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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국보법 대체입법으로 협상하라

    국가적 현안인 국가보안법과 관련해 우리는 대체입법안으로 절충해볼 것을 여야에 권고한다.대체입법안은 폐지를 전제로 하지만,내용상 대폭 개정에 가깝다.탈냉전과 남북관계 변화를 감안하면 구시대 유물인 국보법을 폐지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다만 적화통일을 규정한 북한 노동당규약이 존재하고,북핵 등 안보상황이 불투명한 가운데 국보법을 당장 완전폐지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단계적 접근이 바람직하다. 열린우리당이 어제 국보법 폐지에 따른 4가지 대안을 발표했다.1개는 대체입법안이고,3개는 형법보완안이다.오는 17일 정책의총을 열어 최종당론을 확정키로 했다.여당내에는 형법보완안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대체입법안을 협상안에서 제외시키지 않기를 바란다.한나라당이 국보법 폐지에 극력 반대하고,일부 보수 및 종교단체들이 국보법 사수를 외치고 있는데 다수여당이 완전폐지에 가까운 형법보완안을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정치·사회적 혼란이 우려된다. 한나라당은 여당의 대안발표가 국정감사 물타기라면서 ‘국보법 존치 후 개정’이라는 기존입장을 고수하고 있다.하지만 박근혜 대표는 ‘명칭 변경’과 ‘정부참칭 조항 삭제’ 검토 의견을 밝혔던 적이 있다.보수파의 반발로 거둬들이긴 했으나 야당내에서도 합리적 협상안 마련을 촉구하는 인사들이 꽤 있다.여당이 마련한 대체입법안의 명칭은 ‘국가안전보장특별법(국가안보법)’이다.야당 일각에서 제기된 대체입법 명칭과 크게 다르지 않다. 여야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법의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는 점이다.과거 국보법을 오용해 인권을 유린하던 적폐를 털면서도 안보를 굳건히 지켜내면 된다.다행히 여도,야도 이같은 근본 생각에서 차이가 없다.존치냐,폐지냐의 이분법에 매달리는 소모적 정치공방을 중단하고 생산적인 협상에 들어간다면 접점을 찾을 수 있다.여야는 당론을 확정한 뒤 바로 구체적 법리협상에 들어가도록 하라.
  • [12일 TV 하이라이트]

    ●김용만 신동엽의 즐겨찾기(SBS 오후 11시5분) 한지혜,소유진,탁재훈,최성국,김종국,아유미가 출연한다.‘셀카 짱 콘테스트’코너에서는 엽기,노출,나의 가족을 주제로 휴대전화 사진 자랑을 한다.지상렬과 소유진의 엽기적인 포즈,한지혜의 샤워 사진,탁재훈의 목욕 사진,김종국의 몸매 사진 등이 노출된다.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냉전시대의 흔적이 남아있는 타이완 키모이군도에 세운 예술박물관을 찾아간다.지뢰밭 한가운데 자리잡은 벙커 위에 커다란 확성기를 설치한 작품은 생각의 공유와 교류를 상징하고,콘돔이 걸려있는 벙커 밖에 누워있는 해골은 사랑과 평화가 죽음과 전쟁을 대치한다는 것을 상징한다. ●문화 문화인(EBS 오후 11시40분) 다소 엉뚱하면서도 기발한 낙서라는 테마에 가장 잘 어울리는 첫 전시회의 주인공은 젊은 미술가 김태중이다.설치미술에서부터,일러스트레이트,가구 디자인,전시기획까지 다양한 분야를 섭렵하며 생활 속의 예술,독특하고 기발한 작품 세계를 열어가고 있는 작가 김태중을 만나보자. ●리얼스토리〈실제상황〉(iTV 오후 10시50분) 호기심으로 시작한 소녀의 채팅.채팅은 현실의 만남으로 연결되고 소녀는 처음 대면하는 소년과 데이트를 즐긴다.소녀는 점점 소년에게 순수한 호감을 느끼지만 소년은 자신만의 목적을 위해 소녀를 바라본다.소년은 순간의 쾌락을 위해 소녀에게 범행을 저지르게 되는데…. ●TV특종 놀라운 세상(MBC 오후 7시20분) 18t 고속버스가 계란을 깨트리지 않고 지나간다.고속버스경력 27년 김정모 기사가 도전한다는 ‘계란 지나가기’그 결과가 궁금해진다.‘특종이 간다’에서는 한 장소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새벽마다 애처롭게 울고, 하늘을 향해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는 강아지의 정체를 살펴본다. ●아름다운 유혹(KBS2 오전 9시) 성필을 미행한 기태는 나경을 만나는 것을 확인하고는 허탈해하고,약속장소에서 기다리던 창수는 화가 난다.항소를 하지 않겠다는 민우의 말에 나경은 더 화가 나고,금실은 재혁에게 세희와 이혼하라고 윽박지른다.한편,창수의 차를 쫓아간 기태는 창수 일당에 둘러싸여 위기에 처한다. ●금쪽같은 내새끼(KBS1 오후 8시25분) 점순은 베개를 안고 자기가 낳은 아기라며 자장가를 부르고,흐느끼며 매달리는 민섭을 알아보지 못한다.진국은 갑작스레 회사 경영의 심각한 위기를 맞고,배후를 의심한 덕배는 영실을 다그친다.정애는 정희 모친으로부터 정희의 정신병력을 듣고 혼담을 취소시키려다 은수와 부딪힌다.
  • [국감-정책은 없고 공방만 있다] “친북성향 주장은 시대착오적”

    학계에서는 우리나라 국사교과서는 정권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방편으로 활용된 측면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본다.그 중심에는 반공 이데올로기가 있었다. 광복 이후부터 1950년대까지는 좌우익,남북한이 대립하면서 한국전쟁까지 치렀지만 ‘멸공’ 같은 구호만 난무했지,교과서에는 반공적 요소가 두드러지게 나타나지는 않았다.그러다가 1960년대 들어서 전 세계가 냉전 체제에 빠져들면서 남북한도 대결구도에 접어들었다.그와 더불어 반공 이데올로기가 강화되고 구조화되기 시작했다.교과서에도 반공 이데올로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70년대에는 50년대식 멸공 구호와 60년대에 정권이 중심이 돼 축적한 반공 이념적 요소가 합해져 흐름이 더 강화됐다.1972년 말에는 유신헌법까지 만들어졌다.교과서에는 반공 이데올로기와 함께 충효 윤리가 강조됐다.이 때까지만 해도 근현대사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 못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신군부가 다시 정권을 장악하면서 정부 주도의 반공 교육에 대한 비판적 연구가 시작됐다.특히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 전쟁의 기원’의 출간은 우리 현대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놓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국내 학자들도 반공이데올로기를 탈피해 근현대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학계에서는 그때 이루어진 연구 성과들이 90년대 중후반 들어 일반화되면서 현재의 검인정 교과서에 반영된 것이라고 본다.1990년 독일 통일과 1992년 소련의 해체는 좌파적인 연구 경향과 편향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됐다.더 세련된 연구 및 접근 방법을 사용토록 해주었다.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은 금성출판사가 출간한 검인정 국사교과서가 친북 성향을 띠고 있다는 정치권의 주장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금성의 교과서를 포함해 7차 교육과정 이후 발간된 검인정 교과서는 정권 유지의 방편으로 쓰였던 과거의 교과서와는 다르게,근현대에 있었던 역사적 사실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가톨릭대 안병욱(56·국사학) 교수는 “금성출판사 교과서는 역사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를 반영한 것”이라면서 “북한 관련 용어도 교과서에 싣기 위해 최대한 절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세대의 방기중(49·사학) 교수도 “검정 기관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교과서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다른 검인정 국사교과서의 대표집필자인 상명대의 주진오(47·사학) 교수는 “검인정 교과서가 나오기까지는 집필자들의 이견 조정,출판사의 요청,교육인적자원부의 지침 등으로 수백건을 수정하게 된다.”면서 “전체적인 흐름을 보아야지,특정 용어를 따로 떼어서 혹은 왜곡해서 친북 성향의 교과서라고 주장하는 것은 현 정권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미군 해외기지 10년간 35% 폐쇄”

