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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자장수로 변장…들풀로연명/모윤숙씨/명사들의「6·25체험」기록내용

    ◎어린 자녀들과 떨어져 단신 피난길에/유진오씨/온갖 고문·사상교육 받고 겨우 풀려나/복혜숙씨/평양까지 끌려갔으나 미공습때 도주/황신덕씨 「6·25」의 의미가 퇴색해 가고 있다. 불행한 것은 아예 6·25를 모르는 세대도 있다. 급변하는 세계사의 흐름과 탈냉전의 조류속에서 6·25를 거론하면 구태의연한 발상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다. 이런 가운데 현민 유진오 박사,여류시인 모윤숙씨,왕년의 대스타 복혜숙씨,당시 서울신문 정치부장 김영상씨등 사회지도층인사들의 소중한 6·25체험기록이 발견돼 관심을 끌고있다. 그들이 겪었던 한계상황와 심경을 반추해보는 것은 오늘날 또다른 의미를 부여해준다. 체험기록내용은 다음과 같다. ○폭력에 대한 항의/이건호 고대교수 서울이 함락되고도 집에 숨어있었다. K씨로부터 공산주의자들이 인민위원회를 열어 소위 반동분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학살한다는 소식을 듣고 서울을 뜨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이미 한강다리가 폭파됐고 또한 공산군들의 만행이 심각해 피난을 떠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집에 숨어라디오를 들으면서 전황을 파악했다. 두명의 공산군이 어떻게 알고 은신처에 나타났다. 체포될 뻔했으나 그중 한명이 내책으로 공부한 법학도여서 그의 도움으로 위기를 면할 수 있었다. ○나는 진정 살아있나/모윤숙씨 25일 정오 평양방송으르도 서울역에 전화를 했다. 당시 평양방송은 국방군의 북침으로 전쟁이 터졌다고 보도하고 있었다. 서울역에서는 괴뢰군이 38선을 전면 남침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북괴 내무성 경찰에게 추적을 당하게 됐다. 감자장수로 변장,남쪽으로 피난하면서 들풀과 밭의 곡식으로 연명했다. ○서울에서의 탈출/유진오 박사 50년 6월25일 둘째딸로부터 전쟁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38선에서 흔히있는 총격사건으로 대수롭지않게 생각했다. 다음날(26일)공무원 훈련원에 강의하러 가는 도중 비로소 진짜 전쟁이 발발했다는 것을 공식 확인했다. 암담한 심정으로 K씨를 만나러 민중서관으로 갔다. 27일 정부가 수원으로 이동했으며 국군의 이동행렬을 보면서 전황이 몹시 불리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집에 돌아와어린 네자녀를 친척집으로 피신시키고 큰아이들과 집사람을 집에 남겨둔채 피난길을 떠났다. ○내려앉은 방공호/황신덕씨 6월28일 아침 서울이 함락된 것을 보고 인민재판에서 사람들이 처형돼 불안해 하던 중 7월25일 낯선 사람들에게 체포됐다. 7월30일 트럭에 실려 평양으로 실려갔다. 도중에 황해도 남천의 인민법정에 수용돼 사상교육을 강제로 받고 개조센터라고 부리는 수용소에 감금됐다. 조사를 받는 동안 안면이 있는 인사 3백여명을 보았다. 10월초 유엔군의 공습이 심해지자 10일쯤 이름도 모르는 장소로 끌려다녔다. 그러다 어느 굴속으로 데리고 들어갔다. 집단학살을 당할 것이라고 예상,죽음을 각오하고 있는데 갑자기 부근에 공습이 있어 이때다 싶어 정반대쪽으로 마구 달렸다. ○여배우가 겪었던 일/복혜숙씨 27일 밤 10시쯤 딸과 함께 피난을 떠나기 위해 의사인 남편과 헤어져 한강을 건너던 도중 김인선 검찰총장 가족과 만나 함께 가게 됐다. 안양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수원·천안을 거쳐 시댁이 있는 홍성에서 머물던중 김총장은 정부가있는 대구로 떠나고 나는 다시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친척이 만들어준 위조신분증을 갖고 서울로 향하던중 8월19일 청양에서 체포돼 경찰서에 감금되어 심문을 받게 됐다. 조사관은 김총장이 숨어있는 곳을 대라고 온갖 위협과 고문을 자행했다. 28일 밤9시에 다시 중부내무서로 연행돼 온갖 고문을 받은뒤 특별선전교육을 받도록 명령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피로 뒤범벅 된 부상자치마를 입고/박순천씨 6월25일 아침 공산군의 침략소식을 듣고 긴급 소집된 국회에 참석,끝까지 서울을 사수하기로 한 결정에 따르기로 하고 서울에 남아있었다. 7월8일 정치보위부로 옮겨져 심문을 받은뒤 13일 다른 6명과 함께 석방됐다. 유엔군이 서울을 수복할 때까지 피묻은 치마를 입고 변장,숨어 지냈다.
  • 북한핵 제재와 한미안보협력(사설)

    북한의 「핵」문제는 지금 세계적인 관심과 주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징과 평화,국제적인 안보문제와 관련하여 북한의 핵개발 및 보유가 문제로 되고 있는 것은 그것이 갖는 평화파괴적이고 공격적인 성향때문 일 것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북한의 핵개발 저지와 관련,북한의 핵개발위협이 없어지지 않는한 주한미군 감축을 무기한 연기키로 한 것은 「북한 핵」에 대처하는 한미양국의 대응책이 얼마나 단호하고 강인한 것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북한으로서는 핵을 개발해서도 안되고 보유해서는 더구나 안되며 지금 당장 핵개발을 포기하고 아울러 국제적인 핵사찰을 수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체니 미 국방장관은 『미군감축계획의 연기를 북한에 대한 효력 유무를 떠나 미국의 대한안보공약이 변함없이 지속될 것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번 아시아태평양 각료회의에 참석했던 베이커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이 현재로서 동북아의 안보에 있어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위해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미측의 의지를 다시 한번 읽게 된다. 때마침 북한이 한반도에서 핵무기와 화학·생물학무기를 제겨하자는 우리측 비핵화선언에 원칙적으로 동의할 것이라는 외신보도가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로서 북한이 그들 핵개발 포기의사를 보이지는 않는다. 결국 이 문제에 관한한 이제 택일의 기로에 있게 됐음이 분명하다. 즉 세계를 적으로 하여 핵개발을 계속함으로써 결과적인 몰락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핵개발포기,핵사찰 수용으로써 평화유지와 개방의 의지를 보여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구성원이 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한반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원칙적으로 동의할 것이 아니라 전폭적으로 동의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보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 기회에 「북한의 핵」이 갖는 파괴적 의미를 다시 한번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국제적인 확증과 검증을 토대로 할때 북한은 빠르면 6개월내에,늦어도 93년이나 94년초까지 핵무기를 갖게될 게 틀림없다. 그렇게 되면 무엇이 문제인가. 한마디로 한반도 안보상황은 엄청난 지각변동을 하리라는 것이다. 핵무기를 손에 넣으면 북한은 더욱 공격적인 경향을 보일 것이다. 더구나 핵관리능력이 구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을 갖는다면 과거 드리마일이나 체르노빌 경우같은 핵사고에 무방비상태일 수 밖에 없다. 그야말로 핵의 공포가 한반도와 동북아일대에 짙게 드리우게 되는 것이다. 세계는 이미 냉전적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되고 있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아직도 냉전의 화석에 짓눌려 있다. 북한의 핵집착은 그 긴장의 두께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밖에 이번 한미안보회의는 북한핵이외 한미공동안보협력에 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발표됐다. 한반도 및 동북아의 새질서구축과 정치군사정세의 안정토대로서 한미 안보협력이 더욱 다져져야 하리라고 본다.
  • 시대이념 실천하는 선비정신 피력/서건일편집국장 대통령 회견기

    ◎“사회 모든 계층을 통합 조화시키는 지도자 구실 다하겠다는 의지 확인” 청와대는 밝고 따뜻했다.11월 20일 우리나라 최고의 「권부」를 찾는다는 긴장감,그래서 딱딱하고 뭔가 짓눌릴 것만 같던 예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그것은 뜻밖의 발견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크고 화려하리라던 신축 본관은 무척이나 아담했고 그 안의 벽면을 가득채운 대동여지도,잘 그려진 한국화들은 마냥 풋풋한 정취를 담고 있었다.접견실은 2층에 있었고 50평 남짓했다.필자는 아무런 검색을 받지 않고 비표도 달지 않은 채 그곳에 이르렀다.참으로 변한것이 많구나 싶다.정각 상오11시. 『안녕하세요』 조용히 가라앉은 그러나 친숙감을 더해 주는 목소리.노태우대통령의 웃음 띤 모습이 다가왔다.필자는 문득 어질고 지식있는 큰 선비의 얼굴을 떠올리고 있었다. 『사회 시대가 격변해감에 따라 언론사도 어려움이 많겠지요.국가이익과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자 하는 입장에서는 더욱 그러하겠지요』 그러면서 노대통령은 한 시대의 고뇌를 거르며 서울신문이 전향적 미래지향적 제작에 기울이고 있는 사명감과 주도적 역할에 대해 평가했다.시대변화에 맞춰 신문의 특성화,개성화도 이루어져야 하며 정부를 반대하고 비판하면 좋은 것이고 정부가 하는 일을 지지하면 그른 것처럼 여기는 편견은 이제 없어져야 할 것이란 말도 했다. 대통령의 미소와 친근감에 대한 얘기가 동석한 정치부장(강수웅)에 의해 이어졌고 경제부장(장정행),사회1부장(이중호)에게도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하문과 더불어 자신의 집념과 소신을 잔잔히 피력했다. 대통령은 줄곧 일본이 그처럼 경제를 발전시킨 역사적·문화적 배경에 대해 언급하며 우리도 훨씬 더 잘될 수 있는 요인이 많은데도 왜 그렇지 못한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대통령은 언젠가 일본의 역사소설가인 시바 료타로(사마료태낭)가 조선왕조가 일본의 막강했던 도쿠가와(덕천)시대보다 수백년간이나 더 오래 지탱할 수 있었던 힘의 원천에 대해 물었을 때,기꺼이 「선비정신」이라고 대답해준 적이 있다고 했다.그것은 일본의 사무라이정신과는 사뭇 다른것으로 옳은 것을 밝히고지키며 실천하는 인격과 양심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그러한 선비가 관직에 올라 임금을 보필하고 은거해서는 서민대중들에게 도를 가르침으로써 위·아래로부터 존숭을 받았다. 말하자면 사회의 가치를 실현하고 제시하는 주체로서 전통사회의 모든 계층을 통합 조화시키는 중심의 구실을 했기에 5백년 왕조의 역사는 가능했다는 것이었다.현대적 의미에서도 오늘날의 모든 지식인 사회지도자들이 시대사회의 가치와 도덕성을 개인 내면이나 사회질서 속에서 확립하는 원천으로서 「선비의 임무」를 다할 때 나라는 아무 탈없이 굳건하게 발전하게 될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였다. 『민주주의 하기가 어렵고 그 대가 또한 너무 비싸다는 얘기도 듣고 있습니다.그렇지만 걱정만 하면 안됩니다.국민 모두가 이래서는 안되겠다고 의식하고 의욕을 되살려 내야지요』 민주주의의 기틀을 다지고 발전시키겠다는 원칙과 노력이 옳은 것이라면 자신은 끝까지 참고 나아갈 것이며 그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정확히 평가해 주리란 말을 잊지 않았다. 『경제도 마찬가지입니다.더이상 나빠지면 안된다는 기업인 근로자들의 상황인식이 일어나고 있습니다.이제 우리는 냉전체제의 와해와 더불어 분단의 고통을 극복해 나갈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상황변화를 향한 마지막 진통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러한 시대이념을 이끌어 가는 옛날의 선비,지성인의 구실을 다해줄 것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당부했다.그렇게 말하는 대통령의 맑고 따뜻한 웃음을 보며 필자는 옛날의 한 큰 선비의 어질고 꿋꿋한 얼굴을 다시한번 떠올렸다.
  • 노 대통령 본지 창간 46돌 특별인터뷰

