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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일 관계 정상화에 큰 진전

    어제 평양에서 열린 역사적인 북·일 정상회담은 북한의 2003년 이후에도 미사일 발사 유예 약속,핵 합의 준수 등 예상보다 많은 성과를 거뒀다.그런점에서 동북아의 긴장완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기여한 의미있는 만남으로 평가받을 만하다.특히 동북아 냉전의 잔재를 떨어버리는 큰 걸음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총리와 첫 대면에서 “가깝고도 먼 나라는 20세기 낡은 유물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도 감지된다. 무엇보다도 북한핵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위해 모든 국제적 합의를 준수하고 다음달 중으로 수교협상을 재개한다는 4개항의 합의가 담긴 공동선언을 발표한 것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성과로 볼 수 있다.향후 양국관계의 ‘대장전’이 될 이 선언에는 북한이 일본인 납치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내용도 담겨있어 양국 관계정상화의 토대를 구축한 것으로 평가되며,우리는 이를 환영한다.또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보상 등 과거사 처리방식에 합의한 것 역시 관계개선의 청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수교에 이르는 길은 험난하다.고이즈미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현안이 다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양국관계의 현주소를 짐작케 했다.또 실무적인 논의에 들어가면 입장차가 현격해 조율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대목도 많다.북한은 경제협력 자금으로 13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으나,일본측은 50억달러 안팎을 염두에 두고있는 것으로 알려진다.납치된 일본인중 생존이 확인된 4명의 본국 귀환 등 신병처리,책임문제도 추후 협상의 난제가 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북·일이 이번 회담의 역사적 의미와 동북아에 미칠 평화적 메시지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양국은 어느 때보다 진솔하고 성실한 자세로 후속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이번 북·일 회담은핵·미사일 문제가 주요 현안인 북·미 관계의 진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은 차제에 명실상부한 국제사회 일원으로 편입하는 노력을 배가해주기 바란다.
  • 오늘 北·日 정상회담/ 北·日 ‘굴곡의 57년’/’반보 전진 1보 후퇴’ 반복

    1955년 2월 북한이 외교부장 성명을 통해 “일 정부와 무역 문화,기타 관계 수립 발전을 위해 구체적 협의를 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이후 시작된 북·일간 관계정상화 시도는 그야말로 ‘반보 전진,1보 후퇴’의 연속이었다. 냉전상황에서 줄곧 대북 관계에 소극적이던 일본이 변한 것은 70년대.중·미 공동선언(72년 2월)과 남북 공동성명(72년 7월),일·중 국교정상화(72년 9월)등 긴장완화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것이다.그러나 의회 차원의 접촉기류는 75년 일본이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의 교차승인 제안을 환영한 데 대한 북한측 반발로 다시 냉각됐다. 일·북간 관계 진전이 더디게 된 것은 양측 현안과 함께 주변 ‘안보’상황이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83년 10월 미얀마 양곤 폭파사건,87년 11월 KAL-858기 폭파사건,92년 북한 핵문제 및 이은혜 사건,98년 북한의 미사일 발사등이다.이에 따른 경제 제재 등의 조치로 북·일 무역규모는 89년 이후 연간 5억달러 내외에 불과하다.그 나마도 80∼90%가 북한과 재일조선인총연합회간 무역,이른바 ‘조(朝)·조(朝)’무역 형태다. 북·일간 본격적인 수교 교섭 물꼬를 튼 것은 일본 정계 막후 실력자였던 가네마루 신(金丸信·1996년 사망)전 자민당 부총재의 방북.그는 자민·사회당 의원 대표단을 이끌고 방북,“국교정상화를 위한 정부간 교섭을 개시한다.”고 북측과 합의했다.91년 1월 평양에서 시작된 첫 수교회담은 92년 11월8차 회담에서 일본측이 “대한항공기 납치범 김현희의 일본어 교사로 알려진 이은혜(李恩惠)가 북한측이 납치한 일본인”이라는 일본측의 의혹제기로 결렬됐다. 95년 대북 쌀 지원(무상 15만t,유상 35만t)을 통해 꾸준히 관계개선 노력을 하면서 일 정부는 96년 대북접촉 창구를 정부로 일원화했고,정치권은 97년 모리 요시로(森喜朗)자민당 총무회장,99년 12월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전 총리의 방북을 통해 수교회담을 도왔다. 2000년 4월 7년반 만에 수교교섭 회담이 평양에서 열렸지만 진전이 없었다.그해 7월26일 방콕에서 사상 첫 외무장관 회담을 가진 뒤 10차,11차 수교교섭회담을 가졌지만 결국 결렬됐다.다시 급진전된것은 지난 7월31일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외상과 백남순(白南淳) 북한외상간 회담.이후 북·일 적십자 회담과 국장급 회담이 이어졌고,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가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사상 첫 정상회담을 갖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 권영길 민노당후보 집중해부/ “”공정선거땐 10% 득표 자신””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는 15일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선거법 개정안은 민주노동당 후보의 손발을 묶는 것”이라며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해야 할 선관위가 오히려 불공정선거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그는 “공정한 선거가 보장된다면 10%의 득표를 얻을 수 있다.”면서 “진보진영의 결집된 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후보 일문일답 ●선관위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경우 기탁금을 20억원으로 올리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발표했는데. 선관위가 기탁금을 현재 5억원에서 20억원으로 올리려는 것은 ‘민노당 죽이기’로 볼 수밖에 없다.돈으로 후보 출마제한을 막으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선관위는 원내교섭단체 후보에게만 신문광고와 방송을 통한 정강정책 연설을 지원하는 방안으로 선거법을 개정하려는데. 이 부분이 가장 우려되는 방안이다. 선관위는 미디어선거 체제로 만든다고 하지만,원내교섭단체 후보에게만 혜택을 주려는 방향은 민노당 등의 후보에게는 미디어 참여를 봉쇄하는 것이다.민노당 후보의 손발을 묶겠다는 것이다.마라톤 경기를 할 때 어떤 선수는 이미 반환점을 돌고있는 상황에서,출발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다.이보다 불공정한 게 어디 있나. ●다른 후보들과 함께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 방송사들은 지방선거에서 8.1%의 득표율을 기록해 제3당으로 확실하게 떠오른 민노당의 후보도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것에 긍정적이라고 한다.그런데 교섭단체 후보에게만 신문과 방송을 통한 정책설명에 혜택을 주는 식으로 되면,방송토론에서도 민노당은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절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진보진영의 후보단일화 노력을 하지 않고 민노당 후보로 선출된 것은 아닌가. 범(汎) 진보진영은 후보를 단일화하기 위해 원칙적으로 공동대응하기로 했다.현 단계에서는 다른 진보진영의 후보가 없기 때문에 민노당이 후보를 선출한 것이다.민노당을 통해 대선 후보를 낸다는 게 민주노총의 방침이다. ●한국노총이 독자적인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다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노동자 총연맹이 둘로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노동자 총연맹이 만드는 정당이 둘로 나눠지는 것은 비극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한국노총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분열은 없을 것이다. ●진보진영의 다른 후보가 나선다면 단일화해야 하는 것 아닌가. 물론이다.지난 7월 진보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2002년 대선 승리와 범 진보진영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범 국민 추진기구(범추)’에 합의했지만 8월말까지 범추가 결성되지 못했다.그래서 민노당에서 대선 후보를 선출했다.경선이 있으면 참여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 진보정당이 후보를 낸 의미는. 자유당 시절 죽산 조봉암(曺奉岩)선생이 출마한 이후 약 50년만에 사실상 처음으로 진보정당 후보가 대선에 출마하는 것이다.물론 최근에도 진보진영 후보가 있었지만,진정한 진보정당 후보로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본다.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노동자 농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민노당의 후보가 얻은 득표는 중요하다. ●어느 정도의 득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하는가. 민노당 후보를 지지하는 표는 절대 사표(死票)가 아니다.100만표를 받으면 100만표의 힘이 있는 것이고,200만표를 받으면 200만표의 힘이 있는 것이다.공정한 기회와 선거가 보장되면 10%의 득표율은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대선의 성과를 바탕으로 2004년 총선에서 6∼10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게 목표다. ●정책개발은 어떻게 하나. 민노당에는 현장에서 살아있는 정책을 개발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그래서 다른 정당보다 가장 현실에 맞는 현장감 있는 정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자부한다.예컨대 과기노조에 속한 노조원들이 현실에 맞고 현장감있는 과학정책을 마련하고 있다.과기노조원들 중에는 석·박사들이 많다.교육정책이나 금융정책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현장감 있는 정책을 내놓기는 마찬가지다. ●앞으로 보다 활발히 움직여야 할 텐데. 추석 이후 팀을 구성해 의미있는 전국 투어에 나설 것이다.예컨대 전체 근로자 중 60%가 비정규직이다.비정규직 문제는 노동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안아야 할 최대 과제인 셈이다.이런 점에서 비정규직 문제가 가장 심한 사업장을 방문한다든가 하는 등으로 투어를 할 것이다. ●부유세 신설을 대표적인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부유세 신설은 허황된 정책이 아니다.마음만 먹으면 실천할 수 있다.자산을 포함해 10억원 이상으로 할 경우 대상은 2만∼5만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부유세를 신설해 추가로 거둘 수 있는 세수가 11조원이나 늘면 170만명의 대학생을 무상으로 교육시킬 수 있다. ●외모 등이 민노당 후보로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는데. 진보진영의 몇몇 사람들은 너무 유순한 모습이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반면에 권영길을 만나지 않아 잘 모르는 국민들에게는 다소 과격한 이미지로 비쳐져 있다.많은 국민들이 갖고 있는 인상을 바르게 바꾸는 게 급선무다.권영길을 만나본 사람들은 처음에 가졌던 과격한 인상과 달라 놀라고 있다. ●민노당 후보의 자녀가 해외유학을 간 것에 대해 말이 있는데. 지난 94년 해고된 뒤 월급을 받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빚을 내서 살아가는데 무슨 돈이 있어 유학을 보내겠는가.노동운동을 한 딸은 노동운동을 보다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장학금으로 유학을 갔다.재벌기업에 취직했던 아들은 퇴직금과 저축한 것 등을 모아 유학을 떠났다. 곽태헌 이지운기자 tiger@ ■權이 본 李·盧·鄭 권영길(權永吉) 후보에게 소위 3강으로 불리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정몽준(鄭夢準) 의원에 대한 평가를 물어봤다. 권 후보는 망설이다 말문을 열었다.그는 이 후보는 정치적인 비전이 없다는 점을,노 후보는 참신성을 잃어버린 정치적인 행보를,정 의원은 재벌 2세라는 점을 각각 지적했다. 권 후보는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한반도를 평화와 통일로 바꾸는 게 우리 민족에게는 중요한 일”이라며 “이런 점에서 역사적인 비전을 갖추지 못한 이 후보는 적임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건설의 핵심주체인 노동자로부터 버림받은 후보가 대통령이 될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하려다 표류상태에 빠진 신당창당은 국민들이 청산하기를 바라는 3김(金)의 정치행태를 그대로 따르겠다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신당창당을 논의하는 것은 선거 때만 되면 간판만 바꿔다는 이합집산과 다를 게 뭐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또 “한 사람이 최고의 부와 명예 권력을 다 갖는 게 상식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것이냐.”면서 “한 사람이 부와 명예 권력을 다 쥐는 사회는 결코 올바른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정 의원을 겨냥했다. 곽태헌기자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 한노총 마이웨이… 성사 미지수 진보진영의 대선후보 단일화는 자체 세력내의 숙원 사업이기도 하지만,기성정당에도 상당한 관심사이다.성사만 된다면 연말 대선구도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진보세력이 목표로 삼는 ‘17대 원내 진입’에 결정적인 촉매제가 될 것으로도 여겨진다.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대통령후보가 후보확정 이후에도 “진보진영에서 다른 후보가 나선다면 후보 단일화를 위해 경선을 할 용의가 있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실제로 민노당은 지난 8월 전국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한총련,청년단체,교수노조에 여러 통일단체 등 10여개 주요단체 대표들과 회동을 갖고 ‘범진보진영 후보단일화 추진위원회’ 구성에 원칙적으로 합의하고 공동실무단까지 구성하는 등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였다.그러나 이같은 행보는 현재 사실상 정지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시 참관 자격으로 동참했던 한국노총은 별도로 정당을 만들겠다고 천명해 놓은 상태이고,사회당과 녹색평화당도 지금까지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진행중인 중앙선관위의 선거법 개정안 저지투쟁에서도 진보진영이 공동보조를 취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이런 현실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민노당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양대 노총과 함께 선거법 개정안 철회를 위한 ‘범국민대책위’구성을 제안했으나 사회당은 녹색평화당,전국교수노조,전국학생회협의회 등과 함께 ‘국민운동본부’를 결성,딴살림을 차렸다.개정안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조항이 서로 차이가 나는 등 이해관계가 달라서다. 또 한국노총의 정당 창당은 현실화 단계에 이르고 있다는 관측이다.실제 지구당 조직이 상당히진척돼 있고,재정적인 뒷받침도 충분한 것으로 여겨져 사실상 정치적 판단만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기성정당 역시 진보진영의 통합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기성정당의 한 인사는 “기성정당들은 사실상 ‘세력’중심으로 이뤄져 타협과 협상이 가능하지만,진보단체들은 ‘이념’으로 맞서고 있어 이해의 타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럼에도 민노당은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다.한국노총의 창당을 기정사실화하되,향후 당대당 통합에 기대를 걸고 있다.만약 이것이 성사된다면 사회당을 비롯,농민·시민단체들의 합류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진보진영의 통합을 위한 첫단추인 ‘범노동계 단일정당’이 실현될지 주목된다. 이지운기자 jj@ ■역대대선 진보진영 득표율/ 조봉암 56년대선때 30% 득표 오는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득표는 얼마나 될까.최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예상 득표력과 역대 대선에서의 진보진영 득표 상황 등을 알아본다. ●권후보의 득표력=이번 대선에서 권 후보가 당선되리라고 생각하는 이는 드물지만 득표력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권 후보는 지난 97년 대선에서는 ‘국민승리 21’ 후보로 나서 30여만표(1.2%)를 얻었지만 이번에는 최소한 배이상의 표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13지방선거 때 민노당이 8.1%의 지지율을 기록,자민련을 제치고 제3당으로 뛰어오른 게 이런 전망을 가능케 한다.또 지난 대선 때의 ‘국민승리 21’은 급조된 정당이었지만,민노당은 그렇지 않다. 권 후보는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현재 5∼8%의 지지율을 기록하는 것은 놀랄 만한 결과”라고 밝혔다.권 후보측은 방송토론에 참여하는 등 선거가 공정하게 이뤄지고,지지층이 겹치는 정몽준(鄭夢準) 의원의 거품이 꺼지면 지지율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 경우 두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얻는 득표는 후보의 당락을 결정짓는 ‘변수’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득표력=우리 정치사에서 진보세력의 활동공간은 그리 넓지 않다.해방 이후 진보세력의 첫 대선 도전은 이승만(李承晩) 대통령의 냉전논리에 맞섰던 ‘역풍의 정치인’조봉암(曺奉岩)선생에 의해서다.56년 제3대 대선에서 진보진영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무려 30%(216만여표)를 득표,집권 자유당을 놀라게 했다. 14대 대선(92년)에서는 진보계 인사인 백기완(白基玩)씨가 무소속으로 도전했으나,득표율은 1.0%(23만여표)에 그쳤다.15대 대선(97년)에선 권영길 후보가 30만여표를 얻었다.대통령 당선자와 2위 득표후보간의 표차(39만여표)에 근접한 수준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권영길 캠프' 누가 있나/ 시민·사회단체 이끄는 100여명이 ‘정책 브레인' 현재 민주노동당의 대선공약개발단에는 진보적 성향의 학자들과 전문인,노동·통일·환경·여성 등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100여명이 참여해 권영길(權永吉) 후보의 대선공약과 정책을 만들고 있다. 주요 정책 브레인으로는 경상대 경제학과 장상환 교수,한림대 사회학과 유팔무 교수,가톨릭대 사학과 안병욱 교수,성공회대 사회과학부 조희연 교수 등을 꼽을 수 있다.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부산대 사회학과 김석준 교수 등 당 간부직을 맡은 소장파 교수들도 상당수다.서울대 사회학과 김진균 교수등 좌파 이론의 대가들은 정책 자문역으로 포진했다.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주동황 교수,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 등은 당 외곽에서 측면 지원한다.이밖에 민주노총 유병홍 정책실장,김석연·김정진·이덕우 변호사,전국과학기술노조 이성우 전 위원장,변현단 전 인터넷대자보 편집장 등이 각각 전문분야에서 정책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민노당 대선기획단은 조만간 ‘평등과 자주’를 핵심 개념으로 한 선거전략을 확정할 계획이며 공약집도 이달 하순 발간한다.‘평등’과 관련 ‘10억원 이상 자산보유자에 부유세 도입’공약이 이미 제시된 바 있다.‘자주’의경우 “단순히 ‘미군철수’ 구호가 아니라 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대통령을 뜻한다.”고 민노당측은 설명했다.민노당은 지난 13일 장애인 선로점거와관련,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을 내는 등 노동자·농민·도시빈민·학생 등 전통적 지지기반 외에도 각종 차별로 소외된 층을 파고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얻은 134만표(8.1%)를 지켜내는 것은 물론 추가로 20∼30대와 40대 초반까지도 주요 공략 대상으로삼고 있다. 노회찬(魯會燦) 사무총장은 “여론조사 결과 기성정치에 거부감을 갖고 있는 유권자층이 절반에 달한다.”면서 “민노당의 지지층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탈지역주의와 강한 개혁 성향의 유권자들이 이리저리 표심을 옮겨가고 있지만 이들 부동층에 정치확신을 심어줄 수 있는 정당은 민노당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민노당은 기성정당의 폐해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리지 못했다.인지도가 낮은 데다 아직 많은 국민들이 민노당의 이념에 대해 회의적인 게 사실이다.이른바 레드콤플렉스나 사표방지 심리를 극복해야 한다.올 대선에서 민노당의 득표력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지 관심인 가운데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나라당 ‘2중대론’도 넘어야 할 벽이다. 박정경기자 olive@
  • 스위스 유엔 가입, 190번째 정회원국