    미국은 23일 미 상원에 제출한 ‘해외주둔 재배치계획(GPR)’의 세부 보고서를 통해 향후 10년에 걸쳐 해외 군사기지의 35%를 폐쇄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잠재적인 위협에 신축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냉전시대에 배치된 해외 군사기지와 건물의 35%를 폐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세부 보고서는 해외기지의 유형을 크게 세가지로 분류했다.미군과 가족들이 영구 주둔하는 ‘주요작전기지(MOB)’로 한국의 험프리즈 캠프와 독일의 램스타인 공군기지,일본의 오키나와 공군기지 등이 꼽혔다. 제한된 수의 일부 병력과 장비를 갖추고 영구 주둔보다는 부대 순환 등을 지원할 ‘전진작전사이트(FOS)’에는 온두라스의 소토 카노 공군기지와 오만의 마시라 공군기지가 포함됐다. 세번째로 미 국방부가 ‘협력적인 안보지역’으로 지칭한 ‘소규모 사이트(AS)’는 현지 병력이나 군납업체들에 의해 유지되며 특별한 상황에서만 미군이 파견된다. 다카르나 세네갈의 공군기지,우간다의 엔테베 공항이 여기에 속한다. 서부아프리카 연안의 섬 국가 사오 톰은 기지가 아닌 잠재적인 전진작전사이트로 분류됐다.불가리아와 루마니아 등의 일부 기지는 미군의 파견을 지원하는 중간기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글러스 파이스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AP와의 인터뷰에서 “해당국이 미군의 훈련과 배치에 제한을 가할 경우 우리는 병력을 주둔시킬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원치 않는 지역에 미군을 보내지 않는다는 미 국방부의 정책이다. 한편 미국은 미군 재배치의 일환으로 태평양지역에 항공모함 함대를 추가로 배치할 것이라고 토머스 파고 미국 태평양군 사령관이 23일 밝혔다고 교도(共同)통신이 보도했다. 아시아ㆍ태평양지역에는 일본 가나가와(神奈川)현 요코스카(橫須賀)기지를 모항으로 하는 항공모함 키티호크가 속해 있는 제5항모함대가 배치돼 있어, 추가로 항모함대가 배치되면 이 지역의 해군력이 크게 강화된다. 파고 사령관은 주일미군 재배치는 작전능력을 유지하면서 미군 규모는 축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오키나와(沖繩)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추진될 것임을 내비쳤다. 백문일 기자 mip@seoul.co.kr
  • [열린세상] ‘9·11’ 이후 3년/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미국 뉴욕의 거대한 쌍둥이 빌딩이 전대미문의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처참하게 무너져내린 3년전 9월11일 이후 ‘9·11’은 테러리즘의 상징적 용어가 되었다.그것을 분기점으로 해서 ‘테러 대 반테러’가 어떤 다른 이슈보다 국제사회의 핵심적이고 시급한 해결과제로 등장하였다.이것은 더 나아가 국제정치의 본질적 변화를 불러일으키는 기제가 되고 있다. 9·11이 미국에 남긴 상흔은 단기간에는 치유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것 같다.미국이 받은 정신적 충격과 그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세계 여러 국가와 국민들간의 인식의 깊은 괴리가 오늘날 반테러 전쟁을 놓고 미국과 여타 국가간의 견해차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이라크전에서 미국은 전통적인 유럽의 맹방이었던 프랑스와 독일의 지지는커녕,방해와 비난 속에 악전고투를 해야 했다.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이것은 용납하기 어려운 배신행위 같은 것이고 프랑스와 독일은 반대로 미국의 지나친 일방주의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보고 있다.9·11 이후의 대테러전에서 미국과 프랑스 및 독일은 적어도 감정상으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문제는 테러리즘이 조기에 종식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아마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를 바탕으로 한 미·소의 냉전만큼이나 불식시키기 어려울지 모른다.지금의 테러리즘의 근저에는 불행히도 이슬람의 근본주의라는 교조적 색채가 깔려있다. 테러리즘이 이슬람이라는 종교로 덧칠되어 마치 ‘문명충돌’적 의미를 가진 것으로 포장되면 될수록 더욱 그와의 싸움은 힘들어진다.더욱이 그 칼날이 오늘날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 향해있고 반면에 미국의 세계적 지위는 조만간 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것은 지난(至難)한 대결의 세기를 예고하는 것이다. 현재의 테러리즘은 단순히 국제사회 이단아들의 저항의 산물만이 아니다.적극적인 국제사회의 파괴와 새로운 지배의 원대한 야망의 표출이다.오사마 빈 라덴과 알카에다로 상징되는 국제테러리즘은 단지 미국에 적대적일 뿐 아니라 미국으로 대표되는,세계의 대다수 국가가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 자체를 파괴하려는 세력이다.테러리즘은 인간본성에 대한 도전일 뿐 아니라 국가체계,국제질서의 본질에 대한 도전이다.따라서 테러리즘에는 회색지대도,안전지대도 없다. 이 테러리즘에 대한 대응의 연장선상에서 미국은 아직도 이라크에서 인기없는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세계 대다수의 여론은 미국에 우호적이지 않고 일부 맹방은 여전히 냉소적이다.미국 내에도 이라크전에 대해서 비판 여론이 점증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국 부시행정부는 사담 후세인이 건재하여 테러리즘을 직간접적으로 부추겼다면 세계가 더욱 안전해졌겠는가라며 반문하고 있다.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더욱이 미국은 자국내의 논쟁과는 별도로 이 전선에서 미국의 우방들이 어떻게 하는지를 냉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첫 단추를 잘못 낀 프랑스와 독일은 그 멍에를 계속 짊어지고 가야 할 것이다. 9·11 이후 3년이 한국에 주는 교훈은 적지 않다.향후의 세기가 대테러전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렵사리 이라크전에 파병한 한국으로서는 이러한 결정이 이제 단지 시작일 뿐이다.금년 말의 파병시한으로 해서 이 문제도 아직 확실하게 매듭지어지진 않았지만 앞으로 이와 유사한 딜레마적 상황이 언제고 다시 찾아오게 될 것이다.따라서 문제의 본질과 국익을 동시에 생각하는 철학과 안목 없이는 앞으로도 계속 정책결정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여러 가지 국가의 사활적 난제를 해결하는 데 국제협력,특히 미국의 조력을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보통국가인 한국이 테러리즘과 대항하고 있는 세기 정점의 미국과 어떤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지 테러리즘의 세기에 다시 한번 냉철하게 자문해 보아야 할 것이다. 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부정부패,빈부격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 때문에 중국의 공산당 체제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중국 공산당에 남은 시간은 5년에 불과하다.’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은 그의 저서 ‘다가오는 중국의 몰락’에서 이같이 예언했다.고든 창의 예언이 현실화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다만 개혁·개방 25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지난 19일 중앙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군·정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가 16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中全會)에서 ‘공산당 집권능력 강화’를 최우선 주제로 다룬 것은 공산당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의 왕이청(王一程) 소장이 “공산당이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는 각오로 당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선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돼 83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6500만명의 당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최장기 집권 정당이다.하지만 급변하는 세계조류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딜레마는 정체성의 문제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론에 이어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으로 중국은 급격히 시장경제로 전환,결국 ‘붉은 자본가’를 당원으로 인정하는 ‘3개 대표론’으로 귀결된 상황이다. ●돌파구 찾기 나선 공산당 사회주의 이념의 혼돈은 중국의 최대 현안인 농촌,농업,농민을 일컫는 삼농(三農) 문제로 집약된다.연안,도시 우선 개발전략은 농민의 희생과 농촌의 피폐로 이어졌고 이농민의 도시 유입과 도시민의 실업 확산,빈부격차 확대 등의 악순환은 근원적 치료가 어려운 ‘악성 바이러스’에 해당된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에서 현재 사회주의 이념은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만큼 해체됐다.중국 지식인들은 “덩샤오핑의 술병에 장쩌민의 포도주를 담았지만 빠른 속도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딜레마를 설명한다. 후진타오의 4세대 지도부는 최근 폐막된 16기 4중전회에서 집권능력 강화를 위해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위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이란 구호를 내걸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그동안 4세대 지도부가 시행해 온 친민(親民)정책을 구체화한 개념으로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得民心者 得天下).’는 새로운 집권 이념과 맥이 닿는다. ●개혁만이 살 길이다 이에 따라 공산당은 정치·경제·사회 등 광범위한 개혁으로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공산당의 지지기반 확대를 추진 중이다.이념의 후퇴로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화민족주의로 13억 인구를 단결시키려는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도 공산당의 사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국내총생산(GDP) 8∼9%의 성장 추세로 2015∼2020년쯤에 1인당 GDP가 2500∼300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개혁·개방 정책 10년 만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했듯이 민주화 열망이 폭발하는 ‘3000달러 신드롬’ 극복을 위해 깊숙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 방침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들은 “일당체제 내에서 투명성과 경쟁력을 도입하려는 노력에 불과하다.”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든 창 역시 그의 저서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역사적 진리를 앞세워 “자체 정화능력이 없는 공산당의 영구집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외연확대 모색… 위기 극복 주력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선택 폭은 그리 넓지 못하다.사회과학원 경제정치연구소 왕이저우(王逸舟) 부주임은 “다당제 등 광범위한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구소련의 붕괴로 중국 지도부 내부에선 다당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선택은 공산당이 장기집권을 모색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이다.이를 위해 공산당은 광범위한 개혁으로 인민들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고강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16대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통해 사유재산 보호를 명문화하고 ‘붉은 자본가’의 입당을 공식 허용했다.민간기업 경영인과 외자기업의 관리층까지 당원으로 영입하는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전체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영경제를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공산당의 외연 확대는 붉은 자본가에 머물지 않고 비정부기구(NGO)와 사회단체 등 ‘공민(公民)사회’를 흡수,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공민사회는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과 함께 다양해진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간단체들로 NGO와 자원봉사자 단체,협회,각종 지역단체,이익단체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공산당은 ‘망국병(亡國病)’으로 지탄받는 부정부패 등을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백신’을 투입하고 있다.지난 2월 178개항의 ‘기율처분 조례’를 제정,당원들의 도박장,홍등가 출입을 금지했고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원은 물론 후진타오 당총서기까지 부패 감시 대상에 포함시킬 정도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화시켜 대륙을 석권한 마오쩌둥과 여기에 시장경제를 접목시킨 덩샤오핑의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4세대 지도부의 공산당 체제에서 어떻게 변화·발전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oilman@seoul.co.kr ■ 왕이청 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장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공산당은 날로 심각해지는 동서,빈부 격차는 물론 부정부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해 집권당의 자리를 걸고서 반드시 해결하겠다.”. 중국 공산당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왕이청(王一程) 정치연구소장은 중국 공산당 연구의 대표적 권위자로 꼽힌다.‘공산당선언 이후 세계정치의 중대변화’와 ‘정치문명의 이성사고’,‘당의 선진성 연구’ 등 다수의 영향력 있는 저서를 갖고 있다.그는 중국 공산당은 필사적인 각오로 안팎의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중국 공산당도 변화를 맞고 있는데. -소련의 붕괴와 냉전 와해,전세계 시장 단일화 등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정치와 문화에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 사실이다.개혁·개방 이후 복잡한 현실에 직면한 공산당의 당면 과제는 정치와 문화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일이다.중국 공산당도 정치개혁의 요구에 부응,제도개혁에 나서고 있다.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자신이 있다.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현실을 보면 안다.공산당은 경제 사회의 발전과 성취,인민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공산당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며 충분한 대비책도 갖고 있다.공산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중국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달하면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텐데. -중국 현실은 각 세대의 이념과 가치관이 변화되고 있고 중국 전체의 사회 문제,부패 문제,빈부격차 등도 충분히 알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공산당은 존재할 수 없다.집권당의 자리를 내놓는다는 의지와 각오로 반드시 중국의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새로운 상황에 직면해서 유효하고 적절한 해결책이 없다면 공산당이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민대중 모두가 알고 있다. 구체적 정책복안을 갖고 있는가. -16전대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를 중심으로 농민·도시 빈곤계층에 대한 신정책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약자들 편에 선 사회보장 정책 등도 빈민층의 지지를 이끌며 공산당의 집권능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공산당의 통치 방법은. -중국 공산당은 한국이나 자본주의에서는 아예 제도 자체가 없는 ‘영도당’에 해당된다.국무원 등 행정부서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당·정간 사전협의를 거친다.공산당 중앙 정치국이 큰 방향을 잡으면 세부적 사항은 전문가들이 포진한 국무원 조직에서 결정한다.공산당의 의지가 집행된다는 의미이다. oilman@seoul.co.kr
  • [자문위원 칼럼] 언론, 신념보다 진실 추구를/심재웅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