    노태우대통령은 서울신문 창간 46주년을 하루 앞둔 21일 청와대에서 본사 서건일편집국장과 특별회견을 갖고 경제질서확립,북한의 핵개발저지를 포함한 한반도안보상황,민자당의 차기대권 후보결정,개각문제 등 국정전반에 관한 구상을 밝혔다.이 자리에는 이수정공보수석과 본사 강수웅정치부장·장정행경제부장·이중호사회1부장및 청와대 출입 김명서기자가 배석했다. ◎“북한체제 한계상황… 금세기내 통일 될것”/자주·평화·민주 3원칙 따라 통일추구/「북한핵」 외교적 해결… 군사제재 불원/북측 주장 「비핵지대화」 외세개입 자초/「한국방위의 한국화」 위해 군구조 개편/북한서 원하면 「두만강 특구」 개발 적극 협력… 경제개방 유도 ­한반도 주변 상황과 북한의 변화조짐 등에 비추어 볼때 통일은 이제 희망의 단계를 넘어 현실의 단계로까지 접근해 가고 있는듯 합니다. 금세기내에 통일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씁하셨습니다만 통일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보시는지요. 또 현상황에서 통일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통일문제 남북관계◁ ▲한반도의 상황은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한반도 바깥과 그 주변에는 냉전이 종식되고 있습니다. 이 세계를 갈라온 냉전체제가 와해되었음은 물론 우리가 추진해온 북방정책의 진전으로 지난날 북한의 동맹국이던 소련과 동유럽 모든 나라들이 우리와 우호협력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이웃 중국과도 교류·협력하는 관계가 날로 확대,발전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분단의 고통을 가져온 것도… 그것을 오늘에 이르게 해온 것도 냉전체제였습니다.냉전체제의 와해는 곧 한반도 분단상황의 종식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제 문제는 북한의 변화가 언제,어떻게 이루어지느냐는 것입니다. ○인적·물적교류 확대 공산체제가 소련과 동유럽 모든 나라에서 무너지고 중국도 개방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이러한 상황에서 북한만이 극단적인 폐쇄노선을 고수할 수 없을 것입니다.북한이 완강한 반대태도를 전환하여 우리와 함께 유엔에 가입한 것도 북한의 변화가 이미 시작되고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북한은 내부적으로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폐쇄체제에 한계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북한간에 교류협력하는 관계를 이루려 합니다.남북한이 상호신뢰하는 바탕위에서 공존공영하는 관계를 이루는 것은 평화적 통일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중간단계이기 때문입니다. 남북한의 동포들이 서로 오가며 서로가 서로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관계를 이루게 되면 우리 민족의 강한 결집력에 비추어 통일의 과정은 가속화될 것입니다. 순리에 따른 이러한 통일의 과정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북한체제의 비현실성입니다.그들은 폐쇄노선과 대남적화전략을 바꾸지 않고 있을 뿐아니라 핵무기개발을 에워싸고 국제적인 의무의 이행을 거부하고 있어 세계적인 우려와 불안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상황이 변화를 향한 마지막 진통이라고 생각하며,경직된 체제에 변화가 시작되면 그것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봅니다. 한반도의 분단은 다음 세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며 통일의 경정적인 전기는 모두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빨리 올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남북한간 관계의 발전을 통하여 평화적인 통일이 이루어지기보다 동유럽과 같이 북한의 공산체제가 급격히 붕괴함으로써 통일의 기회가 올것이라는 관측이 국내외에서 우세한 것같습니다. 대통령께서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경직된 북한체제가 어떻게 변화할지에 관해서는 아무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그것은 북한의 체제가 급변하는 세계와 주변정세에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느냐… 또한 북한이 어떻게 내부문제를 해결하느냐와 직결된 문제인 것입니다. ○흡수통일 원치 않아 우리로서는 북한이 당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발전할 수 있는 길로 나아가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이러한 바탕 위에서 북한이 우리와의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화합을 실현하도록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바라지만 그것이 점진적이고 질서있게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우리는 북한에서 내부적 혼란이 야기되거나 그들 스스로가 수습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로 폭발되는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그것은 북한 동포들에게 불행을 초래할 수 있을 뿐아니라 한반도와 이 지역에 뜻하지 않는 위험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마치 우리가 독일식의 흡수통일을 원하고 있는 것처럼 경계하고 있으나,우리는 그것을 추구하고 있지 않습니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최근 한반도의 해결방식으로 2+4,즉 남북한과 미소중일 6개국 회담의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 구상이 한국의 반대로 철회되었는데 우리가 이에 반대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한반도문제는 어디까지나 한반도의 당사자들이 자주적으로 해결하여야 합니다.남북한 문제에 미소중일등 주변강대국이 참여하게 되는 것은 민족적 자주성에 배치될 뿐 아니라 통일한국의 장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은 일입니다.우리는 우리 민족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의지와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한반도의 통일을 자주·평화·민주의 원칙에 따라 성취해야 한다는 것은 시대정신이며 역사의 소명이라고 믿습니다. 독일문제의 해결을 위해 2+4방식이 적용되었으나 독일과 한반도의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입니다.독일은 2차대전의 패전국으로서 전후처리에 있어 4대강국의 간여를 수용할 의무를 졌으나,우리는 이와 전혀 무관한 입장입니다. 미국측도 6자회담의 구상은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포기토록 하는 방안으로 검토해본 것이지 한반도 문제의 해결이나 통일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백히 했습니다.즉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도록 미국·소련·중국·일본등 모든 방향으로부터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이 문제에 관한한 한미간의 이견은 없으며 완전한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졌습니다. ­대통령께서는 1988년 10월 유엔총회연설에서 「동북아 평화협의회의」를 제의하셨습니다. 이 구상과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말하는 6자회담에는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내가 제의한 동북아 평화협의회의는 한반도 문제만을 논의하기위한 회의가 아니라 냉전의 대결이 지배해온 동북아시아에 평화와 협력의 질서를 정착시키기 위한 여러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논의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서울에서 열릴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이 통일과정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이를 위해서는 우리측이 보다 유연한 태도를 보여 구체적 합의를 도출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제5차 서울회담의 전망과 우리측의 입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평양에서 열린 제4차 고위급회담에서 남과 북은 「남북사이의 화해및 불가침과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를 마련하기로 합의를 본바 있습니다. 판문점실무회담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협의하고 있는 중이지만 우리측은 합의서에 실효성이 보장되는 남북간의 불가침,교류협력등 핵심사항이 명시되고 그것이 실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음달 서울에서 열리는 제5차 회담에서 남북관계 개선을 이룩할 합의서가 채택될수 있도록 우리는 신축성 있고 유연한 태도를 취하고 있습니다. ▷북한핵 주한미군◁ ­「11·8 비핵화선언」에 대해 북한은 반대입장과 함께 미군철수,미국의 핵우산포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핵지대화」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대통령께서는 어떤 방식으로 비핵화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십니까. ▲미국과 소련은 핵무기를 획기적으로 폐기·감축하는 조처를 현실화하고 있습니다. 나는 한반도에서도 핵무기가 제거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11월8일 비핵화 정책을 선언했습니다.한반도의 남북에서 핵무기를 제조·보유·저장·배치하지 않고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핵무기의 위험은 이 지역에서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북한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그것은 비현실적이며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 ○북,핵사찰 수용할것 비핵지대화를 위해서는 핵을 보유하고 있는 강대국들이 합의하고 그것을 보장해야 합니다.그것은 한반도 문제에 관한 강대국들의 간여를 자초하게 될 것입니다. 핵보유 강대국들이 세계 모든 지역을 떠나 한반도만을 비핵지대화하는 합의를 이루도록 하는 것도 현실적이 아닙니다. 지금 온 세계가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포기하고 국제사찰을 수락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가중되는 압력을 끝내 거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북한이 핵무기의 개발을 포기하게 되면 나의 비핵화선언에 따라 자연 핵무기가 없고 핵의 공포가 없는 한반도가 실현될 것입니다.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다면 이를 제거할 군사적 조처까지 생각할 수 있겠습니까.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에 유엔안보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강제국제사찰을 해야한다는 등의 논의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문제를 반드시 외교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북한측은 두만강 경제특구 개발계획에 한국의 참여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을 듯한 의사를 나타냈습니다.우리의 참여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요. ▲경제면에서도 폐쇄적인 자세를 견지해 오던 북한이 비록 두만강유역 일부에 국한된 계획이긴 하지만 관련국과 공동개발할 의사를 비춘데 대해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이 계획은 현재 초보적 연구단계에 있긴 하지만 우리 정부는 처음부터 이 계획을 지지하여 왔으며 여건이 허락된다면 우리도 투자·협력사업에 최대한 참여할 것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원한다면 이 계획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도록 지원할 것이며 이 계획이 북한의 경제적 개방을 촉진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독일 통일에 큰 감명 ­이 세기안에 결정적인 통일의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씀하셨는데….통일을 이루기 위해 우리가 해야할 일중 가장 현실적이며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는 바로 2년전 자유와 번영을 향한 인간의 거대한 염원이 독일을 분단해온 장벽과 동서세계를 갈라온 높은 벽을 무너뜨리는 것을 감동으로 지켜보았습니다.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진 뒤에도 지난날 서독이 이룬 다원적 민주사회의 폭넓은 수용성과 큰 경제력이 유혈없는 민족통합을 이루어가고 있는 것을 부러운 눈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어서도 민주주의를 안정위에서 정착시켜 자유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고 번영의 힘을 한껏 키우는 것이 통일을 앞당기고 통일한국의 밝은 앞날을 여는 첩경입니다. 우리가 해방을 맞고도 남에 의해 분단을 당하고 그것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는 우리 겨레의 잘못도 있었습니다. 물론 역사에 있어서 가정이 통용될리 없지만….그당시 우리 민족이 세계의 변화를 올바로 보고 민족문제에 삼분사열 되지않고 뭉칠 수 있었다면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이제 남북민족의 문제,통일의 문제에 있어서는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되 그 대응은 초당적,범국민적으로 해나가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우리 내부의 분열은 민족화합과 통일의 길에 장애가 될 것입니다. 나는 세계의 변화를 넓은 시야로 보고 겨레의 밝은 앞날을 여는데 모두가 힘을 합치고 뭉쳐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한미안보장관회의가 20일부터 서울에서 열렸습니다.앞으로 몇년간 주한미군문제에 어떠한 변화가 있겠습니까.한반도의 핵무기문제에 관해서도 협의가 있을 것입니까. ◎“선거풍토 혁신… 경제·사회부담 줄여야”/정치·선거풍토/정치권 대권경쟁 휩쓸리면 불신 초래 ▲주한미군은 한반도와 주변정세에 따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될 수 있으나 앞으로 몇년간 급격한 감축은 없을 것입니다. 한미양국은 「한국방위의 한국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역할조정에 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995년까지는 평시작전지휘권을 한국군이 넘겨받고 3단계 조치가 완료되는 2000년까지는 평전시의 작전지휘권 모두를 한국군이 이양받는다는 것이 큰 방향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군구조의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나의 한반도 비핵화선언에 따른 관련조처에 관해서도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입니다. ­통일된 후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한 것으로 보십니까.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한미양국간의 안보협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가 종반에 접어듦에 따라 통치권 누수현상,특히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 가능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공직자들은 박봉과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국리민복과 사회안정을 위해 한눈팔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습니다. 민주주의가 진전됨에 따라 직업공무원 체제의 확립과 함께 민주주의의 시대에 걸맞는 의식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부는 선거나 정부의 교체에 관계없이 공무원의 신분을 더욱 확고히 보장하고 처우를 개선하고 사기를 높이기 위한 시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공직자는 물론 모든 국민들도 선거나 정부의 교체기에는 공직사회에 동요가 온다는 고정관념을 없애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비리,부조리 관련자를 엄중히 다스림은 물론 무사안일·책임회피등 열심히 일하는 기풍에 역행하는 일부 공직행태는 철저히 추방해 나갈 것입니다. 바람직한 공직사회의 확립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협조와 참여없이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불법부당한 일이라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루면 된다는 풍조를 고치고 깨끗한 공직사회를 이루어 나가는데 국민들도 적극적인 협조를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대통령께서는 민자당의 다음 대통령후보에 관한 논의를 중지하도록 여러차례 당에 지시하였습니다.그 이유는 무엇입니까. ▲민주정치는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가 되어야 합니다.정치가 정치집단이나 정치인을 위한 정치가 되어서는 국민의 불신을 더할 뿐입니다. 지금 우리앞엔 경제민생문제,남북관계,세계의 급변에 대한 대응 등 해야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이러한 일을 제쳐두고 정치권이 다음 대통령 후보문제에 온통 휩쓸릴 경우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 못함은 물론 정치불신만을 깊게 할 것입니다. ○감정적 평가는 잘못 ­민자당의 차기 대통령 후보는 당헌에 명시된대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뽑게 될 것이라고 말씀해 오셨습니다.이는 경선에 의한 선출을 의미하는 것인지요.차기대통령후보는 언제쯤 결정될 것으로 보시는지요. ▲차기 대통령 후보의 선출시기와 절차는 당헌에 정해져 있습니다.민자당은 당헌에 명시된 대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차기 대통령후보를 뽑을 것입니다. ○돈 안드는 선거 이룩 ­내년의 잇따른 선거 일정과 관련해 많은 국민들이 사회·경제적 부작용을 매우 걱정하고 있습니다.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선거망국론까지 제기하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는 총선과 기초 광역자치단체장 선거를 함께 치르자는 주장도 합니다.선거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책을 밝혀주십시요. ▲선거로 인한 경제·사회적 부담을 줄이는 것은 선거를 통합하기 보다는 선거풍토의 개혁을 통하여 이루어야 합니다. 앞으로 잇단 선거에 비추어 돈 안드는 선거를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14대 총선을 깨끗한 공명선거풍토를 정착시키는 전기로 만들 것이며 이를 위해 불법·탈법적인 선거운동은 여야,지위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다스릴 것입니다. 정치권에서도 지금 국회의원 선거법 협상을 통하여 선거공영제 강화와 선거사범에 대한 벌칙강화 등 선거제도의 개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선거풍토의 개혁은 제도개선만으로 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타락선거운동을 단호히 배격하는 국민적 자각과 후보자들의 각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올 정기국회가 끝나면 대폭적인 개각이 있을 것으로 정가에서는 관측하고 있습니다.개각여부및 시기와 폭을 말씀해 주십시요. ▲내년 총선이 있고 해서 개각에 관심이 높은 것 같습니다. 개각은 필요성이 있으면 언제,어느 때라도 할수 있는 것 아닙니까.언론이 인사문제에 너무 앞질러가지 말고 지켜봐 주셨으면 합니다. ◎경제·UR대책/기업은 경제난 이기게 사회책임 완수 ­우리의 현대사와 관련,역사의 단절이 아니라 승계발전이 돼야 한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5공청산」의 과정에서 빚어진 전두환 전대통령과의 불편한 관계가 계속되고 있고 특히 전 전대통령이 감정적 앙금을 풀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이 문제는 어떻게 해소하실 생각이신지요. ○민주적 절차 밟을것 ▲역사는 청산될 수도,또한 단절될 수도 없는 것입니다. 지난날의 집적위에서 우리의 오늘이 있고,우리가 오늘 이룬 것을 바탕으로 내일이 열리는 것입니다. 해방이후 우리의 현대사는 모든 공과를 무시한채 부정으로 일관하여 지난날 우리나라의 모든 것이 잘못된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만약 이것이 진실이라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자유의 활력이 넘치는 오늘의 우리나라가 있을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의 한국을 이루는데 세계에서 유래없는 많은 일을 해온 오늘의 우리세대가 젊은세대에 의해 불신받고 세대간의 단절현상이 빚어지고 있는것도 이와같이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민주주의를 여는 전환기적 상황속에서 이른바 「5공청산」의 진통을 겪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임대통령이 겪어야 했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을 것입니다.산사에서 오래 은둔생활을 하면서 겪은 그분의 인간적인 고되도 컸을 것입니다. 전임 대통령은 우리 정치사회의 급격한 변화속에서 빚어진 지난 일로 감정적으로 생각할 분이 아니라고 믿습니다. 지난날의 모든 것이 균형있게 판단되고 평가될 날이 올 것으로 믿습니다. ○저력으로 위기 극복 ­올들어 국민들의 큰 걱정거리는 물가 앙등과 수출부진문제였습니다.현 상황에서 내년도에도 이같은 경제적 난제들이 해소될 수 있느냐에 대한 비관론도 적지 않습니다. 지금의 경제상태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시는지요.또 이같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특별한 구상이 있습니까. ▲지난 3∼4년 우리 경제는 국내외 여건의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사회 전반의 민주화와 함께 본격적인 시장개방이 이루어졌습니다.경제규모만 보아도 지난 87년에 비해 우리나라의 국민총생산은 두배로 커졌습니다. 이와같이 빠른 여건변화와 경제규모의 팽창에 비해 정부와 기업의 구조적 대응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며 그 결과 경제의 여러 부문에서 문제가 일시에 표출되었습니다. 사회간접자본의 애로,제조업의 인력난,기술개발의 지연… 모든 문제가 이러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이러한 문제들은 우리 경제가 한단계 더 높은 발전을 이루기 위해 겪어야 할 전환기의 진통이며 오늘의 번영을 이루어온 우리 국민의 저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렇게 볼때 지금은 우리가 어려운 경제현실을 비관할 때가 아니라,이러한 전환기적 현상을 하루빨리 해소하는데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다행히 기업과 근로자,모든 경제주체들이 현실을 직시하고,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다시 일어서고 있습니다.경제 부문부문마다 바람직스런 변화가 가시화되고 있습니다.노사분규가 진정되고,일하는 분위기가 진작되고 있으며,투자가 꾸준히 늘고과소비는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정부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경제의 흐름을 크게 보고 우리경제가 중장기적으로 흔들림없이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다지는데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시장개방은 불가피 ­우리 정부의 쌀 개방 절대불가 방침에도 불구하고 UR협상이 진전됨에 따라 쌀을 비롯한 농산물 시장의 개방이 불가피할 것 같습니다.이와 더불어 급속한 개방으로 호화·사치품이 범람하여 과소비를 부추긴다는 걱정도 있습니다. 앞으로 전반적인 국내시장개방에 대비한 대책을 말씀해 주십시요. ▲시장개방은 우리나라가 자유무역의 혜택을 입으며 세계 12위의 교역국으로 성장한 나라로서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일 것입니다. 우리는 일부 농산물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상품에 대해 이미 시장을 개방하였습니다.그동안 시장 개방에 따라 부분적으로는 수입이 크게 늘고,일부 업계가 타격을 받는등 충격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때 시장개방은 새로운 경쟁의 활력을 불어 넣음으로써 국내산업의 구조조정을 촉진하고,체질을 강화하는 긍정적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봅니다. 지금 막바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은 보호주의와 지역 블록화로 치닫고 있는 세계 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도 꼭 타결되어야 합니다. 대외무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욱 그러합니다.정부는 다른 분야의 협상보다는 농산물 분야에서 우리의 입장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결과적으로 우리가 농산물 시장의 문호를 지금보다 좀 더 열게 될 경우에도 대비하여 우리 농업이 충분한 여유를 갖고 개방에 대처하도록 하는 대책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어떤 분야든지 국내 산업의 대응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여 시장개방을 추진해 왔으며,앞으로도 그렇게 해 나갈 것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러한 노력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산업이 스스로 개방의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경쟁력을 키우는 일과 국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건전한 소비풍토가 정착되는 것일 것입니다. ◎국민의식 개혁/근검정신 되살려 「일하는 풍토」 정착을 ­얼마전 현대그룹의 변칙 상속과 관련해 재벌그룹의 도덕성 문제가 다시 부각되면서 재벌들의 그릇된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습니다.재벌들의 사회 경제적 기능 재정립과 경제질서 확립을 위한 소신을 말씀해 주십시요. ○재벌 탈세행위 응징 ▲우리 경제가 오늘의 발전을 이루어 오는 동안,우리 기업들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였습니다.불과 한 세대의 짧은 기간에 많은 기업들이 국내시장에만 머물던 작은 규모로부터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했으며,그들의 성취는 바로 우리 경제의 발전으로 이어졌습니다. 우리 대기업들은 어려운 여건과 숱한 도전을 앞장서 극복하며,투자를 늘리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함으로써 우리 경제에 발전의 활력을 불어 넣었습니다. 나는 국민 모두가 이처럼 우리 대기업들이 경제발전에 공헌해온바를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앞으로 우리가 선진국을 향해 나아가는데 있어 이들의 더 큰 기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최근 국민들사이에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일게 된데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근본적인 원인은 우리 기업들이 새로워진 기업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고도성장을 위해 어느정도의 예외가 합리화되고,정부가 경제를 이끌던 지난 시대와 지금의 우리 사회는 분명히 다른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이제 법을 어기면서 영리를 추구하는 일이 용납될 수도… 감추어질 수도 없는 민주주의의 사회입니다. 이런 차원에서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업자금을 변칙적으로 사용하거나 탈세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것이며,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법에 따라 다스릴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면서 사회전반에 큰 영향력을 갖게됨에 따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기업이 국민경제와 조화있는 발전을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바람일 것입니다.정부가 대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소유를 규제한 것이나,업종의 전문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일입니다. 나는 우리 경제가 자율과 책임에 바탕한 자유시장경제 질서 위에서더 큰 발전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우리 기업인들이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기업의 상을 정립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당부합니다. ­국민들 일각,특히 야권에서는 외치에서의 업적은 인정하면서도 내치에서는 미흡함이 많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 내치 최선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그리고 남은 임기동안 가장 중점적으로 시행할 시책은 무엇인지요. ▲지난 3∼4년간 세계 속에 우리나라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습니다.북방정책으로 한반도도 평화와 통일을 향해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대외정책과 통일문제의 가시적인 성과가 국내문제에 비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이 사실이며 그로인해 그런 말들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내치에 더욱 더 잘해 주기를 바라는 국민의 소리로 겸허히 받아들이고,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국내적으로도 우리는 오랜 권위주의의 낡은 옷을 벗고 진정한 민주주의의 시대를 열었습니다.한국의 이와같은 전환을 외국 언론이 「명예혁명」에 비유한 적도 있습니다. ○정치일정 진행 순조 민주화는 큰 대가와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환기적 상황을 단기간에 슬기롭게 극복하고 민주적인 안정이 각 분야에 정착되어 가고 있습니다. 나는 안으로는 민주화와 밖으로는 개방에 따라 구조적 조정기를 맞고 있는 우리 경제가 하루빨리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는데 모든 힘을 기울일 것입니다. 나는 앞으로의 정치일정을 순조롭게 진행하여 민주주의를 확고히 정착시키면서 한반도에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앞당기는데 열과 성을 다해 나갈 것입니다.
  • 북한핵/미의 아주외교 최대 과제로/「4강의 한반도정책 세미나」