    동서대립의 완충지 역할을 하며 영세중립국을 표방해 온 스위스가 유엔에 190번째 정회원으로 가입한다. 지난 3월 국민투표에서 유엔 가입안을 통과시킨 스위스는 10일(현지시간)뉴욕의 유엔본부에서 개막되는 제57차 정기총회에서 투표없이 회원국들의 만장일치로 가입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이로써 스위스는 냉전시대에 평화협상의 장소를 제공했던 중립국 지위를 벗어던지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세계무대에 새롭게 등장하게 됐다. 스위스 정부는 유엔 가입을 계기로 인도적 지원,환경,빈곤 감소,인권,국제인법과 무역 등의 분야에 역점을 둘 것이라고 요제프 다이스 외무장관은 말했다. 하지만 스위스는 중립성의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어떤 군사동맹에도 참가하지 않으며 원하지 않는 한 어떤 형태의 파병도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지금까지 옵서버 자격으로 400만달러만 냈던 스위스는 이제 4200만달러를 분담금으로 내야 한다. 한국과는 1962년,북한과는 1974년 외교관계를 맺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9·11 한돌’ 美전문가 좌담/ “알카에다 美 추가공격 가능성”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크게 변했다.대(對)테러 전쟁이 지상과제가 되면서 인권문제가 뒷전으로 밀렸고 인종간·종교간·지역간 갈등은 심화됐다.국제사회는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도 실리를 쫓아 빠르게 움직였다.9·11 1년을 맞아 조지타운대 크리스토퍼 조이너 국제법 교수,워싱턴 소재 가정문제연구소 로버트 매기니스 부소장,휴스턴대 로버트 부잔코 역사학 교수와 각각 가진 인터뷰 내용을 좌담으로 재구성했다. ◇미국 사회의 충격 ◆조이너 교수- 미국이 외부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게 가장 큰 변화다.지난 200년간 미국은 외침에 안전하다고 여겼다.캐나다와 멕시코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은 없으며 태평양과 대서양은 미국을 외부세계와 분리시켰다.그러나 지리적 여건은 더 이상 미 본토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다. ◆부잔코 교수- 미국의 공격을 받은 제3세계 국가의 사람들이 느꼈던 공포와 두려움을 지금 미국인이 경험하고 있다.그 결과 부시 행정부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군수용 예산을 타기 위해 ‘위기’를 이용하기가 한층 쉬워졌다.9·11 당시 미국민들은 계엄과 같은 상황을 느꼈고 그들에게 부여된 자유를 내세울 틈이 없었다.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법원이 정부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이라크 전쟁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견해도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전장이 유럽이나 중국,한국,베트남 등 미국과 떨어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바뀌었다.미국 역사를 통틀어 본토는 안전하다고 느꼈으나 외부 공격에 대한 미국의 취약성이 드러났다. ◇대테러 연대 및 확전 ◆부잔코 교수- 대테러 연대의 기류는 오래가지 않는다.이미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이같은 질서는 9·11 테러의 여파로 미국 주도하에 급조됐다.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정점에 달했으나 탈레반 정권의 잔학성에 따른 것이다.그러나 지금 미국의 동맹들은 확전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다.이라크 공격과 친(親)이스라엘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고립됐다. ◆조이너 교수- 테러 이후 6개월간 국제사회는 오사마 빈 라덴과 알 카에다를 쫓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지지했다.그러나 이라크로 옮겨진 부시 행정부의 관심에는 동맹국뿐 아니라 미국내에도 반대 여론이 크다.대테러 전쟁을 지원하는 새로운 국제질서는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태 때문에 훼손될 수도 있다.미국은 사담 후세인을 제거하기 이전에 분명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이라크 공격이 명분을 얻으려면 유엔의 무기사찰이 허용된 뒤여야 한다.이라크가 거절하면 미국은 선제공격에 커다란 힘을 얻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대 테러리즘을 축으로 하는 새로운 질서가 얼마나 유지될 것이냐 하는 문제는 대 테러 전쟁의 결과에 달렸다.예컨대 걸프 지역의 불안 요인인 후세인 대통령의 제거는 이슬람 원리에 근간을 둔 아랍 전제국가들의 내부혁명을 촉진시킬 수 있다.동북아 지역에서는 중국에 커다란 힘을 줄 수 있다.미국의 이라크 공격은 타이완을 병합하려는 중국에게 기회와 명분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의 외교정책 ◆부잔코 교수- 테러리즘을 뿌리뽑는 것과 일방주의적 외교는 다르다.테러 문제에는 국제사회가 적극 협조할 필요가 있다.그러나 본질적으로 정치적 문제일 뿐 군사행동으로 해결할 상황이 아니다.테러리즘은 국제사회의 비대칭성에서 비롯됐다.산업화된 서구의 소수 백인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세계를 지배하고 강압적인 통치와 군사력을 휘두른 결과로 나타났다.자본주의의 모순점이 계속 강조될수록 테러리즘은 번성하게 된다.마찬가지로 미국이 일방주의적 외교를 고집하면 국제사회에서 더욱 고립될 수밖에 없다. ◆조이너 교수- 부시 행정부는 세계를 혼자 움직일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외교는 국제적인 합의에 이르는 노력이다.강대국이 바라는 것을 누구에게나 아무 때 하는 게 외교가 아니다.미국이 그럴만한 군사력을 갖고 있더라도 합법성을 부여받지 않았으며 그럴 권한도 없다.미국은 지구온난화 문제나 인권유린,대량살상무기 확산,불량국가 처리 등 국제적 이슈에 국제사회와 협력해야 한다.미국의 ‘나홀로’정책은 오만함만 드러낼 뿐이고 언젠가 도움을 받을지 모를 유럽 및 중남미 국가,중국 등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할 수 있다. ◆매기니스 부소장- 미국은 유일한 초(超) 강대국으로서의책임을 갖고 있다.그러나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그 힘을 사용해야 한다.물론 전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서구 스타일의 민주주의와 인권정책에 동의하지 않는다.뿐만 아니라 미국은 전세계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그같은 실리를 위해 중앙아시아뿐 아니라 동북아시아에서 지역협력을 추구한다.앞으로도 마찬가지다. ◆부잔코 교수- 그들이 자살공격까지 택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다만 정치적·종교적 동기가 작용했을 것이다.그러나 왜 아랍권과 3세계가 9·11 테러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는지 되새겨볼 필요는 있다. ◇미국내에서의 인권유린 ◆조이너 교수- 시민권과 국가안보의 균형을 맞추는 열쇠는 신중함에 있다.인종적 편견은 사악한 기준이다.그럼에도 공항 보안검색에 18∼45세 사이의 중동계 남자들이 표적이 되고 있다.물론 법적으로 위반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을 유지해야 한다. 제한된 정보 때문에 아랍권이 테러 수사의 초점이 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테러와 관련된 정보를 극대화,정말 미국에 위협적인 사람들만 수사해야 한다. ◆매기니스 부소장- 국가안보와 시민권 보호에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믿는다.종종 안보를 위해 자유가 일시적으로 제약되는 때가 있다. 대부분의 평균적인 미국인들은 증강된 국가안보 때문에 다소 불편을 겪었다.이같은 불편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생활도 정상을 되찾을 것이다. ◆부잔코 교수- 인권과 국가안보가 50대 50으로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인권이나 시민권은 결코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예외없이 보호받아야 한다.안보를 앞세워 시민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을 침해하는 것이다.이는 테러리스트들이 바라는 바요,그들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것과 다름없다. ◇추가테러의 경고 ◆부잔코 교수- 미 연방정부의 경고는 목적이 있다고 본다.국민들을 통제하기 위한 수단이다.정기적으로 추가 테러 경고를 내림으로써 정부는 국민들을 걱정과 공포의 상태로 유지하게 만든다.이로 인해 국민들은 실업이나 저임금,빈곤,기업 스캔들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덜 불평한다. ◆조이너 교수-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적 음모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장소와 시간 및 방법의 문제일 뿐 테러리스트들은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다.9·11 1주기를 전후한 공격을 상정할 수 있다.알 카에다가 미국의 취약성을 다시 드러내기 위해 공격할 가능성이 크다.이슬람 급진세력은 미국을 타깃으로 삼는다.그들에게 미국은 서구사회의 악마로 상징된다.퇴폐적 자본 만능주의,부도덕한 사회적·정신적 가치,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랍 군주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 때문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테러 경고는 신뢰할 만한 정보에 근거했다고 믿는다.테러세력들이 기회만 주어지면 미국을 다시 공격할 것이라는 증거는 많다.알 카에다와 같은 급진 이슬람세력은 서구사회,특히 미국에 대해 뿌리깊은 증오심을 갖고 있다.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빌미가 된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증오심의 대부분은 테러 캠프에서 이슬람의 가르침을 왜곡한 데서 비롯됐다. ◇대북관계에 미치는 영향 ◆조이너 교수- 미국은 동북아시아에서 중요한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쌍무적인 협상은남북한 당사자의 몫이다. 부시 행정부의 ‘힘이 통한다.’는 식의 외교정책은 명백히 잘못됐다.적대국뿐 아니라 동맹국과도 마찰을 일으킬 것이다.북한을 테러리스트 국가로 몰아붙이는 존 볼턴 국무부 차관의 강경발언은 북·미 관계뿐 아니라 남북간 긴장완화에도 마이너스 요인이다.미국이 북한을 겁주며 채찍을 휘두른다고 긴장이 완화되는 게 아니다.정치적 안정을 위해 남한과 일본의 대북정책을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 ◆부잔코 교수- 부시 행정부에서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북한은 여전히 세계를 냉전시대의 눈으로 바라본다.북한과 쿠바와 같은 나라는 현 부시 행정부에서 장래 미국이 공격할 국가로 남아있을 것이다. ◆매기니스 부소장- 한반도의 통일은 중국의 점증하는 역할과 무관치 않다.중국은 남북한이 서둘러 통일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민주적인 (통일)한국은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한·미 양국은 식량을 원조하면서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북한의 군사력 강화를견제하는 게 모두에게 최선이다. 정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mip@
  • [대한포럼] 마광수와 파시즘

