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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방4섬」 문제 해결에 실마리/가이후­고르비회담

    ◎오늘 회담서 구체방안 제안시사/양국정상 직접대화 자주 갖기로/고르비,「관계개선」에 강한 의욕/오늘 「도쿄 독트린」 발표 【도쿄=강수웅 특파원】 일본과 소련 양국 사이의 최대 현안이 되어온 「북방영토」 문제가 17일 개최되는 제2·3차 일소 정상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보인다. 소련의 국가 원수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공식방문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도착 첫날인 16일 하오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주) 총리와 3시간에 걸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최대 현안인 북방 4개섬 반환문제를 비롯,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 지원 및 경제곤란 극복을 위한 일본측의 구체적 협력책,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정보장 문제 등에 관해 폭넓게 협의했다. 이날 하오 2시30분부터 모토아카사카(원적판)영빈관에서 열린 제1차 정상회담에서 양국 수뇌는 처음부터 양국관계 개선의 근본적인 장애가 되고 있는 북방 영토문제 타개와 일소 평화조약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가이후 총리는 『양국 수뇌간에는 바야흐로 정치 결단을 내려야 할 상황이 대두했다』고 지적,구나시리(국후) 에토로후(택착) 하보마이(치무) 시코탄(색단) 4개섬에 대한 일본 주권을 인정하도록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반환이 곤란하다는 현재의 소련 입장을 설명하고 영토문제에 관한 회담내용은 당분간 공표하지 않도록 요청했으나 종국적인 해결은 17일 하오 제3차 정상회담 이후에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일소관계를 새로운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하고 가이후 총리의 방소를 공식초청하는 등 일소 정상간의 직접대화를 자주 가질 것에 합의했다. 이날 회담의 모두에 가이후 총리는 일소의 대화와 관계강화는 양국에 있어서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 있어서도 중요하다』는 인식을 표명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소관계가 미소관계의 진전,유럽의 움직임 등과 비교해볼 때 크게 뒤져있음을 지적하고 『냉전이 시대착오였음에도 불구하고 일소간에는 상응한 움직임이 없었다』며 두 나라 관계 전반에 걸친 진전에 강한 의욕을나타냈다. 제1차 일소 정상회담에서의 이 같은 분위기는 당초 예상을 넘는 것이어서 이번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을 계기로 일소관계는 급진전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저녁 아키히토(명인) 일왕 주최의 궁중만찬에서 일왕은 정치적 발언을 피했으나 북방영토 반환은 국가적 과제라는 관점과 일본 국내여론을 의식,북방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안될 과제』라는 간접적인 표현으로 이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제2차 세계대전 후 시베리아에 억류돼 사망한 일본군 병사의 유족에 대해 「동정」의 뜻을 표명하고,일왕부처의 소련방문을 정식으로 초청했다. 그는 일소간 대화 계속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나 영토문제에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제정러시아시절인 1855년 일·로가 화친조약(하전조약)을 체결,국교를 수립한 이래 소련의 최고 수뇌로서는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한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이날 상오 10시30분 특별기편으로 하네다(우전)공항에 도착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17일 하오 일본 국회에서 연설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군축을 통한 신뢰구축을 위해 ▲미·일·소 3개국회의를 개최해 군사적 불신을 제거하고 ▲안전보장과 경제 등 협력에 관한 다국간협의기구 구성의 제1보로서 미·소··중·일·인도 5개국 회의 개최 ▲경제통합을 위한 북경아시아·환일본해지역의 「안전보장과 협력지대 설치에 관한 회의」의 연구』 등 구상을 담은 포괄적 아시아·태평양정책(도쿄 독트린)을 발표할 예정이며 가이후 총리와 제2·3차 정상회담을 갖는다.
  • 총자본 1백20억불… EC 12국등 41개국 참여

    ◎동구개혁 지원 「유럽재건 개발은」 창립/민주화 진도 따라 차관 제공/한국도 8천만불 출자… 시장경제 전환 부축/파·체코·헝가리 우선 대상… 소는 처져 동구의 민주화 추진과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을 돕게 될 유럽재건개발은행(EBRD·일명 동구개발은행)이 15일 런던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총자본금 1백억에큐(유럽공동체 화폐단위·1백20억달러 상당)로 출범한 EBRD는 파산지경에 이르고 있는 과거 일당독재의 공산주의 사회가 다당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순조로운 전환을 통해 다시 소생할 수 있도록 서방 각국이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친마셜플랜」이라고도 불리는 EBRD는 또한 동구개혁 지원을 위한 최초의 국제기구이기도 하며 그런 점에서 동서냉전체제 종식에 따른 값진 열매의 하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 은행은 EC 12개국을 포함한 미국·일본·캐나다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4개국,소련·동구권국가 등 39개국과 EC집행위 유럽투자은행 등 모두 41개 국가 및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도 8천만달러(전체지분의 0.65%)를 출자,회원국으로 가입했다. 30여 개 회원국 정상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한 출범식을 가진 이 은행은 회원국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확정된 협정에 따라 동구 각국에서 지원대상을 선정,차관형식으로 자금을 제공하게 된다. 지원대상국이나 프로젝트의 선정기준은 물론 개혁과 개방의 진척도에 따르게 된다. 이 은행은 특히 국가나 국영기업보다는 민간부분에 대한 지원에 역점을 두게 된다. 자크 이탈리아 초대 총재(전 프랑스대통령 경제자문관)는 『EBRD는 동구 각국의 민간부분 육성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으며 시장경제로의 전환에 필요한 경제기반을 확충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그 동안 마련된 운영지침도 투자의 60%를 민간부분에 할당토록 못박고 있다. 따라서 민영화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동구 각국의 기업들이 우선투자 대상이 된다. EBRD 발족과 함께 소련이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체 지분의 6%를 출자하고있는 소련은 회원국으로서 당연히 수혜자격을 갖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소련의 정치·경제개혁 상황은 여타 동구국들보다 훨씬 뒤져 있는 게 사실이며 EBRD의 지원기준에도 미달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당제 민주주의도 아직 멀었고 시장경제체제의 도입작업은 혼미를 거듭하고 있을 뿐이다. 은행관계자들은 이같은 상황 아래서는 소련을 지원하기가 어렵다고 잘라말하고 있다. 이러한 경우를 예상하여 은행규약은 개혁속도가 지지부진한 나라는 자국이 출자한 자본금 범위내에서만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제한,소련도 자본의 6%까지만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미국·영국·일본 등은 소련의 참여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민주화 진행속도도 늦을 뿐더러 갚을 능력도 믿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은 소련을 배제한다면 오히려 더 위험할 것이라는 견해를 표명하고 있다. 소련문제 이외에도 자본금 구성의 복잡성에 따른 의사결정 과정의 어려움도 예상되고 있다. 자본금 구성비율은 프랑스의 제의에 따라 처음부터이 은행의 설립을 주도해왔던 EC 12개 회원국은 산하 EC 집행위와 유럽투자은행 지분을 합쳐 총 자본의 51%를 점하고 있지만 아직은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공동대표권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자본금 역시 넉넉한 게 아니다. 세계은행은 향후 3년간 동구가 2백30억달러의 외환부족현상이 초래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추정치는 단지 이 지역의 현재상태를 기준으로 한 것일 뿐 개혁의 추진과 민영화를 고려한다면 부족액은 더 늘어날 것이며 아울러 쪼개서 배정되는 EBRD의 자본지원은 필요 액수에 비해 아주 보잘 것 없는 규모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이같은 잠재적인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EBRD는 동구의 민주화와 경제재건에 촉진제 역할을 할 것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전문가들은 EBRD의 창립과 투자의 실천은 지금까지 주춤거리던 서방 민간부분의 대동구 투자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내다보면서 수혜대상국에게는 스스로 개혁노력에 박차를 가하도록 부추길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으로서는 비록 작은 규모의 자본투자이지만 이같은 국제기구에 강국들과 나란히 지원국의 입장으로 참여함으로써 국제사회에서의 위상을 높이고 대동구 진출전략 수립에 이를 적절히 활용하는 계기를 삼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소련은 이제 밝혀야 한다”/장정행 국제부장(데스크시각)