    ◎소·중은 「두개의 한국」 현상유지 원해/일,대북 수교뒤 지역정세 주도 겨냥 한반도 통일과 미·소·중·일등 주변 4강의 대한반도 정책에 관한 세미나가 한국외교협회(회장 윤석헌) 주최로 20일 하오 서울 힐튼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발표된 주제논문 요지는 다음과 같다. ▲미국의 정책(박경서 중앙대교수)=미국의 대외정책은 신세계질서를 주창하면서 지나치게 유럽과 소련에 치중해 있었고,특히 걸프전 이후에는 중동문제에 몰두해 있는 감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 캄보디아문제 해결을 위한 파리회담이 성공하고,이를 계기로 미국과 베트남의 수교가 가능케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미국 외교의 관심이 점차 동아로 이전되면서 동북아 문제,특히 한반도 문제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그렇게 될 경우 실용주의적외교행태를 보이고 있는 부시­베이커팀의 대한반도정책은 북한과의 관계를 실용적으로 조정함으로써 한반도 통일문제에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도 모르는 것이다. 태평양전쟁 발발 50주년을 계기로 미국의 새로운 아태정책의구상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져 있고,특히 한반도 정책이 중요하게 다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현재 한반도에서의 그들의 핵정책을 수정하면서까지 북한의 핵개발문제를 아시아에서의 최대의 외교쟁점으로 부각시키고 있으며,이를 계기로 한반도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마지막 남은 냉전지대를 해소시킨다는 점에서 의외의 적극성을 띨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에 가입하고,특히 핵문제가 부각되고 있는 점과 이라크의 교훈을 생각해 볼때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어떤 국제화의 시도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소련의 정책(김유남 단국대교수)=현 상황은 소련의 국내 정치상황과 경제사정이 제국의 붕괴를 위협하고 있어 소련의 변방인 한반도가 급작스럽게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다. 따라서 소련은 향후 10여년간 한반도에는 공존하는 두개의 코리아가 존재할 것을 유도하고 꾀하는 정책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아진다. 공존적 두개의 코리아를 꾀하는 대표적인 전략이 미국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이다. ▲중국의 정책(박두복 외교안보연구원교수)=중국의 지도층이 계속 공산당 영도와 사회주의 노선의 견지등 「4항원칙」을 기본통치율로 강조하고 또 소련과 동구에서의 변혁에 따라 초래된 심각한 체제적 위기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북한의 체제붕괴가 자체 체제위기로 직접 연결된다는 연계인식을 갖는 한 한반도에서 남한의 자본주의체제에 의한 흡수통합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 중국은 지금 경제발전에 국가목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있고 특히 소련과 동구에서의 탈사회주의적 변혁에 따라 심각한 체제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경제발전과 체제유지에 모든 국가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할 입장에 놓여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문제에 적극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거의 없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한반도에 있어서 남북한 두개의 정치실체의 인정과 이들 두 실체와의 관계를 동시에 공식화해가는 「이분화」정책을 추구해 가고,이러한 「이분화」의 공식화에 의한 한반도의 현상유지가 중국의 최선의 정책선택이 될 것이다. ▲일본의 정책(윤정석 중앙대교수)=현재의 일본정부가 가장 피하려고 하는 것은 한반도내의 여하한 분쟁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일본은 중국과 소련과의 분쟁에 끌려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는 점과,한반도내의 분쟁이 일본의 대미국관계에 심각한 저해를 입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공식적인 외무성의 외교문서에는 큰 변화가 전망되지 않는 것같이 한반도정책을 기술하고 있으나 적어도 일본과 북한간의 국교정상화는 곧 성사될 듯 싶으며 앞으로의 문제는 일본의 북한경제발전에 얼마만큼이나 협력하여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지의 것이다.
  • “전쟁범죄 반성 않는 일본”/미지 진주만기습 50돌 특집

