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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ML주의 포기와 한반도 파장/최평길 연세대교수

    ◎크렘린의 변화를 보고/북한 개혁파 입지 넓어져 체제변화 촉진(특별기고) 소련은 현재 커다란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있다.고르바초프가 54세의 최연소 정치국원으로 소련공산당 서기장이 된 것 자체가 이변이었다.1985년 3월11일 서기장이 되면서 그는 『소련사회를 경제적으로 능률이 있고 사회적으로 자율성이 있는 진정한 인간적 사회주의로 탈바꿈하자』고 주장했다.그래서 90년까지만 해도 인간적 사회주의,즉 스탈린시대의 유물을 청산하고 레닌시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사회주의의 르네상스로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정의되고 제창되었다. 90년에 들어오면서 이같은 애매한 어휘는 다당제·시장경제로의 전환·탈냉전시대에서 방위에만 전념하는 소수 정예군·군수산업의 민수산업으로의 전환·핵무기 감축·각 공화국의 자율권보장등 서방세계에서나 관행이 되는 보다 구체적 개념으로 소련 사회개혁의 표상이 되었던 것이다.그러나 91년 오늘에는 소련사회의 가장 근본적 토대였던 공산당 계급성을 포기하고 말았다. 헤겔의 변증법,상시몽의 사회주의개혁론,영국의 복지경제 이론에 힘입어 1백25년 전에 칼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저술한다.대부분의 임금노동자는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에게 일한 만큼의 대가는 받지 못하고 항상 착취하므로 자본주의 생산방식은 폭력으로 응징되어야 한다는 자본론의 논리는 상당한 매력이 있었다.인류 역사를 가진자와 갖지 못한자의 계급투쟁의 역사로 보는 공산당 이론은 척박한 땅 소련사회에 적응되어 74년이 지나왔다. 그러나 개인의 재산소유가 인정되지 않는 소련은 소수의 공산당 지도층과 관료가 거대한 재산을 통제하면서 공산혁명의 정통성에 의문을 제시하는 민초에게는 생존권 마저 박탈하는 전제정치를 하였다.여기에 미국과의 대결에서 생산비의 우위개념도 없이 군수용의 중공업정책을 추진한 나머지 이제 소련국민은 생필품의 절대 부족상태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다.전체 근로자·노동자의 이익을 대표한다는 소련공산당은 국내외의 압력에 눌려 이제는 더이상 무산자계급을 위해 투쟁하고 그들을 대표한다는 강령을 스스로 포기하고 만것이다. 출발당시에는 개혁진보파였던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어느새 집권정당의 대표로 중도파가 되었고 공산당을 탈당하여 대중정치로 위상을 확보하려는 옐친주도의 민주강령파,그리고 토지를 포함한 사유재산의 인정,주식형 기업의 인정등을 통하여 빠른 시간안에 민주적 사회주의,사회적 민주주의사회로 탈바꿈하고자 하여 야코블레프와 셰바르드나제에 의해 조직되는 공산당내의 온건개혁파가 나오고있다.이것은 바로 공산 일당의 당우위국가는 와해되고,공산당은 다당제 속의 일개 보수정당으로 남을 수 밖에 없는 민주국가의 다당제 정치로 변신하는 신호탄이 된다. 공산당이 무산자계급을 대표하지 않겠다는 것은 계급정당에서 대중정당,국민의 이익표출을 결집시키고 직업적 정치단체로 체질변경을 하겠다는 표시이다.또 고르바초프 대통령은 연방조약과 신헌법이 올해안에 최고회의를 통과하게 되면 연방대통령도 국민투표에 의해 선출될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광범위한 국민지지기반을 가진 대중정당을 조직하지 않을 수 밖에 없음을 인식하고 있다.현재 소련 공산당에는이념적 해체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음은 물론 당의 주요간부가 속속 당을 떠나 대통령실과 정부기관으로,혹은 옐친 진영으로,각 공화국 정부로 일자리를 옮기고 있다.이같은 공산당 해체작업과 다당제의 부상,그리고 대중정당의 지지기반에 근거한 직선제대통령이 지방공화국과 연방공화국으로 확산되고 시장경제가 신속히 정착되게 하려는 일련의 노력은 소련이 서방세계에 현재 요청하고 있는 사회주의 피해 복구를 위한 마셜플랜 지원에 서방이 동정적이게 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제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 르네상스를 부르짖던 초반기의 개혁을 공산당은 무산자를 대변하는 정당임을 포기하는 공산주의 이상향으로 가는 사회주의 자체를 포기하는 2단계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일단계의 와중에서 동구권은 민주화가 되고 시장경제 원리에 따르는 사회가 되었다. 일단계에서 잘 버텨낸 중국·북한·쿠바의 집권당이 공산당 해체라는 이단계 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 민주화 요구의 시련을 이겨내고 고립과 보수회귀를 계속 고수할 수 있는 역행적 체제능력이있을지는 의문이다.천안문사태 이후 실물정치 개혁파인 50대인 천진 시장 이서환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그리고 상해 시장 주용기를 부총리로 배출한 상해·천진에서 만났던 일부 공산당 간부들은 말하기를 『공산당은 변화되고 개혁은 직속되며 공산당이 변모되어 다당제가 되어도 겁날 것이 없다.경제·정치개혁의 업적을 놓고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까지 말하기도 하였다. 북한에는 50년 전후에 소련·헝가리·체코 등에 유학후 경제기업소·지방행정 분야에서 민생 실물정치로부터 정치위원이 된 50∼60대의 개혁파 지도계층이 있다.총리 연형묵,강성산,당 국제부장 김용순,당 재정경제기획통 박남기 등은 남북경제교류를 주장하고 있다.한편 대외무역,경제협력,외교분야에서 국외사정에 정통한 중간관리계층은 북한 대외고립 탈피를 일상 업무처리과정에서 요구하고 있으며,최근 모스크바·부다페스트·동백림에서 유학했거나 유학중인 20대의 대학생,초급 군간부들은 그들이 체험한 동구권의 민선대통령,민선수상을 보고 북한의 차세대 지도자는 다당제에 의해 직전제로 선출되기를 주장한다. 이같은 흐름은 소련의 공산당 해체와 다당제에 의한 직선대통령 선출,여야당이 있는 의회제 정치를 가속화시킬 것이다.북한은 이같은 정치개혁 압력과 시장경제 도입,대외고립 탈피,남북경제교류의 복합적 압력에 놓이게 될 것이고 합리적 자기개혁에 바빠질 소련은 비합리적 체제보존의 들러리는 안할 것임이 확실하다.
  • 외언내언

    전쟁발발 3년1개월 2일만의 일이었다.53년 7월27일 상오10시.휴전협정은 유엔군측 수석대표 해리슨 중장과 공산측대표 남일간에 서명되었다.가벼운 목례조차없이 양대표가 18개협정문서에 서명하는데는 불과 12분이 소요되었다.밖에선 유엔군 전폭기가 판문점근방의 공산군진지를 공격하는 폭음이 식장의 공기를 뒤흔들고 있었다.◆영국의 격언처럼 「전쟁은 죽음의 향연」인가.한국군 14만7천38명에 유엔군 3만5천7백37명,그리고 북한군 52만에 중공군 90만외에 무수한 민간인의 생목숨을 앗아간 6·25는 전쟁전의 경계선과 거의 같은 휴전선의 분단만을 남긴채 그렇게 끝났다.누구를 위한 전쟁이요 무엇을 얻으려는 희생이었던가.◆휴전당시 많은 미국인들은 그것을 「잘못된 시기와 장소에서 치른 잘못된 전쟁」의 부끄러운 종결로 생각했었다.그러나 6·25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냉전이 서방의 완승으로 끝난 지금 6·25에 대한 세계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다.『그것은 소련도 인정했듯이 공산주의가 전후 동구에서와 같은 무력확산을 더이상 할 수 없음을 인식시킨20세기 가장 중요한 전쟁의 하나였다』한 미전문가의 최근 평가다.◆공산위협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대응책은 『팽창을 억제하고 내부모순으로 자멸케 하는것』이란 것은 조지 케넌이 46년에 한말이다.북한의 남침저지는 그 첫시도이며 이때의 희생이 오늘의 베를린장벽붕괴와 세계공산주의해체의 밑거름이 되었다는 것.◆그러나 정작 한반도에선 그희생의 효과가 느린 것이 안타깝다.동·서독은 이미 통일을 했고 소·동구는 민주화개혁이 한창인데 우리는 이제 겨우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을 달성했다.김일성이 동구 민주화를 인정했다는 것이 놀라운 뉴스가 되고있는 수준이다.하나 절망은 말자.봄이 오는 소리는 분명 들리고 있으니까.휴전38주년의 이 아침에 하는 다짐이다.
  • 세계서 가장 긴 휴전… 분단의 벽 언제 헐릴까

