이를 위한 가장 무거운 책무는 정치권에 있다고 본다. 올해의 우리 정치는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서라도 21세기를 향한 희망찬 비전을 국민에게 제시해 주었으면 한다. 사소한 다툼에서 벗어나 국가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성숙한 정치를 보고싶다. 그러기 위해선 흔들리고 있는 정치권의 신뢰회복이 급선무일 것이다. 다가오는 지방의회 선거에서 이를 보여줘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혼란이 가중되던 지난날의 선거행태에서 벗어나 공정하고 깨끗하게 선거를 치러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정치권의 신뢰회복에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오늘 우리사회가 안고있는 지역감정과계층별 위화감도 큰 문제점 가운데 하나이다. 정치가 스스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 새해에는 정치인들이 결자해지의 마음으로 이 문제를 해소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작은 욕심을 버리고 보다 큰 마음으로 정치를 펴야한다. 대화와 타협,그리고 화합의 정치를 펴야만 문제해결이 가능할 것이다. 경제인의 한사람으로서 다가올 시장자유화와 개방화에 기업들이 대비할 수 있도록 올해는 정치권이 앞장서 정치·사회 안정을 이룩해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국내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기업들이 마음대로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데는 정치·사회의 안정보다 긴요한게 없다. 정치인 모두가 먼 미래를 내다보면서 개인적인 욕심을 버리고 역사앞에 겸허한 마음을 가질때 정치 선진화는 가능하며 경제도 함께 도약하게 될 것이다. 박성용 ◎학계/파당 정치서 탈피… 민주주의 정착 시켜야 최근 여러 여론조사의 결과를 보면 여당 야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나 지지율이 현저하게 떨어져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또한 한국의 정당정치가 아직 파당정치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개탄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정당과 파당,공당과 사당을 식별하는 기준은 그 세력이 공익을 추구하느냐 정파의 이익을 추구하느냐에 있다. 한국정당이 후자의 경우라고 인정되는 한 기성정치인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길이 없을 것이다. 야당은 여당에 대한 국민의 지지도가 떨어지기를 바라고 또 노력한다. 그러나 여당의 위신이 떨어져도 야당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6공에 와서 야당의 위세가 높아졌기 때문에 정치불안·경제쇠퇴·사회혼란의 추세를 놓고 야당이 무책임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야는 같은 배에 타고 있으므로 자신이 살아 남으려면 먼저 상대방도 살리는 슬기를 가져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여야가 공멸함을 깨달아야 한다. 민주화의 시대에 와서 정치불안과 경제쇠퇴·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래서 여야가 서로 경쟁하는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망을 악화 또는 상실케 한다면 오늘의 정당들은 이 나라의 민주정치를 망쳐놓은 반역자들로 지목될 것이다. 민주주의를 망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독재세력만이 아니다. 과잉민주주의나 성급한 시도 역시 민주주의의 정착화를 망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91년에는 지방자치 선거가 시작된다. 앞으로 몇년동안 지방자치가 건실하게 성장하기 보다는 역기능을 더 보여줄때 지방자치를 일찌감치 죽이는 꼴이된다. 50년대초 지방자치의 실패가 그 실현을 4반세기 이상 지연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그런데 아직도 그 경험에서 배운바가 없는 것 같아서 염려가 된다. 한승조 ◎문화계/「문화주의 팻말」 달고 공동체의식 확대를 지금 우리나라 정치가 당면해있는,그리고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할 과제는 약간 수사적으로 표현하자면 「산더미」 같다고 해도 좋을듯 하다. 그러나 많다는 것이 곧바로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될 필요는 없다. 문제는 풀어나가는 순서나 그 순서를 정하는데 있어서의 선후를 어떻게 가려 나가느냐에 크게 달려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렇다면 역시 가치의 기준이 문제가 될 것이고 민주주의라는 기본바탕 위에서 우리가 복원해야 할것,아니면 창출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숙고를 거듭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삶을 보다 값진 것으로 해주는 일,우리는 오랫동안 그 의미를 물질적 계량적 표피적인 것에 일방적으로 무게를 싣고오지 않았던가. 