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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 플러스 / “나토역할 유럽외 지역 확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12일 테러공격을 포함,예상 밖의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재 20개인 지휘본부를 11개로 줄이는 등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지휘체계 개편을 단행키로 합의했다.또 나토의 방위 역할을 이라크를 포함,유럽 외의 지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벨기에 몽스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럽연합군사령부(SACEUR)와 미 버지니아주 노퍽에 있는 대서양연합군사령부(SACLANT) 등 현재 2개인 최고위 전략지휘센터를 1개로 감축하고 현재 5개인 2차 지역지휘센터를 네덜란드 브룬숨과 이탈리아 나폴리의 2개로 줄인다.
  • 기고 / 북핵 해법 代案 넓혀야

    미국의 일방주의에 입각한 세계질서를 주도하려는 입장은 한반도에서 다시 미국의 주도에 의한 북한문제 해결 접근을 본격화하고 있다.부시 미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 이은 일본,러시아,중국과의 일련의 회담에서도 이러한 북핵 문제 접근 방향을 확고하게 제시했다.이러한 방향은 지난 4일 볼턴 미 국무차관의 북핵에 대한 전방위 정책에 의한 제재의 단계 제시,그리고 한·미 군사회의에서 장기적인 신속배치군으로의 주한미군의 후방 재배치의 제시를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한·미 관계에서 현실적으로 노 대통령이 얻을 수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는 것과 함께 경제실리 외교를 통한 양국 동맹국관계 강화의 확인이다.노 정부는 대미관계에서 확실하게 방향을 설정하고,장기적인 시각에서 김대중 전 정권이 이룩해 놓은 남북 관계의 성과를 상쇄시키지 않는 바탕에서 달성 가능한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여 추구해야 한다. 현재 북한의 정치·경제적 상황에서 그 회생을 위한,동원가능한 자원은 무엇인가? 북한이 미국에 제기한대화의 포괄적 성격,협상의 형식 등을 고려할 때,북한이 지닌 유일한 동원가능한 자원은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결사적인 개발,사용의 위협뿐이다. 현재 북한의 정책 선택에서 강경한 입장이 주도하고 있는 사실을 미루어 볼 때,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충분히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오히려 강경론자의 주도 속에서 경제회생론자들의 정책이 뒤를 따르는 절충적 입장으로 김정일체제의 권력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미국,중국의 베이징 3자 회담 이후 최근의 중·러 정상회담은 북한의 핵제거와 경제지원을 연결 지지하기로 했고,전략적 동반관계를 확인한 미·러 간의 회담은 미국의 입장을 푸틴이 지지했다.이러한 맥락에서 미국이 제의한 다자회담은 최근의 한·일 정상 회담에서 확인된 한·미·일의 공조위에서 그 성공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접근된 대북관계의 틀이 종전의 남북한의 합의를 지켜내고 그 관계를 지속시킬 수 있을지는 매우 불확실하다. 또 남북한의 비핵화 합의를 북한이무효화시킨 사실은 이런 시도의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현재의 상황이나 미래가 불안정하고 불투명할 때일수록 대안 모색의 폭을 넓히고 그 기본적 입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그 첫째는 한반도의 평화 우선 원칙이다.이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을 비롯한 무력의 사용가능성은 물론이고 단기적으로는 북핵에 대한 미국의 무력사용이 유발할 전쟁가능성까지도 이런 입장에서 볼 때 마땅히 거부되어야 할 것들이다. 둘째는 냉전적 사고의 탈피이다.적대적 대결보다는 화해,협력의 자세나 인식을 중요시하는 탈냉전의 추세를 그 기본으로 해야 하며,이것은 결국 남·북간에 합의된 화해,협력에 관한 모든 협정에 다시 중요성을 부여해야 함을 의미한다.이와 관련하여 미국이 110억달러를 투입하는 장기적 주한미군의 재배치 및 강화 방안은 북한에 휴전선 가까이 전진배치된 통상병력의 재배치를 촉구하는 의미가 있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셋째는 북한이 다시 대결의 관계로 회귀하는 것에 분명히 경고를 해야 한다.미국이 최근 일련의 회담에서국제문제 해결의 패턴으로 제시한 다자주의의 접근방식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들여 국제의무를 존중하도록 하는 데 의도가 있고,또 반대로 북한의 일탈된 행위에 대해 국제제재의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도 그 의미가 있다.북이 요구하는 일괄적 타결의 경우 이것이 장기적으로 북한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때 다시 상황의 악화를 재현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한반도 문제의 접근에서 중요한 것은 단계적 과정을 밟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인식의 변화를 읽을 수 있도록 하되,그 단계적 과정은 남북한의 합의나 국제적 합의(국제원자력기구) 등을 다시 회복하고,핵 관련 시설의 폐기의 단계를 거쳐 무력의 제한 단계까지 이르도록 한다는 것이다. 김영식 세종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美, 韓國 상시주둔 배제 / 국방차관보 “전진기지로 격하 장기계획”

    |워싱턴 백문일특파원|미국은 장기적으로 한국에서 상시주둔 기지를 모두 폐쇄하고 이를 소규모 지원병력만으로 유지하는 ‘전진작전기지(forward operating bases)’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미군 재배치계획을 지휘하고 있는 미 국방부의 앤디 호엔 전략담당차관보가 9일(현지시간)밝혔다. ▶관련기사 6면 호엔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단계적으로 한강이남으로 이전할 비무장지대(DMZ)배치 미 육군 1만 8000명 중 일부도 미 본토로 철수시킨 뒤 6개월 단위로 한국에 교체투입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호엔 차관보는 주한미군의 이러한 이동배치는 궁극적으로 주한미군 병력을 한반도 유사시뿐 아니라 동북아시아내 다른 지역의 긴급사태 발생시 보다 자유롭고 신속하게 투입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호엔 차관보는 현재 미 국방부는 전세계적으로 광범위한 미군 재배치 전략을 수립중이며 주한미군 재배치도 이 세계전략의 일부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미군 배치전략은 중요도에 따라 상시주둔기지,전진작전기지,전진작전지역의 3단계로 나누어지며 상시주둔기지는 미국령 괌,영국,일본,호주 정도에 국한될 것이라고 호엔 차관보는 밝혔다. 한국은 독일,사우디아라비아,터키 등과 함께 상시기지를 두지 않는 대신 전진작전기지를 운영하는 그룹에 포함됐다. 전세계적으로 수십군데에 이를 이들 전진기지에는 소규모 미군 지원부대가 배치된다. 독일 주둔 미군은 완전 철수하며 대신 폴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 등지에 훈련기지들 두고 발칸반도와 중앙아시아에서 긴급사태 발생시 신속하게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호엔 차관보는 독일과 한국에서 미군기지를 철수하는 배경과 관련,“이 두 곳은 냉전시대 공산주의와 맞서기 위해 50년 이상 유지해 왔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이제는 주 상대가 공산주의에서 생화학,핵무기를 보유한 테러집단과 적대적인 국가들로 바뀌었으며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기동력을 위주로 한 병력재배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오카나와에 주둔중인 2만명의 미 해병대 병력은 이전계획이 없다고 호엔 차관보는 밝혔다. 다만 현재 오키나와,하와이,괌에 배치된 제3해병원정대는 필리핀으로 이전한다는 계획 아래 필리핀 정부와 협의중이라고 호엔 차관보는 말했다. 호엔 차관보는 새로운 적은 남미에서 시작해 북아프리카,중동,서남아 등 전세계에 포진해 ‘불안정의 축(Arc of Instability)’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들을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해서는 소규모,기동력 위주로 전세계 미군을 재배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진작전지역’은 바레인,쿠웨이트,카타르,오만,아랍에미리트 등을 대상으로 설치된다고 호엔 차관보는 밝혔다. mip@
  • 오피니언 중계석/ 대구 무엇이 문제이고 해법인가