    1993년 10월 미국 아이오와주에서는 아이오와 주립대학에서 음식을 나르는 잭슨 워런을 놓고 한바탕 논쟁이 벌어졌다.대학 당국은 한 팔에는 나치당,다른 팔에는 KKK의 문신을 한 워런이 혐오감을 준다며 공중과 접촉할 수 없는 자리로 재배치했다.그러자 아이오와주 에임스 데일리 트리뷴의 주필 마이클가트너는 ‘문신과 자유’라는 사설로 반론을 제기했다.“…여기는 말할 자유를 신봉하는 학교다.여기는 이견을 존중하는 학교다.그것이 아이오와주가 해야 할 말이다.잭슨 워런은 증오의 상징이 아니라 자유의 상징이 되어야 한다.”미국신문편집인협회(ASNE)는 다음 해에 ‘문신과 자유’를 93년의 ‘명사설’로 선정했다. ‘원조 보수’를 자처하는 한나라당의 김용갑의원은 지난 1월31일 청와대와 민주당,한나라당의 인터넷 홈페이지에 ‘DJ와 민주당,좌파 세력은 반통일세력’이라는 논평을 올렸다.7월1일에도 서해 도발 사태와 관련해 “입으로만 안보를 외치는 친북 좌파적 정권의 한계를 명백히 보여준다.”고 DJ 정권을 비판했다.진보주의 성향의 인사들은 김 의원의 말에 반감을 가질 것이다.냉전 시대의 반통일적인 사고의 소유자라고 비난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들도 김 의원이 그런 말을 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세대 마광수(51) 교수가 우울증에 걸려 아주 쇠약해졌다.병문안을 갔던 후배와 제자들이 ‘저 모습으로 살아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마 교수는 검열이 두렵고,동료가 두렵고,누군가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얘기했다고 한다.마 교수의 병은 2000년 6월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한 데서 비롯됐다.동료 교수들은 논문 실적이 없다는 이유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마교수는 “나는 교수일 뿐 아니라 작가인데 그동안 써온 수필과 소설 등을 깡그리 무시하는 것은 수긍할 수 없다.”고 항의했지만 인정받지 못했다.현재는 일부 소명이 받아들여져 형식적으로는 휴직 상태라고 한다. 마 교수의 ‘원죄’는 92년 9월에 펴낸 소설 ‘즐거운 사라’이다.부모가 미국에 이민을 가면서 혼자 남게된 ‘사라’가 학교 선배,친구의 애인,대학교수 등을 만나 성관계를 맺으면서도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줄거리이다.마 교수는 ‘계몽주의적 잣대’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으나 그해 10월 음란 문서 반포 등의 혐의로 검찰에 구속돼 95년 6월 대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즐거운 사라’가 요즘의 잣대로도 유죄일지는 의문이다.가설(假說)이지만 ‘즐거운 사라’가 97년 장정일씨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나 2000년 영화 ‘거짓말’,최근 70대 부부의 실제 성생활을 다룬 영화 ‘죽어도 좋아’와 동시대에 나왔다면 외설물이라는 얘기조차 듣지 않았을 수도 있다.소설을 읽고 영화를 본 사람들이 그런 의견을 피력한다.사법기관도 유연해졌다.서울지법은 98년 2월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펴낸 장정일씨에 대해 음란문서 제조죄 등을 적용해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2년여만인 2000년 7월 검찰은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원작으로 해서 만든 영화 ‘거짓말’에 대해 “음란성 여부는 사법기관이 결정하기보다 국민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하다.”며 무혐의 처분했다. ‘즐거운 사라’를 단죄한 것이나 논문 실적을 강조하는 재임용 제도는 우리 안의 검열이요,파시즘인지도 모른다.마 교수는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획일주의 성향의 희생양일 수 있다.자신만이 정의이고 기준이며 도덕적으로 무결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파시즘이다.마 교수의 생각에 찬성한다는 말이 아니다.누구라도 우리가 좋아하는 생각을 할 자유가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싫어하는 생각을 할 자유도 있는 것이다.미국의 잭슨 워런이 자유의 상징이었듯이 마 교수도 떨치고 일어나 자유의 상징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진선 논설위원jshwang@
  • [열린세상] 한반도, 열린 눈으로 보자