    ◎되돌아 본 “판문점 38년”/“냉전의 상징”… 성과없는 회담만 4백60차례 3년1개월이나 계속됐던 6·25전쟁의 휴전협정이 조인되어 전쟁의 포연이 멎은지 38년이 지났다. 강산이 변해도 세번이나 더 바뀔 세월이 흘렀어도 군사분계선을 사이로 남북2㎞씩의 비무장지대는 변함이 없다. 1953년 7월27일 상오10시 유엔군사령관 마크 클라크 미육군대장을 대리한 해리슨중장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김일성을 대리한 남일대장 사이에 체결된 휴전협정발효와 함께 군사분계선이 지나는 휴전회담 회담장을 중심으로 8백m의 원을 그려 유엔군과 공산군의 공동경비구역으로 삼은것이 오늘의 판문점이 되었다. 이때부터 판문점은 세계 뉴스의 초점이되어 왔으며 한반도를 찾는 남북한 방문객의 관광명소가 됐다. 당초 휴전회담은 51년 7월10일 공산측의 통제구역인 개성에서 시작됐다. 공산측의 제의에따라 회담장소를 개성으로 정한 유엔군은 휴게소 건물이나 회의장건물이 모두 공산측의 장악아래 있어 통신이나 경비·왕래 등에 불편함이 많았고 심리적으로도 협상대표들이 압박을 받기도 했다. 51년 10월25일 유엔군측은 당시 군사분계선상에 있는 판문점을 새로운 회담장소로 제의,공산측과 합의를 보아 옮겼다. 대형 군용천막 4개를 급속히 세우고 통신시설과 도로 등을 닦아 회담장을 설치했다. 2년여동안 휴전회담이 진행되는 동안 천막대신 목조건물이 세워졌고 53년 7월27일 역사적인 휴전협정이 이곳에서 조인되었다. 그로부터 38년이 지난 현재 판문점공공경비구역안에는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장을 비롯,유엔군측의 자유의집,평화의집,일직장교실,초소,막사등이 들어서고 공산측에도 판문각,통일각,경비본부초소,막사등과 중립국감시위원회 회의실등 10여채의 건물이 들어서있다.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가 열리는 본회의장은 군대막사형인 단층의 콘크리트건물로 20여평밖에 되지 않는다. 군정위 본회담이 열릴때마다 유엔군측과 공산군측의 내외신기자1백여명과 스위스·스웨덴·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등 중립국감시위원단장교들이 창문을 통해 회의진행을 지켜본다. 휴전이후 4백60여차례의 군사정전위원회 본회담이 열렸으나 합의한것은 아무것도 없이 수사학적인 언어의 전투가 계속되고있다. 유엔군측은 지난1월 군정위 수석대표를 미군장성에서 한국군장성으로 교체 임명 발표했으나 공산군측은 한국이 휴전협정에 조인한 당사국이 아니기때문에 대표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군정위해체론까지 들고 나오고있다. 한국군의 장성이 군정위 수석대표에 임명된이후 본회담이 열리지 않고있다. 공산측은 『조선문제는 조선사람들끼리 풀어가자』면서도 한국군의 대표성을 인정하지 않고있다. 우리 민족은 부끄럽게도 세계에서 가장 긴 휴전의 역사를 갖게됐다. 휴전협정조문속에는 「통일」에관한 언급은 한마디도 없어 이 불안정한 휴전체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 “북한,화학무기도 보유”/일 91방위백서

    ◎핵시설 건설·미사일 장사정화 주력 【도쿄 연합】 북한은 동서냉전 종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총생산(GDP)의 20∼25%를 국방비에 투입,군사력증강과 장비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항공기·미사일의 자체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 최근에는 화학무기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방위청이 25일 발표한 91년도 방위백서를 통해 지적했다. 방위백서에 따르면 북한의 군사력은 ▲육군의 경우 전차 3천5백대를 포함,25개사단 93만명으로 한국군의 1·7배에 달하며▲해군은 잠수함 22척과 미사일 고속정 38척을 주축으로 각종 함정 5백90척(7만3천t)을▲공군은 작전기 7백90대를 각각 갖추고있다. 또 최근에는 핵관련 시설의 건설,지대지 미사일의 장사정화를 위한 연구 개발을 한창 진행 시키고 있다. 북한은 특히 독자적으로 핵무기의 개발을 목표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을 사고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러한 움직임을 단념시키는 것이 이 지역의 안정에 있어서 중요하다고 방위백서는 강조했다.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했으면서 이 조약상의 의무인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보장조치 협정의 체결을 여전히 이행하지 않고 있는데이 협정의 조기 체결,이행이 강력히 요망되고 있다. 특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이 백서는 비무장지대를 끼고 1백40만명의 지상군이 대치하고 있는 가운데 장기적인 경제부진과 지도자의 후계문제등 갖가지 불안요인을 안고 있는 「북한의 내정」도 한반도 정세를 불투명하게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 김일성의 현실판단(사설)

    북한이 스스로 변화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나무위에서 물고기를 찾는 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그것은 김일성주석이 그가 창시한 독특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주민들을 강압적으로 통치해왔기 때문에 그자신이 사고의 대전환을 보여주지 않는한 북한의 변화도 가망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것이다.북한은 최근 유엔가입 신청,핵안전협정체결수용등 대외정책에서는 긍정적인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이러한 조짐들을 김일성주석의 사고의 전환이나 정책변화의 시도로 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국내외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였다. 새로운 세계질서의 구축을 위해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는 국제조류속에서도 「우리식대로 살자」는 폐쇄적인 주체이념과 「하나의 조선」이라는 체제논리에 집착,개방과 개혁을 한사코 거부해 왔기 때문이다.그런데 그가 대내외정책의 중대변화를 시사하는 몇가지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는 사실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만한 태도변화로 생각한다.보도에 따르면 북한을 방문중인 일본의원들과의 회담에서 김일성주석은 동구의 민주화를 인정하면서 『사회주의 기치를 버리지는 않겠지만 우리도 지구상의 일개국가인만큼 지구의 움직임과 함께 행동해 나가겠다』고 피력했으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북한의 불가침선언제의와 우리정부의 삼통(통신·통상·통행)협정제의를 절충해서 타결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한다.그의 발언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될지는 두고 보아야겠지만 국내외의 현실을 솔직히 인정하면서 이를 점진적이나마 수용하겠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하고 싶다. 우리는 김일성주석이 동구의 민주화를 인정했다고 해서 본질적인 변화를 추구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그가 개방과 개혁을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밑으로부터의 욕구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이루어질 것이므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그러나 고립과 폐쇄의 틀에서만 안주해오던 그가 뒤늦게나마 시야를 넓혀 한반도와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정세를 바르게 인식하고 차근차근 변화의 길을 모색해나간다면 이땅에는 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조성될 것이며 새로운 세계질서의 구축에도 이바지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김일성주석이 폐쇄와 개방의 갈림길에서 개방의 몸짓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경제난 타개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정치적 명분보다는 경제적 실리를 추구하는 정책을 계속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우리는 그의 이같은 현실판단을 환영하면서 남북관계에도 보다 과감한 변화가 있기를 기대한다.그리고 그 변화를 오는 8월27일 평양에서 열리는 제4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보여주었으면 하는 것이 우리의 바람이다.대외적으로는 현실노선을 지향하면서 남북관계에서만 냉전구도를 고집하는 것은 북한체제의 이중성을 스스로 노출시키는 결과밖에 안되며 북한의 대외적인 이미지개선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짓임을 깨달아야 한다. 김일성주석의 슬기로운 결단을 다시한번 촉구하면서 그 결단이 지금으로서는 고뇌의 선택이 될 수 밖에 없겠지만 언젠가는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스스로 기뻐할 날이 올 것임을 우리는 확신하고 있다.
  • 동남아에 대한 우리의 관심(사설)