    아테네 올림픽이 온 국민의 관심 속에 막을 내린 지도 한달 가까이 된다.아테네는 고대 올림픽의 발상지이자 근대 올림픽이 부활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민주주의가 탄생한 곳으로도 유명하다.그러나 아테네에도 불명예스러운 오점이 하나 있다.기원전 4세기에 아테네의 시민은 소크라테스라는 한 철학자를 재판에 회부,배심원 510명의 평결로 사형을 선고했다.예수의 재판,갈릴레오의 재판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유명한 세가지 재판중의 하나인 소크라테스의 재판은 민주주의 역사에서 가장 불행한 사건으로 기록되었다. 민주주의를 자랑하는 아테네 시민들이 어떻게 70세나 되는 철학자에게 독배를 내리는 극단적인 판결을 내렸을까? 소크라테스의 죄목은 과연 무엇이었으며 소크라테스는 자신을 재판에 회부한 아테네의 시민에 대하여 어떤 반론을 했을까? 언뜻 보기에 아주 간단한 질문이지만 2400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한국전쟁에 관한 책으로 잘 알려진 아이 에프 스톤은 작은 글씨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악화된 70세에 고대 그리스의 문헌을 조사하여 소크라테스 재판의 진실에 대한 취재를 했다.2차대전 이후 독립 언론인으로 활동하면서 냉전시대와 베트남전쟁 등과 관련한 진실을 밝히는 데 앞장서온 스톤이 저널리스트로서 역사적 사실을 취재한 마지막 ‘특종’인 셈이다. 많지 않은 고대 그리스의 문헌을 통해 스톤이 발견한 사실은 소크라테스의 재판이 생각하는 것만큼 단순하지도 않고,제자인 플라톤이 스승의 죽음에 대해 기술한 내용 역시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민주주의와 자유주의를 신봉한 진보적 언론인인 스톤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소크라테스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아테네 시민의 평결은 곤혹스러운 주제였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원조를 자처하는 아테네에서 어떻게 저명한 지식인을 사상적 이유로 유죄판결하여 사형까지 하는 일이 있었는가? 소크라테스는 왜 민주주의적 제도를 가진 아테네 대신 아테네에 대항하는 스파르타를 지지하는 입장이었는가? 아테네 시민의 판결이나 소크라테스의 정치적 선택은 모두 스톤이 평생 가졌던 민주주의 이상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었지만 스톤은 책임있는 저널리스트로서 많지 않은 역사적 자료를 통하여 사실을 복원하고 진실을 밝히는 작업을 한 것이다. 소크라테스 재판의 진실이나 이것을 밝히려는 스톤의 노력은 국가보안법과 과거사 문제가 우리 사회의 쟁점이 되고 있는 시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준다.역사적 진실은 피상적으로 알려진 것보다는 더 복잡하고 중층적인 경우도 있으며 부분적인 사실이 진실을 왜곡하거나 일부분만을 전달할 우려가 있다.진실은 정확한 사실을 기초로 하는 것이지만 사실의 단순한 합산이 반드시 진실에 이르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쟁의 한 가운데에서 언론의 역할과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된다.한 강연회에서 사회자가 스톤을 ‘탐사보도 전문기자’라고 소개하자 스톤은 “모든 저널리스트는 탐사보도를 한다.나는 기자일 뿐이다.”라고 말했다는 일화가 있다.스톤은 자신의 취재대상이 비록 자신의 신념과 거리가 있는 것이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테네의 시민들과 소크라테스의 재판을 둘러싼 사실과 진실을 취재하는 것을 소홀히 하지는 않았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주제를 다뤄야 하는 언론의 경우 개개인의 신념을 성급히 주창하기 이전에 사실과 진실을 온전하게 밝히려는 노력이 더 우선이라고 본다. 심재웅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장
  • [사설] 지금 사회원로가 해야 할 일

    어느 시대건 사회 갈등이 깊어지면 국가원로를 찾게 된다.최근 국가보안법 개폐,과거사 규명 문제가 이념 논쟁으로 번지면서 나라가 시끄럽다.성향은 다르지만 사회원로급 인사들이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그러나 사회원로로 지칭되려면 살아온 전력이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가 원로로 모실 수 있는 분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착잡한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사회원로는 국가사회를 통합하고,발전시키는 길을 제시해야 어른으로 공경받을 수 있다.지난 9일 보수성향 원로 1400여명의 시국선언은 적절치 못한 면이 있었다.국보법 폐지 반대를 넘어 6·15남북공동선언 파기까지 주장한 것은 지나쳤다.지금까지의 남북관계 개선을 없던 일로 하고 냉전 대치시대로 돌아가자는 주장은 무리가 있었다.이 보수 원로들은 엊그제 운영위원회를 만드는 등 상설조직을 갖춰 가고 있다.전국 시·도를 돌면서 시국강연회를 갖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회 구성원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접점을 찾아주는 것이 정치권과 국회에 주어진 과제다.그러나 여야 정치권은 도리어 갈등을 부채질하고 세확산에 골몰하고 있다.여기에 원로들이 의견을 표명하는 정도를 넘어 정치적 세몰이에 가세한다면 나라가 어디로 갈지 걱정스럽다.어제는 진보 성향의 원로들이 국보법 폐지를 촉구하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보수 원로들에 맞선 영입 대결이라든지,투쟁·시위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보법을 둘러싼 찬반 양론은 대체로 표명됐다.그 문제로 더이상 사회를 두동강 내서는 안 된다.국보법이란 명칭이 사라지면 마치 나라가 금방 망할 것처럼 국민들을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원로들은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줘야지,잘못된 과거를 옹호하려 해서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수 없다.무한투쟁에 나서고,세몰이에 열중하는 정치권을 점잖게 꾸짖어 국회에서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나가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원로들이 할 일이다.
  • [열린세상] 동북아시아의 비전경쟁/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연 공동대표