    1983년 9월. 아직 초가을 이었지만 북방의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던 사할린의 바다는 창자를 끊는 듯한 통곡으로 가득했다. 이달 1일 새벽 KAL007기를 타고 뉴욕을 떠나 서울로 오다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공격으로 수중고혼이 된 승객 2백69명의 유가족들이 사랑하는 부모 아들 딸을 찾아 흔적도 없는 망망대해를 향해 울부짖었다. 세계가 다 함께 분노하고 상상할 수 없는 소련의 만행에 치를 떨었다. 사할린을 마주하고 있는 일본 최북단의 조용한 어항인 와카나이는 희생자들의 유품이라도 확인하려는 유가족들과 사고경위를 밝히려는 각국의 조사단,취재진들로 연일 붐볐다. 미국·일본,그리고 우리나라의 함정과 선박들이 사고해역에 몰려 한달 이상의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바닷가에 떠내려온 사고기의 일부 잔해와 승객들의 유류품 몇 조각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사고경위를 밝힐 수 있는 블랙박스도 발신음까지 포착했으나 끝내 회수하지 못하고 말았다. 소련 영해인 사고지점을 일찌감치 둘러싸고 있던 소련 함정들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었다.소련은 무고한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유가족들의 뱃길마저도 함정과 전투기로 위협했다. 유엔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이 천인공노할 만행을 규탄하고 나서자 소련은 사고발생 3일 만에 타스통신을 통해 KAL기 격추사실을 시인하고,그러나 이 여객기가 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얼토당토 않은 어거지를 썼다. 9일에는 오가루코프 참모총장 겸 제1국방장관이 기자회견을 통해 수호이 15전투기가 미사일로 KAL기를 격추시켰으며 KAL기가 소련 영공을 침범,첩보활동을 하고 있었다는 주장을 되풀이 했다. 그러나 이 때는 이미 출격전투기와 기지와의 교신내용을 분석,소련측이 경고나 강제착륙의 시도없이 격추를 명령했음이 밝혀져 있었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사건의 진상을 밝히려는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으로 알려진 사건 경위는 아무것도 없는 형편이다. 다만 소련의 자유화바람을 타고 정부기관지 이즈베스티야가 당시 수색작업에 동원됐던 잠수부,출격전투기의 조종사 등을 광범위하게 취재,최근 10회에 걸쳐 사건의 내막을 보도하여 진상의 일부가 알려졌을 뿐이다. 이 보도에 이어 공개된 사건 직후의 해저상황을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은 소련이 그들의 주장과는 달리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주었다. 그뿐 아니라 지금은 퇴역해 있는 출격전투기의 조종사는 당시 KAL007기가 여객기임을 알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상의 명령에 따라 격추시켰다고 증언하고 있다. 수색에 동원됐던 잠수부들은 블랙박스로 보이는 오렌지색 상자도 분명히 인양했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의 한소관계는 83년과는 판이하게 변했다. 88년 올림픽을 계기로 적대관계에서 협조관계로 바뀌었으며 빈번한 교류와 함께 정식으로 국교가 수립되었다. 19일에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샌프란시스코 모스크바에 이어 세번째 한소정상회담을 갖는다. 비록 일본방문 후의 귀국길이고 회담장소가 서울이 아닌 제주도이긴 하지만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세계사에 남을 상징적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비단 한소관계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의 소련의 위상도 이제는 더이상 냉전체제의 한쪽 우두머리가 아니라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동참하는 위치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제는 KAL사건의 진상을 밝힐 때가 됐으며 또 당연히 밝혀야만 한다. 이 같은 불행한 사건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소련은 최소한 현재까지 그들이 알고 있는 사건경위와 왜 격추시켰는지를 밝혀야 할 책임이 있다. 아울러 지금까지도 항공계의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KAL기의 항로이탈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회수한 블랙박스를 공개하여 국제적인 분석을 하도록 해야 한다. 거대한 보잉747점보기를 민간여객기로 알아보지 못했다든가,아무것도 모르는 민간승객 2백69명을 태우고 KAL기가 첩보활동을 했다는 등의 어거지로 사건의 진상을 더 이상 묻어두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특히 이제 막 본격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는 한국이 KAL기 사건의 피해당사국이기 때문에 앞으로 두 나라 관계의 발전을 진심으로 바란다면 사건의 진상공개와 함께 그에 합당한 사과가 있어야만 한다. 소련은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면서 45년 동안이나 자신들의 행위가 아니라고 부인해 왔던 1940년의 폴란드군 대량학살 사건을 소련비밀경찰의 소행이라고 인정했고,「프라하의 봄」을 무참히 짓밟았던 68년 8월의 체코 무력침공도 소련정부의 과오였음을 솔직이 시인했었다. 그러나 소련은 KAL기 사건에 대해서만은 최근까지도 계속 「더 이상 아는 것이 없다」는 식으로 발뺌하고 있다. 이달 내한했던 로가초프 외무차관은 사건진상의 공개를 바라는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냉전시대에 발생했던 불행한 사건이었다』고 대답하며 관련자료가 추가로 입수되면 한국측에 전달하겠다는 식으로 얼버무려 버렸다. 급속한 접근과 빈번한 교류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의 대다수가 모스크바에 대해 느끼는 인상은 어딘가 음흉하고 어둡다는 쪽이 아직도 강하다. 소련 대통령이 역사적인 방한을 하고 두 나라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잡고 정답게 상호 관심사를 의논하는 마당에,그깟 이미 흘러간 불행한 사건을 더 이상 굳이 들출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주장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소 두 나라가 경제적이나 통일·안보적 필요에 의해 일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계속하여 참다운 협력관계를 유지하려면 서로간의 신뢰가 회복돼야 하며 이 같은 신뢰를 쌓는 첫걸음이 KAL사건의 진상공개와 사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2백69명의 원혼과 그 유가족들을 달래고 평화를 사랑하는 자유세계에 소련의 변화를 확신시켜 주는 길이기도 하다.
  • 고르바초프의 일본 방문(사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16일 동아시아 순방의 첫 방문국인 일본에 도착한다. 한국방문도 그렇지만 그의 일본 방문도 처음있는 일이다. 시대의 변화를 보여주는 주목의 나들이가 아닐 수 없다. 전후의 냉전질서 청산과 탈냉전의 아시아 정착을 위한 협상과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 틀림없다.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질서의 향방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일소 정상회담의 귀추가 주목된다. 전후 일본과 소련의 관계는 미소냉전의 연장선상에서 비교적 냉담하고 비정상적인 상태를 지속해 왔다. 일본은 한국과 함께 미국과의 안보조약을 축으로 아시아에서의 소련을 봉쇄하는 냉전시대의 전선국가 역할을 해 왔다. 56년 외교관계를 수립했으면서도 소련과의 전쟁 공식종결을 위한 평화조약은 체결하지 못한 형식상의 전쟁상태가 지속되는 그런 이상한 관계가 지속되어온 것이다. 그러한 관계를 조성하고 장기화시킨 중요 원인이 곧 냉전과 전후 소련이 점령한 일본 북방 4개 도서 문제였다. 탈냉전의 평화공존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 소련과 일본은 모두 새로운 관계정립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소련은 유럽국가인 동시에 아시아·태평양 국가이기를 바라고 있으며 경제건설을 위한 일본 등의 지원을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그 전제조건이 중국·한국 등에 이은 일본과의 관계정상화인 것이다. 일본의 입장에서도 동아시아의 새질서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 위해 대소 관계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리고 이 기회를 전후 45년의 염원인 북방 4개 도서 반환을 달성하는 데 활용하려 하고 있기도 한 것이다. 이 같은 시대적 배경과 상호 이해 및 계산 일치의 토대 위에 이루어지는 것이 이번 고르바초프의 방일이며 일소 정상회담인 것이다. 다만 문제는 소련의 4개 도서 대일반환이다. 일본은 새 일소 관계정립과 대소 경제지원을 위해선 4대 도서문제 해결이 선결요건임을 강조하고 있고 고르바초프는 경원을 얻기 위해 영토를 팔았다는 국내 반발의 우려 때문에 간단히 호응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문제를 어떻게 타협하고 해결하느냐가 이번 일소 정상회담 성패의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의 어려운 국내 경제사정을 감안하고 동아시아·태평양 진출의 강한 의욕으로 미루어 소련측의 많은 양보와 그에 따른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 많은 관측통들의 시각이다. 탈냉전적 평화·공존질서의 조속한 아시아 정착을 바라는 입장에서 우리가 일소 관계정상화의 순조로운 진행을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군사대국 소련과 경제대국 일본의 관계정상화가 없는 동아시아의 새질서란 생각하기 힘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이번 고르바초프 방일을 계기로 한 일소 협상과 거래에 최대한의 경계심을 늦출 수 없는 것 또한 우리의 입장이다. 일소에 대해 우리는 간단히 신뢰할 수 없는 역사가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 문제에 관한 한 우리의 이해를 무시한 강대국 비밀거래는 절대로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소 관계는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한반도 문제의 경우 분단의 고착이 아니라 평화통일 달성에 적극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의 모색은 일소는물론 미·중국 등의 중요한 책임임도 아울러 강조해 두고 싶다.
  • 「재래무기 감축」 진전 가능성