    ◎독일과 달리 전후세대에 진실 숨겨/「신대동아공영권」등 아주국들 우려 18일 발매된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지는 진주만공격 50돌을 맞아 일본에서는 전쟁을 일으킨 죄의식보다도 세계 유일의 원폭 투하 희생이 되었다고 하는 피해자 의식이 강해지는등 구미의 인식과는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 교도(공동)통신에 따르면 뉴스위크는 진주만공격 50주년 특집을 통해 이같이 분석하고 인식의 차이에 대해 『독일이 전후 교육에서 자국의 전쟁범죄를 교훈으로 삼아온데 비해 일본에서는 문부성의 방침에 따라 이를 금기시하고 전쟁을 직시하는 자세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이같이 전쟁에 대해 반성이 약한 사실은 이시하라 신타로(석원신태낭)의원(자민당)의 신대동아공영권 구상이나 일본 기업에서 호전적인 표어를 내놓아 젊은 층에게 민족주의를 부추기는 토양이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이는 아시아 각국의 우려를 낳게 하는등 일본의 이미지에는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뉴스위크는 또미국이 냉전에 승리한 사이에 일본은 포고 없는 경제전쟁으로 승리를 거두고 있지만 미국 경제의 악화로 인해 일미관계는 변화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 대이라크 핵사찰의 선례