    홍덕률 대구대 교수는 대구가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이 가장 심각하게 집적되어 있는 비극의 도시라고 주장한다.그가 생각하는 대구는 ‘껍데기 선진국의 위험도시’에 불과하다.그래서 “대구는 각성하라.”고 외친다.그러면서도 역설적으로 “그렇기에 대구에는 희망이 있고,대구 시민이 떠안아야 하는 역사적 소명이 있다.”고 말한다.모순이 가장 첨예하게 표출되는 곳에서 해법이 찾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홍 교수의 ‘대구,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해법인가’에는 대구 사람이 아니고는 할 수 없을 통렬한 비판이 담겨있다.계간 ‘문학과 경계’ 여름호에 실려있는 그의 글을 요약한다. 192명의 고귀한 목숨을 앗아간 대구 지하철 참사는 250만 대구 시민에게 던진 절규였다.절규를 또다시 외면한다면 대구는 한 줌의 희망조차도 가질 수 없는 도시로 전락할 것이다.무엇을 어떻게 각성하고 어떻게 치유하지 않으면 안 되는가? 첫째는 대구의 동맥경화증이다.가장 심한 부위는 정치권이다.대구 정치권에서는 혈액순환도 신진대사도 안 된다.중앙정치에서는 정권교체가 있었지만 대구정치에서는 없었다.늘 일당독재였다.정치적 지향과 이념이 다른 정당들간의 경쟁과 교체가 없었다.정당 내 혁신도 있을 리 없다. 둘째는 동종교배의 후진적 관계구조다.지역 국회의원만 한나라당 소속인 것이 아니라,지방자치단체장도 그들을 견제할 지방의원도 온통 한나라당이다.정치·행정분야만이 아니다.지역의 유력 언론이나 대학,종교 지도자들 사이에서도 견제와 비판이 없다.건강한 문제 제기는 늘 허공에서 맴돈다. 셋째는 ‘수구병’이다.대구의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 매우 수구적이다.박정희 대통령 시절부터 공유해 온 산업화 이데올로기와 냉전의식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공통점이다.기존 질서에 대한 맹목적 집착,변화에 대한 저항,현실 안주 등이 대구의 지배집단이 앓고 있는 증상들이다. 대구의 정치,행정,경제,언론,대학에 포진하고 있는 지배집단은 이념적으로만 공통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학연의 고리와 연고주의도 심각하다.예컨대 학교 선후배,고향 선후배,그리고 같은 가문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고 서로봐준다. 연고주의는 그 자체도 문제지만,대구의 발전을 가로막는 다른 많은 병들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먼저 토론을 불가능하게 만든다.토론은 없고 집단 내의 끈끈한 정과 소인배식 의리만 판친다.존경받는 어른을 찾기 힘든 것도 연고주의와 무관치 않다. 연고주의는 지역사회 전체의 활력을 죽게 만든다.잘 나가는 연고집단은 활력이 넘치지만,잘 나가지 않는 연고집단은 불만과 분노에 휩싸이게 된다.공적 조직은 분열되고 힘을 잃는다. 토론과 어른과 활력이 없는 3무(無)의 도시,공(公)은 없고 사(私)만 판치는 도시,술집의 작은 방은 꽉꽉차지만 토론회나 공청회는 늘 썰렁한 도시,지시나 훈계는 넘쳐나지만 정작 토론은 없는 창백한 도시,한 다리만 건너면 두루두루 닿는 연(緣)이 부담스러워 공식적 비판마저 말라버린 도시,이것이 연고주의 문화가 만들어낸 대구의 부끄러운 모습인 것이다. 그러나 대구의 문제는 대구만의 문제는 아니다.대구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모순들이 가장 중층적으로 집적된 도시일 뿐이다.‘대구병’의 진단과 처방을 국가차원에서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 것이다. 첫번째 처방은 대구 정치권의 전면적 혁신이다.일당 독재구조,수구이념 일색인 정치와 시대의 변화를 읽어내지 못하는 정치인들이 청산되어야 한다.둘째는 지방정부,셋째는 지역 언론,넷째는 지역 대학의 혁신이다.다섯째는 시민의식의 혁신이다.언론과 대학의 혁신은 궁극적으로 지역시민의식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한다. 시민의식의 혁신은 다시 지역 정치권과 지방행정의 혁신을 강제해 내는 힘으로 작용해야 한다.파괴적인 지역감정의 늪에서 벗어나 열린 애향심으로 무장하지 않으면 안 된다.대구가 국가권력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소중앙주의도 이제는 벗어던져야 한다. 정리 서동철기자 dcsuh@
  • [씨줄날줄] G8과 최빈국

    국제정세의 흐름은 많은 변수가 있는 복잡한 드라마다.각본과 주인공은 시대에 따라 바뀐다.그러나 바뀌지 않는 것이 있다.강대국의 논리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사실이다.그런 강대국들의 모임이 G8 정상회담이다.G8은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이탈리아·캐나다·러시아 등이다.G8 정상회담이 프랑스 에비앙에서 1일부터 3일까지 열리고 있다.G8 정상회담은 지구촌에서 가장 화려한 외교행사다.그런데 그 화려함 속에 가난한 나라들의 고통이 묻혀 왔다.유엔이 지정한 세계 최빈국(LDC) 회의도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열렸으나 주목받지 못했다. 최빈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900달러 미만인 나라.대부분 아프리카에 있으며 총 49개국이다.최빈국들은 이번 회담에서 선진국 시장 접근 확대 등을 요구한 ‘다카 선언’을 발표했다.그러나 그들이 선진국과 경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힘겨운 일이다.G8 정상회담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고려하여 다양한 지원 방안을 논의해 왔다.그러나 실속 없는 공치사로 끝나는 경우가많았다. G8은 당초 G6로 출발했다.미국·영국·프랑스·독일(서독)·일본·이탈리아 등 6개국이 지난 1975년 세계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동 대처방안을 논의한 것이 출발점이었다.다음해 캐나다가 합류하며 G7이 됐다.냉전시대 G7 정상회담은 소련 중심의 공산권에 대응하는 중요한 국제행사였다.냉전이 끝난 후 1997년 러시아가 추가되며 G8이 됐다. 삼성경제연구소의 박번순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G8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13.9%에 지나지 않지만 GNP는 세계의 68.7%를 차지하고 있다(2000년 기준).G8 정상회담에서는 세계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평화 등 다양한 정치적 의제도 다루어진다.그러나 말잔치로만 끝나는 사교모임이라는 비난이 높다.세계 공통의 이익보다는 자국 이기주의 경향이 강해지며 최근에는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제프리 가튼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장은 최근 칼럼에서 “G8 정상회담은 쓸데없는 쇼”라고 비판했다.그러나 중국도 합류하는 G9으로 확대될 날이 멀지 않은 것같다.강대국의 세계지배는 역사가 존재하는 한 계속될 것이다. 이창순 논설위원
  • 인권, 강자의 면죄부인가

    인권, 그 위선의 역사 커스틴 셀라스 지음 / 오승훈 옮김 은행나무 펴냄 흔히 인권은 인간의 문명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닌 것으로 인식된다.그러나 애초부터 천부인권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인권은 개인의 자유에 눈뜨기 시작한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의 산물이다.그 인권은 ‘세계인권선언’이 제창된 1945년 유엔 창립회의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세계역사 속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은 ‘세계인권선언’을 둘러싸고 자신이 원하는 문구를 넣기 위해 서슴없이 흥정을 하고 모략을 꾸몄다.‘세계인권의 심장’인 유엔 인권위원회는 출발부터 미국의 독무대였던 셈이다.인권위원회를 이끈 ‘인권의 대모’ 엘리너 루스벨트도 미국 국무부의 외교노선에서 한치도 어긋남이 없었던 철두철미한 냉전주의자였다. 전후 세계정의를 바로 세운 위대한 업적으로 칭송받아온 뉘른베르크와 도쿄 전범재판은 홀로코스트와 침략전쟁의 위법을 꾸짖었지만,드레스덴과 히로시마의 살육에 대해서는 눈을 감았다. ‘인권,그 위선의 역사’(커스틴 셀라스 지음,오승훈 옮김,은행나무펴냄)는 이처럼 유엔의 창설과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벌어진 두 전범재판에서 시작해 냉전과 탈냉전을 거쳐 유고슬라비아 전범재판,그리고 테러와 복수로 점철된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인권사를 비판적으로 성찰한다.런던에서 국제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인권을 이용해 약자들을 제압하고 정치적 이득을 챙긴 강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인권이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전락할 때 얼마나 위험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경고한다. 인권이 정치에 놀아난 사례는 한 둘이 아니다.91년 걸프전을 앞두고 조지 부시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라크군이 쿠웨이트 병원 신생아실에 난입해 인큐베이터를 약탈해가는 바람에 수십 명의 아기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떠벌렸다.미국의 무력개입을 합리화하기 위한 교묘한 선전전이었다.역설적인 것은 이 헛소문을 퍼뜨린 주인공이 바로 평화와 양심의 상징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국제사면위원회)이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인권정책을 단순히 ‘정부사기극’으로 비난하지 않는다.오히려 오늘날 인권은 현대 정치담론을 지배하고 있는 가장 위대한 공용어(lingua franca)에 가깝다고 주장한다.“인권만큼 모든 이들이 공감하는 도덕적 호소력을 지닌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저자는 “더 강력한 대안이 나타나지 않는 한,인권은 당분간 서방의 의제를 주도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라크 해방’이라는 이름으로 주권국가를 침략하고 무고한 시민을 살상한 미국의 위선조차 인권의 추인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미국은 유엔헌장이 아니라 인권을 방패로 전쟁에 나섰다.그러나 인권은 헤게모니에 대한 야욕에 불타는 지도자의 광기를 치장하는 황금 면류관이 아니다.‘강자를 위한 윤리’가 돼서도 안된다.정치로 하여금 인권을 말하게 하지 말고,인권으로 하여금 인권을 말하게 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다.1만 4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오피니언 중계석/ 주한미군의 위상과 미래 학술회의