    ◎미,“소의 유럽 해양무기 철수안 수용” 【워싱턴 로이터 연합】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유럽 배치 재래식무기(CFE)감축협정의 시행에 장애물이 되고 있는 미소간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대안을 내놓았다고 미 관리들과 외교관들이 12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제안은 소련이 탱크,대포,장갑차 등의 수적 제한에 동의하는 한 양국간 분쟁의 기본이 되고 있는 CFE협정 제3항을 둘러싼 해석방법상의 이견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시키게 될 것이라고 이들 관리 및 외교관이 밝혔다. 냉전시대 이후 세계질서의 축이 될 수 있는 CFE협정은 지난해 11월19일 파리에서 축제 분위기 속에 조인됐으나 협정조항 제3항에 대한 해석상의 이견 등으로 인해 아직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소련은 전략 로켓부대 관련 무기들과 함께 육군의 3개 기계화 보병부대에 배치돼 있는 3천7백대의 탱크 및 대포,장갑차 등을 CFE협정에 따른 폐기대상에서 제외시키기 위해 이들 3개 육군 기계화 보병부대를 해안 및 해양방위부대로 재편성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미국은 소련이 CFE협정제3항에 대해 다른 21개국이 채택한 것과 다른 해석방법을 받아들여 폐기대상에서 제외시킨 3개 육군 기계화 보병부대도 CFE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폐기대상 여부를 놓고 미소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소련 무기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유럽 배치 해안방위 관련 무기를 철수시킬 것을 약속했다. 부시 대통령은 해양방위무기 철수에 관한 고르바초프의 이 계획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대신 소련이 해군전투부대가 보유하고 있는 것과 같은 수의 무기를 유럽에서 추가철수시킬 것을 요구했다고 미 관리들이 말했다.
  • “유럽에 새 다국적군 창설/나토군 재편성 일환

    ◎병력 7만∼10만명 규모”/나토 군사위 합의 【브뤼셀 로이터 AFP 연합 특약】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군참모총장들은 냉전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에서 잠재적인 위협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유럽의 다국적군을 창설키로 합의했다고 나토의 소식통이 12일 밝혔다. 이 소식통은 『나토의 군참모총장들로 구성된 군사위원회는 다음달 열리는 나토국방장관회의가 이러한 계획을 승인하도록 공식 요청키로 하는 것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새로운 유럽의 다국적군은 7만∼10만의 유럽군으로 구성되며 미국공군의 지원을 받게 된다』면서 『기동성을 갖춘 새로운 유럽의 다국적군은 유럽내 나토회원국 영토내의 어느 곳에서도 활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나토의 이러한 움직임은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군사조직기능이 정지되고 소련의 군사위협이 감소된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나토군 재편성의 일환인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 이붕의 평양 나들이(사설)

    남·북한의 한반도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열강의 움직임이 현기증을 일으킬 만큼 활발해지고 있다. 89,90년이 소·동 유럽을 축으로 하는 유럽지각변동의 해였다면 91년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 지각대변동의 해가 될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와 불안을 갖게 한다.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16일 일본 방문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소련의 대아시아 외교공세이지만 19일 한국방문은 유동적인 것이었다. 이에 뒤질세라 이붕 중국 총리가 갑자기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보도되었다. 때맞추어 남북한 직교역이 발표되는가 하면 한국은 금년중에 남북동시가 아니면 한국 단독으로라도 유엔에 가입할 방침을 공식화했다. 일본·중국,중국·소련의 외무장관회담이 연이어 개최되었으며 5월엔 중국의 강택민 공산당 총서기가 소련을 방문한다.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대북한 외교도 만만치 않은 기세로 전개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그것을 우연의 일치로만 볼 수가 없다. 고르바초프 바람의 본격적인 동아시아 상륙이 아닐수 없다. 탈냉전의 동아시아화를 예고하는 것이며 그것을 가속시키고 그에 적극 참여하며 적응함으로써 자국의 국가이익을 지키기 위한 총력외교가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한복판에 남북한이,한반도가 서 있는 것이다. 이 변화의 바람을 어떻게 슬기롭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부과되고 있는 역사적인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고르바초프 초청의 정상외교도 그런 시각에서 이해되고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주변국 외교의 소용돌이도 같은 시각에서 인식하고 대응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붕 중국 총리의 갑작스런 북한방문의 경우도 예외일 수가 없다. 이 총리의 북한방문에 대해선 특별히 주목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때문이다. 지금 세계에서 북한에 대해 가장 영향력이 큰 나라는 중국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총리의 이번 북한방문의 중요한 목적이 고르바초프의 한국방문 등으로 심화되고 있는 북한의 심각한 고립화분위기를 완화하고 해소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국의 연내 유엔가입강행결의 표명에 따른 대응문제를 논의하고 일,소 외무장관 등과의 회담결과도 설명하는 한편 북한의 실정과 분위기를 현지에서 파악하는 것 등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북한의 오랜 우방으로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배려에 이의를 제기할 생각은 없다. 북한을 보호하고 중국에게도 필요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중국도 알고 있을 것이다. 남북대화중단,핵사찰 거부,유엔동시가입 반대,권력의 세습,개방과 개혁의 거부 등 북한의 무모한 고집을 방조할 것이 아니라 그것을 버리도록 설득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세계적인 새시대 조류를 설명하고 냉철한 현실인식의 바탕 위에서 현명하게 행동하도록 충고해 주는 것이 우방의 도리일 것이다. 아무튼 동아시아는 지금 엄청난 변화의 과도기에 있다. 기대도 부풀게 하지만 위험성도 수반하는 시기다. 정신 바짝차린 현명하고 빈틈없는 대응이 요구되는 시기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 같다.
  • 새 태평양안보 조약/고르비,방일중 제의

