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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베트남 과거 상처 있었다”/한 외무

    ◎월남전참전 「유감의 뜻」 첫 표명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 한승주외무부장관은 20일 한국군의 베트남전쟁 참전 사실과 관련,『한국과 베트남 두나라 사이에는 상처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이를 치유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두나라의 관계를 서로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해 과거사를 올바로 청산한 바탕위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정립하자고 제의했다. 한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비록 그 내용이나 수위에서 매우 조심스런 표현이기는 하나 지난 92년 12월 수교이후 베트남전쟁 참전에 대해 우리측이 처음으로 유감의 뜻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한장관은 이어 『그런 의미에서 두나라가 서로를 더욱 위하고 이익이 되는 관계를 유지하게 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면서 『이번 방문을 계기로 두나라가 한층 좋은 관계를 갖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냉전시대에 우리와 베트남 두나라는 약소국으로서 불행한 과거가 있었음을 솔직히 인정한 것으로 본다』고 평가하고 『그러나 우리와 베트남의 관계를 일본과의 관계처럼 보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한장관이 말한 뜻은 과거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발전 배울것”/베트남 외무 【하노이 연합】 구엔 만 컴 베트남외무부장관은 21일 『사회간접자본에서 산업생산에 이르기까지 많은 귀중한 경험을 한국으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말하고 『두나라 사이의 경제협력은 상호 호혜적 기초위에서 이뤄져야 하며 한국업체들도 이익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베트남의 과거사/양승현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베트남을 방문하고 있는 한승주외무부장관은 20일 레 둑 안 베트남주석을 예방한 자리에서 한국군의 베트남전쟁참전 사실을 「과거의 상처」로 떠올렸다.아울러 이 상처는 두나라의 공동노력으로 치유,극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접한 외무부관계자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같다.「상처」 자체보다는 「공동치유노력」에 더 비중을 두는 모습이다.서로에게 난 똑같은 상처일뿐 한쪽이 일방적으로 낸 상처는 아니라는 생각이다.그래서 한장관의 언급을 지난 64년 이뤄진 과거사실에 대한 단순한 적시라고 설명하고 있다. 정부관계자들은 지난 92년12월 수교때 이상옥전장관이 「두나라사이에는 과거 불행한 일이 있었다」면서 호치민의 묘소를 참배했던 사실을 상기시키기도 했다.또 지난해 방한한 베트남수상과 외무부장관이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이 없었던 예도 들었다. 우리의 참전이 꼭 사과를 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 자세라고 할 수 있다.냉전시대에 두나라 다 약소국으로서 한쪽은 독립,다른 한쪽은 지역안보및 경제개발이라는 절박한 현실에따라 치른 대가이므로 「일본의 과거사」와는 그 성격이 판이하다는 풀이들이다. 정부가 이러한 태도를 취하는데는 어느정도 일리가 있는게 사실이다.또 나름대로 고민도 있어 보인다. 광의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도 베트남전쟁의 피해자다.갖가지 후유증에 시달리며 잊혀져 가는 역전의 용사들,그 2세들로 이어진 아픔….아직도 우리사회의 한 부분으로 엄연히 남아 있는 피해상이다. 정부로서는 당연히 이들을 의식해야 하고 이런 일은 한국과 베트남이 서로가 위로해야 하는 아픔이기도 하다. 굳이 「머나먼 쏭바강」이나 「무기의 그늘」같은 책을 들추지 않더라도 이제 웬만한 사람이면 베트남전쟁의 역사성과 그 상흔을 잘 알고 있다.성격은 다르지만 역사적으론 우리도 「한국전쟁」이라는 비슷한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한장관의 발언을 굳이 「유감표명이 아니다」라고 애써 설명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적절하지 못하다는 느낌이 든다.꼭 사과해야 할 일은 아니더라도 우리가 먼저 나서서 「진실한 위로」라고 규정하는 것은 어떨까.그것이베트남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문민」이라는 새정부의 성격및 신외교의 지향점과도 맞아 떨어지는 것이 아닐까.
  • 일,「아태 PKO센터」 제안/자위대파병 협조 겨냥

    ◎오늘 아세안회의서 【도쿄 연합】 일본정부는 오는 7월하순 타이의 방콕에서 개최되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지역협의회(FORUM)에서 호주,인도네시아와 공동으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PKO센터」(가칭) 설치를 제안할 방침이라고 일본의 산케이(산경)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정부는 이 PKO센터를 통해 앞으로 「아세안포럼」참가국들의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따른 공동훈련을 비롯 정보교환 등을 행할 계획이다. 이에따라 일본정부는 우선 오는 22일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의 고위실무협의에서 PKO센터 설치안을 제시,각국의 이해를 구하기로 했다. 일본 외무성소식통은 『냉전종결로 국제사회가 새로운 세계질서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지역,민족,종교를 둘러싼 분쟁과 대립도 늘어나 PKO의 중요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판단 아래 PKO센터의 설치를 제창하게 됐다』고 밝혔다. 아세안포럼은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의 참가국에 중국,러시아,베트남 등을 포함시킨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초의 안전보장회의로 지난번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의에서 설치가 결정됐다.
  • 통합준비 부족속 「밀실접합」이 화근/예멘통일 왜 실패했나

    ◎국민적 합의없이 지배층 이해따라 성사/군사체제 3분… 처음부터 내전불씨 남겨 남북 예멘은 통일에 대한 점진적인 준비기간이 없이 양측 지도자들이 밀실에서 통일을 서두르는 바람에 재분열의 위기를 맞고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됐다. 민족통일연구원 김국신책임연구원은 민족통일연구원이 17일 하오 시내 타워호텔에서 「예멘통일의 문제점」을 주제로 열린 학술회의에서 발표를 통해 『예멘의 불행한 경험은 남북한이 상호 신뢰구축을 통해 통일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지호 전예멘대사도 이날 평통 조찬경연회와 민족통일연구원 학술회의에 잇따라 참석,『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복수정당제도 도입 등 통일 이후에 대한 사전준비의 미흡이 재분단의 위기를 조장했다』고 지적했다. ▲예멘통일방식이 한반도통일에 주는 시사점(김국신연구원)=남북예멘이 통일에 관한 실질적인 합의점을 찾게 된 것은 세계적인 냉전체제 붕괴와 석유발굴로 인한 예멘인들의 심리적 변화 때문이었다. 여기에 남북예멘 지도자들의결단도 통일을 촉진시킨 요인이 됐다.그러나 비공개로 진행된 협상에서 기득권층의 이익을 상호 보장하는 형식으로 통일합의가 서둘러 타결됐기 때문에 구체적인 실천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국민적 합의를 무시한채 양측의 기득권층이 서둘러 선포한 예멘 통일은 치명적 결함을 내포하고 있었다.남북이 각각 군대를 유지하면서 형식적 평등논리에 입각해 정치권력을 안배한 예멘의 통일방식은 통일정부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게 했을 뿐아니라 빈번히 발생한 정치적 폭력도 규제할 수 없게 만들었다. 예멘의 불행한 경험은 남북한이 상호신뢰구축을 통해 통일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하며,통일을 결코 감정적으로 서둘러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예멘통일의 문제점(유지호전예멘대사)=근대정치사에서 동족상잔을 경험한 민족이 평화적 협상을 통해 통합한 사례는 예멘통일 밖에 없다.그러나 지난 4월27일 남북 예멘간 전면전이 발발한 이후 예멘의 통일과정에서 사전준비가 소홀했다는 반성이 일고 있다. 남북 예멘간의 불화가 본격화한 것은 총선에 대한 남예멘의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나 전면전으로 번진 이번 사태는 복합적인 요인을 안고있다. 첫째로 회교 부족세력의 사병을 포함한 예멘의 군사체제가 3분화되어 과도기를 통해 줄곧 무력충돌의 개연성이 있었다.둘째로 통일협상과 과도기를 통해 남북 예멘의 수뇌는 회교부족세력과 사우디아라비아왕국이 방해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경원하는 바람에 오히려 이들로부터 불신과 오해를 받았다.통일협상때부터 이들과 협상노력을 시도했더라면 사우디의 통일예멘에 대한 보복조치나 회교부족세력의 남예멘사회당에 대한 반발도 적었을 것이다. 셋째 통일이 두 분단정권에 어떠한 내용의 공동의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이 통일 이후에 밝혀지고 있다.남북 예멘의 통일과정을 회고해 볼 때 경제사정이나 사회적 혼란,국제관계 등에서는 총선이후 개선되거나 호전됐으나 남북예멘간의 정치적 갈등은 더욱 심화되었다.이는 통일협상때 양측 정치지도자들이 통일과도기 이후에 대한 비전이 불분명했을 뿐만아니라 환상적 기대에만 사로잡혀 있었기 때문이다.
  • 육상자위대 신전략/일 「북방중시」 수정/수도권방위 강화