    ◎비밀개발 17년… 국제사회서 과소평가/초기에 저지 실패… 뒤늦은 사찰 “별무성과” 이라크는 이스라엘을 응징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60년대부터 핵무기 개발을 꿈꿔온 이래 74년 핵무기개발 전담위원회를 설치하고 유럽 등지로부터 핵심부품과 핵전문학자및 기술자들을 확보하는등 본격적인 핵무기제조 준비작업을 은밀히 추진해왔다.이스라엘이 후세인의 핵개발야욕을 초기에 분쇄하기 위해 81년 6월 이라크내 오시라크의 원자로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는등 주의를 환기시켰으나 얼마전까지도 이스라엘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이라크의 핵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90년 3월 영국세관이 런던 히드로공항에서 이라크행 핵기폭장치를 압수하면서부터 이라크 핵개발야욕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그러나 그해 4월 이라크 핵시설물에 대한 정기안전점검을 실시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라크가 핵에너지로부터 군사용도의 물질을 추출하고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고 미국을 비롯한 서방정보기관은 이라크가 일련의 핵무기 제조라인을 갖추려면 5∼10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하는 그때까지도 느긋하게 대처했다. 90년 8월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중동평화에 위협요소로 부각되자 분위기는 급변했다.탈냉전시대를 맞아 신국제질서를 추구하던 미국은 유엔의 무력사용승인을 바탕으로 다국적군을 이끌고 이라크를 굴복시킨데 그치지않고 핵무기를 포함한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강제사찰및 폐기를 종전조건으로 내세워 지난 4월 유엔결의를 이끌어냈다.이라크가 엉터리 핵보고서를 제출하기 일쑤고 유엔사찰단에게 위협사격을 가하고 항공사찰을 거부하는등 사사건건 활동을 방해하고 나서자 미국은 제2의 공격을 불사하겠다고 최후통첩을 가한 끝에 지금까지 모두 6차례 사찰을 실시할 수 있었다. 이라크가 1년 이내에 핵무기를 제조할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는 물증들을 발견하고 핵무기 제조원료인 농축우라늄을 압수,국외로 반출시킨 것이 나름대로의 성과다.그러나 사찰을 피해간 핵시설물이 얼마나 되는지 아직도 알 수 없는데다가 1만여명의 핵전문가들이 그대로 남아있어마음만 먹으면 다시 핵개발을 추진할 수 있는 상태다. 이라크의 선례는 제3세계국가,특히 독재국가의 핵개발추진을 초기에 저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IAEA의 핵사찰이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경우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교훈을 던져줬다.
  • “진주만 기습” 상반된 미­일 감회/나윤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2차세계대전에 미국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였던 일본의 진주만(펄하버)기습 50주년을 불과 20여일 앞두고 양국에서 나오는 반응은 퍽이나 대조적이다. 미국은 최근 냉전체제 붕괴 이후 부쩍 강화되고 있는 「일본위협론」으로 자칫 무력감에 빠지기 쉬운 국민들에게 대일항전의식을 다시한번 고취시키기 위해 이번 기념일을 절호의 찬스로 보고 있다.사실상 전후 반세기 동안 미국 안보정책의 기조를 이루게 했던 「펄하버신드롬」은 비단 일본과의 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세기말의 불확실성시대를 맞아 그 어느때보다도 재조명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게 하는 것이다.이때문에 이날을 맞는 미국인들의 캐치프레이즈는 「리멤버(기억하자)펄하버」로 강조되고 있다. 반면에 다른 한편인 일본쪽에서는 진주만기습이야말로 일본의 침략성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포겟(잊어버리자)펄하버」를 내세우며 잊혀졌으면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일본인들은 그같은 계산에서 그동안 히로시마의 원폭피해를 일본의 희생과 고통에 대한 상징으로 부각시키며 진주만기습이나 남경대학살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으로 치부해왔다. 이같은 상반된 입장의 일본과 미국은 그동안 소련이라는 공동적을 놓고 미국의 헤게모니에 일본이 금융을 부담하는 이른바 「니치베이(일미)경제」체제를 유지해왔다.그러나 이제 공동적이 사라진 상황에서 그들이 일미안보협력체제의 강화를 주장하고 있으나 더이상 그들의 밀월관계가 지속될 수 있으리라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미국은 적자투성이의 채무국으로 전락하고 일본은 세계최고의 채권국으로 부상했기 때문에 미국은 대일통상압력을 그 어느때보다도 강화시키고 있으며 반면에 일본은 경제대국뿐 아닌 정치·군사대국의 꿈까지 이루려 하고 있다. 이때문에 성급한 전망이기는 하지만 21세기초 미국과 일본간의 제2차 태평양전쟁이 불가피하며 이미 일본의 경제기습으로 이전쟁이 시작됐다는 책자가 미국에서 나와 날개돋치고 있다.군사대국화의 첫걸음으로 인식되고 있는 자위대파병 합법화법인 유엔평화유지활동(PKO)법안이 오는 26일 중의원통과를 앞두고 있고 핵무장화추진등 각 분야에서의 일본의 발빠른 움직임은 그같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하고 있다. 21세기의 유럽을 「박물관」,또 미국을 「농장」으로 냉소적 전망을 하고 있는 일본인들의 「팍스니포니카(Pax Nipponica)」의 꿈을 누구보다도 주목해야하는 것은 바로 우리들이다.
  • 「세계경제 전망」 세미나 지상중계

    전경련산하 한국경제연구원(원장 최종현)은 15일 세계적 경제예측기관인 WEFA(와튼경제연구소)그룹과 공동으로 세계경제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갖고 냉전체제의 붕괴,우루과이협상의 타결전망,블록경제화의 진전등에 관해 토론을 벌였다.이날 세미나에 참가한 제라드 빌라 WEFA회장의 「세계경제전망」과 WEFA 아태지역영업담당 부사장인 리처드 부진스키박사의 「90년대 한국경제의 대내외 여건」이라는 주제발표 내용을 요약한다. ◎“한국 임금억제·전략산업 육성을”/리처드 부진스키(미 와튼경제연 아태담당부사장) 현재의 과열된 한국경제는 경기순환의 결과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이다.특히 92년도 선거를 의식한 정부가 강력한 수요억제 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경제를 냉각시키는 문제는 통화긴축정책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한국에 필요한 것은 국제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분야의 투자 및 연구개발투자를 고무함으로써 좀더 균형적인 성장을 증진시키는 것이다.동시에 임금과 금리의 상향세를 저지할 수 있는 정책이우선돼야 한다. 막대한 경상수지적자와 가속적인 인플레이션 아래에서는 미래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은 대외적으로 무역블록 이외에 한미무역마찰,높은 대일수입 의존도,경공업분야에서의 동남아국가와 중국과의 경쟁심화등 국제무역분야에서 새로운 도전과 싸우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임금인상을 진정시키고 국제수지를 개선시키며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이익에 기여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는 길밖에 없다. 한국은 또 유엔의 회원국으로서 미국의 압력을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극복해야 할 때가 왔다. 무엇보다 현재 대미무역에서 적자를 겪고 있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최근 한국이 북방무역을 활성화시키는등 새로운 수출시장에서 진전을 보인다 하더라도 유럽을 비롯한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세계무역의 대부분을 점유할 것이다. 따라서 무역다변화도 중요하지만 주요 선진국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국제경쟁력이 여전히 핵심요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최근 몇년동안 세계 대다수의 국가들은 에너지 집약도를 낮추어왔으나 한국에서는 오히려 급상승했으며 심지어 걸프전쟁동안에도 석유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등 에너지정책의 우를 범하기도 했다. 한국은 지난 6년간 사상 유례없는 경제·정치·사회적 변혁을 경험하면서 특정 이익집단의 사회·정치적 요구를 낳기도 했다. 지금 한국은 민주주의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 때문에 정부는 국민을 교육하고 또 성장의 안정적 균형을 이룰 책임이 있는 것이다. ◎“미등 선진국 경제 회복 빨라진다”/제라드 빌라(미 와트경제연구소 회장) 향후 수년간 미국을 포함한 세계경제는 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무역가중치로 본 세계 경제의 성장률(미국제외)은 91년이후 4년동안 2.1% 2.4% 3.0%및 4.2%의 추이를 보일 것이다. 미국은 올 2·4분기중 성장률이 0.5% 감소했지만 이 기간중 최초로 경기 호전신호가 나타났으며 5월중에는 경기의 저점을 확인했다. 경기회복세가 제조업은 물론 주택및 소비지출에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이자율의 인하로 기업의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이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3·4분기중 2.4%,4·4분기 3.8%로 예상된다. 92년에는 일시적 미국경제의 잠재성장률을 넘어 3.2%의 성장을 기록한뒤 93년 3.1%,94년 2.9%로 다소 낮아질 전망이다. 이웃 캐나다도 그동안의 장기적이고 심각한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미국의 경제회복에 따라 그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일본의 GDP(국내총생산)는 재정통화정책과 가격안정화를 통해 91년 4%,92년 3.2%로 예상되며 대략 4%로 성장하는 장기추세를 보일 것이다. 올해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3백60억달러보다 훨씬 많은 5백억달러로 예상돼 유럽및 동아시아국가들과의 무역마찰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9%정도로 예상되는 독일의 성장률은 옛 동독지역내의 경기가 회복되리라는 전망과 함께 92년 2.1% 93∼96년 평균 3.5%의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영국은 92년부터 성장세로 돌아설 것이며 멕시코도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다. 동구권 사회주의국가들과 소련도 90년대 말까지 개혁의 행로를 진정시키고 상당한 정치적안정과 경제적 성과를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 APEC 유감(이정연칼럼)