    【도쿄 AFP 연합】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다음주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 새로운 태평양 지역안보조약체결을 제의할 것이라고 니콜라이 솔로비예프 주중국 소련 대사가 11일 일본의 아사히(조일)신문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주일 대사를 역임한 바 있는 솔로비예프 대사는 이 제안이 『새로운 일소 관계에 기초한 태평양지역의 안보체제』 및 냉전종결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의 구축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히신문은 소련의 이러한 제안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기간중 일소간의 영토분쟁이 초점화되는 것을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많은 일본인들은 소련이 지난 2차 세계대전말 점령한 일본 북방 4개섬을 일본에 반환하는 데 일소가 조속한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솔로비예프 대사는 영토분쟁에 관한 합의가 도달되기까지는 시간이 좀더 걸릴 것임을 시사하고 소련 지도자들로서는 국내의 여론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 한·소 제주도 정상회담(사설)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한국방문은 국제외교의 구성이나 형식면에서는 지난해 12월 노태우 대통령이 모스크바를 공식 방문한 데 대한 답방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외교의 측면에서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한이야말로 한국과 소련의 수교협력관계가 구체적으로 심화되는 한편으로 정치외교적으로는 두 나라가 세계평화와 동북아시아의 새로운 질서재편에 명실상부한 동반자로서의 공동의 역할을 담당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소 두 정상은 지난해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첫 만남을 가진 이래 불과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세 번째 대좌를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12월 중순의 모스크바정상회담은 한소간 새로운 관계 전개의 서막을 장식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역사적인 의미를 남긴 외교적인 행사였다. 당시 정상회담 결과로서 채택된 모스크바선언은 단순한 한소 관계정상화의 차원을 넘어서 동북아시아 내지 세계적인 새 질서를 구상한 외교선언이었다고 볼 수 있다. 두 정상의 이번 세 번째 만남에서 모스크바선언의 정신과 내용은 재확인될 것이며이를 바탕으로 한 정상간의 친교와 한소 협력관계는 더욱 굳게 다져질 것이다. 한소 정상간의 제주회담은 한국의 북방정책과 소련의 대한반도 및 아태정책이 만나는 접합점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는 측면에서 그 테두리 속에 포함되는 남북한관계의 방향감각을 뚜렷이 하게 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남북한은 2차대전 후 미국과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냉전적 양극체제 속에 속박돼 온 게 사실이었다. 한소의 수교와 정상회담 등은 냉전구조 속의 속박을 일거에 무너뜨린 역사의 진전이었다고 할 수 있다. 두 나라 대통령이 만나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짧은 시간에 무릎을 맞대고 논의할 일은 많다. 우선 제일 먼저 남북한관계 해결의 문제가 꼽힌다. 노 대통령은 지난번 모스크바에 갔을 때 『평양에 가는 길을 찾고자 모스크바에 왔다』고 했다. 바로 그것이다. 두 정상은 이번 만남에서 한국의 북방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는 남북문제의 해결이며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정책은 세계적인 긴장완화와 평화추세 속에서의 소련의 재건이라는 점을 서로 설명하고 이해할 것이다. 한국측은 특히 이와 관련하여 첫째 이 지역에서의 긴장완화와 평화정착,둘째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과 상호분쟁의 중지,셋째 북한의 개방과 남북대화에의 협조 등에 대한 소련측의 지원과 협력을 요청할 것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재발을 막고 군축을 실현하기 위한 필요조건으로서의 북한의 핵안전협정 가입을 소련이 촉구하도록 부탁하는 문제도 중요하다. 지난해 모스크바선언에는 한소간의 단순한 쌍무적인 공동의지표명의 성격을 넘어 2000년대를 향한 두 나라의 원대한 평화구상이 담겨져 있다. 거듭 강조컨대 제주정상회담은 모스크바선언의 정신을 상기하고 재확인하며 그것을 구체적으로 전개시키려는 의지를 거듭 다지는 것으로 족하다고 본다. 지금 양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각급 경제협력내용도 구체적인 진전을 보일 것이 기대된다. 소련은 3억의 인구를 가진 잠재력 있는 시장으로서 그간 미·일에 주로 의존해온 우리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최근까지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생활필수품 부족을 겪고 있는만큼 소비재를 중심으로 한 우리 경공업 진출이 가능한 것이다. 물리·화학·생물분야와 우주·항공분야 등 소련의 첨단과학기술과 중동 등지에서 축적된 우리의 건설 특수기술은 한소간 상호보완 요소가 될 수 있다. 시베리아 개발에의 참여로 대표되는 농림 및 어업분야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소련은 새로운 모습으로 출발하는 세계의 대국으로서 우선 잘살 길을 찾고 있다. 한국은 소련에게 그들이 갖지 못한 경험을 나누며 평양으로 가는 길을 모스크바에서 찾고자 한다. 두 나라의 상호협력과 지원이 필요함은 이 까닭이다. 또 그것이 잘 되기를 모두들 바라는 것이다.
  • 외언내언

    상대가 변하지 않으면 스스로 변함으로써 상대방으로 하여금 변하게 하는 것이 신사고의 요체라고 고르바초프는 말한 적이 있다. 85년 3월11일 소 공산당 서기장이 된 후 그가 주도한 소련의 변화는 동구자유화를 가져왔고 베를린장벽을 허물었으며 동서냉전의 세계를 탈냉전과 평화공존의 세계로 바꾸어놓았다. ◆그가 오는 16일부터 동아시아 순방길에 오른다. 일본을 방문하고 19일엔 한국에 온다. 소련 대통령은 물론 공산당 서기장이 한국에 오는 것은 남북한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의 장벽이 살아 있는 세계 유일의 곳이다. 북쪽에는 여전히 변화를 거부하는 소련의 오랜 우방이 버티고 있다. 기다리다 지친 나머지 소련의 변화를 보여 주려는 것인가. 시대의 변화를 실감케 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걱정스러운 것은 소련의 집안사정이다. 고르바초프의 개방과 개혁은 이미 7년째. 그런데도 가장 긴요한 경제는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90년의 GNP(국민소득)는 4% 감소. 금년에는 11%가 감소될 것이라는 비밀자료가 나돌고 있다. 소수민족의 독립요구는 거세어지기만 하고 사임을 요구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의 국내 인기는 89년의 52%에서 지난 2월엔 15%까지 떨어졌다. ◆체니 미 국방장관같은 이는 그의 사임가능성이 점점 더 현실성을 더해가고 있다는 진단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시각은 다양하고 낙관적인 견해도 많다. 그를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것이 낙관론의 근거다. 그는 민주주의 없는 사회주의 지향의 교조적 보수파도 사회주의 없는 민주주의 지향의 급진개혁파도 배제하는 중도노선을 지향하고 있다. 보수·개혁 어느 쪽도 단독으로는 오늘의 소련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곤란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는 결국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이라는 것이 낙관론의 시각이다. 지난달 2일로 60세의 회갑을 맞은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불확실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래도 지금은 그를 신뢰하고 도와야 한다는 세계 여론이 우세한 것 같다. 서울거리에 나타난 고르바초프를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 대만 국민대회 개막/헌정 개혁방안 논의