    ◎「러」 위협 감소로 북상황 초점/헬기·장갑차 등 기동력 확충 【도쿄 연합】 냉전후의 존립 방향을 연구하고 있는 일본 육상자위대는 현재의 극동 러시아군을 의식한 「북방중시 전략」을 북한의 중거리미사일 「노동1호」등의 사정권에 있는 규슈(구주)등 서일본을 비롯,수도권의 방위에도 중점을 두는 새로운 전략으로 바꿨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일본 육상자위대의 이같은 전략변경은 구소련의 붕괴로 북방위협이 감소함으로써 자위대 정원의 삭감이 필요한 가운데 한반도의 긴장과 일본 정치·경제 분야의 중추를 중시,일본전국에 배치하고 있는 사단의 전략적 의의를 재검토한데서 나온 것이다. 일본 육상자위대가 마련한 신전략에 따른 「기본방침」은 전국 13개 육상자위대 사단중 제5사단(사령부 북해도 대광시)등 4개 사단을 여단으로 축소하는 한편 병력수송용 헬리콥터부대의 신설 등 기동력의 대폭강화 등을 골자로 담고 있다. 기본방침은 우선 방위상 관점에서 일본전국을 ▲아오모리(청삼)현 이북의 「북일본」▲북부규슈(구주)와 주고쿠(중국)지방의 서일본 ▲그밖의 「중일본」등 3개 지역으로 구분,영토문제,한반도정세의 영향,정치·경제의 중추 등과 관련해 각 지역을 동등하게 중요시하고 있다. 기본방침의 구체적인 내용은 제5사단과 제10사단(명고옥시),제12사단(군마현),제13사단(광도현 해전정)의 병력을 현행 7천명에서 4∼5천명으로 줄여 여단으로 하되 기능은 종전의 사단과 똑같도록 하고 있다. 기본방침은 또 전국적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신방위 전략의 실현에 따른 기동력 강화를 위해 ▲제12사단에 헬리콥터를 배치,유사시 전국 어디라도 즉각 출동할 수 있는 공중기동여단으로 하고 ▲각 사단·여단의 장갑차를 대폭 늘리는 한편 핵심부대의 인원보충책으로 예비자위관 제도의 확충 등을 도모하기로 했다.
  • 가상적국 방어 일본,미핵 의존

    【도쿄 AP 연합】 일본은 냉전종식에도 불구하고 가상적국의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여전히 미국의 핵무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하타 쓰토무(우전자)총리가 13일 밝혔다.
  • 귀순동포 정착지원/「많은 돈」 보다 「적응력」 역점

    ◎민자,벌목공 수용책 강구/직업훈련 등 병행… 민주사회 일원 되게/재정부담 큰 현행 보상기준 대폭 완화 러시아의 북한벌목장을 탈출한 노동자들 가운데 5∼6명 정도가 곧 서울에 도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민자당도 이들을 우리사회에 수용하기 위한 정치권 차원의 대비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민자당은 지난 11일 당무회의에서 김중위의원의 제안으로 이 문제를 논의했으며 12일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이세기정책위의장은 『북한벌목공이 한국에 왔을 때에 대비한 법안의 손질등이 필요하다』면서 정부와 민자당의 대응책을 설명했다. 민자당은 북한동포의 수용과 관련,우선 관계법의 제정 또는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는 북한을 탈출한 동포가 남한으로 오면 「귀순동포보호법」에 따라 일정기간의 심사를 거친 다음 주택과 생활비등을 지원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이 법은 『북한동포를 유인하기 위한 냉전시대의 산물』이라는 당 고위관계자의 지적처럼 귀순자 한사람에 연간 수천만원이 소요되는 경제적인 부담을 정부에 안겨주고 있다. 러시아 벌목장을 탈출한 노동자들과 북한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주민들이 대거 남한으로 건너오면 그 지원액은 엄청날 수밖에 없다. 귀순동포 전원에게 이런 식의 지원을 계속하면 남한의 영세민들이 『그럼 우린 뭐냐』는 형평론을 들고나올 우려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민자당이 개정을 고려하고 있는 법안은 「북한난민정착지원법」 혹은 「북한동포정착지원법」이다.아직 정확한 명칭은 붙이지 않고 있다.과연 「난민」이라는 용어가 적합한 것이냐에 대한 개념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헌법에 우리 국민인 북한탈출 동포들을 국제법의 난민으로 규정하는 것은 법리상,국민정서상 받아들이기 어려운 면이 있다. 명칭과는 관계없이 법안의 주요한 골자는 현행법이 규정하고 있는 귀순동포에 대한 보상의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대신 기술훈련,직업훈련,사회화 교육등 우리사회에 빠른 시일안에 적응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있다고 이세기의장은 밝혔다. 그러나 별도의 법을 제정하지 않고 귀순동포보호법의 체계를 유지하면서 법적용을 신축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당의 통일외교안보정책소위원장인 박정수의원은 『단기적으로 들어오는 벌목장 탈출노동자들은 현행법에 따라 수용하고 장기적으로 북한동포의 대규모 귀순에 대비하기 위한 완벽한 법안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민자당은 이와함께 한때 북한동포들이 우리사회에 정착하도록 지원하기 위한 기금의 조성,남한 가정과의 연결추진등 갖가지 방안을 강구하기로 했다. 또 북한출신인 오제도변호사,송원영전의원등이 주축이 돼 벌이고 있는 탈출북한동포돕기운동에도 주목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민간운동을 주도하거나 직접 나서 지원하지는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이세기의장은 『순수한 민간운동을 당에서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오히려 북한을 자극하고 러시아측을 곤란하게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 미국이 깨어나고 있다(뉴욕에서 임춘웅칼럼)