그럼으로해서 상실해버린 여러가지 것들,새로 생겨난 엉뚱한 짓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전통적 가치체계는 붕괴하고 한국인의 정체성은 희석되어버리고 공동체로서의 사회통합 기능은 상실된 채 거기 대응할 진정한 문화의식은 싹트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뜻에서 나는 지금 우리사회가 빠져버린 혼란의 늪에서 헤어나오기 위해서,그리고 보다 살만한 값어치가 있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한국정치 선진화의 이정표 어딘가에 문화주의의 팻말을 달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석기 ◎종교계/사리사욕 버리고 도덕·도의정치 펼칠 때 목사라는 직업은 대중매체의 하나로 간주되고 있다. 그만큼 대중을 많이 상대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한국 정치인들에 대한 대중의 여론 혹은 평가는 이렇다. 지난번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이후 여야 정치인들의 정치적 협상을 보고 정치인들의 도박판이라고 말한다. 특히 지자제협상·국정감사 등 국민들의 일상생활,욕심부리자면 행복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당리당략에 급급하여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으고 정권을 오래 유지하느냐에만 줄다리기 하는데,대학 초년생들까지 그들의 흑심을 빤히 들여다 보기 때문에 신뢰와 존경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대통령이 범죄와의 전쟁선포를 한후,대형 범죄사건과 법관들의 타락상을 보면 범죄자들이 정부와 지도자들에 대해 전쟁포고를 한 느낌이다. 마치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지 않겠느냐?」고 비웃는 것 같다. 대통령의 자문기구인 21세기 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지난해 9월 성인남녀 1천5백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1세기를 향한 국민의식성향 조사연구에서 민주화 저해요인으로 41%가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지적했고,국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정치인·대기업가,즉 지도층이라고 지적한 사람이 70%나 되는 것은 한국정치 근대화를 위한 제언을 정치문외한도 간단명료하게 제시할 수있음을 보여준다 하겠다. 그 첫째는 도덕정치요,둘째는 도의정치요,셋째가 그에 따른 한국인의 의식구조 개혁이라 하겠다. 이 제언은 이·박·전 정권때도 강단에서 늘 외쳐왔던 말이다. 정치구조나 환경이 변해봤자 지도자들,즉 정치인들이 변하지 않고는 아무 소용이 없다. 사람들은 지정학인 환경탓하고 주어진 정치적 조건 탓하지만 그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담과 이브의 에덴동산이 환경이나 정치적 조건이 나빴는가. 오히려 완벽한 낙원이었다. 그런데 아담의 심보가 명예심과 탐욕 때문이라는 죄로 타락하고만 것이다. 마음의 문제이다. 그래서 이상적인 국가를 제창했던 아리스토텔레스도 국가란 무엇이며,시민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이며,누가 그것을 누려야 하는가라는 정의를 내려는 데서부터 시작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리사욕에 급급해서 판돈을 뜯으려고 싸움하는 「꾼」이라는 이미지를 불식하고 시민의 권리와 국가의 영향을 생각하는 인기보다 존경받는 정치라야 정치·교육·경제·문화 각 분야의 근대화가 이루어진다. 윤남중
  • 1990년을 보내며(사설)

    20세기를 마감하는 90년대의 첫해가 저문다. 1990년이 서산에 걸려 꼭두서니 빛을 띤다. 해마다 섣달 그믐날이면 느껴오는 일이지만 회고해 볼 때 올해 또한 다사다난한 한해였다. 이승을 사는 사람은 누구나 오늘,세월의 석양앞에서 연륜을 생각하며 숙연한 감상에 젖어든다. 또 지난날을 성찰하는 가운데 새해의 삶에 밑거름으로 삼고자 한다. ○북방외교 성취의 해 1990년의 지구촌은 조종이 울린 마르크시즘이 더 구체적으로 붕괴하는 것을 보여준 해였다. 종주국 소련의 개방·개혁 정책은 국내적 시련 속에서도 꾸준히 추진되었으며 동서독일은 서독이 주축으로 되는 통일과업을 이룩해 냈다. 폴란드의 선거에서는 반공 투사였던 자유노조 지도자 바웬사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며 「유럽의 고도」로 불려오던 알바니아까지 개방·개혁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흐름과 함께 11월에는 냉전시대를 마감하는 「파리헌장」을 미국·소련 등 전유럽 안보회의 회원 34개국 정상들이 모여서 채택한 바 있다. 이 지구촌의 흐름이 88 서울 올림픽을 기점으로 하여 급속하게 진행된 것임은 두말할 것이 없다. 또 이러한 흐름과 함께 우리의 북방외교도 그 실을 거두어 공산권이었던 여러 나라들과 수교의 길을 열어 오고 있음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일이다. 