    변화하는 국제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적극 참여하기 위한 세계의 움직임이 분주하다.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외무장관회의 및 확대회담(PMC)도 그러한 노력의 동남아시아판으로 세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이번 아세안회의는 캄보디아사태의 해결기운과 필리핀 미군기지의 축소등 탈냉전의 세계조류가 동남아의 분위기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는 점에서 종래와는 다른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었다.유럽공동체와 북미자유무역지대 구상,중남미의 이베로 아메리칸회의등 범세계적인 지역보호주의무드 팽배에 따르는 위기감의 고조도 오늘의 동남아 상황이다.결성 24년의 아세안도 이제 새롭고 강화된 위상을 모색하고 정립해야 할 중요한 전환점을 맞고 있는 것이다. 오늘의 동남아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동아시아경제권 구상을 제창했으며 이번 회의의 의장국인 말레이시아 마하딜총리의 발언이라 할 수 있다.『냉전후 화해와 협력시대를 맞았으나 새로운 불안이 고개를 들고 있다.그것은 지역보호주의다.지난 10년간 아세안은 캄보디아문제에 너무 집착했다.이젠 내외의 경제문제에 도전해야 할 때다.경제블록화가 아니라 자유롭고 다각적인 무역을 지향하는 보다 넓은 지역의 경제통합을 검토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6개회원국의 견해가 완전일치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세안을 아태자유무역의 중요거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기대에는 견해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우리는 동남아와 아세안의 이같은 새로운 분위기와 변화의 동향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아세안 6개국에 미·일·가·호·EC·뉴질랜드등 6개역외협의상대국 확대외무장관회담(PMC)에 금년부터 우리 외무장관도 참석하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라고 생각한다.우리의 정치·경제성장발전과 북방외교 성공의 결실로서 한국이 국제사회의 중요국가들로부터 유수한 협력파트너로 인식되고 있는 결과인 동시에 우리에 대한 동남아제국의 기대의 표시이기도 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동남아는 미·일·서구와 중·소등 북방 지역에 이은 우리의 중요한 관심과 이해관계지역이다.무역면에서 총교역규모가 1백억달러를 넘고 있으며 투자도 90년말 현재 10억1천2백만달러로 우리 해외투자 총액의 27.3%를 차지하고 있다.지정학적으로 동남아는 중동 석유수입의 관문에 위치하고 있다.동남아의 경제적 번영과 안보는 우리의 그것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것이다.그러한 동남아의 지역회의에 발언권을 갖고 적극적이고도 건설적인 참여를 한다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일이 아닐수 없다. 아무튼 이번 회의를 통해 미·일·중·소등의 이 지역에 대한 새로운 관심을 확인할수 있었다.특히 이지역의 새안보협의체구성을 제의하는등 일본의 관심은 비상한 것이었다.뒤늦은 참여지만 우리도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수 있었던 것은 인상적이었다.동남아에서 우리의 입장은 미·일·중·소 어느 경우보다 유리하다 할수 있다.그런 입지를 더욱 발전시키고 활용하는 적극적인 동남아외교의 강화를 기대한다.
  • “「통일대행진」 끈기갖고 성사 노력”/김창식 행사준비위장 인터뷰

    ◎“작은 부문선 과감히 양보할 터” 『대북관계의 증진과 교류확대엔 인내와 시간이 필요합니다.자주성과 일관성이라는 큰 틀은 지키되 작은 것은 우리가 먼저 양보하고 북측의 억지 주장에 대해선 끈기를 가지고 설득해 나간다면 북측 태도도 조금씩이나마 달라지리라 믿습니다.그런 뜻에서 「통일대행진」제의에 대해 23일 북측의 흔쾌한 참여를 다시 한번 촉구할 생각입니다』 지난 19일 82개 민간단체 대표자회의에서 「통일대행진」행사준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창식위원장(민족통일중앙협의회 의장)의 말이다. 이미 26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있을 준비회의에 참석할 우리측 대표 7명의 인선까지 끝낸 김위원장은 무슨일이 있어도 「통일대행진」만은 성사시켜야 한다며 회담·행사준비를 진두지휘,복중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그러나 대북제의가 있을 때마다 늘 그랬듯이 구속중인 전민련과 전대협관계자들의 선석방을 요구조건으로 내비치고 있는 북측태도에 김위원장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실망은 이릅니다.북측은 「하나의조선」정책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고 강변하다가 유엔가입방침으로 급선회하는 등 말과 행동에 괴리를 보이고 있습니다』 김위원장은 그래서 「통일대행진」제의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 뜻을 간접적으로 시사했음에도 불구,북측이 「부분수용」이라는 또다른 몸짓을 보여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김위원장은 북측이 제의한 「범민족대회」「국토순례대행진」제의를 왜 남측이 수용하지 않고 역제의를 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북측이 주장하는 이들 행사는 통일을 염원하는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북측이 끌어들이려는 대상은 반정부단체와 그 소속인사들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한마디로 북측은 대남정치선전차원의 집회를 주장하는 겁니다』 추진주체나 행사성격으로 보아 북측 제의는 정치행사지만 우리의 「통일대행진」제의는 남북의 주민들이 같은 민족으로서 서로 만나고 이해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민족대화해 조치를 담고 있다는 주장이다. 김위원장은 북측이 개방과 화해의 국제조류에 부응하지 못하고여전히 냉전논리에 얽매여 있는 것은 「이데올로기 수정」의 역기능을 겁내서라고 진단했다.김위원장은 그러나 『북측이 남북관계개선을 바라는 주변국가들의 요청을 언제까지 외면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변화의 가능성을 낙관한다고 말했다.
  • 「아태협력체」 모색… 남방외교 본격화

    ◎이 외무 아세안 순방의 의미/경협증진·새 공동체 구성을 타진/확대회담 첫 참석,국제정치 발언권 확보 이상옥외무장관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확대외무장관회담 참석과 동남아3국 순방은 「아시아·태평양시대」에 대비한 「남방외교」를 본격화하는 것이라 할수 있다. 특히 한국이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처음으로 참석하는 것은 한·아세안 협력관계가 공식화된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은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필리핀·태국·싱가포르·브루나이 등 6개 아세안정식회원국과 역외협의대상국으로 지정된 주요국가의 외무장관이 참석해 국제정치·경제 및 지역협력문제를 협의하는 지역협력체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89년11월 정치부문을 제외한 부문별 대화상대국으로 참여해오다 지난1월 아세안 상임위원회에서 완전대화상대국으로 승격시킴으로써 미·일·캐나다·호주·뉴질랜드·유럽공동체(EC)등 역외국가와 함께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참석하게 됐다. 이장관이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참가,아세안및 선진 6개국과 국제문제 전반을 정기적으로 논의하게 됨에 따라 국제정치현안에 대한 발언권을 확보했다고 할수 있다. 이번 확대외무회담 참가로 정치적·상징적 중요성 못지 않게 한·아세안 경제협력이 더욱 증진될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통상·투자·관광 뿐 아니라 기술이전 개발협력 인적자원 육성 등 제반 분야에 대한 양자간 협력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된 것이다. 아세안 국가들은 경제발전을 위해 한국의 기술과 경험을 필요로 하고 있다.또 아세안 회원국들은 석유 천연고무 원목 등 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우리의 주요자원 안정공급면에서 상부상조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아세안 총교역규모는 지난86년이후 연평균 증가율 31.3%를 나타내 꾸준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대아세안 투자도 88년이후 급격히(약8배) 증가했으며 제조업분야(54.5%)에 집중되고 있다. 이번 확대외무회담 참석국중 EC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아태각료회의(APEC) 참가국이다.따라서 아태지역내 선진국과 개도국간 교량역을 맡으려는 우리 입장에서이번 회담참석은 APEC과 아세안의 위상을 설정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장관은 참가국 외무장관과 개별회담을 갖고 노태우대통령의 아태협력체 구상을 설명,이에대한 각국의 반응을 타진한뒤 오는 8월 APEC 고위실무자회의(서울)와 제3차 APEC회의(서울)에서 노대통령의 구상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나타야마(중산) 일외상은 이번 회담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지역안보문제협의를 위한 「이사아안보포럼」창설을 제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는 일본의 경제적 영향권내에 들어있는 아세안을 기반으로 그들의 경제력에 상응하는 정치적 영향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는 일단 일측의 설명을 들어본뒤 대응하겠다는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호주·캐나다등과 함께 APEC을 중심으로 아태협력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인만큼 일본측의 제의에 반대입장을 나타낼 것으로 관측된다. 콸라룸푸르에서 이장관과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에 앞서 열리는 아세안 6개국 외무장관회담에 옵서버자격으로 초청됐던 전기전중국외교부장및 마슬류코프 소부총리와의 회담 가능성도 점쳐져 왔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결국 성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중외무장관회담은 오는 9월 제46차 유엔총회장에서나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24차 「아세안회담」 뭘 논의하나/세계경제 블록화 대응방안 강구/자유무역지대 설치등 타결은 어려울듯 제24차 동남아국가연합(ASEAN) 6개회원국 외무장관회담이 19·20일 이틀간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에서 개최된데 이어 한국 미국 일본등 7개 주요 무역대상국을 포함한 13개국의 ASEAN 확대외무장관회담이 22일부터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세계경제의 블록화 움직임에 따른 적극적인 대응방안과 냉전종식시대에 걸맞는 지역안보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어서 지대한 관심을 모으고있다. 경제분야의 주의제는 태국이 제안한 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창설과 필리핀이 내놓은 아세안 무역협정,말레이시아가 제시한 동아시아경제그룹(EAEG) 등 3가지다. 10년 이상 끌어온 아세안 자유무역지대 창설문제는 전체무역량의 20%에불과한 회원국간 교역량의 증진을 위해 회원국내의 관세장벽을 철폐하자는 것으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지지하고있으나 당장 실현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따라서 이 문제는 내년 1월 싱가포르에서 열릴 제4차 ASEAN 정상회담에서 시작목표시점을 10∼20년후로 한다는 원칙적인 합의선에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아세안무역협정은 제안국인 필리핀 자체가 경제의 자유·개방화에 가장 미온적이라는 이유때문에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고있다. 동아시아경제그룹은 아세안회원국외에도 한국 일본 중국 대만 홍콩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을 포함해 확대지역경제협력체제를 구축하자는 것으로 가장 첨예한 문제로 부각되고있다.92년말로 예정된 유럽공동체(EC) 통합과 멀지않아 실현될 미국 캐나다 멕시코의 북미자유무역권,18·19일 멕시코에서 열린 중남미 21개국 정상회담에서의 경제협력 강화선언 등 세계경제의 블록화추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더이상 EAEG의 출현을 늦출수 없다는 논리를 내세워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 지지하고있다.그러나 미국 등 대상에서 빠진 국가들은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 12개국으로 89년 발족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각료회의(APEC)와 상충된다는 이유 등을 들어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다.EAEG의 핵심이 돼야할 일본도 기본적으로 아시아경제가 세계경제와 고립돼서는 곤란하다는 입장에서 미국의 눈치를 보며 주저하고 있는 실정이다.따라서 매사를 만장일치로 처리해온 관례에 비춰볼때 이번 회담에서는 새로운 제안이 승인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무의미하지만은 않을 격렬한 토론이 예상된다. 미국이 필리핀의 클라크 미공군기지를 포기하고 수비크만해군기지만 10년간 연장사용하기로 지난 17일 협정을 체결했고 소련이 베트남의 캄란만등 동남아지역에 배치된 병력을 감축하겠다고 선언한 시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는 안보분야에서는 5가지 제안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의 나카야마 타로(중산)외상은 22일 기조연설에서 ASEAN확대외무장관회담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안보문제 등을 협의하는 「정치적대화의 장」으로 전환시키고 참가국 차관급 또는 국장급으로 실무협의기구를 구성하자는 현실적인 방안을 제의할 예정이다.소련이 제의한 미국 소련 중국 일본 인도 등 5개국이 아시아태평양안보계획을 마련하는 방안과 호주 캐나다의 환태평양협력기구 제안은 미국으로부터 소련의 영향력 확대 기도 또는 비현실적인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얻고있다. 이번 ASEAN외무장관회담에는 소련과 중국의 고위관리가 사상 최초로 옵서버자격으로 참가,적극적으로 교섭을 벌이는 등 이지역과의 교류증진에 대한 양국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중국이 지난해 인도네시아 등과 수교함으로써 브루나이를 제외한 ASEAN 5개회원국 모두가 소련·중국과의 외교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67년 발족된 ASEAN의 회원국은 84년 독립한 브루나이를 포함해 6개국으로 총인구 3억명이고 전체 국내총생산은 2천억달러이며 교역의 70%이상이 아시아태평양지역과 이뤄지고있다.
  • 노 대통령,「유엔헌장의무 수락서」 서명