    경희대와 국방대는 26일 한국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주한미군의 위상과 미래’를 주제로 공동 안보학술회의를 열었다.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주요 내용을 간추린다. ●양준희 경희대 교수 현재 주한미군의 병력감축 및 배치 변화,정전협정 관리체제나 연합 지휘체계 등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고,많은 연구들도 나와있다. 하지만 우리가 인식해야 할 부분은 주한미군의 재편에 대한 논의는 기술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지금 남·북한,미국의 관계는 과거 냉전시대 미·소의 관계와 비슷하다.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아주 사소한 기술적인 문제도 목숨이 걸린 것처럼 다투고,상대방이 무엇을 제안하면 무조건 반대하는 그런 상황이다. 따라서 주한미군 재편에 관한 기술적 논의보다는 남·북한과 미국이 서로에 대한 관념을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꾸어야 한반도에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지를 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철수 뒤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전쟁 가능성을 부각시키지만,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해 지나친 공포심을가질 필요는 없다.한국이 자주국방 잠재력을 가진 데다 유사시 자동개입 약속 등 우호적 상황에서 미군 철수가 이뤄진다면 한반도 전쟁 발발 가능성은 낮을 것이다. ●김열수 국방대 교수 올해는 한·미동맹 50주년,월남 패망 30주년,그리고 독일 통일 13주년이 되는 해이다.한국과 북한,월남과 월맹,서독과 동독은 모두 체제모순과 분단모순의 구조를 가졌지만 세 나라의 운명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세 나라 운명의 중심 축에는 미국이 있는데 그 이유는 세 나라 모두 문서상이든 실질적이든,미국과 동맹관계를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의 평화시계는 점점 위험쪽으로 기울고 있다.북한 핵보유 발언과 아직 가시지 않은 한국내 반미정서,미국의 군사력 재편성 정책으로 인한 전반적인 한·미동맹 관계의 재검토와 북한핵 문제 해결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이견 등으로 인해 한반도 상황이 난마처럼 얽혀버렸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북한은 ‘피뢰침 효과’와 ‘인계철선 효과’,그리고 ‘바그다드 효과’를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서로가 상대방에자신의 주파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강대국 중에서 한국의 통일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독일이 부러운 것은 서독과 세계를 대량살상무기로 위협하지 않았던 동독이 존재했다는 점이고,미국이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일의 통일을 지원했던 점이다.한반도의 현재·미래를 위한 주한미군의 군사적 역할은 계속되어야 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장 주한미군은 한·일간 긴장완화나 중·일간 군비경쟁 억지 등 동북아의 세력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고,한·미동맹의 역할을 기능적으로 확장해 지역안보 위협을 저지하는 역할도 맡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중장기전략이 중국을 국제사회에 포용하는 것보다 전략적으로 봉쇄하는 것에 중점이 주어지는 한 한·미동맹을 지역안보동맹으로 군사협력의 적용범위를 확장하는 것은 국익에 비춰 신중하게 결정되어야 한다. 우리는 미국이 원하는 한 한·미동맹의 우의를 굳건히 지켜나가되 우리가 미국에 신세지고 있는 정보력 등에서 자주국방 능력을 확보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실질적인 적이 심각한 경제위기를 겪고있는 북한뿐이라는 점에서 미국에 전시작전통제권을 계속 맡기고 있다는 것도 시대착오적이다. 미국의 주한미군 재배치 및 부분 철수 요구에 대해 전향적으로 이를 수용하고,전시작전통제권의 회수 시점을 정해놓은 뒤 이를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추진하면서 정보력과 작전능력 등 우리의 부족한 군사력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 정리 조승진기자 redtrain@
  • 한국사회 톨레랑스 어디에 / “”보수와 진보는 敵이 아닌 친구다””

    ■‘이념의 어지럼증' 돌파구는 참여정부 출범 3개월,우리 사회는 ‘이념의 어지럼증’을 겪고 있다.진보와 보수,그 적과 동지의 이분법이 아직도 유령처럼 주위를 떠돌고 있다.우리는 어디서 양극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까.글로벌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세계 곳곳에서 진행되는 정치이념 논쟁의 핵심을 파악하는 안목을 갖추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영국의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체계화한 ‘제3의 길’은 나름의 방식으로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시도다.이것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의 국정이념으로 실천되고 있으며 실제 정치에서 하나의 이념으로 역할을 다하고 있다.좌파와 우파 양쪽 모두의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18년 보수당 장기집권에 종지부를 찍은 블레어는 어쨌든 성공한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형 이념지평 모색할 때 우리에게 ‘제3의 길’은 없는가.‘그들의’ 제3의 길이 구식 사회주의의 실패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민주주의 길이라면,‘우리의’ 제3의 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지금이야말로 한국적인 혹은 한국형의 새로운 이념지형을 만들어나가야 할 때다.그 핵심어는 수렴 또는 융합이 될 수밖에 없다.이를테면 ‘젊은’ 진보와 ‘늙은’ 보수의 융합,‘친미’와 ‘반미’의 융합,‘국가’와 ‘개인’의 융합 같은 것이다.제3의 길은 모순과 대립을 적당히 절충해 중간적인 입장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모두를 아우르고 종합하는 개념이 돼야 한다. 급변하는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는 인식과 관행의 지체현상은 우리 사회 곳곳에서 발견된다.그것은 진보나 보수세력 모두 마찬가지다.이른바 ‘국론분열’의 체감지수는 현대그룹의 대북비밀지원금 논란을 둘러싸고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진보와 보수를 자임하는 당사자들은 서로를 수구 냉전집단,민족배반자로 도식화해 딱지를 붙이고 진리를 독점한 듯한 태도를 보인다.그러나 이같은 선악 이분법은 사회를 새로운 몽매주의로 퇴화시킬 뿐이다.한신대 윤평중(철학과) 교수는 “보수와 진보는 짝개념”이라고 전제,“그동안 보수가 부정한 기득권을 옹호 내지 정당화해온 측면이 있는만큼 이에 대응하는 진보적인 목소리 또한 전투적이고 이데올로기적으로 편향된 측면이 없지 않았다.”고 말한다.그는 “보수나 진보라는 말은 더이상 총론 수준에서 ‘명사’로 남용돼서는 안 되며,각론 수준에서 살아 움직이는 ‘형용사’로 써야 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힌다.오늘의 다원적인 복합사회에서 진보와 보수의 단일 잣대로 모든 것을 재단할 수 없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원사회 맞는 수렴,융합을 미군의 장갑차량에 의한 여중생 사망사고로 촉발된 민족주의적 자각은 전국적인 촛불시위로 표출됐고 극단적인 반미의식으로 이어졌다.이라크전 파병 문제 또한 첨예한 친미-반미 논쟁을 낳았다.서로의 비판에 대한 반박이 아닌,비판과의 ‘화해’를 이룰 길은 없는가.경성대 권용립(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친미나 반미라는 개념은 우리 정치와 역사에 대한 피상적 관찰과 담론이 만들어낸 대결적 언사에 불과하다.”고 말한다.“한·미 ‘대등외교’를 외치는 것 자체가 이미 대등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권 교수는 “단순한 친미-반미의 이분법을 넘어 한·미관계를 외교적 계산에 바탕을 둔 진정한 국제관계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미국과 정신적으로 대등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의 일상 속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자리잡고 있는 양극단의 대립구도는 이제 지양,극복돼야 한다.이분법적인 인식의 구도에 갇혀 우리가 사고하지 못하는 것들,그 속에서 배제되는 것들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성찰해야 할 때다.건강한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뿌리내릴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종면 기자 jmkim@ ■대통령 이념·지지도 비교 역대 대통령의 이념·성향은 보수에서 개혁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그러나 정부 출범 초기 대통령에 대한 국민 지지도는 통치자의 이념·성향보다는 국정운영 스타일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게 대다수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통령이 어떤 리더십을 취하느냐가 이념·성향보다 국정운영에 더 빠르게 반영되고,그만큼 국민들의 반향도 즉시 나오기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도 이념적 측면보다는 리더십 부분을 보완하면 지지도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의 취임초 지지도보다 다소 떨어진다.지난달 말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노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지지를 보낸 국민은 59.6%였다. 노 대통령의 지지도가 DJ·YS에 비해 높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그의 탈권위적 리더십 때문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여론조사기관의 한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자유분방한,거침 없는 언행이 국민들에게는 불안한 국정운영으로 비쳐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그러나 DJ·YS의 인기가 비정상적으로 높았다는 반박도 나온다. 여론조사기관의 다른 관계자는 “대북,한총련·전교조 문제 등과 관련한 노 대통령의 최근 보수적 행보가 기존 민주당·노무현 지지층의 지지도 이반으로 번질 수도 있으나 일부 보수계층이 지지로 돌아설 수도 있다.”면서 지지도 자체가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집권 초기 대통령이 대체로 인기가 높은 이유는 전임 대통령과의 차별화를 통한반사이익을 얻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물’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로 ‘방임형’ 성격이 강했던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도 집권 초기에는 국민들에게 좋은 반향을 일으켰다.독재·권위주의 정치에 억압돼 있던 국민들에겐 ‘열린 정치’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하나회 정리 등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밀어붙이기식’ 통치스타일은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 정권 초기 가장 높은 지지도를 가져왔다.반면 김대중 전 대통령은 특유의 주도면밀하고 치밀한 성격을 바탕으로 IMF(국제통화기금) 국가 대란을 해결,좋은 점수를 받았다.다른 관계자는 “경제극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국민들의 단합된 모습도 지지도 상승에 일조했다.”고 해석했다. 홍원상 기자 wshong@ ■과거 혼란기와의 비교 전국공무원노조의 파업찬반 투표 강행으로 온 나라가 시끄럽던 지난 23일 오후, 경기 과천시청 정문 앞에는 ‘단체협약 쟁취’라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시청을 찾은 민원인들은 저마다 고개를 갸웃거렸다.“공무원들도 노조원인가?” “공무원이 파업하면 나라는 어떻게 되나?” ‘참여정부’ 출범 이래 온 나라가 혼란을 겪고 있다.이념적 혼란과 노사분규로 상처투성이다.과천시청 앞의 깃발은 참여정부의 혼란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건국 이래 최초의 정권교체’를 이뤄냈던 ‘국민의 정부’에서도 이 정도의 혼란은 없었다. 참여정부가 들어서자 각 집단마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일단 밀어붙이고 보자는 식이다.밀어붙이면 정부가 해결해준다는 기대감 때문이다.공무원도 노동3권을 요구하며 파업찬반 투표를 벌였고,‘서민의 발’인 지하철과 버스도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화물연대 파업으로 국가경제의 대동맥이 멈추기도 했다.‘NEIS’를 둘러싸고 정부와 전교조는 마주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충돌하고 있다.노 대통령의 방미성과를 놓고 ‘굴욕적 외교’,‘실리외교’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북한 지원에 대해 ‘퍼주기 식’이라는 비난도 있다.새만금사업에 대한 찬반도 뜨겁다. 역대정권에서도 집단이기주의와 힘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시도는 간단없이 이어졌지만,집권초기 지금처럼혼란스러웠던 때는 없었다.더욱이 사안마다 보혁 갈등이 잠재된 듯한 양상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지금의 혼란상은 정부가 자초했다는 비난도 있다.정부가 ‘친(親)노조’,진보 성향을 여과없이 드러내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두산중공업 사태,철도노조 파업경고,화물연대 파업 등 경제문제에서 한총련 합법화 논란 등에 이르기까지 보혁 갈등이 첨예하게 노출되고 있다.뒤늦게 정부가 편향된 시각으로 접근하지 않았고,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지만 갈등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노사 갈등 부분과 관련,손낙구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외환관리체제 이후 빈부격차가 커졌고 비정규직 등 살기 힘든 계층의 불만이 폭발적으로 분출하고 있는 것이 사회갈등으로 비쳐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과도기적 현상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권기홍 노동 장관은 “지금의 혼란상은 그동안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나가는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편향되지 않은 시각을 갖고 각종갈등과 대립을 융화시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기고 / ‘동아시아 정체성’ 함께 찾아야