    지금은 냉전과 자본주의의 고도성장기가 끝난 전환기이다.그리고 전환기의 지도자와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새 시대를 위한 ‘비전’이다.왜냐하면 상당히 일관적이고 예측 가능했던 냉전기와 고도성장기 시절에 비교하면 전환기인 지금은 미래가 불확실하여 불안한 국민은 방향을 잡아 주는 나침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국민들에게 나침반과 같은 미래의 비전을 제시할 숙제가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사실을 정치인과 지도자들이 모른다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비전을 만들고 제시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데 있다.따라서 하시가 급한 정치인들과 지도자들은 전심전력하여 철학적인 깊이와 현실적인 혜안을 가진 비전을 어렵게 만들기보다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하여 몇가지 쉬운 대체 유혹을 느끼게 된다.그중 하나가 인기 영합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벤트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것이고,또 다른 하나가 과거의 비전을 재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동북아시아에 위치하고 있는 국가들은 모두 이러한 비전의 문제를 안고 있다.시장경제체제를 도입한 중국은 지역간,그리고 도시내부에서의 빈부격차 문제,50개가 넘는 소수 민족의 내부적 통합 문제 등에 직면하여 이들을 틀어잡고 미래로 가기 위한 탈사회주의적 비전을 제시해야만 한다.최근 장기침체에서 막 벗어나는 조짐을 보이고는 있지만 아직도 미래가 불확실한 일본도 국민들에게 국내외적으로 지향해야 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한국의 경우는 탈냉전과 세계화라는 물결 속에서 대북,대미관계에 대한 혼란,국가주도 경제발전 모델에 대한 자성을 경험하고 새로운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그런데 세 국가 지도자들은 지난한 철학적 고찰과 깊은 연구를 통하여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보다는 앞에서 말한 매우 쉬운 대체 유혹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즉 감성을 자극하는 인기 영합의 이벤트나,아니면 과거에 사용되었던 비전을 재활용하는 것이다.중국과 일본의 경우는 그것이 민족주의의 재활용으로 나타나고 있으며,한국의 경우는 주로 국내적인 이벤트에 치중하고 있다.중국은 동북공정과 반일정서를 자극하는 등의 민족주의를 통하여 사회주의를 대체하는 이념을 제공하고,이를 통하여 내부 단속을 꾀하는 비전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일본도 소위 재무장한 ‘보통국가’를 지향하고,국제적으로 활동의 범위를 넓히는 국가이익 중심의 민족주의를 비전으로 제시하여 영토문제,과거사 문제 등을 동아시아 국제정치의 뜨거운 감자로 만들고 있다.한국은 민족주의보다는 국내적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한풀이 이벤트에 주로 치중하고 있는데,친일규명·국가보안법·행정수도이전 문제 등이 그러한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이상의 구도를 정리해 보면 앞으로 동북아시아는 서로를 품을 수 있는 대안적인 비전이 제시되지 않는 한 매우 불안정한 지뢰밭이 깔릴 것으로 예상된다.왜냐하면 각국이 추구하는 비전이 모두 인류 보편이념에 근거하기보다는 상호 배타적인 갈등구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중심의 민족주의가 한국과 일본을 자극하고,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민족주의가 한국과 중국을 자극할 것이다.이러한 자극에 따라 한국 역시 민족주의적으로 반응하게 될 것인데,민족주의에 대한 깊이있는 비전이 없는 한국의 반응은 역시 감성적 이벤트의 차원으로 다루어 질 것이다.그런데 한국은 중국과 일본이라는 강대국이 추진하는 민족주의적 비전 경쟁 앞에서 감성적 반응만 하면 될 것인가,아니면 우리 나름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나침반을 찾아야 할 것인가? 미국과 같이 가든,중국과 같이 가든,동북아 시대를 열든,아니면 자주를 하든,국민을 안심시키면서,철학적,현실적으로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을 끌고 나가지 못하면 한국은 동북아 비전 경쟁에 휘말려 또한번 미래에 한풀이 이벤트를 해야 할지 모른다.지금 대책없이 한풀이 이벤트를 중심으로 국력을 낭비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근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미래연 공동대표
  • [기고] 전략물자 수출 철저히 통제해야/송영완 외교통상부 군축심의관

    최근 개성공단 사업에 대한 기대가 커짐에 따라 개성공단에 보내질 전략물자의 이전허가 문제가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전략물자의 수출통제 문제는 국제사회의 주요관심사이며 대외의존도가 높아 수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우리나라의 경우,특히 잘 다루어야 할 문제이다. 전략물자에 대한 수출통제는 비우호국이 수출국의 국가안보에 위협을 줄 수 있는 군사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방지하거나,특정한 외교정책 수행 또는 유엔이 결정한 금수조치 등 국제적 의무이행을 목적으로,또는 국내수요를 충족하기에 부족한 물자가 과다하게 대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냉전시대의 다자간 수출통제 체제는 전략물자가 공산권으로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는데 초점을 맞추었으나,냉전이 붕괴된 후에는 소위 ‘문제국가’ 또는 테러집단이 전략물자를 획득하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략물자 수출통제는 개도국의 입장에서 보면 선진국이 자기들의 전략적 및 교역상의 우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한 담합일 수 있지만,수출통제체제 참여국의 입장에서 보면 전략물자가 대량파괴무기 생산에 이용되는 것을 막는 매우 효과적인 억제수단인 것이다.다행히 우리나라는 그간 수출통제 문제에 적극 대처해온 결과,다자간 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하였고,특히 지난 1년간은 핵공급국그룹 의장국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금년 10월부터 1년간은 미사일기술 통제체제 의장국을,그리고 내년 12월부터는 재래식무기 및 이중용도물자를 통제하는 바세나르체제 의장국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다자간 수출통제체제는 통제품목별로 구분되어 5개(핵공급국 그룹,쟁거위원회,미사일기술 통제체제,호주그룹,바세나르체제)가 있으며,체제별로 각각 30∼40국의 회원국을 갖고 있다.우리나라와 같이 5대 수출통제 체제에 모두 가입한 나라는 현재 28개국이다.수출통제 체제에 가입한 나라들은 비가입국들에 대하여 전략물자와 민감한 기술의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지만,가입국간 교역에는 관대하여 많은 나라들이 다자간 수출통제 체제에 가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러나 가입국들이 이러한 유리한 지위만을 누리는 것은 아니다.권리에는 그에 상응하는 의무가 따르게 마련이다.즉,가입국들은 자국이 수출하는 전략물자가 대량파괴무기 생산에 사용되지 않도록 감시할 의무가 있다.이와 같은 감시활동을 소홀히 할 경우 초래될 국가 이미지에 대한 손상과 해당 기업이 받을 불이익은 엄청난 것일 수 있다.실례로 1980년대 말 일본의 한 기업은 전략물자를 잘못 수출하여 미국과 큰 마찰을 빚었으며,그 결과 미국은 해당 일본 기업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함께 일본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였다.결국 해당기업의 회장 퇴진과 기업 도산,일본 통산장관의 사임과 총리의 사과성명 발표로 이 사건은 일단락되었고,그 이후 일본은 강력한 수출통제 체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개성공단사업은 남북한간의 교류와 협력증진을 위한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그런데 이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개성공단에 반입되는 물자가 당초 계획된 것 이외의 용도로 오용될지 모른다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왜냐하면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문제의식이 높은 상황에서 개성공단에 대한 전략물자 이전문제를 소홀히 다룰 경우,우리의 안보에 대한 위협문제는 차치하고라도,수출통제 체제 참여국들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이럴 경우,개성공단사업 자체에 대한 차질은 물론 반도체,통신,기계,화학제품 등 우리의 주력 상품 수출에 엄청난 장애가 초래될 수 있다.전례를 보자면,독일통일 전 서독이 동독에 대한 전략물자 이전을 철저히 통제한 바 있음을 참고할 만하다. 송영완 외교통상부 군축심의관
  • [차이나 리포트 2004] (27)중국의 신안보전략