    ◎“남북한 화해·협력의 출발점” 노태우대통령은 19일 상오 청와대집무실에서 『나는 대한민국을 대신하여 대한민국이 국제연합헌장에 규정된 제반의무를 수락하고 이를 이행할것임을 국가원수의 자격으로 엄숙히 선언합니다』라는 역사적인 「유엔헌장의무수락선언서」에 서명했다. 노대통령은 이날 상오11시47분 서명절차를 지켜보던 기자들이 유엔가입에 대한 소감을 묻자 『건국후 43년동안 냉전의 냉엄한 국제현실속에서 우리 국민의 소망은 유엔가입과 통일 두가지였다』고 말하고 『이제 그중 하나인 유엔가입이 실현되게 됐다』며 깊은 감회를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우리의 유엔가입이 눈앞에 다가오자 오늘 아침 나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어느나라대사가 유엔사무총장국으로 자기 나라를 지원해줄것을 요청하더라』고 소개하면서 『이는 벌써부터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것을 말하는것』이라고 흐뭇함을 표시했다. 노대통령은 남북한유엔가입으로 한반도긴장완화와 통일여건에 어떤 변화가 올것이냐는 질문에 『유엔의 기능과 역할이 바로분쟁당사국을 화해와 협력으로 이끌어나가는것』이라고 지적한뒤 『그러한 유엔의 권능과 분위기때문에 남북한간에도 지금까지 풀지못했던 화해와 신뢰및 동질성회복의 물결이 미쳐오게 될것으로 본다』고 기대와 함께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노대통령은 김대중신민당총재가 김영삼민자당대표와는 유엔에 함께 갈 수 없다고 밝혔다는 말에 『김총재가 농담을 한것이겠지요』라고 조크로 받아넘기면서도 『유엔가입은 국민적 축제이므로 모두 함께 가는것이 좋지않겠느냐』며 여야대표의 유엔동행방문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노대통령은 또 「43년만의 경사인데 우리의 유엔가입일을 임시공휴일로 하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면서 『언론이 국민여론을 잘 경청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노대통령은 이어 본관대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이상옥외무장관과 노창희유엔대사가 배석한 가운데 김용식·김동조·한작욱씨 등 전직외무장관 및 유엔대사 14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노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앞으로 유엔회원국으로서 우리의 능력과 국제적 위상에 상응하는 역할과 기여를 적극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특히 『이번 우리의 유엔가입은 북한도 함께 유엔에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남북한이 대결과 대립에서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말하고 『남북한의 유엔가입은 한반도 통일이 이뤄지기전까지의 잠정적인 조치인만큼 남북한은 국제무대에서 민족의 공동이익을 위해 협력하여 궁극적으로는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해나가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대통령은 『이제 남은 과제인 통일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외교적 노력을 가속해나가면 90년대중반까지는 결정적인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어 『우리의 유엔가입은 모든 국민의 참여와 지지속에 축복받아야 할 국민적 경사로서 국민적인 화해와 화합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이와함께 『유엔테두리에서 남북한이 대화의 폭을 넓히는 협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는 방안에대한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보고하라』고 이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
  • 미·소 전략무기 감축합의(사설)

    국제정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여러가지 사태의 전개에 고무감 같은 것을 느낀다.그동안 대결의 상대였던 소련의 대통령까지 초청한 가운데 열렸던 선진7개국(G7)정상회담이 유엔 중심의 평화·협조질서 강화를 다짐하고 소련의 개혁에 대한 지지와 지원을 약속한 것과 때를 같이해 미국과 소련은 17일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을 타결하고 월말쯤 모스크바정상회담에서 조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탈냉전의 세계적인 평화 공존·공영의 국제질서 형성에 크게 기여할 바람직한 사태의 전개가 아닐 수 없다.특히 START의 타결은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이후 9년의 곡절끝에 이루어진 성사다.핵무기,전략무기의 보유제한이 아니라 감축이라는 점에서 현대군축사상 처음있는 획기적인 일이며 역사적인 사건으로까지 평가할 만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라 할 수 있다.이번 협정이 조인과 비준을 거치게 되면 미소는 앞으로 7년간 3단계에 걸쳐 보유핵탄두 수를 1만2천개와 1만1천개에서 1만4백개와 8천개로 줄이며 그 운반수단도 그에상응해 감축하게 된다.현재 보유 전략핵무기의 30%이상씩을 감축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냉전시대를 일관해온 핵증강 경쟁시대가 끝나고 군사적 탈냉전의 핵감축시대가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고르바초프의 개혁과 신사고로 조성된 세계적 탈냉전의 화해·공존·협력의 분위기를 군사적으로도 뒷받침하고 구체화하는 보증서 같은 것이기도 한 것이다.탈냉전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미소 불신의 남은 꼬투리를 제거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미소 공히 국내보수파의 반발이 예상되긴 하나 이 협정성립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 과중한 군사비 부담에서의 해방에 있는 만큼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부시와 고르바초프의 정치목적 차원에서도 이 협정은 조속히 성사시킬 필요가 있는 것이었다.부시에겐 92년 재선을 위한 중요한 밑천이며 고르바초프에겐 절실한 구미지원을 확보키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관문이기도 한 것이다. 협정조인을 위한 부시대통령의 모스크바 방문도 미소관계와 국제정세의 순조로운 전개란 측면에서환영할 일이다.처음이 되는 부시의 방소는 어려운 처지의 고르바초프 입장을 강화시켜 줄 것이 틀림없다.고르바초프개혁의 성공과 미소관계의 순조로운 발전은 세계는 물론 동아시아와 한반도정세의 바람직한 전개를 위해서도 필요불가결한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소련의 신사고외교가 아시아에서도 충분히 반영되기를 희망한 G7의 성명이 남북한 유엔가입과 고위급회담재개및 북한의 핵사찰수용에도 깊은 관심을 보인 사실을 주목하고 있다.마지막 남은 냉전유산인 분단 한반도의 문제가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닌 세계의 현안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미소군축등 긍정적인 세계정세의 전개가 한반도에서도 이미 엿보이기 시작한 고무적인 조짐들을 더욱 발전시키는 자극제요 밑거름이 될 것으로 우리는 믿는다.
  • 고르비의 「런던연기」/박강문 파리특파원(오늘의 눈)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온다니까 기자들이 경찰의 통제선 뒤에 빽빽이 몰려들었다.기자회견장인 퀸 엘리자베스2세 회의장에 오는 것을 가까이 보려고 기자로서 보다는 구경꾼으로서 나와있는 것이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서방신문들은 「고르비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자기 나라에서는 니콜라이2세 황제 이후 가장 인기가 없는 지도자라고도 한다는데 서방세계에 나오면 환대에 싸인다. 동서 냉전이 시작된 이래 소련의 최고지도자로서 서방세계를 다녀간 인물은 그 말고 흐루시초프가 있었다.독설가로 유명했던 흐루시초프는 서방청중들에게 『당신들을 매장해 버리겠다』고 고함쳤었다.욕하는 얼굴에 박수를 보낼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고르바초프는 소련의 커다란 변화 그 자체다.영국의 어느 칼럼니스트는 고르바초프의 서방접근은 표트르대제의 업적에 비견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런던서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회의에 초대되어 왔다.그의 처지는 까다로운 처남들이 진을 치고 있는 처가집에 사업밑천을 빌리러 가는 사위와도 흡사한 것이었다. 그는 런던 도착 전에 사업계획서 비슷한 것을 밑엣사람을 시켜 슬쩍 보여주었으나 별로 신통한 반응을 얻지 못했다.특히 미국은 노골적으로 실망을 나타냈다.여러나라 언론은 고르바초프의 참담한 실패를 보도했었다. 그런데 그가 막상 런던에 날아와 웃음가득한 얼굴로 정상들을 만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시큰둥하던 부시 미국대통령은 전략무기 30% 감축약속이라는 선물을 받아서인지 우호적인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고르바초프는 미소 밑에 아주 빠른 계산을 감추고 있는지도 모른다.고르바초프는 웃으면서 나타나 더 큰 보따리를 끌러 보였다.연극의 클라이맥스를 응용했을까.그는 고등학생때 연극반이었다.그는 명연기자일 수도 있다.
  • 「핵공포」 탈출 첫 걸음… 동서군축 새 이정표