    국제사회에 미국 중심의 단일 패권 구도가 정착된 지 어언 10년이 넘었다.한반도를 둘러싼 주변국 관계에도 엄청난 변화가 일었고,이들의 대 한반도입지와 정책도 달라졌다.초강대국(superpower)에서 극초강대국(hyperpower)으로 비약한 미국의 그림자는 여전히 넓다. 반미 감정의 지형도 비례하여 늘어났다.중국의 위상 역시 괄목할 정도로 확대되었다.1994년 북·미 제네바 핵 합의와 99년 북의 미사일 발사 시험 유예 결정에 있어,중국은 막후 영향력을 발휘했고,이를 미국과 한국에 과시했다.21세기의 중국은 경제 도약의 성공과 함께,군사력도 강화했다.궁극적으로는 타이완 통합의 ‘역사적’과제를 두고 미국과 긴장 관계에 놓일 것이다.타이완이 미·중관계의 간극을 넓히는 요소라면,북한은 지금까지 미·중관계를 수렴시키는 동인이었다.한반도 비핵화,그리고 전쟁과 혼란의 방지라는 이해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협조 관계는 한반도 냉전 구조의 해체와 함께 균열을 보일 개연성을 남기고 있다.일본은 대북 정책에 있어 미국과 공조하되,조심스럽게 일본의 위상과 지분을 확장하고자 한다.더 이상 국제정치에 있어 목소리는 없고 돈만 대는 현금자동지급기의 역할은 할 수 없다는 입장도 표명된다.장기적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감을 국제사회에서의 위상 확보로써 보상받으려는 심리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한편,블라디미르 푸틴과 조지 부시 행정부의 등단은 21세기 미·러 관계에 또 다른 전환점을 마련하고 있다.무엇보다 러시아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하는 푸틴의 실용주의는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복원,러시아의 경제 활성화 그리고 대미 지렛대 행사를 위한 모색 등으로 축약될 수 있다.예컨대 2000년 북·러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북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문제,2001년 한·러 정상회담에서의 ABM 체제 보존 강화 재천명은,한반도를 활용하여 미국에 압력을 가하려는 러시아의 몸짓이었다. 반면에 러시아는 9·11 테러를 계기로 미국과의 관계를 복원하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MD)를 제한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체첸,나토,그리고 경제 지원등 챙길 수 있는 급부를 꼼꼼히 계산하기도 한다. 미국이 ‘악의 축’으로 지목한 이라크와 이란 및 북한에 대해서는 외교적으로 모호한 입장을 취하되 이들과의 경협을 시도하는 등,경제적 실리와 대미 압박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시베리아 횡단 철도와 한반도 종단 철도 연결도 이러한 맥락에서 도출되었다.러시아가 아닌 중국을 21세기의 일차적 안보 대상으로 간주하는 미국은,러시아를 지근 거리에 두고 회유·통제하려 한다.적어도 미국의 세계 전략 추진에 러시아가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문제 의식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반도를 둘러싼 21세기 주변 강국간의 역학 구도이다.서해 교전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관계의 개선과 함께,북·러 정상회담,북·일 정상회담,그리고 미국의 특사 방북 등 한반도상의 변화 조짐에 가속도가 붙고있다.궁극적으로 긴장 완화와 북의 경제 개혁 등,순기능을 하리란 기대도 높다. 더욱이 우리에게는 21세기가 20세기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다.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강대국에 의해 둘러싸여 있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현실은,벗어날 수 없는 한계이다.주변 강대국들은 그들의 이해와 전략에 의해 한반도를 활용한다.단지 그들의 위상과 역할이 조금 수정된 21세기의 새로운 ‘열린 세상’에 우리가 노출되어 있을 뿐이다. 이제는 그들의 실리가 아닌,우리의 실리에 맞추어 한반도 문제의 매듭이 풀리도록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내 정치와 남북관계의 외곽에서 궤도를 그리며 한반도를 조여오는 주변 강국들의 역학관계를 냉철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우물 안 개구리식의 안목으로는 국제 정치의 큰 맥을 짚어내기 어렵다.전략적 사고와 미래지향적 접근,그리고 대승적 자세로써,한반도의 안보와 궁극적 평화를 위해 주변국을 활용하겠다는 공세적 방향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정옥임/ 국제안보평론가
  • [9·11 테러 1주년] (하)테러 이후 재편되는 국제사회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치르며 드러난 미국의 일방주의적 행동은 아랍권의 반발뿐 아니라 서방 동맹권 내에서도 적지않은 분열상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이라크로의 확전을 둘러싼 부시 행정부의 무력사용 의지는 영국·독일을 비롯한 유럽국들의 비판을 불러,향후 미국의 운신에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9·11테러 직후 ‘문명에 대한 테러’를 응징한다는 명분 아래 아프간전에 동참했던 동맹국들로 하여금 미국에 등을 돌리게 하고 있는 것이다. ◇비판받는 힘의 논리- 테러 이후 미국 외교의 최대 목표는 테러전 승리와 미국 영토 수호였다.이를 위해 부시 대통령은 적과 동지를 2분법적으로 가르는 부시 독트린을 천명했다.‘적의 응징에 동참하지 않는 나라는 적’이라는 도식을 강요했고,더 나아가 대량살상파괴무기를 개발하는 이라크와 북한·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아프간과 이라크는 경우가 달랐다.많은 나라들이 아프간전 이후 이라크를 확전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미국은 아직 이라크가 알 카에다와 연계됐다는 확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딕 체니 부통령,콜린파월 국무장관 등이 각국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해 뛰고 있지만 유엔 차원의 승인을 먼저 얻어내야 한다는 반대론에 부딪히고 있다.미국의 가장 강력한 동맹국인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 유엔의 동의를 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흔들리는 연대- 아프간전쟁이 진행될 때 미국은 탈냉전시대의 유일한 초강대국 입지를 확고히 하는 것처럼 보였다.테러 응징이라는 명분에 동참한 러시아는 중동 곳곳에 기지를 건설하는 미국을 못본 척했고 아프간전을 수행하며 중앙아시아에 미군 병력이 주둔하는 것까지 허용했다.중국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아프간전쟁이 막을 내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미국은 곧바로 이라크로의 확전을 천명했다.그러나 미국이 추구하는 대테러전 확전의 목표와 명분이 분명치 않은 데다 미국의 지나친 일방주의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테러직후 테러 응징에 동참하며 미국과의 신밀월시대를 연 러시아는 이라크에 대한 공격 계획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러시아는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려 들면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한때 확고한 것으로 보이던 서방세계의 단합에 균열이 생긴 배경에는 탈냉전 이후 각국의 외교정책이 실리외교로 급격히 전환하고 있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걸프전 때 미군을 도왔다가 아랍국가들로부터 따돌림당했던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군 주둔을 용납치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이라크에 접근하고 있다.걸프전 때 든든한 우방이었던 시리아와 이집트가 반미 연대로 돌아섰다.전통적 온건국가인 요르단과 미해군 5함대 기지가 있는 전략 요충국 바레인까지 이라크 공격에 반대하고 있다. 이렇듯 9·11테러 1주년을 맞으며 테러 응징을 명분으로 뭉쳤던 미국 중심의 연대에는 곳곳에 금이 가고 있다.알 카에다라는 분명한 목표가 사라지면서 누가 우군인지에 대한 개념도 모호해지고 있는 것이다.공화당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이라크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임병선기자 bsnim@
  • 변화 격류타는 北/ 고이즈미 방북 외신반응/“수십년 냉전 종식 움직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다음달 17일 북한을 방문,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소식이 전해진 30일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일제히 중요 뉴스로 다뤘다. 영국 BBC 방송은 양국의 외교관계가 없었고 현역 총리로는 처음 북한 땅에 발을 내딛게 된다는 점에서 이번 방문이 “역사적 방문”이라고 표현했다.방송은 “양국의 외교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는 가능성을 직접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을 상대로 타진하고자 한다.”는 고이즈미 총리의 말을 인용하며 이번 방문의 의미를 정리했다. BBC는 이어 일본과 한국이 북한과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북한에 심각한 우려의 눈길을 보내는 미국과 대조를 이룬다고 덧붙였다. AFP통신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수십년간 계속된 냉전의 반목을 종식시킬 수도 있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통신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 발표는 남북한이 한국전쟁 이후 단절된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기 위한 공사를 다음달 재개키로 합의하는 등 양측이화해의 길로 접어든 가운데 나와 의미를 더한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두 나라 사이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관계정상화를 실현하는 데 중요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논평을 소개했다.이타르 타스통신은 고이즈미 총리의 방북은 한반도 상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아직도 미국으로부터 ‘악의 축’ 국가로 규정되고 있는 북한이 더욱 광범위한 약속을 이행하리라는 가능성을 여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 방문 소식이 발표되자 일본의 여·야 정치권은 물론 북한에 피랍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일본인들의 가족과 민단,총련단체들은 일제히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정상회담이 되기를 기원한다며 환영을 나타냈다. 임병선기자 bsnim@
  • 오피니언 중계석/ 최장집교수 고대 특강-한국정당 ‘有이념 대중정당’ 바람직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소장 최장집)가 일반 시민들을 위해 마련한 ‘최장집의 민주주의 특강’이 지난 21일 제6강을 끝으로 종강했다.최 교수는 이날 한국 정당체제가 내포한 문제점과 그로 인한 부작용,노무현·정몽준 현상의 실체,한국교육의 계급구조화 등에 관해 강의했다.주요 내용을 요약한다. ■최장집교수 고대 특강 한국정치는 냉전·반공주의적 정당체제 속에 이어져 왔다.냉전·반공주의는 증오와 배제,비인간성을 조장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와 만나면서 더욱 증폭된다. 이러한 정당체제는 서민·노동자 배제-민의 괴리 증대-투표 불참-기득권 유지-좁은 참여와 넓은 배제의 악순환을 낳았다. 정치인들은 항상 대안으로 ‘사회적 통합’을 강조하나,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역적 통합밖에 없고 사회·경제적 근본문제는 도외시한다.사회적 갈등에 관한 근본적인 개념조차 없다. 1948년 이후 정당이 수없이 생기고 사라지면서 한국 정당정치는 결빙상태에 있으며,정당 제도화 수준은 아주 낮다.우리 정치의 쟁투를 보면 소수 엘리트의 단기적 정치목표를 위한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없다. 이에 따라 정치인들은 아무런 정치철학이나 이념적 정체성 없이 이전투구식으로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을 되풀이하고 있다.올 연말 대선을 앞두고 거론되는 합종연횡 시나리오는 거의 인내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을 보여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정치를 바라보는 시각을 혁명적으로 바꾸어야 한다.한국 정당의 특징은 무(無)이념의 포괄적 간부정당인데,이를 유(有)이념의 대중정당으로 바꾸어야 한다. 개선도 필요하다.대표체계를 어떻게 민주화하고,서민 대중의 이익이 어떻게 대표될 수 있느냐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며,승자 독식의 현행 선거구도가 변해야 한다. 만약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해야 한다면 프랑스나 브라질처럼 2차 결선투표제가 바람직하다.이는 다당제와 정치연합을 가능케 하고 프랑스식 여야당 동거정부가 가능하게 한다. 아니면 비례대표제를 근간으로 하는 의회중심제도 고려해볼 만하다.이렇게되면 군소정당도 입지를 갖게 돼 사회다원화에 기여할 수 있다.민주노동당등 군소정당이나 시민단체들도 제도적으로 권익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선거제도를 바꾸는 데 먼저 나서야 한다. ‘노풍’과 최근 정몽준 의원에 대한 높은 지지율은 한국적 정당체제에서만 가능한 현상이다.국민이 기존 정당과 정치인에게 신물을 내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새롭고 신선한 것에 쏠린 에너지 폭발현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즉,해결자·영웅 갈구현상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해결자’가 엄청난 국민적 갈구를 일정 시간 내에 채워줄 수는 없다.노후보의 지지율 하락은 이런 측면에서 해석하면 된다.정몽준 의원도 월드컵 이후 노풍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으며,그가 자신에게 쏠린 국민적 갈망을 현실적으로 채워주지 못할 경우 지지도는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사회의 근본 이슈는 중앙집중 완화,사회다원화,하위조직 민주화등이라고 할 수 있다.한국사회는 급속하게 계급구조화하고 있다.재벌 집중도 심화,금융자율화와 지식정보 산업화에 따른 새로운 계층구조가 형성되고 있으며,이는 실업과 노동문제를 야기해 서민생활의 열악화를 낳는다. 특히 교육이 계급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한국교육은 최근 신자유주의식 교육을 추구하고 있으며,경쟁원리에 의해 모든 정책이 정해진다.이는 대학서열화를 부추기고 계급구조의 문제를 낳았다. 군사정권의 정책 중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제도가 학력고사제 도입이다.학력고사제는 고액과외를 받거나,좋은 고등학교를 나오지 않아도 열심히 공부하면 명문대에 합격할 수 있도록 해 계급구조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그러나 다시 입시제가 변하면서 지역·직능 등 환경에 의해 형성된 계급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대학교육을 맡은 교수들의 보수화도 문제다.현재 충원되는 대학교수는 대부분 한국 명문대를 나와 미국 명문대에서 석·박사를 하고,부유한 가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에 따라 대학교수들은 동질적으로 엘리트화했고,사회 개혁을 위해 비판적 목소리를 내지 않고 침묵하는 현상을 초래했다. 정리 임창용기자 sdragon@
  • [한·중 수교10돌] (下-1)성과와 전망.좌담