그리고 마침내 소련과의 국교관계를 수립하면서 우리의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새해에는 그 나라의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하게 되어 있다. 2차대전 후 대치되어 온 동서 양대 진영의 해빙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페르시아만 사태이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시작된 페르시아만 사태는 1990년의 지구촌이 기억해야 할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 고조된 긴장 속에서 해를 넘기고 있는 터이지만 평화를 상징하는 양의 해인 새해에는 이 긴장상태가 결코 포화의 교차로 이어지지 않고 원만하고 평화롭게 풀리게 될 것을 바라는 마음 간절해진다. ○고조된 통일에의 염원 동서 독일의 통일로써 2차대전 후의 분단국은 한국만으로 남게 되었다. 그래서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마음이 그 어느 해보다 고조된 것이 90년이었다. 그 열망이 베이징 아시안 게임에서는 겨레의 합창으로 메아리진 것을 우리는 기억한다. 체육 교류도 있었고 예술 교류도 있었다. 그러나 9월 이후 세 차례 거듭된 남북 총리회담은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해를 넘긴다. 아직도 두꺼운 벽을 확인하기만 한 회담이었다고는 해도 그것이 통일을 위한 디딤돌이 되는 것임을 확신하면서 새해를 열고자 하는 것이다. 정치는 여느해와 마찬가지로 국민들에게 실망만을 안겨준 한해였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비대해진 여당은 비만증으로 그 몸을 추스르지 못했고 야당은 40여년동안 앓아온 고질에서 헤어나지 못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 주었을 뿐이다. 정치인 자신들을 위한 정치인지 국리민복을 생각하는 정치인지 알 수 없게 하는 행태의 연속에 국민들은 심한 배신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지자제가 부활된 것은 그런대로의 성과라 할지 모르겠으나 그동안의 성숙하지 못한 우리의 정치 행태에서 볼 때 바람직스럽지 못한 반작용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없는 것은 아니다. 경제도 썩 좋았다고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무역수지의 적자와 함께 경상수지가 적자로 반전되고 있는데 대한 우려를 지울 수 없게 한다. 그런가 하면 우리의 사회기강은 흐트러질대로 흐트러져 버렸다. 범죄의 연령은 낮아지고 층은 두터워지면서 질은 갈수록 흉포화해가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을 선언하면서 그 소탕에 노력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없어지고 있지는 않다. 그것은 우리사회가 도덕적으로 병들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범죄와의 전쟁 못지 않게 우리의 의식구조를 올바르게 다져 가는 새정신·새마음 운동이 보다 심도있고 실효성 있게 펼쳐져야 할 것을 가르쳐 준 90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민주화는 민주시민 정신으로 광복후 6공이 들어서기까지 우리는 억압된 삶을 살아왔다. 지금이라 해서 만점의 민주화 세상이라고 할 수 없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6·29선언을 기점으로 하여 민주발전에의 대도로 들어섰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래서 그동안 억눌렸던 갖가지 욕구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오고 있다. 그동안 많이 진정되어 오고 있는 터이지만 올해 또한 그 홍역의 여파에 시달린 과도기적인 한해였다. 이 해를 보내면서 우리 모두가 한번더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은 국민각자의 민주시민 정신 함양이다. 나만 있고 너는 없다는 식의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민주사회를 이룩해 낼 수가 없다. 나의 주장은 당당히 하되 내 주장을 전체의 용광로 속에 넣어 용해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러지 못할 때 우리 모두가 맛보고 겪는 것은 혼란일 뿐이다. 남을 탓하고 질타하기 전에 먼저 나를 탓하고 나를 질타하는 것이 순서다. 민주사회는 법과 질서를 지키는 기반에서 이루어진다.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서는 안되며 또 그런 만큼 법은 엄정하고 균형있게 집행되어야 한다. 법의 권위가 무너지면 민주사회는 무너진다. 그렇건만 지나온 한해만 되돌이켜 봐도 법 위에 군림하려는 작태가 적지 않았고 법의 권위를 지켜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오욕을 안기기도 했던 것이 아닌가. 일상생활에서 질서의 유지가 중요한 것임은 더 말할 것이 없다. 새해에는 윤리·도덕 재건에의 길을 진지하게 모색해야겠다. 먼저 사회 지도층부터 윤리성·도덕성을 확립할때 우리 사회는 차츰 밝아져가게 될 것이다. 오늘은 우리 모두가 그 밝은 내일을 위해 성찰하는 날이다.