    3년전 필자가 뉴욕에 부임했을때 미국은 심히 비틀거리고 있었다. 동구권이 붕괴되고 동구의 종주국이었던 소련제국마저 와해된 직후여서 당시미국은 세계의 유일한 초강대국이 된 시대의 출발점에 있었다.길고긴 냉전의 최종승전국이 된 미국이 승리의 환희 대신 심한 좌절감속에 묻혀있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었다.4조달러를 넘어선 재정적자,날로 부풀어만가는 무역적자,8%를 넘어선 실업률등 어디서 부터 문제를 풀어가야할지 아무도 아이디어가 없는듯 했다.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앞에도,옆에도,뒤에도 일제차였다.실제 수치로 따져보면 일제차의 미국승용차시장 점유율이 최고였던 91년의 경우도 25.8%에 불과했지만 느낌은 미국의 모든 도로가 일제차로 뒤덮여 있는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켜주고 있었다.그야말로 미국은 상처뿐인 영광인 셈이었다. 더욱더 큰문제는 미국사람들의 좌절감이었다.언젠가는 맨해턴에서 택시를 탔더니 한 유식한 운전사가 대뜸 일본인이냐 묻고는 아니라고 대답하자 다음의 슈퍼파워는 일본일 것이라면서 역사의 순환론을 장황히 늘어놓는 것이었다. 『No』라고 말할 수 있는 일본인이 늘어났고 어느 일본자동차회사의 고급간부는 『미국은 자동차경쟁에서 기술적인 면에서나 디자인면에서 공히 일본에 이미 졌다』고 공언하고 있었다.한 일본정치인은 『미국의 근로자들은 직업윤리를 상실했다』고 말했고 이런 이야기들은 그때 그때 미국신문에 그대로 보도되고 있었다.그래도 어느 누구하나일본에 대고 시비하는 사람이 없었다. 미국의 좌절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던 사건은 아마도 92년 당시 조지 부시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다가 일본천황의 초청만찬 석상에서 쓰러졌던 일이었을 것이다.부시 대통령은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본의 심장에서 잠시나마 의식을 잃었던 것이다. 그런데 미국의 월스리트저널지는 최근 앞으로 수년간 세계경제는 미국이 주도하게 될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80년대 침체의 늪을 헤매던 미국경제가 서서히 회복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반면 그동안 강세를 보이던 일본이나 독일이 침체국면에 접어들고 있기때문이라고 이신문은 분석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도 이같은 전망에 거의가 동의하고 있다.일본경제의 취약성이 드러나고 있고 독일이 통일이후 사회보장시스템에서 통제가 어려워 고전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근로자들의 임금,적절히 통제되고 있는 각종 금리및 세금제도,컴퓨터 소프트웨어부문에서의 강세,정치적안정 등이 미국의 강점들로 지적되고 있다.미국민들도 따라서 차츰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유에스에이투데이지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도 3년전과는 비교가 되지않을 만큼 미국민들이 미국경제에 낙관적임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때맞춰 일본의 권위있는 경제전문지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최근 세계에 알려져있는 일본경제의 상식이 허상임을 자성하고 있어 흥미롭다.이신문은일본의 노동생산성이 세계최고로 알려져있으나 실은 한번도 세계정상인 일이 없었으며 90년 현재도 미국의 77%수준이라고 지적하고 있다.또 일본이 기술대국으로 알려져 있으나 특허사용권의 국제거래실태로 보면 일본은 아직도미국의 7분의1 수준이라는 것이다. 미국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세계경제를 위해서다.미국민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강대국의 좌절은 평화를 해칠지도 모르는 일인것이다.
  • 미,일부국 핵시설 파괴 추진/LA타임스/장기 핵전략 마련 착수

    ◎북한·시리아·이라크 등 대상/핵개발 시인국·억제국도 분류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정부는 현재의 핵무기확산방지 전략을 크게 완화하는 내용의 새로운 장기 핵전략 마련에 착수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가 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새 핵전략은 일부국가에 대해서는 핵무기 개발을 시인하되 개발기술을 낮은 수준에서 동결시키거나 핵무기 사용을 막는데 역점을 두는 한편 일부국가들에 대해서는 핵무기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등 강경조치를 취하는 내용이라고 전했다. 강경조치의 대상에는 북한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등이 포함되며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는 상호견제를 통해 핵무기개발을 억제토록 하기로 했다. 미국의 핵전략수정은 냉전체제 해체에 따른 안보구도 변화로 핵무기보유 유혹이 높아졌고 걸프전의 결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피해 핵무기를 쉽게 개발할 수 있음이 입증됐기 때문이며 미회사들의 수출규제 완화요구와 무역적자 감축 필요성이 최종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이신문은 또 세계는 지금 「핵도미노」 현상에 직면해 있으며 첫번째 도미노가 지금 막 쓰러지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북한이 핵무기의 중거리미사일 장착에 성공하면 핵무기판매를 다른 탈법국가들에게 제의하게 되고 이란이 구소련의 핵무기보유국들로부터 핵무기를 사들이거나 우크라이나가 핵무기 강국이 될 것을 선언,자국 영토내 핵무기를 보유하려 드는 방식으로 핵도미노 이론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면 한국과 일본이 자체 핵억지력을 갖추려 할 것이고 이란이 핵무기를 확보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에 핵무기 배치를 요청하게 되며 이스라엘은 자체 핵탄두로 테헤란을 겨냥하게 되는 상황으로 파급될 것이라고 이 신문은 말했다.
  • 21세기 한국의 비전(사설)

    개인은 물론 나라의 경우도 장기적인 철학과 비전이 있어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철학은 국가의 근본적인 존재 이유와 명분이 되는 것이며 비전은 그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나아가서 도달하고자 하는 장단기적 국가 목표요 방향인 것이다. 대통령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위원장 이상우교수)가 5년간의 연구결과를 종합해 10일 김영삼대통령에게 제출한 국가장기정책보고는 바로 그러한 우리의 국가목표와 철학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불과 6년앞으로 다가온 21세기의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지향해야 할 장기적 비전은 무엇인가.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에 우리는 지금 서있는 것이다. 세계는 20세기를 마감하는 세기말적 과도기의 대변혁을 경험하고 있다.냉전의 구시대를 청산하고 탈냉전의 새시대가 태동하는 혼돈의 와중에 있다.이데올로기가 무의미한 개방과 개혁 그리고 무한경쟁속의 공존공영이 보편적가치로 형성되고 있다.그것은 그대로 21세기의 세계적 시대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라 보아야 한다.어떻게 하면그속에서 살아남고 번영할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야말로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수 없다 그러한 시대적 배경을 전제로 할때 우리의 나아가야할 방향은 자명해진다.21세기의 한국은 물론 통일한국이다.21세기 지향의 장기적 정책목표와 비전도 당연히 통일한국을 전제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21세기위원회의 국가장기정책보고는 「정치적으로는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다원주의가 보장되고 경제적으로는 공동체적 시장경제가 기본이 되는 나라」를 통일한국의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다.그리고 『통일은 역사에 역행하는 북한체제의 민주화를 기다려 민주민족공동체 틀속에서 20년내에 이룰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올바른 진단이요 제시라 생각한다.다른 비전과 방법이 있을 수 없을 것이다.북한이 제아무리 사회주의체제를 고집하고 개방과 개혁을 외면한다 해도 역사의 방향을 거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민주화 개혁과 개방이라는 세계와 역사의 대세 동참만이 북한이 할수 있는 일이며 그것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것은 우리가 해야할 과제라 해야할 것이다.그러한 민주통일한국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앞으로의 모든 정책에서 균형과 조화를 최고의 목표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남북간은 물론 계층간을 비롯,성장과 분배간등 이미 겪고 있고 앞으로 격화될 전망인 갈등의 심각성을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그러한 갈등의 극복을 통해 세계평화에 기여하고 동북아의 번영을 주도하는 민주·복지·문화·과학기술선진의 통일한국 건설이야말로 21세기의 우리가 지향해야할 장기적인 국가비전이 되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 미­일,방산기술 교류 합의/일 첨단민간기술 전용 길터