    지난 10년간 경제분야의 급성장을 이룩한 한·중 양국은 이같은 관계 진전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방안 모색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국제질서 속에서 한·중 관계의 정치·안보분야 자리매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대한매일은 외교통상부 박준우(朴晙雨) 아태국 심의관과 문흥호(文興鎬)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중국학과),윤동훈(尹東勳) 전자산업 진흥회연구소장을 초청,한·중 수교 10년의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관계 발전 방안을 짚어보는 좌담을 가졌다. ◆문흥호 교수 = 수교 전에도 활발했던 경제교류가 정치관계 회복의 도화선이 됐다.지리·경제적 특성상으로 볼 때 한·중 수교는 늦은 감이 든다.오랜 단절 뒤에 맺은 수교여서인지 변화는 한꺼번에 찾아왔고 부작용도 뒤따랐다.성과 평가와 함께 향후 10년을 위한 준비,예측이 중요하다. 한·중 수교의 밑거름은 경제였지만 이제 우리는 정치적 선린관계에서 안보적 동반관계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의 한반도 정책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중국이 남북한 사이에서 세력 균형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준우 심의관 = 한·중 수교는 냉전종식이라는 세계사적인 흐름에서 우리정부가 당시 추진한 북방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 시작된 양국관계는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98년 10월 중국 방문으로 한·중 협력동반자 관계설정에 합의했고,이어 2000년 10월 중국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방한으로 정치외교·문화·군사 등을 포괄하는 전면적 협력 관계로 확대됐다.앞으로 군사안보 등 전면적 협력 관계로 양국 관계 발전을 추구중이다. ◆윤동훈 소장 = 한·중 수교 10년의 경제적 의의는 중국이 우리의 시장 경제에 편입됐고,우리 역시 중국의 시장 경제권에 편입됐다는 것이다.이로써 세계 4대 강대국 시장은 우리가 활동할 수 있는 주무대가 됐다. 중국은 현재 세계 공산품 생산량의 5%를 점하고 있다.앞으로 10년 뒤에는 20%를 점해,미국 생산량을 추월할 것이라는 분석자료도 있다. 대(對)중국 교류에서 우리는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문화적인이점을 함께 갖고 있다.우리는 중국과 동양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디지털 시대 경제를 주도하는 것은 전자·통신 분야다.중국 수출액 중 전자부문 상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92년도 전자부문 대 중국 수출액은전체 수출액중 2.5%였으나,지난해엔 22.5%였다.조만간 대 중국 수출량이 대미 수출량을 추월,중국이 교역 면에서 1등 경제 파트너로 등장할 것이 예상한다.앞으로 중국은 우리의 최대 경제시장이 될 것이다. ◆문 교수 = 중국과의 교역에서 흑자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조만간 중국시장에서 흑자를 내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80년대 중국인들은 한국 대기업을 경제발전 모델로 삼았지만,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한국경제 발전모습을 표본이라 생각지 않는다.중국을 우리 ‘시장’으로만 보는 시각에는 한계가 있다.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박 심의관 = 중국과의 관계가 가까워짐에 따라 문제점도 생기게 마련이다.통계를 보면,지난해 홍콩을 포함한 대중 수출입에서 우리는131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이같은 흑자가 IMF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중국은 한국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큰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관련,기회 있을 때마다 우리 정부에 무역불균형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마늘 문제 등 통상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양국이 첨예하게 갈등을 겪고 있는 게 이 때문이다. 우리 국민들은 “마늘 문제 하나 해결 못하느냐.”며 정부를 비난하지만,가까운 나라일수록 작은 문제에서 마찰을 겪는다.원래 이웃나라와는 크고 작은 문제에서 이해관계가 걸려,싸움이 잦고 국민감정이 쉽게 촉발되곤 한다.미국과 캐나다도 우리가 모르는 조그만 분쟁들을 많이 겪었다.중국과의 통상현안이 발생할 때마다,너무 정부가 무능하다고 비난만 하지 말고,이웃나라와는 가깝기 때문에 문제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해 줬으면 한다. ◆문 교수 = 마늘 문제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과 한국내 부처간 책임 공방을 볼때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정치 논리가 우선돼서는 곤란하다.앞으로 중국산 쌀 수입등 더 큰 문제가 야기될 가능성도 있다.그 때마다 특정 정당 혹은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과도하게 작용해서는 안된다.문제의 본질을 명확히 파악,장기적인 차원에서 근본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윤 소장 = 한국과 중국은 전통적으로 마찰이 많았다.중국의 외교 원칙은 원교근공(遠交近攻)이다.중국 주변 국가들은 중국에 상하관계로 복종하든지,아니면 전쟁을 해야 한다는 원칙이다.바야흐로 시작될 경제통상전쟁의 성격을 국민들이 인식할 필요가 있다.미국의 어느 통상 책임자는 “외국과 경제 협상을 할 때보다 국민에게 비준을 받을 때 두 배의 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우리 정부의 외교 담당자들은 외국 정부와 경제협상을 벌일 때 드는 노력의 두 배를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투자해야 한다.이제까지 그 투자가 미흡했다고 본다.이 때문에 외무담당자들은 적진에서 큰 공을 세우고도,국내에서 제대로 대접을 못받은 경우가 많았다. ◆박 심의관 = 문화 분야 교류도 크게 발전했는데,특히 대중문화 교류 차원에서 한류(韓流) 열풍이 있는 게 사실이다.그러나 중국 13억 인구가 모두 그런 것은 아니다.서방 풍조에 익숙지 않은 일부 중국 청소년들이 한국 가수·연예인들에게 열광하는 것이다.아마도 오랜 이웃나라이기 때문에 역사적·문화적 배경이 같아 친근감을 느끼는 것 같다.한류의 도화선은 H·O·T 등 대중가수들과 연속극이다.‘사랑이 뭐길래’ 등 몇몇 인기 드라마는 중국에서 몇번씩 재방영이 되기도 했다.어느 중국 친구는 “중국의 연속극은 주로 상하이 등 잘 사는 지역을 배경으로 유복한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다뤄,나같은 서민의 삶과 유리된 것 같아 재밌지 않았다.그러나 한국 드라마는 3세대,4세대가 한 집에 사는 등 리얼한 서민의 삶을 보여줘 친근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은 높은 문화적 자존심이 있는 국가이다.한때의 한류로 문화적인 오만을 갖고 접근한다면,큰 잘못이다.한류가 너무 과대포장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문 교수 = 한류 열풍은 젊은이들이 열풍의 주역이라는 점에서 21세기 한·중관계의 청신호라 할 만하다.이제 문화교류는 대중문화에서 고급·전통 문화로 확산돼야 한다.문화관광부 주도 아래 다양한 문화행사를 체계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자칫 잘못하면 상업적으로 흐려지기 쉽기 때문에 적절한 견제가 필요하다.관광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다.중국인 가운데 해외여행이 가능한 사람이 우리나라 인구만큼이나 된다는 분석도 있다.한국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여행 아이템 개발이 절실하다.한국관광은 일본이나 미국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싸구려관광’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학생교류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중국인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없다.현재 중국내 한국 유학생수는 2만 2000여명이고 한국내 중국 유학생은 2000년 1600명에서 2001년 3200명으로 늘어났다.양적 팽창에도 불구,교육의 질은 낮다. 중국인 교수들은 한국 유학생(학부생)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고,한국어로 떠들거나 술을 마시느라 수업을 빼먹기 일쑤라며 유학생들의 질을 문제삼고 있다.개선돼야 할 문제다. ■좌담자 ◆박준우 - 외교부 아태국 심의관 ◆문흥호 - 한양대 국제대학원교수 ◆윤동훈 - 전자산업 진흥회연구소장
  • ‘노동해방’으로 일제 맞섰다, 이데올로기에 희생된 좌파시인 권환