    【홍콩 연합】 대만은 중국대륙과의 냉전 종식과 민주적인 헌정개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8일 대북에서 국민대회 임시회의를 개막,집권 국민당 중앙상무위원회가 제시한 헌정 개혁방안을 토의하기 시작했다. 1947년 국민대회가 구성된 이래 두번째 열리는 이번 임시회의는 이른바 「동원감란시기(반란평정을 위한 동원시기)의 임시조관」이라는 일종의 헌법 부칙을 폐지하여 총통의 비상대권을 종식시키는 동시에 총통으로 하여금 동원감란시기의 종식을 선언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약 6백명의 국민대표가 참석하는 이번 국민대회 임시회의는 또한 헌법개정 및 수정권을 가진 국민대회와 입법기구인 입법원의 구성에 관한 헌법을 수정,이들 기구의 구성원을 대폭 줄이는 한편 대부분의 구성원이 국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선출되도록 할 것으로 보인다.
  • “한국,9월 이전 유엔가입 신청”/노창희대사

    ◎안보리에 각서 전달… 회원국 배포 【뉴욕 연합】 노창희 주유엔 대표부 대사는 지난 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폴 노테르담 의장(벨기에 대사)에게 유엔가입문제에 관한 우리의 입장을 종합적으로 설명하고 특히 남한이 올해 안에 유엔가입을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각서를 전달,각서가 안보리문서로 유엔회원국 및 산하기구에 배포되도록 요청했다. 노 대사의 요청에 따라 한국정부 각서는 금주초 유엔회원국 및 산하기구에 배포될 예정이다. 한국정부는 노 대사가 안보리의장에게 전달한 이 각서에서 올해 제46차 유엔총회가 개막되는 9월17일 이전에 유엔가입을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노 대사는 『9월17일 개막되는 46차 유엔총회 때는 한국이 유엔의 당당한 회원국으로 참석하고 싶다는 게 우리 정부의 희망이며 그 이전에 가입원 제출 등 유엔가입을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정부각서는 한국이 지구상의 거의 모든 나라와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세계 12번째의 무역국일 뿐 아니라 유엔헌장을 준수할 평화애호국으로 유엔의 정회원국이 될 만한 충분한 조건을 갖춘 나라임을 강조하고 특히 냉전시대 이후 세계에 부는 화해와 협조정신에 비춰 한국의 유엔회원국 문제가 이제 해결돼야 할 것임을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각서는 또 한국정부가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나 별 성과가 없었음에 유감을 표하면서 앞으로도 북한과 함께 유엔에 가입하려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나 여전히 우리의 노력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단독가입이 불가피함을 분명히했다. 작년 유엔 총회기간 동안 자국의 외교방침을 밝힌 1백14개 회원국 가운데 71개국이 한국의 유엔가입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 경찰 2만이상 동원 “그림자 경호”/고르비 영접준비에 부산한 일본

    ◎소서 매머드 방탄전용차 3∼4대 긴급 공수/내외신 기자 8천여 명 쇄도 예상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일본을 방문하는 소련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국제정치무대에서의 그의 비중에 걸맞게 많은 화제를 몰고 온다. 발트문제 및 경제위기로 정권기반이 흔들리고 있다고는 하나 냉전을 종식시키고 노벨평화상을 받은 세계정치주역의 첫 일본방문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더구나 일·소간에는 「영토문제」가 걸려 있으며,외국방문 때의 다양한 행동양식으로 서방 각국의 대소관을 변경시켜온 실적을 갖고 있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일본방문이어서 관심은 더욱 크다. ▷경호◁ 정식 수행원은 10명 내외이지만 별도의 외무부 및 경호원 약 2백명이 따른다. 특별기로 한 대뿐만이 아닌 2대 이상이 편대비행한다. 그의 외유 때에는 방탄유리를 부착한 「장갑차급」의 대통령전용 소련제 고급차 「질」을 갖고 다닌다. 일본에도 사전에 수송기 편으로 예비용 및 부인용으로 3∼4대를 운반해온다. 숙소는 소련대사관저를 희망했으나 일본측의 설득으로 모토아카사카(원적판)의 영빈관으로 결정됐다. 소련측이 대사관저를 고집했던 이유는 확실치 않으나 그로미코 전 외무장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호텔에 묵으면서 도청이 두려워 매일 아침 간부들의 구수회의를 호텔정원에서 개최했다는 전례에 비추어 안보상의 문제가 아닌가 보고 있다.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까지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6일 현재 소련측은 수행원 명단 제출 등 연락이 없는 채 소련식 관료주의를 보이고 있다. ▷일정◁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타이트한 정치일정 이외에 소련 에술제인 콘서트(16일) 와세다(조도전) 게이오(경응) 등 6개 대학관계자 모임에서의 강연(17일) 「어린이 서미트」(18일) 초당파환영리셉션(〃) 등에 참석할 예정이다. 환경리셉션에서는 TBS의 첫 우주특파원 아키야마(추산) 기자 등에게 우호훈장을 수여할 것도 검토중이다. 19일에는 교토관광,나가사키의 러시아인 묘지 참배도 실현되도록 최후 조정중이다. 또 만개된 벚꽃 구경도 일정에 넣어주도록 소련측은 희망하고 있다. ▷부인동반◁ 고르바초프 대통령 측근은 정상회담 등 공식협의 이외에는 『라이사 부인을 꼭 동반할 수 있도록』 일정을 짜주도록 희망해왔다. 이것은 부인측 주장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도 또 독자적인 일정도 마련,일반가정·여성종업원이 많은 중소기업·복지시설 등의 시찰을 희망하고 있으며 다도회 등의 형식으로 가이후 총리 부인과도 만날 예정이다. ▷취재경쟁◁ 동행하는 보도진은 소련 매스컴,모스크바 주재 외국특파원 등 약 2백여 명. 여기에 일본 외무성에 등록,취재증을 받은 도쿄 주재 외국특파원 4백30여 명과 일본측 보도진 7천3백여 명을 더하면 모두 8천여 명이 취재경쟁을 벌이게 된다. ▷경시청◁ 일본 경시청은 경비대책위원회를 설치했다. 경비규모는 약 2만3천명을 동원함으로써 과거 최대규모였다고 일컬어지는 지난해 노태우 대통령 방일 때에 이은 84년의 전두환 전 대통령 방일 때의 수준과 맞먹게 할 계획이다. 5일에는 경시청에 약 5백명의 간부들을 소집,「경비·경호회의」를 개최했다.
  • 에스캅 서울총회와 유엔가입(사설)