  • 90년 정치·외교 결산/정치부기자 방담

    ◎기나긴 「합당파문」·결실맺은 북방정책/극한대결이 부른 파행국회,정치불신 증폭/거여 각서파동 몸살… 지자제 합의는 큰 성과/한·소 수교로 한반도 평화정착 기대 부풀어/야통합 당내 진통만 거듭… 끝내 불발 90년대를 개막한 올 한해는 정치·외교 분야에서 새로운 실험과 도약을 모색해본 대사건이 연속되면서 파란과 충격이 점철된 시기였다. 지난 한해 우리 정치·외교·통일 분야의 명암을 되돌아 본다. ­금년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전반기를 마무리 짓는 한해로서 3당 통합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정치질서구축 노력,그리고 한소 수교로 상징되는 북방외교의 결실 등이 돋보였습니다. ­금년 벽두 집권여당과 보수야당의 결합발표는 기존 정치질서의 틀을 뒤바꾼 정치혁명으로 평가됐습니다. 이어 동구 사회주의 국가들과의 잇따른 수교와 한소 정상회담,남북 고위급회담 등은 한반도에서도 냉전종식과 평화정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일반 국민의 기대를 한껏 부풀게 했지요. ­신년에도 새 정치질서 구축 및 한반도의 탈냉전 움직임이 더욱 활발하게진척되리란 예상입니다. 연말에 노재봉내각이 출범함으로써 집권후반기를 맞은 노태우대통령의 통치이념이 가시적으로 구현될 것으로 보이며 30년만에 실시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계기로 정치권이 또다시 「지각변동」을 겪을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결국 새해 정국의 초점은 차기 대권경쟁과 관련,양김대결 구도가 굳어지느냐 아니면 세대교체 바람이 강하게 불어 새로운 인물이 대권레이스에 동참하느냐로 모아지고 있는 느낌입니다. ­13대 국회에서는 추진하지 않기로 당정간 의견을 모았던 내각제 개헌문제가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습니다. 노대통령을 비롯,민자당내 민정·공화계가 아직 내각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고 있는데다 노총리서리가 강력한 내각제 신봉론자라는 점이 이같은 관측을 뒷받침해주고 있습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 평민당의 지역당 성격이 더욱 뚜렷이 부각될 경우 김대중총재가 내각제 개헌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제2의 정계개편까지 거론될 수 있다는 예상입니다. ­연초의 3당 통합과 관련,통합의3주체였던 노태우대통령과 김영삼·김종필 민주·공화 양당총재가 통합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도 한동안 정가의 얘깃거리로 등장했죠. 민자당의 김영삼 대표최고위원은 3당 통합 이후 자신과 노대통령이 주체였고 김종필 최고위원은 나중에 뒤따라왔다고 피력,공화계로부터 반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대권을 염두에 둔 YS의 의지가 이때 이미 표출된 것이고 내각제를 3당 통합의 종착역으로 생각하고 있던 JP와의 갈등은 필연적이라는 것을 시사한 대목이라 하겠습니다. ­3당 통합으로 인한 거여의 출범이후 「유일야당」으로 남은 평민당과 민자당 참여를 거부한 민주당 잔류세력 등의 야당통합 문제도 국민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러나 평민당 서울지역구 의원들의 「서명파동」과 민주당 이기택 전 총재의 「경상도 배신자론」 이후 원외 위원장들의 반발 등 양당 모두 당내 진통을 거듭하며 지루한 협상을 벌였으나 상호 불신감만 안긴채 끝내 무산됐습니다. ­통추회의측이 3자 통합 협상의 재야당사자로 나서는 등 3개 정파가 수차례의 공식협상과 막후접촉을 거듭했음에도 성공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야권의 차기 대권주자로 김대중총재를 인정하느냐의 여부로 귀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이상 백담사에 은둔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이 30일 하산,귀경하게 되는 것도 연말의 큰 뉴스로 꼽을 수 있지요. 