    [차이나 리포트 2004] (27)중국의 신안보전략

    최근 중국이 새로운 안보개념의 정립과 이에 기초한 적극적인 대외정책 및 주변외교를 구사함으로써 그 배경,동향 및 영향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지난해 10월 방콕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지역협력을 위한 3가지 주장으로 ‘안정,발전 그리고 개방’을 강조했으며,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11월 한 국제포럼에서 “중국은 부단히 대외개방을 확대하는 동시에 ‘대외진출’ 전략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한 국가의 경제,무역 및 투자 규모의 증가는 곧 그 국가의 ‘대외성’ 확대를 의미한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은 이미 세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중국은 금세기 초 20년을 발전의 ‘중요한 전략적 기회’로 규정하고,경제적 함의의 극대화를 통한 외교적 및 전략적 함의의 충실화를 강조했다.일찍이 냉전종식 이후 수반된 전략적 질서의 변화 추세는 중국의 고려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했다.중국은 소련의 군사적 ‘위협’에서 벗어나게 됐으며,러시아와 이미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했다. 러시아와의 안정적인 협력관계는 중국의 대외정책에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중·러관계 발전은 대미 견제와 같은 공동의 대외 문제,그리고 체첸 및 타이완과 같은 각자의 대내 문제 대처에서 상호 ‘입지’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동시에 중국의 주변 상황도 매우 호전됐다.중국은 한국을 포함한 모든 주변국들과 외교관계를 정상화했다.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이 지역경제에 대한 중요한 요소 및 기회로 부각되면서,주변국들은 중국에 대한 과거의 불신을 씻고 경제적 협력 및 전략적 동조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질서의 붕괴와 함께 중국은 대외적 취약성 및 한계가 감지되기 시작했다.중국에 보다 심각한 것은 걸프전 이후 미국의 ‘패권’으로 정의되는 ‘단극체제’ 세계의 출현 및 그것의 장기화 추세다.미국은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유지하였던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의 관계를 ‘전략적 경쟁’의 갈등으로 몰기 시작했다.그 주요 전제는 이른바 ‘중국 위협론’이다.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일련의 단호한 행동들을 취해 왔다.최근 대테러 작전을 통하여 한층 강화된 미국의 ‘일방주의’ 또한 중국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중국 주변에 대한 미국의 신속한 지정학적 영향력 강화 달성은 중국에 대한 ‘봉쇄’ 시도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은 안보 및 발전을 위한 보다 광범한 그리고 원대한 대처가 요구됨으로써,현실을 감안한 이른바 ‘평화공존’의 원칙에 기초한 새로운 전략개념을 수립했다.이는 당면 현실적 상황,시대적 추세 및 지역적 특성 등을 반영함으로써,상호 신뢰 및 협력 증진을 통한 안보와 발전 추구를 강조한다.즉 당면 안보위협 요소의 광범화 추세 그리고 그에 따른 국가간 공동인식 및 상호의존 요구 증대로 말미암아 새로운 전략개념의 본질은 상호 신뢰,호혜,평등,존중 및 협력에 기초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른 역내 경제협력 추진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한 가운데 역내 산업,무역 및 자본 구조의 상호 의존성 심화에 따른 협력의 잠재적 공간이 확대되면서,중국의 대외전략 중점 및 관건은 ‘지연경제(地緣經濟)’의 강화,즉 경제의 역내 의존 및 편입으로 수렴되고 있다.이는 중국의 안보 및 부상에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부여할 것이다. 사실상 중국의 “상호 신뢰 및 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국제질서 건설” 주장은 결국 중국의 역내 경제·정치·군사적 부흥의 필연적 추세를 예고하는 것이다.따라서 서방 전문가들이 지적한 바와 같이,중국의 새로운 안보 및 전략 개념은 아시아를 ‘인자한’ 중국의 영향권으로 건설하기 위한 ‘평화적’ 세력전이의 청사진이다. 중국이 이른바 평화적 부흥(和平起·화평굴기)을 위한 주변전략을 선택할 경우,그 원칙으로 우선 ‘기반 구축’ 그리고 그 위에서의 ‘적극적’ 진취 도모가 고려된다.중국은 역내 협력의 가속화 및 일체화 속에서의 중요한 역할발휘 및 위상강화가 기대되는 가운데,‘세계화 속에서의 지역화 의존 및 참여’라는 지정학적 선택이 요구된다.여기에는 역내 평화환경의 조성,경제교류의 강화 그리고 안보대화의 촉진 등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이 포함된다. 중국의 새로운 안보개념 및 전략정의는 대외정책 요소로 정착되면서 최근 주변국들과 이룩한 다양한 관계,선언 및 협정 속에서 진일보해 구현됐다.중국은 러시아를 비롯하여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5개국과 광범한 지역적 대화 및 협력을 위한 ‘상하이협력기구(SCO)’를 창설하였다.한편 중국은 ASEAN ‘10+1’ 및 ‘10+3’ 연례 정상회의를 통한 주변관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중국과 ASEAN은 ‘자유무역지대’ 설치 합의에 이어,‘평화 번영을 향한 전략적 동반관계 공동선언’ 및 ‘동남아우호협력조약’을 체결하였다. 현재 주변국들과의 우호협력 및 상호의존 관계가 확대되면서,중국의 새로운 안보개념 및 주변정책은 가시적 효과를 낳고 있다.중국은 이미 역내 갈등들에 대하여 원만히 대처하는 한편,새로운 협력적 모델들을 창출함으로써,주변국들의 적극적인 행위 패턴을 유도하고 있다. 주변국들은 각자의 전략 속에서 중국의 위상 및 역할에 대한 재인식 과정을 반복할 것이다.중국의 발전 추세에 대한 기대가 만연되면서,그리고 중국의 행위 모델에 대한 신뢰가 증대되면서,주변국들은 중국과의 광범한 경제·정치·전략적 협력을 위한 새로운 경로 모색 및 개척에 더욱 진력할 것이다.지역적 ‘편입’을 경유한 세계적 ‘투사’ 행보를 가속하는 과정에서,중국은 보다 핵심적이고 건설적인 역할 발휘가 요구됨으로써,역내 장기적 안정 및 발전 촉진에 기여할 것이다. 이영길 한국국방연구원 책임연구위원 yglee@kida.re.kr ■[기고]동북아 평화·발전 새동력 주도 동북아시아에서 중국이 추구하는 목표는 새로운 역사 시기에 맞춰 평화와 발전을 실현할 수 있는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의 틀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목표가 실현되려면 한반도는 반드시 평화·번영의 지역이 돼야 하며 관련 국가 사이에 신뢰와 지지를 기초로 다자체제의 안전 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이상적인 시나리오라면 외국 군대가 한반도에서 철수하고 한반도 쌍방은 완전히 화해,남북한 국민들의 염원에 의해 통일이 되는 것이다.한반도 비핵화가 실현돼 관련 국가는 자체 평화 발전은 물론 국제경제와 적극 협력해야 한다. 이러한 시나리오를 실현하려면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지고 북한과 미국의 첨예한 대립이 사라져야 한다.북한을 지원,개혁·개방으로 이끌고 동시에 한국과 북한이 화해를 추진,북한과 일본이 국교를 정상화해야 한다.총체적으로 동북아 각국은 모두 새로운 평화구도 속에서 이익을 향유해야 한다. 중국은 정권(리더십)이 바뀌거나 외부 요인이 변화해도 이러한 동북아 목표를 변화시키지 않을 것이다.본질상 중국의 한반도·동북아에 대한 기본 입장은 개혁·개방 정책에 토대를 둔 것이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 반세기 전과 반대로 ‘화해를 촉진하고,불을 끄는’ 소방대원의 역할을 하고 있다.한반도 문제로 출병하지 않을 것이며 유엔안보리에서 외부세력의 강제진입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다.중국은 북핵문제에 대해 특정 국가를 질책하거나 감싸주지 않으며 실사구시적 방법으로 해결에 노력할 것이다. 표면적으로 북한은 모순의 주요 원인이다.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거나 앞으로 갖겠다.’고 선포했는데 이는 이웃국가와 동북아,나아가 국제사회에 엄중한 도전이다. 북한의 식량부족과 에너지 위기는 동북아가 직면한 가장 큰 인도주의적 난제이다.북한과 미국의 불신은 양국의 이익에 손해는 물론 전 동북아에 안정과 경제협력의 악영향을 주고있다.북한은 외부세계,특히 미국에 대해 엄청난 위기감을 갖고 있다.이는 동북아 냉전구조와 관련이 있고 현재 세계 초강대국 미국의 대북한 적대정책과도 관련이 있다. 미국 정부가 교만한 태도를 버리고 김정일 정권을 전복하려는 목표를 바꾸는 동시에 무력으로 북핵위기를 해결하려는 자세를 버려야 중국을 포함한 이웃국가와 국제사회는 북한을 설득시킬 수 있다. 동북아 각국은 모두 일정한 책임과 의무를 갖고 있으며 북한 적대 정책을 버리고 북한을 국제사회에 진입하도록 도와야 한다.동북아 안전보장의 실현도 주요한 목표이다.북핵문제에 대한 베이징 6자회담을 제도화시켜야 한다.핵동결에 이어 핵 위험을 없애는 것이 수순이다.중국은 미국·일본,미·한 안보 동맹간의 대화를 시작하거나 북한과 미국간 대화의 ‘다리’를 놓을 수 있다. 왕이저우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정치硏 부소장
  • “친일행적 문서고증으로 입증을”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행해진 나치부역행위 처벌에서도 후손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던 것처럼 조상의 책임을 후손에게 전가하는 것만은 절대 없어야 한다.” 이화여대 초청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하버드대 한국학연구소장 카터 J 에커트(59) 교수가 7일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친일진상 규명’에 대해 밝힌 의견이다. 일제 식민지 시대 전문가인 에커트 교수는 강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친일파 문제는 매우 복잡하고 다면적이라 학자로서 견해를 밝히기가 매우 곤란하다.”면서도 “다만 학술적으로만 볼 때 기준이 불명확하고 도식적인 친일파라는 단어로 당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모두를 재단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그는 “총독부나 경찰서에 근무했던 한국인만을 친일파로 봐야 하냐.그 시대에 살며 혜택을 입은 많은 사람들도 모두 친일파로 구분지어야 하는지 ‘친일파’라는 기준 자체가 불명확하고 도식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일청산 방법과 관련해 “한국인들이 과거사에 대해 공개적인 토론과 논의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하며 철저한 문서 고증의 방식으로 친일행적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커트 교수는 이대 학생문화관 300석의 소강당을 가득 메운 강연에서 “박정희 정권이 1968년 광화문에 이순신 동상을 세워 무사도 정신을 강조하려 했던 것처럼 문화적 조형물 하나도 모두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한국사 연구가 좀더 일상 생활에서 역사적 의미를 찾을 수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에커트 교수는 “일제 식민시대를 살펴봐도 이제까지의 관심사는 언제나 유관순과 같은 정치적 주요인물이었다.”면서 “냉전 이후 정치적인 관심보다 문화적 관심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지금은 당시 사회적 주변부에서 일상을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필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고구려사 논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학자로서 고구려는 한국의 역사라고 생각하지만 지금 이 문제가 너무 정치적인 관점으로 다뤄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이번 이슈를 계기로 근현대사보다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했던 고전 한국사에 좀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968년 한국의 근대화 격변기에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와 8년 동안 머물며 한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면서 “당시 여의도에 단 하나밖에 없었던 아파트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놀라운 경제발전 과정을 목격했다.”고 회고했다.그는 또 “박정희 시대는 정치적 암흑기였지만 역설적으로 풀뿌리 민주주의가 싹터 법제도를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인은 길거리에서 민주주의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에커트 박사는 1985년부터 하버드대에서 한국학을 가르치고 있는 세계적 석학으로 현재 학부생에게 ‘두 개의 한국’이라는 과목으로 남북 문제를 가르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오피니언 중계석] 반공·지역주의 극복해야 치유 가능/손호철 서강대교수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와 북한대학원은 1일 서울 삼청동 경남대 통일관에서 ‘남남갈등-진단과 해소방안’을 주제로 학술회의를 개최했다.다음은 손호철 서강대 교수가 발표한 ‘남남갈등의 기원과 전개과정’을 간추린 것이다. 부시 정부의 출범과,9·11테러에 따른 ‘테러와의 전쟁’이 남남갈등에 끼친 영향이 잘 보여주듯이 남남갈등은 단순히 남한사회의 조건만이 아니라 세계체제적 요인에 의해서도 크게 좌우돼 왔다.이같은 시각에 비추어 볼 때 남남갈등은 쉽게 완화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특히 이라크 문제가 어느 정도 정리되고 부시 대통령이 이번 연말의 대선에서 승리하는 경우 북핵문제와 관련해 대북 강경책이 나타나면서 남남갈등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나온다. 그러나 우리가 1970년대의 냉전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각론에 관한 많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햇볕정책의 기본 정신과 틀은 앞으로도 계승,발전시켜야 할 우리시대의 정신이다. 2004년 총선에서 원조 ‘냉전보수당’인 자민련이 몰락하고 민주노동당이 제3당으로 등장한 것,지난 가을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마녀사냥’의 광기에도 불구하고 송두율사건이 대부분의 혐의에서 무죄판결을 받고 흐지부지되어 버린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문제는 햇볕정책을 어떻게 수정·발전시킬 것인가,특히 남남갈등을 완화하면서 이를 추진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문제는 남남갈등 그 자체가 아니다.민주주의는 갈등을 내포하며 갈등은 어느 면에서 건강의 증거일 수 있다.문제는 오히려 남남갈등 속에 내재한 비합리적이고 전근대적인 요소를 제거함으로써 남남갈등을 건설적인 것으로 전환시키는 것이며,동시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반공주의와 지역주의의 극복이다.어떤 정책이 그 합리성과 관계없이 전근대적인 지역주의에 의해 지지되고 반대되는 한,그리고 낡은 맹목적인 반공주의에 의해 재단되는 한,합리적인 대화와 논쟁은 불가능하다. 김대중 정부는 햇볕정책이 단기적인 성과와 정권의 필요성에 의해 추진될 때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따라서 앞으로는 중장기적인 긴 호흡의 시각에서 정파성과 업적주의의 유혹을 최대한 배제해야 한다.특히 중요한 것은 국민적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노력이다.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열 걸음’보다는 ‘함께 한 걸음’의 자세가 필요하다. 운동권의 소영웅주의적 돌출주의 역시 반성과 자성이 필요하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답방 등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이뤄져 남남갈등이 전면적으로 재연되는 경우 우려되는 것으로,불필요하게 갈등을 유발하는 ‘전투적 리더십’을 자제해야 한다.즉 탄핵사태를 자초한 노무현 대통령의 리더십 스타일이 남북관계에도 적용되어 남남갈등의 또 다른 기폭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신자유주의 정책에 대한 비판적 재검토도 필수적이다.신자유주의 정책을 계속하는 한 사회적 양극화는 피할 수 없고,사회적 양극화가 계속되는 한 퍼주기 논쟁과 남남갈등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자기 나라의 노동자에 대해서는 법과 경쟁력이라는 이름 아래 무자비한 공권력 행사와 정리해고를 일삼으면서도 북한에 대해서는 화해와 협력을 외치는 한,퍼주기 시비와 남남갈등은 그칠 수 없다. 북한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햇볕정책에 관한 남한 국민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북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득해 지금의 단기적 대남정책을 변경하도록 해야 한다.미국의 부시 정부에 대해서도 설득작업을 계속하는 한편 국내의 진보세력들이 미국 그리고 세계의 진보세력과 연계해 미국의 패권주의적이고 군사주의적인 정책을 변경하도록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 정리=김인철 통일·안보 전문기자 ickim@seoul.co.kr
  • [아테네 2004] ‘4년뒤 베이징’이 두렵다