    ◎액정표시·광학전자시스템 공동연구 【도쿄=이창순특파원】 미국과 일본정부는 방위산업 기술교류에 관한 새로운 협력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이 9일 보도했다. 협력체제 구축방안의 주된 내용은 ▲군용 또는 범용기술을 망라해 기술협력을 촉진하며 ▲양국정부는 민간기업간 의견교환을 장려하고 ▲개별 프로젝트의 공동연구를 통해 상호기술교류를 추진한다는 것으로 구체적인 대상기술 선정작업에 이미 착수했다고 닛케이신문은 전했다. 새협력체제는 일본의 고도 민간기술을 방위산업에 전용하기 위한 길을 마련한 것으로 공동연구 프로그램으로는 액정표시기술,광학전자시스템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협력은 미국이 일본으로부터 기술도입을 기대하고 있는 반면 일본측은 미·일안보체제 강화를 위해 미국과 기술교류를 확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는데 따라 가능해진 것이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닛케이는 미국방부와 일방위청간에 군사기술 협력합의가 이루어졌다며 양국은정책및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안에서 공동연구를 추진하는데 이번 협력체제는 미리 대상기술을 제한하지 않고 있는 점과 상호간 기술교류가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또한 새로운 방위기술 협력체제가 냉전종식후 민간기술과 군사기술의 상호이용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져 주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미테랑 핵실험 유보/좌파,정면 반박/불 핵전력공개 관련 논란

    ◎“차기정부 국방권 제약말라”/쥐페외무/“냉전뒤 새위험 고려 안했다”/보멜의원 프랑스에 때아닌 핵실험 논쟁이 일고 있다.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은 지난5일 엘리제궁에서 군수뇌부,과학자,국회의원및 각료등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프랑스의 핵전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프랑스가 보유한 핵탄두는 5백개로 충분하고도 신뢰할만한 핵억지력 수준이며 16기의 미사일을 적재한 5척의 핵잠수함에 의해 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테랑 대통령은 이어 내년 5월 임기를 마칠때까지 핵실험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후임자도 이같이 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내년 대통령선거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우파에서 미테랑 대통령의 발언에 정면반박을 하면서부터 논쟁이 일어났다.특히 우파의 각료들이 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RPR(공화당연합)소속의 알렝 쥐페 외무장관은 「대통령은 외교·국방권에 관해 국가의 고위결정권을 갖는다」는 5공화국 헌법규정을 들어 『아무도 현직 대통령의 군사권에 대해 임기중항의할 수 없고 이는 후임 대통령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지적했다.다시말해 차기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외교·국방권에 대해 미리 방향을 얘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다. 쥐페장관은 이어 프랑스의 무기 현대화와 핵실험은 필요하다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RPR의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인 자크 보멜 의원은 『냉전이후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한 사실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며 심한 반발을 보였다. 우파의 입장은 냉전 당시 핵무기를 독자개발에 국방력을 강화한다는 드골대통령의 국력강화론을 따른 것이다.
  • 기업메세나운동에 바란다/김문환(일요일 아침에)

    우루과이 라운드로 상징되는 새로운 세계 환경을 맞이하면서 우리 사회는 지금 국제화·개방화·세계화에 대비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그와 함께 국제경쟁력의 강화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되기도 한다.경쟁력은 우선 경제적인 의미를 지닌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피상적인 관찰일 뿐,경제력의 강화를 위해서도 문화와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청되고 있다. 붕괴된 냉전체제의 공백을 메우면서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하는 힘이 경제력이라는 관찰은 물론 그나름대로 일리가 없지 않다.그러나 그 경제력을 뒷받침해주는 핵심이 한 나라의 총체적 지력이요,문화력이라는 사실도 결코 간과될 수 없다.이런 관점에서 볼 때,문화를 경제의 종속변수 쯤으로 보는 것은 극히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오히려 경제가 국제화의 다른 측면인 특화를 가능케 하는 문화의 힘을 배경으로 하지 않을 수 없다.다가오는 21세기를 흔히 정보사회라고 하지만,무한적인 경제전쟁에서 문화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늘어난다는 사실을 감안한다 해도 이는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문화의 힘을 믿지 않을 때,우리는 단순히 문화적으로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강국의 식민지화·종속화를 면치 못하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4월18일에 발족한 기업메세나협의회는 바로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한 가장 적절한 대응의 하나라고 본다.널리 알려진대로 메세나란 예술·문화·과학진흥을 위한 공공적 지원이 그 출발점이 되지만,기업의 문화예술활동참여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면서 기업에 의한 예술·문화진흥이라는 뜻이 오히려 더 본래적인 것이 되었다.이로써 본래 자유를 생명으로 삼는 예술·문화는 국가에 대한 의존과 시장경제의 종속으로부터 좀더 여유롭게 벗어나면서,다양성을 더해 갈 수 있게 된다.이제까지도 기업의 예술활동참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의 개발을 위해서라도 세계적인 환경의 변화에 발맞추어 이의 본격화가 절실히 요청되고 있다.이제 기업은 예술에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예술이 직면한 위험을 대신함으로써 단순한 문화의 상업화를 넘어서서문화·예술과의 연대를 통해 스스로의 이미지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시민으로서의 정당한 사회적 평가를 획득하는 소득을 취할 때이다. 때마침 문민정부의 출범에 힘입어 과거 권위주의시대에서 처럼 준조세적 성격의 지출이 사라지게 된 만큼 우리 기업들이 문화·예술과의 연대에 좀더 박차를 가할 만한 계기가 마련되었다.물론 반대급부를 기대하는 문화활동도 그나름대로 의의가 없지 않으나,문화지원과 선전행위를 구별하면서 기업 역시「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좀더 본격적인 메세나운동을 전개할 때에 이른 것이다. 일반 문화·예술활동의 지원 뿐 아니라,이를 위한 조직정비촉진,인재양성,미학이나 문화경제학을 비롯한 예술관련학문과 대학문화의 진흥,그리고 기업메세나를 활성화해 줄 세제개선추진등 기업메세나협의회의 일감은 참으로 많다.날로 그 중요성이 더해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우리나라가 문화외교적으로도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일도 어느 일 못지 않게 중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예술문화활동을 지원하는기업 상호간의 연락과 협의를 도모하고,예술문화지원에 관한 계몽,정보제공,포상등을 통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향상과 발전에 기여코자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에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물론 기업메세나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리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그런 뜻에서 문화예산이 아직 전체의 1%도 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공익자금을 방송이나 광고발전을 위해서만 지출하겠다는 발상은 극히 편협된 사고가 아닐 수 없다.예컨대 아직 아무도 신청하지 않은 유선방송의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위한 자금을 국고나 공익자금이 아니라 기업메세나에 기대하는 발상도 이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닐까.초대회장을 맡은 동아건설의 최원석회장이 사장급의 대우를 약속하면서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의 사무처장을 공모하는 광고를 낸 것은 지극히 다행스러운 조처이기는 하지만,아직 이 제3영역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해서는 안된다.우선은 작은 성과를 통해서나마 문화의 힘을 믿는 기업의 숫자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기때문이다.
  • 망언의 배경을 경계한다(사설)