    시대의 질곡을 외면한 ‘서정(抒情)’이 얼마나 허튼 배앓이인지,민중의 아픔이 싹틔운 ‘과격’이 때로는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잃어버린 시인’권환을 통해 새삼 확인한다. 시인 권환(1903∼1954)의 문학세계를 탐구해 온 황선열(영남대 강사)씨가 최근 전집 ‘아름다운 평등’(도서출판 전망)을 펴내 우리 문학사에 권환의 존재를 새롭게 부각시켰다.연구에 따르면 권환은 일본 유학시절 사회주의에 심취해 적극적으로 카프 활동을 한 지식인이자,문학에서는 ‘경향’과 ‘서정’을 두루 섭렵한 문인이었다.그 시절,그의 독특한 문학성을 보자. ‘기계가 쉰다/괴물같은 기계가 숨죽은 것같이 쉰다/우리 손이 팔짱을 끼니/돌아가던 수천 기계도 명령대로 일제히 쉰다/위대도 하다 우리의 노동력!(중략)동녘 하늘이 아직 어두운 찬 새벽부터/언 저녁별이 반짝일 때까지 돌리는 기계’(정지한 기계.굵은 글씨는 일제 검열에서 삭제된 것을 복원한 부분) 마치 박노해의 초창기 시를 읽는 느낌과 크게 다르지 않을 만큼 짙은 참여성을 보여준다. 그는 해방후에도 홍명희 임화 이태준 등과 함께 조선문학가동맹을 중심으로 문학활동을 계속했다.그러다 6·25 직전 지병인 폐결핵으로 고향 마산에서 요양하다 1954년 52세로 숨졌다.그의 문학도 냉전이데올로기에 밀려 함께 사장됐다. “동무들아 나 어린 소년공 동무들아/ 마음아프다고 울기만 하지 말고/×하다고 한탄만 하지 말고(중략) 수백만 우리처럼 가난한 사람들/맡은 ×를 ×한테 지니기만 하는 동무들/이리가나 저리가나 ×을×…우리들을 위해서 싸우자 응 싸우자!”(×는 검열에서 삭제돼 복원하지 못한 부분)는 ‘소년공의 노래’나 “일본놈의 전장 속에/일본놈을 위해 개처럼 죽지 않은 그대/조선민족을 위해 싸우다/조선의 땅 북악산 앞마당서 죽은 그대.”의 ‘조학병(弔學兵)’에는 유산계층에 대한 증오와 항일 의지가 배어 있다. 참여문학의 맹점이 ‘의도에 집착해 미학적 가치를 소홀히 한 데 있다.’는 오늘날의 시각으로 보자면,이 작품에서 미학적 가치를 읽어내기는 쉽지 않다.그러나 생명체적 본질을 가진 것,특히 문학에서의 미학적 가치는 그 작품을 낳게한 시대상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점에서 보면,아무도 저항을 꿈꾸지 않은 그 때 ‘해방’과 ‘노동’을 말한 ‘선각’은 재해석의 여지를 남겨 둔다. 지금 같으면 ‘계층간 위화감 조성’이나 ‘충동질’정도로 여겨질 이런 시가 정당성을 갖는 까닭은 ‘당시의 재산가나 권력자들이 일제의 비호로 부를 축적하고,권력을 키웠다.’는 냉정한 현실인식 때문이다. 사회를 이분법으로 보는 시각,이를테면 “가난한 집 여자이라고/ 너들 맘대로 해도 될 줄 아느냐/고래같은 너들 욕심대로 마른 우리들의 몸을/젓 빨듯이 마음대로 빨어도 될 줄 아느냐.”(‘우리를 가난한 집 여자이라고’)처럼 극단적 현실인식이 이물질처럼 걸리는 것 역시 지금의 눈으로 이 시를 읽기 때문이다.그가 아닌 누가 이런 목소리를 낼 수 있었겠는가. 그렇더라도 문학의 토양은 서정이다.다시 ‘한역(寒驛)’을 읽자.“납같은 눈이 소리없이/외로운 역을 덮다/무덤같이 고요한 대합실/벤치 위에 혼자 앉아/조을고 있는 늙은 할머니/왜 그리도 내 어머니와 같은지/귤껍질같은 두볼이/젊은역부의 외투 자락에서/툭툭 떨어지는 흰 눈/한 송이 두 송이 식은 난로 위에/그림을 그리고 사라진다.” ‘설경(雪景)’에 나타나는 그의 시심도 정갈하다.“아름다운 평등(平等)을 보려거든/이 설경을 보라/아름다운 차별(差別)을 보려거든/이 설경을 보라.”틀림없는 것은 그가 서정을 몰랐거나,서정 그리기에 서툴지 않았다는 점이다.다만 시대가 그를 서정에 안주할 수 없게 했을 뿐. 심재억기자 jeshim@
  • ‘사이버 38선’ 무너진다, 北 개방 물결타고 접촉 활발

    “북한 부인들도 바가지를 긁나요?”“긁고 말고요.남편이 왼땅을 볼까봐서(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까봐서)….ㅋㅋㅋ.우리 아내는 괜찮아요.” 지난달 5일 남한의 한 잡지사 기자가 북한 프로그래머 백학민(34)씨와 나눈 인터넷 채팅 내용의 일부다.남북의 네티즌이 처음으로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었다. 남북간 화해와 개방의 물결을 타고 사이버 공간에서 ‘38선’이 무너지고 있다. 지난 5월 평양 시내 문수네거리에 북한의 첫 PC방이 문을 연 데 이어 남북이 합작한 각종 인터넷 사이트가 인기를 끌면서 남북 네티즌간 교류와 접촉이 활발해지고 있다.북한이 오는 10월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전면 개방할 것으로 알려진 데다 8·15 민족통일대회에 이어 9월29일 개막될 부산아시안게임에 북한 선수·응원단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사이버 공간의 훈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네티즌들은 “사이버 공간의 벽이 무너지면서 오프라인의 통일 여건도 무르익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남한의 IT회사와 합작,바둑·카지노·복권 등의 사이트를개설했다.노동신문 등 종전 북한의 사이트가 정치 선전에 치우친 반면,최근 사이트들은 개방 분위기를 반영하듯 유료 회원제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이 개설한 바둑 사이트(www.koryobaduk.com)는 전문 기사를 초청,매일 1차례 이상 회원과의 대국을 주선한다.회원과 기사가 채팅을 할수도 있다. 최근 문을 연 북한의 카지노 사이트(www.dkcasino.com)에는 260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했다.‘세계에서 가입비가 가장 저렴한 카지노’라고 홍보하며,한국어는 물론 중국어·일본어·영어 서비스까지 제공한다.남한측 사이트 운영자는 “회원 가운데 남한 사람이 많지만,일부 북한 주민들도 이용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사이버 열기가 확산되면서 북한은 복권 사이트(www.dklotto.com),조선관광사이트(www.travel.dprkorea.com/korean/) 등을 속속 개설하고 있다.최근에는 6·15 공동선언 2주년 특집사이트(www.korean.dprkorea.com/special/615/)를 만들어 화해 분위기를 인터넷으로 옮겨놓았다. 남북 합작인 조선복권합영회사가 차린 평양의 PC방은 평양주재 외교관이나 서방의 방북단은 물론 일부 평양 주민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이 회사의 남측 파트너인 ㈜훈넷 관계자는 “‘펜티엄 4급’컴퓨터 10대를 이용,자유롭게 사이버 공간을 항해할 수 있다.”면서 “한글소프트웨어를 비롯,언어별·국가별 윈도까지 갖춰져 있어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고,이용자제한도 없다.”고 전했다. 북한발(發) 인터넷 바람에 화답하듯 남한 네티즌들은 최근 북한 연예인 팬클럽을 처음으로 결성했다.8·15 민족통일대회 때 방문,빼어난 미모로 주목받았던 북한예술단원 조명애씨가 주인공.‘조명애 팬클럽’(cafe.daum.net/cma1004)에는 개설 1주일 만에 6000여명의 네티즌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의 남북간 교류에도 법적 제약이 따른다.통일부는 북한주민과 채팅을 하려면 사전 접촉승인을 받아야 하고,접촉 내용도 보고해야한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한 사람이 많이 가입한 일부 사이트에서 탈법행위가 있는지를 주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국가정보원측은 “규제 기준이 명확하진않지만 ‘이적 의도’가 중요한 잣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당국의 태도가 너무 경직돼 있다며 시대 분위기에 걸맞게 북한 인터넷 이용 기준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통일부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백승호씨는 “친선 바둑조차 막으려는 것은 네티즌의 통일 열망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네티즌 강학석씨도 “오는 10월 북한에 인터넷이 개방되면 통일부의 사전허가제는 별다른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유연하게 대응해줄 것을 호소했다. 수원대 신문방송학과 박종수 교수는 “인터넷을 통한 민간교류는 북한 개방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모호한 이적성 문제를 빌미로 인터넷에서마저 냉전의 장벽을 쌓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구 유영규기자 whoami@
  • [이경형 칼럼] 다시 광복절을 생각한다