    [아테네 2004] ‘4년뒤 베이징’이 두렵다

    ‘4년 뒤 베이징이 더 두렵다.’ 8월의 지구촌을 뜨겁게 달군 아테네올림픽의 성화가 30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꺼졌다.108년 만에 ‘신들의 고향’으로 귀환했던 올림픽은 4년 뒤 중국의 베이징에서 다시 열린다.아시아에서는 20년 만이다.지난 1964년 도쿄에서,88년 서울에서 올림픽이 열렸다. 베이징올림픽은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올까.아마도 ‘거대 중국’의 위용을 뽐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도쿄올림픽 이후 일본은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고,한국도 서울올림픽 이후 국제무대의 변방에서 벗어났다.13억 인구의 중국도 올림픽을 통해 그들이 오랫동안 꿈꿔온 ‘중화(세계의 중심)’로 나아가려 할 것이다. ‘부국강병’을 내세운 중국은 이미 2001년 WTO(세계무역기구) 가입,2003년 미국과 구 소련에 이은 세계 세번째 유인우주선 발사,2010년 엑스포 유치 등 일련의 성공을 통해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급성장한 국력을 한껏 뽐내고 있다. 반면 한국 스포츠는 아테네를 통해 역동성에서는 중국에,치밀함에서는 일본에 밀린다는 것을 절감했다.베이징을 위해선 모자람을 분석하고 변화를 창조해야 한다.해답이 분명한 체육인들의 몫은 차치하더라도 현실에 바탕을 둔 국민들의 성원과 정부의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한다. 스포츠가 ‘국력의 바로미터’가 아니라는 것은 강변일 뿐이다.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202개 전회원국이 참가한 아테네올림픽에서의 중국은 위력적이었다.407명 가운데 323명을 올림픽 출전 경험이 없는 선수로 채우고,취재진만 2500명에 달한 데서 보듯 중국은 아테네를 베이징의 리허설 무대로 삼았다.4년전 시드니에서 미국 러시아에 크게 뒤진 종합 3위를 차지한 중국은 공포감을 느낄 정도의 기세로 러시아를 밀어내고 ‘유일무이한 슈퍼파워’로 자부해온 미국과 당당히 양강체제를 이뤘다. 아테네올림픽을 지켜 본 중국인들의 가슴 속에 4년 뒤엔 미국마저 제치는 모습이 뭉클하게 떠올랐을 것이다.지난 1984년 LA올림픽에 첫 선을 보인 중국은 이후 ‘빅4’로 자리매김했지만 아테네에서처럼 거의 전종목에서 위세를 떨치지는 못했다.세계의 주가를 좌우하고,‘세계의 지도자들이 잠들기전 후진타오의 건강과 개혁노선에 이상이 없기를 기도한다.’는 풍자가 나돌 정도로 훌쩍 커 버린 중국경제에 비견될 정도다. 이같은 강세는 경제력과 ‘스테이트 아마추어리즘’이 동시에 떠받치고 있어 더욱 위협적이다.개혁·개방 노선과 함께 흔들렸던 국가 주도의 스포츠 정책이 베이징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부활해 중국 스포츠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다.여기다 경제력이라는 윤활유까지 부어지면서 질풍노도로 변한 것.“아테네올림픽에 나온 수준의 선수들은 무궁무진하다.”는 한 중국 코치의 말은 전율마저 느끼게 한다.비록 36년 만의 종합 3위 복귀에는 실패했지만 내용상으로 값진 결실을 거둔 일본도 4년 뒤에는 용틀임을 할 태세다.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이미 지난 98년 베이징올림픽을 겨냥해 메달 획득률(메달수÷참가선수) 배가를 위한 ‘10개년 계획’을 세우고,2001년 국립스포츠과학센터(JISS)를 설립했다. 냉전시대 미국과 양강을 다툰 러시아 역시 권토중래를 노릴 것이 분명해 한반도를 둘러싼 4강이 베이징 대회전을 앞둔 셈이다.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존재의 이유’를 보여주기 위해 한국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탁구 유승민이 일깨워준 ‘대고구려 후예’의 기상을 베이징에서 재현하려면 지금 바로 나서야 한다.2008년은 이미 시작됐다. 오병남 체육부장 obnbkt@seoul.co.kr
  • [사설] 대통령의 좌파 독립운동 평가 언급