    새일본정부의 법무장관이라는 사람이 일제의 태평양전쟁을 「식민지와 대동아공영권 해방」을 위한 정의의 전쟁으로 옹호하고 나섰다고 한다.수십만의 무고한 중국민간인을 살해한 「남경대학살」은 날조된 것이며 식민지 부녀자를 강제연행한 정신대도 일제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강변했다고 한다.정말이지 어이가 없고 기가 찬다고 밖에 달리 할말이 없다. 새삼 부정할 가치도 없는 망언이 아닌가 한다.침략전쟁등 일제의 만행에 대해서는 그 주도자인 일왕자신이 이미 외국을 방문하거나 일본을 찾는 외국정상들을 맞을때마다 형식과 정도야 어떠했든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왔다.역대총리도 마찬가지다.특히 최근 연립여당의 호소카와 전총리는 보다 솔직한 침략전쟁 인정과 사과로 아시아 이웃나라들의 환영까지 받은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다는 이따위 부정의 오만불손하고 건방진 망언들이 일부 극우민족주의자들의 입을 통해서지만 왜 한두번도 아니고 기회있을때마다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인가.그많은 인정과 사과및 반성에도 불구하고 일제의만행을 만행으로 생각치 않는 일본인이 많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하지 않을수 없다. 우리는 이번 망언이 개혁정치를 표방하고 국제사회에 대한 일본의 적극적인 기여를 강조하는 신생당등 연립여당 정부 각료의 입을 통해 나왔다는 사실을 특히 주목한다.연립여당은 일본이 과거사를 솔직히 인정·사과하고 새출발 해야 한다는 것을 기본정책으로 삼고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이번 법무장관의 망언은 그것이 결국 말만의 사탕발림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본인은 발언을 취소했으며 연립여당정부는 일단 나가노장관의 단순한 개인적 실언임을 강조하고 있다.물론 그럴수도 있다.그러나 그는 일제침략전쟁에 앞장섰던 군국주의자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망언에서 보듯이 조금의 반성도 하지 않고 있다.그런 그가 어떻게 새 일본연립정부의 그것도 법무장관에 기용될수 있었단 말인가.일본과 연립연정및 그 반성의 실체와 한계를 보는것 같은 느낌이다. 탈냉전이후 일본에서는 신일본민족주의가 크게 고개를 들고 있다.연립여당은 물론 일본정국재편을 주도하는 오자와 신생당 대표간사도 바로 그러한 신민족주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그가 지향하는 일본「보통국가론」은 일본의 정치군사대국화를 위한 과거사인정과 반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나가노망언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이라 할수 있다. 결국 새일본도 경계하지 않을수 없게 하는 망언해프닝이 아닐수 없다.우리는 그동안 과거사에서 해방된 미래지향적인 새한일관계의 구축을 위해 노력해 왔다.우리의 그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이번 망언의 뒤처리를 특히 지켜볼 것이다.
  • 러 외교아카데미/바자노프 부원장 특별기고