    서울에서 이번에 모처럼 외교관들간에 귀엣말이 오가는 외교드라마를 본듯싶다.지금껏 많은 국제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다.그 대부분은 예정된 스케줄,준비된 성명서,한국의 경제발전 예찬,그리고 화려한 만찬과 푸짐한 선물로 이어졌다.이같은 패턴은 88올림픽에서 절정을 이뤘다. 하기는 1945년8월14일 밤,찰스 본스틸대령(전 주한유엔군사령관)과 딘 러스크대령(전 미국무장관)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지도를 보면서 「서울은 수도이니 미국진영에 넣고 자연적 지리학상의 경계선이 없으니 38선」으로 하는 식으로 역사적인 남북분단안을 참모부에 올렸다.러스크는 그후 회고록에서 「우리는 그날 이 모든것에 대해 너무 무지했었고 결국 밤늦게 일하느라 지친 우리 두 대령이 건의한 38선을 참모부가 택한 것은 숙명」이라 했다.물론 마셜육참총장,국무부,백악관,그리고 그후 소련도 이에 대해 아무도 이의가 없었다.「한국」「서울」의 1945년은 세계에서 이렇게 무시당하고,잊혀지기는 커녕 아예 알고 관심을 갖는 사람조차 없는 버려진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1991년11월,서울에서 열린 APEC의 주제는 「개방적 지역주의」이나 실상 초미의 관심사는 그 한반도의 북의 핵개발 저지와 남의 쌀개방 문제였고 이 회의를 조직하고 주재해 나간것 또한 우리 외무장관이요 상공장관이었다. 열전없이 냉전은 끝났고 세계는 바야흐로 새로운 국제질서를 서두르며 경제전쟁과 기술전쟁이라는 경제논리에 따라 미소가 서둘러 핵을 폐기하고 평화와 번영,통상과 기술,인류복지가 화제가 되고 있는 터에 느닷없이 세계의 빈국대열에 서있는 모험국인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고 있다는 뉴스에 동서,미중까지도 그저 놀라 평양을 처다보며 「그 예측불가능한 사람이 위험천만한 그런 무기를 갖는다는 것은」하며 그 대책 마련에 APEC 참석자들은 동분서주했다. 또하나의 주제는 이 회의에 걸맞게 농업시장개방이 주관심사가 되어 「시장개방에 예외없다」는 초강대국 미국의 칼라 힐스 대표의 쌀쌀맞은 말을 선두로 호주·캐나다등 의젓한 대국 대표들이 한국에 쌀을 좀 사달라고 아우성치는 상황이 됐다. 하기는 벌써 우리는 절대 「불가」라며 버티다 쇠고기·담배·포도주 수입을 「어느관광호텔로 제한」「소비량의 몇%」 운운하다 결국은 국민의 선택에 맡기고 만게 어제의 일이다.우리가 또한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은 우리 경제발전 전략의 기조가 「수출입국」이고 보면 「우리 시장은 마음대로 유린하고 너희 문턱엔 담을 쌓고」라는 그들의 논리에 무턱대고 「노」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국회의 쌀 수입 결사반대 만장일치 결의,농민의 거센 항의 데모,농림수산부장관의 FAO(세계식량농업기구)에서의 쌀개방 불가 연설등 모두 백번 타당하고 우리가 관철해야만 할 국가적 과제다. 그러나 우리는 국제경쟁사회에서,국제경쟁논리와 합리·이성·과학적 분석,주고 받는 교섭과 설득,상황변화에 적극적이고 기민한 대응없이 「결사반대」「절대불가」로 국회는 농민을 대변,「애국」을 다했고 정부는 정직하게 책임을 완수,「우국」을 했다고 한다면 그또한 무책임한 일이 아닐 수 없다.앞으로 세계대세에 맞서 논리와 이성과 합리로 대응하고 설득하며 최선을 다하다 결과가 바람직하지 못할때 그유능한 협상자를 「매국노」로 만드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애국과 우국은 「결사」와 「고성」으로 끝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사실에 주목할 줄도 알아야 한다. 북의 핵문제를 둘러싸고는 베이커(미국무)의 6자회담론,정치외교의 모든 수단동원등 북의 핵개발저지에 힘을 모으자는 데 모두들 뜻을 모았으며 그중 전기침중국외교부장이 지난 6월 평양에 갔었고 최근에도 방문,북의 핵사찰수락을 설득했다는 보도에 주목케 된다. 지난 90년 9월2일 셰바르드나제 소련외상은 평양을 방문,북의 핵협정가입을 촉구하고 개방을 설득한후 한소수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었다.그리고 그들은 서로 등을 돌렸다.물론 당시 소련은 고르바초프가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의 깃발을 들고 가히 혁명적인 변혁을 진행하던 때이다.중국은 비록 개방을 추진하되 당의 틀이 살아있고 사회주의노선 고수속의 개방을 주장하는 김일성세대의 등소평이 영향력을 아직 행사하고 있어 「윽박지르고」「돌아설 수 있는」그런 관계는 아니다. 그러나 명분 못지않게 「실리」에 결코 어둡지 않으며 우리처럼 「빨리 빨리」는 아니되 「만만디」로 「너도 있고 나도 있다」는 자세로 챙길것은 챙기는 그들 중국사람들이 전외교부장을 헛걸음치고 빈손으로 돌아오도록 그냥 보냈을리는 없으리라 여겨진다. 북은 아마도 경제력 부족으로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군사력의 극적인 증강과 국제적인 흥정 카드로 이용키 위해 핵무기를 생각한 듯싶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어리석지도 아둔하지도 않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깨달았으리라 믿는다. 우리 쌀도 넘쳐 야단인데 우리더러 쌀 시장을 열라고 떼쓰는 대국들을 보며 「위협」을 느끼기보다는 「안됐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 1991년 11월,서울 APEC총회를 보며 느끼는 한 한국인의 감회다.
  • 북한 핵저지 공동보조·한중 수교 구체화

    ◎「서울 APEC」 2박3일 결산/「광역경협체 기구」로 내년 공식발족 기대/거센 쌀 개방 압력… 장외선 「UR대결」 제3차 서울 아태각료회의(APEC)가 14일 이틀동안의 회의일정을 모두 마치고 「서울선언」「공동성명」「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선언」등을 채택하고 폐막함으로써 역내 경제협력을 위한 구심체로서의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다. 한국을 비롯,미국·일본등 15개 회원국 대표들이 이날 공동으로 채택한 선언및 성명을 통해 「개방적이고 강화된 다자간 무역체제의 중요성」을 천명한 것은 역내무역자유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수 있다. 동서간의 이데올로기 대립과 냉전이 종식된후 유럽경제공동체(EC),북미자유무역지대(NAFTA)협상진행,아세안 자유무역지대(AFTA)추진 이라는 새로운 「경제 냉전체제」로 돌입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UR협상이 결정적 고비를 맞이하고 있는 상황에서 역내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다른지역 경제협의체와 관계를 설정하는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에서 서울선언이 APEC의 장래와 관련,『역내 경제상황및 세계적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아태지역이 직면한 경제 정책적 도전에 대응해 점진적으로 발전하는 유연성을 유지한다』고 밝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즉 APEC가 주체가 되고 역내 소규모 경제협의체는 APEC를 보완·강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방향제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APEC가 역내 안보협의체로 발전할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APEC가 역내 무역자유화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많은 고비가 있다.참가국의 경제발전 격차와 지리적·문화적 괴리등이 그것이다.이같은 문제는 앞으로 5∼7명으로 구성될 원로급 전문가 회의에서 상당부분 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APEC가 서울선언에서 APEC의 목표·원칙·활동영역·조직·협력 방법등을 규정,제도적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도 이번 회의의 큰 성과라고 평가된다.APEC는 그동안 기구도 협의체도 아닌 상태에서 사무국도 없이 주최국이 적당하게 운영해 왔으나 이번 회의 결의내용을 토대로 내년 방콕 제4차회의에서는 APEC의 완전한 상설기구화를 뜻하는 헌장및 사무국 설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15개 회원국 수석대표들은 서울회의의 막전막후에서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을 놓고 열띤 외교전을 펼쳤다.각국 대표들은 특히 UR부분에 대해서는 전원 연설을 통해 자국의 입장을 밝힘으로써 UR문제가 각국의 초미의 현안임을 증명했으며 APEC에 걸고 있는 회원국들의 기대를 엿볼 수 있게 했다. 더욱이 이번 서울회의가 UR에 대한 전문토의장을 방불케 한 것은 UR가 이달 말이나 다음달 초까지는 타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공통인식에 따른 것이다.회원국들은 당초 토의결과를 요약한 공동선언에 「UR의 성공적인 타결을 바란다」는 정도의 정치적 의지를 담을 것인가 아닌가를 놓고 장시간 논란을 벌였으나 결국 8개항의 「UR협상에 관한 선언」을 별도로 채택,강력한 의지를 반영했다. UR협상선언은 이같은 정치적 의지 뿐만 아니라 연말까지 타결안을 도출할 수 있는 역내의 정치적 결정이 필요하며 각료들은 회원 각국의 협상책임자(제네바주재 대사)들에게 과감하고 전향적인 자세로 UR협상에 임하도록 지시하기로 했다.이는 미국·캐나다등의 강한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서울회의에서는 회원국간 숱한 양자회담이 열렸는데 그중 이상옥외무장관은 APEC의장으로서 미·일·중등 외무장관들과 연쇄 개별회담을 갖고 북한의 핵재처리시설 폐기및 핵무기개발 저지를 위한 공동전선을 구축한 것은 상당한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된다.특히 이외무장관이 와타나베 미치오(도변미지웅)일본외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북한의 핵재처리시설 폐기를 일북수교의 전제조건으로 합의하도록 유도해낸 것 또한 노태우대통령의 비핵화 정책을 구체화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또 전기침 중국외교부장이 미수교국 국가원수인 노대통령을 예방한 것도 한중수교 시기를 크게 앞당길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더욱이 이­전회담에서 양국 무역대표부를 대사급으로 격상키로 한 사실은 한중수교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하겠다.
  • 한·중 수교의 원칙과 방향(사설)

    국제사회에서의 국가간 수교란 당사국간 상호이해와 협조,우호협력의 기초위에서 이뤄지는 「관계정상화」라 할 수 있다. 이렇게 볼때 현재 한국과 중국,중국과 한국과의 정식수교문제는 국제사회의 관계원칙면에서 일단 무르익은 시점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국제사회의 정세추세와 제반여건도 그러했다. 한국의 유엔가입을 전후해서 한중수교가 이뤄지리라는 관측아래 양국의 관계인사들이 오가며 어떤 「분위기」가 전해지기도 했었다. 이와 관련해서 우리는 현재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각료회의(APEC)를 위해 서울에 온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의 입장과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자 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과 중국은 상당한 수준의 교류와 협력을 통한 관계개선의 폭과 깊이를 축적하고 있다. 이런 단계에서 전외교부장은 중국의 각료급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당국자인 것이다. 그가 엊그제 청와대로 노태우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중 수교와 관련한 어떤 의견을 개진했는가는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 없다. 비수교국간 국제외교관례에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과 전외교부장은 이번 면담에서 한중 조기수교 원칙에 인식을 같이 했을 것이라는 게 APEC 관계자들의 지배적인 관측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따라서 국제사회의 원칙과 그같은 인식에 입각할 때 한국과 중국,중국과 한국은 이제 정식수교 관계에 들어설 여건과 분위기를 성숙시키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우선 한 국가의 외교책임자가 미수교국 국가원수를 예방한 것은 양국이 사실상 수교단계에 진입하는 의미로 봐도 무리가 아니다. 그러한 외교관례상의 측면이 아니더라도 한중양국은 이미 수년간의 관계개선을 통해 무역대표부를 상호 설치했고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분야에 걸쳐 인적·물적 교류 등 실질관계를 구축해온 것이다. 양국간의 연간 교역은 38억달러 이상의 수준에 이르렀으나 다만 금년 1월부터 6월까지는 근 5억달러에 달하는 한국의 대중적자를 나타내고 있다. 무역협정·이중과세 방지협정 및 투자보장협정 등의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는 측면에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현재 적자교역의 희생을 감내하면서도 한중수교가 양국간의 발전은 물론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긴요하다는 북방정책의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을 토대로 한중수교는 다음의 원칙과 방향을 지향해야 할줄 안다. 첫째,양국은 상호 상대방의 주권존중과 호혜평등의 원칙에 입각해야 한다. 둘째,중국측이 고려하고 있는 듯한 대북한 관계가 이제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과 대만과의 관계도 그러하다는 것이다. 남북한 동시유엔가입으로 상징되는 탈냉전,새로운 화해의 국제정세 추세가 그것을 가르쳐 준다고 할 수 있다. 국가간 관계발전을 위해서는 사실상 수교보다 공식적인 수교가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전기침 중국 외교부장(얼굴)