    노무현 대통령은 엊그제 독립유공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좌우대립의 비극적 역사 때문에 독립운동사 한쪽은 일부러 알면서도 묻어두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좌파 독립운동도 사실대로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이념과 사상을 떠나 독립운동의 실체를 재조명하자는 제안은 방향에 있어 옳다.좌익이건 우익이건,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객관적 역사 기술은 후손을 위한 우리의 책무이다.냉전 시절 독립운동의 한쪽이 등한시됐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학술 차원에서는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운동사 연구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다.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추가로 연구해 미비점을 보완하면 될 것이다.문제는 개인의 공과에 대한 평가다.독립운동가로 인정받으면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고,서훈도 준다.노 대통령의 언급이 있자 국가보훈처는 즉각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를 적극 발굴해 포상하겠다고 밝혔다.널리 알려진 이동휘 선생조차 1995년에야 독립유공자로 선정됐다.새로운 기준으로 심사를 한다면 추가로 유공자가 될 사회주의 독립운동가들이 많을 것이다.그동안 심사가 보류된 인사만 해도 200여명에 이른다.좌파 독립운동 재조명이 본격화되면 대상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독립운동을 했다고 모두가 훈장을 받고,유공자가 될 수는 없다.역사의 발굴과 포상은 성격이 다르다.광복 후 북한 정권수립에 핵심적 역할을 하거나,자유민주체제 전복활동을 한 경우는 분명히 구별해야 한다.항일운동을 하다가 변절해 친일활동을 한 이를 독립유공자로 추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열린 마음으로 접근하되,대한민국 헌법정신에 어긋나는 활동을 한 인사들은 서훈대상에 넣지 말아야 한다.
  • [열린세상] 힘이 있어야 역사도 지킨다/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시도가 순수한 중국 민간이나 학술적 차원이 아니라 고도의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중국 정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도 이와 관련해서 중국의 역사왜곡은 한반도 통일 이후 중국과 통일한국 사이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영토문제를 염두에 둔 사전작업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한국 정부는 어제 중국측이 왜곡된 고구려사를 그들의 교과서에 싣지 않고,정부 차원의 왜곡 시도도 않겠다는 내용의 구두양해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하지만 중국 정부가 “고구려사는 한국사”라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음으로써 왜곡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다. 그 이유야 어쨌든 남의 나라 역사를 자기 역사라고 우기는 일이 21세기 국제사회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한국이 역사를 뺏기는 국가가 될 수도 없고,되어서도 안 된다.그러나 대응자세는 매우 냉정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아직 중국정부의 진정한 의도가 표면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황적 증거만으로 흥분하여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이보다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은 왜 이러한 사태가 일어났는지의 그 국제정치적 의미와 이런 도전에 직면한 한국의 위상을 면밀하게 검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탈냉전 이후 동아시아의 미래에 대해 학계에서는 대체로 두 가지의 큰 주장이 있다.서구의 현실주의파 학자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관주의가 우세했다.이들은 동아시아가 유럽이 가진 다자주의적 평화체제란 제도의 경험을 가지고 있지 못하고,식민통치와 전쟁 등의 부정적 역사적 유산,영토분쟁의 가능성,정체의 다양성 등의 특징을 지님으로써 향후 평화보다는 갈등의 미래가 이 지역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았다.여기에 핵심적 요소는 패권추구 국가로서의 ‘중국의 부상(浮上)’이었다. 지난 10여년 동안 이러한 비관주의적 견해 속에 중국이 과연 ‘발톱을 감추고 부상하는 패권국가’인지 아니면 지역의 안정성을 선호하는 ‘호혜적(互惠的) 지지자’인지의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이 상반된 두 가지 증후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탈냉전 이후 중국은 한편으로는 시장경제 천착을 통해 세계화에 진입해가면서 더불어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동시에 공격적인 민족주의 경향 또한 보여주고 있다.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東北工程)은 이 후자의 한 모습이다. 이것은 앞으로 동북아의 미래가 패권정치화할지도 모른다는 하나의 불길한 전조이다.이 상반된 양면의 모습이 어떠한 형태로 행사되어지느냐는 그 국가의 정체(민주주의냐 아니냐),리더의 평화에 대한 선호,다른 국가와의 상대적 힘의 균형에 좌우된다. 중국이 고구려사 왜곡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여 지금이라도 한국의 역사로 원상회복시키는 것만이 최선의 해결책이다.한국이 중국의 고구려 지역에 대한 현재의 실효적 지배를 인정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먼 훗날의 분쟁의 잠재적 가능성까지를 염두에 두어 지금부터 ‘역사 훔치기’를 하겠다는 것이 중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아니길 바란다.지난 10여년의 한·중관계의 발전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것이기 때문이다.만에 하나 그렇지 않으면 그것은 중국이 우리를 물러설 수 없는 벼랑으로 내모는 것과 같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절실히 느껴지듯이 우리의 적절한 대응수단의 부재이다.어느 사이에 이미 한국은 중국에 경제적,외교적으로 너무 의존적이 되어버렸다.외부적 균형자 역할을 해주던 미국의 마음은 한국내의 점증하는 반미감정으로 점차 떠나고 있다.보험 없이 운전하던 운전자가 사고가 난 격이 되었다.교훈은 너무도 단순하다.힘이 있어야 역사도 지키고,지혜로워야 힘을 기를 수 있고,냉정한 현실인식과 철저한 사전 대비가 그 지혜로움의 바탕이다.우리는 과연 지난 몇년 간 그렇게 해왔는가? 현인택 고려대 교수· 일민국제관계연구원장
  • 인권위, 국가기관 처음 국보법 폐지 권고

    인권위, 국가기관 처음 국보법 폐지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가 국가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국가보안법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인권위 권고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법안 개정·폐지 논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인권위는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장과 법무부장관에게 국보법 폐지를 권고했다고 밝혔다.인권위는 “국보법은 몇개 조문의 개정으로는 근본적 문제점을 치유할 수 없고 법률의 자의적 적용으로 인권을 침해해 왔다.”고 권고 배경을 밝혔다. 인권위는 “시대환경의 변화에 부응하는 자세로 북한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혀 탈냉전과 통일지향적 관점에서 법을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폐지의 근거로 ▲국가인권위원회법의 ‘인권’ 규정에 따른 헌법상 기본적 자유와 권리 ▲한국이 가입한 시민적·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등 국제인권법 ▲유엔자유권 규약위원회 등의 국보법 폐지 권고 등을 제시했다. 인권위는 “국보법은 제정 과정부터 태생적 문제점을 안고 있었고,형법 제정 이후 이뤄진 수차례 개정도 국민 합의 없이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한 채 진행돼 규범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인권위는 또 국보법은 ‘행위’를 처벌하도록 한 근대 형법의 ‘행위 형법의 원칙’에 반하고,죄형 법정주의에 위배될 뿐 아니라 사상과 양심,표현의 자유 등 인간의 존엄성을 해칠 소지가 많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특히 ‘국가 안보’ 관련 사안은 형법 등 다른 법규의 적용이 가능해 국보법이 폐지되더라도 처벌 공백이 거의 없으나,미흡한 부분은 형법의 관련 조문을 개정,보완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창국 국가인권위원장은 “최종 의결기구인 전원위원회가 23일 가진 회의에서 재적위원 10명 가운데 8명은 ‘전면 폐지’,2명은 ‘대폭 개정’을 주장해 과반 규정에 따라 폐지 권고를 결정했다.”면서 “권고가 강제성은 없지만 정치·사회적으로 많은 논란이 있는 문제인 만큼 인권위의 결정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좀더 활발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툭하면 이혼하자고 행패부리는 아내