    지금 서울에서는 제47차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이사회(에스캅) 총회가 열리고 있다. 48개 정회원국 및 10개 준회원국,70여 국제기구의 대표 등이 참석하여 그 규모로서도 최대일 뿐 아니라 유엔기구의 총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린 것도 처음이어서 계속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에스캅 총회에는 특히 미·영·불·소·중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유엔 산하 각종 기구 대표들도 참석함으로써 일찍부터 「축소유엔총회」라는 지칭도 있었다. 우리나라가 오는 가을 유엔총회를 앞두고 남북한 동시가입 또는 단독가입을 지향하고 있는만큼 이번 서울 총회는 이를 위한 사전분위기 조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로서 북한은 남북한 동시가입 또는 한국 단독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로운 화해추세의 국제정세분위기와 관련하여 유엔 각국들은 물론 상임이사국들도 깊은 관심 아래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는 입장이어서 우리의 유엔정책이 긍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북한으로서도 이같은 국제추세를 면밀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본다. 마침 에스캅 총회 참석을 위해 방한했던 로가초프 소련 외무차관이 우리의 유엔정책에 대해 반대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도 주목된다. 그의 견해와 언급에 대한 해석상의 차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 소련의 전반적인 대한반도정책에 비추어 우리는 이것을 한국의 입장에 대한 신중한 지지로 보고자 하는 것이다. 과거에 있어 유엔은 남북한 외교의 치열한 대결장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한때 서방측과 공산진영의 합의 아래 소강상태를 유지했던 적도 있으나 남북한 동시 또는 단독가입 문제를 둘러싸고 다시 첨예한 대립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적인 탈냉전·평화추세에 비추어 유엔문제를 둘러싼 남북한의 대립은 한마디로 우매한 소모전일 수밖에 없다. 남북한이 체제와 이념을 달리해서 한반도에 존재하는 두 실체임이 분명하고 또 유엔이라는 유일 최대의 국제기구에의 가입이 한반도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한 그것을 망설일 필요는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엔 밖에 있는 것과 유엔 안으로 들어가는 것 중 어느 쪽이 남북한의 국제적 위치를 위해서나 한반도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 더 유리하고 실리적이냐는 판단이 중요하다. 또한 노태우 대통령이 에스캅 총회에서 직접 지적한 내용은 현실적으로 타당한 것이다. 즉 인구 4천3백만,연간 교역량 1천3백억달러가 넘는 세계 제12위의 무역국가인 한국이 유엔 비회원국으로 남아 있는 것은 유엔의 보편성 원칙에도 명백히 어긋나는 것이다. 지난번 걸프전쟁에 관한 유엔의 결의과정은 변화된 유엔의 새 모습을 역력히 보여주었다. 변화된 유엔은 더 이상 무력하지도 않으며 무리한 논리를 수용하지도 않는다. 지난달 두 개의 독일과 남북 예멘이 통일하면서 두 개의 회원국 자격을 하나로 하는데 아무런 장애도 논란도 없었다는 사실도 북한측은 깊이 인식하고 유념해야 할 줄 안다.
  • 고르비 방일 계기로 알아본 「북방4섬」

    ◎“주권회복”·“영토고수”… 일·소,팽팽한 줄다리기/황금어장·광산 많아 「천연자원 보고」/소 국내 반발 커 일괄 반환은 불투명/일 “1855년 국교수립 후 영토로 확정” 소 카이로선언등 근거,영유권 주장 이른바 「북방영토」 문제가 최근 일본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다. 오는 16일부터 일본을 방문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이 일소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관해 어떤 「정치적 결단」을 내려줄 것을 일본측은 기대하고 있으며 알렉산드르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의 방일,오자와 이치로(소택일랑) 자민당 간사장의 방소도 모두 북방영토문제와 관련지어 생각한다. 요즘 일본의 관심은 온통 이 문제에 쏠려 있다. 북방영토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현재 소련이 점유하고 있는 이들 영토는 과연 일본에 반환될 것인가. 소련에 거액의 경제원조까지 제의하며 일본이 반환에 열을 올리는 것은 북방4개 섬은 하보마이(치무)군도를 비롯,시코탄(색단)·구나시리(국후)·에토로후(택족) 등이다. 모두 일본 홋카이도 동부 네무로(근실) 동쪽 오호츠크 해역에 있는 섬들이다. 이들 섬의 귀속문제는 소위 일본의 「전후 처리문제」로서 남아 있는 최대의 현안이며 일소 평화조약교섭의 가장 큰 난관이다. ○일,소태도 변화 주목 ▷역사적 경위◁ 일소 양국의 국교가 개시된 1855년 이들 4개 섬이 일본의 영토로 확정되었으며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것이 일본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따라서 반환은 둘째치고 우선 이들 섬에 대한 일본의 주권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소련측은 카이로선언,포츠담회담,얄타협정 등을 근거로 이들 4개 섬이 소련영토로서 「이미 해결된 사항」이라고 주장하며 현실적으로 현재 소련의 점유하에 있다는 사실이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영토 귀속의 문제는 일소 평화조약체결의 대전제가 되어 있다. 일본정부는 지난 81년 1월 일·로 통상수호조약이 체결(1855년)된 2월7일을 「북방영토의 날」로 제정했으며 그해 9월에는 스즈키 젠코(영목선재) 총리가 현직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이들 지역을 시찰했다. 이번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의 일본방문(3월29∼31일)과오자와 간사장의 방소(3월24∼27일)에서 소련측이 『일소간에는 「영토문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소련측이 명확히 인정했다』(중산태랑 외상발언)는 점에 일본측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경제적 가치◁ 북방영토에 관해서는 『소련측이 반환해 주지 않는다면 돈을 주고 사들여도 좋지 않겠는가』라고 발언한 정치인도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됐었다. 그것은 『소련측에 대한 모욕이며 일본의 주권을 스스로 포기하는 행위』라는 의미에서이다. 북방영토 주변은 굴지의 어장이다. 따라서 소련 경비정에 의한 일본어선의 나포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양국관계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이 지역의 현재의 경제적 가치는 정확히는 계산되지 않는다. 다만 전 전의 자료를 데이터로 물가상승률을 곱해 볼 때 연간 수백억엔의 총 생산액을 올릴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온다. 94%가 어업이다. 네무로시 북양어업대책실의 추계에 따르면 1941년 어종별 어획량에 88년의 시세를 곱하면 대략 2백50억엔어치쯤 된다. 그러나 당시에는 태반이 연안어업이었다. 이 해역에서 꽃게를 잡는「특공대」 선장에 따르면 『일본어선이 자유로 어업행위를 할 수 있다면 당시의 10배쯤의 어획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수산업 이외에도 금·은 등 광산도 있다. 금은 구나시리섬의 천도광산에서 1t당 평균 품위 37g을 채취할 수 있는데 비록 소량이긴 하지만 채산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기에 토지 자체의 가치도 무시할 수 없다. 홋카이도 북부 리시리조(이고정) 행정당국에 따르면 북방 4개 섬의 임야는 싼 곳이 평당 3백엔,비싼 곳은 2천엔이나 나간다. 총체적으로 임야만 5천억∼3조엔에 이른다는 계산이다. 리조트 개발업자들에 의하면 이곳은 활화산과 온천이 많으며 후미진 바다가 많아 관광지로 개발할 만한 곳이라는 것이다. 스키장 조성도 가능하다. 그러나 북방영토는 이 같은 산업과 숫자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가 있다. 이곳에 묘지를 참배하러 가는 일본의 구도민들이 배 위에서 『돌아왔다』고 소리치는 모습은 금전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가치이다. 그 옛날 선조의 땅이었다는 정신적 가치를 지닌다. ○군사적 가치 떨어져 ▷군사적가치◁ 오호츠크해에는 미국본토를 겨냥하는 소련의 원자력 잠수함이 작전을 펴고 있다. 북방 4개도서는 이곳을 「성역」화하기 위한 중요한 지역이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현재 구나시리·에토로후·시코탄섬에는 1개사단 규모의 지상부대가 주둔하고 있으며 에토로후의 천영비행장에는 미그23 후로가 전투기 약 40대가 배치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지역의 군사적 가치에 대해서는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는 전문가들도 많다. 군사평론가 오가와 가즈히사씨(소천화구)에 따르면 『미소가 전략핵 삭감에 합의한 이상 잠수함전략으로서의 북방영토의 군사적 의미는 적다』는 것이다. 국제정치학자 이와시마 히사오(암도구부) 교수(암수대)도 냉전구조의 종결과 더불어 소련의 잠수함 전략의 변화에 비춰볼 때 이곳의 군사적 가치는 적어졌다고 말한다. 그는 『소련은 잠수함의 소음을 줄이고 보다 고속화시켜 미국본토에 접근시킴으로써 순항미사일로 공격하는 방법으로 변했다』고 지적하고 『이곳의 성역화 의미는 희박해졌지만 소련으로서는 만일 이곳을 철수한 뒤 일본 자위대와 미군이 이곳에 잠수함 탐지부대를 배치한다면 곤란하기 때문에 반환에는 4개섬의 비군사화가 조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환 전망◁ 이번 일소 외무회담에서 소련측은 종전과는 달리 「영토문제」라는 표현을 『아무런 저항도 없이』(외무성 당국자) 사용했으며 이 문제에서 그 어떤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정,한걸음 전진했다는 인상을 풍겼다. 그러나 소련측은 동시에 소련 국내여론 등을 지적,『쌍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한 해결책의 모색』(소련 외무장관)을 강조함으로써 일본측의 4개도서 일괄 반환에는 차라리 부정적인 발언을 반복했다. 따라서 앞으로의 초점은 오는 16일 방일하는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자세에 달려 있다. 베스메르트니흐 소련 외무장관은 이번 방일기간중 영토문제와 관련,『최근까지 소련측은 영토에 관한 그 어떤 문제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이제는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며 양국의 입장 차이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며 평화조약의 합의에 도달했을 때 『명확히영토의 경계를 확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방일 때 영토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형태로든 정치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본의 많은 외교문제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쉽사리 해결될 것으로는 생각지 않는다. 그것은 ▲일소관계의 역사적 경위 및 현재의 상황 ▲양국 국민의 감정 ▲소련 국내의 경제상황과 여론 ▲소련연방최고회의내의 의견 및 다양한 입장 ▲유럽의 전반적 상황 등이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결단」을 주저케 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방영토의 반환문제는 경제대국 일본이 안고 있는 최대의 「외교적 시금석」이라고 전문가들은 주시하고 있다.
  • 동서 군사대립,유럽선 사실상 종식/바 기구 군사조직 해체 안팎