    ◎러시아 한반도정책 달라지고 있다/옐친 개혁 실패로 보수입김 거세져/영향력 확대 노려 남북에 균형 접근/한·러 경협 기대 퇴색 등 변화의 조짐 곳곳에 러시아 외교의 기본노선이 최근들어 눈에 띄게 변모하고 있다.물론 이런 변화는 외교분야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전분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이 변화의 실체를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3년전인 1991년 러시아의 대외정책 기조를 한번 되새겨보자.당시 공산주의를 물리치고 소련방을 해체시킨 러시아의 민주 지도자들은 그들의 「몸과 마음」을 몽땅 서방쪽으로 돌렸다.서방은 이데올로기의 주요 동맹세력이 됐을뿐 아니라 러시아 현대화의 모델이요 구세주로 인식됐다.국제사회에서 떳떳한 문명국의 일원으로 대접받고 싶은 나머지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미국과 그의 동맹세력들을 기꺼이 뒤따를 태세가 돼있었다. 이와함께 이들 민주 지도자들은 소위 패배한 공산정권의 유산을 미련없이 벗어던지려고 애썼다.이념,정치,군사,경제적으로 과거 소련과 동맹관계를 맺었던 나라들과의 유대를 하나하나 청산해나갔다.반면 소련의 적이었던 나라들에 대해서는 과거 소련의 행적에 대해 기꺼이 양보와 사과를 하며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였다.특히 이들은 한국과도 긴밀한 유대를 갖기 위해 애썼다.남북한관계에서 한국의 입장을 지지했고 한국전쟁에서 스탈린이 한 역할을 비난했다.1983년 사할린상공에서 대한항공기를 격추시킨 행위에 대해서도 용서를 구했다. ○대국화외교 지향 그러나 위에 언급한 이런 외교적 자세는 이제 점차 과거사가 돼가고 있다.여기에는 국내외적으로 여러가지 요인이 영향을 끼쳤다.우선 국내적 요인으로 옐친대통령이 추구해온 「쇼크 요법식」경제개혁의 실패를 들 수 있다.이로인해 민주 인사들은 국가권력의 중심부에서 밀려났고 대신 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들이 러시아의 외교정책 결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됐다.이 보수세력들에게 서방은 우방이 아니라 적의 개념으로 남아 있다.이들이 생각하기에 서방은 러시아의 위대성을 실현하려는데 장애세력일 뿐이다.외부적 요인으로는 러시아 주변 나라들이 겪는 사태 및 전반적인국제정세가 이런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구소련 연방내에 거주하는 러시아인들은 「박해」를 받고 있고 서방은 당초 약속과 달리 러시아에 대규모 원조도 보내주지 않았다. 3년전만해도 러시아 민주 지도자들은 유엔의 깃발아래 전세계가 한나라가 되는 소위 「세계 정부」의 탄생이 가능하다고 믿었다.무력은 구시대의 쓸모없는 유산으로 치부됐다.그러나 이제 사정은 달라졌다.러시아의 외교정책은 점차 더 전통적이고 더 강대국 지향적이며 덜 민주적으로 변하고 있다.그리고 이 변화의 징조가 한반도 정책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북 내정간섭 불원 한반도정책과 관련,러시아의 첫째 관심은 뭐니뭐니해도 안보와 관련된 문제이다.한반도는 지금도 냉전이 그대로 지속되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이라는게 러시아 지도자들의 인식이다.만약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난다면 러시아를 비롯,동아시아 전역으로 그 불똥이 번진다고 믿는다.이런 인식하에 북한의 핵개발 움직임은 위험한 행위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을 코너로 모는 것은 이보다 더 위험하다는 인식을 이들은 갖고 있다.옐친대통령의 한 보좌관도 내게 「러시아와 세계의 안정을 위해 북한을 핵문제로 너무 몰지 않는게 유익하다』고 말했다.이와함께 많은 러시아 지도자들은 김일성 정권의 급격한 붕괴는 한반도뿐 아니라 주변안보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이같은 이유를 들어 이들은 핵문제를 포함,북한의 내부사정에 국제사회가 너무 개입하지 말 것과 북한에서 단계적으로 하나하나 변화가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안보관의 변화는 한반도에 있어 남북한 대화를 지지하는 것을 포함,균형있는 접근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다.경제적인 요인도 정책결정의 중요한 요인이다.극동지역 개발을 위해 러시아는 아태지역국들과의 긴밀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한국의 차관,투자,교역에 러시아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그러나 한국과의 경제협력에 대해 가졌던 초기의 기대는 이제 사라져가고 있다.러시아국민들은 옐친대통령의 방한때 체결됐던 24개의 경제관련 협정들이 아직 이행되지않고 있다고 불평한다.차관상환 기간의 유예요청도 거절당했을 뿐 아니라 한국기업들은 러시아진출에 너무 소극적이고 이미 약속한 투자계획도 실행에 옮기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에 비해 북한에 대한 경제적 평가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특히 북한과 인접한 극동지역에서는 바터무역과 값싼 노동력을 구하는 데 북한이 유리한 파트너가 된다고 믿고 있다.무기를 팔기에도 북한은 매력적인 시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투자인색에 불만 러시아의 대국지향 욕심도 한반도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요인중 하나이다. 러시아는 한반도에 대해 다시 영향력을 되찾으려고 하고 있다.물론 여기에는 과거 국제무대에서 철저히 소련을 지지했던 「잃어버린 동맹국」북한에 대한 향수도 작용하고 있다.러시아의회의 한 대의원은 얼마 전 내게 『우리가 과거 북한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돈을 들였나.왜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물거품으로 만들려고 하는가』라고 말했다.이 대의원은 북한은 한때 극동지역에서 소련의 유일한 군사 교두보였는데이 교두보가 필요한 시기가 다시 도래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자성시기 지났다” 대부분의 민족주의자,공산주의자들은 반미,독자외교를 추구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북한은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한다.이들이 믿기에 북한은 세계무대에서 미국에 반기를 드는 것만으로도 효용가치가 매우 높은 우방이다.러시아내에 점증하는 민족주의 감정도 한반도정책에 변화를 몰고 오는 주요인이다.이 민족주의 감정으로 인해 러시아외교에서 이제 양보와 자성의 시기는 지나가고 있다.러시아가 대한항공격추사건에 대해 더 이상의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옐친대통령의 보좌관들중에는 한국전쟁에 대해 러시아가 더이상 사과와 책임을 느낄 이유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이와함께 김일성 독재체제에 대해 갖고 있던 이데올로기적 「혐오감」도 점차 가벼워져가고 있다.보수성향의 많은 지도자들은 러시아가 겪고 있는 혼란·무질서와 비교,북한의 법과 질서」를 높게 평가하기도 한다. 결론은 자명하다.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은 점점 더 남북한 균형정책쪽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다.물론 지리노프스키나 보수파,민족주의자들이 권력을 잡을 경우에는 북한쪽으로 더 편향될 것이다.그러면 3년전이 아니라 그 이전의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된다.물론 이같은 시나리오가 쉽게 현실화될수는 없을 것이다.하지만 분명 3년전과는 다른 변화의 조짐이 도처에서 감지되고 있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약력 ▲49세 ▲역사학과박사 ▲모스크바 국제관계대 졸업 ▲주북경대사관 정치참사관(81년) ▲주샌프란시스코 부총영사(73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91년부터 현재)
  • “일본은 정치대국 면모 갖춰야 한다”

    ◎오자와 이치로저 「일본개조계획」 번역 출간/정·경·외교등 전분야 혁신적 개선 주장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란 이름이 우리 국민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지난해 8월부터라고 할 수 있다. 38년동안 지속된 일본의 자민당 정권이 무너지고 이어 호소카와내각 성립,최근의 하타내각 출범에 이르기까지 일본 정계에 큰 변화가 있을 때마다 오자와 이치로는 배후 실세로서 거론됐다. 그 오자와가 자신의 정치개혁론을 담은 책인「일본개조계획」이 국내에서 번역돼 나왔다(지식산업사 간). 이 책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 내용에 있어 일본의 정치·경제·외교등 모든 분야의 충격적인 변화을 제시하고 있는데다 현실적으로 집권세력에 의해 그 방향대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자와는 『세계질서가 탈냉전의 시대로 들어선만큼 일본도 그에 따라 변화해야 하며 그 변화의 정도는 국민 개개인이 의식개혁을 해야할 수준』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우선「경제대국」에 걸맞는「정치대국」으로 면모를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의 핵우산 아래에서는 일본 국내정치가 자국 경제의 분배·조정기능에 만 머무를 수 있었으나 이제는 경제규모에 따르는 만큼의 국제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자와는 그 예로 일본이 걸프전 당시 미국의 군사적 지원요청을 거부하고 1백30억달러의 경제지원만 했던 사실을 들고 있다. 그는『일본이 거액의 자금을 보탰지만 인원을 파견하지 않았기 때문에 전쟁후 미국의 동맹국 그룹에서 사실상 밀려났으며 이는 일본 외교의 큰 실패』라고 비판했다. 이밖에 ▲외교노선으로는 미·일 관계를 축으로 하되 아·태지역의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군사분야에서는 평화헌법을 개정,현실적인 군사력을 갖출 것등을 촉구했다. 한편 한일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어판 서문에서『일본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각국에「진출」하여 현지 사람들의 삶과 생명에 대해「침략행위」를 저지른 사실을 솔직히「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일본이 다시 군사대국이 돼「침략」하는게 아닌가 우려하고 있다는데 일본은 그럴 마음도 능력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지난해 5월 나온 이래 일본 현지에서 70만부가 넘게 팔리는 큰 관심을 끌었고 격렬한 찬반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번역은 모일간지 동경특파원을 지내고 현재 문화부장으로 재직중인 방인철씨와,동경대에서 국제관계론을 전공중인 김현진씨가 함께 맡았다.
  • 근로자의 날에 생각한다/김치선(일요일 아침에)