    광복 57주년,대한민국 수립 54주년의 아침이다.광복 반세기가 훨씬 지났지만 진정한 광복은 아직도 먼 것 같다.선열들의 광복 정신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그 원인 가운데 대부분은 우리 바깥에 있는 것이 아니고,우리 안에 있다.이것이 큰 문제이며,반드시 극복해내야 한다. 지난 세기는 일제 식민통치에서 해방되어 미군정을 거쳐 건국을 이뤘지만 동족상잔으로 엄청난 분단의 대가를 치러야 했다.독재정권과 냉전의 유산으로 고통도 받았다.이제 우리는 21세기 새로운 민족 진운(進運)을 개척하려는 출발선에 서있다.그런데 현 상황은 어떤가. 오늘 서울에서는 8·15 남북 민족통일대회가 남남 갈등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다.행사를 주최하는 진보단체들과 ‘행사 반대’를 천명한 재향군인회 등 보수단체들이 일촉즉발의 분위기 속에 서로 감시의 눈을 떼지 않고 있다. 어제는 9개월만에 서울에서 열린 제7차 남북장관급회담이 2박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이달부터 있을 각종 후속 회담이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마련할 것으로기대되지만,과거처럼 면피용 이벤트식 후속회담만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나라 안 사정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4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선거를 두고 정치권은 그야말로 진흙탕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한나라당 이회창 대통령후보 아들의 병역비리 의혹을 싸고 정략적인 공방이 끊이지 않는다. 지금은 차기 정권이 담당해야 할 국가적 의제에 관해 논쟁을 할 때다.아니면 적어도 대통령선거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장치를 마련하거나,차기 정권이 결정되기 전에 부패의 소지를 없애고 권력의 집중을 막는 보완 입법을 서둘러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어느 한 구석에도 이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으니 답답하다.8·8 재보선 이후 원내 과반수 의석을 확보한 한나라당은 병역비리 의혹방어에 매달려 있고,민주당은 신당 창당을 싸고 ‘친노(親盧)반노(反盧)’하며 4분5열 속에 허우적거리고 있다. 임기말의 현 정부는 행정부처를 장악하기도 힘들어 하고,공직기강 해이는 한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김대중 대통령은 남북문제만이라도 어느 정도 마무리지어 차기 정부에 물려주고 싶은 소망을 갖고 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아 안타까워할 뿐이다. 나라가 어지러운 것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인가.과거 식민지 망령의 일본도 아니고,해방 후 군정을 했던 미국도 아니다.남한과 늘 대치해온 북한 때문도 물론 아니다.그 원인은 우리 내부에 있다.그것도 이 나라를 움직여 온지도층에 있다. 불과 한달반전 월드컵 당시 서울 시청 앞을 비롯한 전국의 거리와 광장에 넘친 함성이 보여준 비전과 자긍심이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태극기 물결과‘대∼한민국’을 외치는 감흥의 체온도 느껴지지 않는다.그렇다면 ‘붉은악마’들의 에너지는 소멸된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이 나라 지도층의 무능과 도덕성 결핍,역사관의 부재가 그 에너지의 불을 꺼뜨려 버렸기 때문이다.지도층 중에서도 정치지도자들의 리더십 실종,권력 쟁취에만 혈안이 되고있는 한심한 안목이 그 에너지를 식게한 것이다. 우리 내부의 문제는 또 있다.역사의 정직성에 대한 두려움을 모르는 것이다. 아직도 학계에서는 진정한 친일청산을외치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반향은 미미하다.친일의 청산도 후손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역사의 진실을 찾아 내일의 거울로 삼자는 것이다.“과거에 눈을 감으면 현재의 장님이 된다.”(바이츠제커 독일 전 대통령)는 말은 깊이 새겨야 할 충고다. 광복절 아침, 우리 사회를 이끌고,나라를 경영하겠다는 지도층 인사들은 선열들 앞에서 이렇게 자문해야 한다.‘지금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으며 내일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고. 이경형 논설위원실장 khlee@
  • [글로벌 시각] 남북화해 러 경제에 도움된다

    남북대화가 다시 본 궤도에 올랐다.반가운 소식이다.한반도에 형성된 적대감과 긴장감으로 이득을 볼 사람은 아무도 없다. 반면 그로 인해 안보,안정,경제·사회적 발전,문화와 스포츠 등 모든 면에서 손실만 보게 될 것이다. 남북한의 대립은 냉전시대의 산물이다.냉전시대가 시작됐던 1940년대 남북한은 각각 미국과 소련의 지지를 받으며 이데올로기적 적대자로 갈라졌다. 하지만 그러한 세계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인류는 더 이상 민주주의와 사회주의라는 두 가지 상반된 이데올로기로 나눠지지 않는다.서로 적대적이던 러시아,미국,중국,일본 등은 이데올로기의 차이 대부분을 극복했으며 국제화 시대에 상호 의존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남북한 역시 분열될 이유도, 반목할 이유도 없다.세계 4강국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발전에 관심이 있다. 물론 미국과 일본은 여전히 북한에 대한 우려와 의혹을 품고 있다.하지만그들은 그러한 우려와 의혹을 씻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 대화 촉진임을 알고있다.북한을 구석으로 몰기 위해 압박을 가하는 시도는 긴장과 두려움만 가중시킬 뿐이다. 미국과 일본이 북한과 대화를 진전시키는 것은 남북한간의 관계 개선을 위해 필요하다.국제환경이 보다 긍정적으로 형성됐기 때문에 남북한 관계를 개선시키는 데 장애물은 없다.무력으로 상대를 파괴하고 한반도 전체를 통치하려는 남북 양쪽의 야욕은 분명 오래 전에 사라졌다.이데올로기에 대한 열정역시 희미해졌다.남북한 모두 국민들의 복지와 지구촌 시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경제 발전에 몰두하고 있다. 남북 모두 서로에 대해 미래지향적이며 건설적인 태도를 가질 것을 요구받는 상황이 된 것이다.한국의 김대중 대통령은 이러한 국면을 이해하고 햇볕정책을 주장해왔다.북한의 지도자 김정일 또한 이같은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조만간 상호간의 모든 노력들이 과거의 부정적 유산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러시아도 미국과 북한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도록 설득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했다고 믿는다. 러시아는 스스로의 안보,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러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만약 이번에 서울에서 남북한 장관급 회담이 열렸듯 제2차 국방장관 회담이 열린다면 무력충돌 예방과 신뢰구축 등 모든 방면에서 큰 진전을 이룰 것이 확실하다. 그러한 진전은 북한과 전면적인 관계 개선을 주저하는 미국의 의심을 풀어줄 것이고 일본도 뒤따를 것이다. 북한도 외국의 투자와 기술이전을 통해 현재 봉착한 경제적,사회적 위기를 빨리 해결할 수 있고 남북화해를 위한 건실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남북 평화와 협력은 현실화될 것이고 남북통일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의 물꼬를 틀 수 있을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이런 시나리오를 전적으로 환영한다. 극동의 이웃 국가로서 강한 한반도의 탄생은 러시아의 안보를 보장하고 러시아 극동지역의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러시아는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의 대결에 집착하는 대신 남북한과 그외나라들과 함께 21세기에 대두된 위협과 새 시대에 대한 도전을 논의하는 데관심을 집중할 것이다.테러,대량파괴무기와 핵무기의 확산,자연재해와 인재,과학기술로 인한 재난,가난,물과 자원의 부족,식량문제,의료문제,범죄 등이 바로 새로운 위협들이다. 예브게니 바자노프 러시아 외교아카데미 부원장
  • 평화여정 나선 한·일대학생

    광복절을 앞두고 한·일 청년 대학생들이 어두웠던 역사의 아픔을 인식하고 공유하며 평화의 미래를 다짐하기 위한 여정을 준비,주목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한남대를 방문중인 일본 나고야(名古屋) 난잔(南山)대 및 오키나와(沖繩) 국제대학 학생 25명과 한남대 학생 및 임원 15명. 이들은 12일 오전 10시 한남대 대학교회에서 김모(86) 할머니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명의 역사적 증언을 들은 뒤 ‘역사의 아픔을 인식하고 평화의 미래로 내달리자.’라는 주제의 세미나로 여정을 시작했다. 이들은 앞으로세계 최초의 성노예 테마 인권박물관인 경기도 퇴촌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방문하고,10여명의 피해자 할머니들이 공동체를 이뤄 살고 있는 ‘나눔의 집’에서 1박2일 동안 봉사활동을 펼치고 선물과 성금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마지막 날인 14일에는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 분단의 책임있는 당사자인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 교육을 촉구하고 냉전체제 종식 및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회를 갖게 된다.이번 여정에 참가한 오키나와 국제대학 사회학과 4학년 야마모토 게이코는 “세미나를 통해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그분들의 아픔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행사가 긍정적인한·일 관계로 나아가는 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
  • ‘역사의 종언’ 저자 후쿠야마 교수 강연

    이라크 공격 여부를 놓고 미국의 일방주의가 또다시 유럽 지성들의 비판의 도마위에오르고 있다.명저 ‘역사의 종언(The End of History)'의 저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미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이견과 갈등이 단순히 미국의 외교정책 때문이 아니라 양측의 세계관 차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데 뿌리를 두고 있다고 진단한다.후쿠야마 교수의 최근 호주 멜버른대 강연 ‘서방의 균열인가(The West may be cracking)’를 요약소개한다. 오사마 빈 라덴,알 카에다,탈레반 정권 등으로 상징되는 급진 이슬람주의가 서구 자유 민주주의에 대해 강력한 이데올로기적 도전을 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급진 이슬람주의가 지배 이데올로기로서 대안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비이슬람교도뿐만 아니라 이슬람교도에게도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대량파괴무기들로 무장한 광신적 이슬람교도들의 협박은 이념투쟁에서 단기적 위협은 될지언정 장기적으로 호소력을 갖지 못한다. 9·11테러의 충격도 결국은 현대화하고 국제화하는 세계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그러나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다. 9·11테러 이후 유럽국들은 미국의 대테러전을 돕겠다며 미국에 자발적 지지를 보냈다.그러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알 카에다와 탈레반 정권을 성공적으로 제압한 뒤반미주의 논의가 분출되고 있다.지난 1월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이란,북한을 ‘악의축’이라며 경고하자 유럽의 정치인들과 대중들은 미국의 태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역사는 서구의 가치와 제도,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서구적 실용주의의 승리로 결론지어졌다.냉전시대는 자유와 민주주의의 공유된 가치를 근거로 한 동맹으로 종식되었다.그러나 미국인과 유럽인들의 세계를 보는 시각에는 큰 격차가 생겨났고 공유해 온 가치관도 급격히 소멸되고 있다. ‘서구(West)’라는 개념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인가? 세계화를 둘러싼 분열은 ‘서구와 나머지 사회’가 아닌 ‘미국과 나머지 사회’로 새로운 구분을 만들어낼 것인가? ‘악의 축’발언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제기된 이슈들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국제법과 관련한 모든 부분에 초점이맞춰졌다.지구온난화방지협약의 파기,리우 지구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생물다양성 협약 승인거부,미·러간 탄도탄요격미사일감축(ABM)협정의 파기,미사일방위(MD)체제 추진,관타나모 기지에 수감한 알 카에다 포로에 대한 처우,국제전범재판소 무용론 등이 그것이다. 유럽인들의 시각에서 미국의 가장 심각한 일방주의는 독단적 침공을 통해서라도 이라크의 정권교체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 표명이다.악의 축 발언은 미국의 외교 정책이 전쟁억제에서 테러리즘에 대한 선제공격으로 변화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러한 선제공격 정책은 지난 6월 부시의 미 육사(웨스트포인트) 졸업연설에서 더욱 구체화됐다.부시 대통령은 “대테러전은 방어로는 한계가 있다.테러가 발생하기 전에 맞서 무력화시켜야 한다.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세계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유일한 길은 행동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유럽의 관계가 앞으로 몇년간은 골치 아플 게 확실하다.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이견이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합법성이 어디에 있느냐에 대한이견이다.미국인들은 어떤 민주주의의 정통성도 개별 국가의 헌법에 명시된 민주주의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어떤 국제기구가 가진 합법성은 계약과 합의에의한 것이며 그러한 합법성은 소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국제 공동체가 부여한 민주적 합법성을 개별 국가의 합법성보다 우위에 있다고 믿는다.그러므로 구 유고슬라비아에 평화유지군을 파병했던 것은 단순히 국가간 합의에 의해서가 아닌 보다 큰 국제 공동체의 의지와 규범에 따랐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럽연합은 인구 3억 7500만명으로 GDP가 10조 달러에 이르는 공동체다.미국은 인구 2억 8000여만명에 GDP가 7조 달러다.유럽은 미국보다 국방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할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유럽은 국방에 전체적으로 1300억 달러를 사용하는 반면 미국은 3000억 달러를 사용한다.9·11테러 이후 국방비는 더욱 늘어났다.미국은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보다 자유방임주의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유럽인들은 20세기초 폭력의 역사를 잊지 않는다.그들은1950년대에 유럽연합을 세우고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들 스스로 다자간 질서와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9·11테러 이후 세계를 더 위험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그들은 사담후세인 같은 지도자가 테러리스트들에게 핵무기를 넘겨줄 것이며 그러한 테러는 서구문명 전체에 대한 도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그리고 선제공격으로 테러를 막을 수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유럽인들은 9·11테러는 오사마 빈 라덴이 운좋게 성공시킨 테러라고 믿는다.때문에 그러한 테러가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과 테러리스트들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한다.때문에 유럽인들은 이라크에 대한 공격이 불필요하다고 여긴다.단지 중동과 걸프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책 때문에 미국이 테러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2002년에 나타난 미국과 유럽의 이러한 균열은 부시 행정부와 9·11사태 이후 세계정세의 변화로 인한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다.보다 넓은 서구문명 내의민주적 합법성에 대한 다른 인식의 차이가 반영된 결과다. 정리 강혜승기자 1fineday@
  • 편집자에게/ 흔들리지 않는 대북정책 필요