    동아시아 지역 정체성의 필요성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가장 긴박하고 가시적인 필요성으로 ‘위기의 지역화’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이다.정치·경제적인 문제가 일국적인 범위를 넘어서는 경우는 많이 있어 왔다. 그러나 세계화의 조류와 더불어 국가적인 차원은 물론 그 하위 단위에서의 잦은 접촉과 협력을 가져옴으로써 문제의 발생과 해결에 있어 지역적 차원의 시각을 요구하게 되었다.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가 경제영역에서 이런 새로운 흐름을 가장 긴박하게 보여준 예라면,황사현상에 대한 중국과 한국의 공동대응 요구나 탈북난민에 대한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관련국들의 공동대응 필요성 등은 환경과 정치영역에서 지역화의 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 문제들은 문제 자체가 전통적인 정치 주체로서 일개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일 뿐만 아니라 그 해결에서 단순히 국가간의 외교적인 차원을 넘어 장기적인 협력과 지속적이고 제도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동아시아 지역이 공유한 역사의 해석과 이해를위한 전제이자 동시에 결과로서의 지역 정체성이 요구된다.지역이란 잦은 접촉과 빈번한 교류에 의해 자연스럽게 협력이 발생함과 동시에 갈등과 분쟁도 일어나는 일정 영역을 일컫는다. 즉 오랜 시간 동안의 접촉은 역사적 체험에 있어서도 공동의 과제를 낳는다.동아시아는 무엇보다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접어들자 서구의 충격에 대해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지역적인 위기를 겪으면서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게 되었다. 한·중·일 3국은 이후 서로가 소원한 채 냉전의 상황을 견디면서 각 국은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근대화의 길을 걸어왔다.이제 탈냉전과 탈이데올로기 시대를 사는 동아시아는 지난 역사적 경험에서 서구와의 대결이라는 문제와 그에 연관된 근대화의 문제,그 근대화의 방법을 둘러싼 적대적 이데올로기 문제를 어떻게 독자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서구에 의해 강요된 근대화의 와중에 겪게 된 식민지와 전쟁,분단,이데올로기의 대립이라는 문제는 동아시아 지역이 공동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안될 역사적 과제로남아 있다.동아시아의 정치·경제 협력의 과제와 더불어 역사 해석의 문제도 동아시아가 무엇이며,무엇이어야 하느냐라는 동아시아 정체성의 문제가 선결될 것을 요구한다. 정치·경제 협력도 기술적인 것만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동아시아지역이 지향하려는 공동의 가치에 기반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 공동의 가치 창출은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에 대한 해석을 통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럼 동아시아의 지역 정체성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될 수 있고,형성되어야 하는가? 우선은 일국적으로 정치·경제적인 면에서의 민주화를 통한 투명성과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동아시아 지역에 대해 개방적일 만큼 정치와 경제에 있어 서로의 수위가 맞춰져야 하겠다. 마지막으로 지역 정체성의 형성에서 한국의 역할이다.지난 150여 년간의 동아시아를 결정지어온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식민지와 전쟁,분단,압축 근대화와 민주화라는 한국의 경험은 그대로 근대 동아시아의 역사적 경험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동아시아 지역화와 그 토대로서의 동아시아 지역정체성의 모색에서 한국은 지역화의 보편적 가치를 창출해 내고 동아시아적 시각을 계발하는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오 향 미 서강대 사회과학硏 연구 교수
  • “국가 충성맹세 의식 군사파시즘의 잔재”유시민 발언 논란

    개혁국민정당 유시민 의원이 20일 “국기에 대한 경례 등은 군사 파시즘과 일제의 잔재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있다.이같은 발언은 국가 정통성을 부인하는 것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정치권 안팎에 논란이 예상된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대학언론사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의 개혁성향을 어떻게 평가하나.’란 질문에 “야구시합하는데 왜 애국가 부르나.국기에 대한 맹세는 또 뭐냐.”며 이같이 말했다. 유 의원은 또 “애국이라는 것은 내면적 가치”라고 전제,“주권자로 하여금 공개적인 장소에서 국가 상징물 및 국가에 대해 충성을 맹세하게 하는 것은 민주공화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이어 “자유는 전면적으로 실현하든,전면적으로 압살하든 둘 중 하나다.”면서 “부분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발언이 몰고올 파장을 예측한 듯 “이런 말을 하면 난리가 날 지도 모르겠지만…”이라고 단서를 달면서 “국회에서 한 번 이의를 제기할테니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한 번 봐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신당 추진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어제 한 분(민주당 이강철 특보)이 5명(박상천·정균환·최명헌·유용태·김옥두 의원)을 실명으로 거명하며 같이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 “나도 그분들과는 같은 당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신당 추진 과정에서의 인적청산을 주장했다.그는 또 “(내년 총선에서) 영남을 한나라당으로부터 떼어놓는 게 개혁신당의 중요한 할 일”이라면서 “한나라당은 수구냉전 세력의 위상에 걸맞는 의석 수만 갖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개혁당은 이날 논평을 통해 “통합신당 운운하는 것은 지역주의 표를 구걸해 정치적 생명을 연명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아무리 화장을 해도 부패정당,지역주의 정당일 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이어 “지역주의자,부패한 자를 모두 아우르는 무분별한 통합신당론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부산政改推 출범… 신기남·정동영 참석 / 개혁신당파 세확산 행보?