    역사적으로 고대 로마에서는 플로라(Flora)화신에 대한 제일로 5월1일을 기념했다.그후 중세에 이르러 영국을 위시한 유럽국가들은 5월1일이 되면 꽃밭에 나가 춤을 추고 그 마을에서 최고의 미녀를 뽑아 MayQueen(5월의 여왕)의 화관을 씌우는 풍습이 있었다.그러한 메이 퀸을 뽑는 풍습은 아직도 전세계적으로 특히 대학가에서 유행하고 있다. 5월1일을 근로축제일로 정하고 노동의 신성함을 기념하게 된 역사는 약4백년전 1521년5월1일 이탈리아의 루카스시의 면사를 짜는 직공들이 집단적으로 근로조건의 향상을 요구하면서 시위를 벌인 때부터 시작한다.그후 1886년 5월1일 미국 전역의 노동자들이 1일 8시간 노동시간제를 요구하면서 총파업을 감행하였고,그후부터 매년 5월1일이 되면 대부분의 나라에서 노동의 신성함을 선언하고 노동자의 지위를 고양시키자는 기념적인 축일로 거행되고 있다. 1914년 미국 연방노동법(Clayton Act)전문은 「인간의 노동은 상품이 아니다」라는 선언과 아울러 노동자의 단결권을 독점법(Sherman Act;1890년)의 적용에서 제외됨을 규정하여 당시의 이 법은 「노동자의 대자유헌장」이라는 호평까지 들은 바 있다.뿐만 아니라 세계 제1차대전(1919년)이 끝난뒤의 국제연맹과 세계 제2차대전이 끝난 뒤의 국제연합은 세계적으로 임금노동자들의 권익보호와 단결의 자유와,그리고 노동조건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노동기구(International Labor Organization)를 설치하고 국제협약(ILO Convention)을 통한 노동보호정책을 수행해오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들은 5월1일을 노동절로 지키고 있다.미국과 캐나다는 비교적 농업노동자들이 많은 나라로서 가을에 농사가 끝난 후에 9월 첫째 월요일을 노동절(LaborDay)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의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매년 5월1일을 노동절 또는 메이데이로 기념하고 있는데,제2차대전 이후 미소양대국가의 냉전이 격화되고 국제사회는 동과 서로 양분되어 이념적인 갈등이 심화되었다.특히 정치·경제및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민주자유주의체제와 공산주의체제로 양분되면서 매년 5월1일이 오면 노동자들이 시위를 통해서힘의 지배(Ruleof Force)를 과시하게 되자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서방국가들은 5월1일을 법의 날로 정하고 법의 지배(Ruleof Law)를 기념하고 법치주의의 체제적인 우위를 선전하여 힘의 지배에 대항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1964년 3월10일을 근로자의 날로 법정화하고,미국과 캐나다와 같이 5월1일을 법의 날로 정하여 기념해오고 있다.물론 그 전에는 5월1일을 노동절로 정하고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그날을 노동절로 기념하여 근로자들의 노고를 위로하는 행사들을 계속해왔다. 금년 5월1일부터 근로자의 날을 기념하게 된 것을 우리 모든 국민이 환영하고 기뻐해야 할 역사적인 일이라 믿는다.그러나 우리는 근로자의 날의 역사적인 참의의와 개념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먼저 노동절은 노동자의 날인 것을 보여 주어야 한다.노동은 신성한 것이고,노동의 기여 없이는 산업사회가 유지될 수 없으며,건강한 노동의 참여가 없이는 기업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절대적인 논리를 망각해서는 안되겠다. 국가적으로 사회적으로 또는 국외적으로 5월1일을 근로자의날로 기념하는 많은 행사가 있겠지만,요컨대 이날은 근로자의 날인 까닭에 근로자들이 원하는 것,근로자들이 기대하는 것,그리고 근로자들에게 기쁨과 소망과 행복을 느낄수 있도록 해야 하겠다. 다음 이날의 기념은 근로자 자신들이 주체가 되고 자주성을 가지고 미리 그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여 그 기념행사를 통하여 그들의 만족감과 보람을 맛볼수 있어야 하겠다.이날에는 우리사회의 모든 문화적 및 복지시설을 총동원하여 근로하는 국민,그리고 근로자의 가족들을 위로해주고 보살펴 줄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노동의 신성성은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여기에는 무엇보다도 근로자 자신들의 의식적 개혁이 우선되어야 한다.진정으로,그리고 실질적으로 근로자의 경제적 및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는 데에는 근로자들에 대한 꾸준한 각성및 훈련과 연구와 교육이 요청된다.근로자의 날 하루에만 기념에 그치지 말고 간단없는 노동교육의 실시를 촉구한다.
  • 새 사령탑 맞은 통일안보팀

    ◎“핵해결 우선·원칙있는 남북대화”/대북정책 골격 큰 흔들림 없을듯 이영덕통일부총리의 총리승진으로 1주일 이상 비어있던 통일부총리에 이홍구 평통수석부의장이 기용됨에 따라 통일안보팀이 새로운 진용을 갖추었다. 그러나 이번에 통일안보팀의 사령탑이 바뀌었다 해도 문민정부의 대북정책 추진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즉 핵문제 최우선 해결 원칙이나 원칙있는 남북대화를 추진한다는 대북 전략의 큰 가닥은 불변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같은 전망은 김영삼대통령이 통일안보팀을 전면 개편하지 않고 이전부총리의 총리 승진으로 생긴 통일부총리의 자리만 메운 데서도 분명해진다.다시 말해 부총리 재임시절 북한의 인권문제를 앞장서 거론했던 이신임총리를 발탁한 배경이나 6공때 통일원장관을 역임했던 이홍구씨를 다시 기용한 것에서 통일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의도가 감지된다. 물론 통일안보팀의 좌장인 이신임통일부총리의 성향도 대북정책 추진기조의 골격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 하는 대목이다.그는과거 6공의 첫 통일원 장관으로서 2년여 재임하면서 「7·7선언」,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남북교류협력법 제정 등 당시로선 전향적인 「작품」을 남긴 바 있다.특히 「7·7선언」은 남북관계를 「동반자관계」로 규정,탈냉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내다본 상당히 진보적 정책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기본적으로는 중도 우익적 성향의 인물이라는 게 그를 잘 아는 인사들의 한결같은 평가이다.말하자면 「보수 속의 진보」를 표방하는 인물이라는 것이다.따라서 굳이 현 통일외교안보 4인체제를 진보와 보수의 스펙트럼으로 분류하자면 한승주외무­이홍구통일­정종욱외교안보수석­김덕안기부장의 순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듯하다. 때문에 이같은 그의 성향으로 보아 모양내기가 아닌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를 추구하고 북한핵문제에 당근과 채찍을 함께 구사해온 지금까지의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데 별다른 이견이 없다. 그동안 강온이 맞서 이따금 마찰을 빚어온 통일안보팀 가운데 이신임부총리는 연령이나 학문적인 입장에서 명실상부한 좌장격이다.이는 소리가 나지 않는 가운데 추진력을 발휘하는 그의 업무 추진 스타일과 함께 대북정책에 대한 통일원의 총괄조정 기능 강화에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다만 그 역시 현정부의 실세그룹이 아니다.그래서 통일안보정책조정회의 신설과 함께 분명해진 청와대의 대북정책 직접 관장 의지와 어떻게 조화를 이뤄나갈 지는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 같다.
  • 25국서 핵·생화학무기 개발중