전전대통령이 서울 연희동 자택에 머물 경우 5공 인사들이 자연스레 전전대통령을 중심으로 모여 여당의 권력 판도에 변화가 있으리란 관측도 있습니다만 전전대통령 자신은 당분간 정치적 활동을 자제하리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지난 4월 당시 여권의 핵심 실세였던 박철언 전 정무1장관의 김영삼대표에 대한 비난발언과 장관직사퇴 사태는 민자당의 앞날을 예고케하는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외형적으로 김대표의 방소를 둘러싸고 김대표를 수행했던 박장관과의 사이에 북방성과의 「공다툼」 모습으로 비쳤으나 그 이면에는 차기대권을 겨냥한 힘겨루기의 성격이 짙었습니다. ­김대표가 결국 탈당을 카드로 노태우대통령을 압박,일단 박장관을 퇴진시키는데까지는 성공했으나이 사태로 그 자신 역시 이미지의 손상을 입은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이 사건은 향후 민자당의 대권주자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여당이 숙명적으로 겪어야할 당내분,계파간 갈등의 시발이었다는 점에서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박장관이 12·27 개각으로 다시 체육부장관으로 각료직에 복권된 이상 또다른 형태의 김­박대결이 없으리라고 단정키는 어려운 상황이 됐습니다. ­민자당내의 내각제 합의각서 유출사건은 내각제 문제를 둘러싼 민자당내 3계파의 갈등을 표면화시켰고 김영삼대표의 마산행 가출로 분당일보 직전에까지 갔습니다. 그동안 내각제 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김대표는 각서존재를 부인했으나 자신이 서명한 각서가 드러나자 당무를 거부,끝내 자신의 내각제 포기주장을 관철한뒤 당무에 복귀했지요. 이 과정에서 김대표는 자신의 측근의원까지도 김대표가 당을 떠날 것이란 사실을 믿게할만큼 강경드라이브로 밀어붙여 민정·공화계의 항복을 받아낸 셈이지요. ­김대표는 내각제 포기라는 자신이 원해던 실리는 얻었지만 각서서명과 서명사실 부인과정에서의 도덕성 문제·집권당 대표가 당을 버리고 가출한 사실 등에 대해서는 크나큰 정치적 부담을 안게 되었지요. ­지난 7월 임시국회에서의 이른바 「7·14 날치기파동」은 야당의원들의 의원직 사퇴서 제출로 이어지면서 여야관계를 극단적인 대결구도로 치닫게 했습니다. 지난 11월19일 평민당 의원들이 다시 등원하기까지 4개월여 이상 계속됐던 「사퇴정국」의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요. ­평민당은 사퇴서 제출과 함께 주장했던 내각제 개헌포기와 지자제 전면실시 등의 요구가 여권에 의해 받아들여지지 않자 김대중총재가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고 소속의원들이 동조단식까지 벌이는 등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죄었지요. 이 과정에서 민자당 내부의 상황변화도 있었지만 결국 11월17일 여야 총무회담을 통해 자신들의 요구는 관철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야권의 시각에서 볼때 「사퇴정국」은 정국의 흐름을 민자당 일방독주에서 여야 동반상태로 복원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야간 현안합의에 따라 정상화된 정기국회는 법정회기 30여일을 남겨두고 지각 출범했던 만큼 졸속·부실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은 처음부터 예견됐었습니다. 결과도 그대로 나타났구요. 특히 일요일 이틀을 포함해 불과 9일간 치러졌던 국정감사도 평민당측이 온통 민방지배주주 선정문제에만 매달리면서 기대수준에 크게 미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말았습니다. ­국회의 졸속·부실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 않았습니까. 이점에서 이번 정기국회는 그동안 정치권의 최대쟁점이었던 지자제 관련법안을 여야합의에 의해 매듭지은 점을 우선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여야의 견해도 그점에서는 일치하고 있지요. 양측이 정기국회의 최대성과를 지자제 관련법안 통과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그밖에 내세울만한 것이 없기도 하겠습니다만 지자제 문제에 있어서만은 양측이 대체로 만족한다는 의미로 해석해야겠지요. ­지자제 협상이 타결되면서 정기국회의 막바지 운영은 눈에 띄게 순조롭게 진행됐었지요. 