    ◎9년만의 「전략무기협상」타결 안팎/99년까지 미 25%·소 35% 전략핵 폐기/미 군사력 우위 유지… 「신질서」 계속 주도/9년 줄다리기에 지쳐 당분간 새 협상은 없을듯 부시 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대통령은 17일 런던의 G­7회담장서 START,즉 전략핵무기 감축협상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냉전시대의 마지막 유산가운데 하나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이달말 모스크바 미소정상회담에서 공식 조인할 전략무기 감축협상은 작년11월 조인된 유럽배치 재래식무기(CFE)감축협정및 1987년의 중거리 핵미사일(INF)감축협정과 더불어 강대국의 대결 논리와 핵 전쟁으로 인한 인류 절멸의 공포를 크게 줄인 것이다. 이는 또 미소관계의 변화에 따라 진전과 후퇴를 거듭했던 군축협상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것이기도 하다.전문가들은 미소가 지루한 협상으로 지쳐있기 때문에 앞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야 새로운 군축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고르바초프는 지난 82년 이후 9년간을 끌어온 이 협상의 타결을 「미소의 공동승리」라고 불렀다.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서방의 경제지원이 절실한 소련의 아쉬움 때문에 START가 미국측에 유리하게 타결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동구 공산주의의 몰락,바르샤바조약 동맹 해체,소련경제의 와해,미국과 서구에서 고조된 군사비 축소 압력 등이 미소양국에 대해 군비축소를 강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금 미소는 냉전종식과 함께 지역분쟁 해결에 협력하고 있어 지난 62년의 쿠바위기와 73년의 중동전 때처럼 핵전쟁 일보전까지 치달을 가능성도 사라졌다.따라서 세계는 이라크나 북한과 같은 독자노선을 추구하는 국가들의 핵개발 가능성과 소련의 위협이 사라짐으로써 새롭게 제기된 문제,즉 누가 이 막대한 분량의 핵무기를 통제할 것인가에 더 많은 관심을 쏟아야 할 판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이달말 모스크바 미소정상회담에서 공식 조인될 전략무기 감축협상은 미소가 지난 4년사이에 타결한 3번째 군비통제 협정이다.이 협정에 의한 실질감축규모는 그리 크지 않으나,유럽 재래식무기 감축협정및 중거리미사일 감축협정과 더불어 미소의 군사력 균형을 앞으로 「미국 우위」로 바꾸는 근간이 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최근의 미소군축협정은 모두 소련의 미본토공격 능력을 감소시키는 한편 미국의 대소 군사억지력은 그대로 보존시키고 있다.전문가들은 『이제 소련은 명목상으로만 미국과 동등한 초강국일 따름』이라고 지적하며 『미국은 걸프전 승리이후의 팍스 아메리카나 정책 즉 미국 주도하의 신세계질서 구축을 더욱 강력하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START는 강대국의 전략무기 증강에 대해 제한을 가해왔던 과거의 군축협정과는 달리 현재의 보유 핵무기 가운데 약 30%를 실질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이 골자다. 이 협정의 감축대상은 상대방 영토에 도달할 수 있는 운반수단,즉 지상 발사 미사일은 물론 항공기·잠수함 등에서 발사되는 미사일과 이에 탑재하는 전략 핵무기를 모두 망라하고 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오는 99년까지 단계적으로 미국은 전략 핵무기 숫자를 현재보다 25%가 적은 9천개로,소련은 35%가 적은 7천개로 각각 줄여야 한다. 특히 소련은 정확도와 엄청난 투사 중양때문에 서방에 가장 위협적인 전략핵무기로 간주돼온 SS­18대륙간 탄도미사일 보유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인 1백54기로 감축하는 동시에 핵탄두 수도 1천5백40개 이하로 줄여야 한다.미국 역시 약3천개의 핵탄두를 줄여야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이러한 감축 이후에도 미소 양국은 상대방을 몇차례 파멸시키기에 충분한 핵화력을 계속 보유할 것이기 때문에 이들 잔류 핵무기를 누가 어떤 방법으로 통제할 것인지의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 미국은 아직도 소련이 유럽을 공격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말한다.그러나 이 협정이 비준 발효되면 소련의 군사 작전 여지는 많이 줄어들게 된다. 근년에 가속화된 군비 축소는 고르바초프집권(1985년 1월)전에 많은 사람들이 생각했던 것 보다 더 큰 군사력 감축을 소련에 가져왔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미국과 소련은 1987년 12월 체결된 INF조약을 통해 핵무기시대 개막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모든 부문의 핵무기 제거에 합의했다.INF는 소련에 대해 미국보다 4배나 많은 미사일의포기를 요구했고 또 소련을 사정권에 둔 유럽배치 미군 지상 핵 미사일을 전면 폐기시킴으로써 유럽에서 핵 공포를 제거했다.바로 지난달에 미소 두나라는 사정거리 3백∼3천4백마일인 INF 미사일의 폐기를 끝냈다. 작년 11월 23개국 수뇌가 서명한 유럽배치 재래식군비 감축협정은 우랄 산맥에서 대서양에 이르는 유럽 지역에서 탱크·대포·장갑차·공격용 헬리콥터·전투기의 숫자를 제한하고 있다.이 조약도 유럽의 비핵무기 부문에서 소련이 오랫동안 누려온 우위를 제거한 것이었다. 미소 양국은 START 비준 과정에서 각기 국내 정치적 진통이나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없지 않다.부시 미대통령은 의회내의 극우 보수 세력의 반대를 극복해야 한다. 또 START 협상에서 소련이 더 많은 양보를 했기 때문에 고르바초프대통령이 직면할 군부 보수세력의 반발과 위협은 더욱 심대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 아세안 외무회담/오늘 말련서 개막

    【콸라룸푸르 AFP 연합】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19일부터 2일간 일정으로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서 갖게 될 연례회담에서 지역안보 강화 방안에 관해 처음으로 협의할 것이라고 18일 외교소식통들이 말했다. 이들 소식통은 비공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 아세안의 이번 안보회담에서는 세계적인 전략의 변화와 냉전의 종식,그리고 캄보디아 내전의 해결 가능성 등으로 앞으로 동남아지역에서의 안보에 관해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다는 아세안내의 의견에 초점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아세안의 한 고위 외교관은 『아세안이 경제협력체로서의 성격을 띠고자 노력해 왔지만 앞으로 새로운 동맹체는 아니더라도 어떤 형태이든 안보질서를 검토,이를 구축할 시기가 됐다고 보는 견해가 있다』고 말했다.
  • G7의 「정·경·군축선언」 요지