    ◎개혁파의 핵심… 소·동구문제 전문가 전기침 외교부장은 30여년만의 중소관계정상화와 13년만의 중·베트남 관계정상화를 실현시킨 현중국외교의 주인공.멀지않아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한·중국 외교관계 수립에서도 중국측 주역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88년 외교부장 취임이래 동구를 휩쓴 민주화물결,천안문사태로 인한 국제사회에서의 중국의 고립,냉전체제의 종식과 걸프전쟁및 소련공산주의의 붕괴등 급변하는 국제정세와 경제블록화 추세등 날로 치열해지는 국제경쟁속에서 중국의 외교방향을 일관성 있게 유지해와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치를 정립시킨 제1의 공로자라 할 수 있다. 1928년1월 상해에서 출생한 전부장은 중국공산주의 청년당원에서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전임외교부장이었던 오학겸부총리와 인연을 맺은뒤 이를 바탕으로 외교무대에서 탄탄한 성장가도를 달려온 외교관료출신이며 등소평의 개혁노선을 열렬히 지지하는 개혁파의 핵심이다.그는 소련대사관에서의 오랜 근무경험을 바탕으로 소련및 동구문제전문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러시아어 외에도 영어와 불어등 외국어에 능통한데다 항상 뛰어난 화술과 유연하고 침착한 행동을 유지,동료외교관들은 물론 국내외 기자들로부터도 좋은 평판을 얻고 있다.
  • 외언내언

    「사이공의 프랑스계 고등학교에 재학중이던 시절 그는 여자와 스포츠카와 재즈밖에 모르던 플레이보이였다」 「스스로 플레이보이임을 자처한 그는 결혼을 다섯번이나 했다」 「배우의 기질을 타고난 명연기자요 변신의 명수이며 카멜레온의 정치인이란 소리도 들었다」◆킬링필드의 나라로 유명한 캄보디아의 노로돔 시아누크(69)를 두고 하는 말이다.41년당시 캄보디아를 통치하던 프랑스총독에 의해 19세의 나이로 국왕에 「발탁」되었다.많은 왕위계승권자 가운데 가장 다루기 쉬울 것으로 평가받은 결과였다.플레이보이 연기의 덕을 본 셈이었다.그러나 12년후인 53년 그는 프랑스를 버리고 캄보디아를 독립시킨다.◆첫번째 변신인 것이다.왕위를 버리고 국가주석이 된 그는 냉전시대의 민족주의적 비동맹 중립노선의 줄타기외교로 월남전의 불길이 캄보디아에 번지는 것을 막는데 일단 성공하는듯 했다.그러나 친공적 중립이 미국의 불안을 자극,70년 론 놀의 친미쿠데타를 유발하고 결국은 캄보디아도 베트남보다 더 비참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17년의 권자에서 쫓겨난 그는 정글로 중국·북한으로 떠도는 20년의 망명생활로 들어간다.1백만의 동포를 학살한 크메르루주를 역사상 「가장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폭군들」이라고 비난했으나 결국은 베트남을 쫓아낼 유일의 세력으로 인정,그들을 「살인자이나 애국자」로 수용하고 다시 그 지도자가 되었다.◆그가 14일 프놈펜으로 개선한다.탈냉전의 덕분이다.경호를 맡고 나선것이 북한요원들이라는 보도가 신경을 건드린다.망명시절 북한은 1백여명의 시종에 방이 40개나 달린 호화저택을 지어주는등 끔찍이 위했었다.65년 북한을 비동맹세계에 처음 소개한 것이 수카르노의 동생을 자처하던 시아누크.보답한다는 명분이라지만 북한이 노리는 것은 무엇인지,엉뚱한 말썽은 없을지 두고 봐야겠다.
  • 외언내언

    미국의 제임스 베이커 국무장관,중국의 전기침 외교부장,칼라 힐스 미 USTR대표등이 서울 나들이 중이다.이들은 모두 우리 주변사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고 한국이 당면한 현안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인물들이어서 특히 시선을 끈다.◆한미통상마찰이 있을때마다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여류,힐스대표는 우리 농촌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쌀 시장개방」문제에 「예외는 없다」며 서울도착 제1성을 밝히고 있다.힐스에 이어 도착한 베이커는 냉전후의 미외교전략을 총지휘하는 실력자로 2+4회담 방식을 새삼 들고나와 한반도문제에 대한 미국의 접근방식에 변화가 있음을 시사,주목을 끌고 있다.◆전중국외교부장은 비록 한­중이 아직 외교관계는 없으나 날로 강화되는 접촉과 북한에 그나마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가 중국이라는 점에서 우리의 눈길을 모은다.물론 이들은 모두 APEC회의에 참석,자국의 국가이익을 챙기고 확대재생산 하기 위해 분주한 발걸음들을 하고 있다.그러나 우리는 각별히 북으로부터 불어오는 핵의 열풍에 깊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중국은 이미 우리의 비핵정책에 지지를 표명했고 미국은 단계적인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듯 하며 우리 또한 최대의 인내와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중국이 북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아쉬운듯 싶다.이는 결코 한국만이 아니라 아시아,나아가서는 전세계 평화를 위해서 하는 얘기다.그 누구 보다도 불확실하고 불가해하며 예측불허의 인물이 「핵」이라는 위험천만한 무기를 쥐는 사태는 모두가 나서 막아야 한다는데는 누구도 이의가 없을 것이다.
  • “북 핵사찰 위해 국제압력 필요”/현 주미대사 강조

    【워싱턴 연합】 현홍주 주미대사는 8일 독일의 경험을 감안하면 한반도 통일은 갑자기 진행될 수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통일을 향한 길고도 끈질긴 여정 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변화의 가능성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탈냉전시대의 「새 세계질서」는 핵확산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하지않을 것이며 노태우대통령이 8일 밝힌 비핵화선언은 북한에 현재의 노선을 바꾸는 길외에 다른 선택이 없음을 확신시켜 줄것이라고 지적하고 『국제사회의 최우선 과제의 하나는 북한이 국제협약의무를 준수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경제개방·정치민주화·안보 재구축」/아태 새 질서 3원칙 제시

    ◎베이커 미 국무 【워싱턴=김호준특파원】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미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최신호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냉전이 끝난뒤에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질서 형성을 위해서는 「열린 경제체제」,「정치면에서 민주화 추진」,「안전보장체제 재구축」등 3개 기본 원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베이커장관은 우선 아시아에서는 중소 화해,한소 국교수립,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몽골의 민주화,캄보디아 평화등 냉전종결을 위한 움직임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남북한의 대립해소와 통일 ▲미얀마의 민주화 ▲소련의 일본에 대한 북방영토반환등을 냉전종결을 위한 과제로서 열거했다. 그는 안전보장면에서 미국의 상호 관련에 대해 「미국의 전방전개 전략과 한국·일본·호주등과의 2개국간 동맹이 아시아 안보의 초석이 되어 왔다」면서 앞으로도 미국의 군사 존재(프레젠스)를 보지해나갈 생각임을 밝히고 「냉전후에는 미군에도 조정이 필요하다」고 언급,미군의 삭감·배치 재검토등을 추진할 생각임을 표명했다.
  • APEC 서울총회(사설)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각료회의(APEC)의 제3차회의가 되는 「서울총회」가 12일 개막된다.탈냉전의 새로운 세계 질서가 태동하고 있는 시기다.남·북미와 유럽등지의 배타적 경제블록화가 심화되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아시아·태평양지역의 새로운 경제협력질서가 요구되는 시기의 아·태경협각료회의인 것이다.그만큼 중요한 국제회의다. APEC는 89년 우리와 호주가 주도해서 창설한 국제협력회의다.그리고 이번 총회는 우리가 의장국으로 주최하는 서울총회인 것이다.그래서 우리에겐 더 중요하고 관심이 가는 국제회의다.그뿐이 아니다.당초의 12개 회원국에서 중국·대만·홍콩이 신규가입하는 국제회의인 것이다.호칭문제로 미묘한 갈등의 중국과 대만을 중재해 나란히 가입하고 참석하게 만드는 외교역량을 과시한 것이 우리 정부다. 이번 총회의 성공은 물론 APEC의 발전엔 우리에게 중요한 책임이 있다.그만큼 신경을 쓰고 노력해야 할 회의라고 생각한다.이번 총회에는 미·중·일등 15개 회원국들이 외무·경제장관들을 단장으로하는 대표단을 대거참석시킨다.회의를 중요시 한다는 뜻이다.특히 미국에선 베이커국무가,중국에선 이람청대외경제무역부장과 함께 전기침외교부장이,그리고 일본에서는 신임 와타나베외무장관이 직접 대표단을 이끌게 된다.베이커도 서울이 처음이지만 미수교국인 중국의 외교·무역장관이 직접 10여명의 대표단을 이끌고 서울을 방문하는 것은 의미심장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총회를 계기로 APEC는 그동안의 비공식 의견교환의 완만한 협의체에서 상설자유무역촉진기관으로 발전하며 아시아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를 목표로 새 출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역내의 지속적 성장을 통해 세계경제발전에 기여하며 역내의 다양성과 참가각국의 입장을 동등하게 존중하면서 상호이익을 추구하고 GATT체제하의 다자교역을 강화하는데 기여한다는 내용을 담은 「서울선언」도 채택될 예정이다.APEC의 최대 장점인 폐쇄적 경제블록화 지양의 개방적 지역주의정신을 기초로하는 것이다.APEC의 이 정신이 폐쇄적 성격의 강화로 우려되는 경제블록들의 개방성을 유도하는 자극제가 되기를 우리는 바란다. 이번 총회에선 기구본래의 회의말고도 참가 각국 장관들의 다자 혹은 다각적인 쌍무회담도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미국과 중국,중국과 대만등의 접촉이 주목거리다.제3국에서의 만남이지만 중국과 대만의 공식접촉은 특히 큰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역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우리를 중심으로 하는 미·일·중과의 접촉및 기타 회원국들과의 경협외교일 것이다.특히 우리대통령과 중국외교부장의 개별면담도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한중외무·상공장관회담도 개최되며 조기수교및 경협체결 문제가 논의될 전망이다.한중조기수교의 돌파구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아무튼 이번 총회를 계기로 서울은 다시 한번 아·태경제협력외교의 주무대로 부상하게 되었다.실속도 차리면서 아시아경제외교의 주역으로서의 역량도 충분히 발휘하길 기대한다.이 외교무대에 꼭 있어야 할 북한이 보이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쉽다.북한과 소련까지도 참가하는 다음총회가 되도록 노력하길 바란다.
  • 제3세계 핵확산 신냉전 부를 우려/북한이 핵을 보유한다면…