예산안이라든가 추곡수매 등 쟁점현안 처리에 있어서는 야당의 「방조」 기색도 충분히감지됐고요. ­어쨌든 새해 벽두부터 전국이 온통 지자제 선거열기에 휩싸일 것만은 틀림없습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열·타락의 조짐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더욱 높아질 전망입니다. ­여야 모두 내년봄으로 예상되는 지방의회 선거를 14대 총선과 차기대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상정하고 있느니만큼 선거전의 양상은 대선각축전에 못지않을 전망입니다. ­민자당의 경우는 선거준비단계에서부터 공천권행사 및 향후 대권후보 결정문제 등이 겹쳐 또 한차례 내부갈등이 재연될 소지가 다분하지요. 평민당의 경우도 선거결과가 나쁠 경우 더욱 거세질 것이겠지만 야권통합의 회오리에서 진통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3당 합당 후 첫 선거로 기록된 대구 서갑,충북 진천·음성 보궐선거는 사실상 민자당의 참패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여소야대의 구도하에서도 동해,영등포을 재선거에서 승리했던 여당이 진천·음성에서 야당에게 자리를 내주고 대구 서갑에서도 여권후보끼리 혈전을 벌이다 결국 정호용후보 사퇴소동까지 빚었습니다.­2곳의 보선이 민자당의 패배로 나타난 것은 구국적 결단이라고 강변했던 3당 합당에 대한 평민·민주당의 거센 도전과 합당 후 끊이지 않았던 당내분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지난 6월 노대통령이 샌프란시스코 한소 정상회담때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로했고 최근 청와대측의 밀사가 정씨를 만난 것으로 알려져 정씨의 향후 거취가 주목되고 있지요. ­우리외교는 정말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정초에 북아프리카의 사회주의 국가인 알제리와 국교를 수립,청신호를 올린 북방외교의 닻은 그야말로 쾌속항진이었습니다. 역사적인 6·4 샌프란시스코 「노­고르비 회담」에 이은 9·30 유엔본부 한소 수교서명,12·13 노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 및 한소 정상회담 등 북방외교의 쾌거는 우리외교를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로 바꾸는 계기가 되었지요. ­한소 수교는 또한 정치·외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한중관계 정상화에도 대단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외교전문가들은 한중수교가 내년중 무난히 달성될 것이라는데 아무런이견을 달지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호적인 분위기가 한중간에 계속 유지될 것이 확실하다는 측면에서 내년에는 한반도에도 커다란 지각변동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남북한도 그 어느 해보다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분단 45년만에 남북의 총리가 공식 대좌한 총리회담이 서울과 평양을 번갈아 세번씩 열렸고 남북 통일음악제·통일축구대회가 서울과 평양에서 각각 치러졌습니다. 남북회담과 교류를 주무한 통일원 등 관계기관의 공무원들은 눈코뜰새없이 준비 및 지원업무에 바빴으며 특히 남북왕래 창구인 판문점은 지난 45년동안 왕래한 사람 숫자보다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스쳐갔습니다. 그만큼 국민들의 통일열망도 높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세차례의 총리회담은 비록 합의 도출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쌍방이 「하고 싶은 말」을 했고 남북간 기본원칙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 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축구대회·음악제는 최초의 민간인 교류라는 점에서 앞으론 남북간 인적 왕래 확대가능성을 엿볼수 있습니다.