    민주당내 신당 논의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영남발(發) 개혁신당 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개혁신당 창당을 주장해온 신기남·정동영 의원은 9일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했다.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참모인 이강철 대구시 지부장 직무대행도 대구 지구당위원장들과 만나 개혁세 확산을 꾀하고 있다.이같은 행보들이 오는 7월 개혁신당 창당으로 가시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과 결별” 발족 선언 부산 정치개혁추진위원회 발족식에서 조성래 정개추 위원장은 “지난 민주화 과정에서 민주당 역사성과 정통성에 대한 우리의 마지막 애정을 여기서 끝내려 한다.구시대적 인물의 무임승차도 반대한다.”며 민주당 주도세력이던 구주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특히 최인호 민주당 부산 해운대·기장 갑 지구당위원장은 “개혁의 출발점은 인적청산과 세대교체”라면서 “대표 경선시 돈 선거를 주도하고 수구냉전 논리를 가진 중진과 대선 당시 후단협을 배후조종하고 자신의 손으로 뽑은 국민후보를 부정한 중진은 최소한 함께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말해 특정인 2명을 지목했다. ●“구태 일부 중진 청산해야” 발족식에는 대선 당시,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참여 운동본부(국참),시민사회단체·종교단체 관계자들이 참여했다.오후엔 대구에서도 국참 조직과 시민사회단체,종교계 인사들이 결성한 ‘국민참여정책’이 신당을 주제로 제4차 정책회의를 열었다.이강철 대구시 지부장직무대행은 “대구서도 2개월 전부터 국참위주로 정치개혁이 논의되고 있다.”면서 “신당이 출범하면 신당을 위해 헌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충남권에서도 지역 정치인과 시민사회단체 인사들이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개혁신당 창당에 대한 지지입장을 밝혔다.울산에서도 이달 말쯤 부산 정개추와 같은 정치조직이 발족한다. ●당내 신·구주류 통합론 우세 이같은 당 밖의 활발한 신당창당 움직임과 달리 당내 신당 논의는 외견상 ‘휴지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상수 사무총장은 “현재는 개혁보다 통합에 액센트를 두는 게 다수 같다.순리대로 가야 한다.”면서 “고민스러운 게 많다.”고 토로했다.통합신당으로 갈 경우,기존의 민주당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적 여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실제로 신주류측이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신당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구주류와 중도파들은 비대위 구성,당개혁안 통과 등으로 저지선을 쳐놓고 있다. 오는 16일 예정된 신주류 주최의 워크숍에서 신당이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관심이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미래 기업 성공 열쇠 세계화 아닌 현지화”/ FT, 레비트교수 ‘세계화 개념 20년’ 명암 분석

    ‘세계화’라는 개념이 등장한 지 올해로 20년이 됐다.마케팅학의 거두인 테오도르 레비트(사진) 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1983년 5월1일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시장의 세계화' 라는 글에서 “시장의 세계화가 임박했다.”면서 “다국적 기업은 사라지고 세계화된기업이 절대적 지위를 누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20년이 지난 2003년,하나의 브랜드와 상품으로 전세계 시장을 상대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했던 다국적 기업들은 동일화(균일화)에서 다양화로 세계화 전략을 수정했다. 기술·통신수단의 발달로 지구촌 경제가 국경을 벗어나 하나의 시장으로 확대되는 세계화는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하지만 세계화가 계층간·국가간 빈부격차만 확대시킬 뿐이라며 반세계화 시위가 끊이질 않는다.파이낸셜 타임스는 6일 세계화 20년 명암을 분석했다. ●동일화에서 다양화로 세계화 전략 수정 레비트 교수의 세계화 주장은 간단하다.신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의 유통이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이뤄지며,통신비용은 저렴해짐으로써 세계가 좁아진다는 것이다. 결국 브라질의 오지까지 침투한 미국 등 서구 미디어의 영향으로 세계 소비자들의 취향이 비슷해지고,표준화된 상품에 대한 엄청난 단일 세계시장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세계화는 지역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다양한 상품을 생산해낸 ‘다국적 기업’들의 종언을 뜻한다고 주장했다. 대신 세계 모든 소비자들에게 한가지 상품만 제공하는 ‘세계화 기업’은 동일한 생산·유통·마케팅·관리시스템으로 엄청난 규모의 경제를 이뤄내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냉전종식으로 세계화 파장 현실로 레비트 교수가 20년전 ‘세계화’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할 때 발표한 세계화 관련 논문은 업계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1980년대 중반만해도 전세계 인구의 3분의 1이 공산주의 체제 아래 살고 있었고,대부분의 세계시장은 폐쇄돼 있었기 때문이다. 세계 3대 광고대행사로 영국계 다국적 회사인 WPP의 마틴 소렐 최고경영자는 당시 충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당시 중견 광고·마케팅회사였던 사치&사치의 재무 책임자였던 소렐은 논문을 보자마자 사장에게 내밀며 “바로 이겁니다.”라고 흥분했다. 사치&사치는 곧바로 중요 고객인 영국 항공의 TV광고에 레비트 교수의 세계화 이론을 접목시켜 히트쳤다. 1980년대 말 공산주의가 붕괴했고,세계 무역장벽이 점차 사라지기 시작하면서 레비트 교수의 세계화 이론은 현실로 다가왔다. 1990년 맥도널드가 모스크바 시내에 1호점을 열었다. 다국적 기업들의 주가가 치솟았다.90년대 들어 회사 이름을 세계화 이미지에 맞게 바꾸는게 유행이었다. ●반세계화 운동의 거센 도전에 승승장구하던 세계화 이론은 그러나 1990년대 후반 들면서 도전받기 시작했다.세계 곳곳에서 자국의 (경제) 주권과 문화적 정체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는 반세계화 시위로 표출됐으며 신흥 시장들에서 세계화 브랜드의 배척이 두드러졌다.결국 1990년대 말,주요 세계화 기업들은 성장 둔화와 주가 폭락의 책임을 물어 CEO들을 교체했다. 무엇이 잘못됐을까.2000년 3월 코카콜라의 새 CEO로 임명된 더글러스 데프트는 다음같이 진단했다. “현지화 전략을 중시해왔던 코카콜라는 세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모든 의사결정을 중앙에서 내리고 모든 일을 표준화한 것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중앙집중식 기업경영으로 기업은 거대화·비능률화됐고 신속·투명·지역적 특성이 강조되는 새 시대에 적응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데프트는 “앞으로 성공의 열쇠는 ‘세계화’가 아닌 ‘현지화’”라고 강조했다. 매킨지 책임자이자 레비트 교수의 제자인 로웰 브리안은 스승의 오류는 “기술·상품의 표준화를 통해서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인데,이는 헨리 포드 시대의 주장”이라면서 “기술의 진보는 규모의 경제와 함께 다양하면서도 전문화된 제품들의 생산을 동시에 가능토록 했다.”고 지적했다. 김균미기자 kmkim@
  • [외교관 통신] 국위선양과 역사의 지혜