    ◎「냉전유물」 36년 만에 역사 속으로/회원국 이해 달라 「정치동맹」 역할도 의문 동유럽의 지역적 집단안전보장기구인 바르샤바조약기구(WTO)가 지난달 31일 통합군사 사령부를 공식적으로 해체,36년간에 걸친 동유럽군사공동체로서의 역할에 막을 내렸다. 소련 관영 타스통신은 『표트르 루셰프 바르샤바조약기구 동맹국 총사령관과 블라디미르 로보프 합참의장이 동맹군 통수권을 내놓았다』면서 『이로써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군사적 조직은 오늘부로 그 모든 활동을 끝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동구권 회원국들이 동구 대변혁을 바탕으로 잇따라 비공산 통치체제를 선택함으로써 사실상 그 존재의의를 상실해왔던 바르샤바기구는 이날 모스크바선언으로 앞으로는 군사공동체의 기능은 상실한 채 유명무실한 정치공동체로서의 성격만을 지니게 됐다. 지난 55년 소련 및 동유럽 7개국이 서방측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했던 동구권 정치·군사 동맹체인 바르샤바기구는 지난날에는 나토와 함께 공산·민주 양 진영을 대표하는 냉전의쌍두마차역할을 하기도 했으나 지난 89년 동유럽에 밀어닥친 민주화 물결로 인해 핵심 회원국들이 공산체제를 포기하고 이 기구를 탈퇴하자 이 조직의 존재는 그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바르샤바기구의 핵심국가인 동독은 지난해 9월 통일과 함께 탈퇴를 선언했고 헝가리도 올해 안으로 탈퇴할 것을 다짐해 왔다. 때문에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고문인 게오르기 아르바토프는 지난해 『바르샤바기구는 마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히죽히죽 웃는 고양이 체셔처럼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 기구의 해체를 주장하기도 했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대다수 관측통들은 이번 바르샤바조약기구의 군사조직 해체는 사실상 이 기구의 완전한 「무장해제」를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르샤바기구의 성격이 창설 당시부터 정치동맹체제로서보다 군동맹체로서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인 것이다. 게다가 바르샤바기구의 정치공동체로서의 역할은 냉전종식 이후 동구 각국들이 개별국가이익에 우선순위를 두고 「하나의 유럽」에 동참하고 있는현상황에서 더 이상 동구권을 묶어두는 힘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록 아직까지는 소련 군부와 정계내 보수파들간에 바르샤바기구의 해체에 관한 완전한 합의가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탈냉전시대의 안보개념이 군사적 대립개념이 아닌 경제적 협조개념으로 바뀐 현상황을 소련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동구 변혁의 와중에서 위상변화의 필요성을 실감해왔던 바르샤바기구의 종주국 소련은 아직까지는 구 동독영토에 30여 만명의 군을 주둔시키고 있으나 조만간 여타 동구국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과 함께 철수할 예정으로 있어 지난 68년 발생한 체코 프라하의 봄을 무력진압하면서 만들어낸 「브레즈네프 독트린」의 주역인 바르샤바조약기구는 멀지 않아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 아태안보 심포지엄/6월 필리핀서 개최/한·소 등 14국 참가

    【마닐라 AP 연합】 미국·소련·일본과 한국을 포함한 14개국이 오는 6월 마닐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안보문제 심포지엄에 참석할 것이라고 필리핀 외무부가 31일 밝혔다.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리게 되는 이 심포지엄에서는 냉전종식과 미·소 관계개선에 따른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문제가 논의된다. 필리핀과 태국이 후원하는 이 심포지엄에는 중국·호주·뉴질랜드·캐나다·태국 등도 초청된다.
  • 에스캅 서울총회(사설)