  • 통일 이후의 새 위상/훔볼트대 바이드만박사 전망

    ◎“거대 독일,유럽 통합·번영의 견인차 역할”/군사강국 우려 불식… 나토 회원국 책무 수행/동구 지원·옛 동독지역의 경제난이 과제로 통일을 완성한 독일은 「거대」라는 수식어를 동반한채 우뚝한 모습을 다시 우리앞에 드러냈다. 이 거대독일이 보일 손짓발짓은 앞으로의 세계질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예상된다. 통일 독일 정부에 주어진 과제,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위상,한반도와의 관계 등 통일이후의 독일의 모습을 디트헬무 바이드만박사와의 대담으로 조감해본다. 베를린 훔볼트대 평화연구소 소장인 바이드만박사는 국제관계 전문가로 오랫동안 동서 냉전문제와 긴장완화 정책을 연구해왔다. ­통일 독일이 국제사회에서 어떻게 처신할 것인가하는 문제는 독일의 통일 그 자체만큼이나 큰 관심사항이 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주변국들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독일의 눈치를 살펴야할 입장에 처하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같은 측면에서 우선 통일 독일정부의 대외정책이 어느쪽으로 방향을 잡아갈지가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대답한다면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번 전독일 총선이 보장한 셈이지요. 관측자들은 흔히 독일이 통일되고 나면 자세가 바뀔것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하지만 12·2총선의 결과로 그러한 전망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러나 정책추진체의 변동이 없다고 해서 정책자체가 바뀌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고 봅니다. 입장이 강화된 상황에서는 그에 걸맞는 처신이 따르는게 오히려 자연스런 현상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점에서 거대 독일의 대외정책은 종전의 서독 외교정책과는 달라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게 아닐까요. 『그러한 견해를 전면부인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통일독일은 주변 나라들에 대해 강한 국가로서의 처신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며 그럴 상황도 아니라고 여겨집니다. 이제 독일에게는 페르시아만 사태에 대한 군사적 의무도 부여될 것입니다. 그리고 유럽 전체의 안보에 대한 책임도 커졌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바로 강대국으로서의 처신 또는 외교적 측면에서의 변신이라고 볼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오히려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자기에게 걸맞은 의무를 찾아 이를 성실히 수행해 나간다는 측면에서 파악해야 합니다』 ­유럽밖에서의 군사활동은 물론 유럽안에서의 군사활동,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서는 독일 자체의 군비문제에 까지도 이웃나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유럽내에서의 군사활동이란 무엇을 의미 합니까. 『우선 장소를 가릴 것 없이 군사활동이란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는게 내 생각임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독일은 엄연히 유럽의 군사동맹체인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의 일원입니다. 때문에 나토회원으로서 행동의 의무가 주어졌을 경우 이를 피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것이 독일이 취할 수 있는 군사행동의 한계선입니다. 자체적인 행동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이웃들의 우려는 지금 당장의 어떤 위협적인 행동보다는 군사대국의 가능성에 대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독일의 옛날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역사는 되풀이 된다는 격언을 두려워하는 것이지요. 『불행하게도 독일은 그러한 좋지않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계는 그와같이 나쁜 과거로의 회귀를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독일인들 자신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지요. 그러한 기미가 보이면 지금까지 애써 쌓아온 이웃들의 신뢰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은 너무나 분명합니다. 제도적으로도 몇가지의 억제장치가 마련된 뒤에서야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는 점을 명심해 주시기 바랍니다. 독일이 나토의 회원국으로 남게됐다는 점은 다시 말해 군사활동의 테두리를 나토로 한정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또 병력수준을 37만명으로 한정했고 비핵원측을 천명했습니다. 이런 모든 것들이 독일의 발목을 묶자는 뜻으로 해설할 수도 있습니다만 독일로서는 이웃들의 의구심을 털어버릴 수 있게하는 장치들 이어서 오히려 홀가분 합니다. 또한 구동독지역의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다른 쪽에 눈을 돌리기에는 재정적으로도 어려운 일인 것입니다』 ­경제적 측면에 강국독일의 출현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독일의 마르크화가 동구 경제를 지배,중부유럽에 마르크화권을 형성한 뒤 유럽경제 전체에 군림하게 될것이라는 전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한 증상들은 이미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따릅니다. 