    ◎중·소의존 탈피… 「독재국의 맹주」 군림 가능/군사대국화 노리는 일에 핵무장 명분 제공 노태우대통령의 비핵화선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무기개발을 계속,가공할만한 위력을 가진 핵무기를 보유한다면 한반도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같은 질문에 대해 국방당국자들은 『7천만 민족의 절멸로 이어질 심각한 위험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겉잡을 수 없는 많은 문제에 부딪치게 될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은 남북한의 군사균형을 깨뜨리고 긴장을 고조시켜 군비경쟁을 가속화하며 전쟁위협을 증대시키는 결과가 된다. 무력적화통일을 전략으로 갖고 있는 북한에 핵무기는 극단적인 감정의 흉기가 될 수 있어 예측불허의 상태가 될 뿐아니라 제3세계 국가들에 지도자로 부상하여 국제적인 권위를 높이고 지지세력을 확보할 수 있게된다. 또 소련과 중국의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핵전략을 수립,즉각적인 군사행동이 가능하게 된다. 이때문에 핵보유국인 소련과 중국도 북한의 독자적인 핵무기개발과 핵무장을 원하지 않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최근 중동등에 스커드 미사일과 재래식 무기를 무절제하게 수출하고 있어 핵제조기술이나 폭탄·탄두도 수출할 가능성이 커 핵무기의 세계적인 확산을 가져올 위험이 크다. 한반도주변 4대 강국중에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본은 북한이 사정거리 1천㎞의 미사일을 개발한 이후 핵탄두까지 제조한다면 사정거리 안에 들게 됨으로써 안보에 큰 위협을 받게 된다. 핵무기를 제조하지도 보유하지도 않으며 제3국의 무기를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3원칙을 채택하고 있는 일본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될 경우 더이상 비핵3원칙을 지킬 수 없게될 것이 분명하다. 새로운 군사대국화의 신국방정책을 추구하고 있는 일본은 북한의 핵무장을 계기로 안보환경을 재평가하고 군사력증강이나 핵무장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일본은 선진과학기술과 막대한 자본등을 바탕으로 핵무장을 하려고 정책을 세우기만 하면 단기간안에 중국이나 영국·프랑스이상의 핵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주한미군의 전술핵이 철수된 뒤 북한이 핵개발에 성공하고 일본도 핵개발에 착수할 경우 한국은 미국의 핵우산보호공약만을 믿고 재래식 무장만으로 국토를 지킬 수 없음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78년도 9월 발전용량 5백87메가와트의 고리원자력발전소의 가동으로 시작된 한국의 원자력산업은 90년대초 총9기 7천6백16메가와트로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핵연료재처리시설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정부는 북한의 핵연료재처리시설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핵연료재처리시설포기를 선언한 것이다. 미국은 노대통령의 비핵화선언직후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특별사찰이나 저공정찰 등에 의한 강제 사찰을 추진할 뜻을 표명하고 있다. 올해 1월 걸프전쟁에서 미국이 다국적군을 이끌고 이라크를 응징한 이유중의 하나가 이라크의 핵및 생물학·화학전능력의 파괴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예측할 수 없는 독재국가가 독자적인 핵무기를 개발할 경우 핵보유국이 이를 공동으로 저지하고 있는 것이 국제관례화되고 있다. 미상원군사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국제적인 외교노력에도 불구하고 끝내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예방폭격도 가능하다』고 말하고 있으며 이는 미의회와 정부의 큰 지지를 받고있다. 이러한 대북한경고는 모든 국제적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뒤 최후에 상정할 대안중의 하나이나 당사국인 한국으로서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군사당국자들은 안보의 주체로서 우리군은 모든 상황을 가상,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새로운 작전능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양측 핵사찰 「조건부 수용」 가능성”/「비핵화」 북한의 대응 전망/일 오코노기교수/미·일등 주변국의 「확실한 보장」 요구할듯/수용선언뒤 핵개발 계속… 암수 쓸지도 노태우대통령의 한반도비핵화선언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IAEA)핵사찰 수용을 촉구하는 강력한 압력수단이 될 것이며 동북아의 실질적인 냉전종식의 첫걸음이라고 일본의 저명한 한반도문제전문가 오코노기 마사오(소차목정부)교수(경응대·사진)가 9일 말했다.그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내년봄쯤 IAEA의 핵사찰을 수용하는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다음은 오코노기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노태우대통령의 한반도 비핵화선언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이라고 보는가. ▲노대통령의 한반도비핵화 선언은 남북한의 평화체제 구축을 지향하는 것으로 한반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실질적인 냉전종식을 향한 첫걸음이라는 중요한 의의를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해서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북한에 대해서는 압력과 기회부여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한국의 비핵화선언은 북한의 국제원자력기구핵사찰 수용을 촉구하는 국제적 압력을 증폭시키고 유엔안전보장이사회등 국제기구에는 북한에 대한 강제핵사찰을 결의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다.반면 북한에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북한은 비핵화선언을 받아들여 한반도의 평화적 공존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고 볼수 있다. ­북한이 한반도의 비핵화선언을 받아들일 것으로 보는가. ▲북한은 일단 환영할 것으로 생각된다.그러나 평양측은 조건을 붙일 것이다.북한은 한국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의 국제적 보장을 요구할 것으로 생각된다.북한은 핵문제를 단순히 남북한 관계의 차원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때문에 북한은 핵문제에 있어 미국등의 국제적 보장을 강조해 왔다. ­북한이 주장하는 한반도의 비핵지대화에 대한 생각은. ▲북한자신도 유사시 핵무기를 탑재한 항공기의 통과나 선박의 입항 등을 금지하는 영원한 비핵지대화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북한은 다만 이를 외교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의 향후 전략에 대한 전망은. ▲북한은 내년 봄쯤 IAEA의 핵사찰을 받아들이면서 미국및 일본과 외교관계를 개선시키는 정치적 타협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평양당국이 만약 계속 핵사찰을 거부한다면 북한은 「제2의 이라크」가 되어 국제적 고립이 심화되고 경제적 어려움이 더욱 악화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때문에 북한이 내년 이후까지 핵사찰을 계속 거부하기는힘들 것으로 생각된다.물론 극적인 타협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그러나 실제로 핵을 개발하고 있는 북한으로서 핵사찰을 수용한다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북한은 현체제 유지를 위한 군사 및 외교수단으로 핵을 개발하고 있다.핵개발은 이같이 평양지도자들에게는 중대한 일이기 때문에 북한은 핵사찰을 수용한다고 하면서도 핵개발을 계속할 우려가 있다. ­일본의 군사적 전략의 변화는. ▲냉전시대에는 한국에 전진 배치된 핵무기가 일본안보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그러나 소련의 군사적 위협이 적어지고 동서화해의 시대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핵무기가 철수되더라도 일본의 군사전략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는 생각되지 않는다. ­일·북한 국교정상화 전망은. ▲북한의 핵사찰 수용은 일·북한국교정상화 회담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핵사찰 수용 없이는 양국간의 국교정상화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 ­동북아시아 안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세계적인 화해조류에도 불구하고 동북아에는 긴장이 계속돼왔다.그러나 노대통령의 비핵화선언은 이지역의 긴장완화와 군비삭감및 신뢰구축을 유도할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한다.
  • 한반도 「다자간 협의」 해결 겨냥/베이커 6자회담 제의 배경

    ◎양자구조 탈피… 캄보디아 방식 적용/“북한 핵개발 중단” 압력에 초점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이 포린 어페어스지 기고문에서 밝힌 남북한및 주변 4강인 미국·일본·중국·소련이 참가하는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구상은 지금까지 이러한 다자회의에 소극적이었던 미국 입장의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난 88년10월 노태우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동북아 6개국 평화협의회를 제창했을 때 미국은 표면적으로 이를 환영하긴 했지만 적극적 지지를 보내지는 않았다. 당시 미국은 노대통령의 6자회담안을 아시아에서 미군 감축을 겨냥한 소련의 안보협의회 구상과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련의 고르바초프는 87년 블라디보스토크 선언을 통해 시베리아 개발및 태평양국가와의 우호협력정책을 천명하고 이어 88년 9월 크라스노 야르스크 선언에서 태평양 연안 6개국간의 신뢰구축및 군비축소에 관한 회담 개최를 주장했다. 미국은 이러한 다자회담이 열릴 경우 이 지역에서 월등히 우세한 미국의 해군력이감축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사실상 이에 반대했다.또한 당시에는 북한의 핵개발이 주목을 받던 때가 아니어서 다자회담 개최시 거론될 핵문제가 주한미군의 핵무기에 초점이 맞춰질지 모른다는 점도 미국으로 하여금 다자회담을 거부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한반도문제 해결을 위한 소위 「2+4」회담안에 대한 미국의 지지는 작년 10월 리처드 솔로몬 국무부 동아태담당차관보의 샌디아고 연설에서 처음 표명됐다.당시 솔로몬 차관보는 남북한간 신뢰구축과정은 어디까지나 두 당사자가 주체이며 4강은 남북대화진전과 긴장완화에 협력하고 궁극적으로 통일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이번 베이커 장관의 기고문은 여기에다 『미국은 회담 가능성을 모색해 보겠다』는 한 구절을 추가시킴으로써 공론에 머물고 있던 「2+4」회담안에 현실성을 부여했다. 베이커 장관은 이같은 다자간 접근및 해결방식을 추구하게 된 이유로 남북한간의 대화 진전과 소련·중국으로부터의 협력 가능성을 들었다.그는 특히 다자간 협의에 의한 캄보디아문제 해결의 성공사례에 큰 감명을받았다고 말하고 한반도 문제가 지닌 성격상 다자간 합의방식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 보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6자회담안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 이유를 소련의 변화와 북한의 핵개발 위협에서 찾고 있다. 또한 태평양국가로 남아 있겠다는 미국으로서도 동북아개입방식을 냉전시대의 산물인 한미·한일안보조약과 같은 양자구조에서 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다자구조로 바꾸어도 이 지역 질서는 미국주도로 이끌어갈 자신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베이커 장관이 한반도에서 유럽형 재래식무기 감축협상이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도 한반도에선 다자간 평화구조가 가능하다는 워싱턴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이와 관련된 것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미국은 물론 일본·중국·소련등이 모두 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다자회의를 통해 북한에 대한 핵개발 중단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또한 북한의 안보는 4강이 보장한다는 방식으로 북한의 핵개발포기를 유도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베이커 장관이 6자회담과 관련,주변 4강의 공동의 안보 관심사는 논의할 수 있다거나 남북대화 결과를 4강이 보장한다고 언급한 대목등은 바로 이같은 미국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베이커장관은 12일 서울서 개막되는 아태각료회의(APEC)참석을 전후한 한국·중국·일본 3개국 순방시 6자회담문제를 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 소식통들은 북한의 태도가 6자회담의 성사여부를 가늠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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