    탈냉전시대의 새 세계질서에 적극 참여하고 적응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외교활동이 활발하다. 특히 걸프전 이후 동아시아가 국제외교의 중심무대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4월 중순엔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의 방일이 이루어지고 5월엔 중소정상회담이 예정되고 있다. IPU(국제의회연맹) 총회의 평양개최도 관심거리이지만 1일부터 10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47차 에스캅(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위원회)총회도 그러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주목된다. 에스캅은 유엔직속기구로 아·태지역의 경제협력과 사회개발을 위한 지원 및 연구·협의 등의 역할을 해왔고 북한(가입을 타진중)과 대만을 제외한 역내 국가 모두가 가입되어 있는 아시아판 유엔이라 할 수 있는 기구이며 아시아개발은행(ADB)의 모태가 되는 등 이 지역 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 이번 총회에선 아·태지역내 산업구조 재조정에 관한 문제가 핵심의제이며 걸프전 이후 처음 개최되는 총회라는 점에서 걸프전이 아·태지역의 정치·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논의내용을 기초로 하는 「서울 실천강령」도 마련되고 90년대의 아·태지역 협력방향을 제시할 「서울선언문」도 채택할 예정이다. 개최국인 우리의 입장에선 물론 총회내용도 중요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개최자체가 갖는 의의와 그것이 가져오는 결과라 하겠다. 우리는 유엔가입을 희망하는 유엔 비회원국이다. 이번 에스캅 서울총회는 유엔비회원국인 한국에서 유엔회원국들이 갖는 최초의 유엔직속기구 공식회의라는 사실이 갖는 의미 또한 심장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미·중·소·일본 등 한반도주변 4대 열강을 비롯,38개 정회원국과 10개 준회원국 및 70여 개 국제기구로부터 부총리,장·차관급 등 고위급 대표 약 1천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국제회의란 사실도 주목할 만하다. 미국에서는 그레그 주한 미 대사가 참석하지만 소련에서는 로가초프 외무차관이,중국에서는 유화추 외무차관 등이 수석대표로 참석하고 베트남,아세안 각국 등으로부터도 고위대표단이 참석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는 정부고위 공식대표단으로는 최초의 서울방문이라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개최국으로서 우리 외무장관이 의장을 맡는 이번 에스캅 서울총회는 서울이 중요국제외교의 중심무대가 되고 선진개발도상국 한국이 그 주역을 담당함으로써 한국이 앞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국제·경제사회에 보다 더 적극적·주도적으로 참여해 가게 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도 주목거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연내의 유엔가입을 기본방침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선 접촉이 용이하지 않은 유엔회원 미수교국들의 고위관리들을 상대로 하는 동시다발적인 초청외교의 효과도 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의 유엔가입을 위한 분위기 조성은 물론 중국·베트남·라오스 등 미수교국들과의 총회 회의장 밖의 외교를 통한 관계개선 분위기 조성에도 활용하고 한국을 잘 모르는 그들에게 우리의 주장과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리는 좋은 기회로도 삼아야 할 것이다. 한국외교의 성숙성을 시험하고 과시하는 훌륭한 계기가 되도록 노력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북한은 올바른 현실인식을(사설)

    우리는 북한의 주장이나 행동의 황당함과 모순에 당황하고 실망할때가 많다. 터무니 없는 주장이나 말을 예사롭게 하는가 하면 어제와 오늘의 말과 행동이 다르고 모순되는 경우도 흔히 보아왔다. 한국군장성의 군사정전위 유엔군측 수석대표 보임에 대한 북한측의 주장과 반응을 보면서도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이번 결정은 군사정전위의 현실화·실세화란 점에서 환영할 일이며 오히려 때늦은감마저 있는 것이었다. 그것은 한반도휴전의 관리와 긴장완화문제의 한반도화를 위한 한단계요 출발점이란 면에서도 바람직한 조치라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또 외세개입의 배제와 주한미군의 철수를 끈질기게 주장해온 북한의 입장에서도 반대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탈냉전시대의 당연한 귀결로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한 군축문제가 이미 관심의 초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문제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고 주한유엔군사령부 작전지휘권의 한국군 이양문제도 공공연히 검토되고 있으며 시기를 언제로 할 것이냐만 문제로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탈냉전과 평화공존을 지향하는 세계적 시대조류를 반영하는 한반도정세의 변화인 것이다. 그리고 미군장성으로 보임해 오던 군사정전위의 한국군장성으로의 교체도 바로 그러한 변화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북한은 상투적인 반대와 비방만 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 조류를 읽고 수용해야 할 것이다. 지금도 한국 방위의 실세는 한국군이지만 언젠가 미군도 그야말로 상징적인 숫자만 남게되고 한국군이 명실상부하게 한국방위를 전담하게될 때도 북한은 미군장성과만 회담하겠다고 고집할 것인지 묻고 싶다. 정전위의 앞으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전쟁재발 방지라는 소극적인 것보다 전쟁재발가능성 축소라는 보다 적극적인 것이 되어야 하며 그것은 바로 군축문제에서 출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야말로 남북의 당사자요 실세가 마주앉고서야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북한이 한국군수석대표임명반대를 언제까지 계속하면서 트집을 잡을 것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정부와 유엔군측은 단호한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북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하등의 하자가 없으며 철회할 생각이 없다는 유엔군사측의 대응은 바람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이 휴전선내에 장벽을 쌓았다든가 유엔에는 한 의석을 남북이 함께 갖는 방식으로 가입하자라든가 한소수교는 한반도긴장을 고조시킨다는 식의 터무니 없는 주장을 북한은 다반사로 해왔고 우리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다든가 관용의 입장에서 해명하며 끌려다닌 측면이 없지않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그나마 형식절일망정 대화에 응하고 일본·미국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한국의 소·동구와의 관계정상화와 중국과의 실질관계증진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반도에서 모종의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북한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연내 유엔가입강행결정 등은 북한을 개방과 개혁으로 끌어내기 위한 우리의 채찍일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군수석대표임명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북한에 대응하는데는 홍당무 뿐만아니라 채찍도 필요할 것이다.
  • 외언내언

    미·소 양극의 동·서대립과 견제속의 세계평화가 냉전시대의 시대적 특징이었다면 탈냉전시대의 특징은 어떤 것이 될까. 새로이 형성되어 가는 세계질서는 또 어떻게 될까. 미·소와 동·서의 협조와 공존속의 태평성대가 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기대요 희망이지 현실은 아닌 것 같다. 냉전의 상징이던 베를린장벽 붕괴후 불과 9개월만에 걸프위기가 닥쳤고 세계는 엄청난 전쟁을 겪었다. ◆소련이 건재했던들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은 만류되었을 것이고 미국 등의 일방적 승리도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걸프전은 탈냉전의 시대가 겪은 첫 시련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의 새질서가 태평성세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라는 현실을 세계에 실감시킨 불길한 사건인지도 모른다. ◆앞으로의 새질서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 걸프전의 결과에 안도와 박수만 보내고 있을 일은 아니라는 우려의 소리도 들리고 있다. 다국적군의 승리를 주도한 미국의 독주가 현저해지고 있는 것도 그러한 우려를 갖게하는 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전후 45년의 동서냉전에서이기고 걸프전쟁에서도 이긴 미국은 월남전 패배의 열등감을 완전히 씻은 듯 자신감에 차 있다. ◆미국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은 환영할 일인지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과잉되고 자기도취와 오만을 부르며 독주를 가져온다면 세계를 위해서도 미국을 위해서도 불행한 일일 것이다. 소련의 걸프전 중재를 무시해 버린 것도 생각해볼 일이지만 전비부담 약속을 빨리 이행치 않으면 제재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빚쟁이처럼 우방들을 닥달하고 있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 이라크편을 들었다고 요르단 원조도 중단한 단다. 부시의 일본 방문도 취소되고 대우방 경제압력의 강도도 훨씬 높아질 기세다. ◆소련이라는 강적이 없어진 지금 미국의 독주를 견제할 세력은 없다. 그러나 작용은 반작용을 낳게 마련. 불안해진 중·소의 접근이 현저해지고 있다는 소식이고 일·유럽 등 우방들의 단합된 압력과 견제가 필요하다는 소리도 들리는 것을 보면 새질서의 향방이 더욱 불안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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