    ◎외채탕감·동구에 G7시장 개방 확대/공동가치에 바탕,국제협력관계 강화 서방선진 7개국(G­7)정상들은 16일 냉전종식과 걸프전 이후 새로운 국제질서의 중요한 가이드라인이 될 정치선언및 군축선언을 채택한데 이어 17일 소련의 정치·경제개혁을 지지하고 소련을 세계경제안으로 끌어들인다는 내용의 경제선언을 발표했다.런던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경제선언과 정치선언및 군축선언을 요약했다. ▷경제선언◁ ▲실질금리 인하정책,계속적인 재정적자 감축노력과 소비자 선택폭의 제고,물가 인하,기업부담 완화를 위한 경제적 경쟁력 확대 등이 필요하다. ▲자원분배를 왜곡시키고 공공지출의 확대를 초래하는 정부보조금은 규제돼야 한다. ▲관세및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의 감독하에 금년말 이전에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해야 한다. ▲세계 에너지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연구개발 촉진 및 에너지 거래와 투자를 위한 장벽 제거,환경 및 안전기준 강화가 필요하다. ▲동유럽 경제개혁 지원을 위한 노력 재다짐의 일환으로 동유럽 국가들과 국제통화기금(IMF)간 연계를 환영하고 동유럽에 대한 민간투자를 고무하고 이들 국가가 G­7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한다. ▲소련의 경제개혁을 지지하며 소련 경제상황의 악화에 우려한다. ▲대부분이 채무국들인 빈국을 위한 사안별 부채탕감을 확대하고 제3국 및 부채문제와 관련한 IMF의 역할이 중요하다. ▲마약수요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경제회복 조짐이 점증하고 있고 무역 및 경상수지 불균형 현상도 개선되고 있으며 보다 강력하고 효과적인 유엔체제와 무기의 이전 및 확산에 대한 관심을 확대해야 한다. ▷정치선언◁ ▲G­7(선진7개국)과 EC(유럽공동체)는 평화적이고 정의로우며 번영하는 세계의 이상에 대한 확고한 공약을 재확인한다.G­7은 유엔을 바탕으로 공동의 문제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과 국제체제의 강화를 촉구한다. ▲유엔안보리와 국제사회가 평화회복 및 갈등해소의 역할을 수행한다. ▲이라크가 모든 유엔안보이결의들을 이행하고 이라크국민과 인접국들이 협박과 탄압,또는 공격의 두려움없이 살 수 있을 때까지 이라크에 대한 제재조치들을 존속시킨다. ▲유고슬라비아 국민들은 스스로 그들의 장래를 결정해야만한다.그곳의 상황을 우려하며 폭력행위의 중단과 영구적인 휴전 및 군의 병영복귀를 요구한다. ▷군축선언◁ ▲재래식 무기거래=대다수 국가들이 적절한 수준의 안정보장을 위해 무기 수입에 의존해야하며 자위권이란 고유의 권리가 유엔 헌장에 승인돼 있음을 인정한다.그러나 지난 걸프 전쟁은 한 국가가 자위에 필요한 수준을 넘어 막강한 병기를 보유할 경우,평화와 안정이 손상될수 있음을 보여주었으며 우리는 그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못하도록 보장키로 결의한다.모든 국가가 완전공개,협의,행동이라는 3대 원칙을 준수할 경우 그같은 진전이 이루어질수 있다고 믿는다. ▲핵,생물학및 화학무기 확산 방지 ①핵부문=핵확산방지 조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핵확산방지조약 비서명 국가들에게는 이 협정에 서명할 것을 촉구한다. ②생물학 무기 부문=오는 9월 열릴 생물학 무기 검토회의가 기존의 신뢰 구축 조치를 확대하고 효과적인 검증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기존 협약 조항의 이행을 촉진시키는데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③화학무기 부문=화학무기 확산을 방지하는 최선의 길은 강력하고 포괄적이며 효과적으로 검증될 수 있는 화학무기 금지 협약을 위한 협상을 성공시키는 것이다.
  • 런던 G7정상회담 무얼 남겼나

    ◎경제회담 탈피… 정치·군축에 “큰 비중”/한반도·중동등 지역평화 심도있게 논의/소 지원·UR협상등은 큰 테두리만 합의 서방선진7개국(G­7)정상회담이 17일 경제선언 채택과 함께 3일간에 걸친 협의를 모두 끝마쳤다.이번 정상회담은 동서냉전 종식과 걸프전 뒤의 새로운 국제질서 모색을 위해 세계의 지도자들이 공동협조하기 위한 기본틀을 마련한 회담이었다는 점과 함께 사상 처음으로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초청돼 G­7 정상들과 회담을 가짐으로써 동서관계사에 새 장을 열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할수 있다. 이번 회담은 특히 종래 경제정상회담으로 불리던 G­7회담의 성격에서 탈피,「재래식 무기와 핵및 생물·화학무기의 확산방지를 위한 선언」과 같은 군축선언을 채택하는 한편 중동평화 정착을 위한 방안 마련등 지역평화 모색을 심도있게 다룬 정치선언을 채택했으며 경제선언에서는 우루과이라운드의 연내타결이란 큰 정치적 목표에만 합의했을뿐 세부적인 사항의 타결은 실무협상에 맡긴다는 태도를 견지,다른 어떤 때보다도정치성이 짙은 회담으로 기록될수 있는데 이는 새 국제질서 창출에 대한 각지도자들의 공통된 염원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수 있다. 이번 런던회담의 주요내용을 간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정치선언◁ 런던회담에서 채택된 정치선언의 초점은 유엔의 기능을 강화,새로운 세계질서가 유엔의 주도아래 정착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점이라고 할수 있다.이는 지난 걸프전쟁때 유엔이 서방지도국의 단합과 소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신속한 대응을 함으로써 걸프전쟁 해결에 크게 기여했다는 인식아래 유엔이 보다 강력하고 효율적으로 운영될수 있게 만듦으로써 유엔주도 즉 서방선진국들 주도의 새 국제질서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볼수 있다.특히 이스라엘과 아랍간의 분쟁해결등 중동에서의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이 이번 정치선언에서 높이 평가될만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군축선언◁ 이번 런던회담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G­7회담 사상최초로 전쟁방지를 위해 군축선언이 채택됐다는 점이다.특히 유엔의 주관하에 세계의 무기등록 작업을 추진한다는 제안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핵확산금지조약을 강화·확대한다는 제안도 세계평화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할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서방의 대소지원 문제◁ 17일 채택된 경제선언은 소련을 세계경제에 동참·통합시키기 위해 지원을 제공할 준비를 갖출 것이라는 모호한 지원약속만으로 돼있어 일견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지원약속을 받아내지 못한 것으로 보여질수 있다. 그러나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16일 기자회견을 통해 『고르바초프대통령이 「빈손으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점과 함께 앞으로 G­7 회담의 의장이 소련지도자와의 회담을 매년 갖기로 하고 소련에 IMF(국제통화기금)와 세계은행에의 준회원국 자격을 부여키로 합의한 점은 G­7국들이 아직 대소지원의 구체적인 방안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소련과의 협의를 통해 대소지원을 구체화시킬수 있는 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보다 중요한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한반도문제의 언급◁ 메이저 영국총리는 16일 G­7회담 의장성명을 통해 남북한의 유엔가입과 남북고위급회담의 조속한 재개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는 한편 북한의 조속한 핵안전협정 체결및 핵사찰 수용을 촉구했다.한반도문제가 G­7회담에서 논의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북한의 핵개발 위험이 최근 국제적 관심사로 부각된데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가 국제정세에서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런던회담에선 또 미소간의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 타결여부도 중요한 관심사로 부각됐다. 결국 이번 런던 G­7정상회담은 소련에서 시작된 「신사고」를 지구전체로 확대시킴으로써 새 질서를 확립하고 동서화합의 실질적인 출발점이 될수 있는 회담이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수 있을 것이다.
  • 9년만에 START 조인 눈앞에