    세계에는 실물보다 커 보이는 나라와 작게 보이는 나라가 있다.영국은 늘 크게 보이는 나라다.처칠에서 대처 그리고 블레어에 이르는 영국의 지도자들은 “미국에 추종한다.”고 야유받을 법도 한데 그렇지 않고,국제무대에서 행세해왔다. ●결정적 순간 지도자 위험부담 감수 역학관계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되 대세를 따라가기보다 흐름을 선점하며 선두에서 행동하였기 때문이다.나아가 국가의 위신과 이익이 걸린 결정적 순간에는 지도자가 바른 선택을 위한 위험부담을 꺼리지 않았다. 처칠은 나치 독일의 야욕과 철의 장막 및 냉전시대의 도래를,대처는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냉전종식의 시작을,그리고 블레어는 미국이 그린 이라크 문제의 해법을 남보다 앞서 간파하고 세계를 향해 메시지를 발신하며 영국을 위한 최선의 행동을 취했다. 프랑스는 영국과 달리 미국을 향해 대의명분의 대항축을 세워 존재감을 보이는 경우인데,그 역사가 길지는 않다.1950년대 말 드골의 제5공화국 출?이후부터다.드골은 냉전의 절정기에 공산 중국을 승인하고,미국의베트남 개입을 토착 민족주의와의 승산 없는 전쟁으로 단정했다.아랍인의 존엄성에 상처를 내 팔레스타인 문제를 끝없는 나락에 빠뜨린다며 이스라엘을 비난하고 원조의 손길을 끊었다.엄연한 힘의 우열을 부정하며 맞서는 드골식 ‘빈자(貧者)의 철학’이 그 바탕이다.그러나 시대를 앞서가는 지도자의 통찰력과 도를 넘지 않는 절제,그리고 국가 위상에 애착을 갖는 국민들의 뒷받침이 있어 그 선택을 가능케 했다. ●日 패전이래 스스로 낮추는 자세 계속 반면 일본은 실물보다 다소 작게 보이는 편이다.겸손과 조화의 문화가,남의 앞에 서거나 남과 다른 소리를 내는 것을 꺼리게 하는 것이지만 역사의 멍에 때문에 허리를 펴려 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1945년 패전 이래 일본이 지켜온 이러한 자세는 스스로를 크게 보이려 해 화를 부른 과거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됐다.본래 일본인들은 두드러지는 것을 꺼린다.힘이 세도 어깨를 펴지 않는 것이 미덕이다.그들끼리는 예전에도 그랬고,지금도 그렇다.그러나 바깥 세계와의 관계에선 다른 잣대를 썼기 때문에패전에 이르렀다. 세계를 향해 시선을 낮추고 몸을 사려온 일본에서 최근 몇년 사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자는 소리가 나타나고 있다.정계·학계의 일각에서 나타나는 ‘보통국가론’이다.바깥 세계의 누구에게나 할 말을 하고 국제사회에서 제자리를 찾자는 것이다.영국형(型)보다는 프랑스형에 기우는 주장으로 비친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좁은 국토에 인구가 밀집하고 해외의 자원과 시장에 의존해야 하는 일본의 ‘전략적 취약성’을 거론하면서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설득 논리도 있고,다시는 절대 우위의 힘을 가진 나라와 맞서 화를 자초해서는 안된다는 다짐도 있다.그리고 행간에는 ‘자아’를 찾은 후의 스스로 모습에 대한 일말의 불신도 배어 있다.영국형을 이상적으로 보지만 선두에 서기는 꺼린다. ●우리나라 지정학적으로 실체이상 역할·비중 요구 6년 남짓 외국을 전전하며 먼 발치에서 지켜본 한국은 차례로 역사의 새 장을 펼쳐가는 모습이다.한·일 관계에서 부(負)의 유산을 청산한 데 이어 포용정책으로 남북관계에 해빙의시대를 열었다.그러나 한편으로 남북관계가 연출한 감동에 젖은 많은 사람들이 한·미 관계를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느끼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앞으로도 오랫동안 그 어느쪽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남북,한·미관계의 정합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한반도 전문가인 게이오대의 오코노기 마사오 교수가 어느 자리에서 한 말처럼 민족과 동맹을 함께 지켜야 하지는 않을까. 우리가 수명 긴 국위(國威)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갖고 있는지도 궁금했다.목표에 동요는 없으며 목표는 수단에 비례하는지,상황의 변화에 적응할 유연성은 있는지,현재적·잠재적 제약 요인을 정확히 예측해 대비하는지,안팎의 조류를 먼저 읽고 상황을 선제하는 것인지…. 영국형,프랑스형,일본형 가운데서 우열을 가리기는 어렵다.그 나라 역사·지리·문화의 산물이며 국가의 선택문제이기 때문이다.다만,국위를 떨치려는 나라에는 일정한 소양이 요구된다.지도자에게는 전략적 사고가 있어야 한다.국가의 위상을 높이려는 국민적 의지도 뒷받침돼야 한다.지도자와 대중에게 역사의식에서 배어나는 지혜가 있어야 하며,새로운 역사를 여는 데 따른 위험부담도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우리의 지정학적 여건은 나라의 실체 이상의 역할과 비중을 요구한다.이를 위해서는 예측과 관리가 가능한 범위 내에서의 위험 부담이 필요할지 모른다.역사는 중요한 순간에 위험 부담을 안으며 스스로 길을 열어가는 자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주흠 駐日대사관 공사참사관 ●이주흠(李柱欽·53) 외시 13회, 동북아 1과장,이탈리아 참사관,오사카 부총영사
  • 작곡가 코플랜드·기자 레스턴·관리 등 美저명인사 다수 증인대에 / 매카시 청문회 비공개 녹취록 ‘햇빛’

    미국 상원은 지난 1950년대 전반 오도된 ‘반공 선풍’을 불러일으킨 조지프 매카시 상원의원의 청문회에 관한 4000여쪽에 이르는 비공개 녹취록을 공개했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 언론의 6일 보도에 따르면 녹취록에 기록된 400여명의 증인들 중에는 50년대 미국 사회의 저명인사 다수가 포함돼 있다.작곡가 아론 코플랜드와 뉴욕타임스 기자 제임스 레스턴,가수 겸 배우 폴 로버슨의 부인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그 면면들이다.심지어 당시 집권당이었던 미 공화당의 정부 관리들과 장관들까지도 매카시가 쳐놓은 덫을 벗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위스콘신주 상원의원이었던 매카시는 1953년부터 1954년까지 소련과의 냉전 아래서 상원의 상임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면서 매카시 광풍을 주도했다. 녹취록을 정리한 역사가 도널드 리치는 매카시가 ‘빨갱이 사냥’을 벌인 숨은 의도를 따지기 이전에 그 수법의 무모함에 초점을 맞췄다.매카시와 그의 고문 로이 콘은 비공개 청문회의를 주로 이용해 무리하게 혐의를 뒤집어 씌우는 데 급급했다는 것이다. 이때문에 매카시의 공산주의자 색출 작업은 종종 ‘마녀사냥’이란 비판을 불러일으켰으며,중상모략적인 공격을 의미하는 ‘매카시즘’이란,당시로서는 신조어를 낳았다. 특히 리치는 매카시가 비공개 회의를 선호한 것은 증인들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밝히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매카시는 공개적으로 윽박지를 수 있는 증인들에게만 관심을 보였다고 것이다. 미 국무부 소속 외교관인 블라디미르 투메노프의 경우가 매카시의 마구잡이 공세의 전형적인 사례다.이스탄불의 러시아 대사관에서 러시아인 부모로부터 태어났다는 이유로 매카시로부터 소환됐기 때문이다. 비공개 청문회에서 투메노프는 “1917년 러시아 혁명 직후에 이스탄불에는 백러시아측 공관과 공산정부의 공관이 병존하고 있었다.”고 증언했다.그의 부모는 반공산당파였다면서 매카시를 공박한 것이다. 작곡가 코플랜드도 공개 회의에 소환되지 않았던 증인 중 1명이었다. 매카시 전기 ‘너무도 어마어마한 음모’를 쓴 텍사스대학의 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오신스키는“이같은 비밀회의는 누군가를 제물로 삼기 위한 ‘표적 회의’나 다름없다.”고 말했다.실제로 1930∼1940년대 미 정부내에 공산주의자들이 일부 침투했지만 매카시가 청문회를 벌일 당시에는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다는 게 오신스키의 부연설명이었다. 일례로 매카시는 에슬란다 구드 로버슨이 흑인의 투표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15조를 거론하고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거절할 수 있는 수정헌법 5조를 입에 올리자 매우 화를 냈다.오신스키는 “증인들이 5조를 언급하면 ‘5조공산주의자’들이라고 몰아세우기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삐 풀린 미친 말처럼 내달리던 매카시의 광풍도 1954년 미군내 공산주의자들을 찾기 시작하던 무렵 퇴조의 조짐을 보였다.군 출신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국민들에게 매카시의 저열한 전술을 알리기 위해 청문회가 방송에 중계되도록 하면서부터다. 엉터리 빨갱이 사냥꾼 역할은 그에게도 상당한 스트레스였는지도 모른다.그는 1954년 상원 조사소위원회 위원장직을 사임해야 했고,수년간의 폭음으로 인한 간염으로 1957년 47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구본영기자 kby7@
  • [공직자 에세이] 1온스의 예방,1파운드의 치료