    ◎구소 핵물질 밀반출 근거 없어/러인 23% 범죄단 러 장악 믿어 【워싱턴 연합】 제임스 울시 미중앙정보국장은 29일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이 점점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늘날 미국익에 적대적인 많은 국가를 포함,모두 25개국가들이 핵무기와 생화학무기를 개발중이며 이중 일부국가들은 약간 떨어진 국가들까지 위협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들을 구입하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울시국장은 이날 미변호사협회 연설에서 이같이 말하고 특히 북한과 이라크와 같은 국가들로부터 나올 수 있는 지역적 위협에 관해 결정적인 경고의 기간을 사전에 대통령과 그 보좌관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미정보기관들이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및 이라크와 같은 국가들은 미국과 그 우방국들이 가진것과는 전혀 다른 탈냉전시대의 관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러시아의 범죄조직들이 핵무기와 화학무기들을 빼돌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돌고 있는 것과 관련,『상당량의 무기급 핵물질이나 핵탄두가 구소련밖으로 밀반출된 것으로는 보지않는다』 고 밝혔다. 울시국장은 『우리는 방사능핵물질의 불법판매가능성을 매우 주시하고 있다』 면서 『무기급이 아닌 저급 핵물질이 도난당했다는 여러차례의 보도가 있었으나 대부분의 절도범들은 검거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러시아지역의 조직범죄단체들이 핵무기를 다루는 사람및 감시병을 매수할 수 있는 재력이 있고 또한 핵물질을 해외로 빼돌릴 수 있는 밀수망을 갖고 있기때문에 범죄조직의 개입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러시아 내무부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대략 5천7백개 범죄단체들이 있고 그중 2백개는 대규모 범죄조직이라고 설명하면서 『올해 3월 러시아의 도시지역에서 실시된 한 여론조사는 옐친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린다고 보는 응답자가 14%인반면 가장많은 23%가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범죄단체라고 응답했다』고 러시아범죄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편 샘 넌 미상원 국방위원장은 다른 나라의 범죄조직과 연결된 러시아내 범죄조직에 의해 핵확산 위협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내달쯤 국방위 소속위원들이전원 참여하는 청문회를 열어 이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 전쟁과 반전쟁/이재근(서울광장)

    「제 3의 물결」「권력이동」등의 매혹적인 저서로 잘 알려진 앨빈 토플러는 최근 저서 「전쟁과 반전쟁」에서 전후로부터 탈냉전시대로 이어진 이 시대의 일반적인 「전쟁 불감증」을 강한 어조로 경고한다. 오늘날 세계의 많은 부족들은 서로 증오의 살육전을 벌이고 있고 지구는 황폐화되고 있으며 전쟁이 전쟁을 낳는 또다른 암흑시대가 전개되고 있다고 토플러는 지적했다.그는 1945년 「평화」가 마련된 이후 전세계에 걸쳐 일어난 전쟁과 내전은 1백50여회나 되고 민간인을 제외한 군인만도 7백20여만명이 희생됐다고 적었다.제1차 세계대전 기간동안 전체 전사자수가 약 8백40만명임에 비추어,놀랍게도 세계는 45년이후에도 세계대전을 다시 한번 치른 셈이 된다는 게 토플러의 분석이다.실제로 45년부터 90년까지의 모두 2천3백40주중에서 지구상에 전쟁이 전혀 없었던 주간은 단 3주에 불과하다.그러므로 45년이후의 그 오랜 기간을 전후시대라고 부르는 것은 적당치 않다고 토플러는 말한다.한반도의 현실은 더욱 그러하다. 동서독통일과 남북한통일문제의 근본적인 차이는 바로 이 전쟁과 반전쟁의 차이라 할수 있다.남북한통일은 누구에게나 지상명제이겠지만 그 성취과정에는 반전쟁이 반드시 전제돼야 한다.동서독에는 그것이 없었다.세계전쟁의 끝에서 분단이 됐고 동족전쟁의 미완으로 분단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고 보면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반전쟁은 통일의 기본전제가 되지 않을수 없다.우리에게 있어 언제나 통일과 안보가 표리관계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전쟁은 그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피할수만은 없는 속성을 갖고있다.그것은 어느날 아침 예기치 않은 장소에서 갑자기 일어날수 있다.그래서 전쟁의 우발성과 파괴적 비인간성을 놓고 트로츠키는 『당신은 전쟁에 관심이 없을지 모르지만 전쟁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했다.무서운 말이다. 지금 한반도에는 이상하게도 전쟁의 망령이 끊임없이 어른거리고 있다.북한핵,팀스피리트,스커드미사일,패트리어트 배비,판문점,휴전선,전진배치,북의 남침 시나리오,반격 격멸시나리오,서울 불바다론,평양 초토화작전등이 모두 한반도에깊게 드리워진 전쟁의 그림자들이다. 지난 4월 82회 생일을 맞은 북한주석 김일성은 그무렵 주석궁에 앉아 전쟁과 평화를 얘기했다.『북한에는 핵무기가 없다.물론 제조할 생각도 없다』고 했고 『전쟁이 일어나면 모두 큰 피해를 입는다.이만큼 해놓고 왜 전쟁을 하는가.전쟁을 원하는 자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면서 「서울 불바다」운운은 잘못된 것이라고 「해명」도 했다.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라는 그의 말은 맞다.그러나 『전쟁은 좋은 것이다.그래서 나는 전쟁을 해야하겠다』고 예고하며 전쟁을 하는 사람이 세상에 어디 있는가.전쟁은 그것이 터지기 전에는 어디까지나 「평화」인 것으로 머물며 그 가혹한 살상과 파괴의 발톱을 감추고 있다. 전쟁광 아돌프 히틀러는 「평화주의자」였다.세계를 정복하겠다는 야심과 환상은 정권을 잡기전 일찍이 옥중에서 기술한 「나의 투쟁」 구석구석에 배어있는 데도 그는 항상 자신을 평화주의자로 위장했다.33년 1월 총리에 지명된뒤 의회 시정연설에서 그는 『나만큼 평화를 사랑하는 사람도 없다.현재의 유럽과 독일은 평화스럽다.제국과 독일사이의 현안들은 모두 평화적인 교섭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것들 뿐이다.물론 독일은 유럽 어느 국가에도 전쟁을 유발시킬 사유가 없다는 것은 사실이다』고 다짐했다.저돌적인 히틀러의 출현을 지켜보던 유럽인들은 이 한마디에 안심했다.히틀러의 숨겨진 호전성을 간파하여 전쟁위험을 역설하던 영국의 처칠이 오히려 전쟁 모험주의자로 몰려 진짜 평화주의자들의 공격대상이 되었다.전쟁은 터졌고 이제 히틀러는 표변하여 『평화를 떠드는 자가 꼭 평화를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지꺼렸다. 서울 불바다 발언이 잘못됐다는 말을 믿고자 하는게 우리 입장이다.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그야말로 제정신이 아니기 때문이다.그렇지만 여전히 서울 불바다론의 속내와 의혹은 사라지지 않는다.그가 평화를 말하니까 더 그렇다.이 단계에서 제정신을 갖고 거듭 지적컨대 모든 전쟁은,한 사람의 광적인 지배야욕에서 비롯되는 것이다.그리고 지금 한반도의 휴전선 북쪽에는 거금 44년전에 전쟁을 일으켰던 한 사람이 살아있다는사실을 알아야 한다.우리는 그가 그 자신의 말대로 「제정신」을 갖고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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