    ◎미­소 「핵무기 무한 경쟁시대」 막 내리다/서방경원 다급한 고르비,군축서 큰 양보/마지막 남은 탄두 투사 중량문제도 진전/양국 강경파 반발… 서명후 의회비준때 진통 겪을듯 미국과 소련간의 전략무기감축협상(START)이 타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베이커 미국무장관과 베스메르트니흐 소련외무장관은 워싱턴에서 4일간의 협상을 벌인 뒤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9년 동안의 긴 여로가 이제 정말로 종착역에 도달하고 있다』며 한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제외하고 모든 이견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런던 서방선진 7개국(G­7)정상회담후 17일 있을 부시 미대통령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간의 회담에서 START협상이 타결되고 모스크바 미소정상회담이 이달말 또는 내달초 개최돼 이 자리에서 협정이 조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미소가 지난 82년 착수한 이래 9년만에 마무리한 START협상은 지상·공중·해상에서 발사되는 장거리전략핵의 탄두수를 30%씩 감축하는 것이다.이미 타결된 유럽주둔재래식무기감축협상(CFE)화학무기감축협상과 함께 미소간3대 군축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START가 마무리됨으로써 세계는 핵경쟁시대에서 핵감축시대로 바뀌는 명실상부한 냉전종식의 전기를 맞게됐다. 이번 START 마무리는 지난85년 고르바초프 집권과 함께 시작된 소련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이 동구권의 민주화와 동서독 통일을 일궈낸데 이어 군사력중 가장 핵심인 핵무기분야의 경쟁포기를 통해 냉전종식을 완전히 정착시킨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예전의 핵무기 현상유지단계를 뛰어넘어 오히려 감축단계로 접어들게 됐기 때문이다.이로써 미국의 전략방위구상(SDI 일명 별들의 전쟁)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막바지까지 양국간에 의견대립을 보인 문제는 ▲미사일 발사 실험 정보 교환 ▲기존 미사일에 적재된 핵탄두수 축소 방안 ▲START가 허용하는 새로운 미사일의 정의 등 3가지 기술적인 문제들이었다. 이 가운데 첫번째 문제는 실험용으로 발사된 미사일이 지상관제소로 송신할 때 암호를 쓰지 말자는 미국의 제안이 받아들여졌다.이제까지는 미국이 주로 해상에서 실험을 해 소련은 선박을 통해 자료수집이 용이한 입장이었던데 반해 미국은 소련이 주로 지상에서 실험하기 때문에 정보수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두번째 이견은 최대 3개까지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국의 마이뉴트맨 미사일에 1개만,최대 7개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는 소련의 SSN­18 미사일에 3개만 감축적재하도록 하는 등 각각 3종류씩의 핵탄두적재 감축대상 미사일을 양해하기로 했다.이런 방식으로 감축되는 핵탄두의 총수 상한선은 미국이 주장한 2천1백50개와 소련의 1천개중 소련쪽에 가까운 1천2백50개로 결정됐다.미국은 소련이 핵탄두를 감축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원상복귀시키지 않을까 우려해왔다. 유일하게 아직까지 미결상태로 남아있는 신형미사일 정의 문제도 나름대로 상당한 진전을 보고 있다.START는 새로 개발하는 미사일은 규제하지 않고 있으나 이미 개발,배치된 미사일의 경우 탄두탑재부분의 투사중량을 미국은 30%,소련은 15% 증가시킨 것을 신형미사일로 규정할 것을 주장했으나 21%로 하기로 절충됐다.문제는 탄두부분투사중량의 정의와 관련,소련이 대기권에 재돌입하는 부분에 한정하자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유도장치 등을 포함한 탄두부분 전체의 투사중량으로 규정하자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량이 작고 성능이 좋은 핵탄두를 새로 개발할 수 있는 미국은 엄청난 비용이 드는 새미사일을 개발하느니 기존구형을 개량해 투사중량만 조금 늘려 START에 규제받지 않는 신형미사일이랍시고 내놓으려는 소련의 기도를 가능한 한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는 얼핏보면 지극히 기술적이고도 지엽말단적인 분야 같지만 실제로는 START의 규제를 받지 않는 향후 핵경쟁의 균형여부를 가름할 매우 중요한 것이다.미국은 또 소련이 기존 미사일을 개량해 이미 생산단계에 이른 신형미사일을 의식,투사중량을 높게 규정하려고 애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핵전략은 미국이 ▲해상발사순항미사일 3백67개 ▲공중발사순항미사일 1천6백개 ▲폭격기탑재 단거리미사일 2천6백8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5천56개 ▲대륙간탄도미사일 2천4백50개등 총 1만2천8백1개이며 소련이 ▲해상발사순항미사일 1백개 ▲공중발사순항미사일 7백20개 ▲폭격기탑재 단거리미사일 6백16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2천8백10개 ▲대륙간탄도미사일 6천5백95개 등 총 1만8백41개다.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이 해상 및 잠수함발사미사일 위주로 총량에서 다소 앞서있는 반면 소련은 지상발사 미사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실정이다.때문에 미국이 유효한 검증방법이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해상발사핵순항미사일의 숫자와 검증방법에 구체적제한을 하기 보다는 제한의지만 천명하자고 주장하는 등 서로 우위분야를 규제대상에서 제외시키려 드는 바람에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왔다.START가 타결되면 미국은 9천개,소련은 7천개로 핵탄두 보유수를 줄여야 한다. 이같이 중대한 START협상이 급진전을 보인 것은 현재 위기에 처해있는 소련의 대폭 양보에 의해 가능했다.고르바초프의 입장에서는 소련경제개혁의 필수요소인 서방세계의 경제지원을 G­7 정상회담에서 얻어내야할 절박한 필요를 느껴 베스메르트니흐 외무장관을 워싱턴으로 급파한 것이다.군사력 감축을 통한 예산절감의 효과도 지대하다. 그러나 START가 조인된다 하더라도 미소양국내 의회의 비준과정에서 적지않은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사정거리 5천5백㎞ 이상의 장거리핵무기를 10% 감축한다는 내용으로 지난 79년 조인된 전략무기제한협정(SALT)의 비준을 거부,파기시켰던 미상원의 반대파들은 『협정안이 미국에 유리하게 돼있다』고 시인하면서도 냉전이 종식된 현실에 비춰볼 때 보다 과감한 감축을 요구하거나 소련을 불신하고 있으며 소련 군부내의 강경파들은 고르바초프의 지나친 양보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START협상 타결은 고르바초프에게 또다른 정치적 시험대가 될지도 모른다.
  • “한반도통일 결정적 기회/90년대 중반엔 도래 확신”

    ◎노 대통령,미지와 회견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노태우대통령은 16일 발간된 미계간지 「러더스」가을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90년대 중반까지는 한반도통일의 결정적인 기회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하고 『이러한 통일기반의 구축이 나에게 주어진 역사적 임무라고 믿고 이를 위해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대통령은 또 『국제냉전구조의 붕괴와 독일통일,북한내부의 정치·경제상황 악화 등 제반요인을 고려해 볼때 북한은 개방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며 90년대 중반 통일가능성을 전망했다.
  • “남북 「통일대행진」갖자”/최 부총리,대북 제의

    ◎8·15∼31일… 문화축전행사 함께/국내외 동포 2천명 참가/올 추석엔 70세이상 상호 고향방문/“25일까지 준비위 구성,26일부터 판문점서 논의” 정부는 15일 오는 8월15일부터 31일까지 광복절을 기념하는 「통일대행진」을 갖자고 북한에 공식 제의했다. 최호중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은 이날 남북대화사무국에서 대북 성명을 발표,남북의 각계 각층과 해외동포 등 2천명이 참가해 광복절 경축행사와 국토종단대행진·통일기원제·통일문화축전 등을 남북이 공동 개최하는 「통일대행진」을 갖자고 제의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남북이 각각 오는 25일까지 행사준비위원회를 구성한 뒤 26일부터 30일 사이에 판문점에서 각 5명내지 7명의 양측 실무대표들이 참가하는 회담을 열어 구체적인 추진방안을 논의하자고 밝혔다. 정부는 아울러 오는 9월22일 추석을 기해 지난해 민족대교류선언에 따른 방북신청자 가운데 최소한 70세이상의 이산가족들만이라도 고향방문을 할 수 있도록 하자고 북한측에 촉구했다. 정부는 또 「통일대행진」행사와 관련,『만약 북한측이 우리 제의를 전면 받아들이기 어렵다면 이중 선택적으로라도 호응해 나오기를 바라며 북한측의 건설적인 제안이 있으면 이를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부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동서냉전체제가 붕괴되고 화해와 개방의 새로운 조류가 넘치고 있는 이때 남북간에도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를 이루어 통일을 앞당기는 새로운 돌파구를 시급히 마련해야한다는 것이 7천만 온 겨례의 한결같은 염원』이라고 강조하고 『행사는 민간행사로 추진하되 쌍방 당국의 주선과 지원,그리고 보장하에 실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 “광복잔치 함께”…교류의 물꼬트기/정부의「통일대행진」대북제의 배경