    무릇 무슨 일이나 예방은 최선의 방책이다.자연적인 재앙 역시 사소한 위험요소들을 간과하고 있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인간의 목숨을 노리는 것은 비단 전쟁 뿐 만이 아니다.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전염병과 홍수·가뭄 등의 자연적인 재앙도 우리를 긴장시킨다. 전쟁이나 질병은 대체로 가시적인 것으로 ‘보이는 적’과의 싸움이다.반면 환경적인 재앙은 ‘보이지 않는 적’,즉 인간의 이기심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따라서 환경적인 재앙은 전쟁이나 질병보다 무섭고 복구나 사고 수습도 쉽사리 되지 않는다. 인간은 자연재앙을 예측하면서도 계속해서 개발이라는 논리를 앞세워 환경파괴를 자행한다.냉전체제가 무너지고 지구촌 사람들은 전쟁준비 비용의 상당부분을 환경보전에 사용할 것으로 예견했었다.그러나 이런 바람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고,관심밖의 일로 치부되고 있는 실정이다. 경제성장과 과학기술의 힘을 믿는 사람들은 아직도 국가성장을 위한 각종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좁은 국토에 상대적으로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는 까닭에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환경적 부담을 안고 있는 나라다.환경오염의 가장 큰 원인중의 하나는 인구밀집이며,좁은 국토는 곧 우리의 환경적인 용량 자체가 무척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환경용량이 작은 나라일수록 환경에 대한 각종 규제기준을 강화해야 한다.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는 환경 선진국보다 몇 배나 강한 규제기준을 마련해야 된다는 결론이다.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우리의 경제수준은 아직 선진국과 격차가 있지만 환경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 수준은 선진국을 능가한다.환경부 공무원으로서 각종 개발사업에 면죄부를 주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자주 듣고 있다. 환경부가 마치 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자를 두둔이라도 하는 것처럼 공격받을 때는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정부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환경단체의 시각에서 보면 언제나 미흡하게만 보여지는 것 같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는 추세다.자연을 느끼며 음미하는 생활은 더 이상 여유있는 선진국에서나 가능한 배부른 소리가 아니다.우리 국민들의 생활이 윤택해 질수록 자연에 대한 동경은 강렬해질 것이다. 더러는 아직도 먹고 살기도 바쁜데 무슨 환경타령이냐고 반문할지 모른다.그러나 지금 ‘호미’로 막을 수 있는 것을 훗날에는 ‘가래’로도 막지 못할 상황이 될 지도 모른다. 템스 강을 되살리기 위해 100여년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 영국 국민들은 ‘1온스의 예방이 1파운드의 치료보다 낫다.’는 얘기를 만들어 냈다. 미래는 과거의 투영이다.IMF(국제통화기금)체제가 하루 아침에 닥쳐온 것이 아니었듯이 환경오염으로 인한 재앙도 서서히 누적되었다가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게 될 것이다. 한번 오염된 환경은 회복되기 어렵다.환경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이제부터라도 국민들이 나서 감시하고 스스로 실천하는 의식을 갖는 게 중요하다. 송 재 용 환경부 자연정책과장
  • 高국정원장 사퇴안 제출

    고영구 국정원장 및 서동만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과 관련,한나라당이 1일 고 국정원장 사퇴권고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대치가 심화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1일 오후 고 원장 사퇴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한편 국정원을 폐지하고 해외정보처를 신설하기 위한 당내 기획단을 구성,조만간 관련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내기로 했다. ▶관련기사 4면 이규택 총무는 “자민련과 이미 본회의 소집에 합의했다.”며 “이른 시일 안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결의안을 채택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또 “기획단을 중심으로 국정원폐지법과 해외정보처법을 곧바로 마련,국회에 내는 한편 인사청문회법도 경과보고서에 가부의견을 담아 구속력을 높이는 쪽으로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나라종금 수사와 관련,안희정씨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억지 짜맞추기 수사에 따른 결과로,검찰의 치욕”이라며 “검찰이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건이 비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억지 축소수사를 펴고 있다.”고 비난하고국회 국정조사와 특검수사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같은 한나라당의 공세에 대해 “한나라당의 색깔논쟁은 냉전시대의 낡은 정치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열린세상] 다른 의원과 다른 의원?

    일수불퇴,노무현 대통령은 강수를 두었다.고영구 변호사의 국정원장 임명에 이어,핵심적 사안으로 남았던 서동만 교수의 국정원 기조실장 임명을 ‘강행’함으로써 노 대통령은 국회와 일부 여론의 이념 잣대를 앞세운 반대와 비판에 정면 돌파 자세를 잡았다.이념 문제로 밀리지 않겠다,국정원은 이념 논쟁의 대상이 아니라 개혁의 대상이며,두 사람은 국정원의 대대적 개혁을 수행할 적임이라는 대통령의 고집스러운 의지가 확인된다. 청문회에서 이념공세를 주도했던 원내 다수당은 배수의 진을 친 서동만 교수 인사마저 강행되자 당혹감을 넘어 분노의 표정이 역력하다.‘국회에 대한 선전포고’ ‘야당에 대한 폭거’ ‘오기와 독선의 정치’ 등 격렬한 반응이 쏟아졌다.국정원장 사퇴권고 결의안을 제출하겠다,국정원 해체 법안을 내기로 하자는 등 손에 잡히는 가능한 투쟁을 모두 동원한다는 태세다. 문제는 이념공세로 표현된 색깔론,혹은 색깔 덧칠하기다.국회 정보위원회는 국정원장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후보자의 자질-능력-개혁에 대한 비전을 묻기보다 냉전시대와 다름없는 이념 평가로 일관했으며,노 대통령은 바로 그 점을 분열주의적 이념공세로 판단,집권 소수당으로서 정국 경색이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부(負·마이너스)의 상황 전개에도 불구하고 청문회 의견의 수용을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좌파 성향’ ‘친북 세력’ 등으로 두 사람을 규정했다.비슷한 무렵 KBS 사장으로 추천된 인사를 상대로 ‘친북’ ‘이념적 편향성’이라는 야당의 색깔 입히기는 되풀이됐다. 야당 간부의 입에서는 “노무현 정부는 최근 급진인사 중용,급진인사 사면,급진단체 허용,급진정책 추진을 밀어붙인다.”,“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인사들만 일부러 골라 쓰고 있다.”는 등의 비난이 쏟아졌다.사용되는 어휘에서 시대 역행적인,지금이 혹시 20년 전의 상황은 아닌가를 의심하게 하는 낡은 패션,앞뒤 안 맞는 ‘극우적 발언’도 만난다. 국가위원회 빈 자리에 추천된 한 교수는 결국 힘을 과시한 야당의 반대표로 위원 선임이 부결됐다.역시 ‘색깔’이 이유다.국정원장-서 교수-KBS사장 인사가 강행된 데 대한 야당의 보복으로 짐작된다.다수당인 야당은 지금 표의 위력으로 못할 일이 없다. 매카시즘,혹은 색깔 덧칠의 위력은 “청와대에 빨갱이가 있다.”는 말 한 마디가 상징적이다.10년 전 김영삼 정부 첫 통일부총리 한완상 교수의 실각,잇달아 김정남 청와대 수석비서관의 낙마,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장이던 최장집 교수 사건,지금은 특검 수사대상이 된 ‘임동원 햇볕정책’의 불신임 낙마 등 이념공세의 ‘업적’과 사례는 자못 찬연하다.색깔이 붉다는 손가락질에 견뎌낼 장사는 없다. 독일 통일의 길을 닦은 동방정책과 김대중 대통령을 노벨상 수상자로 만든 햇볕정책은 본질과 모양이 크게 다르지 않지만 중대한 차이 한 가지는 있었다고 한다.동방정책도 자주 정치적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같았지만 사상을 의심받거나 색깔 시비로 탄핵된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대여 투쟁을 논의하는 한나라당 의총에서 ‘다른 의원들과 다른 의원’ 하나가 “그들이 좌파,친북세력이라면 나도 좌파,친북세력이다.”라고 당의 색깔론 구태를 맹렬히 비난하자,“싫으면 당을 나가라!”고 동료의원 하나가 공격했다고 한다. 같은 날 국회 본회의에선 전 날 캐주얼 옷차림으로 의원 선서에 나섰다가 다른 의원들과 다른 모습을 참지 못한 다른 의원들의 항의 퇴장으로 뜻을 못 이뤘던 개혁당 의원 등 보궐선거 당선자 세 의원의 지각 의원선서가 이뤄졌다.어쩔 수 없이(?) 넥타이를 단정히 매고 나온 그 의원은 ‘서로 다름에 대한 존중과 관용’의 문화를 호소했다.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 것-그것이 우리사회 민주주의 수준을 높이는 첫걸음이다.색깔론 극복의 첫걸음도 같다. 정 달 영 칼럼니스트
  • 서동만 기조실장은 누구 / 햇볕정책 강조 ‘대표적 진보학자’