    2일자 대한매일에서는 남북관계의 장밋빛 전망에 대한 ‘기대섞인’ 기사를 썼다.맞다.한반도 미래는 장밋빛이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남북관계만큼 우여곡절이 많은 것도 없을 듯하다.이른바 서해교전으로 남북관계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전쟁의 기운마저 감돌더니 이제는 다시 대화와 화해의 분위기로 회복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남북관계 속에서 우리는 때로 극적인 관계개선을 기대하기도 하고 또 때로는 당장 전쟁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감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건에 따른 일희일비는 남북관계 개선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오히려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명확한 대북관과 시대인식이 필요한 때다.지금 한반도의 현실이 적대와 대결의 남북관계 대신 평화와 화해의 남북관계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비록 간헐적인 돌발상황이나 긴장상태가 일시 조성되기도 하지만 과거와 비교해 본다면 이제 민족화해의 흐름이 대세임은 분명하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우리 사회 일부에서는 구시대의 냉전적 가치인 대결과 적대의 대북관이 강조되기도 한다.서해교전 이후 보여진 근시안적 군사주의와 맹목적 대결주의의 득세가 이를 방증한다.넘치는 재고 쌀을 소·돼지에게 줄지언정 기아에 허덕이는 북한에는 결코 줘서는 안 된다는 퇴행적 대북관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이니 더 이상 말할 것도 없다. 이같은 구시대적 대북관과 민족대결주의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여전히 우리는 변화무쌍한 남북관계에 일희일비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남북관계의 개선과 민족화해의 진전은 지난한 일이 아닐 수 없다.일시적인 기복에도 불구하고 이제 민족화해의 가치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흐름임을 인정해야 한다. 김근식/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위원
  • 韓·中 안보대화 정례화

    한·중 양국이 외교·안보 대화를 정례화하기로 합의했다.또한 선양(瀋陽)영사사무소를 총영사관으로 승격시키기로 했다. 최성홍(崔成泓) 외교통상부장관과 탕자쉬안(唐家璇) 중국 외교부장은 2일서울 용산구 한남동 외교부장관 공관에서 한·중 수교 10주년(8월24일)을 앞두고 가진 회담에서 이같이 합의하고,“한·중 수교는 탈냉전시대에 부합하는 올바른 선택이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또 한·중수교 10주년을 맞아 협력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한·중간 외교국방안보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제1차 회의는 외교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중국에서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98년 개설된 동북 3성을 관할하는 선양 주재 영사사무소가 총영사관으로 승격됨에 따라 중국내 한국 총영사관은 칭다오(靑島)·광저우(廣州)·상하이(上海)·홍콩(香巷)을 포함,5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날 탈북자문제와 관련,탕 부장은 인도주의적 원칙을 확인하면서도 “중국이 탈북자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라면서 중국측의 곤란한 입장을 피력했다.탕 부장은 “일부 NGO와 서방국가가 이를 인권문제나 정치문제로 비화하지 않도록 조심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와 별도로 탕 부장은 “중국 정부는 대북 포용정책이 한반도 정세에 탁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종일관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햇볕정책이 유지되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록삼 오석영기자 youngtan@
  • ‘영혼의 새벽’ 출간 최인호씨/“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소서”

    “최인호에게는 정말 의미있는 작품이다.왜곡되고 뒤틀린 우리 역사를 위해 내가 얼마간이라도 몫을 하고 기능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이냐.” 신작 장편소설 ‘영혼의 새벽’출간에 맞춰 만난 ‘이야기꾼’최인호는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그의 말이 얼른 와닿지 않았다.신간을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선뜻 그를 만난게 탈이라면 탈이었다.이런 사정에도 아랑곳없이 그의 말은 거침없이 쏟아졌다. 그에게 우리 근현대사는 아직도 비극이다.“생각해 보라.해방되자 부모형제가 맞서 총질,창질 해대는 전쟁 치르고 분단됐는데 그 전쟁이란 것도 우리 의지와는 무관한 미·소의 이데올로기 대리전 아니었나.또 그후 살벌한 냉전시대를 살아오면서 무얼 얻었나.증오와 갈등이 전부였지 않나.” 최인호,그는 자유인이었다.장마구름을 막 밀어낸 땡볕이 악다구니를 부리는 한낮,서울 강남에 있는 그의 사무실에는 낯선 시거향이 에어컨 바람에 풀풀 나부끼고 있었다.가보지 않은 쿠바 아바나 해변의 청량한 향수가 느껴졌다.그가 하루에 두 대쯤 태운다는 쿠바산 시거는손끝에서 푸르스름한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그 한켠,더위에 늘어진 한낮의 도시풍경이 밑그림처럼 펼쳐진 창가에서 그는 자유롭게 세상을 조감하고 있었다. 그는 말을 이었다.“그러면 도대체 남북한이 그동안 양산해 온 이 증오와 갈등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광주 민주항쟁도 그렇고 그동안 우리를 억눌러온 빈부·지역·계층·좌우 갈등은 또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나.이 문제가 정치적 해법으로 풀리겠는가.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우리는 열정이 많은 민족이다.나는 바로 이 국면에서 종교적 절대가치인 ‘용서’와 ‘화해’에 눈길을 준 것이다.” ‘영혼의 새벽’은 아리엘 도르프만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시고니 위버의 진실’을 떠올렸다.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붙잡혀 악랄한 고문을 받은 바있는 주인공 최성규,그에게 고문기술자는 어느날 성당의 사목회장이 되어 나타난다.이 단순한 구조에,읽는 이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최인호식 묘사기법이 더해져 이야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이 작품은 6·25때 북한군에게 붙잡혀 상상을 절하는 고통을 겪은 마리마들렌 수녀의 증언에서 영감을 얻었다.이제는 우리도 업보로 여겨온 갈등과 증오에 대해 냉정해야 한다.언제까지 고름이 흐르는 상처를 덮고 갈 것인가.”그의 말마따나 답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랑’과 ‘용서’다.그러나 아무도 선뜻 이 신성의 영역으로 몸을 디밀려고 하지 않았고 그 일에 그가 나선 것이다. 그는 작품을 통해 ‘응징’혹은 ‘복수’라는 원초적 감정에 얽힌 문제의 답을 마치 고해성사처럼 진지하고 치열하게 풀어나간다.종국에는 이렇게 토로한다.“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이 시대를 향해,낙원으로 가는 잃어버린 길을 가리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최인호는 문학적으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작가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 생각이 그렇다.고교 2학년때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그는 싱싱한 감수성으로 빚은 감성의 계곡으로 숱한 독자들을 내몰며 완력좋게 한 시대를 풍미했다.‘별들의 고향’이 그랬고 ‘겨울 나그네’가 그랬으며 ‘바보들의 행진’과 ‘깊고 푸른 밤’이 그랬다. 이런 그에게 문학적 변신은 지난 87년 카톨릭에 몸담으면서 시작됐다.이때부터 그는 ‘묵언’과 ‘자기성찰의 허물벗기’를 겪으며 인간의 내면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전 그의 문학이 대중적 기호에 의지한 것은 암울하고 참담한 70∼80년대를 살아온 한 지식인의 처절한 자기보호이기도 했다.뒷날 밝혔듯 ‘외도’였으되,그 자신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스스로는 대중취향적 문학에 대해 “한 작가가 평생을 통해 드러내 보일 수 있는 다양한 궤적의 하나일 뿐”이라고 말한다.분명한 것은 최인호와 종교적 신성(神聖)의 해후는 ‘사람과 사람의 문제를 또다른 눈으로 보고 그 내면을 성찰하려는 의지의 개안’이었다는 점이다. 결국 그가 ‘영혼의 새벽’에서 무겁게 드러내 보인 ‘용서’와 ‘화해’‘사랑’등속의 메시지는 최인호 문학의 또다른 성취이자 도전의 증거인 셈이다.그가 이 작품에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최인호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엄숙주의는 아니지만 최근에는 내 글에 신성의 가치를 담으려고 노력한다.이제야 문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에 어슴프레 답이 주어지는 것 같다.” 1945년생 최인호.그는 올해 쉰일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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