이는 주변국들에게 또 다른 염려를 불러 일으키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이점과 관련,경제대국 독일의 역할은 어떤것이 될것으로 봅니까. 『경제대국이기 때문에 이웃이 위협을 느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경제대국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독일은 독일의 이웃 특히 경제가 어려운 동구국들과 좋은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할것이며 지금까지 이념적·군사적 측면에서 나뉘어져 있던 동서의 가름이 다시 경제적 측면에 재현될 가능성에 대한 반대투쟁을 해나갈 것입니다』 ­EC(구공체)나 CSCE(유럽안보 협력회의) 등에서 독일의 역할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EC나 유럽전체의 통합움직임에 대한 독일의 입장은 어떤 것입니까. 『이에 대한 독일의 기본노선은 유럽전체의 평화·안정과 공동번영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번 CSCE 회담에서 채택된 「파리헌장」의 내용 그대로 입니다. 독일이 독일내부의 자기네 일만 추수려서는 안됩니다. 우선 현재 효과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EC 12개국의 통합이 먼저 이루어져야 하며 그뒤에 동구국들을 포함시켜 유럽전체의 통합을 이루어내야 합니다. 그러나 CSCE라는 기구자체에 대해서는 그것이 앞으로 어떤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다른 기구의 필요성이 있을수도 있고 이에대한 의견들이 많이 제시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외정책의 변화가능성이 없다는 얘기는 대한반도 관련문제에도 적용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통일독일과 북한과의 관계 등 정리 안된 부분이 있습니다. 『독일이 통일됨으로써 새정부와 북한과의 관계가 이상해 졌습니다. 물론 전에 외교관계를 가지고 있던 동독정부가 소멸됐으니 외교관계도 그렇게 해석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개인생각으로는 한국이 소련과 국교를 튼 상황인데 독일이 그와같이 북한과 이상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 스럽지 못하다고 봅니다. 독일은 남북한 정부와 정상적인 관계를 맺는 것이 한반도통일 문제에도 유익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남북한의 통일을 위해 충고하실 말씀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반도에서도 평화적인 통일이 성취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로 신뢰를 쌓아가야 하며 우선은 각 방면의 교류가 활발해져야 합니다. 그런점에서 최근의 남북총리회담 등 서로 접촉의 기회가 잦아지고 있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입니다』
  • 소련의 우파와 좌파/곽태헌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제4차 소련 인민대표대회가 고르바초프 대통령에게 볼셰비키혁명이후 소련의 지도자로는 최대의 「합법적」인 권력을 넘겨준채 지난 27일 폐막됐다. 이번 인민대표대회는 대통령의 권력강화안을 통과시켰고 신연방안 및 토지사유제의 국민투표 실시 등을 결의,고르바초프의 의도를 대부분 수용했다. 다만 폐막일인 27일 고르바초프가 하루전 신설된 부통령에 지명한 야나예프이 인준을 1차에서 거부,「거수기」의 역할에서 벗어나려는 몸짓을 내외에 과시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인민대표대회의 하이라이트는 셰바르드나제 외무장관이 지난 20일 「독재의 가능성」을 경고하며 전격 사임을 발표한 것이 아닌가 싶다. 외신들은 셰바르드나제나 우파(Rightist)의 독재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는데 소련의 우파와 좌파라는 개념이 독자들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좌우파의 개념은 프랑스혁명 직후인 1792년 프랑스 국민의회에서 의장석에서 볼때 좌측에 급진파인 자코뱅당이,우측에 온건파인 지롱드당이 의석을 자리잡은 데서 비롯됐다는 설이 통설로 되어있다.일반적으로 좌파(Leftist)는 급진진보 혁신의 성격을 띠는데 반해 우파는 보수권위주의 반동적인 성격을 갖는 상호대조되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40여년 동안 냉전의 틀속에서 이념과 체제가 다른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때 좌파는 좌익 즉 공산주의자를,우파는 우익 즉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세력이다. 그런데 셰바르드나제가 지적한 우파란 정통 사회주의를 선호하며 페레스토로이카(개혁)에 반대하는 군부 및 관료 등 비개혁론자들을 지칭한 것이다. 다시말하면 소련의 우파란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좌파 즉 철저한 공산주의자들을 의미한다. 반대로 소련의 좌파란 페레스트로이카를 추진하는 개혁세력,즉 자본주의와 공존을 모색하는 온건 사회주의자들을 말한다. 또한 일부 외신들이 최근 고르바초프가 「좌」에서 「우」로 변하고 있다는 보도를 하고 있는 데 이는 고르바초프가 「개혁」쪽에서 「보수」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소련 및 동구관련 기사에서 우파는 사회주의 이념을 고수하려는 세력을,좌파는 보다 개혁지향적인 세력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동구에서 쓰는 좌·우의 개념에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뇌리에 박혀있는 냉전적 사고의 산물인지도 모른다. 어느 체제에서든 현상을 유지하고 지키려는 보수세력을 우파로,거기에 개혁을 가하려는 세력을 좌파로 보면 무방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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