    ◎정치인 토론등 북 제안 대폭 수용/인적왕래 확대로 신뢰회복 겨냥/북의 대남정책 변화 조짐… 성사 기대 정부가 15일 내놓은 「통일대행진」남북공동개최제의는 노태우대통령의 「밴쿠버지시」(7·6)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제5기 출범회의 개회사」(7·12)의 내용을 구체화한 조치라는 형식을 띠고 있다. 정부당국은 특히 『남북간의 인적왕래와 교류는 상호신뢰와 이해를 증진하고 민족적 유대를 잇는 지름길』이라고 말하고 이번 제의는 「정치인 학자 언론의 대토론회」등 북한이 기존에 내놓았던 제의를 전진적으로 수용한 것이어서 과거의 그 어느 제안보다 성사 가능성이 높다고 밝히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 1년간 남북간에 총리회담이 3차례 열리는등 인적·물적교류가 크게 늘었으며 유엔동시가입결정,우리측 IPU(국제의원연맹)대표단의 방북허용등 북한의 대남혁명노선의 기조가 일부 수정되고 있는 듯한 조짐이 엿보이기 때문에 북측이 이번 대북제의에 호응해 올 가능성도 높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부당국의 이같은 전향적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이번 대북제의에 북한측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 이유로 첫째 북한이 대남혁명전략으로 구사해온 인민대 인민의 대화(예를들어 범민족대회개최 주장)와 당국간 대화(고위급회담재개 제의)의 병행추진전략을 포기했다는 뚜렷한 증거를 발견할 수 없으며 둘째 남북간 인적교류의 확대가 곧 북한내부체제의 동요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토대로 이를 거부해온 북측의 방침역시 쉽게 바뀔 수 없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 정부는 이번 제의를 내놓게 된데 대해 『8·15를 계기로 남북이 함께 하는 경축행사를 공동주최하는 방안을 강구하면서』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이점 역시 이번행사의 공동개최를 어렵게 하는 근본적인 요인이 될수 있다. 즉 우리 당국은 8·15 광복이 우리 민족의 자결노력과 연합국의 승전에 의한 것이라고 보는데 반해 북한은 김일성주석의 항일빨치산활동의 결과라고 주장하는 것과같이 남과북이 근본적으로 역사관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 사안에 대해 함께 축하하는행사를 벌일 수 있느냐 하는 의구심이 당연히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정부가 이날 발표한 대북제의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통일대행진」은 우선 8월15일 판문점에서 거행되는 「광복절을 경축하는 기념행사」로부터 시작된다.「통일대행진」참가자 전원은 이날 판문점에 모여 경축사 행진대선서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31일까지 「국토종단대행진」에 들어간다. 대행진은 15일부터 23일까지의 8박9일은 북측지역에서,23일부터 31일까지의 8박9일은 남측지역에서 진행된다. 「통일문제대토론회」는 행진기간중인 17일과 24일 평양과 서울에서 각 1회씩 두차례 열리며 「통일기원제」는 20일과 28일 백두산과 한라산에서 각각 갖는다. 이어 행진참가자 전원은 「통일대행진」행사의 마지막 날인 31일 판문점에 다시 모여 「향토음식잔치」「민속예술한마당」등의 「통일문화축전」을 연후 해단식을 갖게 된다. ◎「통일대행진」 대북제의 성명 1945년 8월15일은 우리 겨레가 나라를 되찾은 기쁨과 감격의 날이었습니다.그러나 그날은 또한 국토분단과 동족상잔으로 이어진 어두운 역사의 출발이기도 하였습니다. 오는 8월15일은 이 광복의 날로부터 46주년이 되는 날입니다마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아직도 통일조국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동서냉전체제가 붕괴되고 화해와 개방의 새로운 조류가 넘치고있습니다.이와 때를 같이하여 남북간에도 긴장을 완화하고 화해를 이루어 통일을 앞당기는 새로운 돌파구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7천만 온겨레의 한결같은 염원입니다.이 염원을 받들어 우리는 다음과 같은 제의를 하면서 북한측으로부터 긍정적인호응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우리는 금년 광복절을 기념하는 「통일대행진」을 오는 8월15일부터 8월31일까지 남북공동으로 성대하게 거행할 것을 제의합니다. 우리는 ▲8월15일 판문점에서 「광복절을 경축하는 기념행사」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남북을 종단하는 「국토종단대행진」을 갖는 가운데 ▲평양과 서울에서 두차례의 「통일문제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백두산과 한라산 정상에서 「통일기원제」를 가지며 ▲8월31일 판문점으로 돌아와 향토음식잔치와 민속예술한마당 등 「통일문화축전」을 갖는 것으로 이 행사를 끝맺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 「통일대행진」 행사에 남북의 각계 각층과 해외동포들을 망라하여 한쪽에서 1천명씩 모두 2천명 정도의 인원이 참가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서울과 평양에서 개최되는 「통일문제 대토론회」에는 남북 쌍방에서 각기 50명씩의 정치인·학자·언론인 그리고 해외동포 대표들이 참가하면 될 것입니다. 이상과 같은 남북 공동주최 「통일대행진」은 민간행사로 추진하되 쌍방 당국의주선과 지원,그리고 보장하에 실시해야 할 것입니다.이를 위해 남북 쌍방은 각기 「행사준비위원회」를 조직하고 오는 26일부터 30일 사이에 판문점에서 남북 각기 5명 내지 7명의 실무대표들이 참가하는 회담을 개최할 것을 제의합니다. 우리의 이번 제의는 그동안 제기되었던 북한측의 제안들을 적극 수용한 것으로서 북한측이 이를 받아들이는데 별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아울러 우리는 누구보다 뼈아픈 고통과 불행속에 살아온 1천만 이상가족들의 피맺힌 한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리는 작년 「민족대교류」 선언에 따라 6만1천3백55명에 달하는 많은 인원이 북한방문을 신청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금년 추석을 전후하여 이들 가운데 최소한 70세 이상의 이산가족들만이라도 자유왕래의 방법으로 고향방문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북한측의 성의를 촉구합니다. 우리는 「통일대행진」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고 고령이산가족들의 고향방문길을 터서 민족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 통일의 날을 앞당기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유엔가입과 국회의 합창(사설)

    대한민국의 유엔가입을 위한 「유엔헌장수락동의안」이 13일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됨으로써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의 새 이정표가 마련되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더욱이 김영삼민자당대표와 김대중신민당총재가 나란히 찬성토론에 나섬으로써 좋은 모양새를 보인것 또한 의의있는 일이라 하겠다.비록 양김씨는 오늘의 결과에 대한 다소의 공다툼 양상을 보이면서도 전반적인 토론내용속에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제고되었음과 남북유엔동시가입이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교류확대,그리고 통일로 이어지는 매우 중요한 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는 모습을 보여 국민들을 흡족케 했다.그동안 흔히 보아오던 여야대결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돋보였다고나 할까. 극심한 대결구도속의 남북이 화해와 대화를 적극 모색하는 시점에서 비생산적이고 대결적인 과거 정치의 구태가 탈바꿈되어야 한다는 점이 오늘의 국회가 시사해준 바 라고 생각하고 싶다. 북한이 이미 유엔에 가입신청을 했고 우리도 국내외 절차를 거치는과정에 있어,올가을 남북한유엔동시가입이 확실해진 지금 우리는 깊은 감회속에 새로운 각오를 다짐하지 않을 수 없다. 소련을 비롯한 동구의 공산주의가 몰락하고 동서냉전이 화해의 물결속에 녹아버리는 역사적 변화와 국제환경의 변경을 재빨리 포착한 정부의 노력은 이제 빛을 보고 있다.특히 6공들어 노태우대통령이 주도한 북방정책은 이제 하나하나 결실을 맺고 있으며 앞으로 남북문제에도 적극적 영향을 줄 것이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에서 자족할 수는 없다.국제정세가 더욱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될 전망이고 국민들의 통일욕구가 더욱 고조되는등 내외의 여건들을 감안한 정부·국민의 합일적 노력이 가중되어야 할 것이다.다시 말해 정부와 정치권이 보다 정신을 차리고 국민적 합의를 얻어가며 슬기롭게 풀어가야 할 일들이 많다. 우선 우리의 국제적 위상을 더욱 높이는 문제가 중요하다.우리나라가 평가받는 점은 경제발전과 민주화의 진전이라고 할수 있다.이 양축을 더욱 세차게 밀고 나가야 한다.그러나 수출드라이브정책으로 경제발전을 이룬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국제경제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만만치가 않다.또 민주화작업도 혼란과 무질서라는 극심한 부작용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양축을 제대로 굴려나가려면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진정시키고 협력을 얻는 노력을 배가시켜야 할 것이다.우선 정부와 여야를 포함한 정치권이 도덕성을 회복하는데 전력을 쏟고 구태의 정치패턴에서 벗어나 자신들을 위함이 아닌 국민일반을 위한 생산적 정치를 지향하겠다는 의지와 가시적 행동을 보여줌이 필요하다 하겠다. 또 남북통일을 외치는 이 마당에 그동안 누적된 병폐인 동서지역간의 감정을 해소하는 노력이 보다 확실하게 시작돼야 마땅하다. 대외적으로는 남북의 공존공영과 통일에 이르는 길을 국제사회에 제시하고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명확한 대화와 교류의 방안을 제시하는 일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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