    결혼한지 5년째인 40대 초반 남성입니다.다섯살,8개월된 아들이 있습니다.저와 아내는 같은 직장에서 맞벌이를 하고 있지요.아내는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이 강합니다.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이혼을 하자고 말하고,이젠 몰래 이혼절차를 밟고 와선 서류에 도장을 찍으라고 난리를 칩니다.해외출장을 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갔더니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하자고 행패를 부렸지요.퇴근하면 집에 들어가기 싫어 모두 잠든 시간에 술에 취해 들어갑니다.이혼을 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그냥 살자니 너무 힘듭니다.어쩌면 좋을까요? -박영호- 이혼사유 중 가장 많은 것이 ‘성격차이’입니다.성격차이에서 오는 문제점은 매우 복합적이어서 해결방안을 찾기도 어렵습니다.살아온 환경이 전혀 다른 사람끼리 살다 보면,인생관·가치관·정체성이 서로 달라서 마찰이 생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또한 경제적인 어려움,만족스럽지 못한 성생활,배움의 차이,서로 다른 생활습관 등이 얽혀 간단히 성격차이라고 말하기에는 그 원인이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늦은 나이에 결혼을 했다는데 독신생활을 오래 한 경우,구속받지 않은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해져 있어 배우자가 자신의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면,간섭하고 잔소리 하는 것 같이 생각되어 마음에 부담을 느낀다고 합니다.젊지 않은 나이 탓에 적극적인 애정표현을 하기에도 멋쩍고,사소한 일로 부부싸움을 해도 자존심을 너무 내세워 어느 한쪽이 선뜻 양보하려 들지 않기 때문에 냉전이 길어진다는군요. 박영호씨,부부 위기는 조기발견과 조기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육체적인 병도 조기발견만 하면 쉽게 고칠 수 있는데도 무관심 속에 방치했다가 생명을 잃게 되듯이,부부문제도 이와 같은 이치입니다.안타깝게도 당신의 경우 치유시기가 너무 늦지 않았나 싶네요. 아내가 자기주장과 고집이 세다고 했는데,해외 출장가면서 몇 십만원 가져간 것을 가지고 남편 사무실까지 쫓아와 이혼을 하자고 소란을 피우고,친정어머니 앞에서 차마 입에 담기 민망한 욕지거리를 하고,양가 부모님들까지도 다툼을 하였다는데….아내의 그런 언행을 참고 넘어가기만 한 당신에게도 문제가 있습니다.남편으로서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받아들여서 안 되는 것이 있는데 말입니다. 영호씨,아내는 당신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지금 두 분은 문제점을 찾아서 개선하려는 노력이 전혀 없이,상대방의 공격과 방어에만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서 마치 전쟁터에 나온 전투병들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부부갈등은 어느 한쪽에게만 원인과 책임이 있지 않습니다.갈등의 원인을 만들고 있는 본인이나,무조건 참고 받아주는 사람이나 문제가 있기는 마찬가지지요.이혼하자니 애들이 불쌍하고,이런 상태로 계속 살자니 고역이고….자포자기 상태에서 불행한 결혼생활을 방치만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부부갈등은 아이들 성장발육에 많은 지장을 줍니다.다섯살,8개월 된 아이들이라면 큰아들의 경우,한창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라서 지금이 매우 중요한 때입니다.아이들 봐서 참고 산다고 했는데 잘못된 생각입니다.지금 당신 가정은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심각한 상황입니다.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밖에서 술 마시고 가족들이 잠든 후에 들어가 쓰러져 잘 정도라면,근본적인 해결 없이 언제까지 그런 생활을 하려는지요.회피한다고 문제 해결이 될 수 없으니 우유부단하지 않는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할 때입니다. ‘성격이 운명을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결혼생활 5년이 지났는데도 사랑의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아내가 이혼하자고 들볶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아내를 탓하기 전에 가장으로서 자기반성도 필요할 것입니다.가까이 하기에는 두 사람 마음이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만,마지막 시도로 아내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보세요.두 사람이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면 마음의 결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박근혜대표 “친북·용공 포함 과거사 규명”

    박근혜대표 “친북·용공 포함 과거사 규명”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장이 부친의 친일행적 파문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고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전제로 과거사 진상규명 수용의사를 밝힘으로써 정치권의 과거사 진상규명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은 진상규명 과거사에 ‘친북·용공 활동’을 포함하고,위원회도 별도 독립기구로 구성할 것을 주장하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특위를 국회내 자문기구로 설치하고 규명 대상도 친일행위와 국가기관의 인권침해 사건을 중심으로 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협의과정에서 과거사 진상규명 위원회의 성격과 과거사 범위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19일 상임운영위에서 “과거사 규명은 포괄적이고 대폭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국회 특위가 아닌 중립적인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기구로 과거사조사위를 구성할 것을 여권에 역제의했다. 박 대표는 “6·25전쟁에서 누가 나라를 지켜냈는지,4·19혁명이 일어나도록 한,부패하고 무능한 사람은 누구였는지,5·16 이후 산업화 과정의 공과는 무엇인지,냉전시대에 누가 안보를 지켜냈고 위협했는지 등도 공정하게 가려야 한다.”고 말해 친북활동과 용공활동도 조사대상에 넣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신경쓰지 말고,아무 부담도 갖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그러나 열린우리당 과거사 태스크포스팀 단장인 원혜영 의원은 “이미 조봉암 선생 가족 같은 분들은 빨갱이로 몰려 반세기 동안 불이익을 받았고,(과거)정권에 의해 이 부분은 밝혀질 만큼 밝혀졌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갑수 부대변인도 논평에서 “박 대표의 주장은 ‘친북·용공 색깔론’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날 원내수석부대표 회담에서 과거사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원칙에는 공감했으나,국회내에 특위를 설치하자는 우리당의 제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정치성을 배제한 중립적 기구를 국회 밖에 둬야 한다며 반대,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기고] 고대사 ‘열쇠’ 러시아에 있다/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객원교수·사학자

    우리나라와 러시아연방이 수교한 지도 벌써 15년이 되어간다.그간 러시아는 구 소련 공산제국의 와해로 정치·경제 블록이 파괴되어 심각한 후유증을 경험했다.그러나 이제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택한 그곳은 나날이 변신하여 간다.우리와는 교역량도 증가해,전자제품 등 공산품의 수출이 급증하고 해산물과 광산물 등이 수입돼 국내에 큰 소비시장을 형성해 가고 있다. 역사적으로 한국과 러시아는 친밀한 관계였다.러·일 전쟁에 간도 관리사인 이범윤의 부대는 러시아군과 동맹해 함경도에서 일본에 대항했다.그후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우리 독립운동이 최초로 시작돼 활발히 전개됐다.물론 소련 제국주의 시대에는 6·25전쟁과 그뒤로 지속된 냉전으로 적대적 관계가 오래 이어졌으나 수교 후에는 극동에서 동반자로 부상하였다. 현 러시아 연방정부는 남북한을 대단히 중요시한다.북한은 직접 접경한 국가로서,한국은 경제협력국으로서이다.특히 러시아는 전통적으로 중국·일본에 국민감정이 좋지 않은 반면 한국인에 대해서는 우호적이다.러시아 거주 고려인이 근면하여 쌀·양파·수박 등의 재배로 농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으며,우리와는 직접적인 무력충돌이 없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한반도 통일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파트너가 되기를 바라는 까닭은 일본·중국과 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리가 결정적인 캐스팅보트 노릇을 하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중국이 고구려사를 자기 역사로 편입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도 해외 학계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12월23일 모스크바국립대학·국립 동방연구소·국립 극동연구소의 한국사 학자들이 모여 기자회견을 갖고 고구려 역사는 엄연한 한국사임을 확인했으며 중국의 대국주의적 부활을 경고하고 한국을 지지했다.그리고 바로 그 성명서를 유럽 전 학계에 보냈다.중국은 고구려사 문제에서 미국·일본 등의 사료보다는 러시아측 사료와 주장을 두려워한다. 일전에 한국·중국·일본 3국이 고구려사를 함께 연구할 필요성이 제기됐는데 우리 인접국은 일본·중국만이 아니다.러시아가 있다.이 국가들과 몽골이 갖고 있는 사료가 우리 고대사를 확실하게 여는 열쇠가 될 것이다.그리고 놀랍게도 그 사료의 대부분이 러시아 각종 문서보관소에 보존되어 있다.따라서 한국·중국·일본·몽골의 학자들이 모여 연구하는 러시아 국립 동방문제연구소나 극동문제연구소 등과 밀접한 협력을 해야 한다. 또 러시아에는 우리나라 근현대사뿐만 아니라 북한관계의 진귀한 사료들이 엄청나게 소장되어 있으나 미국과 일본 사료에만 매달려 역사의 사실성과 객관성을 잃고 편향적인 연구에 만족하고 마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현재 우리 정부기관은 러시아의 20여 국립 문서보관소가 소장한 한국관련 문서에 관해서도 어떤 문서가 어느 문서보관소에 소장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며,한국사를 모르는 러시아인에게 가끔 수집을 의뢰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같은 정부기관의 연구태도는 전형적인 후진국 형으로,비록 고구려사 왜곡이 중국의 대국주의적 횡포라고 하더라도 그 이면의 계획을 모르기에 더욱 당황하는 것이다. 러시아는 더이상 우리에게 적성국가가 아니며 북한의 정책을 지지하지도 않는다.우리가 계속 미국·일본·중국에 편중한 연구와 외교로 간다면 앞으로 중국과는 물론 북한과도 통일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러시아의 도움을 얻지 못할 것이다. 이제 러시아연방과 정치·경제적인 우호관계뿐만 아니라 실질적 문화 협력관계를 강화해야 한다.아울러 러시아의 방대한 한국관계 사료를 심층 연구해 미·일 편향성에서 탈피하고 사실에 입각한,객관성을 갖춘 우리 역사를 바로 세울 때라고 본다. 박종효 전 모스크바대 객원교수·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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