    대북 포용기조를 강조해온 대표적인 진보 소장학자.기조실장 내정자로 알려진 뒤부터 친북 좌파 사상 논쟁에 휘말렸다. 지난해 서해교전과 관련,서 실장은 “군사적으론 북한의 계획된 선제공격이지만 정치적으론 우발적인 북한의 실수”라고 평가했다.또 한 포럼에서 햇볕정책 실패론과 관련,“생각한 만큼 실천하지 못한 게 (도리어) 문제”라며 “보수층의 퍼주기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조건없는 대북 인도적 지원과 평화사업 차원에서 금강산 관광사업의 정부 주도,대북 전력지원 등을 제시하면서 채찍보다는 당근,평화공존 논리로 북한문제에 접근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특히 북한의 국제테러 지원 증거가 없는데도 미국 정부가 잘못 대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쳐 반미 성향이 지나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평가는 엇갈린다.동국대 고유환 교수는 “시대 변화에 어느 정도 앞서가며 북한 바로 알기,남북화해 분야에 노력해온 사람”이라고 말했다.서 실장을 둘러싼 친북 논란은 냉전적 사고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한계라고 말했다.그러나 외교안보연구원 시절 그와 함께 일한 한 인사는 “편향성이 있다.”고 평하기도 한다.서 교수 자신은 최근 국회 정보위 청문회가 덮어씌운 친북 올가미는 “납득할 수 없는 일방적 매도”라며 반박했다. 일본 유학시절 진보적 성향의 북한전문가 와다 하루키 교수를 사사했으며 도쿄대에서 ‘북한 사회주의 체제의 성립’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북·미,북·일,한·일 관계 전문가로 활동해오다 노무현 대통령 후보 시절 정책 자문을 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을 얻었다.부인 강옥초(42)씨와 1녀.
  • “청문회 증인모욕 노대통령이 원조”/ 한나라, 국정원장 임명 철회 거듭 촉구

    한나라당이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에 반발,27일 강경대응을 천명하고 나서면서 정국이 급속히 경색되고 있다. ●한나라당,대통령에 직격탄 한나라당 박종희 대변인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국회 청문위원들의 행태를 지적한 데 대해 “증인에 대한 인격모욕은 노 대통령이 원조”라고 노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박 대변인은 지난 1989년 12월 전두환 전 대통령을 증인으로 세운 5공비리 청문회 당시 청문위원이던 노 대통령이 명패를 던진 사례를 들어 “노 대통령이 인격 모욕을 얘기할 자격이 있느냐.”고 공격했다. 당시 노 대통령은 청문회가 정회된 상태에서 빈 증인석을 향해 명패를 던져 논란이 일자 “회의가 국민의 여망을 외면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감정을 억누르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고 사과했었다. 박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자신의 과오는 기억하지 못하면서 궤변으로 국회를 모욕했다.”며 “지금이라도 국회를 존중하겠다던 초심을 되살려 국정원장 임명을 철회하고 국회에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행 “위험수위 넘어” 박희태 대표권한대행도 기자간담회를 갖고 “고영구 국정원장 임명 철회를 위해 강도높은 원내투쟁을 벌이고 인사청문회법도 개정할 것”이라면서 고 국정원장의 즉각 해임을 촉구했다.또 “노 대통령의 독선이 묵과할 수 없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며 “5월 임시국회를 소집,2단계에 걸쳐 강력한 투쟁을 벌이겠다.”고 별렀다. 인사청문회법 개정과 관련,박 대행은 “국정원장·검찰총장 등 이른바 ‘빅4 청문회’의 경과보고서에 임명에 대한 가부(可否) 의견을 담도록 해 대통령이 이를 따르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추경안에 대해서는 “정밀심사를 통해 대통령의 공약사업이나 경기부양을 위한 예산은 과감히 삭감하고,꼭 필요한 민생예산만 선별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다수당의 횡포” 한나라당의 공세에 청와대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통령이 법 절차에 따라 국회 의견과 다른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임명했는데 심한 것 아니냐.”며 국정원장 임명을 되돌릴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그는 “국회 월권 발언은 야당이 추경안이나 법안심의와 연계하겠다는 데 대한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발언을 왜곡하지 말라.”고 주장했다.‘이념편향’ 논란에 대해서도 “야당은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색깔을 덧씌웠고,지난해 대선 때도 노 대통령에게 그렇게 했다.”며 “구시대적이고 냉전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정치적 목적을 갖고 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정면충돌의 모양새가 되더라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해 한나라당과의 정면대립도 불사할 뜻을 밝혔다. 진경호기자 jade@
  • 北核 보유 시인 파문 / 전문가 시각

    북한이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3자회담에서 핵보유를 밝혔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실확인이 좀 더 필요하다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핵개발에 대대적인 관심을 쏟아온 점을 감안하면 이번 발언이 협상용이 아니라 사실일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도 많았다. ●북한의 핵개발 수준은 국방부는 북한의 핵개발 수준에 대해 핵탄두 1∼2개 제조가 가능한 플루토늄 10∼12㎏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해 왔다.주한미군은 내부 교육용 팩트북 2003년판에서 북한이 이미 1∼2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학계에서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 가능성을 당국보다는 다소 높이 평가하고 있다.경기대 통일안보대학원 남주홍 교수는 “여러 정보를 종합할 때 북한은 초보적인 수준의 핵무기 2∼3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1991년까지 북한이 핵무기 부품에 대해 실시한 기폭실험이 90여 차례나 감지된 점만 봐도 그 정도 수준은 충분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현재의 북한 여건상 대미협상을 앞두고 주가 올리기 차원에서 한 발언일 수 있겠지만 실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조만간 북한당국의 핵보유 공식 선언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핵보유 선언과 전통적인 방식의 핵 모호성은 구분되어야 한다.”면서 “사실확인이 좀 더 필요할 것”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함택영 국제실장도 “지난해 10월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의 방북 때도 미국은 북한이 핵개발 프로그램을 시인했다고 했지만 북한의 얘기는 달랐다.따라서 좀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북한이 이미 핵무기를 가졌거나 아니면 가지려는 전 단계로 보인다.”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실전에 사용 가능한 수준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핵실험이 중요한 관건 일반적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마지막 단계가 바로 ‘핵실험’이다.핵실험은 미사일에 탑재할 핵탄두를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기술적으로는 이 과정을 통해 2∼3t에 이르는 핵탄두를 최소한 700∼800㎏까지 낮춰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교안보연구원 김성한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1∼2개를 생산할 수 있는 10∼12㎏ 가량의 플루토늄은 확보했을 것으로 보지만 외부에 드러나지 않게 핵실험까지 마친 상태로는 판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도 “당국에서 말하는 초보적인 단계란 표현이 바로 핵실험 단계를 거치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이라며 “미국 등 정보당국의 수준을 감안할 때 핵실험 자체를 몰래 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핵실험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하거나,외국에서 대신할 수도 있는 만큼 핵실험을 핵무기 개발의 ‘필요조건’으로만은 볼 수 없다는 견해도 있다.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요즘의 과학기술 수준을 볼 때 ‘지하 핵실험’은 옛날 얘기”라며 “군사적으로는 핵보유 자체보다는 보유 물량이 훨씬 중요하다.”고 지적했다.수년 전 파키스탄에서 이뤄진 핵실험에 북한이 개입됐다는 당시 정보당국의 분석도 경우에 따라선 다시 음미해 봐야 하는 대목이라고 그는 밝혔다. ●북한의 ‘핵무기 폐기 불가능’ 언급은 양수겸장? 북한은 이번 3자회담에서 미국이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하는 안보 문서에 서명할 경우 핵개발 계획은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핵무기 폐기는 곤란하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같은 입장을 자신들의 순수한 기술력과 비용문제를 모두 고려한 발언으로 ‘양수겸장용’ 발언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국방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실제로 구 소련의 경우 냉전이 종식된 이후 핵무기를 폐기한다고 선언하면서 미국측으로부터 기술력과 비용의 상당부분을 지원받았다.”면서 “북한측이 아무래도 이를 염두에 둔 것 같다.”고 분석했다.그는 “폐기하는 과정에도 적잖은 수준의 기술력을 필요로 한다.”면서 “북한이 실제로 폐기에 필요한 기술력이 부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기대 남주홍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 해체와 관련된 기술력이 달린다고 하기보다는 대가 없이는 안 하겠다는 정치적 제스처로 분석된다.”면서 “현재 북한은 협상이 아니라 거의 도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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